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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별(경영학부∙1) 해장국집 알바 했는데, 뚝배기가 나갔는데 양이 적다고 돌려 보내더라구요. 물론, 그럴 때마다 육 수를 더 주곤 했어요, 김찬미(행정∙3) 불친절하게 과한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했어요. 설렁탕집 알바를 했는데 반찬은 셀프라서 스스로 가져와야 하는데 계속 왜 안 가져다 주냐고 물어 보고... 김석전(컴퓨터정보공학부∙3) 옷가게 알바를 했었는데, 커플이 자주 와요. 다만, 제가 평균 남자체격이라 그런지, 여성분들이 같이 온 남자친구와 체격이 비슷하다고 저보고 옷을 입어보라고 하고...편의점할 때는 술취한 사람들 이 저한테 주정을 부리기도 했어요. 물론 다 받아 주죠. 김예지(종교∙1)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했는데요. 아빠뻘되는 손 님이 반말을 하시면서 영수증을 집어 던지시더라 구요. 처음엔 아무 감정 안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울컥하고 슬펐어요. 김은지(국제학부∙2) 일식집에서 서빙하는데 손님이 왜 앞치마를 그렇 게 맸냐고, 살쪄 보인다고 말씀하셨어요. 제 표정 이 굳어서 사과는 받았지만, 아, 지금 생각해도 눈 물 나올 것 같아! 배도현 기자 [email protected] 합리적 판단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 이미 펜은 내게 들렸다. 어찌할 것인가. 사회학과 교수충원 좀 해주세요 까칠한 대학생의 얄짤 없는 시선 만평 아르바이트할 때있었던 최고의 진상고객은? 보궐선거에 이어 재투표마저 50%의 투표 율을 넘지 못해 무산됐다. 이를 두고 비판의 화살이 유권자에게 쏠리고 있다. 그들은 주어 진 권리를 다하지 않는다고 비난받고 있다. 여론은 선거 부결이 유권자의 무관심이 초래 한 결과라며, 총학 부재를 유권자 탓으로 돌 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는 절차가 있고, 이러한 절차가 알맞은 순서대로 진행될 때 생 산적인 담론을 형성할 수 있다. 지금 유권자 탓을 할 때 인지부터 묻고 싶다. 2012년부터 2015년 보궐선거에 이르기까 지 164번의 총학, 단과대학, 학부, 학과 선거 가 있었다. 이 중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 된 적은 단 4번에 불과했다. 겨우 2.4%. 물론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이 줄기 시작하면서 50%에 턱걸이 하는 투표율이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그동안 투표를 성사시키려는 노력 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40.29%, 재투표 37.32%. 단순한 학생들의 무 관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투표율이 낮아도 너무 낮았다. 낮은이유는‘공약’에있었다. 후보자는 ‘공약’을 통해 유권자에게 자신의 존재 이유 를 증명하고 선택받아야 하지만, 증명하지 못 했다. 당연히 선택받을 수도 없었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공약을 보고도 모르겠다는 등의 비판이 SNS상에서 한 달 동안 꾸준히 쏟 아졌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투표하지 않겠다 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합리적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선거는 후보 자들이 사회공동체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고 경쟁을 통해 유권자에게 더 좋은 대안 이 무엇인지 선택받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좋은 대안이 되지 못 한 다면, 즉 투표행위가 학생들의 삶, 일상에 영 향을 주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겐 투표하지 않 는 것이 합리적인 표현방법일 수 있다. 마냥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이전에, 후 보자들 스스로 유권자들에게 선택 받을 준비 가 되었는지 물을 일이다. 이번 호에선 무산된‘우리동네’선본 공약 이 어떤 지점에서 부실한지 말하기 위해, 학 생‘자치’영역을 지키려고 목소리 내고 있는 청주대, 한국외국어대, 건국대, 동국대 총학생 회를 만났고, 정치발전소의 자문을 구했다. 그 렇게 타 대학 총학생회를 방문하면서 50일이 넘도록등록금심의위원회‘구성’만을가지고 학교와 대화를 나누고, 3개월이 넘는 시간동 안 등심위 준비에 몰두한 총학생회, 학생회가 자치의 문제에서 눈치 보지 말고 중위적인 태 도를 취하면 안 된다는 총학생회, 복지사업이 라도 급속충전기 설치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공간 확충을 위해 힘쓰는 총학생회들을 볼 수 있었다. 사회학과 교수 5명이 떠나갈 동안 단 한 명 의 교수도 충원되지 않았던 본교 상황을 안다 면, 1번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로 등록금 이 결정된다는 것을 안다면, 동아리방 수가 부족해 한 방을 나눠 쓰는 동아리가 늘어나는 환경을 안다면, 학교 측의 일방적 지시 아래 쓰레기통이 없어지고 우체국이 없어지는 형 국을 알고 있다면, 그 어떤 누구의 일상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공약은 나오지 않 았을 터다. 안타깝지만 8천 명에 이르는 가톨 릭대학교 공동체의 문제들은 오늘도 드러나 지 못한 채 포박당하고 있다. 2015년 4월 14일 (화요일) 제274호 6 대학 학내 구조조정 문제로 연일 시끄럽 다. ‘공부하게해달라’고, 학과를부디‘살 려 달라’고 학생들이 외치고 있다. 이에 비 하면 가톨릭대학교는 조용하다. 작년 겨울, 학제개편을 하지 않기로 발표했단다. 그런 데가톨릭대내에도‘공부하게해달라’고, ‘살려 달라’는 조용한 외침이 있다. 사회학 과에서다. 딱, ‘두 분’남아 계신다. 가톨릭대학교 에 입학할 당시,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다른 학교 사회학과와 비교해 보더라도 당연 돋보이는 교수진이 었다. 노동, 환경, 여성, 문화, 정보 등 각 분 야를 대표한다고 할 만큼 유명한 교수님들 이 가톨릭대에 계셨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퇴임하는 교수님들만 있을 뿐, 단 한 차례 도 교수충원은 없었다. 같은 학부의 심리학 과는 15명, 사회복지학과는 10명의 교수님 이 계시지만 사회학과는 단 두 분뿐이다. 그마저도 3년 후면 또 한 분이 퇴임하신다. 어떤 이들은‘교수충원해주지 않는 것이 학생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수업 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 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상관이 있다. 사 회학과에서는 한 학기에 대략 16개의 전공 수업 강의가 개설된다. 이 중 12개의 수업 을 아홉 분의 시간 강사 선생님들이 가르 침을 주고 계신다. 전공 교수님 한 분이 퇴 임하면 시간 강사 선생님으로 대체한다. 이 순환구도가 계속되다 보니 아홉 분에 이르 는 지금의 시간강사 선생님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시고 계신다. 시간 강사 선생님들도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고 계시지만 분명한 것은‘커리큘럼’이붕괴하고있다는것이 다. 학문의 커리큘럼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 은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큰 상관이 있는 일이다. 교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다. 커리큘럼 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추구와 더불어 해당 분야연구를 하는 교수님들로 하여금 만들어진다. 이 커리큘럼에는 교수 각자의‘학문적지식’을기반으로‘학문적 시선’까지 결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 리큘럼은 단순히 한 수업을 들어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교수님의 수업을 학년 별로, 순차적으로 들어야 관련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학문적 시선까지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시간 강사 선생님들의 경 우, 학교에서‘요구하는커리큘럼’에따라 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선 관련 전공분야가 아닐 수도 있다. 이점은학생들에게‘수업질저하’로되돌 아온다. 작년에 또 한 분의 교수님이 퇴임을 했 다. 그 이후 사회학과 커리큘럼은 한층 더 무너졌다. 사회학과 학생들 사이에서‘수 업질’에대한심심치않은불평이터져나 온다. 교수충원 시기만 되면“이번에는 충 원해주려나?”하고 한 번씩 이야기가 돈다. 배움에 대한 기대가 묻어난다. 그런데 매 년, 충원은 없었다. 중앙대학교, 건국대학 교, 청주대학교 등과 같이 대놓고‘학과 폐 지’를 이야기하진 않으니 애매할 뿐이다. 하지만 학과 학생들도 학과 고사(枯⻣)의 두려움에 학교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 다. ‘공부하게 해 달라’고, 커리큘럼의 붕 괴로죽어가는학과를‘살려달라’고. 이번 년도에는 사회학과에 교수충원이 되길 빌 어본다. 사회학과 학생 이지원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아르바이트할때있었던 합리적판단 최고의진상고객은?pdf.cukjournal.com/274/27406.pdf릭대학교공동체의문제들은오늘도드러나 지못한채포박당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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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아르바이트할때있었던 합리적판단 최고의진상고객은?pdf.cukjournal.com/274/27406.pdf릭대학교공동체의문제들은오늘도드러나 지못한채포박당하고있다

유한별(경 학부∙1)

해장국집 알바 했는데, 뚝배기가 나갔는데 양이

적다고 돌려 보내더라구요. 물론, 그럴 때마다 육

수를더주곤했어요,

김찬미(행정∙3)

불친절하게 과한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했어요.

설 탕집 알바를 했는데 반찬은 셀프라서 스스로

가져와야 하는데 계속 왜 안 가져다 주냐고 물어

보고...

김석전(컴퓨터정보공학부∙3)

옷가게 알바를 했었는데, 커플이 자주 와요. 다만,

제가평균남자체격이라그런지, 여성분들이같이

온 남자친구와 체격이 비슷하다고 저보고 옷을

입어보라고 하고...편의점할 때는 술취한 사람들

이 저한테 주정을 부리기도 했어요. 물론 다 받아

주죠.

김예지(종교∙1)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했는데요. 아빠뻘되는 손

님이 반말을 하시면서 수증을 집어 던지시더라

구요. 처음엔 아무 감정 안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울컥하고슬펐어요.

김은지(국제학부∙2)

일식집에서 서빙하는데 손님이 왜 앞치마를 그렇

게 맸냐고, 살쪄 보인다고 말 하셨어요. 제 표정

이 굳어서 사과는 받았지만, 아, 지금 생각해도 눈

물나올것같아!

배도현기자

[email protected]

합리적판단

기자는기사로말한다. 이미펜은내게들렸다. 어찌할것인가.

사회학과교수충원좀해주세요

까칠한 학생의얄짤없는시선

만평

아르바이트할때있었던최고의진상고객은?

보궐선거에 이어 재투표마저 50%의 투표

율을 넘지 못해 무산됐다. 이를 두고 비판의

화살이 유권자에게 쏠리고 있다. 그들은 주어

진 권리를 다하지 않는다고 비난받고 있다.

여론은 선거 부결이 유권자의 무관심이 초래

한 결과라며, 총학 부재를 유권자 탓으로 돌

리고있다. 하지만민주주의에는절차가있고,

이러한 절차가 알맞은 순서 로 진행될 때 생

산적인 담론을 형성할 수 있다. 지금 유권자

탓을할때인지부터묻고싶다.

2012년부터 2015년 보궐선거에 이르기까

지 164번의 총학, 단과 학, 학부, 학과 선거

가 있었다. 이 중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

된 적은 단 4번에 불과했다. 겨우 2.4%. 물론

학생사회에 한 관심이 줄기 시작하면서

50%에 턱걸이 하는 투표율이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그동안 투표를 성사시키려는 노력

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40.29%, 재투표 37.32%. 단순한 학생들의 무

관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투표율이 낮아도

너무낮았다.

낮은 이유는‘공약’에 있었다. 후보자는

‘공약’을 통해 유권자에게 자신의 존재 이유

를 증명하고 선택받아야 하지만, 증명하지 못

했다. 당연히 선택받을 수도 없었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공약을 보고도 모르겠다는

등의비판이SNS상에서한달동안꾸준히쏟

아졌다. 안이 없기 때문에 투표하지 않겠다

는의견이 부분이었다.

합리적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선거는 후보

자들이 사회공동체의 문제에 한 해결책을

내놓고 경쟁을 통해 유권자에게 더 좋은 안

이 무엇인지 선택받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좋은 안이 되지 못 한

다면, 즉 투표행위가 학생들의 삶, 일상에

향을 주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겐 투표하지 않

는 것이 합리적인 표현방법일 수 있다. 마냥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이전에, 후

보자들 스스로 유권자들에게 선택 받을 준비

가되었는지물을일이다.

이번 호에선 무산된‘우리동네’선본 공약

이 어떤 지점에서 부실한지 말하기 위해, 학

생‘자치’ 역을 지키려고 목소리 내고 있는

청주 , 한국외국어 , 건국 , 동국 총학생

회를만났고, 정치발전소의자문을구했다. 그

렇게 타 학 총학생회를 방문하면서 50일이

넘도록 등록금심의위원회‘구성’만을 가지고

학교와 화를 나누고, 3개월이 넘는 시간동

안 등심위 준비에 몰두한 총학생회, 학생회가

자치의 문제에서 눈치 보지 말고 중위적인 태

도를 취하면 안 된다는 총학생회, 복지사업이

라도 급속충전기 설치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공간 확충을 위해 힘쓰는 총학생회들을 볼 수

있었다.

사회학과 교수 5명이 떠나갈 동안 단 한 명

의 교수도 충원되지 않았던 본교 상황을 안다

면, 1번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로 등록금

이 결정된다는 것을 안다면, 동아리방 수가

부족해 한 방을 나눠 쓰는 동아리가 늘어나는

환경을 안다면, 학교 측의 일방적 지시 아래

쓰레기통이 없어지고 우체국이 없어지는 형

국을 알고 있다면, 그 어떤 누구의 일상에도

아무런 향을 끼치지 않는 공약은 나오지 않

았을 터다. 안타깝지만 8천 명에 이르는 가톨

릭 학교 공동체의 문제들은 오늘도 드러나

지못한채포박당하고있다.

2015년 4월 14일 (화요일) 제274호66 여 론

학 학내 구조조정 문제로 연일 시끄럽

다. ‘공부하게 해 달라’고, 학과를 부디‘살

려 달라’고 학생들이 외치고 있다. 이에 비

하면 가톨릭 학교는 조용하다. 작년 겨울,

학제개편을 하지 않기로 발표했단다. 그런

데 가톨릭 내에도‘공부하게 해 달라’고,

‘살려 달라’는 조용한 외침이 있다. 사회학

과에서다.

딱, ‘두 분’남아 계신다. 가톨릭 학교

에 입학할 당시, 가톨릭 학교 사회학과에

지원하기로마음먹었다. 많은것을배울수

있을것같아서 다. 다른학교사회학과와

비교해 보더라도 당연 돋보이는 교수진이

었다. 노동, 환경, 여성, 문화, 정보 등 각 분

야를 표한다고 할 만큼 유명한 교수님들

이가톨릭 에계셨다. 그런데해가갈수록

퇴임하는 교수님들만 있을 뿐, 단 한 차례

도교수충원은없었다. 같은학부의심리학

과는 15명, 사회복지학과는 10명의 교수님

이 계시지만 사회학과는 단 두 분뿐이다.

그마저도3년후면또한분이퇴임하신다.

어떤 이들은‘교수충원해주지 않는 것이

학생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수업

수가줄어드는것도아니기때문이다. 그러

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상관이 있다. 사

회학과에서는 한 학기에 략 16개의 전공

수업 강의가 개설된다. 이 중 12개의 수업

을 아홉 분의 시간 강사 선생님들이 가르

침을 주고 계신다. 전공 교수님 한 분이 퇴

임하면시간강사선생님으로 체한다. 이

순환구도가 계속되다 보니 아홉 분에 이르

는 지금의 시간강사 선생님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시고 계신다. 시간 강사 선생님들도

깊이 있는 가르침을 주고 계시지만 분명한

것은‘커리큘럼’이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

다. 학문의커리큘럼이무너지고있다는것

은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큰 상관이 있는

일이다.

교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다. 커리큘럼

은 특정 분야에 한 전문적 지식추구와

더불어 해당 분야연구를 하는 교수님들로

하여금 만들어진다. 이 커리큘럼에는 교수

각자의‘학문적 지식’을 기반으로‘학문적

시선’까지 결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

리큘럼은 단순히 한 수업을 들어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교수님의 수업을

학년별로, 순차적으로들어야관련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학문적 시선까지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시간 강사 선생님들의 경

우, 학교에서‘요구하는 커리큘럼’에 따라

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선 관련 전공분야가 아닐 수도 있다.

이 점은 학생들에게‘수업 질 저하’로 되돌

아온다.

작년에 또 한 분의 교수님이 퇴임을 했

다. 그 이후 사회학과 커리큘럼은 한층 더

무너졌다. 사회학과 학생들 사이에서‘수

업 질’에 한 심심치 않은 불평이 터져 나

온다. 교수충원 시기만 되면“이번에는 충

원해주려나?”하고 한 번씩 이야기가 돈다.

배움에 한 기 가 묻어난다. 그런데 매

년, 충원은 없었다. 중앙 학교, 건국 학

교, 청주 학교 등과 같이 놓고‘학과 폐

지’를 이야기하진 않으니 애매할 뿐이다.

하지만 학과 학생들도 학과 고사(枯 )의

두려움에 학교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

다. ‘공부하게 해 달라’고, 커리큘럼의 붕

괴로 죽어가는 학과를‘살려 달라’고. 이번

년도에는 사회학과에 교수충원이 되길 빌

어본다.

사회학과학생

이지원만평기자

[email protected]

Page 2: 아르바이트할때있었던 합리적판단 최고의진상고객은?pdf.cukjournal.com/274/27406.pdf릭대학교공동체의문제들은오늘도드러나 지못한채포박당하고있다

본보 274호가 나오는 4월 14일은 내가

학보사의 기자로서 활동한지 딱 100일째

다. 100일을 맞은 연인들은 그동안의 자

신을 되돌아보고, 아직까지 설렘으로 가

득한 사랑을 속삭이는 편지를 건넨다. 그

리고 앞으로의 원한 사랑을 위한 자축

을 한다. 비록 학보사는 나의 연인이 아니

지만 백 일을 맞이해 학보사와의 뜨거웠

던 지난날에 한 을, 4월 14일 날 신문

을 받아볼 나에게 조심스레 건네 보겠다.

우선 학보사에 들어 온지 100일이 됐

다. 믿겨지지가 않는다. ‘벌써’100일이

아니다. 솔직히 1년은 넘은 것 같은데 고

작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3월 한 달

의 부분은 밤 12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

갔다. 엄마, 아빠는 어느새 나를 하숙생이

라고 부르고 있었다. 마감 주인 토요일에

는 아예 학교에서 잘 생각으로 편한 바지

를 옷장에서 꺼내 입는다. 그렇게 나에게

학보사는 몇 년 사귄 애인처럼 오래, 함께

한 존재가 됐다.

연인들은 함께 한 긴 시간동안 서로에

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스스로를 깨닫

게 해준다. 나또한 그렇다. 학보사라는 공

간에서는 절 내 생각을 숨길 수도, 숨겨

서는 안됐고 문제의식 없이 생각하는 법

이란 존재해선 안됐다. 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원했고, 그렇기에

내 생각이 혹여나 남들에게 밉보이지 않

을까, 내 선택이 남들 눈엔 어떻게 비춰질

까 걱정하며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학보

사는‘미움 받을 용기’를 가르쳐주었다.

그리고‘미움 받을 용기’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고, 행복해지는 방법임을

스스로 깨닫게 해주었다.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지만 학보사와

온종일 함께해서 그런 것일까. 권태기도

빨리 왔다. 백 일이면 서로 좋아서 죽고

못 살 땐데, 나는 이미 4월 초에 학보사와

권태기를 맞이했다. 네 명이서 12면을 채

워야 하기에 종종 나의 능력이 한계에 부

딪히는 순간들을 많이 맞이할 수 있었고

그럴 때마다 학보사를 하겠다고 한 나의

선택에 후회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취재

를 하며 듣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동받았던 기억, 진정으로 학

생을 위한 신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발

로 뛰는 편집국장과 우리 기자들을 생각

하니 후회할 수 없더라. 오히려 내 열정을

다 쏟게 만들어줘 고맙단 생각이 든다.

권태기를 잘 극복해낸 커플들은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 듯, 그들의 사랑

또한 깊어진다. 나와 학보사도 그렇다. 끝

으로 나에게 한 마디만 더 하겠다. 앞으로

더욱 수고해주길.

이연정기자

[email protected]

볼펜똥처럼남은취재후우리의뒷이야기.

100일

사설

“열역학 제2법칙과

빈익빈 부익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역사의

표적인사건들을보면개개인

간의존엄과평등을지키기위해

서 치러진 희생이 많다. 물론, 이

명제가지켜지지않는약간의예

외는 있지만‘인간은 평등하다’

라는 사실을 입증할 몇 가지 명

백한 증거가 있다. 예컨 근

화의단초가된산업혁명이그러

하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인식위에 국의 봉건제도가 붕

괴되면서 누구나 공정한 사업의

기회를 얻어 부를 축적할 수 있

었고, 이를 계기로 산업이 급속

히발전하여현재와같은물질적

풍요로움을 얻게 된 것이다. 그

러니 평등이라는 위 한 가치가

없었더라면 산업혁명 또한 없었

을 것이고, 어쩌면 현재 인류는

아직도 나무를 때며 살고 있을

지도모른다.

인위적이 아니고서는 거스를

수없는자연현상을이해하고해

석하기위한수많은법칙들이있

다. 자연과학의 철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열역학이라는 학

문속에도만물은평등하다는분

명한 설명이 있다. 열역학 제2법

칙은자연현상을설명하는내용

으로 19세기 후반 에너지에 관

심이있는과학자들에의해발표

되었다. 당시 과학자들의 관심

중하나는금속판을사이에두고

온수와냉수를접촉시킬때어째

서열은자연스럽게뜨거운쪽에

서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여 두

물은 온도가 결국 같아지는가.

또 그 반 현상, 즉 같은 온도의

물은저절로온수와냉수로나누

어지지않는가에 한의문이있

었다.

열은 반드시 고온에서 저온으

로 이동하지 그 반 는 될 수가

없다. 열이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열은 엔트로피가 증

가하는 방향으로 이동된다’이

다. 엔트로피라는 용어는 흔히

‘무질서도’라 해석하지만 사실

은구별되지않는정도라고알고

있는 편이 엔트로피를 이해하기

에 쉽다. 비교 가능한 두 개의 상

태 중 구별되지 않은 정도가 높

은상태를엔트로피가높다고말

한다. 예를 들어 낮은 엔트로피

상태의온수와냉수는구별이쉽

지만 고온에서 저온으로 열전달

이 일어나 온도가 같아진 두 개

의 물은 서로 구별하기 힘든 상

태가되고이는엔트로피가높아

진 결과이다. 또 어항 중간을 칸

막이로막아한쪽은비워두고한

쪽에만 물고기를 가득 채운 채

칸막이를 없애면 물고기들은 어

항전체에골고루분포해구별하

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물고기

들은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상태

로가는것이다.

이러한 엔트로피의 증가, 즉,

구별하기 어려운 무질서의 정도

가최 한높아지는상태를열역

학에서는 평형이라 한다. 다시

말해 자연은 반드시 어느 한 곳

에 치중되는 법이 없고 많은 곳

에서 모자라는 곳으로 엔트로피

증가방향인평형을향해움직이

게 된다. 만물의 이치가 그렇다.

높은곳에서는낮은곳으로흐르

고, 넘치는 곳에서는 부족한 곳

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기업 중심으

로 점점 더 많은 재화가 쏠리고

있고상 적으로가계부채는이

미 1000조가 넘어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전반에걸쳐만연된양극화

현상은‘인간은 평등하다’는 삶

의 기본 명제까지 위협하고 있

다.

이런상황은분명인간의탐욕

에 의해 행해지는 반 자연적 현

상이다. 인간만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면서 엔트로피를 감소시

켜 부자연스러움을 행하는 능력

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만, 사실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이

과하면반드시자연의법칙에따

라다스려진다는것을수없이학

습해왔다. 물론 자연에 순응하면

서 적절하게 엔트로피를 감소시

키는 삶이 바람직하기도 하다.

조직적이고 체계화된 저 엔트로

피 학습은 매우 효율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그

정도에서 끝내져야 한다. 우리들

은어느순간부터욕심이지나쳐

위 한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양극화의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는 진정으로 각자의 주위를

신중히 돌아보아야 하고 열역학

제2법칙에 순응해야 할 시점이

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자연의

역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심히걱정스러울뿐이다.

<초이핸드 편>

부천시 원미구 역곡동 상인들에게 찾아가

‘그 가게’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소개한다. 가

톨릭 학교와 역곡 주민들의 연 와 상생을 지

향한다.

우리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가 심

했다. 으면 피가 날 정도 다. 아들에게

항상 로션을 발라주고 한약도 먹여봤다.

병원까지 다녀가며 약도 발라줬다. 그게

내 일이었다.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우연히 비누를 만들어 써봤다. 한

방수를 만들고 아로마 제품 등을 넣으니

차츰차츰 아들 피부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아토피를 비누랑 화장품으로 치료했

다. 그 이후로 비누, 화장품, 산야초, 한약

등을 공부하고 계속해서 자격증을 따며 일

을시작했다.

저온으로 100일 동안 숙성시켜

CP(Cold Process) 비누를 만든다. 구할 수

없는 몇 재료를 제외하고, 모든 과정을 손

으로 다한다. 사서 하는 재료들은 방부제

가 들어간다. 뭐든지 직접 만드는 것이 제

일 좋다. 우선 농장에서 당귀, 황금, 로즈메

리 등 산야초 8가지 재료를 화장품에 들어

갈 만큼만 유기농으로 손수 재배한다. 여

기에 우리 농장 나무들의 꽃잎, 또 다른 한

방재료도 첨가해 총 12가지 재료를 우린

다. 우린 물을 수동식으로 한방수 증류기

에 다시 넣어 냉각시키면 맑은 물방울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진다. 며칠 동안 정성

들여 내린 워터를 하루에 4L 받는다. 비누

용 워터, 샴푸용 워터를 다 따로 만든다. 그

렇게 우려 나온 물과 한방 재료를 또 갈아

넣어한달치화장품을작업한다.

반팔을 못 입는 손님이 있었다. 먼지가

많은 섬유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었다. 팔

에 작게 포진이 났는데 결국 상체까지 다

번져버렸다. 여러 가지 석유계 물질들이

눈, 피부층으로 다 침투하는데 공산 화장

제품까지 쓰니 번질 수밖에 없었다. 그분

도 병원 다니며 약을 바르고, 좋은 곳이란

다 쫓아다녔다. 우리 집에서 알레르기 민

감성 로션, 비누를 추천받고 지금은 반팔

을 입고 다닌다. 그때 얼마나 좋았는지 모

른다.

입시 때문에 운동도 못 하고 항상 앉아

만 있는 학생들이 호르몬 양은 많은데 순

환이 안되니 여드름으로 부작용이 온다.

지하철에 앉아 있다가 여드름이 심한 학생

을 보면 직접 다가가 알려주고 싶어 안달

이 난다. 그런데 다짜고짜 말하면 반감을

살까그냥주저하고말아안타깝다.

비누를 할 때는‘정성을 많이 들여야

나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진다. 한약, 산야

초 효소. 천연염색, 향유, 천연 화장품 등을

배우면 배울수록 정직하게, 정성을 들여야

좋은 것임을 알았다. 웬만한 것은 직접 재

배하고, 워터, 오일 등을 손수 만드니 물품

이 하나하나 좋을 수밖에 없다. 약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비누 만드는 것을 가르치

는 일도 하는데, 그곳에서“이제 비누 질리

지도 않아요?”라는 소리도 듣는다. 항상

만들어도 항상 지겹지 않다. 비누 하나하

나만들때마다너무좋다. 다른일하는것

들은 피곤한데, 이상하게도 여기서 일하는

것은 피곤하지 않다. 이쯤 되면 나도 내가

비누에 미쳤다고 생각이 든다. 천연비누는

이제 떼놓을 수가 없는 내 자신의 일부가

된것이다.

김재현기자 [email protected]

재료재배부터증류작업까지, 직접만드는게제일

역곡동사람들이야기

2015년 4월 14일 (화요일) 제274호 77여 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