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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관 후원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PART 1. 사찰음식 관광 마케팅 학술 포럼 행복한 치유로 이끄는 한국 사찰음식 관광자원화 방안 모색 2015년 3월 13일(금) 13:00~18:00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SETEC 2층 컨퍼런스룸 국회의원 안홍준 국회의원 박주선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 Korea Temple Food...공동주관 후원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PART 1. 사찰음식 관광 마케팅 학술 포럼 행복한 치유로 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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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주관

    후원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PART 1. 사찰음식 관광 마케팅 학술 포럼

    행복한 치유로 이끄는 한국 사찰음식관광자원화 방안 모색

    2015년 3월 13일(금) 13:00~18:00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SETEC 2층 컨퍼런스룸

    국회의원 안홍준 국회의원 박주선

  • 순 서

    행복한 치유로 이끄는 한국 사찰 음식, 관광자원화 방안 모색

    - 사찰음식 관광 마케팅 학술 포럼 -

    13:00~13:30

    등록

    참가자 등록, 입장, 장내 정리, 자료 배포

    개회

    13:30~13:40 환 영 사 진화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13:40 ~ 13:50 축 사 안홍준 새누리당 국회의원

    13:50 ~ 14:00

    학술포럼 좌장

    사찰음식의 문화관광자원화 필요성과

    포럼의 역할

    전병길 동국대학교 교수

    14:00 ~ 14:40

    주제 발표 1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에 대한 연구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14:40 ~ 15:20

    주제 발표 2

    MICE산업 연계 사찰음식 마케팅 방안최정자 동국대학교 교수

    15:20 ~ 15:40 휴식 및 장내정리

    15:40 ~ 16:20

    주제 발표 3

    사찰음식 전문점의 동향과 발전방향이희열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16:20 ~ 17:00

    주제 발표 4

    사찰음식 전문점 운영 활성화 방안신봉규 (사)한국외식산업연구소장

    17:00 ~ 17:10 휴식 및 장내정리

    17:10 ~ 17:50 종합토론

    17:50 ~ 18:00 폐회

  • 5

    목 차

    인사말 | 진화스님 ························································································ 6

    축사 | 안홍준의원 ·························································································· 8

    축사 | 박주선의원 ························································································ 10

    주제발표 1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에 대한 연구 | 주영하 ························ 13

    주제발표 2 MICE산업 연계 사찰음식 마케팅 방안 | 최정자 ······················· 41

    주제발표 3 사찰음식 전문점의 동향과 발전방향 | 이희열 ···························· 74

    주제발표 4 사찰음식 전문점 운영 활성화 방안 | 신봉규 ······························ 96

  • 6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인 사 말

    먼저 오늘 포럼에 참석해 주신 귀빈 여러분과 발제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경제적 풍요에 기반을 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불과 한 세기

    만에 동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식생활 습관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 때문인지 최근 몸과 마음을 이로운 하는 채식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으며 환경을 중시하는 건전한 식습관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탓인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한국의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과 대중적 요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내·외국 관광객들이 많은 음식홍보행사나 대중매체에서 접하였던

    사찰음식들은 쉽게 맛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체적으로 사찰음식과 관련된 사업들이 주로 한국사찰음식의

    우수성확인하고, 역사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데 중점이 있었기 때문에

    관광산업차원에서의 대중적인 확대를 도모하는 데는 미흡한 점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사찰음식은 1,7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수행음식이자 한식의 원형을

    가진 전통음식입니다. 즉 불교의 철학과 한국전통사찰의 문화가 오롯이

    스며있는 가장 한국적인 맛이자 힘입니다.

    따라서 한식이 세계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의 발전되기 위해서는

    사찰음식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올바른 방향에서 관광사업과

    접목될 수 있는 정책들도 충분히 논의되어야 합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들이 연기(緣起)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즉 모두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연결 지어져 있고 서로 의지해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7

    그래서 모든 이들의 이익과 안락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을

    불교에서는 권장합니다.

    한국사찰음식과 관광업계와의 만남 역시 이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한국사찰음식의 현황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향후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불기 2559(2015)년 3월 13일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합장

  • 8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축 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누리당 국회의원 안홍준입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하여 참석해주신 내외빈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진화스님을 비롯해

    이번 정책개발포럼을 준비해주신 주최 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찰음식은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입니다.

    인간이 행복하려면 우선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려면 사찰음식처럼

    좋은 음식을 잘 먹어야 합니다.

    “맑은 음식을 먹으면 맑아지고 거친 음식을 먹으면 거칠어진다”라는 말이

    있듯,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사람의 몸과 마음, 인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음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침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얼마나 먹느냐보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해지면서 사찰음식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건강한 음식의 대표주자인 사찰음식은 패스트푸드, 조미료 첨가

    음식 등이 난무하는 시기에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9

    그런 점에서 국제회의, 전시회 등이 늘어나는 시기에 MICE와 연계해

    사찰음식을 널리 알리는 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사찰음식이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상품으로

    자리하고, 한국만의 특색 있는 관광콘텐츠로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국회에서 사찰음식의 문화관광상품화와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MICE와 연계한 사찰음식 문화관광상품화 정책

    개발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3월 13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안 홍 준

  • 10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축 사

    반갑습니다.

    2015년 새해의 문턱을 넘은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파릇한

    봄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따스한 봄의 기운과 함께하는 사찰음식 관광 마케팅 학술포럼의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포럼 행사준비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진화스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오늘 발제를 맡아주신 발표자와 연구자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문화를 움직이는 사람이 사회를 움직이고, 문화를 움직이는 국가가

    세계를 움직인다고 합니다. 오늘 포럼은 한식세계화의 일환으로 시작된

    한국사찰음식의 관광자원화의 방향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한국의 사찰음식은 1,7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수행음식이자 한식의 원형을 간직한 전통음식입니다.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과 더불어 가장 발달한 사찰음식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채식의 가장 발전한 형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찰음식은 단순히 먹는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정신적 가치와

    인문적 콘텐츠가 스며있어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자연과 시간을 거스르지 않고 수행자들의 지혜와

    함께 계승되어온 사찰음식이 그 전통가치를 잘 보존하면서도 세계적인

  • 11

    고품격 문화관광 컨텐츠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많은 지혜가

    도출되고 참석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널리 공유되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오늘의 행사가 불교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전 국민의

    건강하고 유익한 식생활과 전통문화, 그리고, 생활의 지혜를 제공하는

    튼실한 자양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시한번 행사를 준비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2015년 3월 13일

    국회의원

  • 13

    주제발표 1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에 대한 연구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

    Ⅰ. 서론

    한국사회에서 사찰음식이 부각되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후반부터다. 국내 언론에서

    사찰음식을 다룬 기사는 1977년 2월 16일자 『경향신문』이 거의 처음으로 여겨진다. 하

    지만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사찰음식을 알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조계사 주지 정혜산(丁慧山) 스님이 주한외국대사 부인 17명을 초청하여 점심식사로 ‘절음

    식’을 대접하면서 한국불교의 포교를 지원해 줄 것을 부탁하는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이

    기사의 내용이다.

    그런데 흥미 있는 사실은 이 기사에서 ‘절음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점이다. 실제로 이

    기사 이전에도 몇몇 신문 자료에서 ‘절음식’이란 용어가 사용되었다. 비록 신문의 연재소

    설이지만, 1959년 7월 17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이무영의 「계절의 풍속도」(252회)에

    서 “말이 절이지 절음식이라고는 튀각뿐이었고 취나물도 고비나물도 없었다. 편육에 닭고

    기, 계란반숙, 흡사 도시의 소위 한정식이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사실 이 소설의 주인

    공인 안박사와 양미리는 해인사로 절 구경을 갔다가 사하촌의 여관에서 음식을 먹게 되었

    고, 그 음식을 소설에서 앞의 내용으로 묘사했다.

    식민지 시기 이후 도시 근처에 있던 사찰의 입구에는 어김없이 여관이 자리를 잡았다.

    한량 남자들은 도시에서 택시를 대절하여 기생들을 대동하여 이곳에 와서 놀았다.(서지영,

    2006) 그래서 사하촌에는 취나물이나 고비나물, 그리고 튀각과 같은 ‘절음식’을 많이 내놓

    았다. 하지만 기생들과 노는 자리라 도시에 있던 조선요리옥의 메뉴가 함께 식탁에 올랐

    다. 그런 경험을 했거나 직접 보았을 이무영(李無影, 1908~1960)의 입장에서 ‘절음식’은 사

    찰 앞의 여관에서 나오는 음식을 가리켰다. 적어도 이로 미루어 절음식은 좁은 의미에서

    절에서 스님들과 신도들이 먹는 음식을 가리키지만,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절은 물론이고

    절 앞의 사하촌 여관이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음식까지 두루 포괄하는 말로 쓰였다.

    앞의 1977년 2월 16일자 『경향신문』 기사는 또 다른 사실을 제공해준다. 바로 조계사

  • 14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에서 외국대사부인들에게 절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의 사진이 그것이다. 사진 속의 식탁 위

    에는 신선로와 구절판을 비롯하여 접시에 담긴 여러 가지 음식이 나온다. 사진만으로 접

    시에 담긴 음식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지만, 고기와 생선, 그리고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으로 구성된 식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왜냐하면 조계사 주지스님이 마련한 식탁이

    며, 그래서 기자도 ‘절음식’이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1977년 2월 16일자 『경향신문』에 소개된 절음식 사진

    사실 ‘사찰음식’이란 용어가 신문에 등장하는 때도 그다지 늦지 않다. 실제로 모든 내용

    이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1970년 8월 26일자 『경향신문』에서는 문화재관리국에서불교의

    식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면서 불교의식, 승려 방언, 복식 등과 함께 ‘사찰음식’에 대한 연

    구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경향신문, 1970년 8월 26일자) 문화재관리국에서는 ‘절음식’

    이 지닌 유흥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용어로 ‘사찰음식’을 표기한 것

    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때는 1980년 중반 이후다. 특히

    1989년 이후 김치박물관이 개최한 ‘사찰음식큰잔치’는 ‘사찰음식’이란 용어를 보편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사찰음식’과 ‘절음식’이란 용어

    는 함께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절밥’이란 용어도 쓰인다. 하지만 2002년 설립된 한국불교

    문화사업단에서 ‘사찰음식’으로 용어를 정리하면서 ‘사찰음식’은 공식적인 용어가 되었다.

    사찰음식이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부각된 때는 2000년대다. 이 시기에 사찰음식이

  • 15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는 스님들에 의해서 출판된 사찰음식 요리책의 대중적인

    인기이다. 특히 2000년에 선재스님이 펴낸 『선재스님의 사찰음식(디자인하우스)과 적문스님의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전통사찰음식(우리출판사), 그리고 2004년에 대안스님이 펴낸 사찰음식 다이어트(중앙M&B)는 사찰음식의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필자는 이들 스님들을 ‘수행자 스타 요리사’라고 부른다. 지금까

    지도 지속되는 ‘수행자 스타 요리사’ 스님들의 활동으로 인해서 사찰음식은 “건강에 좋은

    특별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그 결과 2000년대 이후 한국의 학계에서도 사찰음식에 대한 연구가 증가했다. 사찰음식

    에 대한 연구는 크게 세 가지의 경향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경향은 불교에서의 음식과

    식생활이 지닌 종교적 의미에 대한 역사적 연구이다. 불교의 경전에서 먹는 것의 목적과

    의의를 살피고, 수행자의 식사행동과 식사정신을 고찰했다.(선재승려, 1997; 서혜경, 2003)

    아울러 초기 불교에서 수행과 음식에 관련된 내용을 문헌에 근거하여 살핀 연구도 있다.

    (공만식, 2008; 남궁선, 2008; 김민희, 2010) 두 번째 경향은 사찰음식에 대한 조리학적 연

    구이다. 비록 조리학적 연구라고 부를 수밖에 없지만, 조리과학적 이론에서 분석한 글보다

    는 식재료에 대한 정리(송미장·김현·서혜경, 2005; 송정민·양효선·선병윤·김철환·도선길·김

    영주·송관필, 2012) 혹은 요리법을 정리한 책(김연식, 1997; 선재, 2000; 적문, 2000; 대안,

    2004; 선오, 2008; 일운, 2011; 우관, 2013; 정재덕, 2013; 홍승·전효원, 2013)이 위주를 이룬

    다. 요리책의 경우, '수행자 스타 요리사'가 집필한 책이 중심을 이루지만 일반인이 집필

    한 책도 있다. 사찰음식 요리책은 주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

    했다.(오가와레이, 2014, pp.34-45) 세 번째 경향은 사찰음식을 대중 속에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연구이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시한 이 연구경향은 주로 관광학과 조

    리학, 그리고 문화콘텐츠 연구자들에 의해서 진행되었다.(임해옥, 2000; 조민오, 2002; 신도

    길·장병주, 2004; 장병주, 2011; 조윤숙, 2011; 정효진, 2012; 김진아·이심열, 2013)

    대부분의 선행 연구에서는 사찰음식의 문헌적 근거와 불교사상적 맥락을 살피거나, 육

    식 및 오신의 금식에 대한 논의, 그리고 사찰음식이 지닌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서

    대중적으로 건강식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연구자들의

    관심은 사회적으로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과 일맥상통한다. 알다시피 사회적으로 사찰음식

    에 대한 논의는 주로 건강음식, 웰빙음식,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음식에 초점이 맞추어진

    다. 2002년에 설립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노력과 이명박 정부의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그리고 사회적인 관심이 맞물려 2015년 현재 사찰음식은 한국사회에서 대중화의 길에 이

    미 접어들었으며, 동시에 세계 각 곳에서의 이벤트를 통해서 그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수행자인 스님들이 수행 과정에서 먹는

    음식에 지나지 않는 것을 두고 너무 과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일반 대중들 중에는

    고기·생선·오신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일반 한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판단도 있다.

    심지어 사찰음식점은 너무 비싸서 부처님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과도한 상품화가 이루어져

    버렸다는 문제도 자주 제기된다.1) 사실 이러한 비판은 당연히 타당성이 있다. 사찰음식이

  • 16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대중적인 관심을 끌게 된 원인은 주로 불교계 외부에서 시작되었다. 가령 유흥과 관련된

    절음식에 대한 인식, 서구식 식생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부각된 사찰음식, 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상업적인 사찰음식의 이미지 등이다.

    한국사찰음식은 한국불교에서 배태된 문화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 내

    부 혹은 불교계 내부에서 사찰음식에 대한 양비적(兩非的) 인식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필자는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cultural resources)에 대한 기초적인 분석이 이루어지

    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외부에서 사찰음식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보자는 요구가

    강력해지자, 불교계가 처음에는 피동적으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하면서 생겨

    난 결과이다. 곧 불교계 내부로 시선을 돌려서 사찰음식의 문화자원을 도출하기 위한 근

    본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문화자원’은 주로 고고학·건축학·인류학·민속학 등의 학문에서 가치를 부여

    한 유형의 역사유적이나 유물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

    화유산 대표목록의 등재를 통해서 무형의 문화유산도 문화자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

    리 퍼졌다. 필자는 한국사찰음식의 무형의 문화자원을 파악하는 데 이 글의 목표를 두고

    있다. 그에 앞서서 먼저 한국사찰음식의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록 이미

    ‘사찰음식’으로 용어가 정리된 상태이지만, 그 개념을 보다 분명하게 위해서 한국사찰음식

    의 개념과 내용을 살핀다. 이 논의는 한국사찰음식이 지닌 종교음식으로서의 측면을 살피

    는 작업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 요소를 도출할 것이다. 사찰음식이 부각되기 전후에

    나온 언론 자료를 통해서 불교계 내부에서 가졌던 인식을 살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최

    초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사례를 통해서 음식문

    화의 문화자원 요소를 도출하고, 그것을 한국사찰음식에 대응시켜 볼 것이다. 이 작업에서

    도출된 음식의 문화자원 요소를 한국사찰음식에 적용시켜서 문화자원의 내용을 구체적으

    로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한국사찰음식의 문화관광자원화의 가능성을 점검할 생각

    이다. 그러나 필자는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이기 때문에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까지 이 글을 전개시키지 못한다. 그 대신에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이 무엇

    인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Ⅱ. 한국사찰음식의 개념과 내용

    2002년에 설립된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홈페이지에서는 ‘사찰음식’을

    “모든 생명에게 감사하고, 온 세상의 화평을 기원하는 음식”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사찰

    음식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사찰음식은 불교의 수행이 이루어지는 절에서 먹는

    1) 『중앙일보』 2015년 2월 27일자, 「가난한 시절 늘 먹었던 보리죽이 진짜 절밥」에서 성우 스님은 “음식은 소박해야 한

    다. 요즘은 사찰음식이라고 하는 게 너무 화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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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음식을 말합니다. 보통 ‘사찰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일컬으며, 흔히 ‘절밥’이라

    고 표현하기도 합니다.”2) 이 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찰음식의 범주는 ‘절에서 먹는 모

    든 음식’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정의는 타당한 것인가?

    사실 종교음식은 “종교공동체가 종교적 실천을 행할 때 개입시키는 음식”이다.(주영하,

    2013) 여기에는 종교가 지닌 규율과 제의, 경전, 그리고 종교력(宗敎曆)에서의 음식에 대

    한 태도가 포함된다. 불교의 종교공동체는 다른 제도종교와 마찬가지로 스님 중심의 사제

    와 일반 신자로 구성된다. 그런데 스님의 수도 장소이면서 종교 의례가 행해지는 공간인

    ‘절’에서 먹는 모든 음식을 사찰음식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매우 협의의 정의라고 할 수 있

    다. 앞의 글을 쓴 이도 이 점을 염두에 두었든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사찰에서는

    음식재료를 재배하는 일에서부터 음식 만드는 일 등을 수행의 연장선으로 생각합니다. 법

    당의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을 준비하듯,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사부대중이 평등하게 나누

    어 먹습니다. 그러므로 사찰에서 먹는 밥만을 사찰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협소한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3)

    그런데 이 협의의 사찰음식 정의는 한국불교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알다시피

    선종 위주의 한국불교는 ‘사찰’이라는 종교공간에 수행자의 생활공간이 결합된 하나의 집

    혹은 마을을 이룬다. 이로 인해서 의식주의 일상생활이 ‘사찰’이란 종교공간에서 모두 행

    해진다. 아울러 비구와 비구니의 엄격한 수행생활의 구분은 식생활의 단위를 ‘단체’로 만

    들어냈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말한다면, 한국의 사찰은 오랜 역사에서 대표적인 ‘단체급식’

    의 공간이었다. 이로 인해서 절은 앞의 ‘사찰음식 정의’에서도 나와 있듯이 음식재료의 재

    배와 음식 만드는 일,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과 수도자들의 발우공양, 그리고 사찰을 방문

    한 신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식을 불교의 음식 기준에 의해서 생산

    하고 소비할 수밖에 없는 문화적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었다.

    특히 이와 같은 협의의 사찰음식 정의가 유효할 수 있는 조건은 북방 대승불교에서 만

    들어진 ‘소식(素食)’의 개념이 개입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알다시피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강력하게 ‘소식'을 주장한 사람은 남조(南朝)의 양(梁)나라 무제(武帝)라고 전해진다. 그는

    매우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 511년에 양무제는 한 무리의 승려들을 모아서, 그들과 함께

    영원히 고기와 술을 먹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였다. 이것이 바로 ‘계천하사문(誡天下沙門)’

    이다. 또한 승려 1448명을 자신의 궁전인 화림전(華林殿)에 모아놓고, 황실 법사인 법운

    (法雲)에게 『열반경(涅槃經)』 중의 ‘식육단대비종자(食肉斷大悲種子, 고기를 먹으면 부처

    의 큰 자비가 사라진다)’는 문장을 강론하도록 시켰다. 사실 이 이전인 유송(劉宋)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던 『범강경(梵綱經)』에서 “모든 중생(衆生)들은 육고기를 먹으면 안 된

    다. 육고기를 먹으면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죄를 짓게 된다.”고 명백히 규정했

    다. 또 “오신(五辛)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오신’은 마늘·파·부추·염교

    2) http://www.kbuddhism.com/,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의 ‘사찰음식’, 2013년 5월 31일 검색 결과. 현재 이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3) http://www.kbuddhism.com/,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의 ‘사찰음식’, 2013년 5월 31일 검색 결과.

  • 18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薤〕·흥거(興渠, 무릇)를 가리킨다.4)

    육식과 오신의 금식은 대승불교에서 매우 엄격한 계율이 되었다. 불교가 남북조 시기

    이후 중국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한반도에도 이러한 계율이 전해졌다. 육식과 오신의 금식

    이유도 만들어졌다. 가령 많은 식물 가운데 오신만을 금지한 이유는 마늘을 먹은 비구가

    부처의 설법을 들으러 왔다가 마늘 냄새에 부담을 느낀 부처가 얼굴을 자주 돌렸다는 이

    야기, 그래서 부처가 ‘마늘, 파, 부추 종류를 먹지 마라’는 계를 정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진다. 실제로 수능엄경(首能嚴經)에 의하면 “모름지기 세간의 오신채를 끊어야 하는데이것을 익혀 먹으면 음욕을 일으키고 날 것을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증대시킨다.”(서혜경,

    2003, pp.180-187)고 하여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금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불교신자들이 수행자들과 똑같이 육식과 오신 금식을 지키도록 계율이

    엄격하게 실천되어 왔는가 하는 것이다. 불교신자는 기본계인 오계(五戒)를 지켜야 한다.

    오계는 ① 살생하지 말라[不殺生], ② 도둑질 하지 말라[不偸盜], ③ 음행을 하지 말라[不

    邪淫], ④ 거짓말을 하지 말라[不妄語], ⑤ 술을 마시지 말라[不飮酒] 등이다. 오계 중에서

    불살생계(不殺生戒)가 바로 육식 금식과 관련이 있다. 불교신자라면 당연히 불살생계를

    지켜야 한다. 사실 불상생계가 곧장 육식 금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

    끗한 고기〔淨肉〕는 어떤 목적으로 죽인 고기가 아닌 고기, 곧 비구(比丘)를 위하여 죽인

    것이 아닌 고기를 말한다. 마하승기율 권32에서는 눈앞에서 죽인 것, 귀로 누구를 위하여 죽였다고 들은 것, 비구를 위해 죽였다는 심증이 가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렇게 죽

    인 고기는 먹을 수 없다. 술을 금하는 이유는 육방예경(六方禮敬)과 선악소기경(善惡所起經)에 술을 마셔서 얻는 해악을 열거하고 있다. 곧 술은 생명을 손상시키지는 않지만마음을 어지럽혀서 잘못을 생기도록 만들기 때문에 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를 주된 종교로 수용하는 많은 지역에서의 불교신자들은 고기를

    먹는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로 있었던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심지어 쇠고기 식용을 권

    장하기도 했다. 곧 금기 사항들이 약화되어 갔다. 육식의 제한은 승려들과 독실한 신자들

    에 한해서 행해졌다. 그들은 정오 이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차와 코코넛밀크만 마셨다.

    불교신자들은 경우에 따라 동물을 먹기도 했다. 현대 중국과 일본의 불교 수행자들은 근

    대화 과정에서 일상적인 식사에서는 고기를 먹어도 상관없는 것으로 이해한다. 태국의 불

    교 수행자들은 생선을 금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남방의 상좌불교에서는 육식 규제보

    다 살생금지를 더 강조한다.(공만식, 2008)

    이런 사항에서 사찰음식은 협의의 정의를 유지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의 불교신자 중에

    서 육식과 오신 금식을 철저하게 지키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통계를 아직 발

    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러한 계율이 오해라는 주장의 글이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다. 마

    성 스님은 “불교에서는 무엇을 먹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음식은 오직 이 신체를

    4) 한국의 사찰에서는 마늘·파·부추·달래·흥거의 다섯 가지를 ‘오신’이라 한다. 중국의 ‘염교’는 백합과의 다년생 풀로 달래와는 다른 것이다. 지역마다 사정에 맞추어 ‘오신’의 대상이 다르다. 대체로 ‘오신’은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특징

    을 지녔다. 아마도 식욕을 돋우고 정력을 높여서 수양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생긴 규율이 아닌가 여겨진다.

  • 19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채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또 하나의 집착에 불

    과하다. 붓다는 중도(中道)에 의해 세 가지 종류의 육식을 허용하였다. 그 주어진 음식을 어

    떻게 먹고 소화할 것인가. 그 음식을 통해 얻어진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 음식

    을 먹고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문제 삼아야 할 것이다.”(마성, 2015)고 했다.

    하지만 대승불교의 전통에서 보면 육식과 오신 금식은 사찰음식의 정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오래된 관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방 상좌불교의 육식 허용을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한국사회의 일부에서는 불교계의 수행자 중에서 육식과 오신

    금식을 철저하게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기도 하다. 더욱이 매우 독실한 불교신자가

    아닐 경우 육식과 오신의 금식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이 점은 무슬림들과 유대인

    들이 지키는 종교적 금기와 매우 다르다. 강병균 교수는 철저한 채식을 불교도가 지켜야

    할 의무라고 강조한다.(강병균, 2015) 불교계 바깥에서 보면 불교음식 혹은 사찰음식의 정

    의는 약간 혼란스럽다.

    종교음식의 차원에서 보면 사찰음식은 “불교수행자와 불교신자가 종교적 규율에 근거하

    여 문화적으로 생산·소비하는 음(飮)과 식(食)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의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앞에서도 밝혔듯이 북방 대승불교와 달리 남방 상좌불교에서 육식을 부분적으

    로 허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방 상좌불교와 다른 측면을 강조하려면, 한국의 사찰음식은

    “대승불교의 육식 및 오신 금식에 근거한 음과 식이다.”라고 정의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

    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사찰음식은 “한국사찰에서 역사

    적으로 생산·소비해 오는 수행자의 음과 식이다.” 이 점을 보다 불교적으로 설명한 글이

    앞에서도 소개했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사찰음식 정의 글이다.

    “수행하는 정신을 계승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지혜를 얻기 위해 먹는 음식, 바로 이것

    을 진정한 의미의 사찰음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사찰음식은 먹는 방법이 있

    을 뿐만 아니라(예:발우 공양), 여기에 내재된 깊은 철학적 바탕을 되새기며 먹어야 합니

    다. 그래서 사찰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만들어지기까지 수고한 많은 이들의 노력과 정성

    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며, 육신을 유지할 정도로 적당한 양만을 먹고, 음식을 남기

    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습니다. 오래 수행의 과정에서 형성된 음식문화와 그에 담긴

    불교적 정신을 이해하면서 사찰음식을 만난다면 더욱 그 진가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보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생각하는 사찰음식은 그 정의가 좁든지 넓든지

    상관없이 불교의 종교사상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음이 분명하다. 불교의 종교사상과 사찰

    음식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 점에서 보다 엄격하게 사찰음식의 개념을 설정한다면 오히

    려 그 용어가 ‘불교음식(Buddhist food, Buddhist cuisine)’이 되어야 옳다. 하지만 앞에서

    도 살펴보았듯이 여러 가지 혼란으로 인해서 사찰이라는 공간에서 생산·소비되는 음식으

    로 한정하여 사찰음식(Korean Buddhist temple food)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다. 한국의

    사찰음식은 사찰에서 역사적으로 생산·소비해 오는 수행자의 음식이라고 정의할 수밖에

    없다. 비록 재고되어야 개념어이지만, 이 글에서는 일단 ‘사찰음식’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 20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Ⅲ. 한국사찰음식 문화자원 요소 도출

    이 글은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culture resources)에 대한 음식인문학적 고찰을 하는

    데 목적을 두고 마련되었다. 음식을 문화자원으로 이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the Representative Lis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으로 이 등재된 이후이다. 그런데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 정책에서 음식과 관련

    된 문화자원이 초점이 된 배경에는 인류가 지구상에서 음식을 둘러싸고 행해온 다양한 문

    화적 행동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음식물 그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문화자원이 아니라, 물질문화(material

    culture)이다.(주영하, 2000, pp.3-4) 당연히 당초 유네스코의 세계무형문화유산의 등재목록

    에 음식물은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 점은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화 정책

    을 펼칠 때도 유의해야 할 점이다.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화에서도 사찰의 ‘음식물’ 자

    체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사찰음식 개개의 레시피에 주목할 뿐 그 음식을

    둘러싼 수행자의 인식과 경험, 종교사상적 맥락을 놓친다. 따라서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

    원에 대한 검토에 앞서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이 등

    재되기까지의 프랑스 지식계에서 전개했던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주영하, 2014)

    필자는 2013년 11월 1일에 ‘프랑스인의 미식’ 등재 신청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줄리아

    쎄르고(Julia CSERGO, 문화 역사학, 프랑스 리옹 제2대학/캐나다 몬트리올 퀘벡 대학)로

    부터 의 등재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줄리아 쎄르고, 2013) 2008년 당

    시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는 2003년 유네스코 협약에 근거하여

    ‘프랑스의 미식’ 등재 신청을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이 공표 이후에 프랑스 정부와 지식인

    들 사이에서 과연 ‘미식(gastronomic meal)’이 무형문화유산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다.

    ‘미식’의 개념도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유네스코 측에서도 ‘미식’은 너무 광범

    위한 범위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프랑스 정부가 ‘프랑스인의 미식’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 신청을 공포한

    2008년 이후, 프랑스 지식인 사이에서는 ‘음식과 관련된 관습’이 무형유산일 수 있는지에

    대한 큰 논쟁이 전개되었다. 미식이 무형문화유산이 되려면 음식과 관련된 관습이 구전

    전통이나 공연 예술처럼 문화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구전 전

    통 및 표현 항목에는 음식과 관련된 용어·속담·문학을, 공연 예술 항목에는 음식의 관습이

    지닌 예식·노래·춤·연출을, 의식 및 제전 항목에는 음식과 관련된 관습이 지닌 개인·단체의

    생애 주기, 계절, 농경 일정, 종교적인 날 등에 따른 특별한 축하 예식을, 자연에 관한 지식

    및 관습의 항목에는 음식의 생산·공급·저장, 그리고 영양학적 이용을, 전통 장인의 지식과

    기술 항목에는 가공·보존·굽기 등의 음식 조리기술을 포함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

    특히 “특정 제품과 요리는 무형유산이 아니다”는 인식을 대체시키기 위해서 “특정 제품

    과 요리는 해당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회적 관습의 테두리 안에서만 만들어진

  • 21

    것이다.”라는 개념을 세웠다. 결국 “미식을 역사와 유산의 관점에서 정의내리기”, “미식은

    음식과 관련된 관습으로서, ‘잘 먹고 또 잘 마시는 방식’이며,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화한

    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유네스코가 우려하는 무형문화유산의 산업화에 가장 많이 노

    출된 음식과 관련된 관습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문화적 측면의 미식과 ‘문화산업적’ 미식

    을 구별하기”를 시도했다.

    『조선일보』 1992년 10월 27일자 ‘사찰음식잔치’ 관련 기사

    그렇다면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적 요소는 무엇일까? 이 점은 앞에서도 소개했던 한

    국불교문화사업단의 사찰음식 소개 글에서도 나타난다. “시대가 바뀌어 현대인들에게 사

    찰음식이 웰빙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사찰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사찰음식을 음식점이나 대

    중매체 등 가까운 주변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찰의 음식은 일반인들

    에게 더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었고 사찰음식에 대해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상황입

    니다.” 그렇다고 당시에 한국사찰음식이 대중들에게 곧장 웰빙식품으로 인식된 것은 아니

    다. 한국사찰음식이 웰빙식품이 된 배경에는 1980~90년대 한국인의 서구식 식생활 경향에

    대한 문제제기와 그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채식으로서의 사찰음식의 부각이 핵심이다.

    비록 1980년데 서울 인사동에 ‘산촌’이란 사찰음식점이 문을 열었지만, 일반인에게 사찰

    음식은 단지 절밥이었지 결코 웰빙식품은 아니었다.(오가와레이, 2014) 2000년대 이후에

    사찰음식을 건강식 혹은 질병을 치료하는 음식 혹은 웰빙식품이라고 보게 되었다. 필자는

  • 22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한국사찰음식에 대한 2000년대 이후의 인식이 오늘날 한국사찰음식을 문화자원으로 파악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종교적 맥락을 완전히 탈락시키고 단지 채식 위

    주의 한국음식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음식의 새로운 대

    안으로 한국사찰음식이 부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사찰음식은 한국불교에서 배태된 문

    화자원이다.

    필자는 『조선일보』 1992년 10월 27일자 가정 지면에 소개된 「“스님 맛자랑” 절음식

    잔치」라는 기사에 주목한다. 기자에 의하면 같은 해 10월 3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리

    는 이 행사는 한국 최초의 ‘사찰음식’ 전시회라고 했다. 이 행사가 열린 이유를 기사에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전국의 스님들이 음식 솜씨를 자랑하는 이번 잔치는 대한불교조계

    종 ‘비구니 보현회’가 비구니들의 스리랑카 유학과 보현정사 건립 기금을 모으기 위해 준

    비한 자리. 서울의 기원정사, 보문사, 관음사, 경주 석굴암과 대구 법련사, 안동 약수암, 청

    도 운문사와 옥련암, 미아사, 제주 화엄사, 전주 법우사, 청주 금강사 등 수십개 비구니 사

    찰에서 제각기 1천명분의 특별음식을 마련해 온다.”(조선일보, 1992년 10월 27일자)고 소

    개했다.

    그런데 필자의 관심을 끄는 점은 이 기사에 당시 취재기자나 이 행사를 주도했던 보현

    회 스님들이 당시의 한국사찰음식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사찰음식은 채식 위주의 식사와 정량식으로 건강식이라는 인식이다. 이 행사의 주

    최측인 비구니 보현회의 회장인 설봉(雪峰) 스님은 “절에서 수행하는 야채 위주의 소식

    (蔬食)과 지나치게 먹지 않는 정량식은 일반에게도 건강식으로 권할만하다.”고 기자의 인

    터뷰에서 밝혔다.

    둘째, ‘우리 농산물’을 지킬 수 있는 대안이라는 인식이다. 이 행사 때 성관 스님이 「먹

    거리 문화와 사찰 전통 음식」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그 주요 내용은 “전통이 살아

    있는 사찰음식을 ‘우리 농산물’을 살리는 길로 이용해 보자고 권”했다는 것이다. 1992년

    중국과 수교를 하면서 중국산 농산물이 재래시장을 장악한 사정에서 사찰음식은 ‘우리 농

    산물’을 살리는 대안으로 인식되었다.

    셋째, 사찰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토속음식이라는 인식이다. 기원정사의 도토리묵볶음,

    알곡 강정, 관음사의 한 달간 간장에 담가 만든 미역 장아찌, 보문사의 전통 한과인 산자

    와 오곡밥, 제주 화엄사의 빙떡, 청도 옥련암의 송기떡, 그리고 일반 집과 달리 과인과 산

    초 등을 이용한 맛내기 방식 등은 “평소 맛보기 어려운 토속 음식들”이라고 소개했다.

    넷째, 사찰에서 나름대로 오랫동안 지속시켜온 비법이 사라질 위기에 있기 때문에 보존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설봉 스님은 “봉선사 두부, 해인사 장(醬) 등 절마다 대대로 내려오

    는 자랑거리가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나이든 스님들만 비법을 알고 계실 뿐, 자칫하면

    맥이 끊길 위기에 있어요.”라고 인터뷰 했다.

    1990년대 초반 한국사찰음식에 대한 인식이 이 기사에 잘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

    은 한국의 불교계나 언론계에서 사찰음식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기 이전에 나온 것이다.

  • 23

    이 때문에 이 인식에는 상품화 이전의 불교계가 지닌 생각이 담겨 있다.

    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시키기 위해서 프랑스 지식계가 설정한 문

    화자원의 요소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그 내용과 1992년 조선일보의

    기사 내용을 대응시키면 다음과 같다.

    음식의

    문화자원 요소

    프랑스미식의

    문화자원

    1992년 사찰음식잔치

    기사에서의 인식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

    공동체의 문화에서

    형성된 음식관습

    특정 제품과 요리는

    해당 공동체에 특별

    한 의미를 갖는 사

    회적 관습의 테두리

    안에서만 만들어진

    것이다.

    불교의례 속에서 음식과

    식사의 의미를 확인하는 불교

    공동체의 관습

    음식의 역사와 유산

    미식을 역사와 유산

    의 관점에서 정의내

    리기

    오랫동안 지속된 토속

    음식

    한국사찰음식의 대승불교적

    역사와 사찰에서의 전승

    공동체의 건강한

    식사

    미식은 음식과 관련

    된 관습으로서, ‘잘

    먹고 또 잘 마시는

    방식’

    채식 위주의 식사와

    정량식으로 건강식

    채식 위주의 상차림과 불교식

    식사

    (발우공양)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문화적 측면의 미식

    과 ‘문화산업적’ 미

    식을 구별하기

    오랫동안 지속시켜온

    비법

    사찰마다 오래된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문화산업적

    자원으로서의 음식

    ‘우리 농산물’을 지킬

    수 있는 대안

    사찰의 농장에서 생산한 좋은

    농산물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 요소 분석

    한국사찰음식이 “오랫동안 지속된 토속음식”이란 인식은 “미식을 역사와 유산의 관점에

    서 정의내리기”와 관련이 있다. 이 점은 한국사찰음식의 대승불교적 역사와 사찰이란 공

    간에서 요리법이 전승되었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조리법에서 육식 및 오신의 금식이 실천

    되어온 역사는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으로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채식 위주의 식사와

    정량식으로 건강식”이란 인식은 “미식은 음식과 관련된 관습으로서, ‘잘 먹고 또 잘 마시

    는 방식’”이라는 내용과 연결된다. 한국사찰음식의 채식 위주 상차림과 불교식 식사작법인

    발우공양은 한국사찰음식의 핵심적인 문화자원이다. “오랫동안 지속시켜온 비법”은 한국

    사찰음식의 요리법과 관련이 있다. 에서 “문화적 측면의 미식과 ‘문화산업

    적’ 미식을 구별하기”를 내세운 점은 프랑스의 맛있는 음식들의 요리법이 프랑스 역사에

    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국의 사찰마다 오래된 역사문화적 비

    법으로 만든 음식이 있으며 그것의 요리법은 문화자원으로 매우 중요하다.

  • 24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음식의 문화유산이 지닌 역사와 유산, 먹고 마시는 관습, 역사문화적 요리법 등이 문화

    자원의 기본적인 요소라면, 이것을 포괄하는 바탕이 되는 내용은 ‘공동체의 관습’과 관련

    된 음식의 문화자원이다. 에서는 “특정 제품과 요리는 해당 공동체에 특별

    한 의미를 갖는 사회적 관습의 테두리 안에서만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사찰음

    식에 이 내용을 연결시킨다면 “수행자·신자의 일상과 의례를 유지시키는 음식의 생산과

    소비와 관련된 불교 공동체의 관습”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은 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때의 핵심 개념

    도출과 1992년 『조선일보』 기사에서 도출한 당시의 한국사찰음식 문화자원 요소를 분

    석한 결과이다. 이 분석 과정에서 필자는 음식의 문화자원 요소를 다음의 다섯 가지로 정

    리할 수 있었다. ① 공동체의 문화에서 형성된 음식관습, ② 음식의 역사와 유산, ③ 공동

    체의 건강한 식사, ④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⑤ 문화산업적 자원으로서의 음식 등

    이 그것이다. 이 다섯 가지 요소를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으로 전환하면 다음과 같은

    대응이 가능해진다.

    ① 공동체의 문화에서 형성된 음식관습 : 불교의례 속에서 음식과 식사의 의미를 확인하는

    불교 공동체의 관습

    ② 음식의 역사와 유산 : 한국사찰음식의 대승불교적 역사와 사찰에서의 전승

    ③ 공동체의 건강한 식사 : 채식 위주의 상차림과 불교식 식사(발우공양)

    ④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 사찰마다 오래된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⑤ 문화산업적 자원으로서의 음식 : 사찰의 농장에서 생산한 좋은 농산물

    Ⅳ. 한국사찰음식 문화자원의 관광자원화 방안

    이 장에서는 앞에서 도출한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 요소를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비록 짧은 연구기간으로 인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통해서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 개발의 기초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업은 한

    국사찰음식을 건강식이나 웰빙음식, 혹은 한국전통음식의 하위 부류로 이해하는 최근 한

    국사회의 경향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필자는 한국사찰음식의 출발과 끝은 반드시

    불교의 음식에 대한 인식에 근거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을 어떻게 관

    광자원으로 만들 것인가를 다음에 제안한다.

    1. 공동체의 문화에서 형성된 음식관습 : 불교의례 속에서 음식과 식사의 의미를 확

    인하는 불교 공동체의 관습

    한국사찰음식은 한국불교와 직접 관련된 음식관습을 가리킨다. 알다시피 한국불교는 사

  • 25

    찰이라는 수행자의 종교공간을 별도로 운영하는 문화를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세계에

    서 보기 드문 케이스이다. 이 문화자원은 한국사찰음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이

    런 의미에서 식당작법(食堂作法)은 불교의 음식 문화자원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 알다시

    피 식당작법은 본래 “식사에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공양(供養)이라 하고, 이 공양 때

    행하는 의식을 식당작법이라 한다. 불교에서는 일찍부터 대중이 함께 모여 공양하였으며,

    부처님께 올린 공양을 대중이 같이 나누어 먹음으로써 복(福)을 짓는다는 의미를 가져왔

    다. 승려에게 법보시(法布施)를 받은 대가로 식사를 대접하면서 대중이 같이 음식을 먹는

    행사[飯僧]도 있어 왔다.”(한국학중앙연구원, 2015)

    이 무형문화재로 ‘식당작법’이 조사되어 보고된 시점은 1968년이다.(金千興·洪潤植共同調

    査, 1968) 식당작법의 의례 순서를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종(大鐘)을 쳐서 명부

    중(冥府衆)을 청하고 목어(木魚)를 쳐서 수부중(水府衆)을, 운판(雲板)을 쳐서 공계중(空界

    衆)을, 법고(法鼓)를 쳐서 세간중(世間衆)을 모두 청하여 오관게창(五觀偈唱)하여 식사를

    받을 만한가 하는 것들을 염(念)하여 식사(食事)를 하게 하며, 정수(淨水)ㆍ정건(淨巾)으로

    식사용기를 정결히 한 다음 제불보살(諸佛菩薩)을 염(念)하여 예경(禮敬)하고 반야심경(般

    若心經)을 독송(讀誦)하여 다시 마음을 정화(淨化)한다. 이같은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타

    주승(打柱僧)이 팔정도(八正道)를 관(觀)하는 예식을 행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식사를 한

    중생이 식사의 본 뜻을 다하도록 발원(發願)하고 다시 불보살(佛菩薩)께 예경(禮敬)하고

    정식게(淨食偈) 삼시게(三匙偈)를 창(唱)하여 올바른 식사가 되도록”(高大民族文化硏究所

    編, 1980, pp.529-530) 발원(發願)하고, “그리고 회향(回向)하고 끝난다.”(高大民族文化硏究

    所編, 1980, pp.529-530)

    조사 당시 식당작법은 이미 대중들이 절에서 공양할 때마다 행하는 것이 아니라, 영산

    작법(靈山作法) 의식을 행할 때에만 하는 공양의례로 그 범위가 좁혀졌다. 알다시피는 영

    산작법은 영혼천도의례로 다른 말로 영산재(靈山齋)를 가리킨다. “영산작법은 영산회상의

    석가모니의 설법회를 상징화한 의식으로, 식당작법도 영산회상의 대중이 함께 식사를 한

    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식사의례가 된다.”(高大民族文化硏究所編, 1980,

    pp.529-530) 특히 영산재의 ‘식당작법’이 범패(梵唄)·의식무(儀式舞) 등과 연결되어 행해진

    다는 면에서 이에 대한 복원이 요구된다.(高大民族文化硏究所編, 1980, pp.529-530)

    김지하는 불교 사찰에서 행해지는 ‘식당작법’의 의미를 “승려·보살·신도들이 한 자리에

    밥상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여 밥을 함께 공양하고 함께 설거지하는 절차가 중요한 한마당

    으로 두드려져 있”(김지하, 2002)다고 했다. 모든 의식이 ‘밥공양’을 절정에 두고 있는 이

    유를 그는 “살아 있는 밥, 새 밥을 함께 나누는 대중공양―증ㆍ보살 등 사부대중(四部大

    衆) 전체의 공동체적 식사―을 지렛대로 한 중생제도ㆍ중생해탈”(김지하, 2002)이라고 의

    미를 부여했다. 현재 식당작법이 부분적으로 행해지는

    영산재는 1973년 11월 5일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9월 30일 유네

    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영산재 속의 ‘식당작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복원

    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다만, 영산재가 태고종의 봉원사에서 주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

  • 26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불교계 내부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식당작법’은 이미

    무형문화재 조사보고서로 발간된 자료가 있기 때문에 복원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조사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의식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더욱 중

    요한 복원의 대상은 ‘식당작법’ 그 자체의 의례적인 내용이다. 곧 바리공양의 의식 내용을

    더욱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 복원을 통해서 불교의례에서의 식사가 지닌 의미를 확인시

    켜 주어야 한다.

    아울러 수륙재(水陸齋)에서도 거의 마지막 절차에서 고혼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의식이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음식은 법제에 의해서 먹는 법식(法食)이 된다. 최근 수륙재의 유

    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논의되고 있다. 한국사찰음식의 불교적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외 여러 불교의례에서 음식과 식사가 어떤 의미로 상징되는지를 파악

    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불교의례에서 음식이 종교적으로 사용되는 사례를 정리하고, 그 속

    에서 음식의 의미를 설명하는 작업도 이 문화자원 파악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2. 음식의 역사와 유산 : 한국사찰음식의 대승불교적 역사와 사찰에서의 전승

    한국사찰음식의 역사와 그 유산에 대한 논의는 앞에서도 소개했듯이 주로 “불교에서의

    음식과 식생활이 지닌 종교적 의미에 대한 역사적 연구”가 주를 이룬다. 가장 대표적인

    연구성과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정리한 『사찰음식 고문헌조사』(한국불교문화사업

    단, 2014)이다. 이 자료집은 불교경전·선어록·사서류·문집류 등 불교 안팎의 여러 문헌을

    통해 사찰음식 관련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목차 구성은 매우 조직적이다. 음식에 대한 정

    의, 음식에 대한 입장, 음식에 대한 금계, 식재료와 식문화, 조리시설과 취사도구, 식사량,

    식사예절, 식습관, 기타의 10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불경에 나오는 음식과 식사에 대

    한 대부분의 내용이 망라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자료를 통해서 한국사찰음식의 역사를 살피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한국사찰

    음식의 역사 자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사찰음식과 직접 관련된 고문헌

    자료를 추출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필자는 농림축산부와 한식재단의 지원을 받

    아 의 작업의 연구책임자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는 현재 한식재단 홈페이지의 ‘한식아카이브’(http://archive.hansik.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중에서 필자가 연구책임자로 수행한 연구과제는 (1) 연구과제명: 조선 왕조 궁중 음

    식 고문헌 아카이브 구축(연구책임자: 주영하(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기간: 2011. 12. 16.

    ~ 2012. 7. 5)과 (2) 연구과제명: 조선시대 민간 음식 고문헌 아카이브 구축(연구책임자:

    주영하(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기간: 2012. 11. 6. ~ 2013. 9. 5)이다. 고려시대와 조선후기

    까지의 고문헌에서 음식과 관련된 모든 문헌 자료를 추출하고, 그에 대한 ‘상세해제’를 시

    도한 작업이다. 아럐에 고려시대 음식 관련 자료가 다수 포함된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에 대한 상세해제 내용을 소개한다.

  • 27

  • 28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이 연구의 연구자 구성은 음식사·한문학·역사학·고문헌학 등을 전공한 교수와 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연구팀에서는 공동으로 문헌을 읽고 관련 내용을 추출한 다음, 문헌의 기본

    정의와 음식관련 정의, 저자, 서지, 목차와 구성, 음식관련내용, 참고문헌 등으로 상세해제

    를 집필했다. 이 연구를 기초로 하여 시대별로 한국음식의 역사와 스토리텔링을 한 대중

    서도 출간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한국음식의 역사에 대한 대중적인 단행본도 출

    간될 예정이다.

    가령 ‘두부’는 고려후기를 거쳐 조선시대에 사찰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서 왕실과 사가에

    제공했던 대표적인 사찰음식이었다. 두부에 대한 기록은 고려후기의 이색(李穡, 1328~

    1396)의 시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이후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하여 『승정원일

    기』와 문집 등에 두부와 관련된 기록이 보인다. 심지어 사찰에서 대량으로 두부를 만들

    어 왕실이나 사가에 제공한 ‘조포사(造泡寺)’와 관련된 기록도 나온다. 두부와 함께 다식

  • 29

    (茶食) 역시 고려시대 때 매우 중요한 사찰음식이었다. 비록 차를 마시는 식습관은 조선

    시대 들어와서 급속하게 쇠락했지만, 다식의 전통은 이어졌다.(홍금이, 2009)

    이와 같이 한국사찰음식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는 현재 한

    국불교문화사업단의 홈페이지를 더욱 알차게 만들면서 동시에 역사자료를 명확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발 나아가서 를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기왕에 구축된 『사찰음식 고문헌조사』를 비롯하여 와

    『한국 사찰음식』(한국불교문화사업단, 2014), 그리고 조계종 산하 각 사찰에서 전승되어

    오는 등을 수집하여 함께 아카이브를 구축할 필요가 있

    다. 이를 통해서 한국사찰음식의 역사와 유산을 집적하여 학문적 기초를 다지는 일이 가

    능하다. 이 작업은 동시에 대중서를 통해서 한국사찰음식의 역사와 유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당연히 영문을 비롯하여 각국어로 번역하여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이 지닌 역사성과 전승성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

    3. 공동체의 건강한 식사 : 채식 위주의 상차림과 불교식 식사(발우공양)

    한국사찰음식은 역사적으로 사찰에서 공동생활을 해온 수행자들의 종교적 식사를 통해

    서 지속되어 왔다. 일반인들이 발우공양으로 알고 있는 이 식사의 모습은 일반인들에게

    한국사찰음식의 가장 강력한 이미지이다. 이 발우공양을 일반인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생긴다.

    일자 장소 아침 점심 저녁

    2013.9.14김천

    직지사

    짜장밥, 김치, 참외와 사

    과 샐러드, 국물

    2013.9.15김천

    직지사

    김, 감자볶음, 김치, 팽

    이버섯 조림, 무와 호박

    조림, 국물, 흰쌀밥

    두부조림, 떡볶이, 나무,

    김치, 감자볶음, 국물,

    흰쌀밥

    2013.9.21김천

    직지사

    복숭아씨조림,단호박조

    림, 치, 콩나물, 바나나,

    오렌지, 국물, 흰쌀밥

    2013.9.22김천

    직지사

    김치, 감자볶음, 나물,

    단무지, 흰쌀밥, 국물,

    떡볶이, 샐러드, 김치,

    콩나물, 오이 도토리묵

    무침, 가지 볶음, 국물,

    흰쌀밥

    2013.9.28서울

    금선사

    비빔밥(콩나물, 감자, 고

    사리), 두부초림, 부각

    2013.9.29서울

    금선사

    감자와 당근 볶음, 무와

    두부조림, 김치, 나물,

    치즈, 무국, 흰쌀밥

    콩나물, 떡볶이, 우엉조

    림, 미역국, 고구마 튀

    김, 시금치조림, 흰쌀밥

    템플스테이의 식사 메뉴 사례(출처, 오가와레이, p.63)

  • 30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필자의 제자인 일본유학생 오가와 레이는 석사학위청구논문 「1980년대 이후 한국 ‘사

    찰음식’의 소비 양상 연구」(2014)에서 본인이 직접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면서 먹었던 식

    사의 메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그런데 템플스테이에서의 식사 메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혹시 모를 음식

    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고려하여 반드시 그 사찰의 특징적인 음식으로 구성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싫어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떡볶이나 치즈와 같은

    음식이 제공되기도 한다. 아무리 1박 2일의 짧은 템플스테이 경험이지만, 해당 사찰에서의

    오래된 음식 혹은 특징적인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식재료의 생산과

    공양 준비, 상차리기, 설거지와 같이 스님들이 직접 실천하는 식사에 필요한 활동들을 프

    로그램에 넣어야 한다.

    만약 템플스테이를 사찰음식 체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아예 와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해도 좋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스님들과 함께 발우공양 뿐만

    아니라, 농사, 장 담기, 부엌에서 요리 등의 모든 식사 행위가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음식

    과 관련된 불교에서의 인식을 스님들이 직접 강의해주는 시간도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좋

    다. 현재 전국의 많은 사찰에서 사찰음식 강의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요리기술만 가르치는 데 머물면 안 된다. 한국사찰음식의 요리법은 한국불교의 문화

    자원 중 하나이다. 당연히 불교에서의 음식에 대한 인식이 사찰음식 조리실습에도 투영되

    어야 한다.

    4.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 사찰마다 오래된 역사적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

    한국의 사찰에서는 각각 전승되어오던 음식과 요리법이 있었다. 특히 수행자들이 주로

    산속에서 공동으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식재료의 마련과 독특한 요리법은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1992년 10월 27일자 기사에서 설봉 스님이 말했듯이

    “봉선사 두부, 해인사 장(醬) 등 절마다 대대로 내려오는 자랑거리가 있었어요. 그러나 지

    금은 나이든 스님들만 비법을 알고 계실 뿐, 자칫하면 맥이 끊길 위기에 있어요.”라는 말

    은 이제 현실이 되고 말았다. 2000년대 이후 '수행자 스타 요리사'의 등장과 한국사찰음

    식에 대한 조계종단의 지대한 관심은 각 사찰마다 전승되어오던 사찰음식의 조리법을 평

    준화시키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1978년부터 1980년, 그리고 1983년에 문화재관리국의 요청으로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조

    사한 향토음식의 결과보고서인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 제15책 향토음식』(文化公報

    部文化財管理局, 1984)에서는 오로지 떡류에서 ‘불교와 떡류’를 다루고 있을 뿐이다. 하지

    만 그 내용은 상차림만 그림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다른 항목에서 요리법을 조사한

    이 보고서에서 왜 불교와 떡류에서는 상차림만을 제시하고 있을까? 조사의 어려움보다는

    상차림에만 초점을 맞춘 탓이겠지만,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 31

    서울조계사의 49재 상차림(출처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 제15책 향토음식』, p.88)

    위의 서울 조계사 상차림에는 49재이기 때문에 일상음식인 밥과 국, 그리고 반찬과 함

    께 각종 과자와 떡류가 차가 차려졌다. 그런데 각각의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자료는

    없다. 1978년 조사 시점에서 밥·국·모두부·호박볶음·호박전·도라지나물·나박김치·오이볶음·

    콩나물·시금치나물·인절미·계피팥떡 등의 조리법이 조사되어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이 자

    료는 매우 유용한 문화자원이 되었을 것이다.

    견성암 일반 점심 식사 메뉴판과 상차림 사진

    지금도 사찰의 요리법 조사는 늦지 않았다. 필자는 2014년 2월 14일 충남의 견성암에서

    점심 공양을 한 적이 있다. 일반 손님이라 발우공양이 아닌 일반 상차림이었다. 밥·된장

    국·배추김치·동치미·오이지·오이소박이·고추간장·간장·묵나물·국수 등이 차려졌다. 비구니

    스님들이 부엌에서 마련한 이들 음식에 대한 요리법이라도 정리하고 싶었으나, 동안거가

    끝나는 날이라 조사는 불가능했다. 필자는 제자들과 함께 사찰음식 요리법 조사를 몇 차

  • 32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례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필자의 연구팀이 잘못

    된 접근을 하여 생겨난 결과이겠지만, 스님들과의 소통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이라

    도 각 사찰의 요리법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사찰음식의 요리법은 사찰 단

    위의 공동 작업에서 나왔다.

    비록 ‘수행자 스타 요리사’들이 펴낸 책이 있지만, 이와 함께 사찰마다의 일상음식과 의

    례음식의 장만 전체 과정이 학술적으로 조사 연구될 필요가 있다. 전국에 분포하는 사찰

    에서의 일상음식과 의례음식의 요리법은 비록 역사적으로 단절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진 것

    도 존재하겠지만, 현재 사찰에서 수행자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이 바로 한국사찰음식이기

    때문이다. 사실 '수행자 스타 요리사'들이 펴낸 요리책에 나오는 음식들은 그 종류가 매

    우 많다. 하지만 각각의 음식들이 사찰에서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음식인지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나의 음식에 담긴 먹는 시기, 식재료의 확보 과정, 요리법, 그

    릇에 담는 법, 음식의 내력, 잘 만들었던 스님이나 보살 이야기 등과 같은 내용이 들어간

    다면 한국사찰음식의 역사적 요리법이 자료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오신이 들어가

    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머물지 않고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자료로 확보되어

    야 한다. 이와 같이 요리법의 문화자원이 구축되어야만, 활용도 가능하다.

    구분 적문스님 선재스님 대안스님

    김치밥,감자버리밥,표고버

    섯밥,고구마밥,산마밥,강낭

    콩밥,은행밥,밤밥,두부김밥,

    느타리버섯밥,무밥

    표고버섯채소밥 ,유부채소

    밥,두부치김밥,송이밥,미나

    리밥,곤드레나물밥,생채소

    비빔밥

    냉이밥,안두콩밥.점박이콩

    밥,보리밥,통죽순밥,연잎밥,

    동부콩밥,수수찰밥,조밥,흰

    밥,오곡밥,시래기밥,산야초

    초밥,쑥초밥,절집김밥,오이

    초밥.취나물주먹밥

    아욱죽,시금치죽,야채죽,콩

    죽,흑임자죽,연자죽,들깨죽,

    잣죽

    팥죽,연근죽,녹두죽,은행죽,

    쑥콩죽,더덕죽,차조기죽

    송연죽 ,송이버섯죽,능이버

    섯죽,잣죽,채소죽

    국수/

    만두

    쑥수제비,들깨생콩칼국수,

    녹차칼국수,메밀수제비,차

    수제비,깨즙냉콩국수,열무

    물낸면,버섯만두국, 참가죽

    찹쌀옹심이

    우엉수제비,단호박된장국

    수,삼색비빔국수,삼색밀전

    병동치미국수,연밥국수,펴

    고버섯만두,쑥칼국수,호박

    편수,옥수수된장수제비,표

    고버섯냉면,잣콩국수,풋콩

    국옹심이,감자웅심이

    애호박편수,냉이떡국,봄나

    물비빔국수,만두,녹차칼국

    수,비빔냉면,떡만둣국

    /

    애쑥탕,애탕,냉이국,숚음배

    추국,취나물국,머위탕,감자

    두부탕,미역국1,미역국2,가

    지냉국,오이냉국,고사리두

    부탕,토란탕,표고버섯탕,능

    이버섯국,버섯콩나물국,호

    박잎국,아욱국,야채매운탕,

    느타리버섯탕,늙은호박국

    토란들깨탕,우엉탕,아욱국,

    송이국,능이버섯국,떡국,늙

    은호박국,콩나물마지기국,

    감자탕,감자국,시래기 재피

    국,원추리토장국,호박잎국,

    가지냉국,미오이옹심이미

    역국,오이냉국,무짠지냉국

    쑥경단콩국.취나물토장국,

    호박잎들깻국,채계장,새송

    이버섯뭇국,이색토란탕,우

    엉탕,콩나물모재비국,능이

    버섯감자옹심이,산야초누

    룽지탕

    ‘수행자 스타 요리사’의 책에 나오는 밥, 죽, 국수·만두, 국·탕의 종류

  • 33

    5. 문화산업적 자원으로서의 음식 : 사찰의 농장에서 생산한 좋은 농산물

    한국사찰음식의 가장 큰 한계는 사찰에서만 먹는 음식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실

    사찰음식이 대중화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은 수행자뿐만 아니라, 불교신자들이 속세

    에서의 식사를 종교적 금기에 근거하여 식사를 하는 데 있다. 하지만 한국불교 신자들은

    속세에서의 일상 식사에서 육식과 오신의 금식을 철저하게 지키려는 경향이 결코 두드러

    지지 않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나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들이 의례 식사뿐만 아니라,

    일상 식사에서도 종교적 금기를 철저하게 실천하려는 태도와 다르다. 는 한국사

    찰음식의 소비자를 표현한 도해이다. 채식주의자와 관심자에 비해 불교신자의 사찰음식

    소비가 강력하지 않다.

    한국사찰음식의 현재 소비자

    최근 코셔푸드(Kosher food)와 할랄푸드(Halla food)가 구미사회는 물론이고 한국사회에

    서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주영하, 2013) 주로 유대교 사회가 중심이 되어 코셔푸드를 이

    슬람교 사회가 중심이 되어 할랄푸드를 소비하고 있지만, 종교공동체를 벗어나서 이들 음

    식이 소비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가령 2004년 아르헨티나의 코셔푸드에 대한 보고서

    (Balbi, Maria Julia , 2004)에 의하면, 10-15%의 소비자는 독실한 유대교 신자로 그들은

    매일의 식사에서 코셔푸드를 소비한다. 하지만 30-40%의 소비자는 주로 종교적 축제에만

    코셔푸드를 소비한다. 이들은 일종의 전통주의자라고 불릴만하다. 이에 비해서 일부 이슬

    람교도와 제칠일예수재림교도, 채식주의자, 일부 환자들도 코셔푸드의 소비자이다.

    유대교를 신앙하지 않는 사람들이 코셔푸드를 소비하는 이유는 코셔푸드나 할랄푸드가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이 매우 윤리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이슬람교에서는 할랄푸드의 고

    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도살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허용된 음식 역시 꾸란(6:121)

    에 따라 특별한 도살법에 의해 도살되는데, 짐승의 얼굴 왼쪽 편을 메카에 있는 카바 신

    전 쪽으로 향하게 하고, ‘비스밀라 알라후 아크바루’를 암송한 후 가장 잘 드는 도구로 목

    과 식도, 정맥을 단번에 절단하여 피를 완전히 제거한다. 이러한 도살법을 Zabiha라고 부

    르며 이렇게 도살된 고기를 HALAL Meat라 부른다.”(최영길, 1997, p.209)

  • 34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2015년 3월 5일 한국의 대통령은 서아시아에 가서 할랄푸드 생산을 통한 식품산업 교류

    에 대한 협정을 체결했다. 그 이유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세계인구의 25%를 차지

    하는 약 20억 명에 이르고 시장 규모도 1조 880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최근 무슬림

    이 주류를 이루는 국가에서는 할랄푸드 인증을 위한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가령 말레이

    시아 정부는 2008년 5월 할랄마스터플랜(2008~2020년)을 작성하고, 2012년 1월 이후

    JAKIM(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청)에서 할랄푸드를 인증한다.

    종교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미국의 스테파니 카자(Kaza, Stephanie) 교수는 21세

    기에 들어와서 미국에서 불교신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정신수행의 실천과 함께 동물에 대

    한 동정심이 깊어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Kaza, Stephanie, 2005, p.386) 2002년에

    스테파니 카자는 미국과 캐나다의 불교센터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앙케이드 조사를 실시했

    다.(Kaza, Stephanie, 2005, p.403) 비록 회답자가 85명으로 회수율이 45%에 지나지 않았

    지만, 그 결과는 흥미를 끌었다. 회답자 전체의 45%는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라고 했고,

    7%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라고 답했다. 이것은 일반적인 구미사회의 채식주의자 보고에

    비해서 매우 높은 결과였다. 하지만 35%는 육식을 먹는다고 했으며, 15%는 고기는 먹지

    않지만 생선을 먹는다고 대답했다. 스테파니 카자는 이것을 도표로 제시했다.(Kaza,

    Stephanie, 2005, p.403)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미국과 캐나다의 불교신자가 모두

    채식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불교신자가 지닌 채식에 대한 인식은 종교적 교의

    와 함께 환경이나 세계의 기아문제 등에 대해서 보강될 필요가 있음도 발견했다고 스테파

    니 카자는 밝혔다.(Kaza, Stephanie, 2005, p.405)

    구분 채식주의자극단적인

    채식주의자

    고기를 먹는

    사람기타

    남방불교도(16) 63% 0% 31% 6%

    선불교도(8) 50% 12% 38% 0%

    일본불교도(17) 44% 13% 13% 30%

    티베트불교도(32) 31% 6% 47% 16%

    계파소속없는자 33% 0% 33% 33%

    두 개 혹은 더 많은

    계파의 전통을 가진 자44% 11% 33% 11%

    불교전통에 따른 식습관

    불교신자에게 채식주의가 지닌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동기를 부여한다면 불교의 교의

    는 실제의 식습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구미사회는 물

    론이고 세계의 불교계가 동물보호운동,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 환경보호운동, 반공장

    형 축산물에 대한 운동 등에 뛰어들 필요가 있음도 보여준다. 환경학자 스테파니 카자는

    불교라는 종교가 채식주의자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으며, 불교의 확산에도 채식주의를 내

  • 35

    세울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늘날 세계의 식량문제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공장형 축

    산물은 인간이 먹어야 하는 식량을 먹고 사육되어 고기 덩어리로 식탁에 오른다. 돼지고

    기 1킬로그램에는 곡물 4킬로그램이, 쇠고기 1킬로그램에는 9킬로그램이 소비된다.(빌프리

    트 봄머트, 2011, p.167) 그렇다고 고기 대신에 생선을 먹는 것이 대안이 될 수도 없다. 식

    량농업기구의 2008년 『세계어업보고서』에서는 대서양 북동부와 인도양 서부, 태평양 북

    서부에서 남획이 특히 심해 어종의 일부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빌프

    리트 봄머트, 2011, p.180) 여기에서 종교의 역할을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종교가 지구

    촌의 식량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이유 역시 본래 종교음식이 지닌 종교적 의

    미와도 일정하게 상통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국사찰음식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찰음식에 대한 불교신자들의 적극적인 소

    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교의 생명관은 현재의 지구온난화 문제를 비롯하

    여 기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유효적절한 사상이다. 신자유주의에 지친 영혼들을

    구제할 수 있는 종교이기도 하다. 만약 한국사찰음식을 이러한 입장에서 확산시킨다면,

    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사찰음식도 식재

    료의 공급을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령 할랄푸드처럼

    를 정립해야 한다.

    한국사찰음식의 대중화 이후 소비자

    불교신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사찰음식 판매점

    운영이 필요하다. 신자, 비신자, 채식주의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점

    은 국내에서 일정한 소비자 집단을 구축하고 있는 한살림과 같은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와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알다시피 한살림은 단순한 농산물의 도농직거래

    조직이 아니었다. “표면적으로는 농산물의 직거래 조직이었지만 환경오염으로 병들어 죽

    어가는 이 땅의 하늘과 땅과 물과 밥상을 되살리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생명의 원점인 밥

    상에서부터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자는 취지였다.”(최성현, 2004, pp.36-37) 비록 현재의 한

    살림은 설립자 장일순(1928~1994)의 사후 지역별로 다른 방향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설

  • 36 2015 사찰음식 학술 포럼

    립자의 생명관이 조직을 지탱하는 근간임은 분명하다. 부처의 생명관은 장일순이 천주교

    와 동학에서 확보한 생명관보다 훨씬 넓을 수 있다. 하지만 생명관에 근거하여 한살림을

    창립한 실천적 태도는 한국사찰음식의 확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다.

    한국의 사찰은 이미 스님 농부를 확보하고 있다. 각 사찰에서는 간장·된장·고추장 등의

    소스는 물론이고 산나물과 채소, 약초, 차 등을 재배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사찰에서는

    반조리식품을 가공하여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다. 당연히 '수행자 스타 요리사

    '도 존재한다. 한국사찰음식에 대한 신뢰와 보증만 이끌어낸다면 전

    문 판매점을 불교계가 운영할 수 있다. 간혹 사찰 개별적인 행사로 대형마트에 와서 사찰

    음식 행사를 하는 장면을 본다. 그다지 좋은 이미지가 아닐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관건은

    ‘신뢰와 보증’이다. 전문 판매점의 운영을 통해서 한국사찰음식의 확

    산은 물론이고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될 수도 있고, 한국인의 밥상을 건강하

    게 만들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Ⅴ. 결론

    2002년 5월 주한 외국대사를 대상으로 경상북도 김천시에 위치한 직지사에서 템플스테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한국의 사찰은 무형의 문화자원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 전만 해도 한국의 사찰은 역사 유적지로 이해되어 건물을 관람하는 유형의 문화자원이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템플스테이는 불교신자이든지 아니든지 상관없이 불교를 직접 체

    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증대시켰다. 이를 계기로 한국사찰음식도

    불교계 내부는 물론이고 문화관광정책 입안자들에 의해서도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이해되

    기 시작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중심이 되어 한국사찰음식에 대한 꾸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2006년 한(韓) 브랜드 박람회에서는 심포지엄이 열

    렸다. 2007년에는 , 2009년에는

    , , 2010년에는 , 2013년과 2014년

    에는 등의 행사가 열렸다. 앞에서도 소개했듯이 학술용역

    사업도 꾸준히 지원되어 연구성과를 상당히 축적한 상태이다.

    그러나 한국사찰음식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사찰음식

    의 의의에 대한 논의나 관광상품화 방안에 대한 논의에 머문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번 연구용역 역시 그러한 결과를 낳지 않을까 걱정이다. 필자는 이러한 스스로의 우려

    를 해결하기 위하여 당초 ‘사찰음식의 관광상품화 방안’이라는 주제를 중간발표(2015년 2

    월 13일 오후1-2시) 이후에 ‘한국사찰음식의 문화자원에 대한 연구’로 그 연구방향을 조정

    했다. 이렇게 연구방향을 조정한 이유는 중간발표 때 공동연구원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담당자 사이의 토론에서 때문이었다.

  • 37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담당자는 필자의 중간발표 내용을 청취한 후 ‘관광상품화’보다는

    ‘관광자원화’가 더욱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광자원화를 위해서는 어떤 문화

    자원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이미 본문에서 제시했듯이 “한국사찰음식은

    한국불교”이다. 이 명제는 버릴 수도 없으며 버려서도 안 된다. 그런데 ‘관광상품화’를 논

    의하다보면, 종종 이 명제를 순간적으로 잊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근 한식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한국사찰음식에까지 확대되어 각종 국제행사에서 파티음식으로

    차려진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주도하는 정부의 입장은 한국사찰음식을 종교음식이 아닌,

    한식의 한 부류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다.

    한국사찰음식의 한식의 중요한 구성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한식을 세계화하여 경제

    적인 이익을 창출하려는 ‘한식세계화 정책’에 반드시 ‘한국사찰음식의 세계화’가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필자는 의문을 가진다. 한국불교의 확산에 한국사찰음식이 기여할 수 있

    지만, 한식세계화에 한국사찰음식이 나서야 할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한국사찰음식은 한

    국불교”이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체계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역

    시 불교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높이고, 불교확산에 기여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