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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7-1 1 초 점 정보통신정책 제 18 권 12호 통권 396호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 1) 지난 616일에 CCTV 개인영상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공청회가 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렸다. 이를 비디오감시에 대한 규범정립을 촉구하는 주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는 과정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그 내용에는 무엇을 담을지 그리고 가이드라인의 제정으로 충분한 것인지의 검토가 필요하다. 사례를 통해 여기서 이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 논의를 시작하며 . 유럽 주요국의 현황 . 미국 영화의 시사점 1. 1. CCTV와 타임코드 2. 프랑스 2. CCTV와 헐리우드 3. 3. 시사점 . 결론에 갈음하여 Ⅰ. 논의를 시작하며 폐쇄회로텔레비전 (closed circuit television: 이하 CCTV略稱 )이란 특정한 수신자만 서비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텔레비전 전송 시스템을 가리키는 화상통신용어이다 . 교육의료 및 지역 정보서비스 등 산업 분야 전반에 이용되고 있는 CCTV는 송신 측에서 수신 측 까지 유선 또는 특수 무선 전송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마음대로 수신할 수 없으 , 산업용 텔레비전 (ITV) 또는 전용 텔레비전이라고도 한다 . 1) 일반적으로는 촬영자가 없이 행해지는 영상(映像)의 포촉(脯燭)에 의미를 두어 무인감시카메라로 부르는 것이 통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기능을 갖는 장치를 무인단속장비 (無人團束裝備)라 부를 수 있다 . 유럽에 서는 CCTV라고 하는 시스템적 기기에 주목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그 기능적 특질에 초점 * 성균관대학교 비교법연구소 선임연구원 (02) 760 1278, [email protected] 1)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정보통신용어사전, 두산동아, 2001, 14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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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7-1 1

초 점 정보통신정책 제 18 권 12호 통권 396호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이 민 *

1)

지난 6월 16일에 CCTV 개인 상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공청회가 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렸다. 이를 비디오감시에

대한 규범정립을 촉구하는 주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는 과정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그 내용에는 무엇을 담을지

그리고 가이드라인의 제정으로 충분한 것인지의 검토가 필요하다. 사례를 통해 여기서 이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목 차

Ⅰ. 논의를 시작하며 Ⅲ. 유럽 주요국의 현황

Ⅱ. 미국 화의 시사점 1. 독 일

1. CCTV와 타임코드 2. 프랑스

2. CCTV와 헐리우드 3. 국

3. 시사점 Ⅳ. 결론에 갈음하여

Ⅰ. 논의를 시작하며

폐쇄회로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 이하 CCTV로 略稱함)이란 특정한 수신자만

서비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텔레비전 전송 시스템을 가리키는 화상통신용어이다. 교육․

의료 및 지역 정보서비스 등 산업 분야 전반에 이용되고 있는 CCTV는 송신 측에서 수신 측

까지 유선 또는 특수 무선 전송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마음대로 수신할 수 없으

며, 산업용 텔레비전(ITV) 또는 전용 텔레비전이라고도 한다.1) 일반적으로는 촬 자가 없이

행해지는 상(映像)의 포촉(脯燭)에 의미를 두어 무인감시카메라로 부르는 것이 통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기능을 갖는 장치를 무인단속장비(無人團束裝備)라 부를 수 있다. 유럽에

서는 CCTV라고 하는 시스템적 기기에 주목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그 기능적 특질에 초점

* 성균관대학교 비교법연구소 선임연구원 (02) 760-1278, [email protected]

1)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정보통신용어사전, 두산동아, 2001, 1467쪽.

초 점

2 정보통신정책

을 두어 비디오감시(video-surveillance)라고 한다.2)

전 세계에 설치된 CCTV는 2,600만대이며 미국에만 1,100만대라고 미국 MIT의 공학

전문지 Technology Review 2003년 4월호가 보도한 바 있는데, 뉴욕의 미국시민자유연합

(ACLU)은 1999년 맨해튼 지역의 CCTV를 2,397대로 집계했지만 9․11 테러 참사를 겪고

난 2003년에는 3배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3) 한편 15만대의 CCTV가 설치된 국의 런

던에서 시민들은 평균 5분에 한 번씩 하루 300번 정도 CCTV에 노출된다는 보고서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운 되고 있으며, 그 효과에 대하여는 언론에 보

도되는 바와 같이 범죄수사의 증거확보에 있어서나 지하철역사에서 발생될 수 있는 안전사고

의 예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사생활침해 논란에 휩싸여 부정적

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또한 사회적 감시공포증에 대한 우려

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귀를 기울여야 할 상황인 바,4)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사람에

따라서는 무의식에 침잠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

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는 권리침해의 개연성에 대응하는 법제적 구조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

다. 비단 강남구와 청계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 침투되어버린 비디오감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5) 사생활침해나 감시공포증을 사전 예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

회적 합의에 따라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CCTV의 운용이 그 원칙에 부합하도록 하면서 권

리침해의 발생에 대한 사후구제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6)

최근의 급격한 범죄증가는 그 대책강구가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방범용 CCTV는

2) 이와 같은 관점에서 本稿에서도 비디오감시와 CCTV운용을 동의어로 사용하기로 한다.

3) Jay Stanley & Barry Steinhardt, Bigger Monster Weaker Chains: The Growth of an American

Surveillance Society, Technology and Liberty Program, ACLU, 2003, p.2.

4) 국민일보 2006년 5월 12일자 기사(한국언론재단통합검색<www.kinds.or.kr>); 여기서는 상존하

는 비디오감시에 대하여 정신질환의 유발이 가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불안장애 또는 공황장애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음을 보도하면서도, ‘누군가 날 감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물론 다 정신질환

은 아님은 분명히 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의 인터뷰를 빌어 감시공포증은 특수한 환경에 적응

하기 위한 생체의 가장 기본적인 반응양상이지만, 그 공포증이 일상생활에 까지 악 향을 미친다

면 치료의 대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5) 가령 강서구의 경우 지난 6월 8일 방범용 CCTV 32대를 설치하여 운 개통식을 열고 본격적인

방범활동에 나섰다고 하는데, 관제센터에는 CCTV 설치장소가 지도상에 표기된 대형화면과 전

문요원이 배치되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관계자의 전언으로는 관제센터의 모니터감시로

인한 주민의 사생활침해 논란이 발생되지 않도록 사전예방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하며, 관제센터

의 운 성과와 주민호응도를 파악하여 CCTV 설치를 확대 운 할 계획이라고 한다; 강서양천신

문 2006년 6월 9일자 기사(한국언론재단통합검색<www.kinds.or.kr>).

6) 그러므로 비디오 감시는 개인정보보호법제의 구성과 운 에 관한 논의와 결부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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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각종 최신 범죄예방 및 통제 기법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

는 것이 사실이며 CCTV의 전 세계적 확산경향은 이를 반 하고 있다. 하지만 CCTV의 범

죄예방효과에 있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 역시 간과할 수 없으며,7) 예컨대 ‘풍선효과’

를 유발할 뿐이라는 지적은 범죄예방효과에 대한 기대가 과장되었다는 지적을 전면적으로 부

정할 수 없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8) 이처럼 현상론적으로 CCTV의 운용이 정당한 목적

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목적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 역

시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법해석학적으로는 규범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이를 보완해야 할

법정책학적인 요청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이 간과되어져서는 아니 될 것이다. 다시 말하자

면, 사회학적 접근만을 취하여 감시목적과 상관관계를 이루는 비디오감시의 효과성에 치중할

경우 입법론적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긴 한 학제간 연구(學際間

硏究; interdisciplinary study)를 통해 원인분석과 결과도출의 견련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

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지난 6월 16일 정보통신부 주최로 CCTV 개인 상정보보호 가이드

라인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이 은 유럽의 주요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비디오감시에 대한 통제, 즉 역감시의 현황이 어

떠한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일련의 문헌을 분석하고 그 단초가 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

자 한다. 또한 그 내용 가운데 일정한 사항은 비디오감시로 인한 문제의 발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CCTV 운용자가 준수해야 할 규범으로 정립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규제

동향이 암시하는 바와 관련지어 논의할 것이다. 그리고 위 가이드라인이 지니는 법적 의의와

그 적절성을 평가하면서, 그 한계를 지적하여 법제정비의 방향에 관한 시사점을 짚어보겠다.

7) 가령 2001년도 슈퍼볼경기 입장객 10만 명을 스캔한 안면인식시스템은 범죄기록을 지닌 19명의

사람만을 선별하 으나 그 누구도 당국에 의해 추적되는 범죄자는 아니었으며, 플로리다

州 탐파의 거리와 버지니아해변에서 범죄용의자식별을 위해 장착되어 사용되었던 안면인식시

스템의 경우 단 한 건의 검거실적도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논란을 가중시켜왔다; CNET News.com,

Technology strains to find menace in the crowd, 2004. 6. 1.

8) 이러한 예는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는 바, 국민일보 2004년 10월 12일자 8면 기사는 ‘강남 CCTV

헛돈 썼나?’라는 제목으로 관련사례를 열거하면서 강남구 일대에 CCTV가 설치된 뒤 한때 범행

이 줄어들다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범행이 더욱 지능화되면서 최근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덧붙여 CCTV 설치 인근지역으로 범죄가 전이되는 이른바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로 인하여 인근지역 주민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초 점

4 정보통신정책

Ⅱ. 미국 화의 시사점

이하에서는 헐리우드 화에서의 비디오감시를 살펴보아 유럽의 현황에 주의를 환기토록

한다.9)

1. CCTV와 타임코드

비디오감시에 대하여 많은 것을 얘기해주는 저예산 화로, 국인감독 Mike Figgis가 만

든 Time Code를 들 수 있다. 지난 2000년에 개봉된 이 화는 하나의 이야기를 4명의 중심

인물을 따라서 4대의 디지털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 한 후 완성된 4편의 화를 4분할하여

한 화면으로 상 하는 방식을 채택하 다.10) 여기서 CCTV의 속성에 주목하여 이 화가 던

지는 함축을 읽어낼 수 있다. 바로 화편집상 몽타쥬기법(montage techniques)이 그것이

다. 즉, 조정실 안의 감시벽(monitor wall)과 같이 CCTV는 일시적인 현상을 시간적 몽타쥬

로 대체한다. 그리하여 화면을 바라보기만 하는 피동적 수용자 던 관객에게 4개의 화면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스스로 재구성하여 편집하도록 하겠다는 감독의 의도가 투 된 이 화

에서, 관객은 12개의 CCTV 모니터가 동시적으로 행한 비디오감시로 단지 4개의 화면에 그

치는 것이 아니라 12개의 구도(frame)를 재배열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실시간 화의 비디

오감시에 관한 통찰력을 높이 평가한 Levin 교수는 “Time Code는 화를 감시본부로 다시

썼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11) 감독의 말을 빌면, 실시간 화가 공간차원을 시간차원으로 변용

함으로써 디지털 상시대에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상실감을 꿰뚫어 ‘이것은 바로 지금 일

어나고 있는 일’임을 고발하는 데 주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감독인 한

남자의 성장과정과 그에 따른 성적 욕망의 변천사 그리고 그 욕망의 순수성이 문명 속에서

어떻게 변질되는가를 탐사해가는 실험작인 Time Code가 감시의 수사학(rhetoric)으로서

9) 이하는 Dietmar Kammerer, Video Surveillance in Hollywood Movies,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464∼473 중 주요내용을 재구성하여 시사점을 도출한 것이다.

10) 1999년 11월 19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촬 은 97분간 실제상황을 끊김 없이 녹화하 고 이를

통해 분할된 4개의 화면은 마치 감시카메라의 모니터처럼 인물과 공간 그리고 사건을 동시에

비추고 컴퓨터에 띄워진 여러 개의 윈도우처럼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쏟아낸다; Dietmar

Kammerer, Supra Note 8, p.466.

11) T. Levin, Rhetoric of the Temporal Index: Surveillant Narration and the Cinema of ‘Real

Time’, in: T. Levin, U. Frohne & P. Weibel (eds.) CTRL Space: Rhetorics of Surveillance

from Bentham to Big Brother, Karlsruhe: Center for Art and Media, 2002, p.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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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매체의 재구조화에 다름 아니라고 평가되어지는 것이다.12) 환원하자면, 실시간의 상황을 일

시적 기호로 변화시킴으로써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상 그 자체의 구조적 변용을 분석

한 것이라는 점에서 감시에 대하여 웅변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겠다.

2. CCTV와 헐리우드

최근 상업 화의 주류는 비디오감시가 보여주는 감시의 미학과 상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

여주었다. 예컨대 초기작으로 Michael Powell의 Peeping Tom이나 Sam Peckinpah의 The

Osterman Weekend를 위시하여, Peter Weir의 Truman Show, Tony Scott의 Enemy of

the State, Wim Wenders의 The End of Violence, David Lynch의 Lost Highway,

Brian de Palma의 Snake Eyes 등이 감시사회를 화전체의 주제로 다룬 일련의 작품들로

거론될 수 있다. 오늘날 비디오감시를 소재로 한 화는 주로 액션스릴러물에서 유행과도 같

으며, 여기서 감시카메라와 모니터에 의해 포착된 상이 최소한 한 장면 이상은 정렬된다.

그러므로 아래에서는 CCTV 상을과 관련하여 감시를 주제로 다룬 세 작품을 언급함으로

써 비디오감시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논의하고자 한다. 이들은 비디오감시뿐만 아니라 감시

기술의 총체적 범위에 대하여 다루고 있는 바, 즉, 카메라․센서․음향기기․전자감시컴퓨터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들 작품에서 주인공은 전자감시기술에 직면하여 이를 활용하

는 새로운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가. Minority Report

Phillip K. Dick의 SF소설을 원작으로 Steven Spielberg가 각색․감독한 이 작품의 줄거

리는 다음과 같다.13) 즉, 2054년 워싱턴 D.C.에서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범죄를 예측해 범

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시스템인 프리크라임(Pre-Crime)이 운용되고 있으며, 프리크

라임 팀장인 주인공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미래의 범죄자를 추적해내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

다. 그가 프리크라임에 최대한의 열정을 기울이는 것은 6년 전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픈 기억

을 다른 사람에게만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데, 그가 프리크라임 감사를 위해 연방정

보국과 대치하는 가운데 프리크라임은 바로 주인공 자신이 누군가를 살해하는 범행장면을 예

12) Ibid., p. 593.

13) 화 속 미래에선 3명의 예지자에 의해 범죄가 예견되면 범죄대상과 범죄자의 이름이 새겨진

둥근 공이 경찰에 제출되는데, 이를 리포트라고 부른다. 보통 3명의 예견이 일치하지만, 가끔

쌍둥이인 2명보다 예지력이 높은 다른 한 명의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화의 원제목은

이 경우를 가리킨다.

초 점

6 정보통신정책

견한다. 이에 따라 프리크라임의 모든 시스템이 주인공을 추격하게 되며, 그는 음모를 파헤치

기 위해 직접 미래의 피살자를 찾아 나선다. 자신이 저지를 범죄현장에 한 발짝씩 다가갈수록

주인공 앞에는 믿을 수 없는 사실들이 드러나고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예견된 희생자가 나

온다. 이와 같은 상황설정에서 화는 총체적 감시에 대한 사회적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즉, 카메라․열센서․전자DB․생체인식접근통제․생체인식로봇 등 감시기술의 거대한 배열

이 전개된다.14)

이 화의 근본적인 의도는 ‘기술은 실패하지 않으며, 다만 실패하는 것은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주인공 역시 프리크라임을 신뢰하지만, 그것이 그의

생명을 위협하고 그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여전히 예지자의 예언을 믿

은 그는 적에게 감시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결국 위험에서 탈출하게 되는 데 성공한다. 그것은

적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프리크라임이 보유하는 시스템상의 이율배반과 모순을 폭로함으로

써 가능했다. 즉, 시스템작동의 동시 조건이 시스템을 실행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시스템 그

자체는 오류를 만들지 않지만, 적절한 개념을 해독을 하지 못하는 인간은 틀릴 수 있기 때문

이다. 또한 개념의 해독에 있어 개념 자체의 논리가 적용되어졌어야 할 부분에 그들은 그 의

도를 설명하려는 논리를 이용하는 까닭에 그러하다.

14) 화에서는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과학기술적 지식을 토대로 2054년 미국 워싱턴 D.C.의 모습

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화 속의 주요건물이나 거리 또는 지하철역 등에는 홍채나 망막 등

인간의 안구로부터 정보를 추출해내는 생체인식시스템이 설치되어 개인정보를 분석해내고 있

다. 또한 생체인식로봇이 돌아다니면서 시민들의 신원을 파악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체인식시

스템은 범죄용의자의 색출은 물론 일대일 마케팅 등 상업적 모델로도 응용됨을 보여주고 있다.

종래의 암호와 같은 인증방식의 경우 분실이 쉽고 타인에게 노출되기 쉬워 개인을 안전하게 인

증하는 수단으로써 문제점이 있는 반면, 개인의 고유한 신체의 생리학적이고 행위적인 생체인

식방식은 보안성이 우수하고 사용이 간편한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하므로 그 응용분야도 전자상

거래인증시스템 등 인터넷보안시스템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생체정

보의 보호와 관련된 문제가 법제적인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바, 특히 CCTV에 의한 개인 상

정보의 획득은 생체인식기술 가운데 안면인식기술과 결합되어 문제의 차원을 높이고 있으며 여

러 생체인식기술을 함께 사용하여 성능을 향상시키고 신뢰도를 높이는 다중생체인식(multi-

modal biometrics)의 기술적 발전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위험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에 대하

여는 拙稿, 방범용 CCTV 운용에 대한 항고소송 검토, 정보통신정책 제16권 제23호, 정보통신정

책연구원, 2004, 33∼35쪽; 拙稿, 생체정보의 보호에 관한 법제도적 정책방향, 정보통신정책 제

16권 제21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04, 44∼49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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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nemy of the State

지난 1998년에 개봉된 이 작품은 Tony Scott가 감독한 것으로 강직한 변호사인 주인공이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 NSA)의 음모와 가공할 위력에 맞서는 내용을 다

루고 있다. 그의 동창으로부터 NSA이 추진하려는 도감청행위의 승인법안에 강력하게 반대

하는 국회의원을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녹화테이프 디스켓을 자신도 모른 채 입수하게 된 주

인공을 NSA에서 추격하는 가운데,15) 주인공은 NSA의 획책으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해고당

하고 모든 금융거래마저 차단당하고 아내한테도 의심받게 되어 벼랑 끝에 몰린다. 이제 주인

공은 전직 NSA 출신이자 비 리에 그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뒷돈을 챙기던 정보브로커로부

터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처음엔 자신의 정체가 노출될 것을 꺼리던 브로

커마저 주인공과 함께 NSA로부터 목숨을 위협당하는 위기에 처하게 되자 둘은 역습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다. 하지만 NSA 요원에 의해 브로커는 최악의 궁지에 몰리고 주인공 역

시 숨어있던 아지트에서 발각된다. 여기서 주인공은 NSA 도청책임자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기 위한 치 하고도 강렬한 작전을 짜게 된다.

통신장비의 발달로 인해 민주주의국가가 정보기관에 의해 개인생활을 통제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이 화에서 비디오감시는 과학적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

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할 수 있다.16) 그리고 주인공은 필수적인 매체기술을 획득하고 시스템

의 논리적 모순을 역이용하는 측면공격으로 이를 무찌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화 역시

그 상은, 언제나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통제기술에 매료되어 있다.

다. Panic Room

지난 2002년에 개봉한 이 화는 David Fincher가 감독한 작품이다. 얼마 전 이혼한 주인

공이 그녀의 딸과 함께 뉴욕의 대저택으로 이사하게 되는데, 그 저택에는 콘크리트와 두꺼운

쇠문으로 둘러싸여 있고 전용 전화선과 집안 구석구석을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 등이 설치되

어 있는 패닉룸(恐慌空間; panic room)이 있다.17) 어느 밤 세 명의 침입자가 이 저택에 들어

15) NSA 요원은 주인공과 그의 동창이 遭遇하는 상점에 감시시스템을 설치하여 그 기록을 확보하

기 때문에 국회의원 피살장면이 수록된 디스켓의 행방이 주인공으로 향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상점은 수제품의 고급속옷만을 판매하는 곳인데, 여기서 觀淫症(voyeurism)

의 부도덕함이 불법적인 감시기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Dietmar Kammerer,

Supra Note 8, p.470.

16) 화 속에서 국회의원의 죽음을 녹화하게 된 주인공의 동창은 조류학자 다. 하지만 이 화는

결백한 감시카메라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출발점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Ibid.

초 점

8 정보통신정책

오자, 주인공은 딸을 데리고 긴급히 그 안으로 피신한다. 문제는 이들 침입자가 찾는 숨겨진

현금이 바로 패닉룸 안에 있다는 점이다. 그 곳은 어떠한 외부침입에도 버틸 수 있도록 별도

의 전화선과 감시 카메라에 연결된 수많은 모니터, 자체 환기시스템, 물과 비상약 등 생존을

위한 필수품 등도 구비되어 있다.

이 화에서 카메라가 패닉룸에 설치된 비디오 감시모니터에 근접할 때마다, 보이는 것은

상 그 자체가 아니라 바로 관객이 목격하고 있는 모니터의 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카메라는 건축물 내부구조의 관찰력을 의미하며, 즉 객관적 이격(cold distance)이나

주관적 인식(hot identification)이 허용되지 않은 채 주시하는 구조물 자체가 불안정한 카메

라가 되고 만다.18) 그리고 이 화는 감시기술의 양면성(ambivalence)을 표현하는 데 있어

앞에서 살펴본 두 화보다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패닉룸이라는 공간이 갖는 감

시와 피신, 해악과 유용이 ‘두 얼굴’ 또는 ‘강화와 제한의 양면가치를 지닌 동일과정’으로 해석

되어 결국 ‘보호의 모순’에 도달하게 한다.19) 이렇듯 패닉룸은 열림과 닫힘이란 상반된 두 징

표가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3. 시사점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역의 정보에 대한 수집과 분석이 컴퓨터처리의 발전으로

가능해지고 있다. 상이한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정보를 조합하는 것이 새로운 유형의 감시와

통제를 점진적으로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활동이 관찰되어진다는 개인의 인식이 물

리적 폭력에 의하지 않고서도 행동통제에 향을 미치는 데 충분한 감옥으로서 Bentham이

고안한 Panopticon20)의 악몽을 여기서 발견할 수 있다. Foucault가 구상한 사회적 원형감옥

17) 실제로 원제목은 공황으로부터의 보호를 의미하지만, 이것은 피신처가 아니라 덫에 불과한 의

미로 변용되고 있다; Dietmar Kammerer, Supra Note 8, p.471.

18) G. Seesslen, Kammerspiel des Terrors: Panic Room, in: Frank Schnelle (ed.), David Fincher,

Berlin: Bertz, 2002, p.197.

19) See D. Lyon, Surveillance Society: Monitoring Everyday Life, Buckingham: Open University

Press, 2001, p.3; G. Seesslen, op.cit., p.197.

20) Panopticon은 일찍이 18세기에 Jeremy Bentham이 고안한 건축형태로서, 당시 망원경과 비슷

한 광학기구를 지칭하는 용어에서 착안되었으며, 그 말밑은 ‘다 본다(all seeing)’는 의미를 나타

내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다. 하지만 Michel Foucault는 감시자가 중앙탑에 있고 죄수들은 주

위의 독방에 격리 수용되도록 구조화된 원형감옥으로 Panopticon을 파악하고 현대사회의 감시

적 특성을 정보적으로 재구성하여 이에 관한 논의를 제기한 바 있다. 詳細는 미셸 푸코 著․오

생근 譯,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나남출판, 1994, 295쪽 이하 참조.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9

화는 현재의 기술진화로 인해 이제 무서울 정도로 실현가능해졌다. 이것이 다름 아닌 전자감

시사회의 출현이다. 정보주체의 초상을 무단으로 촬 하여 승낙이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저장함으로 인해 해당 개인의 사생활침해를 가져오고 있다는 데에서 법제적 개선책 마

련이 시급하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첨단기기의 편리함 이면에는 사생활침해의 우려가 상

존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적 감시의 상존화의 우려는 배가되어진다. 더욱이 인간에 대한 전자

감시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특정 공간에 설치된 웹카메라(world-wide web camera)를

컴퓨터와 연결시켜 촬 된 상을 인터넷으로 실시간(real time)으로 방 하는 정보서비스

까지 출현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개인정보의 수집․저장은 데이터베이스의 유출이나 해

킹가능성 등 보안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CCTV의 운용에는 적법한 절차와 합법

적 통제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감시적 속성은 가령 범죄예방․주차단속․출입통제․화재예

방 등의 활용목적이 갖는 CCTV 운용의 정당성과 대치될 수밖에 없다. 특히 범죄예방을 위

해 CCTV를 설치하고 운 하는 것은 해당지역의 주민이 보장받아야 할 생명권 또는 재산권

의 보호 측면에서 목적의 정당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다른 사람의 초상권과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 과 자유를 제한하는 까닭에, 감시기제의 절차적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심해야 한다. 더욱이 지역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방편으로

CCTV를 운용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의 유지라는 공익에

관한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사생활침해의 문제와 조화롭게 검토되어야 한다.21) 그

렇다면 이 문제에서만큼은 기본권간의 충돌이나 기본권과 공익의 충돌이 이루어지는 역이

라 할 것이므로 헌법합치적인 해석과 적용이 요구되는 사안이 된다.22)

21) 물론 헌법이 공익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 제37조 제2항 및 제23

조 제2항의 ‘공공복리’, 제23조 제3항의 ‘공공의 필요’, 제77조의 ‘공공의 안녕질서’ 등의 개념은

공익개념 그 자체를 말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현행헌법상 최고이념은 제10

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실현’이라는 목표에 있다고 판단되므로, 행정은 궁극적으로 이에

봉사하는 것이어야 하며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예컨대 사회보장․완전고용․물가안정 등과 같

은 공익의 구체적 내용이 공간과 시간상 제한된 국가의 이해를 전제로 속적으로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22) 살피건대 개인의 사생활권은 직접적으로 침해받는 기본권인 데 반하여, 보충성이 결여된

CCTV의 촬 으로 보호되는 주민의 생명권 혹은 재산권은 가령 경찰력 증강․순찰력 강화 및

과학수사의 도입 등에 의해서도 지켜질 수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제한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를 기본권충돌의 사안으로 보는가의 문제보다는 이를 어떻게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조화

롭게 法益衡量을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 하겠다. 한편 기본권과 공익의 충돌은 바로 기본권제한

의 문제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판단컨대 기본권제한의 정당한 목적으로서 공익이라 하

초 점

10 정보통신정책

이와 같은 측면에서 CCTV는 음모나 공모에 관한 물음이 아니라, 복합성(complication)

과 복잡성(complexity)의 문제라 할 수 있다.23) 그 저변에 놓여있는 감시상황이 활용목적과

연결될 때 패닉룸과 같은 양면가치를 증폭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속성 탓에 이미 사회

학적 용어로 자리 잡은 CCTV는 매체나 문화적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CCTV의 상은 다

른 재원과 함께 조합되거나 비교되기도 하고 혼합되어질 수도 있으며, 텔레비전이나 화와

같은 대중매체가 기술적 수준뿐만 아니라 구조적․역사적․인식적으로 CCTV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 그 자체로 CCTV의 감시적 속성을 인과론적 상관관

계로 설명하기는 제약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Ⅲ. 유럽 주요국의 현황

1. 독 일

이하에서는 베를린 쇼핑몰에서의 비디오감시를 중심으로 독일의 현황을 검토한다.24)

더라도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거나 비례성원칙의 위반이 있다면 혹은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면 헌법위반으로서 기본권침해가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한 詳細는 拙稿, 地方自治團體의 CCTV 運用에 관한 公法的 考察, 인터넷法律 통

권 제24호, 法務部, 2004, 108∼139쪽 참조.

23) 예컨대, 지난 2001년에 개봉된 우리 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CCTV를 향해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 나이 서른셋의 어수룩한 은행원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 은행 CCTV 녹화화면을 되돌려보던 그는, 목소리도 녹음되지 않는 작은 폐쇄회로카메

라에 대고 자신의 이름을 안타깝게 부르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無人團束裝備에 의한

폐쇄적 상황이 사랑의 감정을 전달하는 媒介가 되고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미학적 미화로 낭만

성을 표출하는 데 좋은 소재가 되고 있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CCTV가

Panopticon의 감시적 기제로 활용되고 있는 면에 치중하지 않고 미학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은

Dietmar Kammerer가 매체적․문화적 접근으로 CCTV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만, 그 복합성이나 복잡성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

다. 즉,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감시적 상황을 Panopticon으로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에 치중할 것인지 아니면 위법․부당하게 운용되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쪽으로

정책요인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함을 웅변하고 있다 하겠다.

24) Frank Helten & Bernd Fischer, Reactive Attention: Video Surveillance in Berlin Shopping

Malls,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323∼345.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11

가. 감시의 사회생태학

최근 쇼핑몰의 기능적 변화에 따라 우리는 그 특징을 통상 또는 재정 분야의 다양한 활동

이 일어나는 복합공간으로 주목한다. 이러한 개념에 의하자면, 동베를린 소재 35개 쇼핑몰과

서베를린 소재 27개 쇼핑몰의 분포가 상업권을 이루는 주요도로에 집되어 있음을 재확인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60%에서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표 1> 비디오감시 여부에 따른 지역별 쇼핑몰의 분포 차이

쇼 핑 몰 동 베 를 린 서 베 를 린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 22 62.9% 13 48.1%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 13 37.1% 14 51.9%

총 계 35 100% 27 100%

위 쇼핑몰 대부분은 철도를 이용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광범위하게 비디오

감시를 채택하고 있다. 즉,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지는 쇼핑몰 35개소의 71.4%가 되는 25개소

로의 접근은 지하철 및 도시철도로 접근이 가능한 곳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통학구역(通

學區域; catchment area)에 근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바, 비디오감시의 측면에서 볼 것

같으면 도시중심에서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곳에 분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독일에서

는 도심에서 조금은 떨어진 중추지역에 CCTV가 설치된 쇼핑몰을 포진하고 있으며, 이는 지

역개발의 안정성 확보와 관련되어 있다.

[그림 1] 베를린 쇼핑몰의 분포

Shopping mall with CCTVShopping mall without CCTVMunicipal border of BerlinFormer East-West border(Berlin Wall)

초 점

12 정보통신정책

이와 같은 지역적 분포를 고려할 때, 비디오카메라에 의해 관찰되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면 누구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형 쇼핑몰에 출입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지만 지역중추와 이

격된 신도시에 새로이 건설되고 있는 대형 몰의 경우 공개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공간에서는

비디오 감시시스템을 운용하지 않고 있는 예외적 사실은 비디오감시에 대한 유형적 특성을

설명하기 어렵게 하며, 다만 CCTV의 운용에 관한 방법과 장소에 대하여 공통된 이해나 전

략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줄 뿐이다.25)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을 보다 나쁘게 말하자면, 쇼핑

몰이 감시행위의 주요근거로써 이용될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감시의

향력에 대하여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간에, 쇼핑몰의 CCTV 운용이 야기하는 위험의 잠

재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성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가?

나. 비디오감시의 실제

쇼핑몰에서 이루어지는 비디오감시의 주요목적은 범죄예방과 증거확보 그리고 고객의 신

변안전에 있으며, 관리자 측에서는 개인의 추정된 안전상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주된 관심을

보이고 있다.26) 물론 범죄예방을 위한 수단으로서 비디오감시에 대한 사회적 주목은 그 목적

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방문객이 불편함을 느낌으로 인해 고객이 되

지 못할 수 있으므로 그들이 감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문객 스스로 인지하는 것을 원치 않

는다. 기술관리자 또는 보안관리자 역시 쇼핑몰 관리자의 의견에 동조한다. 카메라 조작자 역

시 그 목적에 대하여 범죄예방 및 신변안전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답변한다. 문제는 그들이 문

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착각을 가진다는 데 있다.

비디오감시의 목적은 상이한 기대감과 주인공이 관련되어 있다. 쇼핑몰 관리자는 편안한

공간환경과 범죄예방 그리고 적절한 작업흐름을 확보하는 데 그 필요성을 강조한다. 카메라

조작자 역시 총괄적으로 이러한 경향에 공감하지만, 그들은 CCTV의 합리성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즉, 통제소의 다양한 직무중 하나로서 비디오감시의 운용을 기술적 장치로 이해한다

는 것이다.

다. 통제소의 직무편제

일반적으로 CCTV 통제소에서는 접근권한을 부여받은 한 사람만이 모니터링을 담당하며,

이 사람이 경보시스템을 포함하여 카메라와 기록기기를 통제하고 모니터에 대한 책임을 지고

25) Frank Helten & Bernd Fischer, Supra Note 23, pp.328∼329.

26) Frank Helten과 Bernd Fischer는 신변안전이라는 표현이 그 위험성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상관

성에 비추어 여전히 모호한 개념이라고 한다. 이는 이미 여러 비판적 지적에서 확인되는 사항이

라고 소개하고 있다; Frank Helten & Bernd Fischer, Supra Note 23, p.332.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13

있다. 경찰행정력과 결부된 쇼핑몰보안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경찰당국은 때로는 기록테

잎이나 디지털기술로 처리된 기록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27) 조작자의 임무는 조직편제의 구

조문제와 하부단위의 직무 역과 직결되어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관찰에 대하여는

범죄예방용 쇼핑몰 CCTV 시스템은 중추지역의 부가적 작동과제를 완수하는 보조적 수단으

로 사용되고 있으며, 권력성을 보유하면서 지위와 역할을 한정하고 다른 역무에 향을 주는

기제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하여 조작자는 그들이 관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되

는 것이다. 조금만 비약하자면, 이들은 ‘감시에 있어 주도권을 가진 자(master of surveillance)'

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카메라의 사용에 있어 줌인(Zoom-In) 기능을 활용하는 것은 조사가 이루어지는 40

시간 동안에 13번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적절한 것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이 목격될 경

우 표적관찰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행동수칙에 맞지 않는 것으로 구걸․흡연․소란 등을

들고 있다.28) 그 가운데 위치에 관한 것이 4건, 행동에 관한 것이 4건, 교통에 관한 것이 2건,

개인에 관한 것이 1건 등이 확인되었는 바, 이들이 부적절한 것으로 의심된 것 전부 다. 이

처럼 비디오감시가 위험의 잠재성을 근거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디오시

스템의 잠재적 향은 Foucault가 지적한 훈육체계(discipline system)를 연상케 한다. 그리

고 그 향은 그 실제적인 사용과 무관하게 감시시스템이 작동하는 효과성에 대한 믿음, 바꾸

어 말하자면 하나의 자기만족적 예언에 불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29)

2. 프랑스

이하에서는 리용에서의 비디오감시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현황을 검토하기로 한다.30)

27) See Frank Helten & Bernd Fischer, Supra Note 23, pp.341∼342.

28)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지는 쇼핑몰의 약 75%에서 행동수칙을 기재한 성문규칙(written rules)을

진열하고 있지만, 단지 그 29% 정도만이 그 사실을 방문객에게 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 위 지적은 그 정당화된 목적에도 불구하고 CCTV의 범죄예방효과에 있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한다. CCTV의 범죄예방효과에 관한 논란에 대하여 구체적인 해외사

례를 예시하고 있는 문헌으로는 See Christopher Slobogin, PUBLIC PRIVACY: Camera Sur-

veillance of Public Places and the Right to Anotomy, 72 Miss.L.J. 213, 219-233(2002).

30) Emmanuel Martinais & Christophe Bétin1, Social Aspects of CCTV in France: the Case of

the City Centre of Lyons,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361∼375; 여기서의 분석은

CCTV가 지배적인 사회적 대표성에 침투되어 사회적 관계의 극한 대립에 기초하여 건설된 것

으로 이해하고 있다. 사회학의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문이므로 CCTV 운용

사례가 제시된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재구성하기로 한다는 점에 유념하기 바란다.

초 점

14 정보통신정책

가. CCTV: 리용에서의 개관

프랑스에서 CCTV는 종종 범죄행위의 제압을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 거론되어 왔으며, 이

로 인해 생명 및 재산상의 안전을 지켜주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범죄증가지역에 대

하여는 CCTV의 운용이 정당화되고 그 정당성은 무조건적으로 인정된다. 그 사회적 유용성

으로 인해 그 효과성의 인과관계는 기술합리론에 따라 폭넓게 중화되는 것이다.31) 그러나 모

든 기술장치가 그러하듯, 사회적 쟁점과 권력투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CCTV는 결코 중립적이지 못하다. 그리고 CCTV와 관련된 직무에 종사하는 자를 대표하는

논리체계 역시 그러한 까닭에, CCTV는 문화를 표출하고 그 문화를 변경한다.

프랑스 리용은 지난 2001년 봄에 CCTV 시스템이 운용되기 시작하 는 바, 그 절차적 과

정은 외양에서부터 설치에 이르기까지 감시시스템의 기술적․조직적 발전 측면과 관련되어

진다. 즉, 당시 리용에는 교외지역으로부터 청소년의 유입이 극에 달하 고 이들이 축적한 새

로운 문화는 범죄유발가능성을 높 으며, Rhône강과 그 북쪽 Saône 사이에 존재하는 Presqu’'île

지구가 인구 120만명이 거주하는 리용의 도심지역으로서 상업구역과 문화구역을 포함하는

다채로운 이면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유입되면서 범죄 아이콘으로 등장해 이른바

‘수입비행(輸入非行; imported delinquency)’을 사회적으로 확산하 다는 점에서 CCTV의

기술적 대응은 목적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 다.

나. CCTV: 운용에서의 논란

CCTV 시스템의 운 에 관하여 혹자는 자유권32)의 법적 보장이 사치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공공의 안녕에 대응하는 개인의 주관적 공권에 무게를 둠으로써 CCTV의

자유파괴적 전횡을 털어내려 한다. 또 다른 논의는 법률상의 문제로 제기하기보다는 그 수단

적 방편으로 CCTV의 활용을 제한하도록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33)

지난 2001년 봄에 있었던 지방자치선거를 기점으로 촉발된 정보보호 의식제고 캠페인으로

31) Voir Rochette et E. Marchandet, Vidéosurveillance et télésurveillance, médiations techniques

et médiations politiques, in: M. Ansidei, D. Dubois, D. Fleury & B. Munier (eds.) Les risques

urbains. Acteurs, systèmes de prévention, Paris: Anthropos, 1998, pp.185∼206.

32) 그 최소한의 법적 기준에 대하여는 1995년 1월 21일 법(LOPS; Loi d'orientation et de pro-

grammation relative à la sécurité Loi n° 95-73 du 21 janvier 1995) 제10조와 특히 1996년 10월

17일 칙령(decree n° 96-926 of 17 October 1996 relative a la securite sur la videosurveillance)

및 그 실행에 관한 10월 22일 칙령(Circulaire 22 October 1996 relative a l'application de l'article

10 de la loi n° 95-73 du 21 janvier 1995)을 참조할 것.

33) 하지만 리용市長은 일찌감치 윤리위원회의 창설을 배척하고 말았다; Le Monde 2000년 5월 17

일자 기사.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15

인하여, 리용에서의 CCTV 운용은 지방정부의 정보보호정책에 커다란 부담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CCTV 운용에 관한 세 부류의 군상은 범죄에의 노출과 일탈적 사

회변혁이라는 양극단의 목표선상에서 표출되어진 집합적 대표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림 2] 리용 Presqu’'île 지구의 CCTV 카메라 네트워크

초 점

16 정보통신정책

다. CCTV: 정보보호의 문제

하지만 CCTV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기술자에게도 네트워크가 법률에 적합하도록 사용되

어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개인의 자유권적 기본권의 존중이라는 임무가 이미 부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CCTV에 의해 포착되는 개인 상정보에 대하여 그 기록

을 정보주체가 접근하고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의적인

개인 상정보의 누출이나 악용으로 인한 권리침해의 개연성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만일 접근권이 거부되면, 권한 있는 지역위원회에게 청원하여 조정절차를 밟게 된다.34)

공공보안관리자들은 CCTV가 개인 상정보의 관리와 활용을 위한 기술적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바, 그 자체로 일탈을 적용하고 그러한 일탈에 진화를 가져오는 도구라고

부연하여 설명한다. 이와 같은 사고는 공동체는 일탈을 사회적 규범체계로 편입토록 재정의

한다는 관점에서는 CCTV 역시 다양한 유형의 이상행동을 구조화하는 데 그 역할을 담당하

고 있다는 점을 숨기는 데 지나지 않는다. 왜냐 하면 ‘사람들의 기대’ 혹은 ‘경험’과 같이 끊임

없이 차별적인 행동을 개념지우는 데 CCTV가 일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른바 수입비행

이 지니는 실제적 개념을 천착한다 해도 결국 공공보안관리자의 부분적인 안목에 무너지는

꼴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정보보호의 문제는 대량적인 단순화된 쟁점으로서 정보위험의 실

질적 요인을 다루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 까닭에 개별적인 접근이 아니라 총체적인 전략으

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35) 이는 초국가적인 임무인 것이다.

34) 프랑스 정보보호감독기구인 국가정보처리자유위원회(Commission Nationale de l'Informatique

et des Libertés; CNIL)는 법적으로 그 관할에 있어 지역위원회의 업무관장에 개입할 수 없도

록 되어 있으므로(L. Cadoux, La vidéosurveillance dans les lieux publics et ouverts au public,

Après-demain 376-377, 1995, pp.19∼23), 리용에서는 지역위원회의 행정절차에 따라야 한다.

이에 따르면 제척기간인 8일의 보유기간을 경과하면 개인 상정보에 관한 기록은 파기되도록

조율되어 있다. CNIL의 설립에 관한 법적 근거는 1978년 1월 6일 법(Loi relative à l'infor-

matique, aux fichiers et aux libertés Loi n° 78-17 du 6 janvier 1978)인 ‘정보처리축적 및 자유

에 관한 법률’에 있다. 이 법 제정 당시의 주요입법취지가 기존 시스템을 감독하고 조사하는 임

무를 갖고 있던 독립기관인 CNIL의 구성과 독립에 관한 것이었다(James Michael, Privacy and

Human Rights: An International and Comparative Study, With Special Reference to Develop-

ments in Information Technology, Dartmouth Pub. Co. & UNESCO, 1994, p.65). 즉, 이 법은

제22조에서 일련의 정보처리활동들을 시민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정보시스템의

이름과 목적을 구체화하거나 기록되는 개인정보의 범주를 구체화하거나 이러한 정보를 받도록

허가된 사용자나 그 사용자범주를 구체화할 임무를 CNIL에 부여하고 있으며, 이후 수차례 개

정되어 현행 실정법은 2006년 1월 24일 법(version consolidée au 24 janvier 2006)이다.

35) P. Robert, Le citoyen, le crime et l'Etat, Genève-Paris: Droz, 1999, p.232.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17

3. 국

이하에서는 비디오감시에 있어서 고지신호(告知信號; signage)를 중심으로 국의 현황

을 검토하기로 한다.36)

가. 논의의 전제

국에서의 비디오감시는 기술적인 문자를 조립한 신호체계로 이해되며, 이는 곧 Foucaut

가 주목한 Panopticon과 명백한 연관성을 지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신호체

계가 구적인 감시의 관점에서 보다 효과적인 원형감옥적 기제로 존재할 수 있음 역시 주장

될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CCTV의 설치와 운 이 전자감시사회를 구축하는 것이지만,

오히려 개인 상정보의 정보주체에게 CCTV의 운용을 고지하는 안내신호 그 자체가 오히려

철저한 감시체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비디오감시는 공공장소 또는 준사법적(準私的) 공간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들

은 지워버리거나 추적하는 카메라의 기능적 특성으로 인하여 분별력(classificatory power)

의 효과성을 보유하게 된다. 이와 같은 식별은 특정인이 해당 장소에 실존한다는 사실이 부적

절하게 여겨질 경우 카메라의 이러한 속성은 해당 장소로부터 그 사람을 내쫓을 수 있다. 고

지신호 역시 감시집합을 좋게 여기거나 아니면 싫게 느끼거나 하는 이분법적 유형화로 특정

인을 내몰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감시사회의 존재성을 주관적으로 강화하기 마련이다.

나. 신호의 외관

고지신호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사항을 기술하거나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바, ①

카메라가 현존하고 있음을 냉랭하게 경고하는 ‘사실의 고지(statements of fact)’, ② 그 질

적 수준에는 상관없이 도심경관에 흡수된 ‘보급력(permeation),’ ③ 법령을 준수하여 공익

차원에서 메시지가 전해진다는 ‘포섭의 진술(statements of inclusion)’, ④ 범죄와는 무관한

특정개인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카메라는 범죄유발경향이 있는 예비범죄자를 향하

여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배제의 진술(statements of exclusion)’, ⑤ 공중에게

예비범죄자의 위협을 재인식시키고 兩者 모두에게 경고를 하여 일반예방적․특별예방적 효

과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중규범적 진술(double-coded statements)’ 등이 그것이다.37)

즉, 이와 같은 것이 비디오감시의 신호체계가 지니는 徵標(Mekmal)로 작용하는 것이다.

36) Mark Cole, Signage and Surveillance: Interrogating the Textual Context of CCTV in the UK,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430∼445.

37) 이중적 효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향을 받은 건축양식에서 모빌공식으로 활용되어진다고 한

다; C. Jencks, The Language of Post-Modern Architecture, New York: Rizzoli, 1991, p.108.

초 점

18 정보통신정책

[그림 3] 안내판: 사실의 고지

비디오감시에 적용되는 많은 신호체계는 감시시스템이 주어진 장소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교적 냉철하게 단순 광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38) 위의 [그림 3]은 런던

에 있는 빅토리아 지하철역의 중앙광장에 세워진 안내판이다. 여기에는 “이곳에서는 CCTV

카메라가 운용되고 있으며, 감시자료는 국 교통경찰에 의해 24시간 녹화되고 있다”라는 사

38) Mark Cole은 CCTV에 의해 혹은 그 현존의 사실을 알리는 신호체계에 의해 해당 장소에서 내

쫓기는 특정인이 느끼는 감시상황에의 주관적 인식을 복합적인 관점으로 비디오감시를 바라보

고 있다. 그에 의하면 CCTV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을 알려주는 신호체계로 인해서

감시효과가 강화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에겐 정보주체에게 자동정보수집장치의 운용

을 고지토록 하는 것이, 그에게 명시적인 동의를 얻어 CCTV를 운 하도록 하는 것보다 법적으

로 완화된 규범설정이면서도 정보주체의 권리보호와 정보활용의 규제완화 모두에 있어 타당한

것으로 이해되어 온 것에 반해, Mark Cole은 고지신호 자체가 원형감옥의 중앙탑 노릇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Foucault의 Panopticon을 떠올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인 바, 이는 다름 아닌 도시 곳곳에 고지신호가 부착되고 게시되어 ‘우리는 모두 감시되

고 있소!’라고 적법하게 외치는 메아리에 둘러싸여 마음 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는 없는 공황상

태에 놓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지신호를 안내판으로 할 것이 아니라 서

면으로 기록한 일정양식을 구비하도록 한 후 정보주체를 포함한 당사자와 관계인이 요청할 경

우 제시할 수 있도록 하되, CCTV 운용에 있어서의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유발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19

실의 고지가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진술은 동일한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면 더

잘 전달될 수 있다.

한편 다음의 [그림 4]는 비디오감시가 점차 도심환경의 사회적 공간구조로 침투되고 있음

을 보여준다. 심리지리학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지리학적 환경에 대한 개별적 효과로 정의하

는 바,39) 도시경관에서 현저하게 불쑥 튀어나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와 같이 침투된 메시지

의 효과는 의심스러울 뿐이다.

[그림 4] 사회적 침투: 비디오감시의 도시환경구조화

다음 [그림 5]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의 유지라는 공익적 견지에서 강조되어진 CCTV의

현출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공익이라는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누구라도 공공의 부문에 속하

는 것임과 그렇게 분류되어지는 모든 사람에게는 이익으로 작용한다는 상호작용을 그 용어

하나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39) L. Andreotti & X. Costa (eds.), Theory of the Derive and Other Situationist Writings on the

City, Barcelona: 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ACTAR, 1996, p.69.

초 점

20 정보통신정책

[그림 5] 포섭의 진술: 공익목적의 고지신호

반면에 다음 [그림 6]은 고객이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물품관리의 차원

에서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밝혀 공익이라는 용어가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 6] 비디오감시의 목적으로서 공익과 그 구체화

한편, 동전의 다른 면과 같이 다음 [그림 7]에서는 CCTV의 현존성을 경고하여 잠재된 범

죄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는 예이다. 따라서 특별예방효과의 대상인 예비범죄자가 아닌 사

람은 비디오감시에서 자신은 배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모순이 존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21

재한다.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도 범죄예방을 위한 정당한 목적과는 무관하게 감시상황에

노출되어 있음을 인식시키는 것은 감시형국을 배가시키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림 7] 배제의 진술: 범죄의 특별예방

즉, 범죄의 특별예방효과로 인해 일반공중에 속하는 자신은 감시의 대상에 제외된다고 하

더라도 공중의 일부인 그는 잠재되어 있는 감시의 오․남용으로 인해 오히려 고객의 대상에

서 배제되는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CCTV가 운용됨으로 인해서 감시가

이루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그 고지신호가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비디오감시가 이루어지고 있

음을 알려주는 상황 자체가 감시사회를 고착화하게 되고 해당 장소에 출입하는 것 자체를 꺼

리게 한다는 것이다.40)

40) Mark Cole은 지적하지 않고 있지만, 이 부분은 거주․이전의 자유에 관한 문제와 직결되는 내

용이다. 우리 헌법 제14조는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하여 거주․이전

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국가권력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 주소 또는 거소를 정하거나 자유롭게 이를 이전할 수 있어서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居住地와 滯留地를 변경하지 않을 자유권적 기본권을 갖는다고 하겠다. 따라서 방범용 CCTV

가 운용되는 지역의 주민이 아닌 사람이 그곳을 지나가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경우를 상정해 보

면, 만일 정보주체가 원하지 않는 경우, CCTV가 설치․운 되는 지역에 통행을 하지 않으면

초 점

22 정보통신정책

그리고 다음 두 그림은 포섭과 배제 그리고 미소와 경고라고 하는 신호체계상의 이중규범

적 진술의 모습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그림 8] 이중규범적 진술: 포섭과 배제

[그림 9] 이중규범적 진술: 미소와 경고

되는 것이기 때문에 CCTV 운용에 강제적인 요소는 없고 따라서 기본권침해의 요소도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에 의하여 공공

용물인 도로에의 자유로운 통행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권력이 운용하는 CCTV가

개인의 초상과 행동을 포착하는 것이 두려워 그러한 장소에의 통행을 망설이게 되거나 포기한

다면 기본권침해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23

다음 [그림 10]은 고지신호의 자기관련성을 부각하여 역시 이중규범적 진술로 유형화될

수 있는 신호체계를 이루고 있다. 즉, 야만적인 행위에 연루된다면 CCTV의 작동으로 카메

라에 포착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일반공중에 속하는 정보주체는 배제된다는 점과 특별예방적

차원에서 예비범죄자에 대한 감시에의 포섭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예비범죄

자가 일반공중에 속한다고 인식할 경우, 즉 감시상황에 대한 상시적 노출로 인한 비디오감시

에 대한 무감각은 오히려 일반공중에 속하는 자에게는 감시적 상황을 가중하는 것과는 반대

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림 10] 이중규범적 진술: 노출과 감시

초 점

24 정보통신정책

다. 논의의 정리

2002년도에 판매된 어린이 장난감의 모습을 담은 다음 [그림 11]에서는 CCTV의 상과

노란 고지신호가 그대로 보이고 있어 비디오감시의 항시성을 절감하게 하고 있다.

[그림 11] 완구제품에서의 비디오감시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은 이른바 비디오감시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많은 CCTV가 설치되어 운 되고 있는 나라이다. 2000년도 이래로 CCTV실행규약

(Code Practice for CCTV)는 고지신호를 통해 비디오감시의 현존성을 알리도록 하고 있

다.41) 하지만 고지신호 자체가 자동적 기능력을 발휘하여 감시체계의 강화를 가져오며 CCTV

의 운용목적 자체가 상쇄될 수 있다는 중요한 지적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41) 1998년 정보보호법(Data Protection Act)의 시행으로 2003년까지 모든 CCTV시스템은 감독관

에 등록하고 정보보호원칙을 준수하도록 요구되어졌으며, 그 구체적인 사항은 CCTV실행규약

에 규정되어 있다. 이 규약은 규범구체화규칙으로서 법규성을 追認받게 되므로 그 위반은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Marianne L. Gras, The Legal Regulation of CCTV in Euroupe,

The Politics of CCTV in Europe and Beyond,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217.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25

Ⅳ. 결론에 갈음하여

본고(本稿)의 분석대상이 된 국․프랑스․독일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스위스․노르웨

이․덴마크 역시 공공장소에서의 비디오감시는 설치목적의 정당성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아

울러 사생활침해 또는 감시공포증의 논란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갖고 있다고 할 수 있

다.42) CCTV를 운용하는 목적으로서 범죄예방․화재예방․사고방지․교통단속 등은 그 효

과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주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중요한 기능을 보유한 것이다. 자신이 관

찰되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위험요인을 지닌 그 누군가가 감시되고 있으므로 석연치 않은 느

낌을 묵과할 수 있게 하는 요소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위와 같이 공공의 안녕

과 질서의 유지라고 하는 목적부합성에 따라 절차적으로 통제가 이루어진다면 권리침해의 논

란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해도 수긍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할 것이다. 하

지만 관제센터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것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전문요원은 ‘내가 누군가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나는 범죄발생을 예방하고 있다’는 의식에 지배받으며, 많은 사

람들은 CCTV의 작동으로 인해 일상적 감시상황에 실시간으로 노출되어져 감시되고 있다는

불편한 의식을 애써 삼켜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소수의 감시자가 다수의 죄수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체제로서의 원형감옥인 Panopticon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43)

42) See generally Jean Ruegg, Valérie November & Francisco Klauser, CCTV, Risk Management

and Regulation Mechanisms in Publicly-Used Places: a Discussion Based on Swiss Examples,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415∼429; Heidi Mork Lomell, Targeting the Unwanted:

Video Surveillance and Categorical Exclusion in Oslo, Norway,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346∼360; Vibeke Jørgensen, The Apple of the Eye: Parents’ Use of Webcams in

a Danish Day Nursery, Surveillance & Society Vol.2, 2004, pp.446∼463.

43) 전통적인 감옥 안에서는 죄수들을 한 곳에 몰아넣는 반면에, 一望監視施設로서 Panopticon은

감시자가 중앙탑에 있고 죄수들은 주위의 독방에 격리 수용되도록 구조화된 원형감옥(圓形監

獄)이다. 그리하여 죄수들간의 의사소통이나 집단의식의 위험성을 차단시키는 효과를 내며, 죄

수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감시받는다는 의식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중앙탑의 감시자는 상징적

인 모습으로 언제나 존재하지만 자신의 모습은 노출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보이지 않는 권력의

존재가 보이는 권력의 존재보다 훨씬 강한 지배력을 지님을 말하고 있다. 이처럼 감시자를 중심

으로 건축된 바퀴모양의 감옥인 Bentham의 Panopticon은 감시자가 언제든지 죄수를 그 관찰

아래 놓을 수 있어 감시에 관한 사고의 전형으로 파악되며, 여기에서 일상생활에서의 감시를

낳고 있는 현대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Foucault는 간파한 것이다. ‘봄-보임’의 관계를 분리시키

는 원형감옥의 현대적 재해석인 것이다. Foucault는 ‘과거에는 권력구조의 상위층으로 올라갈

수록 개인화가 이루어졌는데 현대에서는 권력이 점점 익명성을 띠게 되고 권력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은 더욱더 개체화 혹은 개인화되며, 과거에 위험한 범죄자를 단순히 격리시키는 데 불과

초 점

26 정보통신정책

하지만 법적 논의는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우선 공공기관이 운용하는 CCTV의 설치근거

가 법제화되지 않으면 이는 곧 헌법이념에 배치되기 때문이다.44) 정보주체의 정보자기결정권

이라는 권리침해에 대하여 법률유보원칙이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CCTV의 운용

으로 획득된 정보의 처리절차에 있어 통제를 요구하는 사항이 필수적이다. 정보주체의 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개인정보처리의 남용을 통해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

하려는 위험을 차단시키는 역감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까닭에 보다 근본적인 대

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4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경성법(硬性法; hard law)을 제정하

는 것이 의원입법으로든 정부입법으로든 단시간에 처리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최소한의 규

정을 담는다 하더라도 이해관계의 조정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

렵다. 법률적 근거에만 중심을 두어 졸속입법으로 대처할 경우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규범정체성에 커다란 혼선을 빚게 된다는 점에서도 짧은 기간에 핵심이 되는 사항을

규범적으로 정립하고 자율적으로 준수하도록 협력하고 유도할 필요성은 다분히 존재한다.46)

이것이 곧 연성법(軟性法; soft law)의 현실적 요청을 말하는 대목이다. 연성법은 지침 또는

가이드라인 등 구속력이 완화된 규범의 형태로 되어 있고, 모든 당사자가 기본적인 원칙에 대

했던 감금은 수감자에 대한 권력의 감시로 확산되고 이러한 권력의 전략으로 인간은 개체화되

어 왔다’면서 ‘일망감시시설구조와 같은 감시체제로 현대의 인간은 권력에 예속되어가고 있다’

고 주장한다. 모든 지식은 정치적 권력과의 관계 속에서 생성․존재한다고 말하는 Foucault에

따르면, 현대사회야말로 감금사회․관리사회․처벌사회․감시사회로 이해되어진다; James Boyle,

Foucault in Cyberspace: Surveillance, Sovereignty and Hardwired Censors, 66 U. Cin. L. Rev.

177, 186-187(1997).

44) 이에 대하여는 이미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공공

기관의 CCTV 등 무인단속장비의 설치․운 관련 정책 권고, 2004, 7쪽 이하 참조.

45) 여기서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정보수집은 일반관찰(casual observation)보다는 감시(surveillance)

에 더욱 가깝다는 비판적 시각을 떨칠 수 없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실질세계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든다는 현실과 가상공간이 데이터감시(dataveillance)의 실제적

위협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사실을 결합하여 생각해 보면, 개인정보유출을 불러일으키는 전자감

시에 대한 역감시의 중요성은 주요현안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Jerry Kang,

Information Privacy in Cyberspace Transactions, 50 Stanford L. Rev. 1193, 1261(1998).

46) 이와 같은 측면은 관제센터의 모니터링요원이 ‘내가 감시하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나도 감시당

할 수 있다’는 의식이 규범적 정립으로 객관화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즉, 우리 모두가 안전하

기 위해서 일정한 사회적 감시를 허락하고 있으며, 이는 공익적 견지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작용

적․절차적으로 일정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관념이 실천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다. 이는 곧 易地思之의 자세,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관찰하거나 해당 개인 상정보를 취급할

때 나의 정보를 다루듯 할 수 있는 객관적 의지를 사회적으로 표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연대성을 통해 역감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조건을 부여한다고 하겠다.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27

해 동의하되 당사자에 따라 해석의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되, 경성법보다 더 상세하고 제한

적인 형태의 의무도 조문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CCTV의 운용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지켜

져야 할 사항을 연성법으로 구성한다면 우리의 정보환경에서 감시의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요기제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인 바, 앞서 살펴본 주요국의 현황에서 제시된 시사점의

핵심사항과 결부하여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미국 화에서 비디오감시는 안면인식기술과 결합된 형태로 이루어지는 장면을 보여

주고 있는 바, 연성법을 구성할 경우에는 공공기관이 범죄예방 및 증거확보를 목적으로 법률

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CCTV를 설치․운 하는 때를 제외하고는 CCTV의 설치․운 에

있어 원칙적으로 안면인식기술을 적용하여서는 아니 되도록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

중생체인식기술의 발전으로 비디오감시는 회전․줌인 기능을 포함하여 향상된 모습을 시시

각각 보여주고 있으므로 기술적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 점에 있어 가

이드라인(안) 제6조 제4항을 신설하여 위 내용을 반 하도록 조문구성이 요구된다 하겠다.

둘째, 독일의 사례에서는 관제센터에 대한 관리적 통제가 요청됨을 읽을 수 있다. 이에 따

라 연성법의 구성에 있어 CCTV의 운 및 관리 등에 관한 사무를 타인에게 위탁하는 경우

에 그 사무를 위탁받은 자가 정보주체의 개인 상정보를 오․남용하지 않도록 관리토록 하고

관리책임자를 지정하여 일정한 감독이 자율적으로 유지되도록 출입․관찰 등에 있어 통제장

치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이드라인(안) 제7조 및 제11조는 이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구성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셋째,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서는 CCTV의 운용으로 집적되는 개인 상정보의 보관 및 파

기에 대하여 일정한 원칙을 수립하여 보유기간이 경과하면 수사자료의 증거확보를 위한 특정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파기되도록 하며, 해당 개인 상정보에 대하여 정보주

체가 열람․정정․삭제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정보자기결정권의 행사에 따른 역감시

의 실현을 절차적으로 확립하여야 유효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가이드라인(안) 제14조 및

제15조에서 실효성 있게 구현될 수 있는 규범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넷째, 국의 경우 만연된 비디오감시와 고지신호로 인한 감시의 상시적 환경에 대하여 비

판적으로 대응할 것을 시사하고 있는 바, 공공의 안녕질서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위험이 발

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CCTV를 설치․운 토록 하고 이 경우 정보주체의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 과 자유 등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지를 사전에 검토하여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도록 하는 일반원칙이 선언된다면 법사회학적 관점에서는 안내판을 통한

고지신호는 장기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가이드라인(안) 제9조에서는 안내판

의 설치를 규정하고 있지만, 비디오감시에 대한 관리사항을 문서화하여 CCTV 설치의 근

초 점

28 정보통신정책

거․목적 및 카메라의 대수․위치․촬 범위 및 그 성능에 관한 사항, 관리책임자 및 접근권

한자에 관한 사항, 개인 상정보의 보관․관리․파기에 관한 사항 등을 서면으로 전시하고

이해관계인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연성법을 구성한다면 오히려 감시상

황의 심리적․사회적 침투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CCTV의 운용목적을 달성하는 가

운데 정보주체의 권리보호를 병존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정보주체의 고지

또는 동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비디오감시 또는 개인정보처리에 대하여 정보주체가 인식토

록 함에 있는 까닭에,47) 안내판에 의한 고지를 통하여 사회적 감시 경향이 확산되는 것을 완

화하고 관리서면의 열람으로 정보주체가 비디오감시의 현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측면에서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가이드라인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본고의

분석대상자료48)에서 제시되고 있는 바와 같이 국 및 독일을 비롯한 유럽주요국

49)은 특히 공

공기관에서 운 하는 CCTV의 법률상 근거를 요구하고 있으며,50) 이는 이미 다른 에서 필

47) 경제협력개발기구(經濟協力開發機構; OECD) 이사회에서 지난 1980년 9월 23일에 채택한 ‘Guide-

lines on the Protection of Privacy and Transborder Flows of Personal Information’의 경우 그

주요 목적은 ① 공적ㆍ사적 역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②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하

며, ③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대한 개별국가의 사생활보호 관련법에 의한 억제를 제한하면서,

④ 여러 국가들의 관련법규정을 조화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위 가이드라인에서는 Part 2에서

국내적용상의 기본원칙 가운데 수집제한의 원칙(Collection Limitation Principle)을 제시하고

있는 바, 그 내용에 대하여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즉, “개인정보의 수집에는 제한을 두어야 한

다. 어떠한 개인정보도 합법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의하고 정보주체에게 알리거나 가능한 경우

에는 동의를 얻은 연후에 수집하여야 한다(There should be limits to the collection of personal

data and any such data should be obtained by lawful and fair means and, where appropriate,

with the knowledge or consent of the data subject).”라고 규정하여 개인정보의 수집에 대한

정보주체의 동의를 무조건적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지 않음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48) See generally Marianne L. Gras, supra note 40, pp.216∼229.

49) 프랑스․스웨덴․네덜란드 등 유럽제국에서는 법적으로 CCTV의 운용을 정보주체가 인식할

수 있도록 고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고지가 CCTV 감시로 야기되는 헌법적

개입수준을 낮춰준다고 볼 수 있고, 국에서는 CCTV시스템에 적용되는 정보보호법제로 인해

고지의 보급을 확대하 다. 이로써 비디오 감시에서는 정보주체의 인식 여부로 개인정보의 수

집제한원칙을 충족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설령 동의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CCTV 설치

도가 높은 경우 당해 동의는 프라이버시와 양립할 수 없다고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문

에는 CCTV를 거치지 않고서는 음식을 구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감시에 대한 동의가 과연 자유

로운 의사에 기인한 것인지에 대하여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See e.g. Marianne L. Gras,

supra note 40, p.225.

50) CCTV의 설치․운 에 관하여는 정보주체의 권리와 운용목적의 공익이 맞서며, 국에서는 유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29

자가 강조하 던 법률유보원칙의 실현에 관한 문제와 동일한 사안이라 할 것이다. 비디오감

시는 프라이버시의 정의에 관한 논의를 재음미하게 하며 규제문제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지속

적으로 쟁점화시킬 것이나, CCTV로 인한 안전성 때문에 그 감시를 허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유를 선택할 것인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기 위해서는 최소한 법률상 규제가 첫 출발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적 규제의 필요성에 따라 합헌적 근거입법을 명확히 정립

하는 것이 요구되며,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조례를 제정하거나51) 요건심사

및 향평가에 관한 지침을 만들어 비디오감시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가이드라인의 실효성과 관련하여서 법률유보원칙이 지켜져야 할 공공부문에 대한

규율은 연성법으로는 하석상대(下石上臺)에 불과한 것이고 민간부문 역시 가령 작업장감시

럽인권협약상의 프라이버시권과 보통법상의 계획허가권한과 같이 법익의 상충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1998년 인권법 제정에 따라 정보인권의 지위는 강화되었고 2004년 현재 4백만 대

가 넘는 카메라가 운용 중에 있으므로 이들이 비례원칙에 부합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무부(Home Office)에서는 CCTV 운용이 인권법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 으며, Strasbourg에서 열린 聽聞에서는 CCTV 감시를 이용한다는 것만으로 인권

법 제8조를 위배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편 1998년 정보보호법

의 시행으로 2003년까지 모든 CCTV시스템은 감독관에 등록하고 정보보호원칙을 준수하도록

요구되어졌으며, 그 구체적인 사항은 規範具體化規則으로서 CCTV실행규약(a Code of Practice

for CCTV)에 규정되어 있다. 결국 국에서는 유럽 프라이버시법을 위배하지 않으면서 공개적

으로 접근 가능한 공간에서의 카메라감시라고 정의할 수 있는 비디오감시에 대하여는 나름대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차별적인 규제를 실행하고 있다고 하겠다.

반면에 연방국가인 독일에서는 비디오 감시가 州 警察法의 규율대상이 되어 16개주마다 개별적

으로 규제되지만, ① 국과 같이 CCTV 운용의 법적 근거가 없는 유형, ② 예외적으로 경찰에

의한 CCTV운용만이 허용되는 유형, ③ 경찰을 포함하여 공공부문의 전역에 대하여 CCTV 운

용 및 畵像의 녹화․저장 등을 허용하는 유형으로 대별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재산권이 公

衆에 공개되어 있다면 CCTV의 운용은 허용되지만, 公․私法二元論의 향을 받는 독일과 같

은 대륙법계국가에서는 공공부문에서 운용되는 CCTV와는 법적 성질을 달리 보고 있다. 따라

서 사인에 의한 CCTV 운용은 다른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재산권에

근거하여 이루어질 수 있지만, 타인과 법익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며, 화상의 확대 또는 녹화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와는 달리 경찰에 의한 行政自動調査로서 비디오 감시는 헌법상

기본권적 문제를 유발하는 바, 현재 독일 각주는 법률유보원칙을 이행하고 있으며 관건이 되는

것은 비례원칙의 준수라 할 것이다. 결국 CCTV의 운용은 계속 증대될 것이지만, 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공공부문에 있어 그 법적 근거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정보보호제도가 강

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51)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제117조와 지방자치법 제15조 본문에 따라 조례제정의 법률우위원칙만이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CCTV의 운용에 있어서는 법률유보원칙

이 적용되지 아니하면 법률위반이 된다. 이에 대하여도 拙稿, 같은 (註21), 131∼133쪽 참조.

초 점

30 정보통신정책

와 업장감시가 설치목적 및 법률요건에서 동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함께 규율할 수 있

을지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가이드라인(안) 제1조에서 보듯 ‘범죄예방․수사․교통단

속’ 등 그 목적이 공공부문에 편중되어 있다면 이를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의 개

정이나 별도의 개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여전히 헌법위반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가이드라인의 제정 필요성은 현실적 측면에서 제기된 것으로 일

응 타당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으나, 공공부문에 한정할 경우 위헌적인 불법상태를 그대

로 방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논의의 방향이 재고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즉, 자율적으

로 시행하는 사적 역에서의 비디오 감시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회의적인 태도가 가능할는

지 모르지만, 법적 근거를 갖춘 공적 역에 있어서는 차별성이 존재하며, 기술의 발달로 전

자감시사회가 도래하고 있음을 비판하는 수많은 지적이 존재해 왔음에도 기술의 필요성을 부

인할 수 없는 현실에서는 적어도 사회적 합의로써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법률유보원칙 아래

집행되는 부문과 계약자치에 따라 운용하되 일정한 기준을 설정하고 화상의 녹화․저장 등은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입법적으로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

법률과 통신비 보호법을 위 내용을 담는 방향에서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국과 같은 감독관으로서 개인정보위원회를 설치하고 개별법이 미치지 않는 역을 담

당하고 CCTV의 운 과 관련해서도 공․사 양 부문에 대하여 차별적으로 규율하도록 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기에 이미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52)의 합의점

과 방향성을 유지하여 조화로운 입법정책을 제도화할 수 있는 협력적 국정이 요청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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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정책연구원, 2004.

52) 현재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는 개인정보보호법(기본)안 3 가지 이외에도 CCTV 운용에 따른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개별법안으로 ‘공공기관의폐쇄회로텔레비전설치및개인의화상정보보호

에관한법률안’ 및 ‘공공기관의폐쇄회로텔레비전설치에관한법률안’이 계류되어 있으며, 현재의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 가운데 CCTV 설치․운 에 관한 사항을 덧붙여 개정안을

제시한 것도 존재한다. 이들 법안의 처리는 법률유보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된다.

CCTV 규제의 현황과 그 시사점

2006-7-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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