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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열쇠 러시아연극, 파격과 혁신으로 일군 금자탑 이강백과 이수인, 양극의 스타일, 상통의 연극 COVER STORY 동시대를 그려내는 두 연출가의 색다른 연극 미학 연극 <인형의 집> & <어둠상자> 2018 November vol. 351 11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 연출가 이수인

COVER STORY - 예술의전당files.sac.or.kr/ebook/catImage/136/201811.pdf · 2018-10-31 · COvER sTORy 08 연극의 계절, 가을 12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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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열쇠

러시아연극, 파격과 혁신으로 일군 금자탑

이강백과 이수인, 양극의 스타일, 상통의 연극

COVER STORY

동시대를 그려내는 두 연출가의 색다른 연극 미학

연극 <인형의 집> & <어둠상자>

2018 Novembervol. 351

11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연출가 이수인

Page 2: COVER STORY - 예술의전당files.sac.or.kr/ebook/catImage/136/201811.pdf · 2018-10-31 · COvER sTORy 08 연극의 계절, 가을 12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PUBLISHER’S LETTER

올해도 예술의전당 감나무에 주렁주렁 감이 달렸습니다.

한 해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예술의전당 역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최고의 연극 두 편을 이번 달에 선보입니다.

땀과 열정의 결실을 함께 맛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글·캘리그래피 고학찬

사진 박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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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 활력 되찾는 일, 마다하지 않겠다”

손숙 예술의전당 신임 이사장 인터뷰

서울경제 9.17

SACCalliFe 2018 - 한국 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

연합뉴스TV 10.9

‘붓으로 쓴 가·갸·거’…한글 서예 관심 증가

SAC in the NEWS뉴스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매거진에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독자 의견을 소개합니다

예술의전당은 독자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설문에 응답해주시거나 이메일로 의견을 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공연·전시 입장권(1인 2장)이나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하단의 QR코드나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참여 가능하며 매월 15일에 마감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 지난달 내용 중 흥미롭거나 유익한 소식에 대해

2. 예술의전당 매거진에서 읽고 싶은 기사

3. 인터뷰로 만나고 싶은 예술인

4.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한 감상이나 후기

5. 예술의전당에 대한 의견과 제언

VOL.350 OctOber 2018

* 상기 세 분께는 지난 호에서 예고해드린 대로 도서 「동양인은 모나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1인 1권) 당첨 안내를 드렸습니다. 소중한 의견을

주신 독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크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예술의전당 매거진이 되겠습니다.

이 달 의 독 자 선 물

도서 「시를 좋아하세요...」

* 당첨 시, 연락 가능한 핸드폰 번호 기입을 부탁드립니다.

참여하고선물받기 또는 [email protected]

<정경화 & 조성진 듀오 콘서트>

뉴시스 9.13

정경화·조성진, 또 다른 감동···연주를 논할 필요조차 없는

이메일 아이디 conducional90 님

1. 올해는 겨울을 기다리게 하는 공연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입센의 희곡 「인형

의 집」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공연 소식을 보고서 꼭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는

데, 연출가의 목소리를 지면을 통해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무엇보다 제가 정

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극작가 이강백 선생님의 작품을 11월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소식이 정말 기쁘네요! <어둠상자>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사

진 한 장으로부터 이끌어낸 상상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시대상을 폭넓게 반영하는 만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사진기의 크기

를 보는 것도 묘미라는 점을 짚어주어 더욱 유익한 기사였습니다.

3.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이메일 아이디 tjgns0808 님

4. <정경화 & 조성진 듀오 콘서트>는 근래에 보기 드문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이러한 무대가 국내에서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메일 아이디 law29 님

1. 무용이나 춤에 대하여 무지했는데, <네덜란드댄스시어터1> 내한공연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가히 ‘종합예술’이라 지칭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과거 몇 차례 내한하기도 하였다는데, 예술의전당 30주년에 맞추어

오랜만에 다시 찾는 NDT1의 공연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예술감독 폴 라

이트풋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관객들을 향해 남긴 마

지막 말, 공연을 본다는 것의 의미에 관한 울림이 있는 한마디가 가장 가슴

에 와닿았습니다. 또한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에 관한 내

용을 빼놓을 수 없군요. 올해도 신선한 레퍼토리가 돋보입니다. <대학오케

스트라축제>에 가면 늘 가을날 여유롭게 대학가를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추억 소환, 열정 가득, 패기 왕성한 축제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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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만나는 예술의전당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QR코드 인식

애플리케이션으로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최

근 1년간의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를 e-book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PC버전에서는 당월호 전체 기사와 과월호 개별

기사의 PDF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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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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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송성완

에디터 김경민, 최효정

교 열 주진형

발행처 예술의전당

디자인 인쇄 더에이치

등록일자 1990년 2월 6일 라-4475

발행일 2018년 11월 1일 통권 제351호

iSSN 1976-4049

문의 580-1056

주소 06757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www.sac.or.kr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에 실린 글의 내

용은 예술의전당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재된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

할 수 없습니다.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에 실린 외래어

표기는 기획사의 홍보 인쇄물에 따른 것으로 국립

국어원 외래어 표기법과 다를 수 있습니다.

THEME TALK

40 그림 속 오페라 10

밀레이 <오필리어> Vs 베르디 <오텔로>

셰익스피어,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44

SAC Rising Star

황여정의 너의 이름은 04

연극배우 김신록

진짜의 힘이 발생하는 곳에서, 아마도 우리는

BOOKs

48문학동네와 함께하는 아트북 리뷰 10

「시를 좋아하세요...」

한 잎의 시를 사랑했네

ARTIsTs

49

꼭! 모시고 싶습니다

한국무용가 조흥동

sEOUL ARTs CENTER

52손숙 신임 이사장 인터뷰

“고민 끝에 승낙한 만큼 더 큰 애정과 관심으로”

54올림푸스한국 오카다 나오키 대표 인터뷰

한 장의 사진에 담은 행복 그리고 소망

562018 AAPPAC 연례총회

공연장들이 엮어내는 협력과 상생의 문화벨트

58

BEHIND SAC - People 05

서영종 시설지원팀 자동제어파트장

INFORMATION

62

ON STAGE

64BOX OFFiCE

65 SAC’S CHOiCE

66SAC NEWS

68PATRONS OF SAC

매거진 e-book

COvER sTORy

08연극의 계절, 가을

12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14러시아연극, 파격과 혁신으로 일군 금자탑

16어둠을 지나 빛의 세상으로

18이강백과 이수인, 양극의 스타일, 상통의 연극

20그림으로 미리 만나는 공연

연극 <인형의 집>

PREvIEW

22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 & 안토니오 파파노> &

<마리스 얀손스 &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영혼을 울리는 별들의 전쟁

26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

오페라 <루치아 디 람메르무어>

장대한 낭만 오페라의 세계 속으로

30<치바이스와의 대화>展

거장, 치바이스를 만나다

REvIEW

32모차르트 오페라 콘체르탄테 <돈 조반니>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바람둥이 이야기

34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강렬한 한 장면이 주는 가능성

36SACCalliFe 2018 - 한국 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展

아름다움을 이루는 선線의 약속,

한국 서예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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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Cover

올 가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를 두 연극의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와 이수인이 만났다. 두 사람은 각각

연극 <인형의 집>과 <어둠상자>에서 시대를 거슬

러 자신만의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 ‘노라’와 궁중 사

진사였던 ‘김규진’의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 두 신작

에 대한 이야기를 한 발 먼저 만나보자.

동시대를 그려내는 두 연출가의

색다른 연극 미학

연극 <인형의 집> & <어둠상자>

40 5222

발행인 고학찬 | 편집인 태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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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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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러시아 천재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가 재해석한

헨릭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

알레고리의 대가 이강백 극작가의 신작

연극 <어둠상자>가 올 가을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집니다.

두 연출가가 그려내는 인간의 삶과 모험,

동시대의 흐름을 지금 만나보세요.

intro

동시대를 그려내는 두 연출가의 색다른 연극 미학

연극 <인형의 집> 11 .6(화) - 25(일) CJ 토월극장

연극 <어둠상자> 11 .7(수) - 12.2(일)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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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cover story

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9

연극의 계절, 가을결실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웠기에 가을이 더욱 반갑습니다.

올가을, 여러분은 어디서 누구와 함께 어떤 멋진 추억을 만드실 계획인가요?

‘11월에 반드시 봐야 할 작품 리스트’에 넣을 연극 두 편을 추천해드립니다.

글 양우제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

11월 6일(화)부터 25일(일)까지 러시아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가

선보이는 입센의 <인형의 집>이 CJ 토월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러시아 하면 체호프와 스타니슬랍스키의 나라 아닙니까.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는 까다로

운 자국 내 다수의 연극평론가와 관객으로부터 오랜 세월 절대

적인 지지를 받는 아티스트입니다.

제가 2016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렌소베타극장에서 관람한 유리

부투소프 연출의 <세 자매>는 만약 제목을 모르고 봤다면, 도저

히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라고 추측조차 못할 정도로 파격적

이었습니다. ‘이런 연극을 관객들이 좋아할까?’ 보는 내내 의구심

이 커져갔지만, 커튼콜에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에 놀랐던 기억

이 납니다.

그런 그가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으로

한국 관객과 10년 만에 재회합니다. 여성 인권 문제를 넘어 자아

를 찾고 타인을 존중하는 관점을 다룬 이 희곡이 세기가 바뀌어

서도 왜 여전히 빛을 발하는 고전인지 이제 여러분이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차례입니다.

젊고 유능한 배우와 노련한 크리에이티브 스태프와의 만남

주인공 ‘노라’ 역의 정운선 배우는 <시련>, <유리동물원>, <아워

타운>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베테랑 배

우입니다. 그는 2008년 당시 학교 수업도 빠져가며 유리 부투소

프 연출의 <갈매기>를 보았고, 언젠가 유리 부투소프가 연출하

는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인형

의 집>으로 그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헬메르’ 역의 이기돈, ‘린

데’ 역의 우정원, ‘크로그스타드’ 역의 김도완, ‘랑크’ 역의 홍승균

모두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되었습니다. 활발한 작품 활동

을 펼치고 있는 젊고 재능 있는 배우들이 뿜어낼 에너지와 완벽

한 앙상블이 많은 기대감을 자아냅니다.

또한 최근 연극 <발렌타인 데이>의 무대디자인으로 많은 연극 팬

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알렉산드르 쉬시킨이 시노그래퍼로

합류하고, 독창적인 움직임으로 연극의 생동감을 불어넣기로 정

평이 난 니콜라이 레우토프가 안무가로 참여합니다. 평소 무대미

술과 춤에 관심 있는 관객 여러분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92018 NOVEMBER

© 김

© 김

연극 <인형의 집> 연습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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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프로그레시브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줄 <인형의 집>

학창 시절, 저는 팝송을 즐겨 들으며 빌보드차트를 매주 외우다

시피 했던 팝 마니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소개로 영

국의 록그룹 에머슨레이크앤파머Emerson Lake & Palmer의 ‘전람회의 그

림’을 듣고, 소위 프로그레시브록 또는 아트록이라는 음악 장르에

빠져들었습니다. 이후 재즈·클래식 음악까지 챙겨 듣는 단계로

발전했으니, 이제 와 생각해보면 클래식 음악을 재해석한 음반 하

나가 저에게는 음악적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준 일생일대의 선물

이었던 셈입니다. 유리 부투소프가 선보일 <인형의 집>도 고전을

재해석한 내용과 구성으로 여러분에게 신선한 극적 충격과 감동

을 선사하며 여러분 인생에 새로운 창窓을 열어주리라 믿습니다.

부디 이 작품이 연극에 대한 통념을 뛰어넘어 보다 실험적인 연

극에 도전하고 즐길 수 있는, 연극 감상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강백, 이수인 콤비가 선보이는 기대작 <어둠상자>

11월 7일(수)부터 12월 2일(일)까지 이강백 극작, 이수인 연출의 <어

둠상자>가 자유소극장에서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극작을 공부하

거나 연극을 꽤 봤다는 분들에게는 이강백 작가야말로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희곡 「파수꾼」, 「결혼」, 「들판에서」는 중·고등학교 교

과서에 실려 있고,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 사무실 책꽂이 한편에

는 이강백 작가의 희곡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최근 연극 <춘향>,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심청>의 이수인 연

출 또한 꾸준히 히트 작품들을 만들어내며, 요즘 한창 주가를 올

리고 있는 중견 연출가입니다. 이강백 작가와 의기투합해 작품을

올린 경험도 있어 그야말로 찰떡궁합, 완성도 높은 작품을 기대

해도 좋습니다.

<어둠상자>는 고종이 풍전등화 격인 나라의 불씨를 살리는 심정

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에게 선물한 자신의 사진을 매

개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궁중 사진사였던 김규진은 이를 자

신의 과오라고 생각하며, 고종의 유언에 따라 앨리스가 가지고 있

는 그 사진을 반드시 찾아서 없애라고 아들에게 부탁합니다. 결

국 이 유언은 증손자에게까지 전달되어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얼핏 보면 비장한 스토리지만, 작가는 시종일관 유쾌한 유머를 관

객에게 던집니다. 또한 연출은 관객이 흥미와 감동의 현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장면마다 조율해나갑니

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습

니다. 이 연극이야말로 그런 경험명제를 정확히 무대 위에 구현한

듯합니다. 또한 연극은 주체와 객체를 바라보는 동서양의 관점 중

어느 쪽이 옳은지에 대한 선택을 관객에게 맡깁니다. 정답은 없겠

지만, 아무튼 그 대답과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108년의 시간, 17명의 배우, 34개의 역할

<어둠상자>는 4대에 걸친 108년의 시간이 담긴 이야기 상자입니

다. 17명의 배우와 악사가 34개의 역할을 쉴 새 없이 연기하며 극

장판 대하드라마를 펼칩니다. 연극 마니아라면 익히 알고 계실

송흥진, 백익남, 신안진, 이춘희 등의 선배 배우들과 젊고 패기

넘치는 후배 배우들의 앙상블이 조화를 이루며, 극 중간에 흘러

나오는 옛 노래는 관객 여러분을 추억에 젖게 할 것입니다.

1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카메라와 일상 속 단어의 변천을 살펴보

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자칫 옛날얘기라 고루하지 않을까 염려하

지 않으셔도 됩니다. 흥미롭고 빠른 전개에 2시간이 언제 지나갔

나 싶으실 겁니다.

이런 취향엔 이런 연극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비슷한 시기 CJ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 오르는 <인형의 집>, <어둠상자>는 예술의전당이

25년간 직접 기획·제작해왔던 90여 편의 연극 스타일을 대변하

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두 작품 모두 보시면 좋겠지만, 굳이 하나

만 보셔야 하는 분에게는 다음과 같이 약간의 팁을 드립니다.

아무쪼록 두 편의 연극과 함께하는 2018년의 가을이 특별한 추

억으로 여러분 생의 한편에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랍니다. 가을은

연극의 계절이니까요!

2018 NOVEMBER

Q. 안톤 체호프의 연극과 고전문학을 즐기는 분이라면?

A. <인형의 집>을 추천합니다. 다만 여러분이 상상했던 무대 연출과는 전

혀 다른 파격의 신선함을 각오(?)하시기 바랍니다.

Q. 뮤지컬 <명성황후>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

라면?

A. <어둠상자>를 권해드립니다. 대한제국 멸망의 감춰진 뒷얘기와 근대

사의 스펙트럼이 다이내믹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 김

11

© 김

연극 <어둠상자> 연습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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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k J

ohan Ibsen

12 1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cover story

입센의 ‘사회문제극’ 중 21세기인 오늘날까지도 그 시의성을 잃지 않고 자주 공연되

고 있는 3막극 <인형의 집>의 극적 공간은 3막 내내 헬메르 가족이 사는 집의 ‘거

실’이다. 이 거실을 많은 연구자들은 ‘노라의 감옥’으로 해석해왔고, 노라 자신은 인

형들이 사는 ‘놀이방’(3막)으로 정의했다. 이 놀이방에서 노라는 2막까지 남편 토르

발 헬메르에 의해 ‘작은 종달새’, ‘작은 다람쥐’, ‘꼬맹이 낭비가’로 불리며 그녀 스스

로도 자신을 그렇게 여긴다.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남편이 원하는 아내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나날을 산다.

희곡 원작을 살펴보면, 노라는 남편에게 “당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난 아무것도 못

해요”(1막)라고 말하는 아내이다. 그러나 노라는 사실 “진짜 큰일”(1막)을 해왔다. 사

랑하는 남편이 병이 들자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해 돈을

빌렸고, 그걸 갚기 위해 낭비는커녕 특히 자신을 위해서는 절약을 하고 베껴 쓰는

일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그렇게 “돈을 번다는 건 정말 즐거웠고, 마치 남자가 된

기분”(1막)이었다고 노라는 친구인 크리스티네에게 토로한다. 이러한 사실은 노라가

위기상황에서 결심한 일을 단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복선이 되며, 극이

완성되는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남편과 자식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겠다는 생

각을 굳히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그의 행위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에 한 ‘위조’ 행위 때문에 노라는 그녀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크

로그스타드의 협박을 받는다. 토르발에게 그녀의 과거 불법행위를 밝히는 편지를 보

내겠다는 것이다. 한데 토르발은 빚지는 것을 죄악시하는 남자이다. 결국 크로그스타

드의 편지를 읽게 된 토르발은 분노하며 노라를 “위선자, 거짓말쟁이, 범죄자”(3막)라

고 소리친다. 그러나 크리스티네의 설득으로 크로그스타드가 차용증을 보내오자 토

르발은 표변하며 노라를 용서하겠다고 두 번이나 강조하여 말한다. 2막 내내 죽음까

지 생각했던 노라는 변한다. 결혼 전 아버지의 인형에서 결혼 후 남편의 인형이었던

자신을 깨닫고, 각자의 역에만 충실했던 결혼생활의 실체도 인식한다. 노라는 이제

자식들의 교육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교육시키겠다며 집을 나간다.

한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된다는 의미에서 <인형의 집>은 그간 페미니

즘적 작품이라는 주장이 많았고 여기에도 물론 찬반의 논란이 뒤따랐다. 그러나

작가 입센은 1898년 노르웨이 여성권리동맹에서의 연설에서 자신이 여성의 권리운

동을 위해 작업했다는 것을 부인하며 ‘인류의 문제’에 대해 썼다고 강변했다. 입센

은 분명 <인형의 집>을 통해 개인의 내적 자유의 옹호, 그리고 그것을 속박하는 사

회의 관습 등에 대한 혐오를 그리고 있지만 그 해석은 무대화하는 연출자들의 몫

일 것이다.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1879년 12월 21일, 코펜하겐의 덴마크 왕립극장에서 세계 초연된

<인형의 집Et dukkehjem>은 곧이어 1880년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80년대에는 유럽의 거의 모든 도시에서 공연되었고 90년대에는 전 유럽 극장들의

레퍼토리에 들어 있을 정도로 당시 핫이슈를 던진 작품이었다. ‘인간’이 되기 위해 남편과

자식들이 있는 가정을 버린 노라의 이야기는 공연되는 곳 어디에서나 ‘폭발적 영향력’을

보였다. 비평가들은 물론 관객들까지도 찬반의 의견으로 나뉘었고 중간 지대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노라 역의 여배우들 중에는 자식들을 버리는 주인공 역을 맡을 수 없다고

고집함으로써 노라가 집을 나가지 않는 것으로 극의 마지막이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40년 전에 가정주부가 대문을 ‘쾅!’ 닫고 집을 나갔으니,

그 소리는 당시 유럽사회에 거의 폭탄이 떨어진 것과 같은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글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초고(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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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5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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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연극,

파격과 혁신으로 일군

금자탑

1897년 6월 21일 오후 2시, 스타니슬랍스키와

네미로비치단첸코가 모스크바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이 만남이 러시아연극

부흥기의 도화선이 될 줄은 당사자들도 몰랐을

것이다. 이들은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18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쳐 모스크바예술극장

설립에 합의했다. 러시아판 도원결의! 그리고

첫 시즌 작품으로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올렸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스타니슬랍스키와

체호프는 순식간에 20세기 연극의 주어와

술어가 되었다.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대부분

연극학교는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극연출술을

가르치고 있으며, 체호프는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로

기록된다.

글 백승무 연극평론가

20세기 초 영화가 급성장하자 사람들은 연극의 사멸을 예언했고,

20세기 후반부엔 뮤지컬 때문에 연극은 문을 닫을 거라고 수군

거렸다. 하지만 러시아만은 정반대였다. 전 세계적인 연극계 불황

에도 러시아에선 여전히 극장 수와 관람객 수가 증가했다. 단적인

예로 지난 시즌 극장 증축에 나선 바흐탄고프극장은 무려 30만

여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런 역주행 현상에 대해 여러 원인을 꼽

을 수 있겠지만, 사회주의 시대에 정착된 예술애호 전통이 그 으

뜸이다. 국가 주도로 완성된 풍부한 예술인프라는 말할 것도 없

고, 러시아인 특유의 격정적 기질도 극장 문전성시를 설명하는

요인이 되겠다. 예술을 돈벌이로 생각하거나 경쟁을 통한 자생을

구호로 삼는 나라에선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참고로, 발레단과

오페라단이 주축인 볼쇼이극장은 연간 890억의 국가지원금을 받

지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연간 예산은 2천억에 불과하다.

21세기에 들어서도 러시아연극이 승승장구하는 또 다른 비결은

국경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인력을 흡수하고 실험을 감행하는 대

담함과 파격에 있다. 특히 소련 붕괴 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발

트3국의 우수한 연출가들은 그야말로 러시아연극의 심장을 뜨겁

게 달군 젊은 피가 되었다. 네크로슈스, 카르바우스키스, 코르슈

노바스, 라테나스 등 독특한 표현력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연출가들은 러시아연극의 파죽지세를 풀무질했다. 유럽과 결이

다른 참신한 무대언어와 발트해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이

들의 공연은 만점 영양제이자 자극제였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9월 유리 부투소프가 바흐탄고프극장의 수

석 연출가로 임명된 사건은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러시아 최고 성

적을 거둔 바흐탄고프극장의 예술감독 리마스 투미나스도 리투

아니아 출신일뿐더러 부투소프 또한 모스크바와 경쟁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종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

지 창출! 리얼리즘의 철옹성이던 모스크바예술극장이 세레브렌

니코프, 제노바치, 리쟈코프, 보고몰로프, 카르바우스키스 같은

아방가르드적인 연출가들을 섭외하여 변신에 성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세대 vs 신세대의 장벽, 리얼리즘 vs 아방가르드의

장벽, 국적과 출신의 장벽을 허물자 모스크바예술극장은 순식간

에 패기와 열정 넘치는 젊은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유리 부투소프의 <인형의 집>에 관심과 기대가 큰 이유는 바

로 여기에 있다. 최고 극장으로 발돋움한 바흐탄고프극장의 수석

연출가로 임명된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레프 도진, 안드레이 모구

치, 레프 에렌부르크 등과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 연출가로 분류되

던 그가 앞으로 리투아니아 예술감독 및 모스크바 배우들과 일궈

낼 전통과 혁신의 하모니, 관습과 실험의 변주에 대한 기대감이 이

번 공연의 골자이다. 지난 2003년의 <보이체크>와 2008년의 <갈매

기>는 서설에 불과하다. <인형의 집>은 낯선 조건 속에서 거친 저항

을 이겨내며 더욱 강해진 부투소프를 만끽할 기회이다.

우리에게 남은 일이란 그가 러시아연극계의 진정한 수장으로 등

극하는 대관식을 기다리는 것! 행여 여유가 있다면, 부투소프라

는 숨겨진 원석이 러시아연극의 보물로 거듭나도록 18년간 지켜

본 예술의전당의 안목과 뚝심에 박수를 보낼 일이다.

연극 <보이체크>(2004)

연극 <갈매기>(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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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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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지나 빛의 세상으로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이수인 상임연출은 풍경을 소리로 옮겨낸다.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기인 그는 고전 「심청전」을 효가 아닌 죽음의 관점으로 톺아본 극작가 이강백의 희곡 「심청」을

떼아뜨르 봄날의 장기인 코러스, 악기 연주, 구음 등으로 무게감을 덜어내며 호평받았다.

‘은유의 작가’로 불리는 이강백 작가와 예술의전당이 1998년 ‘이강백연극제’ 이후 20년 만에 만나

주목받는 신작 <어둠상자> 역시, 말 그대로 어둠상자에 들어온 듯 캄캄함이 우선 엄습하지만,

이수인 연출의 손길로 메시지의 무게감과 보는 재미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글 이재훈 뉴시스 문화부 기자

<어둠상자>는 고종의 마지막 어진御眞을 찍은 황실 사진가 4대의

이야기다. 고종이 미국 사절단과 함께 조선에 온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에게 어진을 선물한 것으로부터 이 작가의 상

상력이 출발했다. 앨리스는 사진 속 고종의 모습을 본 뒤 “황제다

운 존재감은 없고 애처롭고 둔감한 모습”이라고 혹평한다. 추석

을 지낸 직후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9월 말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 연출은 <어둠상자>에 대해 “우리 근현대사가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어둠상자’를 지나서 빛이 보이는 세상으

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듯하다”고 봤다.

“어둠상자 자체가 은유이자 상징이죠. 지금까지 한국의 근현대사

가 ‘어두운 상자’ 안에 갇혀 있는데 그것을 뚫고 지나가자는 거예

요. 현대사의 변천, 문명사의 변천, 정치사회의 변천, 사진의 역

사를 읽어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입니다.” 이 작가와 이 연출이

작품을 통해 만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연극 <심청>에서 이 연

출의 무대 문법이 마음에 들었던 이 작가는 극단 떼아뜨르 봄날

이 작업했던 것처럼 대본에 노래 부분을 직접 지정하기도 했다.

“억지로 살기보다는 살아지는 대로”

두 사람의 인연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 다니면서 연극을 시작한 이 연출은 90년대 말 스스

로를 쇄신하자는 차원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에

입학했는데 당시 이 작가는 그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다. 두 사

람이 강의를 통해 인연을 맺지는 않았다. 이 작가가 기억하는 이

연출의 모습은 “매일 연극원 중정에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었

다. 다만 그때도 이 연출이 마음에 들었던 이 작가는 그에게 무언

극 연출, 자신의 작품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 등을 부탁했다.

하지만 작품을 매개로 한 두 사람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고

2016년 연극 <심청> 초연을 통해서 본격적인 작업이 이루어졌다.

연극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 연출은 대학교 1학년 때 연

극 동아리에 들어갔다. 부산 출신으로 외로운 타지 생활을 하던

그에게 밥과 술을 사 주며 따듯하게 대해주는 선배들이 있는 연

극 동아리는 감동의 공간이었다. 그렇게 연극을 시작한 이 연출

은 1988년 극단 한강에 입단했는데, 1989년 첫 연출작 <노동자

를 싣고 가는 아홉 대의 버스>가 말 그대로 대박이 나면서 본격

적으로 연극판에서 팔을 걷어붙였다. 이후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과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한겨울 밤의 꿈>을 배우 정진영, 김의성과 함께 공연했다.

1995년 김상열, 위성신 등과 함께 극단 오늘을 창단하며 활발하

게 대학로 생활을 이어가던 중 2002년부터 약 3년간 충무로에 몸

담기도 했다. 당시 영화 제작사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의 권유로 직

접 시나리오까지 쓴 <고독이 몸부림칠 때>를 통해 2004년 영화감

독으로 데뷔한 것이다. 중장년의 고독을 유머와 페이소스pathos로

녹여내어 관객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 작품이었다. 이 연출

다운 영화였다. 이후 두 번째 영화가 엎어지는 과정에서 영화판에

서 정을 떼버린 그는 2006년 극단 떼아뜨르 봄날을 창단하며 대

학로로 컴백했다. 이 연출은 “억지로 살기보다는 살아지는 대로

살아요”라며 웃었다. 이런 낙관은 떼아뜨르 봄날이라는 이름에도

묻어났다. 스페인어로 ‘극장’이라는 뜻의 떼아뜨로teatro에 이 연출

이 좋아하는 ‘봄날’을 붙인 것이다.

어느 추운 겨울을 나던 20대 후반, 지하철에서 공황장애 증상을

겪은 이후 그에게는 ‘윈터 포비아’가 생겼다. “이후 매번 겨울이 올

때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생겼어요. 봄이 좋잖아요? 따뜻하

고. 그 변덕스러움도 좋아요. 그리움, 슬픔이 동시에 묻어나는 ‘설

레는 변덕’이라고 할까요? 하하.” 그런 설레는 변덕은 이번 연출작

인 <어둠상자>에도 묻어날 것으로 보인다. 어둡던 우리 민족의 자

화상을 희망 있게 그려나가는 데 ‘떼아뜨르 봄날’ 상임연출만큼

어울리는 자리가 있을까. 극의 시각적인 부분을 연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어둠상자> 속 공간은 천변만화千變萬化다. 그는

“여백이 많은 무대가 될 수밖에 없어요”라면서 “‘시각적인 리듬’을

만들어서 작품의 맥락과 전환에 연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

공연처럼 주로 봄에 덧없는 사랑 이야기, 가을에 정치 이야기를

하는 이 연출은 “내년 봄에는 징글징글한 사랑 이야기를 할 것”이

라며 웃었다.

© 박

시홍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연출가 이수인의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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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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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백은 누구인가. 일찍이 1971년에 「다섯」이라는 작품으로 신

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여 지금까지 약 40여 년간 총 8권의 희곡

집을 펴냈으며, 「파수꾼」과 「결혼」, 「들판에서」와 같은 다수의 작

품이 일찌감치 교과서에 수록된 극작가로 그 자체가 이미 살아

있는 한국연극사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여느 젊은 극작가들

못지않은 에너지로 현장을 지키고 있는 현역 작가이기도 하다. 특

히 지난 <심청>에서 보여주었던 삶과 죽음에 대한 노老작가의 통

찰은 연극계 안에서 의미 있는 무게 추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강백의 희곡은 무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그의 우화

적인 극작술은 등장인물과 그 삶을 압축적으로 관념화하여 제시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성적이기보다 유형적인 등장인물들이

작가가 짜놓은 플롯을 단도직입적으로 수행한다. 좋게 말하면 이

강백의 희곡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일찍이 연극의 ‘영혼’이라고 명

언했던 플롯의 뼈대가 굵고 분명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플롯 또는 연극적 설정이 너무 강해서 그 뼈

대에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살을 붙여야 하는 작업을 온전

하게 연출가와 배우들의 과제로 남긴다.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데, 과하면 억지스러워지고 모자라면 뻔해지기 때문이다. 일단 무

이강백과 이수인,양극의 스타일, 상통의 연극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각자의 스타일이

뚜렷하게 다른 이강백 극작가와 이수인 연출가의

협업은 선뜻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었다.

그리고 그 협업이 성공적일 것이라는 낙관은

누구도 손쉽게 내리기 어려운 것이었다.

지난 2016년 3월, 적어도 두 사람의 <심청>이

연극계의 작은 사건으로 공연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제 이들의

두 번째 협업이 될 <어둠상자>는

연극 애호가들 사이에 은근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글 우수진 연극평론가

사진 극단 떼아뜨르 봄날

대화에 성공한 그의 희곡이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이수인은 누구인가. 경력으로나 연극 스타일로나 연극계의 이너서

클로 안착하기보다는 아웃사이드에서 야생하며 끊임없이 자기만

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몇 안 되는 연출가이다. 일찍이 운동권 시

절을 거쳐 1989년에 공동 집필과 연출을 맡았던 극단 한강의 <노

동자를 싣고 가는 아홉 대의 버스>는 실상 그의 이름보다 더 잘

알려진 작품일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극단 오늘을 이끌면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비의미적인 언어와 소리, 음악이 서로 넘나드

는 몸의 연극을 집요하게 추구해나갔다. 포스트모던 연극이라는

용어가 아직 생소했던 당시에, 그래서 선구적인 작업들이었다.

이수인 연극의 비의미적인 연출 미학은 그렇다고 해서 손쉽게 무

의미로 귀착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신기하게도 날카로운 사

회비판(<해피투게더>, <엔론> 등)이나 정확하면서도 창조적인 고전

의 재해석(<그녀가 돌아왔다>, <메디아>, <오이디푸스>, <페드라>

등), 거침없는 발랄함과 발칙함(<왕과 나>, <춘향> 등)의 세계로 펼

쳐진다. 그 안에서 언어와 소리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리고 몸은 춤

추듯 유영하며 의미는 여러 갈래의 물줄기로 솟구친다. 마치 향연

처럼.

2016년에 초연되었던 이강백의 <심청> 역시 삶과 죽음에 대한 사

유로 가득 찬, 무대화하기에 만만치 않은 희곡이었다. 하지만 이

수인은 이강백 고유의 관념적인 언어를 코러스의 음악성과 배우

들의 육체성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이강백 그 자체이면서도 이수

인스러운 <심청>으로 재창조해냈다. 이제 두 번째 협업이 될 <어

둠상자>는 역사적 실존 인물이었던 고종의 사진사 김규진을 모

티프로 하여, 무려 4대에 걸친 그의 가족사가 100여 년간의 우리

근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언뜻 역사극의 외피를 하

고 있지만, 실상은 역사에 대한 하나의 우화에 가까운 지극히 이

강백스러운 연극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둠상자>가 다시 한 번 이

수인의 연출로 어떻게 재창조될지, 자못 궁금하고 벌써부터 기대

가 된다.

Lee gangbeak

Lee sooin이

수인

이강

18

연극 <심청>(201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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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 & 안토니오 파파노> &

<마리스 얀손스 &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영혼을 울리는 별들의 전쟁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

오페라 <루치아 디 람메르무어>

장대한 낭만 오페라의 세계 속으로

<치바이스와의 대화>

거장, 치바이스를 만나다

REvIEW모차르트 오페라 콘체르탄테 <돈 조반니>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바람둥이 이야기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강렬한 한 장면이 주는 가능성

SACCalliFe 2018 -

한국 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

아름다움을 이루는 선線의 약속,

한국 서예 그리고 미래

ILLUSTRATION

그림으로

미리 만나는 공연

Illustrated by Woojung

Ahn

미래를 여는 열쇠

2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연극 <인형의 집> 11.6(화) - 25(일) CJ 토월극장

원작 헨릭 입센

연출 유리 부투소프

윤색/드라마투르그 김민정

시노그래퍼 알렉산드르 쉬시킨

안무 니콜라이 레우토프

음악 마리나 니콜라이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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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018 NOVEMBER22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강력한 연주,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는 정명훈 지휘자가 음악감독을 맡았던

곳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두 차례

의 내한을 가진 바 있는데, 2005년부터 13년 동안 음악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안토니오 파파노와 함께 내한하는 것은 처음이다.

파파노는 한국 클래식 팬들에게는 첼리스트 장한나의 협주곡 음

반을 함께 작업한 지휘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활동은 그간 한

국에 잘 전해지지 않았다. 연간 200회에 달하는 산타체칠리아오

케스트라의 공연이 거의 유럽에 집중되어 있는데다 파파노의 객원

활동도 유럽과 미국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내한공

연을 통해 우리는 안토니오 파파노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동안

파파노가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와 함께 이루어온 업적은 상상

이상의 괄목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전 상임지휘자였던 클라우디오 아바

도(1933~2014)는 자신의 고향 이탈리아의 오케스트라들이 무너

져가고 있다고 한탄했었다. 한때 유럽 음악계의 중심이었던 이탈

리아의 오케스트라들은, 20세기에 오페라 반주로서의 기능에 치

우친 나머지 관현악적인 연주력과 호흡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바도조차도 인정했던 오케스트라가 바로 산타체칠

리아오케스트라였다. 올해로 110주년이 된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

라는 교향곡 연주에 혼신을 다하는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레스

피기의 ‘로마의 분수’와 ‘로마의 소나무’를 초연한 악단으로, 그들과

함께한 지휘자들의 면면만 봐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말러, 드

뷔시, 생상스, 스트라빈스키, 시벨리우스, 힌데미트, 토스카니니,

previewPREVIEW

01

가을의 끝자락인 11월은 유독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90년대만 하더라도 유럽 오케스트라들의

아시아 투어 일정에서 한국이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문화 관련 칼럼이나

기사에는 일본의 넘쳐나는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들을 부러워하는 대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요즘

한국은 다채로운 공연들로 풍성하다.

그중 11월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연이어 있기 때문이다.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수장인 안토니오 파파노와 마리스 얀손스.

이름만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시키는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 다닐 트리포노프,

예프게니 키신의 협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글 안두현 지휘자, 음악해설가, ‘클래식에 미치다’ 운영자

사진 크레디아, 빈체로

영혼을 울리는 별들의 전쟁<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 & 안토니오 파파노> 11 .15(목) – 16(금) 콘서트홀

<마리스 얀손스 &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11 .29(목) - 30(금) 콘서트홀

Antonio Pappano

Mariss Jan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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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018 NOVEMBER24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푸르트벵글러, 카라얀, 무티, 게르기예프, 틸레만까지 그 이름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영국의 저명 음악지인 「클래식 FM 매거진」

은 세계 10대 오케스트라에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를 선정하기

도 했다.

‘그라모폰 올해의 아티스트상’,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 뮤직 어

워드’, ‘브루노 발터상’ 등 수많은 상과 함께 대영제국의 기사 작위

까지 수여받은 안토니오 파파노는 이미 뛰어났던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역량을 한껏 끌어올린 지휘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오페라 지휘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그 스스로도 본인은 오

페라보다 관현악곡에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와의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쉽게 가늠

해볼 수 있다. 이번 내한에서 그들이 보여줄 베토벤 교향곡 2번과

5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은 이탈리아 어느 오케스트라하고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가장 강력한 연주가 되지 않을까 한다.

마리스 얀손스, 탁월한 선곡과 포용력

마에스트로 마리스 얀손스는 2003년부터 긴 시간 동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하 BRSO)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음악

적 성과를 탁월하게 이루어왔다.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준 얀손스에

대한 BRSO의 무한 신뢰는 최근 2023/2024 시즌까지 계약을 연장

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매 연주마다 세기에 남을 예술적 업적

을 이루어내는 얀손스의 능력은 그가 스승으로 모셨던 거장들의

면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43년에 라트비아에서 지휘자 아르비

드 얀손스의 아들로 태어난 마리스 얀손스는 유럽 각지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의 대가들에게 배움을 얻었다. 레닌그라드 음악원에 입

학하여 지휘와 피아노를 배운 얀손스는 러시아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1969년에는 서유럽으로 넘어가 한스 스바로프스키와 헤르베

르트 폰 카라얀에게 지휘를 배웠다. 당대 최고의 교육자였던 스바

로프스키를 통해 체계적인 기초를 쌓았고, 카라얀에게서는 실재적

인 리허설 테크닉을 쌓았다. 그 후 레닌그라드로 다시 돌아가 당시

상임지휘자였던 예프게니 므라빈스키의 조수로 일하며 정신을 음

악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에 대한 집요함과 열정을 배웠다. 그렇게 여

러 거장들에게서 얻은 다양한 경험은 그로 하여금 부드러운 카리

스마와 포용력을 갖춘 지휘자로 성장하게 하였다.

마리스 얀손스와 BRSO는 2년에 한 번씩은 꼭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리고 매번 감탄이 나오는 프로그램 선정은 이틀에 걸친

공연 중 어떤 공연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한다. 첫째

날인 11월 29일(목)에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7번과 스트라빈스키

의 ‘봄의 제전’을 통해 관현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얀손스는 러시아

에서 공부한 만큼 동유럽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고 매번 놀라운

연주를 선사한다. 둘째 날인 11월 30일(금)에는 2016년 내한 때 연

주했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에 이어 같은 작곡

가의 ‘영웅의 생애’를 연주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독일 뮌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뮌헨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BRSO

에게 의미가 깊은 작곡가이다. 매 내한 때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

스의 음악을 선택하는 건 BRSO만의 강점을 보여주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도 볼 수 있다.

키신, 트리포노프, 조성진 -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별들의 전쟁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만큼이나 기대를 모으는 것이 있다면, 바

로 협연자들일 것이다. 전석 매진을 몰고 다니는 최고의 피아니스

트 세 명이 같은 시기에 몰려 있다는 건 우리에게 너무나 큰 행운

이다. 천재 피아니스트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예프게니 키신은

BRSO와 함께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미

리스트를 수없이 협연했겠지만 키신에게 리스트는 특별한 프로그

램이기도 하다. 화려한 테크닉과 감각적인 연주를 통해 키신의 리

스트는 늘 호평을 받아왔다. 젊은 시절의 리스트 연주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는 이틀에 걸친 공연에서 두 명의 피아니

스트와 함께한다. 제14회 차이콥스키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다닐 트

리포노프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러시아인의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폭발적인 감정과 서정성은 트

리포노프의 라흐마니노프를 기대하게 만든다. 2015년 쇼팽국제콩

쿠르에서 우승하며 한국 최고의 클래식 스타로 활동하고 있는 피

아니스트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균형감

과 탄탄함을 무기로 내실 있는 연주를 해온 조성진에게 베토벤은

단단한 보석과도 같은 존재다. 이번 연주를 통해 강하게 반짝일

그의 연주를 기대해본다.

독일의 대표적인 철학자 헤겔은 음은 표현이고 외관이며, 외관은

즉시 사라진다고 했다. 귀로 포착되는 순간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시작된 인상은 내면화되고 영혼을 울린다. 위대한

음악가라는 타이틀은 그런 과정을 유연하고 성공적으로 전달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칭호가 아닐까 한다. 너무나 완벽하게 위대한 업

적을 실현하고 있는 음악가들의 향연이 11월에 집중되어 있다. 당

신의 시간을 기꺼이 투자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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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018 NOVEMBER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PREVIEWPREVIEW

02

글 황지원 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월드아트오페라, 솔오페라단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11 .14(수) - 18(일) 오페라극장

오페라 <루치아 디 람메르무어> 11 .23(금) - 25(일) 오페라극장

장대한 낭만 오페라의 세계 속으로

독일의 작곡가이자 오페라의 혁명가로 불리는 리하르트 바그너는

전체 연주 시간만 열여섯 시간 남짓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4

부작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를 탄생시킨 주인공

이다. 바그너는 여러모로 기존의 오페라들과는 차별화되는 새로

운 음악극을 모색했는데, 특히 <탄호이저>와 <로엔그린> 등을 쓴

이후로는 음악과 드라마를 동등한 비중으로 강조하고, 이 둘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품들을 썼다. 바그너는 자신의 이러한 혁신

적인 음악극이 오페라로 불리는 게 못마땅했던지 ‘악극Musikdrama’

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창시하여 그렇게 불렀다. 바그너의 후기 작

품에 해당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

어>, <파르지팔> 등을 악극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 중에서도 단

연 최고의 역작은 그가 무려 28년에 걸쳐 대본을 직접 쓰고, 거기

에 음악을 붙인 장대한 스케일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라 할 수

있다.

<니벨룽의 반지>는 모두 네 작품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번 11월에

공연하는 <라인의 황금>은 줄거리상 프롤로그에 해당하며, 이후

세 편의 이야기가 더 이어진다. 갈등의 단초는 뜻밖의 작은 사건에

서 시작되는데, 지하세계에 사는 난쟁이 니벨룽족의 알베리히가

라인강 기슭에서 반짝이는 자연 형태의 황금을 발견하면서부터이

다. 이 황금을 가공해 반지를 만들면 절대 권력을 거머쥘 수 있다

지만, 거기엔 한 가지 치명적인 전제 조건이 있었으니 바로 사랑의

기쁨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 그러나 이미 권력에의 탐욕에 완전

히 사로잡힌 알베리히는 덥석 그 황금을 움켜쥐고는 “나는 이제부

터 사랑을 저주하겠다!”라고 외친다.

이후 이 반지를 다시 자연 상태로 되돌려 세계 질서를 회복하려는

측과 반지를 차지해 새로운 절대 권력을 휘두르려는 측, 두 세력

사이의 처절한 쟁투가 <니벨룽의 반지>의 중심 이야기가 된다. 바

그너는 수 세대에 걸쳐 펼쳐지는 이 반지 쟁탈전을 4부작 악극을

통해 생생히 묘사하면서, 등장인물들의 탐욕과 질투, 공포, 권태

감, 음모, 두려움, 희생, 배신 등의 적나라한 인간적 감정들을 특

유의 폭발적이고 심오한 음악 속에 녹여냈다.

그간 <니벨룽의 반지>는 입문자에게는 거대한 장벽과도 같은 작

품이었다. 주요 등장인물만 20여 명이 넘고, 장대한 길이만큼이나

각 작품의 줄거리와 대사도 대단히 철학적이고 복잡하며 또한 심

오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바그너의 음악은 독일 전통의 교향악적

흐름이 강하고, 성악 파트 또한 이탈리아식 아리아와 중창, 합창

등을 배제하고 드라마의 흐름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쓰

여져 처음 접하기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작품으로 손꼽혀왔다. 이

런 연유로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오페라단의 4부작 공연 이후 단 한 번도 무대에 올려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 11월 국내 제작진에 의해 1부 <라인의 황금>

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우선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의 이름이 눈에 띈다. 그는 독일 연출

계가 배출한 세계적인 거장으로, 그간 오페라계에서는 독특한 예

아힘 프라이어의 연출로 공연된 LA오페라의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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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018 NOVEMBER2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술적 성취로 그 이름을 널리 알려왔다. 대개 독일어권 오페라 연출

가들이 치밀하고 정교한 연극적 논리로 작품에 접근하여 꽤나 난

해한 해석을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프라이어의 오페라 연출은 무

대미술의 비중이 크고 보다 감각적인 해석이 특징이다. 이미 미국

LA오페라와 독일만하임국립극장 등에서 <니벨룽의 반지> 전체

4부작 연출을 성공적으로 경험했으며, 이번 서울 공연을 위해서

는 새로운 콘셉트와 차별화된 무대미술 및 의상으로 완전히 새로

운 프로덕션 제작에 나선다고 한다. 그의 연출이 보여줄 새로운

<니벨룽의 반지>의 세계가 사뭇 기대된다.

한편 음악 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바그너의 악극은 연

주가 까다롭기로 유명하여 본고장 유럽에서도 바그너 전문 성악가

그룹이 별도로 존재한다. 그만큼 음악적 장벽이 높고 거대한데, 출

연 성악가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바그너 전문 솔리스트들부

터 비교적 신진급들이 혼재되어 있다. 특히나 음악 파트의 본질적

인 문제는 관현악으로, 이탈리아나 프랑스 오페라 등과는 달리 오

케스트라가 명백히 연주의 중심에 서는 바그너 악극의 특성상 관

현악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바그너 음악극

에 처음 도전하는 국내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표현력과 연주 완성

도 등이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 공연 주최 측에서는 바그너 튜바

와 잉글리시 혼 등 금관과 목관 파트에 독일 출신의 연주자 6명을

특별 초청해 본고장 사운드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관객들의 공연

만족도 또한 관현악 파트가 얼마나 ‘바그너다운 사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듯하다. 여러모로 이번 <라인의 황금>

은 올해 하반기 국내 음악계 최고 화제의 공연이다.

기념비적 비극이 주는 숭고한 감동의 극치

19세기 초 이탈리아 오페라계를 지배한 스타일은 벨칸토Bel Canto

였다. 직역하면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 벨칸토는, 인간의 목소리

를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다듬어 조각 같은 세공미를 자랑하는

오페라 스타일을 말한다. 가에타노 도니체티는 이 시대를 대표

하는 작곡가로, 특히나 그는 <사랑의 묘약> 등 달콤하고 유쾌한

희극 오페라뿐만이 아니라 장대하고 처절한 비극 오페라를 두루

잘 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중에서도 대표작은 <루치아 디 람메

인 콜로라투라coloratura 소프라노 아리아는 벨칸토 시대의 오페라

미학을 규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인간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극

한까지 추구했던 당시의 오페라들은 ‘피를 토할 때까지 아름답게

노래하다 죽어가라’라는 탐미적인 명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

였다. 결국 벨칸토 오페라는 프리마돈나prima donna, 즉 여자 주인공

의 비극적인 운명에 특별히 주목하게 된다. 비련의 상황 속으로

이끌려 들어간 여인은 극한의 절망과 고통 속에서 꾀꼬리처럼 아

름답게 노래하다 죽어갔으며, 관객들은 가슴을 저미는 그 노래

속에서 이탈리아 오페라가 주는 숭고한 감동의 극치를 맛보았다.

이번 11월 공연에서 여주인공 루치아를 노래할 소프라노 질다 피

우메에 대한 기대는 각별하다. 그는 이탈리아 유수의 오페라하우

스에서 벨칸토 오페라의 주역을 도맡고 있는 가수로, 명쾌한 딕

션과 특유의 짙은 음색이 초절 기교의 화려한 고음과 멋진 조화

를 이루고 있는 대단히 뛰어난 소프라노이다. 이 밖에 테너 세르

지오 에스코바르가 노래할 에드가르도, 명쾌한 음색의 바리톤 루

카 그라시와 폭발적인 표현력의 우주호가 그려낼 서로 다른 매력

의 엔리코에도 눈길이 간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와 연출자가 음

악과 무대의 중심을 잡고, 주요 배역들도 이탈리안 캐스팅으로 이

루어진 만큼 본고장의 오페라 전통이 전해주는 매력의 요체를 확

인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르무어>인데, 이는 벨칸토 시대 전체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비극

으로 지금도 오페라 역사에 찬연히 빛나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오페라의 두 주인공 루치아와 에드가르도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

이지만 그들 가문은 수 대째 폭력으로 얼룩진 원수지간이다. 그

럼에도 에드가르도는 루치아와의 결혼을 약속하고 잠시 외교 임

무 수행을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이때 루치아의 오빠 엔리코가

에드가르도의 편지를 조작하여 둘 사이를 떼어놓고 기어이 루치

아를 유력자 집안의 남자와 정략결혼시킨다. 결혼식 당일 황급

히 나타난 에드가르도의 절규를 본 루치아는 그제야 자신이 오

빠에게 속아 거짓된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된 것을 깨닫는다. 이

내 무너져 내린 루치아는 신혼 첫날밤부터 착란 증세에 빠져 남

편을 칼로 찌르고는 자신도 완전히 정신을 잃은 채 노래하다 죽

어간다. 그 유명한 ‘루치아 광란의 장면Mad scene’은 바로 여기서 등

장한다. 무려 20여 분에 걸쳐 계속되는 이 장대하고도 기념비적

Lucia Di Lammermoor

루치아 역의 소프라노 질다 파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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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동아시아 예술언어의 토대인 시詩·서書·화畵·각刻

을 혼융일체로 녹여내면서 중국 전통의 농민화로까지 지평을 넓

혀 문인화의 경계를 허물어버리고 변혁시켜낸 장본인이 바로 치

바이스齊白石(1864~1957)다. 그래서 그는 20세기 ‘사여불사似如不似’

의 동아시아 전통미술의 새로운 조형언어의 창조자로 통한다.

‘사여불사’는 직역하면 ‘같으면서도 같지 않다’는 뜻으로 풀린다.

흔히 동아시아 서화 전통에서 핵심 화두인 대상을 빌려 작가의

내면을 표출하는 ‘사의寫意’와 같다. 이 점에서 대상의 재현에 무게

중심을 둔 서양화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특히 치바이스는 목

장木匠이자 농민의 신분에서 ‘신문인화新文人畵’를 창출하여 동아시아

전통서화만의 필묵언어를 재해석해내 이를 서구 현대미술과 대

등한 반열로 끌어올렸다. 100여 년 평생 자신의 실존과 역사, 전

통을 직시하면서 자연과 인간, 세계화평世界和平을 오직 필묵 하나

PREVIEW

30 31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PREVIEW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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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실천해낸 평화주의자다. 그래서 중국 최고의 인민예술가人民藝

術家로 등극한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이자 피카소와 비견되는 세계

미술의 거장이다.

팔대산인 주탑八大山人 朱耷, 오창석吳昌碩, 치바이스의

시공을 초월한 필묵 대화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국가미술관 소장 치바이스 걸작 80여 점

과 이러한 치바이스의 예술이 있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팔

대산인 주탑과 오창석의 걸작 20여 점을 시공을 초월한 대화 형

식으로 풀어낸다.

치바이스 작품의 경우, 말년에 작업한 인물 산수 중심의 대표작

과 세밀화 화첩이 대거 출품된다. 또한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전시된 적이 없는 팔대산인의 물고기·화조·영지괴석과 같은 대

작도 대중에 처음 공개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현대미술계에서 최

고의 인물·인체 작가로 손꼽히는 오작인吳作人과 근상의靳尙誼의 팔

대산인, 치바이스의 초상화와 우웨이산吳爲山이 작업한 오창석,

치바이스 소조塑造 등 20여 점도 만나볼 수 있다. 세기의 대화를

더욱 입체적이고도 유기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총 120여 점으로 풀어내는 이번 <치바이스와의 대화> 전시 주제

는 ‘사여불사’이다. 동아시아 미술의 화두인 ‘사의’를 다음과 같이

3부작으로 구성하였다. 1부는 중소형신重塑形神 - 외형으로 정신

을 드러내다, 2부는 사고회통師古會通 - 역사를 스승으로 삼아 현

대를 만나다, 3부는 화오자화畵吾自畫 - 나를 그리고 스스로를 그

리다, 즉 역사 인물과 그 역사 인물에 감화를 받은 인물들의 대

화를 작품으로 풀어내는 이번 전시는 역사 전통을 통해서만이

오늘과 내일의 새로운 역사 전통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실증하

는 현장이 될 것이다.

이번 <치바이스와의 대화> 전시는 예술의전당과 중국국가미술

관이 함께 진행하는 한중국가예술교류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

로, 2019년 가을에는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지금은 동서 문명이 하나가

되면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 화두가 된 21세기 문자영상의 시

대다. 동아시아 평화도 당면 과제다. 인간을 위한 새로운 조형언

어 창출과 이 땅의 평화가 더없이 절실한 때다. 이제 정치를 넘

어 한중 양국이 합심하여 <치바이스와의 대화>,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를 통해 역사를 복원하고 오늘과 내일을 이어

가야 할 당위가 문화예술,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필묵언어의 실

천에 있다.

20세기와 같은 동서 문명의

대전환기에 전통을 제대로

지켜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서書와

필묵筆墨이라는 전통에 내재된

초월태超越態, 초월적 태도나 모습로 외래적인

서구 현대를 녹여내면서도 새로운

동아시아 서화 전통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듯 더더욱

어렵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미술의 쓰나미 속에 서예

한국화는 사실상 죽음을 운운할

정도로 궤멸 상태임이 이를

증명한다.

거장, 치바이스를 만나다<치바이스와의 대화>

12.5(수) - 2019.2.17(일) 서울서예박물관

글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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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018 NOVEMBER

review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바람둥이 이야기모차르트 오페라 콘체르탄테 <돈 조반니> 10.5(금) 콘서트홀

이 작품만큼 콘체르탄테 형식에 걸맞는 작품이 또 있을까? <돈 조반니>에는

우리의 귀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리아 ‘나의 연인을 위로해주시오Il mio tesoro intanto’, ‘카탈로그의

노래Madamina, il catalogo e questo’를 비롯하여 유명한 듀엣곡 ‘우리 두 손을 잡고la ci darem la mano’ 등

모차르트 특유의 주옥같은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돈 조반니의 꿍꿍이속에 담긴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우리의 흥미를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인간의 행동 패턴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처럼, 모차르트가 살던 250년 전에도

여성을 농락하는 바람둥이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그 바람둥이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글 안갑성 공연예술가, 오페라 가수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REVIEW

01

콘체르탄테의 묘미는 기존 오페라 무대와 달리 오케스트라가,

오케스트라피트가 아닌 무대 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오페라

가수의 노래가 어떤 악기와 함께 연주되는지를 볼 수 있는 또 하

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데에 있다. 또한 현악기와 관악기 그리

고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오페라 음악을 세부적으로 함께 볼 수 있

기에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날은 음향적 테크닉을 위해 멜

로디가 있는 대사 레치타티보를 도와주는 하프시코드가 오케스트

라 좌우가 아닌 지휘자 앞에 위치했다. 지휘자 김덕기의 음악과 오

페라 코치 정호정의 하프시코드 화음은 오페라 가수들의 노래와

더불어 장면과 장면을 더욱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또한 무대 중앙

의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한글 자막은 영화관의 그것처럼 타이

밍이 절묘했다.

서로의 대화가 느껴지는 오페라 가수들의 호흡

이날의 바람둥이 베이스바리톤 우경식은 잘생긴 외모와 중후한

목소리로 능수능란한 돈 조반니를 연기했으며, 레포렐로 역의 베

이스 손혜수는 이번 공연의 부제를 ‘레포렐로와 그의 망나니 상전’

이라 칭하고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무대에서 열연해주

었다. 기사장 아버지의 복수를 도모하는 돈나 안나 역의 소프라노

한지혜는 비통함을 대변하듯 집중된 소리로 무대를 채웠고, 돈 오

타비오 역의 테너 박승주는 신선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호소력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체를리나 역의 소프라노 정혜욱과 마

제토 역의 베이스바리톤 한태인은 둘만의 앙증스러운 연기로 관객

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코멘다토레 역의 베이스 고우림은 비

록 적은 분량의 등장이었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주

목받은 성악가는 돈나 엘비라 역의 소프라노 김신혜였다. 시종일

관 절제된 호흡으로 관객들과 함께하였으며 훌륭하고 흠잡을 데

없는 테크닉은 마치 관객을 위해 준비한 선물과 같았다.

콘체르탄테는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가수들이 꾸미는 음악적 ‘날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리딩 공연이다. 하지만 음악 공연과 함께 모

든 출연진이 연기를 하기로 약속하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세미

스테이지 형식의 작은 오페라 공연으로 목적이 변동되기 때문이

다. 연출가와 함께하는 동선 정리, 혹은 감정의 가이드라인이 있어

32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야 하는데, 이번 무대에서는 이 같은 부분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또한 이번 공연 최고의 아쉬움은 조명이다. 기본 조명이 밝아도 너

무 밝다. 심지어 관객석도 밝다. 기본 조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진행하기보다 장면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면 어땠을

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1막에서 돈 조반니의 우발적

살인이 있었던 차가운 새벽에는 파란색 조명을 사용한다든지, 2막

에서 하늘이 흔들리며 지옥의 불길로 인도하는 죽음의 장면에서

는 붉은색 조명을 사용한다든지……. 또한, 무대 좌우에 배치되어

야 했을 가수를 위한 지휘자 확인용 모니터의 부재로 인해 발생

한 음악의 ‘밀림’ 혹은 ‘달림’은 순간순간 편안한 감상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100퍼센트의 완벽한 공연은, 50퍼센트는 연주자, 50퍼센트는 관

객의 도움으로 만들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공연장에서 만들어가

는 시간예술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북의 낙하로 인한

소음을 비롯해, 핸드폰 벨 소리로 공연을 방해하고 계속 입안에

사탕을 놀리면서 이 무대를 동참한다면 이는 완벽한 공연을 방해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도 도와야 한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시간예술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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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34 35

강렬한 한 장면이 주는 가능성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10.2(화) - 7(일) CJ 토월극장

<다윈 영>은 1지구 엘리트 학교인 프라임스쿨을 남녀공학으로 바

꾸는 등 소소한 설정을 변경하고 원작 내용을 삭제 및 압축했지

만 전체적으로 방대한 스토리를 그대로 담아내려는 담대한 시도

를 한다. 원작의 이야기는 크게 세 개의 플롯으로 구성된다. 현재

시점에서 순진한 다윈이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죄의 계

보에 참여하는 성장 이야기, 과거 시점에서 니스가 아버지 러너

의 출신과 관련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친구 제이를 살해하는 이

야기,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제이 삼촌을 우상으로 여기는 조카

루미가 삼촌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고드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 세 플롯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다윈 가족의 죄의 연대

를 향해 나아간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윈이 친구인 레오를 살해

하는 장면과, 아버지 니스가 그의 친구 제이를 살해하는 장면을

한 무대에 보여줌으로써 작품의 핵심인 러너, 니스, 다윈 3대로

이어지는 죄의 연대를 오직 무대이기에 가능한 연출로 보여준다.

<다윈 영>은 마치 2막의 하이라이트를 향해 진행돼온 것처럼 이

장면에 온 힘을 기울인다. 작품의 메시지를 뮤지컬적인 방식으로

전해주며 오래 기억에 남게 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사건과 세계 구축, 캐릭

터와 인물 사이의 갈등 구조에 대한 설명 등이 선행되어야 했을

텐데, 아쉽게도 체계적으로 구축되진 못했다. 1막에서는 9지구로

나눠진 작품 속 세계 설정이나 인물 간의 관계를 제시하면서도

루미를 통해 제이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를 찾아가게 하고 그 범

인이 니스임을 고백하는 장면까지 나아간다. 정보가 지나치게 많

을 뿐만 아니라 산만하게 배치돼 있어 과연 원작을 읽지 않은 사

람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특히 1막의 음악들

은 본질적인 문제에 다가가는 곡이라기보다는 관계나 설정을 보

여주기 위한 곡들이 많아 버겁다. 가령 넘버 ‘바닐라 케이크’의 경

우 제이의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는 사람은 니스뿐임을 드러내는

노래이다. 이렇게 디테일한 설정을 드러내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에 집중해야 했다. 니스와 제이, 버즈의 관계

를 보여주는 2막에서도 과연 니스와 버즈의 가정사로 인한 두 사

람의 갈등까지 끌어와야 했을지는 의문이다. 캐릭터는 좀 더 입

체적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플롯은 좀 더 모호해졌다.

<다윈 영>은 니스가 자신의 범죄를 1막에 실토함으로써 추리물적

review

REVIEW

02

인 흥미를 포기하고 니스나 다윈의 고뇌에 집중한다. 그로 인해

제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려 했던 루미의 역할이 후반부

급속히 축소되었지만 다행히 죄의 연대라는 중심 메시지는 부각

됐다. 또한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악을 행하면서 아이는 죽

는다(성장한다)’는 원작의 어두운 세계관을 잘 담아낸다. 그러나

그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관객이라면) 굉

장한 인내가 필요하다. 다소 불친절한 전개 탓에 내용을 파악하

려면 굉장한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작품의 매력을 채 느끼기

도 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다윈 영>은 창작가무극이라는 장르로서는 보기 드물게 묵직한

메시지와 어둡고 염세적인 세계관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군무와

영상에 많이 의존하던 서울예술단의 기존 작품들과도 내용으로

나 양식적으로 변화가 느껴진다.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무시간

적이면서도 나무가 우거진 오래된 수도원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

어낸 박동우의 무대디자인 또한 무척 인상적이었다. 물론 쉬운 작

업은 아니지만 방대한 원작을 좀 더 체계적으로 압축하여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창작가무극 <다윈 영>은 충분히 가

능성이 있는 작품이다. 게다가 이번이 창작 초연이라는 데 희망을

걸어본다. 서울예술단의 작품들은 기획에서 제작 단계까지의 시

간이 매우 짧으며, 작품에 대한 반복되는 아쉬움은 그러한 구조

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면도 크다. 재연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

을 되풀이하기보다 제작 구조의 변화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

결하길 바라본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하 <다윈 영>)은 박지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800페이지가 넘는 벽돌처럼

두툼한 원작 소설은 영화

<설국열차>처럼 1지구부터

9지구까지 계급적 차이가 있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1지구의 엘리트

가족인 러너, 니스, 다윈 3대로

이어지는 죄의 연대기를 추리물

구조로 따라가 밝혀낸다.

글 박병성 뮤지컬 칼럼니스트, 월간 「더뮤지컬」 국장

사진 서울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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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372018 NOVEMBER

뭇 예술이 그러하듯 서예 또한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 내 존재’에

서 자신과 세계를 표현하는 시각예술이다. 다만 서예는 추상적

부호인 문자를 소재로 하고 부드러운 붓과 스미는 화선지를 사용

한다는 관습 때문에 현대인의 정서에 호소하기 어렵다. 예술의 효

용이 자아를 통한 타자와의 소통에 있다고 한다면 서예 또한 ‘현

재 내 세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서예의 기반이 되

는 동아시아 서예사적 맥락은 상식이고, 동서양의 미술과 예술사

적 맥락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나아가 세로쓰기에서 가로

쓰기로 변화된 문자 문명의 흐름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청춘의 농담>전을 조망해보고자 한다.

먼저 ‘전통과 고전탐구-전형의 깊이’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우리

에게 서예는 보편이면서 특수다. 붓글씨는 우리 민족과 함께 탄생

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그 자체가 생활이었다. 그래서 낯설지 않고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전통예술의 정수’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니

다. 특히 현대에서는 더욱 아니다. 또한 ‘전통’은 모호한 개념이다.

서예의 전통은 어쩔 수 없이 중국 한자의 자체사字體史와 서체사書體

史를 근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한자)서예의 전통은 애매한 존재이다. 우리에게는 문

자 변천의 역사가 없이 드문드문 이식된 서체사만 존재하기 때문

이다. 더욱이 서예사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제도적 교육보다

는 뿌리 깊은 도제 교육 방식(의식)에서 오는 전근대적 인식으로

인해 사적史的 통찰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에

천착하여 깊은 성취를 이룬 작품도 제법 있고, 그것의 특징을 잘

reviewREVIEW

03

전시 포스터 맨 위에 위치한 ‘한국 서예의 미래’는 이번 전시의 주제이면서 일종의 ‘상징’으로,

주체자와 수용자의 약속이니 말할 필요도 없다. ‘청춘의 농담濃淡’이란 제목도 잘 어울린다.

작품 <선의 유희>를 포스터의 배경으로 선택한 것도 절묘하다. 전통서예의 본질을 이루는 ‘선線’의

예술이 동시대 서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농담’으로의 전환을 예시한 듯하다. 또 ‘전형’을 파괴하고

넘어서는 방법으로서의 ‘유희’를 허용하겠다는 기호학적 ‘상징’으로도 읽힌다.

글 김희정 서예가, 미학박사

아름다움을 이루는 선線의 약속,한국 서예 그리고 미래

SACCall iFe 2018 - 한국 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 9.21(금) - 10.14(일) 서울서예박물관

파악하여 자기화한 작품도 상당수다. 이에 반해 몇몇 작품은 스

승의 서풍을 전통서예의 전형으로 삼은 듯한 인상이 깊다. 이러

한 서풍은 공모전이 만연한 데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전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전통’ 대신 ‘고전’을

얘기하고, 또 ‘시대’를 얘기하면 좋겠다. 고전시대의 정신과 그것의

정수를 찾는다면 오늘날의 시대양식이 좀 더 세련미를 갖추게 되

지 않을까.

다음은 ‘경계 넘어섬-새로운 구성’이라고 통합해서 얘기해보자.

우리의 서예 전통은 대개 필요에 따라 혹은 우연히 마주친 것을

수용하고 변형시켜 토착화하였다. 맥락 없는 전통이나 오독된 자

료도 오래되어 굳어지면 나름대로 싹이 트고 열매 맺는 수가 있

다. 간혹 다른 것과 착상着床하여 예상치 못한 석과碩果를 얻기도 한

다. 문명의 교류, 문화의 융합이 그것을 말해왔다. 굳이 순수냐

전통이냐를 따질 것이 없다. 어차피 남의 것일 바에야 몸에 맞는

것만 골라 입으면 된다. 근거와 근원을 따질 것도 없이 새로운 세

계를 여는 것이 예술의 특권이다.

서예는 미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서예 창작은 문자를 붓으로 필

기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미를 창조하는 행위이다. 미는 본원적

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내 존재’가 가진 시대정신의 소

산이다. ‘글로벌 미술세계’에서의 서예는 구심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이와 붓에 더욱 천착하면서도 원심력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세

계미술에도 관심을 갖는 용기가 더욱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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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TALK

그림 속 오페라 10

밀레이 <오필리어> Vs 베르디 <오텔로>

셰익스피어,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SAC Rising Star - 황여정의 너의 이름은 04

연극배우 김신록

진짜의 힘이 발생하는 곳에서, 아마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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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THEME TALK

그림 속 오페라

10밀레이 <오필리어> Vs 베르디 <오텔로>

필 자 소 개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시티대학교 런던에서 예술경영 및 비평 전공으로 석사를, 글라스고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산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객석」과 「주간동아」 문화팀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예술의전당 인문아카데미와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예술과 역사, 사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수원SK아트리움의 마티네콘서트 <미술관 옆 음악당>의 진

행자이기도 하다. 「예술, 역사를 만들다」, 「런던 미술관 산책」,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클림트」 등의 책을 썼다.

2018 NOVEMBER 41

글 전원경

셰익스피어,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

<셰익스피어의 초상>(1610년경). 작자 미상. 캔버스에 유채. 55 x 43 cm,

국립초상화미술관, 런던.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어>(1851~1852). 캔버스에 유채. 76 x 111 cm. 테이트브리튼갤러리, 런던.

영문학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

해서 말하자면 이 지면을 몽땅 할애해도 턱없이 모자랄 것이다.

37편의 희곡을 통해 셰익스피어는 중세의 기적극 수준에서 벗어

나지 못했던 연극을 예술의 형태로 끌어올렸고, 인간이라는 존재

가 하나의 성격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모순되고 복잡한 존재임을

보여주었으며, 세상의 갈등은 대부분 해결되기보다는 파국으로 끝

난다는 비극적인 숙명을 무대에서 재현해냈다.

셰익스피어의 영향력은 연극이나 영문학을 넘어서서 영어라는 언

어 자체에도 뚜렷하게 남아 있다. 그의 희곡들은 16세기 말까지

변방의 언어였던 영어를 문학의 언어로 끌어올렸다. 현대의 영어

사전에 등장하는 영문 인용구 중에 10분의 1이 셰익스피어 희곡의

한 구절이라고 한다. 작가 빌 브라이슨에 따르면, ‘Excellent(뛰어

난)’, ‘Lonely(외로운)’, ‘Horrid(지독한)’, ‘Vast(광대한)’ 등 800개 이

상의 영어 단어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단

어들이다.

셰익스피어는 17세기의 극작가인 동시에 영원히 살아 있는 작가

다. <햄릿>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은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오

페라, 발레, 미술, 기악음악, 현대무용 등 모든 예술의 영역에서 새

롭게 창조되고 있다.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명한 작품만 해도

오페라에 <오텔로>, <맥베스>, <팔스타프>, <로미오와 줄리엣> 등

이 있고 기악음악에는 ‘한여름 밤의 꿈’이 있으며 발레에도 <로미

오와 줄리엣>이 있다. 로렌스 올리비에가 주연한 영화 <햄릿>과 레

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

마로 재현된 셰익스피어 작품은 끝도 없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술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작품들이 적지 않다. 빅토리아 시대 초반인 1848년,

영국 왕립 아카데미의 학생들인 윌리엄 홀먼 헌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존 에버렛 밀레이는 아카데미에서 추종하는 라파엘로 스

타일의 그림을 배격하고 ‘진실한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옮기며 도덕

적이고 성스러운 주제만을 취급한다’는 강령의 ‘라파엘전파 형제동

맹Pre-Raphaelite brotherhood’을 결성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이상적인 시대

는 라파엘로가 활동하던 르네상스 이전의 시대, 곧 중세였다. 도덕

과 근면을 강조하고 복고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 사회 전반의 분

위기가 예술로 옮겨지며 라파엘전파가 탄생한 셈이다.

라파엘전파 화가들은 성경과 함께 영국의 전설과 문학을 즐겨 그

림으로 그렸는데 여기서 물론 셰익스피어가 빠질 수 없었다. 특히

라파엘전파 화가들이 선호한 주제는 햄릿의 약혼녀 오필리어다.

오필리어는 햄릿이 실수로 자신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죽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미쳐버리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제정신이 아

닌 상태에서 숲을 돌아다니던 오필리어는 강둑의 꽃을 따려다 발

을 헛디뎌 익사한다. 젊은 라파엘전파 화가들에게 순결한, 그러나

광기에 빠진 오필리어의 죽음은 대단히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동

시에 매력적인 모습으로 비춰졌다.

모델의 운명을 예견한 그림

런던 테이트브리튼갤러리에 소장된 존 에버렛 밀레이(1829~1896)

의 <오필리어>는 셰익스피어 희곡에 대한 젊은 영국 예술가들의 경

외감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밀레이는 <햄릿>의 4막 7장에 묘

사된 오필리어의 죽음 장면―그녀는 물에 빠진 후에도 계속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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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렀지만, 옷이 물에 젖어 가라앉으면서 어느 순간 노랫소리는 끊어

지고 그녀의 모습도 수면 아래로 사라지고 말았다―을 묘사하고 있

다. 오필리어는 귀밑머리에 장미를 꽂고 목에 제비꽃 목걸이를 건 채

로 수풀이 우거진 강물 위를 떠내려가고 있다. 양쪽으로 펼쳐진 그

녀의 손 사이로 색색가지 꽃들이 흩어진다. 멍한 표정으로 보아 이

가련한 처녀는 자신이 처한 처지를 미처 깨닫지 못한 듯싶다. 그러

나 생명의 총기는 이미 그녀의 눈빛에서 사라진 후다. 홍조가 채 가

시지 않은 얼굴과 입술은 곧 죽음처럼 차가운 강물 밑으로 가라앉

을 것이다.

라파엘전파는 가느다란 붓을 사용해 자연과 인물을 꼼꼼히 묘사하

는 방법으로 중세 시대 장인들의 테크닉을 재현했다. <오필리어>에

서도 인물의 표정과 옷의 레이스, 강물 위로 떠 가는 이끼, 강둑에

엉켜 있는 덤불과 꽃 등의 묘사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그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을의 차가운 강바람이 보는 이의 뺨을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이 처연하면서도 서늘한 분위기의 그림으로 밀레

이와 라파엘전파는 자신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세상에 알렸다.

42 4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그림 속에 등장하는 버드나무와 팬지, 양귀비, 쐐기풀 등은 모두 나

름의 상징이 있다. 오필리어의 머리 위에 드리워진 버드나무는 버림

받은 사랑을, 치마폭에 펼쳐진 보랏빛 팬지는 허무한 사랑을 의미한

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꽃들은 다 <햄릿>에 묘사된 꽃들이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 오필리어의 오른손에서 막 강물로 떠내려가는

빨간 꽃은 양귀비인데 이 꽃은 <햄릿>에 나오지 않는다. 양귀비의

꽃말은 ‘잠과 죽음’이다. 밀레이는 오필리어가 잠들 듯이 죽음에 다가

가고 있다는 사실을 양귀비로 암시하려 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숨겨져 있다. 그림 <오필리어>의 모

델이 된 엘리자베스 시덜은 밀레이의 동료이자 라파엘전파 멤버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약혼녀였다. 천부적인 바람둥이였던 로제티

는 10년이나 결혼을 미루며 여러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고 결혼한 후

에도 이 바람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남편의 끝없는 부정에 절망한

엘리자베스는 아이를 사산한 후 아편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결국 엘

리자베스는 서른세 살의 나이에 아편을 다량으로 먹고 스스로 목

숨을 끊었다. <오필리어>가 그려진 지 11년 후의 일이었다. 그림 속에

서 오필리어의 죽음을 의미하는 양귀비꽃은 아편의 원료이기도 하

다. 결국 <오필리어>는 엘리자베스의 슬픈 종말을 미리 예견한 운명

의 그림이 되어버렸다.

베르디의 마지막 열정,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의 영국에는 ‘여배우’가 없었다. 무대에

서 여성의 역할은 아직 변성기가 채 지나지 않은 소년들이 맡았다

고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셰익스피어 연극에서 중요한 역할이

대부분 남성 배우들에게 몰려 있는 점이 이해가 된다. 변성기가

채 지나지 않은 소년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을 것

이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 때문인지, 아니면 남녀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셰익스피어 연극 속의 여주인공들은 대

부분 수동적인 모습이며 슬픈 종말을 맞는다. 이 ‘비련의 여인’ 중

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성이 <오셀로>의 여주인공 데스데모나다.

그녀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아프리카인인 장군 오셀로와

결혼한다. 하지만 오셀로는 부하인 카시오에 대한 열등감과 잘못

된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데스데모나를 제 손으로 죽이고 만다.

존 윌

리엄

워터

하우

스의

<오

필리

어>

(189

4). 캔

버스

에 유

채. 7

3 x 12

4 cm

. 개인

소장

.

윌리엄 프리츠의 <오셀로와 데스데모나>(1840~1856).

캔버스에 유채. 55 x 48 cm. 피츠윌리엄뮤지엄, 케임브리지.

베르디의 초상.

「오셀로」는 실화에 기인한 희곡이다. 1500년대 초반에 베네치아의

‘모로’라는 장군이 아내의 정절을 의심해 살해한 사건이 있었고 이

스토리가 1565년 베네치아에서 출판되었다. 그리고 40여 년 후,

셰익스피어는 이 이야기에서 주인공 장군의 이름 모로Moro를 무어

Moor, 북아프리카인을 의미함로 바꾸어 「오셀로, 베니스의 무어인」을 썼다. 그

로부터 긴 세월이 흐른 후, 모로의 이야기는 다시 이탈리아로 돌

아왔다.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오셀로」를

원작 삼아 만년의 걸작 오페라 <오텔로>(1887)를 작곡한 것이다.

<오텔로>를 작곡하기 전, 베르디는 <아이다>(1871)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였다. 그는 ‘부세토의 농부’가 자신의 새로운 목

표라고 말하며 평생을 함께한 출판업자 리코르디의 신작 청탁을

거듭 거절했다. 그러나 1879년, 리코르디는 아리고 보이토가 쓴

<오텔로>의 리브레토libretto, 오페라의 대본를 들고 가서 베르디의 마음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1884년이 되어서야 베르디는 새 오페라의

작곡을 시작했다. <오텔로>는 1887년 2월 라스칼라극장에서 공

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16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작곡가에게

‘비바 베르디!’와 함께 ‘베니, 비디, 비시(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

라) 베르디!’라는 청중의 환호가 끝없이 쏟아졌다. 음악적 시각에서

보면 <오텔로>는 <아이다>에 이어 다시 한 번 바그너의 영향이 뚜

렷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극과 음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

는 대신, 주인공들의 빛나는 아리아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바순,

오보에 등 목관악기들의 움직임이 극의 어둡고 음산한 성격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왜 베르디는 굳이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오텔로>의 작곡을 결심

했을까? 그는 이미 유럽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져 있었고

경제적 성공도 거두었으며 통일된 이탈리아의 종신 상원의원이기

도 했다. 나이도 70대 중반에 이르렀으니 이 정도면 누가 보기에도

명예로운 은퇴였다. 그런 베르디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젊은 날 품

었던 열정, 언젠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모두 오페라로 옮기겠

다는 꿈이었다. 1887년은 런던 글로브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오

셀로>가 공연된 지 무려 3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다.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베르디를 비롯한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영원히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으로 작용한 셈이다.

<오텔로> 초연 6년 후인 1893년, 베르디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윈

저의 명랑한 아낙네들」에 등장하는 팔스타프를 내세운 희극 오페

라 <팔스타프>를 완성했다. 이 마지막 작품의 초연 티켓 가격은 여

느 오페라 공연의 30배에 달했으나 이탈리아의 움베르토 국왕 부

처를 비롯한 전 유럽의 귀족과 애호가들이 앞다투어 초연에 참

석했다. 두 번에 걸친 셰익스피어 오페라로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

후, 베르디는 그제서야 고향 부세토의 농부로 돌아갔다. 그는 밀라

노에 음악가를 위한 양로원을 세워 운영하며 평화로운 만년을 보

내다 1901년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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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TALK

“불이 딱 꺼지고, 불이 탁 켜지는 순간을 사랑해요. 연극이 시작할 때든 끝날 때든. 어떤 경계를

넘나드는 순간인 거죠. 다른 존재, 다른 레이어로 고양될 준비를 하는 순간이고, 고양되어질 가능성을

가진 경계에 놓이는 겁니다. 연극에서는 그 순간을 제의나 예배 등으로 비유하기도 해요. 성당에서

미사를 올리고 나오면 들어갈 때와는 마음이 좀 달라지는 것처럼 극장도 그런 공간이라는 거죠.

물론 장소를 실험하는 연극도 많아요. 극장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야외에서도 하고 계단에서도 하고.

그런데 저의 취향은… 고전입니다. 불이 꺼져야 맛이죠.”

필 자 소 개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고, 장편소설 알제리의 유령들로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글 황여정 소설가

SACRising Star

황여정의 너의 이름은 04

연극배우 김신록

44 45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특별히 선호하는 형식이나 내용의 연극이 있느냐는 질문에, 연극

배우 김신록이 내놓은 답은 그러했다. 정확히는 앞서 내놓은 답

을 마무리한 뒤 잠깐 침묵했다가 덧붙인 말이었다. 인터뷰 도중

그는 곧잘 그랬다. 고개를 사선으로 살짝 기울인 채 어딘지 모를

곳에 시선을 떨구고 침묵에 잠겼다. 질문을 받을 때도 그랬고, 대

답을 한 단락 매듭지었을 때도 그랬고, 한참 이야기를 풀어내다

문득 다른 이가 자신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듯 “정말 그런가?”

라고 독백한 뒤에도 그랬다. 생각을 정리하는 간극이었을 테고

소요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순간 그는 그곳에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마치 자신이 밖을 향해 내보낸 것들을, 그러니까 그 흔적

을, 결국엔 자기 자신을, 한 조각도 남김없이 모두 거두어들이기

라도 하듯 그는 고밀도의 정적 속으로 말끔히 사라졌다. 드문 일

이긴 하나 한순간 무언가에 몰입하는 힘이 굉장한 이들에게서 비

슷한 장면을 보곤 한다. 극적 전환이라 할 만한 그 찰나에 그들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 확인해본 바 없으나, 순식간에 ‘지금 이곳’에

귀환한 그들은 다시금 자기 밖 세계에 자신을 전면적으로 열어놓

는다는 건 분명하다. 김신록도 그랬다.

단정한 인상과 조율이 잘된 언어 표현 때문이었을까, 감정보다는

이지理智의 작동이 손쉬운 사람인가 싶어 처음엔 좀 긴장했는데,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여러 요소들을 접하며 마음이 금세 무장해

제되었다. 이를테면 안정감이 드는 일정한 음폭에 듣기 좋은 저

음의 목소리나 느닷없는 반전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장난기,

© 임

승태

© 국

립극

<비평가>(2018)

‘키드득’과 ‘푸하하’를 오가는 다채로운 웃음, 이야기를 생생히 체

감하게 만드는 몸짓들, 표정들, 시선들. 마치 잘 만들어진 모노드

라마를 본 것만 같은 여운으로 그를 기억하게 할. ‘연극적’이었다

는 뜻이 아니라 잠시도 귀를 닫거나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지루해

질 틈이 없었다는 의미에서. 하여 대화의 내용뿐 아니라 한 편의

동영상처럼 현장의 장면을, 그 전체의 뉘앙스를 고스란히 전달하

고 싶다는 도달 불가능한 욕구에 시달리긴 했지만.

그가 처음으로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연극을 배우라는 게 아니라 인생을 배우라는 거다.” 그

가 태어나기 전 연극을 했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지인의 극

단에 그를 데리고 갔다. 무대엔 엠버 조명 아래로 동산과 초가집

한 채가 세워져 있었고, 배우들은 목과 몸을 풀고 있었다. 무대를

연극 <한민족디아스포라전 - 용비어천가>(2017)

진짜의 힘이 발생하는 곳에서,

아마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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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보는 순간 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와락 솟구쳤다. ‘배우가 되

고 싶다!’ 남들에게 속마음을 드러내는 데 익숙지 않아 공부 잘하

는 모범생답게 짐짓 변호사를 장래희망으로 대긴 했지만, 그날 이

후 그의 꿈은 언제나 배우였다. 꿈이 현실이 된 건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2004년이었다. 물론 대학 시절에도 무대에 서긴 했다.

전공은 지리학이었던 터라 동아리에서 연극을 했는데, 내처 직업

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졸업 후 잠깐 동안 기자 생활을 하던 그는

어느 날 결국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남의 이야기는 그만하고 싶다’

는 오래된 열망이 재확인되어 본격적으로 이 길에 들어섰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내가 연기를 너무 못하는 거예요. 못해

도 너무 못해서 심리적으로 위축이 많이 됐어요. 정말로 매일 좌

절했어요.” 이후 그는 두 곳의 학교에서 연극과 연기를 전공했고,

책에서 본 메소드method를 배우고 연극인들을 만나고 싶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연기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았고, 배

우로서 명확한 화두가 생기기도 했다. 특히 2011년 폴란드에서 열

린 워크숍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예지 그

로토프스키Jerzy Grotowski의 맥을 잇는 연출가 세르게이 코발레비치

Sergey Kovalevich가 진행한 워크숍이었다.

“그 전까지 배운 건 나의 내면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것

이었는데, 그때 배운 건 내 몸이 하나의 통로여야 한다는 것이었

어요. 내 몸 너머에 세계라는 것이 이미 존재하고, 그것은 나보다

훨씬 크고 영원하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조차도 실은 나의 생

각에서 나온 게 아니라 시간 속에 쌓인 모든 이야기가 나라는 프

리즘prism을 통해 나오는 거라는 거죠. 결국 내가 개입하면 할수

록 퓨어pure하지 않게 된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자의식으로 표

현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나를 통과하여 내버려

둔다는 건 뭘까, 그렇게 나를 비운다는 건 뭘까. 그때 그런 화두

가 생겼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연기에 있어 ‘투명한 몸’이

라는 화두가 이미 있었더라고요.” 배움은 끝이 없었고, 그렇게 뭔

가를 하나씩 알아가면서 화두의 내용은 달라졌지만, 그는 언제나

같은 생각을 했다. ‘아, 세계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걸 내가 방금

안 거구나!’

화두가 발전할 때마다 그는 현장의 배우들이나 무대 예술가들,

관련 분야 교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설하고, 그 내용을 함

께 공유하고 경험하고 탐구한다. “화두는 개념으로만, 혹은 나

의 경험으로만 알고 있는 것이고, 워크숍을 통해 그걸 다른 이들

과 소통할 수 있는 것으로 풀어내보는 거죠. 사람들은 자기만의

관점이나 필요에 따라 각자 다른 식으로 받아들여 반응하고, 그

렇게 대화가 이루어지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해요. 대화라는

건 내 말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말과 그 사

람이 듣고 싶은 말 중간쯤 어딘가에서 의미가 생성되는 것이잖아

요.” 배우와 관객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특별히

선호하는 형식이나 내용의 연극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였

다. 그는 딱히 가리는 편은 아니며, 다양한 형식의 연극에 두루

참여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연극은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무대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치열하게 하고, 객석에서는 각자 다른 방

식으로 받아들이고. 현대예술은 대개 그걸 열어놓는 방향으로 발

전했죠.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받아들여라. 공연예술에서는 ‘해

체’가 추세가 된 지 오래예요. 심지어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

는 관객 참여형 공연도 생기고요. 그런데 해체를 하든 하지 않든,

그게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콘텐츠와 그걸

담아내는 폼이 딱 들어맞으면 그게 어떤 폼이든 상관없는 거죠.

다만 폼이 콘텐츠를 넘어서면 난해해지고 지루해지는 것 같아요.

그럴 때 그것은 우리가 부정적인 의미로 말하는 ‘순수예술’이 되

는 거고요. 좋은 연극이란 어떻게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관객

면 그렇기 때문에 그 허구를 실재로 만들기 위한 노력 자체가 실

재성을 응축시키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그걸 달성해내지

못하는 연극도 많지만요.”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명확한 방향성’이 느껴졌

는데, 그는 의외로 자신을 가리켜 ‘후달리는 자아’라는 표현을 썼

다. “저는 사실 늘 흔들리는 사람이에요. 남이 안 봐줄 때가 더

편안하고, 그러면서도 드러나고 싶지 않은 욕망과 드러나고 싶은

욕망이 혼재되어 있고요. 아마 누구나 그렇겠죠. 분명한 건 사리

사욕이 나의 어떤 것을 앞서게 되는 순간을 경계하면서 본질적인

이상을 꿈꾸며 가고 싶다는 거예요. 그 본질이란 뭐고 이상이란

뭘까를 찾아가면서 말예요. 아마 그건 계속 변하겠죠.” 그렇게 그

와의 만남은 막을 내렸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를 만나기 전과

는 마음 상태가 좀 달라졌음을 느꼈다. 그 차이를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그 만남이 내 안에서 세포분열을 일으키리

라는 것은 예감할 수 있었다.

과의 소통을 일으켜내려는 치열함이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해

요.” 오래전 습작 시절에 한 어른 소설가께서 해주셨던 진심 어린

조언이 떠올랐다. “소통되지 않는다면 그건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다

는 비판을 하신 뒤 덧붙인 말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연극이라도, 일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넘쳐

나는 이 시대에 왜 우리는 연극을 봐야 할까. 내심으로는 ‘연극’

이 ‘소설’로 치환되어 있는 물음이라는 건 고백하지 않았다. “무대

는 ‘진짜의 힘’이 발생하는 곳인 것 같아요. <매트릭스>라는 영화

가 이미 보여준 바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상징과 기호

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많은 순간이 패턴화되어 있고, 예컨대 ‘사

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말이 사랑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건 모두

가 알고 있어요. 그런데 무대는 실재의 세계를 계속해서 발생시키

는 걸 목도하는 장소인 거죠. 살아 있는 관계 맺기를 라이브로 계

속 보게 하는 겁니다. 한 사람이 사물과 상대방과 자기 자신과 관

객과 관계 맺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실패하고 흔들리고 성공하

는 순간들까지. 기호나 상징으로 살아가면 점점 무뎌지면서 삶이

지루해지지만, 실재성을 만나면 세포분열로 생장이 일어나듯 다

시 살아나고 깨어나잖아요. 무대는 패턴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호 너머의 뭔가를, 그 순간을 선사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것

이 허구의 이야기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지만, 어쩌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연극배우 김신록의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18 NOVEMBER 47

연극 <더 파워>(2016)

© 국

립극

© 주

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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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오랜 시간 지켜본 윤성주 선생은 춤에 대한

견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지도자로서 춤을

평가할 수 있는 예리한 판단력을 가진 무용가입니다.

故최현 선생의 춤의 정신을 올곧게 이어받아 자신만의

춤을 정갈하게 빚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용계의

선배로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가져왔습니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내던 당시에 그는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묵향>을 만들어

한국 춤이 가지고 있는 정중동의 미학을 잘 담아냈고,

국내외의 찬사와 호평을 받으며

한국의 미를 널리 알렸습니다.

현재 그는 인천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을 맡아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열심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예술가로서의 아름다운

행보를 이어나가길 기대합니다.

48 49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BOOKS

한 잎의 시를 사랑했네

글 정민영 아트북스 대표 사진 이봄

11월호를 읽고 좋은 의견을 주신 세 분을 선정하여

「시를 좋아하세요...」를 보내드립니다.(1인 1권) 참여

방법은 본 매거진 2쪽 '독자 의견'을 참고하시기 바랍

니다.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그림 전문가가 시를 넘봤다. 우리 시를 중심

으로 서양과 일본의 시 28편을 골라 감상평

을 달았다. 이생진, 정지용, 최승자, 허수경,

김수영, 서정주, 이성복, 기형도, 에밀리 디킨

슨, 다니카와 타로 같은 시인들의 시에 정

병국, 엠마 핵, 안창홍, 김성진, 앤드류 와이

어스, 르네 마그리트, 에곤 실레 같은 화가들

의 작품을 더했다.

저자는 유명 사립미술관 관장이자 미술책 분

야의 ‘파워 라이터’다. ‘그림을 사랑한 시간

만큼 시를 사랑해온’ 애독자이기도 하다. 그

럼에도 못 미더워할 독자의 우려를, 소설 「네

루다의 우편배달부」 속 마리오의 말로 불식

시킨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22쪽)

오규원의 시 <한 잎의 여자>를 보자. 시 속의

여자는 “아름답지만 연약한 육체, 순결한 영혼,

식물적 본성, 슬픈 사랑의 여주인공”(39쪽)

이다. 시 속의 화자와 ‘한 잎의 여자’는 서로

깊이 사랑하지만, 그것은 “동물적 욕망이 배

제된 식물성의 사랑이자 이별의 공통을 잉태

한 슬픈 사랑”이다. 저자는 북유럽신화에서

물푸레나무가 신성한 나무로 숭배의 대상이

자 우주적인 의미를 지닌 나무의 왕임을 발

견하고는 이렇게 역설한다. “한 잎의 사랑이

비록 작고 연약할지라도 그것은 아득히 먼

세월을 견뎌낼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

다.”(이상 40쪽)

한없이 연약한 이미지였던 ‘한 잎의 여자’는

저자의 적극적인 감상에 힘입어, 강인한 생명

력을 지닌 식물성의 여자로 거듭난다. 시 속

의 연인이 나누는 식물성 사랑은 양귀자의

소설 「천년의 사랑」에서 천년의 사랑을 상징

하는 물푸레나무와 교접하고, 다시 보디페인

팅으로 푸른색 나무가 된 작가 엠마 핵을 만

난다. 저자는 그녀의 완벽한 위장술에서 자

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강인한 식물성의

세상을 꿈꾼다. 시 쓰기가 그렇듯, 시 읽기

도 “꿈과 사랑을 찾는 일이며 더 나아가 자

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9쪽)이다. 시는 다

른 장르와 접속하면서 속살이 풍성해진다.

저자는 영화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2002)

에서 헌신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의 본질을 노

래한 예이츠의 시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한

다>를 접한다. 한 인물(‘패트리지’)이 예이츠

의 시집을 몰래 보다가 주인공에게 총살당하

는데, 이때 저자는 주인공의 총에서 발사된

총알이 예이츠의 시집을 뚫고 나가는 장면에

서 “패트리지는 자신의 생명과 예이츠의 시

를 맞바꾼 행위를 통해 절대 권력과 무력으

로도 결코 아름다움을 파괴할 수 없으며, 예

술이 목숨을 바칠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녔

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지적한다. 이 이야

기는 마르크 샤갈의 그림 <라일락 꽃밭의 연

인들>(1930)로 이어진다. 꽃병에 꽂힌 커다란

라일락 꽃 속에서 연인들이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는 그림이다. 샤갈이 연인 벨라를 통해

경험한 절대적인 사랑의 감정을 투영한 이 그

림은, 저자에 의해 “세상의 모든 연인들이 열

망하는 진정한 사랑, 완전한 사랑”에 대한 답

으로 승화된다.

뜻밖의 사실도 있다. 만해 한용운의 시 <해

당화>에 감명을 받은 화가 이인성이 만해를

기리고자 대작 <해당화>(1944)를 그렸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그림의 크기는 곧 만해

에 대한 이인성의 존경심의 크기라고 해석한

다. 시를 읊조리며 그림을 보면, 이인성의 마

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저자는 이처럼 시를 중심에 두고, 시와 함께

감상하면 좋은 그림을 소개한다. 그림은 시

와 내통하면서, 시의 맛을 깊게 발효시킨다.

더불어 시는 말없는 그림의 속내를 대신해준

다. 부드럽지만 물푸레나무처럼 강한 ‘시 큐

레이션’이다. 시와 그림과 책·영화·음악이 어

우러진 일석삼조의 구성이 읽고 보고 느끼는

즐거움을 한껏 북돋운다. 저자는 시를 사랑

한 시간만큼 그림을 사랑한 사람이다.

문학동네와

함께하는

아트북 리뷰

10이명옥 지음, 「시를 좋아하세요...」 , 이봄, 2016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5호 한량무 보유자 조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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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1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cover story

sEOUL ARTs CENTER

손숙 신임 이사장 인터뷰

“고민 끝에 승낙한 만큼 더 큰 애정과 관심으로”

올림푸스한국 오카다 나오키 대표 인터뷰

한 장의 사진에 담은 행복 그리고 소망

2018 AAPPAC 연례총회

공연장들이 엮어내는 협력과 상생의 문화벨트

BEHIND SAC - People 05

서영종 시설지원팀 자동제어파트장

© 김

선재

Page 28: COVER STORY - 예술의전당files.sac.or.kr/ebook/catImage/136/201811.pdf · 2018-10-31 · COvER sTORy 08 연극의 계절, 가을 12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인터뷰 자리에 앉은 그는 전날 밀양에서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왔다면서, 오는 12월부터는 연극 <그대

를 사랑합니다>로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언제나 공연 일정으로 분주한 손 이사장에게 예술의전당 무대와의

인연에 대해 물었다. “연극 <어머니>, <신의 아그네스>, <마이 버터

플라이> 공연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봤지만 예술의전당 기획공

연과는 연이 닿질 않았네요. 2011년 연극 <셜리 발렌타인>으로 비

로소 같이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셜리 발렌타인>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작품이에요. 작고한 김동훈 연출의 1994년 초연에 출연

해서 우리나라 여성 모노드라마의 문을 열었기 때문이죠. 원작자

윌리 러셀의 친구이자 원작 연출가이기도 한 글렌 월포드가 연출

을 맡은 2005년의 산울림 소극장 공연에도 참여했어요. 이런 추억

때문일까, 다시 연기하고 싶은 작품이자 배역이라는 생각을 늘 해

왔죠. 그 바람을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으로 이루게 되었다고 할까요.”

손 이사장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6년간 예술의전당 이사로 재

직했다. 세 명의 사장과 세 명의 이사장을 거치며 이사회를 함께했

으니 짧다고 할 수 없는 기간이다. 그는 IMF 경제위기를 맞아 단행

한 예술의전당 구조조정과 조직개편(1998), 특별법인화와 국립예술

단체 입주(2000), 미술관 리모델링(2003) 등 재임 기간 동안 중대

한 의사결정에 동참했다. 전임 이사로서의 소회와 신임 이사장으

로서의 포부를 물었다. “이사회의 일이 큰 방향을 제시하고 거시적

인 틀에서 기관을 점검하는 것이다 보니 당시의 세세한 기억은 별

로 없어요. 기관 경영을 맡은 사장님과 직원들의 노고가 컸죠. 집

행부의 효율적 경영을 조력하고 지원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답니다.”

이어 늘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도 꺼내놓았다. “예술의전당이 당면

한 과제는 국고지원금 부족이 아닐까 싶어요. 연 예산 500억 원 규

모라면 절반 정도는 국고 지원을 받아야 적극적으로 순수예술 진

흥 활동에 나설 수 있을 거예요. 오페라와 발레, 현대무용과 연극,

클래식 음악 같은 장르로 돈을 벌 수는 없죠. 뿐만 아니라 예술의

전당은 예술가와 단체를 앞장서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임무도 있

잖아요. 그것이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책임이죠. 이러한 노력은 국고

지원이 충분할 때 가능합니다. 전체 예산의 20퍼센트 정도만을 국

고로 지원받는 현재 예산 규모 아래에서는 대관 수입이나 부대사업

수입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 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예산 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

고 싶습니다. 그리고 임기가 만료된 이사분들이 계시니 새 이사진

을 꾸리는 일도 서두를 계획입니다. 경영을 총괄하는 사장과 실무

진에게 격려와 응원이 되는 활발한 이사회를 꾸려보고 싶습니다.”

예술의전당 회원에게 전하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큰 관

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공연과 전시로

여러분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술의전당은 내 것’이라는 마음으로 문제점도 지적하고 따끔한 조

언도 해주세요. 더 훌륭한 예술의전당이 되는 밑거름으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손 이사장은 이사장직을 제안받고 망설였다고 했다. 여러모로 부담

이 컸기 때문인데, 문화계에서의 오랜 경험이 예술의전당 발전에 조

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고민 끝에 어렵게 승낙

한 것이다. 무대에서만은 힘든 걸 모르겠다며 자신을 천생 배우라

고 부르는 모습에서 1인 15역을 맡은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

의 팔색조 연기를 떠올렸다. 인터뷰 중에 들려준 예술계 전반에서

의 노력과 결실은 뚝심 있는 문화계 멘토이자 존경받는 스승으로서

의 면모도 엿보게 해주었다. 연말에 있을 이사회부터 손 이사장의

손에 들린 의사봉이 어떤 마술봉으로 작동할지 기대가 된다.

배우 손숙이 9월 17일(월) 예술의전당 제1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손 이사장은 50여 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른 원로 배우이자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활발히 활동해온 전문가다. 언론 등에서는

오랜만의 예술인 이사장으로서 공공재원 확대를 통한 새로운 작품의 기획과 예술 인재 발굴 등

공공예술기관으로서 예술의전당의 역할에 보다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손 이사장이 밝히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듣기 위해 광화문에서 그를 만났다.

글 송성완 예술의전당 홍보부장

“고민 끝에 승낙한 만큼

더 큰 애정과 관심으로”

SEOUL ARTS CENTER

5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52

손숙 신임 이사장 인터뷰

장소

협조

포시

즌스

호텔

서울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손숙 신임 이사장의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오늘

Page 29: COVER STORY - 예술의전당files.sac.or.kr/ebook/catImage/136/201811.pdf · 2018-10-31 · COvER sTORy 08 연극의 계절, 가을 12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올림푸스한국은 외국계 기업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데, 그 목적이 궁금했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올림푸스한국은 한

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한국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올림푸스는 광학·

의료 기업이라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국의 의료 기술 발전

과 국민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해도 지난해 370억 원을 투

자해 송도에 세운 KTECOlympus Korea Training & Education Center은 다소 과

한 것이 아니냐는 반문에 “단기적 관점으로 본다면 물론 손해다.

하지만 트레이닝 센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장기적인 접근이 필

요하다. 한국의 의료 시장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우수하며, 대

형 병원의 첨단 의료 장비에 대한 투자 또한 활발하고 무엇보다 신

기술에 대한 의사들의 열정이 남다르다. 또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들면서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 등을 위한 3D 복강경, 에너지 디바

이스 등에 대한 의료 트레이닝 요청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보다 안전한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한

국에 의료 트레이닝 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것은 광학·의

료 기업으로서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올림푸스만이 가능한

사회공헌사업이라 확신했으며, 본사로 건너가 센터의 중요성과 필

요성을 설득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센터는 다양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내외 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의 사회공헌활동을 좀 더 살펴보면 소아암 환자들

을 위한 사진예술교육 ‘아이엠 카메라I am Camara’, 노인들의 장수사진

을 촬영하여 집집마다 배달하는 ‘블루리본 프로젝트’, 농어촌 독거

노인과 장애우를 위한 의료봉사, 음악으로 치유와 소통의 메시지

를 전하는 ‘힐링 콘서트’, 그리고 ‘위 투게더’ 등이 있다. ‘위 투게더’

는 우리를 뜻하는 영어 ‘We’와 소화기관인 ‘위胃’에 건강을 함께 나

눈다는 의미의 ‘Together’가 더해진 말로 경제적 또는 언어적 장벽

으로 인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다. ‘위 투게더’는 의료 활동 지원뿐만 아니라 이주민

들의 가족사진이나 증명사진, 장수사진 등을 촬영하여 직접 전달

하는 ‘블루리본 프로젝트’를 병행하면서 이주민들이 심리적으로 건

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지원한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는 올림

푸스한국의 사회공헌활동은 예술의전당과 같은 공공기관과 병원,

여러 민관 단체들이 함께하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그런 이유로 일

본과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사회공헌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고

전담팀원들의 열정과 노력에 항상 감동받는다는 인사를 덧붙였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가 가장 주목하는 활동은 ‘아이엠 카메라’라고

한다. 오랜 암 투병 생활에 지친 어린 환자들이 카메라를 통해 ‘나’

를 표현하는 활동으로, 4~5주간의 교육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가치

와 정체성을 찾고 꿈과 희망을 향해 한걸음 더 나갈 수 있도록 지

원해 소아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을 마치면 환아들의 사진을 전시하고,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낸 작

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운 시간도 제공한다. 오카다 대표는 “하나

하나의 사진이 전하는 아이들의 진지함과 가녀린 희망이 순간에

그치지 않고 영원히 이어지길 소망한다”며 지난 프로젝트 후 전시

장에서 한 환아가 전한 “아리가토오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가 올림푸스한국이 사회공헌활동을 계속 해나가야 할 이유

라고 환하게 웃었다.

출근길에 예술의전당을 지나는 오카다 나오키 대표는 요즘 또 다

른 즐거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예술의전당과 올림푸스한국, 그리

고 한국혈액암협회가 함께하는 <올림#콘서트>가 오는 11월 10일(토)

IBK챔버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올림#콘서트>는 음악을 통해 삶

의 질을 ‘높이고’, 관객들에게 선물과 같은 공연을 ‘드린다’는 의미를

담은 ‘올림’에, 악보에서 반음 올림을 뜻하는 조표 샵#을 붙인 것이

다. 암 경험자 및 그 가족들과 함께 소통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공연 포스터에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

고 돌아오는 길, 여전히 맑고 높은 하늘 아래, 예술의전당이 올림

푸스한국의 오른손과 기꺼이 함께하는 왼손이 되기 위해 또 어떤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인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맑은 지난 9월 어느 오후, 올림푸스한국 오카다 나오키 대표를 만나러 가는

동안 문득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구절을 떠올렸다. 마태복음의 가르침이나

권선징악으로 이어지는 우리 전래동화의 교훈에는 좋은 일은 남몰래 하라는, 즉 오른손이 좋은 일을

할 때는 한 몸에 있는 왼손조차 모르게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들이 앞다퉈

내놓는 사회공헌활동을 보고 있노라면 때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회공헌활동’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일컫는 말로 ‘윤리적 가치를 존중하고 사람, 공동체, 그리고

자연환경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오카다

나오키 대표의 오른손은 어떨까? 집무실에서 반갑게 내민 그의 손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품성이

전해졌다.

글 김미희 예술의전당 문화영상사업부장

한 장의 사진에 담은행복 그리고 소망

SEOUL ARTS CENTER

55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54

© 주

효상

올림푸스한국 오카다 나오키 대표 인터뷰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올림푸스한국 오카다 나오키 대표의

인터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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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AC 의장인 더글러스 고티에 아들레이드페스티벌 센터 CEO

겸 예술감독은 환영사에서 “우리 지역의 변화와 발전이 눈부신 지

금, 범아시아 예술기관 간 문화교류 확대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우호를 돈독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지적하며, 이번 회의

로 교류와 창작활동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마련되

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8년 총회는 마오리족의 환영 의식인 포휘리pōwhiri를 시작으로

개·폐막 연설을 포함해 총 6개의 세션과 총회, 오클랜드 주요 문화

예술기관 방문과 이사회 등의 일정으로 구성되었다. 아시아-뉴질

랜드 재단Asia New Zealand Foundation 사이먼 드레이퍼 사무국장은 ‘아시

아-태평양 지역에서 뉴질랜드가 가지는 문화적 특성과 역할’이라

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뉴질랜드는 아시아 국가들과 지리·사회·

경제적으로 관계가 깊지만 상호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므로

문화예술 교류 활동이 확고한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식 세션은 ▲다양한 관객층을 개발하는

기제로서 아트센터 주관의 페스티벌이 갖는 가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투자, 파트너십, 협력 기회 발굴 ▲AAPPAC 회원

기관이 제안하는 투어공연 토의 ▲문화지구 내 핵심기관으로서 공

연예술센터의 역할과 책임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공연의 경향과 쟁

점 ▲AAPPAC 회원기관 간담회 순으로 진행되었다. 각 세션에서

사회자와 발표자는 참석자들과 활발히 의견을 주고받으며 열띤 분

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회원기관이 제작한 공연을 다른 기관에 세일즈하

는 세션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었는데, 슈만의 연작 가곡 ‘시인의 사

랑’을 현대적인 편곡과 비디오 작업으로 재탄생시킨 <Dichterliebe-

Recomposed> 콘서트의 투어를 소개한 한국의 통영국제음악당을

포함해 7개 기관이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였다. 폐막 연설을 맡은

홍콩 서구룡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공연예술감독 앨리슨

프리드먼은 “예술기관 종사자로서 관성에 저항하고 상상력이 빈곤

해지지 않도록 전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공연 프

로그래밍과 기관 운영에 있어 주변 공동체는 물론 이해관계자들과

도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토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

는 앞선 토론들을 복기하고 공연예술이야말로 관람객이 공감 능력

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맺음말로 참석자들

의 큰 호응을 받았다.

AAPPAC은 1996년 예술의전당 등이 주축이 되어 지역 내 공연예

술 프로그래밍을 활성화하고 인력 교류를 도모하고자 설립한 민

간 국제기구다. 예술의전당은 1997년과 이듬해에 초대 의장기관을

역임하고 제1회 연례총회를 주관한 바 있다. 호주 시드니오페라하

우스, 일본 산토리홀 등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46개 공연

장이 정회원으로, 국제공연예술협회ISPA, 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erforming

Arts와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33개 협회 및 예술단체가 비즈니스 서

클로 소속돼 있다. 최근에는 AAPPAC에서 우리나라 회원기관의

활동이 저조한 편이다. 국제적인 연계와 협력을 기초로 해외 유통

까지 염두에 둔 프로그래밍이 보다 활발해진다면 제작 작품의 해

외 진출은 물론 해외 예술가와 협업을 모색하는 경로이자 플랫폼

으로서 협의회에 대한 관심과 활동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 협의회The Association of Asia Pacific Performing Arts Centres (이하 AAPPAC) 연례총회가

9월 19일(수)부터 21일(금)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뉴질랜드 오클랜드 아오테아센터Aotea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계 구축’이라는 주제로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공연예술기관인

오클랜드 라이브Auckland Live가 주관하였고 총 97명의 참가자들이 회원기관을 대표해 자리했다.

필자는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 양우제 과장과 함께 참석했다.

글 송성완 예술의전당 홍보부장

공연장들이 엮어내는 협력과 상생의 문화벨트

SEOUL ARTS CENTER

57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56

9.19(수) - 21(금) 뉴질랜드 오클랜드

리셉션장에서. 맨 왼쪽부터 홍준식 서울시향 경영본부장, 더글러스 고티에 의장, 크리스 B. 밀라도 필리핀

문화센터 부사장 겸 예술감독, 이기수 iMG 코리아 대표, 성남문화재단 주미영 차장,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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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AAPPAC 연례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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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9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JULY 592018 JULY

“ 스포트라이트 뒤 어두운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도 기억해주세요”

SEOUL ARTS CENTER BEHINDSaC

05People

서영종 시설지원팀 자동제어파트장

© 주

효상

21세기 우리나라 음악계를 이끌어갈 음악 꿈나무들을 키워내는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가

제42기 신입생을 선발하고자 오디션을 실시합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 작곡

예비초 1학년 ~ 초 5학년

2018년 11월 6일(화) 오후 2시 ~ 11월 9일(금) 오후 4시

인터넷 접수(현장 및 우편접수 불가)

2018년 11월 18일(일) / 음악영재아카데미

50,000원

기악 : 자유곡(클래식 1곡)

작곡 : 자유곡(클래식 1곡)

악보제출, 실기시험, 필기시험

*전공별 오디션 세부내용은 10월 말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홈페이지 공지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02-580-1452

화 ~ 토 오전 9시 ~ 오후 6시

(12시 ~ 1시 점심시간)

www.sacticket.co.kr

모집부문

응시자격

접수기간

접수방법

시 행 일

응 시 료

선발방법

문의전화

홈페이지

음악영재 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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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재 오디션 월간지용 210 280.pdf 1 2018-08-08 오후 9:00:23

예술의전당에서는 매일 수많은 공연이 펼쳐집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 위의 주인공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검과 보수에 충실하며

아무 사고 없이 공연·전시가 진행된 하루를 감사해하는 이들도 있지요.

제어실이 바로 그런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제어실은 전시장·공연장

전관과 사무실 등 예술의전당 내 모든 공간의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15년째 음악분수 프로그램을 맡고 있습니다.

음악분수대 앞에 가득 모인 고객들이 손뼉 치며 환호하는 모습을

볼 때면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소중한 일을 한다는 생각에 늘

뿌듯하고 보람된 마음입니다. 음악분수 작업은 한 곡당 100번 이상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쉴 새 없이 버튼을 눌러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보는 이들이 감동하고 환호하는 완벽한 음악분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늘 기쁜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답니다. 예술의전당에서 관객

여러분들이 편안히 공연과 전시를 즐기실 수 있도록 유지·보수에 힘쓰는

스태프와 시설 관련 직원들이 많다는 점도 한 번쯤은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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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ON STAGE

BOX OFFICE

SACʼS CHOICE

SAC NEWS

PATRONS OF 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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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 정보와 추가 할인 내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2 63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2018 NOVEMBER

ON STAGE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

10.30(화)부터 11.8(목)까지 계속되는 <대학오케스트라축제>는 2013년에 시

작하여 올해 5회째를 맞았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대학 오케스트라를 한자

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무대로 자리잡았다. 가을밤을 아름다운 선

율로 수놓을 이번 축제에서는 서울대학교(10.30), 한국예술종합학교(10.31) 공

연에 이어 경희대학교(11.1), 연세대학교(11.4), 숙명여자대학교(11.6), 한양대학교

(11.7), 계명대학교(11.8)의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장소 콘서트홀

일시 10.30(화) - 11.8(목) 오후 7시30분(주말 오후 5시)

문의 예술의전당 580-1300

<취리히톤할레오케스트라>

창단 150주년을 맞는 스위스 대표 오케스트라, 취리히톤할레오케스트라가

2019/20시즌부터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부임할 마에스트로 파보 예르비와 함

께 내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가 라흐마니

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며, 클래식계의 두 슈퍼스타, 파보 예르비와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만남에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소 콘서트홀 지휘 파보 예르비

일시 11.3(토) 오후 5시 연주 취리히톤할레오케스트라

문의 빈체로 599-5743 피아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2장 5%

2장 20%

2장 15% 4장

4장

5장 그린

그린

그린 블루

블루

블루 2장 10%그린블루

<The Pianists Series 2 샤를 리샤르 아믈랭>

2015년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2위와 소나타상 수상에 빛나는 샤를 리샤르 아믈

랭의 첫 단독 내한 리사이틀이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리샤르 아믈랭은 프라

하 스프링 축제, 프랑스 로그 당테롱 축제 등 세계적인 축제에 초청받아 연주했으

며,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쇼팽의 ‘녹턴’ 등을 그만의 아름다운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장소 콘서트홀 피아노 샤를 리샤르 아믈랭

일시 11.20(화) 오후 8시

문의 더브릿지컴퍼니 6094-1001

국립발레단 <마타 하리>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가 새롭게 안무한 <마타 하리>가 아시아 초연으로 올려

진다. 실존 인물인 마타 하리(1876~1917)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 사

이를 오간 여성 스파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무용수로서 꿈

을 간직하고 있던 그녀의 삶에 주목했다. 유럽 사교계를 휘어잡았지만 기구한

인생을 살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팜파탈을 만나보자.

장소 오페라극장 음악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기간 10.31(수) - 11.4(일) 안무 레나토 자넬라

문의 국립발레단 587-6181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R 10만원

S 8만원

A 5만원

B 2만원

C 5천원

국립현대무용단 <쓰리 스트라빈스키>

국립현대무용단은 한 작곡가의 음악을 스타 안무가 세 명이 저마다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쓰리 시리즈’를 올해도 이어간다. 올해 ‘쓰리 시리즈’의 음악은 스트라

빈스키로, 그간 많은 무용 작품에 활용됐던 '불새', '봄의 제전', '교향곡 C장조'

를 각각 안무가 김재덕과 안성수, 정영두가 몸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장소 CJ 토월극장 안무 김재덕, 안성수, 정영두

기간 11.30(금) - 12.2(일) 지휘 정치용

문의 국립현대무용단 6196-1619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후원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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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30%

5장 20%

그린 2장 10%블루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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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틔우미

골드

후원 골드

골드

본인 50% 본인 40% 노블

JAYU

T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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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인형의 집>

러시아를 비롯한 전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천재 연출가 유리 부투소프가

2003년 연극 <보이체크>, 2008년 연극 <갈매기>에 이어 10년 만에 연극 <인

형의 집>을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독특한 무대미학으로 유럽 전역에서 러브

콜이 끊이지 않는 시노그래퍼 알렉산드르 쉬시킨과 극의 감정선과 역동성을 살

린 안무로 정평이 난 안무가 니콜라이 레우토프가 함께한다.

장소 CJ 토월극장 원작 헨릭 입센

기간 11.6(화) - 25(일) 연출 유리 부투소프

문의 예술의전당 580-1300 시노그래퍼 알렉산드르 쉬시킨

R 7만원

OP 5만5천원

S 5만원

A 3만원

4장 10%

4장 30%

2장 20%

노블 노블

노블

본인 50% 본인 40%

본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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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어둠상자>

예술의전당과 이강백이 1998년 ‘이강백 연극제’ 이후 20년 만에 재회한다. 연극

<어둠상자>는 고종의 마지막 어진을 찍은 황실 사진가의 4대에 걸친 108년간

의 이야기다. 4막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극으로 각각의 막들은 그 자체로 독립

적이면서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먼 과거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극의 물결

을 타고 어느새 우리 자신의 눈앞으로, 마치 쏜살같이 박두해 오는 화살을 보듯

실감나게 펼쳐진다.

장소 자유소극장 극작 이강백

기간 11.7(수) - 12.2(일) 연출 이수인

문의 예술의전당 580-1300

<치바이스와의 대화>

예술의전당은 중국국가미술관과 한중 전시 교류협력의 일환으로 근대 중국의

대표 서화가인 치바이스齊白石의 작품을 선보이는 <치바이스와의 대화>전을 공

동 주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치바이스의 작품

을 비롯하여 팔대산인八大山人, 오창석吳昌碩 등 중국 근현대 작가의 대표작이 한국

에 처음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장소 서울서예박물관 2, 3층 전시실

기간 12.5(수) - 2019.2.17.(일)

성인(만 19세 이상) 5천원 1층석 5만원

2층석 3만5천원

3층석 2만원

후원 골드 4장후원

후원

무료

5장 25%

2장 1천원 할인그린블루골드 5장 40% 2장 35%그린

*C석은 모든 할인에서 제외됨*11.4(일) 공연의 좌석 등급 및 가격은 상기와 상이하며, 모든 할인에서 제외됨

일반석 2만원

R 25만원

S 18만원

A 11만원

B 6만원

R 7만원

S 5만원

A 3만원

B 2만원

R 5만원

S 4만원

A 2만원

후원 골드 5장 40% 2장 35%그린 5장블루

노블싹틔우미 본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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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택

*OP석은 모든 할인에서 제외됨

블루 5장

Page 34: COVER STORY - 예술의전당files.sac.or.kr/ebook/catImage/136/201811.pdf · 2018-10-31 · COvER sTORy 08 연극의 계절, 가을 12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652018 NOVEMBER

SAC’S CHOICE

마침내 빛을 본 희귀 음반

요절한 천재, 오시 레나르디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집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의

레너드 번스타인 교향곡 전곡집 &

번스타인의 교향곡 제2번 ‘불안의 시대’

샤를 뮌쉬가 남긴 위대한 유산,

EMI와 에라토 녹음 전곡집

클라우스 텐슈테트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말러 「대지의 노래」 &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비운의 바이올리니스트, 레나르디의 예술을 접

하기란 쉽지 않았다. 뮌쉬의 지휘로 데카에 남

긴 브람스의 협주곡마저도 최근에야 복각되었

고, 대부분 마이너 레이블을 통해 소량만이 유

통되었다. 국내 제작사 굿타임미디어가 그의 예

술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레퍼토리인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를 되살렸다.

서른셋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뜬 1953년, 미국의 레밍턴Remington 레이블에

남긴 기록이다. 피아노 반주가 딸린 흔치 않은 페르디난드 다비드 판본

이라 흥미롭다. 두 번째 녹음이어서인지 여유로운 완숙미가 있다. 모노럴

녹음이라 더 아련하고 정취가 그윽한 음색이다. 기술적으로 정교한 완성

도를 기했지만 지나친 긴장을 피하고 있으며,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두드

러진 유진 헬머의 피아노 연주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적인 선율을 유려하

게 재현한 것이 일품이다. 음질 개선을 위해 소리골을 깊게 파는 라우드

컷 방식으로 제작했고, 오리지널 재킷을 재현한 아트워크와 정성스러운

라이너노트 등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2018.8.17 발매)

번스타인의 탄생 100주

년을 맞아, 그와 깊은 인

연을 맺은 아티스트에

의해 작곡가로서 진수

가 드러난 교향곡이 녹

음되었다. 물론 자작자연 음반의 권위가 대단하지만, 이것은 놓칠 수 없다.

번스타인의 종교적 배경에 바탕을 둔 1번 ‘예레미야’와 3번 ‘카디시’. 특히 나

딘 시에라의 절창과 합창단의 압도적인 연주가 가세한 마지막 작품은 내재

된 복잡다단한 감정이 파파노의 열정적 리드로 폭발한다. 게다가 조세핀 바

스토의 격정 넘치는 내레이션은 분위기를 극적으로 고조시켰다. 피아노가

악상의 전개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2번 ‘불안의 시대’는 무척 솔직하고 분방

한 감정의 피아니즘으로 파파노와 함께한 베아트리체 라나의 레코딩이다.

이는 다소 창백한 표정의 음색과 신중한 음악의 전개, 그리고 정연한 타건

으로 연주한 지메르만과 사이먼 래틀의 음반(DG)을 비교해 듣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번스타인 100세 때 함께 연주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지메르만의 사연은 흐뭇하다. (2018.8.22 발매 / 2018.10.19 발매)

이 열세 장의 전집은 독일인이자 프랑스인이

었던 뮌쉬와 깊은 인연을 맺었던 프랑스의 주

요 오케스트라를 두루 기용하여, 1930년대부터

1949년까지의 SP 시절의 희귀한 기록을 담았

고, 1960년대 후반 귀국해 지난한 오디션 과정

을 거치며 탄생시킨 파리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최만년의 레코딩까지 망

라한 소중한 선집이다. 20세기 프랑스 작곡가의 현대 작품까지 다룬 다

채로운 레퍼토리 구성도 만족스럽다. 화려한 색채감에 우아함까지 갖춘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과, 백열적인 뜨거움과 호쾌한 활력 그리고 명료

한 구도를 갖춘 브람스 교향곡 1번은 음반사에 빛나는 명반이며, 거장 앙

드레 나바라와 함께한 생상스, 랄로의 첼로 협주곡 역시 동곡 최고의 명

연이다. SP 시절의 연주는 코르토, 시게티, 티보, 롱 등 함께한 협연자의 화

려한 면면이 무척 호화스럽다. 오리지널 마스터테이프에서 고음질 리마

스터링을 거쳤고 발매 당시의 재킷까지 재현한 정성스러운 패키지이다.

(2018.9.17 발매)

다소 과장스러울 만큼

극한을 추구한 감정의

분출로 드라마틱한 결

과를 낳은 텐슈테트의

말러 해석은 실황 연주

를 담은 음반에서 그 진가가 최고조로 드러나지만, EMi에 남긴 런던필하

모닉오케스트라와의 스튜디오 녹음도 가치 있는 명연이다. 마스터링이

아닌 매체의 혁신을 통해 진일보된 사운드를 추구하는 UHQCD로 발매

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정평이 난 교향곡 연주 외에 성악가의 활약

이 두드러지는 작품에서도 역시 그만의 개성이 드러난 연주를 들려줬다.

‘대지의 노래’는 음악을 역동적으로 해석하여 이끌어가고, 관악기를 화려

하게 사용해 작품이 담고 있는 염세적 이미지를 걷어내었다. 지휘자의 방

향과는 대조적으로 담담하게 낮춘 어조를 유지하는 아그네스 발차의 연

주가 효과적으로 대비된다. 이는 마지막 ‘고별’에서 두드러진다. 명가수를

기용한 가곡집에서도 텐슈테트의 지향성은 비슷하고, 투명한 아름다움

을 추구한 루치아 포프와 유머러스한 베른트 바이클의 연주가 무척 뛰어

나다. (2018.9.5 발매)

글 김준형 음악 칼럼니스트

디즈니 필름 콘서트 <겨울왕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즐기는 디즈니 필름 콘서

트 <겨울왕국>이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한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초

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환상적인 음악을 최고의 공연장에

서, 풀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될 것이다. 애니메

이션은 영어 버전으로 상영되며,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장소 콘서트홀

일시 12.23(일) 오후 5시

문의 크레디아인터내셔널 1577-5266

64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BOX OFFICE ※회원 대상 매표 오픈 시점과 상세 공연 내용은 기획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리처드 용재 오닐 : 선물>

201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오랜 시간 그를 아

껴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를 마련한다. 따뜻하고

아늑한 집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듯, 오랜 시간을 함께 해준 팬들

에게 마음을 다독이고 함께 호흡하는 연주를 선물할 예정이다.

장소 콘서트홀 비올라 리처드 용재 오닐

일시 12.29(토) 오후 5시 피아노 임동혁·유키 구라모토·김두민

문의 크레디아인터내셔널 1577-5266 바이올린 스테판 피 재키브

첼로 문태국

연주 디토체임버오케스트라

2018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2000년부터 계속된 예술의전당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인기 발레 레퍼토리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에 제격인 작품이다. 아름답고 친숙한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어우러진 결혼식

파드되는 물론 각 나라의 인형과 눈송이들의 춤, 꽃의 왈츠 등 화려하고 웅장한 군무는

공연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장소 오페라극장

기간 12.15(토) - 12.25(화)

문의 예술의전당 580-1300

B 3만원

C 2만원

D 5천원

R 9만원

S 7만원

A 6만원

후원 골드 2장 5%그린블루

후원 골드 2장 5%그린블루

2장 20% 5장 그린블루후원 20장 30% 골드 5장 25%

노블싹틔우미 본인 40%

TICkET OPEN10.4(목)

TICkET OPEN10.11(목)

TICkET OPEN10.16(화)

R 13만원

S 10만원

A 7만원

B 4만원

R 10만원

S 8만원

A 5만원

B 3만원

*만 48개월 이상 관람 가능

*D석은 모든 할인에서 제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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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SAC NEWS

콘서트홀 객석기부자 명단

후원회원 기부자2018. 10. 10 기준 / 명단은 가나다 순입니다

(좌석수) (기부자)

40석 권오춘

14석 유중근

7석 김영호

6석 ㈜밀레 박선주

5석 ㈜코익

4석 강희철 권기찬 문채수 박성희 박영주 박혜성 배동진 서병기

3석 정문기 천석규

2석 ㈜경농 구자관 김일곤 김재정 김재학 김철주 ㈜대일건설 박용현 박인철 신영애 신필열 양동훈 윤의숙 예스24㈜ 예주희 이상완 이세웅 이창주 정승일 주원석

1석 김갑유 김명숙 김병윤 김상래 김영수 김영진 김용원 김정실 김정종 김태우 나천수 문누미 민홍식 박한용 서민석 석세일 양수화 윤홍근 조인경 최광춘

일반회원 기부자

6석 엘브이엠에치코스메틱스(유)

5석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4석 조재혁

2석 ㈜삼성토탈 장목상 최창화 한기성

1석 강충모 김경숙 김규연 김대진 김동만 김동순 김선욱 김 원 김주환 김지은 김현리 김희근 모철민 박은주 박용만 배강업 송관률 신수정 신정택 양성원 오재원 유소연 윤동진

이경숙 이세창 이소영 이정수 이혜선 이효진 장덕호 정칠희 정혜진 조성호 진양혜 최민규 최은학 한상일 함신익과 심포니 송 허승연 ㈜세아홀딩스

㈜루시드프로모커뮤니케이션즈 ㈜크레디아

<콘서트홀 객석기부> 문의 TEL: (02)580-1321 FAX: (02)580-1304

예술의전당은 국내 공연장 최초로 인터넷 주차요금 사전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지난 9월 22일(토)부터 시범 운영 중이며, 예술의전당 홈페

이지와 인터파크에서 공연 예매 시 주차요금까지 지불할 수 있다. 이로써

공연 중간 휴식시간이나 관람 종료 후 주차요금 정산을 위해 정산기계 앞

에 줄을 서는 번거로움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용 방법은 공연 예매

완료 후 나타나는 주차권 구매 팝업창 안내에 따라 공연 관람 당일 이용

예정인 차량의 번호를 입력하고 5시간 이용권(5천 원)을 결제하면 된다.

10월 2일(화)부터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매표소 위치가 이전되어 오페라

하우스 2층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꾸민 CJ 토월극장

매표소는 오페라하우스 2층의 통합물품보관소를 매표소로 개보수해 만들

었다. 이에 따라 공연장 객석 1층과 매표소가 같은 층에 위치하게 됨으로써

이용객들의 직관적 동선 판단이 가능해지고, 이용편의도 크게 증대될 것으

로 보인다. 고학찬 사장은 “관람객 분들이 예상하는 동선으로 편리하게 공

연장을 이용할 수 있게 개선하였다”고 전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 서울 · 인천지회 소속기관인 예술

의전당은 10월 4일(목) 성수아트홀에서 개최된 <2018 한문연 서울 · 인천

지회 기관순회포럼 – 아투톡Art Center Tour Talk>에 참석했다. 한문연 김혜경 회

장과 서울 · 인천지회장인 마포문화재단 이창기 대표 등 18개 기관, 52명

의 참석자들은 성동구 문화공간인 언더스탠드에비뉴와 서울숲 등을 투어

하고, 만찬장에서 네트워킹 시간을 가진 후 다 함께 오페라 <잔니 스키키>

를 관람했다.

공연 티켓 인터넷 예매 시

주차요금 사전결제 시스템 도입

CJ 토월극장 매표소,

극장 객석 1층과 통하는 오페라하우스 2층으로 이전

2018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서울·인천지회 기관순회포럼 ‘아투톡’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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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018 NOVEMBER

예술의전당 후원회 제11기 임원단

회 장 서병기

고 문 김영수 김영호 박선주 박영주 송 자 이종구

최종률

부 회 장 강희철 신영애 윤의숙 주원석

감 사 박혜성 신필열

이 사 강신장 구자관 권기찬 김상래 김재정 김중규

김태우 문규영 박성희 박승택 박정부 박종덕

박한용 서민석 양동훈 양수화 예주희 윤홍근

이강호 이병만 이봉훈 이상완 이충희 정문기

정승일 천석규 최영철 한철호 허장원

자문위원 김일곤 박희주 허 참 홍라희

후원회원 구분 및 가입비(연회비 : 100만원, 모란등급 이상은 연회비 자율)

1. 무궁화 1억원 이상

2. 국 화 7천만원 이상

3. 모 란 5천만원

4. 매 화 4천만원

5. 동 백 3천만원

6. 목 련 2천만원

7. 석 류 1천만원

*연회비 100만원(4회 이상 미납 시 후원회원 등록 말소)

* 가입 당해년도 가입회원 및 모란등급 이상 회원은

연회비 자율

* 임원기금을 제외한 모든 후원금은 전액 기부금

영수증 발급 가능

후원회원 기본 예우

1. 예술의전당 후원회원 차량 정기권 등록

2. 후원회원만을 위한 음악회 <예모아 콘서트> 초대

3.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뷰티풀라이프!」 책자 및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프로그램 책자에 후원회 명단 게재

4. 오페라하우스 2층 후원회 멤버스라운지,

음악당 콘서트홀 후원회룸 이용

5. 입장권 구입 시 최대 할인율 적용

6. 공연 프로그램 책자 증정(예술의전당 단독 기획공연에 한함)

7. 후원회 멤버십 카드 발급

가. 공연/음악, 인문, 서예, 미술강좌 수강료 10% 할인~무료

나. 도록 등 발행간행물, 기념품 구입 시 10% 할인

다. 그 외 예술의전당 내 식음료 매장 이용 시 5~10% 할인

(할인율은 매장마다 상이하며, 일부 매장은 할인 제외)

8. 회원별 예우는 홈페이지 참조 www.p-sac.or.kr

문의 전화 : 580-1900

문의 580-1900 www.p-sac.or.kr

2018 후원회원 10월 10일 기준

무궁화회원

이건희 I 홍라희 삼성그룹 회장

권오춘 초허당 후원기금 회장

(주)대일건설 회장 박희주

(주)이건산업 회장 박영주

김영호 (주)일신방직 회장

박성희 I 김경자 꼬모아트옥션 대표이사

김일곤 I 이상옥 (재)대원문화재단 이사장

신영애 I 함현진 Artsylvia Foundation 대표

박선주 I 양정옥 법무법인 산경 대표변호사

이화경 I 담철곤 (주)오리온 부회장

박상욱 I 채정림 소노마 주립대학교 교수

박용현 I 윤보영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백종헌 I 임명효 (주)프라임산업 회장

양규모 I 변순자 (주)KPX홀딩스 회장

윤세영 I 변금옥 (주)SBS 명예회장

KEPCO

(주)KT & G

국화회원

서병기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자관 (주)삼구 아이앤씨 대표이사

유중근 경원문화재단 이사장

박혜성 아마도예술법인 대표

박한용 포스코 경영연구소 고문

이종구 이종구심장클리닉 원장

주원석 미디어윌 회장

모란회원

(주)밀레 대표이사 한철호

이상완 삼성전자(주) 고문

강희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주)동일방직 회장 서민석

윤의숙 FiCOFi 대표

양동훈 (주)유니온통산 회장

박정부 아성그룹 회장

이충희 (주)듀오대표이사

이기남 원암문화재단 이사장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김영수 전) 문화체육부 장관

예스24(주) 회장 김동녕

허장원 서울중앙병원 원장

(주)경농 대표이사 이병만

김태우 전주기독학원 이사장

이현자 뉴욕시티오페라이사

신용극 유로통상(주) 대표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최 윤

(재)정헌재단 이사장 서민석

정의승 우양재단 이사장

최종률 전) 예술의전당 사장

(주)GS칼텍스 회장 허동수

(주)SK Telecom

매화회원

문채수 명화공업(주) 회장

박승택 범아 한의원 대표원장

권기찬 (주)웨어펀 인터내셔널 회장

신필열 (주)삼성전자상담역

이세웅 서울사이버대학교 이사장

박서영 (주)화신공업 회장

허 참 전) 상아제약 회장

정승일 (재)세일 음악문화재단 이사장

(주)조선내화 회장 이화일

김철종 새한산업(주) 회장

동백회원

(주)태인종합건설 대표이사 권태인

상지상사(주) 회장 표상기

정문기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부교수

(주)말타니 회장 이세용

양수화 (사)글로리아 오페라단장

천석규 천일식품(주) 대표이사

정재호 (주)고려당 대표이사

윤홍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박성동 (주)파크랜드 부회장

김병윤 삼지아이티(주) 대표이사

김재정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

(주)하나투어 대표이사 권희석

송 자 세이프 키즈 코리아 이사장

최영철 송담학원 이사장

예주희 동광제약(주) 고문

한국산업은행

서인수 (주)성도이엔지 대표이사

김중규 ㈜카스파 대표이사

성병호 SNS(주) 대표이사

자화전자(주) 대표이사 김상면

(주)진합 회장 이영섭

(주)매지링크 회장 이국진

박종덕 태서리사이클링(주) 회장

허용석 (주)정상 제이엘에스 CRO

목련회원

김상래 (주)성도GL 대표이사

박기주 (주)케이디 파워 CDO

김재학 (주)하이젠 모터 대표이사

박인철 (주)리한 회장

서규리 (사)한국미술협회 회원

이원희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이사장

정우철 (주)일삼 대표이사

김용원 (주)도서출판 삶과꿈 대표

유정해

김지은 (주)코익 대표이사

배동진 (주)흥해 대표이사

최규홍 (주)남강 엠엔테크 대표이사

68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PATRONS OF SAC

지난 10월 19일(금)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네덜란드댄스시

어터1> 내한공연에 후원회원 초청 행사가 있었다. 약 100여 명의 후

원회원이 공연을 관람하고 리셉션에 참석하였다. 후원회에서는 이

공연을 위해 2억 원을 후원하였다.

정승일 매화회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세일음악문화재단에서는

지난 10월 18일(목) <제10회 세일 한국가곡의 밤>을 개최하였다.

음악예술의 발전과 한국가곡의 부흥을 위해 설립된 세일음악문화

재단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세일 한국가곡 콩쿠르>

를 통해 배출된 수상자들과 올해 입상자들이 함께 출연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이날 공연에서는 한국가곡의 역사를 한눈에 아우를 수 있

는 주옥같은 곡들을 작곡가 연대기별로 엄선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석형 석류회원이 지난 9월 언론중재위원회 제16대 위원장으로 선

출되었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위원회가 공정·신속한 사건 처리

와 피해 예방 교육 등을 통해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앞장서왔다고 평가하고, 급변하는 디지털미

디어 환경에서의 인권과 사생활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대

에 걸맞은 위원회의 책무를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광주 제일고등학

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고등법원 판사, 감사원 감사

위원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법무법인 산경의 대표변호사로 활동

하고 있다.

지난 9월 김윤호 김윤호서울외과 원장이 후원회 석류회원으로 가입

하였다. 김윤호 후원회원은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병원 외과 전공의 및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서울대병원 임상강사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지냈다. 현재 성북구에 위치한 김윤호서울외

과에서 유방 및 갑상선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자발적 참여)

후원회 동정

2018년 9월 20일(목) 오페라하우스 로툰다에서 열린 <2018 예모아콘서트>

Page 37: COVER STORY - 예술의전당files.sac.or.kr/ebook/catImage/136/201811.pdf · 2018-10-31 · COvER sTORy 08 연극의 계절, 가을 12 노라 : ‘인형’에서 ‘인간’으로

712018 NOVEMBER

< 2018 승급 및 신입회원 > 10월 10일 기준

신입회원

무궁화회원 박상욱 (소노마 주립대학교 교수,

이희정 실장 추천)

동백회원 허용석 ((주)정상 제이엘에스 CRO,

서병기 회장 추천)

석류회원 윤준모 (전) 현대위아 대표이사,

서병기 회장 추천)

김억조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서병기 회장 추천)

정성은 (전) 기아차 부회장,

서병기 회장 추천)

이건일 ((주)골든듀 회장,

서병기 회장 추천)

백승호 (대원제약(주) 회장,

천석규 이사 추천)

정유리 (한국방송공사 KBS통역사,

예술의전당 홍보부 송성완 부장 추천)

임성근 (김영수 고문 추천)

김윤호 (김윤호 김윤호서울외과 원장,

자발적 참여)

승급회원

무궁화회원 양규모 ((주) KPX홀딩스 회장)

국화회원 주원석 (미디어 윌 회장)

구자관 ((주)삼구아이앤씨 대표이사)

모란회원 최종률 (전)예술의전당 사장)

김태우 (전주기독학원 이사장)

매화회원 문채수 (명화공업 회장)

김철종 (새한산업(주) 회장)

권기찬 ((주)웨어펀 인터내셔널 회장)

동백회원 박성동 ((주) 파크랜드 부회장)

서인수 ((주) 성도이엔지 대표이사)

박종덕 (태서리사이클링(주) 회장)

목련회원 김철주 ((주) 남영전구 대표이사)

이재홍 (청우개발 대표)

<2018 후원금 납부명단> 10월 10일 기준

※ 연회비, 승급후원금, 특별 후원금, 객석기부금 합산 금액임

※ 모란등급 이상 및 당해년도 가입회원은 자율

권오춘 2억3,000만원

구자관 2,000만원

양규모 2,000만원

문채수 1,200만원

박성동 1,000만원

박희주 1,000만원

서병기 1,000만원

신영애 1,000만원

서인수 900만원

김철주 600만원

주원석 300만원

배택현 200만원

성병호 200만원

최왕언 200만원

강신구 강신장 강용현 강희철 고병헌 고종진

권기찬 권성문 권재혁 권태인(태인건설)

권희석(하나투어) 기봉환 김규선 김동녕(예스24)

김명숙 김병윤 김상래 김상면(자화전자) 김영수

김영진 김영철 김용빈 김용원 김일곤 김재정

김재학 김정실 김중규 김지은 김철종 김치중

김태우 김택동 김해동 나천수 민태기 민홍식

박기석 박기주 박서영 박선주 박성희 박수지

박승택 박영렬 박영립 박영주(이건산업) 박용범

박인철 박재우 박정부 박종덕 박충근 박현호

박혜성 배동진 배병관 배중호 백정호 서규리

서민석 서정권 석세일 성영목 성필호 손동창

손상수 송 자 신규철 신명호 신승애 신필열

안희철 양동훈 양수화 염운환 예주희 오흥용

원대연 유영일 유정주 유정해 윤천수 윤홍근

이강호 이국진((주)매지링크) 이민주 이병만

((주)경농) 이병일 이봉훈 이상철 이세용

((주)말타니) 이영섭((주)진합) 이영수 이영옥

이영자 이영혜 이온규 이왕준 이용우 이장한

이재홍 이재후 이종덕 이창주 이충희 이화일

(조선내화(주)) 임복규 임종빈 전효택 정규진

정문기 정성진 정승일 정우철 조병식 조인경

천석규 최광춘 최규홍 최기준 최영철 최종률

표상기(상지상사(주)) 한철호((주)밀레) 허 참

홍경표 황원길 100만원

<2018 임원기금> 10월 10일 기준

박희주 500만원 서병기 300만원

강희철 200만원 신영애 200만원

윤의숙 200만원 주원석 200만원

강신장 구자관 권기찬 김상래 김영수 김영호

김일곤 김재정 김중규 김태우 문규영 박선주

박성희 박승택 박영주 박정부 박종덕 박한용

박혜성 서민석 송 자 신필열 양동훈 양수화

예주희 윤홍근 이강호 이병만 이봉훈 이상완

이종구 이충희 정문기 정승일 천석규 최종률

한철호 허장원 허참 100만원

< 콘서트홀 객석기부 회원 명단> 10월 10일 기준

1층 객석(괄호 안은 좌석 수)

권오춘(40) 익명 후원회원(28) 유중근(14)

김영호(7) (주)밀레(대표 한철호, 6) 박선주(4)

박영주(4) 박혜성(4) 강희철(2)

(주)경농(대표이사 이병만)(2)

구자관(2) 권기찬(2) 김일곤(2) 김재정(2)

김재학(2) (주)대일건설(회장 박희주, 2)

박성희(2) 박인철(2) 서병기(2) 신영애(2),

양동훈(2) 예스24(주)(회장 김동녕, 2)

예주희(2) 윤의숙(2) 이상완(2) 이세웅(2)

이창주(2) 김상래(1) 정승일(2) 주원석(2)

김갑유(1) 김명숙(1) 김병윤(1) 김영수(1)

김영진(1) 김용원(1) 김정실(1) 김태우(1),

김철종(1) 나천수(1) 문누미(1) 민홍식(1)

박용현(1) 박한용(1) 서민석(1) 석세일(1)

신필열(1) 양수화(1) 윤홍근(1) 정문기(1)

천석규(1) 최광춘(1)

2층 객석(괄호 안은 좌석 수)

김지은(5) 문채수(4) 배동진(4) 박선주(2)

강희철(2) 권기찬(2) 박성희(2) 서병기(2)

정문기(2) 천석규(2) 신필열(1)

오페라극장 재개관을 위한 특별후원금을 기부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재)정헌재단 이운형 이상완 김태우 김영호 박선주 이종구

김상래 박성용 박영주 윤의숙 정재호 Yamada Masakatsu

전효택 강희철 권오춘 배택현 이재식 최광춘 서규리 이원희

김영수 고광복 박순옥

70 BEAUTIFUL LIFE! WITH SEOUL ARTS CENTER

PATRONS OF SAC

이종호 (주)JW중외제약 회장

전효택 서울공대 명예교수

강신장 (주)모네상스 대표이사

지성한 (주)한성실업 회장

이재홍 청우개발 대표

김영진 (주)한독 대표이사

나천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석세일 (재)일신문화재단 이사장

손동창 (주)퍼시스 회장

김철주 (주)남영전구 대표이사

임종빈 (주)뉴서울호텔 대표이사

이봉훈 (주)이앤스틸 대표이사

이강호 한국그런포스(주) 회장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

김형육 (주)한양이엔지 회장

김의재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

고광복 중앙회계법인 세무사

고종진 (주)두산 고문

김무일 전) 현대제철부회장

양 웅 전) 국제치의학회 세계회장

유지연 태창철강(주) 대표이사

이경록 (주)효봉 물산 대표이사

이훈규 차 의과학대학 총장

정미애 프로덕션 골드맥스 대표

석류회원

김양자 예맥화랑 대표

윤윤수 (주)휠라코리아 대표

민태기 (주)에스엔에이치 연구소장

이은진 듀크대 봉사재단 창업주

신승애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민주 (주)에이티넘 파트너스 회장

이용우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

박현호 (주)말레 동현 대표이사

배택현 세무사

원대연 건축가

이병일 (주)조비 회장

이온규 (재)솔벗 이사장

이장한 (주)종근당 회장

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정규진 (주)삼양흥업 회장

최광춘 가야치과병원 원장

강용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

기봉환 (주)세림 대표이사

김규선 (주)미건코아 대표이사

유영일

유정주 변호사

이상철 디자이너

이석형 변호사

고병헌 (주)금비 회장

김명숙

김태희 (주)삼표에너지 회장

박기석 (주)시공테크 대표이사

박영렬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

박영립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박지훈 (주)리한 대표이사

박충근 법무법인 lkb앤드 파트너스 변호사

손상수 에이스차터링(주) 대표이사

최왕언 (주)동양파라곤 회장

이재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이영혜 (주)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

김민구 W & M 대표

김해동 비브라운 Asia Pacific 총괄회장

김현실 실내건축 디자이너

배병관 전) 삼성테크원 대표이사

박형인 파이닉스알앤디(주) 회장

권재혁 안양과학대학 학장

김덕표 (주)앤비젼 대표이사

김용빈 한국코포레이션 대표이사

김정실 프라움 악기박물관 관장

박수명 k-phil iNC in Philippines 회장

배중호 (주)국순당 대표이사

이영옥 (주)우리미학/심포니 대표이사

조병식 서해건설(주) 대표이사

강신구

김연욱 호텔 갤러리 대표

김치중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택동 레이크 투자자문(주) 대표이사

남기춘 변호사

박재우 박재우성형외과 원장

신영무 법무법인 세종 대표

윤천수 (주)정일감정평가법인 회장

이선진 (주)영원무역 이사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원장

이창주 (주)빈체로 대표이사

이현구 (주)라까사윅스 회장

허영진 허영진 한의원 원장

문상호

민홍식 (주)싸이언트레이드 대표이사

박수지 수지오페라단 대표

서정권 (주)두비 대표이사

성필호 광성기업(주) 회장

이상렬 청운대학교 총장

이영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임복규 법무법안(유)동인 파트너 변호사

임중연 동국대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교수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조인경 아카데미 웰 대표

최기준 푸르메 재단 이사장

홍경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강현옥

김영철 바인그룹 회장

박용범 용인 탑내과 원장

박찬용 삼성SDS 과장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고문

신규철 제일정형외과 병원 원장

신명호

신준식 (주)신양산업 회장

안희철 (주)두하 회장

염운환 동일 FnG(주) 대표이사

이신혜 고려은단(주) 이사

이영자 한일카페트(주) 감사

이왕준 의료법인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전영채 (사)한길봉사회 이사장

정소영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명예교수

홍기표 (주)우주아이텍 대표이사

홍평우 (주)신라명과대표

황원길 Bahn&Bann 교육컨설팅 대표

김상하 (주)삼양사 회장

고석명 (주)크린텍 회장

권성문 KTB network(주) 대표

권영해

김갑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기범

김억조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윤호 김윤호서울외과 원장

김정자 (재)성정문화재단 이사장

김주인 (주)시-즈 회장

남수정 (주)썬앳푸드 대표이사

박부일 (주)다다실업 회장

박세종 (주)세종공업 대표

박주선 국회의원

백승호 대원제약(주) 회장

오흥용 (주)현대그린푸드 상임고문

윤재승 (주)대웅제약 회장

윤준모 전) 현대위아 대표이사

이건일 (주)골든듀 회장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

이수성

이우용 동아전장(주) 대표이사

이정익 (주)서광전기 대표

이철희 (주)한국건축조형 미술연구소 대표

임성근

정성은 전) 기아차 부회장

정유리 KBS한국방송공사 외신통역사

조규완 이화산업(주) 부회장

조홍석 이화유통(주) 대표

지종한 (주)KJC Display Corp. 대표이사

현덕규 대륙아주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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