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내 마음의 풍경 skryuimage E-photo book No. 006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 Upload
    drawing

  • View
    218

  • Download
    3

Embed Size (px)

DESCRIPTION

 

Citation preview

Page 1: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내 마음의 풍경

skryuimage

E-photo book No. 006

Page 2: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

Page 3: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

2012년을 돌아보며.

한 해 동안 나름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아름다운 풍경을 담으려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이렇다 할 만 한

것이 없다.

사실 나는 사진으로 나온 결과물보다는 카메라 셔터 누르는 순간을 더 즐겼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여기에 올린 24장의 사진도 지난 1년 동안 찍은 사진 중

잘된 것이라기 보다는 내 마음에 더 끌리는 것들이다.

사진을 보는 이들이 어느 한 장의 사진이라도 공감해준다면 나에겐 더 없는

기쁨이다.

이 책을 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안이 늘 함께하기를 바란다.

2013년 1월 15일

류수경

Page 4: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

참새, 반갑다

Page 5: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5

추위가 많이 누그러진 2월의 오후에 월드컵공원에서 한강을 따라

걸었다.

내가 다가가니 나무 위에 있던 참새떼가 한꺼번에 푸드득 하고 놀라

날았다.

사진은 1/100초로 촬영했다

요즈음은 사진에서도 거의 보지 못했던 참새들을 대하니 반가움이

스친다.

누렇게 벼가 익은 들판에 가득했던, 눈 내린 겨울철 처마 밑에 옹기

종기 앉아있던 놈들이 이제는 서로 만나기도 어려운 공간에 있다.

날개를 활짝 펴고 떨어질 듯 나는 참새들이 앙증맞다.

Page 6: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6

봄눈을 즐기다

Page 7: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7

2012년 초의 겨울엔 눈이 적었다.

사진은 3월 말경 봄눈이 온 뒤 오후에 인수봉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찍은 북한산의 모습이다.

아래 부분은 눈이 내리면서 녹고, 봉우리 부분에만 약간의 흔적이

보일 뿐이다. 그래도 바위며 나무 위에 남아있는 희끗희끗한 눈 위

로 자꾸만 시선이 간다.

흰구름이 흐르는 파란 하늘아래서 봄눈을 즐기며 사진을 담았던 그

시간들이 생각난다.

Page 8: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8

우포를 보다

Page 9: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9

사진을 시작하면서야 들어보고 알게 된 우포..

멋진 작품을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5월 하순에 1박2일

일정으로 우포에 갔다. 하지만 여행기간 중 날씨는 내편이 되어주

지 않았다.

유명한 산에서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던데 우포도

그런 곳인지 모르겠다.

좀 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음에 다시 도전해보아야 할 것

같다.

남들처럼 멋진 사진은 아니지만, 해거름의 이 분위기가 포근하게

느껴진다.

Page 10: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0

영종도 가던 길

Page 11: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1

6월초 창 밖의 햇살이 너무나 좋아 일몰을 담아볼 요량으로 오후

늦게 영종도로 향했다. 그렇게 좋던 날씨였는데 영종도 다리를 넘는

순간 멀리서부터 해무가 몰려 오더니 순식간에 이런 모습으로 변했

다.

해무인지 구름인지 구분할 수는 없으나 그 사이로 한줌의 빛이 수면

에 닿으면서 이런 풍경을 만들어냈다. 흑백으로 처리해서 빛의 느낌

을 살려보려 했다.

이날 영종도에는 온통 해무가 끼어 사진 찍는 나에게는 일몰 보다

더 큰 즐거움을 주었다.

Page 12: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2

썰물

Page 13: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3

썰물 때 영종도 바닷가에서 담은 사진이다.

평범한 대상이지만 멋진 이미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조그마한

돌 앞에 섰다.

하염없이 반복하며 돌 위를 넘나들던 파도가 어느 순간부터 힘이 부

쳤는지 슬며시 옆길로 드나들며 물러나기 시작했다, 나중엔 돌만 남

긴 체 멀리 물러가 버렸다.

밀고 밀리며 땅과 바다를 구분 짓는 하얀 외줄의 고군 분투가 힘겨

워 보인다.

Page 14: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4

미류나무냐, 포플라냐

Page 15: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5

사진에 보이는 나무숲을 제목으로 하고 싶었는데, 공원의 팻말을

보지 못했다.

미루나무 숲’하면 나의 머리에 새겨진 미루나무는 ‘판문점 사건’이

떠오르고, 포플라하면 대중가요에 나오는 ‘포플라 그늘에 양떼를

몰고 가는 목장의 아가씨’가 연상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선지식이 사진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다. 공

감은 지식과 감정의 공유에서 시작할 것이다.

이 사진의 나무숲은 선유도에서 촬영한 것이다. 새로운 이미지를

뇌 속에 각인시켜본다. 화창한 날씨였으면 나뭇잎에 생기가 돌 텐

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Page 16: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6

잔물결

Page 17: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7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다리 위에서 수면을 찍은 사진이다.

바람불어 강물 위에 잔물결 일으키고

새들은 무리 지어 물위를 나니

이것에 무엇을 더 더하겠는가.

아니다, 석양빛 있어 붉은 기운 더하면

물결도 반짝이고 좀 더 멋져 보일 텐데

꿈같은 상상이라도 나쁠거야 있겠는가.

Page 18: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8

녹색 낙원

Page 19: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19

곰배령은 산림청에서 하루 200명 제한으로 입산허가를 받아야 들

어갈 수 있는 곳이다. 7월초에 이곳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관리를 잘한 덕분인지 숲 길 좌우에는 원시림이라 할 수 있는 광경

이 펼쳐진다. 드물게 보는 풍경이라 걷는 시간보다 사진 찍는 시간

이 더 걸린 것 같다.

흐린 날씨로 인해 숲 안은 대체로 어두워서 노출과 피사계 심도를

동시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약간의 공간을 통해 들어오는 빛

이 또 다른 녹색의 세계를 만들었다.

7월의 곰배령 가는 길은 녹색의 향연이었다.

Page 20: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0

북한산 계곡

Page 21: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1

8월 하순에 서울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북한산 삼천사 계곡으

로 홀로 길을 나섰다. 계곡에는 물이 넘쳐 흐르고 산을 찾는 사람들

도 뜸한지라 사진 찍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너무 흥분하고 부주의한 결과 겨우 사진 한 장 찍고 ND16필터를 떨

어트려 깨트렸다. CPL필터로 대신해서 다행히 촬영을 마칠 수가 있

었다.

이 사진은 2.5초로 촬영한 것이다. 수량이 많고 유속이 빠른지라 이

런 모습으로 찍혔다.

이날 찍은 사진들로 이미 ‘흐르는 것들’이라는 사진집을 만든바 있

는데, 이 사진은 거기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다.

같은 사진이라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다.

Page 22: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2

흐름

Page 23: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3

‘흐르는 것들’의 표지에 사용했던 사진이다.

보는 이들이 좋아해주었으면 좋겠다.

Page 24: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4

파란하늘 흰구름

Page 25: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5

팔월 말은 가을의 시작을 알림인지 하늘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한다.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다 주체할 수 없는 매력에 끌리어 늦은 오후

에 앞산에 올랐다.

해가 마니산 위 구름 속에 살짝 들어갔을 때 17mm 화각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아무리 화각이 넓은 렌즈로 찍더라도 하늘을 다 담을 수는 없을 것

같다.

Page 26: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6

낙산의 파도

Page 27: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7

파도는 낙산의 파도가 최고라고 한다.

이 파도를 찍으려고 오래 전부터 벼르다가 드디어, 8월 마지막 날에

낙산 해수욕장에 갔다.

동행한 이는 파도가 신통치 않다며 실망의 빛이 역력하지만, 주로 서

해 바다만 본 나에겐 이것으로도 충분했다.

평소에는 장시간 노출로 찍은 ‘파도가 잔잔한’ 사진을 좋아했는데, 오

늘은 이 사진에 마음이 끌린다.

Page 28: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8

해야, 해야, 나오너라

Page 29: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29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이 좋다 하기에 먼 길을 달려서 선운사에 들

렸는데 아직 철이 아니었다.

아쉬운 마음에 부안의 솔섬을 찾아 나섰다. 거의 해질녘에야 도착

했다. 우리보다 먼저 온 여러 무리의 사진 동호회 회원들과 수련회

에 참석한 듯한 학생들로 상당히 번잡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여러 장의 사진 중 한 학생이 팔을 하늘로 뻗치고 있는 이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전래동요의 “해야, 해야, 나오너라” 가 떠오르면

서..

Page 30: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0

아, 가을인가

Page 31: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1

태풍이 한차례 지나간 뒤 북한산 골짜기엔 큰 물줄기가 장관을 이

루었다.

9월 중순 햇살 좋고 계곡물 넘치는 날 촬영한 사진이다. 세찬 물이

흐르는 계곡과 가을 꽃이 있는 풍경을 10초간 노출했다.

그 날 찍은 사진을 보던 동호인 한 분이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든다

고 하니, 나도 덩달아 좋아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Page 32: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2

서울 야경

Page 33: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3

나는 야경을 잘 찍지 않는데, 이 사진은 밤 9시36분에 촬영한 사진이다.

삼각대를 준비하지 않아 iso를 1600으로 올리고 노출시간 1/10초로 했

다. 분명 흔들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눈은 ‘흔들린 사진’ 식별에 아주 둔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장군모습 바라보니

휘황한 불빛 비친 대로에 홀로 서서

긴 세월 한결같이 흔들림이 없구나.

Page 34: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4

봉우리가 예뻐

Page 35: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5

백담사 골짜기가 단풍으로 물든 가을에 이곳을 찾았다. 백담사 앞

개천의 돌탑들에 매료되어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

서둘러 내려오는 데 해는 많이 기울어 계곡 쪽에는 이미 어둠이 깔

리기 시작하고, 멀리 산봉우리만이 가을 색을 발하고 있었다.

이 때 뜬금없이 ‘여명의 에베레스트 산’이 떠오른 것이 아닌가. 남의

사진을 너무 많이 보았는가 보다.

설악산 작은 봉우리의 가을 색으로 에베레스트 산의 ‘황금빛 눈’을

대신해 본다.

Page 36: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6

가을비 그친 후

Page 37: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7

사진은 비가 그친 직후 해가 나면서 맑아진 인사동의 거리모습이다.

가을날 정오경 인사동에 약속이 있어 나가다가 장대 같은 비를 만났

다. 비가 그치면서 구름이 걷히고 밝은 햇살이 비추니 영화에서나

보던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이 날 여우가 장가갔는가 보다.

Page 38: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8

가을 들녘

Page 39: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39

가을이 한창인 10월 중순에 강원도 산길과 들길을 걸었다. 산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들녘에는 이미 추수가 끝났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사진에 담았으나 느낌은 담지 못한 것

같다.

어디선가 읽은 내용인데, 좋은 사진이란 나는 물론이고 보는 이가

공감하는 사진, 보는 이가 만족해하는 사진이라는 말에 공감했던 기

억이 있다.

Page 40: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0

해를 등진 가을 산

Page 41: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1

주전골의 단풍은 그 아름다움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오후에야 찾아간 주전골은 가을의 해가 짧아서인지, 골이 깊어서인

지 빛 좋은 단풍을 보여주지 않았다. 도중에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돌아 나왔다.

뒤돌아 서서 다녀온 곳을 보니, 산은 태양을 등지고 어둠에 빨려 들

어가고 있었다.

좀 더 신비한 곳의 느낌이 들게 했으면 좋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

다.

Page 42: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2

바람에 날리는 억새

Page 43: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3

서울의 하늘 공원은 길과 시설물을 제외하곤 거의 전부가 억새로 덮

여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억새를 사진으로 멋지게 표현하기가 쉽

지 않다.

사진은 ‘하늘을 담는 그릇’ 위에서 찍은 것이다.

사진 찍는 순간을 즐겼던 것이고 결과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볼수록 마음이 끌린다. 그래서 표지에도 이 사진을

쓰기로 했다.

아마 이것이 내 취향인가보다.

Page 44: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4

삼부연 폭포

Page 45: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5

아는 화가 한 분이 중국의 명산을 둘러보고 그린 그림 중 내 눈을 끄

는 폭포그림이 있다. 이것을 본 후에 한국의 폭포들을 사진으로 한

번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첫 번째로 간

곳이 강원도 철원의 삼부연 폭포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법 여러 장을 촬영했다.

후에 겸재 정선의 ‘삼부연 폭포’ 그림을 보니, 내가 찍은 사진 중 어

느 것도 비슷한 것이 없다. 차라리 찍으러 가기 전에 그림을 먼저 보

았더라면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1/2000초로 찍은 폭포의 물줄기는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Page 46: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6

가을빛

Page 47: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7

가을에는 역시 예쁘게 단풍이든 나뭇잎이다.

봄에는 매화를 찍겠다고 창덕궁에 출근하다시피 했는데, 가을에는

나무가 많은 창경궁으로 옮겼다.

가을빛을 받은 나뭇잎을 역광으로 찍은 것이다. 역광사진은 별 내

용이 없을지라도 다시 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속살을 보여주는 것 같은 나뭇잎들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Page 48: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8

낙엽 뒹구는 뜰

Page 49: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49

이번 가을엔 내 눈이 호강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에 즐겼던 단

풍만큼이나 많은 단풍을 이 한 계절에 다 즐긴 것 같다.

파릇한 잔디가 있어 아직은 슬프지 않다.

뒹구는 낙엽들의 색이 고와서 아직은 슬프지 않다.

저 잎들이 다 마르고 색이 바랜다면 나는 슬퍼질 것 같다.

그러나, 그때는 하얀 눈이 슬픔을 덮어버리겠지.

그리고, 그 다음 새싹이 돋아날 거야.

창경궁의 가을이 나에게 또 한번의 희망을 준다, 내년 가을에도 또

보고 싶다고.

Page 50: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50

눈이 내리네

Page 51: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51

음산한 겨울날 창경궁에 들려서

사진을 담으려고 사방천지 둘러보니

인적은 끊어지고 하얀 눈만 내리네.

2017년 12월 7일 창경궁 명정전 앞마당에는 눈이 내렸다.

Page 52: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52

마무리하며.

이 책을 보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린다.

Page 53: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53

Page 54: No 006 내 마음의 풍경 2012

54

http://skphot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