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 1 -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Upload
    others

  • View
    0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Page 1: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 -

信賴利益의 損害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 준 호

Ⅰ 문제의 제기

Ⅱ 「신뢰이익의 손해」의 법적 근거로서 민법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

1 민법 제535조 소정의 법리

2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Ⅲ 신뢰이익 부정론에 대한 검토

1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3 검토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신뢰이익의 배상론에 대한 검토

1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2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3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4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Ⅴ 결론

Ⅰ 문제의 제기

민법은 여러 곳에서 손해의 배상에 관해 규정한다1)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가 그

1) 실종선고의 취소시 악의의 수익자의 반환범위(29조 2항) 법인의 불법행위능력(35조) 이사의 임무해태(65조)

채권신고기간 내의 변제금지와 지연배상(90조) 무권대리인의 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책임(135조) 점유자의

회복자에 대한 책임(202조) 점유의 회수(204조) 점유의 보유(205조) 점유의 보전(206조) 소유물방해예방청구

권(214조) 상린관계(216조 218조 219조 226조 230조 232조 236조 242조) 전세권의 소멸청구(311조) 전세

권자의 손해배상책임(315조) 질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334조) 전질권과 그 책임(336조) 저당권의 피담보

채권의 범위(360조)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390조) 이행지체 중의 손해배상(392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

해배상의 범위(393조) 손해배상의 방법(394조) 이행지체와 전보배상(395조) 과실상계(396조) 금전채무불이행

에 대한 특칙(397조)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398조) 손해배상자의 대위(399조) 채권자지체와

채무자의 책임(401조) 출재한 연대채무자의 구상권의 범위(425조) 보증채무의 범위(429조) 출재한 보증인의

구상권의 범위(441조 2항) 이행지를 달리하는 채무의 상계(494조) 계약체결상 과실과 신뢰이익의 배상(535

조)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551조) 증여자의 담보책임(559조) 매도인의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 574조

575조 576조 577조 578조 580조 581조) 무이자 소비대차의 해제와 손해배상(601조) 이자 있는 소비대차에

서 대주의 담보책임(602조) 사용대차에서 손해배상(617조) 임차인의 파산으로 인한 해지와 손해배상책임(637

조) 임대차에서 손해배상(654조) 고용의 해지와 손해배상(661조) 사용자파산으로 인한 고용의 해지와 손해배

상(663조) 수급인의 담보책임(667조 668조 670조 671조) 완성 전의 도급인의 해제와 손해배상(673조) 도급

인의 파산에 의한 도급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674조) 수임인의 금전소비의 책임(685조) 수임인의 위임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688조) 위임의 해지와 손해배상(689조) 임치물의 하자로 인한 임치인의 손해배상(697

조) 수치인의 금전소비의 책임(701조) 조합에서 금전출자지체의 책임(705조) 업무집행자의 금전소비의 책임

및 손해배상(707조) 종신정기금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727조) 사무관리자의 무과실 손해배상책임(734조) 긴

급사무관리(735조) 관리자의 금전소비의 책임(738조) 관리자의 무과실손해보상청구권(740조) 악의수익자의

- 2 -

대표적인 것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와 경계를 이루는 손

해의 개념으로서 lsquo이행이익의 손해rsquo와는 다른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가 있다 이러한 개념

은 민법 제535조에 그 법적 근거를 둔다2) 즉 동조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그것이 무효라는 전제 하에 그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자는 이를

알지 못한 상대방에 대해 그가 「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되 그 배상액은 「계약이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통설과 판례3)는 전자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하고 후자를

「이행이익의 손해」라고 부른다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ㄱ) 기본적인 문제

로서 이행이익 외에 신뢰이익의 개념을 따로 인정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ㄴ) 민법 제535조에서 신뢰이익의 손해를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명문의 규정 없이

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해석상 인정할 수 있는가 또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점이다

본 논문에서는 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각각 그 내용을 살펴보고 그 당부를 검토

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신뢰이익의 손해를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535

조(계약체결상의 과실)의 취지에 대해 고찰하기로 한다

Ⅱ 「신뢰이익의 손해」의 법적 근거로서 민법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

1 민법 제535조 소정의 법리

민법 제535조에서 정하는 내용 내지 법리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ㄱ) 우선 계약

이 유효한 경우에 장래 얻을 lsquo이행이익rsquo과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lsquo신뢰이익rsquo을 구분한다 (ㄴ) 당사자 일방이 신뢰이익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근거

내지 요건은 계약은 무효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서의 귀책사유는 문제 삼을 수 없

고 그가 계약이 원시적객관적으로 불능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서도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ㄷ) 그 경우 신뢰이익은 이

행이익을 한도로 한다 신뢰이익이 이행이익보다 많은 때에는 계약이 유효하여 이

행되는 경우보다 계약이 무효인 경우가 더 유리해 질 수 있고 이러한 결과는 부당

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신뢰이익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행이익을 산

정하여야만 하고 이것은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것만 정할 뿐이고 무엇이

신뢰이익에 해당하는지는 해석에 의해 정할 수밖에 없다

반환범위(748조) 불법행위(750조sim766조) 등이 그러하다

2) 제535조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민법상의 유일한 규정이라고 한다 김대정 ldquo신뢰이익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 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제」 삼영사 1992 337면

3) 대법원 1975 2 10 선고 74다584 판결

- 3 -

2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이행이익

채권채무관계가 성립하면 채무자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의무

를 지므로 따라서 채권자는 그러한 채무이행에 따른 이익을 가질 권리가 있다 그

러므로 채무의 불이행이 있는 때에는 채무가 제대로 이행된 경우에 채권자가 가졌

을 이익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 요청된다 그래야만 계약상의 채권(채무)질서도 유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실현시

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행이익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채권자가 얻

었을 이익을 지향하므로 그 경우의 이익 상태와 채무불이행이 있는 현재의 이익

상태와의 차이가 손해가 된다 그 예로는 매도인이 채무를 이행하였을 경우에 매수

인이 가지는 매매목적물의 가격 상승이나 전매의 이익 목적물을 이용하여 얻을 이

익 목적물을 얻음으로써 다른 목적물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이익 또는 단지 적

시에 급부를 받아 이를 보유하는 이익 등이 이에 속한다4)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의 ldquo손해rdquo는 lsquo이행이익의

손해rsquo를 말하고 이것은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

상범위가 정해진다

이행이익의 손해의 배상에 관한 법적 근거로서 제390조 (및 제393조)는 다음의 경

우에 적용된다 첫째 채무자가 lsquo채무rsquo를 그 내용에 좇아 이행하지 않은 것인데 그러

한 채무는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해 발생한다 즉 제390조는 당사자 사이에

채권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그러한 lsquo채권관계rsquo는 계약에 의해 성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무관리부당이득 등) 법정채권에서도 채무불이행이 문제될 수

있다 이를테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배상의 범위와 방법rsquo에 관한 규정은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에 준용될 뿐 아니라(763조) 예컨대 부당이득에서 악의의

수익자의 손해배상의무(748조 2항) 점유침탈자의 손해배상의무(204조 1항) 등에도

적용되는 총칙으로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법정채권의 경우에는 대부분 금전의 지

급을 그 내용으로 하고 금전채무의 불이행에 대하여는 민법 제397조에서 특칙을

정하고 있으므로 실제에 있어서 채무불이행의 법리는 계약불이행의 경우에 주로

적용된다5) 둘째 채무의 불이행이 채무자의 lsquo귀책사유rsquo(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생긴

것이어야 한다

(2) 신뢰이익

이에 대해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는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성립할 수 없고 따라서

계약상 채무의 이행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로 인해 당사자 일방이 손해를 입

어 배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계약상 채무의 존재 및 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

4)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4면(지원림 집필)

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185면 214면(양창수 집필)

- 4 -

익을 지향할 수는 없게 된다 제535조는 이를 lsquo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해 받은

손해rsquo라고 하는데 이것이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이다 신뢰이익은 법률

행위가 무효인 것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불이익을 말하므로 이것은

그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 있었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

535조는 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또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

문이다 따라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우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둘째 법률행위가 무

효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해)의 범위에서6) 셋째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진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예로는 계약비용 물건의 조사비용 대금의 차

용 운송수단의 준비비용 다른 사람의 보다 유리한 매수제의를 거절한 경우 (원시

적 일부무효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줄 모르고 정상가격

으로 매수한 경우 등이 이에 속한다7)

원래 손해는 일정한 권리 (내지 법익)가 침해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인데 신뢰이익

의 손해는 일정한 법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법률행위가 무효이어서 침해의 대상이

되는 권리가 있지도 않은 점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믿음에 따라 손해를 입는 경우

로서 요컨대 lsquo신뢰rsquo라는 특수한 법익이 침해된 경우로 보는 예외적인 것이다 이러

한 신뢰이익의 손해는 무효인 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이고 신뢰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은 아니다8)

Ⅲ 신뢰이익 부정론에 대한 검토

1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학설 -- 부정론

이행이익과 구별하여 따로 신뢰이익의 개념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학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 내용은 다음의 둘로 정리할 수 있다

(가) 하나는 기본적인 문제로서 원시적 불능을 무효로 보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 통설9)은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실현할 수

6) 이러한 취지의 견해로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28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

(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7)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8)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100면

9) 이를테면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08면은 ldquo불가능한 법률행위에 법률효과를 준다는 것은 불가

능하기 때문이다rdquo라고 설명한다

- 5 -

없다는 점에서 무효가 된다고 보고 민법 제535조는 이를 간접적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10)은 목적물 멸실의 시점에 따라 계약의 유효 여

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따라 법적 효과가 좌우되는 점에서 법정책상

문제가 있고 급부를 실현할 수 없는 것은 후발적 불능에도 공통되며 우리 민법은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으면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는 낙성계약을 원칙으로 하는 점

에서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도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은 이상

그 계약은 유효하고 다만 급부의 이행이 불능이므로 그에 갈음하여 (채무자의 귀책

사유를 전제로 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한다 즉 당사자가 합의한 것에

주안을 주어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구별할 필요 없이 어느 것이나 유효한

계약에 따른 채권과 채무가 발생하고 이것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책임

에 의해 통일적으로 규율된다고 한다 그래서 민법 제535조는 제390조에 수용되어

져야 할 것으로 즉 삭제되어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러한 비판에 의하면 민법 제

535조에 근거하는 신뢰이익의 개념은 인정할 수 없게 된다

(나) 다른 하나는 손해의 분류로서 이행이익 외에 따로 신뢰이익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인데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든다 (ㄱ) 신뢰이익의 손해 속

에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모두 포함될 수 있고 그래서 이행이익의 손해

와의 구별이 모호해 지므로 신뢰이익의 손해라는 분류가 명료성과 실용성을 결하

고 있다11) (ㄴ) 신뢰이익은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하자담

보책임 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이 경우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

이 일반적인 경향이고 또 신뢰이익이 반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할 이유가 없다12) (ㄷ)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는 경우에는 계약의 성립뿐만 아니라 이행까지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신뢰

이익이 문제되는 영역은 이행이익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상 과도기적으로 승인된

것에 지나지 않는 신뢰이익의 문제는 발전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13) (ㄹ)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은 침해의 대상인 법익 자체의 구별이며 손해의 내용인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의 구별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양자의 어느 것에 관하여도 각각 적극

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있을 수 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배상이며 신뢰이익의 배상은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된다14)

(2) 판 례

판례는 상술한 부정론과는 달리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고 또 민법 제535조

이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고 있다

10)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126면 이하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

(제9권 1호) 99면 이하 비슷한 취지로서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298면 김증한김

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04면

11)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244면

1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167면

13)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197면

14)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157면

- 6 -

(가) 판례는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본다 한편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멸실한 때는

물론이고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가 이를 이행하는 것이 경험

법칙상 불가능한 때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즉 어느 농지를 농지개혁법에

의해 A가 분배 받았는데 이를 국가가 B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국가는 농지를 타에

처분할 아무런 권리도 없고 또 농가가 아닌 국가가 일반거래의 방법으로 이를 다시

취득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와 B 사이의 농지 매매계약은 당초부터 이행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35조에 의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으나 B가 그러한 불능을 알 수 있었다고 한 점에서 이를 부정하였다15) 한편

민법은 타인의 권리의 매매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므로(569조) 결국 원시적 불능

과의 구별은 사회통념상 그 이행이 가능한지를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16)

(나) 한편 판례는 민법 제535조 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는데 이

에 관하여는 다음 항목(Ⅳ)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1) 종전의 독일민법은 제306조에서 lsquo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rsquo라

고 정하고 제307조에서 lsquo소극적 이익rsquo이라는 표제 하에 우리 민법 제535조와 같은

내용의 것을 규정하였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2002년 개정 독일민법에서 삭제

되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17) 즉 ① 원시적객관적

불능은 채무자의 급부노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어서 원천적으로 급부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급부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

우 급부의무는 배제된다(275조 1항) ② 1차적 급부의무는 없지만 채무자는 급부에

대하여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존속한다(311조의 a 제1항) ③

채무자가 계약체결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311조의 a 제2항)

개정 독일민법에서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의 구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

다 무엇보다 양자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를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의 경우에는 제311조의 a를 근거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

는 제280조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종전에는

그 계약을 무효로 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지만 개정 독일민법에서는 그

계약을 유효로 보고 (채무자가 그러한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요건으

로 하여) 급부에 갈음하는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점에서 독일민법 시행 100년

의 기초를 바꾼 대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15)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다384 판결

16) 판례 중에는 국유인 하천부지를 그 점유자가 타인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민법 제569조에 근거하여 이를 유효

로 보고 원시적 불능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 있다 대법원 1963 10 31 선고 63다606 판결

17)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4~27면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8~130면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 -

대표적인 것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와 경계를 이루는 손

해의 개념으로서 lsquo이행이익의 손해rsquo와는 다른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가 있다 이러한 개념

은 민법 제535조에 그 법적 근거를 둔다2) 즉 동조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그것이 무효라는 전제 하에 그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자는 이를

알지 못한 상대방에 대해 그가 「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되 그 배상액은 「계약이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통설과 판례3)는 전자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하고 후자를

「이행이익의 손해」라고 부른다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ㄱ) 기본적인 문제

로서 이행이익 외에 신뢰이익의 개념을 따로 인정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ㄴ) 민법 제535조에서 신뢰이익의 손해를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명문의 규정 없이

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해석상 인정할 수 있는가 또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점이다

본 논문에서는 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각각 그 내용을 살펴보고 그 당부를 검토

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신뢰이익의 손해를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535

조(계약체결상의 과실)의 취지에 대해 고찰하기로 한다

Ⅱ 「신뢰이익의 손해」의 법적 근거로서 민법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

1 민법 제535조 소정의 법리

민법 제535조에서 정하는 내용 내지 법리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ㄱ) 우선 계약

이 유효한 경우에 장래 얻을 lsquo이행이익rsquo과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lsquo신뢰이익rsquo을 구분한다 (ㄴ) 당사자 일방이 신뢰이익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근거

내지 요건은 계약은 무효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서의 귀책사유는 문제 삼을 수 없

고 그가 계약이 원시적객관적으로 불능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서도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ㄷ) 그 경우 신뢰이익은 이

행이익을 한도로 한다 신뢰이익이 이행이익보다 많은 때에는 계약이 유효하여 이

행되는 경우보다 계약이 무효인 경우가 더 유리해 질 수 있고 이러한 결과는 부당

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신뢰이익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행이익을 산

정하여야만 하고 이것은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것만 정할 뿐이고 무엇이

신뢰이익에 해당하는지는 해석에 의해 정할 수밖에 없다

반환범위(748조) 불법행위(750조sim766조) 등이 그러하다

2) 제535조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민법상의 유일한 규정이라고 한다 김대정 ldquo신뢰이익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 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제」 삼영사 1992 337면

3) 대법원 1975 2 10 선고 74다584 판결

- 3 -

2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이행이익

채권채무관계가 성립하면 채무자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의무

를 지므로 따라서 채권자는 그러한 채무이행에 따른 이익을 가질 권리가 있다 그

러므로 채무의 불이행이 있는 때에는 채무가 제대로 이행된 경우에 채권자가 가졌

을 이익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 요청된다 그래야만 계약상의 채권(채무)질서도 유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실현시

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행이익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채권자가 얻

었을 이익을 지향하므로 그 경우의 이익 상태와 채무불이행이 있는 현재의 이익

상태와의 차이가 손해가 된다 그 예로는 매도인이 채무를 이행하였을 경우에 매수

인이 가지는 매매목적물의 가격 상승이나 전매의 이익 목적물을 이용하여 얻을 이

익 목적물을 얻음으로써 다른 목적물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이익 또는 단지 적

시에 급부를 받아 이를 보유하는 이익 등이 이에 속한다4)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의 ldquo손해rdquo는 lsquo이행이익의

손해rsquo를 말하고 이것은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

상범위가 정해진다

이행이익의 손해의 배상에 관한 법적 근거로서 제390조 (및 제393조)는 다음의 경

우에 적용된다 첫째 채무자가 lsquo채무rsquo를 그 내용에 좇아 이행하지 않은 것인데 그러

한 채무는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해 발생한다 즉 제390조는 당사자 사이에

채권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그러한 lsquo채권관계rsquo는 계약에 의해 성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무관리부당이득 등) 법정채권에서도 채무불이행이 문제될 수

있다 이를테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배상의 범위와 방법rsquo에 관한 규정은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에 준용될 뿐 아니라(763조) 예컨대 부당이득에서 악의의

수익자의 손해배상의무(748조 2항) 점유침탈자의 손해배상의무(204조 1항) 등에도

적용되는 총칙으로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법정채권의 경우에는 대부분 금전의 지

급을 그 내용으로 하고 금전채무의 불이행에 대하여는 민법 제397조에서 특칙을

정하고 있으므로 실제에 있어서 채무불이행의 법리는 계약불이행의 경우에 주로

적용된다5) 둘째 채무의 불이행이 채무자의 lsquo귀책사유rsquo(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생긴

것이어야 한다

(2) 신뢰이익

이에 대해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는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성립할 수 없고 따라서

계약상 채무의 이행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로 인해 당사자 일방이 손해를 입

어 배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계약상 채무의 존재 및 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

4)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4면(지원림 집필)

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185면 214면(양창수 집필)

- 4 -

익을 지향할 수는 없게 된다 제535조는 이를 lsquo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해 받은

손해rsquo라고 하는데 이것이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이다 신뢰이익은 법률

행위가 무효인 것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불이익을 말하므로 이것은

그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 있었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

535조는 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또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

문이다 따라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우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둘째 법률행위가 무

효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해)의 범위에서6) 셋째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진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예로는 계약비용 물건의 조사비용 대금의 차

용 운송수단의 준비비용 다른 사람의 보다 유리한 매수제의를 거절한 경우 (원시

적 일부무효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줄 모르고 정상가격

으로 매수한 경우 등이 이에 속한다7)

원래 손해는 일정한 권리 (내지 법익)가 침해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인데 신뢰이익

의 손해는 일정한 법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법률행위가 무효이어서 침해의 대상이

되는 권리가 있지도 않은 점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믿음에 따라 손해를 입는 경우

로서 요컨대 lsquo신뢰rsquo라는 특수한 법익이 침해된 경우로 보는 예외적인 것이다 이러

한 신뢰이익의 손해는 무효인 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이고 신뢰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은 아니다8)

Ⅲ 신뢰이익 부정론에 대한 검토

1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학설 -- 부정론

이행이익과 구별하여 따로 신뢰이익의 개념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학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 내용은 다음의 둘로 정리할 수 있다

(가) 하나는 기본적인 문제로서 원시적 불능을 무효로 보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 통설9)은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실현할 수

6) 이러한 취지의 견해로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28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

(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7)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8)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100면

9) 이를테면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08면은 ldquo불가능한 법률행위에 법률효과를 준다는 것은 불가

능하기 때문이다rdquo라고 설명한다

- 5 -

없다는 점에서 무효가 된다고 보고 민법 제535조는 이를 간접적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10)은 목적물 멸실의 시점에 따라 계약의 유효 여

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따라 법적 효과가 좌우되는 점에서 법정책상

문제가 있고 급부를 실현할 수 없는 것은 후발적 불능에도 공통되며 우리 민법은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으면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는 낙성계약을 원칙으로 하는 점

에서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도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은 이상

그 계약은 유효하고 다만 급부의 이행이 불능이므로 그에 갈음하여 (채무자의 귀책

사유를 전제로 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한다 즉 당사자가 합의한 것에

주안을 주어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구별할 필요 없이 어느 것이나 유효한

계약에 따른 채권과 채무가 발생하고 이것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책임

에 의해 통일적으로 규율된다고 한다 그래서 민법 제535조는 제390조에 수용되어

져야 할 것으로 즉 삭제되어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러한 비판에 의하면 민법 제

535조에 근거하는 신뢰이익의 개념은 인정할 수 없게 된다

(나) 다른 하나는 손해의 분류로서 이행이익 외에 따로 신뢰이익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인데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든다 (ㄱ) 신뢰이익의 손해 속

에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모두 포함될 수 있고 그래서 이행이익의 손해

와의 구별이 모호해 지므로 신뢰이익의 손해라는 분류가 명료성과 실용성을 결하

고 있다11) (ㄴ) 신뢰이익은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하자담

보책임 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이 경우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

이 일반적인 경향이고 또 신뢰이익이 반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할 이유가 없다12) (ㄷ)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는 경우에는 계약의 성립뿐만 아니라 이행까지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신뢰

이익이 문제되는 영역은 이행이익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상 과도기적으로 승인된

것에 지나지 않는 신뢰이익의 문제는 발전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13) (ㄹ)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은 침해의 대상인 법익 자체의 구별이며 손해의 내용인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의 구별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양자의 어느 것에 관하여도 각각 적극

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있을 수 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배상이며 신뢰이익의 배상은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된다14)

(2) 판 례

판례는 상술한 부정론과는 달리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고 또 민법 제535조

이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고 있다

10)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126면 이하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

(제9권 1호) 99면 이하 비슷한 취지로서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298면 김증한김

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04면

11)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244면

1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167면

13)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197면

14)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157면

- 6 -

(가) 판례는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본다 한편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멸실한 때는

물론이고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가 이를 이행하는 것이 경험

법칙상 불가능한 때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즉 어느 농지를 농지개혁법에

의해 A가 분배 받았는데 이를 국가가 B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국가는 농지를 타에

처분할 아무런 권리도 없고 또 농가가 아닌 국가가 일반거래의 방법으로 이를 다시

취득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와 B 사이의 농지 매매계약은 당초부터 이행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35조에 의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으나 B가 그러한 불능을 알 수 있었다고 한 점에서 이를 부정하였다15) 한편

민법은 타인의 권리의 매매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므로(569조) 결국 원시적 불능

과의 구별은 사회통념상 그 이행이 가능한지를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16)

(나) 한편 판례는 민법 제535조 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는데 이

에 관하여는 다음 항목(Ⅳ)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1) 종전의 독일민법은 제306조에서 lsquo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rsquo라

고 정하고 제307조에서 lsquo소극적 이익rsquo이라는 표제 하에 우리 민법 제535조와 같은

내용의 것을 규정하였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2002년 개정 독일민법에서 삭제

되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17) 즉 ① 원시적객관적

불능은 채무자의 급부노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어서 원천적으로 급부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급부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

우 급부의무는 배제된다(275조 1항) ② 1차적 급부의무는 없지만 채무자는 급부에

대하여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존속한다(311조의 a 제1항) ③

채무자가 계약체결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311조의 a 제2항)

개정 독일민법에서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의 구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

다 무엇보다 양자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를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의 경우에는 제311조의 a를 근거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

는 제280조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종전에는

그 계약을 무효로 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지만 개정 독일민법에서는 그

계약을 유효로 보고 (채무자가 그러한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요건으

로 하여) 급부에 갈음하는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점에서 독일민법 시행 100년

의 기초를 바꾼 대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15)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다384 판결

16) 판례 중에는 국유인 하천부지를 그 점유자가 타인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민법 제569조에 근거하여 이를 유효

로 보고 원시적 불능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 있다 대법원 1963 10 31 선고 63다606 판결

17)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4~27면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8~130면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 -

2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이행이익

채권채무관계가 성립하면 채무자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의무

를 지므로 따라서 채권자는 그러한 채무이행에 따른 이익을 가질 권리가 있다 그

러므로 채무의 불이행이 있는 때에는 채무가 제대로 이행된 경우에 채권자가 가졌

을 이익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 요청된다 그래야만 계약상의 채권(채무)질서도 유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실현시

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행이익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채권자가 얻

었을 이익을 지향하므로 그 경우의 이익 상태와 채무불이행이 있는 현재의 이익

상태와의 차이가 손해가 된다 그 예로는 매도인이 채무를 이행하였을 경우에 매수

인이 가지는 매매목적물의 가격 상승이나 전매의 이익 목적물을 이용하여 얻을 이

익 목적물을 얻음으로써 다른 목적물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이익 또는 단지 적

시에 급부를 받아 이를 보유하는 이익 등이 이에 속한다4)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의 ldquo손해rdquo는 lsquo이행이익의

손해rsquo를 말하고 이것은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

상범위가 정해진다

이행이익의 손해의 배상에 관한 법적 근거로서 제390조 (및 제393조)는 다음의 경

우에 적용된다 첫째 채무자가 lsquo채무rsquo를 그 내용에 좇아 이행하지 않은 것인데 그러

한 채무는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해 발생한다 즉 제390조는 당사자 사이에

채권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그러한 lsquo채권관계rsquo는 계약에 의해 성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무관리부당이득 등) 법정채권에서도 채무불이행이 문제될 수

있다 이를테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배상의 범위와 방법rsquo에 관한 규정은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에 준용될 뿐 아니라(763조) 예컨대 부당이득에서 악의의

수익자의 손해배상의무(748조 2항) 점유침탈자의 손해배상의무(204조 1항) 등에도

적용되는 총칙으로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법정채권의 경우에는 대부분 금전의 지

급을 그 내용으로 하고 금전채무의 불이행에 대하여는 민법 제397조에서 특칙을

정하고 있으므로 실제에 있어서 채무불이행의 법리는 계약불이행의 경우에 주로

적용된다5) 둘째 채무의 불이행이 채무자의 lsquo귀책사유rsquo(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생긴

것이어야 한다

(2) 신뢰이익

이에 대해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는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성립할 수 없고 따라서

계약상 채무의 이행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로 인해 당사자 일방이 손해를 입

어 배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계약상 채무의 존재 및 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

4)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4면(지원림 집필)

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185면 214면(양창수 집필)

- 4 -

익을 지향할 수는 없게 된다 제535조는 이를 lsquo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해 받은

손해rsquo라고 하는데 이것이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이다 신뢰이익은 법률

행위가 무효인 것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불이익을 말하므로 이것은

그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 있었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

535조는 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또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

문이다 따라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우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둘째 법률행위가 무

효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해)의 범위에서6) 셋째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진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예로는 계약비용 물건의 조사비용 대금의 차

용 운송수단의 준비비용 다른 사람의 보다 유리한 매수제의를 거절한 경우 (원시

적 일부무효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줄 모르고 정상가격

으로 매수한 경우 등이 이에 속한다7)

원래 손해는 일정한 권리 (내지 법익)가 침해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인데 신뢰이익

의 손해는 일정한 법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법률행위가 무효이어서 침해의 대상이

되는 권리가 있지도 않은 점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믿음에 따라 손해를 입는 경우

로서 요컨대 lsquo신뢰rsquo라는 특수한 법익이 침해된 경우로 보는 예외적인 것이다 이러

한 신뢰이익의 손해는 무효인 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이고 신뢰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은 아니다8)

Ⅲ 신뢰이익 부정론에 대한 검토

1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학설 -- 부정론

이행이익과 구별하여 따로 신뢰이익의 개념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학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 내용은 다음의 둘로 정리할 수 있다

(가) 하나는 기본적인 문제로서 원시적 불능을 무효로 보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 통설9)은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실현할 수

6) 이러한 취지의 견해로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28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

(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7)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8)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100면

9) 이를테면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08면은 ldquo불가능한 법률행위에 법률효과를 준다는 것은 불가

능하기 때문이다rdquo라고 설명한다

- 5 -

없다는 점에서 무효가 된다고 보고 민법 제535조는 이를 간접적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10)은 목적물 멸실의 시점에 따라 계약의 유효 여

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따라 법적 효과가 좌우되는 점에서 법정책상

문제가 있고 급부를 실현할 수 없는 것은 후발적 불능에도 공통되며 우리 민법은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으면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는 낙성계약을 원칙으로 하는 점

에서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도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은 이상

그 계약은 유효하고 다만 급부의 이행이 불능이므로 그에 갈음하여 (채무자의 귀책

사유를 전제로 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한다 즉 당사자가 합의한 것에

주안을 주어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구별할 필요 없이 어느 것이나 유효한

계약에 따른 채권과 채무가 발생하고 이것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책임

에 의해 통일적으로 규율된다고 한다 그래서 민법 제535조는 제390조에 수용되어

져야 할 것으로 즉 삭제되어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러한 비판에 의하면 민법 제

535조에 근거하는 신뢰이익의 개념은 인정할 수 없게 된다

(나) 다른 하나는 손해의 분류로서 이행이익 외에 따로 신뢰이익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인데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든다 (ㄱ) 신뢰이익의 손해 속

에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모두 포함될 수 있고 그래서 이행이익의 손해

와의 구별이 모호해 지므로 신뢰이익의 손해라는 분류가 명료성과 실용성을 결하

고 있다11) (ㄴ) 신뢰이익은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하자담

보책임 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이 경우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

이 일반적인 경향이고 또 신뢰이익이 반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할 이유가 없다12) (ㄷ)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는 경우에는 계약의 성립뿐만 아니라 이행까지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신뢰

이익이 문제되는 영역은 이행이익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상 과도기적으로 승인된

것에 지나지 않는 신뢰이익의 문제는 발전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13) (ㄹ)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은 침해의 대상인 법익 자체의 구별이며 손해의 내용인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의 구별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양자의 어느 것에 관하여도 각각 적극

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있을 수 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배상이며 신뢰이익의 배상은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된다14)

(2) 판 례

판례는 상술한 부정론과는 달리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고 또 민법 제535조

이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고 있다

10)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126면 이하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

(제9권 1호) 99면 이하 비슷한 취지로서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298면 김증한김

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04면

11)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244면

1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167면

13)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197면

14)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157면

- 6 -

(가) 판례는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본다 한편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멸실한 때는

물론이고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가 이를 이행하는 것이 경험

법칙상 불가능한 때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즉 어느 농지를 농지개혁법에

의해 A가 분배 받았는데 이를 국가가 B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국가는 농지를 타에

처분할 아무런 권리도 없고 또 농가가 아닌 국가가 일반거래의 방법으로 이를 다시

취득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와 B 사이의 농지 매매계약은 당초부터 이행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35조에 의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으나 B가 그러한 불능을 알 수 있었다고 한 점에서 이를 부정하였다15) 한편

민법은 타인의 권리의 매매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므로(569조) 결국 원시적 불능

과의 구별은 사회통념상 그 이행이 가능한지를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16)

(나) 한편 판례는 민법 제535조 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는데 이

에 관하여는 다음 항목(Ⅳ)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1) 종전의 독일민법은 제306조에서 lsquo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rsquo라

고 정하고 제307조에서 lsquo소극적 이익rsquo이라는 표제 하에 우리 민법 제535조와 같은

내용의 것을 규정하였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2002년 개정 독일민법에서 삭제

되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17) 즉 ① 원시적객관적

불능은 채무자의 급부노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어서 원천적으로 급부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급부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

우 급부의무는 배제된다(275조 1항) ② 1차적 급부의무는 없지만 채무자는 급부에

대하여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존속한다(311조의 a 제1항) ③

채무자가 계약체결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311조의 a 제2항)

개정 독일민법에서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의 구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

다 무엇보다 양자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를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의 경우에는 제311조의 a를 근거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

는 제280조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종전에는

그 계약을 무효로 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지만 개정 독일민법에서는 그

계약을 유효로 보고 (채무자가 그러한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요건으

로 하여) 급부에 갈음하는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점에서 독일민법 시행 100년

의 기초를 바꾼 대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15)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다384 판결

16) 판례 중에는 국유인 하천부지를 그 점유자가 타인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민법 제569조에 근거하여 이를 유효

로 보고 원시적 불능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 있다 대법원 1963 10 31 선고 63다606 판결

17)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4~27면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8~130면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4: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4 -

익을 지향할 수는 없게 된다 제535조는 이를 lsquo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해 받은

손해rsquo라고 하는데 이것이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이다 신뢰이익은 법률

행위가 무효인 것을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불이익을 말하므로 이것은

그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 있었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률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

535조는 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또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

문이다 따라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우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둘째 법률행위가 무

효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해)의 범위에서6) 셋째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진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예로는 계약비용 물건의 조사비용 대금의 차

용 운송수단의 준비비용 다른 사람의 보다 유리한 매수제의를 거절한 경우 (원시

적 일부무효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줄 모르고 정상가격

으로 매수한 경우 등이 이에 속한다7)

원래 손해는 일정한 권리 (내지 법익)가 침해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인데 신뢰이익

의 손해는 일정한 법익이 존재하지 않음에도(법률행위가 무효이어서 침해의 대상이

되는 권리가 있지도 않은 점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믿음에 따라 손해를 입는 경우

로서 요컨대 lsquo신뢰rsquo라는 특수한 법익이 침해된 경우로 보는 예외적인 것이다 이러

한 신뢰이익의 손해는 무효인 계약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이고 신뢰이익의 손해에 관한 것은 아니다8)

Ⅲ 신뢰이익 부정론에 대한 검토

1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

(1) 학설 -- 부정론

이행이익과 구별하여 따로 신뢰이익의 개념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학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 내용은 다음의 둘로 정리할 수 있다

(가) 하나는 기본적인 문제로서 원시적 불능을 무효로 보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 통설9)은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실현할 수

6) 이러한 취지의 견해로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28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

(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7)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475면(지원림 집필)

8)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100면

9) 이를테면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08면은 ldquo불가능한 법률행위에 법률효과를 준다는 것은 불가

능하기 때문이다rdquo라고 설명한다

- 5 -

없다는 점에서 무효가 된다고 보고 민법 제535조는 이를 간접적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10)은 목적물 멸실의 시점에 따라 계약의 유효 여

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따라 법적 효과가 좌우되는 점에서 법정책상

문제가 있고 급부를 실현할 수 없는 것은 후발적 불능에도 공통되며 우리 민법은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으면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는 낙성계약을 원칙으로 하는 점

에서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도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은 이상

그 계약은 유효하고 다만 급부의 이행이 불능이므로 그에 갈음하여 (채무자의 귀책

사유를 전제로 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한다 즉 당사자가 합의한 것에

주안을 주어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구별할 필요 없이 어느 것이나 유효한

계약에 따른 채권과 채무가 발생하고 이것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책임

에 의해 통일적으로 규율된다고 한다 그래서 민법 제535조는 제390조에 수용되어

져야 할 것으로 즉 삭제되어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러한 비판에 의하면 민법 제

535조에 근거하는 신뢰이익의 개념은 인정할 수 없게 된다

(나) 다른 하나는 손해의 분류로서 이행이익 외에 따로 신뢰이익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인데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든다 (ㄱ) 신뢰이익의 손해 속

에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모두 포함될 수 있고 그래서 이행이익의 손해

와의 구별이 모호해 지므로 신뢰이익의 손해라는 분류가 명료성과 실용성을 결하

고 있다11) (ㄴ) 신뢰이익은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하자담

보책임 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이 경우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

이 일반적인 경향이고 또 신뢰이익이 반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할 이유가 없다12) (ㄷ)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는 경우에는 계약의 성립뿐만 아니라 이행까지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신뢰

이익이 문제되는 영역은 이행이익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상 과도기적으로 승인된

것에 지나지 않는 신뢰이익의 문제는 발전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13) (ㄹ)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은 침해의 대상인 법익 자체의 구별이며 손해의 내용인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의 구별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양자의 어느 것에 관하여도 각각 적극

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있을 수 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배상이며 신뢰이익의 배상은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된다14)

(2) 판 례

판례는 상술한 부정론과는 달리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고 또 민법 제535조

이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고 있다

10)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126면 이하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

(제9권 1호) 99면 이하 비슷한 취지로서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298면 김증한김

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04면

11)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244면

1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167면

13)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197면

14)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157면

- 6 -

(가) 판례는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본다 한편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멸실한 때는

물론이고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가 이를 이행하는 것이 경험

법칙상 불가능한 때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즉 어느 농지를 농지개혁법에

의해 A가 분배 받았는데 이를 국가가 B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국가는 농지를 타에

처분할 아무런 권리도 없고 또 농가가 아닌 국가가 일반거래의 방법으로 이를 다시

취득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와 B 사이의 농지 매매계약은 당초부터 이행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35조에 의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으나 B가 그러한 불능을 알 수 있었다고 한 점에서 이를 부정하였다15) 한편

민법은 타인의 권리의 매매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므로(569조) 결국 원시적 불능

과의 구별은 사회통념상 그 이행이 가능한지를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16)

(나) 한편 판례는 민법 제535조 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는데 이

에 관하여는 다음 항목(Ⅳ)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1) 종전의 독일민법은 제306조에서 lsquo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rsquo라

고 정하고 제307조에서 lsquo소극적 이익rsquo이라는 표제 하에 우리 민법 제535조와 같은

내용의 것을 규정하였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2002년 개정 독일민법에서 삭제

되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17) 즉 ① 원시적객관적

불능은 채무자의 급부노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어서 원천적으로 급부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급부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

우 급부의무는 배제된다(275조 1항) ② 1차적 급부의무는 없지만 채무자는 급부에

대하여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존속한다(311조의 a 제1항) ③

채무자가 계약체결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311조의 a 제2항)

개정 독일민법에서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의 구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

다 무엇보다 양자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를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의 경우에는 제311조의 a를 근거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

는 제280조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종전에는

그 계약을 무효로 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지만 개정 독일민법에서는 그

계약을 유효로 보고 (채무자가 그러한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요건으

로 하여) 급부에 갈음하는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점에서 독일민법 시행 100년

의 기초를 바꾼 대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15)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다384 판결

16) 판례 중에는 국유인 하천부지를 그 점유자가 타인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민법 제569조에 근거하여 이를 유효

로 보고 원시적 불능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 있다 대법원 1963 10 31 선고 63다606 판결

17)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4~27면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8~130면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5: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5 -

없다는 점에서 무효가 된다고 보고 민법 제535조는 이를 간접적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10)은 목적물 멸실의 시점에 따라 계약의 유효 여

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따라 법적 효과가 좌우되는 점에서 법정책상

문제가 있고 급부를 실현할 수 없는 것은 후발적 불능에도 공통되며 우리 민법은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으면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는 낙성계약을 원칙으로 하는 점

에서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도 당사자 간에 합의가 있은 이상

그 계약은 유효하고 다만 급부의 이행이 불능이므로 그에 갈음하여 (채무자의 귀책

사유를 전제로 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한다 즉 당사자가 합의한 것에

주안을 주어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구별할 필요 없이 어느 것이나 유효한

계약에 따른 채권과 채무가 발생하고 이것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책임

에 의해 통일적으로 규율된다고 한다 그래서 민법 제535조는 제390조에 수용되어

져야 할 것으로 즉 삭제되어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이러한 비판에 의하면 민법 제

535조에 근거하는 신뢰이익의 개념은 인정할 수 없게 된다

(나) 다른 하나는 손해의 분류로서 이행이익 외에 따로 신뢰이익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인데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든다 (ㄱ) 신뢰이익의 손해 속

에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모두 포함될 수 있고 그래서 이행이익의 손해

와의 구별이 모호해 지므로 신뢰이익의 손해라는 분류가 명료성과 실용성을 결하

고 있다11) (ㄴ) 신뢰이익은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하자담

보책임 등의 영역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이 경우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

이 일반적인 경향이고 또 신뢰이익이 반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할 이유가 없다12) (ㄷ)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는 경우에는 계약의 성립뿐만 아니라 이행까지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고 또 신뢰

이익이 문제되는 영역은 이행이익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상 과도기적으로 승인된

것에 지나지 않는 신뢰이익의 문제는 발전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13) (ㄹ)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은 침해의 대상인 법익 자체의 구별이며 손해의 내용인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의 구별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양자의 어느 것에 관하여도 각각 적극

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있을 수 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는 이행이익의

배상이며 신뢰이익의 배상은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된다14)

(2) 판 례

판례는 상술한 부정론과는 달리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고 또 민법 제535조

이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고 있다

10)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126면 이하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

(제9권 1호) 99면 이하 비슷한 취지로서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298면 김증한김

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104면

11)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244면

1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167면

13)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197면

14)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157면

- 6 -

(가) 판례는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본다 한편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멸실한 때는

물론이고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가 이를 이행하는 것이 경험

법칙상 불가능한 때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즉 어느 농지를 농지개혁법에

의해 A가 분배 받았는데 이를 국가가 B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국가는 농지를 타에

처분할 아무런 권리도 없고 또 농가가 아닌 국가가 일반거래의 방법으로 이를 다시

취득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와 B 사이의 농지 매매계약은 당초부터 이행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35조에 의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으나 B가 그러한 불능을 알 수 있었다고 한 점에서 이를 부정하였다15) 한편

민법은 타인의 권리의 매매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므로(569조) 결국 원시적 불능

과의 구별은 사회통념상 그 이행이 가능한지를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16)

(나) 한편 판례는 민법 제535조 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는데 이

에 관하여는 다음 항목(Ⅳ)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1) 종전의 독일민법은 제306조에서 lsquo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rsquo라

고 정하고 제307조에서 lsquo소극적 이익rsquo이라는 표제 하에 우리 민법 제535조와 같은

내용의 것을 규정하였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2002년 개정 독일민법에서 삭제

되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17) 즉 ① 원시적객관적

불능은 채무자의 급부노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어서 원천적으로 급부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급부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

우 급부의무는 배제된다(275조 1항) ② 1차적 급부의무는 없지만 채무자는 급부에

대하여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존속한다(311조의 a 제1항) ③

채무자가 계약체결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311조의 a 제2항)

개정 독일민법에서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의 구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

다 무엇보다 양자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를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의 경우에는 제311조의 a를 근거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

는 제280조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종전에는

그 계약을 무효로 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지만 개정 독일민법에서는 그

계약을 유효로 보고 (채무자가 그러한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요건으

로 하여) 급부에 갈음하는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점에서 독일민법 시행 100년

의 기초를 바꾼 대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15)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다384 판결

16) 판례 중에는 국유인 하천부지를 그 점유자가 타인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민법 제569조에 근거하여 이를 유효

로 보고 원시적 불능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 있다 대법원 1963 10 31 선고 63다606 판결

17)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4~27면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8~130면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6: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6 -

(가) 판례는 원시적으로 불능인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본다 한편

원시적 불능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지 않거나 멸실한 때는

물론이고 급부의 목적물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사자가 이를 이행하는 것이 경험

법칙상 불가능한 때에는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즉 어느 농지를 농지개혁법에

의해 A가 분배 받았는데 이를 국가가 B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국가는 농지를 타에

처분할 아무런 권리도 없고 또 농가가 아닌 국가가 일반거래의 방법으로 이를 다시

취득할 수도 없으므로 국가와 B 사이의 농지 매매계약은 당초부터 이행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민법 제535조에 의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으나 B가 그러한 불능을 알 수 있었다고 한 점에서 이를 부정하였다15) 한편

민법은 타인의 권리의 매매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므로(569조) 결국 원시적 불능

과의 구별은 사회통념상 그 이행이 가능한지를 가지고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16)

(나) 한편 판례는 민법 제535조 외의 경우에도 신뢰이익의 손해를 인정하는데 이

에 관하여는 다음 항목(Ⅳ)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1) 종전의 독일민법은 제306조에서 lsquo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은 무효rsquo라

고 정하고 제307조에서 lsquo소극적 이익rsquo이라는 표제 하에 우리 민법 제535조와 같은

내용의 것을 규정하였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2002년 개정 독일민법에서 삭제

되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17) 즉 ① 원시적객관적

불능은 채무자의 급부노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어서 원천적으로 급부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하는 급부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

우 급부의무는 배제된다(275조 1항) ② 1차적 급부의무는 없지만 채무자는 급부에

대하여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존속한다(311조의 a 제1항) ③

채무자가 계약체결 당시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311조의 a 제2항)

개정 독일민법에서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의 구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

다 무엇보다 양자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를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의 경우에는 제311조의 a를 근거로 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

는 제280조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인 경우에 종전에는

그 계약을 무효로 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지만 개정 독일민법에서는 그

계약을 유효로 보고 (채무자가 그러한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요건으

로 하여) 급부에 갈음하는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점에서 독일민법 시행 100년

의 기초를 바꾼 대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15)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다384 판결

16) 판례 중에는 국유인 하천부지를 그 점유자가 타인에게 매도한 사안에서 민법 제569조에 근거하여 이를 유효

로 보고 원시적 불능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 있다 대법원 1963 10 31 선고 63다606 판결

17)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4~27면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8~130면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7: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7 -

(2) 우리 민법 제535조는 의용민법(일본민법)에는 없던 신설규정이다18) 일본에서

도 신뢰이익에 관한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채권이 유효와 무효를 전제로 이

행이익과 신뢰이익으로 나누고 후자는 계약체결상의 과실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

배상 하자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등에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방향에 있고 또 신뢰이익의 배상이 반

드시 이행이익보다 적어야 하는 것도 아닌 점에서 신뢰이익을 이행이익과 구별하

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9)

3 검 토

사견으로는 상술한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

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

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

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전통적인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

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고 이것

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의 범위에서 ③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

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

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8) 그 신설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160~162면(현승종 집필)

19)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1977 98~99면(中井美雄 집필)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8: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8 -

Ⅳ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의 信賴利益의 賠償論에 대한 檢討

제535조(계약체결상의 과실)는 계약의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인 경우에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은 상대방에 대해 신뢰이익의 배상

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임을 정한다 그런데 학설과 판례

에 의하면 제535조에서 정하는 것 외에도 그 손해를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있다 ①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②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 ③ 계약해제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④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⑤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와 손해배상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들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또 실익 (내지 의미)이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한다

1 契約解除와 損害賠償

(1) 學說과 判例

민법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여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를 정하고(548조 1

항) 한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 한

다」고 하여 해제(해지)와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551조) 그런데

계약해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제551조 소정의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될 수 있다

(가) 學 說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直接效果說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한다는 소급효에 기초하는 견해이다20) 그

런데 이 견해를 형식적으로 관철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결과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제551조 소정의 lsquo손해rsquo가 채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

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이 견해는 비록 해제에

의해 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제 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는 해제 후에도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되는 점에서

위 손해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은

계약해제와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이며 제551조는 이러한 취지를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직접효과설의 입장에 서면서도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달리 해석하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해제의 소급효이론을 관철하면 계약상의 채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

이 되므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양립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모순이고 따라서 계약해제시의 손해는 해제에 의해 새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20)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79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66면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99면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32면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9: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9 -

하고 이것은 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신뢰이익의 손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은 경우에는 그 이행까지

도 믿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이행이익의 손해도 포함되는 점에서 결과에서 이행

이익의 손해로 보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21)

2) 淸算關係說

직접효과설에 의하면 계약은 소급하여 소멸하여 채권middot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

로 계약의 해제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이 양립할 수 없고 따라서 민법 제

551조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소급효가 아니라 이미

이행된 급부를 계약 전의 상태로 회복시킬 청산관계로 기존의 채권middot채무가 바뀌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기존의 채무가 청산채무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그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22)

(나) 判 例

판례는 이행이익의 손해로 본다 즉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제와 아울러 하

는 손해배상의 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보배

상으로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을 손해로서

청구하여야 하고 그 계약이 해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채권자가 그 채무의 이행으

로 소요하게 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23)

(2) 외국의 입법례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관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

다24) (ㄱ) 프랑스민법에서는 해제제도가 계약의 이행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수단으

로 기능하였다 즉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채권자는

법원에 손해배상과 함께 계약해제를 청구할 수 있다(동법 1184조) (ㄴ) 이에 대해

종전 독일민법과 스위스채무법은 해제를 계약을 소급하여 폐기하는 수단이라는 데

에 중점을 두어 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는 규정을 두었다 즉 종전 독일민법에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또는 계약을 해제하거나 어

느 하나만을 선택하여야 하고 양자를 아울러 행사할 수는 없었다(동법 325조 326

조) 한편 스위스채무법에서는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

21) 김주수 채권각론 139sim140면

22)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147~148면 김증한middot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49면 김

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36면 이하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181면

23) 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이 판결은 한편 그 전단에서 ldquo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그 해제권을

행사하여 그 계약을 해제하였을 경우에는 그 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 채무관

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 제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ldquo라고 판시

하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판

시하고 있다 요컨대 이 판결은 손해배상의 문제도 계약해제의 효과에 포함된다는 전제에서 계약해제의 경우

의 손해배상을 민법이 특별히 인정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4) 김증한 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121면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226면 이하(김용덕 집필)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0: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0 -

나 그것은 이행이익의 손해가 아니라 계약이 실효됨에 따라 입은 신뢰이익의 손해

에 그친다(동법 109조) (ㄷ)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종전과는

달리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독민 325

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25) ①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lsquo채

무불이행책임rsquo과 그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lsquo담보책임rsquo으로 이원화하면서도 그 책

임의 내용으로서 계약해제를 다 같이 인정하여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개정민법에서는 「의무위반」(또는 계약위반)이라는 일반개념

을 설정하고 위 양자는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통일하였다 ② 의무위반을 기초로

lsquo계약해제rsquo와 lsquo손해배상청구rsquo가 발생하는데 이 양자는 그 요건을 달리 한다 즉 전자

는 종전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필요로 하였지만(개정 전 325조 326조) 개정민

법에서는 그 요건이 아니며 계약을 유지하지 못할 사유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것으

로 정하였다(323조~326조) 이에 반해 후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필요하다(280조

1항) ③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청구는 의무위반을 기초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요

건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양자가 동시에

혹은 후자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래서 종전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

해배상에는 채무자의 귀책사유라는 공통의 요건이 있고 그래서 해제의 효과에 중점

을 두어 손해배상청구를 따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개정민법에서는 계약해제와 손해

배상의 요건을 달리 정하면서 따라서 양자는 그 요건을 갖추는 한 따로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아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손해배상청

구권은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항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계약해제의 요건 외에 별도로 채무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손해배상청구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3) 檢 討

사견으로는 먼저 계약해제의 효과에 관해 소급효에 기초를 두는 직접효과설이 타

당하다고 보고 이것이 민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즉 민법은 해지의 효과

로서 장래에 대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한 데 반해(550조) 해제의 경우에는 원상회

복의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548조 1항 본문) 이 경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

는 것으로 예외규정(548조 1항 단서)을 둔 점에서 그러하다 또 원상회복의무의 경

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으로 따로 규정(549조)한 것도

그러하다26)

그리고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

하는 것으로 본다 (ㄱ) 우선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

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

25)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206~208면

26) 이러한 점을 지적한 논문으로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739면 이하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1: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1 -

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middot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

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

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ㄴ) 한편 학설 중에는 신뢰이익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면서 여기에는

이행이익도 포함되므로 결과에서 이행이익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

익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양자는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에 나아가)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

2 擔保責任으로서 損害賠償

매매의 목적인 권리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

우에 민법은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규정하는데 이를 「매도

인의 담보책임」이라고 한다 한편 매매에 관한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

용되므로(567조)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은 다른 유상계약에도 준용

된다 다만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도급에 대해서는 민법은 따로 「수급인의 담보책

임」을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런데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하여는 견해가 나뉘는

데 이것은 담보책임의 내용인 손해배상에서 이행이익을 배상할 것인지 아니면 신

뢰이익을 배상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어느 견해를 취하는가에 따라 손

해배상의 범위가 다르게 된다

(1) 賣渡人의 擔保責任

(가) 學 說

매도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은 법정책임설과 채무불이행설로 나뉜

1) 法定責任說

(a)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매매의 유상계약으로서의 특질 즉 급부와 반대급

부간의 lsquo대가성의 유지rsquo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민법이 정한 것으로 파악

하는 견해이다27) 즉 특정물의 매매에서는 특정된 물건이 매매의 객체가 되고 따라

서 하자 있는 특정물이 바로 매매의 대상이 된 것이므로 매도인이 하자 없는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고(그러므로 매도인에게 하자 없는 급부의무

를 인정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시적 일부불능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하자 있는 물건이나 권리를 급부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다 이행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이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한 것은 바로 원

2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132면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117면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2: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2 -

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매매거래의 동적 안정을 위해 계약을 무효가 아닌

유효한 것으로 정한 것이고 이것은 유상계약에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

로 정한 법정책임이며(특히 손해배상은 매수인의 선의 또는 무과실이 필요한 점에

서도 그러하다) 또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고 이 점에서 채무불

이행책임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다28)) 한편 종류물이 특정되면 그 순간부터 특정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특정물매매의 법리가 통용된다고 한다

(b) 담보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대가상의 형평을 유지하

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담보책임은 원시적 일부하자 내지 원시적 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데 그것은 계약의 일부무효가 되는 것이므로 따라서 lsquo신뢰이익rsquo의 배상

만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본다 즉 매수인이 권리 또는 물건에 하자가 없다고

신뢰한 데 따른 손해 다시 말해 하자 그 자체를 전보하기 위한 손해(예 보수비

용감가액사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비용 등)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본다

(c) 다만 법정책임설도 타인권리의 매매로 인한 담보책임(570조 571조 572조)에

관하여는 이를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본다 이는 민법 제569조가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 매도인의 의무로서 lsquo권리취득이전의무rsquo를 명문으로 정하고 있는데 기초한

다29)

2) 債務不履行責任說

(a) 매도인은 권리를 완전하게 이전할 의무와 흠 없는 물건을 인도하여야 할 계약

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민법이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바로 이러

한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매도인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

지 않는 점에서 채무불이행책임과는 구별되는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30)

(b) 채무불이행설을 논리적으로 관철하면 하자 없는 권리 또는 물건의 이행에 따

른 매수인의 이익(이행이익)을 배상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채무불이행설을 취하면

서도 학설은 이행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31)와 원칙적으로 신뢰이익에 한정

된다는 견해32)로 나뉜다

(나) 判 例

판례는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손해배상의 내용을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의 배

상으로 달리 파악한다

(a) lsquo타인의 권리의 매매rsquo에 관한 제570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본 것이 있었지만33) 그 후 이 판례를 변경하고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

으로 견해를 바꾸었다 즉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 매도

2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5면(남효순 집필)

2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21면(남효순 집필)

30)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204면 이하 김주수 채권각론 199면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18면 이은영 채

권각론(제3판) 309면

31) 김주수 채권각론 221면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317면

32)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360면

33) 대법원 1960 4 21 선고 1961민상385 판결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3: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3 -

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을 때에는 매도인은 계약이 완

전히 이행된 것과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배상함이 상당할 것임으로 그 손해는 매

수인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도 포함되며 이 경우 손

해액의 산정은 일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확정시기와 마찬가지로 매

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함이 불능하게 된 때의 시가를 표준으로 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판결하였다34) 이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에서 불능 당시의 시

가를 표준으로 한다는 것은(다시 말해 그 때의 시가에서 매매대금을 공제한 것이

손해라고 보는 것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매수인이 취득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판례도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다35) 이러한 취지는 lsquo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rsquo의 제572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도 같다 즉 「그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배상하

여야 할 손해액은 매도인이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게 된 때의 이행불능이 된 권리의 시가 즉 이행이익 상당액」이라고 한다36)

(b)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감자종자를 매수하여 심었는데 거기에서 자란 감자

가 병충해에 감염되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여기서 손해배상의 범

위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책임원인에 관한 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

고서 「매수인이 입은 손해는 감자를 식재 경작하여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평균수입금에서 실제로 소득한 금액을 제한 나머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결하

였다37)

위 판례에 대해서는 lsquo종류물의 매매rsquo의 경우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상에 관해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것이고 따라서 간접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파악하는 견해38)가 있다 그러나 위 사안에서처럼 매수인이 감자를 수확

한 후 생긴 손해는 하자 없는 감자종자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행이익을 전제

로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위 판결의 판시만을 가지고 민법 제581조 소정의 손해배

상이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학설 중에는 매도

인의 과실을 이유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해결할 사안으

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그 법적 근거는 제581조가 아니라 제390조 내지는 제750

조가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39) 사견으로는 민법 제581조의 경우에는

타인의 권리의 매매에서처럼 매도인이 타인의 권리를 취득하여 이전하여야 할 의무

가 있다는 법리가 통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에서 위 판례를 가지고 이행이익으

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c) 상술한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법원은 법정책임설 (따라서 손해배상은 신

34) 대법원(전원합의체) 1967 5 18 선고 66다2618 판결

35) 대법원 1980 3 11 선고 80다78 판결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33557 판결

36) 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다37727 판결

37) 대법원 1989 11 14 선고 89다카15298 판결

38)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0면(남효순 집필)

39)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준을 중심으로-rdquo 민사법학

(11middot12호) 227면 이하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4: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4 -

뢰이익의 배상)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40) 판례는 기본적으로 담보책임

을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지는 않는 입장에 있다 즉 담보책임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춘 때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따로 물을

수 있다고 하고41)) 물건의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담

보책임이 아닌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는 것 즉 그에 대해 매도인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42)

(다) 檢 討

(a) 학설 중 채무불이행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비판이 있다43) ① 특정

물의 매매의 경우에는 목적물이 매매와 동시에 특정된 이상 하자 없는 다른 물건

을 급부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lsquo하자 없는 물건의 인도의무rsquo를 인정

하기 어렵고 따라서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의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

② 채무불이행설을 취한다면 논리적으로 이행이익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뢰이익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주장되고 있는 점 ③ 설사 채무불이행설이 주

장하는 대로 이행이익을 지향한다고 할 때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과실을

문제삼지 않는 무과실책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라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없

음에도 이행이익 즉 목적물의 전매차익이나 하자로 인한 후속손해 등을 배상케 하

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 아니라 책임법체계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대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사견으로는 민법이 채무자의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 외에 매매의 유상성에 기초하여 매도인의 과실을 요

건으로 하지 않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법정책임설이

이러한 책임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인 것으로 본다

(b) 매도인의 담보책임은 대체로 원시적 일부하자 즉 일부무효에 대해 유상계약으

로서의 대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인정한 법정의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그 원시적 일부무효 부분에 대해서는 채무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신뢰이익의 개념 도입은 의미가 있고(이행이익은 채무

의 성립을 전제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제393조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

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이것은 유상계약의 본질에 맞게 대가성의 유지를 한도로 하

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인이 매매를 해제한 때에는 지출된

계약의 비용이 물건의 하자의 경우에는 매매대금에서 계약 당시 하자 있는 물건의

가액을 공제한 나머지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44) 다만 예외적으로 타인권리

의 매매의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권리이전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점에서(569조) 이

에 기초하여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40)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251면(남효순 집필) 특히 「민법 제574조의 취지는 그와 같이 매매로 인

한 채무의 일부를 원시적으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대가적인 계약관계를 조정하여 등가성을 유지하려는 데

에 있다」고 한 판례(대판 1992 12 22 92다30580)를 통해 그러한 취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41)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37328 판결

42)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다39455 판결

43)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Ⅱ) 박영사 2001 860면 이하

44) 오종근 앞의 논문 858면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5: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5 -

유의할 것은 민법 제535조에 기초하여 채택된 신뢰이익의 개념은 이행이익을 한

도로 한다는 것에 있는데 담보책임으로서 신뢰이익의 배상은 반대급부(매매대금)와

의 대가성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2) 受給人의 擔保責任

(가) 민법의 규정

도급은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매매와는

다르고(664조) 그래서 민법은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따로 규정한다(667조 이하) 그

런데 그 담보책임의 하나인 lsquo손해배상rsquo은 다음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요건으로 하

여 인정된다 즉 ① (하자의 보수를 청구하는 것이 원칙인데)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

면서 그 보수에는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667조

1항 단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45) ② 하자의 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 즉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③ 하자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667조 2항)

민법의 규정을 보면 하자의 보수가 담보책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된다

②에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그 하자의 보수에 소요되

는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특별히 손해배상의 성질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①의 경우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그 보수

비용이 손해배상이 될 수는 없고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 문제될 것이다 그

러나 그 취지상 그 손해배상이 그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을 초과할 수는 없을 것이

다 ③의 경우에는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경우에 그에 대한 배상을 인

정한 것인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성질에 관해서는 학설이 나뉘어 있으며 그에 따라

그 손해배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즉 손해배상의 범위를 달리 파악한다 한편 이

점에 대해 판례는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다

(나) 學 說

수급인의 담보책임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견해가 나뉜다 제1설은 법정책임설로

서 완성물의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민법이 일정한 책임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대체로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46) 제2설은 채무불이행책임설로서 수급인은 어느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 수급인이 일을 잘못하여 일의 결과에 흠이 있는 때에는

45) 판례는 이 경우를 ②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과 구별하여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배상」이라고

부른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

다54376 판결) 학설 중에는 그러한 예로 건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닥의 난방용 파이프를 고급 동 파

이프로 시공하기로 하였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단가가 싼 일반파이프로 시공하였는바 동 파이프로 시공한 경

우에는 차액시공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바닥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경우에는 3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를 든

다(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rdquo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

상ldquo과 rd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ldquo을 중심으로-rdquo 고려법학 제38호 2002 287면)

46)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258면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524면 송덕수 민법강의(하) 2007 555면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6: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6 -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성질은 넓은 의미의 채무불이행에 속하

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수급인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나 채무불이행책임에 가까운 책임으로 구성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

것은 광의의 하자손해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47)

(다) 判 例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판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수급인의 하자담

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다만 공평의 원칙에 의거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는

있다)48) ②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금이 된다49) ③ 하자의 보수를 청

구할 수 없는 경우 따라서 lsquo하자로 인해 입은 손해rsquo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이 손해배상금이 된다50) 이 경우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 된다51)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대법원이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을 이행이익의 배상

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52)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지에 관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를 한도로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며 다시 말해 유상계약으로서의 대가성의 유지

에 맞추어져 있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이행이익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

렵다 완성물의 하자로 인해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확대손해가 발생한 경우 판

례53)는 담보책임이 아니라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

지 않은 것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고 있

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라) 檢 討

도급에서 수급인은 일을 완성하여야 하고 도급인은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

하는 것이므로 즉 도급은 유상계약인 점에서(664조)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내용대로 일을 완성하지 못한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의 보수지급과의 대가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점에서 그 하자에 대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고 수급인에게

담보책임을 인정하여 그 대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민법이 정한 담보책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담보책임의 내용으로서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신뢰이익으로 보는 견해와 이행이익

47)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622면 이하

48)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49) 대법원 1998 3 13 선고 95다30345 판결

5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51)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52) 김제완 앞의 논문 307면

53)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1다70337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7: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7 -

으로 보는 견해로 나뉜다 그런데 우선 수급인의 담보책임이 수급인의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인 점에서 이행이익으로 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

서는 그 하자에 수급인의 과실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야 한다 한편 신뢰이익으로 보는 것도 별 의미를 갖지 못한

다 신뢰이익은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고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점에 그 고유의 의미가 있는 것인데(535조 참조) 계약을 맺은 후 일을 완성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도급계약의 특성상 계약 후 생긴 목적물의 하자에 대해

이를 원시적 하자로 보아 계약의 전부무효 또는 일부무효로 취급할 수 없을 뿐 아

니라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에 관해 민법이 정하는 것은 전술한 대

로 기본적으로 lsquo하자의 보수rsquo( 내지는 그에 소요되는 비용)를 한도로 하는 점(667조

1항2항)에서 그러하다

3 契約解除와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費用」의 賠償

(1) 판례이론의 형성

계약 성립 후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의 이행을 전제로 하여 관련 비용을 지출하

였는데 후에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 그 「지출한 비

용」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발전적

인 변화를 거쳐 왔다

(가) 처음의 판례는 그러한 비용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지

출하였을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54)

(나) (a)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캐나다 회사인 원고가 피고와의 사이에 캐나다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면제품 셔츠 6600벌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

대금으로 미화 24156달러를 지급하고 캐나다에서 이를 인도받았으나 위 면제품에

는 세탁하면 심하게 줄어드는 등의 하자가 있어 이를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그 외에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가 계약

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신용장 개설비캐나다 세관에서의 관세공항창고보

관료공항에서 창고까지의 운송료3개월간의 창고보관료제품의 하자를 검사하

기 위한 검사비용판매사원의 2개월분 고용비)과 ② 위 제품을 판매하여 얻었을

「전매이익」을 모두 청구하였다 이 손해배상에 대해 다툼이 있었는데 특히 비용

과 전매이익을 모두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는 전제에서) 원

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도 그러한 지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

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는 배상을 청

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러한 비용 상당의 손해를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와 같이 청

54) 대법원 1962 2 22 선고 4294민상667 판결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8: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8 -

구하는 경우에는 중복배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실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

익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55)

(b) 위 판결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제1설은 그 결론에 찬동하는데 채무불이

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비용과 전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이

다 그렇지 않고 전매이익만의 배상을 인정하면 계약해제의 경우 지출한 비용의 배

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56) 제2설은 그 결론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서 지

출된 비용은 원래 채권자가 전매이익을 통해 보전될 것으로 하여 자신의 위험 아래

행한 것이므로 전매이익과 별도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검토를

요한다고 한다57) 제3설은 위 판결은 계약해제 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한 최초

의 판결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하면서 위 판결은 지출비용의 배상과 함께 제반비용

을 공제한 순이익의 배상을 인정하였는데 이것은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이행이익

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점에서 굳이 신뢰이익의 개념을 동원할 필요

가 없다고 한다58)

(c) 위 판결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다

루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lsquo이행이익rsquo(사안에서는 전매이익) 외

에 채무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자가 지출한 lsquo비용rsquo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고 이 양자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위 비용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였을 것 다

시 말해 이행이익에서 공제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채무불이행의 경

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채무가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지

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점에서 법리상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 (a) A 소유의 상가건물을 B가 분양 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그 후

그에 앞선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해 B가 소유권을 잃게 되자 B가 A와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손해배상으로서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

용rsquo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그 비용은 A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로 볼 수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59) 대법원은 그 비용을 lsquo신뢰이익

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써 이를 인용하였다 「계약의 일방 당

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이른바 신뢰이익의 손해도 그러한 지

출사실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

에 속한다면 그에 대하여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

데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을 지출하리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가 청구

하고 있는 소유권이전등기비용의 내용은 법무사보수 등록세 교육세 인지대 채권

55)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56)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

념 1999 52면

57)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453면

58)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84면

59) 서울고등법원 1999 2 3 선고 98나4172 판결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19: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19 -

구입비 등으로서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비용들도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60)

(b) (ㄱ) 위 판결은 앞서의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면서 같은 취지의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위 판결에서는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을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특별히 명명한 점이 주목될 뿐이다 (ㄴ) 한편

(2) 및 (3)의 판결에서 제시된 법리는 ① 지출한 비용(신뢰이익의 손해)의 배상의

lsquo요건rsquo으로서 상대방이 그러한 지출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어야 하고(예견가능성)

또 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며 ② 이 경우 그 배상은

이행이익을 lsquo한도rsquo로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이러한 법리

를 전개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무엇보다 「비용」과 「손해」

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인데 이를 같이 취급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ㄷ) 그 밖에 (2)의 판결은 비용과 이행이익을 손해배상으로 청

구하여 이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비해 (3)의 판결은 비용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한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한 것인 점에서 다르기 때문에(즉 공통된 사안이 아니다) 그럼

에도 (3)의 판결에서 (2)의 판례를 참조판결로 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라) (a) 채권입찰제방식의 아파트분양에서 국민주택채권을 액면가로 매입하였다가

그 액면가의 34에 매각하였는데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수분양자가 아

파트분양계약을 해제한 후 주택채권의 매입가와 그 매각대금의 차액(국민주택채권

액면가의 66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원심은 이를

특별손해로 보고 또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부정하여 그 청구를 배척하였으나61) 대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

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

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

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

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위 주택채권

매입비용은 아파트를 당첨 받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비용이고 따라서 위

차액은 신뢰이익으로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인용하였다62) 이러한

60)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13621 판결 그 전의 같은 취지의 것으로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9104 판

61) 서울고등법원 2001 12 12 선고 2001나14032 판결

62)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이 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평석이 있다 즉 ldquo복잡한

논리전개를 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원고가 단순히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와 동일한 결론이 된

다 따라서 굳이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 특히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행이익의 범위를 정확히 포착

해 낸다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신뢰이익의 개념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추가로 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우에는 신뢰이익으로 파악할 필요가 없고 이행이익이라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0: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0 -

법리는 그 후의 판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63)

(b) 위 판례는 신뢰이익의 배상문제에 관해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될 수 있는데 다

음의 점에서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다 즉 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

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lsquo신

뢰이익의 배상rsquo을 구할 수도 있다 ②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구할 수 있

는 선택적인 것이다 ③ 신뢰이익도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로 구분하여 그 비용이 계

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그 배상범위가 정해진다 ④ 어느 경우든 신뢰이익은 과잉

배상금지의 원칙상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판단 중 ②의 부분은 주목된다 종전 (2)의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배

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원합의체의 형식을

거치지 않은 점이 우선 문제로 될 수 있다 그 밖에 무엇을 법적 근거로 하여 위와

같은 법리를 전개하였는지 비용과 손해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

문인 상태로 남아 있다

(마) (a) A는 B와 과학공원시설에 대한 운영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B가 과

학공원의 매각방침을 마련하고 과학공원의 시설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하자 A는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는데

그 세부적인 항목은 ①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비용(519억원) ② 투자비용을 마련하

기 위해 차용한 금액에 대한 이자(76억원) ③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순이익

(이행이익)(332억원)이다 이에 대해 원심64)은 그 동안 계속 적자였던 점을 종합하

여 ③의 이행이익은 인정하지 않고 ②의 비용은 신뢰이익의 손해 중 특별손해로서

B의 예견가능성이 필요한데 B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①의 비용에 대해서만 이를 인용하였다(다만 A의 과실을 참작

하여 그 40만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채무불이행을 이

유로 계약해지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이행이익의 일부로

서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지출비용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

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

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며 다만 그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

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65)

는 개념으로 이를 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rdquo고 한다(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91면 이하)

63)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64) 대전고법 2003 2 7 선고 2002나2445 판결

65)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15501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고영남 ldquo계약법에서 손해의 성질결정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33호(2006 9) 47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1: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1 -

(b) 위 판례는 앞서의 (4)의 판결과 그 취지를 같이 하는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그러한 지출비용을 종전의 판례는 lsquo신뢰이익의

손해rsquo라고 표현하였는데 위 판결에서는 이를 lsquo이행이익의 일부rsquo라고 달리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출한 비용을 이행이익으로 볼 수는 없는 점에서 위와 같은 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인데 위 판결의 사안에서는 적자가 예상되어 이행이익(순이익)이 없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A 자신이 부담하였어야 할 위험인

것이므로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여 그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

이 부담할 위험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한 비용의 배상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66)

(2) 판례이론에 대한 비판(학설)

상술한 판례이론에 대해서는 학설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학설에서 제시하고 있는

논거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제1설은 민법 제390조 소정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lsquo손해rsquo의 배상에는 lsquo신뢰

이익의 손해rsquo도 포함되고 다만 원칙적으로 이행이익과는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

을 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67) ① 신뢰이익의 손해를 계약이 무효이

거나 취소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채권자는 계약의 이

행을 전제로 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인데 채무자가 이행을 하지 않아 무익한 것이

되면 그러한 비용지출은 채권자에게는 손해가 되며 따라서 lsquo비용지출이 무익하게

된 것rsquo과 lsquo채무불이행rsquo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비용지출이 무익

하게 되지 않은 경우에는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없고 신뢰손해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계약이 이행될 것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과 차별할 이유가 없다 ③

채권자가 이행이익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채권자의 중

요한 구제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입증의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이다 ④ 계약에서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채권자로 하여

금 다음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하나는 채

무자가 채무를 이행한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다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상태를 실현해 주는 것인데 이것이 lsquo신뢰이익의

배상rsquo이다 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경우에 그 법적 근

거는 민법 제390조가 된다 동조가 이행이익의 손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이유

는 없다 ⑥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은 선택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66) (5)의 판결을 평석하면서 이 점을 지적한 견해로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

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 제42호(2008 9) 279면 이하

67) 김영두 앞의 논문 250면 이하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2: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2 -

만 양자를 다 청구하는 것이 중복배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해야 한다 대판 1992 4 28 91다29972는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한다 ⑦ 원칙

적으로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

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 과실상계에 관한

제396조를 통해 적절히 제한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⑧ 채무불이행으

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은 적극적 손해에 한정되고 소극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컨대 채권자가 수익성이 좋은 계약의 체결을 포기하고 수익성이 낮은 계

약을 체결한 경우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그러한 소극적 손해를 신뢰손해로서 배상

을 받는다면 채권자는 계약이 이행된 경우보다 더 유리해 지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독일민법은 이러한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제284조에서 신뢰이익

의 배상이라 표현하지 않고 lsquo무익한 비용의 배상rsquo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 제2설은 손해의 성격이 어떠한 것이든 즉 미실현이익인 이행이익이든 또는

기지출비용이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민법

제393조에서 제시하는 개념인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그리고 예견가능성이라는 기준

을 사용함으로써 족하다고 한다68)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뢰손해를 배

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유효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존재하였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

이다 여기에는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비용 진행된 계약수행비용 또는 계약의 유

효를 신뢰하여 다른 좋은 조건의 청약을 놓친 것과 같은 상실이익을 포함한다 그

런데 이러한 개념은 배상되는 손해의 성질이 무엇인가를 판별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

고 있다 즉 판례는 지출된 비용을 신뢰이익의 손해로 보고 이를 이행이익과 대립

시키면서 한편 그 배상범위에 관해서는 이행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민법 제393조 소

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

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이라는 개념의 대립 대신에 손해배상의 전통적 범주인 lsquo발

생한 손해rsquo와 lsquo상실한 이익rsquo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와 같이 통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간명할 것이다 특히 혼란을 야기하는 신뢰이익의 손해 대신에 채권

자의 lsquo지출비용rsquo이라는 개념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② 판례(대판 2002 6 11 2002

다2539)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양자는 선택

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는 개정 독일민법 제284조(무의미한 지출비용의

배상)에서도 정하고 있다 본래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한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

하자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행이익에 제반비용을 공제한 순이익 개념을 동원하면

이중배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어서 판례가 획일적으로 양자를 선택적인 것

으로 선언하는 것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다 ③ 판례(대판 2002

6 11 2002다2539)는 ldquo신뢰이익은 과잉배상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이행이익의 범위

68)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2005) 126면 이하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2000)

221면 이하 김동훈 ldquo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년 281면 이하 같은 취지

의 견해로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299면 이하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3: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3 -

를 초과할 수 없다rdquo고 한다 이러한 법리의 근거는 만일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이

채무자가 이행을 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면 그러한 계약은 처음부터 채권자가 손

해를 감수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시 지출비용의 전부를 배상케 하는 것

은 계약이 이행되는 경우보다 채권자를 더 유리하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는 데 있다 그러나 채무를 불이행한 채무자는 그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별

도의 배상기준을 적용받을 근거가 없다

(다) 제3설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필요

는 없고 이행이익의 개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69) 즉 ①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한 민법규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분하고 있지

는 않지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② 대법원은 신뢰이익을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이행이익

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모두 인정한 것과 양자는 선택적인 것이라고 한 것 등 판결

이 혼재하고 있다 대법원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에서 신뢰이익이라는 개념

을 끌어들임으로써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③ 이행이익과 신뢰이

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을 인정하면서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 지출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리전개이

다 지출비용을 포함한 이행이익 전부와 동일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신뢰이익

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④ 독일의

개정민법과 같은 규정을 입법론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이에 관하여는 독일에

서도 찬반양론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해석론으로 그러한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라) 제4설은 계약의 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는 구별된다고 한다70) 즉 계약을 해제하는 매수인은 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하기를 원한 것이고 이 점에서 (제551조 소정의) 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있었을 상태를 실현하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전보배상rsquo과 구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을 정한 제551조가

제390조와 동일하다는 기존의 인식은 부당하다 양자 모두 제393조의 적용을 받기

는 하지만 후자는 lsquo이행에 갈음한 이행이익rsquo의 배상만을 허용하는 데 비해 전자는

계약체결 및 이행비용 대체거래비용 대체급부의 획득에 소요되는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사용이익 또는 휴업손해 등도 그 배상이 허용된다고 한다

(3) 개정 독일민법의 규정

종전의 경우 채권자가 비용을 지출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그것이 무익하게

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채무자가 이행을 했더라도 채권자가 비

69)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rdquo 민법론Ⅱ 박영사 2004 68면

이하

70)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23면 이하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4: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4 -

용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과 지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런데 독일은 2002년에 민법을 개정하면서 제284조(무익하게 지출된 비용의

배상)를 신설하였는데 그 내용은 「채권자가 급부의 획득을 신뢰하여 비용을 지출

하고 또 그 지출이 상당한 것인 경우에는 그는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대신에

그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의무위반이 없더라도 급부의 목

적이 달성될 수 없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손해의 배상이 아닌

lsquo비용의 배상rsquo으로 다루는 점과 급부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즉 lsquo이행이익 대신에rsquo 청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을 신뢰하

고 지출한 비용은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또 그 비용

지출 자체는 채무자의 의무위반으로부터 직접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었던 종전 독일민법 하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것인

데 위 규정을 신설하면서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다71) 동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법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도 있었으나 동조를 찬성

하는 입장에서는 계약의 좌절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상대방에게 무익하게 된 지출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다72) 요컨대 독일민법 제284조에 의해 채권

자는 lsquo비용의 배상rsquo 또는 lsquo손해의 배상rsquo을 선택적으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본래의 취지는 이중배상을 방지하자는 것 즉 채무가 이행되더라도 채권자는 비용

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그 불이행의 경우에 양자를 다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모

순이라는 것이다73) 그리고 이것은 개정 독일민법이 채권자를 위해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손해의 전보원리를 채택하고 양자를 선택적인 것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나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lsquo비용의 배상rsquo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약이 체결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서 이것이 lsquo손해(이행이익)의 배상rsquo이라는 것이다74)

(4) 檢 討

판례는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이를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행이익의 배상기준을 정한 민법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법리를 위 경우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신뢰이익의 손해라고 표현할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또 신뢰이익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고 양자는 선택적인 관계

에 있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대해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은 상술한 학설도 해결하

고 있지 못하다 사견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론 구성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71)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독일민법 제284조에 관한 독일의 단행본으로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49~243면 우리 문헌으로는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41~44면(김형배 집필)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

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127면 이하

72)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107면

73) 김동훈 앞의 논문 207면

74) 송호영 앞의 논문 128면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5: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5 -

(가) 우선 「손해」와 「비용」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lsquo손해rsquo는 법익에 대한 모든

비자발적인 손실을 말하는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희생을 lsquo비용rsquo이라고 한다 특히

재산적 손해로서 적극적 손해와 지출된 비용은 유사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손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별된다75) 이 점에서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

한 비용을 손해(신뢰이익의 손해로 보든 이행이익의 손해로 보든)로 보는 전제에서

전개하고 있는 판례이론76)과 학설은 그 기초 내지 출발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출된 비용의 배상에 관해서는 손해의 배상과는 다른 법리를 구성하여야 한다

(나)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행이

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다

계약이 이행된 경우 채권자가 가질 이행이익은 그러한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을 의

미하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

분은 채권자가 부담할 것이고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지출한 비용 전부는 채권자

가 부담하여야만 한다(여기서의 이행이익은 전매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

컨대 목적물을 취득함으로써 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얻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

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

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

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

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다) 위와 같은 법리는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달라질

것이 아니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는 없다 둘

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

상은 양립할 수 없다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

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

해) 채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

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

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

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다

(라)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75)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465면(지원림 집필)

76) 판례 중에는 매수인이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에 대해 lsquo비용rsquo으로 다루지 않고 처음부터 손해로 취급

하는 것도 있다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다47619 판결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황형모 ldquo해제와 손해배

상의 범위rdquo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제7집 57면 이하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6: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6 -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이 마련되기 까지는 판례이론의 형성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는데

판례이론은 상술한 바와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4 錯誤에 의한 取消와 損害賠償

(1) 學 說

독일민법(122조)은 표의자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경우에 표의자가 상대방에 대

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현

행 민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착오에 의한 취소에 관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고 또 그 착오에 표의자의 중과실이 없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더라도(109조 1항) 착오를 일으킨데 과실이 있는 표의자에게도 그 취소

를 긍정하는 점에서 착오제도는 표의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표의자의 과실에 의해 착오가 야기된 경우에도 그 취소를 긍정함으로써 결국

착오의 사실을 모른 상대방만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를 믿은데 따라 손해를 입더라

도 이를 감수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따라서 착오를 일

으킨데 표의자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위 문제에 대해 학설은 나뉜다 제1설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계약체결상의 과

실에 관한 규정(535조)을 유추 적용하여 상대방이 입은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

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고 한다77) 제2설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점에서 이를 해석상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78) 한편 착오에 의한 취소시 표의자에게 신뢰이익의 배

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취소자가 자신의 과실로 착오에 빠

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취소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일반불

법행위책임(750조)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민법 제109조에서 과실로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를 위법행위로 평가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부정한다79)

(2) 檢 討

민법원안(제104조)에는 착오에 의한 취소시 신뢰이익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 없었

다 이에 대해 그 내용을 삽입하자는 제안이 있었고80) 이 제안은 수정안으로 제출

되었으나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어 채택되지 않았다81) 한편 2004년에 정부안으로

77)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242면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502면 백태승 민

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430면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381면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533면

78) 김증한 middot 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351면

7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카13023 판결

80)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51면 이하(이병호 집필)

81) 국회 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1 법문사 2008 318면 이하 그 내용을 보면 착오

의 효과를 종전의 무효에서 취소로 바꾼 것은 진보적인 입법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첨

단을 걷는 대진보적인 입법이기는 하지만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점에서 원안의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7: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7 -

국회에 제출된 개정민법(안)은 착오에 의한 취소로 인해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소자가 상대방에게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신뢰이익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109조의 282)를 신설하였었는데

이것은 자동 폐기되었다

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이 점에서는 계약의 목

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와 공통되고 또 상대방의 계약의 유효에

대한 신뢰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취소의 경우 신뢰이익의

배상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또 그에 대한 침해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입법적 결단

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5 계약교섭의 부당파기와 損害賠償

(1) 判 例

A는 무역센터 부지 내에 수출 1000억불 달성을 기념하는 영구조형물을 건립하기

로 하고 그 건립방법에 관하여 5인의 작가를 선정하여 조형물의 시안 제작을 의뢰

하여 그 중에서 채택된 시안의 작가와 위 조형물의 제작납품설치에 관해 계약

을 체결하기로 정하고 그에 따라 A는 B가 제출한 시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이

를 B에게 통지하였다 그런데 A는 내부사정으로 B와 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미

루다가 3년이 지난 후에 위 조형물의 설치를 취소하기로 하였다고 B에게 통지하였

다 이에 B는 A를 상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

임으로서 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① A의 공모에 응하여 B가 시

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 ② 조형물의 추정 총 제작비의 20 상당의 창작비

3억원 ③ 조형물작가로서의 명예감정 및 사회적 신용과 명성에 대한 침해를 이유

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원심은 위 청구중 ③에 대해서만 인용하였다83)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면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즉 「(ㄱ) 어느 일방이 교

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를 부여하여 상대

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하였음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여 손

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의 원칙의 한계를 넘

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ㄴ) 계약교섭의 부당한 중도파기가 불법

행위를 구성하는 경우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일방이 신의에 반하여 상당

입장(착오에 의한 취소의 효과를 무효에서 취소로 하고 신뢰이익의 배상규정은 두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이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견이라는 기록이 있다

82) 제109조의 2(취소자의 손해배상의무) 「① 제109조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취소한 자는 그 착오를 알 수 있었

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유효함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배상액은 의사표시가 유효함으로 인하여 생길 이익액을 넘지 못한다 ② 제1항의 규정은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83) 서울고법 2001 7 5 선고 2001나9191 판결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8: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8 -

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파기함으로써 계약체결을 신뢰한 상대방이 입게 된 상당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된다고 믿었던 것에 의하여 입었던

손해 즉 신뢰손해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뢰손해란 예컨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

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라고 할 것이며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

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한편 계약교섭의 파기로

인한 불법행위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

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에 대하여는 별도로 배상

을 구할 수 있다」84)

(2) 檢 討

대상판결은 어느 일방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신뢰를 주

고서 이를 파기한 경우에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경우 그 손해는 계

약이 유효하게 체결될 것으로 믿은 데 따라 입은 손해 즉 lsquo신뢰손해rsquo에 한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B가 청구한 항목 중 ① 시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계약

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있기 이전 상태에서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제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위 손해에 포함되지 않고 ② 조형물

에 대한 창작비 3억원은 계약이 체결되어 그 이행의 결과로 얻을 이익을 전제로 하

는 것인데 계약교섭이 중도파기 되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③ B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는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한 것이다85)

대상판결은 불법행위에 관한 사안으로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권리 내지 법익 침

해와 관련하여 계약의 체결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판단한 데 지나

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86)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손해

84)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 판결

85) 대상판결을 평석한 논문으로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214면 이하

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이 배척한 ②의 항목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한다 판례는 그 근거로서 계약의

교섭파기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더라도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므로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은 계약의 성립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한 것이고 B의 입장에서

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믿고 또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에는 계약의 성

립과 그에 따른 이행을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다만 본 사안에서는

제작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없어 B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제작물의 이행에 들어갔다

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즉 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배척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론구성 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86) A학교법인이 사무직원의 공채공고를 내고 공개시험을 통해 B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합격통지까지 하였는데

그 후 1년 가까이 발령을 미루다가 학교재정상 B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통지하자 B가 A를 상대로 손

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근거하여 A는 B가 최종합격자

통지와 계속된 발령약속을 신뢰하여 A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취직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다(대판 1993 9 10 92다42897) 본 사안은 제535조 이외의 계약

체결상 과실에 관한 것으로서 대법원이 그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에 관해 처음으로 그 입장을 밝혔다는 견해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29: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29 -

의 배상범위는 민법 제763조에 의해 준용되는 제393조 소정의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의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다시 말해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

미와는 거리가 멀고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다

Ⅴ 結 論

1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본 논문에서 검토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는 다

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민법 제535조는 lsquo계약체결상의 과실rsquo이라는 제목으로 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그 유효를 믿은 상대방의 신뢰이익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구별을 부정하는 것은 동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수용할 수 없다 한편 그 구별을 인정하면서도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견해는 양자는 지향점이 달라 양립

할 수 없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서 역시 수용할 수 없다

둘째 민법 제535조 이외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신뢰이익의 손해가 거론되는 경우

가 있다 계약해제시의 손해배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 계약해제의 경우 계

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 착오에 의한 취소와 손해배상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신뢰이익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경우에는 제535조에서 정

하는 내용 즉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배상의 법리는 통용되지 않는다

단지 상대방에게 lsquo신뢰rsquo가 있다고 하는 점에서만 공통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각

각의 부문에 따라 다르며 통일되어 있지 않다

2 신뢰이익 부정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우선 민법 제535조를 삭

제하고 원시적 불능과 후발적 불능을 채무불이행으로 통합하자는 주장은 입법론으

로는 몰라도 동조가 현존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법률행위의

목적이 원시적으로 불능인 경우에 법률행위 목적 실현의 관점에서 무효로 할 것인

지 아니면 당사자가 합의하였다는 관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종국적으

로는 입법정책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 따라서 적어도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

는 이행이익과 구별되는 신뢰이익의 개념을 긍정해야 한다 이러한 손해의 구별은

법률행위 효력의 유효와 무효의 구별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 중 목적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법률로 계약의 성립 (및 유효)을 믿은 상대방의 lsquo신뢰rsquo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데에 동조의 의의가 있다 둘째 대체로 부정론은 신뢰이익에는 이행

이익도 포함되므로 신뢰이익을 따로 인정할 실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법률행위

로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

학(제13호 제14호) 207면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0: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0 -

가 무효인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그 유효를 전제로 하는 이행이익을 지향할 수는 없

는 것이므로 신뢰이익 속에 이행이익까지 포함시킬 수는 없다 민법 제535조는 계

약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이행이익과 계약의 무효를 전제로 한 신뢰이익을 구별하고

따라서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신뢰이익에 이행이익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러한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조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신뢰이익의 배상은 ① 이행이익을 제외하고 ②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

고 한다면(다시 말해 그러한 법률행위를 몰랐다면) 있었을 상태 (즉 입지 않았을 손

해)로 회복하되 ③ 그것은 (제535조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적어도 민법 제535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신뢰이익은 이행이익과

구별되어야 하고 그 배상범위도 따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민법 제535조 이외의 부문에서 거론되는 신뢰이익의 손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1) 계약해제의 경우의 손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손해를 의미한다

계약을 해제하는 당사자의 의사는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로 회복하는 것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미 이행한 급부의 원상회복을 구하고 나아가 계약의 구속으로부터 자

유로워지는데 있는 것이고 계약해제 이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

해까지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관해 계약상의 채권채무가 존재할 수 없다는 형식논리를 기초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행이익의 배상을 지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해제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서 수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미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

한 손해가 계약의 해제로 인해 없어진다는 것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2) 매도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담보책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파악될

수 있다 타인권리의 매매의 경우에는 이행이익의 배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외의 경

우에는 담보책임이 원시적 일부하자(일부불능)에 대한 책임인 점에서 신뢰이익의

배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반

대급부(매매대금)를 한도로 하는 점에서 그 고유의 개념과는 다르다

(3) 민법 소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은 하자의 보수를 한도로 하

는 점에서 이를 신뢰이익으로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4) (ㄱ) 계약해제의 경우 계약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은 손해의 배상

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이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의 법리가 아닌 다른 법리가 전개되

어야 한다 계약의 이행을 믿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그 비용은 채권자가 장래의 이

행이익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의 부담 내지 위험 하에 지출된 것이

다 우선 채권자는 비용과 이행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는 없다 둘째 비용의

배상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있었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향하는 데 반해 이

행이익의 배상은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어서 즉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1: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1 -

양자는 그 지향점이 다른 점에서 비용의 배상과 손해(이행이익)의 배상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구할 때에는 손해의 배상은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셋째 비용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 그것은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권자가 부담할 (지출비용의) 위험을 (채무불이행을 통해) 채

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용의 배상을 인정하

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이행이익을 산정하여야 한다 그 비용이 이행이익을 초과하

는 때에는 그 초과부분은 배상 받을 수 없으며 이행이익이 없는 때에는 그 비용

전부를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ㄴ) 다만 매매에서 매도인은 권리

이전의무를 지므로(568조 1항) 부동산매매에 따른 lsquo소유권이전등기비용rsquo은 본래 매

도인이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가 부담할 lsquo변제비용rsquo에 속하는 것(473

조)을 거래관행상 매수인이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비용으로서는 특수한 성격을 띠

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이행이익에 의해 보전될 것으로 예정

된 보통의 비용과는 달리 이행이익을 한도로 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다

(ㄷ) 비용의 배상에 관한 상술한 법리는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의 규정에

의해서는 규율될 수 없다 따라서 법률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내용을 담

은 규정의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2년에 개정된 독일민법의 규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 신뢰이익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원칙적으로 법률에 근거하는

것이어야 한다 착오에 의한 취소시의 신뢰이익의 배상을 해석에 의해 인정하기는

어렵다

(6) 불법행위의 보호법익으로서 신뢰이익이 문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

손해와 특별손해의 기준에 따라 배상범위가 정해지는 것이며 이행이익을 한도로

한다는 신뢰이익 고유의 의미는 없다

주제어 이행이익 신뢰이익 신뢰 비용배상 손해배상 계약체결상의 과실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2: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2 -

참고문헌

곽윤직 민법총칙(제7판) 박영사 2004

곽윤직 채권각론(제6판) 박영사 2005

김규완 ldquo계약해제와 결합된 손해배상rdquo 민사법학 제38호(2007)

김기선 한국채권법총론(제3전정판) 법문사 1987

김기선 한국채권법각론(제2전정판) 법문사 1982

김대정 ldquo신뢰이익 개념에 대한 재검토 소고rdquo 김홍규박사 화갑기념 「사법의 제문

제」 삼영사 1992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데 신뢰이익의 개념은 유용한가rdquo 채권법연구

국민대학교출판부 2005

김동훈 ldquo손해배상의 기준으로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rdquo 계약법의 주요문제 국민대

학교출판부 2000

김동훈 ldquo계약교섭의 중도파기와 손해배상책임rdquo 고시연구(2003 8)

김상용 민법총칙(전정판증보) 법문사 2003

김상용 채권각론(개정판) 법문사 2006

김영두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손해배상과 범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

사법학」 제42호(2008 9)

김용한 채권법총론 박영사 1983

김욱곤 ldquo해제의 효과에 관한 법리 소고rdquo 황적인박사 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0

김재형 ldquo계약의 해제와 손해배상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중심으로 -rdquo

민법론 Ⅱ 박영사 2004

김제완 ldquo도급계약상 담보책임으로서의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격 - 판례상 lsquo하

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rsquo과 lsquo하자로 인한 손해배상rsquo을 중심으로 -rdquo 고려

법학 제38호 2002

김주수 채권총론(제3판보정판) 삼영사 2003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김증한김학동 민법총칙(제9판) 박영사 1995

김증한김학동 채권총론(제6판) 박영사 1998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제7판) 박영사 2006

김현태 신고 채권법각론 일조각 1986

김형배 채권총론(제2판) 박영사 1999

김형배 채권각론(신정판) 박영사 2001

김형배 외 5인 공저 독일채권법의 현대화 법문사 2003

명순구 실록 대한민국민법 1 법문사 2008

민사법연구회 민법안의견서 일조각 1957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3: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3 -

박동진 ldquo신뢰이익의 배상rdquo 채권법(계약법) 청림출판 2006

백태승 민법총칙(제2판) 법문사 2007

송덕수 민법강의(하) 박영사 2007

송호영 ldquo2002년 개정된 독일채권법의 주요내용rdquo 인권과 정의(312호)

안법영 ldquo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 후속손해의 배상과 책임귀속의 규

준을 중심으로 - rdquo 민사법학(11 12호)

양창수 ldquo원시적 불능론rdquo 법학(66호 67호)

양창수 민법연구 제3권 박영사 1995

윤진수 ldquo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권리남용rdquo 국민과

사법 윤관대법원장 퇴임기념 1999

오종근 ldquo특정물매매에서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학설사rdquo 한국민법이론의 발전

(Ⅱ) 박영사 2001

이영준 민법총칙 박영사 2005

이은영 민법총칙(제4판) 박영사 2005

이은영 채권각론(제3판) 박영사 1999

최흥섭 ldquo원시적 불능론과 민법 제535조rdquo 재산법연구(제9권 1호)

최흥섭 ldquo학설이 인정하는 소위 규정외의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대한 판례의 태도rdquo

한국민사법학회 민사법학(제13호 제14호)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2) 박영사 1999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6) 박영사 2002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 채권(7) 박영사 2002

현승종 채권총론 일신사 1975

森泉章 외 6인 공저 민법강의 4 채권총론 有斐閣

Bundesminister der Justiz Abschlussbericht der Kommission zur Uuml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Koumlln 1992

Canaris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Muumlnchen 2002

Christine Bunzel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im modernisierten

Schuldrecht Peter Lang 2007

Gsell Aufwendungsersatz nach sect 284 in Das neue Schuldrecht in der

Praxis Koumlln 2003

Reim Der Ersatz vergeblich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BGB NJW 2003

3662

Stoppel Der Ersatz frustrierter Aufwendungen nach sect 284 AcP 204 81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4: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4 -

lt ABSTRACT gt

Reliance Interest

Joon-Ho Kim

Under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rsquos ldquothe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dquo when a contract is void the law provides the party who relies that the

contract is valid with remedy based on reliance measur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damages Therefore I disagree with the opinion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because it

is contradictory to our governing law th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Similarly

there is another opinion which says even though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different interests in contract it is not useful to distinguish

those two contract interests becaus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include

expectation interests I disagree with this opinion either because it overlooks the

point that those two interests are designed to protect different interests of the

injured parties

At least in cases where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has applied the expectation

interests and the reliance interests are presumed to be distinguished and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computed in a different way As a consequence the

purpose of reliance damages is to place the nonbreaching party in the position s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if the injured party have

known the arrangements are void The limit on amount of reliance recovery is to

the extent of the expectant interests

In a meanwhile damages based on the reliance interests have been mentioned in

other contractual issues besides Korean Civil Law section 535 including

compensatory damages for cancellation of contract damages for security interests

restitution damages damages for expenses which the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as spent damages for misrepresentation and rescission reliance interests

for specific performance In these contractual damage measures however they may

not be awarded based on the measure of reliance damages They are only in

common with the term of ldquoreliancerdquo where each of those damages mentioned

above has identified the term ldquoreliancerdquo differently from the reliance interests

(1) Compensatory damages are to protect the injured partyrsquos expectation interests

when breach of contract has been occurred

(2) A remedy based on secured interests differs from reliance damages with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

Page 35: bcde?& L0?f F6@g hij 91j 9klmbobmunsa.co.kr/minkang/4.pdf · 2013-11-07 · ^=_` M L0û md@J g n®¸? % `qHIJ [_@JyVÌ2 + VÛ3 IJyVAB Ô@g 4 M

- 35 -

respect that it has limitations on the grant

(3) When contract is cancelled damages for expenses considerations or its value

which the nonbreaching party conferred in reliance that contract may be performed

should be deemed different from compensatory damages with the respects of their

own purposes In accordance with these facts a different contract remedy not a

remedy based on the compensatory interests may be used When expenses

conferred by a nonbreaching party in reliance on the contract he would probably

have presumed that what he has rendered would be restored by the expectation

interests in which the contract has been performed

There are two issues First of all restitution and the expectation damages have

different purposes on providing a party with remedies restitution put the

nonbreaching party where he would have been in had the contract never been

formed while the expectation damages place the injured party in a position as good

as the one he would have held had the other party performed Therefore restitution

damages are inconsistent with the remedy of the expectation damages so that

those two remedies cannot be sought together at the same time In other words a

party will be allowed to seek only one of them because these two damages are

inconsistent to be sought

Second of all with respect to restitution damages its amount of remedy may be

granted to the extent of limits on expectation interests Otherwise it causes unjust

enrichment when in case of nonperformance the nonbreaching party has conferred

a benefit by rendering expenses in which the other party are originally responsible

for the payment

(4) For reliance damages to be recoverable damages should be operated by the

law Therefore reliance damages may not be awarded in the event of cancellation

for mistake with the interpretation of law

(5) In matters of reliance interests as an interest of breach of contract the

amount of damages may be determined by the measures of direct damages and

indirect damages Therefore it is nothing to do with the reliance interests to be

payable to the extent of the expectation interests

Key Words Expectation Interest Reliance Interest Reliance Monetary Damages

Restitution Compensatory Damages Expectation Damages Negligence on the

creation of Con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