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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l 경 제 을문화가 존속한다면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할 유무형의 대가 가 과연 얼마나 될지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했다. 본사의 ‘밀어내기’ 횡포를 규율하기 위해 본사·대리점 간 의 불공정 행위를 명확히 규율하는 ‘특정 재판매거래 고시’를 제정하기도 했다. 갑의 횡포 관련 논란은 남양유업 사태 이후에도 확산 일로 를 걸었다. 7월 배상면주가의 한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물량 밀어내기 압박과 빚 독촉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경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9월 배상면주가가 전속 도매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00만 원을 부과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에도 불공정 거래 논란이 확산되면 서 공정위는 제빵, 피자, 치킨, 커피, 편의점 업계를 대상으로 가맹사업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포털업계에 대한 조사도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의 중요한 성과였다. 공정위는 5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였다. 포털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경쟁사업 자를 배제했다는 내용이었다. 11월 조사결과를 위원회에 상정하기 전 네이버와 다음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동의의결제를 신청하고 자진시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의의결제란 공정위가 위법성 판단을 내려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대신 사업자가 시정방안을 제시하도록 해 실질적 인 개선을 신속하게 끌어내는 제도를 말한다. 공정위는 네이 버·다음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건에 대한 잠정 동의 의결안을 양사와 30여 일간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12월 잠정 동의의결안으로 네이버는 거래질서 개선과 소비 자 후생을 위해 기금출연 등으로 3년간 총 1천억원 규모의 지 원사업을 벌인다는 내용의 구제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피해 구제기금으로 2년간 현금 10억원을 출연한다는 구제안을 내 놓았다. 담합 및 불공정 관행 근절, 소비자 권익 보호 공정거래 정책의 대표적 분야인 담합 제재와 관련해서도 공정위의 강력한 조사와 제재 조치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이었던 4대 강 사업과 관련해 전년도에 1차 턴키입 찰 담합 제재를 한 데 이어 2013년에는 2차 턴키입찰 담합과 총인시설 입찰 담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5월에는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 가격을 상호 협의 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34억원을 부과했다. 6월에는 건축 용 판유리 가격을 담합해 인상한 한국유리공업과 KCC에 시 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84억2천만원을 부과했다. 7월에는 덤프트럭, 카고트럭, 트랙터(컨테이너 운송용 트 럭) 등을 만드는 대형화물상용차 업체들의 가격담합을 확인 하고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트럭코리아, 볼보그룹코리아, 타타 대우상용차, 만트럭버스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등 7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160억원을 부과했다. 9월에는 담합 조사 관련 조직을 개편해 입찰담합조사과를 신설, 대형 입찰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다. 10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원자력발전소용 케이 블 구매입찰 담합을 적발해 담합에 가담한 8개 전선제조사 에 과징금 총 63억5천만원을 부과했다. 같은 달 서울지하철 5~8호선 영상광고 시스템인 스마트몰 사업자 공모 입찰에서 미리 낙찰자를 짜고 입찰에 참여한 KT와 포스코ICT, 롯데정 보통신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87억6천만원의 과징금을 부 과했다. 12월에는 과자, 화장품 등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의 가격 을 담합한 5개 업체에 1천56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내렸다. 불공정 하도급 조사와 관련해서도 의미 깊은 성과가 이어 졌다. 먼저 조선업계의 단가 후려치기 관행과 관련해 일련의 제재 조치가 나왔다. 3월 SPP조선의 부당 단가인하 행위 적 발로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6월 조선사 신아SB 에 과징금 1천200만원, 10월 대우조선해양에 과징금 267억 원을 부과했다. 불공정 하도급 관행 논란이 지속된 광고업계와 시스템통합 (SI) 업계에 대한 조사도 착수했다. 유통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재 조 치와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6월에는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 체 간 인테리어 비용 등에 관한 분담기준을 담은 표준거래계 약서를 개정, 백화점 등에서 매장 인테리어비를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8월에는 판매장려금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납품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에 따라 ‘대규모 유통업 분야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제정 했다. 11월에는 롯데백화점과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우월적 지위 를 이용해 입점업체나 납품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 정 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2 억500만원을 부과했다. 유통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근절 하고자 2012년부터 시행한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첫 제재 사례였다. 소비자 권익증진 분야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한국 소비자원과 소비자단체가 주체가 돼 청바지, 차량용 블랙박 스, 캠핑용품 등에 관한 주요 상품 성능 비교평가가 이뤄졌다. 조사결과 발표의 여파로 제조업체들이 불량 제품을 교환·환 불하거나 가격을 스스로 인하하는 성과를 냈다. 부당 표시·광고를 한 사업자는 피해를 당한 소비자에게 무과실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표시광고법을 개정했다. 소 비자 피해를 대량 발생시키는 항공권 분야의 불공정약관과 소셜커머스 사업자의 기만행위 등을 시정하기도 했다. 소비 자 피해 예방을 위해 산후조리원, 임플란트, 아파트공급 등에 관한 표준약관을 제·개정했다. 경제협력 자유무역협정 영토 확대 2013년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새로운 전 기를 맞았다. 정부가 신통상 로드맵에 따라 양자 간 FTA뿐 아니 라 다자간 FTA 추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 이다.

192 - 연합뉴스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6_09.pdf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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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192 - 연합뉴스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6_09.pdf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192 l 경 제

을문화가 존속한다면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할 유무형의 대가

가 과연 얼마나 될지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했다.

본사의 ‘밀어내기’ 횡포를 규율하기 위해 본사·대리점 간

의 불공정 행위를 명확히 규율하는 ‘특정 재판매거래 고시’를

제정하기도 했다.

갑의 횡포 관련 논란은 남양유업 사태 이후에도 확산 일로

를 걸었다. 7월 배상면주가의 한 대리점주가 본사로부터 물량

밀어내기 압박과 빚 독촉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경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9월 배상면주가가 전속 도매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00만

원을 부과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에도 불공정 거래 논란이 확산되면

서 공정위는 제빵, 피자, 치킨, 커피, 편의점 업계를 대상으로

가맹사업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포털업계에 대한 조사도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의 중요한

성과였다. 공정위는 5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였다. 포털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경쟁사업

자를 배제했다는 내용이었다.

11월 조사결과를 위원회에 상정하기 전 네이버와 다음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동의의결제를 신청하고 자진시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의의결제란 공정위가 위법성 판단을 내려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대신 사업자가 시정방안을 제시하도록 해 실질적

인 개선을 신속하게 끌어내는 제도를 말한다. 공정위는 네이

버·다음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건에 대한 잠정 동의

의결안을 양사와 30여 일간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12월 잠정 동의의결안으로 네이버는 거래질서 개선과 소비

자 후생을 위해 기금출연 등으로 3년간 총 1천억원 규모의 지

원사업을 벌인다는 내용의 구제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피해

구제기금으로 2년간 현금 10억원을 출연한다는 구제안을 내

놓았다.

■ 담합 및 불공정 관행 근절, 소비자 권익 보호

공정거래 정책의 대표적 분야인 담합 제재와 관련해서도

공정위의 강력한 조사와 제재 조치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사업이었던 4대 강 사업과 관련해 전년도에 1차 턴키입

찰 담합 제재를 한 데 이어 2013년에는 2차 턴키입찰 담합과

총인시설 입찰 담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5월에는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 가격을 상호 협의

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34억원을 부과했다. 6월에는 건축

용 판유리 가격을 담합해 인상한 한국유리공업과 KCC에 시

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84억2천만원을 부과했다.

7월에는 덤프트럭, 카고트럭, 트랙터(컨테이너 운송용 트

럭) 등을 만드는 대형화물상용차 업체들의 가격담합을 확인

하고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트럭코리아, 볼보그룹코리아, 타타

대우상용차, 만트럭버스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등 7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160억원을 부과했다.

9월에는 담합 조사 관련 조직을 개편해 입찰담합조사과를

신설, 대형 입찰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다.

10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원자력발전소용 케이

블 구매입찰 담합을 적발해 담합에 가담한 8개 전선제조사

에 과징금 총 63억5천만원을 부과했다. 같은 달 서울지하철

5~8호선 영상광고 시스템인 스마트몰 사업자 공모 입찰에서

미리 낙찰자를 짜고 입찰에 참여한 KT와 포스코ICT, 롯데정

보통신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87억6천만원의 과징금을 부

과했다.

12월에는 과자, 화장품 등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의 가격

을 담합한 5개 업체에 1천56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내렸다.

불공정 하도급 조사와 관련해서도 의미 깊은 성과가 이어

졌다. 먼저 조선업계의 단가 후려치기 관행과 관련해 일련의

제재 조치가 나왔다. 3월 SPP조선의 부당 단가인하 행위 적

발로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6월 조선사 신아SB

에 과징금 1천200만원, 10월 대우조선해양에 과징금 267억

원을 부과했다.

불공정 하도급 관행 논란이 지속된 광고업계와 시스템통합

(SI) 업계에 대한 조사도 착수했다.

유통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재 조

치와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6월에는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

체 간 인테리어 비용 등에 관한 분담기준을 담은 표준거래계

약서를 개정, 백화점 등에서 매장 인테리어비를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8월에는 판매장려금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납품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에 따라 ‘대규모

유통업 분야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제정

했다.

11월에는 롯데백화점과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우월적 지위

를 이용해 입점업체나 납품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

정 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2

억500만원을 부과했다. 유통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근절

하고자 2012년부터 시행한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첫 제재

사례였다.

소비자 권익증진 분야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한국

소비자원과 소비자단체가 주체가 돼 청바지, 차량용 블랙박

스, 캠핑용품 등에 관한 주요 상품 성능 비교평가가 이뤄졌다.

조사결과 발표의 여파로 제조업체들이 불량 제품을 교환·환

불하거나 가격을 스스로 인하하는 성과를 냈다.

부당 표시·광고를 한 사업자는 피해를 당한 소비자에게

무과실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표시광고법을 개정했다. 소

비자 피해를 대량 발생시키는 항공권 분야의 불공정약관과

소셜커머스 사업자의 기만행위 등을 시정하기도 했다. 소비

자 피해 예방을 위해 산후조리원, 임플란트, 아파트공급 등에

관한 표준약관을 제·개정했다.

경제협력

■ 자유무역협정 영토 확대

2013년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새로운 전

기를 맞았다. 정부가 신통상 로드맵에 따라 양자 간 FTA뿐 아니

라 다자간 FTA 추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

이다.

Page 2: 192 - 연합뉴스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6_09.pdf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경 제 l 193

2013년 12월 현재 우리나라는 46개국과 맺은 FTA가 발

효돼 있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 26개국, 아세안(ASEAN)

10개국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FTA 상대국의 국내총생산

(GDP) 합계는 40조3천억 달러로 전 세계 GDP(69조9천억 달

러·2012년 국제통화기금 기준)의 57.7%를 차지한다. 우리

나라는 칠레(78.5%), 멕시코(64.1%)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FTA 영토를 갖고 있는 셈이다.

2013년 2월 한국은 중남미 4위 경제권(GDP 기준)인 콜롬

비아와 FTA에 서명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칠레(2003년 2월),

페루(2011년 3월)에 이어 중남미 주요 3개국과 FTA를 맺은

국가가 됐다. 중남미에서 인구 16.2%, GDP 기준 13.4%, 교

역규모 14.9%의 경제영토를 확보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3위 시장(인구 기준)으로 풍부한 천연

자원을 갖고 있다. 확인된 석유매장량만 19억 배럴(중남미

6위, 세계 38위)에 달한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1천억㎥(중남

미 5위, 세계 51위)로 추정된다.

두 나라 FTA의 양허수준은 품목 수 기준으로 한국이

96.1%, 콜롬비아가 96.7%이다. 협정 발효 후 10년 내에 교역

중인 공산품의 관세가 대부분 사라진다. 쌀, 고추, 양파, 인삼

류 등 농산물 151개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양국 교역은 2009년 9억2천만 달러에서 2012년 18억8천

만 달러로 3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수출 14억7천만 달러, 수입 4억2천만 달러로 무역수지 흑자

10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 3월에는 한·중·일 FTA 1차 협상이 열렸다. 같은

해 11월까지 3차례 개최된 협상에서는 협상의 기본 룰과 협상

범위, 다른 FTA 협상과의 관계 등을 논의하는 등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한·중·일 FTA가 타결되면 전 세계 3위의 지역 통합시장

으로 떠오른다. 2011년 명목 GDP 기준으로 한·중·일 3국은

14조3천억 달러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18조 달러),

유럽연합(EU, 17조6천억 달러)의 뒤를 잇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일 FTA 체결 때 우

리나라의 실질 GDP는 단기적(5년)으로 0.32~0.44%, 중장

기적(10년)으로 1.17~1.45%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의 후생은 단기적으로 72억~96억 달러, 중장기적으로 116억

~163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한 한·중 FTA는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은 2014년 1월까지 9차 협상을 하고 상대방

에 시장을 개방할 품목을 열거한 양허안과 시장개방 요구사

항을 담은 양허요구안을 교환했다.

우리 측은 비교 우위에 있는 석유화학·철강·기계·정보

통신(IT)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전략품목인 화장품·고

급가전·의료기기 등에 대해 FTA 발효 즉시 관세 완전 철폐

를 요구했다. 그러나 FTA 체결 때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수산

물과 영세 중소기업 제품은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해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와 반대 입장으로 앞으로 양

국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013년 5월에는 한·터키 FTA가 발효됐다. 이에 따라 터

키의 산업보호관세가 한국산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고 공산품

관세는 7년 안에 모두 철폐된다.

터키는 유럽에서 인구 2위(7천370만 명)로 내수시장이 크

며 유럽 재정위기에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으로 우리나라의 대(對) 터키 수출은 45억5천만 달러, 수입

은 6억7천만 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38억8천만 달러를 기

록했다.

터키와 주요 교역품목을 보면 수출은 합성수지(3억9천만

달러), 승용차(3억6천만 달러), 자동차부품(3억1천만 달러),

선박(2억9천만 달러) 등이다. 수입은 기타 석유제품(2억9천

만 달러)이 43.6%를 차지했다.

2013년 12월에는 한·호주 FTA가 5년에 가까운 협상 끝

에 사실상 타결됐다. 향후 협정문 검토와 서명, 국회 비준을

거쳐 협정이 발효되면 호주는 거의 모든 한국 제품에 부과

되는 관세를 5년 안에 철폐하고 우리나라는 호주산 품목의

90.8%에 대해서 8년 안에 관세를 없앤다.

한국의 대(對) 호주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5%)의

경우 주력품목인 가솔린 중형차(1천500~3천㏄), 소형차(1천

~1천500㏄) 등 수입액 기준 76.6%에 해당하는 자동차에 대

해 즉시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 조건

으로 타결한 것은 한·호주 FTA가 처음이다.

우리 측 주요 관심품목인 TV·냉장고 등 가전제품(관세율

5%), 전기기기(대부분 5%), 일반기계(5%) 대부분의 관세는

즉시, 자동차부품(관세율 5%)은 3년 내 철폐된다. 쇠고기는

15년간 관세철폐 양허 및 농산물 세이프가드(ASG)로 시장 개

방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입쇠고기 시장에서 호주산은 점유율 1위(56.9%)

를 차지하고 있어 관세장벽이 낮아지면 축산 농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 수준의 투자자국가소송(ISD) 조항 도입에도

합의했다. ISD는 기업이 투자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중재를 통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일

종의 국제소송이다. 자국기업의 해외투자가 많은 나라에는

유리하고 반대로 외국기업의 자국투자가 많은 나라에는 불리

하게 작용한다.

호주는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7위 교역 파트너(교

역액 322억5천만 달러)이다. 우리나라는 호주에 승용차(21억

1천만 달러), 경유(19억4천만 달러) 등을 주로 수출하고 철광

Page 3: 192 - 연합뉴스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6_09.pdf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194 l 경 제

(63억2천만 달러), 유연탄(58억5천만 달러) 등을 주로 많이

수입했다.

■ 지역경제 블록화 참여 ‘잰걸음’

정부는 2013년 11월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을 만드는 환태

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의 참여에 관심을 표명했다.

TPP는 2005년 뉴질랜드, 브루나이, 싱가포르, 칠레 등 4개

국이 만든 환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TPSEPA)을 확대

하는 것이다. 2008년 미국이 TPSEPA에 참여하기 위해 교

섭을 시작하면서 명칭이 TPP로 바뀌었다. TPSEPA 4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페루, 베트남, 캐나다, 멕시

코, 일본 등 총 12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TPP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 협정이 타결되면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권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TPP 참여국의 인

구는 총 7억8천만 명, 명목 GDP 규모는 26조6천억 달러, 무

역규모는 10조2천억 달러에 달한다. 명목 GDP는 전 세계

GDP의 38%를 차지한다.

수출 주도의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으로서는 TPP를 외면하

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TPP

에 참여할 경우 10년간 2.5~2.6%의 추가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TPP 참여는 ‘관심 표명→예비 양자협의→참여 선언→공식

양자협의→기존 참여국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는 예비 양자협의를 하는 단계이다.

2014년 1월 미국, 멕시코,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싱가포

르에 이어 2월에는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브

루나이와 예비 양자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으로 범정부 TPP 대

책단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도 참여하고 있다. RCEP 협상참여국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

합) 10개국 등 총 16개국이다.

정부는 RCEP가 인구 규모 면에서는 세계 최대(34억 명)이

자 TPP와 EU에 버금가는 경제통합체로 우리나라의 수출 시

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3년 5월 1차 협상을 시작으로 2014년 1월까지 3차 협

상이 열렸다. 상품과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각국이 내놓

은 자유화 방식, 목표 등 협상지침 초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규범협력 분야에서는 경쟁, 지적재산권, 분쟁해결, 경제기술

협력 등의 작업반 구성에 합의한 상태다.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의 노력은 일

부 결실을 맺었다. 2013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우리나

라를 포함해 159개 회원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9차 세계

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사상 첫 ‘세계 무역협정’이 타

결됐다.

이 ‘발리 패키지’는 WTO가 12년째 답보상태인 도하개발어

젠다(DDA)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타협안이다. 관료주의적 무

역 장벽을 줄이고 농업 보조금을 줄이는 한편 저개발 최빈국

지원을 늘리자는 것이 골자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으로 꼽혀온 통관

절차가 크게 개선돼 상품 교역이 더욱 활발해지고 우리 기업

의 수출입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

구원(KIEP)은 협정 발효로 무역비용이 10% 감소하면 우리나

라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8.74% 상승하고 수출도

11.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무역원활화 협정은 2015년 7월 31일까지 WTO 회원국의

동의 절차를 받게 되며,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수락하면 해

당 회원국에 한해 협정이 발효된다.

■ G20 · PEC, 세계경제 안정 공조

세계 경제의 부진은 각국이 경기를

부양하는데 통화와 환율 정책을 적극적

으로 구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 국

가의 공격적인 정책이 다른 국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비용 또한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환율

전쟁’의 우려가 커졌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은

2013년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

런 문제를 논의하고 “경쟁적 평가절하

를 자제하고 환율을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 “자본 흐름의 과도한 변동성과

환율의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와 금융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유발한다는 것을

재확인한다”며 “G20은 이런 점에서 서

로 긴밀히 공조하며 이를 통해 함께 성

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적

완화 등 회원국의 국내 정책이 다른 회

Page 4: 192 - 연합뉴스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6_09.pdf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경 제 l 195

원국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최소화

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20 재무장관들은 2013년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회

의를 열고 통화정책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환율을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다시

한 번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일본은 재정위

험을 줄이는 한편 대규모 흑자국은 내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모든 회원국이 철저히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

근 일본이 발표한 양적완화 조치가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한

것임은 이해한다”며 “다만,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원화를 포

함한 아시아 통화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에 대해선 우려

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G20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2013년 7월 러

시아 모스크바에서 선진국의 통화정책 변화 때 ‘신중한 조정’

과 ‘시장과 명확한 소통’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선진국의 출구전략에 민감한 한국, 브라질, 인도, 터

키 등의 적극적인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출구전략이 세계경제 상황과 동떨어져 시행되면 금리 급등,

자본 변동성 확대 등 다른 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

회의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위기대응체제 강화, 세계경제의 지

속가능한 성장, 동반 번영 등 3가지 측면에서 정책 공조를 하

기로 합의했다.

같은 해 9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

소와 관련해 정책 공조를 하고 지역금융안전망(RFAs)의 역할

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 ‘세일즈’ 외교…대외 경제원조 확대

정부 대외정책의 화두는 ‘세일즈’이다. 공동성명과 양해각

서(MOU) 내용은 교역·투자 협력 강화,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이 주를 이룬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6월 정

상회담에서 560억 달러 상당의 원·위안 통화 스와프(만기

2014년 10월)를 2017년 10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수출

화물의 신속한 통관 처리, 지적재산권 분야의 포괄적 협력 등

을 위한 MOU를 맺었다.

2013년 9월 한국과 베트남은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환경을 개선하고 농업정책 정보교환, 식량 안보를 위한 농업

개발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2013년 11월 한국과 프랑스 정상은 기업인 비자 취득기간

을 단축하고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만 18~30세 청년의

워킹 홀리데이 비자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프랑스 수출신

용기관인 코파스(COFACE)와 ‘수출 재보험 협력 MOU’를 체

결하고 양국이 추진하는 제3국 수출 및 해외투자에 대한 공동

금융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과 영국은 2013년 11월 ‘포괄적 원전 협력 MOU’를 체

결했다. 여기에는 원전 수출을 위해 우리 정부가 영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원하는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제3국 시장에서 영

국 기업의 상업적 참여를 환영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은 유럽부흥개발은행과 동유럽, 중앙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협조 융자 활성화를 위

한 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대형 해

외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국과 영국은 같은 달 제1차 양국 장관급 경제통상공동위원회

를 열어 풍력, 태양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

야에서 공동 연구개발을 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2013년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독일·프랑스·

벨기에·이탈리아의 주요 5개 업체와 3억7천만 달러(3천922

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식을 했다. 예컨대 독일 제조업의 대표

기업인 바스프(BASF)는 2013년 초 한국에 전자소재 아태지

역본부를 설립키로 한 데 이어 전자소재 아태지역 연구개발

(R&D) 센터를 성균관대(경기 수원)에 입주시키기로 했다.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에니(Eni)그룹의 자회사 베르살

리스(Versalis)는 전남 여수에 롯데케미칼과 외국인직접투

자(FDI) 1억 달러 규모의 합성고무 제조·판매 합작사를 설

립하기로 했다. 브뤼셀에서는 우리 기업의 현지 활동을 지

원하는 유럽 주재 한국기업연합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

했다.

한국은 2013년 12월 우즈베키스탄 태양광 에너지 개발 협

력을 위한 MOU를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맺었다. 우즈베키스

탄은 2030년까지 총 12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에너지를 개발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은 2013년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신규 사업승인 규모를 2012년보다 7.4% 증가한 1조

3천50억원으로 잡았다. EDCF는 장기 저리의 차관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의 산업 발전과 경제 안정을 지원하고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1987년부터 운영하는 경

제원조 기금이다.

2013년 4월 베트남 북서부 라오카이 성에서는 EDCF 1천

360만 달러가 지원된 현대식 종합병원이 문을 열었다. 같은

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하수처리시설 등 인프라

건설에 1억4천600만 달러의 EDCF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9월에는 에콰도르 산토도밍고시가 추진하는 하수도 확장

사업에 EDCF 6천798만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차관 공여

계약을 했다.

▲ 4월 12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북서부 라오카이 성의 신축 종합병원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응웬 티 킴 띠엔 베트남 보건부 장관과 한국대사관 등 양국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Page 5: 192 - 연합뉴스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6_09.pdf해 사실상 가격통제권을 행사한 5개 농기계 제조·판매사에 시정명령과

196 l 경 제

■ 2013년 ‘무역 3관왕’ 달성

2013년 우리나라는 3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 사상 최

대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라는 ‘무역 3관왕’을 달성했다.

수출은 5천597억 달러로 2012년보다 2.2% 증가했지만 수

입은 5천155억 달러로 0.8% 감소해 무역흑자가 442억 달러

를 기록했다. 수출과 무역흑자는 각각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2011년의 5천552억 달러, 2010년의 412억 달러를 모두 갈아

치웠다.

우리나라의 지역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중국이 8.6%로 가

장 높았고 미국(6.0%), 동남아시아(3.6%)가 뒤를 이었다. 일

본(-10.6%)과 EU(-1.0%) 지역에 대한 수출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은 2012년

24.5%에서 작년 26.1%로 커졌지만 일본 비중은 7.1%에서

6.2%로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21.2%), 가전(16.8%), 반도체

(13.3%)의 수출이 급증했다. 철강(-11.9%), 컴퓨터(-7.9%)

등은 부진했다. 이중 반도체는 모바일기기 수요 확대에 따

른 메모리·낸드플래시 단가 상승 덕에 전체 수출금액에서

10.2%를 차지하며 석유제품(9.4%)을 제치고 3년 만에 수출

1위 품목으로 다시 올라섰다.

국가별 무역수지는 중국에서 606억 달러, 미국에서 199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대일 무역적자는 256억 달러에서 246억

달러로 다소 줄었다.

정부는 2014년 수출은 5천955억 달러, 수입은 5천620억

달러로 작년보다 각각 6.4%, 9.0% 증가해 335억 달러의 무

역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제품 등

의 수출이 4% 이상 증가하고 자동차 부품, 컴퓨터, 가전제품,

섬유, 철강, 반도체 등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별 수출은 중국, 북미, 아시아가 밝고 일본은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미국, 유럽(EU) 등 선진국 경기 회복과 중국의 성장

세 지속 등이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은 반면 미국의 출

구전략,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우려, 엔저와 원·달러 환율 하

락 등을 위협 요인으로 들었다.

■ 외국인직접투자 4년 만에 감소

2013년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금액

은 145억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0.7% 줄었다. FDI 신고금

액은 2009년 114억8천만 달러에서 2010년 130억7천만 달

러, 2011년 136억7천만 달러, 2012년 162억9천만 달러로

3년 연속 증가했다가 작년에 감소로 돌아섰다.

실제 투자가 이뤄진 FDI 금액은 2013년 96억8천만 달러

로 9.4% 줄었다. 이는 3년 만의 첫 감소다. 외국인 투자가 급

감한 것은 엔저 현상으로 일본의 대(對) 한국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013년 신고액 기준으로 일본의 투자는 26억9천만 달러로

40.8% 줄었다. 일본의 투자 감소액은 18억5천만 달러로 전

체 외국인투자 감소액 17억4천만 달러보다 컸다. 미국의 투

자는 35억3천만 달러로 4.1% 줄어든 반면 유럽권의 투자는

48억 달러로 76.9% 늘었다.

외국인이 투자한 업종을 보면 서비스업이 98억5천만 달

러로 2.6% 증가했지만 제조업 투자는 46억5천만 달러로

23.8% 감소했다. 인수·합병을 위한 투자(49억8천만 달러)

는 32.8% 늘었지만 부지를 사들여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 형

태의 투자(95억7천만 달러)는 23.7% 줄었다.

■ 남북관계 경색에 교역도 위축

2013년 남북 간 교역량은 반출 5억2천60만 달러, 반입 6억

1천524만 달러 등 총 11억3천584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교역량은 2005년(10억9천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이다.

5개월이 넘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남북관계 경색이 직접적

인 영향을 미쳤다. 남북 간 교역수지는 9억4천640만 달러 적

자로 2008년 이후 6년째 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남북협력기금은 총사업비 1조979억원 중 2천

964억원(27%)이 집행됐다. 남북협력기금 집행률은 2007년

66.7%에서 2008년 18.1%로 떨어졌고 2009년(8.6%)부터

2012년(6.5%)까지는 4년 연속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13년

에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

남북협력기금 집행률이 높아졌다.

2013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지급된 교역·경협 보험금은

199건에 총 1천777억원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경

협 대출액은 2012년 34억원에서 2013년 555억원으로 급증

했다. 정부는 2014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를 1조1천235억원

으로 편성했다.

국회는 2013년 12월 외국인 투자기업이 개성공단에 현지

기업을 설립할 때 남북협력기금 지원과 함께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내용의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개

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또 개성공단 투자기업이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

기거나 대체생산시설을 설치할 경우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

기금,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른 재정적 사항을 우선 지원

할 수 있도록 했다.

농림축산

농·축산업

■ 개 요

1975년 당시 농가인구는 1천324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은 37.5%나 됐다. 그런데 37년이 지난 2012년 현재 인

구는 291만 명으로 4분의 1로 격감한 것이다.

2012년 기준 농가소득은 3천13만1천원이었으며 이 가운

데 농업소득은 912만원으로 29%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실

질 농가부채는 14만원(1975년)에서 916만원(1990년), 2천

726만원(2012년)으로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도농 간 소득 비율은 1975년만 해도 111.1%로 농촌이 오히려

높았지만, 1990년 97.4%로 떨어졌다가 2010년 76.7%로 내

려앉았다. 수입이 급증하면서 농산물 가격은 내려갔지만 비료

와 농약, 농기계, 인건비 등 영농비는 오른 것이 주원인이다.

여기다 농경지 면적은 매년 서울 여의도의 17배인 1만5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