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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38 최신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의 발전과 전망 이상화 홍성철 저자약력 이상화는 2007년부터 서울대학교 홍성철 교수 연구실에 들어와 단일분자 형광 분광학 기술과 광학집게를 결합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2008년에 석 사학위를 받고 현재 박사과정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홍성철 교수는 2000년에 서울대학교에서 반도체 초고속 분광학 연구로 박 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2년간 근접장광학 연구를 하였다. 2002년부터 일 리노이 대학교의 하택집 박사 실험실에서 홑분자 생물물리 실험을 하였고 2006년 9월부터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2009년 부터 창의적 연구사업단(물리유전학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림 1. 프렛의 원리와 나노미터 단위의 거리변화 측정. 참고문헌 [1] N. R. Guydosh and S. M. Block, Nature 461, 125 (2009). [2] K. M. Herbert, W. J. Greenleaf and S. M. Block, Annual Review of Biochemistry 77, 149 (2008). [3] S. Myong, M. M. Bruno, A. M. Pyle and T. Ha, Science 317, 513 (2007). 머리말 1990년대 말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단일분자 분광학(single- molecule spectroscopy) 기술은 최근 다양한 분자생물학 연 구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며 많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단일 분자 형광 기술과 단일분자 광학집게(optical tweezers)를 이 용해 카이네신(kinesin), [1] RNA polymerase, [2] 헬리케이즈 (helicase) [3] 와 같은 운동단백질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 들이 대표적이다 . 이런 배경 속에서 분자생물학 분야의 연구 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 앞으로 더 많은 응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은 다른 분야의 기술들과 마찬 가지로 새로운 연구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성능 향 상을 필요로 한다 . 특히 여러 가지 종류의 분자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생명 현상을 단일분자 수준에서 연구하기 위해 서는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들이 아주 많다 . 그럼에도 불구하 고 단일분자 기술은 활발한 적용과 더불어 기술적으로도 최 근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더 복잡한 현상도 단일분자 수준에서 이해해 나가 고 있다 . 이 지면에서는 최근 다양하게 발전한 최신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들을 소개하고 이러한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향 해 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더불어 앞으로의 단일 분자 분광학 기술에 대해서도 전망해보겠다. 다양한 색깔이 표현하는 단일분자의 세계: 단일분자 다색 형광 분광학 단일분자 형광 분광학에서 사용되는 형광의 종류는 곧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형광 분 광학 기술의 하나인 단일분자 프렛 기술(FRET: 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은 근접장 상호 작용에 의해 두 가지 다른 종류의 형광분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이 동 현상을 이용한다. 이러한 에너지의 전달은 그림 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둘 사이의 거리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지고, 이로부터 두 형광분자의 밝기의 비를 구하여 둘 사이의 거리 변화를 단일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특정 생체 분자에 붙이면 그 분자의 모양 변화나 서로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어서 분자생물학의 단일분자 수준에서의 연구에 많이 활용되어 왔다 . 하지만 기존의 단일분자 프렛 기술은 두 개 형광분자를 사용해 두 지점 사이의 거리변화만을 측정하 기 때문에 간단한 모양의 변화를 관찰하거나 두 생체분자 사 이의 상호작용만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생명현상은 많 은 분자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

최신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의 발전과 전망smb.snu.ac.kr/LeeSangHwa/KPS_article.pdf · 2010. 5. 19. · 38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최신 단일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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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38

    최신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의 발전과 전망

    이상화 ․홍성철

    저자약력

    이상화는 2007년부터 서울대학교 홍성철 교수 연구실에 들어와 단일분자 형광 분광학 기술과 광학집게를 결합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2008년에 석

    사학위를 받고 현재 박사과정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홍성철 교수는 2000년에 서울대학교에서 반도체 초고속 분광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2년간 근접장광학 연구를 하였다. 2002년부터 일

    리노이 대학교의 하택집 박사 실험실에서 홑분자 생물물리 실험을 하였고

    2006년 9월부터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2009년부터 창의적 연구사업단(물리유전학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림 1. 프렛의 원리와 나노미터 단위의 거리변화 측정.

    참고문헌

    [1] N. R. Guydosh and S. M. Block, Nature 461, 125 (2009).

    [2] K. M. Herbert, W. J. Greenleaf and S. M. Block, Annual

    Review of Biochemistry 77, 149 (2008).

    [3] S. Myong, M. M. Bruno, A. M. Pyle and T. Ha, Science

    317, 513 (2007).

    머리말

    1990년대 말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단일분자 분광학(single- molecule spectroscopy) 기술은 최근 다양한 분자생물학 연구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며 많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단일분자 형광 기술과 단일분자 광학집게(optical tweezers)를 이용해 카이네신(kinesin),[1] RNA polymerase,[2] 헬리케이즈(helicase)[3]와 같은 운동단백질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분자생물학 분야의 연구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 앞으로 더 많은 응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은 다른 분야의 기술들과 마찬

    가지로 새로운 연구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성능 향

    상을 필요로 한다. 특히 여러 가지 종류의 분자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생명 현상을 단일분자 수준에서 연구하기 위해

    서는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들이 아주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분자 기술은 활발한 적용과 더불어 기술적으로도 최

    근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더 복잡한 현상도 단일분자 수준에서 이해해 나가

    고 있다. 이 지면에서는 최근 다양하게 발전한 최신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들을 소개하고 이러한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향

    해 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더불어 앞으로의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에 대해서도 전망해보겠다.

    다양한 색깔이 표현하는 단일분자의 세계:

    단일분자 다색 형광 분광학

    단일분자 형광 분광학에서 사용되는 형광의 종류는 곧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형광 분광학 기술의 하나인 단일분자 프렛 기술(FRET: 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은 근접장 상호 작용에 의해 두 가지 다른 종류의 형광분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이

    동 현상을 이용한다. 이러한 에너지의 전달은 그림 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둘 사이의 거리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지고, 이로부터 두 형광분자의 밝기의 비를 구하여 둘 사이의 거리

    변화를 단일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특정 생체 분자에 붙이면 그 분자의 모양 변화나 서로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어서 분자생물학의 단일분자 수준에서의 연구에

    많이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기존의 단일분자 프렛 기술은 두 개 형광분자를 사용해 두 지점 사이의 거리변화만을 측정하

    기 때문에 간단한 모양의 변화를 관찰하거나 두 생체분자 사

    이의 상호작용만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생명현상은 많은 분자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

  •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39

    그림 2. 삼색 프렛과 기존 프렛 기술의 비교.

    그림 3. 일반적 광학집게의 응용.[2]

    참고문헌

    [4] S. Hohng, C. Joo and T. Ha, Biophys. J. 87, 1328 (2004).

    [5] N. K. Lee, A. N. Kapanidis, H. R. Koh, Y. Korlann, S. O.

    Ho, N. Gassman, S. K. Kim and S. Weiss, Biophys. J. 92,

    303 (2007).

    [6] J. R. Moffitt, Y. R. Chemla, S. B. Smith and C. Bustamante,

    Annual Review of Biochemistry 77, 205 (2008).

    이고 모양의 변화 역시 하나의 거리변화만으로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기술이 바로 세 개 이상

    형광분자의 밝기 변화를 측정하는 단일분자 다색 형광 분광

    학 기술이다.[4]

    그림 2에 나타낸 것과 같이 여러 개의 형광 분자의 밝기 변화를 동시에 측정해 여러 지점 사이의 거리변화를 동시에

    측정하면 생체분자의 3차원에서의 모양 변화를 세밀히 관찰하거나 두 개보다 많은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개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달 과정을 완전히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용되는 형광분

    자의 숫자보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두 개 이상의 다른 파장의 레이저를 빠르게 교차하는

    ALEX(alternating laser excitation) 기술을 적용해 완전하게 여러 형광분자 사이의 거리 변화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ALEX 기술은 서울대학교 김성근 교수님과 현재 포스텍 물리학과의 이남기 교수님에 의해서 처음으로 삼색 프렛 기술

    에 적용되었는데, 전기 광학 변조기(electro-optic modulator)를 이용해 세 가지 색깔의 레이저의 세기를 상보적으로 조

    절함으로써 서로 교차해서 사용하는 방법이다.[5] 현재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를 이용해 네 가지 색깔의 형광분자들을 이

    용해 생체분자들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관찰하는 사색 프렛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를 이용해 이제까지는 관

    찰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생체 분자 사이에서의 상호작용과

    분자의 세밀한 모양 변화를 동시에 관찰하는 연구를 준비하

    고 있다.

    팔이 세 개라면 할 수 있는 일들:

    다중 포획 광학 집게

    누구나 한번쯤 팔이 세 개라도 모자란다는 푸념을 해보았

    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팔이 세 개라면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까?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에 있어서 형광 분광학 기술이 눈이라면 광학집게나 자기집게와 같은 단일분자 제어 기술은

    팔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지면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광학 집게 기술은 투명한 입자를 투과해 나아가는 레이저 빛의

    초점이 그 입자를 초점 방향으로 포획하는 사실을 이용한 기

    술이다. 이러한 입자에 힘을 주고 싶거나 길이변화를 관찰하고 싶은 하나의 생체분자를 연결하면 그림 3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피코 뉴턴 단위의 작은 힘을 가하거나 나노미터 이하

  •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40

    다중포획 광학집게의 실험 모식도

    다중포획 광학집게의 응용

    그림 4. 다중포획 광학집게와 이를 이용한 DNA에 붙은 단백질의 검

    출.[7]

    그림 5. 광학집게와 단일분자 프렛의 결합 모식도. (a) 우리 연구실의

    장치.[8] (b) Lang 그룹의 장치.[9]

    참고문헌

    [7] M. C. Noom, B. van den Broek, J. van Mameren and G. J.

    L. Wuite, Nature Methods 4, 1031 (2007).

    [8] Sungchul Hohng, Ruobo Zhou, Michelle K. Nahas, Jin Yu,

    Klaus Schulten, David M. J. Lilley and Taekjip Ha, Science

    318, 279 (2007).

    [9] P. B. Tarsa, R. R. Brau, M. Barch, J. M. Ferrer, Y. Freyzon, P.

    Matsudaira and M. J. Lang,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46, 1999 (2007).

    에서 일어나는 길이 변화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6]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광학집게는 하나 혹은 두 개의 입자

    만을 포획해 입자와 표면 혹은 입자와 입자 사이의 한 개의

    분자에 힘을 가하거나 거리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만 주

    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생체분자들을 실제 세포내 상황과 비슷하게 구성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제어를 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여러 개의 입자를 동시에 포획해 3D로 제어하는 다중 포획 기술이다. 방법이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아주 빠른 시간에 포획에 사용되는 레이저를 여러 위치로 바꿔주어 각 위치에 있는 여러

    개의 입자를 포획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2007년에 네덜란드의 Wuite 그룹에서는 네 개의 입자를 동시에 포획하여 각 두 개의 입자 사이에 DNA를 연결하고 한 가닥의 DNA를 다른 DNA에 감아 미끄러지게 하여 DNA에 붙어있는 단백질을 측정해내었다.[7](그림 4 참조) 이 연구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개의 생체 분자를 복잡하게 제어하는 기술

    은 두 개 이상의 DNA와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단일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데 앞으로 더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연구실에서도 이러한 제어 기술을 이용해 복잡한 DNA 구조와 단백질의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부족하고 만지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면: 제어 기술과 형광 분광학 기술의 결합

    사람이 어떤 물체를 이해하고 알아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

    지 방법이 있는데 이를 우리는 오감이라고 부른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그것인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 중 일부를 사용하여 물체를 느낀다. 이때 더 많은 감각을 사용할수록 우리는 물체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눈을 감고 무언가를 만지는 경우와 반대로 만지지 못하지만 눈으로만 봐

    야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두 경우에서 우리가 물체에 대해 얻

    을 수 있는 정보는 다를 것이고 두 감각을 모두 사용하면 훨

    씬 더 많이 그 물체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자연과학의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에서

    는 분자제어 기술과 형광 분광학 기술의 결합을 여러 감각을

  •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41

    그림 6. STED 현미경의 원리와 간단한 모식도.[12]

    참고문헌

    [10] J. van Mameren, P. Gross, G. Farge, P. Hooijman, M.

    Modesti, M. Falkenberg, E. J. G Peterman and G. J. L.

    Wuite, Proc. Natl. Acad. Sci. U.S.A. 106, 18231 (2009).

    [11] Method of the Year 2008, Nature Methods 6, 1 (2009).

    [12] T. A. Klar, S. Jakobs, M. Dyba, A. Egner and S. W. Hell,

    Proc. Natl. Acad. Sci. U.S.A. 97, 8206 (2000).

    [13] A. Yildiz, J. Forkey, S. A. McKinney, T. Ha, Y. Goldman

    and P. R. Selvin, Science 300, 2061 (2003).

    [14] S. T. Hess, T. P. K. Girirajan and M. D. Mason, Biophys.

    J. 91, 4258 (2006).

    [15] M. J. Rust, J. Bates and X. Zhuang, Nat. Methods 3, 793

    (2006).

    이용해 물체를 이해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생체분자를 복잡하게 제어하면서 분자의 모양변화를 동시

    에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세포내 생체분자들의 작동

    과정을 연구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결합은 많은 기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그룹들에

    의해서 시도되어져 왔는데 그림 5에서와 같이 2007년 우리 연구실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Lang 그룹에 의해 비슷한 시기에 보고된 광학집게와 단일분자 프렛기술의 결합이 대표

    적이다.[8,9]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를 이용해 DNA 특이구조 사이의 변이 속도가 힘에 의해 달라진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 밖에도 다중포획 광학집게 기술과 단일분자 형광 이미징 기

    술도 최근 개발되었다.[10] 우리 연구실에서도 자기집게와 결합된 단일분자 프렛기술과 광학집게와 결합된 다색 프렛기술

    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회절한계를 넘어: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개발

    앞서 소개한 단일분자 프렛기술은 표지한 형광분자들 사이

    의 거리변화를 통해 나노미터 이하의 정밀도로 생체분자의

    미세한 구조변화를 측정해 낼 수는 있지만 직접 그 분자의

    영상을 얻어낼 수는 없다. 직접 모양을 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에 이제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분해능이 좋

    은 광학 현미경을 개발하고자 부단히 노력하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상된 분해능

    의 현미경은 큰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회절 한계라고 불리는 것인데 1800년대 독일의 물리학자 Ernst Karl Abbe에 의해 라는 식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것에 의하면 광학현미경의 분해능은 사용되는 가시광선의 파장의 반보다 좋아질 수 없기 때문에 대략 200에서 300나노미터의 분해능이 광학현미경의 한계가 된다. 하지만 많은 생체분자의 크기는 이보다 작아서 생체분자의 모양을

    단일분자 수준에서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해결해 대면적에서 나노미터 단위의 분해

    능으로 생체분자를 관찰하는 초고해상도 현미경이 개발되었

    다. 이 업적은 실험 방법들을 소개하는 저명 학술지 Nature Method에서 2008년에 가장 눈에 띄는 기술로 선정되기도 하였다.[11] 그럼 초고해상도 현미경은 어떻게 회절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되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초고해상도 현미경도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먼저, 나노미터 단위의 작은 공간을 국소적으로 조명하여 형광을 측정해내는 방법이 있다. 국소적으로 조명해 그곳에서만 나오는 빛을 측정해내면 그만큼의 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특수한 방법을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STED(stimulated emission depletion)이다.[12]

    이는 그림 6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형광분자를 활성화시키는 하나의 레이저 spot에 작은 구멍을 가진 도넛 모양의 다른 레이저 빛을 빠른 시간에 중첩시킴으로써 겹쳐지는 영

    역의 빛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를 이용하면 국소적으로 형광분자를 조명하여 나노미터 단위의 분해능으로 영상을 얻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Stefan Hell에 의해 최초로 개발되어 나노미터 분해능으로 하나의 뉴런의

    이미지를 얻어낸 것과 같은 나노미터 단위의 생체분자 이미

    지를 얻는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그림 7 참조). 두 번째는 지난 지면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피오나(FIONA)기술[13]에서 수집하는 빛알의 수를 늘려 이미지의 중심위치를 더 정확하

    게 결정하는 원리를 똑같이 대면적 이미징 기술에 적용하여

    나노미터 단위의 분해능을 얻어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리를 대면적 이미징 기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대면적에

    분포하는 형광분자 사이에 겹침을 줄여 중심점을 정확히 측

    정해내야 한다. 이것은 빛에 의해 활성이 시작되는 형광단백질과 빛에 의해 형광이 켜지고 꺼지는 형광분자 쌍을 이용하

    는 각각 다른 두 가지 방법으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Jennifer Lippincott-Schwartz 그룹과 하버드대학의 Xiaowei Zhuang 그룹에 의해 해결되어 2006년에 PALM(photo-activation localization microscopy)[14]과 STORM(stochas-

  •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09 42

    그림 7.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향상된 이미지들.[16-18]

    tic optical reconstruction microscopy)[15]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그림 7 참조) 두 방법 모두 형광분자를 국소적으로 활성화시켜 겹침 없이 중심점을 정확히 결

    정하고 이를 모아 나노미터 단위의 대면적 이미지를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최근에 리소좀(lysosome), 골지체(Golgi apparatus)와 같은 구조에 분포하는 단백질들의 분포를 단일분자 수준에서 성공적으로 관찰해내었다.[16]

    1987년 단일분자 형광신호를 처음으로 관찰하여 단일분자

    분광학의 문을 열었던 스탠포드 대학의 Moener 교수는 이 같은 초고분해능 현미경이 단일분자 분광학 기술의 발전을

    마무리 지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그 발전에 경이를 표했다. 이 기술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많은 현상들을 직접 관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큰 활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살아있는 세포에 적용하는 것의 어려움과 같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도 남아있다.

    맺음말

    더 작게 볼 수 있고 또한 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더 복잡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들을 지금까지 살펴보았다. 앞서 소개된 최신 기술들에 볼 수 있는 것처럼 단일분자 분

    광학 기술들은 복잡하게 작동하는 생명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아직도 많은 한계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실험들을 세포 내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일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도 시

    도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이러한 한계도 넘어낼 것으로 생각된다. 본격적으로 단일분자 분광학이 시작된 것도 이제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발전의 속도는 아직도 더 빨라지고 있고 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것이 필자가 앞으로 20년을 더 기대하는 이유이다. 덧붙여 국내 단일분자 분광학 분야 연구도 최근 더 많은 연구그룹이 생겨

    났고 또 좋은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분야 발전의 중심에 국내의 연구그룹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

    다.

    참고문헌

    [16] E. Betzig, et al., Science 313, 1642 (2006).

    [17] M. Bates, B. Huang, G. T. Dempsey and X. Zhuang,

    Science 317, 1749 (2007).

    [18] Kelly Rae Chi, Nature Methods 6, 15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