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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진작을 위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 : 대ㆍ중소기업 간 위험공유를 중심으로* 하준경 한재준

내수 진작을 위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 · 2017-01-31 · OQy2 K 0 K¶ JGv .OQ©/y2 hE g h 123GoÀü9«Lj jw FG ñA voÀüVWUL :;ú w WYUFGk Q ¦ v©/V K¯]v S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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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진작을 위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 :대ㆍ중소기업 간 위험공유를 중심으로*

* 본 연구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 한양대학교 경상대학 경제학부 조교수, Email: [email protected]

***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부 조교수, Email: [email protected]

하준경**․한재준***

2011. 12.

목 차

요 약 ·····················································································································1

I. 머리말 ··············································································································2

II.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현황 및 원인 ·······················································4

1. 내수위축의 현황 ·······················································································4

2. 내수위축의 원인·························································································8

3.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 ········································································10

III.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간 관계 분석 ······································17

1. 홀드업 존재시 최적투자 수준································································18

2. 대기업의 중소기업 투자위험 공유시 최적투자 수준··························23

3. 위험공유시와 비공유시의 비교·······························································24

IV. 내수 활성화를 위한 금융의 역할 ·························································31

1. 중소기업 투자위험의 공유······································································31

2. 홀드업 문제 예방·····················································································34

3.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34

4. 중소기업 전담 신용정보기관 등 인프라 구축······································38

V. 맺음말 ··········································································································41

<부록> 중소기업 금융의 현황, 문제점 및 해외사례 ·······························42

참고문헌 ·············································································································57

- 1 -

요약

본 연구에서는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금융의 역할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모색한다. 구체적으로 금융부문을 매개로 수출기업

(대기업)과 내수기업(중소기업) 간의 위험공유를 촉진하여 수출증가가 내수의

증가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우리나라 경제환경의

특성상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사이에는 시장력(market power)의 불

균형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중간재 거래와 관련된 위험이 중소기업에 과도

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중소기업이 특정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

는 중간재를 생산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실행할 때 대기업은 수요를 사전적으

로 문서를 통해 보장해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이 대

부분의 투자위험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러한 홀드업(hold-up) 문제는 설비투

자의 위축과 함께 내수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와 내수를 위축시키게 된

다. 따라서 금융부문은 중소기업이 투자를 할 때 대기업이 사전적으로 다양

한 방식으로 위험을 분담하는 경우 해당 대기업에 직접 인센티브를 주는 방

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금융부문 입장에서도 관련 중소기업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적극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JEL 분류 : G20, G32, L16

핵심주제어 : 내수, 중소기업, 대기업, 홀드업, 위험공유

- 2 -

I. 머리말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즉 내수의 상대적 위축은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내수부문이 수출부문에 비해

훨씬 고용창출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관점에

서도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내수와 수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수출부문의 활성화가 내수부문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잘 작동한다면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은 일시

적인 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 한국경제에서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은 그다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이러한 현상이 고

착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 회복과정에서도 그대로 드

러나면서 경제 및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즉, 금융위기의 극복과

정에서 수출부문은 비교적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였으나 내수부문에는 그 온

기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동반성장을 경제의 주요 의제로 삼고 각 부문 간의

균형적 성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내수부문의 활성화가 주요 과

제가 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부문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내수부문의 주축을 이

루고 있는 중소기업들과 수출부문의 주축을 이루는 대기업이 금융부문을 매

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내수와 수출의 연계성이 높아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1)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사이의 연계 약화는 양자 사이의 위험공유

메커니즘의 약화와 더불어 진행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초점

을 맞추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위험공유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위험공유는 적절히 이루어질 경우 중소기업의 투

자를 활성화해서 내수를 진작시킬 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중간재의

1)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 외에도 소상공인문제, 서비스업 문제 또는 대기업 자체의 고

용 및 투자부진 문제, 고용 없는 성장 등 내수진작을 위해 해결되어져야 할 부분이 매우 많이

있으며, 그 가운데에서 금융의 역할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 3 -

품질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에 공여된 자금의 회수가능성을 높여 대기업과 금

융회사의 수익성에도 도움을 주므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본 연구에서는 위험공유 방안을 본격적으로 분석하기에 앞서 먼저 거시경

제의 순환과정을 통해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원인을 밝힐 것이다. 또 대기업

과 중소기업 사이에 발생하는 홀드업(hold-up) 문제-즉, 중소기업이 대기업

에 납품하기 위해 해당 대기업에 특화된 설비투자를 실행했을 때 대기업이

사후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거래를 불발시키거나 납품단가를 과도하

게 인하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양자 간의 위험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내수가 위축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대기

업과 중소기업이 위험을 자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금융측면에서 어떠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또 어떤 금융방식이 이에 적합한지 등을 논의할

것이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제II장에서는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현황 및 원인을 살펴본다. 그리고 제III장에서는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

업 사이의 위험공유가 내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론 모형을 통해 알

아본다. 제IV장에서는 제II장의 분석을 바탕으로 내수 진작을 위한 금융의 역

할을 모색해본다. 제Ⅴ장에서는 결론을 제시한다.

- 4 -

Ⅱ.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현황 및 원인

이 장에서는 내수-수출 불균형의 현황을 내수위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원인을 알아보기로 한다.

1. 내수위축의 현황

가. GDP 구성요소

먼저 GDP의 구성요소 측면에서 내수위축의 현황을 보면, 내수위축은 민간

소비와 투자의 부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에는 구

조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에는 GDP 중 60% 정도를

유지하던 민간소비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5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가

2002년 카드거품에 힘입어 50%대 후반까지 올랐으나 이후 다시 떨어져

50%대 초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민

간소비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투자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투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40%에 육박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20%대 후반에서 30% 사이에서 안정되

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투자가 급감했

다가 최근에는 26%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나 이 역시 과거에 비해서는 부진한

모습이다.

반면에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한 순수출은 2004년 이후 GDP의 3% 수준에

서 변동하다가 2008년 이후에는 GDP의 7% 수준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

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시의 환율 급등과 같은 요인들이 이러한 변화와 무

관하지 않을 것이나 순수출은 과거에 비해 상방이동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나. 저축-투자의 불균형

한편 거시경제의 균형 조건을 상기하면,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은 다른 측

면에서 볼 때 저축과 투자의 불균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저축률이 투

- 5 -

자율에 비해 높아지면서 내수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림 1> GDP 구성요소들의 비중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그림 2> 총저축률과 총투자율의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저축률을 부문별로 나누어 보면, 가계부문의 저축률은 크게 낮아졌는데 이

는 민간소비가 급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의 비중이 크게 하락하였기

- 6 -

때문이다. 반면 기업부문의 저축률은 급상승하여 전반적으로 저축이 투자를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즉, 가계소득의 상대적 저하와 기업저축의

급증 또는 기업투자의 부진이 저축-투자의 불균형, 그리고 내수-수출의 불균

형을 가져오고 있다.

<그림 3> 부문별 저축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이상의 현황을 종합해 보면 내수의 위축은 민간소비의 위축, 그리고 투자

의 부진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투자율은 장기적인 추세를 향해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민간소비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내수-수출의 불균형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경제에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도 쉽

게 확인할 수 있다. 즉, 내수위축은 위기를 맞이했을 때 발생하는 일시적인

조정작용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 글로벌 불균형

이러한 내수-수출의 불균형은 크게 보면 글로벌 불균형의 한 부분으로 볼

수도 있다.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무역 불균형은 1997년 아시아 금

- 7 -

융위기 이후 확대되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지속되어 왔으며, 그

이후 조정 움직임은 있으나 급속히 해소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의 내수-수출 불균형은 더욱 두드러지게 된 것

이다.

따라서 내수진작은 우리나라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주요국들의

공통된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의 경

우에는 특히 민간소비의 위축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투자율의 경우에는 거시

지표상으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 수준이

나 미시적으로 볼 때에는 중소기업 및 내수산업의 투자가 부진하다고 할 수

있다. 미시적인 투자 데이터는 잘 조사되어 있지 않으나 한국정책금융공사의

2011년 투자계획 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의 예상 투자증가율은 -3.9%, 중견

기업은 10.9%, 대기업은 16.4%이며, 내수산업은 8.5%에 그치는 반면 수출산

업은 20.7%에 달하고 있다(한국정책금융공사 2011).2)

<그림 4> 전세계 경상수지 불균형의 추이(세계 GDP 대비 비중, %)

자료 : Ha, Lee, and Sumulong(2010)

2) 중소기업은 상시 근로자 수 300인 미만이거나 자본금 80억원 이하인 기업을 말하며, 중견기업은

중소기업 범주를 벗어난 기업으로서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집단이 아닌 기업으로 2011년

기준으로 1,213개사이다. 또 수출기업은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 8 -

2. 내수위축의 원인

내수위축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서 거시경제의 순환을 <그림 5>와 같이

그려보자. 이 그림에서 실선은 실물거래와 관련한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며,

점선은 금융거래에 따른 자금의 흐름을 보여준다. 여기서 내수위축의 1차적

인 원인은 내수기업의 부진과 이로 인한 가계소득의 부진 및 국내소비의 위

축이라고 볼 수 있다. 내수기업의 부진은 전반적인 투자위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내수기업의 위축은 자금 흐름의 관점에서 볼 때 두 가지 측면에서 파악될

수 있다. 첫째로는 내수기업이 국내 소비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자금의 흐름이

위축되었으며, 둘째로는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에 중간재를 판매하여 얻는 자

금의 흐름이 위축되었다. 이는 <표 1>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3)

<그림 5> 거시경제의 순환과 내수위축

외 국

수출기업

내수기업

가 계

수출수입

②노동시장: 가계소득

③상품시장: 국내소비

국외소비

①중간재 거래

금 융

먼저 국내소비는 외환위기 이전 10년 동안에는 GDP 증가율의 0.94배에

이르는 속도로 증가했었으나 2000년 이후 10년 동안에는 GDP 증가율의 0.74배

3) 일반적으로 기업부문이 자금의 적자단위이므로 금융자금은 금융에서 기업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교과서적인 설명이나 수출기업의 경우 자금의 흑자단위로 기능하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반영하여 “수출기업→금융”의 금융자금 흐름이 다소 예외적으로 가

능함을 표시하였다.

- 9 -

에 불과한 속도로 증가했다. 즉, 국내소비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 가처분소득이 2000년 이후 10년 동안 GDP 증가율의 0.79

배에 불과한 속도로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밀접히 관련된다. 외환위기 이전

에 GDP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속도로 증가하던 개인 가처분소득이 급속히

위축되는 반전을 겪으면서 국내소비가 위축되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내수기업의 수출기업에 대한 중간재 판매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제조업 중간재 내수출하지수를 보면 외환위기 이후

에 그 증가속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내수기업의 주요 부

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성장세가 수출 대기업에 비해 둔화되어온 사실을

통해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표 1> GDP 주요 구성요소의 성장률 변화

외환위기 이전 10년:

1986~1996

최근 10년:

2000~2010

증가율(%)GDP증가율

대비(배)증가율

GDP증가율

대비(배)

GDP 129.2 1.00 50.0 1.00

민간소비 126.5 0.98 39.6 0.79

(국내소비) 121.6 0.94 36.9 0.74

(국외소비) 1,207.7 9.35 133.2 2.66

총고정자본형성 236.9 1.83 30.6 0.61

(설비투자) 255.6 1.98 39.7 0.79

정부지출 90.0 0.70 58.8 1.18

수출 203.7 1.58 142.0 2.84

수입 302.1 2.34 103.0 2.06

중간재내수출하지수(제조업) 175.2 1.36 58.7 1.17

가처분소득(개인) 265.0 2.05 39.3 0.79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이상의 거시경제 순환 분석에서 나타난 내수위축의 원인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사이의 연계 약화 : 수출증가가 내수기업의 성장

으로 연결되지 않아 트리클다운 효과가 약화

(2) 가계소득 증가의 부진 : 내수기업 종사자들의 소득 증가 부진, 고용창

- 10 -

출력이 큰 중소기업 및 서비스업 부문의 소득증가 부진

(3) 국내소비 증가의 부진 : 가계소비 중 국내소비 증가세가 해외소비 증

가세에 비해 부진

이상의 세 가지 원인들 중 국내소비 증가가 부진한 것은 해외소비 증가에

도 일부 원인이 있겠지만 주로 가계소득의 부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또 가계소득 증가의 부진은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로 인한 내수기업의 수익

성 악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4)

이제 트리클다운 효과 약화와 내수기업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좀 더 자세

히 살펴보자.

3.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

내수위축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시작되었음을 감안하면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여러 가지 변화들이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는 구체적으로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사이의 연계가 약화된 것을 말한다. 즉 수출 대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이 내

수 중소기업의 양적, 질적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외환위기를 전후한 경제의 주된 변화들을 꼽아보면, 먼저

거시적으로는 환율의 절하가 두드러진 변화이다. 또 미시적 요인으로는 경제

의 구조조정과 고용 불안정,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른 국내 산업연관관계의

약화, 그리고 이에 따른 중소기업의 위축 및 가계의 소득기반 약화 등을 꼽

아볼 수 있다. 이들 요인들 중 환율은 본 논문이 다루고자 하는 금융부문의

역할보다는 거시정책의 역할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여기서는 본격적으로 다루

지 않는다.5) 먼저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의 연계성 약화 요인들을 살펴보자.

가. 글로벌화와 수출-내수산업의 연계성 약화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이루어졌다고 할

4) 여기서 내수기업의 수익성은 수요측면에서의 부진과 공급측면에서의 생산성 저하에 동시에 기인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생산성 저하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내수부문으

로 노동력이 밀려들면서 시작되었음을 감안하면 수요부진 문제가 선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 다만 내수의 위축과 환율의 관계에 대해서는 <참고 1>을 참조하라.

- 11 -

수 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의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

되면서 우리나라가 국제분업 질서에 급격히 편입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전과는 달리 경제의 국내적 연계구조가 느슨해지면

서 세계경제와의 상호작용이 보다 활발히 일어나게 되었다. <그림 6>에 나

타난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사이의 관계를 보면 이러한 변화가 뚜렷이 드러

난다. 즉, 외환위기 이전에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

이는 경향이 있었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양자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생

겨난 것이다.6)

이는, 과거에는 상품 수출이 늘어나더라도 많은 서비스들이 국내에서 조달

되었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상품 수출이 늘수록 생산에 필요한 서비스들,

특히 지식서비스들이 해외에서 조달되는 식으로 국제분업이 이루어졌음을 시

사한다. 즉, 수출이 늘수록 서비스부문이 더 많이 해외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

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가 늘수록 적자가 커지는 서비스로는

사업서비스와 유학비용을 포함한 여행서비스가 대표적이다.7)

<그림 6>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추이

(단위 : 백만 달러)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6) 물론 양자의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움직이는 방향은 과거와 현저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7) 여행서비스 적자의 경우에도 생활수준 향상을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나 내수산업과 대체성이 강

하므로 그 자체로서 내수위축과 연관성이 있고, 여행서비스에 포함된 교육비도 내수의 위축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 12 -

<그림 7> 서비스수지의 구성요소

(단위 : 백만 달러)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그림 8> 사업서비스수지의 구성요소

(단위 : 백만 달러)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특히 사업서비스 중에서는 중개 및 기타 무역관련 서비스, 광고 및 시장조

사, 법률, 회계, 경영컨설팅, 연구개발 등의 업종에서 적자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서비스업은 음식, 숙박, 도소매 등 전통적인 서비스와는 달리 지식 및

인적자본 집약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상품수지 흑자-서비스수지 적자의 구조적 문제가 확대되면서 비교

- 13 -

우위 부문인 제조업과 비교열위 부문인 서비스업 간의 불균형도 확대되었다.

제조업이 물적자본 집약적이고 서비스업이 인적자본 집약적이라는 점을 감안

하면 이러한 구조변화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일자리”의 성장둔화를 의미하게

되며, 이는 가계소득의 상대적 저하를 통해 내수위축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표 2>와 <그림 9>를 보면 서비스업의 고용비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

는 반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정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경

제 전반적으로 일자리의 질적 저하와 가계 소득기반의 약화로 귀결됨으로써

내수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그림 10>).

<표 2> 산업별 취업자 비중 추이

(단위 : %)

1970 1980 1990 1995 2000 2005

Services 34.3 38.6 47.7 54.8 61.2 65.2

Manufacturing 14.2 22.7 27.9 23.6 20.3 18.5

Others 51.5 38.7 24.4 21.6 18.5 16.3

Sources : OECD(http://www.oecd.org/statsportal) and 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

(http://www.kosis.kr/eng/index.html).

<그림 9>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 추이(실질 부가가치 기준)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14 -

<그림 10> 국민소득 중 가계와 민간 비법인기업의 비중 추이

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계성 약화

한편 경제의 글로벌화와 함께 외환위기 이후의 대․중소기업 간 구조조정

격차, R&D 투자의 양극화에서 오는 기술혁신 격차 등 다양한 요인들은 대

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연관관계를 약화시킴으로써 수출증가가 내수확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수출 대기업의 글로벌화와 중

간재 생산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한 대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은

중소기업, 사업서비스업 등의 수요기반을 직접적으로 잠식한다.

또 간접적으로 대기업의 글로벌화와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마켓파워 측면에서의 불균형을 심화시켜 납품단가의 과도한

인하 등 중소기업에 더욱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여 수출 대기업의 성장과실이

중소기업으로 퍼져나가는 고리를 약화시킨다. 실제로 대기업의 이윤율은 1차

협력업체들의 이윤율보다 높고 1차 협력업체들의 이윤율은 2,3차 협력업체들

의 이윤율보다 높다. 김세종(2010)에 의하면 국내 45개 대기업의 영업이익률

은 2007년 7.11%에서 2009년 10.38%로 크게 높아진 반면, 같은 기간 동안

311개 1차 협력업체는 이익률이 5.25%에서 5.67%로 소폭 증가했고 2,924개의

2,3차 협력업체는 4.41%에서 4.19%로 오히려 이익률 감소를 보인 바 있다.

이러한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는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의 성장기반을 약화시키고 중소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소득기반을 약화시

- 15 -

키는 역할을 한다.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는 단기적으로뿐만 아니라 장기적

으로도 내수의 기반을 악화시킨다. 하준경(2010)에 의하면 대기업과 중소기

업 사이에서 대기업의 마켓파워가 강해져 대기업이 가져가는 이윤분배 몫이

커질수록 부품․소재 등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혁신유인이 약화되므

로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도 혁신역량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규복(2009)

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이 상호보완적인 경우 어느 한 쪽으로 마켓

파워가 지나치게 쏠리는 것은 경제의 혁신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보이

고 있다.

요약하면, 한국경제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연관관계가 약해지고

양자 간의 마켓파워 격차가 커지면서 트리클다운 효과가 약해져 수출과 내수

의 불균형이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참고 1> 내수의 위축과 환율

위기시 환율의 절하는 수출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내수의 상대적

위축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은 위기시

급격히 하락하였으며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 왔다.

<그림 11> 실질실효환율(2005=100)과 경제성장률 추이

Sources : Bank of Korea Economic Statistics System

(http://ecos.bok.or.kr/Elndex_en.jsp); Bloomberg.

위기시 환율의 급격한 절하는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나 위기시를 제외하면 환율이 내수-수출 불균형에 큰 영향을

- 16 -

주는지는 불확실하다. 예컨대 2005~2007년 동안에는 원-달러환율이 크게

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수출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Ha, Lee, and Sumulong(2010)의 다이나믹 OLS 모형을 이용한 계량분

석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이 수출과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분석대상 기

간에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포함할 때에는 유의하게 나타

나지만 이 기간들을 제외한 기간에 대해서는 유의성이 없게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환율의 급변을 수반하는 대규

모의충격은 수출-내수의 불균형에 유의하게 영향을 주지만 환율의 점진적

절상이나 절하는 수출-내수의 구성에 기대한 만큼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는 점이다. 다시 말해 환율만을 가지고 내수-수출의 불균형을 설명하고

또 이를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

- 17 -

Ⅲ.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간 관계 분석

여기서는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사이의 연관관계, 특히 위험공유가

내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론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하자. 아래

의 이론모형은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최종재

를 생산하는 대기업과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사이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 내지 창업초기 기업의 투자는 일반적으로 리스크가 높다고 알려

져 있다. 그리고 그 리스크는 투자규모가 커질수록 높아진다. 여기서는 중소

기업이 대기업에 중간재를 납품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결정하는 경우

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설비투자의 목적은-양적인 측면(scale)을 논외로 한

다면-향후 제품의 질적 개선, 또는 제조원가 절감일 것이다. 그런데 설비투

자를 단행하더라도 제품의 질이 향상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리고 특정

대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관계특정

적 자산(relationship-specific asset)이라는 특수성을 지니며 그 비용은 초기

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 관계특정성이란 설비투자 또는 R&D 투자로 만들어진 생산라인이

원래 목적 이외의 용도로 전용될 경우 그 시장가치가 현저히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판매망이 다각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

업의 설비투자는 원청기업에 대한 납품재 생산 이외의 용도로는 그 가치가

크게 제한된다. 결국 설비투자로 중소기업 제품의 질이 개선되더라도 원청업

체가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투자비용을 보전받기 어렵다는 현실

적인 문제가 존재한다.8) 그리고 중소기업이 이러한 딜레마를 사전에 예견할

경우에는 애초부터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게 되는데, 이것을 홀드업(holdup)

이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홀드업이란 상호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하여 양 당사자가 모두 더 나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성공 여부

가 불확실하고, 투자비용의 부담 내지 사후에 발생할 혜택의 공유에 대하여

두 그룹 간에 사전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그 투자가 최적 수준에 미치지

8)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로 제조단가가 절감될 경우 장기적으로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납품단

가 인하를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18 -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기업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품의 질이 중

소기업으로부터 구입하는 중간재의 질에 의존된다고 하면, 설비투자 비용의

보전을 둘러싼 이러한 사전적 협의 불가능성이 궁극적으로는 완제품의 질적

개선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홀드업 문제를 해소하려면 중소기업 투자의 불확실성, 그리고 투자

성공시 비용부담에 대한 협의가 사전에 이루어지도록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

요가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최적의 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홀드업은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의 위험공유 또

는 분담이 필요함을 주장할 수 있는 논거가 된다. 아래에서는 구체적 모형을

통해 홀드업이 발생할 경우 결정되는 투자수준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

에 미달함을 보인다.

1. 홀드업 존재시 최적투자 수준

대기업에 중간재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을 상정하자. 이러한 수직적인 생산

과정에서 설비투자 여부와 그 규모는 중소기업이 결정한다. 그리고 설비투자

로 구축된 생산라인에서 제조된 제품의 가격은 대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사후

적으로 결정된다. 모형에서 설비투자는 관계특정적(relationship- specific)이

며, 그 비용은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가정한다.

가. 중소기업의 이윤함수

논의의 간소화를 위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개수는 하나라고 하

자.9) 설비투자 규모는 로, 설비투자시 발생할 제품의 질적 개선은 로 나

타낸다. 따라서 설비투자 결과 중소기업이 생산할 제품의 최종 질(質)은

가 된다. 이 경우 제품의 질은 설비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좋아지지만

항의 존재로 인해 그 질적 개선 정도는 불확실하다. 여기서 는 일양분포인

에서 추출되는 확률변수라고 가정한다. 일양확률분포의 확률밀도함

수(probability density function)는 이 된다.

9) 이는 대기업의 구매량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며, 구매량을 복수로 하더라

도 논의 전개에 차이는 없다.

- 19 -

생산된 제품을 대기업에 판매한 대가로 중소기업이 수취할 금액은 로 표

시하는데, 이 금액은 사후적으로 대기업이 결정한다. 이 가격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여 대기업이 전권을 가지고 결정한다고 가정한다. 이제 가격

가 주어지는 상황에서 사전적으로 설비투자, 를 단행할 중소기업의 목적함

수인 이윤함수는 다음과 같다.

max ≤

(1)

위 일양확률분포의 누적확률분포는 인데,

식 (1)에서는 ≤란 형태로 변형되어 반영되어 있다. ≤는

설비투자 결과 중소기업이 생산할 제품의 질()이 대기업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을 상회할 확률을 의미한다. 이는 사후적으로 대기업은 자신이

구입할 제품의 질보다 지불 금액이 크지 않아야만 구매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거래가 이루어질 확률이다. 구체

적으로 ≤는 아래와 같다.

≤=

=

(2)

위의 식 (2)에 가격 를 곱한 것이 식 (1)에서 첫 번째 항인데, 이것은

만큼의 설비투자를 단행한 중소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총판매수익을 의미한

다. 두 번째 항은 비용이 체증한다고 가정했을 때 설비투자의 비용이다. 미분

의 편의를 위하여 계수 값으로는 1/2을 부여하였다. 식 (2)를 이용하여 식

(1)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max

(3)

대기업이 가격 를 결정한다고 상정할 때 중소기업이 당면하는 문제는 상기

의 식 (3)을 최대화하도록 자신의 투자규모 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식

(3)의 에 대한 미분 값을 0으로 놓음으로써 도출되는데 그 값은 아래와 같다.

- 20 -

(4)

식 (4)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대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지불

하는 가격의 증가함수이며, 제품 질 변동 폭의 감소함수임을 나타내고 있다.

나. 대기업의 이윤함수

다음은 대기업의 이윤함수이다. 논의의 편의상 중소기업의 제품을 가공하

여 완제품을 만드는 데 추가적인 부가가치는 없다고 하자. 이 경우 최종 소

비자에게 대기업이 청구할 수 있는 최대가격은 이다. 이때 대기업의 기

대 이윤함수는 아래와 같다.

max ≥ ×≤ (5)

식 (5)는 두 개 항의 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두 번째 항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제품을 구입할 확률을, 첫 번째 항은 대기업의 조건부 기대이윤

으로 소비자에게 대기업이 청구할 가격()이 자신이 지불한 비용()보다

크거나 같은 경우 발생하는 이윤에 대한 기대값을 말한다. 식 (5)의 두 개

항 간의 곱(product)은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

=

(6)

대기업의 이윤극대화는 식 (6)을 최대화하는 값을 선택하는 문제로 귀결

된다. 관련해서 본고에서는 대기업이 가격 를 결정하고, 이후 중소기업이

투자규모 를 결정하는 순차적(sequential)인 모형을 상정한다. 이 경우 대

기업의 이윤극대화 문제는 아래 식 (7)과 같아진다.

max

→max

(7)

- 21 -

이제 대기업의 이윤극대화는 식 (7)을 최대화하는 값을 선택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식 (7)이 이차함수여서 이윤을 극대하려는 대기업이 선택

하는 는 다른 제약이 없다면 ∞가 된다. 만약 가 ∞가 된다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도 식 (4)에 따라 무한대가 될 것인데, 이러한 상황이 실제 가

능한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이윤이 0보다 작을 수 없다는 조건이

만족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식 (4)를 이용하여 중소기업의

이윤함수인 식 (3)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

(8)

식 (8)에서 이라면 는 에 대하여 오목(concave)하게 된다. 반대로

이라면 는 에 대하여 볼록(convex)해진다.10) 먼저

인 경우

를 살펴보자.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대기업이 를 무한대로 늘리고 싶더

라도 이것은 중소기업의 이윤이 0보다 작지 않은 구간까지만 가능할 것이다.

이상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의 이윤이 0이 되도록 하는 납품단가 는 다음과

같다.

(9)

위 값을 식 (4)와 연결하여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를 구해보면 다음과

같다.

(10)

식 (10)에서 설비투자가 실제로 일어나려면 이어야 함을 알 수 있

다. 참고로 이 때 는 설비투자 결과 실현되는 제품 질의 불확실성을 반영하

10)

인 경우는 후술한다. 참고로 이 구간에 적용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이윤함수는 뒤에

후술되겠지만 지금과는 다른 형태가 된다.

- 22 -

는 모수(parameter)이다. 이때 가 커질 경우 제품 질의 불확실성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적으로 대․중소기업간 거래가 발생할 확률이 1(100%)보

다 클 수 없다는 물리적인 한계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의 하단은 추

가적으로 로 제약된다.11) 결국 최종적으로 위의 식 (9), (10)에 따른 거

래가격과 설비투자 규모가 성립하는 투자결과의 불확실성 구간은

된다.

이제 추가적으로 살펴볼 의 구간은

이다. 이 경우 대기업의 이

윤함수인 식 (6)은 유지되지만 대․중소기업간 거래확률은 1을 초과할 수 없

다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중소기업의 이윤함수인 식 (3)의 확률항의 값은 1로

제한(sealing)되게 된다. 이때 중소기업의 이윤극대화 조건 식 (3)은 아래와

같다.

(11)

식 (11)의 값이 0이 되는 이유는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중소기업

의 이윤을 0으로 한다고 가정한 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 제품의 거래

확률이 1이 되는 경우 대기업의 이윤함수인 식 (5)는 아래와 같이 변경된다.

max (12)

이 때 최종제품의 질에 대한 기댓값은 이고 식 (13)의 값은

확률변수 의 평균은 0이므로 로 간소화된다. 이제 을 이용해서 식

(12)에서 를 소거하면, 대기업은 이윤극대화는 다음과 같이 된다.

max (13)

그리고 이 식을 풀어 도출되는 대기업의 최적선택 값과 이에 따라 중소

기업이 선택하는 값은 다음과 같다.

11)

=

< 1는 다음과 같다.

< 1

- 23 -

(14)

상기의 최적 값과 값이 도출되는 의 구간은

이다. 이제 남

아있는 의 구간은 ( 가정)이다. 이 경우 다른 제약이 없다면 중

소기업의 최적투자규모 결정은 식 (4)로, 그리고 대기업의 이윤함수는 식 (7)

이 될 것이다.12) 그런데 상기 구간도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중소

기업간 거래확률이 1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제약을 고려하여야만 한다. 이 경

우 도출되는 해는 위의 식 (11)∼(13)의 과정을 반복하여 다시금 식 (14)의

값과 값이 된다.

이상에서는 의 구간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를 통한 설비투자 규

모 결정문제를 살펴보았다. 요약하면 ① 인 경우 시장거래를 통한

설비투자규모와 거래가격은

이다. ②

인 경우 설비투자

규모와 거래가격은 식 (9), (10)에 따라 결정된다 홀드업과 관련해서 해석하

면 ①은 홀드업이 발생하지 않는 구간, ②는 홀드업이 의 크기에 따라 발생

하는 구간이다. 이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투자위험을 공유했을 때에는 결과

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자. 참고로 위험공유시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차이는 ②의 구간에서만 발생할 것이다.

2. 대기업의 중소기업 투자위험 공유시 최적투자 수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투자위험을 공유하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사전적으로

문서 등을 통해 확실히 보장함으로써 거래확률을 1로 만드는 상황을 위험공

유로 정의하자. 이 때 대기업의 이윤함수는 다음과 같다.

12) 이 경우 는 이란 조건하에서 대기업이 이윤은 를 늘림에 따라 아래 식에 따라 무한히

커질 수 있다.

- 24 -

max (15)

그리고 거래확률이 1인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의 이윤함수는 다음과 같다.

max

(16)

식 (15)와 식 (16)은 그 형태가 앞의 식 (12)와 식 (11)과 동일함을 알 수

있다. 다만 앞 장에서는 투자위험의 불확실성이 인 경우에만 상기의

이윤함수가 적용되었다. 그런데 본 장에서는 설비투자를 단행하기 이전에 위

험공유를 결정한다고 가정하여, 불확실성인 의 크기가 실현되기도 전에 이

불확실성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공유하기로 결정했음을 의미한다. 이

결과 본 장에서는 식 (15)와 식 (16)이 의 모든 구간에서 적용되게 되는데

이 점이 앞과 차이를 발생시키다.

즉 위험공유시에는 앞의 식 (15), (16)에 따라 도출되는 최적 값과 값이

의 전 구간에서 성립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max 의 문제를 풀

고 이 결과 도출되는 이 의 모든 구간에서 항상 적용된다.

참고로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통합되어 이윤을 극대화하는 소셜플래너

(social planner)가 도출하는 투자규모와 동일하다.13)

3. 위험공유시와 비공유시의 비교

가. 기업들의 경우

이제 위의 두 가지 경우, 즉 위험공유 없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설비투자

결과의 불확실성인 에 따라 양자 간에 거래행태를 조정하는 경우와, 위험공

유를 결정하여 행동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자. 먼저 위험이 공유되지 않는 첫

번째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 값들에 대하여 거래가 발생할 확률, 납품단가

, 별 설비투자 수준() 그리고 대기업의 이윤들을 시뮬레이션해 본다.

13) 엄격히 말하면 소셜플래너의 경우에는 지금처럼 대기업이 완전히 우위를 갖도록 이윤을 분배하

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윤배분에서는 지금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 25 -

먼저 거래확률이다. ① 인 경우 거래확률은 1이 된다. ②

인 경우 거래확률은 1보다 작고 에 대해 감소함수이다. 현실 사례에 비유하

면 대기업들이 1차 핵심하청 중소기업 또는 자회사를 통해 안정적인 설비투

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①의 경우이다. 즉 불확실성이 적어 설비투자의 과실

을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 대․중소기업간의 거래는 안정적으로 이

루어진다.14) 반면에 설비투자의 불확실성이 높아 매출실현 여부가 불안정한

경우 중소기업들과 안정적인 자회사 관계가 맺어지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러

한 경우가 바로 ②의 상황이다.

이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지불하는 납품단가를 살펴보자. 납품단가는

①의 구간에서는 일정( )하지만 ②의 구간에서 식 (9)에 따라 에 대해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종합하면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납품단가는 낮

아지는데 이는 거래를 둘러싼 중소기업의 입지가 약화됨을 의미한다. 다음은

설비투자 수준인데 ②의 구간에서는 식 (10)에 따라 설비투자 수준도 납품단

가와 동일하게 에 대해 감소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 정도는 더 가파른 것을

다음의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 참고로 불확실성이 매우 낮은 ①의 구간에

서는 위험공유시와 동일한 수준의 설비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그리고 구간 ②에서 결정되는 설비투자 수준은 의 값이 커짐에 따라 감

소하며 특히 의 값이 1/2보다 클 경우에는 그 절대 수준도 위험공유시보다

낮은데 이는 홀드업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의 <그림 12>와

<그림 13>은 ②의 구간에 대해서 거래확률, 납품단가, 설비투자수준 그리고

대기업의 이윤을 그려보았다.

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위험을 공유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이

윤의 크기를 비교해 보자. 먼저 ①에서처럼 설비투자의 불확실성이 매우 낮

은 경우에는 사전적으로 위험공유가 결정되지 않더라도 대기업은 하청업체와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맺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 대기업의 이윤은 위험을 공

유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된다. 그러나 ②의 경우 대기업의 이윤은 위험을 공

유할 때가 그렇지 않은 때에 비해 더 많은 것을 <그림 13>에서 알 수 있다.

14) 설비투자의 결과가 안정적으로 예측되어 중간재 제품 질에 대한 확신이 선다면 이 경우 대기

업은 사전에 문서로 구매확정을 명시하지 않더라도, 이들 중소기업을 자회사 내지 1차 핵심하

청 중소기업으로서의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 결과 이들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설비투자를 단

행하고 양자 간 협상력의 정도에 따라 일정 수준의 이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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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불확실성과 거래확률(좌) 및 납품단가(우)

주 : 적색 곡선은 위험공유를 하지 않는 경우, 녹색 직선은 위험공유를 하는 경

우를 각각 나타냄.

<그림 13> 불확실성과 설비투자 수준(좌) 및 대기업 이윤(우)

주 : 적색 곡선은 위험공유를 하지 않는 경우, 녹색 직선은 위험공유를 하는 경

우를 각각 나타냄.

특히 가 커질수록 설비투자 위험이 커져 양자 간 거래를 통해 이윤창출

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양자 간 거래 발생확률이 줄고 설비투자수준이 축소

됨에 따라 위험공유가 없을 경우 대기업의 이윤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홀드업 문제란 양의 수익창출이 가능하지만 관련된 투자의 불확실성이

높아 애초부터 그 투자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이다. <그림 13>에서 가 커

질수록 설비투자 수준이 축소되는 것이 이것을 보여준다. 결국 본고의 분석

에 따르면 위험을 공유하는 경우 대기업의 이윤은 가능한 모든 경우의 에

대하여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는다.

관련하여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대기업이라면 위험공유를 택하는 것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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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지 않은 경우보다 바람직한데, 이러한 개연성을 인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

하고 왜 위험공유를 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위험을 공유하면서 설비투자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사회적

으로 최적의 설비투자를 달성하는 데 따른 장기적인 후생개선이란 선(善)이

발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대기업의 이윤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

업이 이를 회피하려는 데 따른 현상이라는 해석을 제시할 수 있다.15)

한편 이러한 홀드업문제를 성장잠재력과 연관시키면, 1970년대 경제개발을

추진하던 시절에는 투자의 성공여부는 불투명(높은 )하지만 일종의 위험공

유를 통해 성장시 수익이 높았던 업종에 대한 설비투자를 단행함으로써 고성

장이란 과실을 맺었었으나, 이제는 대․중소기업 간의 관계가 상호간의 신뢰

보다는 마켓파워와 시장거래 중심으로 변경됨에 따라 위험이 높은 설비투자

를 기피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이 결과 성장잠재력이 낮아지는 원인 중 하나

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일종의 시장실패이다.

이와 같이 설비투자의 불확실성이 크고 거래가 100% 보장되지 않고 확률

적으로 발생하며, 중소기업이 매몰비용 형식으로 설비투자의 비용을 전담하

는 현실에서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를 분권화된 시장에만 맡기게 되면 부작

용이 발생하게 된다. 위와 같이 관계특정성으로 홀드업 문제가 발생하는 경

우 시장에서의 결정이 사회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

다. 이러한 후생극대화의 실패, 즉 시장실패가 바로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내

지 R&D투자에 대한 대기업의 위험공유, 그리고 이를 유도하는 금융기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논거가 된다.16)

나. 금융회사의 경우

중소기업에 설비투자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회사의 이익도 대기업과 중소기

업이 위험을 공유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은행은 중소

15) 관련해서 식 (6)의 대기업의 이윤함수는 거래확률과 주어진 확률하에서 대기업이윤의 곱(product)

으로 구성된 무조건부 기대치인데 이는 장기 이윤함수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식 (6)에서 주어

진 에서의 거래확률을 제거할 경우 도출되는 새로운 이윤함수는 조건부 기대치로 단기 이윤함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상기 논의는 이러한 이윤함수를 바탕으로 해석가능하다.

16) 관계특정적인 장치산업에서 중소기업 설비투자에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홀드업 문제 발생

이 불가피하다면 향후 정부의 중소기업지원 정책도 장치산업보다는 지식 및 인적자본 집약적

인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으로 변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대두되고 있다. 혁신형 중소

기업의 경우 신기술 개발과 이들 제품의 판매처 확보망에 대한 논의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 28 -

기업에 설비투자 자금을 대출해주고 원금과 이자를 수취하게 되는데, 대기업

과 중소기업 사이에 거래가 이루어지면 원리금을 회수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중소기업이 납품을 하지 못하게 되면 원리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위험을 공유하지 않을 때 금융회사의 수익은 다음과

같다.

(17)

단, 여기서 는 금리이고 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거래가 성사될 확

률이다. 한편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위험을 공유하는 경우의 금융회사 수익은

다음과 같다.

(18)

식 (18)에서는 위험공유시 는 1의 값을 갖는다는 점이 감안되었다.

다음으로 위험공유시와 비공유시의 금융회사 수익의 차이를 계산해보면 다

음의 식과 같다.

(19)

이제 식 (19)를 다양한 와 의 값에 대해 시뮬레이션해 보면 다음의 <그

림 14>와 같다. 이 그림에서 식 (19)의 값이 0보다 큰 구간은 위험공유가 금

융회사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경우이며, 반대로 식 (19)의 값이 0보다 작으면

위험공유가 수익을 감소시키는 경우이다.17) 이 그림에서 불확실성 의 값이

매우 작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위험공유가 금융회사의 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일정 수준을 넘는 경우에 금융

회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위험공유를 유도함으로써 스스로의 수익도 극대

화할 수 있을 것이다.

17) 물론 위험이 공유되지 않는 경우에 금융회사는 중소기업에 위험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는데,

식 (15)의 값이 이 위험프리미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금융회사가 설

비투자의 감소 없이 위험프리미엄을 모두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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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4> 불확실성(h)과 금리(i)에 따른 위험공유 및

비공유시의 금융회사 수익 격차

다. 소결

위험공유시 주요 변수들이 위험공유가 없는 경우에 비해 어떤 방향으로 변

화하는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의 <표 3>과 같다. 표는 인 경

우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인 경우는 위험공유를 의도적으로 하

지 않더라도 사전에 위험공유를 결정한 경우와 그 결과가 같아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회사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는 위험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경우에 위험공유가 유리하다. 또 설비투자의 관점에서도 위험이 상당 수준으

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위험공유가 투자의 크기를 늘려준다.

현실적으로 위험공유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중소기업 설비투

자의 불확실성의 크기 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경험적으

로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위험공유의 관행이 사라지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의 정도가 작은 구간

에 속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즉, 우리나라는 위의 특정 모형에서 가 1/2

보다 큰 구간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위험공유는 사회후생의

극대화와 아울러 투자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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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대 ․ 중소기업 간 위험공유시 주요 변수들의 변화 방향

≤ ≤

설비투자 수준 - - +

납품단가 - - -

거래성사 확률 + + +

대기업 이윤 + + +

중소기업 이윤 불변 불변 불변

금융회사 이윤 - + +

사회후생 + + +

주 : 시뮬레이션에서 금융회사가 부과하는 금리 는 0.05로 가정하였다. 여기서 의 구간

을 결정짓는 수치 중 0.377은 금리 0.05의 특정 상황에서 도출된 수치이며, 금리 등

조건이 변화하면 다른 값을 갖게 된다.

- 31 -

Ⅳ. 내수 활성화를 위한 금융의 역할

위 이론 모형에 비추어 볼 때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직적인 생산과정

에 위치한 당사자 기업들이 장기적으로는 투자위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공유가 단기적으로는 대․중소기업 간 이해불일치로 자율

적으로 구현되기 어렵다면 금융부문이 개입하여 위험공유를 촉진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홀드업 문제가 발생한 상황 자체를 개선하

는 것도 주요 정책과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긴요한 과제는 다음

의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1) 중소기업이 특정 대기업에 특화된 설비를 구축할 경우 해당 대기업과

위험을 공유

(2) 중소기업의 마켓파워 강화를 통한 홀드업 문제 예방 :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망 다각화 등

(3)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 및 완제품개발 능력 확대 등을 통한 경쟁

력 강화

이제 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금융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1. 중소기업 투자위험의 공유

먼저 홀드업의 특성을 지닌 설비투자(또는 R&D투자)에 대한 해결책은 그

투자위험을 대기업과 공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것이 용이하

지 않아 제 3자인 금융기관이나 투자자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면 유인구조를

일치시키기 위하여 자금공여자가 부담하는 위험에 상응하는 수익을 보장하도

록 다양한 방식으로 성과분배 구조를 설계하여야 한다.

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위험공유 유도

홀드업 문제가 내재된 설비투자는 이론 모형에 따르면 제품을 구매할 대기

업이 그 위험을 분담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이는 대기업 자신에게도 이

익이 되는 방안이다. 따라서 수직적인 생산프로세스 상의 대기업이 중소기업

의 투자 리스크를 일부 공유하는 방식으로 자금조달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

- 32 -

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특화된 설비투자

를 단행할 경우 해당 대기업은 설비투자에 대해 중소기업과 양해각서(MOU)

를 체결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양해각서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아래의 네 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일정기간 구매할 것을 약정하는 방

법이다. 중소기업이 양해각서에 명기된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이 결과 구축된

생산라인에서 상품이 제조될 경우 대기업은 전체 생산량 중 일정비율을 일정

기간 동안 구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구속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 이러한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자금을 대기업이 지원하는 방안이다. 방

법론으로는 중소기업이 설비투자 자금 조달을 위하여 주식을 발행하거나 후

순위 채권을 발행하고, 대기업이 이를 인수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18)

이 경우 대기업은 자신의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고자 할 것이다.

셋째, 중소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경우 관련 대기업이 직․간접

적인 방식으로 신용을 공여하는 방안이다. 중소기업은 설비투자에 대한 대출

서류 신청시 양해각서(MOU)를 첨부하고 이 경우 대출심사 기관은 대출승인

여부, 대출금액, 기간 및 대출금리 결정시 신청 당사자인 중소기업의 재무상

태는 물론 MOU를 근거로 향후 사업전망 등의 비재무적 요인에 가점을 부

여할 수 있다. 또 MOU 상 명기된 대기업의 신용등급을 가중평균하여 신청

당사자인 중소기업의 대출조건을 산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런데

세 번째 방식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신용을 공여할

유인이 없다는 시각이 있으므로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사전에 대기업과의 합

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대기업의 자금지원을 전제로 매칭펀드 형식으로 국고를 지원하는 방

안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특정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으

로 이들의 설비․운전투자에 대한 자금을 국고로 지원하고 있다.19) 그런데

18) 이러한 대기업의 직접금융을 통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은 관련 자회사에 집중적으로 발생

하고 이러한 관계에 놓여있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실현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19) 현재 정부의 자금지원 대상은 정부의 연구개발사업 성공기술 또는 정부 인증기술, 특허등록 기

술 보유기업 등이 있다. 이 경우 해당 업체가 중기청․중진공이 대출을 결정할 경우 업체당 연

간 20억원의 자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의 대출금리에서 △0.6%pt로 시설자금의 경우 8년, 운전

자금의 경우 5년 이내로 지원하고 있다. 2008∼2010년간 지원실적은 연평균 1,500억원 내외 규

모로 파악되고 있다.

- 33 -

정부가 전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부담이 크고 그 자체로 대기업과 중

소기업의 위험공유를 촉진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정부의 중소기

업 지원시 대기업이 자금을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리스

크 공유 제도를 접목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20) 이 경우 수혜 중소

기업 수의 확대 내지는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으로 악용될 소지를 차단

하는 작업을 병행하여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나. 금융부문을 매개로 한 투자 리스크 공유

한편 앞의 이론 분석에서 살펴보았듯이 투자의 불확실성이 큰 경우 대기업

과 중소기업이 위험을 공유할 때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여하는 금융회사도 이

득을 보게 된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위험을 공유하려

하지 않는 경우 금융회사는 이들로 하여금 위험을 공유하도록 인센티브를 제

공할 수 있다.

즉, 금융회사가 대기업이 위험공유에 참여할 경우 금전적, 비금전적 혜택을

주는 것이다. 예컨대 위험공유에 참여함으로써 금융회사에 직간접적으로 이

득을 준 대기업에는 향후에 그에 상응하는 금리 또는 자금의 이용가능성 측

면에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위험공유를 통해 금융회사

가 얻는 이득을 대기업에 일부 돌려줌으로써 대기업이 위험공유에 참여하도

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과 금융회사가 모두 상생하는 방안이므로

대기업이 참여할 유인이 있다.21)

20) 반면에 가용한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규모가 대기업의 지원이 불가능한 중소기업 지원을 커버하

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지원이 가능한 중소기업까지 정부가 추가로 지원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련해서 본고는 정부의 정책자금지원시 수혜 중소기업

의 전체 숫자는 확대하되, 개별 중소기업에 대한 수혜금액은 현재보다 감액하는 방안을 보완책

으로 제시한다.

21) 반면에 2000년 중반 이후 대기업의 자금동원능력이 우월한 상황에 지속됨에 따라 금융회사가

금리 인센티브를 주기보다는 역으로 대기업의 자금을 유치하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금융

회사 특히 은행들이 대기업에 비해 ‘갑’의 위치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있다. 그리고

이 경우 회사채 발행 금리가 금융채 등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 등과 비교하여 마진이 매우 줄

어든 상태이어서 대기업의 위험공유 참여를 촉진시킬 만큼 이자율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 34 -

2. 홀드업 문제 예방 : 중소기업 판매망 다변화 등을 위한 금융

중소기업의 대형 설비투자에 대기업을 연계시키기 어려울 경우 투자 결과

중소기업이 보유할 기술․상품에 대한 별도의 거래선(시장)을 구축하도록 지

원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중소기업들이 기

술․상품에 대한 공동 구매처 내지 판매망을 구축하도록 하고 이러한 판매망

(群)에 대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 경우 중소기업의 경쟁

력 있는 기술력이 선제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판매망(群)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으로는 첫째, 거래처 다변화

에 필요한 마케팅, 해외진출 소요 비용에 대한 금융지원을 상정할 수 있다.

둘째, 보유 지적재산권․신제품기술의 상용화를 위하여 중소기업들이 연대하

여 투자할 경우 이들 중소기업군(群)에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셋째,

중소기업 간 연대사업의 운용실적이 우수한 업체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하

도급 서면심사 면제, 법인세액 공제폭 확대 등과 같은 지원도 고려해 볼 만

한다.

3.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

다음으로 좀 더 일반적인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마켓파워를 강화

하여 홀드업이 일어나는 상황 자체를 회피하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

다. 이와 관련에서는 중소기업 금융과 관련한 많은 정책연구들이 있었으나,

가장 큰 관건은 역시 투자자와 자금수요자인 중소기업 사이의 리스크 분담과

중소기업투자 성과 분배에 대한 합리적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22)

지금까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상당수 국가에서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상업

은행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 상업은행은 수익성보다는 소

액 예금자보호,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성 유지 및 자산건전성 유지가 보다 중

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고위험투자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

대는 쉽지 않다. 결국 은행에만 중소기업 대출을 전담시킬 경우 별도의 담보

여력이 없는 기업의 경우 자금난 해결에 한계가 있다.

22) 투자자인 자금공여자가 부담하는 위험에 비례하여 미래 수익을 향유한다는 투자론의 기본원칙

(high risk, high return) 구현이다.

- 35 -

이상적인 문제해결 방법은 고위험 기업에 대한 자금공여는 위험선호적인

투자자들이, 저위험 기업에 대한 자금공여는 은행 등 간접금융이 담당하도록

하고, 그 위험도가 중간인 기업에 대해서는 정책금융을 통해 전략적으로 지

원하면서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23)

이처럼 투자위험별로 자금공여자를 매칭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기업의

성격을 구분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소위 중소기업으로 통칭

되는 기업군의 위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

험스펙트럼은 중소기업의 생애주기(life cycle)와 밀접한 관련을 보이고 있다.

생애주기에 따라 중소기업을 나누어 보면 창업단계, 상용화, 성장단계 및 소

멸단계로 구분된다. (1) 창업단계인 신생기업은 고위험 산업군으로, 반면에

(2) 상용화 또는 성장단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자산규모가 작아 여전히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경우에는 중위험 내지 저위험 기업으로, (3) 소멸단계

중소기업의 경우 위험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금융지원을 하

는 방식도 획일적이기보다는 중소기업의 생애주기별로 투자자들이 분담하는

리스크의 크기와 성과배분에 대한 참여도를 합치시키는 맞춤형 구조를 구축

23) 우리나라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래의 17개 신성장동력 산업을 선정하고 이들

산종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인 ‘신성장동력 종합추진계획’을 확정(’09.5월)하였고 이에 필요한

재원은 2010년 11월말 현재 정부와 민간 공동참여로 총 8,585억원을 조성하였다.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

녹색기술산업(6)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 에너지, 고도 물처리, LED 응용, 그린수송시

스템, 첨단 그린도시

첨단융합산업(6)방송통신융합산업, IT융합시스템, 로봇 응용, 신소재․나노 융합, 바이

오제약(자원)․의료기기, 고부가 식품산업

고부가서비스산업(5)글로벌 헬스케어, 글로벌 교육서비스, 녹색 금융, 콘텐츠․소프트웨어,

MICE․관광

2010년말까지 신성장동력 투자펀드 결성결과(단위 : 억원)

구분 선정 운용사펀드 조성액

합계 정부 출자 국내민간출자 해외민간출자

녹색성장펀드

IBK/AUCTUS(’09.9.30) 1,590 300 1,290

KDB/대우증권(’09.12.4) 1,001 200 801

첨단융합펀드

STIC Investments(’09.6.30) 3,100 200 1,450 1,450

KTB투자증권/KFH(’09.9.30) 710 200 510

아주IB/솔본(’10.8.23) 700 200 500

린드먼아시아/베넥스(’10.8.23) 700 200 500

바이오펀드 KB인베스트먼트/B&C(’09.8.28) 784 200 500 84

계 8,585 1,500 5,55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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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생애주기별로 중소기업을 나누고, 각 단계에 적

합한 금융지원 기법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창업초기 중소기업이다. 사업성 있는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졌더라

도 업력이 짧아 제3자 입장에서 볼 때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기업이다. 반

면에 이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R&D나 설비투자

자금은 해당 중소기업의 자본규모를 고려해 보면 과도하다. 즉 창업초기 중

소기업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위험하다. 이 경우 자금지원은 은행대출이나

투자자의 원금이 보장되는 채권보다는 자기자본 투자가 적합하다. 즉 자금공

여자인 투자자는 사업실패에 대한 위험을 공유하는 대신에, 사업이 성공할

경우에는 잔여청구권자(residual claimant)의 입장에서 성과의 적극적인 분배

를 요구할 수 있도록 유인구조를 설계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창업초기 중소기업은 주식 또는 전환부사채를 발행하고 이에

대한 투자자는 위험회피 성향이 낮은 엔젤펀드 내지 모태펀드 등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민간부분에서 이러한 투자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에는 정부 재정자금 내지 정책금융기관을 이용하여 이들 주식 등을 매입하거

나, 이들 증권에 대하여 신용을 공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보

다 적극적인 고위험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정크본드, 부채-주식 스왑

(debt equity swap), 구조화채권 발행도 고려할 수 있겠다.24)

둘째는 상용화 단계의 중소기업이다. 상용화 초기단계의 경우 창업초기보

다 투자위험이 적기는 하지만 설비투자가 집중되기 때문에 여전히 고위험군

이다. 이 단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연대하여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

거나, 정책금융기관과 제3자인 민간자본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기업의 경우 홀드업 문제의 당사자로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고려해야

24) 관련해서는 2000년 이후 수차례에 걸친 정부의 육성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의 자본

투자, 고위험투자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있다. 이런 견해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자

본시장의 인프라가 선진국에 비교해 미비한 것과 증권시장이 투자자보다는 발행자 우위의 시

장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발행자 우위시장에 대한 반증으로는 채권발행시 수반되는 신용평가사(CRA)의 등급산정의 중

요성을 국내투자자들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그다지 높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점, 투

자자지급 방식의 CRA 수수료 모델이 전무하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이 보수지향․위험기피적이고 투자자 스펙트럼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데에 기인하다.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딜러브로커를 통한 채권유통시장의 활성화 미비, 발행채권에 대한 낮은

등급 커버리지, 구조화채권에 대한 평가 기법 개선 여지 등을 지적할 수 있다. 결국 上記 구조

화채권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들의 투자행태 변경과 이를 뒷받침할 인프

라 구축이 선행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

- 37 -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설비투자 자금을 엔젤펀드 내지 지분 투자자로 공여하

거나, 중소기업 대출에 신용을 보강해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다음은 정책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인데, 구체적으로는 독일 KFW의 메자닌 펀드 방식을

고려해 볼 만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생애주기가 상용화의 중기단계로 진입

할 경우 정책금융기관은 직접적인 자금투입을 서서히 신용공여로 전환하거

나, 지분 투자자인 경우 IPO 등 공모형 자금조달 방식을 통해 초기 투자자

금을 회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는 성숙단계의 중소기업이다. 이 경우 자금수요는 설비투자보다는 주

로 운용자금을 위해 발생한다. 성숙단계 중소기업이라면 정책금융기관은 그

동안의 직접적인 자금지원을 종결하고 동 자금에 대한 수요는 채권발행으로

대치시키거나 일반 상업은행의 대출자금을 활용하도록 하면서 초기의 자금지

원을 회수하고 신생 중소기업으로 지원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쇠퇴기에 접어든 중소기업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금조달 및 변

제는 완전히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 즉 소생가능성이 없는데도 자금지원을

지속하여 정부재정의 낭비, 내지 부실금융기관을 양산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재도약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예상될 경우에는 DIP(debtor

in possession, 점유채무자) 파이낸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때 DIP 파이

낸스란 재건형 도산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정하면서 동 기업의

현금흐름(cash flow)을 변제재원으로 하여 회생가능성 있는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수단이다. 이 외에 성공보수형 금리조건부 대출도 고려 가능한 대

안이 된다.

<표 4> 라이프 사이클별 금융지원 방안

창업초기 상용화단계 성장단계 소멸단계

리스크

프로파일고위험 중위험 소규모 일부 위험

자금의 규모 소․중규모 대규모 중․대규모 중규모

금융지원

방식

자기자본, 정부재정,

엔젤펀드, 모태펀드,

정크본드, Det equity

swap

메자닌 펀드

IPO 등 공모형 자금조

달, 정책금융기관의 신

용보강

채권발행,

상업은행의 대출

DIP파이낸스, 유

동화채권, 성공보

수형 금리 대출

- 38 -

4. 중소기업 전담 신용정보기관 등 인프라 구축

대형 상업은행 등 자금공여자가 위험회피 성향 이외에 중소기업 대출을 회

피하는 요인으로는 사업성 평가 정보부족을 지적할 수 있다.25) 특히 신규 중

소기업인 경우 업력 미비 등으로 사업타당성 평가를 위한 정보수집이 어렵다

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두 번째로 개별 대출건의 사업성평가․심사를 위

하여 수집하여야 하는 정보수집 비용이 높다. 결국 높은 정보비대칭성과 높

은 정보수집 비용이 중소기업 대출에 나서는 데 있어 제약조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비대칭성, 즉 평가정보 부족 문제가 가장 극심한 곳은 혁신형

(초기) 중소기업이다. 혁신형 중소기업이란 그 핵심자산이 기술력과 같은 무

형자산인 중소기업인데, 기술력에 대한 검증이 어려워 자금공여자 입장에서

는 자금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 결국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평가정보 부족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

이다.26)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달리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가능성 등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평가능력 개선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신용정보 능력 제고가 선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용정보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 이것은 시

장에 일임하여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서 정책당국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27)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국책기관 및 민간금융기관 공동출자로 중소기업의

신용정보수집을 위한 한국기업데이터(이하 KED)가 설립되어 있다. 그리고

25)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이나 신용평가 담당자는 정량적 분석보다는 정성적 분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높다는 문제점도 있다.

26) 중소기업 금융의 평가능력 개선은 기술력 및 사업성 평가 모두에서 필요하다. 기술력 평가란

기업의 보유 기술력, 신규 사업의 기술적 타당성, 소요자금의 적정성 평가, 향후 사업 진척도

조사 등에 대한 평가로 주로 정성적 평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사업성 평가란 기술의 상용화 가

능성 또는 대출금상환 가능성과 관련하여 신용상태, 기존사업의 영위 가능성 및 향후 사업성

등에 대한 평가를 뜻한다. 특히 사업성 평가와 관련하여서는 전통적인 DCF외에도 경영자 선

택의 유연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실물옵션 기법 등이 사용될 필요가 있다.

27) 이러한 인프라 투자를 개별 금융기관에 전담시킬 경우 동 금융기관이 부담할 비용이 향유할

편익에 비해 지나치게 커서 경제학적으로는 개별금융기관이 결정할 투자 규모가 사회적 최적

수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사회적으로 최적인 평가 인프라 수준 구축을 위해서는 정

책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민간

신용정보회사들이 신용정보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의 경우 아직 역사가 짧기 때

문에 민간부문에서 이러한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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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는 2009년 현재 정상기업 기준 320만개 국내기업 가운데 29%에 해당되

는 기업의 신용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기업에 대한 신용정보 확보율 제고, 정상기업 이외에도 부도 발

생기업에 대한 자료 축적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28) 또한 이러한 중소기

업 신용정보수집 기관이 복수로 출현하여 상호 경쟁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신

용 평가의 정밀성 제고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로 신용정보수집과 관련

해서는 일본 사례(<참고 2>)를 참조할 수 있겠다.

또한 투자자 참여 확대를 위하여서는 신용정보수집기관을 통하여 수집된

정보가 일반투자자에게 저렴하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자본

시장에 참여하는 데 있어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 또는 정보수집 능력의

부족이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된다면 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 신용정보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재무․신용평가사 설립이 필요가 있다.29) 관련하여 정부는 이들 재

무․신용평가사 설립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30)

<참고 2> 일본 중소기업 신용정보자료 수집 사례

일본에서는 금융청 주관으로 1995년부터 15년간 202개 기관이 공동으

로 참여하여 신용위험 DB(CRD; credit risk database)를 구축하였다.

2009년말 현재 자료수집 참여기관은 신용보증기금 52개, 국책금융기관 3

28) 한국기업데이터의 자료 축적이 29%에 그친 주원인은 동 기관이 영업을 시작한 기간이 길지

않은 데 주로 기인한다. 그나마 단기간에 이 정도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던 것은 모회사격인

기업은행이 그동안 수취한 정보를 전달해준 데 따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경우 그간 수 십년의 영업경험을 통해 축척한 정보(주로 positive 신용정보)가

현재 대출심사 경쟁력의 원천이기에 정부가 제도적으로 신용정보 이관을 강제하지 않는 한 이

를 잠재적인 경쟁자에게 이전할 유인이 적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29) 중소기업 전담 재무․신용평가사들은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정보 및 수단을 재무컨설팅 서비스 형식으로 제공하

여 투자자 및 중소기업을 자금시장으로 유도하는 양방향 서비스를 실행할 필요가 있다. 사모펀

드 설립을 중개하여 중소기업에 대해 우호적인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중소기업 대출이나 신용

공여 과다로 추가적인 자금공여 여력이 없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부실채권 유동화가 가능하

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투자자를 모집하는 활동을 담당할 수도 있다.

30) 구체적으로는 이들 회사에 대한 등록세․법인세 등 감면, 자문․신용평가 수입에 대한 소득․

세액공제율 상향조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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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민간 금융회사 136개, 신용평가사 6개, 일본은행 및 중소기업기관

(agency) 5개이다. 이들 기관을 통해 공동으로 구축된 DB에는 2009년

현재 12.6만개의 기업계정과 참여 중소기업 2,588개에 대한 사항이 기록

되어 있다. 데이터 수집 독려를 위해 일본정부는 기업대출시 정부계열기

관의 신용보증이 어떠한 형태로든 공여되는 경우 DB 구축에 필요한 자

료를 의무 제공하도록 규정하였다.

한편 DB 구축에 필요한 초기비용은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였고, DB

구축 이후에는 개별 금융기관이 자료열람을 요구할 경우 이를 유료로 제

공함으로써 CRD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되게 하고 있다.

DB에 집계된 자료 항목에는 (1)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의 재무적

인 자료와 더불어 (2) 기업설립일, 소재지, 업종 등 기업특성 자료와 부

도관련 자료 등 비재무적 자료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부도관련 자료의

경우 법정관리, 대위변제 등 부도의 각 단계별로 자료를 별도로 수집하

여 추후 부도가능성 예측자료로 활용성을 높였다.

재무자료도 매출액, 수익, 재고자산 및 그 변동, 고정자산, 이연자산,

이자비용조달, 인건비 등 개별 세부항목은 물론 유동성비율, 회전율과 같

은 활동성비율, 안정성비율 등으로 별도로 항목을 세분화하여 집계하였

다. 한편 자료수집 단계에서는 정확한 자료제출과 더불어 자료제출자의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하게 함으로써 자료제출 기피 유인을 최소화하였다.

- 41 -

Ⅴ. 맺음말

위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

는 물가나 환율 등의 측면에서 거시적인 대책도 필요할 것이지만 수출 대기

업과 내수 중소기업 사이의 트리클다운 효과의 강화를 통한 내수-수출의 선

순환 구조 구축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위에서 이론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투자의 불확실성이 큰 경우에는 위험

공유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내수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1997년 외환위

기 이전에는 한국경제가 이른바 한국주식회사로 불릴 정도로 위험공유가 많

이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너무나 위험공유가 많이 이루어져 투자위험에 둔감

해지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과도한 위험공유에 대한 반작용으로 위험을 공유하

기보다는 상호 전가하는 방식으로 경제가 운영된 측면이 있다. 위험전가는

주로 경쟁력이 약하고 홀드업 문제 등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을 대상

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수출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크게 도약할 수 있었으나

내수부문은 반대로 위축되게 되었고, 내수의 위축은 거꾸로 수출 대기업의

존립근거가 되는 국내 경제 기반을 흔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적절한 수준의 위험공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공유는 당사자들 사이에 그것이 윈-윈 가능성이 있다고 할

지라도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이는 일종의 조정실패 상황이

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정책당국이나 금융부문과 같은 제3자가 적절히 개

입하여 상황을 개선시킬 여지가 발생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금융부문이 다양한 방식으로 위험공유를 촉진하고 새로운

금융기법을 제시함으로써 내수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금융부문이 대기업에게 직접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

서 중소기업과의 위험공유를 유도하거나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시 대기업과

매칭펀드를 조성해서 위험공유를 유도하는 방안 등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가능성을 현실화하려면 정부-금융-기업 모두가 내수 위축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다 진지하게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42 -

<부록> 중소기업 금융의 현황, 문제점 및 해외사례

1. 중소기업 금융의 현황

중소기업 금융과 관련해서는 자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초과수

요 현상이 만성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중소기

업에서 자금수요 초과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아래의 3가지가 제시되고 있

다. 첫째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 구조조정

에 따른 자금수요, 둘째 산업구조 고도화 및 국내외에서 심화되는 산업간 그

리고 산업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하여 필요한 자금수요, 셋째 지식정보화 시

대의 도래로 인한 기존 시설의 업그레이드(upgrade) 필요성에 따른 자금수

요 등이다.

반면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여력은 간접금융과 직접금융 모두 제한

되고 있다. 먼저 상업은행을 통한 자금공급이 제한되는 원인은 아래와 같다.

(1) 2000년 이후부터 은행경영의 자율성이 확대되어 예전처럼 정책당국에 의

한 중소기업 대출 독려가 어려워졌다.31) (2) 신BIS기준(BASEL II) 등 금융

기관 대출에 대한 건전성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기피하게 되었다. (3) IMF 구제금

융 이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데 이러한 태도가 국내 금융기관에도 전이되었다. (4) 2000년 이후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보전을 위해 대출은 업력이 쌓인 소위 안전한

중소기업 위주로 선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자본시장 소위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공급도 제한되고 있다. 그 이유

는 무엇보다도 2000년 전후로 발생한 벤처거품 붕괴와 대우사태 등으로 회

사채 시장이 위축된 것이 크다. 또한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라 개인투자자들

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어 중소기업이 주식을 통해 자금을 조

31) 정책당국의 중소기업 대출 독려가 약화되는 현상은 우리나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나

라건 경제개발 초기에는 정책금융기관이 중소기업금융을 적극적으로 담당한다. 그러나 차츰 경

제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차츰 중소기업의 비중이 낮아지는 동시에 이들에 대한 자금 지원도

시장원리에 일임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는데, 2000년 전후로 상당수 정

책금융기관이 민영화되었거나 향후 민영화 계획이 수립됨에 따라 정부가 중소기업정책금융 확

대를 위한 개입 여지가 축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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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

업보다는 우량 대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을 선호하고 있다. 극단적인 사례로

아직까지도 벤처캐피탈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자료를 통해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먼저 주식발행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를 살펴보면, 2000년 벤처

붐 등으로 6.3조원까지 급증하였지만 이후 벤처거품이 붕괴하고 대우사태를

겪으면서 신용위험이 대두되자 2004년 말에는 1.8조원까지 축소된다. 이후

2005년 주식시장 활황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자금조달 규모가 2007년과 2009

년 중 4.5조원 대까지 증대되기도 했으나 2000년 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음 회사채 발행도 2002년 대우사태를 계기로 그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

였다. 1999년 1.3조원이던 것이 2004년에는 980억원으로 감소하였다. 이후 2007

년과 2009년에는 발행액이 약 8,000억원 내외로 증가하기도 했으나 1999년 수

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회사채 전체 발행액 중에서 중소기업 발

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의 3%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림 15> 중소기업의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규모

(단위 : 조원)

자료 : 금융감독원,『직접금융 자금조달 실적

이 결과 지난 10년간 중소기업 금융의 자본시장 의존도는 약화되는 가운데

간접금융 의존도는 높아져 갔다. 1997년 이후 은행권 대출행태 추이를 살펴

보면 아래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대기업 대출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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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은 신장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2007년까

지는 상업은행들의 대출 기피 현상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증가세가 가계대출

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따른 중소기업금융의 문제점은 다음에

후술한다. 그런데 2008년 이후로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그 반사

효과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하여 2009년말 현재 중소기업대출금(430.7조원)

은 가계대출금(408.6조)보다는 높아진 상황이다.

<그림 16> 중소기업의 회사채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규모

(단위 : 천억원(좌), %(우))

주 : 일반회사채 기준(ABS, 금융채 제외)

자료 : 금융감독원,『직접금융 자금조달 실적

<그림 17> 은행권 대출행태 추이

주 : 은행권에는 일반은행, 특수은행, 외은지점을 포함함.

자료 : 한국은행, 통화금융 , 금융시장 동향 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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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소기업 금융의 문제점

중소기업금융에 애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중소기업은 성격상 고위

험사업인 데 반하여 자금공여기법은 저위험기법인 은행대출을 매칭시키는 데

따른 위험프로파일의 불일치(mismatch)에 있다. 중소기업이란 업종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대신 사업이 성공할 경우 이익이 큰, 소위 高위험高수익 사업

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적합한 자금공여자는 원리금 회수의 불확실성을 감

내하는 대신, 성공시 높은 수익률을 회수하고자 하려는 위험회피성향이 낮은

투자자가 적합하다.

반면에 상업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은 차입자의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그 전

체 수익가운데 일부(원금과 이자)만 수취가 가능하고, 반대로 사업이 실패할

경우 발생하는 대출원금상실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문제가 있

다. 따라서 은행은 대출심사시 사업성보다는 원리금 회수의 안전성, 즉 실패

가능성이 낮은 기업 선별에만 초점을 두게 된다. 이 결과 중소기업의 수익창

출력은 부차적 사안이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이 대출로 중소기업에 필요

한 자금을 매칭(matching)시키는 데 수반되는 한계점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여는 그 사업이 성공할 경우 투자자도 큰

몫의 이익 수취가 가능한 주식을 통한 방안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활성화되지

못함에 따라 상업은행의 대출이 주된 자금조달 수단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로 인한 중소기업 금융의 문제점으로는 통상 아래의 네 가지 지적되고 있다.

(1)저조한 직접금융 이용도, (2)대출만기 단기화, (3)지나친 담보․보증 요구,

(4)경기변화에 대한 민감성 강화 등이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가. 저조한 직접금융 이용도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2007∼2008년

중 필요자금의 70% 이상을 상업은행 차입으로 조달하고 있다. 그리고 정책

자금에 대한 의존도도 20%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반면에 주식, 회사채 발행

으로 집계되는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비중은 0.5%에 불과하다. 결국 중소기업

재원조달은 80% 이상이 상업은행이나 정책금융 등 간접금융에 집중되어 있

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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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외부자금의 조달 추이

(단위 : %)

 

 은행차입 정책금융

비은행금융

기관차입주 식 회사채 사 채 해외차입 등

2008 71.5 21.8 3.9 0.2 0.1 1.8 0.5

2007 74.3 21.7 2.1 0.0 0.4 1.2 0.2

자료 :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2007, 2008), 중소기업금융 이용 및 애로 실태조사

나. 짧은 대출 만기

중소기업 대출은 대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하여 신용위험이 상

대적으로 높다. 그런데다 최근에는 신BIS상 건전성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상

업은행들의 신용위험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이 결과 은행은 중소기업에 대

한 대출금액 확대나 대출기간 연장에 소극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기존에 결정된 대출이라도 차주인 중소기업의 신용상태가 악화될 경우 이를

신속히 반영하여 금리 인상 내지는 대출기간 축소 등의 결정을 내리거나 애

초부터 이러한 신용상태 변화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대출인

경우 여타 대출과 비교하여 그 만기를 짧게 가져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중소

기업대출 동향을 정리한 아래 표에서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총 대출 중 만기

가 1년 이하인 대출의 비중이 70% 내외에 육박하고 있다.

<표 6> 중소기업 대출 만기

(단위 : %)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09

만기 1년 이내

대출비중77.1 74 68.3 74.5 72 69.8

자료 : 한국은행, 중소기업대출동향(보도자료)

다. 높은 담보 ․ 보증 의존도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2007∼2008년 중 중소기업의 금융기관

차입금 중 80% 이상이 담보 및 보증부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순수한 신

용대출 비중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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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차입시 대출조건

(단위 : %)

  부동산담보 신용보증서 예적금담보 연대보증 은행지급보증 순수신용

2008 44.3 26.7 6.9 4.0 4.3 13.8

2007 47.2 21.1 7.8 4.1 2.9 16.9

자료 : 중소기업중앙회(2007,2008)

또한 중소기업이 금융기관을 통하여 자금을 조달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으

로는 2003∼2008년 중 조사자료에 따르면 높은 대출금리, 신용보증서 위주의

대출 그리고 과도한 부동산담보 요구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 8> 자금조달시 애로사항 순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높은 대출금리 3 4 4 1 1 1

신용보증서 위주 대출 1 1 1 2 2 2

과도한 부동산담보 요구 2 2 2 3 3 3

매출액 위주 한도사정 6 6 6 5 4 6

신용대출 곤란 4 3 3 4 5 4

까다로운 대출심사 5 5 5 6 6 4

주 : 숫자는 자금조달상 애로사항 순위를 표시

자료 : 중소기업중앙회(2007, 2008), 중소기업금융 이용 및 애로 실태조사

라. 경기변동에 민감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애로사항 중 하나로 담보대출과 더불어 어음결제 관

행이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어음결제 관행은 불경기일 때 중소기업에 불리

하게 작용한다. 왜냐하면 불경기에는 신용경색이 동반되는데, 이 경우 중소기

업의 신용위험이 대기업에 비하여 빠르게 상승하여 어음결제금액은 물론 그

결제기간도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가 후퇴할 때 중소기업의 생

산활동은 대기업에 비하여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김동환(2008)에 따르면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인 음식료품, 기계 및

장비, 금속가공업의 경우 그 비중이 낮은 업종인 담배, 가죽․가방 및 신발

등에 비하여 업황 BSI와 경기동행지수 간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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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즉 불경기에는 이들 업종의 생산활동이 급격히 위축된다.32) 이처럼 중소

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이 경기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데는 경기상황에 따른

자금조달의 관행이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표 9> BSI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상관관계

 중소기업 비중 업 종 상관관계

높 음

식료품 0.35

기타기계 및 장비 0.38

금속가공제품 0.63

낮 음

담배 0.12

가죽, 가방 및 신발 0.07

코크스, 연탄 및 석유정제 -0.08

자료 : 중소기업금융의 이해, 김동환(2008)에서 재인용

마. 정부개입시 유의점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은 중소기업 금융의 특성상 금융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시장실패 상황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

다. 따라서 창업기업, 기업의 수익가능성 및 무형자산이 양호하지만 외형이나

과거 실적이 은행대출의 적격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주 타깃이 되

어야 할 것이다.33) 나아가 상업은행의 담보대출 및 단기대출이란 관행의 사

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에 대하여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원

하는 자금의 용도는 운용자금보다는 장기간 펀딩이 필요한 설비투자나 R&D

부분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민간금융과의 중복지원 가능

성을 피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청 정책자금, 한국은

행의 총액한도대출금,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에서 시설자금의 비중을 현재보다

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총괄은 현재처럼 중앙정부가 담당하기보다는 스웨덴

32) 반면에 경기가 살아날 경우 담보대출 및 어음결제 관행이 중소기업에 불리하지만은 않아 자금

조달 규모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33) 이를 반영하여 중소기업청의 정책자금은 2005년 이후 신용등급 B+이하 등급 업체에 공여되고

있다.

- 49 -

의 사례를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관할지역내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책

임과 권한을 가지고 담당하도록 분권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금

공여기관은 미국, 일본, 독일의 사례에 따라 전국범위의 대형 금융기관보다는

광역지자체 수준의 지역은행, 또는 중소기업 전담 정책금융기관이 담당하도

록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금리는 시장금리를 반영하여 현재보다 상향될

필요가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기관의 수익성 악화란 병폐를

근절하고 고위험 투자에 대한 고수익배당이라는 투자론의 기본원리를 반영하

기 위해서 필요하다. 과거 중소기업자금 지원은 그 기간을 장기로, 지원 금리

는 시장금리보다 낮게 책정하는 것이 관례이었다. 이러한 패턴은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금리수준 자체가 높았기 때문에 정책금리를 다소 낮게 하더라도

지원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로는 시장금

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서 이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지원 금

리를 낮추는 것은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와 지원기피 현상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나 정책금융기관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경우 정부

실패라는 딜레마가 따른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본래 중소기업에 대

한 정책금융은 투자위험이 높아서 시장에서는 자금지원이 되지 않는 부문에

대한 정부개입인 만큼 항상 재정낭비, 도덕적 해이와 같은 정부실패 가능성

이 내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34)

감사원(2008) 자료에서 지적되고 있듯이 신보와 기보의 보증 중복이 이러

한 정부실패의 단면을 표출하고 있다. 이것은 집행된 정책자금이 회수되지

못할 경우 책임문제를 우려하여 대상 기업 선정시 중소기업의 성장가능성과

지원의 필요성보다는 회수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

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라도 사전에 자금회수 실패시 책임 부담

주체와 지원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34)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시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정책금융기관을 설치하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중소기업 원리금 상환 보증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 문제와 둘

째, 정부 대위변제시 발생하는 재정부담의 문제이다. 이 결과 정책금융 결정 담당자는 자금지

원에 앞서 부실가능성 낮추는 것을 최우선시하게 된다. 결국 자금지원은 향후 중소기업의 수익

성이나 성장잠재력보다는 원리금회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결정되게 된다. 이 결과 세번째

병폐인 복잡한 증빙서류 요구관행, 넷번째 병패인 지원대상 중소기업 중복에 따른 실질적인 수

혜 중소기업 수의 축소가 발생하다. 중복보증과 관련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2000∼2004년

중 두 개 신용보증기관의 전체 보증액 중 30∼50%가 중복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50 -

<표 10> 중복 신용보증 현황

(단위 : 억원, %)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신 보

총 보 증 202,784 232,672 256,885 283,933 305,148

중복 보증

(비 중)

69,373

(34.2)

77,943

(33.5)

81,959

(31.9)

86,515

(30.6)

85,221

(27.9)

기 보

총 보 증 124,977 161,505 165,225 167,461 133,766

중복 보증

(비 중)

72,431

(58.0)

77,852

(48.2)

76,029

(46.0)

76,332

(45.6)

72,042

(53.9)

자료 : 감사원(2008)

3. 중소기업 금융의 해외사례

가. 양극화

한국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기업은

수출호조,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등에 힘입어 그 성장속도가 가속화되었다.

반면에 이들 대기업에 중간재를 납품하거나 내수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은 그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이 결과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수출 호조에도 불구

하고 체감 내수 경기는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소위 트리클다운 효과의

약화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기업과 내수담당기업, 또는 중소기업 간 성장세의

양극화는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한다기 보다는 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미 1990년

초반부터 이슈가 된 것이다. 아래에서는 유럽국가 중 대표적인 양극화 사례

로 독일과 스웨덴을 살펴본다.

1) 독일

독일은 자동차, 기계 및 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보유한 국가로

유럽내에서 대표적인 제조업 강국이다. 실제 상기 3개 분야 매출액의 50%이

상은 수출을 통하여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2000년 들어 독일은 국내경기 침체, 실업률 증가, 국내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총체적인 내수부진은 2000년 후반까지도 지속된다. 이러

한 양극화의 배경에는 수출 대기업들이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이유로

EU에 편입된 동구권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이들 지역으로부터 아웃소싱

- 51 -

을 증가시킨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예전에는 수출 대기업의 매출액이 증가

할 경우 이들 대기업에 납품을 담당하던 중소기업의 매출이 연달아 증가하던

트리클다운 효과가 약화된 것이다.

또한 내수산업의 대표격인 건설업의 경우 통독에 따른 동독지역 건설특수

가 19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사라지자 그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었다. 국

내소비수요의 한 축인 독일 정부지출도 2003년 이후 EU내 재정준칙(재정적

자를 국내GDP의 3% 이내로 유지)이란 제약으로 인해 그 확대 여력이 축소

된다. 내수부진 국면에서 이의 타개를 위한 탈출구는 정부 재정의 확대이다.

그런데 재정확대란 정책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독일 정부는 차선책으로 실

업수당 축소, 보상없는 노동시간 확대 등 노동시장 개혁을 골자로 하는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시장 개혁은 수출기업에 대

한 원가 절감 효과는 있었지만 내수진작에 대한 기여도는 미미한 것으로 나

타나고 있다.

2) 스웨덴

스웨덴은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란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을 추진하

기 위해 1950년 이후 1980년까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수출지향 산업 집중

지원 및 기업의 지배권 강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 결과 소수가문(family)에

기업지배권이 집중되는 오늘날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추게 되었다.35)

그리고 경제성장 과정에서 고용은 수출주도 대기업에 편중되면서 중소기업의

고용비중이 낮아지는 소위 고용양극화가 심각해진다. 이러한 고용양극화 현

상은 1980년대에 극에 달하였다. 1980년말 현재 대기업은 전체 취업인구 중

약 60.6%를 고용하여 EU 평균치인 30%를 두배나 상회하였고, 이에 반해

종업원수가 10명 미만인 기업들의 고용률은 9.5%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고용의 대기업 편중과 대기업의 비대화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와

같은 신규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러한 와중에 1990

년 들어 경제위기가 발생하자 스웨덴의 실업률은 급증(1990년 1.7%에서

1993년 9.1%)한다. 당시 급증한 실업률에 대처하고자 공공부분을 통한 일자

리 창출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35) 한 예로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은 스톡홀름증권거래소 상장주식 시가의 50%를 상회하는

11개 대기업을 보유하고, 지주회사인 Investor AB를 통해 Ericsson(통신장비), Electrolux(가

전), ABB(발전설비) 등 대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 52 -

이에 스웨덴 정부는 1990년대 들어 그간의 수출 대기업 위주 경제성장 정

책에 대해 근본적인 수정에 나선다. 1950년 이후 40년간 추진해 온 대기업

위주의 조세제도와 신용공급(대출 등)정책을 중립적인 방향으로 수정한다. 먼

저 법인세를 하향 조정하였다. 1990년 이전에는 약 50∼62%에 달하던 고율

의 법인세를 1991년에 30%로, 1994년에는 다시 28%로 하향 조정하였다.

1990년 이전에는 (명목) 법인세가 높았지만 수출 대기업의 경우 자본집약적

투자에 대한 세금공제36)를 인정하는 특례조항을 통하여 실효세율을 낮출 수

있었다. 반면에 중소기업은 특례조항을 활용하기 어려웠다. 그 이유는 중소기

업은 성격상 노동집약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결국 명목상 고율의 법인세는

특례조항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의 경쟁력을 보전하는 수단이 되어

온 것이다. 따라서 법인세율 인하조치는 이전까지 대기업이 향유해 오던 특

혜를 없애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둘째, 신용을 자본집약적인 기업에 선별적으로 할당하던 제도를 폐지한다.

이 결과 기업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중소기업의 신용공여가

수월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신용정책의 변화는 종전에는 재원조달에서 불리

하였던 소프트웨어(인적자본 및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한 업종)분야에 신생

중소기업의 창업을 크게 활성화시킨다.

셋째, 신생기업의 시장진입이 용이하도록 경쟁촉진적 산업정책을 추진하였

다. 1993년 7월 경쟁법을 발효하였고 전기, 통신 및 교통 등 인프라 산업에

서 독점지위를 차지하던 기존의 국영기업 분할 작업과 민영화를 추진하여 신

생기업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였다. 넷째, 중소기업에 대한 명시적인 지원을

강화하였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경감, 재정 및 컨설팅 지원 강

화, 노동시장 유연화37)와 같은 조치를 실현한다. 또한 이러한 중소기업 지원

을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도록 그 권한을 분권화하였다. 이

러한 정책전환을 계기로 그 동안 심각했던 대기업 고용편중 현상은 2000년

초반 들어 다소 완화되었다. 그러나 2001년 현재에도 대기업 편중현상이 근

절되지는 않고 있다.

36) 1955∼90년까지 운영되었던 투자펀드시스템(investment fund system)은 영업이익의 일부를

투자펀드에 적립하는 기업들에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이다. 이는 고성장 산업을 지원하는 기

능을 담당했으나, 영업 초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신생기업은 기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

였다.

37) 노동자에 대한 재고용의무 유효기간이 해고 후 12개월에서 9개월로 단축되었고, 1년 기한 단기

고용도 용이해졌으며, 신생기업에 대해서는 18개월 기한 단기고용도 허용하였다.

- 53 -

<표 11> EU국가 제조업 기업규모별 고용비중 비교(2001년)(단위 : %)

종업원 수

10명미만 10∼50명미만 50∼250명미만 250명이상

독 일 7.0 15.1 23.1 54.8

스 웨 덴 11.1 15.2 20.7 53

영 국 10.1 18.8 25.8 45.3

네덜란드 11.2 23.3 25.0 40.5

EU-15평균 13.1 21.6 23.4 41.9

주 : 2001년 기준

자료 : Eurostat(2004), KIEP(2005) 재인용

나. 중소기업 금융지원 사례

1) OECD(2006) 사례

중소기업에 대한 국가별 자금지원양상을 측정하는 표준화된 국제지표나 자

료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OECD에서는 아래 도표와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 자료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부족은

한 국가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반화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OECD(2006)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가입국, 미가입국을 구별할 것 없이 공히 중소기업

금융은 부족하다고 답변하고 있다. 물론 OECD 미가입국에서 부족하다는 답

변은 가입국에 비하여 10%pt 높게 나왔다. 다만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그림 18> 파이낸싱 갭 설문조사

자료 : OECD SME and Entrepreneurship Financing Survey.

- 54 -

로 질문을 구체화할 경우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응답이 OECD 미가입국에서

70%로, 가입국의 경우 30%인 것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OECD 가입국가에서 어렵다는 답변 비중이 높

아 답변의 일관성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EU국가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원(funding sources)에 대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은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응답이 79로 최고

치를 기록하고 그 다음으로는 리스(leasing)회사, 정책금융기관 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벤처펀드나 PEF비중은 상당히 낮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9> EU국가 중소기업 자금조달원

자료 : EOS Gallup Europe(2005), “SME Access to Finance”,

Flash Eurobarometer 174, October

마지막으로 정책금융 비중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접금융, 신용공여, 및

벤처캐피탈 순으로 나타났는데 벤처캐피탈이 정책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가입국의 경우 9%로 미가입국의 2%와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림 20> OECD 가입국 정부 중소기업 자금지원 비율

- 55 -

<그림 21> OECD 미가입국 정부 중소기업 자금지원 비율

자료 : OECD(2006), “The SME Financing Gap”

2) 미국․일본․독일의 중소기업금융 지원 사례

아래의 표를 통하여 미국, 일본 그리고 독일의 중소기업금융 지원 사례를

살펴보면 대형은행보다는 소형 은행이나 지역 금융기관이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은 대형화된 상업은행보다는 지역은행이나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표 12> 미국, 일본, 독일의 중소기업 금융

미 국 일 본 독 일

○중소기업자금차입은대형상업

은행보다는금융회사(finance

company)내지소형상업은행을

통해 주로 이루어짐.

○상업은행의경우 2005년기준으

로자산규모 5억달러미만인은

행들의 중소기업 대출비율은

87.1%인 반면, 자산규모 100억

달러 이상인 경우 그 비율은

24.1%에 불과한 실정

○미국과유사하게신용금고등지

역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대출

기능을활발히수행하는가운데

중소기업 대출비율이 미국보다

높은 상태

○은행의중소기업대출비중은도

시은행 60.3%, 지방은행 74.0%,

제2지방은행 82.0% 임.

○중소기업 대출위주인 지역금융

기관이 최대 은행 지위를 점유

○정책금융기관인 독일 부흥은행

(kfw)은 바젤Ⅱ 등으로 신용도

평가가엄격해진금융환경에대

응하여소기업대출원활화를위

해중소기업의자기자본을확충

하는메자닌금융을도입하여시

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활성

화를 유도

자료 : 조형삼(2008)

- 56 -

독일의 경우 정책금융기관인 독일부흥은행(KFW)이 지원대상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을 메자닌(mezzanine) 자금을 통하여 구매하는 방식으로 중소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38) 이 경우 해당 중소기업은 자본이

확충되어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향상된다. 그리고 기존에 자금지원을 주저하

던 상업은행들도 신규 대출에 나설 여력이 생기게 된다.

결국 메자닌 금융이란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의 일부를 정책금융기

관이 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필요자금은 민간

상업은행이 지원하게 함으로써 자금지원에서 民官공조가 가능해 진다. 이러

한 메자닌 기법을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대규모 설비투자 등으로 유동성 부

족에 처한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주식,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후순위채권 등을 정책금융기관이 매입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이때 구체적인

투자자로는 중소기업청의 정책자금 집행기관, 국책은행, 국민연금 및 PEF 등

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단순하게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보다

위험도도 낮추고 대체 투자의 수익률 변동성도 줄이는 장점이, 나아가 이러

한 메자닌 투자를 전담하는 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의 수익성과 채권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투자처가 확보되는

이점이 발생한다.

38) 메자닌 금융이란 중간 성격의 자본을 의미하는데 경영권 간섭이 없는 자본으로 자본과 부채의

중간적인 형태의 자금을 말한다.

- 57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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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ECD Publishing.

OECD(2006), “Financing SMEs and Enterpreneurs”, Policy Brief, 2006.9.

- 58 -

The Role of Finance for Boosting Domestic Demand through

SMEs: Focusing on Risk-Sharing Relationship between

Large Firms and SMEs

Joonkyung Ha1, JaeJoon Han

2 39)

<Abstract>

We study the role of finance for boosting domestic demand, focusing

on its function of rebuil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large firms and

SMEs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In particular, we suggest

financing policies that enhance trickle-down effects from large

exporters to domestic players by facilitating risk-sharing between

them through financial sector. In the Korean economy, there has been

a huge gap in market power between large export-oriented firms and

domestic-oriented SMEs. Thus SMEs have been bearing too much

burden of risks compared with their counterparts when they deal with

large firms. For example, when SMEs consider to invest in plant and

equipment for the production of a certain large-firm-specific

intermediate good, large firms often show a tendency of not disclosing

whether to purchase the product in advance. If so, the SMEs have to

take all the risks of investment outcome. This kind of hold-up

problems contribute to weak domestic demand due to the aggravated

profit of SMEs as well as the shrinking trend of investment in plant

and equipment. Thus, it is worthwhile to consider giving direct

incentives to large firms for sharing such investment risks with SMEs

when SMEs invest in plant and equipment for large-firm-specific

1) Assistant Professor, Division of Economics, Hanyang University, E-mail: [email protected]

2) Assistant Professor, Division of Global Finance & Banking, Inha Univ.,

E-mail: [email protected]

- 59 -

goods. Such measures will also be helpful for enhancing the profit of

financial sector because it will lower the SMEs’ default risk.

JEL Classification: G20, G32, L16

Key Words: Domestic Demand, SME, Large Firms, Hold-Up Problems,

Risk-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