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27 하일곤 연구원 [email protected]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의 지혜를 배우려는 생체모방기술은 에너지 절감, 제품 기능 강화, 최적화된 정보 가공 처리, 신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생명체에 대한 지식의 증가, 나노 기술의 발전 등은 실제적이고 의미있는 생체모방을 가능케 하고 있다.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서양 속담 도 있듯이 제아무리 최첨단 과학기술이라 할지 라도 천재적인 독창성보다 어딘가에서 본듯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 다.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옷, 신발 등에서 쉽게 붙였다가 떼었다 할 수 있는 찍찍이(Velcro)는 메스트랄이라는 스위스의 전 기기술자가 개를 데리고 들에 산책하러 나갔다 가 도꼬마리 씨앗이 자신의 바지와 개의 털에 달라붙는 것을 보고 이에 착안해 발명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발견을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위대한 발명가이자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 상의 생물은 자연의 진화 과정에서 갖가지 시행착오를 슬기롭게 극복하 여 살아남은 존재들이다. 이렇게 생존에 최적 화된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여 인간 의 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쉽게 생각하면 자연 의 검증된 원리를 그냥 일상생활에 빌려와 쓰 면 되는 매력적인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목 받는 생체모방기술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발견을 위해 자연의 구 조, 원리, 메커니즘, 시스템을 모방 또는 응용 하는 학문을 생체모방기술 1 이라고 부른다. 영 국의 Bath 대학교의 Vincent 교수에 따르면, 초창기의 연구는 주로 자연의 모양을 단순 흉 내를 내거나 일부를 복제하는 수준이었다. 과 거에는 자연과 이를 적용하려는 공학 분야와 의 연관관계가 약했었지만, 미시적인 분석과 수리적 물리적 모델링이 가능해지면서 자연의 기능을 모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자연모방 을 통한 다양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제품 생 산에만 국한되었던 생체모방기술의 범주도 자 연의 설계와 프로세스로부터 영감을 얻어 인 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포괄적인 분야로 확 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공학, 생태학, 재 료공학, 로봇공학, 인공지능, 정보통신, 건축 학,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생체모방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작년 컨설팅 전문기관인 FBEI (Fermanian Business&Economic Institute)는 ’00년을 기준 으로 ’10년까지의 생체모방기술 관련 연간 특 허 및 논문 출원 건수, 정부지원과제 금액 및 건수를 바탕으로 다빈치 지수(The Da Vinchi 1 Biomimicry(생물모방), Bioinspiration(생물영감) 등의 유사 개념이 존재하 지만, 이 글에서는 생체모방기술(Biomimetics)로 통칭함.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 Upload
    rhaym

  • View
    124

  • Download
    3

Embed Size (px)

DESCRIPTION

Biomimicry

Citation preview

Page 1: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27

하일곤 연구원 [email protected]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의 지혜를 배우려는 생체모방기술은 에너지 절감, 제품 기능 강화,

최적화된 정보 가공 처리, 신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생명체에 대한 지식의 증가, 나노 기술의 발전 등은 실제적이고 의미있는 생체모방을 가능케 하고 있다.

창의적인 모방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서양 속담

도 있듯이 제아무리 최첨단 과학기술이라 할지

라도 천재적인 독창성보다 어딘가에서 본듯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

다.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옷,

신발 등에서 쉽게 붙였다가 떼었다 할 수 있는

찍찍이(Velcro)는 메스트랄이라는 스위스의 전

기기술자가 개를 데리고 들에 산책하러 나갔다

가 도꼬마리 씨앗이 자신의 바지와 개의 털에

달라붙는 것을 보고 이에 착안해 발명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발견을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위대한 발명가이자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 상의 생물은 자연의 진화

과정에서 갖가지 시행착오를 슬기롭게 극복하

여 살아남은 존재들이다. 이렇게 생존에 최적

화된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여 인간

의 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쉽게 생각하면 자연

의 검증된 원리를 그냥 일상생활에 빌려와 쓰

면 되는 매력적인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목 받는 생체모방기술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발견을 위해 자연의 구

조, 원리, 메커니즘, 시스템을 모방 또는 응용

하는 학문을 생체모방기술1이라고 부른다. 영

국의 Bath 대학교의 Vincent 교수에 따르면,

초창기의 연구는 주로 자연의 모양을 단순 흉

내를 내거나 일부를 복제하는 수준이었다. 과

거에는 자연과 이를 적용하려는 공학 분야와

의 연관관계가 약했었지만, 미시적인 분석과

수리적 물리적 모델링이 가능해지면서 자연의

기능을 모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자연모방

을 통한 다양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제품 생

산에만 국한되었던 생체모방기술의 범주도 자

연의 설계와 프로세스로부터 영감을 얻어 인

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포괄적인 분야로 확

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공학, 생태학, 재

료공학, 로봇공학, 인공지능, 정보통신, 건축

학,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생체모방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작년 컨설팅 전문기관인 FBEI (Fermanian

Business&Economic Institute)는 ’00년을 기준

으로 ’10년까지의 생체모방기술 관련 연간 특

허 및 논문 출원 건수, 정부지원과제 금액 및

건수를 바탕으로 다빈치 지수(The Da Vinchi

1 �Biomimicry(생물모방),�Bioinspiration(생물영감)�등의�유사�개념이�존재하

지만,�이�글에서는�생체모방기술(Biomimetics)로�통칭함.

Page 2: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Weekly 포커스

28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고효율, 저비용, 저에너지 제품의 아이디어를

자연에서 얻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Index)2를 산정하여 발표하였는데 최근 2년간

눈에 띌 만큼 생체모방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

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생체모방기술이 주목 받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나노 기술의 발

달이다.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을 분자 수준에

서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생물체의 재해석

과 설계가 가능해졌다. 이를테면 게코도마뱀

의 발가락 빨판에서 얻은 접착테이프, 모르포

나비의 발색 구조를 흉내 낸 디스플레이, 전복

껍데기의 단단한 껍데기 구조에서 착안한 장

갑차 등이 있다. 유럽에서 나노 기술은 ‘Nano

meets Bio’로 불릴 만큼 다른 분야 사이의 융

합과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Enabling

Technology)로 여겨지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계속되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기능 구현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

이다. IT기술의 발달과 함께

소비자들이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등 여러 분야에

서 다양한 기능의 제품을 요구

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나

고 있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

구에 대응하기 위해 생체모방

기술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Sharp는

2008년부터 생체모방기술 전

담 부서를 두고 생물체의 형상

2 �생체모방기술의�아버지라고�할�수�있는�르네상스�시대�유명한�예술가이

자�수학자,�공학자인�레오나르도�다빈치의�이름을�따서�만든�지수

을 부분적으로 모방해 효율과 성능을 높인 제

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생체모방기술이 열어가는 세상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의 지혜를 배우려

는 생체모방기술이 만들어 가는 앞으로의 우

리 생활은 어떠할까? 생체모방기술은 에너지

절감, 제품 기능 강화, 최적화된 정보 가공 처

리, 신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자연을 지배하거나 개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

연으로부터 배운 것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 발

전을 추구함으로써 자연중심 경제로의 이행에

기여할 전망이다.

에너지 절감

산업혁명 이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제품 대부분은 ‘가열하고, 두드리고, 처리하는

(Heat, Beat and Treat)’는 과정으로 만들어

진다. 원료를 가져와서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

해 가열하고, 기계장비를 통해 형태를 만들고,

화학물질로 마감처리를 해 디자인과 강도를

유지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

에 에너지 비용 부담이 하루가 멀다고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효율, 저비용, 저에너지

제품의 아이디어를 자연에서 얻으려는 움직임

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Sharp는 왕나비의 날개에서 모티

브를 딴 선풍기를 올해 5월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비자가 쾌적하고 고른 바람을 느

<그림 1> 생체모방 관련 R&D 2000년대 후반 크게 증가

자료 : FBEI 자료 재구성

0

200

400

600

800(다빈치지수)

2000 2005 2010

Page 3: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29

Toyota 자동차는 베짱이의 발바닥 구조를 본뜬

저마찰 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끼려면 날개 개수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송

풍 효율이 떨어지고 소음이 발생한다는 문제

점이 있었다. 왕나비가 많은 날개짓을 하지 않

고 장거리를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왕나비

의 날개 바깥쪽 가운데 부근이 패인 형태라는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이를 선풍기 팬에도 적

용하였다. 새로 고안한 7장의 날개는 14장의

날개에 해당하는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압력

변동을 65% 줄이고, 송풍 불균형을 기존의

1/40로 줄인 효과를 가져왔다.

Toyota 자동차는 베짱이의 발바닥 구조

를 본뜬 저마찰 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베짱이의 점프력의 비밀은 발바닥

의 육각형 모양의 표면에 숨어 있다. 이러한

구조가 건조할 때는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여

미끄럼마찰을 줄이고, 습할 때는 수막현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엔진 마찰을 줄이기 위

해 베짱이의 발바닥과 유사한 작은 둥근 홈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구조를 자동차 엔진의 피

스톤과 실린더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였

고,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자연이 가장 경제적인 방식으로 고효율,

저비용, 저에너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놀라

운 사실이 아니다.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으려

면 최대의 효율로 최적화된 기능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에너지 절약 설계라

는 자연의 지혜가 숨어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실용화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제품 기능 강화

나노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분야에서 자연의

다양한 기능을 모방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

다. 이는 제품의 재해석과 재설계가 가능해 졌

기 때문이다. 자연의 시스템은 종류가 매우 많

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기능 또한 무궁무진하

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생체모

방기술이 확산 적용되는 추세이다.

의료 분야에서 유명해진 Terumo의 무통

주사는 모기 주둥이를 형상화하였고, 건축 분

야에서 건물 외벽의 셀프 클리닝이 가능한

STO의 페인트는 연잎의 발수효과를 적용한

것이다. 또한, 디스플레이에서 주목 받는

Mitsubishi의 반사방지필름은 나방의 눈을

본뜬 예이다.

이러한 자연의 결과물에서의 얻은 아이디

어가 최근 들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상황에서 최적

화된 생물체의 기능 하나에 주목하여 제품을

디자인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상황에서 각각 최적화된 기능

들을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하

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테니스라켓으로 유명한

Dunlop사의 경우 재작년부터

Biomimetic이라는 제품을 개

발 출시하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의 뛰어난

기능들이 하나의 테니스라켓왕나비에서 힌트를 얻어 에너지 및 송풍 효율을

높인 Sharp의 7날개 선풍기 팬

Page 4: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Weekly 포커스

30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자연의 최적화된 정보 가공 처리 알고리즘들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에 녹여져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 승부의 핵심

은 선수와 라켓이 혼연일체가 되어 빠른 서비

스를 넣고, 안정적인 리턴과 전략적인 다양한

샷을 구사하는 것이다. 상어 피부의 구조

(Riblet)는 이미 전신 수영복에서도 사용될 정

도 빠른 속도를 내는데 도움을 주는데 이를

테니스 라켓 전면에 적용하여 스피드를 높였

고,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구조로 사

랑 받는 벌집구조(Honeycomb)를 라켓 소재

에 적용하여 안정감을 높였다. 또한, 끈끈한

접착제 없이 강력하게 붙을 수 있는 게코도마

뱀의 발판을 라켓 그립에 사용하여 라켓의 착

용감을 강화할 수 있었다.

최적화 된 정보 가공 처리

자연에서 생물체의 진화 자체 결과물을 모방

해왔던 생체모방기술이 개미나 벌 같은 곤충집

단의 사회적 행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정보

처리 또는 제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

들어 생물체들의 행동 원

리를 모델링하여 최적화

된 정보 처리를 수행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특히 이

질적인 특성이 있는 개체

들이 가용 자원의 제약과

주변 환경이 동적으로 변

하는 상황에서 자율적으

로 움직이며 안정된 구조

를 유지하고 확장과 적응을 이룬다는 점에 착

안하여 이들 집단의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브리티시 텔레콤은 단말의 위치가 자주

변하는 이동 통신의 환경에서 어디로 정보 패

킷을 보내는 가의 문제에 개미들이 최적화된

길 찾기를 모방한 라우팅(Routing) 방법을 적

용하고 있다. 통신회사가 언제 어느 곳에 트래

픽이 몰릴지, 통신 채널이 단절될지 모르는 상

황에서 가장 최적의 경로를 매번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이 문제에 개미가

분비하는 페로몬이라는 화학 물질과 유사하게

정보 패킷들이 디지털 신호를 남겨놓고 돌아오

는 방법을 적용했다. 무리 전체에 지시를 내리

는 관리자 개미 없이 개별 개미가 페로몬이 더

많이 뿌려진 길을 선택하는 단순한 규칙처럼,

정보 패킷들도 단순히 디지털 신호가 많이 남

겨진 길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에

부담 없이 정보 처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였다.

출판사 맥그로 힐(McGraw-Hill)은 자사

물류 창고에 수확개미(Harvester Ant)의 아

이디어를 적용했다. 수확개미는 마치 이어달리

기를 하듯이 먹이를 나른다. 개미들에게는 먹

이의 위치와 개미집의 위치만 정해져 있을 뿐

다음 개미에게 먹이를 넘겨주는 위치가 정해

져 있지 않다. 그리고 ‘다음 개미를 만날 때까

지 먹이를 나른다’라는 정해진 규칙을 따라서

움직인다. 일을 감시하는 관리자 개미가 있을

필요도 없고, 어느 한 개미에게만 일의 부담이

커지지도 않으면서 전체 먹이 나르기는 효율적

개미집

페로몬

먹이

개미집 먹이

먹이 운반

길 찾기

개미의 행동 원리는 통신 라우팅 기술, 물류 운송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Page 5: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31

블랙박스와도 같았던 거미실크 제조과정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이를 인공적으로

제조해내는 방법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으로 진행된다. 맥그로 힐도 기존에는 창고의

구역을 나누어 전담하는 직원을 두었지만, 전

담하는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일 처리 속도가

다르고 책을 찾는 방식이 비효율적이었다. 하

지만, 수확개미의 먹이 운반 아이디어를 적용

하여 물류 창고 전체 생산성이 30%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자연의 최적화된 정보 가공 처리

알고리즘들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려면 해당

적용 분야의 문제와 자연의 문제 해결 방식 사

이에 유사성이 존재해야만 가능하다. 또한, 개

미나 벌들의 특성을 알고리즘에 최적화해야

하는 문제도 존재하기 때문에 아직은 이러한

생체모방기술을 통한 정보 가공 처리는 가능

성과 개선의 여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소재 개발

생체모방기술을 바탕으로 신소재를 개발하려

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소재기술의 특성

상 용도를 특정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불편

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

로 다양한 개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금방 끊어질 듯이 약해 보이지만 강철보

다 20배나 튼튼하고, 방탄복 소재인 케블라

(Kevlar) 섬유보다 4배 강한 거미실크의 모방

은 가장 뜨거운 신소재 개발 분야 중 하나이

다. 거미는 거미실크의 주 원료인 단백질을 실

샘으로부터 긴 관을 거쳐 몸 밖으로 고체 상태

의 거미실크를 뽑아내는데 이 과정이 예전에

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블랙박스와도 같았던 거미실크 제

조과정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이

를 인공적으로 제조해내는 방법들도 속속 개발

되고 있다. 올해 미국의 와이오밍대에서는 누에

의 몸에 거미실크를 만드는 유전자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거미실크를 생산하는 누에를 만들었

다. 거미의 습성상 대량으로 키우는 것이 불가

능했지만, 누에처럼 여러 개체를 한 곳에 대량

으로 놓고 키우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누에

를 이용한 생물학적 방법 이외에도 거미실크 생

산을 위한 다양한 화학적 방법들도 연구 개발

이 이루어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거미가 거미실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의료용 제품도

등장했다. 영국 Orthox사는 거미실크를 방사

하는 과정을 모방하여 ’08년 인공 연골 제품

을 출시했다. 인공연골은 거미실크의 튼튼하고

질긴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인체에서

면역거부반응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연골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거미실크는 초강력 소재이면서 인체적

합성도 높기 때문에 인공 연골 외에도 다양하

게 의료 부분에 적용될 전망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개발 활발

생체모방기술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에너지

소모가 적은 제품들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원

하는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해 내며, 자연의 최

Page 6: 창의적인 모방 생체모방기술 개발에 탄력 붙고 있다

Weekly 포커스

32 LG Business Insight 2012 9 12

생체모방기술은 생물학과 공학 등의 다양한

학제 간의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하나의 기업이

독자적으로 핵심 역량을 구축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적화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정보를 처리하

고, 신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이 되고, 많은 분야에서

응용이 되는 생체모방기술이 어느 날 하늘에

서 뚝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림 2>에서

보듯이 2001년에 발견된 게코도마뱀의 접착

원리는 생물학자에 의해 발견되고 해석된 후

5~7년 정도 지난 후에야 그 구조와 원리에 대

한 응용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체모방기술은 생물학과 공학 등

의 다양한 학제 간의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하

나의 기업이 독자적으로 핵심 역량을 구축한

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게코도마뱀

의 접착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기업이 직접

게코도마뱀을 키워서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에 따라 생체모방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활용이 바람직할 것으

로 보인다. 2000년도 초반부터 유럽에서는 생

체모방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 진흥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가장 잘 확립된 연구 조

직망을 가지고 있다는 독일의 경우, 연방정부

의 후원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부터 베를린

공대를 주축으로 생체모방기술을 연구하는

28개 연구 네트워크 BIOKON(Bion ics

Competence Network)를 운영하고 있다.

BIOKON은 앞으로 독일 내부에 그치지 않고

국제 간의 네트워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

다. 특히,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International

Industrial Convention on Biomimetics” 포

럼을 개최하여 연구실에서 잠자고 있는 과학

적 아이디어를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

남의 장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미국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생체모방기술 분야의 오픈이노

베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Autodesk사의 후원

으로 Ask Nature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

하는 등 관련 네트워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뚜렷한 협력

모델이나 인프라가 거의 조성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기업과 대학/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

해 연구의 씨를 뿌리고 장기적으로 생체모방

기술을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입장에서는 생체모방기술의 탐색 비용을

줄이고, 대학/연구기관 입장에서는 발굴해낸

아이디어를 사업화 시키는 Win-win 모델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진다

면 생체모방기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발

전이 가능한 세상도 멀지 않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림 2> 생체모방기술 관련 발표 논문의 경향

자료 : 닛케이모노즈크리 자료 재구성

0

10

20

30

40

50

60

70

2001 2003 2005 2007 2009 2011

게코 도마뱀의 접착 메커니즘에관한 발표 논문수(건)

기본 원리의발견/해석

응용 연구

거미실크의 특성을

활용한 Orthox의

인공 연골

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