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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월호 224 정책&진단 전문가진단 ASF 방역대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아프리카돼지열병)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 지역 양돈장에서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이후 경기도 연천·김포, 인천 강화 지역의 총 14 개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하였다. 발생 양돈장에 대한 방 역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10월 9일 14차 양돈장 발 생 이후 국내 양돈장에서의 ASF 발생은 종식되었다. 그러 나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2019년 10월 초에 처음 확인된 이후 2020년 4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그간 우리나라에서 추진해 왔던 ASF 방역 대책 평가를 통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 함으로써 향후 ASF 방역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1. 국내 ASF 발생 상황 분석 및 예측 양돈장의 ASF 발생은 2019년 9월 16일부터 10월 9일까 지 14개 양돈장의 발생을 끝으로 추가 발생이 없다. 그러 박 최 규 교수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아프리카돼지열병) ASF 방역대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 2020. 6. 25. · 4. asf 발생으로 살처분 조치된 양돈장의 재입식 문제 2019년 asf 발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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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아프리카돼지열병) ASF 방역대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 2020. 6. 25. · 4. asf 발생으로 살처분 조치된 양돈장의 재입식 문제 2019년 asf 발생으로

2020. 6월호224 2252020. 6월호

정책&진단

전문가진단

ASF 방역대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아프리카돼지열병)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 지역 양돈장에서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이후 경기도 연천·김포, 인천 강화 지역의 총 14

개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하였다. 발생 양돈장에 대한 방

역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10월 9일 14차 양돈장 발

생 이후 국내 양돈장에서의 ASF 발생은 종식되었다. 그러

나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2019년 10월 초에 처음

확인된 이후 2020년 4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그간 우리나라에서 추진해 왔던 ASF 방역

대책 평가를 통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

함으로써 향후 ASF 방역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1. 국내 ASF 발생 상황 분석 및 예측

양돈장의 ASF 발생은 2019년 9월 16일부터 10월 9일까

지 14개 양돈장의 발생을 끝으로 추가 발생이 없다. 그러

박 최 규 교수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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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야생멧돼지에서의 발생은 2019년 10월 이후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2020

년 4월 중순을 기준으로 540건을 넘어섰다. 발생지역 또한 경기도 연천·파주, 강원

도 철원을 넘어 강원도 화천·양구·고성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를 중심으로

야생멧돼지에 대한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나 당분간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

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나라의 ASF 발생 양상을 이해하고 향후 발생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스웨

덴 국립수의연구소의 Chenais 박사가 2018년에 발표한 ASF바이러스의 네 가지 감

염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그림 1).

네 가지 감염 유형 중에서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ASF바이러스를 매개하는 물렁진

드기의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진드기를 매개로 한 야생멧돼지 감염환(①유형)

이나 사육돼지 감염환(②유형)은 성립되지 않는다. 사육돼지-부산물 간 전파유형(③

유형)은 사육돼지 양돈장에 ASF 발생이 있어야 성립될 수 있는 유형인데, 현재 우리

나라는 양돈장의 ASF 발생이 통제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유형 또한 현재 상황에서

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ASF 감염환은 ④유형, 즉 야생멧돼지-서식지 감염환에 해당된

다고 볼 수 있다. 이 유형에서 ASF의 감염은 이미 감염된 야생멧돼지와 감수성 야생

멧돼지 간의 직접 전파와 오염된 서식지(사체)를 통한 간접 전파로 야생멧돼지 집단

에 ASF바이러스가 유지된다. 만약 ASF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나 오염된 환

(그림 1) ASF바이러스의 4가지 전파 유형

①야생돼지-진드기 간 야생감염환(sylvatic cycle), ②진드기-돼지 간 감염환(tick-pig cycle),

③사육돼지-부산물 간 감염환(domestic cycle), ④야생돼지-서식지 감염환(wild boar-habitate cycle) <출처 : Chenais et a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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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 양돈장 간에 직�간접적인 접촉이

이루어진다면 ③유형의 사육돼지-부산

물 간 전파유형이 성립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ASF 방역활

동은 야생멧돼지 감염환이 사육돼지 감

염환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야생멧돼지

에 대한 방역활동과 함께 양돈장의 차단

방역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2. 야생멧돼지 방역대책 평가 및 개선 방안

현재 정부에서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ASF 방역대책으로 △지역 간 멧돼지 이동

차단을 위한 광역 울타리 설치, △야생멧돼지 개체수 감소를 위한 포획, △오염원

차단을 위한 야생멧돼지 사체 제거 및 오염지역 소독 등의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

다. 그러나 이러한 방역조치가 적용된 이후에도 야생멧돼지의 ASF 발생은 지속되

고 있고, 발생지역 또한 확대되고 있어 현재의 방역대책으로 야생멧돼지 집단에서

의 ASF 발생과 확산을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2019년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공동보고서(African

swine fever in wild boar, 2019)에 따르면,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야생멧

돼지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만약 방역

조치를 중단할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감소된 개체수가 다시 회복되기 때문에 현실

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야생멧돼지 포획(수렵)의 경우,

수렵 활동에 쫓긴 돼지가 다른 지역으로 탈출할 수 있어 오히려 지역 확산을 초래

할 위험성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사실 야생멧돼지에 대한 ASF 방역은 경험이 풍부한 유럽 국가에서도 확실한 대

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ASF 발생을 처음 겪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다양

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현재의 야생멧돼지 ASF 방역

대책은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방역 경험을 쌓아가면서 꾸준

히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야생멧돼지의 ASF 발생 상황에 대한 정보를 유관기관에 통

보해 주고 있어 정보 전달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체계적인 분석

없이 발생건별 정보들만 단편적으로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양돈장 방역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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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양돈장의 ASF 방역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

의 ASF 발생 상황을 지자체나 양돈장에서 ASF 현장 방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

보를 가공하여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야생멧돼지의 ASF 발생 정보를

해당 지역 양돈장의 지리적 정보와 연계 분석하여 해당 지역 양돈장에 알려주는 소

위 ‘ASF 발생 정보 분석 및 방역 활용 시스템’ 확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3. 양돈장의 방역대책 평가 및 개선 방안

2019년 ASF가 발생한 14개 양돈장의 발생 상황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모돈과

비육돈 구간의 일부 돼지에서만 발생하였고, 농장의 돼지 전체로 ASF가 확산되었

다는 증거는 없다. 즉 양돈농가에서 그만큼 신속하게 이상증상을 발견하여 신고하

였고, 이러한 신속한 신고가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ASF 방역에 핵심요소였다는 것

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발생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에서 발생농

장을 매개로 한 인근 전파나 역학관련 양돈장의 전파 사례도 거의 없어 방역당국의

차단방역 조치 또한 신속하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ASF 방역 성공을 위하여 정부의 세부적인 방역 조치 면에 있어

서는 개선할 점이 없는지 다각도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양돈장 살처분의 범위는 적절한가? 일단 ASF가 국내에 처음 발생한 상황

에서 다소 과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점과 발생농장, 인근 농장 및 역학관련 농

장들의 살처분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리라 생

각한다. 그러나 더 이상의 ASF 발생이 없는데

도 불구하고, 발생지역의 전체 양돈장으로 살

처분 범위를 확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에

따라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살처분 농장의 범위를 지역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발생농장을 매개로 한 ASF 확산의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져

야 하는데, 당시 ASF 발생 상황을 살펴보면 ①

ASF 발생농장 내부에서조차 발생돈사(돈방)

이외에는 추가 ASF 발생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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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ASF 발생농장과 관련한 인근 전파나 역학관련 농장 전파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와 같이 ‘발생농장을 매개로 한 질병 확산의 위험성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살처분 범위를 그렇게까지 확대했어야 했었는가’ 하는 비판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례

분석을 통하여 합리적인 살처분 범위 설정에 대한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양돈장의 신속한 신고가 없이도 성공적인 ASF 방역이 가능한가? 2019년

ASF 발생 당시 해당 양돈장들의 신속한 신고가 없었다면 당연히 ASF 방역의 성공

은 보장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신고가 늦어져서 ASF에 감염된 돼지가 도축장에

출하되거나 농장 간 이동이 이루어졌다면 중국의 예와 같이 우리나라의 ASF 방역도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019년 9월 이전에 이미 ASF 유입의 위험성을 인지

한 방역당국의 충분한 홍보와 양돈농가의 적극적인 방역(신고) 의지가 있었기 때문

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의 사례를 보면, 양돈농가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생계 지원 보장이 이루어지

지 않게 되자 양돈농가에서 신고를 기피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ASF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우리 양돈농가의 신속한 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양돈농

가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조속한 재입식을 통한 생업 재개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

농가들도 신속한 신고를 꺼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발생지역 양돈농가들의 재

입식을 계속 막고 있는 정부의 방침이 향후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셋째, ASF 방역에 대한 정부 부처 간 방역활동 협조체

계는 적절한가?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에 공히 감염되

며, 상호 전파될 수 있는 ASF의 특성상 정부 부처 간 긴

밀한 방역 협조체계 구축은 방역 성공의 중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즉 양돈장 방역대책과 야생멧돼지 방역대책이

ASF 방역대책의 양쪽 날개이기 때문에 관련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간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접경지역의 발생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국

방부의 협조 또한 필수적이다. 금번 ASF 발생을 통하여

농림축산식품부 단독으로는 ASF에 대한 효과적인 국가

방역활동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관련 부처 간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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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한 협력이 필요함이 입증되었으므로 ASF 방역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

하되, 관련 부처가 긴밀히 협조체계를 가동하는 ‘범정부 ASF 공동방역단’과 같은 방역

단 구성 및 운영이 필요하다.

넷째, ASF 방역의 핵심 기술은 충분히 확보되었는가? ASF 방역의 핵심 기술은 다

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백신과 신속 정확한 진단법이 확보되어 있는지를 살

펴보아야 한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ASF 백신 개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나

ASF바이러스의 특성상 단기간에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선은 조기 방역을 위한 신속·정확한 진단법 개발 및 활용에 초점을 맞추

어야 하며, 진단의 신속성 확보를 위하여 축산 현장(농장, 도축장 등)에서 바로 ASF를

확진할 수 있는 현장진단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2019년 ASF 발생 당시 여러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ASF 의심 시료를 채취하여

장거리에 위치한 전문 진단기관으로 운반하여 검사를 실시하는 현재의 진단체계로는

신속한 방역활동이 곤란하다. 가능한 빨리 축산 현장에서 신속·정확하게 ASF 진단

이 가능한 현장진단법 개발과 이를 이용한 현장진단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다섯째, 양돈농가의 차단방역은 강화되었는가? 2019년 14개 양돈장의 ASF 발생은

어떤 경로든 ASF바이러스가 양돈장 내부로 유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

후 ASF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양돈장의 외부 차단방역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

다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양돈장의 차단방역은 축산 선진국이라고 해서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며, 내

농장에 맞는 차단방역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하면 된다. 단지 개별 양돈

장마다 지리적 여건이나 사육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대책을 제시하긴 곤란하

며, 내 농장 상황에 적합한, 그리고 실현 가능한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히 이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양돈장에 ASF가 유입될 수 있는 내�외부 위험요인(미비점)

들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을 해야 한다. 둘째로 파악된 각 위험요소별로 실현 가능한

최선의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셋째로 수립된 방역대책을 일상적으로 이행하고,

그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부에서는 ‘양돈장의 방역 수

준 및 위험도 평가요령’을 마련하고, 이를 농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는 동시에 미비한 방역시설을 개선할 수 있도록 ‘ASF 발생지역 양돈장의 차단

방역 종합 지원 사업’과 같은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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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SF 발생으로 살처분 조치된 양돈장의 재입식 문제

2019년 ASF 발생으로 발생농장은 물론 발생지역의 많은 양돈장들에 대한 살처

분이 실시되었다. 당시 ASF 발생 상황에서 부득이한 방역조치라고 인정하지만, 반

년이 지난 현재까지 재입식에 대한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어 해당 양

돈장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ASF 방역지침(SOP)에 따르면, ①발생농장은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 경과

하고, 60일간 입식시험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②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 지역은

발생농장 입식시험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그리고 ③그 외 지역은 이동제한 해제일

로부터 40일이 경과한 경우에 재입식을 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표 1).

이러한 규정에 따라 정부의 의지만 있었다면 현재 발생지역의 양돈장들은 이미

재입식이 완료되었거나 재입식이 진행 중에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재입식에 대

한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표 1) ASF 발생농장(지역)의 이동제한 해제 및 재입식 절차

구분 ASF 방역지침에 따른 이동제한 및 재입식 기준

이동

제한

해제

조건

● 기본 원칙 : 마지막 살처분 대상 가축에 대한 살처분이 끝나는 날부터 21일이 지난 후

관리지역과 보호지역을 예찰지역으로 전환하고, 마지막 살처분이 끝난 날부터 30일이 지난 후

예찰지역 안의 감수성 가축에 대한 임상검사, 혈청검사 및 환경검사 결과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예찰지역을 해제한다.

● 방역지역 해제 절차

- 시장�군수는 마지막 발생농장의 살처분 대상동물(발생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외의

감수성 동물까지 살처분한 때에는 그 동물을 포함한다)에 대한 살처분 및 소독조치가

끝난 날부터 21일이 경과된 후 관리지역과 보호지역을 예찰지역으로 전환하고,

예찰지역의 방역조치를 하여야 한다.

- 예찰지역(관리지역·보호지역을 포함한다) 안의 감수성 동물에 대한 이동제한은

마지막 발생농장의 살처분 대상동물(발생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외의 감수성 동물까지

살처분한 때에는 그 동물을 포함한다)에 대한 살처분 및 소독조치가 끝난 날부터 30일이 지난 후

예찰지역 안의 돼지에 대한 검사(임상검사, 혈청검사, 환경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판정된 날까지로 한다.

재입식

조건

● 발생농장 :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 경과하고, 60일간 입식시험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 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 지역 : 발생농장 입식시험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 그 외 지역 :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이 경과한 경우

- 단 살처분 과정에서 ASF 감염이 확인된 농장은 발생농장과 동일하게 적용

※ 예외조항 : 시장·군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물렁진드기,

야생멧돼지에 의한 발생으로 밝혀질 경우 별도의 재입식 기간을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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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 이유는 “아직 야생멧돼지에

서 ASF 발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이동제한을 해제할 수가

없다”라는 논리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과연 야생멧

돼지에 대한 ASF 발생이 언제쯤 종식

될 수 있을까? 4월 현재 하루 걸러 한

번 꼴로 야생멧돼지의 ASF 감염이 확

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생멧돼지에

서의 ASF 발생이 조만간 종식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양돈농가의 폐업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정부는 모든 양돈농가에 대한 재

입식을 무작정 막고 있을 것이 아니라 각 양돈장의 차단방역 수준을 평가하고 보완

하면서 단계적으로 재입식을 추진하는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양돈농가의 책

임이 아닌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을 이유로 양돈농가의 생존권을 무한정 침

해할 수는 없는 일이다.

5. 당부의 말

2019년 10월 이후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 들어 발

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 양돈장에서는 작년 10월 초 14

차 발생 이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이 없다. 만약 야생멧돼지의 ASF 발생이 사육양

돈장의 ASF 발생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당 지역의 양돈장에서

이미 ASF가 발생했어야 한다. 이는 해당 지역의 양돈장에서 나름대로 농장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에도 불구

하고, 양돈장 차단방역만 철저히 한다면 양돈장의 ASF 발생을 충분히 막을 수 있

다는 점을 역으로 입증해 준다.

결론적으로 야생멧돼지 집단에서의 ASF 발생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

이며, 양돈장의 ASF 발생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야생멧돼지에

서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양돈장의 ASF 재발은 양돈장의 기본적인 차단방역 조치

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멧돼지 ASF 발생지역 농장의 돼지 재

입식 자체를 무한정 막기보다는 양돈장의 차단방역 강화 지원과 함께 조속한 재입

식 계획을 마련함으로써 양돈농가들에게 재기의 희망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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