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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uum Square 진공 이야기 Vacuum Magazine │2016 12 December 32 서울시립대학교 테라헤르츠 바이오메디컬 연구실은 테 라헤르츠 전자기파를 이용하여 생명현상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응용하는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테 라헤르츠 파는 그 독특한 성질로 생명물질 및 생명현상을 연구하는데 유리하며, 이것을 이용해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인 암의 광학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연 구를 통해 얻어진 암의 광학적 특성은 암 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영상 기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테라헤르츠 연구 태동기와 역사를 같이 한 연구실의 축적 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기존의 테라헤르츠 기술 및 의료영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분자레벨 진 단이 가능한 암 진단 영상 구현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 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의료, 생명 연구실과 협력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성질로 파악이 힘들었던 암의 정복에 기 여하고자 한다. ‘테라헤르츠’파는 주파수 대역이 0.1 THz(테라헤르츠) <저자 약력> 손주혁 교수는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전기 및 컴퓨터공학 박사학위(1994)를 받았으며,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박사후 연구원(1996)을 거쳐 1997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mail protected]) 서울시립대학교 테라헤르츠 바이오메디컬 연구실 손주혁 │연구실·기업체 탐방│ [Fig. 1] 전자기파 스펙트럼에서 테라헤르츠 파.

│연구실·기업체 탐방│ 서울시립대학교 테라헤르츠 바이오메디컬 연구실 · 편저서를 2014년 출간하였으며, 2015년에는 American Chem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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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연구실·기업체 탐방│ 서울시립대학교 테라헤르츠 바이오메디컬 연구실 · 편저서를 2014년 출간하였으며, 2015년에는 American Chemical Society

Vacuum Square

진공 이야기 Vacuum Magazine │2016 12 December32

서울시립대학교 테라헤르츠 바이오메디컬 연구실은 테

라헤르츠 전자기파를 이용하여 생명현상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응용하는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테

라헤르츠 파는 그 독특한 성질로 생명물질 및 생명현상을

연구하는데 유리하며, 이것을 이용해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인 암의 광학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연

구를 통해 얻어진 암의 광학적 특성은 암 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영상 기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테라헤르츠 연구 태동기와 역사를 같이 한 연구실의 축적

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기존의 테라헤르츠

기술 및 의료영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분자레벨 진

단이 가능한 암 진단 영상 구현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

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의료, 생명 연구실과 협력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성질로 파악이 힘들었던 암의 정복에 기

여하고자 한다.

‘테라헤르츠’파는 주파수 대역이 0.1 THz(테라헤르츠)

<저자 약력>

손주혁 교수는 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전기 및 컴퓨터공학 박사학위(1994)를 받았으며,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박사후 연구원(1996)을 거쳐 1997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mail protected])

서울시립대학교테라헤르츠 바이오메디컬 연구실

손주혁

│연구실·기업체 탐방│

[Fig. 1] 전자기파 스펙트럼에서 테라헤르츠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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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기업체 탐방

에서 10 THz까지의 전자기파로, 스펙트럼(spectrum) 상

에서 마이크로파(microwave)와 중적외선(mid-infared)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 전자기파는 전파와 빛, 두 성

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그 독특한 성질로 기초 및 응용 과

학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에는 흔히 ‘테라헤르츠

틈새(Terahertz Gap)’라 하여 전파와 광파 발생 장치 모

두 쉽게 도달하기 힘든 영역이었으나, 1980년 후반 이후

광원(emitter) 및 검출기(detector)의 발전으로 급격하게

개발, 응용되고 있다.

테라헤르츠 기술은 그 특성으로 인해 물리, 화학, 생

명, 나노과학 등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통신, 정보, 환경,

국방, 보안 등 여러 응용분야에 걸쳐 연구, 개발되고 있

다. 그 중에서도 화학적 분해능(chemical spectroscopic

capability)이 뛰어나고, 물의 특성과 더불어 많은 생명

물질들의 고유 특성이 이 영역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생명현상을 테라헤르츠 대역

에서 광물리학적으로 검출하고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투과성이 높은데 반해 인체에 무

해한 수준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과 결합하여 새

로운 의료영상 기술 개발에 높은 잠재성을 지닌다. 특히

암세포의 경우 세포 내 수분 함유량이 정상세포에 비해

높고 조직의 구조적 특성이 달라 이를 이용해 정밀한 암

진단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본 연구실의 연구 결

과에 따르면 몇몇 암 종의 테라헤르츠 영상이 조직병리학

적 분석 결과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본 연구실은 20여 년 동안 테라헤르츠 과학의 태동기

와 역사를 같이 하였으며, 10여 년 전부터 테라헤르츠

의 특성을 바탕으로 여러 생명현상과 암을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검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여 왔다. 서울대

학교 병원, 연세대학교 병원, 아산병원 및 서울 시립 보

라매 병원 등 많은 의료기관과 협력하여 연구를 위한 동

물 및 인체 샘플을 제공받고 기술의 타당성을 의·생명

학적으로 검증 받았다. 수 미크론 너비의 광전도 안테나

[Fig. 3] 테라헤르츠 의생명 연구 관련 편저서인 “Terahertz Biomedical

Science & Technology” 표지와 본 연구실의 연구를 소개한

C&EN 표지기사.

[Fig. 2] 연구실 전경과 투과, 반사, 고출력 등 다양한 테라헤르츠 발생, 검

출 시스템 및 실험 장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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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uum Square

진공 이야기 Vacuum Magazine │2016 12 December34

(photoconductive antenna)와 ZnTe, GaSe, InAs 등의

광전결정 물질들 (electro-optic crystal)을 이용해 고출

력/광대역 테라헤르츠파를 생성, 검출할 수 있는 시스템

을 구축하여, 민감도와 정확도가 높은 암 진단 영상을 구

현하려 힘쓰고 있다. 또한 투과형, 반사형 등 다양한 목적

을 가진 여러 형태의 분광, 영상 시스템을 확보하여 복잡

한 생체 샘플들을 조건에 맞춰 분광분석 및 영상화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테라헤르츠 암 진단 영상연구의 창의성과 중

요성을 인정받아 연구실의 지도교수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 개최된 주요 국제학회에서 초청되

어 수십 회의 plenary, keynote, invited 강연을 하였다.

그리고 그 동안의 연구 노하우 및 성과를 바탕으로 테라

헤르츠 의생명 연구를 진행하는 학생, 연구자들을 위해

편저서를 2014년 출간하였으며, 2015년에는 American

Chemical Society 학회의 잡지인 C&EN의 표지기사를

장식하기도 하였다. 2016년에는 영국 Rank Prize Funds

[Fig. 4] Rank Prize Funds Symposium에서 손주혁 교수, Rank Prize 선

정위원 Wilson Sibbett 교수.

[Fig. 5] (a) 상온에서 잘 투과지 않는 테라헤르츠 파. (b) 냉각분광기법을 통해 조직 안의 암세포 신호 (화살표)를 측정. (c) 투과 모식도와 암 조직 단면도.

[Fig. 6] 투과향상물질을 처리하지 않은 조직에서의 테라헤르츠 파형 (왼

쪽, 검정색)과 투과향상물질을 처리한 조직에서의 파형 (왼쪽, 빨

간색). 두 번째 피크 (투과된 테라헤르츠 파)로 영상화를 수행하면

피부 조직 아래의 금속 칼을 선명하게 영상화 할 수 있음 (오른쪽).

[Fig. 7] (a) 쥐 몸에 있는 종양조직의 사진. (b) in vivo 상에서의 종양조

직에 대한 TMI 영상. (c) 종양조직을 표적 영상화 할 수 있는 TMI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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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기업체 탐방

Symposium에 leading scientist 중 한 명으로 선정되어

국내 테라헤르츠 연구의 수준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

었다.

현재는 암의 영상화 연구를 조직레벨뿐만 아니라 분자

레벨까지 확대하여 암 발생 기전을 물리학적으로 연구하

면서 동시에 이를 활용해 진단을 위한 분자 의료영상 및

분석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테라헤르

츠 기술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여 실험실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테라헤르츠 분광영상기술을 실제 임상에 적

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개량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성과는 다음과 같다.

• 기존 의료영상법으로 잘 구별되지 않는 뇌암을

myelin의 단백질과 지질의 함량 차이로 구별하여 높

은 명암비 (image contrast)를 가지는 테라헤르츠

영상으로 검출하였다.

• 구강 조직 안의 물 분자에 의한 감쇄로 깊숙이 투과

가 힘들었던 테라헤르츠 파를 냉각분광기법(freezing

spectroscopic method)을 활용하여 조직 안쪽에 숨

어있는 암 조직을 검출하고 영상화 하였다.

• 바르는 연고의 약물 전달체로 사용되는 DMSO

(dimethyl sulfoxide)의 피부 흡수 과정을 테라헤르

츠 B-scan(시간 축 상에서 2차원 깊이 영상)을 통해

단층영상으로 모니터링 하였다.

• 테라헤르츠 투과향상물질로써 글리세롤을 적용하여

수분에 의해 투과가 어려운 피부조직 내부에 테라헤

르츠 분광영상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 GNRs(Gold Nano Rods)로 암 조직을 표적하고 검

출할 수 있는 TMI(Terahertz Molecular Imaging)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기술을 인체에 적용 가능한

나노 입자와 함께 적용하여 임상적용 가능한 테라헤

르츠 의료영상 기술의 구현 가능성을 높였다.

• 적산분광영상법(THz spectroscopic integration

method) 을 이용하여 다른 의료영상으로 구분이 쉽

지 않은 림프노드의 암 전이 영상을 구현하였다.

• 암 발현에 의한 분자레벨 변화 중 하나인 비정상

DNA 메틸화(aberrant DNA methylation) 현상을

유전체 DNA(genomic DNA)상에서 검출하고 암의

광학 지문(cancer optical fingerprint)으로 나타내

었다. 이 광학 지문을 정량화를 통해 한 번의 측정으

로 여러 암 종을 구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가능

성을 제시하였다.

[Fig. 8] 적산분광영상법을 활용한 림프노드 암전이 영상. 0.7 mm의 매우 작은 구역도 확인 가능할 정도로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음.

[Fig. 9] 각 암 종 세포주의 DNA에서 측정한 테라헤르츠 DNA 메틸화 신

호. 테라헤르츠 신호 정량화를 통해 암 종을 구별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