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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2Vol.11 49 중간광고를 둘러싼 쟁점과 현황 지상파TV의 방송광고총량제 도입 이후 중간광고 재개가 늦어지면서 방송사의 PCM(프리미엄 광고, Premium CM) 편성으로 이에대한 논의가 뜨겁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 결정이 곧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PCM을 유사중간광고로 보는 입장과 방송 편성에 따른 프리미엄 광고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중간광고를 둘러싼 배경과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 주요국가의 사례를 참조하여 바람직한 도입 방안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방송정책은 공공재인 전파사용과 관련한 것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시청자와 광고주 모두가 떠난 방송광고는 의미가 없다.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글. 이희복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INDUSTRY & POLICY

중간광고를 둘러싼 쟁점과 현황 - KOCCA · 2017-08-31 · 프랑스 공영방송 및 영화전문채널 금지. 지상파 상업방송 및 유료방송 가능 금지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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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년 2호 Vol.1149

중간광고를 둘러싼

쟁점과 현황

지상파TV의 방송광고총량제 도입 이후 중간광고 재개가 늦어지면서 방송사의 PCM(프리미엄 광고, Premium

CM) 편성으로 이에대한 논의가 뜨겁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 결정이 곧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PCM을

유사중간광고로 보는 입장과 방송 편성에 따른 프리미엄 광고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중간광고를 둘러싼 배경과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 주요국가의 사례를 참조하여 바람직한 도입 방안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방송정책은

공공재인 전파사용과 관련한 것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시청자와 광고주 모두가 떠난 방송광고는

의미가 없다.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글. 이희복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INDUSTRY & POLI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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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년 2호 Vol.1150

방송광고 시장의 변화와 도전

방송광고 시장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매출은 줄었으며 종편

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여 전반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4~5%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

체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디지털, 모바일 매체 등 신규 매체로의 미디어 플래닝 변화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한다. 연초의 정치적 혼란과 조기 대선으로 인한 기업의 마케팅 활동 위축이 가

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또 다른 분석은 지상파TV와 지상파계열의 MPP(복수 채널사용 사업자, Multiple Program

Provider)는 전년대비 10% 이상 하락하고 있는데, 지상파TV와 케이블TV 양자 구도에서 KBS계열,

MBC계열, SBS계열, tvN의 CJ계열, JTBC의 종편계열 5자 구도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디지털 동영상 미디어 시장의 성장으로 지상파와 케이블이 주도하는 광고시장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

들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이슈가 되는 킬러 콘텐츠의 생산이 각 사업자에

게 돌아갈 예산을 좌우할 것으로 보았다. 하반기의 경우에도 지상파TV는 -10%, 케이블은 보합세,

종편은 10% 이상의 성장이 예측되었다(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17). 1)

물론, 지상파TV의 고전은 이미 예고된 것으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3월 제일기획이 발

표한 「2016 대한민국 총 광고비」에서는 총 광고비를 10조 8,831억 원으로 밝히면서 지상파TV는 전

년대비 15.9% 감소한 1조 6,576억 원으로 집계하였다. 이로써 지상파TV는 2015년 매체별 광고주

순위 1위(점유율 18.4%)에서 3위(점유율 15.2%)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반면 케이블과 종편이 총 광고비 1조 8,655억 원을 달성하며 매체별 광고비 순위 1위에 올라섰

다. 지상파TV 각 사의 매출을 2012년과 비교해 볼 때 SBS -27%, KBS -19%, MBC -8%로 평균

18%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 방송영상산업백

서』에서도 2010년 전체 광고 비중에서 방송광고는 38.4%에서 37.4%로 감소한 반면 온라인과 모바

일은 18.3%에서 2015년 28%로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지상파방송의 비중은 22.7%에서 16.2%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유사중간광고 vs 프리미엄 광고

이러한 방송광고 시장의 변화와 사업자 간의 치열한 경쟁에 따라 지상파TV의 중간광고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논쟁의 주제로 떠올랐다. 온라인 및 모바일 등 신규 광고매체의 활성화로 인해 전체 광고시

장에서 방송광고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방송법 73조의 개정에 따른

방송광고총량제가 도입되었다(2015년 9월 이후 시행). 그러나 방송광고총량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간광고가 빠짐으로써 제도 개선 효과가 미미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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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17년 상반기 결산 간담회’, 「광고일번지」, 7월호

지상파TV의

중간광고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논쟁의

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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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년 2호 Vol.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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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MBC와 SBS에 이어 KBS까지 일부 드라마와 예능에 유사 중간광고인

프리미엄CM(Premium Commercial Message, 이하 PCM)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중간광고에 대한

찬반 논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PCM은 1시간 이상의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눠 방송하고 그 사이

에 1분간 광고를 내보내는 형식으로 편성한다. 그러나 이 PCM을 중간광고로 볼 것인가의 문제는 남

는다. 현재 방송법에서는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불허하지만, PCM은 편성전략에 따른 광고라는 명목

으로 법적 제약을 우회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윤종오 의원실이 방송통신위원

회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11일 기준으로 PCM은 <표 1>과 같이 MBC, SBS가 각각 6개씩 총

12개 PCM을 방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2) 법적으로는 지상파에서 중간광고가 금지되어있지만 한

프로그램을 1, 2부로 나눠 광고를 넣는 방법으로 방송법을 피해나갔다. 지상파는 회차를 나누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출처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MBC<복면가왕><군주-가면의 주인>, SBS<수상한 파트너><런닝맨>

현재 일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PCM이 도입되었다.

2) 아이뉴스 24(2017.5.17.) '지상파 편법…유사 중간광고 12개'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1023718&g_menu=0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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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년 2호 Vol.1152

구분 프로그램명 장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1부 복면가왕, 2부 은밀하게 위대하게) 예능

복면가왕 예능

라디오스타 예능

나혼자산다 예능

발칙한 동거 빈방있음 예능

군주-가면의 주인 드라마

SBS 런닝맨 예능

판타스틱 듀오 예능

백종원의 3대천왕 예능

주먹쥐고 뱃고동 예능

미운우리새끼 예능

수상한 파트너 드라마

해외 주요국가의 중간광고 현황

국내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전통적인 방송광고 시장의 성장 둔화와 방송산업의 경쟁력 저

하는 공통의 문제다. 각국은 방송광고 규제 완화로 방송광고시장의 활성화와 방송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방송광고를 엄격히 규제하던 EU 주요국에서도 방송광고 시장 활성

화를 위한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중간광고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서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중간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장르

에 중간광고가 허용되고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법적 규제가 있다해도, 정책의 적용에 따

라서 중간광고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거나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차이가 있을 뿐 광고 자체를 제한하

지는 않는다.

국가 내용

EU(AVMSD)3)

● TV 드라마, 영화, 뉴스 등에 허용 : 종교행사는 금지

● 기존 45분에 1회에서 30분에 1회로 규제 완화

미국 ●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 광고 수요에 따라 중간광고를 탄력적으로 운용

● 중간광고에 대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음

영국 ● 금지 장르 : 종교, 어린이, 의회 생중계 프로, 영화와 뉴스 최소 30분 간격으로 허용

● 지상파방송 44분에 1회, 54분에 2회, 65분 3회 / 유료방송 26분에 1회, 45분에 2회, 65분에 3회

INDUSTRY & POLICY

<표 1> 지상파TV PCM 현황(2017. 5. 11 기준, 방통위 자료)

<표 2> 주요국가 중간광고 현황

3)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Audiovisual Media Services Directive)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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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년 2호 Vol.1153

INDUSTRY & POLICY

프랑스 ● 공영방송 및 영화전문채널 금지. 지상파 상업방송 및 유료방송 가능

● 금지장르 : 시사, 보도, 종교, 영화 시청각작품(드라마, 다큐, 애니)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허용

● 최소 20분 이상 프로그램 총 2회 허용. 스포츠, 공연, 이벤트는 제외

독일 ● 금지 장르 : 종교, 어린이프로, 30분 미만의 시사, 보도, 다큐

● 상업방송 20분, 공영방송 30분마다 중간광고 삽입

● 최소 20분 간격으로 중간광고하되 스포츠, 공연, 이벤트는 예외

네덜란드 ● 공영방송은 부분 허용하고 상업방송은 전면허용. 공영방송은 방송 휴식시간이 있을 때 중간광고 가능

● 상업방송은 전면적으로 중간광고 가능

이탈리아 ● 공영, 상업방송 모두에서 허용

● 프로그램 내 중간광고는 최소 20분 간격을 둠

일본 ● 민간방송연맹 가이드라인에 따른 자율규제

● 전체 장르에 허용하며 시간과 횟수에 제한 없음. 주간 방송시간 18% 이내

중간광고의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중간광고든 편성에 따른 PCM이든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논의는 해묵은 과제다. 중간광고

가 중지된 1974년 3월 이전까지 지상파에서도 중간광고가 있었다. 1974년 3월 이후 사라진 중간광

고는 지금까지 불허되고 있다. 중간광고 도입이 논의 될 때마다 시청자·언론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

되었고 정부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서도 규제 형평성과 시청권 훼손의 이유로 미뤄져왔다.

PCM은 만성적자로 경영난을 겪는 지상파TV에 광고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희

복 외(2017)에 따르면 광고시청량 7.51%, 매출 791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되었다. 밤 10시대

광고 단가는 약 1,350만 원인데 반해 PCM은 약 2배가량 높다고 한다. 프로그램 전후 광고와 PCM

을 패키지로 묶으면 더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많은 시민단체와 시청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편 지상파방송사업자는 PCM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방송사로서는 프로그램 전후로 붙는 광고에 PCM을 패키지로 묶으면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할

수 있다.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PCM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모니

터링을 지속하며 자정작용을 기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쪼개기 편성’에서 지켜야 할 기

본 조건들과 시청 흐름 방해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사업자가 준수하면서 자율

시정을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4)

이러는 사이 지상파TV는 2016년부터 중간광고와 유사한 PCM, 또는 유사 중간광고를 시작했

다. 중간광고인 듯 중간광고가 아닌 광고를,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1부와 2부로 나눠서 그

사이에 60초 동안 광고를 편성하는 방식이다. 드디어 지상파 TV에서도 케이블이나 유료방송에서만

4) 서울경제(2017.6.19.), ‘“어쩔 수 없어요”…지상파의 이유있는 변명’

http://www.sedaily.com/NewsView/1OH9CQP4OL

지상파TV는

2016년부터

중간광고와

유사한 PCM, 또는

유사 중간광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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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Broadcasting Trend & Insight 2017년 2호 Vol.1154

INDUSTRY & POLICY

허용되던 ‘60초 후에 계속’을 보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허용여부를 놓고 수년 째 고민을

반복하고 있는 사이에 방송사 내부에서 자구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유사중간광고’와 ‘프리

미엄 광고’라는 서로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꼼수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러나 매

스미디어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지상파TV의 광고시청률이 케이블TV에 역전 당하는 상황에서 인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PCM의 등장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방송 산업 뿐 아니라 광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PCM 또는 제한적 중간광고 재개는 불가피

하다면 이희복·정윤재·최지윤(2017)의 제안처럼, 시청자의 복지를 침해하지 않는 전제와 범위 내에

서, 허용 장르, 허용 프로그램의 길이, 회당 중간광고 시간 및 시간대 등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부

분적으로 중간광고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해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 제한적 중간광고의 도입이다. 1974년 이후 과소비 방지와 에너지 절약을 명분으로 금지된

중간광고를 시대와 상황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이다. 시청자들의 부담과 경쟁 매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여 전면 허용이 갖는 다양한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 단계적 중간광고의 재개이다.

시간대와 프로그램을 제한하여 허용한 것과 궤를 같이하여 시기적인 여유를 갖고 도입하자는 것이다.

셋째, 차등적 중간광고의 시행이다. 매체의 특성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지상파TV와 유료방송의 차이

를 두도록 배려하자는 것이다.

시청자의 복지와 방송사업자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관련 부처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다. 이제

는 떠나는 시청자와 광고주를 붙잡기 위한 지상파TV의 자구책에 정책부처가 답할 순서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참고문헌

● 이희복·정윤재·최지윤 (2017), ‘지상파TV 중간광고 규제완화의 근거와 허용방안’, 「광고홍보학보」, 19-2. 266-299.

● 제일기획 (2017. 3. 7), 「2016 대한민국총광고비」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17. 7), ‘2017년 방송광고시장, 상반기 결산 및 하반기 전망’, 「광고일번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 「2016 방송영상산업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