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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오피니언 2018년 9월 17일 월요일 1565호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 마이클 부스 지음. 파주 : 글항아리, 2018.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 게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북유럽 국가에서 10년 넘게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기 체류담입니다. ‘느긋함, 아늑함, 유쾌함’을 추구하는 북 유럽 사람들의 삶이 유토피아에 근접해 있다는 사회적 지표들이 발표되 고 있지만 저자가 체험하고 전해주는 그들의 삶은 행복과는 조금 멀게 느껴 지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그려낸 북유럽 5개국 사람들의 삶과 문 화를 세밀하게 읽어내려 가다보면 북유럽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그들의 삶에서 고쳐야 할 점보 다는 배워야할 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좀더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이화인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 서고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금주의 책 / 3층 일반자료실 305.8395 B644a한] 때는 8월6일 오후11시 경. 귀를 찢는 듯한 소음이 시작됐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온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날이었다. 걸레를 내 던지고 손바닥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소리 의 진원지는 내 방에 있던 화재경보기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건물 밖으로 나오니 사 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도 온통 미간을 찌 푸린 채 귓구멍을 틀어막고 있었다. 입은 옷 도 각양각색. 모두 자신이 하던 일을 뒤로 한 채 본능적으로 건물 밖으로 뛰어나온 것이 다. 딱 봐도 알람오작동이 분명했다. 화재가 발생했다 하기엔 연기는커녕 냄새도 나지 않 았다. 여기도 기계가 잘못 작동하는 건 똑같 다며 한숨 쉬던 와중 옆을 보고는 깜짝 놀랐 다. 커다란 소방차가 빛을 뿜으며 서있었다. 곧이어 안전장비를 갖춘 소방관이 건물에서 나왔다. 소방관은 상황이 종료됐음을 알렸 고 학생들을 다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 잠깐의 해프닝 속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시스템의 차이를 몸소 느끼는 순간 이었다. 그 차이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하나, 이 모든 일이 발생하는데 걸린 시간 은 단 5분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이에 맞춰 소방차는 빠르게 도착했다. 둘, 경보 자체가 사람들을 대피하게 하는 ‘직접적인’ 수단이었다. 안 나가고 못 배길 정 도의 소음이었다. 경보기의 기능이 위험이 닥쳐올 때 경계하도록 미리 알리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예 대피까지 맡을 수 있음 을 느꼈다. 셋, 모든 방에 화재 경보기가 하나씩 달려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내가 본 것만 해도 내 방에 하나, 거실에 하나, 복도에 하나 총 세 개 였다. 한국에는 대부분의 아파트에 스프링 클러만 설치되어있을 뿐 화재경보기는 각 층 에 하나씩 있을 뿐이다. 넷, 소방차를 대동한 소방관이 함께 와서 정식으로 점검한다는 것. 자연스럽게 기계 가 꺼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들어와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고 문제없음을 확언한 뒤 상황을 종료하는 그 프로세스 자 체가 안전을 증명했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했던 내 기억 속에는 일 년에 한 번씩 밤 10시에 대피 훈련을 했었다. 다같이 운동 장에 모여 소화기 사용법을 배우고 다시 방 에 들어갔다. 실제로 불이 난적은 없었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렸을 때 아무도 밖에 나가지 않았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실효성이 떨어지 는 것이 사실이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 보기의 기능을 알림을 넘어 대피까지로 확 대시키는 것은 주목해볼 만하다. 누군가는 잦은 기계 오작동으로 화재경보 기를 양치기소년이라 일컫는다. 오명을 쓰고 있는 화재경보기를 비난하기 전에 우리의 안 전 불감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배우는 것은 어떨까. 서현정 (커미15 ) 우리의 안전권은 안전한가 사회적 코르셋 전시는 지양해야 지난 6일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붕괴사 고가 발생했다. 한밤중 서울 동작구에 위치 한 상도유치원 건물이 쌓아놓은 흙막이가 비에 젖어 아래로 무너지면서 주저앉은 것 이다. 사건 당일 낮에는 122명의 원아들이 다니고 있었다. 말문이 막힌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고는 하지만, 안전 불감증과 초동대처 미흡으로 인한 인 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유치원 측이 6개 월 전부터 수차례 시공사와 감리업체, 동작 구청에 사고 우려를 전했지만 안일하게 방 치하다 빚어진 사고라는 것이다. 이런 아찔한 국내 사고소식을 접할 때면 우리의 ‘안전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 것 인지 의구심이 든다. 오래된 대강당 건물, 물탱크가 터져 물바다가 됐었던 학관 건물 에 머물 때면 때로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우 리가 걷는 캠퍼스, 생활하는 건물, 머무는 교실은 과연 안전할까? 건물의 안전성을 측정하는 척도에는 여 러 가지가 있지만, 포항 지진 이후 한참 논란 이 된 내진 설계 측면에서 본교 안전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 터 내진설계가 의무화됐다. 이후 1995년에 6 층 이상 1만㎡ 이상으로, 2005년부터는 3층 이상 1000㎡ 이상으로 강화됐다. 2015년에는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면 2005년 이전에 지어진 6층 미만의 본교 건축물은 내진보강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본지 조사 결과에 따 르면 설립연도를 파악한 교내 건물 50채 중 29채에 건물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 다. 내진설계 여부가 파악이 어려운 건물까 지 합하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건물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서울 에 지진 재해가 발생한다면 본교 역시 그 안 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2005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의 내 진 성능을 보강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지만 적어도, 이용 빈도가 높은 건물부터 성능 검사를 한 후 가장 시급한 건물이라도 내진 보강을 해야 한다. 만일 내진 보강이 힘들다면 최소한 두 가 지는 보장돼야 한다. 첫째, 건물의 안전성 여 부를 확인하는 조치다. 일반 건물은 ‘시설물 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 으로 국가에서 직접 안전 관리를 하지만 본 교는 국가 관리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자체 적인 점검을 통해 안전성 확보 수준을 확인 해야한다. 둘째, 건물 붕괴 시 몸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대피소를 확보해야 한다. 사실 내진설계보다도 시급한 문제다. 그러나 현 재, 대피소의 안전성 검토는 둘째치고 본교 에서 가까운 대피소가 어딘지조차 구성원들 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사자성어가 있 다. 안정된 상황에서도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위태로움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상도유치 원 붕괴 사건을 두고 혹자는 한밤중이어서 내부 거주 인원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 라고 말한다. 본교가 언제 있을지도 모르는 재해에서 ‘운 좋게’ 살아남기를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낙관에 불과하다. 탈코하고 다닌지 n개월. 개강 첫날에도, 약속이 있어도, 내 몸을 위 한 선크림과 립밤만 간단히 바르고 옷은 내 몸이 편하게 입고 다녔다. 누군가가 이십 대 초반인 애가 왜 안 꾸미고 다니냐고 했지만 이제 그런 말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 는 능력이 생겼다. 원래부터 화장과 불편한 옷을 너무 싫어했던 내게는 사실 탈코가 어 려운 게 아니었다. 왜 안 꾸미고 다니냐고 말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당신은 안 꾸미면서 나는 꾸며야 하나요? 내가 짧은 치마와 불편하지만 예쁜 옷을 입었을 때 그것이 나의 선택인지 아닌지, 주 체적인 선택이 맞는지 참 많은 고민을 했었 다. 그리고 결국 내 선택도 이미 수많은 사회 화 과정을 거쳐 형성된 선택이라는 것을 알 게 됐다. 예쁜 옷을 입고 싶어서 입는다 이 것이 과연 사회적 시선이랑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나의 주체적인 선택일까? 답은 아니 다. 꾸미는 게 자기만족이라고도 하지만 우 리는 그 자기만족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생각도 해봐야 한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 음. 만약 그런 것이 정말 없다면 나갈 때마 다 예쁘게 보이지만 내 몸에 불편한 옷을 입 고 싶어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 디까지 내가 바뀌어야 하는 건가? 하는 고민 이 생긴다. 내가 예쁘게 입으면 시선 강간 을 당하는 우리나라에서, 나를 평가하는 말 을 함부로 내뱉는 사람들을 수없이 겪은 내 일상에서, 나는 어떻게 힘을 낼 수 있는가. 매 순간 고민해도 어렵다. 한편 그래도 우리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내 멋대로 살 수만은 없다. 예 의를 지켜야 할 곳에서는 단정하게 차려입 기도 해야 한다. 옷은 그렇게 그때와 장소 에 맞게 입으면 되겠지. 그 정도가 어렵다. 아직도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코 르셋을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도 몰 랐을 수 있겠지만 이런 이유로 몇 달 전부 터 나의 개인 SNS에 화장을 심하게 한 사 진이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사진은 전 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리는 사진도 보 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작은 부분이지만 남 시선을 훨씬 신경쓰지 않게 됐고 내가 나를 인정함으로 써 날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반면 가끔씩 SNS에 조신한 자세를 취하게끔 만드는 불 편한 오프숄더에 보일락 말락 딱 붙는 치 마를 입고 클럽에가서 몸매를 부각시켜 자 신의 인생샷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사 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도 안 멋 있고 안타깝다. 예쁜 게 권력이냐? 예쁘다 고 평가할 수 있는 게 권력이지 어디선가 듣고 띵했던 말이다. 나는 각자 생각도 다르고 변화속도도 다 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 었던 말의 요지는, 본인 맘대로 살되, 적어도 전시하지 말자는 것이다. SNS에 전시하는 순간 그건 개인적인 게 아니라 작든 크든 사 회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니까. 한채영 사회문화부 부장 최승은 정외15 건물 안전 확인과 대피소 확보 필요해 남 시선 의식 않고 본인을 더 사랑하게 돼 양치기소년의 가르침 기숙사 외부인 거주 문제가 꾸준히 사 생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도 외부 단체가 교내 연계 프로그 램을 진행하기 위해 기숙사에 4~5 일정 도 머물렀다. 사생들은 외부인들이 머무 는 도중 인솔자의 음주, 흡연 및 참가한 학생들의 고성방가로 인해 불편함을 느 꼈다. 학생들은 기숙사 경비실과 사생회 에 신고했지만, 해당 외부인들은 흡연에 한해서만 벌점 5점 및 경고를 받고 일정 을 무사히 마친 뒤 기숙사를 나갔다. 현재 외부인 기숙사 거주로 인한 사생 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규정은 미 흡하다. 외부인 거주에 대해 사생들에 게 공개되는 기숙사 규정은 방학 때 외부 인들이 학교 연계 프로그램으로 기숙사 에 머물 수 있다는 한 줄 뿐이다. 이에 사 생들은 외부인이 방학 때 들어와 지내는 것에 불안감을 느껴도 별다른 조치를 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미 외부인 조건 을 포함한 기숙사 규정에 동의했기 때문 이다. 이에 학생들은 자신의 기숙사에 방학 중 외부인이 머물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 면 혹시나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지는 않 았을까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기숙사 측은 몰래카메라 점검 실시 등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 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숙사 측의 ‘점 검을 했고, 몰래카메라는 발견되지 않 았다’라는 공지만 믿어야 하는 실정이 다. 심지어 이번 여름방학에는 외부인이 나가고 난 뒤 추가 시행한 점검 결과도 사생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기숙사의 외부인 규정은 모호한 만 큼 구멍도 많다. 대표적으로 외부인 거 주에 따른 행정 처리 문제가 있다. 외부 인은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기숙사에 머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다. 이런 외부인들에게 기숙사 측은 한 학기 이 상 머무는 사생들과 똑같은 벌점 제도 를 적용 중이다. 기숙사는 벌점 10점이면 퇴사 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한 학기 머무는 사생들 에게 한 번의 음주는 머무는 기간을 감 안하면 굉장히 큰 위험이다. 머무는 동 안 사생들은 통금, 생활 점검, 택배 수령 등 많은 규칙을 지켜야 한다. 만약 해당 규칙들을 어길 경우 최소 벌점인 2점으 로 계산해도 5번만 어기면 퇴사해야 한 다. 반면 외부인들에게 한 번의 음주는 그렇게 큰 위험이 아니다. 그들은 금방 기숙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기숙사는 외부인이 기숙사에 머물 경 우 학생들에게 별다른 공지를 하지 않는 다. 이미 외부인에 대한 규정을 입사 시 명시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본교와는 반 대로 덕성여대 기숙사는 여름방학 중 외 부인 관련 프로그램 예정을 일주일 전 미리 공지했다. 해당 공지에는 층별 사 용 인원과 성비 및 프로그램 진행 날짜 와 사용하게 될 장소까지 나와 있다.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집이다. 외부인 이 묶을 수 밖에 없다면 적어도 거주하 는 학생들이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규 정과 행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부실한 기숙사 외부인 거주 규정, 보완 필요 금주의 책 0815~0913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신과 함께 : 저승편 : 주호민 만화 개정판 주호민 애니북스 2017 2 순조실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세종대왕기념 사업회 1991-1994 3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전면개정판] 이원복 김영사 2012-2013 4 룬의 아이들. 2부, 데모닉 전민희 제우미디어 2003-2006 5 (청소년) 토지 : 박경리 대하소설 박경리 이룸 2003 6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Werber, Bernard 열린책들 2018 7 여중생A 허5파6 비아북 2017 8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애니북스 2011- 9 토지 : 박경리 대하소설 박경리 마로니에북스 2012 10 수호지 개정판 시내암 민음사 2011 우아현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우리의 안전권 은 안전한가pdfi.ewha.ac.kr/1565/156510.pdf ·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서고위치 : 중앙도서관 [2층홀 금주의 책한국에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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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우리의 안전권 은 안전한가pdfi.ewha.ac.kr/1565/156510.pdf ·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서고위치 : 중앙도서관 [2층홀 금주의 책한국에서는 어떨까

10 오피니언 2018년 9월 17일 월요일 1565호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 마이클 부스 지음. 파주 : 글항아리, 2018.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

게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북유럽 국가에서 10년 넘게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기 체류담입니다. ‘느긋함, 아늑함, 유쾌함’을 추구하는 북

유럽 사람들의 삶이 유토피아에 근접해 있다는 사회적 지표들이 발표되

고 있지만 저자가 체험하고 전해주는 그들의 삶은 행복과는 조금 멀게 느껴

지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그려낸 북유럽 5개국 사람들의 삶과 문

화를 세밀하게 읽어내려 가다보면 북유럽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그들의 삶에서 고쳐야 할 점보

다는 배워야할 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좀더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이화인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중앙도서관-

서고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금주의 책 / 3층 일반자료실 305.8395 B644a한]

때는 8월6일 오후11시 경. 귀를 찢는 듯한

소음이 시작됐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온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날이었다. 걸레를 내

던지고 손바닥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소리

의 진원지는 내 방에 있던 화재경보기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건물 밖으로 나오니 사

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도 온통 미간을 찌

푸린 채 귓구멍을 틀어막고 있었다. 입은 옷

도 각양각색. 모두 자신이 하던 일을 뒤로 한

채 본능적으로 건물 밖으로 뛰어나온 것이

다. 딱 봐도 알람오작동이 분명했다. 화재가

발생했다 하기엔 연기는커녕 냄새도 나지 않

았다. 여기도 기계가 잘못 작동하는 건 똑같

다며 한숨 쉬던 와중 옆을 보고는 깜짝 놀랐

다. 커다란 소방차가 빛을 뿜으며 서있었다.

곧이어 안전장비를 갖춘 소방관이 건물에서

나왔다. 소방관은 상황이 종료됐음을 알렸

고 학생들을 다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 잠깐의 해프닝 속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시스템의 차이를 몸소 느끼는 순간

이었다. 그 차이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하나, 이 모든 일이 발생하는데 걸린 시간

은 단 5분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이에 맞춰 소방차는 빠르게 도착했다.

둘, 경보 자체가 사람들을 대피하게 하는

‘직접적인’ 수단이었다. 안 나가고 못 배길 정

도의 소음이었다. 경보기의 기능이 위험이

닥쳐올 때 경계하도록 미리 알리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예 대피까지 맡을 수 있음

을 느꼈다.

셋, 모든 방에 화재 경보기가 하나씩 달려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내가 본 것만 해도 내

방에 하나, 거실에 하나, 복도에 하나 총 세 개

였다. 한국에는 대부분의 아파트에 스프링

클러만 설치되어있을 뿐 화재경보기는 각 층

에 하나씩 있을 뿐이다.

넷, 소방차를 대동한 소방관이 함께 와서

정식으로 점검한다는 것. 자연스럽게 기계

가 꺼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들어와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고 문제없음을

확언한 뒤 상황을 종료하는 그 프로세스 자

체가 안전을 증명했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했던 내 기억 속에는 일 년에 한 번씩

밤 10시에 대피 훈련을 했었다. 다같이 운동

장에 모여 소화기 사용법을 배우고 다시 방

에 들어갔다. 실제로 불이 난적은 없었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렸을 때 아무도 밖에 나가지

않았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실효성이 떨어지

는 것이 사실이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

보기의 기능을 알림을 넘어 대피까지로 확

대시키는 것은 주목해볼 만하다.

누군가는 잦은 기계 오작동으로 화재경보

기를 양치기소년이라 일컫는다. 오명을 쓰고

있는 화재경보기를 비난하기 전에 우리의 안

전 불감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배우는

것은 어떨까. 서현정(커미15 )

우리의 안전권은 안전한가

사회적 코르셋 전시는 지양해야

지난 6일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붕괴사

고가 발생했다. 한밤중 서울 동작구에 위치

한 상도유치원 건물이 쌓아놓은 흙막이가

비에 젖어 아래로 무너지면서 주저앉은 것

이다. 사건 당일 낮에는 122명의 원아들이

다니고 있었다. 말문이 막힌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고는 하지만,

안전 불감증과 초동대처 미흡으로 인한 인

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유치원 측이 6개

월 전부터 수차례 시공사와 감리업체, 동작

구청에 사고 우려를 전했지만 안일하게 방

치하다 빚어진 사고라는 것이다.

이런 아찔한 국내 사고소식을 접할 때면

우리의 ‘안전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 것

인지 의구심이 든다. 오래된 대강당 건물,

물탱크가 터져 물바다가 됐었던 학관 건물

에 머물 때면 때로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우

리가 걷는 캠퍼스, 생활하는 건물, 머무는

교실은 과연 안전할까?

건물의 안전성을 측정하는 척도에는 여

러 가지가 있지만, 포항 지진 이후 한참 논란

이 된 내진 설계 측면에서 본교 안전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

터 내진설계가 의무화됐다. 이후 1995년에 6

층 이상 1만㎡ 이상으로, 2005년부터는 3층

이상 1000㎡ 이상으로 강화됐다. 2015년에는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면 2005년 이전에 지어진 6층 미만의

본교 건축물은 내진보강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본지 조사 결과에 따

르면 설립연도를 파악한 교내 건물 50채 중

29채에 건물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

다. 내진설계 여부가 파악이 어려운 건물까

지 합하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건물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서울

에 지진 재해가 발생한다면 본교 역시 그 안

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2005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의 내

진 성능을 보강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지만

적어도, 이용 빈도가 높은 건물부터 성능

검사를 한 후 가장 시급한 건물이라도 내진

보강을 해야 한다.

만일 내진 보강이 힘들다면 최소한 두 가

지는 보장돼야 한다. 첫째, 건물의 안전성 여

부를 확인하는 조치다. 일반 건물은 ‘시설물

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

으로 국가에서 직접 안전 관리를 하지만 본

교는 국가 관리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자체

적인 점검을 통해 안전성 확보 수준을 확인

해야한다. 둘째, 건물 붕괴 시 몸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대피소를 확보해야 한다. 사실

내진설계보다도 시급한 문제다. 그러나 현

재, 대피소의 안전성 검토는 둘째치고 본교

에서 가까운 대피소가 어딘지조차 구성원들

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사자성어가 있

다. 안정된 상황에서도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위태로움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상도유치

원 붕괴 사건을 두고 혹자는 한밤중이어서

내부 거주 인원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

라고 말한다. 본교가 언제 있을지도 모르는

재해에서 ‘운 좋게’ 살아남기를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낙관에 불과하다.

탈코하고 다닌지 n개월.

개강 첫날에도, 약속이 있어도, 내 몸을 위

한 선크림과 립밤만 간단히 바르고 옷은 내

몸이 편하게 입고 다녔다. 누군가가 이십 대

초반인 애가 왜 안 꾸미고 다니냐고 했지만

이제 그런 말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

는 능력이 생겼다. 원래부터 화장과 불편한

옷을 너무 싫어했던 내게는 사실 탈코가 어

려운 게 아니었다. 왜 안 꾸미고 다니냐고 말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당신은 안

꾸미면서 나는 꾸며야 하나요?

내가 짧은 치마와 불편하지만 예쁜 옷을

입었을 때 그것이 나의 선택인지 아닌지, 주

체적인 선택이 맞는지 참 많은 고민을 했었

다. 그리고 결국 내 선택도 이미 수많은 사회

화 과정을 거쳐 형성된 선택이라는 것을 알

게 됐다. 예쁜 옷을 입고 싶어서 입는다 이

것이 과연 사회적 시선이랑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나의 주체적인 선택일까? 답은 아니

다. 꾸미는 게 자기만족이라고도 하지만 우

리는 그 자기만족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생각도 해봐야 한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

음. 만약 그런 것이 정말 없다면 나갈 때마

다 예쁘게 보이지만 내 몸에 불편한 옷을 입

고 싶어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

디까지 내가 바뀌어야 하는 건가? 하는 고민

이 생긴다. 내가 예쁘게 입으면 시선 강간

을 당하는 우리나라에서, 나를 평가하는 말

을 함부로 내뱉는 사람들을 수없이 겪은 내

일상에서, 나는 어떻게 힘을 낼 수 있는가. 매

순간 고민해도 어렵다.

한편 그래도 우리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내 멋대로 살 수만은 없다. 예

의를 지켜야 할 곳에서는 단정하게 차려입

기도 해야 한다. 옷은 그렇게 그때와 장소

에 맞게 입으면 되겠지. 그 정도가 어렵다.

아직도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코

르셋을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도 몰

랐을 수 있겠지만 이런 이유로 몇 달 전부

터 나의 개인 SNS에 화장을 심하게 한 사

진이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사진은 전

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리는 사진도 보

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작은 부분이지만 남 시선을 훨씬

신경쓰지 않게 됐고 내가 나를 인정함으로

써 날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반면 가끔씩

SNS에 조신한 자세를 취하게끔 만드는 불

편한 오프숄더에 보일락 말락 딱 붙는 치

마를 입고 클럽에가서 몸매를 부각시켜 자

신의 인생샷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사

진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도 안 멋

있고 안타깝다. 예쁜 게 권력이냐? 예쁘다

고 평가할 수 있는 게 권력이지 어디선가

듣고 띵했던 말이다.

나는 각자 생각도 다르고 변화속도도 다

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

었던 말의 요지는, 본인 맘대로 살되, 적어도

전시하지 말자는 것이다. SNS에 전시하는

순간 그건 개인적인 게 아니라 작든 크든 사

회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니까.

한채영

사회문화부 부장

최승은

정외15

건물 안전 확인과

대피소 확보 필요해

남 시선 의식 않고

본인을 더 사랑하게 돼

양치기소년의 가르침

기숙사 외부인 거주 문제가 꾸준히 사

생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도 외부 단체가 교내 연계 프로그

램을 진행하기 위해 기숙사에 4~5 일정

도 머물렀다. 사생들은 외부인들이 머무

는 도중 인솔자의 음주, 흡연 및 참가한

학생들의 고성방가로 인해 불편함을 느

꼈다. 학생들은 기숙사 경비실과 사생회

에 신고했지만, 해당 외부인들은 흡연에

한해서만 벌점 5점 및 경고를 받고 일정

을 무사히 마친 뒤 기숙사를 나갔다.

현재 외부인 기숙사 거주로 인한 사생

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규정은 미

흡하다. 외부인 거주에 대해 사생들에

게 공개되는 기숙사 규정은 방학 때 외부

인들이 학교 연계 프로그램으로 기숙사

에 머물 수 있다는 한 줄 뿐이다. 이에 사

생들은 외부인이 방학 때 들어와 지내는

것에 불안감을 느껴도 별다른 조치를 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미 외부인 조건

을 포함한 기숙사 규정에 동의했기 때문

이다.

이에 학생들은 자신의 기숙사에 방학

중 외부인이 머물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

면 혹시나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지는 않

았을까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기숙사

측은 몰래카메라 점검 실시 등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

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숙사 측의 ‘점

검을 했고, 몰래카메라는 발견되지 않

았다’라는 공지만 믿어야 하는 실정이

다. 심지어 이번 여름방학에는 외부인이

나가고 난 뒤 추가 시행한 점검 결과도

사생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기숙사의 외부인 규정은 모호한 만

큼 구멍도 많다. 대표적으로 외부인 거

주에 따른 행정 처리 문제가 있다. 외부

인은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기숙사에

머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다. 이런

외부인들에게 기숙사 측은 한 학기 이

상 머무는 사생들과 똑같은 벌점 제도

를 적용 중이다.

기숙사는 벌점 10점이면 퇴사 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한 학기 머무는 사생들

에게 한 번의 음주는 머무는 기간을 감

안하면 굉장히 큰 위험이다. 머무는 동

안 사생들은 통금, 생활 점검, 택배 수령

등 많은 규칙을 지켜야 한다. 만약 해당

규칙들을 어길 경우 최소 벌점인 2점으

로 계산해도 5번만 어기면 퇴사해야 한

다. 반면 외부인들에게 한 번의 음주는

그렇게 큰 위험이 아니다. 그들은 금방

기숙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기숙사는 외부인이 기숙사에 머물 경

우 학생들에게 별다른 공지를 하지 않는

다. 이미 외부인에 대한 규정을 입사 시

명시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본교와는 반

대로 덕성여대 기숙사는 여름방학 중 외

부인 관련 프로그램 예정을 일주일 전

미리 공지했다. 해당 공지에는 층별 사

용 인원과 성비 및 프로그램 진행 날짜

와 사용하게 될 장소까지 나와 있다.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집이다. 외부인

이 묶을 수 밖에 없다면 적어도 거주하

는 학생들이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규

정과 행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부실한 기숙사 외부인 거주 규정, 보완 필요

금주의 책

0815~0913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신과 함께 : 저승편 : 주호민 만화 개정판 주호민 애니북스 2017

2 순조실록 세종대왕기념사업회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91-1994

3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전면개정판] 이원복 김영사 2012-2013

4 룬의 아이들. 2부, 데모닉 전민희 제우미디어 2003-2006

5 (청소년) 토지 : 박경리 대하소설 박경리 이룸 2003

6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Werber, Bernard 열린책들 2018

7 여중생A 허5파6 비아북 2017

8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애니북스 2011-

9 토지 : 박경리 대하소설 박경리 마로니에북스 2012

10 수호지 개정판 시내암 민음사 2011

우아현 만평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