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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ANG HEE Breathing

Breathinggoodwellbeing.com/works/LeeSangHee.pdf ·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5x105cm / 2005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11x81 cm / 2004 숨결-Breathing 많은 시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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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ANG HEE

Brea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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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부터의 모티브와 그 생명력에 대한 관찰로부터 시작된 나의 그림들은

우리에게 친근한 숲과 바람, 햇살 등의 추상적인 표현들이 담겨져 있다.

삶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들과 접한 순간들, 그들과의 추억과 흔적들을

시각적 조형언어로 사용하여 나무와 숲을 통해 투영되는 빛 속에서 그 생명력과

자연의 숨결을 조심스레 가시화하는 과정이다.

그림의 기본재료는 종이와 먹을 중심으로 색의 느낌을 더하기도 하는데

나무에서 온 종이와 자연의 색감들은 나의 기본재료들 또한 그림의 주제와 함께

어우러져 결과뿐 아니라 시작 또한 자연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통합하여 일체화된다.

마른 붓끝에 묻힌 먹은 촘촘히 찍혀져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모여 형상을 이루었다가

다시 흩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게 된다.

오랜 노동과 시간을 축적하고 있는 점들은 종이의 단면과 붓이

수직으로 만나 이루어진 가장 최소한의 영역이다.

그로인해 생겨나는 독특한 질감과 선명하고 명확한 기운은

자연의 생명력과 태동, 성장, 즉 시간 속에서의 생성과 소멸을 담게 된다.

우리의 이해나 인지를 바라거나 기다려 주지 않고 너무나 빠르게 변화를 요구하며

무조건적인 받아들임을 강요받는 이 시대에 시각적 이미지들 또한

경쟁하듯 앞을 다투어 강렬한 전달만을 목표로

점점 더 자극적으로 달리고 있다고 느껴진다.

나의 그림들은 이러한 쉼 없는 경쟁사회에서 전달과 흥미를 넘어선

좀 더 근본적인 생명과 그의 숭고함을 담아내어 숨 가쁜 우리들에게

숨과 쉼을 허락하는 휴식과도 같은 사색과 명상의

시간과 공간을 갖게 하고자 한다.

Breathing

발행인 ㅣ 이상희

디자인.제작 ㅣ 굿웰빙

편집 ㅣ 조희준

주소 ㅣ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1동 865-1

www.goodwellbeing.com

전화 ㅣ 031-904-4811 / 070-8154-4811

메일 ㅣ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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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일상적인 시각의 경이로움<신 항 섭 . 미술평론가>

창작을 생명으로 하는 화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남과 다른 시각을

갖는 일이다. 똑 같은 사물일지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

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 화가의 시각은 사물이 가지고 있는 형태의 재해석에

따른 독자적 조형성을 추구하는데 집중된다. 창작의 의미는 여기로부터 비롯되

는 것이다.

이상희는 범상치 않은 시각을 지니고 있다. 수묵화 작업을 하면서도 전통적인 화

법 및 소재주의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관심의 대상은 자연이다.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전통적인 수묵산수화 작가

들에게 일상적인 것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새로운 사실이 없다. 그러나 그가 자연

에서 취재하는 것은 수려한 산천 경계가 아니다. 여느 산수화 작가들과 다름없이

자연물상에 시선을 주고 있지만 그의 시각은 소재 및 대상에 단지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그 한 발짝의 차이가 전통 수묵산수화

와 판이하게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자연과 마주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시각은 일정한 거리를 둔다. 즉 객관적인 태도

를 취한다. 그러기에 산이면 산에 대한 인상이 사람마다 거의 대동소이하다. 설경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53 x 45 cm / 2003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53 x 45 cm / 2003

을 취재하는 수묵산수화의 대부분이 소재 및 대상 그리고 구도에서 유사성을 보

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가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서 바라본 자

연은 전혀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그가 만나는 자연의 모습은 관찰을 목적으로

가까이 접근했을 때 느끼는 감회와도 다르다. 왜냐하면 그가 자연에 한 발짝 가까

이 다가설 때는 조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물상의 세부적인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근거리에 있는 자연의 모습 속에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내기 위해

서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이란 시각적인 감동에 따르는, 미적

감흥에 의해 감지 감득되는 순수미만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그 아름다움은 보다 구체적인 사실로써 파악되는 조형의 신비에 대한 찬탄과도

결부된다. 신비라는 표현이 반드시 적절한 표현은 아닐지라도 일상적인 시각으

로는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이 돌연 우리 눈앞에 제시되었을 때 반응하는 그 짤막

한 감탄은 확실히 신기함 또는 신비함과 무관하지 않다.

고목의 썩은 등걸 속이라든가, 거대한 나무의 밑둥치, 수십 배로 확대된 잎맥 및

꽃잎, 넝쿨, 마치 실 타래를 늘어 놓은 듯한 물결, 그리고 사방으로 뻗어나간 나무

줄기 등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이 그의 화면에 초대된다. 이와 같은

소재들을 수묵으로 촘촘히 그려나간다. 이들 소재 때문일까. 그의 그림을 통해 수

묵은 새삼 힘차고 아름다운 생명력을 회복한다. 산수화 및 문인화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수묵의 얼굴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의 그림에서 보는 수묵의

태(態)는 어딘가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선

묘형식이 아니라 판화기법처럼 찍어가는 표현기법에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

묵의 이미지는 선명하고 힘차며 명확하다. 이러한 수묵의 이미지로 인해 실제보

다 한층 확대된 형태로 재생산된 자연의 물상을 보는 감흥이 새로울 수밖에 없다.

그의 작업 중에서는 흡사 흑백의 네거티브 필름(陰畵)을 보는 듯한 어둡게 처리

된 배경 위에 풀잎을 하얗게 묘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형식의 작업은 수묵

의 이미지를 후퇴시킨다. 표현 대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데 활용하지 않는 수

묵은 수묵으로서의 이미지를 상실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이

처럼 이미지의 반전이 주는 시각적인 충격은 신선하다. 수묵의 모양을 다른 측면

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수묵자체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음

화(陰畵)의 이미지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게 될 때는 어떠한 모양인지를 보여주

고 있는 셈이다.

화면을 여러 개로 분할하여 이를 하나로 조합하는 형식을 취한 작품도 시선을 당

긴가. 잎이 떨어진 나무 줄기만을 묘사하고 있는데 구획된 화면을 하나로 통합하

여 전체적인 나무의 이미지를 완성했을 때 느끼는 감흥은 색다르다. 화면의 분

할이라는 인위적인 이미지가 시각적인 긴장감을 높이면서 새로운 흥취를 유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형태의 작업 방식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시각적인 충격을 주는 것으로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조형의 무수한 얼굴을 찾아내고 거기에다 이름을 붙여주자는 것이다. 즉 자

연풍경이든 특정 사물이든 간에 시각 및 관점의 변화 또는 이동을 통해 거기에 숨

겨진 다양한 얼굴을 찾아 보자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수묵화가 처한 현실적인 한

계를 극복하고 본래적인 모습과 힘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창작이란 모름지기 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이기에 그렇다.

이렇듯 자연에 대한 그의 새로운 시각은 단순히 시각적인 충격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의식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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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30 x 194 cm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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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76 x 120 cm / 1999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70x 130 cm /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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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81 x 111 cm / 2004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81 x 111 cm / 2004

이상희-자연의 숨결을 그리다<박 영 택 . 미술평론, 경기대교수>

세밀한 연필소묘로 재현된 식물의 한 편린을 확대해서 들여다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식물채집을 통해 공들여 표본을 만들고 점차 수분이 증발되면서 마

르고 까실한 생명체의 미라로 결정되고 있는 과정을 대하고 있다는 인상, 혹은 단서처럼 주어진 실루엣이나 부분을 통해 실재 자연풍경을 소요하거나 체험

하는 듯한 환각 같은 것들이 멀미처럼 일어서는 것은 그 뒤를 잇는 감정이었다. 제목은 ‘숨결’이다. 숨, 숨결이란 자연을 대하는 상당수 작가들이 공유하고 있

는 제목이자 주제다. 자연이란 대상, 사물을 망막으로 확인하고 그려내기 보다는 그 너머에 자리한 맥박, 숨소리, 세포들의 부산한 생명활동까지도 보고 싶

다거나 느끼고 싶다는, 그런 것을 그리고자 하는 바람의 선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몸의 모든 감각을 호출한다. 그러기에 식물을 근거리에서 확대할 필

요가 있었을 것이고 그 존재 자체만을 전면적으로 독대시켰을 것이다. 또는 대를 보듬고 쓰다듬듯이 그리거나 그 숲 안으로 걸어 들어가거나 하늘을 쳐다보

는 시선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결국 작가가 그린 것은 특정 자연대상, 사물을 빌어 그 생명체의 은밀한 숨결을 가시화하고자 한 것이고 관자들에게는 작가 자

신의 체험을 공유케 하려는 배려이다.

보는 이들의 눈앞에는 특정한 대상, 분류와 배제에 따라 편의적으로 네이밍(naming) 된 식물이 아니라 보편적인 생명체로서의 식물이미지가 주어졌다. 그것

이 배추나 파, 대나무나 소나무거나 이름모를 꽃인들 별 상관은 없어 보인다. 이 작가는 주변에 산재한 자연/생명체들을 찬찬히 살피고 그 생김새와 구조, 질

감과 조직 등에 경이로운 눈길을 주었다. 그곳에 완벽한 조형의 세계가 응축되어있다. 아울러 기이하고 신비스런 생명의 외경도 놓여있다. 또한 끊임없이 생

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영원한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인간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없다. 자연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좋은 작가란 자연

계에 내재한 그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해주는 존재,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그 사람에 의해서만 발견되고 드러나 그렇게 구현된 이미지를 실현시키는 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작가는 자연계의 여러 형상과 조직, 질감을 마른 붓끝에 묻힌 먹으로 촘촘히 찍어가면서 화면에 올려놓았다. 종이의 단면과 붓의 수직으

로 만나 이룬 궤적이다. 마치 점선들이 도열해있듯, 세포들의 자취를 따라가듯, 생명의 호흡을 음표로 번안하듯 말이다. 그것은 그러니까 대나무나 대숲의 재

현이나 추상화와도 다른 그림이다. 점이 선이 되고 점들이 모여 형상을 이루고 그러면서 다시 그 모든 형상은 낱개의 점으로 흩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보는 이들의 눈은 형태에 가닿다가 이내 무로, 여백으로 마구 쏠려간다. 그것은 있음과 없음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오랜 노동과 시간을 축적(자연의 숨결을 헤아리고 받아들이고 기록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느림)하고 있는 이 점/선은 동양화 모필의 전형적인 쓰임

을 의도적으로 물리친다. 붓끝이 지면에 닿아 이루는 가장 최소한의 영역이 그대로 선/점이 되고 형상을 이뤄간다. 그래서 먹과 붓의 또 다른 독특한 효과가

나온다. 기존의 먹의 쓰임과는 조금 다른 먹 맛 또한 보여준다. 그것은 앞서 말했듯이 연필이나 판화, 혹은 인쇄된 듯한 효과를 내면서 흑색의 또 다른 묘미를

드러낸다. 덧붙여 다소 건삽한 이 먹색이 정서적인 뉘앙스(쓸쓸하고 아련한 그런 느낌)역시 부풀려준다

그런가하면 여기에는 모든 생명체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음에 대한 은유가 얹혀져 있다. 나무의 일부분을 정교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가 온전한 형태를

보여주기를 그치고 사라져버리는 것이 그런 예다.

결국 작가는 우리에게 새삼 자연을 보는 눈을 가르쳐준다. 그것은 외피에 머물지 않고 생명현상의 근원을 헤아려보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보고 듣

고 간직해야 할 것에 대한 것들이다. 이미지를 넘어선 이미지의 세계! 그림은 그림에 불과하지만 그림을 빌어 보이지 않는 세계, 눈으로 볼 수 없고 마음으로

만 볼 수 있는 세계에 가닿게 하고자 한 것이 결국 동양화의 세계였을 것이다.

대숲에서 하늘을 본 체험, 대나무 밭에서 댓잎들의 수런대는 소리와 아득한 지층 아래서 끌어올리는 수액의 박동, 무럭 거리는 세포들의 약진에 귀기울여보

라는 권유다. 대나무 사이로 안개처럼 머물다 사라지는 바람도 느껴보고 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봤을 때 현기증과 함께 하는 덮치는 하늘색상의 변화도 만나

보라는 것 같다. 그러니까 대숲에서 노닐던 기억을 떠올려보게 하고 대숲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을 한 번 쐬라는 표현이다.

근작은 이전 작업에 비해 자연계에서 받은 감동과 느낌이 보다 고양되어 있다. 형상에서 좀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인지 그림이 무척 ‘심플’해졌다. 여백의 활

용도 과감해져서 그려진 부분과 그려지지 않은 부분과의 긴장이 극화되어 있다. 다만 자연에서 받은 감흥과 느낌이 너무 앞서다보면 그것은 이미지의 영역

을 훌쩍 벗어나게 된다. 자칫 관념적으로 그림이 되면서 자신의 내밀한 체험을 선가적으로 던져놓을 때 소통은 불가피하게 약화될 수 있거나 감정의 고양이

너무 누수되면 그림은 속되기 쉽다. 그런 아쉬움을 피해나간다면 자연을 바라보고 이해해보고자 하는 이 깊은 시선은 동양화의 재료체험이나 주제의식을 또

다른 차원에서 고양시키는 의미 있는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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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5 x105cm / 2005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11 x 81 cm / 2004

숨결 - Breathing

많은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생성되는 것 들은 인간의 삶속에서 많은 것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생명의 순환이 반복되어 이루어지듯이.

변덕스럽고, 복잡한 감정들로 이루어진 인간에게 늘 감동을 주고 경외심을 일으키는 자연물들에게서 발견되는

조형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대상을 좀 더 확대해서 가까이 살펴보았을 때, 사물을 눈으로 인식할 때 만나게 되는 형상과는 다른 신비롭고 기묘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생성과 소멸은 인간의 삶과도 같고, 마음속에 있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품고 있는 듯하다.

고목의 썩은 등걸 속이라든지, 거대한 나무의 밑둥치. 바다풀, 조개껍질, 버섯, 돌멩이 등.

자연의 형태들은 완벽한 조형으로 내게 다가왔다.

대상을 끊임없이 확대 하였을 때 드러나는 새로운 이미지는 추상적 이기도하고 그 이상의 의미(유혹,절망,죽음,환희)를 상징 하고 있었다.

실제의 모양을 그대로(부분, 확대)묘사하고, 마른 붓끝으로 촘촘하게 찍어나가면서 그려나간다.

한번에 그어지는 선이 아니라 공들여 만들어지는 선이다. 전통적인 동양화법의 일필휘지와는 반대되는 선이지만,

오랜 노동과 시간을 담게 되는 마르고 까 실 한 점(선)이 쌓여 가면서 나타나게 되는 형상에는 독특한 흔적이 남게 된다.

색채가 배제된 검은 점(선)들에게서 깊은 고독과 짙은 그리움 같은 감성들이 쓸쓸하고 잔잔하게 읽혀지길 원한다.

결국,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의 흔적들로 남게 되는 형상은 많은 시간의 흐름과 노동을 담아두는 일이며,

나만의 속도로 정신없는 현재(현대)를 살아가고 싶은 바램이기도하다.

모든 것 들이 빠르게, 바쁘게 변하고 움직이지만 느리게 이루어지는 것들도 있음을 한번쯤 돌이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자연의 무수한 얼굴 속에서 조형의 다양한 모습을 찾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다보니 인간 또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이 둘이 아니라 하나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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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으로부터 .......

나는 자연의 경이로운 조화를 닮고 싶다.

나의 작업은 그 반영이다.

삶이 늘 충만한 기쁨으로 다가오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즐겁고 신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뭔가 늘 쫓기는 듯 하기도 하고,

다른 일에 한눈이라도 팔면 불안해지기도 하며 여러 가지로 고달프다.

이토록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인 노동을 즐기는 것이다.

때론 무모하기까지 한 노동의 시간들.......

내 작업은 가장 단순하며 기본적인 단위요소인 점으로 시작한다.

점의 강, 약에 내 호흡을 실어서 리듬을 만들고 리듬이 생기면서 공간이 만들어진다.

처음 종이에 붓끝이 닿아 번지는 순간 나는 살짝 떨린다.

또 하나의 새로운 미지의세계에 빠져드는 느낌.......

그렇게 시작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동안 나는 완전 행복하다.

몰입의 즐거움.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오랜 시간 동안 음악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많은 상념들이 종이 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기쁨, 슬픔, 그리움, 쓸쓸함, 반복적인 행위에서 오는 지루함,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생각들.......

고독과 고뇌를 통한 내면의 메아리가 점으로 쌓여간다.

점은 무엇인가의 시작이며 끝이다.

점의 공간은 무한한 상상과 여운을 담고 있다.

그러한 공간 속에 자연의 숨결과 기운을 담고자 오늘도 어깨가 뻐근하고

눈이 아파오도록 붓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50 x 200 cm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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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50 x 200 cm / 2005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50 x 200 cm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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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50 x 200 cm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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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Coloring on Korean Paper / 72 x 62 cm / 2008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2 x 90 cm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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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5 x145 cm / 2005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5 x145 cm / 2005

내 작업은 늘 자연에 대한 관찰에서 부터 시작된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시리도록 눈부신 햇살과 아름다운 하늘에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

형언 할 수없이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와 평화로움.

완벽한 조형의 나무와 꽃들. 그리고 숲과 바람.

흔들리는 나뭇잎들 사이로 반짝이던 빛.

시간의 흐름 속에서의 순간들.

이렇게 장소에 대한 추억, 새벽이나 황혼 같은 밤과 낯 사이의 시간에 대한 관찰들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바꾸어 놓는다.

또한 안개의 이미지나 얼룩과 흔적 같은 이미지를 시각적 조형언어로 사용한다.

나무와 숲에 투영되는 빛을 통해 그 생명력 안에서 삶의 의미를 돌이켜보며

대상과 나의 조화를 추구한다.

그림은

늘 좋은 인간이 되려는 노력과 삶의 태도를 담고 있으며 나를 성장시킨다.

자연과 아름다운 것들에 비추어 위로받고, 배워나가며 깊어지길 원한다.

나는 내 그림이 명상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고요하지만 깊고 강한 느낌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숨결 Breathing<이 기 영 . 경제학박사, aba그룹대표>

작가는 지극히 현실적임에도 정작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현상을 ‘숨결’이라는 단어로 상징화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표제인 일련의 ‘숨결’ 작업은 그

의 고집스런 사색의 산물이다. 십여 년을 집요하게 파고든 그의 ‘숨결’ 작업은 생명의 마지막 경계선에 이르러 발현되는 창조의 순간을 형상화 한다.

그의 그림에 주로 등장하는 검은 색은 우주의 색이다.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색이면서,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새로운 창조의 순간을

의미하는 색이기도 하다.

검은 색은, 진화와 창조 양면을 가진, 그 자체로 완벽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우주에서 시작하여 숲으로, 한 그루 나무로, 한 장의 나뭇잎으로, 그리고 종국에는 잎맥으로, 나아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세계로 이어지는

숨을 들이키는 영원한 응축의 과정은, 존재의 탄생을 의미한다. 반대로 미세의 세계에서 나뭇잎을 거쳐, 나무와 숲으로, 마지막엔 우주로 이어지는 숨을

내뱉는 끝없는 확장의 과정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생성과 소멸. 이러한 쌍방향의 사유의 흐름은 그의 그림으로 상징되는 ‘숨결’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한다.

그의 그림은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을 담담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다.

바람이 지나가고 있으며, 분명 흔들리고 있는 나뭇가지임에도 그는 정지된 화면으로 그 찰나의 순간에 접근하고 있다. 숨을 들이키고 내뱉는 두 가지 동

작의 틈바구니를 그는 절묘하게 구분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두 가지 현상을 마치 하나의 움직임인 듯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것은 마치 블랙

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어느 순간 끝없는 팽창을 시작하는 우주의 폭발로 이어지는 거대한 파노라마와 같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정지된 화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슬로우 모션으로 찍어낸 긴 화면을 보는 듯하다.

그의 그림은 우주의 새벽처럼 몽환적이기도 하고, 초록의 별처럼 빛나기도 한다. 때로는 마젤란 성운의 가스구름 같은 욕망의 응어리를 보여주다가도,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를 넉넉하게 만든다.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소나무가지와 밤안개에 싸인 대나무 가지의 청량한 화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바로

그가 말하는 경이로운 조화의 세계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항상 그대로인 자연을 관찰하고 생명력을 느끼며 호흡한다. 그렇게 그는 그저 그런 평범함과 자연의 숨결 속에서 평안을

찾고 위로를 받는다. 거추장스러운 가식이나 미약한 인간의 힘이 배제된 세계에서 평화스럽게 숨을 쉰다. 소박한 자연과 그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그

의 그림은 바로 그 순간 빛을 발한다. 그 자체로 완벽한 자연이 그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의 그림에서 위안을 받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가 꿈꾸는 세계가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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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ixed Media on Korean Paper / 53 x 45 cm / 2005 Breathing / Coloring Korean on Paper / 53 x 45 cm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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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5 x 435 cm / 2007

Page 16: Breathinggoodwellbeing.com/works/LeeSangHee.pdf ·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75x105cm / 2005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111x81 cm / 2004 숨결-Breathing 많은 시간의

Breathing / Muck on Korean Paper / 53 x180 cm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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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ing / Coloring on Korean Paper / 70 x 60 cm / 2007

Breathing / Coloring on Korean Paper / 60 x 86 cm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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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2012 갤러리 에뽀끄 2011 세종 갤러리2010 래미안 갤러리2009 신한아트홀2009 서호 갤러리2005 갤러리 토포하우스1999 인사 갤러리

단체전

2012 이소전(교하 아트 센터)2011 묵·선전 (성균갤러리) 한벽동인전 (한벽원갤러리) Generation6, AIR Gallery (Brooklyn New York, USA)2010 한국적 모티브로 보는 이미지전 (상명대학교내 책사랑갤러리) 사군자 新사군자- 사군자의 현대적변용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이소전 (한원미술관)2009 컬렉션‘n 컬렉션 2 (신한 아트홀, 아트 앤 컴퍼니 기획초대)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세종문화회관전시장) 2008 베이징올림픽 아트페스티벌 (북경) Landscape 전, 로얄 갤러리 초대 (로얄&컴퍼니 기획) 중.한 여성작가초대전 (한국문화원 전시장, 북경) 베이징 올림픽기념, 광화문&천안문 展 (갤러리 T&G, 북경) Nature...and (신한아트홀, 아트 앤 컴퍼니 기획 초대) 컬렉션‘n 컬렉션 전 (신한 갤러리) 한국의 붓질-한국화여성 작가회 정기전 (세종문화회관 전시장)2007 환기재단 공모작가 기획전-점으로부터 점으로 (환기미술관 기획) 노블리제 갤러리 초대전, 신한은행 PB센터 강남점 (아트 앤 컴퍼니 기획) 멜번 아트페어 (Melbourne, 호주) 장자의 꿈-한국화여성작가회 정기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현대미술의 소통전-선화예고30주년기념 (율 갤러리 기획) 2006 시드니 국제 아트페어 (Single Market, Sydney, 호주) Asian Contemporary Art (gallery hm 초대, 시드니, 호주) 노마갤러리 개관 초대전 (노마갤러리) 회사후소-모색70, 후소회 창립70주년전 (공평아트센터) 광화문의 아침 展 (갤러리 정) 2005 서울-베를린 협회전 (베를린 문화원, 독일) 녹미회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후소회 정기전 (갤러리 상) 2004 광주MBC수묵대전 (의재 미술관, 광주) Seoul Fine Art Festival (예술의 전당 미술관) 생명과 숲 Festival (공평아트센터) 소사벌 미술대전 (평택호 예술관, 안산)

2003 한국 국제 아트페어 [KIAF] (코엑스전시장) 100人100色 전 (조선화랑 초대) 한국일보 35주년 기념초대전 (L.A문화원, L.A, 미국) 알파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 (알파갤러리) 이베리아전 (Madrid Galeria Victoria Hidalgo, 마드리드, 스페인) 여성성의 재조명 - 한국화여성작가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2002 신춘 연그림, 부채그림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차별과 연대, 한국적 페미니즘을 향한 제언 (세종문화회관), (포스코문화갤러리, 포항) 기운생동 전 (갤러리 올 기획초대) 2001 한국화 새천년 전 (서울시립미술관) 오늘의 현대미술 초대전 (임립미술관, 충남), (경성대학교, 부산) 고양 현대 미술제 (일산 호수공원 세계관, 일산) 한벽 동인전 (동덕 아트갤러리)2000 21C의 지성과 감성전 (예술의 전당) 한국화 여성작가회 창립전 (서울시립미술관) Korea Artist Festival (서경 갤러리 초대)1999 밀레니엄, 한국미술 내일의 전망전 (서호 갤러리 초대)1997 선화예고 개교20주년 동문전 (공평아트센터)1996 중간지대/문화의 수리공전 (인사갤러리 기획초대) 해오름전, 공동설치 (경인미술관 기획) 미술세계 대상전 (서울시립미술관)1995 아시아의 새로운 도약전 (워커힐 미술관) 오늘의 한국미술전-미술협회정기전 (예술의 전당 미술관) 설악 국제 비엔날레 (설악 훼미리타운 전시장, 강릉)1993 한국 청년 미술제-서울에서의 만남전 (공평아트센터) 춘추회 공모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한국화 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1992년 ~ 현재 채연전, 화연전, 이소전

현 재 이화여자대학교, 대진대학교 출강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로얄 & 컴퍼니, 아트 & 컴퍼니

주소 : 137-784 서울시 서초구 바우뫼로 53 105동 302호Tel : 02-577-7998 M.P : 010-2317-7998E-mail : [email protected]://blog.naver.com/66sanghee

이 상 희 Lee, Sang Hee

1966 서울 출생1985 선화예술 중.고등학교 졸업1989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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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의 경이로운 조화를 닮고 싶다.

나의 작업은 그 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