강정사태장장11년째,하루빨리매듭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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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차원서 활용방

안을 놓고 수년간 끌어온 옛 제주대학

교 병원 건물이 지난 13일 예술공간

이아 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0

09년 제주시 아라동으로 제주대병원이

옮겨간 이후 8년 만에 리모델링을 거

쳐 예술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

아 (貳衙)는 조선시대 제주목사를 보

좌하던 판관이 집무를 보던 행정관청

의 이름이다. 제주목사 집무처인 영청

과 동헌이 있던 현 목관아를 상아 (上

衙)라 부른데 비해 낮춰 부른 명칭이

다. 이런 역사성과 장소성을 고려하면

예술공간 이아 는 그리 낯설지 않다.

옛 제주대병원 활용방안은 제주도정

의 주요 현안 중 하나였다. 제주대병원

이 옮겨가면서 주변 상권은 침체되고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더욱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심캠퍼스나 창업보

육센터 등 여러 대안이 나왔지만 활로

를 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옛 제주대

병원의 예술공간으로의 변신은 단순히

한 건물의 쓰임새가 정해진데 머무르지

않는다. 원희룡 도정이 원도심 활성화

를 위해 문화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

이다. 문화재생을 통해 도시재생으로

이어지고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자는 취지임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기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정

의 이러한 의도가 열매로 맺게 될 지

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그동안 제주

도정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등 각별한 애정을 나

타내왔다. 그런데 탐라문화광장이나

관덕정광장 조성 사업 등에서 보듯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이 현실이다. 탐라문화광장은 탐라문

화가 실종된데다 콘크리트로 도배하다

시피하면서 벌써부터 잡음이 일고 있

다. 관덕정광장 조성 등은 섣부른 일

추진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예

술공간 이아 는 기존 사업 추진과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참여와 소통,

지역공동체와의 교감 등이 필수적이

다. 원도심 공동체와 네트워크를 형성

하고 도내외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교

류 거점이자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지 빈 건물에 문화를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

기다. 제주도와 운영을 맡은 제주문화

예술재단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문제가 11

년째로 접어들었으나 여태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해군기지 준공식까

지 마쳤지만 정작 갈등해소에 적극 나

서야 할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때문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해군의 구상권

철회와 강정주민에 대한 사면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처음부터 절차상 문

제 투성이었다. 강정주민들이 해군기

지를 반대한 것도 첫 단추부터 잘못

꿰면서 비롯됐다. 해군기지 유치결정

을 위한 주민투표에 전체 강정주민 가

운데 극소수만이 참석, 대표성과 절차

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불

거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아랑곳

없이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강정주민들

은 국가기관으로 하여금 법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라고 항변한 것이다.

특히 해군은 해군기지가 준공되자마

자 강정주민 등 121명에게 공사지연에

따른 34억여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날벼락도 없다. 국책사

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갈등의 책임

을 주민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준공식

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상생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

다.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면서 도민

사회의 반발만 불러일으켰다. 국책사

업 추진과정에서 여러 갈등이 있었지

만 국가가 지역주민을 상대로 구상권

을 청구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강정주민들은 그동안 엄

청난 고통을 겪어왔다. 강정주민들은

해군기지문제로 이미 정신적 육체적으

로 피폐할대로 피폐해졌다. 강정주민

등 600여명이 사법처리된데다 3억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됐다. 게다가 행정대

집행 비용까지 청구된 상태다. 구상권

청구는 강정주민을 두번 죽이는 일이니

그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강정주민들이 구상권 소송은 사형보다

잔인한 행위라고 성토하겠는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원희룡 제주

도지사가 발빠르게 강정문제 해결에 나

섰다. 원 지사는 강정주민에 대한 구상

권 철회 및 사면복권을 문재인 대통령

에게 공식 건의했다. 문 대통령도 선거

때 해군기지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과 아픔에 대해 책임있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사회에서 그것도 장

장 10년 넘게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강

정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기대한다.

예술공간 이아 로 변신한 옛 제주대병원

강정사태 장장 11년째, 하루빨리 매듭짓자

월요논단

열린마당 그래픽 뉴스

※ 오피니언 면의외부필자기고는본지의편집방향과일치하지않을수도있습니다.

김 혜 림

한국정보화진흥원 글로벌협력단 연구원

조카가 매일 들고 다니는 인형이 있

다. 잠을 잘 때 항상 옆에 있어야만

잠을 자고,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올

때에도 항상 먼저 챙기는 것이 인형

이다. 보통 두세 살 아이들에게 보이

는 증상이라고 한다. 엄마와 떨어지

면 불안함을 느껴 담요나 인형 같은

포근한 물건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

는 것이다. 그런 조카를 보다 보면,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이런

증상이 꽤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

각이 든다.

애착인형이 필요 없는 어른이 되

었지만 어른들에게도 무언가 옆에

있어야만 불안해하지 않는 새로운

블랭킷 증후군 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중독

이야 이미 예전부터 나온 문제점이

지만, 조카의 애착인형보다 더, 어른

들의 스마트폰이라는 이 새로운 애

착물이 많은 이들의 삶의 패턴과 마

음까지 지배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이미 우리 삶의 패턴

을 바꿔놓았다. 업무, 쇼핑은 기본,

최근엔 지갑을 대체했으며,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

로운 인간관계까지 생산해내고 있

다. 스마트폰 안에서 새로운 관계들

이 생겨나면서 여기에 집착하는 이

들이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전부 다

쏟아내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이다. 이런 관계 에 대한 목마름은

스마트폰을 꼭 쥐고 자꾸만 확인하

고 싶어지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모든 것을 담

아내는 이 스마트폰이란 소중한 애

착물을, 우리는 소중한 지인들을 만

나면서도 대부분 꼬옥 손에 쥐고 있

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마주 앉아있

음에도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각자

의 SNS를 통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

더라.

스마트폰을 통한 SNS의 중독은 곧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물론 SNS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많다. 사회적 약자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다

양한 정보소통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과도한 애착이 항상 문제

인 것이다.

남들이 보는 나를 중요시하며 자신

의 삶을 어떻게 멋있게 포장해낼까

고민한다. 자신의 삶의 가치나 의미를

타인의 관심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이

러한 현상은, 끊임없이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 하며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극심한 의존적 성격장애를 양산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자존감 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 타인에 의해 자신의 삶이 좌지

우지되는 불행한 존재가 되지 말자. 얼

마든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어른들이지 않나.

애착물에서 벗어나 자신을 보듬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는 것이 좋겠다.

제주에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운영

하는 스마트쉼센터가 있으니 적극 활

용해 보는 것을 권한다.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부터, 중독에서 벗어나는 구

체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더 이상 애착인형에 의존하기엔, 무

언가에 집착하기엔 우린 너무 커버린

어른들이다. 스스로 행복을 가꾸는 진

짜 어른이 되어보자.

애착인형의 비애

효(孝)에 대한 단편적 고찰

오피니언 2017년 5월 15일 월요일15

김 성 진

제주시 경로장애인지원과장

효(孝)는 동아시아 특유의 문화적 가

치이다. 그러나 불효는 후기 산업사회

가 만들어 낸 산물이라고 한다. 후기

산업사회를 살아가면서 하루를 치열하

게 핵가족 중심으로 살다보니 누구나

불효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효의 의미를

알기 위하여 공자의 효관념을 살펴보

면 첫째, 부모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강

조하고 있다. 둘째,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맹

자는 효를 백행(百行)의 근본으로 보

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효를 제왕의 도

로 확대하였던 것이다.

이이(李珥)의 효사상은 부자(父

慈) 자효(子孝) 신충(臣忠) 부부별(夫

婦別) 형제우(兄弟友) 붕우유신(朋友有

信)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이의 시대에

이르러 수신과 효행에는 구체적 조건이

따르고, 아비의 자애보다는 자식의 효도

에 중점이 두어진다. 17세기말부터 19세

기에 이르면서 효에 대한 의식에도 변화

가 보인다. 이익(李瀷)은 충효를 말하면

서 충에 이르자면 효가 있어야 하고 효

가 아니면 곧 불충(不忠)이라고 하였는

데, 이것은 곧 효보다 충을 우선하는 태

도이다. 그리고 근대화의 물결들과 접하

면서 실학자들이 윤리관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그 한 가지 예로서, 동

학의 효 관념을 보면, 효행에 관하여,

대효(大孝)란 지효(至孝)를 말함이다.

한 사람이 능히 한 나라 사람들을 감동

시키고, 또 능히 천하의 사람들을 느끼

도록 하나니, 천하의 지성이 아니면 어

찌 이에 이르리오. 사람이 느끼면 하늘

도 또한 느끼느니라 고 하여 효성의 어

려움을 말하고,효행의 실천을 가르쳤다.

이처럼 효를 행하는 자는 청렴하고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다.

변동하는 새로운 시대에 효의 가치

와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후기 산

업사회의 병폐가 개선되어야 한다. 이

를 위해서는 효 사상이 널리 퍼지고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과 더불어 제도

적으로 가족과 이웃의 복지를 증진시

키는 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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