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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을 만드는 근로복지 이야기 2015 01+02 #055 희망나무 시간이 또 훌쩍, 훌쩍 지나 2015년이 되었습니다 2015년의 시간은 흐르는 강처럼 강인한 산처럼 그렇게 친근하고 자연스레 다가왔다 지나가기를 바라봅니시각장애인도 접근 가능한 사보 QR코드

근로복지공단 희망 웹진, 2015년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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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희망 웹진, 2015년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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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을 만드는

근로복지 이야기

2015 01+02 #055

희망나무

시간이 또 훌쩍, 훌쩍 지나2015년이 되었습니다

2015년의 시간은흐르는 강처럼 강인한 산처럼

그렇게 친근하고 자연스레 다가왔다

지나가기를 바라봅니다

시각장애인도 접근 가능한 사보 QR코드

2

지난

나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의 품이 포근하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 곽진언의 노래「자랑」中

2015년이 열렸습니다.

또 한 살 나이만 먹은 것 같습니다. 2014년에 다짐했

던 많은 일들이 이뤄지지 못 했습니다.

다이어트도, 영어회화도 다 이루지 못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다시 2015년의 다짐이 되고 맙니다. 하

지만 무엇보다도 2015년엔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되

리라 다짐합니다. 지난해 우리 사회엔 안타까웠던

일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일들을 지켜보면서 먼저

나 자신이 따듯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

다. 그래서 2014년의 지난 나에게 자랑을 해보고 싶

습니다.

여는 글

J a n / F e b >> 3

2015 01+02 #055

C O N T E N T S

근로복지공단에서 발행한 <희망나무>의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 표시·상업적 이용 금지·변경 금지 조건

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과 일러스트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 저작물 자유 이용 허락 표시 제도입니다. www.kogl.or.kr

S P E C I A L T R E E

08

정여울의 「깨달음의 나무」

시간의 앞모습을 바라보는 법

- ‘남는 시간’ 속에서 뜻밖의 보석을 발견하다

12

PHOTO ESSAY 「일터」

오이솔루션 전정식 대리

18 TREND+Worker

시간을 거래하다 - 시간을 팔고 사는 사람들

24 재미있는 Special

일 년은 365일이 맞을까

H A P P Y T R E E

68 희망 ISSUE

76 인터뷰 「Hope」

(주)고려이노테크 유미남님

82 희망 공장 견학기

새 인생 찾기, 제2막 1장의 시작

(주)커리어코칭연구소

88 보람 + 하모니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94 행복한 하모니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100 소원 램프

의료사업본부 이종호 대리가 전하는

세상과 통하는 창

104 희망뉴스

108 FROM TO 희망나무

110 편집후기

B E A U T I F U L T R E E

28 Beautiful 인터뷰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노래하다

- 가수 김광진

36 희망 톡톡

2015년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38 테마도시산책

그 겨울 울산에 가다

- 간절곶과 떼까마귀 촬영지

46 정덕현의 TV 속 일터

인턴부터 대리, 팀장까지

우린 모두 <미생>

- <미생>의 일터, 그 남다른 공감의 이유

52 건강 Radar

한국 특유의 병, 화병

56 컬처 Pick

12년 시간의 힘 - 영화 <보이후드>

58 따뜻한 나눔터

더 크고 따뜻한 세상을 위한 나눔

- 미혼모의 집 물푸레에서 가진

사회공헌활동

64 이런 판결 저런 판결

업무 대기시간 또는 휴게시간에 사고를

당한 경우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

66 그거 알아?

나, 너, 우리, 모두를 위한 디자인

발행일 2015년 1월 15일(통권 55호) 발행인 이재갑 편집인

강윤호 편집위원 김경식, 오기영, 권순식, 나원석, 박문숙, 김

이호, 김기륜, 이종호, 유시환 발행처 근로복지공단 울산광

역시 중구 종가로 340 기획·편집·디자인 ㈜성우애드컴

<희망나무>는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홍보마당과 애플리케

이션 ‘희망나무’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www.kcomwel.or.kr

정여울의 「깨달음의 나무」

시간의 앞모습을 바라보는 법

-‘남는 시간’ 속에서 뜻밖의 보석을 발견하다

PHOTO ESSAY 「일터」

오이솔루션 정정식 대리

TREND+Worker

시간을 거래하다

-시간을 팔고 사는 사람들

재미있는 Special

일 년은 365일이 맞을까

스케줄보다 앞서서 조금씩

‘시간의 여백’을 마련해본다면

우리는 잠시나마 설레는 심정으로

‘시간의 앞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정여울, 「시간의 앞모습을 바라보는 법」 中

시간Special ree

8

시간의 바쁜 뒷모습이 아닌,

시간의 여유로운 앞모습을 바라본 그 30분 동안은,

지금까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창조적 시간이었다.

나는 이제 하루에 30분 정도는

‘무엇을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시간 자체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글 정여울⋮일러스트 안우정

시간의 앞모습을

바라보는 법

‘남는 시간’ 속에서

뜻밖의 보석을 발견하다

정여울의 「깨달음의 나무」

J a n / F e b >> 9

나는 항상 약속 시간에 바로 닥쳐서 외출 준비

를 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약속 시간

에 간신히 딱 맞게 도착하거나 늦을 때가 많았

는데, 그럴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 가스 밸브를 잠갔던가?’, ‘창문은 모두 닫

아 두었나?’, ‘그 책을 꼭 가지고 왔어야 하는

데!’, ‘아 참, 지갑을 놔두고 나왔네!’ 이런 식의

사소한 걱정과 실수들 때문에 집으로 다시 돌

아갔다가 약속시간에 늦을 때도 있었다. 그러

다 크게 한 번 약속 시간에 늦은 후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과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실컷 괴로워한 뒤, ‘이젠 약속 시간에 아예 한

참 일찍 도착해버리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다짐이 항상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

지만, 약속 시간에 조금씩 일찍 도착하면서 예

전엔 미처 보이지 않았던 세상을 발견하게 되

었다.

어떤 장소에 일찍 도착하면 그 여백의 시간이

뜻밖의 기쁨을 선사하곤 한다. 늘 스케줄에

맞춰 바삐 움직이는 데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시간이 남는다’는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한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동영상이나 게임을 하

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마트한 기계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시간

을 조금 더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까. 나는 강의 시간에 조금씩 일찍 도착하면

서 가만히 책을 읽거나 햇살을 즐기는 시간의

여유를 만끽하기 시작했다. 3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어떤 일이 시작되기 전, ‘아

무런 약속도 없는 잠깐의 시간’동안 나 자신의

감각을 활짝 열어두는 순간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간의 흐름을 올올이, 켜켜이 느껴

보는 순간들의 기쁨은 메마른 우리의 감수성

을 촉촉하게 감싸준다.

얼마 전 창원도서관에서 강의를 하기 전, 30

분 정도 일찍 도착한 나는 문득 ‘아침 햇살이

참 좋구나, 이렇게 아침이 오는 풍경을 바라본

적이 얼마 만인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날

씨는 춥지만 조금씩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

덕분에 괜스레 행복해지는 아침. 건물 안으로

들어가 습관적으로 까페나 매점을 들르려다

가 그냥 야외 벤치에 앉아 야생의 햇살을 들이

마시기로 한다. 이런 시간은 마치 지상에 존재

하지 않는 기적처럼, 천상에만 존재하던 눈부

신 행복의 시간이 나비처럼 살짝 내 어깨를 스

1 0

글쓴이 정여울 문학평론가이자 작가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서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쳤다. 저서로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마음의 서재> 등이 있다.

쳐가는 듯한 느낌을 실어다준다. 나는 도서관

야외 벤치에 앉아서 아침 햇살을 정수리 위에

그득히 맞으면서 노트북으로 글을 썼다. 조금

일찍 도착하니 이런 뜻밖의 여유가 있구나. 갑

자기 싱그러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더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이 새록새록 스며들었

다. 시간의 바쁜 뒷모습이 아닌, 시간의 여유로

운 앞모습을 바라본 그 30분 동안은, 지금까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창조적 시간이었다.

우리가 끝없이 스케줄만 뒤쫓으며 살다보면

끝없이 ‘시간의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어, 벌써 한 달이 다 가버렸네.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세상에, 벌써 한 해가

다 가버렸네. 이런 식으로 지나간 시간의 뒷모

습만 안타까이 바라보며 한숨짓게 되는 것이

다. 하지만 스케줄보다 앞서서 조금씩 ‘시간의

여백’을 마련해본다면 우리는 잠시나마 설레

는 심정으로 ‘시간의 앞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소중한 또 하루가 시작되고 있구

나. 저 멀리 아련하게 동이 터오네. 올봄에는

언제쯤 벚꽃이 필까. 이런 식으로 ‘시간이 내

앞으로 걸어오는 앞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우

리는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천천히

다가오는 소리를 들으며 오늘 살아있는 이 삶

자체의 아름다움에 더 감사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는 음대 앞에서 가만히 학생들의 악

기 연주 연습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이날도 학

교에 평소보다 30분쯤 일찍 도착해서,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음대 구석구석에

서 들려오던 그 수많은 악기 소리에 감동해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피아노 소리, 클

라리넷 소리, 오보에 소리, 바이올린 소리, 첼

로소리, 가야금소리까지, 모두 다른 방에서 제

멋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밖에

서 들으니 뜻하지 않는 동서양 협연 오케스트

라처럼 아름다운 하모니로 울려 퍼지는 것이

었다. 물론 각자의 음정 박자는 전혀 어울리

지 않았지만, 화음이나 템포가 맞아서가 아니

라 각자의 악기가 들려주는 소리들 자체의 아

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획되지 않은 오케스

트라처럼 들렸다. 우리는 무대의 앞모습만 보

기 때문에 무대 뒤편의 준비 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무대 뒤편에서 꿈나무들이

얼마나 피땀 흘리며 연습하는지, 끊임없이 같

은 소절을 반복하며 안 되는 부분을 고치는 모

습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그때 깨달았다. 무엇

을 준비하는 시간의 아름다움, 무엇의 가시적

인 결과가 아니라 무엇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나는 음대생들

의 뜻하지 않은 ‘연습의 오케스트라’를 경청하

며, 삶이 무르익는 소리, 너무도 소중한 단 한

번뿐인 시간이 내 옷자락을 사각사각 스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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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은 정말 살아있다는

것,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다

는 것만으로도 내게 주어진 삶에 더없이 감사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제 하루에 30분 정도는 ‘무엇을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

써 시간 자체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킬링타임’ 식으로 시간을 단순한 쾌락

에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일 중독으로

건강은 물론 시간이 흘러가는 것조차 의식하

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자체를 느껴보

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바쁨은 자랑이 아

니다. 스케줄로 꽉 찬 달력이 행복의 지름길은

아니다. 행복한 사람은 달력이나 시계나 휴대

폰을 쳐다볼 필요가 없다. 그저 지금 이 순간,

가장 자신을 기쁘게 하는 그 무엇에 완전히 자

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시

간의 행복’을 아는 자가 아닐까.

순식간에 지나가죠

오이솔루션

전정식 대리의 하루

PHOTO ESSAY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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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식 대리는 광주광역시 소재 중소기업인 오이솔루션에서 일하는 평범한 30대 회사원

이다. 그가 근무하는 오이솔루션은 전기신호와 빛신호를 변환하는 초고속 광통신의 세계

적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그는 이곳 개발 부서 기구팀에서 제품모델링과 jig 설계를 하고

있다.

글 김수현⋮사진 장병국

J a n / F e b >> 1 3

시간이 멈춰서다 “물론 점심시간이요.” 하루 중 언제가 가장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

게 말했다. 그래서 그의 하루는 점심시간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그는 점심시간 못지않

게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즐긴다. 어두컴컴한 가공실에서 자신의 설계 조립을 맞춰 볼 때도

조차도.

밖은 이제 해가 떴는데 출근하자마자 어두컴컴한 공간에 들어가 조립에 몰두하는 모습이 인

상적이었다. 시간이 잠시 멈춰서 있었다.

점심 3시간 전

1 4

결재, 그리고 회의 매주 월요일이면 팀 리더들의 주간업

무보고 회의가 있다. 그는 기구팀 리더로 참여한다. 매주 열리

지만 이사님까지 참석하는 중요회의다. 또 신제품이 나올 때

제품 리뷰 회의가 열린다. 다른 팀까지 참여해서 직급에 상관

없이 품평회를 연다. 스크린을 보면서 디자인, 품질 등을 평가

한다.

점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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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메뉴는 순대국 그는 주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가

끔 특별식으로 돈까스 덮밥이나 날

치알밥이 나오는데 그럴 때는 정말

행복해진다. 점심을 먹으며 동료들

과 나눈 화제는 다음 회식 장소. 최

근에 오픈한 샤브샤브 전문 샐러드

바를 가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매일 하는 일 가장 열중하는 일

지금 하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달라

고 하니 매일 하는 일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설계 업무를 하는 그는 매

일 하지만 설계 일을 할 때 가장 열

중하고 점심시간 다음으로 즐긴다

고 말했다. 전정식 대리는 행복한 사

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장 열중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니 말이다.

점심

뱃살 제거 주로 사무실 근무를 하

는 그에게 운동은 필수다.

점심 후

퇴근 4시간 전

1 6

방진복 입고 라인으로 생산라인에 들어

갈 때는 에어워셔 후 엔지니어용 파란색 방

진복(먼지를 막기 위한 작업복)을 입는다. 그

가 하는 업무 중엔 제품 설계 외에도 지그(제

품을 양산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보조기구)

설계도 있는데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

인 차 들른다. 방진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뭘

모르는 사람들은 폼 난다고 여긴다. 하지만

전정식 대리는 방진복을 입고 생산라인에 들

어가 제품을 확인하는 과정이 사실 조금 귀

찮은 마음도 든단다.

퇴근 3시간 전

J a n / F e b >> 1 7

그리고 퇴근

휘리릭~

다음호 PHOTOESSAY 「일터」의 주제는 ‘관계’입니다.

주인공이 되는 근로자를 중심으로 주변 동료들과의 관계, 친구 혹은 가족 관계 등을 촬영할 예정입니다. 촬영에 응모해주실 중소기

업 혹은 근로자는 [email protected]으로 응모해주시기 바랍니다. 희망나무는 별도의 광고비나 금품을 전혀 요구하지 않습니다.

마우스가 떨린다

보통은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한 후 영

어학원을 간다. 영어학원비도 회사에서 제공해

주고 있어 부담은 없다. 하지만 이날은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어 칼퇴근을 할 생각이다. 깔끔

하게 책상을 정리하고 퇴근 5분 전 시계를 본다.

퇴근 5분 전

퇴근

1 8

TREND+Worker

TREND+Worker

timetradepeople

J a n / F e b >> 1 9

2015년에 시간이 중요한 트렌드 코드가 된다. 우리는 늘 점점 더 바빠진다. 점점 더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가장

짧고, 노동시간은 가장 길다. OECD 가입국 중 수면시간이 가장 긴 나라는 프랑스다. 무

려 8시간 50분이다. 우리는 가장 짧은 7시간 49분이었다.

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일러스트 안우정

#1.유료 수면방

서울에도 유료 수면방이 생겼다. 낮잠 자는데 돈을 내는 건데, 1시간에

5천원이다. 아니 자기 책상에 엎드려 자면 공짜인데 누가 돈을 내고 낮

잠을 자겠나 하겠지만 단 한 시간, 아니 30분을 자더라도 잠의 밀도와

질이 다르다. 편히 낮잠에 몰입할 수 있다는 건 우리에겐 필요한 상황이

기도 하다. 우린 늘 피곤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유료 수면방이자 낮잠

을 돈 내고 자는 공간은 이미 뉴욕이나 파리, 도쿄 등에선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비즈니스다. 해외의 국제공항에서도 종종 이런 비즈니스가

제공되기도 했다. 아예 대놓고 낮잠시간이 보장된 일부 유럽국가에선

낯선 비즈니스도 아니다. 우리에겐 낯설고 신기했던 바로 그 낮잠 비즈

니스가 서울에서 시작된 것이다. 당장 얼마나 장사가 잘 될까는 미지수

지만, 적어도 터무니없는 사업이 아닌 가능성이 꽤 있는 사업이 되는 중

이다. 낮잠을 돈을 주고서라도 자겠다는 것은 하루의 시간을 더 밀도 있

고 집중해서 사용하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낮잠 후 재충전해서 오후에

더 열심히 일하겠단 의미니까 낮잠에 쓰는 돈은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

가 되는 셈이다.

시간을 거래하다

시간을 팔고 사는

사.람.들.TREND+Worker

2 0

#2.시간을 파는 카페

서울의 한 카페는 대화가 금지다. 거기다가 시간제 요금을 받는다. 심

지어 한 달 회원제도 가능하다. 한 달치 미리 끊어놓고 다니는 독서실처

럼, 조용히 책을 보거나 자기 일에 집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다.

수다를 떨고 싶은 사람은 딴 데 가란 거다. 요즘 흔하디 흔한 게 카페다.

그런데 커피 값을 받는 곳이 대부분인데, 이곳은 커피는 공짜지만 시간

을 판다. 공간이자 시간을 파는 비즈니스인 것이다. 사실 카페의 시간

단위 계산법은 ‘지퍼블랏’이라고 러시아에서 시작되어 런던과 뉴욕까

지 진출한 카페에서 확산시키는 중이다. 여기선 1분 단위로 계산을 하

는데, 성질 급한 사람은 몇 분만 있다가 몇 백원 내고 커피 훌쩍 마시고

가도 된단다. 커피가 상품이 아니라 시간이 상품이라서 그렇다. 시간을

사고 파는 시대에 물건이 아닌 시간 자체가 거래 되는 것이다.

J a n / F e b >> 2 1

#3.잔심부름 센터

강남에만 10여 개 업체가 있고, 수백 명의 잔심부름 도우미들이 있다.

마트 장보기에서부터 대신 줄서있기, 동사무소에서 서류 떼오기, 반려

동물 밥주기나 산책시키기, 맛집에서 음식 사오기 등 일상의 잔심부름

을 해준다. 심지어 여성용품이나 피임약까지, 법이 허락하는 한 뭐든

지 다 배달 해준단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시간을 절감시켜주고 대신 뭔

가를 해주는 잔심부름 센터가 급증했다. 싱글족뿐 아니라 바쁜 맞벌이

들에게도 활용도가 높다. 사무실을 떠날 수 없는 직장인들을 대신해서

백화점 세일기간에 쇼핑을 대신해주기도 하고, 대신 집안 잡일을 처리

해주기도 한다. 사실 잔심부름 서비스는 귀찮음을 대신해주는 비즈니

스이기 보다 시간을 절감시켜주는 비즈니스다. 내가 해야 할 소소한 일

들을 누군가 대신 해준다면 나는 그만큼의 시간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기

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셈이다.

요즘 직장인들도 너무 바쁘다. 결국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남

의 손을 빌어서라도 내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그건 충분히 합리적인 선

택이 된다. 강남에서 시작된 잔심부름 서비스는 서울 전역을 확대되고,

전국 주요 대도시에도 확산 중이다.

2 2

앞서 소개한 3가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자, 앞으로 더 주목해 볼 트렌

드다. 사람마다 부여된 시간이 그 사람의 생명이 되어, 시간이 소진하

면 목숨을 잃는 상황을 담은 <인타임>이란 영화에선 시간이 곧 우리의

돈과 같은 개념이다. 시간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상

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타임머신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

이라고 해도 우린 늘 시간에 대한 주도권이자 통제권을 탐냈었다. 2015

년에 시간이 중요한 트렌드 코드가 된다. 우리는 늘 점점 더 바빠진다.

점점 더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과거 사람

들에 비해 시공간의 한계도 더 극복해냈다. 동일 시간 동안에 우린 훨

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의미에서 우린 증강인류인 셈

이다. 분명 누구나 24시간을 부여받지만 시간을 파는 비즈니스를 통해

서 하루 동안 더 많은 시간을 누릴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게 각종 심부름

을 해주는 서비스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누가 대신 해주는 것에서 우린

내 시간을 아낄 수 있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동시에 몇 가

지 일을 처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을 중심에 둔 관점으로 보면 세

상 모든 것에서 새로운 시간 비즈니스도 가능해진다. 시간은 한정된 자

원이기에 충분히 팔고 살 수 있다.

현대인들은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아마 이 말은 당신도 하

루에 몇 번씩 하는 말일 것이다. 늘 시간 없다며 시간을 재촉하는 삶을

살지만, 사실 역대 어느 시대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 물

리적인 시간이 24시간인건 불변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많은걸 누

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시간

씩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아침에 눈뜨면서 잡기 시작해서 밤

에 자기 직전까지 쥐고 있다. 휴가를 가서도 끄지 않고,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실시간으로 누군가와 연락하며 별의별 정보를 다 접하고 산

다. 밤엔 야식도 하고 회식도 하고, 다들 올빼미족이 되다시피 했다. 한

국인은 세계적으로도 수면시간은 가장 짧고, 노동시간은 가장 길다.

OECD 국가 중에서 7시간대의 수면시간을 가진건 한국과 일본뿐이란

다. 청소년들은 입시 공부하느라 못자고, 직장인들은 야근하고 회식하

느라 못잔다. 자의반 타의반 잠은 늘 부족하고, 밤중에도 해야 할 일이

J a n / F e b >> 2 3

이것저것 많다보니 잠자는 시간도 점점 늦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4년간 45.3% 정도 늘

었는데, 한해에 38만명 가까이 된다. OECD 국가들 중 한국의 평균 노

동시간은 2013년 기준으로 2,163시간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멕시

코(2,237시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00~2007년까지 8년

간 OECD 1위를 차지했고, 2009년부터 멕시코가 1위로 올라서면서 2

위를 유지하고 있다. OECD 34개 국가 평균은 1,770시간이다. 우리나

라는 393시간 더 일하고 있다. 이를 하루 8시간 노동으로 환산하면 무

려 49일치다. OECD 국가 중 네덜란드가 1,380시간으로 가장 적은 노

동시간이었다.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등이 1,400시간대 이하

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유럽 선진국들의 노동시간이 전반적으로 짧다.

그 외 미국은 1,788시간, 일본은 1,735시간, 영국은 1,669시간 등 평균

에 가까웠다. 하여간 우린 덜 자고 더 일하는 나라다. 가장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한국인이지만 여전히 우린 시간이 모자라고 또 바쁘다. 외국

인이 한국에서 살면 가장 먼저 배우는 말 중 하나가 ‘빨리빨리’ 라고 할

정도니, 우리가 얼마나 바쁘고 급하게 사는지 알 수 있다. 미디어 아티

스트 줄리언 오피가 서울사람이라며 표현한 영상작품을 보면, 바삐 걸

어가는 사람들이다. 걷고 또 걷고 추월하면서도 시선은 앞만 보는 듯하

다. 그러고 보면 ‘24시간이 모자라’라는 선미의 노래는 괜히 나온 게 아

니다.

그래도 우리의 현실은 늘 바쁘다. 누군가는 그 바쁨에서 새로운 트렌드

의 기회를 찾을 것이다.

글쓴이 김용섭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며, 주간동아

칼럼니스트, KBS 트렌드 전문 패널이다. 저서로는 <라이프 트렌드 2015 : 가면을 쓴 사람들>,

<라이프 트렌드 2014 : 그녀의 작은 사치>,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 <트

렌드 히치하이킹>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2 4

재미있는 Special

365일 년은 365일이 맞을까

-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다

하루는 24시간,

일주일은 7일, 일 년은 365일.

이 개념은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한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담는다.

글 김수현

J a n / F e b >> 2 5

7년 전을 사는 나라

현재 세계 대부분이 공통으로 쓰는 달력은 4백여 년

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 시대에 채택된 달력이다.

그래서 그레고리력이라고 말한다. 그레고리력의 기

원이라고 할 수 있는 바빌로니아력은 한 달이 29일

또는 30일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2015년 현재 전 세계인 모두가 그레고리력

을 쓰는 것은 아니다. 에티오피아의 달력은 좀 특

이하다. 에티오피아 달력 율리우스력(Julian Solar

Calendar)는 1년이 12달이 아니라 13달로 되어 있다.

그리고 1월에서 12월까지는 한결같이 30일로 이루어

져 있으며 나머지 13월은 5일 혹은 6일로 되어 있다.

13월이라니 마치 시 구절 같지 않은가.

또 하나 율리우스력 기준으로는 우리가 쓰는 그레고

리력보다 시간이 7년 정도 늦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

아 달력으로 2008년 1월 1일은 그레고리력으로 2015

년 1월 1일인 것이다.

그들은 현재 2008년을 살고 있다!

생체시계

영화 <그래비티>에서는 우주 미아가 된 산드라블록이

어둡고 막막한 곳에서 내던 신음소리가 인상적이었

다. 홀로 우주 여행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변

할까. 이와 비슷한 실험이 1989년 실시되었다.

장거리 우주 여행에 대비하여 인간의 고립 생활이 인

간의 정신과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

기 위한 모의실험이었다. 이 실험에 자원해서 참가한

이탈리아 여성 스테파이나 폴리니는 고립된 동굴에

서 혼자 130일을 살고 나왔다. 그녀는 시간을 전혀 알

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신의 본능적 리듬에 따라 잠을

자고 일어나는 생활을 했다.

동굴 속에는 컴퓨터, 뇌파측정기 등을 설치해 그녀의

수면 리듬과 생체 리듬을 분석하였다. 폐쇄된 동굴 속

에서 그녀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났다. 몇 주일이

지난 뒤 그 주기는 더욱 길어져서 하루는 36시간에

이르렀다.

130일이 지났을 때 그녀는 80일 밖에 지나지 않은 것

으로 생각했다. 아마도 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 미

아가 된 산드라블록의 생체시계는 지구의 시간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을 것이다.

‘시간은 돈이다’라고 말한 사람

토머스 제퍼슨과 함께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를 작

성한 벤저민 프랭클린. 그는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란 명언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그가 경영하

는 서점에 한 손님이 와서 책 값을 물었다.

“1달러입니다.”

“조금 싸게 안 될까요?”

“그럼 1달러 15센트 주십시오.”

손님은 프랭클린이 자신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줄 알

았다. 그러나 점점 가격은 비싸졌다.

“시간은 돈보다 귀한 것인데 손님께서 시간을 소비시

켰으니 책값에서 시간비를 가산해야 합니다.”

프랭클린은 정치가이고 과학자이고, 성공한 인쇄업

자였다. 그가 ‘시간은 돈이다’라고 말한 것은 일찍이

그가 상업에 눈을 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시계가 발달하고 시간=돈 개념이 들어선 것은 18세

기 산업혁명 이후다. 그 이전까지는 서구에서조차 시

간에 대한 개념이 딱히 없었다. 약속을 잡을 때도 장

소에 찾아가서 상대방이 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릴

뿐 시계가 없는 서민의 경우 시간을 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으로 시간의 의미가 확 달라졌다. 특

히 철도업·제조업(시계 제조업 포함)이 발달하면서

시간이 돈과 직결된다는 의식이 커졌다.

2 6

Beautiful Tree

Beautiful 인터뷰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노래하다

희망톡톡

2015년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테마도시산책

그 겨울 울산에 가다

정덕현의 「TV 속 일터」

인턴부터 대리, 팀장까지 우린 모두 <미생>

건강 Radar

한국 특유의 병, 화병

컬처 Pick

12년 시간의 힘 - 영화 <보이후드>

따뜻한 나눔터

더 크고 따뜻한 세상을 위한 나눔

이런 판결 저런 판결

업무 대기시간 또는 휴게시간에 사고를 당한 경우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

그거 알아?

나, 너, 우리, 모두를 위한 디자인

Beautiful 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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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이름을 몰라도 그의 노래를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 대한민국 남자들 상당수가 그가 작사·작곡한

‘사랑의 서약’으로 청혼을 했고, 이별을 겪으면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로 시작하는 ‘편지’를 부르며

마음을 달랬다. 그런가 하면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

가 흘러나오는 ‘마법의 성’을 들으며 동심에 빠지기도

했다. 이 많은 명곡을 만든 이가 바로 김광진이다.

오랜만에 새 음반으로 모습을 보인 그를 만났다.

글 김수현⋮사진제공 김광진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노.

래.하다

BEAUTIFUL INTERVIEW

김.광.진.

가수 김광진, 그에게 궁금했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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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노.

래.하다

김.광.진.

가수 김광진, 그에게 궁금했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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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활동 병행이 가능할까

여의도에 있는 한 카페에서 가수 김광진을 만났다. 그는 근 20년 간 회사 생활과 음악 생활

을 병행해오다 2012년부터 전업 뮤지션으로 생활하고 있다. 여의도는 그의 작업실이 있

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편안한 차림으로 카페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반갑게 인

사를 나눈 후 여의도 직장인들의 모습이 보이는 창가에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를 만나기 전 궁금한 점이 많았다. 그중 제일 궁금한 질문은 이것이었다. ‘어떻게 직

장 생활을 하면서 음악 활동도 20년간 꾸준히 해올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을 만나자마자 던

졌다. 기자를 비롯 많은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할 질문이므로.

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은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하지 않았다며 반성투로 말했다. 2002

년 4집 음반을 낸 후 2008년도에 5집을 내기까지 기간이 길었다는 것. 음악은 때론 10분

안에 멜로디가 모두 나올 수도 있으므로 자신은 그리 부지런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

러나 설령 10분 안에 곡이 나오더라도 가사를 쓰고, 편곡, 녹음, 음반작업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전업 뮤지션들과 비교할 때 그는 얼마나

부지런한 사람인가. 겸손하게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하던 그는 약간의 실마리를 던져주

었다.

“제 부모님이 굉장히 근면하셨는데 그런 점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규칙적으로

뭔가 한다는 사실이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도 있더라고요. 곡이 안 나올 때면 그래도 내가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때가 있거든요. 가만히 놀고 있을 때 곡이 안

나오면 힘들었을 거예요. 그냥 회사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곡이 나오기도 하니까.”

혹시 20년 전으로 돌아가도 취업을 할 생각인지를 물었다.

“아마도 취업했을 거예요. 사람 마음이 참 우스운 게 회사 생활 할 때는 그만두고 음악

만 하고 싶어지고, 음악 활동만 하면 음악 말고 다른 걸 하고 싶어져요. 하지만 지금 생각

해보면 취업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음악만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힘

든 일이기 때문에 음악 창작에 방해가 돼요. 생활의 무게가 방해가 될 수도 있거든요. 또

이런 다양한 경험이 있어서 인생이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오랜 사회 생활과 수많은 경험을 한 이에게서 볼 수 있

는 내공이 느껴졌다.

감수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퇴근 길 지하철에선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하거나 인터넷뉴스 댓글을 읽는다. 가방엔 책

한 권이 있지만 그걸 꺼내기는 귀찮다. 집에 들어가면 비정상회담이나 무한도전, 미생 다

J a n / F e b >> 3 1

감수성이란 것은

사람들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니

나이를 먹는다고

갑자기 없어지지는 않아요.

저는 오히려

나이 들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10월에 발매한 더 클래식

미니앨범. 대표곡 ‘우리에겐’, ‘종이

피아노’ 등을 비롯 더 클래식 1집의

풋풋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3 2

저는 음악을 할 때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여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곡을 만들어요.

상투적인 것에서

벗어나야 하고

대중성도

잃지 않아야 하죠.

김.광.진.

시보기, 혹은 미드(미국드라마)를 보다 잠이 든다.

우리 직장인들의 퇴근 후 삶은 대부분 이렇다. 이렇게 몇 년을 살아가니 시간이 지날수

록 머리가 딱딱해지는 것만 같다. 소설책을, 시집을 읽은 적이 언제던가. 그런데 김광진은

오랜 직장 생활 속에서도 감수성이 풍부한 곡을 써왔다. 얼마 전 17년 만에 발매한 더 클래

식 미니앨범에서도 더 클래식 1집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감수성이란 것은 사람들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니 나이를 먹는다고 갑자기 없

어지지는 않아요. 저는 오히려 나이 들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열정만 있

다면 더 드라마틱한 느낌이 나오는 거죠. 그리고 창작이란 것은 어린아이 마음에서 나온

다고 생각해요. 어른의 마음에선 좋은 곡이 나오지 않아요.”

이쯤에서 그의 여가 생활이 궁금했다. 혹시 뮤지션으로서 감수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게 아닐까 궁금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할 때는 퇴근이 늦어서 집에 들

어오면 바로 잠들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남들과 똑같은 생활이었다고.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단다. 대신에 농구 같은 운동을 즐겨했다고. 그는 스

포츠광이다. 농구팀 중엔 전자랜드, 야구팀 중엔 넥센 히어로즈 팬이라는 그는 SNS 상에

도 뮤지션답지 않게(!) 스포츠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젊게 사는 비

결을 운동으로 꼽았다. 그가 스포츠광이라는 사실을 안 PD의 섭외로 그는 올해부터 시작

하는 「스포츠 대작전」(KBS 1, 금요일 밤 11시 40분)이란 프로그램에 출연을 한다.

감동을 주는 법

그의 곡은 특이하다. 발매 당시엔 그리 반응이 없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를 끄는 것이

다. 1995년 더 클래식 2집에 실렸던 ‘여우야’, 2000년 김광진 3집에 실렸던 ‘편지’, 2002년

4집에 실렸던 ‘동경소녀’ 등은 모두 2010년 이후에 더 큰 인기를 끌었다. 그것도 20대 가수

의 리메이크를 통해서 말이다. 세대를 넘나들면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이라기보다는 저는 음악을 할 때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여행을 해야 한다고 생

각하고 곡을 만들어요. 상투적인 것에서 벗어나야 하고 대중성도 잃지 않아야 하죠. 어쨌

든 저는 프로페셔널한 뮤지션들이 제 노래를 택했다는 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버

스커버스커(‘동경소녀’). 투개월(‘여우야’). BMK(‘편지’). 크리스(‘진심’) 등 말이죠. 사실 음

악은 시간이 지나면 상당수 사라져요. 인기 있는 척하다가 없어지죠. 사실 ‘편지’나 ‘동경

소녀’는 음반 발매 시엔 반응이 거의 없었어요. 나중에 확 뜨는 걸 보고 제 노래에 대한 자

신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곡도 더 잘 써져요.”

그는 좋은 곡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정현이 MBC 「나는 가수다」란 프로그램에서 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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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3 4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예로 들었다. 많은 뮤지션들은 그 노래가 좋다는 걸 알

고 있었지만 그 전에는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했던 노래였다고.

“좋은 음악은 그렇게 뒤늦게라도 빛을 보더라고요. 일단 좋은 음악은 멜로디와 음악 구

성만으로 감동을 줘야 돼죠. 가사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흘러야 하고 남의 것을 흉내낸 것

같지 않아야 해요. 또 대중들에게 좋은 음악으로 오랫동안 남으려면 마음을 움직여야 해요.

저는 제가 죽은 뒤에도 사람들에게 오래 불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욕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곡은 이미 20년 넘도록 사랑 받는 곡이 많으니까.

감성과 이성을 넘나드는 사람

김광진은 그동안 자신의 말처럼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해왔다. 먼저 대중들에게 알려진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자신이 부른 곡뿐만 아니라 이승환이 부른 ‘덩크슛’, ‘내게’, 이소라

가 부른 ‘처음 느낀 그대로’, 한동준이 부른 ‘사랑의 서약’,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

로’ 등의 작사·작곡자다. 그리고 20여 년간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

저 일을 해왔다. 한편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투자 강의와 음악 강의를 했고 KBS 라

디오에서 경제포커스란 프로그램을 1년 반 동안 진행하기도 하였다. 또 <김광진의 지키는

투자>라는 책을 내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 책은 저자 소개에서 그에 대해 ‘감성과

이성을 넘나드는 투자전문가이자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적절한 소개란 생각

이 든다.) 앞으로는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을까.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독점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어떤 분야에서 어

떤 식으로 독점화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사람들이 알아야 해

요. 특히 음원, 미디어, 정치, 유통 등에 문제가 있거든요. 음악도 거대 기획사의 횡포가

심각하고, 영화 유통구조만 봐도 몇 개 배급사가 휘두르잖아요.”

독점화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도 아주 높

았다. 그런 면이 음악과는 연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그는 경제포커스를 진행하면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독점화에 대한 책을 꼭 써주었으면 싶었다. ‘마법의 성’의

김광진이 쓰는 독점화 이야기라면 왠지 재밌게 읽힐 것 같았다.

요즘 그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더 클래식 4집 발매. 지

난해 더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17년 만에 나온 앨범은 다섯 곡이 담긴 미니앨범이었다. 올

해는 정식 앨범 발매를 계획하고 있었다. 곡은 거의 만들어진 상태고 다른 멤버 박용준이

편곡 작업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다. 아바의 노래로 구성한 맘마미

아처럼 자신의 노래로만 구성한 뮤지컬을 구상하고 있었다.

“뮤지컬에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나와야 하는데 제 노래로는 가능할 것 같아요. ‘Be

Yourself’ 같은 빠른 노래로 뮤지컬을 시작하면 신나지 않을까요. ‘노는 게 남는 거야’, ‘출

근’ 이런 록 스타일의 곡도 좋고요. 일단 시놉시스부터 만들어야하겠죠.”

그러고 보니 그의 곡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있어서 뮤지컬로 구성해도 좋을 것 같다. 어

쩌면 맘마미아 못지않은 멋진 뮤지컬이 탄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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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희망톡톡

‘에쎄’ 그녀를 보내며

우리가 처음 만난 지 벌써 3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날씬하고 하아얀 피부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비록 5분의 짧은 만남이지만 전 늘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많은 난관이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나의 교제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당신 몰래 부적절한 관계(금연초, 목캔디)를 갖기도 했답니다.

이젠 데이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당신을 감당하기에 벅차네요.

올핸 당신을 보내렵니다,

이제는 돈 많은 다른 남자와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다른 이에게서 간접적으로 당신의 향기를 느끼겠습니다, 안녕!

- 전주에서 황용연님

그 지옥 가고 싶어요!

주변의 대리님, 과장님들은 수없이 외친다. 결혼은 지옥이라고.

근데도 저는 그 지옥 꼭 가고 싶습니다. 결혼하고 싶어요-_-

키도 남부럽지 않다고 생각하고 여자들이 좋아하실만한 자상함까지 갖춘

매너 있는 남자인데 정작 가장 중요한 여복이 없습니다. 조물주께서

저를 만드실 때 빠트린 것 같아요. 세계축구스타 메시가 한번 드리블을 할 때

20~30번 정도의 볼터치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축구공보다

더 많이 차여본 거 같아요. 이제 그만차이고 골인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2015년 새해에는 양처럼 순한 여인과 결혼하고 싶슴돠! 결혼시켜주세요!

- 대전에서 전성호님

「희망톡톡」은 질문과 답을 통해 독자들과 잠시 생각을 나누고자 2015년 처음으로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번 호 주

제인 ‘2015년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에 응모한 독자 여러분들이 예상을 몇 배로 뛰어넘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부득이 그 중에 몇 건만 뽑았지만 사연을 다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사연을 보낸 모든 분들의 소원이 이뤄지기를 빌

었습니다. 모두의 간절한 소원이 이뤄지기를, 2015년 독자 여러분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정리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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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들에게

♡ 애교쟁이 울 막내 : 새해도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렴~

근데, 기저귀는 대체 언제 뗄래? 늙은 애미.. 힘들다앙~ㅠ ㅠ

♡ 울 까불이 둘째 : 불량 애미 밑에서도 지난해 기말고사도 올백 맞고,

씩씩하게 학교 생활 잘해줘서 기특하고, 대견해~!! 근데, 이제 3학년 올라가니,

좀 더 의젓한 모습 좀 보여주면 안될까? 이 애미가 감당이 안된다.

이 노므 자슥앙 ~ ㅠㅠ

♡ 울 첫째(?) : 제발 새해엔 금연·금주에 성공하고, 뱃살도 좀 빼서

이제 첫째 아들 꼬리표 좀 떼길. 우리 백년해로하며 잘 살아봅세~!

아울러, 울 가족 지난 한해동안 무탈하게 잘 지내줘서 넘넘 고맙구~ 사랑해~~

2015년에도 모두 건강하길. 새해 한가지 소망이 더 있다면...

부디, 돈 세다 잠들게 하소서~~~~!! ㅎㅎ

- 대구에서 김난영님

* 다음호 희망톡톡 주제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 : 나만의 관계 노하우’입니다. [email protected]

으로 2월 20일까지 이름, 주소와 함께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도서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지식인이 되고 싶습니다

2015년 2월에 결혼 하게 됩니다.

2013년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으로서 지난 2년 동안은

회사 적응과 심신을 달래는 시간으로 모두 써버렸습니다.

곧 유부녀가 되는 시점에서 저는 지난 2년 동안 하얘진 머리에

지식을 쌓고 싶은, 2년 놀고 나서 이제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올해는 유부녀만이 아닌 지식인으로 거듭나려 합니다.

제발, 몸도 마음도 성숙해질 수 있는 뜻 깊은 2015년이 되길 바랍니다.

- 전주에서 김혜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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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울산」을 테마로 12월 23일 울산을 찾았다. 바로 전날 서울과 충청엔 폭설이 내려 울산도 겨

울의 스산함과 차가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울산은 위쪽 사람들이 겨울하면 떠올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 않았다. 그곳은, 따사롭고 아름다웠다.

글 김수현⋮사진 김은구

간 절 곶 과 떼 까 마 귀 촬 영 지

테마도시산책

그 겨울 울산에 가다

J a n / F e b >> 3 9

바다는

세계 여러 곳에 있지만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바다는

따로 있다.

따뜻하고, 밝은 빛이

비춰야 한다.

울산의 겨울을 담기 위해

찾아간 간절곶의 바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리움으로 남을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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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상을 기다리는 모녀의 상과 그런 그들을

보살피는 것 같은 모습의 등대

소원을 담은 바람개비

간절곶의 간절은

혹시 간절함을 뜻하는 말일까.

간절곶에는 왠지

간절함이 느껴지는 모자상이 있다.

신라시대 충신 박제상을

기다리는 부인과 딸의 모습이다.

왜에 잡힌 남편 박제상을

기다리다 숨진 이들의 모습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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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에는 높이 5m의 소망우체통이 있다. 뒤쪽으로 들어가면 실제 우체통이 있어서

우체통 안에 엽서를 넣으면 보내준다. 이 안에 새해 소망을 적어 보내면 어떨까

사실 간절곶의 간절은 간절함이 아닌 어부들이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긴 간짓대(대나무 장대)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해마다 1월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간절곶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서

일출을 보며 한 해 소원을 빌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정동진보다는 5분 먼저, 호미곶보다는 1분 먼저 일출을 볼 수 있으니

1월 1일이 지나도 한 번쯤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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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것들이 하늘을 지배하다

떼까마귀를 보기 전엔 꽤나 징그럽고 소름끼치는 장면을 가까이서

보게 될 줄 알았다. 히치콕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 본 떼까마귀들은 경이(驚異)를 넘어

경외(敬畏)하게 했다.

오후 5시 25분 즈음 서서히 몰려드는 까마귀들. 만 마리쯤은 하늘에,

만 마리쯤은 전깃줄에 앉아 있었다. 마치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언제 대숲으로 넘어갈지 등을 화제로 수다를 떠는 것처럼

서로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까만 것들이 하늘을 뒤덮어 갔다.

오후 5시 30분, 보이는 하늘의 대부분이 까마귀로 덮였다.

그중 내 머리 바로 위에 있던 수백 마리 까마귀들은 일그러진 원형 모양으

로 한참 동안이나 춤을 추었다. 마치 스트리트 댄서처럼 자유로운 춤이었

다. 그 춤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보니 하늘이 어둑어둑해졌다.

해가 진 것이다.

어느새 그들은 대숲으로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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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해빵

명소에 가면 그곳에서 유명한 음식도

맛봐야 한다. 간절곶 해빵은

커스터드+카스테라에 해 문양을 한

어찌 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은 빵이다.

하지만 보통 커스터드보다 두 배쯤은

맛있다고 보면 된다. 간절곶 바닷가에

있지 않고 안쪽으로 조금 걸어가야 한다.

우유랑 함께 먹으면 살살 녹는다.

간절곶 프로포즈 등대

간절곶에는 좀 신기한 등대가 있다.

프로포즈에 응답하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대. 안내 글을 읽었을 때는

‘설마 작동이 될까’, ‘진작에 고장이 났을

거야’란 생각을 했다. 장난삼아 등대

아래 발판에 올라섰는데 신기하게도

음악이 흘러나왔다. 밤바다를 배경으로

프로포즈를 하면 꽤 근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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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까마귀

떼까마귀란 까마귀 떼를 거꾸로 말한 것이

아니다. 까마귀과의 한 종류를 일컫는 명칭이

다. 떼까마귀는 흉조로 알려진 까마귀와는

엄연히 다른 종류다. 까마귀와 떼까마귀는

서로 닮았지만 까마귀가 조금 크고 부리에서

코 부위는 밝은 색을 띈다.

그리고 떼까마귀는 서로 어울려 놀거나

무리짓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까마귀는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한다.

떼까마귀 볼 수 있는 곳

사실 일출이나 일몰 무렵엔 울산 태화강

부근에서 쉽게 떼까마귀를 볼 수 있다.

그래도 가까이서 떼까마귀들을 잘 볼 수 있고,

멋진 사진까지 찍을 수 있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태화강 앞 카페 ‘여울’이란 곳이다.

‘여울’은 태화강 방문자들을 위한 카페로 마을기업이다.

이곳 앞에 멋진 촬영 포인트가 있다. 11월부터 2월까지

해뜨기 직전이나 해질 무렵(오후 5시 30분 경)에 찾으면 장

관을 볼 수 있다. 평일이면 더 근사할 것이다.

* 태화강방문자센터 여울 :

울산 중구 태화동 907-10(태화강 앞 32번 상가)

울.산.

간절곶 해빵

명소에 가면 그곳에서 유명한 음식도

맛봐야 한다. 간절곶 해빵은

커스터드+카스테라에 해 문양을 한

어찌 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은 빵이다.

하지만 보통 커스터드보다 두 배쯤은

맛있다고 보면 된다. 간절곶 바닷가에

있지 않고 안쪽으로 조금 걸어가야 한다.

우유랑 함께 먹으면 살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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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최고의 콘텐츠를 꼽으라면

누구나 윤태호 원작의 <미생>을 얘기한다.

불황이라는 출판계에서도

무려 2백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신드롬과 드라마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미생>을 통해 본 일의 세계는

무엇이 남달랐던 것일까.

글 정덕현

인턴부터 대리, 팀장까지 우린 모두 <미생><미생>의 일터,

그 남다른 공감의 이유

정덕현의 「TV 속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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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직장생활의 정밀묘사

우리네 직장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사실 직장인에 대한

이미지는 너무나 막연하다. 그것은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피곤

에 겨운 몰골로 출근하는 모습이거나, 하루 종일 끊임없이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 시뻘건 눈으로 야근하는 모습 같은 것들이 대부분

이다. 이렇게 표피적으로 직장인을 생각하다보니 그들의 본질적인 진

짜 모습은 저만치 물러나 있을 수밖에 없다. 주말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비비적대는 샐러리맨을 바가지 긁는 아내의 이미지는 그 샐러리맨이 일

주일 내내 회사에서 어떤 일들을 겪고 왔는가를 지워버린다.

게다가 우리는 이런 직장인들의 삶을 ‘일중독’으로 몰아세우기도 한다.

주5일 근무제가 얘기하듯 삶은 일이 아니라 놀이와 여가를 향해 바뀌고

있는데, 여전히 회사에서 야근을 밥 먹듯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판

정이다. 물론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그들을 단순히 일중독으로 치부하기

전에 적어도 그들이 왜 이런 여가의 시대에도 그렇게 일에 빠져 살아가야

하는가를 찬찬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미생>이라는 세계가 우리에

게 보여준 건 바로 그것이다. 지금껏 대부분의 콘텐츠가 겉핥기로만 봤던

직장인들의 실체. 어찌 보면 부조리한 세계지만 그 안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삶을 <미생>은 더하거나 빼지 않고 정밀묘사 해 보여주었다.

정답이 아닌 해답, 스펙이 아닌 세상을 보는 눈

인턴으로 들어온 장그래(임시완)와 안영이(강소라), 장백기(강하늘), 한

석율(변요한)은 우리네 청춘들이 현재 겪고 있는 청년 실업의 문제를 실

무적 차원에서 보여준다. 즉 장백기처럼 완벽한 스펙을 가진 인물도 실제

직장생활에서는 그 경험치의 부족으로 인한 경솔함을 드러내기도 하며,

인턴부터 대리, 팀장까지 우린 모두 <미생><미생>의 일터,

그 남다른 공감의 이유

안영이처럼 너무나 똑 부러지게 일하는 완벽한 워킹우먼은 바로 그 완벽

함 때문에 팀과 융화가 쉽지 않다. 또 한석율처럼 오로지 현장과 경험만을

우선시 여기며 사무실 업무를 낮게 바라보는 인물도 바로 그 사무실의 결

재 시스템이 현장의 리스크를 최소화해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가 귀결되는 건 바로 스펙도 없고 고졸인 장그래다.

스펙이 없어도 오랫동안 두어왔던 바둑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

닫고 있는 장그래는 범상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업무의 기본도 모르고

있지만 의외로 놀라운 해결책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것은 그가 정

답은 몰라도 해답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스펙과 학력

이 말해주는 게 바로 정답을 찾는 능력이라면, 세상사를 관

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바둑 같은 세계가 말해주는 건 바

로 해답을 찾는 능력이다. 그래서 완벽한 스펙을 가진 장백

기보다 때로는 그가 더 출중한 상황 해결 능력을 보여준다.

이 시대는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미생>은 장그래를 바둑을 통해 세상을 들

여다보는 비범한 인물로 세움으로써 거꾸로 스펙사회의

허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준다.

그가 일중독자가 된 까닭

하지만 만일 <미생>이 이 신입들과 장그래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면 어쩌면 많은 다른 직장인들을 그 공감의 대열

에 포함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생>은 신입은 물론이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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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과 관계를 맺기 마련인 중간 관리자로서의 대리들, 그 대리가 보필하는

팀장, 나아가 그 팀장과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이사진까지 공감의 폭을

넓혀 놓았다. 겨우 계약직을 따낸 장그래를 책임져야 하는 김대리(김대

명)나 이 조촐한 팀원들을 데리고 영업3팀을 꾸려나가야 하는 오차장

(이성민)은 저마다 각자 위치에서의 고충들을 갖고 있다. 김대리는 위로

는 오차장(이성민)을 보필해야 하고 밑으로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장

그래를 키워내야 한다. 회사의 대리들은 사실상 회사를 움직이는 에너지

원이지만 그들의 처지는 때때로 팀장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오차장처

럼 실적이 아니라 해야 될 일을 가져오는 상사를 만나면 그 불이익이 자신

에게도 떨어지게 된다. 결국 직장인의 꽃은 승진을 하는 것이지만 그 꽃이

피느냐 지느냐는 그가 속한 화분의 토양과 무관하지 않다.

김대리의 토양을 만들어주고 있는 오차장은 그 캐릭터 자체가 ‘일중독

자’다. 드라마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웹툰에서 그가 ‘빨간 눈’으로 캐

릭터화된 것은 그래서다. 그는 늘 일에 쫓기듯 일 속에서 살아간다. 가끔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치킨 한 바구니를 사들고 들어가는 것이 가족과의

연결고리지만 그는 사무실에서 가족사진을 엎어놓고 일할 만큼 일에 빠

져 있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라면 대부분의 드라마는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차장이라는 일중독자는 전혀 그런 인상을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왜 그렇게 중독적으로 일에 빠져야 하는가

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인물이

지만 동시에 영업3팀을 책임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가 일중독

이 된 것은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가장에 팀장이라는

5 0

책임감. 그것이 눈이 붉게 충혈 되도록 일하는 오차장에게 드리워진 삶의

무게다.

모두가 버티는 삶에 대한 공감

인턴에서부터 사원, 대리, 팀장 그리고 임원에 이르기까지 <미생>의 인물

들은 저마다 자기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다양한 얼

굴들의 직장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그래서 솔로 독주가 아니라 오

케스트라처럼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 울림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버티는 삶’에 대한 공감이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안에

부조리와 모순을 갖게 마련이다. 일만큼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이 없

으나 그것이 없다면 생계로부터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힘

겨워도 버티는 수밖에 없다. 그렇

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다보면 어

느 날인가는 미생(아직 살아있

지 못한 자)의 삶이 완생에 이

를 수도 있다는 것.

<미생>은 그 제목에서부

터 드러나듯이 우리네 삶을

완전하다거나 혹은 어느 날

갑자기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식의 판타지를

얘기하지 않는다.

대신 <미생>은 우리가 모두 이 일의 세계에서는 힘겹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그것을 버텨내는 삶 역시 그리 가치 없는 삶은 아니라는

것을 그 정밀묘사를 통해 보여준다. 즉 직장인이라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해왔던 존재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그 관심의 시선만으로도 큰 위로

를 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직장인의 어깨를 토닥이는 건, 우

리 모두 다 그다지 다르지 않은 미생이라는 이야기다.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가라

하지만 그렇다고 <미생>이 우리네 힘겨운 현실에 대한 일종의 포기선언

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이 드라마의 말미에 가면 요르단에서 사업을 성공

시키기 위해 사막을 질주하는 장그래와 오차장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거

기에 흐르는 내레이션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미생>은 그 버텨내는 직장생활을 통과해 이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 미지의 길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든 그것

역시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도로가 깔려 있지

않은 사막 위에 난 무수한 바퀴자국들은 우리에게 그런 이야기를 전해주

고 있다. 비록 지금은 모두가 버텨내는 미

생이지만 어느 순간 완생을 꿈꾸는 그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글쓴이 정덕현은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걸스데이와 에이핑크의 아저씨 팬이자 유재석의

팬이며, 벤야민과 맥루한, 제레미 리프킨의 팬이기도 하다. MBC 시청자평가원,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고정 패

널로 출연했다. 현재 SBS <열린TV 시청자세상>에 출연 중이며, 대전드라마페스티벌 심사위원이다. 저서로는 <숨

은 마흔 찾기>,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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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재호(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미국 정신의학회에도 표기된 병

이 땅의 며느리들은 매년 명절 즈음이면 가슴이 꽉 막히고 소화가 안 되

거나 울화가 치밀고 잠이 안 오는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소위 ‘명절 증

후군’이라 불리는 이 증상은 화병 증상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며느리는

매년 설날이 되면 제사를 모시는 조상과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장시간

차를 타고 와서 모든 일을 도맡아 하게 되니 몸은 지치고 마음은 억울하

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전통이라니 드

러내고 화를 낼 수도 없어 속없이 웃고 떠드는 남편에게 눈을 흘기거나

귀경하는 차 안에서 신경질을 낸다.

이렇듯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제 때 풀지 못하고 쌓아두면서 정신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화병이다. 화병은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인 한국 특유의 문화에서 기

인하며 유교적 문화에서 화를 삼키고 살아야 했던 우리나라 며느리에

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화병은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미국 정

건강 Radar

한국 특유의 병,

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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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학회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에서 특이적으

로 발병되는 병으로 인정되어 화병(hwa-byung)이라는 우리말 표현

그대로 등재되어 있다. 화병의 화는 순간의 분노감과는 달리 장기간에

걸쳐 억제해 온 누적된 감정으로 대개 억울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부

당함을 느끼는 사람이나 사건을 통해 억울한 마음이 발생하고 이런 마

음이 수용할 수 없는 상태로 장기화 될수록 화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

다.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화병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

의 4~5%가 화병을 가지고 있으며 경과가 10년 이상 되는 만성적인 병

이다.

젊은 세대도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

화병의 원인은 주로 가족 갈등이나 생활고, 실패, 좌절과 같은 외적 요

인과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억누르는 성격,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

식 등 내적 요인에 기인한다. 흔히 가족 내 갈등이 많은 중년 이후의 여

성 주부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여성암 환자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는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전형적인 화병

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반면 젊은 환자는 분노를 직접 노골적으로

火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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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은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에서 특이적으로

발병되는 병으로 인정되어

화병(hwa-byung)이라는

우리말 표현 그대로 등재되어 있다.

표현하고 급성으로 나타난 증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자기 표현을 강조하는 문화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주요 증상은 가슴답답함, 가슴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 명치의 걸려

있는 느낌, 목 안의 꽉찬 느낌, 두통,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의 신체증

상과 함께 분노, 울분, 잘 놀람, 불면, 의욕저하 등의 정신적 증상이 동

반된다. 특히, 신체적 증상은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으로 인하여 스

트레스 호르몬이 지나치게 분비되면서 나타난다.

화병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이나 병력 청취를 통해 이루어지며 화병

에 특화된 검사가 특별히 존재하지는 않는다. 단, 신체적인 질환을 배

제하기 위해 기본적인 혈액검사나 심전도, 흉부 X선 촬영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5 4

갈등의 당사자가 도움을 줘야

화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적절

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기분대로 화를 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규칙적인 명상이나 운동,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취미 또

한 많은 도움이 된다. 한편, 갈등의 당사자가 도움을 주는 것도 매우 중

요하다. 가슴 답답함, 두통, 울화 등의 화병 증상으로 상당기간 약물 치

료를 해도 호전이 되지 않던 환자가 남편과 함께 수차례 내원하면서 자

신의 감정을 남편에게 표현할 수 있게 되자 호전되는 경우도 왕왕 겪게

된다.

주변에서 도움을 주거나 스스로 노력을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는 약

물치료나 정신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는 주로 항우울제를 사용하

며 불안, 불면, 신체적 증상 등을 조절하기 위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를 병용할 수도 있다. 정신치료는 치료자와의 대화를 통해 억울한 감정

을 정화하고 억눌린 감정이 신체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개념을 이해

하게 된다. 또한 치료가 지속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스트레

스에 대처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거나 건강하게 수용하는 태도를 익히게

된다.

이제 곧 명절이 다가온다. 고생할 일을 걱정하고 괴로움을 참기보다

는 남편과 미리 분담할 일을 상의하는 등 긍정적인 대안을 찾아 가족 모

두가 즐거운 명절을 보내보자.

규칙적인 명상이나 운동,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취미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

한편, 갈등의 당사자가

도움을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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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에 개봉한 영화 <보이후드>를 본 이는 많지 않다. 3시간의 러닝타임, 별다른 큰 사건도 없는 전개... 흥행을

얻기는 힘든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이들 중 상당수는 영화 <겨울왕국>, <변호인>, <명량>, <인터스텔라>, <국제시

장>보다 <보이후드>를 2014년의 영화로 꼽는다. 특히 지난해 다수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였다.

글 김수현

보 이 후 드

12년 시간의 힘

닮은 주인공이 여러 명 나온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이 영화를 보았

다. 첫 장면은 풀밭에 누워서 빛을 쐬는 6세 소

년이 나온다.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

다. 소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매

년 다르게 흐른다. 6세 소년이 자라면서 10세

소년, 15세 소년이 되어 가는데 이상하게도 각

기 다른 나이대를 연기하는 소년들이 서로 굉

장히 닮아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닮은 사람을

한 명도 아니고 여럿이나 섭외했을까 싶어서

신기했다. 그렇게 소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18

세까지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보이후드>다.

소년의 아버지 역할로 나오는 에단호크는

지금 꽤 나이(1970년생)가 들었는데도 불구하

컬처 Pick

<보이후드>는 그냥 걸작이 아니다. 기적이다! Washington Post지

5 6

고 영화 처음엔 청년의 모습으로 보였다. 에단

호크는 늙지도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

이 자라면서 아버지 에단호크도 점점 나이 들

어간다. 그 모습이 자연스러워서 어떤 모습이

분장이고, 어떤 모습이 에단호크의 실제모습

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3시간 러닝타임이

끝나고 좋은 영화를 보았다고 생각하며 극장

을 나왔다. 시대 상황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

아든 게 인상적이었다. 한 소년의 성장기와 그

와 함께 한 어머니의 삶까지 조명한 좋은 영화

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들이 실제로

12년 동안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을. 주요 주인

공들은 소년이 6세에서 18세가 될 때까지 매

년 한 번씩 만나서 15분 분량으로 영화를 찍었

다고 한다. 내가 닮은 얼굴이라고 생각했던 주

인공들은 사실 한 명이었다. 주인공이 성장하

면서 얼굴도 조금씩 달라졌을 뿐이었다. 에단

호크는 실제로 12년 전 비교적 젊었을 때 영화

에 참여했고 영화 촬영이 끝날 무렵엔 40대 중

후반에 접어들었다. 분장이 아니었다. 그는 자

연스럽게 나이든 것이었다.

12년 동안의 촬영은 기적과 같은 일

어느 평론가는 말했다. 12년 동안 영화를 찍었

다는 사실, 다큐멘터리가 아닌데도 주요 역할

을 해온 인물들이 계속 동일하게 출연했다는

사실은 기적과 같다고. 아울러 이 영화가 무사

히 완성되어서 관객들이 관람을 하는 것도 기

적이라고.

이 영화 속엔 이 외에도 수많은 기적들이 있

다. 옛 영화 촬영 기법을 12년 동안 고수해온

것도 그렇다. 이 영화의 감독은 비포선라이즈,

비포미드나잇, 스쿨오브락 등을 만든 리처드

링클레이터다. 그가 요즘 영화 기법을 몰라서

옛 방식대로 찍은 것은 아닐 터. 영화의 질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옛 기법을 고수했

다. 또한 주인공이 배우가 아니라는 사실도 놀

랍다. 배우가 아닌 주인공 소년이 주어진 대사

에 따라 매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온 것이다.

(그는 영화 속 자신과 실제 자신을 조금 혼란

스러워하기도 했단다.)

영화를 보고 나면 긴 시간의 힘에 대해 생

각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모였을 뿐인데 아

름다운 한 편의 영화로 완성 되는 것이 신기했

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이 <보이후드>를 보

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 같으면 한두

달 안에 찍고 후딱 개봉했을 것을 12년 동안이

나 느긋하게 찍고 주인공들의 나이듦을 관찰

해 나간 영화가 있다니... 이 영화를 보면 우리

안에 어느새 암세포로 자리 잡은 조급증이 조

금 나을 것만 같다.

J a n / F e b >> 5 7

누구나 생명은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누구나

다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아기 유기에 관한 가슴 아프고 충격적인 소식이 부쩍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요즘, 미혼모 시

설에서 가진 근로복지공단 직원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그래서 더 뜻 깊다. 미혼모자들의 안식처 물푸레에서 보낸 하루, 그

따스했던 시간을 지면에 공개한다.

글 이경희⋮사진 박선영

더 크고

따뜻한 세상을 위한 나.눔.

따뜻한 나눔터

초보 엄마들, 아기를 돌보다

울산시 중구에 소담하게 자리 잡은 미혼모의 집 물푸레. 아기와 엄마들

이 사는 집이기 때문일까? 건물에 들어서는 모두의 발걸음들이 조심스

럽다. 행여 큰소리를 냈다가 어디선가 잠든 아가나 쉬는 엄마들에게 방

해가 될까 걱정하는 눈치다. 제일 앞장 서 들어온 사람은 근로복지공단

고객만족부의 강정규 대리. 그 뒤로 고객만족부 한영래 차장, 송형경

과장, 홍보부의 조영인 과장, 총무부 이영숙 과장, 정보기획팀의 곽나

연 사원이 뒤를 따른다. 오늘 아기 돌봄 봉사에 나설 다섯 여 사우 중 기

혼자는 겨우 둘, 조심스럽게 사방을 둘러보는 미혼 사우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역력하다.

미혼모의 집 물푸레의 이정숙 원장이 찾아온 공단 사우들을 두 팔 벌

려 환영한다.

“갑자기 시간을 당겨서 와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정

말 감사합니다.”

이정숙 원장의 환대에 “당겨진 시간에 놀라 업무를 하다말고 다들 급

작스럽게 실려 왔다” 며 한영래 차장이 환하게 마주 웃는다.

미혼모의 집 물푸레에서 가진 사회공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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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들 입에서 아주 작은 탄성이 흘러나온다.

너무 작은, 천사 같은 아가들의 모습에 일순간 한숨 같은 감탄사가 나온 것.

J a n / F e b >> 5 9

미혼모의 집 물푸레는 2007년도에 처음 만들어진 시설이다. 미혼 중

임신한 여성에게 편안한 안식처 및 다양한 문화교양프로그램을 제공하

고 안전하고 건강한 분만을 위한 의료지원을 목적으로 한 곳으로 미혼

중 임신했거나 출산 후 6개월 이내 아기와 도움이 필요한 여성이면 누

구나 입소할 수 있는 곳이다. 당연히 미혼모나 아기에 대한 비밀보장과

유지가 철저히 이루어지는 곳으로 오가는 이들 모두 보고 들은 것에 대

한 철저한 비밀유지와 정숙을 요구 받는다.

본격적인 아기 돌봄 시간을 갖기 전에 한 자리에 모여 김경진 사회복

6 0

지사로부터 간단한 설명과 함께 주의사항을 듣는다. 미혼모의 집 물푸

레와 미혼모자공동생활공간인 안단테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초보엄마

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는 동안 아기 돌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요사

항들을 듣는다. 짙은 화장은 피할 것. 엄마들이 다양한 정보를 적어놓

은 수첩을 꼼꼼히 보고 아기 돌봄에 반영할 것, 아기에게 이상이 있어

보일 경우 직원들에게 먼저 알려줄 것 등등. 한 생명을 돌보는 일에 대

한 중요성과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든든한 초석

남자인 강정규 대리를 제외한 여 사우들이 모두 발걸음소리도 내지 않

고 사박사박 2층으로 올라간다. 김경진 사회복지사가 안내한 곳은 아

기내음이 가득한 따뜻한 방. 꼬물거리는 아가 셋이 나란히 잠들어 있는

곳이었다.

사우들 입에서 아주 작은 탄성이 흘러나온다. 너무 작은, 천사 같은

아가들의 모습에 일순간 한숨 같은 감탄사가 나온 것. 행여 아기가 깰

세라 옹기종기 아기들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제일 먼저 엄마가 남긴 수

첩을 펴든다. 그곳에는 예쁜 글씨로 언제 우유를 먹었는지, 주의사항

등이 또박또박 써 있다. 성민(가명), 재훈(가명), 예린(가명) 모두 이제

겨우 생후 2개월 남짓 지난 아가들. 곽나연 사우가 고새 눈을 뜨고 자기

를 빤히 바라보는, 남달리 덩치가 큰(?) 성민이를 조심스레 안아들더니

공단 사우들의 작업을 가만히

지켜보는 물푸레 직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만개한다.

벌써 8개월째 한결같이 찾아오는

근로복지공단 사우들의

진정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탓이다.

J a n / F e b >> 6 1

“이렇게 작은 애기는 처음이에요. 저 때문에 불편하지 않을까요?”라며

이내 안절부절 못한다. 그에 반해 한쪽에서는 능숙하게 애앵~ 울기 시

작하는 아이의 기저귀를 갈기 시작하는 여 사우가 있다. 연신 “어유~

축축했쪄요~? 싫었쪄요~?” 어르면서 달래는 폼이 관록이 넘친다.

이제 겨우 태어난 지 두 달 남짓이지만 애기들 각자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도 신기해 보인다. 성민이는 우직한 천상남자이고 재훈이

는 엄마가 수첩에 적은 대로 예민남이다. 예린이는 얌전하고 작은, 말

그대로 요조숙녀다.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겁게 아이와 눈 맞춤

을 하고 조근조근 말을 건네는 품새가 내버려두면 이대로 밤이라도 샐

기세들이다.

순식간에 끝난 2시간의 아기 돌봄 시간. 교육을 마친 엄마들이 하나

둘 돌아온다. 아프거나 고단했을 개인사는 모두 잊은 듯 활짝 웃는 미소

로 “감사합니다”, “애기 보시느라 힘드셨죠?”라고 인사를 건네는 엄마

들의 생기에 사우들의 표정까지 덩달아 밝아진다.

오늘 봉사의 마지막은 일층에 내려와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물품을

정리하는 것, 2층에 못 올라갔던 강정규 대리의 주도로 복잡하게 뒤엉

킨 포장끈과 정리주머니 등을 하나하나 분리해 갯수를 세고 열심

히 목록을 만든다. 이 물건들은 바자회나 인근 카페 등에서 판매할

것으로 그 수익은 미혼모와 아기들을 위해 쓰여질 것이다.

사우들의 작업을 가만히 지켜보는 물푸레 직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만개한다. 벌써 8개월째 한결같이 찾아오는 근로복지공단

사우들의 진정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주로 주말에 봉사를 오는데 근로복지공

단은 주중에 오셔서 저희 손을 거들어주시고 젊은 직원들이 우리

물푸레에 활기까지 보태주시니 정말 감사하지

요. 물품 지원도 정말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

다.”

찾은 이들도. 맞이하는 이들도 모두 충만감

과 뿌듯함으로 가득했던 하루, 근로복지공단

의 따듯한 손길이 아기와 엄마의 새로운 시작

에 작은 보탬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6 2

성실하게 찾아주고 있습니다

이정숙

미혼모의 집 물푸레 원장

근로복지공단 사우들이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 벌써 8

개월째입니다. 엄마들이 걱정 없이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그간 펑크 한번 없이 성실하게 와주시고 계세요.

사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은 편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미혼모 문제는

미성년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사회적 책임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좋은 에너지를 받고 갑니다

한영래

고객만족부 차장

쌍둥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아이 셋을 키우는 입장에서 오

늘 봉사활동은 가슴이 저릿저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들

만 볼 때는 애처롭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난 아기 엄마들이

굉장히 밝고 씩씩해서 저까지 좋은 에너지를 받고 가는 기분

이네요.

우리 공단은 주로 산재근로자 위주로 일을 하는 곳이지만 오

늘 만난 아이들 역시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보듬고 나가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은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

다.

J a n / F e b >> 6 3

정리 김수현⋮일러스트 안우정

업무 대기시간 또는 휴게시간에

사고를 당한 경우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판결, 저런 판결

Q 대파를 소단위로 포장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 A 씨는, 작업장에서 일하다가 잠시 일

거리가 떨어진 틈에 손수레에 재미삼아 올라

가 다른 근로자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러던 중 균형을 잃고 넘어져 사고를 당하였습

니다. A 씨는 공단에 ‘좌측 어깨관절의 염좌 및

긴장, 회전근개 파열’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청

구하였습니다. A 씨는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요?

관련 판결 요지

시장에서 손수레는 특별한 자격이나 권한 없이도 누구나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물건운반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원

고가 업무대기시간 또는 휴게시간에 재미삼아 올라탔다가 넘어진 것은“업무의 준비행위 내지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

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라고 볼 수 없고,“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이라고도 볼 수 없다.

또한, (중략)‘넘어지면서 좌측 팔꿈치를 바닥에 부딪쳤다’는 사고 경위로는 견관절 회전근개 급성 파열(극상건, 전층 부분파열)

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좌측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이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하였거나 자연적 진

행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_ 서울행정법원 2014. 10. 10. 선고 2013구단22720 판결

A

A 씨가 재미삼아 손수레에 올라탔다가 넘어

진 것은 업무와의 직간접적 관련성을 짓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습니다.

6 4

유사하지만 다른 판결

근로자가 휴게시간 중에 부상을 당한 경우에는 통상 업무상 재해라고 보지 않습니다. 휴게시간

은 근로자에게 자유행동이 허용되므로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

다. 하지만 휴게시간의 행위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

해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휴게시간 중에는 근로자에게 자유행동이 허용되고 있으므로 통상 근로자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따

라서 근로자가 휴게시간 중에 사업장 내 시설을 이용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다가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할 수

없으나, 한편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근로자의 휴게시간 중의 행

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

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재

해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누14633 판결 등 참조).

업무대기시간 또는 휴게시간에

재미삼아 올라탔다가 넘어진 것은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합리적·필요적 행위”

라고 볼 수 없고,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

이라고도 볼 수 없다

J a n / F e b >> 6 5

글 김수현

나, 너, 우리,

모두가 즐기는 디자인

그거 알아?

◯◯◯◯디자인이란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

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으

로, 미국의 로널드 메이스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다.

“모두를 위한 설계”(Design for All)라고도 한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시내버스의 하차벨 위치는 평

균 키 어른이 팔을 뻗으면 닿을 높이에 맞춰져 있었

다. 그래서 아이 혼자 버스를 타면 하차벨을 어른에게

눌러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낮은 곳

에도 벨이 있어서 어린이나 저신장 장애인도 벨을 누

르기가 쉬워졌다.

가위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른손잡이 어른용밖에

없었다. 아이나 왼손잡이에게는 불편한 도구였다. 최

근에는 안전하게 제작된 가위, 왼손잡이를 위한 가위

* cf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유니버설 디자인’과 ‘배리어 프리 디자인’은 어떻게 다를까. 배리어 프리는 말 그대로 ‘장벽을 없애는(barrier free)’ 수준에 그친

다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벽을 없애고 새롭게 설계까지 하는 것이다. 배리어 프리라는 용어는 요즘 배리어 프리 영화에 자주

쓰인다. ‘배리어 프리 영화’란 영화를 보기 힘든 청각 장애인을 위해 자막을 삽입하거나, 시각 장애인을 위해 음성 해설을 하는

영화를 말한다.

도 나와서 누구나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다. 저상버스 덕분에 장애인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노인들도 버스를 오르내리기가 쉬워졌고,

공중 화장실에 낮은 위치의 세면대가 설치되어서 아

이들과 휠체어 장애인의 이용이 편리해졌다. 이런 것

들이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

할 수 있다. 손아귀 힘이 없는 이들을 위한 스테플러,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어린이 보호를 위한 노란색

차 등도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이처럼 유니버설

디자인은 누군가 소외받지 않도록 하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거 장애인만을 위한

디자인 아냐?’ 아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요즘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안의 정답 : 유니버설)

촉각으로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한 시계(브래들리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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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ISSUE

인터뷰 「Hope」

(주)고려이노테크 유미남님

희망 공장 견학기

(주)커리어코칭연구소

보람 + 하모니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행복한 하모니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소원 램프

의료사업본부 이종호 대리가 전하는

세상과 통하는 창

희망뉴스

FROM TO 희망나무

편집후기

Happy ree

인터뷰 및 정리 김수현

2014

더 행복 사진공모전 수상자 인터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

희망 ISSUE

우희선

수원지사 가입지원1부

대상

6 8

ISSUE

“사진 경력요? 그런 것 없어요!”

사진 경력을 묻자 우희선 과장은 겸손하게 말했다. 그저 남들보다 가족 여행을 자주 다

니고, 사진으로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걸 좋아할 뿐이란다. 첫째 딸 서현이와 남편이 모

래 위에서 노는 장면을 우연히 찍은 것이 어쩌다 보니 대상의 영광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야기를 쭉 들어 보니 어쩐지 프로페셔널한 냄새가 난다.

포토북을 만드는 걸 즐긴다는 우희선 과장은 일 년에 만드는 포토북이 5권이나 된다.

늘어나는 사진을 감당하지 못해서 요즘은 클라우드서비스에 가입해서 이용 중이다. 물

론 카메라는 DSLR을 주로 쓴다. 일상 사진은 폰카메라를 쓸 때가 많지만 포토북을 만

들어보니 사진이 변해서 여행 사진은 DSLR를 쓴다. 우희선 과장 부부는 여행 매니아라

서 한 달에 2~3번씩 여행을 다니는데 순간포착을 위해 카메라를 손에 놓지 않는다.

사진을 본 후 제목을 보면 미소가 저절로 나온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 남편이 지

은 제목이라고 말했다. “딸은 우리에게 선물이니까요.” 제목과 딱 맞는 사진이란 생각

이 든다. 다음 작품은 이번에 담지 못한 막내아들을 함께 찍을 예정이란다.

J a n / F e b >> 6 9

“우리 재활시설이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1급부터 3급 중증 장애환자들이 생활하는 요양시설인 경기케어센터의 이문구 과

장은 수상 소감보다는 센터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기 바빴다. 직원 10명이 입소자

들 한 명 한 명과 가족같이 생활한다면서 2007년 오픈 시점부터 거의 함께 일해 온

센터에 대한 자긍심을 보였다.

사진은 물리치료실의 풍경이다. 센터 오픈 다음해에 입사 해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남기영 물리치료사가 입소자와 함께하는 정겨운 모습을 찍었다고. 좌측 편마비

와 언어장애로 4년 전 들어온 입소자와 물리치료사의 교감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아직도 요양원하면 가족이 버리는 곳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있어서 입소자들이 이

곳에 들어올 때는 다운 되어서 들어와요. 그런데 생활하다 보면 오히려 이곳을 집

보다 더 좋아하죠.”

센터에서 수간호사로 입소자들의 입소관리와 질병관리 등 전반적인 건강관리를

맡고 있는 이문구 과장. 그녀는 올해도 센터의 정겨움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을 출

품할 생각이다.

최우수상

행복한

치료실

이문구

경기요양병원 케어센터

7 0

ISSUE

친구들과 일 년에 한 번씩은 여행을 다닌다는 박정희 과장은 이번 사진에 대해 공

모전에 출품하기 위한 ‘기획’사진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의상도 맞추고, 컨셉도

잡는 준비 과정의 재미가 쏠쏠했다고.

“40년 가까이 된 고향 친구들이에요. 12명이 We Are Friedns 알파벳이 하나씩 새

겨진 티셔츠를 입고 제주도 여행을 다녔죠. 사진 배경은 월정리 해변이에요.”

기자가 40년이라는 세월에 놀라니 아주 어릴 적 친구들이라고 귀띔을 해준다. 그

래서 그럴까. 사진은 소꼽동무들의 감수성이 보이는 것만 같다.

박정희 과장은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에게 상금턱을 쏘느라 나간 돈이 더 많이 들

었다는 너스레를 떨면서도 올해 3월말에 갈 여행의 사진 컨셉을 벌써 고민 중이다.

“올해 또 내도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주실까요? 하여간 올해 컨셉을 구상해야죠.

옷은 어떻게 입을지...”

올해 출품작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최우수상

친구-비상

박정희

안양지사 재활보상부

J a n / F e b >> 7 1

김미경 <응원>

경기요양병원 케어센터

황수현 <넌 누구니?>

울산지사 가입지원부

김경애 <함박웃음>

대구병원 재활치료실

우수상

7 2

ISSUE이현정 <모성애>

대구북부지사 가입지원부

박수종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날아요>

인천병원 영상의학실

김용우 <어머니>

성남지사 가입지원1부

김경미 <가까이 더 가까이>

태백병원 재활치료실

장려상

J a n / F e b >> 7 3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병원장 이강우)은 보건복지부로부터 환자의 안전을 위한

노력과 의료서비스를 통해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따라서 오는 2018년 12월 3

일까지 의료기관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의료기관 인증마크는 보건복지부가 환자의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

해 해당 의료기관의 서비스와 시설을 조사해 인증기준에 부합하는 병원에게 주는

마크다. 300여 가지가 넘는 세부규칙을 충족해야 인증마크가 부여된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은 이번 인증을 통해 2018년까지 4년 동안 ‘믿고 찾을 수 있

는 안전한 병원’의 자격을 갖게 되었다. 이강우 병원장은 “이번 의료기관 인증은 개

원 이래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결

과”라며 “향후 환자 안전과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

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기관 인증 평가제도란?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평가인증원이 추진한 의료기관 인증 평가제도

는 의료기관이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국제 수

준의 엄격한 기준을 마련, 평가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의료기관 인증은 환자 진료 체계, 행정 관리 체계, 기본 가치 체계, 성

과 관리 체계의 4개 영역 내에서 환자안전,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등

84개 기준, 401개 항목을 평가해 80% 이상을 충족하고 환자 안전과

직원 안전 부문에서 100% 충족해야만 인증을 통과할 수 있다.

대구병원,

의료기관 인증 획득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재활병원

7 4

ISSUE

근로복지공단의 사이버홍보관 두루보아가 오픈을 했다. 두루보아(DuruBoa)는 근

로자가 다양한 정보를 좀더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로 구

성되었다.

두루보아는 <근로복지공단은?>, <공단은 지금>, <영상>, <간행물>, <웹툰> <사회공

헌활동>, <이벤트소식>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은 근로복지공

단에 대한 개괄적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공단은 지금>에서는 공단의 최신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영상>, <간행물>, <웹진>, <웹툰>에서는 고용·산재보험 가입, 산재

보상부터 근로자 복지 사업까지 각종 제도를 다양한 콘텐츠로 만날 수 있다. 1컷으

로 구성된 ‘산재보험 제대로 알기’ 웹툰 시리즈는 산재보험에 대해 흔히 하기 쉬운

오해들에 대해 야무지게 정리해두어서 청소년도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도록 게시

되어 있다. <사회공헌활동>에서는 공단 직원들의 착한 발걸음을 볼 수 있다.

<웹진>은 근로복지공단 사보 ‘희망나무’를 만나볼 수 있는 코너다. 지난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벤트 소식>도

있다고 하니 지금 당장 QR 코드를 인식시켜 보자.

두루보아 바로가기

사이버홍보관 두루보아 오픈두루 보고, 두루 이용하세요 !

http://cyber.kcomwel.or.kr

J a n / F e b >> 7 5

딱히 사고가 날 만한 사업장이 아니었다. 유압식 기계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도처에 위험이 도사린 기계가 널린 것도 아

니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는 유미남 씨가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 놓

았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다시 사랑으로 거듭난 그녀의 인생역전 스토리를 함께 들어보자.

글 이경희⋮사진 장병국

(주)고려이노테크 유미남님

“아픈 만큼 성숙해진 시간,

더 나은 인간으로 새 삶을 시작합니다”

인터뷰 HOPE

뜻밖의 사고 그리고 기다림

유미남 씨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직원 휴게실

로 들어선다. 사고를 겪었던 환자라고는 믿어

지지 않는, 밝고 유쾌한 기운에 마주한 이도

덩달아 입 꼬리에 미소가 매달린다.

유미남 씨가 처음 사고를 당한 때는 2014년

6월 중순경, 자동화 설비 공정에서 일상적인

설비 에러를 조치하던 중 왼손검지 손가락이

압착기에 물리면서 벌어졌다.

1982년에 설립, 탄탄한 기술력 아래 2차 전

지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주)고려이노테크 본

사에는 위험한 기계라고 할 것이 딱히 없었고

사고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놀란 것은

당연했다. 잘린 손가락을 찾아 직원들이 우왕

좌왕할 때 침착하게 나선 건 제조기술팀의 최

윤기 팀장이었다. 현장 업무에 오랜 경력을 갖

고 있었던 최윤기 팀장은 누군가가 쓰레기통

에 버린 피 묻은 라텍스 장갑 안에서 잘린 손가

락 끝을 찾아냈고 장갑을 얼음으로 감싼 뒤 유

미남 씨와 함께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은 큰 사고였어

요.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 아프지는 않더라고

요. 오히려 덤덤했달까요.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울지도 않았어요. 그냥 봉합수술만 받

으면 잘되겠거니 했지요.”

다행히 병원에서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줬다. 사후 처치를 잘한 채 병원에 빨리 도착

을 했고 절단된 지 5시간 안에 잘린 부위를 봉

합을 하면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수술 전에 실시한 심리검사에서도 유미남 씨

7 6

이제는 출근하면

내가 더 할 건 없는지

먼저 찾아서 하려고 애를 씁니다.

다친 직원을 이렇게 배려해주고

장애등급을 받은 직원을

이렇게 챙겨주는 회사가

진짜 내 가족, 내 식구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J a n / F e b >> 7 7

회사 야유회에 오라고 하는데도

못갈 정도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홍진희 과장님이 복귀 전에

미리 가서 동료들을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해주셨어요.

‘직장동료화합프로그램’을

알려주면서 함께 회사에

가주겠다고 하셨지요.

는 모든 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의 담당 잡코디네이터

였던 홍진희 과장은 큰 걱정 없이 환자를 지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모두의 바람대로 그렇게 순

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낙관했던 수술 결과

가 예상외로 더딘 결과를 가져오면서 조금씩

유미남 씨를 지치게 만들었던 것.

“봉합 수술만하면 금세 회사에 출근해서 일

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

었습니다. 살이 괴사를 해서 다른 부위 살을

떼어내 다시 또 수술을 해야 했고 상처가 벌어

지기도 하고... 자꾸 일이 생기더라고요.”

더딘 회복으로 인한 우울증의 시작

반복되는 수술과 끝나지 않는 치료는 유미남

씨의 긍정적인 마음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

작했다. 손이 정말 괜찮은 걸까, 낫긴 낫는 걸

까, 회사 가서 일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한

번 부정적인 마음이 들기 시작하자 점점 마음

을 걷잡기가 힘들어졌다.

“유미남 씨 같은 경우는 초반에 긍정적인

마음이 우울함과 함께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굉장히 힘들어 했어요. 다차원심리검사를 다

시 받겠냐고 묻고 전문 상담가와 상담을 권하

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유미남 씨는 회사 복귀

걱정을 정말 많이 했고 자신의 처한 상황에 대

해 궁금증과 불안감이 많았던 환자였습니다.”

홍진희 잡코디네이터는 회사와 유미남 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무엇보다 적극적

이었다. 비급여, 장애등급, 퇴직금 처리 등 유

7 8

미남 씨가 걱정하거나 궁금해 하는 부분들을

수시로 회사나 여타 기관에 전화를 걸어 확인

하고 전달하며 안심을 시켜줬던 것. 이 와중에

홍진희 잡코디네이터는 사측과 최윤기 팀장

에게 아낌없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비급여 부분까지 회사에서 아낌없이 지원

해주시고 제가 전화로 많이 귀찮게 해드렸는

데 그때마다 싫은 기색 한번 없이 친절하게 응

대해주시면서 배려해 주셨어요. 그게 쉽지 않

음을 잘 알기에 정말 매순간 감사했지요.”

덕분에 유미남 씨는 입원해 있는 동안 산재

환자끼리 주고받는 불확실한 정보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정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는 유미남 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직장동료화합프로그램이 가져다준 선물

유미남 씨가 무엇보다 고마워했던 것은 근로

복지공단에서 준비한 ‘직장동료화합프로그램’

이었다. 직장 출근 전에 공백기의 서먹함을 없

애기 위해 준비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의

우울함과 무력감을 확 떨칠 수 있었다는 것이

다.

“회사 야유회에 오라고 하는데도 못갈 정도

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홍진

희 과장님이 복귀 전에 미리 가서 동료들을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해주셨어

요. ‘직장동료화합프로그램’을 알려주면서 함

께 회사에 가주겠다고 하셨지요.”

최윤기 팀장의 배려 속에서 조촐한 다과회

자리가 마련됐다. 공단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

외에 유미남 씨는 개인적으로 떡과 과일을 푸

짐하게 준비했고 회사의 휴게실에서 만난 동

료들은 5개월 만에 본 유미남 씨를 모두 환영

해줬다.

“모두가 반가워해주는데 정말 뭐라고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좋은 거예요. 다음 날, 동료들

이 보낸 ‘빨리 회사에서 보자’는 문자를 보니

회사에 더 빨리 돌아가고 싶었고요. 그래서 의

사선생님이 치료를 연장하겠냐, 복귀를 하겠

냐라고 물었을 때 주저 없이 복귀를 하겠다고

했지요.”

홍진희 코디네이터가 미소 띤 얼굴로 유미

남 씨 얘기를 듣더니 “프로그램 실시 이후 유

미남 씨 얼굴이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이야기를 보탠다.

복귀를 해서도 회사의 배려는 계속 됐다.

출근 첫 날, 최윤기 팀장은 손목과 손에 힘이

덜 들어가는 파트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를 했고 사고가 났던 장소와 다른 층으로

자리를 배정을 해준 것.

J a n / F e b >> 7 9

“사장님과 팀장님이 병문안을 오셔서 아무

것도 걱정하지 말라며 병원비는 물론 통원치

료비까지 모두 지원해주셨어요. 병실도 1인실

로 퇴원할 때까지 계속 쓰라고 해주셨는데 근

속 연수도 오래되지 않은 제 입장에서는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한 일이었지요.”

감사와 사랑으로 다시 보게 된 세상

유미남 씨는 자신을 굉장히 개인적인 성향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남한테 피해도 안 주고,

피해도 안 받고, 다른 사람 일을 도와주기도

싫고, 도움 받기도 싫고, 캐비닛도 꼭꼭 잠가

놓은 채 종이컵 하나도 남을 빌려주기 싫어할

정도로 야무지게 자신만을 챙기면서 살아왔

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유

미남 씨는 자신이 살아온 방식에 대한 반성을

정말 뼈저리게 했다고 털어 놓는다.

“누가 입원을 하든, 상을 당하든 전 찾아가

지 않았어요. 나랑 상관이 없다, 이거였죠. 근

데 제가 입원을 하고 나서 동료들이 병문안을

오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이 찾아오

는 거예요. 두 번, 세 번씩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제가 우리 회사에 오래 근무한 게

아니었음에도 회사에서도 이렇게 가족같이

챙겨주시는 걸 보고 결심을 했지요. 내가 잘해

야겠다, 회사에 출근하면 정말 잘해야겠다...”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동료들의 소중함, 회

사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거듭 밝히

는 유미남 씨의 눈빛이 진정성과 감사함으로

반짝반짝 빛난다. 동석한 최윤기 팀장에게 유

8 0

미남 씨가 복귀한 뒤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음.... 살이 쪘다는 거?”라는 엉뚱한 대

답이 돌아와 모두가 폭소를 터뜨린다. 하지

만 모두가 아는 표정이다. 유미남 씨가 통통하

게 살이 오른 그 이유를 말이다. 유미남 씨에

게 고려이노테크는 이제 평생을 다니고 싶은

직장이다. 직장이란 얼마든지 그만 둘 수 있고

월급이나 복지가 더 좋으면 미련 없이 회사를

옮겼던 과거의 자신을 달라지게 한 것 또한 바

로 이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출근하면 내가 더 할 건 없는지 먼

저 찾아서 하려고 애를 씁니다. 다친 직원을

이렇게 배려해주고 장애등급을 받은 직원을

이렇게 챙겨주는 회사가 진짜 내 가족, 내 식

구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이렇게 웃으면서 다

시 일할 수 있게 해주신 회사와 동료들, 근로

복지공단 측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달라진 유미남 씨의 모습에

보람을 느낍니다

홍진희 잡코디네이터(창원지사)

유미남 씨는 초반의 밝았던 분위기와 달리, 치료가

더뎌지면서 무엇보다 회사 복귀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하셨지요. 회사에 한번 가보자는 권유도 뿌리칠 만큼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그러다

가 직장인화합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용기

를 내서 저와 함께 사업장을 방문한 것이 정말 큰 전

환점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환영하는 회사와 동료들

을 보면서 비로소 자존감을 회복한 거였어요. 직장인

화합프로그램은 실시할 때마다 굉장히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잡코디네이터로서 사고 이후 무엇보다 삶에 대한 가

치관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유미남 씨의 모습에서 가

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유미남 씨, 화이

팅입니다~

J a n / F e b >> 8 1

(주)커리어코칭연구소는 2014년 근로복지공단에서 선정한 사회심리재활집단프로그램 위탁운영기관 우수기관이다. 산

재 근로자들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들을 심리상담과 치료를 통해 회복시키고 제2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설계를 돕는 (주)커

리어코칭연구소. 훈훈함과 전문성이 함께 돋보였던 그 곳에 <희망나무>가 다녀와 보았다.

글 이경희⋮사진 박선영

2014년 희망찾기 프로그램 우수기관 (주)커리어코칭연구소

새 인생 찾기, 제2막 1장의 시작

희망공장 견학기

8 2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일자리’가 가장 큰 화두인 요즘, 커리어코칭연

구소는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세간의 주목

을 받는 곳이다.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를

국정과제로 삼은 이후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취업, 일자리, 구직자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커리어코칭연구소를 찾

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 시대에 취업은 비단 학교 졸업을 앞둔 학

생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4, 50대 중장년층

의 재취업, 청소년의 진로문제,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의 구직, 실버인력의 취업까지... 바야

흐로 전 국민이, 전 연령층이 ‘어떤 일을 할 것

인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입

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개인의 역량만으로 찾

아가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직업의 종

이걸 한다고 해서 내 인생이

뭐가 그리 달라지겠냐고 하시던 분들이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처럼 충만하고 뿌듯한 일이 없지요.

J a n / F e b >> 8 3

류도 많고 내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매

우 어렵습니다. 직업이 요구하는 역량이 예전

처럼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은 더욱 심

화되지요. 바로 그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발견

하도록 코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2009년 커리어코칭연구소를 창업한 송병

일 소장의 이야기이다.

커리어코칭연구소가 다른 비슷한 일을 하

는 여타 업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개별 서비스

가 아닌 기관들의 요청에 의해 일을 한다는 점

이다. 현재 커리어코칭연구소는 취업성공패

키지, 고용센터 집단상담프로그램, 진로 및 취

업지도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중이

다.

산재 근로자의 부활을 위하여

근로복지공단에서 개발한 희망찾기 프로그램

은 커리어코칭연구소에서 위탁운영하는 프로

그램으로 커리어코칭연구소의 사업 내역을 이

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산업체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한 분

들이 사고로 인해 신체적인 부분에 결손에 생

기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심리적인 타

격, 가족 구성원들의 괴로움, 재취업 등 다양

한 문제들과 직면을 하지요. 1년에 20여 회 정

도 상담 치료를 진행하는데 병원에 입원해 있

는 분들, 통원 치료를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전

문상담가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희망찾기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현희 전

문상담가의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

재 근로자의 심리 개선을 위한 상담이다. 신체

적인 결손은 본인에게 굉장히 큰 충격으로, 몸

은 물론 마음까지도 많이 다치기 때문이다.

“사실 그 때문에 산재 환자들을 이 프로그

램에 참여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8 4

환자들이 원하는 건 실질적인 보상이기 때문

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은 다다익선

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물질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한계가 있어요. 우리들은 이 희망찾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존재 자체를 감사히 여기

고 현재 상황을 수용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

웃을 수 있도록 위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희망찾기 프로그램은 단순 상담만으로 이

루어지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상담 외에도 그

림 그리기, 노래 부르기, 비누 만들기, 꽃꽂이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모두 포함된다. 먹고 사

느라 바빠서 취미 따위는 가질 수 없었던 많은

산재 근로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음

으로 도전해보는 일이 많은데 이는 뜻밖의 성

과를 거두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새롭게 찾은 인생, 새로운 꿈을 꾸다

“희망찾기 프로그램을 하면서 만났던 분들 중

에서 기억에 남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나

이걸 한다고 해서 내 인생이 뭐가 그리 달라지

겠냐고 하시던 분들이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처럼 충만하고

뿌듯한 일이 없지요.”

모병원에서 만난 환자는 40대 중반의 근로

자였다. 산재로 하반신 불구가 되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남자 환자의 평소 취미는 등산.

바위며 언덕이며 날쌔게 오르내리던 사람이

1년에 20여 회 정도 상담 치료를 진행하는데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분들, 통원 치료를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전문상담가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J a n / F e b >> 8 5

어느 날 갑자기 휠체어가 아니면 방에서 방으

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으니 그 절망

과 비통함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

다. 처음 희망찾기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도

“이게 내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시종일관

어두운 얼굴이었다. 그러나 예술치료 프로그

램을 하는 와중에 우연히 화분에 꽃꽂이를 하

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태도가 바뀌었

다. 꽃꽂이에 흥미를 갖더니 이내 굉장한 열의

와 정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

“지금요? 프로그램이 끝난 뒤 꽃꽂이 학원

을 열심히 다니고 계세요. 자신의 적성을 찾은

것 같다며 나중에 이쪽으로 창업을 하고 싶다

고 목표를 세우셨지요.”

희망찾기 프로그램이 빚어낸 또 하나의 희

망인 셈이다.

이제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커리어코칭연

구소는 올해도 변함없이 근로복지공단과 함

께 산재근로자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갱생 의

지를 북돋기 위해 힘차게 달릴 준비를 마쳤다.

“산재근로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는 현장의 의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담당 선생

님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더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빕니다.”

8 6

희망찾기 프로그램 강의 풍경

M i n iI n t e r v i e w

함께 마음을 나눕니다

김현희 전문 상담사

취업성공패지키 상담사로 있다가 희망찾기 프로그램 상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처음에는 많

이 힘들었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들도 너무 많고 멀쩡히 사시다가 하루아침에 불편한 몸을 갖

게 된 분들의 고통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결심한 게 이분들에게 뭔

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픈 마음에 함께 머물러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다시금 살아

봐야겠다는 의지를 북돋는 게 저의 진짜 임무라고 생각을 한 거지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크

게 보람을 느꼈을 때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산재근로자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

이라는 얘기를 해주셨을 때였습니다. 갈 곳 없이 막막한 사막의 한복판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물을 만난 기분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알기에 진심으로 충만하고 행복했지요.

말 그대로 희망을 다시 찾았습니다

김형주 산재근로자

2014년 5월에 우측어깨 힘줄파열로 수술을 받았고 10월에는 좌측어깨까지 수술을 했습니다.

평소 건강이라면 자신이 있어서 수술할 때도 빠른 회복을 자신했었습니다. 그런데 영 차도가

보이질 않으면서 심리적으로 크게 타격을 받았어요. 웃음을 잃어버렸고 심리적으로 크게 위

축이 됐었지요. 희망찾기 프로그램은 정말 큰 기대 없이 참가를 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음

치라 노래 부르는 것도 싫어했는데 어쩔 수 없이(!) 노래도 배워야했고 태어나 처음으로 비누

를 만들어보기도 했지요. 이미지트레이닝으로 기억력에 좋은 방법도 배웠어요. 이렇게 상담

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제 자신이 조금씩 밝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퇴직 후의 진로 역시 희

망찾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힌트를 얻었어요. 지금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공부를 하고 있는

데 주변에서 모두 저의 변화에 깜짝 놀랐고 가족들도 모두 기뻐하고 있습니다. 전부 놔버리고

싶은 상황에서 자기계발의 의지를 되찾아준 김현희 선생님, 근로복지공단의 희망찾기 프로그

램에 감사드립니다.

J a n / F e b >> 8 7

때로 병원으로 가는 길은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예기치 않은 병을 이겨야 하는 투병생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 근로복지

공단 인천병원은 환자들의 이 같은 마음을 이해하는 병원이다. 30년 이상의 오랜 역사와 더불어 많은 산재환자와 지역

주민의 치료와 재활에 동참해온 인천병원. 거듭 새로운 변화를 이어가며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으로 도약

하는 인천병원을 찾았다.

글 정라희⋮사진 김은구⋮영상 박상민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병원을 지향하다

보람 + 하모니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맞춤형 의료서비스 지원

찬 바람이 쌩쌩 부는 바깥과 달리, 인천병원 내부는 따스한 기운으로 가

득했다. 많은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의료진들의 표정은

온화했고, 애정 어린 보살핌을 받은 환자들의 얼굴에도 쾌유에 대한 기

대가 머물렀다.

인천병원은 산재환자들이 자주 겪는 질환에 대한 깊은 노하우를 갖

춘 곳으로 개원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며 임

상 경험을 축적한 것이 오늘날 인천병원의 명성을 만들었다.

하지만 산재환자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산재환자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내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어깨와 무릎 관절의 외상 및 질환, 관절경 수술

등을 전문 분야로 하는 채동주 진료부원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이를 위

해 건강관리센터를 개설해 경인지역 근로자와 지역 주민의 보건 향상

을 추구해왔고, EMR 시스템을 도입해 종이 없는 진료 환경을 구축하며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왔다.

8 8

QR 코드를 스캔하면

인천병원 영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J a n / F e b >> 8 9

2013년부터는 병원 내부에서 요양과 치료는 물론 산재 관련 업무까

지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원스톱(ONE STOP) 서비스’를 도입했다. 산

재환자를 위한 진료도 하지만,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병원인 것이다.

국내 최고의 재활전문센터로 가는 길

인천병원은 지난해 지하 3층, 지상 4층의 규모의 재활관을 증축했다.

인천병원의 재활전문센터는 산재 근로자의 치료 요양부터 재활치료 및

심리상담에 이르는 종합적인 재활의료시스템을 구축한 곳이다. 물리치

료실, 작업치료실, 수중치료실 등 23가지 치료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국제규격에 맞는 길이 25m의 ‘5개 레인 풀’을 포함한 국내 최대 규

모의 수중 치료실을 갖추었다.

실제로 인천병원의 재활 노하우는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

메디컬코리아 재활센터 부문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대

“산재환자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내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채동주 진료부원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인천병원의 수중치료실은 국제규격에 맞는 길이 25m의 ‘5개 레인 풀’을 포함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 치료시설이다.

9 0

상을 수상한 것. 이는 풍부한 임상 경험이 있는 재활의학전문의와 재활

치료사, 물리치료사, 임상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

한 통합재활서비스를 구축한 덕분에 가능했다. 재활관 증축은 국내 최

대 규모 재활전문센터로 나아가는 기반. 그 과정에서 환자의 체중을 최

대 60%까지 감량해 보행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반중력장비(Anti

Gravity Treadmill)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에 문용주 재활치료실장은

“반중력장비를 이용하면 무릎 수술 이후 통증으로 걷기 힘든 환자들도

무리 없이 재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2015년에는 로봇보행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천병

원은 다양한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재활표준진료지침을 연

구하는 데에도 앞장서려고 한다. 아울러 서울대학교병원과의 진료협력

을 통해 재활치료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이어가는 등 재활전문의와 물

리치료사의 인력 교류를 실시할 예정이다.

환자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는 병원

인천병원은 종합병원으로서 재도약 중이다. 현재 인천병원은 15개 진

료과에서 24명의 진료과장이 근무 중이다. ‘재활전문센터’, ‘뇌졸중센

터’ 등의 다섯 개 전문센터와 ‘욕창클리닉’ 같은 다양한 클리닉을 운영하

고 있다. 우수내시경실 국가 인증을 받는 등 소화기내과 분과에서도 차

별화를 이루고 있다. 내과 전문의 이소영 과장은 이 같은 인증이 “인천

지역에서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두 번째로 받은 것”이라 말한다. 더 나

은 내시경 검사를 위해 인천병원은 두 명의 전문의를 새롭게 영입해 내

시경실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반중력장비를 이용하면 무릎 수술 이후 통증으로

걷기 힘든 환자들도 무리 없이 재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J a n / F e b >> 9 1

편안한 마음으로 찾는 모두의 병원이 되도록

채동주 진료부원장

“올해로 인천병원에서 근무한 지 5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인천병원이 산재환자만 진료하는 줄 아는 분이

많습니다. 먼 지방에서 이곳 인천까지 방문하는 환자들도 있

습니다. 저 역시 전국 각지에서 온 환자들을 만나 치료에 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

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갖고 진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더욱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혜림 님

“2년 전에 이곳 인천병원을 소개 받고 창원에서부터 올라와

채동주 진료부원장님에게 어깨관절수술을 받았습니다. 경

과가 무척 좋아 이번에 무릎 수술을 앞두고 다시 인천병원

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인천에서 살고 있어 더 마음 편히 찾

아올 수 있었어요. 수술을 앞두고 있으면 환자들이 불안해할

수도 있는데, 진료부원장님께서는 환자가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십니다. 로비에 들어

섰을 때부터 모든 직원들이 상냥하게 맞이해줘 올 때마다 마

음이 편안합니다.”

한편으로 인천병원은 2015년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추진할 예

정이다. 환자들의 편의에 맞춘 병실을 개선하고 시설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 편의시설 확충에 나서는 것이다. 2016년부터는 보건복지부 전

문 병원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천병원은 좋은 병원의 기본이 ‘환자의 마음을 먼

저 이해하는 것’이라 여긴다. 왠지 모를 두려움과 걱정 어린 마음으로

병원에 들어서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마음을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어루만지겠노라 오늘도 다짐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내가 만난 인천병원,

우리가 만들어갈 내일”

M i n i I n t e r v i e w

9 2

환자들의 회복이 제 보람입니다

이소영 과장

“우리 병원에는 하지마비나 심하면 사지마비 환자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운동량이 부족하고 드시는 약도 많아 흔히 말하

는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도 계시죠.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

다. 중환자실에 계시던 환자 분이 일반병실로 옮겨가는 등

환자들이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 인천병원이 시설 면에서도 환자들이 더 편안

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있습니다.”

다른 병원과는 다릅니다

한성수 님

“인천병원을 처음 방문한 건 2009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곳이 산재병원이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욕창이

발병했는데 다른 병원에서 진척이 없었죠. 그러다 인천병원

을 소개 받고 이곳으로 와서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여기 와

서 이소영 과장님도 만나고 내과 치료도 잘 받게 되었습니

다. 게다가 이곳에 방문하는 환자들은 여러 병을 복합적으로

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하는 선생님들도 그 분야의 전

문가가 매우 많습니다. 덕분에 지금 5년째 이 병원에서 치료

를 받고 있습니다.”

인천병원의 근골격계전기치료실

에서 화면을 보며 운동을 하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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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모니

근 로 복 지 공 단 서 울 남 부 지 사

고객과 직원이 모두 행복한 서울남부지사, 우리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는 본사가 울산으로 이전하면서 그 위상과 역할이 커진 대표적인 지사이다. 기

존 사업장에서 2014년 5월, 영등포 버드나루로2길 옛 본사 건물로 이주한 것을 시작으로 본사 업무가 그

대로 연계된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2015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삼고 있는 서울남부지사! 희망나무가

찾아가 그 열정의 첫 걸음을 살짝 엿보았다.

글 이경희⋮사진 고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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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훤칠하게 뻗어 올라간 8층 건물의 위용이 과

연 불과 얼마 전까지의 본사 건물답다. 오래

된 건물이라지만 구석구석 리모델링을 한 듯

깔끔하게 잘 정돈된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1층부터 5층까지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

사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총 83명. 규모면에서

도 서울지사 중 손가락에 꼽힐 만큼 큰 곳이다.

“현재 서울남부지사는 영등포구와 양천구,

강서구를 관할하고 있습니다. 서울 인구의

14.38%를 차지하는 비율로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규모이지요.”

가입지원1부 김홍준 과장의 설명이다.

어느 지사나 지역 색과 특징이 있기 마련인

데 서울남부지사 역시 관할구 사업장에 따른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다. 금융의 메카인 여

의도가 속한 영등포구와 방송사가 집중적으

로 모여 있는 양천구, 강서구를 관할하는 덕

분에 언론, 금융, 회계, 법률 등 전문직종 및

서비스 업종이 전체 사업장의 80% 가까이 점

유하고 있는 것. 이는 그 이름만으로도 상대

해야하는 고객들의 요구 수준이 만만치 않음

을 능히 짐작케 한다.

“많은 지식을 갖춘 고학력, 전문 인력 고객

을 주로 응대하다보니 당연히 그 수준에 맞춘

상담이 필요해서 그에 따라 우리 직원들도 늘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업종 특성에 맞

춘 맞춤상담을 위해서 다들 노력하고 있는 거

지요. 또 본사 건물에서 일하다보니 집단민원

이나. 시위, 책임민원 비율이 높아 평소에 고

객 응대에 매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도

우리 지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근에 장기요양을 요하는 전문 화상치료

센터가 있는 한강성심병원이 있다는 것도 서

울남부지사의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국

의 화상환자가 집중되고 있는 곳이니만큼 요

양과 관련한 산재근로자들의 요구사항과 공단

의 입장이 상충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금융의 메카인 여의도와 가까운 남부지사는 언론, 금융, 회계, 법률

등 전문직종 종사자의 상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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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지요. 그것도 상명하달식 소통이 아니라

상호교감하는 소통이 중요한 겁니다. 함께 도

시락을 싸서 소풍가는 도시락데이, 직원들의

아침식사를 챙겨주는 출근 맞이 행사, 함께 모

여 시원하게 한잔하는 호프데이 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형식이 아니라 내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자신의 집무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직원들을 기다린다는 최창식 지사장은 평소

직원들과 나누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대화

야말로 직원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짜’ 즐겁게

만드는 거라는 설명을 미소로 덧붙인다.

그 어렵다는 직원들과의 소통이 쌩쌩 달리

는 8차선 고속도로처럼 뻥 뚫려있어서일까?

직원들과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최창식 지사장. 그는 조직의 소통을 위한 형식적 행사가 아닌 내면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소통과 진정성으로 전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남부지사의 직원들

은 행복하다. 권위와 실적지상주의 대신 소통

과 화합,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이 커다란 건물

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창식 지

사장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투영된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최 지사장은 편안

한 카디건을 걸치고 사무실 이곳저것을 돌며

직원들과 수더분하게 대화를 나누고 애로사항

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인자한(?) 큰아버

지 같은 모습으로 직원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생각

합니다. 어려운 부분을 이겨나가고 공단의 목

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직원들 간에 반드시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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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사에는 2014년 겹경사가 겹쳤었

다. 가입지원 부문에서 외부고객만족도(CSI)

서울지역본부 관내 1위를 달성했고, 청렴도 검

사에서는 무려 전국 1등을 차지한 것.

이는 절차의 투명성을 강조해 고객을 납득

시키고 윤리경영을 강조하며 청렴위원회 및

혁신소위원회 활동을 강화해 형식이 아닌, 몸

에 밴 진정성으로 까다로운 고객의 마음을 움

직인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외부 고객, 내부 고객 모두가 만족하는 그날까지

2014년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던 만큼 2015년

을 향하는 서울남부지사의 발걸음은 묵직하

면서도 활기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고객만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

기는 한해로 삼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고객만

족이란 외부고객과 내부고객, 즉 직원들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지요. 그 다음으로 우리

공단 본부의 경영목표를 위해 모두가 함께 달

리고자 합니다. 오직 경영목표만을 위해 직원

들을 닦달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이 모두 함

께 이해하고 만족하면서 같이 목표를 달성하

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15년은 그렇게

두 가지 계획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

최창식 지사장은 뛰어난 능력과 좋은 품성

을 가진 직원들이 어쩌다 모두 모인 곳이 바로

우리 서울남부지사라며 “자신을 참 복 많은

사람”이라고 깨알 같은 자랑도 잊지 않는다.

서울남부지사는 근로복지공단 내부에서도

남다른 단결과 결속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곳

이다. 소위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깍쟁이(?)

들이 모인다는 도시 지사임에도 남다른 끈끈

함과 정으로 뭉친 이곳을 두고 부러움의 눈길

을 보내는 바깥 직원들도 많다. 외부 일이 힘

들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똘똘 뭉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는 직원들의 웃음 속에서 서울남

부지사의 저력을 발견했다면 과장일까? 진짜

애사심, 진짜 동료애가 주는 온기가 상하, 좌

우로 종횡무진 퍼져 나가니 2015년 이곳이 거

둘 성과가 지난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2015년은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이 건강했

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들이 건강해야 조직도

건강해지고 더불어 서비스를 받는 고객도 건

강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 직

원 여러분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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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나의 소망은?

Interview

날씬하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_가입지원 2부 황승일 대리

초심을 잃지 않고

올해도 열심히

_가입지원 2부 백수연 주임

작년에 새롭게 발령을 받아서 왔고, 중간에 하던 업무도 바뀌어서 지난 1년은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업무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새해가

됐으니 보다 안정된 분위기에서 다른 동료들도 챙기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일하고

싶어요. 부서에서 서무 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 업무가 직원들과 끊임없이 의견 조

율이 필요한 업무라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늘

생각만 하던 운동을 시작해서 살을 빼고 날씬하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2013년 하반기에 입사를 했습니다. 이제 1년 조금 더 지난 직원으로서 계속해서 일

을 배우는 단계에요. 늘 입사했을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악성민원 업무가 많이 힘들었지만 지

금은 마음을 다스리고 요가를 하면서 잘 극복하고 있고요. 그리고 우리 공단에 계

신 선배님들께 꼭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직장 내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고

일을 하는 저는 정말 복 받은 후배랍니다. 고맙습니다! 선배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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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입원 환자의 재취업을

적극적으로 신경 쓰겠습니다

_재활보상부 박란숙 과장

행복하게 잘 사는

부부가 되겠습니다

_재활보상부 이태민 주임

육아휴직을 했다가 지난 4월에 복직을 했습니다. 올해는 좀더 업무에 욕심을 내고

싶고 그간 휴직이니 업무니 해서 신경을 쓰지 못했던 ‘제안’이나 ‘사업공모’ 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고 싶어요. 원래 대민업무에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스

타일이라 제 업무를 천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올해는 특히 요양관리에만 매진하

던 것에서 벗어나 병원에 입원해 계신 환자분들의 재취업까지 적극적으로 신경을

쓰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꿈은 음... 둘째를 갖는 것? 하하하.

2015년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재해조사업무를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재해조사 전문가가 되는 게 제 꿈이자 목표이지요. 올해부터 보상이 회사

차원에서 나옵니다. 회사에서 신경 써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

도록 더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안 좋은 일은 빨리 잊

는 제 장점을 잘 살리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에 결혼을 합니다. 이혼하는 일 없

도록(일동 폭소)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신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요? 우리 행복하

게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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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순수한 영역에서 살고 있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세상이란 낯설고 두려운 곳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싶지만 쉽사리 손을 내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이 하나 전

해졌다. 바로 재미난 영화도 볼 수 있고, 세상 이야기도 전해들을 수 있는 빔 프로젝터다.

글 임도현⋮사진 박선영

의료사업본부 이종호 대리가 전하는 세상과 통하는 창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를 선물합니다”

소원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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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백합주간보호센터에서 이종호대리가 빔 프로젝트로

영화 아이스에이지를 장애인들과 함께 시청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은 특별한 친구를 만나는 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안녕하세요!’

반가운 인사소리가 들려온다. 이종호 대리가

이곳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해 여

름 처음 중구백합주간보호센터를 찾은 이후

오랜만에 다시 찾아오는 거라 다소 서먹서먹

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손님을 맞는 센터

사람들의 반응은 언제나 그랬듯 ‘대환영’이다.

“우리 공단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각

부서별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시설을 대상

으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데요. 공단이 울산

으로 이전되면서 저희 의료사업본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중구백합주간보호센터와 새롭게

결연을 맺고 매주 목요일마다 직원들이 순번

을 정해 센터를 찾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7

월 이곳을 처음 찾아왔는데요. 붙임성 있게 사

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어서 처음

엔 어색하기도 했지만 함께 퍼즐도 맞추고 체

육도 하면서 이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

다.”

TV보다 더 좋은 만능 빔 프로젝터

지난 여름 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은 이종호

대리는 이번에 멋진 선물을 들고 친구들 앞에

나타났다.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란 바

로 동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빔 프로젝터. 이

종호 대리가 장애인 친구들에게 빔 프로젝터

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곳을 처음 찾

아왔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희망나무> 편집위원을 담당하고 있던 저

는 센터 친구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하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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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마침 벽에 걸려있던

TV가 고장이 나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

황이었고 센터장님께 새 TV를 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이왕이면 야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빔 프로젝터가 좋겠다고 하시길래

<희망나무> 편집팀에 사연을 띄우게 된 것입

니다.”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 TV는 그저

흔한 전자제품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지

적장애인에게 TV는 단순한 물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자 소중한 친구가 바로 TV이기 때문이

다. 중구백합주간보호센터에는 벽걸이 TV가

한 대 있었는데 그마저 오랜 사용으로 인해 고

장이 반복되어 더 이상 수리가 불가능한 지경

이 됐다고 한다. 윤형두 중구백합주간보호센

터장이 이제는 TV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상자 속에서 빔 프로젝터를 꺼내들며 흐뭇

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TV의 패널이 파손되어 수리를 의뢰했더

니 교체 비용만 30만 원이 나오더군요. TV 가

격과 맞먹는 비용이라 수리를 엄두도 내지 못

했습니다. 새 빔 프로젝터 덕에 이제는 장애

인 친구들과 함께 야외에서 영화도 보고 저희

선생님들과 워크숍에서 프리젠테이션도 마음

껏 할 수 있게 됐어요. 때마침 근로복지공단

에서 좋은 선물을 주셔서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윤형두 센터장은 장애인들과 함께 위층 강

당으로 올라가 빔 프로젝터를 시연해 보기로

한다. 넓은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장애

인들은 불이 꺼지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

니 어른 주먹만 한 작은 빔 프로젝트가 환한

빛을 뿜어내자 ‘와’하며 환호를 쏟아낸다. 벽

에는 <아이스 에이지>의 주인공인 나무늘보

시드가 도토리를 손에 쥐기 위해 얼음 위를 익

살스럽게 누비고 다니는 영상이 비치고 강당

안은 온통 싱글벙글 웃음바다로 변한다.

친구들이 세상을 향해 걸어갈 수 있기를

즐거운 영화 한 편을 감상한 장애인들은 테이

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퍼즐 맞추기 놀이에

위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효선 씨와 이종호 대리 아래 이종호

대리가 빔프로젝트를 개봉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바라보는 장애인들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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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중이다. 이종호 대리가 게임에 참여하자 맞

은편에 앉아있던 기현 씨가 ‘그동안 어떻게 지

냈냐’며 안부를 건네더니 옆에 앉은 효선 씨도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이종호 대리도 친근하

게 말을 건넨다.

“영화 보는 거 좋아해요?”

“그럼요. 평소 영화 보는 거 엄청 좋아해

요. 그런데 TV가 망가져서 그동안 영화 못 봤

거든요. 옛날에 <써니> 본 것이 마지막이에

요. 앞으로는 보고 싶은 영화 마음껏 볼 수 있

어서 참 좋아요.”

효선 씨는 또박또박 차분한 말투로 이종호

대리에게 선물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전한다.

처음에 다소 쑥스러워하던 이종호 대리도 자

신의 사랑스런 아이들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

화를 이어간다. 이종호 대리의 이야기에 장애

인들도 귀를 쫑긋 세우며 몰입하고, ‘장애’는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이들의 대

화는 막힘이 없고 신뢰와 교감만이 가득할 뿐

이다.

“장애인 친구들이 영화를 볼 때 정말 즐거

워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마치 제가 어릴

때 영화를 보며 눈물도 흘리고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정신연령이 다소 낮은 지적장애인 친

구들에게 영화는 감수성을 키우고 세상을 접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깨달았

습니다. 친구들이 마음껏 영화를 볼 수 있도

록 빔 프로젝트를 선물한 것은 정말 잘한 일

같아요. 사실 저는 학교 다닐 때 의무적으로

봉사활동 몇 번 해본 것이 제가 행한 봉사활동

의 전부였습니다. 이번 <희망나무>를 통해 소

외된 이웃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해

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종호 대리가 구매한 빔 프로젝트

“새 빔 프로젝터 덕에 이제는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야외에서 영화도 보고

저희 선생님들과 워크숍에서 프리젠테이션도

마음껏 할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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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고 혁신하는 근로복지공단을 만들어 갑시다”2015년 시무식 거행

근로복지공단은 을미년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10층 강당에서 2015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무식은 2014년 한해를 둘러

보는 동영상 상영, 이사장 신년사 발표, 공단가 제창, 전 직원 신년하례 순으로 진행됐다. 이재갑 이사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

를 통해 “올해는 공단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로서 지난 20년의 성과를 반추하고, 높아진 고객의 요구와 수준에 부응하기 위해

서 서비스 범위 확대와 품질 향상을 고민하고, 앞으로 추진할 각종 사업들의 방향성을 좀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하겠다”고 강

조하고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국민에게 신뢰 받는 공단, 시스템을 개선해 쌍방향 소통이 잘되는 공단을 만들어 나가

자”라고 역설했다.

또한 “공단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지난 시간을 냉철하게 돌이켜 보

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설정하고 근로복지공단이 고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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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02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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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코리아 대상 수상10개 직영병원 운영, 5년 연속 재활센터부문 선정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2월 18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대상’ 시상식에서 재활센터부문 대

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공단은 5년 연속 재활센터부문 대상을 받는 이정표를 세웠다.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은 산재근로자 직업복귀를 위하여 6개 병원(인천, 안산, 창원, 대구, 순천, 대전)에서 작업능력평가 및 작

업능력강화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또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주간재활프로그램, 일상생활동작프로그램 등 양질의 선진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로 구성된 팀 평가 회의를 통하여 재활치료계획수립, 신체기능평가, 작업능력평가, 심리상태평가를 진행하며 이

를 근거로 최적의 재활치료법을 적용하여 산재근로자 눈높이에 맞는 맞춤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 치료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은 앞으로도 재활전문치료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산재환자의 재활치료를 선도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편 올해 메디컬코리아 대상 시상식에서

메디시티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원장 이강우)은 재활부문 우수병원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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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02 NEWS

서울대학교병원과 의료협력

MOU 체결

QI 활동 우수사례경진대회 개최

근로복지공단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지난 12월 29일, 서

울대병원 대한의원 제1회의실에서 ‘산재의료재활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서 체결은

양 기관이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산재의료의 질향

상과 국민의 의료재활서비스 향상에 기여하자는 공동

의식에 따른 것이다.

지난 12월 11일 충북 진천에 소재한 인재개발원에서 2014

년 QI 활동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경진대

회는 2014년 병원 QI(Quality Improvement)활동 우수사

례 발굴 및 확산을 통한 지식경영 구축 및 의료사업 활성

화 도모하고 QI 활동 결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포상으

로 직원들의 지속적 참여유도 및 사기진작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수 보육프로그램 시상식·직장보육 세미나 개최

퇴직연금 적립금 5천억 원 돌파

지난 12월 5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전국 직장어린

이집 보육 교직원과 보육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하

는 ‘2014년 우수 보육프로그램 시상식·직장보육 세미

나’를 개최했다. 이재갑 이사장은 “공단은 앞으로도 우

수 보육 프로그램 발굴·보급,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

공공직장어린이집 운영 등 다양한 직장보육 지원서비

스를 제공해 근로자가 보육 부담없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

조했다.

중소 사업장 근로자의 노후 소득보장과 수급권 보호를

위해 수행하는 퇴직연금 사업의 적립금이 지난 11월 25일

에 5천억 원을 넘어 섰다. 공단은 2010년 12월부터 4명 이

하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했고, 2012

년 7월부터는 30명 이하 사업장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혀

왔다. 이번 성과는 공공기관의 공공성, 업계 최저수준의

저렴한 운용관리수수료 등 장점을 바탕으로 중소 사업

장을 대상으로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퇴직연금 대표번

호 ☎1661-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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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탑 온도 상승연탄배달·김장나눔 봉사활동

공단은 지난 12월 24일 겨울이 힘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희망 2015 나눔캠페인

행사를 진행했다. 울산으로 이전한 뒤 이전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사회공헌협약을 체결한 뒤 처음으로 본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랑의 열매 달기와 함께 성금모금도

하였다.

공단은 홀몸 어르신과 저소득 장애인 세대를 찾아 지난

12월 2일 연탄을 배달했고, 4일에는 김장 나눔 봉사활동

을 펼쳤다. 공단 임직원들의 기부로 마련된 연탄 3,000

장은 울산 소재 홀몸 어르신 10여 가구에 임직원의 구슬

진 땀방울과 손길로 전해졌다. 김치 100상자는 직원들

의 마음을 담은 사랑의 메시지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저소득 장애인세대에 전달됐다.

조보현 전 대전지역본부장,

‘산업재해보상보험 이론과 실무’ 출간

사보 <희망나무> 국회 안전행정위원

회 위원장상 수상

조보현 전 대전지역본부장이 지난 12월 15일 그동안의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산재보험제도를 정리하여 “산업

재해보상보험 이론과 실무”를 발간했다. 필자는 이 책에

서 근로복지공단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며 수행해 온 경

험을 바탕으로 관련 법령, 고시, 규정, 지침, 판례, 사례

및 질의 회신 등을 총 망라하여 산재보험제도를 체계적

으로 정리했다.

근로복지공단 사보 <희망나무(발행인 이재갑)>가 지난

해 ‘2014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에서 인쇄사보 부

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사보

‘희망나무’는 2012년도(보건복지부 장관상), 2013년도(여

성가족부 장관상)에 이어 2014년도에도 인쇄사보 부문

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하는 등 3년

연속 수상하며 큰 기록을 세워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사보로 인정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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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아낌 없는 관심

과 따끔한 질책을 편집실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이 들려주시는 이야

기는 더 좋은 소식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희망나무>는 독자

여러분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From 희망나무To 희망나무

강건우 (인천시 남동구)

김현진 (경기도 수원시)

양은경 (경북 문경시)

정현숙 (충남 논산시)

김정미 (대구시 남구)

박숙희 (강원도 원주시)

유재범 (서울시 관악구)

조만영 (경기도 광명시)

김준호 (경기도 수원시)

송지수 (서울시 노원구)

이수연 (서울시 도봉구)

차수정 (광주광역시 북구)

김화영 (부산시 서구)

심희정 (서울시 동대문구)

장미향 (경남 마산시)

+ 지난 호 당첨자

From To 희망나무

독자엽서 응모하기

<희망나무> 01+02월호를 읽은 소감을 보내주세요.

보내주신 분 중 총 15분을 추첨해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엽서, 이메일 두 방법 중에 택일 가능)

우 편 접 수 681-240 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340

근로복지공단 홍보부 <희망나무> 담당자 앞

접 수 [email protected]

문 의 전 화 052–704–7617

지난 호 독자들의 의견

‘커피의 도시, 강릉’편이 제일 좋았습니다.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떨어져 마음이 심란했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인지라 관심있게 보아지더군요. _ 심희정님

데크윈 신갑찬님의 사연이 기억에 남아요. 불의의 사고로 실의에 차 있던 신갑찬 씨의 재활 이야기를 읽고

우리 사회의 산재 근로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_ 김현진님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의 기사가 좋았습니다. 천안지사가 직원, 고객 모두가 하나가

되는 행복한 일터가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_ 김화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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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이 참여하실 수 있는 코너

희망톡톡

독자분들이 주제에 대해 가볍게 참여하실 수 있도록 새롭게 마련한 코너입니다. 다음호 희망톡톡

주제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 : 나만의 관계 노하우’입니다. 8줄 내외로 써주시기 바

랍니다. 채택 되신 분께는 도서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컬처 노트

독자 여러분이 추천하고 싶은 영화, 소설, 뮤지컬, 연극 등 예술분야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원고

지 6장 분량의 글(A4 1장~1.2장)을 보내주세요. 채택 되신 분께는 도서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다

음호 주제로 예정된 ‘관계’에 관한 글이면 더욱 좋습니다.

소원램프

독자 여러분의 소원을 이뤄드리는 이벤트 코너입니다. 가족, 친구, 자녀, 동료, 복지시설, 공익재단

등에 전해주고 싶은 선물과 그에 대한 사연을 보내주세요.

PHOTO ESSAY 「일터」

다음호 주제는 ‘관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되는 근로자(한 명 혹은 여러 명)을 중심으로

주변 동료들과의 관계, 친구 혹은 가족 관계 등을 촬영할 예정입니다. 촬영에 관심있는 중소기업

혹은 근로자는 응모해주시기 바랍니다. <희망나무>는 별도의 광고비나 금품을 전혀 요구하지 않습

니다.

마감 2월 20일

보내실 곳 (이메일) [email protected] 또는 [email protected]

보내실 때는 이름, 주소, 연락처를 함께 기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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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업무를 숨 가쁘게 마무리 하고나니

어느새 2015년의 청양이 내게 다가왔다.

2015년에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될 수 있도록

‘계획+실천’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삶을 살고자 다짐해 본다.

촉박한 일정 속에 진행을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희망나무> 덕분에 울산의 떼까마귀 장관을

보았다. 수십 년 뒤에도 문득 생각하면 전율이 흐를 것 같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접근성을 위해 자문을 해준 한국시각장애인연연

합회 김두현 실장님과 안동한 팀장님께 감사드린다.

<희망나무>와 새롭게 연을 맺어 기쁘다.

그리고 빠듯한 일정속에 잘 따라와준 팀원들에게 고맙다.

불금과 황금같은 주말 시간을 다시 되돌리지 못하겠지만,

<희망나무>를 통해 힐링하는 독자들을 위해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

2015년 <희망나무> 첫 호가 드디어 발간!!

바쁜일정 속에 진행된 작업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소중한 선물을 받은 듯이 기쁘고, 뿌듯하다.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유시환

기획 및 편집

김수현

총괄 디자이너

이해전

디자이너

차주현

편집후기

E–

mail

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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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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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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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주소

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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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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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부

발송

유효

기간

2014

. 4. 1

~ 2016

.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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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우체

국제

4021

8호

울산

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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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호 <희망나무>를 평가해주십시오.

2. 이번 호에서 가장 좋았던 기사의 제목과 그 이유를 알려 주세요.

3. 편집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매우 만족 ▒ 만족 ▒ 보통 ▒ 불만족 ▒ 매우 불만족

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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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인 줄 알았어요.”

서울에 생전 처음 와본다는 화정 씨는 구수한 대구 사투리로 주변을 밝게 해주었다. 웃으면 눈이 완전히 사라지

는 자신을 모델로 택한 것을 후회하게 될 거라며 걱정 하는 말투조차도 귀여웠다.

이제 스무 살인 그녀는 근로복지공단 신입사원으로 2015년 1월부터 당당히 대구북부지사에 근무하게 되었다.

표지모델 촬영을 위해 서울에 첫 발걸음을 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는 그녀는 약속 장소인 강남역

의 높은 건물에 연신 탄성을 질렀다. 대구도 광역시잖아요?, 하고 묻자 그래도 이렇게 높은 건물들이 연이어 있

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식사를 하면서도 화정 씨는 호기심이 많았다. 우리가 시킨 양배추 김밥을 보면서 서울에는 특이한 김밥도 있다

고 감탄하고, 기자에게 “서울 사람들 어때요?”하고 묻기도 했다. 왠지 서울 사람들은 깍쟁이일 것 같단다.

식사를 마치고 스튜디오로 가는 길에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하얘졌다.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다시 식당으로 뛰

어 들어가니 가방은 5분이 넘는 시간 동안에도 다행히 제 자리에 있었다. 서울에 처음 와서 정신이 없다 보니 이

런 사건도 생긴다며 까르르 웃는 화정 씨. 가방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깍쟁이 서울 사람들에 대한 인상도 좋게

남았으리라.

S O NH W A J E O N G

표지 모델 이야기

표지모델

손화정(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 재활보상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