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문 화 l 297 스트셀러가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출판사 자음 과모음이 펴낸 ‘여울물 소리’(황석영)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 면’(김연수) 등 3권을 사례로 제시했다. 이에 황 작가는 자신은 사재기 의혹과 관련이 없다고 즉각 해명하며 해당 작품을 절판시키겠다고 밝혔고, 김 작가도 “사 재기를 원하지도 않고 원할 이유도 없다”며 해명했다. 강병철 대표가 사임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자음과모음은 “사 재기와 관련해 어떠한 잘못도 저지른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 했다”며 8월 SBS를 상대로 반론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하기 도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출판계는 대대적인 자정 노 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출판·유통·작가·소비자 단체 대표 등 주요 관계자는 10월 출판사 회원 자격 박탈과 해당 도서의 베스트셀러 목록 제외 등 강도 높은 규제안이 담긴 자율협약 에 합의했다. 이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11월 자기계발서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관계의 힘’과 ‘원 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등 두 권에 대해 사재기라 고 의결했다.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관계의 힘’은 ‘비회원 구 매’ 방식으로 1천여 건의 주문이 주소 한 곳에서 들어왔으며, ‘원하는 것이…’는 여러 명의 회원이 돌아가며 구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날 의결에 따라 최근까지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 권에 올라 있는 ‘…관계의 힘’은 곧바로 순위에서 강제로 밀려 났다. 또 심의위는 알에이치코리아의 ‘콰이어트’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등에 대해서도 사재기로 결론을 내리고 9월 문화체 육관광부에 신고했다. 2013년도 힐링이 대세 소설가 조정래 씨의 ‘정글만리’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문학도 서가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힐링’에 대한 책도 꾸준히 저력을 드러냈다. 2012년 큰 인기를 얻은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013년에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했다. 2012년 1월 출간 이래 누적 판매량은 240만부나 된다. 힘겹고 팍팍한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중년 이후 노년에게 인생의 황금기 는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도 하반기에 출간됐음에도 ‘돌풍’을 일으키며 연간 판매 순위 상 위권에 올랐다. 또 ‘습관의 힘’(33만부) ‘김미경의 드림 온’(30만부) ‘나는 다 만 조금 느릴 뿐이다’(16만부)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 고 싶다’(15만부) 등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자기계발 을 독려하는 책들도 독자들이 많이 찾았다. 하지만 자기계발 서나 학습서 등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책들은 몇 천 권을 팔 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꾸준히 성장하던 인터넷 서점은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간한 ‘2013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인터넷 서점은 2006년 27.4%를 비롯해 2005년부터 2009 년까지 연평균 16.0%의 높은 매출 성장률(이하 오픈마켓 제 외)을 보였지만 2012년 처음으로 성장률이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상위 4개사 가운데 YES24(2012년 매출액 4 천340억원, 성장률 -2.6%), 인터파크도서(2천268억원, -11.0%), 알라딘(1천247억원, -5.5%)의 성장률이 마이너 스로 나타났다. 활로를 찾아라…모바일 서점과 만화 출판계 침체가 계속됐지만 동시에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2013년은 특히 ‘모바일서점’ 시장 이 크게 성장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2010년도 34억원에 불과했던 예스24의 모바일쇼핑앱 매출액이 2013 년 25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웹 대비 모바일 매출 액 비중이 8%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는 등 모바일서점이 출판 계 지형도를 새롭게 바꾸었다. 특히 오프라인서점 최강자이지만 인터넷서점 시장에서는 2~3위권에 머물렀던 교보문고는 모바일 부문에서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이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찾았다는 평가다. 모바일교보문고 사용자 수는 120만 명에 하루 평균 순방문자 는 4만5천 명에 달한다. 인터넷서점 매출과 비교하면 36%가 량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시장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웹툰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만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다음 에서 웹툰으로 연재되면서 ‘직장인들의 바이블’이라고까지 불 렸던 만화 ‘미생’(전 9권)은 50만부나 팔렸고, 대하역사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 20권)도 누적 판매량 100만부를 돌파했다. 또 주문 방식으로 소량의 책을 발간하는 주문 출판(POD) 서비스도 월간 판매량이 2천권을 넘어서면서 틈새시장에서 선전했다. 7월에는 도쿄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하면 서 해외시장 마케팅에도 노력했다. 광 고 국내 광고시장 성장세 둔화 2013년 국내 광고시장이 경제 불황 여파로 저성장을 지속 했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총광고비는 9조5천 893억원으로 2012년(9조3천854억원)보다 2.2% 증가했다. ▲ 5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출판계 사재기 행태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 소설가 황석영 씨 (오른쪽 두번째)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국제 광고제 최다 수상 - cdnvod.yonhapnews.co.kr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9_05_n.pdf · 생수 지상파tv 광고 허용 1월 1일 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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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l 297

스트셀러가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출판사 자음

과모음이 펴낸 ‘여울물 소리’(황석영)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

면’(김연수) 등 3권을 사례로 제시했다.

이에 황 작가는 자신은 사재기 의혹과 관련이 없다고 즉각

해명하며 해당 작품을 절판시키겠다고 밝혔고, 김 작가도 “사

재기를 원하지도 않고 원할 이유도 없다”며 해명했다. 강병철

대표가 사임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자음과모음은 “사

재기와 관련해 어떠한 잘못도 저지른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

했다”며 8월 SBS를 상대로 반론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하기

도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출판계는 대대적인 자정 노

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출판·유통·작가·소비자 단체 대표

등 주요 관계자는 10월 출판사 회원 자격 박탈과 해당 도서의

베스트셀러 목록 제외 등 강도 높은 규제안이 담긴 자율협약

에 합의했다.

이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11월 자기계발서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관계의 힘’과 ‘원

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등 두 권에 대해 사재기라

고 의결했다.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관계의 힘’은 ‘비회원 구

매’ 방식으로 1천여 건의 주문이 주소 한 곳에서 들어왔으며,

‘원하는 것이…’는 여러 명의 회원이 돌아가며 구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날 의결에 따라 최근까지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

권에 올라 있는 ‘…관계의 힘’은 곧바로 순위에서 강제로 밀려

났다. 또 심의위는 알에이치코리아의 ‘콰이어트’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등에 대해서도 사재기로 결론을 내리고 9월 문화체

육관광부에 신고했다.

■ 2013년도 힐링이 대세

소설가 조정래 씨의 ‘정글만리’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문학도

서가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힐링’에 대한 책도 꾸준히 저력을

드러냈다.

2012년 큰 인기를 얻은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013년에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했다. 2012년

1월 출간 이래 누적 판매량은 240만부나 된다. 힘겹고 팍팍한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중년 이후 노년에게 인생의 황금기

는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도

하반기에 출간됐음에도 ‘돌풍’을 일으키며 연간 판매 순위 상

위권에 올랐다.

또 ‘습관의 힘’(33만부) ‘김미경의 드림 온’(30만부) ‘나는 다

만 조금 느릴 뿐이다’(16만부)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

고 싶다’(15만부) 등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자기계발

을 독려하는 책들도 독자들이 많이 찾았다. 하지만 자기계발

서나 학습서 등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책들은 몇 천 권을 팔

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꾸준히 성장하던 인터넷 서점은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간한 ‘2013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인터넷 서점은 2006년 27.4%를 비롯해 2005년부터 2009

년까지 연평균 16.0%의 높은 매출 성장률(이하 오픈마켓 제

외)을 보였지만 2012년 처음으로 성장률이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상위 4개사 가운데 YES24(2012년 매출액 4

천340억원, 성장률 -2.6%), 인터파크도서(2천268억원,

-11.0%), 알라딘(1천247억원, -5.5%)의 성장률이 마이너

스로 나타났다.

■ 활로를 찾아라…모바일 서점과 만화

출판계 침체가 계속됐지만 동시에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2013년은 특히 ‘모바일서점’ 시장

이 크게 성장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2010년도

34억원에 불과했던 예스24의 모바일쇼핑앱 매출액이 2013

년 25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웹 대비 모바일 매출

액 비중이 8%에 육박할 정도로 커지는 등 모바일서점이 출판

계 지형도를 새롭게 바꾸었다.

특히 오프라인서점 최강자이지만 인터넷서점 시장에서는

2~3위권에 머물렀던 교보문고는 모바일 부문에서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이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찾았다는 평가다.

모바일교보문고 사용자 수는 120만 명에 하루 평균 순방문자

는 4만5천 명에 달한다. 인터넷서점 매출과 비교하면 36%가

량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시장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웹툰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만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다음

에서 웹툰으로 연재되면서 ‘직장인들의 바이블’이라고까지 불

렸던 만화 ‘미생’(전 9권)은 50만부나 팔렸고, 대하역사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 20권)도 누적 판매량 100만부를

돌파했다.

또 주문 방식으로 소량의 책을 발간하는 주문 출판(POD)

서비스도 월간 판매량이 2천권을 넘어서면서 틈새시장에서

선전했다. 7월에는 도쿄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하면

서 해외시장 마케팅에도 노력했다.

광 고

■ 국내 광고시장 성장세 둔화

2013년 국내 광고시장이 경제 불황 여파로 저성장을 지속

했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총광고비는 9조5천

893억원으로 2012년(9조3천854억원)보다 2.2% 증가했다.

▲5월23일오전서울종로구사간동대한출판문화협회대강당에서열린‘출판계사재기행태근절촉구기자회견’에서소설가황석영씨(오른쪽두번째)가성명서를발표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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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l 문 화

가계 부채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와 수출 부진 등 불투명

한 대내외 경제 상황 때문에 대부분 기업이 광고·마케팅 예

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나 선거 등 광고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모멘텀이 없었던 영향도 있다. 매체별로 보면 지상파

TV, 신문, 잡지 등 전통 매체의 광고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3년 지상파TV 광고비는 1조8천273억원으로 2012년

(1조9천307억원)에 비해 5.4% 줄었다. 지상파TV는 인터넷

TV(IPTV)의 보급과 케이블TV의 성장으로 시청률이 떨어지

면서 최근 3년간 광고비 감소세가 지속됐다.

신문 광고비는 1조5천447억원으로 전년(1조6천543억원)

에 비해 6.6% 감소했으며, 잡지는 4천650억원으로 전년(5천

76억원)보다 8.4% 줄었다. 신문은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아지

면서 특히 무가지와 스포츠지 광고 시장이 눈에 띄게 축소되

고 있으며, 잡지도 다양한 디지털기기의 보급으로 갈수록 구

독률이 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반해 인터넷 광고시장은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

하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광고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선 인터넷 광고비

는 2조30억원으로 2012년(1조9천540억원)보다 2.5% 늘었

다. 모바일 광고비는 4천600억원으로 전년(2천100억원) 대

비 119.0% 증가했다. 인터넷TV 광고비는 380억원으로 전년

(235억원)보다 61.7% 늘었으며, 종합편성채널을 포함한 케

이블TV 광고비는 1조3천835억원으로 전년(1조3천218억원)

에 비해 4.6% 증가했다.

이밖에 옥외·극장·교통 등 OOH(Out of Home) 광고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프로야구 인기에 따른 경기장 광고 증가

와 관광객 증가로 인한 철도·공항 광고 성장, 공공장소에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디지털 영상장치인 디지털 사이니지

(digital signage) 활성화 등의 영향이다. 2013년 OOH 광고

비는 9천645억원으로 2012년(9천105억원)보다 5.9% 늘어

났다.

2014년은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축구

대회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덕분에 국내 광고 시장이 2013년

보다는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국내 총광고비

는 9조9천572억원으로 2013년보다 3.8% 증가할 것으로 제

일기획은 전망했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중계방송에 힘입어

지상파TV 광고 시장이 회복세를 띠고, 인터넷TV 광고의 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모바일 광고는 70% 가까운 성장

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광고비 집계 방식 변경으로 2012년 광고비는 기존 9조

7천706억원에서 9조3천854억원으로 하향조정됐다.

■ 착한 기업 · 착한 마케팅 · 착한 광고

2013년은 ‘착한 ○○’의 해라고 부를 만하다. 일상적인 기

업의 이윤 추구를 벗어나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을 생각하

는 사회적 기업과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공익적 가치를 창

출해내는 사회 기여형 마케팅과 광고가 주목을 받았다. ‘착

한 기업, 착한 마케팅’은 1980년대 중반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으로 불리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국내 광고업계에서 두드러진 주요 테마

중 하나는 ‘진정성’이었다. 항상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의

본분을 숨기지 않으면서 오히려 본업의 특성을 살린 호소력

있는 기획과 스토리로 소비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광고캠페

인이 주목을 받았다.

종래의 조급하고 배타적인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소외된

이웃·고립된 개인과의 상생을 자기성장 계획의 일부로 받

아들인 세련되고 선진적인 기업 이미지와 비전을 심어주고자

했다.

국제광고제에서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제일기획의

자살 예방 캠페인 ‘생명의 다리’가 대표적이다.

■ 국제 광고제 최다 수상

제일기획이 자살을 막는 공익광고 캠페인 ‘생명의 다리’로

2013년 한 해 동안 각종 국제광고제에서 37개의 상을 받은

것은 국내 광고가 국제광고제에서 거둔 역대 최다 수상 기록

이다.

삼성생명·서울시·제일기획이 공동으로 진행한 ‘생명

의 다리’ 캠페인은 투신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한강 마포대

교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LED 조명을 설치해 보행

자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도록 기획됐다. 다리

를 지나는 사람을 따라가며 ‘별일 없지?’, ‘밥은 먹었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등의 메시지가 쓰인

조명이 켜진다.

‘생명의 다리’ 캠페인은 6월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서 티

타늄 1개, 금 2개, 은 2개, 동 4개 등 9개의 본상을 받으며 단

일 캠페인으로 우리나라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5월 세계

3대 광고제인 클리오 국제광고제에서도 우리나라 최초로 대

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PR 부문 금상과 참여 부문 은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9월 아시아 최고 권위의 스파익스 아시아

광고제에서는 대상을 포함한 10개 본상을 받았다. 11월 런던

국제광고제에서는 금상 3개, 동상 2개 등 모두 5개의 본상을

받았다.

한편 2월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제작한 현대자동차의 슈퍼

볼 광고 싼타페 ‘Team’편이 2년 연속 USA투데이의 소비자평

가에서 톱10에 들었다.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는 미국 내 시청자만 4천만 명이 넘고 전 세계 200여 개

국에서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미국 스포츠계 최대 이벤트로

30초짜리 광고 단가가 300만 달러(42억원)에 달한다. 가수

싸이는 미국 견과류 스낵업체 파라마운트 팜스의 슈퍼볼 광

고 모델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6월24일오후마포대교‘생명의다리’에새로새겨진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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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화 l 299

■ 지상파TV의 디지털방송 전면 실시

1월부터 100% 디지털 지상파TV 시대가 개막했다. 그동안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아날로그 방송의 송출을 중단해 온 지

상파 방송사들이 2012년 12월 31일 새벽 4시를 기해 전국에

서 마지막으로 서울·수도권의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했다.

이에 따라 전국 어디에서든 디지털방송으로만 지상파TV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최초의 TV방송인 HLKZ-TV(미국의 RCA사와 민

간자본의 합작회사)가 1956년 방송을 시작한 지 56년 만에

아날로그 방송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이는 1981년 국내에 컬

러TV 방송이 처음 도입한 것에 비견할 방송 혁명으로 평가

된다.

아날로그 TV 사용자들은 디지털컨버터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는 더 이상 지상파TV를 시청할 수 없게 됐지만, 케이블

TV나 인터넷TV 같은 유료방송 가입자는 영향이 없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

를 대상으로 컨버터와 안테나 설치를 지원하고, 방송계·지

방자치단체와 함께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전체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와 유료방송 시청 가구

를 포함한 전체 1천700만 가구의 99% 이상이 지상파 디지털

TV를 시청하게 됐다.

■ 생수 지상파TV 광고 허용

1월 1일 부로 지상파TV에서 먹는 샘물(생수) 광고가 전면

허용됐다. 그동안은 생수 광고를 TV에서 하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계층 간 위화감이 조성되고 생수 가격이 올

라가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수돗물 불신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굳이

생수 광고를 금지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서울

시가 수돗물인 아리수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다.

아울러 생수 소비가 일반화되면서 수돗물 우선 정책의 실

효성이 사라진 것도 생수 TV광고 허용에 일조했다. 생수 광고

규제가 완화됐으나 여전히 일반 식품군에 비해 허위·과장

광고 제재 수위는 높은 편이다.

■ 광고계, 일감 몰아주기 규제 충격파

7월 재벌의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골자로

한 개정 공정거래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법의 국회 통과와 맞

물려 광고계에도 적지 않은 충격파가 미쳤다. 제일기획(삼성

그룹), 이노션 월드와이드(현대차그룹), HS애드(LG그룹), 대

홍기획(롯데그룹), SK플래닛(SK그룹) 등 주요 광고회사들이

재벌 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자체 광고대행사)로 계열사

광고 물량을 독식해왔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광고회사는 5월부터 차례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 하도급거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조사의 직접적인 타

깃은 하도급거래지만, 이면에는 광고업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업체들의 자정 노력을 강제하려는 의도

가 깔려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산하 광고 계열사에 몰아주

던 광고 물량을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중소 규모의 실력 있는

젊은 광고회사들이 대기업 광고를 유치하는 등 광고계에 상

생의 바람이 불었다.

■ 광고대상 ‘쏘나타 빗방울편’ 등 7편

10월 한국광고협회는 현대자동차 쏘나타 광고 ‘빗방울’편

등 7편을 ‘2013 대한민국광고대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

다. 부문별 대상 수상작은 ▲디자인부문의 야생생물관리협회

‘테이프 포 와일드라이프’(이노션월드와이드) ▲영상부문의

현대자동차 쏘나타 ‘빗방울’(이노션월드와이드) ▲옥외부문의

삼성생명 ‘생명의 다리’(제일기획) ▲온라인부문의 대한항공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HS애드) ▲인쇄부문의 LG전

자 ‘스타일러 없었으면 짜증 좀 났을거다’(HS애드) ▲통합미

디어부문의 코웨이 ‘물성장 프로젝트’(제일기획) ▲프로모션

부문의 현대자동차 쏘나타 브랜드필름 ‘터처블 뮤직시트’(이

노션월드와이드)다.

광고 모델상은 KT 올레 올아이피 광고에서 경쾌한 CM송

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에게 돌아갔다.

대상을 포함한 44개 수상작들은 더불어 사회를 생각하는 고

객 참여형 광고 캠페인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2012년 일간지 발행 부수 감소

11월 한국ABC협회가 국내 일간신문사의 2012년 발행부

수와 유료부수를 공개했다. 2011년 처음 공개한 이후 세 번째

다. 국내 128개 일간지의 발행부수는 2012년 1천137만부로

2011년(1천189만8천 부)보다 4.4% 줄었다. 유료부수는 735만

8천부로 전년(738만 부)에 비해 0.3% 감소했다.

전국 일간지를 발행하는 46개 신문사 중에서는 조선일보

의 하루 평균 발행부수가 176만9천부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

보(129만2천 부), 동아일보(106만1천 부)가 뒤를 이었다. 유

료 부수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각각 132만6천부,

91만7천부, 75만3천부로 1∼3위를 차지했다.

일간신문사 중 상위 20개 회사의 유료부수가 전체의 82.9%

를 차지해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역 일간지 중

에서는 부산일보가 가장 많은 11만5천부의 유료부수를 기록

했으며 매일신문(9만7천부), 국제신문(6만3천부), 영남일보(4

만5천부), 강원일보(4만4천부)순이었다. 유료부수는 지국 혹

은 가판업자가 구독자에게 판매한 부수를 뜻하며 발행부수는

배달과 판매가 가능한 신문의 부수를 의미한다.

■ 지상파방송 광고총량제 · 중간광고 도입 검토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간당 평균 10분, 최대 12분 내에

서 지상파방송 광고총량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정책 검

토에 들어갔다.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가 심의해

건의한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균발위는 지상파방송 광고총량제 외에도 프로그램 광고,

토막광고, 자막광고, 시보광고 등 방송광고 종류에 따른 개별

규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균발위는 유료방송의 방

송광고 종류별 규제를 폐지하되,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의

매체 경쟁력 차이를 고려해 광고 총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

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광고총량제는 현행 광고편성 규제를 폐지하고 방송광고

Page 4: 국제 광고제 최다 수상 - cdnvod.yonhapnews.co.kr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14/A/09_05_n.pdf · 생수 지상파tv 광고 허용 1월 1일 부로

300 l 문 화

의 전체 허용량만 법으로 정해 방송사가 광고유형·시간·횟

수·길이 등을 자율적으로 집행하는 방식이다. 시청률이 높

은 황금시간대에 많은 광고를 편성해 광고판매액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의 숙원이지만, 광고시장에서

경쟁관계인 신문사나 케이블방송은 반대 입장이다.

학 술

■ 개 요

2013년 학술계의 가장 큰 사건은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이하 교학사 교과서)의 우편향적 서술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었다. 진보 역사학계는 해당 교과서가 친일사관적 서

술과 독재 미화뿐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수많은 오류를

담고 있다며 “수험용으로 절대 쓸 수 없는 교과서”라는 비판까

지 내놨다. 이에 보수 성향인 교과서 집필진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대한민국의 성취를 강조했다”면서 “교학사 교과서만

문제삼는 것은 마녀사냥”이라며 맞대응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논란에 가세하고, 여당과 보수진영 일

각에서 ‘국정교과서 회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교과서 문제는

전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졌다. 교육부가 교학사를 포함한 한국

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수정·보완 권고와 명령을 내리고, 출판

사 측이 오류를 자체 수정하는 가운데서도 공방은 계속됐다.

■ ‘뉴라이트 계열’ 학자 주도로 집필

교학사 교과서는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의 권희

영 전 회장(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이 주 집필을 맡았다. 한국

현대사학회 현 회장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도 집필진에 포함

됐다. 이밖에 고교 교사 4명 등 모두 6명이 책을 썼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지나치게 편향된 역사 연구를 지양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기반 위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한다’는 취지 아래 2011년 5월 설립된 학술모임이다. 설립

첫 해에 역사 교과서의 ‘민주주의’ 표현을 ‘자유민주주의’로 바

꿔야 한다고 주장해 논쟁을 일으켰고, 학술회의 등을 통해 기

존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주장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권희영 교수는 9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심포지

엄에서 “기존 교과서가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준다. 그냥 두면

이석기 의원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지 말란 보장이 없다”고 역

사 교과서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명희 교수

도 새누리당의 초청 강연에서 “학문·교육, 언론, 문화 등 이

념 관련 분야에서는 좌파가 이미 절대적 다수를 형성했다”며

“현 국면이 유지되면 10년 내 한국사회가 구조적으로 전복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정치권까지 번진 ‘교과서 이념 공방’

교학사 교과서는 8월 30일 다른 교과서 7종과 함께 국사편

찬위원회(국편)의 검정 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그러자 진보진

영은 한국현대사학회가 뉴라이트 계열로 간주된다는 점을 들

어 이 교과서 역시 뉴라이트적인 시각에서 역사적 사실 관계

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일제 강점기가 조선

의 근대화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처럼 보이도록 서술하거나

이승만·박정희 정권 당시를 미화했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여기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김구 선생과 안

중근 의사를 테러활동을 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5·16 쿠데

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논란은 확

산했다.

정치권과 교육계, 시민사회는 즉각 반응했다. 새누리당은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로 삼는 것

은 또 다른 역사 왜곡”이라면서 “역사 기술은 학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지 특히 정치권이 왈가왈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5·16 쿠데타를 미화한 측면이

있고, 5·18 민주화운동에서 군부 발포사실도 누락됐다”면서

“또 역대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보수, 진보 진영에 따라 편향

적으로 집필한 부분 때문에 왜곡된 역사 인식을 조장하게 될

까 걱정스럽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

서 검정 합격을 즉각 취소하라고 교육부에 촉구했다. 역사문제

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등 6개 진보성향 역사단체는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 심사에서 610건에 이르는 수정·보완 권고 요

청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고교 한국사 교과서 심의 과정 일체

를 즉각 공개하라고 국편에 요구했다. 반면 보수단체 한반도선

진화재단과 한국현대사학회는 역사교육 학술회의를 열어 기

존 교과서들의 역사 서술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실제 국편이 9월 2일 공개한 교학사 교과서 최종 심사본에

는 애초 인터넷에서 퍼진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

스트로 표현하고 있으며 5·16 군사정변을 혁명으로 미화하

고 4·19 혁명을 학생운동으로 폄훼하고 있다”는 등 내용은

없었다. 다만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대해서는 유독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

다며 당시 집권을 합리화하는 내용을 크게 다룬 반면 그가 군

정에 비판적인 정치인과 언론의 활동을 금지하고 중앙정보부

를 창설해 비판 세력을 탄압했다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

다는 점 ▲1965년 한·일협정이 야권과 학생들로부터 반발

을 샀다는 내용은 담았지만 이들이 왜 그랬는지는 설명하지

않은 점 ▲박 전 대통령이 종신집권을 꾀한 1972년 10월 유신

을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듯 서술한 점 등이 주요 논란거리로

꼽혔다. 역대 정권 평가에서도 노태우·이명박 대통령은 긍

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

정적 평가가 주로 눈에 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후 야당과 진보진영 학계는 교학사 교과서가 편파적 서

술뿐 아니라 수많은 오류까지 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교

과서에 대한 검정 취소를 교육부에 요구했다. 한국역사연구

회·역사문제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역사학연구소는 9월

10일 언론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

서를 3일간 1차 검토한 결과 역사적 사실관계 오류나 편파 해

석을 간추린 것만 해도 298건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지나친 식민사관적 서술, 냉전 회귀적 역

사 인식, 이승만에 대해 ‘국민적 영웅’으로 칭하는 등 매우 긍

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김구, 윤봉길, 안창호 등 다른 독립운

동가의 서술은 빈약한 점, 5·18 민주화운동 관련 서술에서

시위대의 폭력 행사만 부각하고 공수부대의 폭력은 다루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이들 단체가 지적한 교학사 교과서의 주요 오류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