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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NOV Vol. 1 4 모여라 운동장 "잠수, 혹은 " 사실은 너무나 하고 싶은 이야기 잠수를 위한 변명 황구라토크 > 신정환을 만나다 간사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럴 듯한 변명 5가지 이어달리기 비상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달아주고픈 천 가지 날개 충격! 죠이어의 생활과 의식 조사 결과 방과 후 운동장 놀이터 > “떡볶이 상병, 일본으로 잠입하라!” JOYful Campus Magazine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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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6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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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은 한 학기 세 번, 연 6회 발행합니다. 발행될 때마다 죠이 모임이 있는 캠퍼스에 5~20부를 보내드립니다.

[운동장]을 안정적으로 받아보기 원하시는 분(동문)은 정기구독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죠이선교회 미디어팀(02-929-3652, 담당: 임정은 간사)으로 전화하시거나

메일([email protected])로 정기구독자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받아보실 주소를 보내주시고

구독료를 입금해 주시면 확인 후 다음 호부터 [운동장]을 발송해 드립니다.

1년 정기구독료는 학생 5천 원, 동문 2만 원이고, 입금하실 계좌번호는 아래와 같습니다.

입금 국민은행 033201-04-067673 임정은

전화 (02)929-3652, (070)7124-5807~8

이메일 [email protected]

구독료 (1년) 학생 5천 원, 동문 2만 원

[운동장] 정기구독 신청

■ 서에벤“네, ‘기뻐하라’는 성 바울의 말을 따르기 어려울 때가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삶을 매 순간순간 살

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은 대개의 경우 견딜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짐에

과거의 짐이나 미래의 짐까지 얹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 겪는 것으로 족

하다’고 하신 우리 주님의 말씀은 얼마나 지당한지요.”

- C. S. 루이스. 『루이스가 메리에게』, 홍성사, 145p -

☞ 쿠닌 서에벤, 견딜 만한 괴로운 나날들 속에 모두를 위한 격려의 메시지를.

화단에 물주기 운동장 알림판

■ 최혁락운동장 잘 봤습니다. 저는 현재 예수전도단 형제랑 자취하고 있는데, 아직 공동체 마인드 이런 건 없어요. 아침 7:30에 나가서, 저녁 12시에 들어오니, 말도 하기 어려운…(아직 친하지도 않은데…) 제가 운동장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그 형이 너무 재미있어 하는 거예요. 울산사투리에도 재미있어하고. (저는 그냥 그런가비다 하고 넘어갔는데…) 우리 이러고 산다우도 너무 재밌게 보셔서. 내가 죠이어가 아닌가 의심을…. 다른 죠이어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우리 이러고 산다우’에서는 좋았어요. 제 셀리더님도 계셔서…. 시립대의 경우 후문 쪽 뉴타운은 아직 이야기가 없고, 소규모로 리모델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그냥 올드타운에 살고 있습니다. 미션홈 사는 분들이 부럽다라구요^^; J의 노래를 볼 때는 전 아무런 감성 없이 읽었는데, 역시 예수전도단 형제는 이거 칼의 노래 읽는 것 같다며, 칭찬을… 그 책은 제목만 알고 있어서… 그냥 넘어갔죠. 우리의 일상이 아름답기 위하여라는 페이지에선, 전 공정무역도 잘은 모르지만, 일단 커피전문점을 가기에도 빠듯한 형편이라서… 삶송을 읽을 때는, 제2의 뜨인돌이라기엔 아직 내공이…ㅋ 내가 사랑하는 그녀,의 이야기에선 사진이 너무 잘 찍은 것 같았어요. 사진을 잘 못 찍는 저의 눈에도 이 정도면… 상지대 이야기에는 참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관심을 끌었던 것은 끊고 살아보기. 2-3번 보게 되었는데. 신노아 님은 직접 조리해서 먹는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왜 외식을 하게 되는지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에게만…천다연 님의 글을 볼 때, 저는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뿌듯함 ㅋㅋ 전 식사는 식당에서 알바를 하며, 하루 세끼 무료로 먹고 있고. 버스비는 주말에만, 제가 거의 돈 쓸 때는 죠이 모임에서만. 아웃사이더라서 만날 사람도 없고.ㅠ.ㅠ 그래서 일주일 평균 만 원을 잘 안 쓰는 ㅠ.ㅠ 문승신 님은 핸드폰 안 쓰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는 구속이 안 될 수 있지만. 건국죠이어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승신 님도 힘들지만, 건국죠이어들도 힘들겠다라는 생각… 저 같은 사람은 임정은 님의 일회용품 안 쓰기가 제일 무난할 것 같은데, 아직 도전을 안 해서, 이것도 다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겠죠? … 일회용품, 간단히 생각해 봤는데, 역시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우리 주위에서 일회용품이 너무 많아요.

☞ 이런 꼼꼼한 리뷰를 다! 오~ 쌩유!

기도가 필요합니다 ⦿ 김현승 간사님(원주, 천안지부 대표간사)이 8월말 구강암 진단을 받고 여러 검사를 거

쳐 10월 4일 수술을 받았습니다. 구강 내에 있는 뼈와 종양병변을 제거하고 팔과 다리의

조직과 혈관을 이식하는 커다란 수술을 하고 현재는 회복하며 일반 병실에서 치료 중입

니다. 무엇보다, 기도해주세요.

1. 계속 회복이 잘 되도록

2. 치료비용을 위해서

3. 이후 계속되는 치료가 잘 이루어지고 재발이 되지 않도록

4. 대표간사의 자리가 비어 있는 원주, 천안의 사역을 위해서

(후원을 해주실 분은 우리은행 1002-537-087573 김현승)

⦿ 8월 초, 서울대지부 제승도·정희원 간사님의 딸 온유는 눈에 이상이 나타나 정밀검

사를 받았습니다. 중증근무력증이라는 난치성희귀병의 초기 증상이라고 합니다. 현재

제승도·정희원 간사님은 GMTC에서 훈련을 받는 중이며, 온유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의 뇌신경센터를 다니고 있습니다.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고민과 기도 끝에 스테로이

드 복용을 결정했습니다. 현재 온유 몸무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용량인 하루 3알

씩을 복용하고 있고, 반드시 스테로이드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열기침 감기에도 심하게

걸려서 (스테로이드를 쓰면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약화된답니다) 하루에 먹는 약의 양

이 엄청나다네요. 함께 기도해주세요.

1. 온유가 쓴 약을 잘 복용하고, 위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2. 부작용이 생기지 않고, 약의 효과를 잘 볼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궁극적으로 치료책이 없다는 중증근무력증이 주님의 능력으로 완치될 수 있도

록 기도해주세요.

4. 더불어, 외관상의 장애로 인해 온유의 마음이 상하지 않고, 온유가 예수님을 영

접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정리/권미경 간사

지난 호를 다시 보시려면

http://cafe.naver.com/joyground 클릭!!

네이버카페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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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은 복음으로 세상과 캠퍼스와 나 자신을 새롭게 하는 죠이어들이

함께 모여 즐겁고 자유롭게 ‘운동’하는 열린 공간입니다. club.cyworld.com/joyground

1. [운동장]은 JOY Spirit을 따릅니다.

2. [운동장]은 복음주의 학생운동에 참여합니다.

3. [운동장]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제자의 길을 추구합니다.

4. [운동장]은 수직적·수평적 소통의 장을 제공합니다.

JOYful Campus Magazine

통권 제14호 2010 november발행일 2010년 11월 1일

발행인 김수억

발행처 죠이선교회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274-6)

편집위원장 이 득

편집위원 문승신, 박기남, 심연수, 이득, 임정은, 황선관

기자 강은경, 구주영, 박세진, 박찬우, 신노아, 오정택, 이랑, 주진호, 천다연

편집 임정은 [email protected]

디자인 홍승범 [email protected]

최정윤 [email protected]

사진 이 득 [email protected]

양상호 [email protected]

이 랑 [email protected]

인쇄 시난기획 011-757-0841

찬바람 불기 시작한 잠수의 계절. 연세죠이어들이 캠퍼스 내 잠수부와 비잠수부 간의 씁쓸미묘한 갈등관계를 온몸으로 표현해주었다. 특별히, 잠수부 역을 맡아 (물)안경에 습기 차도록 열연을 펼친 염주환(연세06)은 실제로는 잠수와 거리가 먼 형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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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을열며

처음 시작은, 가을바람 선선하게 불어오기 시작하면 대책없이, 무책임하게 잠수 타버리는 죠이어들을 지

적질하려는 의도였지요. 별일도 아닌 걸 가지고, 자기감정에 휩싸여서, 문제를 직접 다루기

가 싫으니까, 불편한 건 회피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그 ‘자기만 편한’ 속사정. 스무 살 넘

었으면 이제는 좀 어른이 되라고 다그칠 의도였다구요.

편집회의가 거듭될수록 논의는 점점 더 허공을 떠다녔어요. 편집위원들도, 학생기자들도 잠

수 수준의 지각과 결석 및 무념무상으로 편집장의 속을 뒤집었고요. 순진한 얼굴로 되레 내

게 묻는 거죠. “우리가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거죠?” 캠퍼스 현장에서 남발되는 잠수 사례들

을 읊어댈 줄 알았더니, 어라? “우리 캠퍼스엔 잠수부 별로 없어요.”

다 함께 멍 때리던 회의들을 지나, 시간은 마감을 넘기고도 줄줄 흘러, 드디어 쥐어짜낸 원

고들이 도착했지만… 도무지 가닥을 잡을 수 없어 캄캄하기만 했던 2주 전의 주말. 자르고

붙이고 뒤집고… 캄캄했던 이틀을 허옇게 보낸 후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다짐했어요. SOS

를 치자.

딸기음료를 퍼먹으며(저는 지금 일회용 빨대 사용 금지라 휴대하고 다니는 숟가락으로 퍼먹었어요) 친구에게 투

덜댔지요. “글이 다 들어왔는데, 이거 뭐 완전 잠수를 이해하고 옹호하는 분위기가 됐어.”

그 친구가 뭐랬을까요?

“근데 말야, 어쩌구저쩌구 … 우리가 그렇게 강조하는 ‘공동체’가 과연 사생활이라는 걸 보

장하냐구. 교회 친구들을 봐도 … 어쩌구저쩌구.”

그 순간, 꼭 잠수부를 합리적으로 성토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우린 그냥, “우

린 다 같이 죽자고 열심히 뛰어드는데 왜 넌 우리처럼 안 하겠다는 거야?”라고 신경질 부

리는 거 아닌가요? 서로의 삶이 상당 부분 노출된 죠이의 훈훈끈끈한 공동체성 속에서, 우

리는 결국 일 열심히 하고 말 잘 듣는 착한 죠이어-그러나 혼자서는 기초영성생활도 못하

는(이번 호 41쪽 <죠이어의 의식과 생활 조사> 결과 참고) 공동체 의존적 죠이어가 되어가

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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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실에서

죠이는 훈련과정을 착실히 밟지 않는다고, 시도 때도 없이 잠수 탄다고, 때리거나 벌세우거나 제명시키는 일은 없지만 무책임한 잠수부를

마냥 방치하고 한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또 얼마나 무책임한 일입니까? 훈련도, 경책도 없

고, 영혼을 책임지지도 않는 ‘교제 중심의 공동체’(역시 <죠이어의 의식과 생활 조사> 결과 참

고)가 죠이인 건가요…

몇 번인가

‘죠이 안의 오타쿠’들을 찾아내보면 재밌겠다고 편집부 안에서 수다를 떨었는데, 결론은 뭐였겠

어요? ‘죠이 안에 오타쿠 없을 거다.’ 남이야 뭐라 하든 자기 관심분야를 파고들어 사생활에 폭

빠져 지내는… 죠이어? 있다면 제보해 주세요. 두 손 들어 환영합니다. “공동체의 이름으로 내가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이런 정의의 사도는 제발 없길요.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지요? 제가 물 속에 들어가 보니, 열 길 물 속은커

녕 한 길 물 속도 제어가 안 되던 걸요. 저마다 다르게 지음받은 사람은, 겉보기에도 무척 다른

데 보이지 않는 속은 또 어떻게 가늠한답니까? 저마다 생긴 대로 잘 사는 것이 아버지께 영광

돌리는 일 아닌가요?

다시 돌아와서, 수렁에 빠져 있던 편집부에게 구원의 손길은 속속 도착했습니다. ‘잠수’를 다루기로 할 때부터 생

각난 죠이의 유명한 잠수부, 하지만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고려하여 감히 연락할 수가 없었던 그

분께 아주 살짝, 간신히 한 말씀 부탁드렸는데 엄청 따뜻한 한 편의 글(“잠수를 위한 변명”)을 보

내주셨어요. 마감을 열흘 넘겨 산뜻한 원고를 보내주신 황구라 님께도 심심한 감사를. 감 못 잡

는 편집장 덕에 고생 많이 한 학생기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요. 아무튼 이번 호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는, 그래서 엄청 늦어 죄송하다는 변명의 말씀을 올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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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지촌 김방걸은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갔지만 은둔생활을 좋아하였다. 경북 안동에

서도 더 들어간 지례에 집을 짓고 조용히 살고자 했으나 임금의 부름을 받아 공직에도 나갔다. 은둔

고수의 내공이 묻어나는 그의 시 ‘무언(無言)’을 감상해보라.

이번호운동장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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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교문을열며 한 길 사람 속

20 우리의일상이아름답기위하여 삶을 새롭게 듣다 _ 봄

22 양상이가본그곳의양상와룡공원 _양상호

24 너의이야기를읽다 그녀의 표정을 읽다 _ 인터뷰/고은미, 사진/양상호

28 삶송을생각한다숨바꼭질 vs. 니가 꿩이냐 _이성훈

이어달리기

06 사실은 너무나 하고 싶은 이야기 _ 정리/구주영, 이랑, 주진호

09 간사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럴듯한 변명 5가지 _ 도우심

10 포토툰 간사인권보장위원회 _ 구성/강은경, 촬영 및 편집/이득

12 캠퍼스상담실 도대체 왜?!… _ 김은형

15 잠수를 위한 변명 _이윤복

17 황구라토크 신정환을 만나다 _황구라

08/14/16/19 잠수 사건, 어떻게 바라볼까 _ 정리/신노아, 사진/이랑

모여라운동장

42 꼴라주리뷰_ 구주영

44 모듬추천_ 관계자 여러분

46 놀이터“떡볶이 상병, 일본으로 잠입하라!” _ 박달인

48 캠퍼스게시판

30 비상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달아주고픈 천 가지 날개 _정리/박찬우, 사진/양상호

34 어디서펌질이얏?! 예수님의 눈높이 _황병구

37 끊고 살아보기 중간평가

38 사진전 <나 거기에 그들처럼> _천다뿡

40 충격! 죠이어의 생활과 의식 조사 결과 _편집부

방과후운동장

잠수, 혹은…

운동장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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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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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

모여라 운동장

나는야 죠이잠수협회 새내기 회원! 방금 등록했어요. 이제 슬~슬 잠수타려고요. 잠수복도 장만했어요. 왜 잠수하냐구요? 리더 언니에게는 “그냥요. 학기말이라 학과생활이 조금 바쁠 것 같아서요”라

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저는 내년부터 죠이에서 리더로 서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워요. 처음엔 대

학 들어와서 외로운 마음에 죠이에 들어왔더니, 새내기라며~ 예쁜 막내라며~ 선배들이 맛있는

밥 사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너무 좋았죠. 저는 친언니가 없어서 그런지 언니들의 세심한 사랑을

받는 것이 즐겁기만 했구요, 친구들에게도 자랑 많이 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년이면

저도 더 이상 막내가 아닌 거예요. 갑자기 언니가 되어서 새로 들어올 친구들을 사랑해줘야 하는

데, 내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부담감이 밀려왔어요. 난 아직 준비가 안 됐단 말야. 나도 더 사랑

받고 싶은데. 언니들에게 더 배울 것이 많은데…. 사실, 아직 아~무도 제게 리더 하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멀지않은 미래가 짐이 된다구요. 어쩐지 우리 공동체

일원들도 이제 슬슬 제가 책임을 맡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아, 난 싫은데.

그래서 등록했어요. 제가 김칫국 마시는 것 같나요? 몰라몰라, 일단 잠수!

오픈워터 자격증이라고 들어보셨나? 나는 잠수경력 3개월 차 초보 잠수부. 너무 깊이 들어갔다간 영영 잊혀질지 모르니까 종종 수면 위로 올라와서 사람들의 시선을 확인하지. 그럴 거면 뭣 하러 잠수하냐고? 나의 잠수 목적은 옛다 관심! 관

심이 얼마나 필요하냐구? '조금만 더!' 아~ 더 사랑받고 파라. 내

사연은 이래. 1학년이 끝날 무렵 나는 대학생활이 좀 시시해졌거

든. 꿈과 희망의 캠퍼스라이프는 어디 갔음? ‘졸업하기 전에 휴학

하고 여행이라도 다녀와야지’ 결심하고 휴학을 했는데, 복학해 보

니 나는 학교에서 완전 잊혀졌지 뭐야. 이건 뭐 어딜 가도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것 같아. 학과에서는 거의 투명인간 복학생이었지.

나는 나의 마지막 희망 죠이에 돌아왔어. 그런데 아니 이 애들은

누규? 왜 이리 처음 보는 얼굴들이 많아? 아~ 예전에 있던 선배

들은 다 졸업했나? 다들 어디 갔지. 흑흑. 나도 뉴커머 때처럼 사

랑받고 싶다구.

그래서 얼마 전부터 쓰는 작전이, 정기모임 전날 밤부터 정기모

임 시작 한 시간 전까지 휴대폰 들고 잠수함으로 쏙~ 들어가기.

간혹 가다 정기모임 한 번씩 빠져주기. 그러면 죠이어들과 간사님

의 문자가 쏟아지거든. "요즘 잘 지내니?" "모임엔 왜 못 왔어? 무

슨 일 있었니?" "괜찮은 거죠? 한번 만나요." 히야~, 이러고서 오

랜만에 짜잔 등장하면 내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조금 미안하

긴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건 존.재.감! 그걸 얻기 위해 나는 오

늘도 잠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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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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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

1년차. 꽤 장시간을 물속에서 보내고, 상당히 심해까지 내려가기도 하는, '어드밴스트 다이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뭐, 걸핏하면 물속으로 도망치는 풋내기는 아니다.

1학년 새내기 시절부터 죠이 형 누나들과 함께 어울리며 열심

히 뛰어다녔고, 기도모임, 셀모임, 정기모임 등등 모임이란 모

임엔 안 빠지고 다 잘 나갔으니까, 간사님과 선배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건 당연한 결과. 그렇게 공동체에 익숙해질 무

렵 나는 그곳에 가게 됐다. 그곳! (아미고!) 나는 군대 갔다 와

도 누구누구 형처럼 죠이를 떠나지 않으리라 다짐했으나 군

대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나니(다 아시리라…) 남은 시간

을 이렇게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들이 나를 누르기 시작했

다. 요즘 세상에 취업하려면 토익은 기본이요, 학점관리도 해

야 하는 이 시점에 셀 모임이 웬 말이냐? 죠이 활동들을 접고

잠수 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하고 사랑받던 공

동체 생활이 그립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니까 영혼이 말라비틀어지는 것 같다. 답답하다. 딱

히 속이야기 할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낯으로 죠이 문을

두드린담. 아~ 이 생활, 지겹다.

레스큐 다이버 과정에 등록했어요. 2년간 잠수생활을 했지만, 이제는 저처럼 섣불리 잠수했다가 뭍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얼치기 다이버들을 건져내주고 싶어서요. 2년 전 저는 공동체의 어떤 사람이 너무 불편해서 공동체를 아예 떠났어요. 워낙에 내성적인 성격이

고 예민해서 상처를 잘 받는데 함께 훈련받는 이 친구, 만나기만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제게 막말을

하는 거예요. 자기는 막말이 아니라고 우기는데 나는 상처를 받으니까 늘 말다툼이 됐죠. 옆에서는 ‘

너한테 관심이 있나 보다’, ‘장난으로 그러는데 왜 그리 까칠해~’ 뭐 이런 반응?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아무리 경고를 하고 눈치를 줘도 도대체가 말이 안 통했어요. 그 친구만

보면 얼굴이 굳어지고 표정 관리가 안 됐죠. 설상가상으로 셀 모임까지 함께하게 되자 아~ 이곳을 떠

나면 좀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을 뿌리치지 못하고 공동체를 나와버렸습니다. 얼마 후 다른 공동체

에 들어갔는데, 이럴 수가. 저와 안 맞는 사람은 어딜 가나 한 명씩 있더라구요. 이번에는 조금 다른

유형이었지만서두. 그러면서 알게 됐어요. 내가 어느 부분이 연약한지, 어떻게 해야 이런 상황들을 지

혜롭게 이겨나갈 수 있을지, 건강하게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특정한 사람이 힘들고

불편하다고 해서 피하기만 하는 건 결국 어차피 가야만 하는 길을 돌아가는 것이더군요.

정리/ 구주영, 이랑, 주진호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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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안에 누군가의 잠수라는 사건이 발생하면 잠수 당사자, 담당 혹은 가까

운 리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그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어느새 공동체의 일상

에 자리 잡은 ‘잠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잠수가 남의 일 같지

않은 죠이어 네 분의 이야기를 간간이 소개한다. / 신노아 학생기자

이랑(한양안산09) 잠수부 출신 운동장 학생기자

이윤(성균관05) 형제 잠수부 출신

민소희(연세07) 미션홈 생활로 잠수 경험이 전무한 캠퍼스 리더

장미희(연세07) 정말 힘든 적은 많았지만 잠수는 못해본 캠퍼스 리더

오미령(건국02) 동문이자 임상심리상담가

잠수사건,어떻게바라볼까00

다이버 마스터입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시지요. 책임 회피형 잠수, 존재감 구걸형 잠수, 덜컥 불안형 잠수, 관계 단절형 잠수 등등 초보 딱지 붙이고 시작해서 오늘날 마스터가 되기까지 저도 다 겪어봤습니다. 잠수하고 싶은 그 마음도 다 이해합니다.제 얘길 좀 할까요? 고학년이 되면서 학업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교회에서도 많

은 일을 맡고 있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 청년부리더, 찬양단을 했고, 개인적

으로 돌보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주중에 모이는 죠이에서도 후배들과의 성경

공부 셀 모임, 매주 정기모임, 리더모임 등 모임 요일이 많다 보니 제 자신이 다

소진되고 있었습니다. 그대로는 안 되겠더군요. 건강하게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일들을 점검하고, 필요한 책도 읽고 잠잠하게 내가 어떤 부분에서 성장해야 하

는지, 어디를 바라보며 가야 하는지 돌아보는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

각이 들었지요. 기도하고 고민한 후에 간사님과 상의했습니다. 얼마간의 휴가

를 받았답니다. 제가 맡은 일들을 내려놓는 만큼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책임져

야 하니 공동체와 지체들에게 미안했지만, '어쩌면 이 시간이 너에게 꼭 필요한

시간일 거야'라며 과감히 배려해주신 간사님과 이해해준 지체들에게 감사했고,

내가 죠이에서 일꾼이 아닌 가족으로 진심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신뢰가 있으니, 어서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공동체로 건강

하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이제는 후배들이 올바르게 공동체를 섬

기고 자신의 삶을 준비해나가도록 조언을 해주고, 때로는 '너 너무 달리는 거 아

니니?'라고 잠수를 권하기도 합니다.

이윤

이랑

신노아

민소희

간사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럴 듯한 변명 5가지

잠수타고 싶을 때,

뭐라고 둘러대야 좋을지 모르겠을 때…

장미희오미령

Page 11: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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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좀 도와줄까?“도우심!

첫째, 군대를 가버려라.이보다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니까. 남자들에게 가장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 다만, 영장신청하기 전에 의논하면 안 되고 반드시 닥쳐서 이야기해라. 이왕이면 입대

일주일 전에… 그럼 정말 속수무책이다. 기간도 엄청나다. 2년이라니. 게다가 나와서 복학하기 전에

는 잊혀져서 거의 찾지도 않는다. 복학해서 공동체를 찾아가면, 당신이 잠수 탔을 때의 원망은 모두

잊혀지고 당신은 완전 환영받을 것이다. 주의할 점은… 정말 가긴 가야 한다는 거다.

둘째, 어학연수나 인턴을 할 것처럼 이야기하라.스펙,스펙,스펙! 얼마나 중요한가? 이렇게 말하

라. “간사님이 내 앞길 책임질 거예요?” 이 말 한

마디에 간사는 마음에 어려움을 입겠지만 그게

뭐 중요한가? 일단 최소 6개월 준비기간 포함, 1

년은 사라져줄 수 있다. 이 방식은 특별히 단기간

잠수 때 좋다. (방학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양회나 리더훈련, 방중모임 빠질 핑계로 좋고

적당히 학기말 총회 때부터 슬슬 시동을 건다. 주

의할 점은… 두 번 이상 써먹기는 힘들지도….)

셋째, 집안이야기를 해라.가장 속수무책인 건 역시, 집안일이다. 부모님이

죠이 활동을 반대한다든지, 집에서 못 나가게 한

다든지, 통금이 있다든지. 그저 “엄마가 일찍 오

래요”라든지 “요즘 부모님 컨디션이 별로라 그냥

있었어요”라고만 해도 상대방은 멈칫할 수밖에

없다. 모든 잠수의 책임을 본인이 아닌 외부환경,

특별히 집안의 권위자에게 돌려라. 마치 본인에

게는 아무 결정권도 없는 것처럼. 주의할 점은…

딴 데서 놀다가 걸리지 말아야 한다.

넷째, 아픈 데 장사 없다.오전에는 있었는데 모임에는 보이지 않는 대표.

도대체 무슨 일인지 연락도 안 되고 본 사람도 없

고 궁금해 죽겠다. 모임을 시작하기 전 공강이 있

어서 미용실 갔다가 분명히 온다고 했는데. 결국

밤늦게 문자가. “몸이 안 좋아서 집에 왔어요. 지

금 자다가 일어나서 문자 봤어요.” 어떡하겠는가.

아퍼서 잤다는데. 그 다음 날 머리 스타일 때문

에 우울한 당신의 표정을 보고 간사는 ‘혹시…?’

라고 짐작하겠지만 차마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자에게 추천.

다섯째, 표정으로 제압한다!오랜만에 나타나서 어떤 말도 하지 말고 화난 표

정, 힘든 표정, 슬픈 표정, 심각한 표정을 지어

라. 말도 붙이기 힘들 정도로. 당신의 표정이 너

무나도 무서워서 그냥 넘어가고 말자,라고 체념

할 때까지 계속 해야 한다. 공동체의 다른 사람

들에게도 일관적으로 대하라. (당신의 잠수 때문

에 몇몇 사람 마음고생을 했을지도 모르니까) 아

예 안 보이는 것보다 잠수타기 전후로 이런 표정

을 지으면 오히려 먼저 “좀 쉴래?”라고 권할 수

도 있다는 사실!

도와줘요!” 도우심의

삐딱 야릇한 조언

간사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럴 듯한 변명 5가지

잠수타고 싶을 때,

뭐라고 둘러대야 좋을지 모르겠을 때…

오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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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강은경촬영, 편집/ 이 득모델/ 김신영 박기남 이성훈 전나래 조선미

포토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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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강은경촬영, 편집/ 이 득모델/ 김신영 박기남 이성훈 전나래 조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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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상담실

그들은왜 잠수를

타는 걸까요?

왜?!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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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답답하고 화가 나 죽겠어요! 도대체 왜???!!!

휴학 포함 3년째, 죠이에서 임원, 리더 등등 안 해본 거 없는 꽤 된 학번

입니다. 공동체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별별 일을 다 겪게 되네요. 웬만한

일들은 다 그냥저냥 이해하면서 버텨왔지만 그래도 공동체 안의 지체들

과 소통이 안 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얄미운 건 갑

자기 연락이 안 되거나 나타나지 않는 일방통행적 잠수부들이죠. 아주

간단하면서도 익숙한 의사소통의 방식이 핸드폰 문자잖아요? 근데, 답문

이 없는 경우는 허다하고, 답문이 없어서 전화를 하면 소리샘으로 연결되

어버립니다. 물론 그 후에도 연락은 없지요. O인지 X인지, 좋은 건지 싫

은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죠. 정말 화가 나는 건… 임원, 혹은 일을

맡은 담당자가 다짜고짜 나타나질 않는다는 겁니다. 그땐 정말 저도 잠

수타버리고 싶습니다. (근데, 저는 체질상 잠수가 답답해서 금방 실패해

요.) 덕분에 약속이 미뤄지거나 결정해야 할 일들이 진행되지 않기도 하

고, 한 학기 일정들이 전부 뒤로 밀리거나 돌돌 말린 적도 있답니다. 도

대체 왜?! 그들은 왜 잠수를 타는 걸까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공동

체에 대한 제 마음까지 상하게 됩니다. 제가 너무 이해심이 없는 건가

요? 저는 앞으로도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이렇게 분노하면서 지내야 할

까요? 어떻게 이해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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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이미 긍정적!

잠수 경험이 몇 번 있는 나로서는… 왠지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네. 잠수를 타는 이유는 오만 가지도 넘을 거야. 각각의 상황에 따른 이유도 있을 거구. 답답하겠지만, 그리고 어쩌면 더 답답해질 수도 있겠지만, 잠시 잠수부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슬쩍 풀어가볼까?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까. 첫째는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회피하려는 방어기제 중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의 소리 없는 자기표현이지.

첫 번째 경우. 자기에게 맡겨진 일이나 역할이 부담스러워졌거나 힘들어도 힘들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뭐, 갑작스런 감정기복으로 인해서 부담스러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쩝.) 그 일을 거절하고 부담을 덜어낼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숨어버리는 거지. 납득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더불어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압박도 있을 테고. 어떤 상황 앞에 자신의 문제를 들고 나갈 용기가 없는 이유는 평가받는 데 대한 두려움,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자신만의 염려 혹은 거절감을 미리부터 걱정하기 때문이겠지? 무책임하게 들리겠지만… 불편한 현실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이런 상황의 내가 무언가 억지로 하는 것보다 차라리 숨어버리는 게 낫겠어’라는 섣부른 판단과 함께 개인감정에 너무 집중하게 되는 거지. 주로 생각이 많고 내향적인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패턴이야. 혼자서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다가 잠수로 연결되기도 하고. 당위나 의무감보다는 현재의 의미와 감정이 더 중요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 현재의 의미를 찾아서 폰을 끄고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으로 들어가 버리는 거야. 이들에게는 그게 숨 쉴 구멍이거든. 물론 이들은, 타인의 답답한 감정은 돌아볼 여력이 없고.

둘째로, 자기감정의 표출로 잠수를 하는 경우. 상대방이 자신의 상한 감정을 헤아려서 다가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속 깊이 깔려 있다고도 볼 수 있어. 객관적으로는 자기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한 적이 없지만 당사자는 잠수라는 방식을 통해 이미 전달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 이만큼 힘들고 어려워… 그냥 이해해주길 바래’라는 소리 없는 행동언어랄까. 건강한 전달은 아니지만 전달이 될 거라는 기대감 혹은 착각에 빠지면서 잠수를 선택하게 되지. 자신이 잠수를 탄 사이 공동체 안에 자신의 존재를 더 부각하고 싶은 욕구도 있고. 이런 경우엔, 잠수가 아니어도 공동체 안에 충분히 그의 존재감이 있으며, 공동체 안에 그의 생각과 의견이 반영되고 있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어.

내용을 읽으면서 더 답답해지지? 질문을 읽어보니 님은 자신의 감정보다는 원칙과 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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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잠수사건,어떻게바라볼까01

비교적 자주 잠수를 타던 시기, 어느 날 과제가 생겨서 못 간다고 간사님께

연락드렸더니 내가 침체돼서 안 오는 줄 아시고 “랑이 넌 다 좋은데 감정적으

로 힘들 때 잠수 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그건 고쳤으면 좋겠다”고 완곡하

게 사랑의 문자를 주셨다. 당시에는 상처가 됐다. 그러고선… 폭발했다. 간사

님 때문이라기보다 내 예전 행동 때문이었다. 그때 스스로 반성하고, 감정적

으로 피곤하거나 우울해도 책임질 일은 책임지자고 다짐했다. 이러한 경험이

책임감, 성실함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것 같다.

더 강하고, 성실하게 공동체와 관계를 지켜온 사람이란 생각이 드네. 그래서 갑자기 숨어버리는 잠수부를 이해하기가 더 어려웠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해하고 용납하고자 하는 노력은 참 반가우이. 더욱이 잠수부들에게는 고마운 일이지. 일정한 목적과 역할을 갖고 있는 공동체에서, 잠수가 서로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하니까. 그러나 공동체를 세워가는 데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정직한 이해와 하염없는 기다림은 우리의 존재목적이잖아?

이해와 기다림이 있는 공동체라면 돌아온 잠수부를 어떻게 맞아들일까? 일단, 잠수를 타다가 갑자기 나타난 지체에게 팔짱을 끼고 찢어진 눈길로 “왜?”라고 묻지는 않았으면 해. 어렵게 나타나 이미 충분히 머쓱해하고 있을 잠수부에게,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갖는다면 좋겠어. “너 잠수 타는 동안 나는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것아!”라는 표현으로 미안하게 만들기보다는 “그랬구나”, “그래서 잠수가 어떤 도움이 되었어?” 같은 표현으로 물 속과 물 위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의 상황과 감정을 나누며 새롭고 깊은 소통이 가능함을 알려준다면 자연스레 그 지체도 물 속으로 숨는 것만이 대안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잠수에 관해서는 쫌 아는 김은형 간사

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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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도 잠수를 타는 사람이 있었을까? <조선일보>에 따르면 당시 운동권 선배들은 집이 좀 사

는 후배에게 “선배 잠수 비용을 대라”고 당당히 요구했다고 한다. 여기서 잠수란 수배를 피해 어딘가

에서 숨어 지내는 것을 말한다. 당시 그들은 어디서 어떻게 뭘 하며 숨어 지냈을까? 가상법인 죠이잠

수협회 명예회원이신 이윤복 죠이선교회 대표(86학번)에게 80년대 잠수에 대한 기억을 부탁드렸다가,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됐다. 후훗.

잠수를 위한 변명이윤복

80년대의 잠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풍경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는 것이 순서이겠다. 80년대 중반, 학우

들은 눈물을 흘리며 타는 목으로 정문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친다.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No~ 전날의 매캐한 최

루탄 냄새 때문이다. 학교 앞은 거의 매일 전경 버스가 진을 치고 있었고, 시위가 격한 날에는 교내는 당근이고 수

업중인 교실에까지 사과탄이 난무하는 싸움터였다. 이런 상황을 규정하고 잉태된 시대정신이 80년대의 잠수에도

독특한 시대 흔적을 남기게 된다.

80년대 끝자락 학번인 이한승 형제(연세죠이, 부산 신라대 교수)는 잠수에 대해 이런 트윗을 날려줬다. ‘잠수=옳은

소리 하면 일개 대학생조차도 국가에 의해 수배당할 수 있었던, 개인의 안위보다는 대의에 헌신(희생)할 수 있었던

시대의 비가역적 특이현상’. 딱딱한 강의실 분위기가 나지만 이해하자. 이한승 형제도 ‘1,400자로도 부족한 것을

140자로 쓰려니…’라고 인정한다.^^

이한승 형제의 말처럼 80년대의 잠수는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최소한의 저항이었다. 보이던 친구가 갑자기 사라지

면 셋 중에 하나였다. 강제징집이나 노동 운동을 위한 위장 취업, 그리고 수배를 피해 도피. 이중에 도피가 좁은 의

미의 잠수이지만, 강제징집이나 위장 취업도 한참이 지난 뒤에 소식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주변 지인들을 불

안하게 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또한 잠수를 타는 것은 그 분야의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에게 주어지는 훈장(?)과

도 같은 것이었다. 주로 특정 시위를 앞에서 주도하거나 성명서 낭독, 상습적인 전투조에 등장과 같은 ‘투사’만이 누

리는 것이었다. 나 같은 피라미는 하루 이틀 경찰서 구치소 신세를 지고 학부모 훈방이 전부다. 물론 훈방 이후 집에

서 당하는 고난도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확신은 변함없다. 에헴~

잠수가 이런 것이니 생고생이다. 책임이나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더한 고난으로 나가는 헌신이고 결단이

라고 할까? 친구에게 신세를 져도 꼬리가 밟히고, 피해를 줄 수 있어 사흘 이상은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지금처

럼 집을 나와 군중에 섞일 수 있는 시설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주로 연고가 없는 지방으로 뜨거나 위장 취업을 하

는 것이 대세였다. 더 관심 있는 이들은 ‘그들도 우리처럼(90)’이나 ‘오래된 정원(07)’과 같은 영화를 참조하시길… 주

제는 아니지만 당시의 상황이 어떤지 공감할 수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리하면 이한승 형제의 지적처럼 당시의 잠수는 자발적인 것이 아닌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

는 선택이었다. 또한 개인적인 부담이나 이유 때문이 아닌 대의를 위한 헌신의 결과이기도 했다. 물론, 당시에도 왜

요즘과 같은 잠수가 없었겠는가?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각인되는 요즘의 ‘잠수’에 대한

억울함을 대변해주고 싶은 것이다. 당시에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도피적인 의미보다는 공적인, 그리고 어쩌면 적극

적인 행동으로의 잠수가 더 많았다. 이것이 당시 잠수에 담긴 시대적인 의미요 공감대였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성경에는 요즘 시대 ‘잠수’라고 부를 만한 기록이 꽤 많다. 주로 하나님과의 결정적인 조우를

다루는 본문인데,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의 입장에서는 ‘잠수 탔다!’라고 오해를 받을 만한 행동들이다. 아브라함(창

15)이나 다윗(사무엘상은 19장 이후 그의 잠수 기록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심지어 예수님도 가끔 무리와 심지어

제자들을 떠나 잠수를 타셨다고 성경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대박, 극적인 사건을 꼽으라면 나는 엘리야의 잠수를

꼽겠다(열왕기상18-19장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갈멜산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북이스라엘의 정치종교 엘리트(당시는 정교가 분리되지 않았음을 기억하자) 850

잠수에 관해서는 쫌 아는 김은형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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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 할 수 있는 건?

잠수사건,어떻게바라볼까02

이랑 계속 부딪히면서 옆에서 적당히 쳐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당장은 아프고 힘들고

밉고, 채찍질해주는 사람이 비인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도움이 된다.

이윤 주어진 일은 많은데 공동체는 무조건 강요하기만 하고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결국 잠

수를 타게 된다. 일탈이다. 공동체가 분별력과 공감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준

다면 일탈이 아니라 중간점검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

해 잠수를 금지하지 말고, 힘들어하는 그 사람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을 공동체가 함께 찾아

나가면 좋겠다.

민소희 잠수부들에게 모임에 오라고 하면 당시에는 오겠다고 해놓고 안 나타난다. 그럴 때마

다 마음이 무너지는데, 이건 파워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왜 내가 거절당했다는 느낌이 들

까? 이 사람이 하나님과 대면하지 않는 걸 마음 아파해야지, 나나 죠이가 거절당했다고 우울해

할 일이 아니다.

오미령 사람마다 각자 견딜 수 있는 그릇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내 기준에서 쉬워 보이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잠수 잘 타는 유형

은 보통 외부에는 엄청 민감한데, 자기감정 표현에는 능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서운한 거 그

대로 말하는 친구는 스스로 공동체에서 잘 챙겨먹지만, 밥 먹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사람도 있

다는 사실.^^

명이 엘리야와 성난 민중에 의해 죽임당했다. 우리나라 일급이상 고위공직자 규모가 609명이니 우리로 치면 장차

관 이상, 군인은 중장 이상의 리더들이 한 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정권 붕괴요 혁명이라 불러도 무방한 일이다. 그

리고 그 중심에 바로 엘리야가 있었다.

그런데 엘리야가 잠수를 타버린 것이다. 직접적인 계기는 이세벨의 협박이었지만, 이미 지지 세력을 모두 잃은 왕비

의 위협이 얼마나 무서웠겠는가? 모든 것을 얻었다. 실리도, 명분도, 그리고 백성의 지지도 그의 편이었지만 하나님

께서 그를 몰아 잠수를 태우신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정말로 소중한 깨달음과 사명을 부여하신다. 무

책임하다고 난리가 났고, 비난이 쏟아졌지만 지금 우리는 무엇이 진리인지, 그리고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잠수를 보는 시각도 조금 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잠수의 유혹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고, 다른 이들의 잠수에 대하여 더 관대하며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혹 누가 아는가? 나를, 그리

고 주변 친구들을 엘리야처럼 만나주시고 쓰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잠수를 개입하고 계신지를 말이다.

첨언. 나는 잠수를 변호하고 편들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그리고 이 글이 잠수에 악용될 것도 잘 알고 있다 (얼마나

좋은가? 죠이 대표도 잠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니...적어도 죠이선교회에서는 먹히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 신앙도 그렇지만, 신앙이라는 울타리 속의 잠수라는 것을 꼭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잠수를 포함한 우리 신앙

은 철저히 공동체적이고 관계적이다. 즉 사회적이라는 말이다. 혼자 결정할 여지는 거의 없다는 말이다. 잠수가 정

말 필요한가?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하는가? 그렇다면 주변 친구들에게, 리더에게, 그리고 간사에게 이런

마음을 전하라. 성령 하나님께서 그들에게도 같은 마음을 주셨음으로 검증하라. 아니라면 그건 잠수가 아니다. 소

중한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소외요 자신에게 내리는 추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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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라: 형님! 이것저것 볼 거 없이 인제 귀국해.

신정환: 그러게. 구라야. 나도 가고 싶긴 한데 엄두가 안 난다.

황구라: 형. 어쩌다 잠수 타게 됐어요?

신정환: 나두 처음에는 이렇게 깊게 들어갈 줄은 몰랐지~

이제는 잠수가 아니라 잠적 수준으로 일이 커져 버렸다.

황구라: 그러게. 왜 뎅기열에는 걸렸다고 오버하구 그러셨어.

신정환: 역시 이중성은 좀처럼 헤어 나오기 힘든 굴레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어.

한번 내뱉으니 수습이 안 되더라.

황구라: 굴레뿐이겠어. 거의 공포 수준이지. 나두 예전에 이중생활 한 적 있잖아.

낮에는 캠퍼스에서 완전 거룩한 리더. 밤에는 헌신된 불나방.

신정환: 너가 그런 시절이 있었냐? 역시 넌 나의 블랙리스트야.

황구라: 그래도 형님. 너무 크게 터뜨리셨어요. 이중생활도 적당히 하셨어야죠.

신정환: 난 일단 돈을 너무 쉽게 벌었던 게 문제였다. 한 달에 1억씩 벌어대는데 뭐 세상에 뵈는

게 있었겠냐?

황구라: 그런 의미에서 형이 집중적으로 비난의 포화를 받는 건, 그 밑바닥에 사회의 불평등 의식

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해. 나와는 달리 혜택 받은 ‘그들’은 노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얻고 있고, 심지어는 노력이 있기나 한지 의심받는 거거든. 요즘 수많은 ‘똥돼

지’들이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회장님은 잘못이 있어도 특별사면 되

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영락없이 벌을 받잖아. 그런 공공의 분노가 형한테 쏠린다는 느

낌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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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중인 신정환을 만나다많이 고민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입담꾼에서 잠수부로 전업 중이신 신정환 님을 지금 만나도 되는 것인가 고민 또 고민했다. 잘못하다가 명예훼손으로 걸리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결론을 냈다. ‘모르겠다. 일단 들이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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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 맞아. 난 항상 방송에 녹화하러 갈 때 놀러 갔거든. 십 수 년 공부하고 취업 준비를 해도

번번이 쓴 맛을 보는 사람들한테 나같이 놀면서 돈 버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인간형이겠지.

황구라: 근데 형, 솔직히 연예계에서 일부 스타급 연예인들이 너무 많이 들어먹는 거 아니에요? 같이 고생

하는 보조 출연자나 현장스태프들은 기초생활 수급자 수준이잖아요.

신정환: 나두 그런 의미에서 보조 출연자와 현장 스태프들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최소한의 생존권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한류고 뭐고 있는 거 아

니겠냐? 언제까지 그 사람들 쥐어짜서 작품 만들겠어.

황구라: 그래요. 여하튼 요즘 욕 엄청나게 드시죠?

신정환: 뭐. 내 입으로 말하기 뭐한 수준이지.

황구라: 그래도 형. 아직은 재기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야구로 비유하

자면 9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 치기 직전인데, 형 여기서 잠

수 끝내고 나오면 최소한 아웃 카운트 하나는 벌 수 있어요.

아직 역전의 기회는 남아 있어요.

신정환: 그렇게 얘기 해주니깐 황기순 형님처럼 재기할 수 있다

는 희망이 생기는데.

황구라: 사실 형이 도박을 했지만 그 자체는 죄가 아니잖아요. 이

나라는 명목상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데다가 강원랜

드가 멀쩡히 운영되고 있으니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외

환관리법이란 게 있으니 거기엔 적용될는지 모르지만.

신정환: 뭐 자업자득이지. 휴~

황구라: 그래도 얼렁 돌아와야 돼요. 형의 깐족대는 캐릭터를 보고 싶어요. <라디오 스타>가 허전

해요. 빨리 돌아와줘요. 당신은 <라디오 스타>의 영원한 모퉁이돌이에요.

신정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황구라: 무조건 정면 돌파해야죠.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포수 요기 배라라는 사람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신정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나한테 아직 기회가 있을까?

황구라: 예수님이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주라 하셨잖아요. 형이 이번에 3번째 걸린 거니

까 487번 남았어요. 아직 기회 많아요.

신정환: 구라야. 너는 예능은 하지 마라. 황구라 토크가 지금 몇 번째인데 그런 신학생 개그하고 있냐?

황구라: 그러게요. 근데 형, 재기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거예요. 법적인 처벌이 아니라 대중의 분노

가 녹는 데 시간이 걸리잖아요. 연예인도 한 사람이지만 공적인 책임이 요구되는 건 분명하

잖아요. 황기순 형님처럼 추락한 현실을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대가로 여기고 묵묵히 견디는 시

간이 필요할 거예요.

신정환: 고통의 시간을 회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회피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황구라: 그나저나 형은 네팔에 있기는 한 거예요? 어디로 튀는지 추노꾼보다 빠른 느낌이야.

신정환: 응. 여기 네팔이야. 네팔에 은근히 선교사님들이 많이 계시더라구. 그분들한테 좋은 얘기

많이 듣고 있어. 나는 잠시 몸을 피하려 왔는데, 그분들은 이곳에 몸을 던지셨더라구.

황구라: 그러니까 형, 이제 더 이상 뻥카 놀이는 그만하고 돌아와요. 용납과 수용이 몸에 배어 있는

죠이어들이 형을 반겨줄 거예요.

신정환: 그럴까? 아직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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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1: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이윤

황구라: 형의 마음 100%는 아니지만 이해가 돼요. 또 한 사람의 연예인이 대중 스토킹을 당하는

느낌이에요.

신정환: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애. 한 순간 건전한 이

성에 기초를 두고 결단을 내렸다가 그 다음 순간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공포심에서 결정을 내리고 있었어.

황구라: 형. 이제 형에게 복음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모두에게 손가락질 받던 삭개오의 집에 예수

님이 찾아오신 것처럼 형의 삶에도 예수님이 찾아오실 거예요. 예수님은 예전부터 형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던 사람들에게 이상하리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이신 분이었

어요. 형의 삶에 존재했던 빈 공간에 더 이상 도박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 가득

차길 기도할게요. 우리는 날마다 신선한 죄를 짓는 존재들이에요. 돌아온 탕자가 돌아오

기 전의 삶이죠. 근데 결국 탕자는 아버지 곁으로 돌아오잖아요. 형도 그렇게 대한민국으

로 그리고 주님의 품으로 돌아올 거예요.

신정환: 구라야. 어려운 주제의 미묘한 얘기들 잘 풀어가 줘서 고마워. 고통의 현장에 함께 하는 네

가 진짜 죠이어다. 나 조만간 돌아갈게. 안녕.

재충전의 시기 될 수 있어 vs.

성장의 기회 직면해야

잠수사건,어떻게바라볼까03

이윤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 개인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예수님도 혼자 기도하는 시

간을 가지셨듯, 바쁜 일정 가운데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잠수 말고 휴

식, 재충전이라고 하자.

vs.장미희 위험할 수 있다. 관계 가운데 부딪히는 등의 훈련은 사실 그 사람에게 그 시기

에 가장 필요한 연단의 과정, 성장의 기회일 수 있는데 그의 회피를 위로해주는 게 과연 그

를 진짜로 위하는 길일까? 회피와 휴식은 다르다. 때에 따라 대처가 달라야 한다.

장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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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2: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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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400초 동안 어떤 것을 들었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듣고 있습니까?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들으며 살아갑니다. 텔레비전에서 쏟아져 나오는 왁자지껄하는 소리, MP3

와 길거리에서 터져 나오는 최신 유행곡, 누군가를 험담하고 비난하는 소리, 이름 모를 사람들

의 고성방가, 최근에는 트위터 타임라인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글 등. 우리는 원하

든지 원하지 않든지 무언가를 들어야 하는 상황 가운데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듣고

있는 것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까요? 생각해보건대 항상 유익하지만은 않은 것 같

습니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어색한 침묵보다는 약간의 소음이 친숙합

니다.

소음에 친숙해져버린 듯한 우리의 모습은 삶에 여실히 드러납니다. 집에 귀가함과 동시에 집고

누르는 리모컨 버튼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이에 견줄 만한 것이 없겠지요. 우리가 거룩하게 여기

는‘예배’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배는 점점 더 화려한 사운드로 치장되는

경배와 찬양 시간으로 시작하여,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 즉‘들음에서 시작하고 들음에서 끝이 나는’양태를 보입니다.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듣게 하는 가운데에서, 무엇인가를 얻었다는 착각을 하

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들음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있

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바쁜 그리고 너무 많은 들음에서 잊혀진 혹은 지워진 몇 가지를 생각해봅니다.

먼저는 우리 하나님입니다. 태초에 사람을 만드시면서 불어 넣

으셨던 생기의 소리를, 치욕스런 십자가에서 내쉬셨던 그 차갑

고도 따듯한 숨결을, 내주하시면서 계속해서 세밀히 말씀해주

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소리를 말입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

계셔서 우리에게 말씀해주시는 분이심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것을 듣고 있는 우리는 하나

이어달리기우리의 일상이 아름답기 위하여

글/사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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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듣고자 하는 일말의 여유를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

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봅시다. 수많은 소음 가

운데 우리는 하나님을 들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믿음은 말씀을 듣는 것에서 얻게 되고, 말씀 듣는 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통해서 얻게 됩니다. (로마서 10:17, 쉬운성경)

말씀 설교을 듣는 것에는 열심이지만, 말씀 로고스이신 그리스도를 듣고 있지는 않은 우리들의 삶은 아닌지 생각해보

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의 이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10세 미

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고, 비타민A의 부족으로 3

분에 1명이 시력을 잃어가는 현상*, 그리고 곳곳에서 일어나

고 있는 내전 그리고 난민 발생의 모습들이 잔존하는 시대

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국외에서만 일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 수도를 표방하는 서울**의 단면

에는 비정규직과 최저생계비 등을 비롯한 인권의 부재가 여

실히 남아 있으며, 재개발, 뉴타운이라는 미명하에 최소한

의 주거마저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무엇을 듣고 있습니까? 우리가 귀로 듣

고 있는 것만이 우리가 들어야 하는, 또는 들을 수 있는 전

부는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 소음 속에 묻혀 버린, 하나님과 우리 이웃의 소리에 귀 기울여 봅시다.

*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보고서(2006),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2007, 갈라파고스 재인용

**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 WDC) : 디자인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문화를 풍요롭게 함으로써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페터 첵 회장이 창안한 제도(위키백과 참고). 서울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됨.

● 봄 (@disciplesu)성공회대학교에서 사회복지와 평생교육을 공부하며, 지역교회와 죠이선교회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

다. 또한 하나님 나라와 그분의 의를 위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를 고민하며, 성경적인 세

계관으로 세상 바라보기를 연습하고 있다.

글/사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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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공원.옷깃을 조금 더 여미게 만드는 쌀쌀한 아침 공기 가득한 등굣길. 매일 오르는 성균관대학교 등

굣길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고개를 돌려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나무 바닥을 따라 이어

진 산책길을 오르자 캠퍼스와는 또 다른 공간이 방문객을 조용히 맞이한다. 서울성곽 길과 맞

닿아 있는 와룡공원은 오솔길 같은 숲길이 길게 이어져 있어 나무향기, 흙내음을 느끼며 느리

게 걷기에 좋은 곳이다. 또한 서울성곽을 따라 서쪽으로는 숙정문을 지나 창의문까지 걸을 수

있고, 동쪽으로는 혜화문이 있는 혜화동까지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단, 평일에

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까닭에 한적하지는 않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살짝 비켜나와 삼청

동의 카페에서 진한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초코칩쿠키를 사들고 와룡공원에 올라 하루를 마무

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등교시간,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지하철. 친구와의 만남을 위해 찾은 인산인해의 명동 길거리.

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에서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 건지.

조용하고 편안하게 서울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집 이외에는 없는 걸까?

양상호 (상명04)

양상이 가본 그곳의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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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 - 안국역(3호선) 2번 출구로 나와 종로02번 마을버스로 환승 후 성균관대학교 후문에서 내린다. 이후 공원 정상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와룡공원 팻말과 서울성곽이 보인다. 와룡공원은 서울성곽 길을 따라 길게 자리하고 있다.

양상호 (상명04)

성대후문

와룡공원

서울성곽 성북동

명륜3가동

성균관대

▲숙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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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 의 .

이 . 야 .

기 . 를 .

읽 . 다 .

Pro.

도대체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날 만한 적당한 시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월요일 오후는요? 금요일 점심은?”

몇 차례 시간을 조정하다가 결국 일요일 저녁 7시 30분, 신촌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거

리 전체에 사람들이 빼곡히 차 있었고, 여기저기 번쩍번쩍 불빛들이 가득했다. 만나서 이야

기를 나눌 만한 장소를 찾으며 두리번거렸지만 그 어디에도 조용히 인터뷰를 할 만한 장소

는 보이지 않았다. 어렵게 2층 구석에 있는 카페를 찾아 들어갔지만 2NE1의 노래가 스피커

를 통해 왕왕 울려 퍼졌다. 우리가 앉은 자리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두세 명의 사람들이 모

여 앉아 노래 소리에 지지 않겠다는 듯 더욱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와 마주 앉아 잠시 미소를 나누고 그녀가 말을 하기 시작하자- 어느새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고요한 숲 속이 되었다.

그녀의 표정을 읽다한 민 선 간 사

인터뷰 고은미

사진 양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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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세 가지 단어는?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세 가지 단어는 무엇인가요?」

“음...음... 뭐라고 말해야 하지?”

눈동자를 데구르르르 굴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녀. 문득 쑥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천천히 자신을 설명

하기 시작한다.

“단순하다는 것. 힘든 일이 있어도 좋은 일이 생기면 또 금세 기분이 바뀌어 잘 웃기도 해. 생각도 많지

않고, 금방금방 감정도 잘 바뀌고. 그리고 우유부단―뭔가를 크게 결정을 잘 못해. 분명하게‘좋다/싫다’

를 잘 표현하지 못하고.”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하라는 말은 너무 어렵다며 그녀가 웃는다. 두 가지밖에 모르겠다며, 그저 자신은 이

런 사람이라고 다시 가만히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단 행동을 하면서 비로소 생각을 하게 돼, 큰 그림을 먼저 떠올리는 게 자신이 없고. 그래서 요즘은

고민이 많아. 큰 그림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하는데 너무 해야 하는 일만 겨우 해내고 있는 것 아닌가. 난 이

런 스타일인 것 같아. 하면서 배워가고, 이건 아닌가 보다 또는 이건 이렇게 하는 건가 보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표현하기에 익숙한 이 시대에 그녀는 자신을 설명해 달라는 말에 그저 웃는다.

천천히 웃으며 이야기하다가, 문득 쑥스러워진 듯 아하하하 웃기도 하고.

chapter 2. 혼자 있을 때, 그리고 함께 할 때.

그녀에게 물었다, 「혼자 있을 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혼자 있을 때면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

원래는 관계 지향적이라 다른 사람과 같이 있

으면 막 웃고 그러는데, 혼자 있을 때는 더 생각

도 많아지고. 좀 덜 밝아진다고 그래야 하나. 이

런저런 생각도 많고. 요새는 혼자 있으면 맨날

자.ㅋㅋㅋ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에 나에 대해 생

각하고, 직면하고.”

문득 그녀의 얼굴 위로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지나가며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진다. 슬쩍 지나

간 그림들을 하나하나 보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

서 말을 건네 본다. 「보통 가장 어려울 때가 언

제에요?」

“나는 굉장히 관계 중심적인 사람이야. 그래서 다른 건 굉장히 단순한데 관계 안에서만큼은 꼭 나 때문

이 아니라도 같이 있는 사람의 마음이 어려우면 내가 많이 신경이 쓰이는 거야. 그리고 관계가 안정되지

않으면 무척 마음이 어렵고. 그래서 이래저래 관계적인 부분들에서 어려운 게 많았어. 또 하나는 앞에 나

서거나 이런 걸 잘 못해. 직업상 앞에서 드러나야 하고 이끌어줘야 하는데 그런 걸 잘 못하는 거지. 내가

주도해야 하는 상황인데 난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굉장히 어려웠어. 그리고 쉽게 결정

하지 못하고, 주도적이지 못한 부분도 늘 스스로를 고민하게 만들지.”

그녀의 눈빛이 진지해지며 갈빛으로 물든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감정과 마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

아마 누군가가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할 때도 이런 눈빛과 표정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녀가 갈빛의 눈동자로 당신을 쳐다본다면 잊지 않고 알아차려주기를, 그녀가 당신에게 깊이 공감하

고 있다는 것을.

또 다른 눈빛의 색깔이 궁금해 물어보았다, 「가장 자주 만나는, 그리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는?」

“죠이어들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지. 원래 중요하기도 한데 사실 제일 많은 시간을 차지하니깐. 요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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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과 좀 더 많이 보내고, 거의 대부분 죠이와 함께 보내지.

개인적인 시간에는 제일 친한 친구들을 많이 만나. 내 마음을 열고 내가 힘

든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 몇 명과는 주기적으로 만나. 강화에 살 때부

터(원래 고향이 강화), 그리고 죠이도 같이 했던 친구들―04학번 여자애들.

정말 삶을 오픈했던 친구들이야. 원래 내 제일 친했던 친구가 같이 대학교도

오고, 죠이도 왔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나며 통화도 자주 해. 꼭

남자친구 같아ㅋㅋㅋㅋㅋㅋ”

죠이어들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녀의 얼굴엔 환한 꽃이 핀다. 노

란 별이 눈동자 안에서 가만히 고개를 내민다. 친구들을 이야기하는 것만으

로도 그녀에겐 큰 즐거움과 위안이 되는 듯하다. 「친구들과 만나면 어떤 사

람이 되나요?」

“푼수야, 푼수. 크게 다른 건 없는데 말도 많고, 좀 더 밝아지고, 푼수 짓도 많이 하고―힘들 때마다 통화

하면서‘야, 내가 이상한 거냐? 내가 이 상황에서 화나면 이상한 거야?’라고 전화하며 따지고.”

‘내가 이 상황에서 화내면 이상한 거냐?’라고 소리치며 전화하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자 풉, 하고 저

절로 웃음이 나온다. 아마도 전화기 반대편에선 그녀의 마음을 넉넉히 알아줄 친구가‘네가 화낼 상황 맞

아!’라고 소리치고 있을 것이다. 전파를 타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들이 노랑 별무리가 되어 전화와 전화

사이를 흐른다.

chapter 3. 그녀가 품고 있는 작은 소망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묻자 그녀는 살짝 혀를 내민다. 이렇게 추상적이고 커다란 질문은 너무 어렵다

며 웃는 그녀에게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건넨다. 「당신이 닮고 싶은 사람은?」

“한결같은 사람. 점점 나이가 들고 아는 것도

많아지고 연륜도 생기면서―지금보단 성경도 많

이 알아가겠지? 그래도 계속 자라갈 수 있는 사

람. 더 알면 알수록 판단하는 시각이 많아지는데

지금처럼 순수하게, 말씀 듣고 은혜 받을 수 있

는 마음. 점점 성장하면서도 순수한 마음, 어린아

이와 같은 마음을 지켜내는 것. 하나님 앞에서도

사람들 앞에서도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순수해

지고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쉽지 않겠

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편하게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지하면서도 편안

하게―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순수한 마음을 얘기하자 그녀의 입가엔 연두빛

웃음이 번지며 그 미소는 소망의 말로 피어난다.

이러한 연두빛 웃음을 간직하는 한, 그녀는 늘 어

린아이로 하나님 앞에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투

명하게 하나님을 만나고, 한 사람을 만나고.「당

신이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은?」

“피아노를 너무 배우고 싶어. 피아노를 좋아해

서 전공도 하고 싶었는데 결국 중학교 때까지 배

우고 그만뒀지. 계속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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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지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해외여행도 LCP 말고는 한 번밖에 없어서;;; 시간과 돈

이 없어서 못해봤지만 여행하고 싶어. 유럽이나 아프리카도. 마지막으로 평생에 한 번은 화종부 목사님처

럼 설교하는 것? 창세기 1장 설교 들으면서 막막 감동되어 울면서 들었거든. 평생에 한 번은 그렇게 설

교해보고 싶어.”

이 하나하나의 일들이 그녀에겐 너무 해보고 싶고, 소중한 것이라 입가에 웃음은 가득하지만 오히려 눈빛

은 깊어진다. 그 깊어지는 눈빛을 바라보며 나도 가만히 그려본다. 피아노를 치는 그녀, 먼 나라를 종종종

뛰어다니는 그녀, 전심을 다하여 말씀을 전하는 그녀.

epil.

두 시간 남짓, 다양한 표정의 그녀와 이야기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함께 걸어갔다. 이미 밤 아홉시 반

이 되었기에 인천으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바쁘다. 학생이 기다리고 있기에 마음이 급하다며 인하

대 미션홈을 향해 먼 길을 떠나는 한민선 간사님.

간사 1년차라 아직은 학생들도‘간사님’보다는‘간사 언니, 간사 누나’의 느낌으로 자기를 대하는 것

같다고 웃는 그녀. 여전히 앞에 나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설교하러 강단에 오를 때마다 완전 긴장하

게 되고,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심하게

챙기고 품어내며 주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하는 설교자가 되기를 꿈꾼다. 모든 사람이 한 눈에 주목할

만한 화려한 꽃밭은 아니지만 그녀가 떠난 자리에 남은 발자국마다 연두빛 새싹이 가만히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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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VS. 니가 꿩이냐 이성훈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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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잠수 타는 자

학기 초에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건만 시

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마음이 약해진다. 아무리 추스르

려 해봐도 더 이상 되질 않는다. 여기저기서 날 찾는 소리

가 들린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문자만 백만 개… 날 비웃

는 소리가 듣지 않아도 들려온다. 항상 그랬다. 누가 날 믿

어줄까. 오늘도 나 혼자 세상과 숨바꼭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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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며 전화를 수십 번 했지만 답이 없다. 불안

한 생각이 스친다. 아~~ 또냐??~~

뭐가 잘못된 거지? 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해

결을 하자는 게 아니다. 그저 그가 걱정될 뿐이

다. 가슴이 까맣게 타는 것 같다. 그와 똑같은

마음을 가질 수는 없어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문제는 남겨두고 관계를 끊어버린, 얼굴

만 가린 너… 혹시 꿩이냐??;;

니가 꿩이냐 잠수 탄 자를 찾는 자

▶▶▶ 어떻게 부르는지 듣고 싶으면 유튜브에서‘삶송’을 검색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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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우 학생기자

비상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달아주고픈 천 가지 날개

>>> 1번 타자: 방송인 김제동무엇이 되겠다,가 아니라

그 무엇이 되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가 있어야

제대로 된 꿈입니다

“먼저 우리는 되고 싶은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꿈은 제한됩니다. 우리는 정작 우리가 하고 싶

은 일보다는 남들이 선호하거나 남들 보기에 좋은 직업을 되고 싶은 것으로 삼

습니다. 그러나 그런 직업이 웃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그 꿈은 과감하게 버려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말을 하는

데에도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스펙을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꿈을 향해 나아가

십시오! 라고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꿈 너머

의 꿈을 갖자. 어린아이들은 장래희망으로 스파이더맨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습

니다. 그러나 커버린 우리는 스파이더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어린아이들과 같은 꿈을 꾸기라도 해

보자는 것입니다. 열심히 스펙을 쌓으십시오. 살아가기 위해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사십시오. 그러나 스파이더맨이 되고자 하는 꿈을 단 일 년이라도 단 한 달이라도 단 사흘이라도 꾸어보십시오.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 나를 웃게 하고 남을 웃게 하는 일 그것을 직업으로 구현해낼 수는 없을지라도 그러한 일들

을 하면서 사십시오. 불가능하다구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법이거든요.”

운동장 스피커

지난 9월 11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은 상당수의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슈퍼스타 K라도 온 것일까? 젊은

이들뿐 아니라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 아저씨들도 바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건물 바깥도 한바탕 시끌벅

적하다. 현수막으로 만든 가방, 꽤 멀쩡한 사과, 노숙인들이 파는 잡지, 청년유니온, 공정여행을 소개하는 그

룹, 대학가의 지역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대학생들, 여성이주노동자들이 만들었다는 엽서와 핸드폰

고리들, 공정무역이라서 아름다운 커피와 초코렛, 독도가 새겨진 쿠키 등 사회혁신기업 부스마다 밝은 에너

지가 넘친다. 희망제작소가 주최한“청춘비상 : 세상을 바꾸는 1천 개의 직업”(이하‘천 개의 직업’)이 진행

되는 현장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직업 박람회인데 기존의 박람회와는 사뭇 다르다. 어떻게 다르냐면… 진행

을 맡은 박경추 아나운서의 명쾌한 목소리와 함께 강연이 시작됐다. 일단 듣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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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번 타자: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 소셜디자이너, 이것도 내가 만든 직업인걸

가서 금만 그으면 내 땅 되는 블루오션이 펼쳐져 있다네

“제가 오늘 여러분께 세상을 바꾸는 1천 개의 직업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진정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남

들이 하니까,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곤 합니다. 직업을 구하는 데 있어서도 남들이 하는

것을 하려고 하고 남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가곤 하죠. 그러나 저는 감히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 자신

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 공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일, 직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

장 효과적인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 생각하는 길로 간다면 피 튀기게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

을 바꿔 아무도 안 가는 길을 간다면 가서 금만 그으면 다 내 땅이 되는 것입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블

루오션이라고 하지요.

이런 맥락에서 천 개의 직업, 만 개의 직업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우선 디자이너를 살펴볼까요? 디자이

너 하면 패션디자이너가 으레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디자인의 영역을 한정되게 생각한 것

입니다. 우리는 놀이터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고 간판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고 컵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이런 일을 하는 직업들이 있지 않나 여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만을 전문적으로 하

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앞으로는 전문화 시대입니다. 지금처럼 하나가 여러 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하나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믈리에란 직업도 다시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영양사라는 직업이 있어서 우리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물 소믈

리에, 조미료 소믈리에, 장 소믈리에 등으로 좀 더 세분화되어 우리의 영양을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제가 나누고자 하는 직업의 키워드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나눔의 삶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

면 큰돈을 벌 수도 큰 명예를 가질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일들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 너무나도 필요

한 일들이고 개인적으로도 보람된 일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다문

화 가정, 빈곤층, 아픔을 지닌 이웃 등 우리가 손을 뻗쳐서 감싸주어야 할 사람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이

와 관련된 직업들은 무수히 많이 나올 수가 있지요.

이런 직업을 가지면 먹고 살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실 것입니다. 성경의 마태복음 6장 26절에는‘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새도 다 먹고 살게 해주시는데 하물며 일하는 우리에게 굶어 죽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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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직업이 단순히 먹고 사는 데에만 집중해서는 안 되겠지요. 고난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법입니

다.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게 당장은 힘들고 어려울지 몰라도 결국에는 보람찬 직업이 되지 않겠습니까.”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이 뭔지 궁금하다면 :

천 개의 직업 블로그 http://blog.makehope.org/1000 >>맛보기로 12가지 직업군을 소개하고 있다.

시사IN(159호)에서 정리한 천 개의 직업 http://club.cyworld.com/52592156118/47836924 >>운동장 클럽에서 볼 수 있다.

>>> 쉬어가는 타임: <좋아서 하는 밴드>나 좋은 것만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나 좋은 거 할 수 있다면

안 좋은 것도 기꺼이 할 수 있지

천 개의 직업을 소개하는 숨가쁜 강연의 중간, 보컬―아코디언―기타―베이스기타로 구성된 4인조 <좋아

서 하는 밴드>가 강연회의 뜨거운 열기를 잠시 식혀주었다.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들을 여기서 처음

알게 됐지만 첫 만남에도 밴드 이름 참 잘 지었구나 싶다. 말 그대로 (자기들이) 좋아서 (즐겁게) 하는 밴

드이다. 이 날 행사에 참으로 적합한 캐스팅이다. 김제동 씨나 박원순 씨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이 재밌

게 일하자가 아니던가. 핵심 메시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딸꾹 딸꾹 딸꾹 딸꾹~

>>> 4번 타자: 오지여행가 한비야 내 가슴에 불화살이 날아와 꽂혔다면

그 불이 활활 타오르게 하라

“제가 인도(?)에 가서 어떤 의사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보여주는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의사

의 열정이 불화살이 되어 제 가슴에도 불타오르게 됐고 한국에 돌아온 후 월드비전을 찾아가게 되었습

니다. 전 오늘 그 불화살을 여러분에게도 날리고자 합니다.”이후 이어진 뜨거운 강연의 내용은“무릎팍

도사 한비야 편 다시 보기”서비스를 이용하시길.

장장 7시간에 걸친 강연이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점점 시대의 변화는 빨라지고 있고, 달라지는 세

상에 빠르게 적응하여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할 테니 10년 전의 직업과 10년 후의 직

업은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다 해도 일은 재밌게 하는 게 최고다, 남들이 강

요해서 혹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직업을 선택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

다. 그것을 직업적으로 잘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키우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 또한 내가 즐거

울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웃게 할 수 있는 일,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찾아내고 도전하자는 메

시지가 깊이 새겨진다.

어떤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가. 너

무 뻔한 직업은 일단 제쳐두고, 뭔

가 매일매일 힘이 솟는 기똥차게 재

미난 일이 없을까 상상력을 총동원

해 보자. 토익, 자격증, 스펙을 따내

야 하는 내 머리만 닦달하지 말고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을지 모르는

내 몸의 다른 기관을 탐험해 보자.

누군가 그랬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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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내용이 촘촘했던 풍성한 강

연 후에도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는 의문점을 해

소하고자 운동장 학생기자 팀은 희망제작소 사무

실을 방문하였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

게 궁금했던 질문들을 풀어놓자 술술술~ 다시 강

연이 시작된다.

■<천 개의 직업>을 기획하신 의도는 무엇인가요?

우리 청년들이 사회나 부모님이나 여러 가지 것들에 너무 얽매여 있는

것 같아 슬펐습니다. 더 밝은 세상, 더 좋은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

어서요. 사실 제가 소개한 천 개의 직업은 모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입

니다. 그러나 몸이 천 개는 아니니 나 혼자서 다 할 수는 없고, 내가 아

끼던 사업 아이템을 나누어주기로 한 거지요.

■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인데, 특별히 김제동, 한비야, 좋아서

하는밴드를 섭외하신 이유가 있는지요?

모든 일은 재밌게 해야 하지요? 심지어는 사회운동도 너무 진지하기만

하면 효과적이지 못하죠. 김제동 씨, 한비야 씨는 입담이 좋아서 강연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일을 재미있게

즐겁게 하는 사람들이지요. 좋아서하는밴드도, 어때요? 재밌게 봤나요?

■ 그런데 졸업 후 당장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청년 대학생으로서는 전적으로 공감하기 어려

운 부분도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혹은 재학 중인 대학생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학자금을 갚기 위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경쟁의

대열에 들어서면 빠져나오기가 힘들거든요. 시작부터 줄을 잘 서야 됩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

해서 원치 않는 일에 뛰어들면 언젠가는 문제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지금 대학생들은 너무 세속화

되어서 그런지 안전한 길로만 가려 합니다. 제가 강연에서도 성경말씀을 인용했잖아요? 기독교인들

이 왜 성경말씀을 못 믿어요? 무엇보다 배짱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 가치를 추구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 좋은 일을 하세요.

■ 디자이너나 소믈리에를 아주 세세하게 분류하셨는데요, 한국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수요가 있을

까요?

이런 질문이 꼭 나오네요. 제가 말씀 드리는 건 그런 실리를 넘어서자는 겁니다. 자신이 좋아서 혹

은 이것이 바른 길이라고 여겨서라면 그 길을 가세요. 굶어 죽지 않습니다. 저는 길이 있다고 생각해

요. 앞으로는 전문화해야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대량생산은 중간밖에 못 갈 것입니다. 더 전문화되고

미세한 영역까지 다룰 수 있는 상품이 경쟁력이 있어요.

■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하고 계신데 특별히 청년들에 대해서는 어떤 관심을 갖고 계

신지, 그리고 앞으로도 청년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청년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이에요. 누구보다도 가능성이 많은 우리 사회

의 주인공들이지 않습니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구요. 지금 어떤 일들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새로운 사회혁신기업들 만나봤지요? 좋은 일을 하는데 이 물건들이 팔려야 하거든요. 이런 물

건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희망 수레’를 조직하고 있어요. 사업아이템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이 구

체적으로 준비하고 시도해볼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돕는‘희망 별동대’가 있습니다. 컨설팅과 네

트워킹뿐 아니라 재정 지원을 위해 기금도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러니 청년여러분은 도전만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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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호 <복음과 상황> 특집 “월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에 실린

글이다. <운동장> 편집위원과 학생기자들이 각종 ‘끊고 살아보기’를 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왜 이 불편을 즐겨 택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떠올리기를

바라며, 독자 여러분도 눈높이를 살짜쿵 조정하시기를 권한다.

황병구 (서울86, 재단법인 한빛누리 본부장)

작년 말,‘관계중심 시간경영’이라는 책을 쓴 이후로 내겐 이른바 자기계발 관련 강의요청이

부쩍 늘었다. 시간에 대한 강의는 물론, 재정에 대한 강의를 곁들이거나 추가해 달라는 요

청도 심심찮았다. 사실 내가 쓴 책은 자기계발서(自己啓發書)의 탈을 쓴 자기부인서(自己否認

書)이고, 내 강의는 시테크를 빙자한 가치관 강의였다. 결국 오늘도 재테크를 빙자한 제자도

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 예수님의 눈높이, 바울은 알고 있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하시겠노라고 약속하신 마태복음 6장

33절의 예수님의 말씀은 널리 암송되고 있다. 이 말씀을 냉정하게 해석하면 기초생활비 정

도는 보장하겠노라는 뜻이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는 권면과 이어져 있다. 약속하신“이 모든 것”은 기실 의식주에 해당하는 기초생활의 보장

임에도, 우리는 줄곧 하나님 나라에 충성하면 보너스로 풍족한 재물과 명예와 행복도 챙겨

주실 것으로 오해하며 기대하곤 했었다. 아, 물론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선 맛볼 수 있

겠지만 적어도 나그네의 삶을 사는 이 땅에서는 그 확률이 무척 적다고 해야겠다. 어쨌든

산상수훈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눈높이는 들의 백합화와 하늘을 나는 새였지 솔로몬의 옷

이 아니었다. 분명히 하자. 이 말씀의 주제는“염려하지 말아라”이다. 하나님을 위해 나름 희

생하면 조만간 덤으로 왕창 얹어주겠다는 양해각서가 아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빌립보서 4장 13절의 바울의 고백도

역시 애송되는 말씀이다. 원격으로 병자를 고쳐주시며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

셨던 예수님의 말씀과 어우러져서 믿음 만능주의의 한국교회를 쌍끌이했던 말씀일지도 모

르겠다. 하지만 이 말씀도 잘 톺아보면 바울이 당시 궁핍에도 처하고 풍부에도 처했던 자신

의 여러 상황을 회고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족(自足)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다는 맥락에

서 나온 말이다. 즉, 주님의 능력이 발휘되는 곳은 무모한 신앙으로 불가능을 돌파하려는 이

들의 강청기도의 현장이 아니라 재정적으로 쪼들리든 넉넉하든 초연하게 소명의 길을 가는

이들의 덤덤한 일상이다. 두 분의 대화가 귀에 들려오는 듯하다.

“바울아, 내가 보장하는 건 기초생활비 정도인데… 염려하지 않고 이 길을 갈 수 있겠니?”

“뭘요, 이미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뭐가 두렵겠어요. 곁에서 격려만 해주시면 됩니다.”

예수님의

어디서

펌질이얏?

눈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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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구 (서울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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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 TV, 자동차, 집의 공통점

재작년 초 부모님 댁과 같은 아파트라인으로 이사하고 난 직후, 신혼 시절부터 15년 정도

사용한 20인치 브라운관 TV가 결국 수명을 다했다. 막내 동생이 부모님을 가까이 모시고

사는 것이 기특하셨던 큰 형님께서 TV 바꾸라며 목돈을 하사하셨다. 사실 이사 전후로 발

생한 여러 비용을 메우느라 그 하사금을 유용했는데… 설 가족모임 이후 추석 가족모임이

올 때까지 전전긍긍하다가 추석 모임 직전에 보급형 42인치 LCD TV를 마련하기에 이르렀

다. 형님의 현장 방문을 의식한 막판 조치였다. 첨엔 새로운 세상이 온 것같이 대형 고화질

TV를 감탄하며 감상하다가, 이따금 부모님 댁에서 29인치 브라운관 TV를 보게 되면 왜 그

리 답답한지, 어느새 TV를 대하는 나의 눈높이가 바뀌었다. 지금 전자 매장에선 3D Full

HD에 Full LED를 따지는 상황이니 내 눈높이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지 모르겠다.

어쨌든 TV와 자동차와 집은 한번 업그레이드하면 다시 돌아가기 무척 불편한 공통점을 지

니고 있다. 유학 후 현지에서 직장 다니던 시절, 외국 브랜드 중형차를 몬 적이 있는데, 지금

은 국산 LPG 승합차를 이용하면서 가끔씩 그때의 승차감이나 편의장치들이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다. 몸에 감각으로 흔적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때 포항에서 지내며 1년간 저렴한 전

세 값에 새로 꾸민 넓은 거처를 한껏 누리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며 평수를 줄였는데, 어

느새 늘어난 가재도구들을 수납할 곳이 없어 정리에 애를 먹었던 기억도 난다. 어디 이뿐이

겠는가? 컴퓨터, 냉장고, 핸드폰 역시 빠르고, 널찍하고, 똑똑한 것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 과

거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나이가 들고 가족이 늘면서, 조금은 늘어나는 수입과 더불어 우리들의 소유와 소비의 눈높

이가 따라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눈높이의 상승 기울기는 조

절하는 것이 어떨까? 자칫 속도를 냈다가 후진하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이기적인 동

기를 동원해서라도 좀 느리게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동세대의 평균치보다 조금 느리게 상

승해도 우리는 그리 불편하지 않다. 아니 좀 불편해도 불만은 없다. 아니 좀 불만이 있더라

도 불행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본보기로 삼는 예수님과 바울의 눈높이를 의식할 수 있다

면 말이다.

★ For the poor, With the poor, Poor

그리스도인의 표지로 낙태나 동성애에 대한 입장보다는 전쟁에 대한 입장, 가난에 대한 입

장을 함께 도입하자는 이야기들이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다.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 언급하

는 것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미국 남부 백인 중심의 기독교를 주류로 인식하는 한국교회의

시각에서는 전쟁과 폭력, 빈곤과 질병의 문제를 절실하게 인식하지 못해왔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10년 전쯤 한 후배가 구약학을 전공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내게 선배로

서 추천서를 부탁했던 기억이 난다. 그 추천서를 위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님께

서 성경의 역사 가운데 인간에게 어떻게 다가오셨나를 살피게 되었다. 그중 명료하게 기억

나는 것이 For us, With us, As us라는 점진적 도식이었다. 우리를 위해 우리와 함께하시어

우리가 되신 임마누엘 하나님이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생각하게 된 것은 For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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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구 (서울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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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r, With the poor, Poor의 묵상이었다. 많은 이들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삶을 살기도

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싸우기도 하지만 그들처럼 가난하지는 않다면 반쪽짜리 실천이라

는 깨달음이었다. 인생의 한 순간이라도 가난이 어떤 것인지, 절대 결핍에서 오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경험한 이들과 아닌 이들의 차이는 천양지차라는 것이었다.

하지만‘자발적 가난’이라는 좀 우아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실천가들이 되라고 은근히 부담

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울러 우리들의 인지상정을 애써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아파트나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오르길 바라고, 월급쟁이들은 자기 연봉이 내년에는 얼마

간 오르길 원하고,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몸이 피곤하더라도 손님이 북적이는 매장을 꿈꾸

고, 글이나 노래를 창작하는 이들은 자신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언젠가 대박나기를 고대한

다. 다만 그 인지상정의 수준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일 것이다. 억지로

가난과 빈곤을 선택하자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모자란 삶에 늘 열려 있는 자연스러운

인격이 되자는 것이다.

어느 정도 모자라면 좋을까… 조심스레 견주어본다. 내가 가진 학력, 내가 가진 경력, 내가

가진 능력, 내가 가진 인맥과 유사한 상황을 소유한 동시대의 누군가가 대접 받는 수준의

몇 % 정도를 목표로 하면 좋을까. 혹 목표를 하향하여 내놓은 것이 있다면 나는 과연 그 차

이만큼 더 나은 가치를 위해 할애하고 있기는 한 것인가? 어쩌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명료

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괜한 열등감이나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것

은 비교당하는 수동적 삶으로의 도피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대조적 삶을 선택하는 길이다.

나눔 지향의 검소한 삶은 소극적인 양보가 아니라 적극적 실천이기 때문이다. 나의 안락과

평안을 위해 투여되는 시간과 물질은 그저 혼잣말처럼 소비될 뿐 생산적인 순환 사이클을

형성하기 힘들다. 그러나 공동체의 회복과 선하고 의로운 이들을 돕는 시간과 물질은 (마치 트

위터의 리트윗처럼)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우리들에게 기대하시는 눈높이도 그리 높지 않으시다. 다만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

구하고 끊임없이 기대를 접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끈질기기로 소문난

스토커이시기 때문에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 그분의 마음을 반영한, 지난 8월 초 선

교한국 마지막 날 유병국 선교사님이 전하신 메시지의 일부를 소개하고 싶다.

“두 살배기 딸아이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지만 어둠 속에서 함께 있기를 원하는 아빠의 심정처

럼 예수님은 곧 자신을 배반할 어리버리한 제자들을 십자가의 길에 초청하신다. 예수님은 부활

후 결국 그 못난 제자들과 함께 일하셨다. 우리의 연약함을 몸소 아시는 그분은 우리의 연약함과

상관없이 우리와 함께 일하시기를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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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걸

일회용품 혐오자 임정은 일회용품 안 쓰기 “Green package 준비했어요. 그래서 항상 가방이 불룩~” -시걸

인생도 더러는 끊어야 제 맛!

2010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몇 사람은 한 달간)

한 공기는 너무 많아 이랑

밥, 반찬, 음식 안 남기고 다 먹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집에서는 밥을 제가 퍼서 먹

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데 밖에서 먹을 때는 늘 제 양보다 많

아서 식사 전 미리 형제들에게 덜어주거나 학생식당 아주

머니께 밥을 덜어달라고 하는 센스가 필요해요. ㅋㅋ” -랑

Slim Size Me 주진호 모든 인스턴트 음식 끊기 “인스턴트를 끊는 것까진 좋았는데 기숙사 밥을 그만큼 더 먹어서;; 생김새의 변화는 없어요 ㅠ” -진호

건국죠이어들의 협력 필수 문승신 채식 + 핸드폰 안 쓰기“핸드폰은 아니에요! 채식만! 채식만 하고 있어요!!” -승신

“기청아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사무 간사로 일하고 계신 득 간사님 만

났지요~! 강의가 끝나고 뒷정리하시는 모습‘-’…앞모습을 찍어야 했는

디, 크흠~ 1호선 타러 가는 길을 동행하는데 거의 피곤에 절어 있는 듯

하심 T_T;; 힘내십슈!ㅋ” -다뿡

차로 1분 거리 출퇴근 황선관 자가용 안 쓰기 말해 무엇 하랴.

미디어팀은 어쩌라고 이득 타 단체 무급인턴 1달 10월 한 달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무상 인력 지원 중.

My Green Package천가방, 손수건, 수저세트, 텀블러, 도시락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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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기에 그들처럼Like them, I am there

편집위원들과 학생기자들이 자발적 캠페인으로 끊고 살아보기를 시작한 지가 어언 두 달이 되어간

다. 지불한 값만큼 잘~ 쓰면 되지, 소위 뽕을 빼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은 어디서부터 연유한 건지.

같은 물건이라도 가격을 비교해보고 사는 부지런함과 빠릿빠릿함이 없었던 나였는데, 시간도 많고

돈도 아껴서 써야 했던 9-10월은 스스로의 소비습관을 반성하고 고칠 수 있었던 큰 계기였다. 그래

도 사고 싶고 갖고 싶은 물건들을 큰 고민 없이 사던 지난날들과 다르게 물건을 살 때는 최대한 가장

싼 것을 사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빨리 10월이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ㅠㅠ 그나마도 나는 이 캠페인이 지나면

해방감을 누리겠지만, 지난날들과 현재와 앞으로도 가난의 굴레 속에서, 또 그 대물림을 반복하게

만드는 구조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을 떠올리면 죄송스럽고 부끄러울 뿐이다.

김두식 교수님의 <불편해도 괜찮아>를 읽고, 인권감수성에 대한 소망함이 모락모락 피어나던 즈음

‘대학생나눔문화’모임*에 나가는 친구를 통해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진전의 타이틀은 <Like them, I am there. 나 거기에 그들처럼>. 타인의 고통을 제3자로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닌 동일한 입장에 처하기로 애쓰는 작가의 다짐을 화두로 한 듯 보였다. 사진전 관람이

라는 간접 경험으로나마 타인의 고통을 마주한다면 운동장 캠페인의 의미를 더욱 다질 수 있을 것

같아 월차를 내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전시장에는 귀에 익숙지 않은 아프리카, 중동 음

악이 흘러나온다. 시각뿐만 아니라 귀와 가슴을

열고 사진을 마주하라는 섬세한 배려 같다. 흑

백필름 사진을 보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모

든 안내원과 도슨트는 까만 정장 혹은 자켓 차

림. 사진 오른쪽의 캡션 내용은 모두 작가가 직

접 쓴 글이란다.

천다뿡 학생기자

>> 박노해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란다.

박노

해 사

진전

<나 거

기에

그들

처럼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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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사진들은 박노해 작가가 지난 10여 년간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와 남미를 돌며 찍은 작품

들이다.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과 자원 쟁탈로 인해 불가피하게 전쟁을 겪어야 했던 난민들의 실상.

물적 자원이 열악할수록 인적 자원인 사람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고 그들의 고유한 방식으로 신을

찾는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박노해 작가는 매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전시장에 계

셨다. 사진전을 찾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한 사람 한 사

람 질문을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단순히 엽서에 인증도장 찍듯

사인 받으려는 게 아닌 듯 사뭇 정결하고 진지해 보였다.

박노해 작가는 본명이 박기평인데 본인이‘노동자’‘시

인’임을 자처하고‘노동해방’을 줄임말로 이름을 다시

지었다. 사농맹(사회주의노동자연맹) 사건**으로 7년여

복역하다가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사면조치로 석방됐다.

알 만한 시집으로는 <노동의 새벽>(1983), 수필집은 <사

람만이 희망이다>(1997). 그리고 최근에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를 발간했다.

박노해 작가의 사진들은 본질을 놓치지 않고 삶을 비

춘다. 그리고 그 방식은 소유와 고집이 아닌 겸손한 태

도의 나눔으로 구현된다. 이번 사진전이 하나님 나라라

는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사역과 방식이 우

선되고 우상이 될 때가 많은 교회와 내 모습을 자성하

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다면 과장일까. 사진전을 통해 작

가가 전하는 메시지 또한 [운동장]에서 추구하는 자발적 가난 캠페인의 취지와 어찌 다른 것이겠나.

나 거기에 그들처럼, 나 캠퍼스에 예수님처럼.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죠이스피릿으로 살고자 분투하

는 죠이어들에게 먼저 그 길을 걷는 시인의 사진을 함께 나누고 싶다.

천다뿡 학생기자

>> 내 아름다운 것들은 다 제자리에 있다Lallibela, Ethiopia, 2009.오늘은 새해 아침, 물을 길으러 높은 산맥 길을 걷는 어머니와 그 뒤를 따르는 아들의 발걸음이 산정을 울린다. 자신이 살아가는 땅을 조금도 망치지 않고 가난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 저 강인한 삶의 행진에 여명이 밝아온다.

* 박노해 시안이 상임이사로 있는 나눔문화의 희망의 모임들 중 하나. 매주 토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모여 두터운 고전을 읽고 현실문제와 삶의 쟁점에 대해 전문 지도교수를 모시고 깊이 있는 토론을 하며 긴급한 사회현장에 언제든 달려가는 대학생들의 모임으로 소개한다. http://uninanum.tistory.com** http://contents.archives.go.kr/next/content/listSubjectDescription.do?id=005932 국가기록원 나라기록포털 검색 내용 >> 박노해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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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2: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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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나치게 관계 중심?

첫 번째 그래프를 보자. 죠이에 들어오게 되는 경로 중 68%가 지인 소개다.“기타(7%) 답

변에도‘어머니께서 죠이에서 성경공부 하신 후 추천해주심’같이 목사님, 교수님, 타 캠

퍼스 친구 등의 추천으로 가입했다는 답변이 많다. 반면,‘전도를 통해’는 3.25%(13명)로

가장 낮다.”죠이는 전도를 통해 세워지는 역동적인 복음전도 공동체가 아니었던 것이다!

“‘죠이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의 답 역시‘훈련을 받고 성장하기 위

해’가 62.5%(250명)로 가장 높게 나와, 운동체보다는 내부활동 중심적인 죠이의 성격과

죠이어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가 맞물림을 보여준다.”(이상 자료집 글1. 전체분석_박혜은)

‘죠이어 생활양식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답한 죠이어 중 34%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

는데, 그 이유는 개인용돈(48%)이 가장 크고, 용돈을 쓰는 용도로는‘관계를 맺기 위한 교

제비’라고 대답한 경우가 50%나 된다.“죠이에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의 중심을 관

계중심으로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양한 경험과

가치형성’이라고 볼 때 죠이어들이 개인의 만족과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 죠이어들의 죠이 생활과 개인 생활의 중심이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관계

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개인

신앙생활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 사실은 죠이에서 훈련과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생각해보게 됩니다.”(자료집 글2. 포커스분석1_장희선)

2010년의 죠이어,

그들은 누구인가편집부

[죠이를 통해 신앙생활의 영역 중

가장 크게 도움을 받은 부분은 무엇입니까]

[ 귀하는 죠이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습니까]

2010년 죠이 여름수양회 첫날, 주집회장에 모인 400명의 죠이어들은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석 달, 결과가 나왔다. 죠이 캠퍼스 사역을 하고 있는 간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실시한 설문이기 때문에 10월 18-20일 안성에서 열린 가을 간사세미나에서 결과 발표와 토론 시간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는 자못 의미심장하다. 물론, 다 알고 있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객관적 자료로 구체화된 2010년 죠이어들의 현주소는 간사들뿐 아니라 우리 자신과 우리 공동체에 대해 심각한 반성과 돌이킴을 요구한다. 그 충격적인 결과를 일부 공개한다. (자료집 구입 문의는 사역연구소 [email protected])

충격! <죠이어의 의식과 생활>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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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2. 의식과 생활의 부끄러운 불일치

“‘신앙생활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예배’

(41.25%),‘기도생활’(21%)을 우선적으로 높이 평가함으로써 죠이어들이 영적 생활을 중

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죠이 활동을 하는 이유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응답이‘훈련을 받고 성장하기 위해’가 62.5%,‘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하

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서’가 38%로, 죠이어들은 영적훈련과 성숙에 대한 높은 기대가 있

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마땅한 사명과 운동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동의하고 있다는 것

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죠이어들의 실제 생활을 조사해 본 결과, 죠이어들의 영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영성이 전혀 실천되고 있지 않음을 보았다. 일상생활에서 개인 기도시간이 일주일 동

안‘10-30분’이 29%,‘10분 이하’가 21.75%로 절반이 넘는 죠이어들이 매우 부족한 기

도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을 정기적으로 읽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는,‘그렇다’(51.75%)와‘아니다’(47.5%)가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그렇다’로 대답

한 경우, 성경을 접하는 방식이 주로‘느낌에 따라’,‘큐티’를 통해서였다. 전도를 정기적

으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그렇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불과 10.75%로 전도중심으로

공동체의 사역방향을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죠이어들의 거의 대부분이 전도를 하고 있

지 않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렇게 영적인 생활에 대한 투자가 매우 부족한 실정임에

도 죠이어들의 공동체 만족도는‘만족한다’의 응답이 90%에 가까운, 놀라울 만큼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는 주된 이유가‘그리스도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 (43.75%)과‘성경의 내

용에 대한 믿음’(15.25%)이라지만 전도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두렵고 창피해서’25.25%

로 앞뒤가 이해되지 않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죠이어들이 하나님과의 직접적이

고 인격적인 앎으로 인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설교 듣기’같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랑을 배워가고 있기 때문에 실제의 삶에서 괴리를 보이는 것

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말씀과 기도의 기본적인 영성 생활이 잡혀 있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관계 맺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는 죠이어들은 어디에서 그 힘의 근간을

유지하고 있는지 짚어볼 일이다.”(이상 자료집 글3. 포커스분석2_정숙희)

이대로 언제까지 좋을까?

결과 자체로 우울하고, 분석 내용을 보면 충격적이다. 이대로 우리는 괜찮은가? 이대

로 과연 언제까지 좋을까? 우리의 초라함을 직면하는 것이 아프고 불편하겠지만, 나

자신의 그리스도인 정체성에 대해, 죠이 공동체의 정체성에 대해, 정직한 질문을 던

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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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영 학생기자지난 호 어땠나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42방과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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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라주 리뷰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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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듬추천

영화 <방가? 방가!> 방가방가……? 우리 죠이어들은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햄토리..? 채팅용어?

자, 우리 생각을 바꿔줄 또 하나의 방가방가가 여기 있습니다.

<방가?방가!>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영화입니다. 주제가 주제니만큼 다소 딱딱할 것이라

는 편견은 금물! 가볍고 재미있지만 감동이 있고 철학이 있는 영화!!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그들을 차별하고 있고 그들이 얼마나 우리 땅에서 신음하는지 느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별점 평점? 별 백만 개!!!!!!!!!!!!!!!!!!!!!!!!!

우리 땅에서 살고 있는 하나님의 또 다른 자녀들을 영화를 통해 만나 보아~~~요!

참고로, 동지부 최고 미녀 손거울 간사님의 추천 영화랍니다! by 구주영

아~ 순천만!전라남도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에 한번이라도 가본 적이 있는가? 하다못해 지나가다가 전철역에 붙어

있는“아! 순천만~”이라는 플래카드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순천만은 갔다 와서도 또 가고 싶어지는 그

런 명소 중 하나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어느 계절에 가도 멋있을 것 같은…… 그런 곳이다. 순천만에 백

미는 단연 습지와 갈대밭이다. 여유로운 마음과 풍요로운 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기차 여행 최고

의 코스! 순천만…… 가보면 안다. 왜‘아~ 순천만’인지. by 진지한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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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7: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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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젤-나는머리냄새 나는 아이에요』마빡소녀 조문재와 배추벌레 이혜수 글 / 배추벌레 이혜수 그림 /

씨앗뿌리는사람 펴냄

일러스트로 뭇 자매들의 마음을 쏙 빼앗은 책. 어느 날 친구가 사물함에 책 두

권을 맡겼다. 한 권은 샛노란 표지의 책이었다. 머리냄새 나는 아이? 얼마나 냄

새가 심하길래? 궁금함에 집으로 들고 왔다. 맑은 샘물같이 천진난만한 아이

의 일기와 단순하고도 깊이 있는 설명으로 덧붙이는 엄마의 편지가 아직도 어

린아이처럼 징징대는 우리를 달래는 듯하다.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사랑으로

호흡할 수 있는지 무심한 듯 건네는 안부인사 같은 소통의 이야기들. 책을 맡

긴 친구는 펼쳐보지도 못한 이 책이 여전히 내 책장에 꽂혀 있고 사물함에 함

께 넣어두었던 다른 책은 도난당하고 말았다. 대학까지 와서 사물함에 열쇠 채

우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당당히 자물쇠를 채우지 않고 다닌 탓이었다. 이 자

리를 빌어서라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바인데 그 친구는 IVF니 어쩐다? 어쨌

거나 매우 귀여운 책이니 가을하늘 아래 마음이 헛헛한 자들 이 책을 읽으라.

by 시 쓰는 강은경

2010 민통선 평화기행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기행 프로

그램이다. 철원 민통선 마을 두루미와 기러

기 탐조활동, 생명평화 공부, 연천과 철원 일

대 역사 현장 탐방 등 1박 2일 내용이 알차

다. 날짜는 11월 26-27일(금-토), 인원은 선

착순 20명, 참가비는 7만원이다. 여행에 굶

주렸으나 주머니 사정은 넉넉잖은, 해외 유

명여행지는 줄줄 읊어도 우리 땅 사정에는

눈 밝지 못해 찜찜했던 자들에게 희소식 되

겠다. 10월 30일이 마감일이라니 서둘러야

겠다. 문의는 02-764-4116. by 임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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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한때 장교로 복무한 적이 있다. (기껏해야 작년에 제대해놓고) 당시 좋아했던 자매는 옆 나라 일

본에서 단기 선교사로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매가 남긴 방명록에 떡볶이를 먹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때 뇌를 휙! 스

쳐가는, 며칠 전에 본 VJ 특공대! 즉석 떡볶이가 가정까지 배달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양

념과 야채와 떡이 플라스틱 케이스에 나뉘어 포장되어서 청결하고 운반이 편리하며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 그거다!”하고 그 업체 번호를 알아내 전화했다. 일본으로 떡볶이를 보내고 싶다고 했

더니, 떡볶이를 일본에 보내본 적이 없단다. 영업부장과 상의한 끝에 떡볶이는 집으로 배달하

고, 일본으로 보내는 것은 국제운송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가장 빠르다는 F 업체에 연락하여 물어보니“일본은 쌀 반입이 금지된 국가라서 쌀이

0.0001%라도 함유되어 있으면 통과가 되지 않고, 반품된 물품은 우리 쪽에서 책임지지 않는

다”고 한다.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그렇다. 미쳤었다.

당시는 초여름이었으나 상당히 더웠다. 떡볶이의 유통기한이 7일 미만이라 상당히 촉박했다.

1일차.

떡볶이가 택배 아저씨의 늑장으로 하루 늦게 도착했다.

F 업체 직원이 왔으나 떡볶이가 안 와서 허탕치고 갔다.

2일차.

F 업체 직원이 떡볶이를 가지고 갔다.

기도가 시작되었다. “주님, 떡볶이를 일본으로 가게 해주세요!”

layground박달인 편집위원

인류 대부분의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 거의 모든 대화는 이 이야기로 귀결된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알고 있겠지만, 그것은 사랑 이야기다.

이제는 아이디어가 떨어져서 필자의 고백록이 되어버린 놀이터.

오늘은 필자의 연애史 중, 드라마틱(하다고 착각)했던 순간을 적어볼까 한다.

Page 49: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3일차.

F 업체로부터 떡볶이가 일본 세관을 통과했다는 문자가 왔다! 오! 주여!

쌀 떡볶이였는데, 통과가 되다니…… 살아 계시군요?

4일차.

아무 소식이 없다.

5일차.

떡볶이가 일본의 XX시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오! 주여!

그러나 떡볶이가 상할 위험에 처했다.

F 업체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 떡볶이가 상할지 모르니 오늘 내로 배송해주세요!”

F 업체에서 일본 지사로 연락을 해서 배송을 완료했다는 문자가 왔다.

결국 떡볶이 상병은 잠입에 성공해 임무를 완수했다.

정말 드라마틱했던 일주일이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과정을 살펴보면 어려움이 많았다. F 업체를 통해 물건을 보내려면 개인 등록을 해야 해서 등

록하는 것만 3일이 걸렸다. 군 숙소에는 택배를 받아줄 사람이 없어서 내 숙소가 아닌 부모님

계신 집으로 받았고 이후 일련의 과정들은 가족과 연락을 통해 공동 작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자매와는 이어지지 않았다. 내겐 아픈 이야기지만, 이렇게 드라마틱(하다고 혼자

착각)했던 순간이 있어서 즐겁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최근 연애를 시작했다. 놀이터에도 사랑의 계절이 불어 닥치는 것이다. 앞으로는‘상반

기 시사결산’같은 걸작(이라고 혼자 평가)을 쓰지 못할까 고민이다. 세상이 잿빛으로 보였던 지

난 학기와 달리, 지금은 핑크빛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 어쩌랴. 사랑은 허다한 것을 덮는다는데.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서 살기 위해 날선 비판과 함께 따뜻한 온정도 품어야 하는데, 이제는 그것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예수께서 가신 사랑의 싸움을 함께 싸워나가야 할 배우자(뭐, 아직은 아니지만)를 얻는

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되고 감사한 일인지... 지금 이 놀이터를 읽고 있는 Solo 부대원들이여!

당신들에게도 귀한 싸움 함께 싸울 배우자를 만나기를 진심으로 간구하노라~!

나가자! 사랑하자! 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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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상병, 일본으로 잠입하라!”

Page 50: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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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죠이 '나보다 남' 캠페인

복음주의 학생 운동단체로서 캠퍼스 안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전하는 운동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단국죠이 임원과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 싸매며 고심한 결과!‘나보다 남’캠페

인이 탄생하였습니다. 세 가지 행동 강령을

담은‘나보다 남’캠페인은 포스터와 명함

으로 캠퍼스 곳곳에 도배되었는데요.

‘나보다 남’캠페인 아우라가 강력하게

뿜어져 나오는 곳은 바로 죠이 동방! 쓰레

기를 버릴 때, 책상을 정리할 때, 동방 컴퓨터를 사용할 때‘나보다 남!’을 외치며 서로에게 실천을

강요하는 역효과 진풍경은 아주 잠시~ 어느새 동방에는 종이컵이 사라지고 개인 텀블러가 차곡차

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권할 수는 없으니까요~‘나보다 남’캠페인은

분기별로 주제를 바꾸며 캠퍼스 안에 지속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전할 예정입니다.‘나보

다 남’을 소중히 여기는 죠이스피릿을 캠퍼스 곳곳에 뿌리내리는 날까지~ 필승! 이수진 간사

캠퍼스 게시판

천안지부 겨울맞이 바람막이 장만!안녕하세요 천안지부의 보석, 주보석!! 주진호입니다 ㅎ

9월 말에서 10월초면 바람이 심해지는 천안의 특성을 고려한 바람막이를 10월 초에

기획해서 드디어 10월 13일 제작이 완성되어서 우리들 품에 들어왔답니다~ㅎㅎ 앞면

에는 가슴 쪽에 JOY를, 뒷면에는 죠이스피릿을 적어놓았구요, 전체적으로 편하게 입

게끔 장식은 최소로 하였습니다~ 우리 천안지부 바람막이 이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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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은 한 학기 세 번, 연 6회 발행합니다. 발행될 때마다 죠이 모임이 있는 캠퍼스에 5~20부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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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이선교회 미디어팀(02-929-3652, 담당: 임정은 간사)으로 전화하시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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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에벤“네, ‘기뻐하라’는 성 바울의 말을 따르기 어려울 때가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삶을 매 순간순간 살

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은 대개의 경우 견딜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짐에

과거의 짐이나 미래의 짐까지 얹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 겪는 것으로 족

하다’고 하신 우리 주님의 말씀은 얼마나 지당한지요.”

- C. S. 루이스. 『루이스가 메리에게』, 홍성사, 145p -

☞ 쿠닌 서에벤, 견딜 만한 괴로운 나날들 속에 모두를 위한 격려의 메시지를.

화단에 물주기 운동장 알림판

■ 최혁락운동장 잘 봤습니다. 저는 현재 예수전도단 형제랑 자취하고 있는데, 아직 공동체 마인드 이런 건 없어요. 아침 7:30에 나가서, 저녁 12시에 들어오니, 말도 하기 어려운…(아직 친하지도 않은데…) 제가 운동장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그 형이 너무 재미있어 하는 거예요. 울산사투리에도 재미있어하고. (저는 그냥 그런가비다 하고 넘어갔는데…) 우리 이러고 산다우도 너무 재밌게 보셔서. 내가 죠이어가 아닌가 의심을…. 다른 죠이어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우리 이러고 산다우’에서는 좋았어요. 제 셀리더님도 계셔서…. 시립대의 경우 후문 쪽 뉴타운은 아직 이야기가 없고, 소규모로 리모델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그냥 올드타운에 살고 있습니다. 미션홈 사는 분들이 부럽다라구요^^; J의 노래를 볼 때는 전 아무런 감성 없이 읽었는데, 역시 예수전도단 형제는 이거 칼의 노래 읽는 것 같다며, 칭찬을… 그 책은 제목만 알고 있어서… 그냥 넘어갔죠. 우리의 일상이 아름답기 위하여라는 페이지에선, 전 공정무역도 잘은 모르지만, 일단 커피전문점을 가기에도 빠듯한 형편이라서… 삶송을 읽을 때는, 제2의 뜨인돌이라기엔 아직 내공이…ㅋ 내가 사랑하는 그녀,의 이야기에선 사진이 너무 잘 찍은 것 같았어요. 사진을 잘 못 찍는 저의 눈에도 이 정도면… 상지대 이야기에는 참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관심을 끌었던 것은 끊고 살아보기. 2-3번 보게 되었는데. 신노아 님은 직접 조리해서 먹는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왜 외식을 하게 되는지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에게만…천다연 님의 글을 볼 때, 저는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뿌듯함 ㅋㅋ 전 식사는 식당에서 알바를 하며, 하루 세끼 무료로 먹고 있고. 버스비는 주말에만, 제가 거의 돈 쓸 때는 죠이 모임에서만. 아웃사이더라서 만날 사람도 없고.ㅠ.ㅠ 그래서 일주일 평균 만 원을 잘 안 쓰는 ㅠ.ㅠ 문승신 님은 핸드폰 안 쓰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는 구속이 안 될 수 있지만. 건국죠이어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승신 님도 힘들지만, 건국죠이어들도 힘들겠다라는 생각… 저 같은 사람은 임정은 님의 일회용품 안 쓰기가 제일 무난할 것 같은데, 아직 도전을 안 해서, 이것도 다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겠죠? … 일회용품, 간단히 생각해 봤는데, 역시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우리 주위에서 일회용품이 너무 많아요.

☞ 이런 꼼꼼한 리뷰를 다! 오~ 쌩유!

기도가 필요합니다 ⦿ 김현승 간사님(원주, 천안지부 대표간사)이 8월말 구강암 진단을 받고 여러 검사를 거

쳐 10월 4일 수술을 받았습니다. 구강 내에 있는 뼈와 종양병변을 제거하고 팔과 다리의

조직과 혈관을 이식하는 커다란 수술을 하고 현재는 회복하며 일반 병실에서 치료 중입

니다. 무엇보다, 기도해주세요.

1. 계속 회복이 잘 되도록

2. 치료비용을 위해서

3. 이후 계속되는 치료가 잘 이루어지고 재발이 되지 않도록

4. 대표간사의 자리가 비어 있는 원주, 천안의 사역을 위해서

(후원을 해주실 분은 우리은행 1002-537-087573 김현승)

⦿ 8월 초, 서울대지부 제승도·정희원 간사님의 딸 온유는 눈에 이상이 나타나 정밀검

사를 받았습니다. 중증근무력증이라는 난치성희귀병의 초기 증상이라고 합니다. 현재

제승도·정희원 간사님은 GMTC에서 훈련을 받는 중이며, 온유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의 뇌신경센터를 다니고 있습니다.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고민과 기도 끝에 스테로이

드 복용을 결정했습니다. 현재 온유 몸무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용량인 하루 3알

씩을 복용하고 있고, 반드시 스테로이드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열기침 감기에도 심하게

걸려서 (스테로이드를 쓰면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약화된답니다) 하루에 먹는 약의 양

이 엄청나다네요. 함께 기도해주세요.

1. 온유가 쓴 약을 잘 복용하고, 위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2. 부작용이 생기지 않고, 약의 효과를 잘 볼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궁극적으로 치료책이 없다는 중증근무력증이 주님의 능력으로 완치될 수 있도

록 기도해주세요.

4. 더불어, 외관상의 장애로 인해 온유의 마음이 상하지 않고, 온유가 예수님을 영

접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정리/권미경 간사

지난 호를 다시 보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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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2: JOYful Campus Magazine 운동장, 2010 November vol.14

130-86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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