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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7 NO. 191 korea.kr/gonggam Weekly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 녹색성장 위한 그린카 시장 열린다 P54 ~ 55 반갑게 만나는 친구처럼 국민 보듬는 민생정책 P16 ~ 37 기획특집 P39~47

위클리공감 1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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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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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위클리공감 191호

표지최종indd 4 2013-01-04 오전 70159

20130107 NO191koreakrgonggam

Weekly

2인 3각hellip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

녹색성장 위한 그린카 시장 열린다 P54~55

반갑게 만나는 친구처럼국민 보듬는 민생정책 P16~37

기획특집

P39~47

표지최종indd 1 2013-01-04 오전 70146

표지최종indd 2 2013-01-04 오전 70147

201319 위클리 공감PB 위클리 공감 201317 1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고

새해 아침을 맞이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를 돌아보면 세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

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신용등급 상향조정 그랜드슬램을 달성

했다 또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8강 대열에 진입하는 역사적 쾌거도 이

루어냈다 이는 물론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

팀목인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2년은 중소기업계에 뜻깊은 해

였다 정부가 중소기업정책을 수립한 지 꼭 50년이 되는 해가 지난해였다 지난 1년 동안 중소

기업인들은 반백 년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100년의 희망찬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각

오를 다졌다

2013년 대한민국에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사회 취약 계층을 보듬어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다 변화를 두 손 들고 환영한다 대한민국은 이들이 함께할 때

한걸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어민 일용직 근로자 공장 노동자 소상공인 장애인 이

주 가정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자랑스럽다

lsquo9988rsquo이란 말이 있다 전체 사업장의 99와 고용인원

의 88를 중소기업이 맡고 있다는 말이다 중소기업도

이제는 규모의 성장이 아닌 체질개선의 호기를 맞았다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lsquo감(感)rsquo과 lsquo촉(觸)rsquo에만 의지하기보

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혁신과 창조적 정신이 중소기

업인에게도 요구된다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 64가 중소기업 가족이다 중

소기업의 고용 비중에 그 가족까지 더한 수치다 중소기업 가족들은 올해도 마음을 모아 다

짐한다 동반성장의 대상인 대기업과 함께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누며 균형성장을 이루어

내겠다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근로자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또 사회의 그늘까지

챙기는 따뜻한 중소기업이 되겠다고 그 일환으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립한 lsquo중소기

업 사랑나눔재단rsquo을 통해 체계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것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중소기업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지혜의 표상인 뱀은 사막부터 정글까지 지구상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사는 생존력이 강한 동

물이다 때가 되면 낡은 허물을 벗고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혁신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

환기의 뱀띠 해에 중소기업은 허물 벗는 뱀처럼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

래서 경제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서 lsquo중소기업시대rsquo를 힘차게 열어 나갈 것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동반성장 시대 양질의 일자리 늘어난다

READER LEADER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8강 대열에

진입하는 역사적 쾌거도 이루어냈다 경제주체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다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01 리더앤리더스indd 1 2013-01-04 오전 61710

191호20130107 통권 292호

표지 이야기 | 이강권 씨는 전남 광양 김기관 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다 이들은 두 고을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에서 20년간 벚굴

을 채취하며 우정을 쌓아왔다 섬진강은 두 어부 사이를 가르는 골이

아니라 이어주는 물길이다 사진middot전민규 기자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기획특집

01 Reader amp Leader | 동반성장 시대 양질의 일자리 늘어난다

18 취약계층 |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

20 농어민 |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

22 근로자 |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

24 여성middot아동 |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

26 장애인 |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28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 |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

30 성폭력 피해자 |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

32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 |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

34 중소기업 |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

36 소상공인 |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

37 전문가 기고 |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

자세금계산서를 발행받을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

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

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6

위클리 공감 koreakrgonggam

발행일 20130107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최광식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삼화인쇄 문의 02-3704-9887

정기구독 희망하시는 분은 02-2625-3294로 연락주십시오 현재 구독자이지만 구독을 희망하지 않으신다면 02-2625-3294 또는 jjsmallkorea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ltWeekly 공감gt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알림 이 책을 펼치면 오른쪽 윗부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변환 바코드가 인쇄돼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Contents

02-03목차191indd 1 2013-01-04 오전 75958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40 5204 독자마당

06 포토 포엠 |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

08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10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

12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14 그래픽 뉴스 |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48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50 공감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52 서로 함께 |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54 정책현장 |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56 공감 이사람 |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

58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우클릭

60 이 사람의 서재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62 문화공감 | lsquo그날의 약속rsquo 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

63 공감 카툰 | 진짜 명의

64 소통과 공감 |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

06

40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42 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44 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

46 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들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02-03목차191indd 2 2013-01-04 오전 80012

ltWeekly 공감gt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 공모

ltWeekly 공감gt에서 2013년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을 공모합니다

간단한 사연과 함께 추억이 깃든 가족사진을 보내주세요

집안에서든 여행지에서든 가족 사랑과 행복을 보여주는 밝고

따뜻한 사진이면 어떤 내용이든 좋습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게재와 함께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201317 위클리 공감4

ltWeekly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1월 22일(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Weekly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독자마당

응모기간 | 1월 27일까지

신청자격 |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접수 | jjsmallkoreakr

시상내역 | 문화상품권

문의 | 02-3704-9887

접수내용

2MB 이상 JPG파일

우리 가족의 새해 소망 한마디

사진 관련 간단한 사연

이름middot나이middot주소middot연락처

지난호를읽고

정부 해외 인턴십의 비전을 보았다

대학시절 정부가 주최하는 해외 인턴십에 관심이 많았는

데 190호에서 lsquo해외 인턴십 수기rsquo를 읽고 이쪽으로 취업 경

로를 뚫어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해외 인턴

십에 지원하면서도 그동안 인턴십 수료자의 제대로 된 후

기를 접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을 통해 알게

되어 기뻤다 화제의 인물 lsquo크리켄어 주보순 이사rsquo도 인상적

이었다 자활센터에서 공공근로를 하시던 분이 자립해 성

공한 이야기가 크게 감동적이었다

김나현 (취업준비생middot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혹한의 추위에 에너지 절약 의식 생겨

영하 14도를 기록하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 매일 전기 매

트를 깔고 자고는 했다 그러다 189호 기획특집 lsquo에너지 절

약rsquo을 보고 습관을 바꿨다 우선 전기 매트 대신 이불을 겹

겹이 까는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아끼기로 했다 집에서도

옷을 두껍게 입고 지내면 난방비를 적게 쓰면서 돈도 절약

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겨울소품을 이용한 lsquo온맵시rsquo

기사도 유익했다 실질적인 절약 방법을 알려주니 공감할

수 있고 실천까지 이어짐을 느꼈다

김명원 (학생middot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에 푹 빠졌어요

190호 기사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을 읽으면서 대학생 새내기

시절을 회상했다 춘천에서 친구들과 수련모임을 즐겼던 기

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 서먹함이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춘천여행을 통해 많이 친해졌다 lt위클

리 공감gt에 실린 사진을 통해 최근의 중앙시장의 모습을 보

고는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일에 치여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 이응석 (회사원middot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유익해

190호 lsquo이번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추워rsquo를 정말 유익하게 읽

었다 딸아이가 ldquo지구온난화가 극심하다던데 왜 더 추우

냐rdquo고 물어볼 때마다 대답이 궁색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에

실린 정보 덕분에 논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었다 더욱 추

워진 겨울날씨가 인간의 환경파괴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오

염된 지구를 물려준다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선 닥친 추위와 여름에 올 더위를 환경적 방

법으로 견뎌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현 (주부middot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04-05 공감라운지indd 4 2013-01-04 오전 64421

위클리 공감 201317 5

가 로

1 일터로 일하러 나가는 것 ldquo새해에는 하는 사람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4 해마다 연초나 봄에 신문사에서 벌이는 문예작품 공모대회

6 ldquo2013년 새해는 으로 육십 간지의 30번째 해입니다

또한 뱀띠 해로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상생하자는 의미를 지

니고 있답니다rdquo

8 날이 막 밝았을 때 ldquo새해 새 새 희망helliprdquo

9 해가 뜨는 것을 맞이하는 일

세 로

2 ldquo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rdquo라는 인사말

3 계획을 세움 ldquo2013년 를 잘하시기 바랍니다rdquo

5 예의와 절도 예의범절 ldquo그 사람은 을 잘 지킨다rdquo

7 연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하는 말 네가 좋아 I love you

8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 어린이

ldquo새해에는 들이 더 많이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rdquo

ltWeekly 공감gt 189호(12월 26일자) lsquo공감 퍼즐rsquo 정답

가로 1 내복 4 분계선 6 주전자 7 영토 9 미사일

세로 2 복분자 3 종주국 5 선영 8 토요일 9 미덕

ltWeekly 공감gt 189호 lsquo공감 퍼즐rsquo 당첨자

김희종middot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전종욱middot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김민수middot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권난희middot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김태원middot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빈칸의 답을 lsquo공감퍼즐 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

어 1월 22일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을 외환은행과 공동 주최합니다 해

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 아이디어를 UCC부문과 아이디어 부

문으로 나누어 공모합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관광공사 사장상과 북미middot남미middot유럽middot아프리

카를 약 90일간 여행할 수 있는 세계일주 여행 패키지와 여행지원금 100만원이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외환은행 윙고 ISIC 마스타카드 발급 대상인 국내 2년제 이상 대학(원)생 및 휴학생

(박사과정 대학원생도 참가 가능하나 휴학생은 제외)

공모내용 | 해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계획 및 아이디어

공모기간 | 2013년 1월 31일까지

응모방법 | 공모전 홈페이지 lsquo접수하기rsquo 메뉴 통해 접수

시상내역 | 전체 대상 1명(세계일주여행권 여행지원금 100만원) 외 12명

UCC 부문 최우수상 1명(미국서부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우수상 2명(아시아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장려상 3명(한국철도패스 7일권 여행지원금 30만원)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 1명(장학금 100만원) 우수상 2명(장학금 50만원)

장려상 3명(장학금 30만원)

유의사항 | 대상 수상자는 세계일주여행 중 실현 가능한 공보계획 및 아이디어 제출 요망

UCC동영상은 유튜브(Youtube) 사이트에 업로드 가능한 모든 형식의 동영상으

로 100초 내외여야 함

아이디어 부문은 A4용지 5매 이내의 MS word 또는 한글문서로 제출

문의 | yjhkisescokr wwwisiccokrevent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middot한국국제협력단)는 제 10

회 대학(원)생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외교통상부

가 후원하는 공모전의 주제는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된 것 중 응

모자가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습니다 Post-2015(MDGs 이후 밀레

니엄개발목표란 빈곤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 운동으로 유엔 회원국들

이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8가지 목표를 말한다)middot부산글로

벌파트너십middot공공-민간파트너십(PPP) 관련 주제에는 가산점을 부여

합니다 가장 우수한 논문으로 선정된 참가자(팀)는 상장 및 장학금 시상과 함께 논문집 발간

과 코이카 직원 공채 때 서류전형 우대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자(팀) 전원

에게는 코이카 협력국을 견학해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국내외 대학 및 대학원 재학생(석사 및 박사과정 포함)

공모내용 | 공적개발원조(ODA)를 주제로 응모자가 자유롭게 선정

공모기간 | 2012년 11월 12일~2013년 2월 20일

접수기간 | 2월 13일~2월 20일

응모방법 | 이메일(callforpaperskoicagokr) 접수

시상내역 | 최우수상 1팀(장학금 300만원) 우수상 2팀(장학금 200만원)

장려상 3팀(장학금 100만원)

유의사항 | 본문 내용 1만~2만자 내외(요약 포함 국문 혹은 영문 작성 가능)

문의 | 031-740-0494 wwwkoicagokr

낱말맞추기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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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04-05 공감라운지indd 5 2013-01-04 오전 64424

AP뉴

시스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사진

middot전

민규

기자

포토 포엠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울산 강양항 어부들의 새해 첫 출항

06-07 포토포엠indd 6 2013-01-04 오전 62009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울산광역시 울주군 강양항의 일출은 자욱한 물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일출을 보위하는 장중한 예악이 들리는 듯하다 해무가 조금씩 걷히면 갈매기

의 현란한 군무와 함께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장으로 떠나는 멸치잡이 어

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성스러운 조화다 새벽을 밝힌

어부의 노동이 격려를 받는 순간이다 새해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의 lsquo약동

하는 에너지rsquo로 크고 넓은 문이 활짝 열리리라 글middot사진 김현동 기자

1 불타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갈매기의 날갯짓도 힘차다 만선을 꿈꾸며

물안개를 헤쳐 나가는 어부의 마음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2 파도는 가르고 나아가면 된다 매운 바닷바람 정도는 참아내면 된다 고

난 뒤에 희망이 싹을 틔운다 고깃배 한 척이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밝

게 빛나는 항구를 뒤로 한 채 대양으로 나아간다

3 저 수평선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강양항 등대 위에 서

서 손 그늘 아래로 수평선을 응시하는 동상의 부푼 가슴은 어부의 그것을

닮았다

2

31

06-07 포토포엠indd 7 2013-01-04 오전 62020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눈 오는 날 훈련은 즐거워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에서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lsquo스노슈잉(snowshoeing)rsquo을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듯하다 스노슈잉이란 lsquo설피rsquo를 신고 눈 위를 걷거나 뛰

는 겨울 레포츠의 한 종목이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운동능력

과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이 돼 스페셜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는 1월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노슈잉 등 8개 종목 국

가대표 선수 179명에 대한 2차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기간은 1월

6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 기간 중 종목에 따라 7일 또는 14일간

훈련을 치른다

100middot200middot400m 경기와 400m 계주 경기가 열리는 스노슈잉

종목의 김덕영(48middot은평대영학교) 감독은 ldquo단기간에 체력을 올

리기보다 설피에 익숙해지고 규칙을 익히는 데 훈련의 주안점을

둘 것rdquo이라고 말했다

1월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스노슈잉 선수는 모두 22명 남녀 각각 11명이다 동계 스페셜올

림픽 출전 자격이 lsquo만 8세 이상 지적middot자폐성장애인 선수rsquo임에 따

라 스노슈잉 최연소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성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

ldquo설피를 신고 달리기는 일반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설피를 단단히 신지 못해 벗겨진 상태에서 3m 이상 달리

면 실격이고 라인을 침범해도 실격입니다 눈 위에서 설피를 신

ldquo기억해주세요 우리들의 국가대표rdquo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79명이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에 들어갔다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개최되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될 이들은 세계의 친구들과

손잡고 장애와 편견을 넘어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들이다

한국

스페

샬올

림픽

위원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8 2013-01-04 오전 74251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고 달리며 그러한 규칙까지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야 하는 일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rdquo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

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알파인스키 종목의 오충환(51middot주몽학교) 감독은 1월 6일부터

2주간 28명(남자 20 여자 8명)의 선수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

아에서 훈련한다

ldquo우리 아이들에게는 기문을 꽂아두고 그곳을 돌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

다 미끄러운 눈밭에서 안전이 가장 걱정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코칭 스태프들이 장비 착용부터 일일이 챙겨야 합니다rdquo

오 감독은 ldquo아마도 누군가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장면을 보

면 lsquo인권침해rsquo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rdquo이라며 껄껄 웃었다

ldquo잔소리를 많이 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거든요 28명의 선

수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

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rdquo

하지만 오 감독은 이 특별한 lsquo아이들rsquo(20대 청년도 그에게는

아이들이다)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정을 갖고 있다

ldquo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것을 계기로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스페

셜올림픽을 계기로 이제는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체장애인이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양보해

주지만 지적발달장애인이 타면 슬슬 피합니다 그런 일부터 사

라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좀 늦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의 김윤경(42middot여middotSOK 분과위원)

감독은 1월 13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1주일간

36명(남 19 여 17명)의 선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다

ldquo김 감독은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고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

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아이들은 유니폼과 헬멧middot장갑은 물

론 팔꿈치middot무릎middot목 아대까지 완전히 갖춰야 경기장에 들어가게

합니다rdquo 라며 ldquo이번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종

목 국가대표들이 안현수나 김동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

던 멋진 일체형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2001년 미국 앵커리지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 스

페셜올림픽에도 참가했다는 김 감독은 ldquo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훌륭한 일체형 유니폼은 아니었다rdquo고 회상했다

ldquo지적장애인 아이들은 평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링크 안에서 운동하다 보면 자신감과 승부욕이 생기는

게 보여요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ldquo이번 동계스

페셜올림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같다는 것 좀 늦지

만 일반인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기억해주세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예요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중앙포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이렇게 열린다

bull 기 간 2013129(화) ~ 25(화)8일간

bull 장 소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실내빙상경기장)

bull 참가규모 120여 개국 3300여명(선수 2300명 임원 1000명)

bull 경기종목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종목 기간 훈련장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트1월 13~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피겨스케이트 서울 성북구 고려대빙상장

플로어하키 1월 14~20일강릉시 홍제동 강릉생활체육센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스노보드

1월 6~1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알파인스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슈잉

플로어볼 1월 14~20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2차 훈련 일정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9 2013-01-04 오전 7425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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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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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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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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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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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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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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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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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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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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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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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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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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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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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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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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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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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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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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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 위클리공감 191호

표지최종indd 2 2013-01-04 오전 70147

201319 위클리 공감PB 위클리 공감 201317 1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고

새해 아침을 맞이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를 돌아보면 세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

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신용등급 상향조정 그랜드슬램을 달성

했다 또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8강 대열에 진입하는 역사적 쾌거도 이

루어냈다 이는 물론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

팀목인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2년은 중소기업계에 뜻깊은 해

였다 정부가 중소기업정책을 수립한 지 꼭 50년이 되는 해가 지난해였다 지난 1년 동안 중소

기업인들은 반백 년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100년의 희망찬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각

오를 다졌다

2013년 대한민국에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사회 취약 계층을 보듬어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다 변화를 두 손 들고 환영한다 대한민국은 이들이 함께할 때

한걸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어민 일용직 근로자 공장 노동자 소상공인 장애인 이

주 가정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자랑스럽다

lsquo9988rsquo이란 말이 있다 전체 사업장의 99와 고용인원

의 88를 중소기업이 맡고 있다는 말이다 중소기업도

이제는 규모의 성장이 아닌 체질개선의 호기를 맞았다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lsquo감(感)rsquo과 lsquo촉(觸)rsquo에만 의지하기보

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혁신과 창조적 정신이 중소기

업인에게도 요구된다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 64가 중소기업 가족이다 중

소기업의 고용 비중에 그 가족까지 더한 수치다 중소기업 가족들은 올해도 마음을 모아 다

짐한다 동반성장의 대상인 대기업과 함께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누며 균형성장을 이루어

내겠다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근로자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또 사회의 그늘까지

챙기는 따뜻한 중소기업이 되겠다고 그 일환으로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설립한 lsquo중소기

업 사랑나눔재단rsquo을 통해 체계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것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중소기업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지혜의 표상인 뱀은 사막부터 정글까지 지구상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사는 생존력이 강한 동

물이다 때가 되면 낡은 허물을 벗고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혁신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

환기의 뱀띠 해에 중소기업은 허물 벗는 뱀처럼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

래서 경제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서 lsquo중소기업시대rsquo를 힘차게 열어 나갈 것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동반성장 시대 양질의 일자리 늘어난다

READER LEADER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8강 대열에

진입하는 역사적 쾌거도 이루어냈다 경제주체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다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01 리더앤리더스indd 1 2013-01-04 오전 61710

191호20130107 통권 292호

표지 이야기 | 이강권 씨는 전남 광양 김기관 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다 이들은 두 고을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에서 20년간 벚굴

을 채취하며 우정을 쌓아왔다 섬진강은 두 어부 사이를 가르는 골이

아니라 이어주는 물길이다 사진middot전민규 기자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기획특집

01 Reader amp Leader | 동반성장 시대 양질의 일자리 늘어난다

18 취약계층 |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

20 농어민 |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

22 근로자 |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

24 여성middot아동 |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

26 장애인 |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28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 |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

30 성폭력 피해자 |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

32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 |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

34 중소기업 |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

36 소상공인 |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

37 전문가 기고 |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

자세금계산서를 발행받을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

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

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6

위클리 공감 koreakrgonggam

발행일 20130107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최광식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삼화인쇄 문의 02-3704-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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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Weekly 공감gt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알림 이 책을 펼치면 오른쪽 윗부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변환 바코드가 인쇄돼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Contents

02-03목차191indd 1 2013-01-04 오전 75958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40 5204 독자마당

06 포토 포엠 |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

08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10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

12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14 그래픽 뉴스 |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48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50 공감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52 서로 함께 |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54 정책현장 |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56 공감 이사람 |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

58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우클릭

60 이 사람의 서재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62 문화공감 | lsquo그날의 약속rsquo 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

63 공감 카툰 | 진짜 명의

64 소통과 공감 |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

06

40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42 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44 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

46 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들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02-03목차191indd 2 2013-01-04 오전 80012

ltWeekly 공감gt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 공모

ltWeekly 공감gt에서 2013년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을 공모합니다

간단한 사연과 함께 추억이 깃든 가족사진을 보내주세요

집안에서든 여행지에서든 가족 사랑과 행복을 보여주는 밝고

따뜻한 사진이면 어떤 내용이든 좋습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게재와 함께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201317 위클리 공감4

ltWeekly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1월 22일(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Weekly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독자마당

응모기간 | 1월 27일까지

신청자격 |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접수 | jjsmallkoreakr

시상내역 | 문화상품권

문의 | 02-3704-9887

접수내용

2MB 이상 JPG파일

우리 가족의 새해 소망 한마디

사진 관련 간단한 사연

이름middot나이middot주소middot연락처

지난호를읽고

정부 해외 인턴십의 비전을 보았다

대학시절 정부가 주최하는 해외 인턴십에 관심이 많았는

데 190호에서 lsquo해외 인턴십 수기rsquo를 읽고 이쪽으로 취업 경

로를 뚫어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해외 인턴

십에 지원하면서도 그동안 인턴십 수료자의 제대로 된 후

기를 접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을 통해 알게

되어 기뻤다 화제의 인물 lsquo크리켄어 주보순 이사rsquo도 인상적

이었다 자활센터에서 공공근로를 하시던 분이 자립해 성

공한 이야기가 크게 감동적이었다

김나현 (취업준비생middot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혹한의 추위에 에너지 절약 의식 생겨

영하 14도를 기록하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 매일 전기 매

트를 깔고 자고는 했다 그러다 189호 기획특집 lsquo에너지 절

약rsquo을 보고 습관을 바꿨다 우선 전기 매트 대신 이불을 겹

겹이 까는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아끼기로 했다 집에서도

옷을 두껍게 입고 지내면 난방비를 적게 쓰면서 돈도 절약

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겨울소품을 이용한 lsquo온맵시rsquo

기사도 유익했다 실질적인 절약 방법을 알려주니 공감할

수 있고 실천까지 이어짐을 느꼈다

김명원 (학생middot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에 푹 빠졌어요

190호 기사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을 읽으면서 대학생 새내기

시절을 회상했다 춘천에서 친구들과 수련모임을 즐겼던 기

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 서먹함이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춘천여행을 통해 많이 친해졌다 lt위클

리 공감gt에 실린 사진을 통해 최근의 중앙시장의 모습을 보

고는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일에 치여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 이응석 (회사원middot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유익해

190호 lsquo이번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추워rsquo를 정말 유익하게 읽

었다 딸아이가 ldquo지구온난화가 극심하다던데 왜 더 추우

냐rdquo고 물어볼 때마다 대답이 궁색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에

실린 정보 덕분에 논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었다 더욱 추

워진 겨울날씨가 인간의 환경파괴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오

염된 지구를 물려준다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선 닥친 추위와 여름에 올 더위를 환경적 방

법으로 견뎌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현 (주부middot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04-05 공감라운지indd 4 2013-01-04 오전 64421

위클리 공감 201317 5

가 로

1 일터로 일하러 나가는 것 ldquo새해에는 하는 사람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4 해마다 연초나 봄에 신문사에서 벌이는 문예작품 공모대회

6 ldquo2013년 새해는 으로 육십 간지의 30번째 해입니다

또한 뱀띠 해로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상생하자는 의미를 지

니고 있답니다rdquo

8 날이 막 밝았을 때 ldquo새해 새 새 희망helliprdquo

9 해가 뜨는 것을 맞이하는 일

세 로

2 ldquo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rdquo라는 인사말

3 계획을 세움 ldquo2013년 를 잘하시기 바랍니다rdquo

5 예의와 절도 예의범절 ldquo그 사람은 을 잘 지킨다rdquo

7 연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하는 말 네가 좋아 I love you

8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 어린이

ldquo새해에는 들이 더 많이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rdquo

ltWeekly 공감gt 189호(12월 26일자) lsquo공감 퍼즐rsquo 정답

가로 1 내복 4 분계선 6 주전자 7 영토 9 미사일

세로 2 복분자 3 종주국 5 선영 8 토요일 9 미덕

ltWeekly 공감gt 189호 lsquo공감 퍼즐rsquo 당첨자

김희종middot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전종욱middot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김민수middot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권난희middot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김태원middot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빈칸의 답을 lsquo공감퍼즐 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

어 1월 22일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을 외환은행과 공동 주최합니다 해

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 아이디어를 UCC부문과 아이디어 부

문으로 나누어 공모합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관광공사 사장상과 북미middot남미middot유럽middot아프리

카를 약 90일간 여행할 수 있는 세계일주 여행 패키지와 여행지원금 100만원이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외환은행 윙고 ISIC 마스타카드 발급 대상인 국내 2년제 이상 대학(원)생 및 휴학생

(박사과정 대학원생도 참가 가능하나 휴학생은 제외)

공모내용 | 해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계획 및 아이디어

공모기간 | 2013년 1월 31일까지

응모방법 | 공모전 홈페이지 lsquo접수하기rsquo 메뉴 통해 접수

시상내역 | 전체 대상 1명(세계일주여행권 여행지원금 100만원) 외 12명

UCC 부문 최우수상 1명(미국서부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우수상 2명(아시아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장려상 3명(한국철도패스 7일권 여행지원금 30만원)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 1명(장학금 100만원) 우수상 2명(장학금 50만원)

장려상 3명(장학금 30만원)

유의사항 | 대상 수상자는 세계일주여행 중 실현 가능한 공보계획 및 아이디어 제출 요망

UCC동영상은 유튜브(Youtube) 사이트에 업로드 가능한 모든 형식의 동영상으

로 100초 내외여야 함

아이디어 부문은 A4용지 5매 이내의 MS word 또는 한글문서로 제출

문의 | yjhkisescokr wwwisiccokrevent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middot한국국제협력단)는 제 10

회 대학(원)생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외교통상부

가 후원하는 공모전의 주제는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된 것 중 응

모자가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습니다 Post-2015(MDGs 이후 밀레

니엄개발목표란 빈곤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 운동으로 유엔 회원국들

이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8가지 목표를 말한다)middot부산글로

벌파트너십middot공공-민간파트너십(PPP) 관련 주제에는 가산점을 부여

합니다 가장 우수한 논문으로 선정된 참가자(팀)는 상장 및 장학금 시상과 함께 논문집 발간

과 코이카 직원 공채 때 서류전형 우대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자(팀) 전원

에게는 코이카 협력국을 견학해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국내외 대학 및 대학원 재학생(석사 및 박사과정 포함)

공모내용 | 공적개발원조(ODA)를 주제로 응모자가 자유롭게 선정

공모기간 | 2012년 11월 12일~2013년 2월 20일

접수기간 | 2월 13일~2월 20일

응모방법 | 이메일(callforpaperskoicagokr) 접수

시상내역 | 최우수상 1팀(장학금 300만원) 우수상 2팀(장학금 200만원)

장려상 3팀(장학금 100만원)

유의사항 | 본문 내용 1만~2만자 내외(요약 포함 국문 혹은 영문 작성 가능)

문의 | 031-740-0494 wwwkoicagokr

낱말맞추기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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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 공감라운지indd 5 2013-01-04 오전 64424

AP뉴

시스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사진

middot전

민규

기자

포토 포엠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울산 강양항 어부들의 새해 첫 출항

06-07 포토포엠indd 6 2013-01-04 오전 62009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울산광역시 울주군 강양항의 일출은 자욱한 물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일출을 보위하는 장중한 예악이 들리는 듯하다 해무가 조금씩 걷히면 갈매기

의 현란한 군무와 함께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장으로 떠나는 멸치잡이 어

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성스러운 조화다 새벽을 밝힌

어부의 노동이 격려를 받는 순간이다 새해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의 lsquo약동

하는 에너지rsquo로 크고 넓은 문이 활짝 열리리라 글middot사진 김현동 기자

1 불타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갈매기의 날갯짓도 힘차다 만선을 꿈꾸며

물안개를 헤쳐 나가는 어부의 마음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2 파도는 가르고 나아가면 된다 매운 바닷바람 정도는 참아내면 된다 고

난 뒤에 희망이 싹을 틔운다 고깃배 한 척이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밝

게 빛나는 항구를 뒤로 한 채 대양으로 나아간다

3 저 수평선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강양항 등대 위에 서

서 손 그늘 아래로 수평선을 응시하는 동상의 부푼 가슴은 어부의 그것을

닮았다

2

31

06-07 포토포엠indd 7 2013-01-04 오전 62020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눈 오는 날 훈련은 즐거워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에서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lsquo스노슈잉(snowshoeing)rsquo을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듯하다 스노슈잉이란 lsquo설피rsquo를 신고 눈 위를 걷거나 뛰

는 겨울 레포츠의 한 종목이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운동능력

과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이 돼 스페셜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는 1월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노슈잉 등 8개 종목 국

가대표 선수 179명에 대한 2차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기간은 1월

6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 기간 중 종목에 따라 7일 또는 14일간

훈련을 치른다

100middot200middot400m 경기와 400m 계주 경기가 열리는 스노슈잉

종목의 김덕영(48middot은평대영학교) 감독은 ldquo단기간에 체력을 올

리기보다 설피에 익숙해지고 규칙을 익히는 데 훈련의 주안점을

둘 것rdquo이라고 말했다

1월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스노슈잉 선수는 모두 22명 남녀 각각 11명이다 동계 스페셜올

림픽 출전 자격이 lsquo만 8세 이상 지적middot자폐성장애인 선수rsquo임에 따

라 스노슈잉 최연소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성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

ldquo설피를 신고 달리기는 일반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설피를 단단히 신지 못해 벗겨진 상태에서 3m 이상 달리

면 실격이고 라인을 침범해도 실격입니다 눈 위에서 설피를 신

ldquo기억해주세요 우리들의 국가대표rdquo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79명이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에 들어갔다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개최되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될 이들은 세계의 친구들과

손잡고 장애와 편견을 넘어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들이다

한국

스페

샬올

림픽

위원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8 2013-01-04 오전 74251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고 달리며 그러한 규칙까지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야 하는 일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rdquo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

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알파인스키 종목의 오충환(51middot주몽학교) 감독은 1월 6일부터

2주간 28명(남자 20 여자 8명)의 선수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

아에서 훈련한다

ldquo우리 아이들에게는 기문을 꽂아두고 그곳을 돌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

다 미끄러운 눈밭에서 안전이 가장 걱정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코칭 스태프들이 장비 착용부터 일일이 챙겨야 합니다rdquo

오 감독은 ldquo아마도 누군가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장면을 보

면 lsquo인권침해rsquo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rdquo이라며 껄껄 웃었다

ldquo잔소리를 많이 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거든요 28명의 선

수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

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rdquo

하지만 오 감독은 이 특별한 lsquo아이들rsquo(20대 청년도 그에게는

아이들이다)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정을 갖고 있다

ldquo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것을 계기로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스페

셜올림픽을 계기로 이제는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체장애인이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양보해

주지만 지적발달장애인이 타면 슬슬 피합니다 그런 일부터 사

라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좀 늦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의 김윤경(42middot여middotSOK 분과위원)

감독은 1월 13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1주일간

36명(남 19 여 17명)의 선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다

ldquo김 감독은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고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

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아이들은 유니폼과 헬멧middot장갑은 물

론 팔꿈치middot무릎middot목 아대까지 완전히 갖춰야 경기장에 들어가게

합니다rdquo 라며 ldquo이번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종

목 국가대표들이 안현수나 김동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

던 멋진 일체형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2001년 미국 앵커리지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 스

페셜올림픽에도 참가했다는 김 감독은 ldquo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훌륭한 일체형 유니폼은 아니었다rdquo고 회상했다

ldquo지적장애인 아이들은 평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링크 안에서 운동하다 보면 자신감과 승부욕이 생기는

게 보여요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ldquo이번 동계스

페셜올림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같다는 것 좀 늦지

만 일반인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기억해주세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예요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중앙포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이렇게 열린다

bull 기 간 2013129(화) ~ 25(화)8일간

bull 장 소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실내빙상경기장)

bull 참가규모 120여 개국 3300여명(선수 2300명 임원 1000명)

bull 경기종목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종목 기간 훈련장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트1월 13~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피겨스케이트 서울 성북구 고려대빙상장

플로어하키 1월 14~20일강릉시 홍제동 강릉생활체육센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스노보드

1월 6~1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알파인스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슈잉

플로어볼 1월 14~20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2차 훈련 일정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9 2013-01-04 오전 7425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16-17 기획01 총론indd 17 2013-01-04 오전 72702

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9 2013-01-04 오전 63555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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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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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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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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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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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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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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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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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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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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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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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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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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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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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3: 위클리공감 191호

191호20130107 통권 292호

표지 이야기 | 이강권 씨는 전남 광양 김기관 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다 이들은 두 고을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에서 20년간 벚굴

을 채취하며 우정을 쌓아왔다 섬진강은 두 어부 사이를 가르는 골이

아니라 이어주는 물길이다 사진middot전민규 기자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기획특집

01 Reader amp Leader | 동반성장 시대 양질의 일자리 늘어난다

18 취약계층 |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

20 농어민 |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

22 근로자 |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

24 여성middot아동 |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

26 장애인 |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28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 |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

30 성폭력 피해자 |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

32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 |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

34 중소기업 |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

36 소상공인 |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

37 전문가 기고 |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

자세금계산서를 발행받을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

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

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6

위클리 공감 koreakrgonggam

발행일 20130107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발행인 최광식 제작협력 중앙일보시사미디어 인쇄제본 삼화인쇄 문의 02-3704-9887

정기구독 희망하시는 분은 02-2625-3294로 연락주십시오 현재 구독자이지만 구독을 희망하지 않으신다면 02-2625-3294 또는 jjsmallkorea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ltWeekly 공감gt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알림 이 책을 펼치면 오른쪽 윗부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변환 바코드가 인쇄돼 있습니다

이 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 정책을 빠르고 쉽게 알리기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주간지입니다

Contents

02-03목차191indd 1 2013-01-04 오전 75958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 바코드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40 5204 독자마당

06 포토 포엠 |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

08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10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

12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14 그래픽 뉴스 |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48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50 공감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52 서로 함께 |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54 정책현장 |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56 공감 이사람 |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

58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우클릭

60 이 사람의 서재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62 문화공감 | lsquo그날의 약속rsquo 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

63 공감 카툰 | 진짜 명의

64 소통과 공감 |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

06

40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42 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44 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

46 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들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02-03목차191indd 2 2013-01-04 오전 80012

ltWeekly 공감gt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 공모

ltWeekly 공감gt에서 2013년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을 공모합니다

간단한 사연과 함께 추억이 깃든 가족사진을 보내주세요

집안에서든 여행지에서든 가족 사랑과 행복을 보여주는 밝고

따뜻한 사진이면 어떤 내용이든 좋습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게재와 함께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201317 위클리 공감4

ltWeekly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1월 22일(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Weekly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독자마당

응모기간 | 1월 27일까지

신청자격 |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접수 | jjsmallkoreakr

시상내역 | 문화상품권

문의 | 02-3704-9887

접수내용

2MB 이상 JPG파일

우리 가족의 새해 소망 한마디

사진 관련 간단한 사연

이름middot나이middot주소middot연락처

지난호를읽고

정부 해외 인턴십의 비전을 보았다

대학시절 정부가 주최하는 해외 인턴십에 관심이 많았는

데 190호에서 lsquo해외 인턴십 수기rsquo를 읽고 이쪽으로 취업 경

로를 뚫어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해외 인턴

십에 지원하면서도 그동안 인턴십 수료자의 제대로 된 후

기를 접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을 통해 알게

되어 기뻤다 화제의 인물 lsquo크리켄어 주보순 이사rsquo도 인상적

이었다 자활센터에서 공공근로를 하시던 분이 자립해 성

공한 이야기가 크게 감동적이었다

김나현 (취업준비생middot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혹한의 추위에 에너지 절약 의식 생겨

영하 14도를 기록하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 매일 전기 매

트를 깔고 자고는 했다 그러다 189호 기획특집 lsquo에너지 절

약rsquo을 보고 습관을 바꿨다 우선 전기 매트 대신 이불을 겹

겹이 까는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아끼기로 했다 집에서도

옷을 두껍게 입고 지내면 난방비를 적게 쓰면서 돈도 절약

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겨울소품을 이용한 lsquo온맵시rsquo

기사도 유익했다 실질적인 절약 방법을 알려주니 공감할

수 있고 실천까지 이어짐을 느꼈다

김명원 (학생middot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에 푹 빠졌어요

190호 기사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을 읽으면서 대학생 새내기

시절을 회상했다 춘천에서 친구들과 수련모임을 즐겼던 기

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 서먹함이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춘천여행을 통해 많이 친해졌다 lt위클

리 공감gt에 실린 사진을 통해 최근의 중앙시장의 모습을 보

고는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일에 치여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 이응석 (회사원middot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유익해

190호 lsquo이번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추워rsquo를 정말 유익하게 읽

었다 딸아이가 ldquo지구온난화가 극심하다던데 왜 더 추우

냐rdquo고 물어볼 때마다 대답이 궁색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에

실린 정보 덕분에 논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었다 더욱 추

워진 겨울날씨가 인간의 환경파괴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오

염된 지구를 물려준다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선 닥친 추위와 여름에 올 더위를 환경적 방

법으로 견뎌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현 (주부middot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04-05 공감라운지indd 4 2013-01-04 오전 64421

위클리 공감 201317 5

가 로

1 일터로 일하러 나가는 것 ldquo새해에는 하는 사람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4 해마다 연초나 봄에 신문사에서 벌이는 문예작품 공모대회

6 ldquo2013년 새해는 으로 육십 간지의 30번째 해입니다

또한 뱀띠 해로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상생하자는 의미를 지

니고 있답니다rdquo

8 날이 막 밝았을 때 ldquo새해 새 새 희망helliprdquo

9 해가 뜨는 것을 맞이하는 일

세 로

2 ldquo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rdquo라는 인사말

3 계획을 세움 ldquo2013년 를 잘하시기 바랍니다rdquo

5 예의와 절도 예의범절 ldquo그 사람은 을 잘 지킨다rdquo

7 연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하는 말 네가 좋아 I love you

8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 어린이

ldquo새해에는 들이 더 많이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rdquo

ltWeekly 공감gt 189호(12월 26일자) lsquo공감 퍼즐rsquo 정답

가로 1 내복 4 분계선 6 주전자 7 영토 9 미사일

세로 2 복분자 3 종주국 5 선영 8 토요일 9 미덕

ltWeekly 공감gt 189호 lsquo공감 퍼즐rsquo 당첨자

김희종middot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전종욱middot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김민수middot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권난희middot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김태원middot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빈칸의 답을 lsquo공감퍼즐 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

어 1월 22일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을 외환은행과 공동 주최합니다 해

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 아이디어를 UCC부문과 아이디어 부

문으로 나누어 공모합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관광공사 사장상과 북미middot남미middot유럽middot아프리

카를 약 90일간 여행할 수 있는 세계일주 여행 패키지와 여행지원금 100만원이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외환은행 윙고 ISIC 마스타카드 발급 대상인 국내 2년제 이상 대학(원)생 및 휴학생

(박사과정 대학원생도 참가 가능하나 휴학생은 제외)

공모내용 | 해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계획 및 아이디어

공모기간 | 2013년 1월 31일까지

응모방법 | 공모전 홈페이지 lsquo접수하기rsquo 메뉴 통해 접수

시상내역 | 전체 대상 1명(세계일주여행권 여행지원금 100만원) 외 12명

UCC 부문 최우수상 1명(미국서부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우수상 2명(아시아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장려상 3명(한국철도패스 7일권 여행지원금 30만원)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 1명(장학금 100만원) 우수상 2명(장학금 50만원)

장려상 3명(장학금 30만원)

유의사항 | 대상 수상자는 세계일주여행 중 실현 가능한 공보계획 및 아이디어 제출 요망

UCC동영상은 유튜브(Youtube) 사이트에 업로드 가능한 모든 형식의 동영상으

로 100초 내외여야 함

아이디어 부문은 A4용지 5매 이내의 MS word 또는 한글문서로 제출

문의 | yjhkisescokr wwwisiccokrevent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middot한국국제협력단)는 제 10

회 대학(원)생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외교통상부

가 후원하는 공모전의 주제는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된 것 중 응

모자가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습니다 Post-2015(MDGs 이후 밀레

니엄개발목표란 빈곤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 운동으로 유엔 회원국들

이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8가지 목표를 말한다)middot부산글로

벌파트너십middot공공-민간파트너십(PPP) 관련 주제에는 가산점을 부여

합니다 가장 우수한 논문으로 선정된 참가자(팀)는 상장 및 장학금 시상과 함께 논문집 발간

과 코이카 직원 공채 때 서류전형 우대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자(팀) 전원

에게는 코이카 협력국을 견학해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국내외 대학 및 대학원 재학생(석사 및 박사과정 포함)

공모내용 | 공적개발원조(ODA)를 주제로 응모자가 자유롭게 선정

공모기간 | 2012년 11월 12일~2013년 2월 20일

접수기간 | 2월 13일~2월 20일

응모방법 | 이메일(callforpaperskoicagokr) 접수

시상내역 | 최우수상 1팀(장학금 300만원) 우수상 2팀(장학금 200만원)

장려상 3팀(장학금 100만원)

유의사항 | 본문 내용 1만~2만자 내외(요약 포함 국문 혹은 영문 작성 가능)

문의 | 031-740-0494 wwwkoicagokr

낱말맞추기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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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 공감라운지indd 5 2013-01-04 오전 64424

AP뉴

시스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사진

middot전

민규

기자

포토 포엠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울산 강양항 어부들의 새해 첫 출항

06-07 포토포엠indd 6 2013-01-04 오전 62009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울산광역시 울주군 강양항의 일출은 자욱한 물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일출을 보위하는 장중한 예악이 들리는 듯하다 해무가 조금씩 걷히면 갈매기

의 현란한 군무와 함께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장으로 떠나는 멸치잡이 어

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성스러운 조화다 새벽을 밝힌

어부의 노동이 격려를 받는 순간이다 새해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의 lsquo약동

하는 에너지rsquo로 크고 넓은 문이 활짝 열리리라 글middot사진 김현동 기자

1 불타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갈매기의 날갯짓도 힘차다 만선을 꿈꾸며

물안개를 헤쳐 나가는 어부의 마음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2 파도는 가르고 나아가면 된다 매운 바닷바람 정도는 참아내면 된다 고

난 뒤에 희망이 싹을 틔운다 고깃배 한 척이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밝

게 빛나는 항구를 뒤로 한 채 대양으로 나아간다

3 저 수평선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강양항 등대 위에 서

서 손 그늘 아래로 수평선을 응시하는 동상의 부푼 가슴은 어부의 그것을

닮았다

2

31

06-07 포토포엠indd 7 2013-01-04 오전 62020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눈 오는 날 훈련은 즐거워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에서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lsquo스노슈잉(snowshoeing)rsquo을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듯하다 스노슈잉이란 lsquo설피rsquo를 신고 눈 위를 걷거나 뛰

는 겨울 레포츠의 한 종목이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운동능력

과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이 돼 스페셜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는 1월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노슈잉 등 8개 종목 국

가대표 선수 179명에 대한 2차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기간은 1월

6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 기간 중 종목에 따라 7일 또는 14일간

훈련을 치른다

100middot200middot400m 경기와 400m 계주 경기가 열리는 스노슈잉

종목의 김덕영(48middot은평대영학교) 감독은 ldquo단기간에 체력을 올

리기보다 설피에 익숙해지고 규칙을 익히는 데 훈련의 주안점을

둘 것rdquo이라고 말했다

1월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스노슈잉 선수는 모두 22명 남녀 각각 11명이다 동계 스페셜올

림픽 출전 자격이 lsquo만 8세 이상 지적middot자폐성장애인 선수rsquo임에 따

라 스노슈잉 최연소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성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

ldquo설피를 신고 달리기는 일반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설피를 단단히 신지 못해 벗겨진 상태에서 3m 이상 달리

면 실격이고 라인을 침범해도 실격입니다 눈 위에서 설피를 신

ldquo기억해주세요 우리들의 국가대표rdquo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79명이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에 들어갔다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개최되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될 이들은 세계의 친구들과

손잡고 장애와 편견을 넘어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들이다

한국

스페

샬올

림픽

위원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8 2013-01-04 오전 74251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고 달리며 그러한 규칙까지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야 하는 일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rdquo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

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알파인스키 종목의 오충환(51middot주몽학교) 감독은 1월 6일부터

2주간 28명(남자 20 여자 8명)의 선수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

아에서 훈련한다

ldquo우리 아이들에게는 기문을 꽂아두고 그곳을 돌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

다 미끄러운 눈밭에서 안전이 가장 걱정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코칭 스태프들이 장비 착용부터 일일이 챙겨야 합니다rdquo

오 감독은 ldquo아마도 누군가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장면을 보

면 lsquo인권침해rsquo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rdquo이라며 껄껄 웃었다

ldquo잔소리를 많이 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거든요 28명의 선

수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

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rdquo

하지만 오 감독은 이 특별한 lsquo아이들rsquo(20대 청년도 그에게는

아이들이다)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정을 갖고 있다

ldquo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것을 계기로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스페

셜올림픽을 계기로 이제는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체장애인이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양보해

주지만 지적발달장애인이 타면 슬슬 피합니다 그런 일부터 사

라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좀 늦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의 김윤경(42middot여middotSOK 분과위원)

감독은 1월 13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1주일간

36명(남 19 여 17명)의 선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다

ldquo김 감독은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고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

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아이들은 유니폼과 헬멧middot장갑은 물

론 팔꿈치middot무릎middot목 아대까지 완전히 갖춰야 경기장에 들어가게

합니다rdquo 라며 ldquo이번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종

목 국가대표들이 안현수나 김동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

던 멋진 일체형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2001년 미국 앵커리지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 스

페셜올림픽에도 참가했다는 김 감독은 ldquo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훌륭한 일체형 유니폼은 아니었다rdquo고 회상했다

ldquo지적장애인 아이들은 평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링크 안에서 운동하다 보면 자신감과 승부욕이 생기는

게 보여요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ldquo이번 동계스

페셜올림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같다는 것 좀 늦지

만 일반인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기억해주세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예요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중앙포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이렇게 열린다

bull 기 간 2013129(화) ~ 25(화)8일간

bull 장 소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실내빙상경기장)

bull 참가규모 120여 개국 3300여명(선수 2300명 임원 1000명)

bull 경기종목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종목 기간 훈련장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트1월 13~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피겨스케이트 서울 성북구 고려대빙상장

플로어하키 1월 14~20일강릉시 홍제동 강릉생활체육센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스노보드

1월 6~1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알파인스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슈잉

플로어볼 1월 14~20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2차 훈련 일정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9 2013-01-04 오전 7425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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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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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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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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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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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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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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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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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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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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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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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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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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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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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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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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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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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4: 위클리공감 191호

ltWeekly 공감gt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 공모

ltWeekly 공감gt에서 2013년 lsquo새해맞이 가족사진rsquo을 공모합니다

간단한 사연과 함께 추억이 깃든 가족사진을 보내주세요

집안에서든 여행지에서든 가족 사랑과 행복을 보여주는 밝고

따뜻한 사진이면 어떤 내용이든 좋습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게재와 함께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201317 위클리 공감4

ltWeekly 공감gt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1월 22일(화)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관심 있게 읽은 기사 기획특집에 대한 의견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시면 ltWeekly 공감gt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이 채택된 분에게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독자마당

응모기간 | 1월 27일까지

신청자격 |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접수 | jjsmallkoreakr

시상내역 | 문화상품권

문의 | 02-3704-9887

접수내용

2MB 이상 JPG파일

우리 가족의 새해 소망 한마디

사진 관련 간단한 사연

이름middot나이middot주소middot연락처

지난호를읽고

정부 해외 인턴십의 비전을 보았다

대학시절 정부가 주최하는 해외 인턴십에 관심이 많았는

데 190호에서 lsquo해외 인턴십 수기rsquo를 읽고 이쪽으로 취업 경

로를 뚫어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해외 인턴

십에 지원하면서도 그동안 인턴십 수료자의 제대로 된 후

기를 접할 수 없어 답답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을 통해 알게

되어 기뻤다 화제의 인물 lsquo크리켄어 주보순 이사rsquo도 인상적

이었다 자활센터에서 공공근로를 하시던 분이 자립해 성

공한 이야기가 크게 감동적이었다

김나현 (취업준비생middot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혹한의 추위에 에너지 절약 의식 생겨

영하 14도를 기록하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 매일 전기 매

트를 깔고 자고는 했다 그러다 189호 기획특집 lsquo에너지 절

약rsquo을 보고 습관을 바꿨다 우선 전기 매트 대신 이불을 겹

겹이 까는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아끼기로 했다 집에서도

옷을 두껍게 입고 지내면 난방비를 적게 쓰면서 돈도 절약

할 수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겨울소품을 이용한 lsquo온맵시rsquo

기사도 유익했다 실질적인 절약 방법을 알려주니 공감할

수 있고 실천까지 이어짐을 느꼈다

김명원 (학생middot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에 푹 빠졌어요

190호 기사 lsquo낭만의 도시 춘천rsquo을 읽으면서 대학생 새내기

시절을 회상했다 춘천에서 친구들과 수련모임을 즐겼던 기

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 서먹함이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춘천여행을 통해 많이 친해졌다 lt위클

리 공감gt에 실린 사진을 통해 최근의 중앙시장의 모습을 보

고는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일에 치여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 이응석 (회사원middot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유익해

190호 lsquo이번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추워rsquo를 정말 유익하게 읽

었다 딸아이가 ldquo지구온난화가 극심하다던데 왜 더 추우

냐rdquo고 물어볼 때마다 대답이 궁색했는데 lt위클리 공감gt에

실린 정보 덕분에 논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었다 더욱 추

워진 겨울날씨가 인간의 환경파괴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오

염된 지구를 물려준다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선 닥친 추위와 여름에 올 더위를 환경적 방

법으로 견뎌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현 (주부middot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04-05 공감라운지indd 4 2013-01-04 오전 64421

위클리 공감 201317 5

가 로

1 일터로 일하러 나가는 것 ldquo새해에는 하는 사람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4 해마다 연초나 봄에 신문사에서 벌이는 문예작품 공모대회

6 ldquo2013년 새해는 으로 육십 간지의 30번째 해입니다

또한 뱀띠 해로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상생하자는 의미를 지

니고 있답니다rdquo

8 날이 막 밝았을 때 ldquo새해 새 새 희망helliprdquo

9 해가 뜨는 것을 맞이하는 일

세 로

2 ldquo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rdquo라는 인사말

3 계획을 세움 ldquo2013년 를 잘하시기 바랍니다rdquo

5 예의와 절도 예의범절 ldquo그 사람은 을 잘 지킨다rdquo

7 연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하는 말 네가 좋아 I love you

8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막 태어난 아기 어린이

ldquo새해에는 들이 더 많이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rdquo

ltWeekly 공감gt 189호(12월 26일자) lsquo공감 퍼즐rsquo 정답

가로 1 내복 4 분계선 6 주전자 7 영토 9 미사일

세로 2 복분자 3 종주국 5 선영 8 토요일 9 미덕

ltWeekly 공감gt 189호 lsquo공감 퍼즐rsquo 당첨자

김희종middot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전종욱middot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김민수middot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권난희middot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김태원middot대구시 수성구 수성동

빈칸의 답을 lsquo공감퍼즐 호rsquo라는 제목과 함께 주소 전화번호를 적

어 1월 22일 오전까지 jjsmallkoreakr로 보내주십시오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아이폰 lsquo정책 투데이rsquo 앱에서도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 홍보 UCC amp 아이디어 공모전을 외환은행과 공동 주최합니다 해

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 아이디어를 UCC부문과 아이디어 부

문으로 나누어 공모합니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관광공사 사장상과 북미middot남미middot유럽middot아프리

카를 약 90일간 여행할 수 있는 세계일주 여행 패키지와 여행지원금 100만원이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외환은행 윙고 ISIC 마스타카드 발급 대상인 국내 2년제 이상 대학(원)생 및 휴학생

(박사과정 대학원생도 참가 가능하나 휴학생은 제외)

공모내용 | 해외여행 중 실행 가능한 한국관광 또는 국가 브랜드 홍보계획 및 아이디어

공모기간 | 2013년 1월 31일까지

응모방법 | 공모전 홈페이지 lsquo접수하기rsquo 메뉴 통해 접수

시상내역 | 전체 대상 1명(세계일주여행권 여행지원금 100만원) 외 12명

UCC 부문 최우수상 1명(미국서부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우수상 2명(아시아여행권

여행지원금 50만원) 장려상 3명(한국철도패스 7일권 여행지원금 30만원)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 1명(장학금 100만원) 우수상 2명(장학금 50만원)

장려상 3명(장학금 30만원)

유의사항 | 대상 수상자는 세계일주여행 중 실현 가능한 공보계획 및 아이디어 제출 요망

UCC동영상은 유튜브(Youtube) 사이트에 업로드 가능한 모든 형식의 동영상으

로 100초 내외여야 함

아이디어 부문은 A4용지 5매 이내의 MS word 또는 한글문서로 제출

문의 | yjhkisescokr wwwisiccokrevent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middot한국국제협력단)는 제 10

회 대학(원)생 국제개발협력 논문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외교통상부

가 후원하는 공모전의 주제는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된 것 중 응

모자가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습니다 Post-2015(MDGs 이후 밀레

니엄개발목표란 빈곤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 운동으로 유엔 회원국들

이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8가지 목표를 말한다)middot부산글로

벌파트너십middot공공-민간파트너십(PPP) 관련 주제에는 가산점을 부여

합니다 가장 우수한 논문으로 선정된 참가자(팀)는 상장 및 장학금 시상과 함께 논문집 발간

과 코이카 직원 공채 때 서류전형 우대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자(팀) 전원

에게는 코이카 협력국을 견학해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공모대상 | 국내외 대학 및 대학원 재학생(석사 및 박사과정 포함)

공모내용 | 공적개발원조(ODA)를 주제로 응모자가 자유롭게 선정

공모기간 | 2012년 11월 12일~2013년 2월 20일

접수기간 | 2월 13일~2월 20일

응모방법 | 이메일(callforpaperskoicagokr) 접수

시상내역 | 최우수상 1팀(장학금 300만원) 우수상 2팀(장학금 200만원)

장려상 3팀(장학금 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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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

시스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사진

middot전

민규

기자

포토 포엠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울산 강양항 어부들의 새해 첫 출항

06-07 포토포엠indd 6 2013-01-04 오전 62009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울산광역시 울주군 강양항의 일출은 자욱한 물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일출을 보위하는 장중한 예악이 들리는 듯하다 해무가 조금씩 걷히면 갈매기

의 현란한 군무와 함께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장으로 떠나는 멸치잡이 어

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성스러운 조화다 새벽을 밝힌

어부의 노동이 격려를 받는 순간이다 새해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의 lsquo약동

하는 에너지rsquo로 크고 넓은 문이 활짝 열리리라 글middot사진 김현동 기자

1 불타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갈매기의 날갯짓도 힘차다 만선을 꿈꾸며

물안개를 헤쳐 나가는 어부의 마음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2 파도는 가르고 나아가면 된다 매운 바닷바람 정도는 참아내면 된다 고

난 뒤에 희망이 싹을 틔운다 고깃배 한 척이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밝

게 빛나는 항구를 뒤로 한 채 대양으로 나아간다

3 저 수평선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강양항 등대 위에 서

서 손 그늘 아래로 수평선을 응시하는 동상의 부푼 가슴은 어부의 그것을

닮았다

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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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눈 오는 날 훈련은 즐거워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에서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lsquo스노슈잉(snowshoeing)rsquo을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듯하다 스노슈잉이란 lsquo설피rsquo를 신고 눈 위를 걷거나 뛰

는 겨울 레포츠의 한 종목이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운동능력

과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이 돼 스페셜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는 1월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노슈잉 등 8개 종목 국

가대표 선수 179명에 대한 2차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기간은 1월

6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 기간 중 종목에 따라 7일 또는 14일간

훈련을 치른다

100middot200middot400m 경기와 400m 계주 경기가 열리는 스노슈잉

종목의 김덕영(48middot은평대영학교) 감독은 ldquo단기간에 체력을 올

리기보다 설피에 익숙해지고 규칙을 익히는 데 훈련의 주안점을

둘 것rdquo이라고 말했다

1월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스노슈잉 선수는 모두 22명 남녀 각각 11명이다 동계 스페셜올

림픽 출전 자격이 lsquo만 8세 이상 지적middot자폐성장애인 선수rsquo임에 따

라 스노슈잉 최연소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성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

ldquo설피를 신고 달리기는 일반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설피를 단단히 신지 못해 벗겨진 상태에서 3m 이상 달리

면 실격이고 라인을 침범해도 실격입니다 눈 위에서 설피를 신

ldquo기억해주세요 우리들의 국가대표rdquo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79명이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에 들어갔다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개최되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될 이들은 세계의 친구들과

손잡고 장애와 편견을 넘어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들이다

한국

스페

샬올

림픽

위원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8 2013-01-04 오전 74251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고 달리며 그러한 규칙까지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야 하는 일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rdquo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

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알파인스키 종목의 오충환(51middot주몽학교) 감독은 1월 6일부터

2주간 28명(남자 20 여자 8명)의 선수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

아에서 훈련한다

ldquo우리 아이들에게는 기문을 꽂아두고 그곳을 돌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

다 미끄러운 눈밭에서 안전이 가장 걱정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코칭 스태프들이 장비 착용부터 일일이 챙겨야 합니다rdquo

오 감독은 ldquo아마도 누군가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장면을 보

면 lsquo인권침해rsquo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rdquo이라며 껄껄 웃었다

ldquo잔소리를 많이 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거든요 28명의 선

수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

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rdquo

하지만 오 감독은 이 특별한 lsquo아이들rsquo(20대 청년도 그에게는

아이들이다)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정을 갖고 있다

ldquo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것을 계기로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스페

셜올림픽을 계기로 이제는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체장애인이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양보해

주지만 지적발달장애인이 타면 슬슬 피합니다 그런 일부터 사

라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좀 늦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의 김윤경(42middot여middotSOK 분과위원)

감독은 1월 13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1주일간

36명(남 19 여 17명)의 선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다

ldquo김 감독은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고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

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아이들은 유니폼과 헬멧middot장갑은 물

론 팔꿈치middot무릎middot목 아대까지 완전히 갖춰야 경기장에 들어가게

합니다rdquo 라며 ldquo이번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종

목 국가대표들이 안현수나 김동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

던 멋진 일체형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2001년 미국 앵커리지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 스

페셜올림픽에도 참가했다는 김 감독은 ldquo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훌륭한 일체형 유니폼은 아니었다rdquo고 회상했다

ldquo지적장애인 아이들은 평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링크 안에서 운동하다 보면 자신감과 승부욕이 생기는

게 보여요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ldquo이번 동계스

페셜올림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같다는 것 좀 늦지

만 일반인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기억해주세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예요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중앙포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이렇게 열린다

bull 기 간 2013129(화) ~ 25(화)8일간

bull 장 소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실내빙상경기장)

bull 참가규모 120여 개국 3300여명(선수 2300명 임원 1000명)

bull 경기종목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종목 기간 훈련장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트1월 13~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피겨스케이트 서울 성북구 고려대빙상장

플로어하키 1월 14~20일강릉시 홍제동 강릉생활체육센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스노보드

1월 6~1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알파인스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슈잉

플로어볼 1월 14~20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2차 훈련 일정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9 2013-01-04 오전 7425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16-17 기획01 총론indd 17 2013-01-04 오전 72702

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9 2013-01-04 오전 63555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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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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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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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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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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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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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5: 위클리공감 191호

AP뉴

시스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사진

middot전

민규

기자

포토 포엠

새벽 바다 깨우는 만선의 노래울산 강양항 어부들의 새해 첫 출항

06-07 포토포엠indd 6 2013-01-04 오전 62009

201317 위클리 공감6 위클리 공감 201317 7

울산광역시 울주군 강양항의 일출은 자욱한 물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일출을 보위하는 장중한 예악이 들리는 듯하다 해무가 조금씩 걷히면 갈매기

의 현란한 군무와 함께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장으로 떠나는 멸치잡이 어

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성스러운 조화다 새벽을 밝힌

어부의 노동이 격려를 받는 순간이다 새해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의 lsquo약동

하는 에너지rsquo로 크고 넓은 문이 활짝 열리리라 글middot사진 김현동 기자

1 불타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갈매기의 날갯짓도 힘차다 만선을 꿈꾸며

물안개를 헤쳐 나가는 어부의 마음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2 파도는 가르고 나아가면 된다 매운 바닷바람 정도는 참아내면 된다 고

난 뒤에 희망이 싹을 틔운다 고깃배 한 척이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밝

게 빛나는 항구를 뒤로 한 채 대양으로 나아간다

3 저 수평선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강양항 등대 위에 서

서 손 그늘 아래로 수평선을 응시하는 동상의 부푼 가슴은 어부의 그것을

닮았다

2

31

06-07 포토포엠indd 7 2013-01-04 오전 62020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눈 오는 날 훈련은 즐거워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에서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lsquo스노슈잉(snowshoeing)rsquo을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듯하다 스노슈잉이란 lsquo설피rsquo를 신고 눈 위를 걷거나 뛰

는 겨울 레포츠의 한 종목이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운동능력

과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이 돼 스페셜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는 1월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노슈잉 등 8개 종목 국

가대표 선수 179명에 대한 2차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기간은 1월

6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 기간 중 종목에 따라 7일 또는 14일간

훈련을 치른다

100middot200middot400m 경기와 400m 계주 경기가 열리는 스노슈잉

종목의 김덕영(48middot은평대영학교) 감독은 ldquo단기간에 체력을 올

리기보다 설피에 익숙해지고 규칙을 익히는 데 훈련의 주안점을

둘 것rdquo이라고 말했다

1월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스노슈잉 선수는 모두 22명 남녀 각각 11명이다 동계 스페셜올

림픽 출전 자격이 lsquo만 8세 이상 지적middot자폐성장애인 선수rsquo임에 따

라 스노슈잉 최연소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성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

ldquo설피를 신고 달리기는 일반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설피를 단단히 신지 못해 벗겨진 상태에서 3m 이상 달리

면 실격이고 라인을 침범해도 실격입니다 눈 위에서 설피를 신

ldquo기억해주세요 우리들의 국가대표rdquo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79명이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에 들어갔다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개최되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될 이들은 세계의 친구들과

손잡고 장애와 편견을 넘어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들이다

한국

스페

샬올

림픽

위원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8 2013-01-04 오전 74251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고 달리며 그러한 규칙까지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야 하는 일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rdquo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

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알파인스키 종목의 오충환(51middot주몽학교) 감독은 1월 6일부터

2주간 28명(남자 20 여자 8명)의 선수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

아에서 훈련한다

ldquo우리 아이들에게는 기문을 꽂아두고 그곳을 돌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

다 미끄러운 눈밭에서 안전이 가장 걱정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코칭 스태프들이 장비 착용부터 일일이 챙겨야 합니다rdquo

오 감독은 ldquo아마도 누군가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장면을 보

면 lsquo인권침해rsquo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rdquo이라며 껄껄 웃었다

ldquo잔소리를 많이 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거든요 28명의 선

수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

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rdquo

하지만 오 감독은 이 특별한 lsquo아이들rsquo(20대 청년도 그에게는

아이들이다)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정을 갖고 있다

ldquo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것을 계기로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스페

셜올림픽을 계기로 이제는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체장애인이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양보해

주지만 지적발달장애인이 타면 슬슬 피합니다 그런 일부터 사

라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좀 늦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의 김윤경(42middot여middotSOK 분과위원)

감독은 1월 13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1주일간

36명(남 19 여 17명)의 선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다

ldquo김 감독은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고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

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아이들은 유니폼과 헬멧middot장갑은 물

론 팔꿈치middot무릎middot목 아대까지 완전히 갖춰야 경기장에 들어가게

합니다rdquo 라며 ldquo이번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종

목 국가대표들이 안현수나 김동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

던 멋진 일체형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2001년 미국 앵커리지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 스

페셜올림픽에도 참가했다는 김 감독은 ldquo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훌륭한 일체형 유니폼은 아니었다rdquo고 회상했다

ldquo지적장애인 아이들은 평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링크 안에서 운동하다 보면 자신감과 승부욕이 생기는

게 보여요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ldquo이번 동계스

페셜올림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같다는 것 좀 늦지

만 일반인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기억해주세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예요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중앙포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이렇게 열린다

bull 기 간 2013129(화) ~ 25(화)8일간

bull 장 소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실내빙상경기장)

bull 참가규모 120여 개국 3300여명(선수 2300명 임원 1000명)

bull 경기종목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종목 기간 훈련장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트1월 13~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피겨스케이트 서울 성북구 고려대빙상장

플로어하키 1월 14~20일강릉시 홍제동 강릉생활체육센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스노보드

1월 6~1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알파인스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슈잉

플로어볼 1월 14~20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2차 훈련 일정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9 2013-01-04 오전 7425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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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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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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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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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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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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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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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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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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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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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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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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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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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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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6: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눈 오는 날 훈련은 즐거워요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12월 10일 강원도 알펜시아에서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lsquo스노슈잉(snowshoeing)rsquo을 들어보셨나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할 듯하다 스노슈잉이란 lsquo설피rsquo를 신고 눈 위를 걷거나 뛰

는 겨울 레포츠의 한 종목이다 특히 지적장애인들의 운동능력

과 생활적응능력 향상에 도움이 돼 스페셜올림픽 경기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는 1월 29일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스노슈잉 등 8개 종목 국

가대표 선수 179명에 대한 2차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기간은 1월

6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 기간 중 종목에 따라 7일 또는 14일간

훈련을 치른다

100middot200middot400m 경기와 400m 계주 경기가 열리는 스노슈잉

종목의 김덕영(48middot은평대영학교) 감독은 ldquo단기간에 체력을 올

리기보다 설피에 익숙해지고 규칙을 익히는 데 훈련의 주안점을

둘 것rdquo이라고 말했다

1월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훈련을 시작하는

스노슈잉 선수는 모두 22명 남녀 각각 11명이다 동계 스페셜올

림픽 출전 자격이 lsquo만 8세 이상 지적middot자폐성장애인 선수rsquo임에 따

라 스노슈잉 최연소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성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

ldquo설피를 신고 달리기는 일반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설피를 단단히 신지 못해 벗겨진 상태에서 3m 이상 달리

면 실격이고 라인을 침범해도 실격입니다 눈 위에서 설피를 신

ldquo기억해주세요 우리들의 국가대표rdquo

정책현장 | 1월 29일 개막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79명이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에 들어갔다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개최되는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될 이들은 세계의 친구들과

손잡고 장애와 편견을 넘어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들이다

한국

스페

샬올

림픽

위원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8 2013-01-04 오전 74251

201317 위클리 공감8 위클리 공감 201317 9

고 달리며 그러한 규칙까지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야 하는 일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rdquo

선수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이들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들

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전문제에도 크게 신경 써야 한다

알파인스키 종목의 오충환(51middot주몽학교) 감독은 1월 6일부터

2주간 28명(남자 20 여자 8명)의 선수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

아에서 훈련한다

ldquo우리 아이들에게는 기문을 꽂아두고 그곳을 돌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규칙을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

다 미끄러운 눈밭에서 안전이 가장 걱정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코칭 스태프들이 장비 착용부터 일일이 챙겨야 합니다rdquo

오 감독은 ldquo아마도 누군가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장면을 보

면 lsquo인권침해rsquo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것rdquo이라며 껄껄 웃었다

ldquo잔소리를 많이 하고 때로는 소리도 지르거든요 28명의 선

수가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고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

려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rdquo

하지만 오 감독은 이 특별한 lsquo아이들rsquo(20대 청년도 그에게는

아이들이다)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정을 갖고 있다

ldquo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장애인올림픽이 열린 것을 계기로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스페

셜올림픽을 계기로 이제는 지적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체장애인이 전철을 타면 사람들이 양보해

주지만 지적발달장애인이 타면 슬슬 피합니다 그런 일부터 사

라졌으면 좋겠습니다rdquo

좀 늦지만 함께 갈 수 있는 친구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종목의 김윤경(42middot여middotSOK 분과위원)

감독은 1월 13일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에서 1주일간

36명(남 19 여 17명)의 선수와 함께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다

ldquo김 감독은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신고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

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아이들은 유니폼과 헬멧middot장갑은 물

론 팔꿈치middot무릎middot목 아대까지 완전히 갖춰야 경기장에 들어가게

합니다rdquo 라며 ldquo이번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종

목 국가대표들이 안현수나 김동성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었

던 멋진 일체형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다rdquo고 말했다

2001년 미국 앵커리지 2005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동계 스

페셜올림픽에도 참가했다는 김 감독은 ldquo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훌륭한 일체형 유니폼은 아니었다rdquo고 회상했다

ldquo지적장애인 아이들은 평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링크 안에서 운동하다 보면 자신감과 승부욕이 생기는

게 보여요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ldquo이번 동계스

페셜올림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같다는 것 좀 늦지

만 일반인만큼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

고 기억해주세요 우리 친구들도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예요rdquo

글middot박경아 기자

중앙포토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이렇게 열린다

bull 기 간 2013129(화) ~ 25(화)8일간

bull 장 소 평창(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실내빙상경기장)

bull 참가규모 120여 개국 3300여명(선수 2300명 임원 1000명)

bull 경기종목 7개 종목 55개 세부종목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트 피겨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종목 기간 훈련장소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트1월 13~1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피겨스케이트 서울 성북구 고려대빙상장

플로어하키 1월 14~20일강릉시 홍제동 강릉생활체육센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스노보드

1월 6~19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알파인스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슈잉

플로어볼 1월 14~20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창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2차 훈련 일정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08-09 정책현장 동계올림픽indd 9 2013-01-04 오전 7425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16-17 기획01 총론indd 17 2013-01-04 오전 72702

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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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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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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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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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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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7: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세계 언론이 바라본 2012년 한국경제

3분기 바닥 치고 상승세 탔다11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에 외신들 일제히 관심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68억 달러를 넘었다

월별 사상 최대 수치다 선진국들의 무역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한국경제에 주목하

면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중

국의 연착륙 등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안한 가운데 유독 한국만

높은 무역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에 관한 짧은 기

사를 보도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부

양책에도 지난달에 비해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거의 3

년째 지체하는 것은 한국의 높은 수출 비중과 감소한 기업투자 때

문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

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세계 언론은 반색했다 영국

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68억 달러 무역 흑

자 소식을 전하면서 ldquo한국의 산업생산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dquo

고 전했다

블룸버그 ldquo인플레 진정 한국경제의 추력rdquo

미국의 경제 뉴스 통신사 블룸버그는 2012년 마지막 날인 12

월 31일자 기사에서 ldquo한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경제 추동력

이 되고 있다rdquo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한

국경제가 무역수지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임에

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한국경제

전반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ldquo한국경제의 경기 하강이 3분기에 바닥을 친 증거rdquo라고

봤다

미국의 경제신문 윌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 전반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신

문은 ldquo이미 견조한 수준이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

록하는가 하면 산업생산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 3개월 연속 가파

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rdquo고 전하며 ldquo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

인다rdquo고 전했다

그러나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지난

해 5월 이후 106나 오른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ldquo원화

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업계가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외

자 유입도 늘어나 시장에 불안전성이 증대할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lsquoCES 2012rsquo에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LG전자의 55인치 lsquo시네마3D OLED TVrsquo가 첫선을 보였다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0 2013-01-04 오전 62425

201317 위클리 공감10 위클리 공감 201317 11

해외에서 선전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기사도 많았다 FT는 지

난해 초 삼성전자middot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한다는 기사

를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익이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고 한국의 조선업이 일본을 누르고 세

계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지속되면서 해외 언론의 곱지 않

은 시선도 없지 않다 FT는 지난해 말 한국기업들에 날 선 비판

을 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이 1490억 달러로 한국 국내

총생산(GDP)의 13에 이르자 ldquo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rdquo고 평가했다 부품업체들이 지나친 삼성 의존에

서 벗어나려 하고 정치권은 삼성의 과도한 영향력을 경계한다

고 전했다

FT는 또 한국 최대 기업으로서 삼성의 영향력은 경제민주화

등 재벌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봤다 WSJ은 사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국내시장에서 지나치게 재벌을 보호한다고 지적했

다 이어 재벌이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 유통업체와

경제민주화 관련 이야기도 외신에 오르내렸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도 부평의 영세상인들을 찾은 후 르포

를 실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들의 시장에 침투하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부평의 한 옷가게 주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소상공인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식의 목소리를 전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경제민주화 이슈가 재벌의 통제

받지 않는 행동들에 제동을 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0월 한middot일 정부 간 독도문제가 불

거진 이후 정치적 대립이 경제협력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한middot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된 기사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ldquo지금은 한국 경제도 소강

상태(2012년 10월)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길어져 신흥국경제가

둔화하면 투자자금이 잇따라 빠져나가 통화가치 하락 등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rdquo면서 ldquo이 경우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중단

된 채라면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망이 약하다 만일 위

기에 처한다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rdquo고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의 이런 걱정은 한국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

록함에 따라 기우로 그쳤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늘어나는 한국의 경상수지 (단위 백만 달러) 2010년 2011년 2012년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000

0

-1000

-599-654-968

905557

-549

2971

12161154

1734

4923

58796144

4779 25041668

5913 5781

54894266

4341

2786

955

6877

36743085

641

2024

4166

5087

2231

2100

3574

1042

724

(자료middot한국은행)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0-11 세계언론이본한국경제indd 11 2013-01-04 오전 62428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16-17 기획01 총론indd 17 2013-01-04 오전 72702

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9 2013-01-04 오전 63555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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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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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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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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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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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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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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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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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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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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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8: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2013년 주요 국정 캘린더

설 연휴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2 2013-01-04 오전 70450

201317 위클리 공감12 위클리 공감 201317 13

일 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 신정제1차

국제 물회의(~17)

2청주공항민간운영개시

세계 습지의 날

입춘

3 삼일절 납세자의 날세계

여성의 날

4공정거래의 날 (41)어업인의 날(41)

식목일보건의 날(47)신문의 날(47)

2013 세계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선수권

대회(410~20)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기념일

5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자동차의

날입양의 날

식품안전의 날(514)대한민국식품산업대전(514~17)

가정의 날 스승의 날

6정부출범100일

세계 환경의 날

현충일58주년

투르드코리아2013(~16)

6middot10민주항쟁기념일

OECD통계위원회(~14)

단오세계

헌혈자의 날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

7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1주년 사회적

기업의 날

산업안전보건의 날

APEC 제3차고위관리회의

나노코리아2013(~12)

세계인구의 날

8전국해양스포츠제전

광복절

9정기국회 개회(91)통계의 날(91)

태권도의 날(94~6)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94~6)2013이러닝 코리아(94~6)G20 정상회의(95~6)

사회복지의 날

자살예방의 날

중소기업 기술혁신 대전

10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대한민국나눔대축제

APEC정상회의(~8)

화물운전자의

날한글날 임산부의 날

11 귀농귀촌 창업박람회

ASEM외교

장관회의(~15)

대학수학능력시험

소방의 날 농업인의 날

12세계

에이즈의 날

세계 장애인의 날소비자의 날

자원봉사의 날

UN반부패의 날

세계인권의 날

종합부동산세납부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제6차 세계미래에너지회의

다보스포럼(~27)

관세의 날(125)12년 2기 부가세확정신고납부(125)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25)

아동성폭력

추방의 날

새 정부 출범

제44차 UN통계위원회(~31)

국민권익보호의 날

암예방의날

세계물의 날

세계기상의 날

결핵 예방의 날

천안암 피격3주기

2013서울모터쇼(~47)

코리아나라장터엑스포(~19)

4middot1953주년

장애인의 날(420) 2013 APEC 통상장관회의(420~21)

2013 순천 국제 정원 박람회 (420~1020)

체납정리특별활동(~25)

법의 날(425)13년 1기 부가세예정신고납부(425)

충무공 탄신일

석가탄신일

5middot1833주년

발명의 날성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가정

위탁의 날남녀고용 평등강조 주간(525~31)

방재의 날(525)

의료기기의 날(529)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29~31)

12년귀속종합소득세신고납부

세계 금연의 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2013 녹색식생활교육 박람회

6middot2563주년

세계마약

퇴치의 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712)

제2연평해전11주년

제헌절G20 러시아

고용노동장관회의

13년 1기부가세확정신고납부(425)

제22회농아인올림픽대회(~84)

정전협정60주년기념행사

2012UFG연습(~22)

에너지의 날(22) 부산국제광고제 (~24)

정부출범6개월

2013 충주 세계조정 선수권대회 (825~91)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2013(~922)

장년고용강조

주간기념행사

치매극복의 날

세계승용차없는 날 행사

유엔총회(~104)

미래직업박람회(~27)

관광의 날전국기능경기대회(~107)

산의 날 문화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13년 2기부가세예정신고납부

교정의 날체납정리 특별활동(1029)

저축의 날(1029)

순국 선열의 날

세계 아동학대예방의 날

국제 지식재산정책

심포지엄

연평도포격도발3주기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121)

종합소득세중간예납납부

성탄절

추석 연휴

제10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 대회(225~28)

12-13 국정캘린더 2P다시indd 13 2013-01-04 오전 70504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16-17 기획01 총론indd 17 2013-01-04 오전 72702

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9 2013-01-04 오전 63555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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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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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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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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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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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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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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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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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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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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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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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9: 위클리공감 191호

그래픽 뉴스

201317 위클리 공감14

2013년 예산 342조원 확정

2928

3091

3254

3420주요 분야 부문별 예산

5년간 예산 추이

342조원 국회에서 여야가 5년 만에 합의 통과시킨 2013년 대한민국 예산이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복지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3년 예산에는 만0~5세 무상보육 육아 서비스 개선 맞벌이 부부의 일과 가정

양립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희망 사다리 정책 등이 반영됐다

환경 63기타 226

외교통일 41

SOC 243

산업middot중소기업middot에너지 155

공공질서middot안전 150

교육

498

국방

343

RampD 169보건middot복지middot노동

974

일반공공행정

558

2009 2010 2011 2012 2013

350

300

250

(단위middot조원)(단위middot조원)

2845

14-15 그래픽뉴스indd 1 2013-01-04 오전 74414

위클리 공감 201319 2

14-15 그래픽뉴스indd 2 2013-01-04 오전 74416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6-17 기획01 총론indd 16 2013-01-04 오전 72657

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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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9 2013-01-04 오전 63555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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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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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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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6 위클리 공감 201317 17

총 예산 342조원 중 복지 분야 100조원 넘어hellip 국민 복지시대 개막

lsquo국민 모두가 방긋rsquo 힘찬 걸음 떼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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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중이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고 우체국 직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우편물을 받아가는 서비스가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국민은 무심코

지나치는 변화지만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보면 치열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국민이 공무원을 만나는 주민센터와

경찰서 세무소에서 정책의 싹이 튼다 현장에서 뛰는 일선 공무원

들은 국민이 왜 목소리를 높이는지 꼼꼼히 기록해 보고한다 많은

비가 내릴수록 물살이 거세지듯 민원이 쌓여갈수록 공무원의 움직

임도 바빠진다 정부의 궁극적 목적인 lsquo국민의 행복rsquo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고심 끝에 구체적 안이 마련되면 예산을 챙

길 시간이다 책임자들의 사인이 적힌 정책은 위로 위로 올라가 결

국 국회에 도착한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

다 그리고 342조원의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중 복지 분야

예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그 변화의 중

심에는 바로 lsquo민생rsquo이 자리한다 lt위클리 공감gt에서 새해 달라지는 정책

가운데 민생정책을 따로 뽑아 소개하는 이유다

올해 새로 세운 민생정책이 실현되면 사회취약계층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날씨 걱정 비료 걱정 농산물 가격 걱정에 주름이 깊게 팬

농어민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무주택자와 작은 공장을 힘겹게 돌

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새로운 정책에는 어린 자녀를

두고 일터로 떠나야 하는 직장여성과 가족 먹거리를 위해 장을 보러 나

선 주부를 위한 변화도 포함했다 높아져가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애쓰

던 대학생과 군부대에서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의 처우 개선도

이루어진다 당장 내일을 걱정하던 기초수급자들의 팍팍한 삶에도 햇살

이 비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를 향한 항해의 고동이 울렸다 대한민국은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선택했다 한 걸음씩 앞으로 향할 때 더 많은 국

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2013년 정부의 민생정책을 소개한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2013년 민생정책이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입원환자를 위해 위문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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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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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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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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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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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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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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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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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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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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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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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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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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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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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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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1: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18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는 최우선 해결 과제다

정부는 올해부터 우리 사회 약자의 기초생활 보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복지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

보장과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 보호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 등 기초생활보장제

도의 선정기준을 완화한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기준을 현실화해

대도시 기준 기본공제액을 2억2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 주

택 임차보증금 등 주거용 재산에 대한 환산율도 104로 완화

해 소득 없이 살고 있는 집만으로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실질적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149만5550원에서 154만6399원으로 34 인상한

다 이에 따라 지급하는 현금 급여액도 4인가구 126만6089원

으로 인상된다 수급자 사망시 지급하는 장제급여는 물가인상

수준 등을 고려해 75만원으로 오른다 시설에 입소한 수급자에

중앙포토

2012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lsquo국민참여 캠페인 희망풍차rsquo 발대식이 열렸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위해hellip저소득층 낙인효과 방지hellip 외국인도 장애인 등록 가능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빈곤층middot노인층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lsquo복지 울타리rsquo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의료보험과 진료비 제도를 개선해 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췄다

취약계층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8 2013-01-04 오전 63550

위클리 공감 201317 19

대한 생계급여 지급 기준도 개선한다 소규모 시설(30인 미만)에

대한 지원 기준을 신설하고 1인당 월 95 인상한 16만3147원

을 지급한다

일하는 기초수급자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와 이행급여 지원도

더욱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기초수급자가 일을 통해 소득이 증

가하더라도 바로 자격이 중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구 특성에 따

라 급여 중 일부인 의료middot교육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일

반 시장에 취업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수급자의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공제도 도입해 일을 통해 얻은 근로소득 중 30

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도 인상한다 자녀 양육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책도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

기 때문이다 lsquo한부모가족지원법rsquo에 따라 저소득 한부모 가족의

12세 미만 아동 양육비가 올해부터 월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도 개선한다 지금

까지 학교에서 처리하던 교육비 신청접수는 오는 2월부터 읍middot

면middot동 주민센터에서 접수받는다 학부모가 주민센터를 방문하

거나 온라인을 통해 1회만 신청하면 대상 자격이 유지된다 별도

연장신청 없이 매년 계속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받는

학생의 노출도 최소화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교육과학기

술부 방과후학교팀에 따르면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학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둬 자유수강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종전

차상위계층 70까지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 대상을 올

해부터는 차상위계층 100까지 넓히고 1인당 지원 규모도 2013

년 연 60만원(월 5만원)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했다

노인층이 굽은 허리를 펴도록 복지정책도 한결 강화했다 가

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노인들의 틀니 지원 확대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어르신의 틀니 지원을 지난해부

터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7월부터는 50만 본인이 부담하

는 부분틀니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65세 이상 성인은 오

는 5월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1월 27일부터는 재외동포

및 외국인도 국내인과 동일하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제

도를 개선한다 등록 대상은 국내 거소신고를 한 사람 출입국관

리법 제31조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하고 대한민국에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진 사람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2조제3

호에 따른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비 부담으로 고생하는 서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도 개선

한다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가 실손보

험 가입만 원할 경우 불필요한 담보 없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변경 주기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하며 보험기간도 최대 15년 등으로 현실화한다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 진료비도 조정한다 제왕절개술

등 발생빈도가 높은 7가지 질병군(수정체수술middot편도수술middot충수

절제술middot탈장수술middot항문수술middot자궁적출술middot제왕절개술)이 대상

이다 이로써 비급여항목을 보험급여화해(선택진료비middot상급병실

차액 등 제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국민건강을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중앙포토

2013년 바뀌는 취약계층 정책

bull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 기준 완화

bull 일하는 수급자 근로소득공제 등 지원 확대

bull 저소득층 자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bull 75세 이상 어르신 틀니 혜택 확대

bull 7개 질병군 포괄수가 진료비 조정

bull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보장 지원 내실화

bull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 인상

bull 저소득층 초middot중middot고 학생 교육비 지원 절차 개선

bull 65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보건소 예방접종 무료

bull 재외동포 및 외국인장애인 등록 실시

bull 단독 실손보험상품 판매 의무화

65세 이상 성인은 독감은 물론 폐렴구균감염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8-19 기획02 취약계층indd 19 2013-01-04 오전 63555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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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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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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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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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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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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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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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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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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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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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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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2: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중앙포토

출항을 준비중인 연평도 어민 새해 정부는 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서해 5도 주변 어장 범위를 확장한다

FTA로 팬 주름살 올해 확 펴진다농어민 민생고 해결에 주력hellip 소비자와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도 팔 걷어붙여

농업시설 현대화와 종자개량 등을 위한 국가 지원이 크게 는다 축산농가의 외상 사료비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취약 어가를 위한 지원 범위가 확대되는 등 농어민을 위한 지원책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때마다 가

장 근심 어린 표정을 지어야 했던 쪽은 농어민이다 각종 자유무

역 관련 협정으로 우리나라 상공업은 대체로 득을 본 반면 농어

업은 위기가 가중됐다 외국의 값싼 식재료가 몰려와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어민단체들이 부쩍 민생고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농어민 대책은

민생고 해결에 집중돼 있다 농어민에게 당장 필요한 유통 채널

을 확대해주고 각종 규제는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FTA 관련 농어업 지원 정부는 올해 한middot미FTA에 따라 피해가 예

상되는 농어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린다 축산middot원예 등

농어민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0 2013-01-04 오전 63637

201317 위클리 공감20 위클리 공감 201317 21

외국과 경쟁할 때 취약한 품목의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지원규

모를 2조5255억원으로 늘렸다 종자개량과 육성 사업인 lsquo골든 시

드rsquo 프로젝트 예산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농식품 연구개발 사업에도 9525억원을 투입하고

정부와 농민 간 계약재배 예산은 2144억원 비축예산은 6711억

원으로 확대한다

농산물 생산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급과 유통에도

정부가 직접 뛰어든다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 구조는 늘 농어민

과 소비자들의 공통된 불만 대상이었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직

접 유통 채널을 뚫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정부는 농어민과 소비자 간 직거래 지원에 200억원 사이버

거래소 활성화 사업 지원에 2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각종 농

산물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어나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 3월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lsquo생산자middot소비자 공동농업방식(CSA)rsquo의 정부지원대상을 선정하

고 6월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농산물 선별을

위한 공동작업장middot직매장 등 인프라를 구축해 정부 주도의 정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습관리위원회 신설 매년 김장철마다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 등

수급이 불안한 농산물을 관리하는 수급관리위원회도 만든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middo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여

하는 국내외 농산물 수급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국외 곡물자원 확보예산을 통해 곡물비축 확

대에 2672억원 재외농업 개발에 355억원을 투입한다 주로 수

입에 의존하는 사료가격 급등에 대비해 조사료 생산단지를 확

대하는 데 1540억원을 투입하고 1200억원의 사료 직거래 자

금도 신규 편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은 축산농

가의 최대 걱정거리다 사료가격 상승은 곧바로 축산농가의 경

영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lsquo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rsquo을 추진한다 정부가 농가에 저금리로 사료값을 빌

려줘 고금리의 외상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료시장에서 축산농가가 외상거래하는 비중

은 약 50 정도다 사료 직거래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면 이들 외

상거래가 대부분 현금거래로 전환된다 농가에는 약 12~15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200억원

규모를 2년 상환에 3 금리로 축산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어민 지원 대책 어민들의 민생고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시행된다 해

삼middot전복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을 투

자한다 자원조사선 건조에도 50억원을 지원해 연근해 어족자원

조사를 강화한다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한다 lsquo조건불리지역 수

산직불제rsquo 대상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육지로부터 50 이

상 떨어져야 직불제 대상에 속했지만 올해부터는 대상 범위가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2014년부터는 8 이상 떨어진 섬지역

어가까지 직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장 범위에 제한이 있었던 서해 5도 주변 어장도 확장된다

인천광역시와 지역 어업인들이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던

내용이다 연평도 37 소청도 43 백령도 36씩 주변 어장

을 확대한다 서해접경지역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조치다

어장을 확장했을 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비

해 인천시와 옹진군이 어업지도선을 배치하고 조업구역과 조업

시간을 엄격히 준수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연평도 일부 해역에

는 여전히 어구를 설치할 수 없다

간척지 개발도 활성화한다 간척지를 원예middot축산 등으로 다양

하게 활용할 방법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법률이

없었다 정부는 올 초 시행하는 lsquo간척지의 농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rsquo에 따라 간척지 활용과 관련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시설middot공공시설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간척

지 활용 사업구역을 지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관련 농어민의

부담금을 줄여준다

수입 농산물이라는 파고를 넘을 정책들이 올해 연이어 쏟아

지면서 농어민의 주름살이 한결 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2013년 바뀌는 농어민 정책

bull 취약해진 축산middot원예시설 현대화 및 지원규모 확대

bull 종자개량middot육성사업 예산 10배 증액

bull 계약재배middot비축 예산 확대

bull 산지-소비자 간 직거래 사이버 거래소 지원에 각 200억원 지원

bull 축산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에 1200억원 지원

bull 양식섬 신규조성에 165억원 지원

bull 조건불리지역 수산직불제 지원 대상 확대

bull 서해 5도 어장 확대 간척지 활용 사업구역 지정

bull 한국농수산대 졸업생 대상 영농자금 지원처 지자체로 확대

20-21 기획03 농어민indd 21 2013-01-04 오전 63639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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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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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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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3: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경남 거제시에 사는 김모(36) 씨는 비정규직 근로자다 대기

업 조선소의 협력업체에 다닌다 그는 지난해 세 번이나 쉬었다

ldquo회사에서 일감이 없다면서 좀 쉬라고 하더군요 쉬는 동안에

는 당연히 급여가 안 나왔죠 한 번은 한 달가량이나 쉬었어요

그때는 정말 생계가 막막했습니다rdquo

일감이 없으면 근로자를 출근시키지 않는 속칭 lsquo데마찌rsquo라고

부르는 무급휴업 사례다 당연히 불법이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용

자의 책임으로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에도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관행으로 무

급 처리했다 김씨는 고용불안 없이 한 직장에서 꾸준히 일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늘 불안 속에 사는 김씨 같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익을 향상시키는 정부 정책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무급휴업middot

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은 물론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사회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우선 김씨처럼 lsquo데마찌rsquo를 당하

는 근로자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오는 4월부터 사업주의

경영난 등으로 무급휴업 또는 휴직해야 하는 근로자나 현저하게

적은 휴업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에게 임금 일부를 정부가 직접

올해에는 임금피크제 요건 완화를 비롯 저소득층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 대폭 정비middot시행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일할 맛이 절로 납니다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절반 lsquo지원rsquohellip 일자리 창출에도 lsquo올인rsquo

올해부터 근로자 복지가 대폭 강화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가 대상이다 고용불안과 실업 미취업 해소를 위한

정책도 펼친다 장년에게는 일거리를 청년과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근로자가 마음 편히 일하는 lsquo국민행복rsquo 사회로 도약하는 한 해를 향한 행보다

근로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2 2013-01-04 오전 63810

201317 위클리 공감22 위클리 공감 201317 23

지원한다 지원 액수는 임금의 50이며 최대 6개월간이다 올

해 수혜자는 30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등 산업 특성상 심야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특수건

강진단을 받는다 오후 10시sim오전 6시에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특수건강진단은 수면부족middot심혈관계질환middot유방암middot소

화기질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오는 9월부터 3년간 연차적

으로 확대실시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월급 110만~130만원의 차상위계층 근로자에게 국민연금middot고용보

험료를 각각 절반씩 지원한다 전년(265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

난 5385억원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3분의 1)보다 지원규모가

588억원 더 늘었다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최저임금도 인상한다 1월부터 최저

임금이 시간당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근무기

간 3개월 미만의 수습 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middot단속적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아닌 예술인도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는다 연극middot

무용middot뮤지컬 배우와 무술연기자 촬영middot조명middot음향 등 기술 스태

프 등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middot도급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예술인

도 산재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예술인은 예

술활동에 따른 업무상 재해에 대해 원천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없었다 다만 보험료는 본인이 부담한다

산재보험 유족연금의 수급자격도 확대된다 산재로 숨진 근로

자의 자녀middot손자녀middot형제middot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던 유족

연금이 19세 미만까지로 확대된다 사망 근로자 남편이 60세 이

상일 때만 연금을 지급하던 연령기준도 폐지한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

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100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 법정퇴직금의 50 이상

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밖에 6월 19일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은 매년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 등을 공개하는 근로자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시

행한다 임금체불 사업주(8월부터 시행)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

행 사업주(4월부터 시행) 여러 번 산재를 은폐한 사업주(6월부터

시행) 등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제도도 시작한다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올해는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는 늘리고 장년에게도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대폭 정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완화다 임금피크제

는 워크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기업의 장년 근로자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년 고용 연장을 위해 일정연령

부터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숙련

된 노동력 활용과 근로기간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경영진과 근로

자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는 2011년부터 본격 시행했지만 그동안 지원요건이

엄격해 2년 동안 실적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터 근로시간 15sim30시간 이하 감소 임금감액비율 30의 요건

만 충족해도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근로

시간을 50 미만으로 줄이고 임금도 50 이상 깎아야 가능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이었다 정년이 있는 100인 이상

기업 중 163가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도입계획이 있는 곳

도 191에 달했다 도입 요건을 완화하면 임금피크제가 더욱 확대

되리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중장년 재취업 지원사업도

시작한다 장애인middot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 고용 사업주에

게 지급하던 고용촉진지원금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과 국내복귀 기업에는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을 지원한다 베이비부머들의 전직과 재취

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4개소에 lsquo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rsquo

를 설치한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근로자 정책

bull 최저임금 4860원으로 인상

bull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bull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법정퇴직금 100 지급

bull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bull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근로자 고용 형태 공시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bull 무급휴업middot휴직 근로자 임금 지원

bull 불법 저지른 사업주 명단 공표

bull 중middot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설치

bull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요건 완화

bull 유망창업기업 고용창출지원금 지원 확대

bull 심야작업 근로자 특수건강진단 실시

22-23 기획04 근로자정책indd 23 2013-01-04 오전 63813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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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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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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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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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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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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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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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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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4: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24

곽영애(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의 쌍둥이 아이들은 올해로

만 세 살이 된다 그동안 두 아이 중 한 명만 공립 유치원에 보냈

던 곽씨는 만 세 살까지 확대된 누리과정 소식을 접하고 ldquo이제

두 아이들이 함께 정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거냐rdquo며 기뻐

했다 곽씨는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했던 지난해 무상보육정책

만 기억하던 터였다 올해부터 0~5세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됨

에 따라 곽씨를 비롯한 육아 가정 모두 소득에 관계 없이 양육

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차상위계층에만 양육보조금을 주는 선별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이에 따라 만 0~2세 아이를 키우는 차상위계

층까지만 10만~2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올해

부터는 모든 만 0~5세 영middot유아 가정에 혜택이 돌아간다 만 0

세는 매달 20만원 만 1세 15만원 만 2~5세는 10만원의 양육수

당을 각각 지원한다

중앙포토

새로 도입한 lsquo누리과정rsquo은 소득에 관계없이 동질의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 서울 강동구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lsquo0~5세 보육rsquo 맘 편한 세상 열려요월 22만원 보육비 균등지원hellip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도입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로 여성의 보육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체외수정 시술비를 확대하고 육아의 필수예방접종을 늘렸다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최종가격표시제를 시행한다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 새해 이루어지는 변화를 살펴본다

여성middot아동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4 2013-01-04 오전 63722

위클리 공감 201317 25

lsquo만 3~5세 누리과정rsquo 보육료 지원 국middot공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이 받는 보육료도 늘어난다 lsquo만 3~5

세 연령별 누리과정rsquo은 연령에 관계없이 월 22만원(어린이집 및

사립 유치원)을 지급한다 2014년에는 월 24만원 2015년 월 27

만원 2016년 월 30만원으로 지원금이 오른다 아이를 국middot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에 대한 지원금은 현행대로 월 6만원을 유

지한다

누리과정은 어린이집에 다니든 유치원에 다니든 공통의 보

육middot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

과 신욱수 서기관은 ldquo지난해까지 만 3~4세의 경우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은 보건복지부의 표준보육과정 유치원에 등록한 가

정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유치원 교육과정에 따라 lsquo이원화한 교육rsquo

을 받아왔다rdquo며 ldquo올해부터 바뀐 누리과정은 통합된 교육 시스템

으로 전 국민이 동질의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낼 것rdquo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모성보호급여(육아휴직급여middot출산전후휴가급여)와 고

용안정지원에 7093억원을 투여한다 육아휴직급여는 30일 이

상 육아휴직을 받은 근로자가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출산전후휴가급여는 우선지원대상

기업 근로자의 경우 90일 동안 최대 405만원을 대기업의 경우

30일 동안 최대 135만원을 지원한다 남성근로자에게 휴가를 부

여하는 lsquo배우자출산휴가제도rsquo는 올해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 근

로자도 최대 5일 범위 내에서 3일을 유급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 4회차까지 180만원 임신이 어려운 lsquo난임가구rsquo

의 시술비 지원도 늘어난다 지난해 체외수정시술비 지원은 전

국 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3회차는 회당

180만원(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원) 4회차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1~4회차 동일하게 180만원을 지급해 난

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

책과 윤성희 주무관은 ldquo체외수정시술비가 고액이다 보니 금액

과 지원 횟수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는 난임 부부들이 있었다rdquo며

ldquo180만원은 민간의료기관 체외수정시술비 3분의 1 가량에 해당

하는 만큼 난임 부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한다rdquo고 말했다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11종 확대 3월부터는 영middot유아 필수예방

접종 지원 대상이 11종으로 늘어난다 뇌수막염 예방접종으로

불리는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지원 대상에 추

가돼 비용이 전액 본인 부담에서 5000원으로 줄어든다 필수예

방접종 백신은 지금까지 B형감염middot결핵middot홍역 등 10종에 대해서

만 국가가 지원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접종에 비해 병원에서 접

종받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의 Hib백신 추가

지원으로 영middot유아 부모들이 의료비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보건복지부 예방접종관리과 오현경 보건연구사는 ldquo국가 필

수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백신들은 비급여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할 때 개별적으로 책정한 고액

의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rdquo며 ldquo올해부터는 Hib의 경우

지역 보건소와 공공위탁의료기관에서 5000원에 접종할 수 있

게 됐다rdquo고 말했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영middot유아의 민간의료

기관 예방접종비용까지 추가지원할 방침이어서 무료접종도 가능

해진다

물가 잡는 가격표시제 도입 정부는 3월까지 공공요금 산정에

관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lsquo2013년 경제정책

방향rsquo 발표에서 개인서비스요금과 가공식품의 원가분석을 통

해 요금인상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가격동향 모니터링을 강

화해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의 부당한 인상을 막고 공공요금

산정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주부들을 눈속임했던 음식점의 메뉴판 체계도 전면적으로

바뀐다 모든 음식점은 최종지불가격과 함께 100g당 고기가격

을 표기해야 한다 앞으로는 음식점middot커피전문점 같은 모든 식품

접객업소는 메뉴판에 부가세middot봉사료를 포함한 최종지불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100g당 가격 표시와

1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을 병행표기해야 한다

1월 31일부터는 lsquo옥외가격표시제rsquo도 시행한다 150 이상의

일반음식점middot휴게음식점 등 전국 8만여 업소를 대상으로 최종

지불가격과 주메뉴 가격을 가게 밖에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여성middot아동정책

bull 만 0~5세 양육수당 지급

bull 만 3~5세 연령별 누리과정 실시

bull 체외수정시술비 4회차까지 매회 180만원 제공

bull 최종지불가격 표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 도입

bull 영middot유아 필수 예방접종 백신 1종 추가

bull 음식점 고기 100g당 가격 표시

bull 공공요금 산정기준 투명화

24-25 기획05 여성아동indd 25 2013-01-04 오전 63725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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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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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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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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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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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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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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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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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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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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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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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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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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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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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5: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김모 씨는 최근 오랜만에 활짝 웃

었다 그간 고대하던 일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연금이

올해부터 적게나마 인상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생활이 어

려운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전하고 생활안

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연금 지원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현재 받는 부가급여의 월 수령액에서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과 재산 기준인 선정기준

액이 종전의 55만1000원(부부 88만1000원)에서 58만원

(부부 92만8000원)으로 약 3만원 인상돼 주변 장애인들의

복지도 나아질 전망이다

장애인연금 소득 산정시 공제하는 근로소득의 범위도 45

만원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할 lsquo제

4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rsquo에 따라 lsquo장애인연금을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80 수준인 23만원까지 2017년까지 단계적으

로 인상한다rsquo는 계획을 세웠다

설움 대신 웃음 걱정 대신 열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열린 lsquo장애인작가 특별전rsquo에서 홀트학교의 한 장애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중앙포토

인권보장과 자활 지원hellip lsquo의무고용rsquo 비율 높이고 환경개선도 나서

새해부터 장애인을 위한 복지 수준이 향상된다 장애인연금이 인상돼 현실화됐고 중증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장애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장애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6 2013-01-04 오전 72814

201317 위클리 공감26 위클리 공감 201317 27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과 급여 확대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

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자립생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

해 올해부터 2급 장애인까지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활동지원 급여도 올린다 기본급여가 성인은 36만1000~88만

6000원 아동은 36만1000~88만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추가급여 또한 86만~68만4000원으로 늘어나며 심야 또는 공

휴일에 제공하는 활동보조의 시간당 금액과 원거리교통비도

8550원과 1만260원으로 인상된다 교통비는 시middot군의 읍middot면 전

지역 6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복지도 개선한다 우선 장애아

동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올해부터 4만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소득기준이 lsquo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rsquo로 제한돼

일부 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150

이하로 그 기준을 완화해 9000명이 추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장기적으로 지원 대상의 소득기준을 폐지해 만18세

미만 모든 중증장애아동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나

갈 계획이다

장애인 직업 훈련 및 일자리 확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고등학

생들도 적성에 맞는 희망일터에서 기업연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

다 특수학교 3학년생과 전공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3~6개월간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일반사업체에서 현장실습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연수생에게는 1일 1만2000원 사업체에는

보조금으로 1인당 1일 1만7650원을 지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기관도 늘어난다 오는 4월 11일부터

사립유치원 평생교육시설 교육훈련기관 및 연수기관 직업교

육훈련기관 국middot공립 어린이집 법인이 설치한 어린이집과 상시

30명 이상 근로자 사용 작업장 그리고 체육시설middot의료기관 및

모든 법인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

인이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편리해

지고 사회참여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들도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우선 장

애인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을 인원규모에 따라 차

등화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규모를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3단계

로 나눠 적용한다 상시근로자가 100명 미만인 경우는 현행과

동일하며 100~300명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10에 추가로 5명

을 300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의 5에 추가로 20명을 중증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기초액을 인상하고 산정기준도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에 미달하는 4분의 3 이상 인원

에 대해서는 1인당 월 62만6000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이상~4분의 3 미달 인원

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4분의 1을 가산해 월 78만2500원을

의무고용인원의 2분의 1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부담기초액의 2

분의 1을 가산해 월 93만9000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 부담금이 최저임금액인

월 101만5740원이고 그 대상도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199명

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워크투게더센터 전국 확대 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도 전국으로 확대운영한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그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

개 지사에서 시범운영했던 워크투게더센터를 전국 권역별로 확

대했다 이 센터를 통해 학교교육middot복지middot일자리 등과 연계해 장

애학생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특수학교middot학

급middot전공과 및 일반학급에 재학중인 고등부 장애학생과 부모 등

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 직업능력평가 취업지도 및 취업

알선 등 수요자의 욕구와 능력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

공한다

청각middot언어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

는 lsquo107 손말이음rsquo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lsquo손말rsquo과 lsquo이음rsquo은 각각 수화

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 107 서

비스와 새 이름을 사용해 청각middot언어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서

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2013년 바뀌는 장애인 정책

bull 중증장애인 장애인연금 지원 확대

bull 장애인활동지원 신청자격middot급여 확대

bull 장애아동 재활치료 서비스 확대

bull 특수학교 학생 일반사업체 현장실습middot훈련 실시

bull 장애인 편의제공기관 확대

bull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인상 산정기준 세분화

bull lsquo워크투게더센터rsquo 전국 확대운영

bull 107 손말이음 서비스

bull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증장애인 의무고용인원 규모 따라 차등화

26-27 기획06 장애인indd 27 2013-01-04 오전 72816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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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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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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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6: 위클리공감 191호

올해부터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가 완화될

전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lsquo등록금rsquo을 lsquo등골 브레이커rsquo라고 부른

다 학업에도 쫓기는 판에 직접 등골이 부서져라 일을 해야 비싼

등록금을 겨우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squo반값 등록금rsquo

실현에 직접 나선다 방식은 직접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소득수

준에 맞춘 차등 장학금 지원이다

반값등록금 시행 올해 반값 등록금 관련 예산은 2조7750억원

이다 지난해 관련 예산 1조7500억원보다 59 늘었다 우리

나라 전체 등록금 규모가 총 1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적

으로 306 할인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회가 반값 등

록금 예산에 5250억원을 추가해 소득하위 70(1~7분위) 대

학생들이 체감하는 등록금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장학금 지원은 대학생들의 집안 형편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진다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일수록 등록금 인하에 대한 체감효

과가 커질 전망이다 소득분위 하위 70 학생들에게는 집중적으로

국가 장학금이 투입돼 등록금을 반으로 줄인다는 정책이다

정부 장학금 예산이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늘고 대학 자체

노력으로 부담하는 6000억원 여기에 교내외 장학금이 더해지

면 반값 등록금 재원은 총 4조3750억원에 이른다 이는 7분위

이하 학생 등록금 전체의 절반 가량이다 정부는 추가 재원

5250억원을 확보해 8분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입하

거나 7분위 이하 학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등 두 가지 안

중에서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 이자율도 인하한다 올해 학자금 상

환대출 이자를 1포인트 낮추는 사업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정

부는 이 사업에 올해 439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청년 일자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

선 중소기업 청년 인턴이 연간 5만명으로 늘어난다 취업지원금

으로 정규직 전환 1개월 후 100만원 정규직 전환 7개월 후 100

만원씩 두 번 지급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올해부터는 특히 장애를 가진 대학생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넓

어진다 정부는 장애인 대학생이 취업 전 기업에서 직무체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 장애인의 취업역량을 높

이기 위한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를 실시한다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들이 1~2개월간 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에

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

원 참여 중소기업에는 기업연수지원금으로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상시 50명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middot정부middot공공기관 등이다 연수기간은 최

소 1개월에서 최장 2개월까지다

공공부문 취업 기회 확대 올해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

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40세로 올린다 지난해까지 21세 이상

2013년 바뀌는 청년정책

bull 저소득층 반값 등록금 실현

bull 취업 후 학자금 상환이율 1포인트 인하

bull 청년 인턴제 확대 정규직 전환 유도

bull 장애 대학생 취업기회 마련

bull 소방공무원 응시 기회 확대

bull 군인 급여 15 인상

bull 이등병 복무기간 단축

bull 휴일 예비군 훈련 확대

맘 놓고 공부 당당하게 軍생활저소득층 등록금 절반수준으로hellip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정부 예산과 대학 출연 교내외 장학금까지 포함하면 반값 등록금 재원이 4조3750억원으로 확대된다 소방공무원 응시 연령 상한이

40세까지 확대되는 등 공공부문에서도 청년 일자리 기회가 늘어난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이등병 복무기간은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다 올해는 여러 부문에서 청년에게 힘을 주는 한 해다

대학생middot청년middot군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201317 위클리 공감28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8 2013-01-04 오전 65339

30세 이하까지 응시가 가능했던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과 소

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이 21세 이상 40세로 변경된

것이다

또 특별채용시험(제한경쟁)의 응시연령 상한도 동일하게 40

세 이하로 변경된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만 30세를 넘

긴 청년들을 공공부문이 적극 받아들이기 위한 조치다

청년층이 대부분인 우리 군의 복지가 올해부터 크게 향상된

다 우선 사병 봉급이 인상된다 병장 기준 월 12만4200원으로

1만6200원이 오른다 지난해 대비 15 인상이다 열악한 환경

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근무수당도 오른다 비무장지대 등 격

오지에서 근무하는 병사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함정에서 근무하

는 병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특수지근무수당과

함정근무수당도 각각 10 인상한다

봉급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입영 3개월 만에 이

등병 생활에서 벗어난다 이등병의 복무기간을 5개월에서 3개월

로 단축해 심리적 위축감을 줄이고 병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병의 복무기간은 6개월에서 7개

월로 병장의 복무기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조정된다

전역 이후에도 수년간 복무해야 하는 예비군 훈련 부담도 올

해부터 줄어든다 평일 예비군 훈련으로 생업에 지장이 있던 청

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평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어려운

예비군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시행하는 휴일 훈련 일수를 확대

한다

휴일 훈련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예비군을 중심으로 부대 여

건을 고려해 휴일 훈련 일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훈련

비중도 현재보다 늘어난다 휴일 훈련 일정은 인터넷 예비군홈

페이지(wwwyebigun1milkr)에서 확인해 본인이 신청할 수

있다 글middot박상주 기자

중앙포토

계 급 2012년 2013년 증 액

이 병 81500 93700 12200

일 병 88000 101200 13200

상 병 97500 112100 14600

병 장 108000 124200 16200

(단위 원)2013년 병사 봉급 인상액

2013년에는 사병 봉급이 지난해 대비 15 인상된다

위클리 공감 201317 29

28-29 기획07 대학생청년indd 29 2013-01-04 오전 65342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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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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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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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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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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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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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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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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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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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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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7: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30

박경미(25) 씨는 올해부터 바뀐 정부의 성폭력 관련 정책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lsquo성폭행 우범지역rsquo

으로 꼽히던 곳에 살았던 이씨는 성폭력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

의 일 같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성범죄자 신상

공개 사이트 lsquo성범죄자알림e(wwwsexoffendergokr)rsquo가 바뀐다

불확실한 주소정보 제공으로 문제가 되던 부분을 개선해 사진과

성명middot나이middot신체정보middot주소에 도로명middot건물번호까지 조회가 가능

하다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2008년까지 소급적용하며 죄명

과 횟수 전자 발찌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휴대전화를 통한 성범죄자 신상정보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박씨는 ldquo성범죄자 조회가 좀 더 구체화

한 것 같아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질 듯하다rdquo고 말했다

피해자middot가족 의료비 지원 확대 성폭력 사건의 최우선 과제는 피

해자의 신속한 정신적middot육체적 상처 회복이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의료비가 들 경우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했다 올해부터는 이런 심의 절차를 모두 폐지한다 여성

가족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의료비 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피해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

다 지금까지 성폭력 피해자 가족 의료비를 19세 미만 피해자의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성인 피해자 가족

과 미성년 피해자의 형제middot자매까지 지원대상 범위에 포함했다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 가족

을 전방위적으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rdquo며

ldquo올해 책정한 예산은 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이 늘었다rdquo고

말했다

국선변호사middot진술조력인 제도 도입 올 7월부터는 피해 사실 진술

에 취약한 어린이middot장애인을 위한 진술조력인도 양성한다 그동안

어린이와 장애인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2

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진술조력인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피해자의 원활한 진술을

돕는다 조사 과정과 공판 절차에 참여해 형사사법기관을 대상

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을 수행한다

법무부 박지영 여성아동정책팀장은 ldquo진술조력인은 6개월간

의 양성기간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부터 지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dquo며 ldquo전문성을 갖춘 진술조력인이 향후 성폭력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활약하게 되면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dquo고 말했다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제도는 모든 성폭력 피

해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2012년 3월 시행된 국선변호사제

도는 그동안 19세 미만 아동middot청소년 피해자에 한해서만 지원했

다 국선변호사는 변호인이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가가 변

호사를 선정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성폭력 범죄

에 대한 친고죄 규정 또한 전면 폐지됨에 따라 올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이용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ldquo이제 혼자가 아니에요rdquo국선변호사 세우고 진술조력인 양성hellip 피해자 적극 구제에 정부 앞장

아동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진술조력인 제도가 올해 처음 생긴다 피해자 연령에 관계없이 국선변호사를

선임해주고 가족 의료비도 지원한다 성폭력 상담사 양성에 전문성을 기하고 예방교육 의무기관을 확대한다

성폭력 피해자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0 2013-01-04 오전 65458

위클리 공감 201317 31

법무부는 지난해 말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lsquo피해자 국

선변호사 업무 매뉴얼rsquo을 제작해 정형화한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피해자 보호middot지원에 나섰다 박 팀장은 ldquo국선변호사 제도로

2012년 2680명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다rdquo며 ldquo국민 누구나 혜

택을 받을 수 있는 국선변호사 지원으로 성폭력 피해자 구제와

공정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처벌은 강화 교육은 전방위로 어린이 성범죄자 처벌은 더욱 강

화된다 어린이middot청소년에 대한 강간 및 강제추행 범죄의 법정 형

량이 lsquo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에서 lsquo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rsquo으

로 대폭 높아진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전면

폐지된다

성폭력 예방교육 의무기관도 확대했다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

이집 초middot중middot고교에서 국가기관middot지방자치단체middot공공단체까지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범죄에 취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는 체험형 성범죄 예방교육을 시행한다

전문 성폭력 상담사 양성을 위해 lsquo상담원 교육훈련시설rsquo은 신고

제로 바뀐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성폭력 상담원 교

육훈련시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6

월 19일부터 성폭력 상담원 교육시설은 반드시 관할 시middot군middot구청

장에 신고해야 한다 상담원이 되려면 신고된 교육훈련시설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성폭력 상담가로 활동할 수 있다

임종필 사무관은 ldquo성폭력 피해자와 1차적으로 소통하는 상담

원은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rdquo며 ldquo상담 업무의 전문

성을 위해 국가가 교육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피해 여성을

돕고자 하는 취지rdquo라고 새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글middot김슬기 기자

2013년 바뀌는 성폭력 관련 정책

bull 의료비 500만원 심의제 폐지

bull 전 연령 대상으로 국선변호사 선임

bull 장애middot아동 돕는 진술조력인 지원

bull 아동 성범죄 무기징역 처벌

bull 상담원 교육훈련시설 신고제로 변경

bull 성범죄자 거주지 도로명middot건물번호 조회 가능

2011년 11월 lsquo성폭력추방주간rsquo을 맞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으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했다

중앙포토

30-31 기획08 성폭력indd 31 2013-01-04 오전 6550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5 2013-01-04 오전 65707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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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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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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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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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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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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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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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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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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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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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18: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부산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38) 씨는 결혼 3년차

로 맞벌이를 한다 결혼과 함께 59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7000만원에 구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이 새삼 비좁게

느껴졌다 79sim92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수 차례 주택

청약을 신청했지만 주택소유자로 분류된 최씨는 청약에서 번번

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새해에는 최씨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

아졌다 정부가 무주택자 인정기준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인정기준 완화middot대출금리 인하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택청약시 소형저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7000만원 이하로 바

뀐다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

하 기준은 유지된다 기존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해야만 무주택자로 인정

됐다 최씨는 ldquo갖고 있던 조그만 집이 번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

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는데 이제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rdquo며 기뻐했다

2013년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서민생활 안정

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핵심이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도 체

계적 정책으로 실현된다 서민들의 lsquo내 집 마련 꿈rsquo이 수월해지

는 셈이다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에 대한 제재는 완화한다 주택청약

사항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 당첨자가 따로 소명하지 않아도 당

첨은 취소하되 청약통장의 효력은 유지하는 식으로 제재 강도를

낮췄다 다만 당첨일로부터 1~2년간 청약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불이익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실현된다대출금리 인하로 숨통hellip 거래 활성화 lsquo일석이조rsquo 효과 기대

올해부터 서민 주거복지 정책이 강화된다 핵심은 서민생활 안정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무주택자는 lsquo내 집 마련rsquo

서민은 높은 전세가의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다 바뀌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을 살핀다

무주택자나 높은 전세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대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보고 있다

중앙

포토

무주택자middot신혼부부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2 2013-01-04 오전 65744

201317 위클리 공감32 위클리 공감 201317 33

올해부터는 또 서민들이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 등

돈 빌리기가 수월해진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출자격기준과 대출금리를 대폭 정비했기

때문이다 근로자middot서민전세자금은 연 40에서 37로 생애최

초주택구입자금은 연 42에서 38로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

자금은 연 52에서 43로 이자율을 각각 인하한다 청약저축

금리도 함께 내린다 가입기간 1년 미만은 연 25에서 20로

가입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35에서 30로 가입기간 2

년 이상은 연 45에서 4로 각각 인하한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ldquo대출금리 인하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시중 대출middot예

금금리가 낮아진 점을 고려한 것rdquo이라며 ldquo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rdquo고 분석했다

금리는 내리지만 대출 요건은 강화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금 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이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 합산 연간소득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상

여금을 제외한 기본급만 연소득 기준으로 정해 상여금 비중이

높은 고소득자가 대출대상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실질소득을 소득기준으로 정함으로써 서민 주거안정이

라는 대출 취지에 부합하도록 했다 다만 상여금이 연소득에 포

함되면서 대출 대상이 축소될 것을 고려해 현재의 대출기준 소

득을 올렸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원 이하

근로자middot서민주택구입자금은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5000만

원 이하)가 대출 기준 소득이다 기존에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각

각 5000만원 이하 3000만원(신혼부부 4000만원) 이하였다 한

함 센터장은 ldquo종전의 기본급 기준 연소득 3500만원 기준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는 경우에도 해당할 수 있어 중산층이나

상류층도 혜택을 보는 등 논란이 있었다rdquo며 ldquo자격요건을 강화한

것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rdquo라고 말했다

재건축 연한에 관계없이 재건축 가능 올 9월부터는 재건축 기준

연한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기준에 미

달하더라도 해당 건축물에 중대한 기능적middot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

우 주민 10분 1의 동의를 받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면 재건축

을 할 수 있게 된다 함 센터장은 ldquo재건축 연한이 안돼 구조나 설비

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안전진단조차 받을 수 없었던 아파트 주

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rdquo며 ldquo서울의 목동과 상계

동 등 1980년대 준공한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탄력

을 받을 것rdquo이라고 전망했다

국민편의 중심으로 바뀌는 제도 재건축 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

제된다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

은 조합원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도 한시적으로 부

담금을 면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다양한 주거 수요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주

택건설 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22년 만에 개편한 주택건설 기준

을 적용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에 관해

총량제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

당middot보육시설middot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단지도 총량제 요건을 만족할 경우 시설용도 변

경이 가능하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시공 기준도 강화된

다 종전에 일정 두께 소음 성능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한 것을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도록 했다 1층 주민은 지하층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율권도 크게 확대된다 직선

제로 선출했던 아파트(500세대 이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middot감

사를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제로 뽑을 수 있게 됐다 동별 대표

자 임기는 2회 4년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 한 번 쉬면 다시

대표를 맡을 수 있다

이밖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부동산 관련 제도 간소화도 추진

한다 8월부터는 부동산종합공부 열람middot발급 서비스 lsquo일사편리rsquo

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또한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를 통

합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민주택기금 온라인포

털(nhfmltmgokr)을 구축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2013년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

bull 소형middot저가주택의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 소득요건 조정

bull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bull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bull 청약저축금리 인하

bull 재건축부담금 한시적 면제

bull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bull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bull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주택청약 부적격 당첨자 제재 완화

아파트 관리 입주민 자율권 확대

국민주택기금 관련 정보 통합 제공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도입

32-33 기획09 무주택자indd 33 2013-01-04 오전 65748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4 2013-01-04 오전 65702

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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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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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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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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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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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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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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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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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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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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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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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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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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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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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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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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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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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4 위클리 공감 201317 35

새해들어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

소기업청은 기술개발 지원 자금 규모를 늘렸고 기획재정부는 중

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예산을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당

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엔젤투자

자를 위한 세제 혜택의 폭이 커지며 창업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

이 넓어졌다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던 불합리한 인증제도도

통폐합했다 자금지원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중소기

업 건강관리 시스템도 등장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ldquo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현실

적 정책을 꾸준히 준비해 이들의 성장을 돕겠다rdquo고 말했다

기술개발자금 지원 확대 중소기업청은 올해 새로 7837억원을

투입해서 기술 개발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는 2012년 7150억원

에 비해 687억원(96) 늘어난 금액이다 중기청은 창업 초기 기

업 안정 연구개발(RampD) 초보기업 저변 확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항목을 나눠 기업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궤도 진입을 위해 중기청은

올해 1213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다 더욱 활발한 창업을 위해 업

력 5년 이하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소규모 기

업이 연구개발(RampD)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그런 RampD 초보 기

업에는 1334억원을 지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자리를 잡은 혁신형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을 돕는 목적으로도 2352억원을 배정했다 벤처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대상이다 중소기

업청 양봉환 기술혁신국장은 ldquo연구개발비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

업이 적시에 기술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rdquo며 ldquo불안정한 경제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rdquo고 강조했다

엔젤투자센터 설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인(엔젤투자자)을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11월 전문 엔젤 발굴middot육

성middot관리와 엔젤의 투자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엔젤투

자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여기에 투자 리스크 완화를 통한 투자활

동 촉진을 위해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출범시키고 2012년 1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엔젤투자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투자금액의 30로

확대한다 중기청 관계자는 ldquo엔젤투자자middot엔젤클럽을 지속적으

로 발굴middot육성해 엔젤투자시장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rdquo이라며 ldquo이번 세제 지원이 엔젤투자시장을 자연스럽

게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및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의 자생력

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등장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과 중

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이 대표적 정책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

다음 경영상 필요한 내용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주로 해당

2013년 바뀌는 중소기업 정책

bull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bull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 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가동

bull 엔젤투자 소득공제율 인상

bull 중소기업 기술개발자금 확대

bull 중소기업 산middot학middot연 기술개발사업 확대

bull 중견기업 특허수수료 감면

훨훨 날도록 날개 달아준다자금지원부터 기술개발middot투자유치까지

2013년이 시작되며 중소기업인의 숨통을 틔워주는 새로운 정책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높기만 하던 은행 문턱이 낮아졌고

빠듯한 살림살이에 뒤로 미뤄왔던 연구middot개발도 시작할 길이 열렸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정책들을 소개한다

중소기업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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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쟁력 등을 검토해준다

2015년을 목표로 중소기업 지원 이력을 관리하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태를 면

밀히 점검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지원 횟수에 제

한을 둬 중기의 자생력을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송종호 청장은

ldquolsquo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rsquo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기초체질

강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만큼 이를 본격 시행해 중

기 체질 강화에 기여하겠다rdquo고 말했다

불합리한 인증제도 개선 중소기업은 그동안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공기관 우선구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 곳

당 인증 보유는 평균 149개에 달했다 이를 취득하고 유지하는

데만 연간 323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인들

의 불만이 높아지자 중소기업 옴부즈맨과 조달청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규제 개선에 따라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복되는 인

증이 사라지고 인증수수료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8200여 중

소기업에 연간 1200억원의 직접적 비용 경감 혜택이 돌아갈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특허청은 2013년 1월부터 중견기업을 대상

으로 특허middot실용신안middot디자인의 출원료middot심사청구료와 최초 3년

분의 등록료 30를 감면하며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16조원 확대 올해 금융당국의 지원사격 계획

도 중기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규모를 2013년 예산안에서 180조원으로 정했다

가 새로 16조원을 추가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별로 3000억~3조원씩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대

출 수요는 증가하는데 경기회복이 늦어져 자금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

해 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마다 적어도 올해 중기자

금 공급 규모 이상을 유지하거나 3 안팎으로 예상되는 국내총

생산(GDP) 증가율만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

는 ldquo1월부터 18개 은행으로부터 내년 중기자금 공급 계획을 따

로 제출받아 일제점검에 나설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

다 대기업과 더욱 효율적인 관계 형성 중소기업 전담기구 확대

등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중소기업 지

원에 나선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중앙포토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희망의 빛이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 대구에서 열린 광학박람회에 한 중소기업이 출품한 오징어잡이용 LED 조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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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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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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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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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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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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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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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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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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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0: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36 위클리 공감 201317 PB

만년 과장인 정태섭(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를

퇴직했다 부장은커녕 차장 승진조차 다섯 번이나 물을 먹었다

마침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속이 후련했지만 밀려오는 걱정도 태산이었다

얼마 안 되는 예금 잔고와 퇴직금으로 가족을 돌볼 생각에 눈앞

이 캄캄해진 것이다 인터넷을 뒤지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그

의 눈이 화면에 꽂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저금리(2분기 355)로 창업middot경영자금을 대출하

는 소상공인정책자금제도를 알게 된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정책자금을 운영해 왔는데 새해 들어 규모

를 크게 늘린다 2012년 4250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7500억원

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지원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정씨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가 상담한 후 창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씨가 온 동네를 돌며 찾아낸 아이

템은 세탁소였다 근처에 새로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며 거주

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탁소가 없는 빌딩이 있었다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어서 열심히 뛰면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창업을 준비하며 정씨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상

공인 협동조합 지원정책을 참고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기술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까지 지역 기반 소규모

소상공인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공동 브랜드middot공동 마

케팅middot공동구매 기술개발 등의 협력사업자금을 지원한다 빵

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10~20개 업종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씨는 인근 세탁소 업주들과 lsquo빨래공방rsquo이라는 브랜드를 등록하

고 중소기업청에 협력사업자금을 신청했다 협동조합지원법을

준비한 중기청 김상태 서기관은 ldquo소상공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책의 취지rdquo라며 ldquo307억원의 예산을 준비했는

데 이로써 약 2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dquo고 말했다

빵집middot세탁소middot꽃집middot이미용 등 우대

정씨는 새로 문을 연 세탁소 입구에 현금과 카드는 물론 온누리상

품권도 취급한다고 적어 놓았다 2013년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발

행액을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상품권

유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ldquo정부 정책을 잘 이

해한 덕분에 창업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rdquo며 ldquo이제는 손님을

왕으로 모시며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rdquo며 밝게 웃었다

글middot조용탁 기자

자영업자 어깨가 으쓱~정책자금과 협동조합 지원 활용으로 창업부담 줄일 수 있어

제품주문 재고정리 고객관리 자금운영까지 골목가게 사장님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올해 발표된 소상공인 정책에는 고단한 자영업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듬뿍 담겨 있다

중앙포토

새로운 소상공인 정책은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2013 바뀌는 소상공인 정책

bull 소상공인정책자금 확대

bull 소상공인 협동조합 설립시 기술개발 및 마케팅 지원

bull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소상공인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4-36 기획10 중소기업3Pindd 36 2013-01-04 오전 65712

위클리 공감 201317 37

2013년에 바뀌는 새 정책이 지난해 말 한꺼번에 쏟아졌다

민생을 강조한 새 정책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인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실 경제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경제

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굳은 의지에도 약

속실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준비한 민생정책의 원활한 실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일

이 있다 먼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100조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60는 기존 씀씀이를 줄여 조달한다고 설명

한다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세금문제를 아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존 씀

씀이를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증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예산삭감

이다 따라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예

컨대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면

밀히 따지는 식이다

복지 분야도 여기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나 철도처

럼 사전에 타당성을 따지기 어렵다면 소규모 시범사업의 우선

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이 결과를 보고 후속사업 추진을 결정하

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병원 식사비를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사

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규모가 커졌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은 예상을 넘었고 결정적으로 사람들의 식성까지 더욱 까

다로워졌다 원칙이 불분명했기에 과도한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

책 자체가 비판을 받은 사례다

새로 발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이 계속 나

올 텐데 이때 완급조절이 꼭 필요하다 공약 가운데 먼저 실천할

것과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할 사안을 가려내는 지혜로운 선택

을 통해 국민에게 5년에 걸쳐 시행될 수 있는 더욱 현실성 높은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은 물론 모든 공약의 실천을 바란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나쁜 시기에 무리하게 복지 등의 지출을 늘리다 보면 경제회복

의 발목을 잡게 된다 결국 국민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리한 복지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

2009년 일본 민주당 정권이 좋은 사례다 당시 민주당은 복지

공약을 토대로 집권에 성공했고 집권 후 이를 실천하고자 애썼다

문제는 재원이었다 집권 첫해에는 정부 자산을 팔아 조달했지만

곧 바닥이 났다 결국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 계속되었다

그러는 사이 국가부채는 2008년 190에서 지난해에는 237까

지 늘어났고 일본의 신용등급은 우리보다 낮아져 버렸다

일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복지를 늘리려

면 먼저 항구적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은 한번 시작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일본의 예를 보자 일본 민주당은 유권

자들에게 사과하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우리의 부가가치세

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예상을 넘

는 참패를 당했다 새로운 정부가 유념해

야 할 사례다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더욱 폭넓

은 복지의 구현은 이번 정부만의 일이 아

니다 후손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소중

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글middot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원칙에 기초해야 복지를 높이 세운다

민생정책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효율성에 따라

예산을 배분하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재정지출에는 반드시 사전에

타당성을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 기고기획특집 | 더욱더 다듬은 민생정책

37 기획11 전문가기고indd 37 2013-01-04 오전 70718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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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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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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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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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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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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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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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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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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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1: 위클리공감 191호

201319 위클리 공감1

39 2인3각총론indd 1 2013-01-04 오전 70800

미국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올로 박사의 행복론

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핵심은 lsquo바이러스 이론rsquo이

다 그는 행복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

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은 평균 세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

치고 그 원형질을 서로 교류하면서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사회의 정치middot경제middot사회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의 키워드는 lsquo상생과 화합 소통rsquo이다 lsquo행

복을 나누자rsquo는 시대정신이며 목표를 향해 lsquo동행rsquo하자

는 실천적 각성이다 파올로 박사의 지적처럼 인간의

선한 의지는 종종 강한 전파력을 보여준다 lt공감gt이

신년호 특집기사를 통해 lsquo상생과 화합rsquo의 정신을 남보

다 앞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에게 주목한 이유다

상생의 정신은 다문화시대의 해법이기도 하다 다

문화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의 수혜자이며 동시에 공헌

자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t위클리 공감gt이

이번에 만난 네팔 이민자 가네쉬 리잘은 내국인보다

더 진실하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고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상생을 lsquo기획rsquo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창의적 노력도 돋보였다 이들은 기술과 정보를 교류

하고 자신의 강점을 협력 파트너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큰 이익과 시너지를 창출했다

2인3각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러

한 삶이 lsquo나눔의 행복rsquo에 그치지 않는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2인 3각 함께 꿈꾸며 더불어 사는 세상화합middot상생middot소통은 행복을 나누는 시대정신

울산여고에서 열린 춘계체육대회의 2인3각 경기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결승선을 향해 뛰고 있다

중점기획

위클리 공감 201317 39

39 2인3각총론indd 2 2013-01-04 오전 70803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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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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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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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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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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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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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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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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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2: 위클리공감 191호

ldquo이거 뭐예요 맛있어요 더 주세요rdquo

지난 연말 점심시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lsquo카티풀 레스

토랑rsquo은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 음식점의 주인

인 네팔인 가네쉬 리잘 씨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주축인 lsquo지구

촌합창단rsquo을 점심에 초대한 날이다 이 합창단은 안산시가 다문

화가정 아이들과 내국인 아이들이 잘 화합하도록 돕자는 취지

로 만든 것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공연을 앞두고 맹연

습 중이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리잘 씨가 아이들에

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전체 단원 60명인 합창단원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이지만 아무래도 네팔 음식은 신기한 눈치다 식사를 하면서도

리잘 씨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진다 리잘 씨는 종업원과 함께 음

식을 내오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

해 네팔 음식의 이름부터 먹는 방법까지 꼼꼼히 일러준다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

았다

독거노인과 형편 어려운 아이들 식사대접

리잘 씨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네팔 산업연수

생으로 방한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플라스틱 사출업체에서 일했

다 처음에는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국인들과 거리감을 느꼈다

일도 녹록하지 않았다 상품 포장 등 허드렛일부터 지게차 운전

까지 고된 일과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리잘 씨는 야간 근무와 주

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ldquo좋은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

에 상응한 대가를 받았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다rdquo며 그

때를 돌이켰다 당시 리잘 씨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한국인 직

원들과 허물없이 지냈던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들과 안부전

화를 주고받을 만큼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3년 연수기간이 끝난 후에도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사

람들이 한국에 남아 일해 달라고 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한

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네팔로 돌아간 뒤 한동안 고향

에서 4층 건물을 빌려 호텔을 운영했다 1층에서는 음식을 팔고

위층에서는 숙박업을 하는 형태였다 그렇게 돈을 모으는 한편

으로 틈틈이 네팔 음식 만드는 법을 익히면서 그는 lsquo꼭 다시 한

국에 돌아가겠다rsquo고 마음먹었다

2007년 사업비자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새로운 일을 시

작했다 lsquo친절한 한국인들에게 네팔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겠다rsquo

는 목표를 실천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싼 점포 임대료 등 때

문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면서 시장

경기도 안산 lsquo사랑의 레스토랑rsquo 운영 네팔 이주민 가네쉬 리잘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한국인의 사랑 이웃에 돌려줘야죠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0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0 2013-01-04 오전 70832

조사를 한 끝에 지금 정착한 원곡동에 레스토랑을 내기로 결

심했다 ldquo이때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안산시 외국인주

민센터 안산시청과 시장님 경찰서 등 헤아릴 수 없죠rdquo

리잘 씨는 자신이 원곡동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을 일일이 꼽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

는 식당 인수 홍보 영업 등 전반에서 매번 큰 도움을 줬다고 그

는 말했다 레스토랑을 개업한 뒤 탄두리 치킨과 카레가 맛있다

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과 한국인 단골이 점점 늘어났다 칸

티풀 레스토랑은 성공한 맛집으로 소문났고 2012년 4월에는 안

산시 한대앞역 인근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ldquo1000원을 벌면 200sim300원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

각해요 이익을 적게 내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울 생각입니다rdquo

다시 한국에 정착한 뒤 그는 또 다른 꿈인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12년 1월 안산

시 원곡본동의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외국인 가운데는 처음 있

는 일이었다

이는 단순히 그가 성공한 외국인 사업가라서 생긴 일은 아니

었다 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

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홍

보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덕분이다 리잘 씨는 이런 노력을 인

정받아 2011년에는 lsquo제 4회 세계인 날 기념식rsquo에서 안산시장표창

장을 받기도 했다 그밖에도 법무부 범죄예방 자원봉사위원 안

산지역협의회위원을 비롯해 안산시 단원경찰서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직함을 위촉받아 활발하게 활

동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 만들 터

외국인주민센터의 다문화교류 담당 이종훈 씨는 ldquo안산시청에서

일할 때부터 국내 상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범적인

납세실적 등을 감안하면 리잘 씨는 손꼽을 정도로 훌륭한 외국

인rdquo이라며 ldquo누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독거노인을 도

우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rdquo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한

국에 있는 네팔인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고국인 네팔 사람들이

한국에 오거나 떠날 때도 네팔대사관이 그에게 교통편을 부탁

할 정도다 그런 일에도 리잘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발 벗고 나

선다

리잘 씨의 꿈은 점점 더 커간다 그는 ldquo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보증금을 마련했는데 매월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rdquo며 ldquo새해에는 외국인이 만든

쉼터 1호를 열게 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고향

인 네팔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

해 앰뷸런스를 제공하는 날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리잘 씨는 lsquo제 2의 리잘rsquo을 꿈

꾸는 외국인들에게 해줄 말이 많은 듯하다 그는 무엇보다 ldquo한

국을 사랑하고 감사해야 한다rdquo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얻은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2012년 10월 현재 안산시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67개국

이상에서 온 4만4216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 특히 안산시는 세

계 각국의 음식점과 상가가 밀집한 원곡동 지역을 2009년 5월 다

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해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이미지 향상과 지

역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글middot현윤식 객원기자

가네쉬 리잘(오른쪽) 씨는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도움을 준 한국인을 잊지 못한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1

40-41 중점기획 네팔가네쉬리잘indd 41 2013-01-04 오전 70839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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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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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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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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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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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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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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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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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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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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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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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3: 위클리공감 191호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lsquo활판공방rsquo은 여느 인

쇄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쇄소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

터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무실에서는 잉크 냄새가 코를 찌른

다 얼핏 도서관 서가처럼 보이는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든 활자

들이 가득하고 한쪽에서는 구닥다리 인쇄기계가 돌아간다 문

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한 착각이 든다

활자 문선대 사이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안경을 코끝에 걸친

어르신 한 분이 한 손에 쥔 문서를 보며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납 활자 인쇄공정을 거쳐 책을 찍어내는

활판인쇄소 lsquo활판공방(活版工房)rsquo의 모습이다 활자를 찾던 어르

신은 문선공을 겸하는 활자 주조공 정흥택 씨로 74세다 정씨는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어느 중년middot장년의 외침 ldquo다시 활판이다rdquo파주출판단지 납활자 인쇄소 박한수 대표와 노인 기술공들

옛 활판 인쇄소를 복원한 박한수 lsquo활판공방rsquo 대표(왼쪽)와 주조공으로 일하는 정흥택 씨

전민

규 기

201317 위클리 공감42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1 2013-01-04 오전 62520

손자들의 재롱이나 보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나이인데도 이곳

에서 젊은 시절 익혀둔 숙련된 솜씨를 발휘한다

정씨가 이곳에서 주로 하는 주조 업무는 섭씨 300~400의

고온으로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지금 나이에도 그는 한 자의 오자도 없이 책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한다 업계에서는 그를 lsquo장인rsquo이라 부

른다 하지만 정씨는 주변의 그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ldquo처음 활자를 만진 게 열일곱 살 때였어 하지만 장인이라는

호칭은 부담스럽지 그저 일에 숙달되면서 어느 정도 기술이 있

는 것뿐이야rdquo

정씨가 활판인쇄기술을 배운 것은 ldquo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에서였다rdquo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ldquo1957년 종로여관에 조판소가 있었지 험한 욕을 먹고 때로

는 맞기까지 하면서 일을 배웠어 그런데 1980년대 들어 컴퓨터

와 오프셋(offset) 인쇄기술이 들어오면서 활판인쇄가 점점 사

라지는 거야 결국 이 기술이 쓸모가 없어지고 직장에서 쫓겨난

거지rdquo

전국 돌며 인쇄기middot기술공 모아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가져다준 곳이 바로 활판공방이

다 활판공방에는 정씨 말고도 나이 든 활판인쇄 기술자가 여럿

있다 문선공 권영국(75) 씨와 제본공 박정원(73) 씨도 그렇다 활

판공방이 이들 노인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주었다

활판인쇄는 납으로 만든 활자에 잉크를 묻혀 글자를 찍어내

는 인쇄 방법으로 lsquo주조-식자-인쇄-제본rsquo의 과정을 거친다 우

선 납을 녹여 활자를 만든다 이 활자를 글자별로 상자에 넣어

놓으면 문선공이 원고를 보며 활자 하나하나를 골라 틀에 짜 넣

은 다음 이 틀을 인쇄기에 고정한다 이렇게 고정한 활자에 잉크

를 묻혀 찍어낸 다음 이를 엮어 책을 만든다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거친다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1980년대 오

프셋 인쇄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

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이 회사 박한수(45) 대표의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ldquo활판인쇄소를 하기 위해 10여 년간 전국을 샅샅이 뒤

져 활판인쇄기와 주조기를 사서 모았어요 현역에서 물러난 주

조공과 문선공 등 기술자도 찾아냈고요 하지만 그들은 처음에

는 옛날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고 했더니 lsquo말도 안 되는 소리rsquo라고

반신반의했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모셔오는 게 가장 힘들었습

니다rdquo

박 대표는 ldquo디지털시대에도 기계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

람의 손으로 할 수밖에 없다rdquo고 말했다 하이테크보다 하이터치

가 기술우위라는 것이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게 마

련이다

활판공방은 그간 정진규middot허영자middot오세영middot김남조middot김초혜 시

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들 시집은 한지에 납활자로 인쇄하고

제본과 장정도 수(手)작업으로 이뤄진 1000권 한정본으로 시인

들이 직접 고른 대표 시 100편이 실려 있다 이들 시집은 제작 후

해판(판을 없앰)하기 때문에 같은 형태로 다시 찍을 수 없고 매

권 일련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또 활판

인쇄에 적합하도록 특수 주문middot제작한 전통 한지를 사용해 보존

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박 대표나 정씨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 기술을 보존하려면 후계자 양성이 필요한

데 3D직종으로 취급받는 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기 때

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ldquo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중 활판인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습니

다 유럽 유학파 학생들이 활판인쇄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이곳

을 찾기도 해요 활판인쇄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도록 인쇄

시설과 기술자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rdquo

수십 년 만에 되찾은 기술을 발휘하는 노인들의 손길은 분주

하다 하지만 일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 대표는 ldquo어르

신들이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 삶에 대한 애착을 더욱 느끼는 듯하다rdquo며 ldquo항상 새로운 것만

추구하기보다 옛 것을 복원하고 가꾼다면 노인들에게도 삶의 활

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rdquo고 말했다 글middot최재필 기자

활판인쇄가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한다

활판공방은 활자를 찍어내는 기계나 기술 과정 등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되돌렸다 고집과 집념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전민

규 기

위클리 공감 201317 43

42-43 중점기획 활판공방indd 2 2013-01-04 오전 62526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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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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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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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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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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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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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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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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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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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4: 위클리공감 191호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눈스퀘어의 5층 패션몰 레벨5에

는 독특한 매장이 하나 있다 198msup2 크기의 매장에 국내 신진

디자이너 80여 명이 모여 만든 의류middot액세서리점 lsquo랩5rsquo다 이 매장

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립 브랜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판매하

는 공간이다 임차료를 아예 받지 않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거의

없다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자인 안태욱 씨 프랑스 디나르 국제 디자이너

페스티벌 대상 수상자인 이재환 씨 등 젊은 실력가들이 랩5에

참여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후원하는 사람은 패션몰 레벨5의 이호규

(50) 대표다 그는 부동산 컨설팅 자문회사인 KAA BHP코리아

의 창립 멤버이자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 회

장을 지냈다 그는 세빌스코리아 회장 시절 눈스퀘어를 개발하

고 관리하면서 한국형 패션 브랜드를 고안해냈다

눈스퀘어에는 레벨5와 함께 스웨덴의 HampM 스페인의 자라middot

망고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 대표는 ldquo패션쇼핑

몰을 개발하면서 한국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패션 브랜드가 없

다는 게 늘 아쉬웠다rdquo며 ldquo그래서 2009년 패션몰 레벨5에 대주주

로 참여했다가 아예 경영까지 맡게 됐다rdquo고 설명했다

lsquo랩5rsquo에서 영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꿈

사업을 시작하며 그는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투자 컨설팅 노하

우를 패션사업에 접목했다 디자이너가 제품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이나 제품 유통을 돕는 일이다 특히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젊은 디자이너를 후원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랩5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자격요건은 뭘까 이 대표는 ldquo열

정과 재능만 있으면 된다rdquo고 말한다 ldquo디자이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옷만 잘 만들면 됩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자

신만의 브랜드를 찾는 일이죠 제품 판매와 마케팅은 제가 도와

줄 자신이 있습니다rdquo

2011년 랩5에 입점한 지용구(31) 디자이너는 ldquo랩5가 디자이너

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rdquo고 말했다 2008년 서경대 패

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초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그 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적어도 23가지의 의상을 만들고 카탈로그를 촬영해

야 한다 또 세 시즌 정도는 매번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 여기에

쇼룸과 매장까지 열려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지 디자

이너는 무대의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브랜

드 론칭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랩5를 알게 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남성복 브랜드 지

플리시(Zplish)를 선보였다

ldquo한 달 가까이 랩5 매장 입구에 전시해줍니다 옷 진열뿐 아니

라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꾸며주기도 해요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랩5 MD(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무료로 제

작해 설치해줍니다 이때 브랜드가 알려졌지요rdquo

패션사업 나섰다 자선사업가로 오해받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김인혜(33) 디자이너는 2012년 초 랩5

에 참여했다 파리에서 10년 가까이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년 가까이 국내 유명 편집숍을 전전했다

상당수가 그의 디자인 감각보다 경력을 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고 과감히 브랜드를 만들어 론칭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그의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무대

가 먼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곳이 랩5다

그런 결정을 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랩5 MD

의 영향이 컸다 유일하게 그가 만든 옷으로만 디자인을 평가했

다 둘째는 상권이 좋아서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에 있기 때문

에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많다 셋째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체

계적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홍보와 마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ldquo열정과 끼 원대한 포부 가지고 오라rdquo청년 디자이너 창업지원 이호규 레벨5 대표hellip ldquo그를 엔젤 인큐베이터라 부른다rdquo

201317 위클리 공감44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4 2013-01-04 오전 62603

케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 브랜드로 단독 매장을 열 수

도 있다 비(be)와 율앤미(yulampme)는 랩5에 입점했다 이름이 알

려지면서 단독 매장으로 독립한 경우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프랑스 이름을 딴 메종드이네스(MAI

SON DE INES)를 론칭했다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지

난해에는 창덕궁 인근에 쇼룸과 매장도 열었다 김 디자이너는

ldquo랩5 입점을 기회로 꿈을 하나씩 실현하고 있다rdquo며 ldquo신진 디자이

너에게는 랩5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rdquo고 말했다

이호규 대표가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말리

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과 패션은 전혀 다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ldquo국내 디자이너의 실력과 도전정신은 대단합니다 해외를 다

녀봐도 품질 면에서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낫거든요 유통구조

와 마케팅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rdquo

사업 초반 레벨5는 임대료를 받지 않아 늘 적자였다 그래서

주변에선 이 대표를 향해 lsquo자선사업가rsquo라는 조롱 섞인 말이 나오

기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요즘 레벨5는 눈스퀘어 1middot2층에

자리 잡은 lsquo자라rsquo 매장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이 대표가 후원한

디자이너들이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레벨5 디자이너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하는 일도 생겨났다 지

난해 11월 기준 레벨5에 등록한 소비자회원은 1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ldquo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한다기보다 파트너라고 생각한

다rdquo고 말했다

ldquo젊은 디자이너들이 잘되면 저절로 레벨5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내 유망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입니다 올해에

는 국내에 레벨5의 2호점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10년쯤 후 레벨5가 세

계적 브랜드가 될지 누가 압니까rdquo 글middot염지현 포브스코리아 기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인큐베이터 공간 랩5를 마련한 이호규 대표(가운데)와 랩5의 지용구(왼쪽)middot김인혜 디자이너

김현동 기자

위클리 공감 201317 45

44-45 중점기획 청년디자이너지원indd 45 2013-01-04 오전 62612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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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5: 위클리공감 191호

중점기획 | 2인 3각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다

201317 위클리 공감46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에서는 한

겨울이라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바다에 면한 데다 광

양제철소 열기에 데워진 바람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탓이라

고 이 지역 사람들은 믿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일 오전의 섬

진강은 바람에 흩날린 눈발로 온통 하얗게 수를 놓은 듯했다

섬진강에서 20년 넘게 벚굴잡이로 생업을 이어온 김기관(49)

씨는 ldquo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큰눈rdquo이라며 별 일 다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이내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로 바뀌었

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수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풍

덩 뛰어들었다

김씨는 23년 잠수 경력의 lsquo섬진강 어부rsquo다 섬진강 물속 바위에

붙어 사는 벚굴을 딴다 3sim4월 벚꽃 필 무렵 속이 탱글탱글 차

오르고 맛도 좋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속에서 먹잇감을

잡으려고 입을 벌린 굴이 마치 활짝 핀 벚꽃을 닮았다 해서 벚굴

이라는 이도 있다 벚굴은 주로 1~4월에 채취한다 하동군 고전

면 전도리에서 벚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성미 급한 미식가

들을 위해 조금 이른 12월 초부터 잠수를 시작했다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와 생태계 복원에 한마음

섬진강의 재첩이 그러하듯 최근 벚굴도 어획량이 줄어 어부들

의 심사가 어지럽다 섬진강 상류와 지류에 섬진강middot주안middot수어

댐 등이 들어서면서 수량이 줄었다 그 빈 자리를 광양만 바닷

물이 치고 올라왔다 섬진강은 점차 소금기를 더했고 모래톱

은 사라졌다 수량 부족이 lsquo섬진강의 바다화rsquo를 부채질하면서

벚굴 서식지도 점차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김씨는 ldquo섬진강변

얼추 20에 걸쳐 있던 벚굴 서식지가 절반 아래로 준 듯하다rdquo

고 말했다

그 사이 하동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두 명에 불과하던 허가받

은 어부가 지금은 6명으로 늘어났다 맞은편의 광양에도 몇몇

마을에서 어촌계 단위로 허가를 받는 바람에 섬진강 유역 어부

는 10명을 넘어섰다 굴 서식지는 오그라드는데 어부가 늘어나

물 속 경쟁자 물 밖에선 행님아 아우야섬진강 영middot호남 벚굴잡이 어부 김기관middot이강권의 아름다운 lsquo물밑rsquo 공존

섬진강에서 벚굴을 채취하는 이강권(오른쪽) 씨와 김기관 씨 이씨는 전남 광양시 김씨는 경남 하동군에 사는 어부이지만 20년지기로 허물없이 지낸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6 2013-01-04 오전 70916

위클리 공감 201317 47

면 경쟁심이 발동하는 게 당연지사이겠지만 섬진강 어부들은 그

렇지 않는 듯했다

김씨가 조업하는 수역 건너편 광양 쪽에서 어선 한 척이 눈보

라를 뚫고 나타나더니 배 위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19년 경

력의 섬진강 어부 이강권(42) 씨였다 그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어촌계 소속이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섬진강에서 함께 잠수

를 해왔지만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일이 없다 하동과 광양 어부

들은 섬진강 가운데를 경계선 삼아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지만 물 바깥에서는

lsquo행님middot아우님rsquo 하며 지낸다 벚굴 시장정보나 장비 구입 노하우

를 나누는가 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탠다 조업을 마치면 저녁을 함께하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일

도 이 직업의 빠뜨릴 수 없는 낙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

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이들에게 영middot호남은 따로 없다 단 한 가지 lsquo공동의 적rsquo은 있

다 바로 하천의 생태계 교란이다 섬진강 수량이 줄어들면서

강물의 염분이 증가하고 덩달아 벚굴 개체도 점차 주는 추세가

걱정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1985년 펴낸 lt섬진강gt이란 시집에서 이

렇게 노래했다

ldquo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

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hellip 섬진강물이 어

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rdquo

이렇게 형성된 강줄기에는 재첩middot벚굴middot참게middot민물장어middot전어

등이 득시글했고 전국의 미식가들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섬진강

은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lsquo남도의 젖줄rsquo로 불렸고 하동과

광양을 친구처럼 팔짱을 끼고 흐른다 해서 영middot호남 화합의 상징

적 명소가 됐다

그런 섬진강 물이 줄어들면서 한때 민심도 영middot호남으로 갈라

졌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도 벚굴마냥 점점 짠맛을 더해가는 하

류를 떠나 중류와 상류로 서식지를 옮겨갔고 재첩에 의존하던

지역민들의 생계마저 흔들렸다 채취량 감소는 하동middot광양 주민

사이에 채취구역을 둘러싼 다툼을 불렀다 강 가운데 경계선을

넘어 재첩을 무단 채취한다고 헐뜯는가 하면 애시당초 경계가

잘못 그어졌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하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섬진강 주민들은 현상

의 이면에 놓인 본질을 알아차렸다 재첩 채취량 감소는 섬진강

유지수 부족에서 비롯됐고 이는 또 상류의 댐이 방류량을 줄인

결과였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경계를 넘어 상생의 손을 맞잡았

다 2011년 11월 공동 현안을 다룰 lsquo광양middot하동 공생발전협의회rsquo

를 만들어 lsquo섬진강 살리기rsquo를 향한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선 것

이다

몇 놈 대든다고 섬진강물이 마르겠느냐

이후 하동middot광양의 어민회가 함께 lsquo섬진강 수계 물 방류 확대

건의문rsquo을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가 섬진강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섬진

강의 주변 환경을 오래 연구해온 조기안 초당대 교수는 ldquo광

양과 하동 같은 기초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rdquo고

말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섬진강 언저리에서 삶의 텃밭을 함께 가꿔온 하

동middot광양의 주민들은 역사적middot문화적middot경제적 동질성이 강하다

비록 행정구역은 경상도middot전라도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걸 함께

나눈다고 하동군청 기획감사실의 조문환 씨가 말했다 ldquo 광양

아이들이 강 건너 하동의 학교를 다녔고 하동 사람들은 광양제

철에서 일한다rdquo 섬진강 주민들은 과거에 그래왔듯 지금도 당면

한 과제를 풀고자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지혜를 찾아간다

글middot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두 사람의 잠수 수역은 엄격히 구분돼 있다 20년 가까이 같은 일을 하는 경쟁자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 처지를 잘 아는 친구다

전민

규 기

46-47 중점기획 영호남 벚굴잡이indd 47 2013-01-04 오전 7092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201317 위클리 공감48 위클리 공감 201317 49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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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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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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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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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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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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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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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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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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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6: 위클리공감 1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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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으로 서울과 춘천 오가는 길이 더 다양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북한강철교 아래 자전거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식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경춘선 폐철도와 북한강변 따라 985킬로미터 이어져

낭만 가득한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서해에 맞닿은 아라 자전거길 서울 구간의 한강 자전거길

그리고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한강 전 구간을 오가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열려 서울서 남양주 가평을 거쳐 춘천으로

가는 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겨울이지만 맑은 날 자전거를 타고 춘

천으로 떠나 보자 가는 길마다 보이는 유장한 한강은 덤이다

ldquo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치가 좋고 대성리 등 유원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겁니다rdquo (남양주 자전거길 지킴이대장

최형만씨)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 이번에 개

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 아라 자전거길 한강

자전거길 등과 함께 한강 지역을 둘러싸는 자전거길이다 기존의

자전거길은 한강 주변지역 주민들과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

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 북한강철교에서 춘천 신매대교까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8 2013-01-04 오전 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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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길hellip 이젠 자전거로 떠나 볼까

지 이어지는 종주노선 704킬로미터와 남양주 마석역~새터삼거

리 춘천 신매대교~춘천역~의암댐으로 연결되는 우회로 281킬

로미터 등 총 985킬로미터이다

특히 이 자전거길은 지난 1939년 개통되어 2010년 12월 20일 역

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해 만들어 젊은이들에

게는 만남과 낭만을 노middot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제공할 것

으로 기대된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주는 대성

리middot청평유원지middot자라섬middot강촌유원지middot의암호를 거치며 수려한 자

연경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길이 통과하는 남양주 지

역의 종합촬영소middot피아노폭포middot남이섬 가평 지역의 호명호수middot운

악산 등 유명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춘천~가평~남양주 강변 경관 수려

자전거길 인근에는 수도권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운길산(수종

사)middot축령산middot명지산이 있어 자전거로 연계된 트레킹 등도 가능해

졌다 무엇보다도 lsquo물과 안개의 도시rsquo 춘천 지역의 애니메이션박물

관middot인형극장middot막국수체험박물관middot명동(明洞) 닭갈비골목 등 명소

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개통은 주말이면 상습적으로 교통정체가

이루어는 춘천middot남양주middot가평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춘천(신매대교)까지는 자전거로

6시간20분(총 949킬로미터)가량 소요되며 남양주(북한강철교)

에서 출발하면 4시간40분(704킬로미터) 정도 소요된다

경춘선 전철이 정차하는 대성리역에서는 3시간30분(534킬로

미터) 청평역에서는 3시간(456킬로미터) 가평역에서는 2시간

(327킬로미터)이 소요되므로 서울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부담스

러운 여행객은 전철을 타면 좀 더 편하게 춘천을 찾을 수 있다

또 춘천까지 편도로 자전거를 이용한 후 1시간 정도면 ITX 경

춘선을 타고 서울(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는 시민들도 자전거 여행에 도전할 수 있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출발적인 두물머리에 위치한 북한강철교

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로는 양평이나 여주 등 근거리 여행은 물론 새재 자전거

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부산(을숙도)까지 국토종주가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명품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건축middot

조경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 포럼의 자문을 거쳐 자

전거길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연계되어 있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지던 한강 자전거길 41

킬로미터(한강살리기 사업)와 해당 지자체들이 각기 조성한 23킬

로미터 사이의 단절구간 35킬로미터를 연결한 것이 북한강 자전

거길이 갖는 장점이다

또 이번에 새롭게 남한강 자전거길과 만나는 북한강철교 인근

에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을 조성 자전거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

록 했다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는 수변덱 및 쉼터 바이크 카페 화

장실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북한강 주변의 관광자원과 상권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 주변 업소 중 방문객이 증가한 업

소가 92퍼센트 매출액이 증가한 업소는 90퍼센트에 이르렀으며

42퍼센트의 업소가 자전거길 개통 후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

고 응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

사된 바 있다

두물머리엔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 조성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26일 lsquo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식rsquo을 lsquo자전거 만남의 광장rsquo에서 열었다 개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

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 공무원과 자전거길 지

킴이단 등 1백50여 명이 참석했다 글middot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48-49 북한강 자전거길indd 49 2013-01-04 오전 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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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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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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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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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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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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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7: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공감 축제 | 2013년 문화관광축제 선정

끝없이 펼쳐진 평야가 하늘과 맞닿은 전북 김제 봄middot여름이

면 초록으로 빛나던 평야가 가을이면 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으

로 한 가득이다 겨울이면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얀 눈의 세상이

된다 지평선에 펼쳐진 풍경 하나만으로도 색다른 계절 별미를

눈으로 흠뻑 맛볼 수 있는 김제 너른 뜰에서는 매년 10월 김제지

평선축제가 열린다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에는 우리나라 최고(最

古)의 고대 저수지 벽골제를 중심으로 황금들녘에서 연날리기

우마차여행 등 농경문화의 향수를 맛볼 수 있는 행사가 방문객

을 맞이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이렇게 우리 농경문

화의 진수를 보여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일몰제 적용하고 새로운 우수 축제 발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선정

되다 올해 처음 대표 축제로 격상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는 시작됐다 떠날 준비 됐나요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김제지평선축제middot진주남강유등축제 lsquo영예rsquo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화천산천어축제 등 최우수 축제 8개 등 모두 32개 지역축제를 올해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얼음을 깨고 건져 올리는 산천어 낚시부터 어디 한번 떠나볼까나

우마차를 타고 느릿느릿 즐겨보는 김제지평선축제장

50-51 공감축제indd 50 2013-01-04 오전 71120

201317 위클리 공감50 위클리 공감 201317 51

진주남강축제는 경남 진주시 남강과 진주성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축제다 남강의 물결을 타고 흐르는 수많은 유등이 가을

밤의 낭만을 자극하는 진주남강축제는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

다 1592년 10월 왜군 2만 대군을 물리친 진주대첩 당시 성 밖의

의병과 지원군들이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

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에서 유래된

축제가 진주남강축제다 조상들의 충절과 의기가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 유등으로 흐르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밖에도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

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middot강진청자축제middot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

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middot광주7080충장축제middot고령대

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middot괴산고추축제middot목포해양

문화축제middot부여서동연꽃축제middot제주정월대보름축제middot해운대모래

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

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

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중앙포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밤은 황홀한 유등과 함께 깊어간다

장애인 위한 여행 어플 나왔다 lsquo함께하는 여행rsquo

지체장애인과 시middot청각 장애인들에게 국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lsquo함께하는 여행(accessvisitkoreaorkr)rsquo이 1월

3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lsquo함께하는 여

행rsquo은 국내 최초의 장애인을 위한 여행 웹사이트와 어플이다 5백50여곳

에 이르는 국내 여행지 숙박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와 대중교통 여행 팁

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으며 장애의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지의 편의시설 항목을 픽토그램(상징 그림)으로 표시했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팀 02-729-9321

구 분 축 제 명

대표 축제(2개) 김제지평선축제(10월)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최우수 축제

(8개)

화천산천어축제(1월) 문경찻사발축제(45월)

무주반딧불축제(7월) 강진청자축제(7~8월)

강경젓갈축제(10월) 양양송이축제(10월)

이천쌀문화축제(10월)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우수 축제

(10개)

고령대가야체험축제(4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3~4월)

대구약령시한방축제(5월) 담양대나무축제(5월)

춘천마임축제(5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10월)

광주7080충장축제(10월) 수원화성문화제(10월)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5월) 영주풍기인삼축제(10월)

2013년도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글middot박경아 기자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과 02-3704-9752

50-51 공감축제indd 51 2013-01-04 오전 71124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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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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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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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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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8: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서로 함께 | 웰컴투 코리아

ldquo웨이샤오(微笑 미소지으세요) 웨이샤오~rdquo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제주 노형동의 한 웨딩숍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

(30)middot누옌(27middot여) 씨가 결혼사진 촬영에 한창이다 한국인 사진

작가가 포즈를 주문하면 곧바로 중국어 통역이 이어진다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일찍 날이 개자 신랑 신

부의 표정도 한층 밝아진 듯하다

이날 촬영을 진행한 박종삼 웨딩그룹 대표는 ldquo외국인 고객들

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싶어해 야외촬영 비중이 크다rdquo

고 말했다 박 대표는 ldquo2011년부터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예비부

부가 크게 늘었다 중국middot일본middot홍콩middot동남아 관광객 가운데 중

국인이 60가량을 차지한다rdquo고 말했다 성수기인 9~10월에는

한 달에 30쌍이 넘는 중국인 부부가 이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

을 촬영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에도 다가오는 봄 일정을 잡는 문

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ldquo제주에서 찍은 결혼사진 웨이보에 올려 자랑할래요rdquo

신부 누옌 씨는 ldquo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세련된 패션과 메이크업

을 직접 해보고 싶어 이번 결혼사진 촬영을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중국인 예비부부 왕시환middot누옌 씨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웨딩투어 팅하오~ 한류바람 타고 서울middot제주에 중국 예비부부 몰려hellip 가족middot친지 함께 수억원 쓰기도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2 2013-01-04 오전 74133

201317 위클리 공감52 위클리 공감 201317 53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배우 박유천과 이민호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학 때 1년 동안 경희

대에서 유학한 터라 한국어도 곧잘 했다 건축설계사로 일하는

신랑은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ldquo한류 열풍으로 한국문화에 호

기심이 생겨 꼭 와보고 싶었다rdquo며 ldquo제주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

워 결혼사진 촬영지로 안성맞춤rdquo이라고 신부를 거들었다

신부 누옌 씨는 ldquo중국 친구들도 한국 웨딩투어에 꽤나 관심이

높다rdquo며 ldquo친구들이 한국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다며 부러워했다rdquo

고 귀띔했다

이날 두 사람이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드레스 두 벌과 턱시

도를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데 쓴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였

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지만 왕시환 씨

는 ldquo외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님도 흔쾌

히 허락해주셨다rdquo고 말했다 이들의 통역을 맡은 정경희 씨는 ldquo제

주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 30~40명의 숙식 요트 관광 등

에 수억 원을 쓰는 중국인 부부도 있었다rdquo고 덧붙였다

500만~600만원대 청담동 lsquo스드메rsquo 인기

올 들어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웨딩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middot국제회의middot한류관광에 이어 웨딩투어

가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

국웨딩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 남녀가 가

장 가고 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중국의 결혼

적령기 남녀는 산아제한정책 시행 이후 1980년대에 태어난 lsquo바링

허우(八零後)rsquo 세대다 어릴 적부터 lsquo소황제rsquo 소리를 듣고 자란 그들

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lsquo큰손rsquo 세대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급 미용실

에서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하고 유명 여배우가 입은 브랜드의 웨

딩드레스숍을 찾는다 한류 스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나 드

라마 촬영지 역시 반드시 거쳐가는 필수코스다 중국 상류층 자

녀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최고급 예물을 구입하고 특급호텔

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단순히 드라마 속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해서만은 아니

다 박종삼 대표는 ldquo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rsquo라

고 불리는 한국 특유의 웨딩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rdquo고 말

했다 중국은 스드메를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의 화장기술과 사진 촬

영이 중국인 신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중국 예비부부들이 즐겨 찾는 스드메 패키지에 드는 비용은

500만~600만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여행상품을 추가하면

1000만원을 넘는다 중국 상류층 부부 한 쌍의 평균 신혼여행

경비는 12만 위안(약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웨딩산업

위원회는 이들의 예식비용이 매년 20~30 수준으로 증가하리

라고 예상해 국내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웨딩투어는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의 3~4배일 뿐 아니라 하객

들의 쇼핑 관광으로 이어져 서울 강남과 강원도middot제주도 등 지방

자치단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이성은 마케팅기획파트장은 ldquo제주도의 인지도

가 높아졌지만 자연경관으로만 알려져 아쉽다rdquo며 ldquo한류와 접목한

상품으로 일반 관광과 다른 특별함을 선사할 것rdquo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ldquo12월에 있을 전문가회의를 거쳐 웨딩 한

류 지원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rdquo이라고 밝혔다

글middot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현윤식 객원기자

오상

민 기

오상

민 기

52-53 서로함께 웨딩indd 53 2013-01-04 오전 74142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4 2013-01-04 오전 62633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54-55 정책현장 전기차indd 55 2013-01-04 오전 62635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29: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54 위클리 공감 201317 55

전기차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힌다 이유

는 전력 생산의 다원화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 생산 다원화가 완

성되는 시점이다 현재 기술로는 저비용으로 전기차 전력을 충당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스마트 그리드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심야시간에 충전하고 전력 사용이 급증할 때 전기

차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뽑아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일종의

전력 분산사용 개념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은 전기차 배터리의 일원화다 제조사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형상과 재질을 통일해 충전이 필요할 때

교환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기존 주유소 또는 LPG 충전소를 활

용하면 충분하다 굳이 여러 장소에 충전소를 만드는 번거로움

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자동차회사의 설계 비밀이 유

전기차 녹색성장의 고개 넘는다

정책현장

최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연기관 배출가스가 환경문제를 야기하면서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확산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lsquo녹색자원 부국 코리아rsquo도 저탄소 정책으로 이동수단의

변화를 선언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연 환경 보호하며 자동차 산업육성 가능

200대의 전기차를 운영중인 제주도는 한국에서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방 자치 단체다 사진은 제주도에서 운영중인 전기차 레이가 충전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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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될 수 있어 제조사가 꺼리는 것이 단점이다

어떻게 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

등장한 것이 주행거리연장 전기차(Range Extended EV)다 주

행거리연장 전기차에도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달려 있지만 이

들 엔진은 어디까지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역할일 뿐 자동차

구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플러그를 꽂아 일정량을 충전해 전

기로 구동하다 전력이 바닥나면 내연기관과 전기가 함께 작동하

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충전망 확대 전기차 구입 장려 전력 생산 다변화

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충전망은 서울을 중심

으로 3년간 4000기 설치를 목표로 한다 주유소 또는 충전소처

럼 저장탱크가 필요 없는 만큼 공간은 적게 차지하지만 충전에

필요한 주차장 확보에 주력한다 현재로서는 대형마트나 공공주

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이제 첫걸음

전기차 구입 장려는 크게 저속 전기차와 고속 전기차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모으는 것은 고속 전기차다 시속 120로

주행 가능한 고속 전기차의 도심 내 보급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개인이 단독주택 등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최대 880만원까지 설

치비를 보조하고 100 전기차를 구입하면 동급 가솔린 자동차

가격과 차액의 절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구입가격이

5000만원이고 16ℓ가솔린 자동차 가격이 1700만원일 경우

차액 3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1650만원을 지원한다 그

러나 보조금 한도는 1500만원이어서 최대 1500만원까지 구입

자에게 보조한다

현재 전기차는 서울시와 제주도 등 전기차 보급 선도 도시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돼 있다 2013년에는 보급이 크게 늘

어날 전망이다 제주도청이 300대의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고

환경부도 50~100대의 민간대상 전기차 보급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운

행하는 전기차가 늘어야 한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자동차 나눠

타기 이른바 lsquo카셰어링(Car sharing)rsquo이다 지식경제부가 앞장서

서 지난해 시범사업을 펼쳤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유료 렌털 서

비스에 돌입했다 많지 않은 도심 내 충전망을 이용하면서 필요

한 만큼 돈을 내고 전기차를 이용하는 제도로 시간 단위로 저

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나눠 타기 사업은 지경부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도 적극 가담하고 나섰다 민간기업이 카셰어링 회사를 설립

해 전국 주요 도심에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는 데 치중한다 장거

리는 이미 대중교통 그물망이 잘 갖춰진 만큼 도심에서 저렴하

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서다 그러나 카셰어링도 이제 시작일 뿐 보급에 시간이 필요하

다 120년 내연기관시대를 전기동력시대로 바꾸는 일이 1~2년

안에 끝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전기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바꿔

이처럼 정부가 전기차 육성에 나서는 배경은 저탄소 정책 외에

근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인 자동차산업 육성 차원도 겸한다 자

동차가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산업 지원이

곧 국가 부흥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직접고용 170만 명 수출액 1위 세수는 17조

원에 달했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이 전기차 기술개발 및 보급에 나서자

정부도 주도적으로 전기차 개발과 활성화에 동참하게 됐다 최

근 지경부가 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발비를 정부가 부담해 다양한 소형 전

기차가 등장하면 더욱 빨리 보급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 보급은 이미 시작됐다 활성화까지는 시간과 인

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역할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의 가교로 볼 수 있

다 녹색성장에서 친환경 전기차가 빠질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middot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중앙포토

르노삼성이 생산중인 전기차 SM3 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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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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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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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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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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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30: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공감 이사람

3代 이은 청년 대장장이 강단호현대판 대장간은 lsquo양(量) 아닌 질(質)의 전쟁rsquo

힘과 솜씨 끈기의 한국인 초상

서울 강동의 중심 천호동에는 60년 3대를 이어온 대장간

이 있다 강영기(62) 씨와 아들 단호(33) 씨가 운영하는 동명대장

간이 그곳이다 단호 씨의 조부가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간을 시

작한 것부터 계산하면 역사가 무려 72년이다 조부가 6middot25 직후

천호동에 자리를 잡았으니 올해로 꼭 60년이 됐다

그 이후 쉼 없이 대장간을 운영했지만 이 분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원래 대장간에서 만드는 주된 물건은 농기구middot건설

공구 등이었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도 줄어들고 농업이 기계

화되면서 대장간이 설 땅이 점차 좁아졌다

부친 강영기 씨는 ldquo싼 값의 중국산 각종 공구와 농기구가 흘

러 넘쳐 지금은 제값 받기가 힘들다rdquo고 말한다 동명대장간도 궁

여지책으로 공장에서 만든 철물과 공구를 받아 팔아야 그나마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매출 구조다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이 좋은 제품의 비밀

현대판 대장간의 운명은 lsquo양(量)에 대한 질(質)의 전쟁rsquo으로 압축

할 수 있다 질을 담보하지 않으면 값싸고 표준화한 공장제품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다 4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쇠를 달구

고 식히고 두드리는 고된 노동을 참아낼 수 있는 이유도 수제

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의 강력한 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공장제품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lsquo제대로 된 담금질rsquo

에 있다

천호동은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 중 하나로 손꼽혔다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형

적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동 구(舊) 사거리에 lsquo로데오

거리rsquo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

이다 휘황찬란한 천호동의 밤 거리와 동명대장간의 투박한 모

습은 기이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서울로 공급되는 경기미middot숯middot장작middot건축재middot축산물middot채소middot어

물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쳐갔다 송파의 우시장은 특히 컸으며

전국에서 모여든 마상행인 배를 타고 다니는 선상 특히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京江商人) 그리고 경기도와 경상도 지방

강단호 씨의 대장장이 직업은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해 수도사의 고행과 다름없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6 2013-01-04 오전 71314

201317 위클리 공감56 위클리 공감 201317 57

에서 몰려드는 여행인middot관리 등으로 붐볐다고 한다 거상middot거부가

많은 지역이었고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구할 수 없는 것이 드물

었다 대장간의 숨은 전통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인문middot산

업지리적 배경이다

대장간에는 늘 다양한 행색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건설현장

의 인부들도 동명대장간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인부가 날이 무

뎌진 정을 한보따리 들고 와 내려놓으면 부자의 손길이 바빠진

다 먼저 부친 강씨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화덕에 정을 넣고 요

리조리 돌려가며 달군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모루 위에 내

려놓으면 아들 단호 씨의 둔중한 망치질이 시작된다 부자의 일

장단은 리드미컬하고 긴밀한 호흡으로 정겨운 흥이 넘쳐흐른

다 수십 개의 정을 모두 손질하는 고된 노동 끝에 손에 쥐는 돈

은 고작 몇 만원 정도다 공사장 정 수리비는 큰 것 하나에 1500

원 작은 것은 1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자는 새벽 6시 화덕에 불을 지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섭씨 2000도에 이르는 화덕 앞 작업은 수도사의 고행이나 다름

없다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무한반복해야 하는 운명

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부자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대장간 제품은 공장제품보다 단단해서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는 점을 고객들은 잘 알고 있다 요즘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

객들이 대장간을 찾는다 공사장 인부와 인근 채소 농가 농민들

말고도 단골이 많다 주방용 대형 칼을 제작해 달라는 음식점

주인 정원 일을 많이 하는 전원주택 주민 주말농장 농기구를

구입하려는 농장주들로 대장간은 늘 붐빈다

한번 단골이 되면 저렴한 가격에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

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적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일부

러 아이들을 데려와 노동의 힘겨움과 그 보람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에 눈썰미까지

대를 잇는다는 것은 늘 다소간의 갈등과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

다 명맥을 잇고 싶은 아버지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아들 간의 갈등 유형이 그 중 하나다 반대로 아들을 더 너른 세

상으로 보내고 싶은 아버지와 굳이 아버지의 직업세계에 몸담고

자 하는 아들 간 마음의 갈등도 있다 강씨 부자의 경우다 부친

강씨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ldquo전통적으로 대장장이는 천한 직업이었다 열네 살에 시작한

이 일을 그만두고 더 편한 직업을 찾고 싶기도 했다 단조롭고 힘

든 일을 하며 거의 무한에 가까운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기 때문이다 결코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호한 결

심을 끝내 꺾을 수 없었다rdquo

무엇이든 한우물을 파다 보면 호기가 찾아온다 2012년 동명

대장간은 서울시로부터 lsquo전통상업점포rsquo로 지정돼 대장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문가의 컨설팅과 함께 점포 운

영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아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아들 강씨는 ldquo대장장이는 힘과 솜씨 끈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하는 직업rdquo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진정한 장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lsquo눈썰미rsquo가 필수다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예

술적 감각과 미추를 판별하는 감식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그가 애써 추구하는 방향과 길이기도 하다

전통방식의 대장간으로 100년을 채우는 것이 단호 씨의 인생 목

표다 평생직업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다 대장장이는

전통과 맥이 닿지만 결코 과거에만 안주하는 일이 아니다 lsquo창의력과

기술 끈기와 저력rsquo이 한국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동력이라

면 대장장이 세계의 미덕도 그와 다르지 않다 대장장이 강씨 부자

가 새해 한국인의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그같은 끈기와 저

력 때문이다 글middot한기홍 월간중앙 기자 | 사진middot오상민 기자

달구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천직이므로 강씨의 소명의식은 남다르다

56-57 공감이사람 대장간indd 57 2013-01-04 오전 71325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31: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세계의 창 | 아베 정권 들어선 일본

지난해 12월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 아베 신조(安倍晋三)를

총리로 하는 자민당 정권이 탄생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전

체 의석 480석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 3년 3개

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

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5석에 달

한다 반면 2009년 8월 총선에서 전후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기존 의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석으로 참

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의 첫

총리였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우애외교를 강조

하면서 미middot일동맹과 아시아외교 간 균형을 모색했다 미middot일동맹

의 핵심이었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를 외부로 이전하겠다고 공

언했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미middot일 동맹관계에 균열이 생

겼다 주일 미국 대사의 입에서 ldquo당신(하토야마 총리)을 믿지 못

하겠다rdquo는 극한 발언까지 나왔다 끝내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퇴했다

우클릭 일본의 한반도정책 어떻게 바뀔까우익 공약 실천에 옮기면 對韓middot對中관계 악화 우려

중앙포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간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8 2013-01-04 오전 71502

201317 위클리 공감58 위클리 공감 201317 59

뒤이어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도 동일본대지진과 후

쿠시마 원자로 폭발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1년만에 물러났다 때마침 센카쿠열도(중국명 댜

오위다오)와 독도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 내 보수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도 자

민당 승리의 요인이 됐다 국내외 위기 속에서 내셔널리즘이 고

조되면서 진보세력의 퇴조 일본유신회 등 우익정당이 득세했다

선거공약 불이행이 민주당의 패인

그러나 민주당의 궁극적 패인은 선거공약을 어겼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이전 소비세 증세 복지정책 원자력발전 등 당초 약속

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재무상 출신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취임하자마

자 뜬금없이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국민에

게 약속한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ldquo이걸 위해 내 정치생명을 걸

겠다rdquo고도 했다 이 법안에 자민당이 동의해 주면 국회를 해산

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정치거래까지 제시했다 가뜩이나

혹독한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그를

외면했다 노다 내각은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면서 소생하지

못했다

6년만에 다시 일본을 통치하게 된 아베 총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는 일본이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lsquo보통국가rsquo가 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월간 lt문예춘추gt 최신호

에 lsquo새로운 국가로rsquo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ldquo일본을 미

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만든 전후체제에서 벗어나도

록 하는 것이 최대 과제rdquo라면서 ldquo이를 위해 평화헌법을 개정하겠

다rdquo고 강조했다 또한 ldquo미국과 대등한 관계 수립을 위해 동맹국

이 공격받을 경우 제3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을 행사하겠다rdquo고 밝혔다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

아베 총리와 자민당 정부는 lsquo일본을 되찾자rsquo는 국정목표를 전면

에 내걸었다 그 의미는 lsquo외국에 대해 단호한 각오를 보여주는 강

한 일본rsquo과 lsquo일본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일본rsquo을 되찾자

는 것이다 강한 일본을 위해선 군대 보유 군비 확대 집단적 자

위권 행사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위대를 국방군으

로 격상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예산

증가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개정 없이 국가안전보장법 제정이나 헌

법 해석만 달리해도 도입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lsquo고노 담화rsquo는 물론 lsquo무라야마 담화rsquo를 모두 고치

겠다고 한 공약을 이행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고노 담화는 1993

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과 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지 지

배와 침략에 대해 총체적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

담화들은 일본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과거사 문제에서 가이드

라인으로 삼아온 것들이다

미middot일동맹으로 중국 견제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ldquo21세기에 바

람직한 미래지향의 아베 내각의 담화를 내고자 한다rdquo고 밝혀 한

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정말 자신

의 임기중 이같은 우익 공약들을 실천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하

지만 적어도 참의원(상원)선거가 치러지는 올 7월까지는 지금의

노선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

후인 1월 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

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

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센카

쿠열도 문제를 미middot일동맹의 연장선에 두는 공동선언을 전세계

에 공표할 전망이다 공동선언이 어떤 내용일지는 알수 없지만

중국의 불만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사나다 유키미쓰(真田幸光) 아이치슈쿠토쿠(愛知淑徳)대학 교

수는 ldquo독도와 센카쿠열도 사태 이후 군사middot경제면에서 한국과 중

국이 가까워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rdquo며 ldquo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middot

중middot일 3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치며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

다rdquo고 지적했다 친미로 일관할 아베 총리의 대미정책이 국제사회

에서 한국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middot박소영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말 미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미국으로 정함으로써 강력한 미middot일동맹을 과시하고

영토분쟁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58-59 세계의창 일본indd 59 2013-01-04 오전 71504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Page 32: 위클리공감 191호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이 사람의 서재

김현

동 기

ldquo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lsquo책벌rsquo이죠rdquo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서적 1만여 권 소장hellip ldquo책 통해 통찰력 길러야rdquo

ldquo교수님 책 빌려갑니다 감사합니다heartsrdquo

서재 곳곳에 알록달록한 lsquo포스트잇rsquo이 붙어 있다 이화여대 종

합과학관에 위치한 최재천 에코과학부 교수의 연구실 천장부

터 바닥까지 양쪽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가득하다 마치 아담한 도서관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미

처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lsquo잉여 책rsquo들은 바닥과 테이블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ldquo저는 lsquo책벌rsquo이에요 lsquo책부자rsquo라는 뜻이죠 재벌middot족벌middot학벌hellip

우리는 흔히 나쁜 의미로 lsquo벌rsquo자를 사용하죠 하지만 제가 만든

lsquo책벌rsquo이라는 말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아무

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lsquo책은 정말 좋은 거구나rsquo 하는 깨달음을

또 한번 얻었죠rdquo

최 교수의 연구실은 전문분야인 곤충 표본과 미니어처가 곳

곳에 있을 뿐 대부분 책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만큼 책을 좋아

하고 아낀다 그는 2006년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기

면서 연구실을 새로 단장하며 이름을 lsquo통섭원rsquo이라고 지었다 lsquo모

최재천 교수의 연구실 lsquo통섭원rsquo에는 3000여 권의 다양한 장서가 꽂혀있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0 2013-01-04 오전 71547

201317 위클리 공감60 위클리 공감 201317 61

든 사물은 다 통한다rsquo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

게 그의 서재도 진화학middot사회생물학middot동물행

동학middot영장류middot뇌과학middot종교middot생태학 그리고

자연관련 과학전반 문화사회 등 다방면의

책들로 채워져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생물

학자의 서재 같지는 않다

ldquo제 관심사는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아

요 평생 인문학과 양다리를 걸치고 있죠(웃

음) 그런 만큼 제 서재에는 lsquo세상의 좋은 책은

다 꽂고 싶다rsquo는 lsquo책 욕심rsquo이 고스란히 녹아 있

습니다rdquo

최 교수가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한 학자

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책도 많고 시

간 날 때마다 틈틈이 서점에 들러 사 모은 책들도 상당하다 연

구실에 있는 책만 3000여 권 집에 있는 책까지 합하면 무려 1

만여 권에 달한다

연구에 필요한 원서들은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관심이 가는

국내 서적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는 최 교수의 서재는 제자와 손님들의 도서관 노

릇까지 한다 서재 곳곳에 붙은 포스트잇은 모두 책을 빌려간 흔

적들이다

ldquo제가 전문서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편에 속하고

그 외 희귀본도 많아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빌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한번 빌려준 책들은 대부분 안 돌아옵니다

책에 발이 달렸나(웃음) 책 끼고 죽을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내가

그 책이 필요할 때 없으면 난감하죠rdquo

책 한권으로 바뀐 그의 인생

그럼에도 그가 절대 빌려주지 않는 책이 있다 lsquo가장 아끼는 책rsquo이

무어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책장으로 다가가 작고 낡은 책 하나

를 꺼내온다 최 교수의 손때가 묻어있고 군데군데 테이프를 붙

여 복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책이다 책 모서리에는 옛날

방식으로 lsquoJAE C CHOErsquo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프랑스 생물학

자 쟈크 모노(Jacques Monod)의 생물철학원서 lt우연과 필연

(Chance and necessity)gt의 복사본이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접한

이 책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ldquo내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만든 책이죠 우연히 이 책을 읽고

는 감명받아 복사본을 만들어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 70명에

게 돌렸을 정도예요 그런데 책값이 수금되

지 않아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도 전국

의 생물학 교수님들 방에 가보면 대부분 이

책이 꽂혀 있어요 그럴 때면 lsquo그때 돈 냈느냐rsquo

고 묻고는 합니다rdquo(웃음)

최 교수는 평소 꾸준한 집필 활동도 펼치

고 있다 현재는 lt다윈의 사도들gt을 집필중이

다 lsquo예수의 12사도들rsquo을 패러디한 제목이지만

내용은 묵직하다 다윈의 이론을 열심히 알리

는 학자 12명을 최 교수가 직접 만나 인터뷰

해 엮고 있다 올해 작업을 끝내고 내년쯤 발

간할 예정이다

ldquo집사람은 lsquo전생에 책 못써 죽은 귀신rsquo이냐

고 하지만 저는 책과 같이할 일이 정말 많아요 조금이라도 시

간이 나면 책이나 논문을 읽고 책을 쓰죠 정보가 넘쳐나는 시

대라지만 엉터리로 책을 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치열하고

예민하게 챙겨요 책은 나의 삶이자 lsquo자식보다 더 어려운 존재rsquo입

니다rdquo

최 교수는 이처럼 책 속에 파묻혀 살지만 최근 들어 종종 책

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middot집필middot강연 등으로 바쁘다 보

니 예전처럼 책을 진득하게 읽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ldquo마음이 바빠서인지 필요한 부분만 골라 공격적으로 읽게 돼

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맛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기

억도 가물가물하네요rdquo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최근 저서인 lt통찰gt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ldquo과거에 대한 통찰과 현재에 대한 통찰을 가지면 미래에 관한

통찰이 가능하죠 lsquo스키너의 쥐와 퀼러의 침팬지rsquo 실험을 보면 통

찰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고 이후 길러지는 것입니다 열심

히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면 통찰력이 길러져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rdquo

글middot김지연 기자

최재천 교수

1954년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후 도미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middot박사 과정을 밟았다 미시간대에서

조교수로 지내다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화여대 자

연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60-61 이사람의서재indd 61 2013-01-04 오전 71553

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나 관습에 불과하다 나머지 세계가 미국식 기준이나 관습을 반

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비근한 예가 lsquo우측보행rsquo 시책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

다 우측보행 안내 표지를 본다 우측보행이 그런 중요한 글로벌

스탠더드 중 하나인 듯하다 이 또한 미국이 하므로 그렇다는 식

이다 몇몇 미국인 친구에게 우측보행을 물었다 그들은 자신이

좌측보행을 하는지 우측보행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한 명은 ldquo내

가 우측보행을 할지 모르지만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rdquo고 말

했다 우측보행은 lsquo표준rsquo이 아닌 관습일 뿐이다 내 나라 영국에

서는 사람들이 주로 좌측보행을 한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영국

인의 관습을 lsquo표준rsquo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이렇

게 말하고 싶다 스탠더드가 진짜 필요하다면 한국의 스탠더드

를 찾으라고

한국 밖에는 넓은 세계가 놓여 있다 그곳은 토머스 프리드먼

이 말한 것처럼 미국적으로 획일화한 lsquo평평한rsquo 세계가 결코 아니

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도록 강요받는다 더구나 미국을 비

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대니얼 튜더(Daniel Tudor)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middot경제

학을 전공한 후 맨체스터대에서 MBA를 땄다 2002년 한middot

일 월드컵 때 처음 방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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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2 위클리 공감 201317 PB

문화공감

2013년은 6middot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군 창작 뮤지컬

ltThe Promise(약속)gt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방

부가 육군본부middot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2008년 ltMINEgt 2010년

lt생명의 항해gt에 이은 세 번째 군 창작공연이다

lt더 프라미스gt는 6middot25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침으로부터 개성middot문산전투 화령장전투

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전선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전시상황에서 생사를 초월

해 싸운 전우 7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진은 입대 전 드라마middot영화middot음악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연예인

출신 병사들이다 김무열 에이트의 이현 슈퍼주니어의 이특 초신성의 윤학 정태우 지

현우가 주역이다 지현우는 극중 7인의 전사를 이끄는 소대장 lsquo지훈rsquo 역을 맡았다 초반

에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하나 점차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인상 깊게

연기한다

제작진 역시 화려하다 뮤지컬 lt서편제gt lt광화문연가gt lt에비타gt 등을 연출한 이지나 감독

뮤지컬 lt삼천gt lt블랙 메리 포핀스gt 등의 서윤미 작가 뮤지컬 lt셜록 홈즈gt로 알려진 최종윤 작

곡가를 비롯한 연출진은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다 글middot김지연 기자

기간 1월 9~20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1666-8662

국방

스카우트展

매년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공모전인

lsquo스카우트rsquo전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1월 8일부

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2010년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재능 있는 신

인을 발굴해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작가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총 14개 대학에서 29명의 작품이

선정돼 평면회화부터 영상middot설치 등 다양한 매체

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예비작가들은 물질

화middot기계화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과 사회상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

출한다

기간 1월 8일~2월 1일

장소 갤러리 이마주

문의 02-557-1950lsquo그날의 약속rsquo정전 60주년 의미를 되새긴다군 창작 뮤지컬 lt더 프라미스gt

엘렌 그리모 피아노 리사이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

트 엘렌 그리모의 피

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009년 국내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이후 3년만이다 엘렌 그리모

는 1987년 거장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

탁돼 쿠르트 마주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

계적 마에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연주자가 됐고 발매

한 음반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 스타 연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의 섬세함과 강력한

타건의 연주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며 베토벤middot

슈만middot라흐마니노프middot라벨middot거쉰 등 다양한 레

퍼토리를 섭렵한다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

소나타 버르토크 루마니안 민속무곡 등 2010

년 음반 lt레조낭스gt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ldquo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며 지성

적 연주를 선보이는 제대로 집중할 줄 아는 피

아니스트rdquo라는 lt타임gt지의 평가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시 1월 29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공연

전시

6middot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lt프라미스gt를 통해 지현우middot이특middot김무열 등 연예인 출신 현역 장병들을 만날 수 있다

62 문화공감indd 62 2013-01-04 오전 74516

위클리 공감 201317 63

공감 카툰 파랑새를 찾아서

63 공감카툰indd 63 2013-01-04 오전 71821

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소통과 공감

얼마 전 한국의 한 단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참가자 8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보

고 싶은 곳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런데 미국의 도시들

을 꼽은 참가자가 족히 절반은 됐다 크게 실망했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실망한 건 미국에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도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lsquo엉클 샘rsquo의 땅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하다 미국을 사랑하는 한국인 미국을 미워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다 그러나 미국을 지구상의 한 나라에 불과하다고 생각

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툭하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는다

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국에서는 lsquo글로벌 스탠더드rsquo와 lsquo글로벌 표준rsquo이라는 말을 귀가 따

갑게 듣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런 기준은 미국식 기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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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해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울 점도 수없이 많다

글middot대니얼 튜더

i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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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주간지 ltThe Economistgt 서울특파원이다

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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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 위클리 공감64 위클리 공감 201317 PB

코리안 스탠더드 없습니까앞서가는 한국의 각종 지표middot제도를 세계 표준으로 삼으려는 노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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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람은 거의 못 보았다 미국이 막강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수많은 다른 나라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말이다

정부와 업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본 한국의 고위공무원

이나 대기업 임원 중 적어도 절반은 미국유학파였다 종종 그들

은 lsquo미국식 이름rsquo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석사나 박사를 땄다고 했다 그들이 내게 소개한 동료들

역시 하버드나 MIT 스탠퍼드를 나왔다 미국 대학 학위가 그들

의 자격증만이 아니라 정체성인 듯하다

독도가 한국땅임을 알리려는 운동가나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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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경우 목표는 한국음식의 lsquo세계화rsquo다 그러면서도 미국

이라는 한 나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게 과연 lsquo세계화rsquo일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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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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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소통과 공감indd 64 2013-01-04 오전 62708 표지최종indd 3 2013-01-04 오전 70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