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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베트남에 들어온 지 2개월이 지나간다. 안정적인 유통사업을 위해 베트남의 현지 문화를 이해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양돈산업의 가장 끝 부분인 유통은 양돈산업 전 Value Chain에서 유일하게 소비자를 상대하는 사업이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접근 자체가 힘들다. 그런 이유로 먹거리를 중심으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유통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돈육 요리를 먹어 보고, 베트남 사람들의 취식 방법과 행위를 연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는 편이라서 정말 다행스럽다. 강한 향신료나 허브(Herb)로 음식 고생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렇지 않음을 감사하고 있다.

5월호(240~245p)에서 언급했듯이 베트남 사람들의 돼지고기 사랑, 굳이 돼지고기에 한정 짓지 않아도, 고기에 대한 사랑이 정말 깊다. 그리고 우리나라보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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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병 식 부장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문베트남사업담당 축육사업팀

베트남 양돈 이야기【2】

베트남의 양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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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양돈 이야기【2】 - 베트남의 양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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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 취식 방법에 대해서는 부럽기도 하다. 그래서 베트남은 선호 부위와 비선호 부위와의 가격 차가 그렇게 크지 않다. 한편으로 주요 부위로 편중된 우리 소비 문화에 고생하는 육가공업체들이 안쓰러울 따름이다.

지난 호는 개요 성격으로 전반적인 베트남 양돈, 유통 현황을 적어 봤다. 본고에서는 베트남 양돈 생산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전문성이 부족해서 기술적인 부분은 언급하지 못하겠지만, 한돈산업 전반에 관여해 본 경험으로 풍월(風月)을 읊어보려 한다.

2. 베트남의 사육 규모

베트남의 인구는 약 1억명에 달한다. 실제 통계치(2018년 통계청 기준)로 9천6백만명이다. 한 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가려면 인구가 1억명 정도 있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적어도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이 베트남의 1인당 소비량은 29kg/년이다(2017년 OECD 데이터). 이 수치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미국과 일본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그러면 사육규모는 어떻게 될까? 추정치이지만 27,000천두 정도의 사육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2.7배 수준이다. 한때 중국 수출이 활발할 때

(그림 1) 국가별 1인당 돈육 소비량(2017년, OECD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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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30,000천두를 넘기도 했다고 한다. 2016년을 고점으로 중국의 베트남 돼지 수입금지 여파로 파동을 겪으면서 Backyard 중심으로 감소한 수치이다.

베트남의 사육농가수는 정확하지 않다. 짧은 실력으로 베트남 현지 자료를 찾아 봤는데, 단위가 백만 단위까지 간다. Backyard 농가까지의 수치일 것이다. 거의 대부분이 대형 축산회사를 제외하고는 부업농이다. 그렇지만 조금씩 대형화를 생각하고 있고, 양돈 클러스터 형태의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중소기업형으로 한돈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클러스터를 형성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으나, 이곳에서는 부업농에서 클러스터로 가는 모델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본이 공급되면 클러스터를 형성하기에 그렇게 어렵지 않을 듯싶다.

또 베트남 양돈 사육의 커다란 부분은 축산전문회사의 사육모델이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CJ도 베트남에 진출하여 현재 모돈 규모 5만두 수준을 확보하고 활발한 계열화 사업을 하고 있다.

독보적인 회사는 글로벌 No.1 축산회사인 CP로 현재 총사육 규모 200만두가 넘는다. 베트남 총 사육두수의 6~7%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최근 2년간의 양돈 침체기에 기업자금을 바탕으로 축산전문회사의 사육규모는 유지 또는 확대하여 베트남 양돈 생산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 정부는 기업농에 대하여 예의 주시하고 있으나, 베트남 자가 자본력을 고려할 때 꼭 해외 자본이 참여하는 사업모델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CP의 경우 후방 산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생돈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지육 도매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동안의 양돈시세 침체로 최근에는 2차 육가공(햄·소시지)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축산전문회사들의 사육두수는 전체 베트남 사육두수의 20% 수준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 베트남의 사육방식

(1) 사육기술 수준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베트남은 우리 1980년대부터 2018년까지 모든 시

대를 공존한다. 베트남의 사육도 비슷하다. 우리 1970~1980년대의 사육방식에서부터 우리나라보다 빠른 사육방식도 있다. 그리고 ICT의 접목도 우리나라보다 빠른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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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양돈 이야기【2】 - 베트남의 양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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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오판하는 것은 베트남의 소득 수준이 낮아 그들이 우리나라의 1970년대, 1980년대의 사고와 행동 양식,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혀 아니다. 젊은이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은 우리의 지금과 거의 차이가 없다. 섬세한

면은 우리와 조금 다르나, 사업 운영방식, 접목 등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조금 차이가 나는 것은 우리는 산업 성장의 단계를 거쳤지만, 이들은 그 경험

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한돈 사양가는 돼지 10마리에서부터 출발하여20년·30년에 걸쳐 모돈 50두, 모돈 500두의 단계를 거쳤지만, 베트남은 그 단계에 대한 경험이 없다. 안 해 봤기 때문에 경험치가 없어 과정 중 조금은 섬세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육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농의 경우 MSY가 20두를 상회한다.

우리가 베트남보다 사육기술이 뛰어나다는 생각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여기는 여기 나름대로의 사육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도 한국에서 하지 못하는 두수의 기업형 계열화 사업을 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시스템 중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

(2) 사육규모별 차이사육규모별로 보면 Backyard의 경우, 자돈을 구매하여 비육을 하는 경우가 대

부분이다. 적게는 한 두 마리에서 수십 마리까지 경종농업을 하면서 돼지를 키운다. 전업농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리고 일관사육을 한다. 비육을 전문으로 하는 농장들도 있다. 기업농의 경우, 2사이트(site) 방식으로 대부분 사육한다. 모돈농장을 임차하여 사육하거나, 한국에서는 없는 모돈 위탁사육의 형태도 있다. 그리고 비육은 대부분 위탁사육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에도 환경문제의 대두로, 또 기업들의 사육두수 확대로 한국처럼 비육위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불과 1년여의 일이다.

대부분 축산전문회사는 자체 GGP나 GP를 보유하고 있다. 또는 협업(Joint Venture)을 통하여 종돈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서 말하는 3통(統)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 베트남 유통시장도 정확히 출처가 확인된 3원 교잡종과 그렇지 않은

우리가 베트남보다 사육기술이 뛰어나다는생각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여기는 여기 나름대로의 사육방식을 가지고 있다.우리나라의 어떤 기업도 한국에서 하지 못하는두수의 기업형 계열화 사업을 하고 있다.일부 시스템 중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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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F1돼지의 가격에 확연하게 차이를 두고 있다.

(3) 사육시설 형태베트남 돈사의 형태는 거의 개방형이다. GP농장의 경우 우리와 비슷한 무

창돈사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리고 돈사 바닥은 평돈사가 대부분이다. 물을 쓰기가 용이하고, 인건비가 아직까지는 낮아 슬러리 돈사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 환경문제(폐수 처리)에 대한 이슈들이 생기면서 기업농을 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슬러리 돈사나 스크레파 돈사를 고민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의 경우 환기/단열(겨울철 10℃ 정도로 온도가 내려감)에 신경을 쓰기는 하나, 남부의 경우에는 우기와 건기 2계절밖에 없어서 비육장의 경우 윈치커튼도 없는 돈사도 상당히 많다.

그리고 자동급이 시스템은 기업농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비육장은 노동력을 활용하여 사료를 급이하고 있다.

4. 베트남의 출하

베트남의 사육규모와 방식에 대하여 적어 봤다. 그러면 마지막 출하단계는 어떠할까?

출하는 조금 다르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양돈의 공식적인 대표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정부에서 공인하는 도매시장(경매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육이 거래되는 도매시장은 있으나, 정부가 공인하는 경매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세의 기준은 CP에서 운영하는 집하장(생돈판매장)의 고시 가격이 기준가가 된다(관련해서는 7월호(생돈 유통)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음). 그 가격을 바탕으로 생돈이 거래된다.

거래형태는 1990년대 생돈 상인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절을 그려보면 된다. 도착도 계근은 없고, 농장에서 현지 계근만 존재한다. 공인계량소가 없어 농장에서 마리당 체중을 측정하여 판매한다. 대부분이 그렇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CP의 집하장 판매와 Vissan(베트남 1위 육가공업체)만이 예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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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양돈 이야기【2】 - 베트남의 양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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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의 경우 농장에서 현지 계근을 하지 않고, 집하장 현지 계근으로 생돈을 판매한다. Vissan의 경우 농장에서 생돈을 구매할 때 한국과 같이 도착도 계근으로 생돈을 구매한다. 그렇다고 한국의 도착도 계근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한국의 경우 생돈을 입고하여 총 중량을 계

근하고, 공차를 계근하여 총 체중을 산출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생돈 2~3마리를 계근하여 생체를 측정한다.

현지에서 상인들이 생돈을 구매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 왜곡이 많이 일어난다. 생돈 상인들이 시장을 많이 왜곡시킨다. 그리고 농장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돼지의

정확한 품질을 알기도 힘들다. 단지 상인들이 나쁘다고 하면 나쁜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의 과거를 보는 것 같다. 앞으로 내가 고민할 부분이기도 하다.

5. 맺으며

좀 더 시장을 알기 위해서 두 달 동안 가까이 많이 갔다. 한 5년 만에 농장에 들어가서 선별출하를 했고, 베트남 1위의 도축장도 들어가서 등급판정을 하는 모습도 보았다. 그리고 실온(30℃ 이상)에서 5~6시간 있었던 재래시장의 돼지고기를 먹어 보기도 하고, 우리나라 백화점보다 관리가 잘 되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도 먹어 봤다.

느끼고 체험하기. 베트남에서 유통을 하기 위한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점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베트남 양돈산업이 그리 만만하지 않음을 느낀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의 전문성에 대하여 감탄을 한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며 내 생각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다음 호에서는 도축/가공 부분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다뤄 보려고 한다. 관심이 있는 관계자들은 베트남에 건너와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상인들이 생돈을구매하는 시장이기 때문에시장 왜곡이 많이 일어난다.농장들은 자신들이 생산한돼지의 정확한 품질을알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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