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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 Stay 강씨봉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와 포천시 일동면 화대리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북한 땅의 백두대간 고개인 추가령에서 뻗어 나온 한북정맥 (漢北正脈)이 지나는 곳으로 주변으로 봉우리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특히 강씨봉 등산길에는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의 부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 산행이 흥미롭다. 사진 이진욱 기자 · 임동근 기자 강씨봉 능선을 타고 전설과 풍경에 취한다 Along the Story Telling Trail Korean Trail 13th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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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 Stay

강씨봉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와 포천시 일동면 화대리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북한 땅의 백두대간 고개인 추가령에서 뻗어 나온 한북정맥

(漢北正脈)이 지나는 곳으로 주변으로 봉우리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특히 강씨봉 등산길에는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의

부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 산행이 흥미롭다.

사진 이진욱 기자 · 글 임동근 기자

강씨봉 능선을 타고 전설과 풍경에 취한다

Along the StoryTelling Trail

Korean Trail 13th Story

Page 2: Along the Story Telling Trailimg.yonhapnews.co.kr/basic/svc/14_images/201406_Walk... · 2014-06-05 · Telling Trail Korean Trail 13th Story. 144 201406 201406 145 강씨봉(830m)은

144 201406 201406 145

강씨봉(830m)은 성씨인 ‘강씨’에서 유래했다.

‘퇴계로’나 ‘세종로’처럼 위인의 이름을 지명으

로 사용한 경우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산 이

름에 성씨를 붙인 경우는 별로 없는 듯하다.

이 산이 강씨봉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봉우리 아래에 강(姜)씨

집성촌이 있었다는 설이다. 현재 강씨봉 자연

휴양림에서 도보로 20여 분 거리의 논남 부락

에는 강영천 효자문(姜永天 孝子門)이 있어 이

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전 효자문 옆에는 약수

터도 있었는데 강씨들이 병이 나면 이 약수를

마시고 고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두 번째

는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918)의 부인 강

(康)씨가 궁예의 폭정을 피해 이곳에 숨어들어

왔거나 폭정을 만류하다 귀양을 와서 여생을

마쳤다는 설이다. 강씨봉의 강씨가 ‘강(姜)’인지

‘강(康)’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성씨에서 온 것은

틀림없는 듯하다.

강씨봉에는 총 7개 등산로가 있으며 소요 시

간은 1시간 20분~5시간 30분이다. 물론 코스

를 연계하면 코스는 더 늘어난다. 이 중 등산객

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간은 휴양림 입구-갈

림길-도성고개-강씨봉-오뚜기고개-갈림길-휴

양림 입구로 이어지는 길이 13.2㎞(약 5시간)

의 코스이다.

산행은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시작된다. 매표소

를 지나 오른쪽으로 계곡을 가로질러 물길을

따라 오르면 되는데, 등산로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 너무 쉬워 조금

은 싱겁기도 하다. 그러나 그냥 걷기만 해서는

안된다. 계곡 옆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안내판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등산로를 따

라가면 효자문의 주인공인 강영천이 친구들

과 물장구치며 놀았다는 효자소(孝子沼)와

막쇠와 언년이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가 담

긴 암수바위, 궁예의 두 아들이 놀았다는 동

자소(童子沼)가 연이어 나타난다. 하산 길에

도 지네를 물리치고 처녀를 구한 두꺼비의 이

야기가 담긴 두꺼비바위, 강영천이 칼로 바위

를 갈라 보석을 꺼냈다는 칼바위, 궁예의 부

인이 시름을 달랬다는 연화소(蓮花沼) 등을

볼 수 있다.

휴양림 입구에서 산책하듯 1.5㎞를 이동하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강씨봉을 다녀오

려면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다. 오른쪽에

는 숲길, 왼쪽에는 계곡길이 있는데 모두 갈

림길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행을

좀 더 편안하게 하고 싶다면 숲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금 가파르지만 오르막 구간이

계곡길에 비해 짧기 때문이다. 갈림길에서 도

성고개까지는 2㎞이다. 가는 길에는 자작나

무 숲, 물푸레나무 숲, 억새밭이 있어 발걸음

이 한결 가볍다.

도성고개에서 강씨봉까지는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1.5㎞ 구간 중 첫 800m가 가

장 힘든데 급경사와 계단길이 나타나 숨이 턱

에까지 차오른다. 그러나 이후부터 능선길로

접어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강씨봉에 도착해 오뚜기고개까지의 거리는

2.7㎞로 좀 긴 편이지만 약간의 오르막과 내

리막이 반복되는 능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그

렇게 힘들지 않다. 등산로 주변으로는 숲처럼

빽빽한 봉우리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오

뚜기고개부터는 임도를 따라가는 내리막이

다. 휴양림 입구까지는 5.5㎞로 거리가 상당

하지만 1시간 40분 정도로 시간은 많이 걸리

지 않는다.

강씨봉은 한북정맥의 중간 지점으로 주변에 경기도 가평

과 포천의 봉우리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Korean Trail 13th Story

강씨봉 자연휴양림 인근 논남 마을 효자문의 주인공인

강영천이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놀았다는 효자소.(맨 위)

하얀 껍질이 인상적인 자작나무 숲은 갈림길에서 1.4㎞

를 이동하면 만날 수 있다.(왼쪽)

강씨봉 산행은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출발해 도성고개, 강씨봉, 오뚜기고개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일

반적이다. 13.2㎞로 거리는 길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힘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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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봉 트레킹 안내도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갈림길까지의 거리는 1.5㎞로

20~30분 정도 소요된다. 시원스레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가는데, 강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지는 효자소,

암수바위, 동자소 등을 거쳐 간다.

강씨봉에서 오뚜기고개까지의 거리는 2.7㎞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경사가 완만해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강씨봉에서 약 800m를 이동하면 급경사의 내리막이 한 차례 나타나는데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능선길은 오뚜기고개에서 끝나고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 시작된다. 이곳부터 휴양림 입구까지는 5.5㎞의 내리막으로

편안하게 하산을 할 수 있다.

갈림길에 가까워질 무렵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두꺼비바위, 칼바위, 연화소(사진) 등이 나타난다. 연화소는

궁예의 부인 강씨가 시름을 달랬던 곳으로 안내돼 있다.

하산 길은 흐르는 물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계곡길이다.

여러 차례 계곡을 가로지르게 되는데 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갈림길에서 도성고개로 가는 길에는 자작나무 숲과

물푸레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갈림길에서 1㎞ 지점에 또 하나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도성고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도성고개까지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이의 완만한 경사길이어서 힘들지 않다. 도성고개에서

보면 포천시 이동면의 산과 들이 내려다보인다.

도성고개에서 처음 800m 거리는 강씨봉

산행 최고의 급경사 구간이어서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그러나 이후에는 완만한 경사의

오르내림이 반복돼 어렵지 않다.

도성고개에서 300m를 이동하면

반듯하게 자란 잣나무가 모여 있는

숲이 나타난다. 경사가 급해지는

구간이지만 잣나무와 능선이 이루는

경치가 뛰어나다.

강씨봉은 해발 830m로

높지 않다. 정상에 서면

귀목봉(1,036m), 깊이봉

(892m), 청계산(849m),

명지산(1,267m), 민둥산

(1,023m) 등 더 높은 산과

봉우리를 올려다보고, 한북

정맥의 줄기도 볼 수 있다.

버스 종점

연화소

두꺼비바위전망대

수평보행계곡숲길

암수바위

갈림길

낙옆송숲

임도

임도

자작나무숲

2㎞

1.5㎞

2.7㎞

4㎞

물푸레나무숲

도성고개

잣나무숲

잣나무숲

강씨봉 (해발 830m)

오뚜기고개

강씨봉 마을터

귀목봉 (해발 1036m)

한우리봉 (해발 753m)

한북정맥

깊이봉 (해발 892m)

강씨봉 자연휴양림

이동면

포천시

일동면

❻❼❽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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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봉 자연휴양림산간 오지의 고요한 쉼터강씨봉 자연휴양림은 강씨봉, 명지산, 민둥산 등 첩첩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다. 규모가

크고 숲 속에 있어 밤이면 고요한 분위기에서 총총한 별을 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용 요금

숲속의 집이 4인실 평일(월~목요일) 4만2천 원

(주말 6만 원), 6인실 4만9천 원(7만 원), 산림휴

양관은 6인실 4만9천 원(7만 원), 12인실 9만8

천 원(14만 원)이다. 성수기(7~8월) 요금은 주

말과 같다. 입실 시간은 오후 3시이며, 퇴실은 다

음날 정오까지다.

예약

홈페이지(gangssibong.gg.go.kr)에서만 할 수 있으며, 매월

3일 오전 9시에 다음 달 예약을 할 수 있다. 주말이나 성수기

에는 이용자가 많아 예약이 어렵지만 평소 주중에는 여유가 있

는 편이다.

교통편

휴양림까지는 가평 시외버스터미널이나 가평전철역에서 시내

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는데 버스터미널에서는 3시간 간격, 전

철역에서는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된다. 또 주중 이용자

는 버스터미널이나 전철역에서 선착순으로 무료 셔틀을 이용

할 수 있다. 객실 예약 후 전화(031-8008-6611)로 신청하면

되며, 버스터미널 출발 기준 오후 2시에 셔틀을 탈 수 있다.

예약과 문의 031-8008-6611~2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경기도에 이런 오지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산중 깊은 곳에

있어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분위기를 찾아 나선 길이라면 최적의 장소다. 휴양

림을 중앙에 두고 ‘브이(V)’ 자로 청계수가 흐르고, 맑은 기운을 뿜어내는 숲이 있어 들어

서는 순간 가슴이 탁 트이고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마저 든다.

산비탈에 들어선 강씨봉 자연휴양림의 면적은 980㏊로 일반 휴양림의 세 배에 달한다.

그러나 숙박시설은 숲속의 집 7실과 산림휴양관 9실을 더해 16실에 불과하다. 또 객실

크기는 일반 휴양림보다 평균 1.3배 넓어서 훨씬 여유롭고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말로 숲을 끼고 있는 숲속의 집은 해, 달, 별, 하늘, 바람, 구름으로 불리는 4인실(39㎡)

6실과 노을이란 이름의 6인실(42㎡) 1실로 구성돼 있다. 구조는 거실, 방, 발코니, 화장실

로 설계돼 있으며 발코니에는 바비큐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커다란 창밖으로는 녹음

이 우거진 싱그러운 숲이 바라다보이고, 밤이면 천장에 설치된 유리창을 통해 별을 감상하며 추

억을 쌓을 수도 있다.

산림휴양관은 서로 담이 붙어 있지만 가파른 비탈에 들어서 있어서 객실은 독채나 다름없다. 신

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란 이름의 6인실(46㎡) 6실과 잣

나무, 소나무, 주목 등 12인실(92㎡) 3실로 구성돼 있는데 다락방이 있는 복층 구조가 특징이

다. 특히 12인실은 별도의 방도 2개씩 마련돼 있다. 그러나 바비큐 시설이 객실 밖의 별도 공간

에 마련돼 있어 조금 불편할 수 있다.

모든 객실에는 취사 시설과 도구, TV, 냉장고, 선풍기, 침구류, 샤워시설, 드라이기가 비치돼 있

으나 수건과 칫솔, 치약은 이용자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한편 휴양림 안쪽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나무와 풀, 흙의 냄새가 싱그러운 숲 속을 거닐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산책을 하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 세 곳을 물가

와 숲 속에 마련해 두었다.

한편 주변 계곡은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활용된다. 차가운 계수가 흐르는 계곡을 막아 수심을 일정하

게 유지시킨 곳이어서 여름에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이용객의 완벽한 휴식

을 위해 숙박 시설 이외에 숲길 산책로와 쉼

터, 물놀이장, 전망 데크도 마련해두고 있다.

6~1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산림휴양관은 다락방이

있는 복층 구조가 특징이다.(아래) 숲속의 집 발코

니에 설치된 바비큐 시설(맨 아래 왼쪽)과 욕실.

Korean Trail 13th Story

Tip

강씨봉 자연휴양림은 큰 규모와 달리 객실 수가 적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평화로운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객실 크기도 다른 휴양림보다 평균 1.3배 넓어 여유롭게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