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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금융가족 문화매거진 2008 vol.2 08+09 감흥 感興 special theme 공공미술 <해머링 맨> 흥취 興趣 travel 통영 이야기 흥미 興味 home education 반쪽이의 만화 같은 교육 흥국 興國 good people 한 지붕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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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금융가족 문화매거진 2008 vo l .2

08+09

감흥 感興 special theme

공공미술 <해머링 맨>

흥취 興趣 travel

통영 이야기

흥미 興味 home education

반쪽이의 만화 같은 교육

흥국 興國 good people

한 지붕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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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바쁘셨나요?

그 옛날처럼 순수의 시대로 가보세요.

오늘은 즐거우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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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Paula Cooper Gallery에서 조각으로 처음 전시된 <Hammering Man>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바젤, 미국 시애틀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서울 흥국

금융가족 광화문 사옥 앞에 설치되었다.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동시에 내면을 돌아볼 기회가 없는 현대인의 각박한 삶과 천편일률적인 인간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사색의 길로 걸어가게 한다.

감흥

photo essay 익숙한 낯섦, 머묾, 떠남 02

special theme Public Art 06

흥취

art & artist 옥새장 민홍규 14

travel 통영 이야기 18

흥미

home education 반쪽이의 만화 같은 교육 24

financial technology 내 몸에 맞는 보험의 설계 28

money money 복리의 비밀 30

money train 미래에 투자하라 32

흥국

friendship ‘국민 건강 주치의’의 잘 사는 법 34

good people 한 지붕 세 자매 36

news 흥국 소식 38

editor story 편집 후기 40

contents

조나단 보롭스키

<Hammering Man>

격월간 [흥美zine] 통권 2호. 2008년 8+9월호

발행 2008년 7월 21일

발행처 흥국금융가족 홍보실(02-2002-6093, 7225)

발행인 진헌진

기획・편집・디자인 안그라픽스

프로젝트 매니저 김형렬

편집 이성수

디자인 김성현

사진 박민경

출력 에이스칼라(02-2278-2219)

인쇄 중앙문화(031-906-9996)

[흥美zine]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윤리 강령과 실천 요강을 준수합니다. [흥美zine]에 실린 사진과 글은 저작권법에 의하

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흥美zine]에 실린 사진과 글, 기타 자료를 사용하실 경우에는

본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흥美zine]과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신 분은 상기 연락처를 통해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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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03

그 자리에 지친 몸을 쉬기까지 오랜 시간 둥근 열정의 빗살 속으로 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람의 끝에 서면 언제나 몸에 밴 익숙한 습관과 애

정도 다 낯선 추억이 되고, 땅 속에서 천 년을 기다린 침향 같은 사랑이 됩니다. 길에 숙달된 호흡도, 어둔 불빛 사이로의 가벼운 입맞춤도,

얼굴 붉히며 푸른 눈을 밝히는 신호등도 이제는 낯선 추억으로 멈추어 서 있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의 끝자락에 머물면 낯선 풍경도 어느덧

p h o t o e s s a y感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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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익숙한 풍경이 되고 익숙한 풍경도 낯선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바람이 불고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조차 낯선, 아주 낯선 순간이 찾아오면 시

간은 천천히 흘러가는 바퀴입니다. 마침내 바퀴가 속도를 잃어버리고 가장 낯선 것이 가장 익숙해질 때면 길 위에서 열린 마음이 다시 길 위

에서 바람의 추억이 됩니다. 생각난 듯 바람이 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속도를 잃은 길이 평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뿐.

새로운 출발의 수런거림은...

무한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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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05

길을 떠났다 돌아온 사람만이 창을 등지고 서 있습니다. 낮게 내려온 하늘은 길이 되고 바람이 되어 반쯤 열린 마음의 창을 두드립니다. 금

방이라도 무수한 길들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 같습니다. 나무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 사람은 다 압니다. 길 위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본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가슴에 깊은 우물 하나쯤 숨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 깊은 우물에서 그리움 한 자락 퍼 올린다는 게 얼마나

지독한 슬픔인지를. 창을 등지고 선 사람도 압니다.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 있다는 것을. 창안에서 기다림이 되어버린 사람도, 길 위에서 길

이 되어버린 사람도 하늘에서 일제히 쏟아지는 길의 행진을 봅니다. 소중한 것은 늘 평범한 모습으로 가까이 있습니다.

p h o t o e s s a y感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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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새로운 출발의 수런거림은...

무한동력입니다...

문을 나서면 언제나 길입니다. 길에서도 길을 찾는 시선은 늘 창문 너머 온전한 빛에 머뭅니다. 빛이 희망이라 말하는 사람은 결코 소소한

행복에 길들여지지 않습니다. 의자가, 늘 앉아 커피를 마시는 의자가 앉아 있는 사람을 닮듯 새벽이슬 맞으며 거리에 나선 사람은 길을 닮아

있습니다. 나무 탁자 위의 꽃 한 송이에서도 신작로를 보고 노을을 보는 건 본능입니다. 기다림도 본능입니다. 집은 길의 시작이며 끝입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리움입니다. 단 한 번도 우물의 깊이를 가늠해보지 않은 사람이 또 다시 길이 되는 사연입니다. 희망이 무거운 사

람은 기다림이 되고 길 위에 감춰둔 노을을 찾는 사람은 빛을 배경으로 서 있습니다. 길은 행복의 깊이를 재는 우물입니다.

글 | 김정수(시인) 사진 | 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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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함께하는 공공미술 작품들

1 영국 게이츠필드의 랜드마크 북쪽의 천사, 앤

토니 곰리의 작품 | 2 일본 도쿄도 다치가와 시

에 차도와 인도 사이에 있는 아트벤치 | 3 서울

의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가 미술관으로 바꿔놓

은 동대문의 동화시장 | 4 영국 런던에 있는 앤

토니 곰리의 작품 | 5 캐나다에 있는 베르나르

브네의 조형물

s p e c i a l t h e m e感興

Public Art공 공 에 의 한 공 공 을

위 한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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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공공미술은 공간을 그저 아름답게 꾸미는 게 아니다. 일정한 물리적 공간에 ‘삶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각 개인

이 사는, 혹은 살아온 동네가 곧 미술관이고, 시민 모두가 예술가이다. 갑갑한 미술관에 들어앉아 위엄만 내세

우는 미술에 식상한 도시는 각 개인의 기억과 행동이 머무는 장소에 더 많은 애착을 느낀다. 미술관을 박차고

도시로 나온 미술품들이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개개인의 삶을 유익하게 만드는 것일까?

공 공 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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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p e c i a l t h e m e感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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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세와 치적을 뽐내던 과거 귀족이나 왕들의 초상화보다 근엄하게 느껴지던 미술이 공공의 이름

으로 일으킨 바람은 우리네 삶의 편리를 위해 진행된 도시화의 이면을 근간으로 한다. 사람들은 문화수준

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점차 도시를 ‘삶의 태도와 형식’으로 받아들였으며, 도시에서 공적 영역의 가치와 공

공성 회복,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조정 및 조율이라는 목표를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즉 ‘사회 구성

원 모두를 위한 세상 만들기’라는 삶의 질적 확산을 위한 포괄적인 관념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

이 바로 ‘소통과 교감’을 대명제로 하는 공공미술의 기초적인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수년 전만

소통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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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해도 공공미술이라 함은 ‘환경조각’을 일컬었다. 80년대부터 시행된 ‘건축물미술장식법’에 의해 우리나라

도시엔 멋대가리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거대한 조형물들이 의무적으로 건축물 앞에 세워지곤 했으며 이를

단순하고 무식하게 공공미술의 범주에 집어넣는 우를 범하곤 했다. 물론 시민들이야 그 작품이 좋든 나쁘든,

보기 싫든 보기 좋든 어떠한 권리도 내세울 수 없이 그냥 있으니 함께해야 할 뿐이었고 그게 못마땅하다면

눈을 감아야 하는 게 ‘미적 고통’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공공미술 개념은 상당히

진보하여, 물리적 공간을 잘 짜내는 구성이 아니라 거기 담긴 ‘삶의 내용’, 즉 내가 사는, 혹은 살아온 동네

가 곧 미술관이고 시민 모두가 예술가라는 등식을 우선시한다. 이는 과거 고답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공공

미술이 훨씬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매우 의미 있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공공미술이 나아갈 길에는 과제가 많다. 이중 가장 큰 숙제는 최근에 이르러 느닷

없이 불어닥쳐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는 ‘공공디자인’과 ‘공공미술’의 개념 정립과 간극 해소이다. 공공미

술과 공공디자인에 대한 혼돈은 마치 공공미술을 공공디자인의 하위 개념으로 혹은 같은 개념으로 바라보

는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절대 아니다.

공공디자인이 대체로 도시를 무대로 외피적인 현상의 변화에 중점적인 포커스를 맞추고 시설물디자

인이나 이미지디자인 측면에서 형태와 색, 기능성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반면 공공미술은 사람과 사람 사

이의 소통과 참여, 그 간극을 중요시한다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또한 공공

디자인이 물리적 공간을 잘 짜내는 구성에 치우치거나 지나치게 시설물 중

심으로 진행될 때 공공미술은 미술을 매개로 인간들의 커뮤니티를 강조한다.

이 역시 차별점이다. 특히 공공디자인이 각종 공공시설물과 같은 공공에게

드러내야 할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공공미술은 인간의 직접적인 ‘예

술행위’와 이로 인한 제2의 창의성을 강조해, 이 둘 사이에 존재하는 불명

확성은 완전히 배제된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이 쏟아놓는 여러 정책들을 보면 두 장르는 희한

하게 믹스(mix)되어 있다.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의 공공디

자인과 공공미술은 양자간 성격을 유지하면서 원활한 호흡

을 이루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자칫 가벼울 수 있는

공공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할 수 있으며 성숙하면서도 자율적인

공공의 미학이 발현될 수 있다.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공공미술

1 스페인 바로셀로나 거리에 있는 조각품 | 2

아트 인 시티 프로젝트에서 추진한 낙산 프로젝

트 중 하나인 꽃계단. 이 계단을 보기 위해 사람

들이 낙산을 찾기도 한다 | 3 멕시코시티에 있

는 아트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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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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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내면을

두드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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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p e c i a l t h e m e

◆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장소는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틀

지우는 형식이자 사람들에 의해 생산되고 변경되며 의미가 매겨지는 공간이다. 어떤 장소에 예술작품을

올려놓거나, 그 때문에 그곳에서 행해지는 예술은 당연히 그곳에서 터를 일구는 사람들을 고려해야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삶에 개입하고 그것을 변경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육성하고 촉진하는 바탕이 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행히도 지금의 공공미술은

소통과 교감을 중심으로 어떻게 사람들의 삶에 참여하고 개입하여 유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Hammering Man

感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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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11

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곧 공공미술이 지닌 힘을 체감하게 하는 배경으로 부족함이 없다.

다소 특이한 현상은 현재의 공공미술은 전문 예술가들의 ‘예술 활동’ 범위를 넘어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도덕적 명제가 금전적ㆍ공

간적 지원 외에도 갈수록 미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그 실천적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로

도 풀이할 수 있다. 기실 우리 곁에는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 즐비하다. 여의도의 한 기업 앞에 설치되어 있

는 마우로 스타치올리의 <일신 여의도 91>을 비롯해, 모 금융 빌딩 앞 화사한 컬러와 유리, 골드 모자이크

로 된 비늘이 인상적인 심현지 작가의 공공미술 작품 <물고기> 등은 삭막한 도시 풍경을 포근하게 물들인

중요한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보다 시민들의 깊은 애정을 받아온 공공미술의 상징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예술(art)과 경제(economics)를 결합한 아트노믹스(Artnomics)를 하나의 경영 트렌드로 고착시켜온

흥국금융가족 광화문 사옥의 조나단 보롭스키(Jonathan Borofsky)의 작품 <해머링 맨(Hammering

Man)>이다. 인테리어 차원에서 정문 로비에 설치한 ‘바코드’마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비쳐질 정도로 미

적 감성으로 가득한 건물을 소유한 흥국금융가족이 지난 2002년 설치한 이 작품은 이후 서울시의 ‘랜드

마크’ 역할을 자처해 왔다. 흥국금융가족은 <Hammering Man>을 설치하기 전부터 기업만의 전용 공간

으로 여겨지던 로비를 공공성이 가미된 미술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일주학술문화재단을 통해 국내 최초

의 미디어 갤러리를 운영하며, 국내 최고 예술영화 전용관인 씨네큐브 광화문의 운영을 지원하는 등 기업

의 문화 마인드를 읽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Hammering

Man>을 계기로 문화에 민감하지 않던 일반인들에게까지 회자되기 시작했다.

1980년 Paula Cooper Gallery에서 조각으로 처음 전시된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바

젤, 미국 시애틀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서울에 설치된 <Hammering Man>은 국내 환경조각 작품으로

는 포스코 빌딩 앞에 있는 미국 포스트모더니스트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꽃이 피는 구조물

<아마벨(Amabel)>을 능가하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명작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중요한 이유는 작가가 유명해서라거나, 50톤에 달하는 육중한 몸체를 자랑해서

도 아니다. 77초마다 규칙적으로 망치질을 하는 ‘움직이는 조각’이어서도 아니다. 흔히들 <Hammering

Man>이 훌륭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내면을 돌아볼 기회가 없는 현대인의 각박한 삶과 천편일률적인 인

간상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사색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술관을 벗어난 미술이 어떤 일정한 장소에 개입하여 물리적인 변경을 가하는 상

황에 놓였을 때, 그것이 그 불특정 다수의 삶에 침투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고 또한 그 사람들의 환경을 변

화시키는(또는 변화시키려는) 것에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는 문제에서 <Hammering Man>은 상당히

자유로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Hammering Man>.

1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에 있는 해머링

맨은 키가 22m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 2 미

국 시애틀에 있는 작품으로 키는 14m에 지나

지 않지만 도시의 상징이 되었다 | 3 독일 프랑

크푸르트의 해머링맨 | 4 스위스 바젤의 해머링

맨. 유로컵 2008 당시 자국의 선전을 기원하며

해머링맨에 오렌지색을 입힌 네덜란드 응원단

의 퍼포먼스.

2 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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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p e c i a l t h e m e感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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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금융가족 광화문 사옥 앞 <Hammering Man>이 6년 만에 육중한 발걸음을 떼고 주변을 공

원으로 단장하여 시민들 곁으로 다가온다. ‘<Hammering Man>의 한 걸음’은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

진하고 있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에 흥국금융가족이 흔쾌히 동참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한 걸

음(정확히 4.8m) 움직이는 데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지만, 비용을 감수

하더라도 공익을 우선하겠다는 기업 마인드의 긍정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조형물이 ‘시민들의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반가운 일이다.

<Hammering Man>의 ‘한 걸음’이 시사하는 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일단 해당 기업주의 문

화의식이 드러난다. 미술은 단지 미적 상품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장소)에서 대중과 상호

작용하는 커뮤니티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공공미술의 존재성을 해당 기업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방

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 5천여 개(벽화 포함)가 넘는 ‘미술 장식품’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

점들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참여’와 ‘개입’이라는 비교적 민주적인 슬로건 아래 여러 가지 공공

미술 작업(혹은 공공디자인 작업)들이 행해져 왔지만 그 결과와 받아들임이 결코 보편타당하지만은 않

았다는 측면에서 ‘검은색 자이언트 사나이’의 ‘한 발’의 내딛음은 단순한 자리 이동 차원을 넘어선다. 또

한 주변공간을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메카누가 디자인한 거리공원으로 조성하고 건물 앞 버스

정류장을 아트셸터(Art Shelter)로 탈바꿈시켜 아이들의 놀이터, 어른들의 휴식처로 기꺼이 내어준다

는 것 또한 인상적이다. 그동안 건축 속의 미술(Art in Architecture)에서 공공장소 속의 미술(Art in

Public Places)로, 다시 도시계획 속의 미술(Art in Urban Design)에서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New

Genre Public Art)로 숨 가쁘게 변해가고 있는 현실을 포섭하는 설치물로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아무튼 개인의 선택과 주관적 판단 하에 흡수되곤 했던 미술이 인위적이고 보편적이지 못하며 때론

물리적이기까지 한 상태에서 상식적인 공공의 감수성을 해하거나 그 속에 살고 있는 특정 맥락을 가진 사

람들의 현실성을 도외시해, 되레 감수성과 욕망에 반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들이 왕왕 도출되고 있는 상

황에서 <Hammering Man>의 한 걸음은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다.

글 | 홍경한(미술평론가, 월간 《퍼블릭 아트》 편집장) 사진 | 《퍼블릭 아트》

검은색 거인의 의미 있는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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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금융가족 광화문 사옥에서 만나는 공공미술

Enjoy with Heungkuk

글 | 서정임 (월간 《퍼블릭 아트》 수석기자)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13

“제 작품은 모두 우리의 초상이자 제 자화상입니

다.” <Hammering Man>의 작가 조나단 보롭스키

(Jonathan Borofsky)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같

이 말했다. 지난 6월 말 신작 <빛과 어우러진 인간 구

조물> 작품 발표 차 베이징의 한 전시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의 흥국금융가족 광화문 사옥

의 <해머링 맨>이 가장 크다”며 “작품이 다른 사람들

에게 의미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의 신성함을 역설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

회비판적인 메시지를 함유한 것은 아니라는 게 그

의 설명이다. “사회 정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

다. 망치든 사람이든 노래하는 사람이든 모든 작품

은 나의 자화상이다. 또한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은 당신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즉

우리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한 손에 노트북을 들고

또 다른 손은 그림을 그리고 <Hammering Man>은

한 손에 망치를 들고 무엇인가를 내리친다. 또한 내

가 그림을 그리듯 기자들은 글을 쓴다. 우리는 서로

서로를 돕는다. 그래서 모든 것이 만들어지며 그렇

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전시를 이어온 그는 미니멀

아트(Minimal Art)의 영향력과 신구상 운동의 소용

돌이 속에서도 독자적인 양식을 유지해 온 작가로

서 개인의 몽상과 인간의 노동을 창조적 에너지로

간주하는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일궈

왔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을 보여주면서도 전체

를 유기적 관계로 보고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동

양의 자연관과 닮은 것이 특이하다.

◆ 강익중의 <아름다운 강산> 흥국금융가족 광화

문 사옥에 들어서면 작은 그림을 모아 커다란 그림

을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강익중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로비 정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강산> 또한 그의 이런 작품세계를 잘 보여준다. 사람,

꽃, 나무, 한글, 한자, 영어 단어 등이 그려진 7,500

개의 작은 그림들이 모여 커다란 모자이크 캔버스

위에 세상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 빛의 철학가 잉고 마우러의 <홀론즈키의 사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 칭송 받고 있

는 독일 태생의 조명디자이너 잉고 마우러. 그의 작

품을 공공미술로 만날 수 있는 한국 유일의 공간이

바로 흥국금융가족 광화문 사옥이다. 로비 북측에

자리잡은 <홀론즈키의 사열>은 홀로그램 조명을 어

느 지점, 어떤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홀로그램 빛

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시선을 따라 움

직이는 오묘한 빛과 형상, 그리고 바로 당신의 시선

에 의해 <홀론즈키의 사열>은 비로소 완성된다.

◆ 바코드의 수수께끼 먼저, 자음과 모음에 순서

대로 번호를 붙인다. ㄱ은 1, ㄴ은 2…, ㅏ는 1, ㅓ

는 2…. 다음, 각 음절마다 조합된 초성과 중성, 종

성의 숫자를 더한다. 그리고 그 합계에 한 자리만

남긴다. 사람과 미술에 남다른 애정을 품었던 선대

회장의 뜻과 업적을 기리고자 설치된 바코드에는

북측면과 남측면에 각각 ‘일주의 뜻으로 광화문에

세우다’와 ‘이천년 시월 이십오일 태광 쉰돌’이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자, 이제 흥국금융가족 광화문

사옥 로비 바닥의 바코드 수수께끼 해결!

i n t e r v i e w

Jonathan Borofsky “<Hammering Man>은 우리의 초상화이자 나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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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t & a r t i s t興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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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재주보다 투박한 겸손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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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저 너머’에 있다. 우리가 폭염에 지쳐 잠 못 들 때 지은 지 100년이나 된 흙집에서 솜이불

까지 덮고 잠을 청하고, 우리가 최첨단 디지털 기기들을 허겁지겁 좇아갈 때 수백 년간 대물림해 온 연장

들을 손에 쥐고 ‘잊혔던’ 문화유산을 정성스레 되살린다. 그뿐인가. 우리가 치솟는 물가나 떨어질 줄 모

르는 기름값 따위를 걱정할 때, 그는 마루 밑에 숨은 뱀이 동박새의 알을 채가지는 않는지, 우아함만큼이

나 통통함을 자랑하던 금계가 왜 점점 말라가는지 따위를 염려한다. 처마 밑에 지어놓은 제비들의 집이

나 구석구석 늘려놓은 거미들의 집을 제 집처럼 반가워하고, 지난해 자신과 한 방을 썼던 귀뚜라미의 안

부를 제 식구처럼 궁금해하는 사람. 삐걱거리는 나무대문을 밀고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상

을 사는 그가 해맑게 웃고 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어요. 돌아오니 참 좋네요.”

‘야인’으로 돌아온 지 이제 겨우 반년이다. 대한민국 국새 제작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어깨에 싣

고 미친 듯 몰두했던 1년의 시간. 까맸던 수염이 하얗게 변해버릴 정도로 고된 시간의 강을 건너, 그의 일

상은 거짓말처럼 다시 평화롭다. 최고의 자리를 맛보고도 미련 없이 돌아올 수 있는 자유를,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직접 했어요. 국새 의장품들, 예컨대 함이나 상의 디자인

도 내가 했고 심지어 가마의 굴뚝까지도 내가 설계했죠. 자수의 모양이며 매듭의 길이

까지 그 분야 장인들에게 일일이 설명해가며 함께 제작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후

회 없는 작업이었어요.”

그의 이름에는 국내 유일의 옥새전각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어디 국내뿐이던가.

중국과 일본을 합해도 전통주조방식으로 옥새를 만드는 이는 그가 유일하다. 자부심을 가질 법

도 한데, 그는 그 단어 자체를 불편해한다. “시계나 나침반의 바늘은 자신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로, 그저 노력할 뿐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해본 적이 없음을 에

둘러 표현한다. 그런 그도 자신만이 옥새전각술을 다음 세대에 전승할 수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아니 너무 잘 알기에 마음이 급하다. 서ㆍ화ㆍ각은 물론 옥새에 담을 (동양)철학이며 주조에 필

요한 물리학과 화학까지 두루 익혀야 하는 옥새전각장의 길. 그 머나먼 길을 묵묵히 걸어줄 제

자가 쉬 나타나지 않아 애가 탄다.

“재주보다 인내가 필요한 일이에요. 오히려 한두 분야에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

은 그쪽으로 가기 쉽죠. 이것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그게 필요해요. 옥새를 죽은 문화유산

혹은 지나간 왕조의 유물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옥새는 궁중예

술의 정수인데, 궁중예술이야말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의 정수거든요. 그걸 이으려는 젊은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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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어서 나타나야죠. 내가 스승님을 만난 게 스승님이 66세 때였으니 나도 그 때를 기다려야 할까요?

장수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듭니다.”

스승(석불 정기호 선생, 89년 타계)을 처음 만나던 해 그는 열여섯 살이었다. 할아버지의 친구였던

스승에게 일본인들이 큰 절을 올리는 걸 보고 ‘저 일을 하면 저렇게 존경 받나보다’ 생각한 것이 옥새전각

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됐다. 스승은 친절하지 않았지만 그의 잠재력을 일깨워줬고, “마흔 살까지는 세상에

나가지 말라”는 말로 젊은 날의 그를 아프게 했지만 그로 인해 그는 더 큰 그릇이 되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옥새전각장으로 살아온 세월만 계산에 넣어도 벌써 마흔 살이다. 강산이 네 번 변하는 그 세월 동

안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73과의 옥새 가운데 50여 과를 자신의 손으로 복원했고, 단 한 사람에게

만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던 옥새전각기법 ‘영새부’를 글로 풀어 세상에 공개했다. 오랜 세월 우직하게 전

통을 지켜오되 그는 그 전통에 갇혀있지 않았다.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기꺼이 받아들여 ‘명품 옥새’를 선

보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옥새를 만드는 틈틈이 현대미술운동과 서예운동에도 힘을 쏟아 미술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리라는 믿음을 실천에 옮겼다. 새것으로 옛것을 지킬 줄 알았고, 지킬 것은 지키되 바

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말할 줄 알았다. ‘열려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해온 시간이었다.

“능력이 부족할 때 생기는 게 아집이에요. 예술가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내가 최고라는 생각

입니다. 머릿속에 그 생각이 자라지는 않는지 내 안을 수시로 들여다봐요.”

스스로를 결코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 그는 옥새전각을 ‘1년 농사’에 비유한다. 밀랍으로 조각을

해서 진흙을 덮어씌우고, 거푸집을 말린 뒤 불을 때서 쇳물을 부어 녹이는 과정. 정성과 기다림 없이는 한

단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정직한 과정’이, 자연 앞에 겸손하고 시간 앞에 머리 숙여야 하는 그 과정

이 농사를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대부분이 농부들인 그의 이웃들과 통하는 데가 많다. 자연

을 닮아 성정이 질박하고, 성실함이 몸에 배어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그는 참 좋다. 일주일

에 한 번 이웃들에게 서예와 전각을 가르치는 것은 그가 요즘 가장 즐거워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아이

같은 눈망울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농부 특유의 정성으로 한 자 한 자 글자를 쓰거나 새기는 이

웃들. 수업이 끝나면 고구마를 삶아 ‘작은 파티’를 열어주기도 하는 그들 때문에 가뜩이나 헤픈 그의 웃

음이 점점 더 헤퍼진다.

“보통 새벽 4시경부터 아침 9시까지 작업을 해요. 누가 옆에서 불러도 모를 정도로 몰두하다가 작

업이 끝나면 깨끗이 잊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일상에선 단 한 번도 예술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뜬금없이 그에게 묻는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냐고.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가 답한다. 언제

나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저 너머’에 있는 줄 알았던 그가 ‘지금 여기’에 있다. ‘지금 여기’를 사는 우

리의 행복은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

17 글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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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왔어요

돌아오니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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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r a v e l興趣

◆ 바다 색깔처럼 시시각각 달라지는 게 있다면 하늘빛이겠다. 또 있다면 사람 마음. 사람 마음이 통

영 바다만 같다면, 그 마음에 풍덩 뛰어들어도 후회하는 일 없을 것이다. 통영 바다는 내 전부다. 나의 유

년은 통영 항구가 매립되기 전, 갯벌이 드러나 있던 때로 거슬러간다. 한겨울에도 갯가에 손을 담그고 노

는 바람에 동상이 끊이는 날이 없어 늘 손이 트고 피가 흘러 마침내 손가락이 이리저리 비틀어진 그 꼬마.

항구를 따라 늘어선 선술집, 식당에서 꼼장어, 볼락에 왕소금을 뿌려가며 연탄불에 굽는 냄새가 진동하

는 해 질 무렵이면 꼬마는 집으로 향했다. 사업에 바쁜 부모는 얼어 갈라져 피맺힌 손과 발에 뻘이 잔뜩

묻은 옷을 입고 들어온 자식의 엉덩이와 등을 때리고 옷을 벗겼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고 언 손발을

녹이다가 스르르 잠이 들어 버리던 그 꼬마. 통영은 먹지 않아도 배부른 저녁이었고, 달콤한 꿈이었고, 지

상 천국이었다. 사람마다 꿈꾸는 낙원이 있겠지만 내가 꿈꾸는 낙원은 통영이었다. 통영은 바다가 점을

콕 찍어버린 항구다.

통영 사람이 알고 있는 통영 시내는 예전에 버스터미널이 있었던 북신동부터 해저터널이 있는 당동

어디 댈 데가 없어 통영을 나폴리에 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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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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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다. 더 엄밀히 따지면 토성고개에서 시계탑 오거리까지가 시내다. 그 안에 이순신 장군이 군사를 훈

련시키던 세병관이 있고 중앙시장이 있고 은행과 서점, 오래된 식당과 유명 브랜드 의류점, 의원이 줄지

어 있으며 그 곁을 항구가 지키고 있다. 아니, 호리병 모양인 항구를 따라 시내가 형성되어 있다.

흔히들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들 부르는데, 그것을 확인하려고 나폴리에 다녀온 통영 사람들

의 한결같은 말이 통영이 더 낫다는 것이다. 어디 댈 데가 없어 나폴리에 통영을 대냐고 얼굴을 붉힌다.

UN이 선정한 지속 발전 가능한 세계 10대 도시에 든 통영. 통영의 땅과 바다는 결코 좁지 않다. 유행가

가사처럼 목포는 항구지만 통영은 단순한 항구가 아니라 UN이 인정한 세계로 향한 한국의 문인 셈이다.

얼마 전에 작고한 박경리와 김춘수ㆍ유치환 같은 문인이나 전혁림ㆍ이한우 같은 화가를 배출한 통영에는

유독 통영 사진이나 통영 그림이 많다. 이발소나 미용실부터 음식점, 심지어 대형마트까지 통영의 풍광과

전통이 전시되어 있다.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통영을 통영에서 보게 되지만 통영은 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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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r a v e l興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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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맛

◆ 통영에 오면 먼저 남망산에 가자. 항구에 붙어 있는 낮은 산인데, 공원으로 꾸며 놨다. 남망산공원

은 통영 사람들의 사진첩에 배경으로 꼭 등장하는 곳이다. 거기서 통영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남망산

공원에서 중앙시장까지는 걸어서 10분쯤, 좌판에서 회를 썰어준다. 초장과 매운탕을 끓여주는 식당도 있

다. 중앙시장 바로 옆에 충무김밥 거리가 있다. 사람들은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충무김밥을 꼽는데

사실 그건 아니다. 충무김밥은 예전 길거리 음식일 뿐이다. 통영의 진미는 충무김밥 거리 뒷골목에 있다.

거기에 들어서면 오래된 식당이 많은데 어디나 맛집이다. 통영의 맛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하여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쉽게 매운탕을 먹는다고 치자. 제철에 나는 생선을 쓰기 때문에 무슨 매운탕이 제일이라

고 말할 수 없다. 따라 나오는 반찬도 철 따라 바뀐다. 그래서 통영 사람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통

영에는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이 있다. 걸어서 5분 거리 정도. 통영 사람은 아침장은 서호시장에서, 저녁장

은 중앙시장에서 본다. 그러니까 점심 이후에 서호시장을 어슬렁거리는 사람은 십중팔구 외지인이다.

통영 사람들은 통영을 통영이라고 발음하면 통영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나는 토영 사람이다’라고 해야

토박이 통영 사람인 것이다. 토영이란 말은 통영 사람 특유의 발음하기 쉽게 말하는 방식에 따라 자연스

럽게 생겨났다. 용규란 이름을 가진 삼촌을 용구라 부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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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

나는 토영 사람이다

◆ 미래사 일주문 근처에 부도탑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 그 한귀퉁이에 아주 작은 팻말이 서 있는데,

‘미륵불/오솔길’이라고 적혀 있다. 그 오솔길로 접어들면 원시림에 들어선 듯 두려움에 휩싸인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높이 그리고 빽빽이 들어선 편백숲은 낮에도 어둑하다. 소리를 낼 수도 없고 발걸음을 옮기

기도 두려운 적막이 드리운 그 길은 끝없이 이어질 듯하다. 하지만 그런 착각은 곧 끝이 난다. 멀리서 한 줄

기 빛이 눈부시게 비치면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면 내가 아직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오솔길 끝은 절벽이다. 절벽 난간에 서면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이 마치 산이 연이어 서 있는 것처

럼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바다는 그저 푸른색 구름으로 보일 뿐이다. 바다가 하늘이고 하늘이 바다인 그

곳에 수미산처럼 솟아 있는 섬들. 그 광경에 눈을 빼앗기고 있다가 한숨을 돌릴 때쯤 등 뒤에 서 있는 돌

이끼 낀 미륵불을 보게 될 것이다. 세상을 구원하러 온다는 미륵불이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곳은 어디

인가. 알듯 말듯 미소 지은 불상의 돌 얼굴에서 아등바등 살아온 인생무상을 느낀다. 몇억 겁을 고뇌 속

에 살아야 해탈을 할까. 무한한 시간 속에서 나는 티끌 같은 존재일 뿐. 그러나 실망하지는 마라. 그 바다

와 내가 하나임을 곧 느끼게 될 터이니.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 모든 것이 흐르다 돌아가는 곳이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 사람이

바다를 그리워하는 건 바다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그곳에서 왔기 때문이 아닐까. 특별히

통영 바다가 아름다운 까닭은 사람에게 바다를 닮고 싶어지게 하는 묘한 끌림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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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책 《연을 쫓는 아이들》에 연싸움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도 장

관이지만 통영 연싸움에 비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순신 장군이 통신용으로 사용했다는 통영연은 500년

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겨울이 오면 통영 항구의 동쪽 언덕 동피랑과 서쪽 언덕 서피랑에서 날려 올린 오

방색으로 칠한 갖가지 문양의 연들이 쪽빛 통영 하늘을 뒤덮었다.

창호지를 가로 65cm, 세로 85cm로 재단하여 만든 연을 한 장짜리 연이라고 불렀다. 대개는 그 절

반 크기인 반 장짜리 연을 가지고 놀았다. 나는 늘 돌쭉바지기, 흔히들 도둑놈바지게라고 부른 연을 제일

좋아했다. 연싸움 때마다 그 연이 다른 연을 끊어먹는 걸 많이 봤다. 누군가 “도둑놈바지게다” 하고 소리

지르면, 까마득히 높은 곳에 독수리처럼 떠 있던 그 연이 매처럼 곤두박질치며 다른 연줄을 끊어 버리곤

했다. 하늘을 메우던 연들이 하나 둘 떨어져 파도처럼 굽이치며 날아가면 아이들은 연을 쫓아 달려갔다.

내가 유치원 다닐 때였던가, 우리 집 옹벽 뒤 포구나무 고목이 있는 공터에서 놀고 있었다. 고등학

생이던 사촌형이 연줄을 잡으라며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그 뒤에서 아이들이 “연 떨어진다!”고 연방

바다에 연 떨어진다!

도둑놈바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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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진우(시인ㆍ소설가) 사진 | 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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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치며 몰려왔다. 형이 공터로 통하는 좁은 골목에서 그 아이들을 막아설 때 내 눈 앞으로 황금색 연

줄이 반짝이며 스쳐갔다. 순간, 내 눈에는 연줄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연줄을 쫓아가 잡았고

연처럼 잠깐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는 2m도 넘는 옹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보

니 사촌누이가 내 찢어진 손바닥에 빨간약을 바르고 있었고 사촌형은 연을 들고 웃고 있었다. 그토록 내

가 가지고 싶어했던 한 장짜리 도둑놈바지게였다.

나는 통영 떠난 지 삼십 년 만에 가족을 데리고 통영에 살러 왔다. 아이들을 통영 사람으로 키우려고.

벌써 삼 년째다. 그러나 그 사이 한 번도 연을 날려 보지 않았다. 내게는 골목의 6인조가 없었다. 골목대장

사촌형부터 서울에 살고 있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 있던 연 파는 가게도 없어졌고, 얼레 팔던 그 많은 목공

소도 없어졌다. 대신 도남동에 있는 통영공예품 전시장에 가면 장인이 만들었다는 연과 얼레를 팔고 있다.

그러나 그런 연을 사고 싶지 않다. 비싼 관광 상품이 아닌 실제로 날리는 연을 가지고 싶다.

연 떨어진다

글 | 이진우 (시인)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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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해야 한다.

힘은 들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자녀교육도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능하지 않겠는가?

최정현 씨는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딸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녀가 있는 사람들

에게 이렇게 권한다. “당신도 즐겨라!”

최정현

h o m e e d u c a t i o n興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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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의 만화같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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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으로 더 유명한 만

화가이면서 설치미술가인 최정현 씨와 그의 딸 하예린

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최정현 씨에게 전화

를 걸었다. 최정현 씨는 손전화를 갖고 다니지 않는다.

집에 있는 전화가 그와 통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다. 최정현 씨가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약속을 했다. 그

이 말에 의하면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어느 동네로 오면

설렁탕 집이 나오는데, 거기서 “토끼아빠네 작업실이 어

디냐?”고 물으면 작업실 위치를 잘 가르쳐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이에게 물었다.

“토끼를 키우시나봐요.”

“아, 토끼요… 그게 아니고요.

우리 집에 육지거북을 한 마리 키우

는데, 이 놈이 한 60cm 정도나 돼요.

힘도 아주 좋죠. 이 놈 이름이 토끼에요. 하예린

이 지은 이름입니다.”

한마디 말로 거북 이름이 ‘토끼’라는 설명이다.

그 설명에 필자는 뒤집어지게 웃었다. 최정현 씨도 웃었

다. 참 나! 거북 이름이 토끼라니….

아이를 키우는 데 어른은 항상 위엄을 갖추고

권위를 지켜야 할까? ‘아버지니까’ 뒷짐을 진 채 “아들

아, 인생살이가 얼마나 힘든데 너는 그렇게 장난만 치

니?” 하며 힘겨운 인생살이만 이야기하고, 그 해법을

알려주는 데 대화의 대부분을 채워야 할까? 교육이라

는 게 꼭 교과서처럼 ‘가갸거겨’ 하면 아이들이 따라서

또 ‘가갸거겨’ 해야 하는가? 좀 만화처럼 재미있는 교

육은 없는 걸까? 최정현 씨는 만화처럼 아이를 키웠다.

최정현 씨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

업하고 화가ㆍ애니메이션 작가ㆍ시사 만화가에서 생활

만화가로 변신을 거듭해왔다. 아내 변재란과 함께 ‘제

1회 평등부부상’을 받았으며, 반쪽이 만화전(서울), 아

시아 도쿄 만화전(도쿄) 등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저서에는 《반쪽이의 육아일기》, 《평등부부 반쪽이네 가

족일기》, 《반쪽이네 딸 학교를 가다》, 《반쪽이 세계 오지

를 가다》 등이 있다.

다분히 만화가답게 최정현 씨는 딸에게 발상의

전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하예린

이 거북이에게 ‘토끼’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만화적 상

상력이 아니겠는가. 너무 만화 같아서 일반인들에게 반

쪽이 최정현 씨는 좀 엉뚱한 것처럼 보인다. 역시 작업

실에 도착하니 거북인 ‘토끼’가 먼저 반긴다. 토끼 옆에

는 48도의 비탈진 길도 오른다는 벤츠 유니목이 까만

본체를 드러낸 채 빨간 태엽을 등에 지고 있다. 사람들

은 태엽을 보고는 “이 차는 태엽 감아서 움직이는 거냐”

고 묻는단다. 운전해 거리로 나서자 초등학생들이 사진

을 찍느라고 난리다. 얼마전에는 이 차를 끌고 부산까지

갔다왔다고 한다. 왜 이 차를 샀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재밌잖아요.”

아티스트라면 자녀 교육이든, 작품 활동이든 보

통사람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최정현 씨는 강조한

다. 딸 이름도 “남들 다 쓰듯이 세 글자 이름을 피하려고

했는데, 외자는 외로워서, 다섯 글자는 숨 넘어가서 탈

락시켰다. 네 글자가 가장 고상한 것 같아서” ‘최하예린’

이라고 정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예쁜 딸”이라는 뜻이

다. 그이는 ‘재미있기 때문에’ 딸을 교육시킨다고 한다.

“아무리 파도 바닥이 안 보여야 재미있습니다. 바닥이

금방 보이면 재미있는 일이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딸을

키우는 건 바닥이 없는 땅

을 파는 재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비 오는 날

운동장에 고인 물

길을 터주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25

‘반쪽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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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만 터주면 물이 스스로 흐르죠? 운동장에 흐르는

물처럼 자식은 생명체이고 스스로 발전하는 작품입니다.

‘내가 기초지식을 알려주었더니 나중에 딸이 이러이러

하게 꽃을 피웠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것만큼 재미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자식은 더욱더 도전해볼

만한 대상입니다. 스릴 있고, 재미있는 작품이죠.”

최정현 씨는 세계 오지여행을 하고 돌아와 책을

펴내기도 했지만 그이에게 가장 좋은 여행은 하예린과

함께한 여행이었다. 하예린과 여행을 떠나기 전 “학교에

서 수업 들을래, 기행문 쓸래?” 해서 하예린에게 “기행

문을 쓰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물론 여행에서 돌아와

서는 하예린이 《온쪽이 하예린의 내가 만난 파리》, 《반

쪽이와 하예린 런던에 가다》란 책을 쓰기도 했다. 최정

현 씨는 두 권의 책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

라 하예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낼 수 있는 용기

와 기획력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물이라고 한다.

“중학생 나이에 책을 내는 아이는 별로 없죠. 책

을 내는 일을 두려워하는데 이제 하예린이는 그렇지 않

습니다. 거칠 것이 없는 아이가 되었죠. 세계 도시 여행

을 통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하

예린이는 자기의 길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유학을 보

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캐나다 토론토로 유학을 보

냈습니다.”

최정현 씨는 평등부부상까지 받았다. 아이를 키

우려면 아이에게 시간을 많이 내야 한다는 게 최정현 씨

의 지론이다. 직장을 그만둔 것도 ‘아내’ 변재란 씨가 아

니라‘남편’ 최정현 씨다. 육아를 도맡아 해서 그이는 하

예린의 눈빛만 보면 딸의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최정현 씨가 털어놓는 육아의 비법은 ‘친

구처럼 지내야 한다’는 것.

“딸아이 학교 이야기를 다 꿰고 있어야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를 놔두면 방임입니다.

너무 간섭하면 속박입니다. 방임과 속박을 하지 않으려

면 관찰이 먼저 잘 돼야 합니다. 잘 관찰하고 아이에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어떻게 관찰하느냐고요? ‘아이에게 지구상

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세요. 그럼 다 보입니다.”

아이와 다정한 친구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

모도 공부해야 한다. 하다못해 젖니가 언제 빠지는지도

모르고 아이를 키우는 게 대다수 부모들이다. 최정현 씨

는 “미리 알고 당하는 일과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일

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미리 아이의 상태가 어떻게 변

하리라는 것을 알면 대응책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모라

면 다들 겪는 아이의 사춘기. 알면 슬기롭지만 모르면

고역 아닌가.

육아를 주제로 만화를 그릴 때 최정현 씨는 만

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하예린에게 그 장면을 따라 할

수 있도록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는 절대

로 같은 장면을 만들어 준 적이 없다고 한다. 아이가 스

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어른도 아이에

게 보고 배울 게 있다는 말이다.

27 글 |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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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kuk Finance Group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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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8 29

내 몸에 맞는

보험의 설계

“얼마 정도 보험을 들면 적당한가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이게 각자마다 사정이 다 다르고, 보험에 대해 생각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하지만 몇 가지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원칙은 있습니다. 이제

그 원칙들을 하나하나 세워 볼까요?

f i n a n c i a l t e c h n o l o g y興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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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9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 가정의 재정계획 중 보험을 왜 가장 먼저 준비해

야 하는 것일까요? 재정전문가들은 왜 보험을 재테크의

출발이라고 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의

도하지 않은 질병과 사고로 경제활동이 멈춰지면, 치료

비는 물론이고 가족 생계마저 허덕이게 됩니다. 이 경우

재테크로 돈을 많이 모은 듯 해도 순식간에 잔고가 바

닥납니다. 어떤 경우는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이런 예기치 못한 불행에 대해 준비하는 수단으

로서 보험은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지요.

그런데 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일

까요? 몇 년 전, 미국의 보험 리서치 기관인 LIMRA에

서 대대적으로 보험의 구입 의향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4,700만 세대만이 보

험의 구입이나 추가 가입 의향이 있다고 나왔지요.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인 역시 다음과 같은 사유로 주저

하고 있더군요.

첫째, 보험의 적정한 가입금액에 대한 객관성이

없다 보니 확신이 부족하다. 둘째, 상품 선택이 복잡하다.

셋째는 검토할 시간이 없고, 언제든 가입 가능하니까 가

입을 연기한다. 넷째, 신뢰할 만한 컨설턴트가 없다. 둘

째부터 넷째는 사실 정직하고 유능한 컨설턴트를 만나

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러나 첫번째 대답은 다릅니다. “보험은 얼마

정도 들면 적당한가요?” 이 문제가 바로 보험가입의 적

정성인데,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 질문 중 하

나이기도 합니다. 보험의 크기는 각 개인마다 다릅니다.

보장의 크기는 재무상태나 위험 분석을 통해 만일의 경

우에도 현 생활대로 유지할 수 있는 만큼의 크기로 준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년 정도 생활비 + 자립자금 (적어도 막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매월 필요한 생활비) - 준비된 자금

먼저 원하는 자금을 산출하고, 여기에서 준비자

금을 제외한 부족한 자금을 준비하면 됩니다. 일종의 ‘보

장자산 견적’을 뽑는 것인데, 최소한 준비 방법은 위와

같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3년 정도 생활비를 권하는

것은 배우자를 잃고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그 정

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훌륭한

분석과 노력 속에서 나온 것이라도 현실적으로 너무나

큰 금액이라면 차라리 외면하게 됩니다. 전체 가계수입

중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험료의 적정 규모는 소득이나 경제

력을 감안할 때 가계소득의 6~10%(노후 준비인 연금보

험 제외)를 권장합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 더 많은 금액

을 가입할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전체적인 가계자산의

효율성이 떨어지지요. 만일 당신이 보험을 통해 상속세를

절감하려는 목적이 아닌데도 이 비율을 넘어서 과도하게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소방도로는 불이 났을 때 대처하기 위해 미리 만

듭니다. 불 나고 나서 소방도로를 만들면 ‘소 잃고 외양

간 고치기’식으로 아무 소용이 없지요. 보험은 사랑하는

가족이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의 힘으로 삶의 짐을 짊어

질 준비가 될 때까지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 줍니다. 사실,

보험은 자발적으로 구미가 당기는 상품이 아닙니다. 자

녀교육, 결혼, 주택구입, 노후생활 등 눈에 뚜렷이 보이

는 미래만 준비해도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정

작 시급한 것은 보험같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아닐까요?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해 준비가 없다면 가

족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

서 보험의 정의 중 하나가 ‘기대조차 하지 않고 있을 때,

큰 힘이 되어 돌아 오는 것! 가장 필요로 할 때 그 인생

의 험로에서 당신에게 도움의 빛이 되는 것’이지요. 현

재 독자님의 나이와 상관없이 먼저 자산 형성의 틀을 점

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 아래 단추들은 모두

잘못 끼워지기 마련입니다. 금이 간 독을 미리미리 수리

하지 않으면 나중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미래의 재정적 안정

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보험은 재정안정에 있어서 가

장 근본적인 시작이며,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 다음

에야 투자, 절세 등의 문제를 다룰 수 있지요. 든든한 위

험관리의 토대 위에서 펀드나 주식 등 다른 재테크 상품

에 투자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권광영 흥국쌍용화재 상무로 《보험의 미래,

매직라이프 컨설팅》, 《돈에 걸려 비틀거리지 않

는 삶의 7가지 원칙》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보

통사람들의 경제적 자유 누리기에 대한 끊임없

는 탐구가 바로 그를 소개하는 키워드다.

글 | 권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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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0 31

복리의 비밀대다수 사람들은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오로지 금리에만 많은 관심을 갖는다. 복리인지 단리인지를

따져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금융상품은 수익률이 일정하더라도 복리냐 단리냐에 따라 나중

에 손에 쥐는 금액에 차이가 난다. 즉 재투자 수익률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돈 불리기 효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 경제 전문가들은 복리 효과에 대해 ‘마술’이라

고 표현한다. 일정 기간의 이자가 원금에 가산되어 다시

투자되기 때문에 장기로 투자하면 종자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금리가 연 5%인 상품에 복리투자

를 하면 5년 뒤 원금의 1.3배 정도로 늘어나지만, 14.4

년이면 2배, 20년이면 2.6배, 30년이면 4.3배로 훌쩍

커진다. 요즘과 같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단순히

금리만 갖고서 돈을 불리겠다는 전략은 부족하다. 복

리 상품을 고르는 지혜를 갖는다면 풍성한 재테크 효

과를 볼 수 있다. 현재 판매중인 복리 상품으로는 연 5%

안팎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보험사의 저축보험이 대표

적이다. 저축보험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보다 만

기 때 받는 보험금이 더 많은 상품을 말한다. 위험 보장

m o n e y m o n e y興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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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1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을 내세우는 보장성 보험과 달리 노후 대비ㆍ교육비 마

련 등을 겨냥해 저축 기능을 강화한 상품들이다. 10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까지 주어

진다. 물론 중도에 해지하게 되면 원금 보장은 받을 수

없다. 다만 저축 보험은 질병이나 사고에 대해 보장하기

위해 여러 가지 특약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다달이 예금

하는 돈의 일부분이 보험료로 충당된다는 점도 유념해

야 한다.

보험 가입기간 중에 탄력적으로 자금 운용을 하

길 원한다면, 일정 의무납입기간(통상 24개월)이 지나

면 추가 보험료 납입 없이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상

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가령 흥국생명의 ‘플렉스유

니버셜적립보험’은 월 대체 보험료 기능이 있어 가입자

의 필요에 따라 보험료 납입과 중도 인출을 선택할 수

있다. 만 55세 이상 만기가 되었을 때 생존해 있다면 종

신보험으로 전환해서 평생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출시되는 저축 보험은 대부분 금리

연동형이다. 즉 시장 실세금리 추이에 따라 수익률이 달

라진다는 얘기다. 물론 시장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일정

금리 이상은 보장해 주는 최저 이율 제도가 마련돼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흥국생명의 ‘그린필드

연금보험’은 최저 보증이율이 있는데, 10년 이하 기간은

연 복리 3%, 10년 초과 기간은 연 복리 2%로 적용된다.

또 다른 복리 상품으로는 저축은행에서 판매하

는 정기예금을 꼽을 수 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은 은행권 정기예금보다 기본 금리가 1~1.5%포인트

높으면서도 매달 이자가 붙는 월 복리라는 게 장점이다.

특히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표지어음(기업들의 어음

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단기금융상품)은 매일 이자

가 붙기 때문에 월 복리나 연 복리 상품과 비교하면 수

익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가령 1,000만 원을 6개월짜

리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때 월 복리 상품의 이자는 24

만 2,412원이지만, 일 복리로 가입하면 24만 5,211원

이 나와 월 복리보다 2,799원 많다.

대다수 서민들은 조기퇴직ㆍ고령화 등 불안한

미래 때문에 1년씩 정기예금에 단리로 가입했다가 만기

가 되면 돈을 다시 찾은 뒤, 다시 1년짜리 정기예금으로

묶어두는 식으로 재테크를 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복리 효과를 얻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만기가 되어 목

돈을 찾게 되면 이상하게도 꼭 돈을 쓸 곳이 생기고, 결

국 결심이 흔들려서 돈을 써버리게 되어 진정한 복리 효

과를 누리기 어렵게 된다.

복리 상품에 가입해 돈을 불리겠다는 계획을 세

웠다면, 거북처럼 질긴 인내심이 필수다. 다음과 같은

복리 투자 성공 5계명도 꼭 체크해 두자.

우선 복리 상품으로 성공하려면, 단기간 돈을 적

립한 다음에 길게 투자해야 한다. 복리 상품은 가입 기

간이 길수록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보통 복리 상품에

3~4년 정도 납입한 상태에서 통장을 들춰 보고선 수익

률이 낮아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리나 복리나 별로

다를 게 없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복리는 적어도

7년 이상은 지나야 경쟁력을 갖는다. 복리 상품 투자는

장거리를 뛰는 마라톤처럼 인내심을 갖고 장기간 투자

해야 효과를 본다는 뜻이다.

둘째, 복리 상품에 가입할 땐 비과세 선택이 필

수다. 오랫동안 복리 상품에 가입해 풍성한 이자를 얻

었다고 해도 이를 이자로 모두 빼앗기게 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수년간의 인내와 고통을 통해 쌓아둔 수익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빼앗기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특히

나 복리 상품은 이자가 많이 붙기 때문에 가입 전에 비과

세 여부와 세금 우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절세 혜

택을 받지 못하는 복리 상품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셋째, 복리는 계산주기가 짧을수록 유리하다. 즉

1년 단위로 이자가 붙는 연 복리보다는 매달 이자가 계

산되는 월 복리가, 월 복리보다는 하루 단위로 이자가

붙는 일 복리가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넷째, 뭉칫돈을 복리 상품에 넣었을 땐 세금 문

제에도 유념해야 한다. 특정 해에 한꺼번에 몰아서 돈을

받게 되면 금융종합과세 대상(1년 금융소득 4,000만 원

초과)에 해당돼 세금을 물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

라서 오랫동안 복리 투자를 할 때는 만기가 도래하는 때

를 잘 조절하는 게 좋다.

다섯째, 복리기간에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이뤄

져야 한다. 매년 10%대의 고수익을 내다가 중간에 마

이너스(-) 수익이 발행한다면 복리 효과는 커녕, 원금까

지 왕창 손해 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이경은(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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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투자하라

과거는 현재의 투자처이고 미래 또한 오늘의 투자처이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에 집착하지 않는다. 미래를

현재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미래의 가치 산업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현명한 투자자들처럼 미래의 가치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회를 포착해야 할까.

m o n e y t r a i n興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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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33 글 | 이대표(재테크 칼럼니스트)

이대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터넷 재테크 커뮤니티로 평가

받는 짠돌이카페(cafe.daum.net/mmnix)의 메인 시삽이면서 재테크

도서 <<부자가 되는 기술>>의 저자이기도 하다. MBC, KBS, 조선일보, 중

앙일보 등 유력 언론들에 고정 패널로 출연, 다양한 재테크 칼럼을 제공하

고 있다.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금융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갈 곳 몰라 방황하는 투자자들 사이에

서는 깊은 한숨만이 들려오고 있다. 주식 투자를 계속해

야 하는지, 펀드는 그대로 둬야 하는지, 중국 투자는 이

제 가망 없는 건지 등 다양한 고민들이 꼬리를 물고 이

어진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국내외 시장 상황과 관

계없이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현명한 투자

자들도 있다. 그들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에 집

착하지 않는다. 즉 현재가 아닌 미래를 현재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미래의 가치 산업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현

명한 투자자들처럼 미래의 가치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서는 어떤 기회를 포착해야 할까.

첫째, 대한민국 인구지도의 움직임 속에서 기회

를 모색해야 한다. 인구라는 요소 하나가 어떤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공급을 전적으로 결정짓는 건 아니지만

인구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투자 기회를 만드는 건

위험천만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일 당신이 투자 목

적으로 구매한 아파트를 되사 줄 사람이 사라진다면 어

떻게 되겠는가? 당신이 매수한 어떤 기업의 주식을 다

시 사 줄 사람이 없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미래의 가치에 주목하는 재테크 투자자들은 인구 변화

중에서도 ‘쌍봉세대’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포착하

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추이와 40~59세로 자산 시장

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쌍봉세대’의 증감 추이를

감안해 볼 때 향후 10년 정도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꾸준하게 그 수요가 늘어나 수익률 또한 개선될 가능성

이 크다. 부동산 투자의 경우 미분양이 늘어가는 지방보

다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유망하고, 주식 또한

소형 테마주보다는 대기업 위주의 대형 우량주가 유망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기후 변화가 우리 삶의 모든 패턴을 송두

리째 바꿀 수 있으며,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세계 경제는 ‘탄소 시장’을 중심으

로 급격한 재편을 맞이할 전망이다. 개발경제를 표방했

던 20세기엔 ‘석유’와 같은 화석자원을 가진 나라가 세

계 경제를 장악했지만, 저탄소 경제를 추구하는 21세기

엔 ‘신재생 에너지’를 가진 나라가 세계 패권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처럼 기후 변화에 따른 ‘저탄소 경제’의 본

격 가시화에 따라 현재까지는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지

는 않지만 재테크 시장에서 탄소 펀드가 유망한 상품으

로 떠오를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성장 동력은

앞으로 40~50년간 지속될 전망이므로 세계 탄소 시장

의 거래 규모는 나날이 확대될 것이고, 탄소 펀드・지구

온난화 펀드・대체 에너지 펀드 등이 신규 상품으로 각

광받을 것이다. 이외에도 국책사업을 수주하는 건설기

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보도록 하자. 기후 변화에 따른

필연적 자연 재앙으로 인해 정부는 홍수지역을 정비하

기 위한 댐을 증설하고, 삼림 보전에 막대한 투자를 감

행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의료업계와 제약업계, 보험업계

에 속한 기업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면 좋은 기

회를 포착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에 출간한 《부자가 되는 기술》이란

책에서 상위 1%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99%의 사람들

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 상위

1%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99%의 사람들이 미처 알아

채지 못한 유리한 기회들을 포착해야 할 것이다.

“살아남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이다.”

찰스 다윈이 한 말이다. 이는 진화론뿐 아니라

인생이나 재테크에 있어서도 금과옥조로 삼을 만한 충

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바꿔볼 수 있을

것이다.

“재테크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미래의 가치를 꿰

뚫어보고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다.”

2008년

“재테크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미래의 가치를 꿰뚫어보고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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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민 건 강 주 치 의’ 의 잘 사 는 법

의사라는 본업 외에도 방송 출연과 책 출간, 강의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

고 있는 가정의학과전문의 이승남 원장. 각종 신문과 방송매체를 넘나들며 대한민국 대표 ‘국민 건강 주

치의’로 활약하고 있는 이승남 원장은 미래를 위해 흥국생명 연금보험 상품에도 가입해 ‘항상 준비하는

의사’로 통한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f r i e n d s h i p

◆ 매일 아침 우리에게 86,400원을 입금해

주는 은행이 있고, 우리가 쓰지 못하고 남은 잔

액은 저녁마다 사라져 버린다고 상상해 보자. 한

글로벌기업의 CEO는 시간이 이런 은행과 같다

고 말했다. 우리는 매일 아침 86,400초를 부여

받는다. 누군가는 알뜰하게 소진하고, 누군가는

잔액을 남긴다. 그렇다면 강남베스트클리닉 이

승남 원장은 매일 주어지는 86,400초의 시간을

아낌없이 소진하는 이들 중 한 명일 것이다.

그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인

터뷰를 위해 찾아간 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저녁 무렵이었지만, 야간진료로 곧 수술을 앞두

고 있는 참이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MBC <생방송 오늘

아침> 출연을 위해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와요.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야간진료로 밤늦게 일이

끝나고요. 일요일에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있고, 가끔씩 주중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잡히기도 합니다.”

이렇듯 하루를 분 단위로 끊어서 살 것

같은 그에게도 여유 시간이라는 게 있을까. 그

는 “시간은 생기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시간을 쪼개 쓰는 방법 중 하나는

빠른 걸음걸이다. 이승남 원장이 걷는 속도는

보통 사람들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글쓰

기 등 다른 일을 해야 할 때는 일찍 잠자리에 들

고 새벽 3~4시쯤 일어나 일을 하다가 다시 잠

을 청한다.

“일요일에는 오히려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요. 새벽 4~5시쯤 일어나 운동을 하러

갑니다. 골프를 가끔 하지만 잘 하지는 못해요.

사실 취미활동을 즐길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하기는 힘들어요.”

그런 그가 부담 없이 즐기는 것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음주가무다. 아내와 한 달에 한

두 번씩 가라오케를 찾아 즐겁게 놀고 스트레스

도 해소하니 이만한 놀이가 없다.

“노래를 좋아한다기보다는 가볍게 술 마

시고 재미있게 노는 걸 좋아해요. 예전에는 집

사람이랑 마음이 맞으면 토요일에 춤도 추러 가

고 그랬어요.(웃음) 전 술을 많이는 안 마셔요.

소주 한 병 이상은 안 마시고, 술자리가 있어도

2차는 절대 가지 않거든요.”

이승남 원장은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

는 비결로 생활 습관을 꼽았다. 건강을 위해 따

로 시간을 내 운동을 하거나 보양식을 챙겨먹기

보다는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

을 찾아 습관화하는 것이 그만의 건강 노하우라

는 것이다. 남보다 빨리 걷기, 점심시간에 식후

낮잠 자기, 많이 웃고 재미있게 놀기, 나쁜 일은

빨리 잊기, 물 자주 마시기, 짜증이나 신경질 내

지 않기, 소식 하기, 비타민 챙겨 먹기 등이다.

60세 이후에는 또 다른 삶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승남 원장. 그는 7년 후에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컨설팅에 힘을 쏟을 계획이

라고 한다. 그것이 곧 그의 노후 계획인 셈이다.

노후 자금 관리는 꼼꼼한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

겨두고 있다. 흥국생명에 가입되어 있는 연금상

품도 그 중 하나다.

급히 수술실로 향하는 그를 보며 하루를

일주일처럼, 일주일을 한 달처럼 사는 이에게

주어지는 인생의 값진 선물을 생각해본다.

興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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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5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글 | 오인숙

이승남 박사가 제안하는 건강 다이어트 노하우

건강한 다이어트는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균형

잡힌 식단과 그 식단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께 섭취해야 가능하다. 컬러 푸드의 색을

내는 성분 속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은 물론 세포의 노

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 등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식물

성 화학물질이 다량 들어있다. 컬러 푸드를 이용한 컬

러 다이어트야 말로 완벽한 다이어트 법이다. 웰빙이

따로 없다. 컬러 푸드를 많이 섭취하는 게 웰빙의 시작

이다. 단 지금 제시하는 일곱 가지 원칙은 꼭 지키자.

1.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옳지 않다. 식사는 하루

에 세 번 먹자.

2. 너무 짜게 먹는다. 반찬을 줄이자.

3. 단것, 튀긴 것, 기름기 많은 것을 피하자. 좋을 게 없

는 음식들이다.

4. 당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먹자.

5. 운동도 현명하게 파워 워킹으로 하자.

6. 물을 마시자. 물은 건강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7. 음식은 적어도 30번씩 씹도록 하자. 꼭꼭 씹어 먹어

야 소화가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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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6 37

g o o d p e o p l e

한 지붕 세 자매

흥국쌍용화재 안산지점에는 FC로 함께 일하는 세 자매가 있다. 김미령ㆍ미종ㆍ미조 세

자매가 그 주인공들이다. 그저 같은 일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그들의 우애를 설명하

긴 힘들다. 세 자매는 직장에서는 든든한 동료애로, 일상에서는 속 깊은 가족애로 똘똘

뭉쳐 삶의 즐거움을 함께 만들고 더불어 생활하고 있다.

흥국쌍용화재 안산지점 김미령ㆍ미종ㆍ미조 FC

興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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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7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 흥국쌍용화재의 문을 처음 두드린 이는

김미령 팀장이다. 셋째인 김미조 FC가 뒤를 이

었고, 둘째인 김미종 FC가 올 2월에 차례로 입

사했다. 김미령 팀장과 김미종 FC는 이미 전 직

장에서 7~8년간 보험과 인연을 맺은 베테랑들

이지만 막내인 김미조 FC는 지난해 처음으로

보험에 발을 들여 놓은 아직은 풋풋한 새내기다.

“저희는 보험가족이에요. 이모님과 남편

이 보험 일을 하고 있고, 외삼촌도 현재 이곳 안

산지점에서 근무하고 계세요.”

김미령 팀장의 말처럼 상황이 이렇다보

니, 김미조 FC가 입사동기란에 ‘보험의 피가 흐

른다’고 적었다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매라곤 하나, 그녀들은 그닥 닮은꼴이

아니다. 오히려 정말 자매일까 싶을 정도로 각

자의 개성이 뚜렷한 것이 특징. 그래서인지 동

료들이 이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라 되묻는 경

우가 간혹 있다고. 물방울 모양의 선한 눈매를

가진 김미령 팀장은 순한 인상이 매력적이다.

둘째인 김미종 FC는 후덕한 이미지에서 포용력

이 느껴진다. 반면 셋째인 김미조 FC는 야무진

생김새가 당차 보인다. 이렇듯 각자 개성 있는

모습만큼이나 일하는 스타일과 성격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활달하고 부지런한 김미령 팀장은 고객

과의 ‘약속’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고객은 사소한 약속도 중요시해요. 예를

들어 제가 지나가는 말로 한번 들르겠다, 밥 한번

사겠다고 하면 그걸 잊지 않고 기억하시거든요.”

김미종 FC는 스스로를 무뚝뚝하고 고

집 센 ‘뚝보’라고 말한다. 앞에 나서기보다는 허

드렛일을 하더라도 뒤에서 묵묵히 거드는 타입

이다. 푸근한 인상 그대로 어르신들에게 편하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 장점이다.

두 언니의 성격을 반씩 섞어놓았다는 김

미조 FC는 뚱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

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일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저만의

업무 노하우를 만들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끈기는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안 되는 건 나중에

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밀어붙이고 버텨

보는 편이에요. 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기 위

해 마인드 컨트롤을 자주 해요.”

그녀의 말에 두 언니는 “젊었을 때의 나

를 보는 것 같다”며 “앞으로 대성할 것”이라는

말로 동생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세 자매는 업무에 있어서도 남부럽지 않

은 실적을 자랑한다. 특히 맏언니인 김미령 팀

장은 막내인 김미조 FC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이들은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자 기둥이다. 실적

이 좋지 않거나 일이 힘들어 풀이 죽어 있을 때

가장 큰 응원을 보내주고 위로해주는 이들 역시

자매들이다. 세 자매가 함께 일하다 보니 서로

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김미

종 FC는 동생이 좋은 실적을 거두면 긴장이 된

다고 고백한다.

“언니는 워낙 잘 하니까 그러려니 해요.

하지만 뒤늦게 시작한 동생이 저보다 잘 하면

그렇게 긴장이 될 수가 없어요. 동생한테 지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되니까 아무래도

좋은 자극이 되죠.”

세 자매는 보험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험담을 공유한다. 이웃해

모여 살며 가족의 정을 나누고, 주말에는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인근의 농장에서 함께 밭일을

한다. 손수 기른 감자며 고추며 오이를 수확해

나누는 기쁨은 일을 통한 교류와는 또 다른 즐거

움을 선사한다. “가족이 함께 모여 살고, 같은 일

을 하는 건 축복”이라고 말하는 세 자매에게서

다복한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첫째 김미령

둘째 김미종

셋째 김미조

글 | 오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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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8 39

사랑받는 금융가족으로 거듭나기

고객 제일주의 실천을 넘어 감동으로

지난 5월 새로운 CI와 함께 도약을 선언한 흥국금융가족이 고객 제일주의 실천을 향한

쉼 없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약 30만 명이 참여한 ‘CI론칭 기념

이벤트’와 ‘VIP고객 초청 행사’를 통해 BMW 자동차 등 총 2억 원 상당의 상품과 패밀

리 레스토랑 식사권, 영화 초대권 등 다양한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이벤트 당첨자

280명의 명단은 흥국금융가족 홈페이지(www.heungkukfg.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객에게 감사편지 쓰기’ 이벤트도 진행했다. 임직원들이 정성스럽게 친필로

쓴 감사편지에는 고객을 향한 흥국금융가족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잔잔한 감동

까지 선사하고 있다. 앞으로도 흥국금융가족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팬들의 사랑에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핑크스파이더스 FILA와 스폰서십 체결

흥국생명 여자 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가 스포츠를 위한 토탈패션 브랜드 FILA와 스폰서

십 계약을 체결하고, 업무 제휴 조인식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단은

앞으로 경기에 나설 때 흥국금융가족 로고와 함께 FILA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

하게 되며, 향후 FILA와 공동으로 핑크스파이더스 서포터즈 후원은 물론 다양한 공동 마

케팅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AOS(Automobile repair cost computation On-Line System) 견적대회 개최

보상 분야 고객만족 100%를 향해

흥국쌍용화재는 지난 7월 10일 보상직원의 손해사정 능력을 배양하고 신속한 손해액 산

출로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자동차 수리 비용 산출 시스템인 AOS견적 대회를

실시했다. 흥국쌍용화재 자동차사업부는 실제 차량을 구입해 자동차기술연구소의 충돌시

험장에서 시속 23km의 속도로 충돌실험을 진행했으며, 손상된 차량의 견적을 정확하게

산출한 직원에게는 성적우수표창장을 수여했다.

보험 업무, 이제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상담하세요

이유다이렉트 휴대폰 문자 상담 서비스

흥국쌍용화재는 지난 6월부터 ‘이유다이렉트 휴대폰 문자 상담 서비스(Mobile

Originated)’를 보험업계 최초로 실시했다. ‘이유다이렉트 휴대폰 문자 상담 서비스’는

주소나 연락처 변경 등 간단한 보험 업무부터 보험료 산출 및 가입 등 보험에 관한 상세

한 상담까지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상담 가능하도록 한 이유다이렉트만의 새로운

상담 서비스다. 상담 내용을 문자로 작성한 후 이유다이렉트 사서함 번호인 #2688을

수신자번호로 지정해 전송하면 별도의 가입 신청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또한 통화 장애 우려가 없고, 주위 환경이

소란해 통화가 곤란한 경우에도 이용이 가능하며 통신비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흥국쌍용화재는 이번 서비스를 긴급출

동 24시간 접수까지 확대하는 등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의 1688-1688

n e w s興國

우 리

회 사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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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9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행복한 내일을 위한 현명한 선택

(무)프리미엄 Life time 변액연금보험

◆ 업계 최초의 최저 연금액 종신보장

◆ 투자수익률은 하락해도 연금액 감소 無

흥국생명은 업계 최초로 신

개념 ‘변액연금 보증 옵션’

을 도입, 종신토록 최저 연

금 지급을 보증하는 ‘무배

당 프리미엄 Life time 변

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변액연금 보증 옵션을 통해 최저 연금 수준을 높이

면서 투자수익률 하락시에도 연금액이 감소하지 않도록 설

계돼 장기투자에 따른 불안감을 낮추고 실적배당형 상품의

장점인 수익성을 동시에 갖췄다. 기존 변액연금보험이 연

금 개시시점의 최저적립금을 보장했던 반면 이 상품은 신

개념의 보증 옵션을 도입해 연금 개시 이후에도 운용 실적

에 상관없이 연금 기준금액의 3.5~5.5% 수준의 연금액을

종신토록 지급 보증한다. 또한 연납 도입을 통해 자금설계

방식을 차별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도 연금 지급시기

변경 및 연금 개시 이후에도 해약, 일반연금 전환 등 계약

자 선택권을 강화해 계약자들이 자금 흐름의 유동성을 확

보하고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문의 : 1588-2288

보장도, 행복도 업그레이드

‘행복을 多주는 가족사랑보험’

흥국쌍용화재가 고령화 사회에

맞춰 보험기간을 연장하고 보장

내용을 강화한 새로운 ‘행복을

多주는 가족사랑보험’을 선보였

다. 2007년 7월 출시 후 6월까

지 약 50만 건의 계약을 달성한 ‘행복을 多주는 가족사랑보

험’을 업그레이드한 이 상품은 80세까지 보장하던 상해 및

질병, 입ㆍ통원의료비를 100세까지 연장보장하며 기존 통원

의료비에서만 보장하던 치매보장을 입원의료비에서도 보장

하도록 보장 범위와 내용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업계 최초

로 상해나 질병으로 입원 치료시 지급하는 의료비한도를 최

고 5,000만 원까지 늘렸으며 납입기간을 다양화하여 고객의

조건에 맞게 보험료 수준을 설계할 수 있다. 문의 1688-1688

주택 마련 저축의 최강자

장기주택마련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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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며 자산 8,000억 원대의 명

실상부한 우량 저축은행인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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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택마련저축. 가입일로부터

3년을 기준으로 4.65~5%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는 시중은

행과 달리 6%의 시행금리를 보장한다. 또한 10년 만기시까

지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확정금리로 안정

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문의 051-647-5051~5

높은 수익률과 친절한 금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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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클럽에 가입하는 등 단단하고

알찬 은행으로 성장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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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을 추천한다. 100일 또는 6~36개월 단위로 가입이 가

능한 적립식 상품으로 12개월 이상 가입시 6.1% 이상의

약정이율이 적용되며,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1%의 금리

를 우대 받을 수 있다. 문의 052-939-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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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스 주식형 펀드

독과점 기업에 집중투자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마

켓리더스 주식형펀드’. 특정산

업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들 가운데 해당 분

야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들이

주 타깃이다.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경쟁업체의

진입이 힘든 이 업체들에 투자하여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

출할 수 있다. 문의 02-768-6522

우 리

회 사

대 표

상 품

Page 42: 08+09 - heungkuklife.co.kr€¦ · 03 Heungkuk Finance Group 2008 08+09 익숙한 풍경이 되고 익숙한 풍경도 낯선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바람이 불고 늘 그

가끔은 자가용을 보고 놀랍니다. 자가용 바퀴는 지름이 기

껏 1m 안팎일 텐데 그 바퀴를 굴려 부산도 가고 해남도 갑

니다. 조렇게 조그마한 것이 구르고 굴러 가지 못하는 세

상이 없다니요. 엄연히 바퀴는 그 작은 몸으로 이 땅을 지

쳐갑니다. 이런 마당에 우리는 바퀴가 처음 힘겹게 한 바퀴

몸을 굴렸던 것을 가끔은 잊고 삽니다. 가만히 서 있던 것

이 처음으로 움직일 때 그 창조적 고통은 형언할 수 없을

것이나, 그 고통이 있고 난 다음에야 앞으로 나아가는 행

복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창간호 때 보여주신 응

원과 격려, 칭찬과 따끔한 충고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여 기

쁨과 감사, 쑥스러움과 반성에 온몸의 긴장을 한순간도 놓

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편안한 속도의 길에 들어

서려 합니다. 이번 호에는 삼청동의 거리풍경부터 상해에

서 만난 낡은 인력거, 아련한 창문, 이진우 시인의 통영 이

야기가 절절한 향수와 함께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습니

다. 많은 분들이 종각역에서 만나고 강남역에서 만납니다.

하지만 <Hammering Man> 이야기를 읽으신 독자라면

이제부터는 약속장소를 이렇게 정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 우리 해머링 맨 공원에서 만나자!” 해머링 맨이 우리

들 약속에 굳건한 망치질을 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Hammering Man>이 세계적인 명성의 작품이듯이 우리

[흥美zine]도 여러분에게 명품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흥국금융가족 사보 편집부

Heungkuk puzzle

창조적 고통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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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4

e d i t o r s t o r y

<가로>

1.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에 있는 조나단 보롭스키의 작품명.

4. 씨름할 때 허리와 다리에 둘러 묶어서 손잡이로 쓰는 무명으로 만든 바.

5. 투자하는 사람. <동의어> 투자가.

6. 국수를 증기로 익히고 기름에 튀겨 말린 즉석식품.

7.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기체.

8. 가장 알맞음.

9.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인정. 인ㅇ상ㅇ.

11. 일이 생긴 그 마당. 사건ㅇㅇ. 공사ㅇㅇ

13.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을 말함. 또는 그 말.

14. 남에게 드러내어 뽐냄. 또는 그렇게 할 만한 것. 자식ㅇㅇ. 솜씨ㅇㅇ

<세로>

1. 여름에 해를 바라보고 피는 노랗고 둥글넓적한 꽃.

2. 농구・축구・핸드볼 등에서 사용하는 일 대 일의 방어방식.

3. 어진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므로 천하에 적대(敵對)하는 사람이

없음. 인ㅇ무ㅇ.

7. 퍼블릭 아트.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의 <해머링 맨>이 대표적이다.

8. 반쪽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만화가이자 설치미술가.

10. 노래하고 춤출 때 곡조에 맞추어 흥을 돋우느라고 부르는 소리. 얼

씨구 ㅇ화ㅇ.

12. 이곳, 저곳, 그곳, 내가 그녀를 만난 곳.

퍼즐 정답을 독자엽서에 적어 [흥美zine] 편집부 앞으로 보내주세요.

참여해 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예술영화극장 씨네큐브 광화문 영화티

켓 2매(10명)와 도서문화상품권(10명)을 선물로 드립니다.

興國

40

1 흥 미 2 진 3 감 로

4 수

보 5 공 6 청 회 선

7 가 8 곡 산 9 우 화

10마 켓 리 더 스

11특 단 대 12개 13회

수 14재 첩

15국 사

16강 익 중 17한 승 원

지난호 정답 당첨자이용신 예가람저축은행 | 강정애 흥국생명 부산지

점 | 김미숙 흥국생명 평촌지점 | 고영호 흥국생명

당진지점 | 박은영 흥국생명 보은지점 | 김상기 흥

국생명 부산지점 | 성혁기 흥국쌍용화재 대구지점

| 김순옥 흥국쌍용화재 대구지점 | 이상수 흥국쌍

용화재 부산지점

강희경 서울 종로구 | 이정화 대구 달성군 | 손정

희 대구 중구 | 김성삼 부산 동구 | 서승원 서울 동

작구 | 신은자 서울 서대문구 | 김경희 서울 서초

구 | 모은숙 성남시 분당구 | 문경숙 안양시 동안

구 | 주현숙 충남 홍성군 | 김경욱 서울 구로구

◆ 기재하신 주소를 기준으로 선물을 구분하여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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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행복하세요” 사랑의 마음을 대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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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위한 흥국금융가족의 새로운 약속

하나. 보험에서 증권, 투신, 자산운용, 예금, 대출에 이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둘. 보험이 강한 초우량 금융그룹으로서 고객님의 일생에 걸쳐 특별하게 지켜드리겠습니다.

셋.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21세기 금융의 The Dynamic Innovator가 되겠습니다.

새롭게 도약하는 흥국금융가족

21세기 금융혁신의 리더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