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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ym ICT Policy Journal 22 | 한림ICT정책저널 넷플릭스(Netflix)는 1997년 우편으로 DVD를 대여하는 서비스 로 시작했다. 10년 뒤인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 작했고, 두 번째 10년이 채 되지 않아 전 세계에서 8천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았다. 2006년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 와 함께 구글(Google)에 인수됐던 유튜브(YouTube)는 2015년 15억 5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미국 동영상 광고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OTT 사업자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광고기반 무료 서비스의 대표격인 훌루(Hulu)는 지난 8월 전 면 유료화를 선언했고, 유튜브도 월 10달러를 내면 광고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레드(YouTube Red)’를 선 보였다. 아마존은 프리미엄 회원제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Amazon Prime)’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프라임 비디오 (Prime Video)’로 독립하여 월 8.99달러의 유료회원을 모집하 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도 다양한 OTT 서비스가 등장했다. 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사업자부터 거대 포털사와 벤처기 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기존 방송프로그램이 나 영화를 또는 BJ가 제작하거나 일반인이 찍은 동영상을 콘 텐츠로 제공했고, 광고에서부터 회원제 이용료, 별풍선에 이르 OTT 사업자 규제와 글로벌 IT기업의 조세 회피 KCA 미디어산업진흥부 박성철 부장

OTT 사업자 규제와 글로벌 IT기업의 조세 회피ict.hallym.ac.kr/webzine/05/03.pdf · 로 시작했다. 10년 뒤인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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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김광호 교수

H a l l y m I C T P o l i c y J o u r n a l

22 | 한림ICT정책저널

넷플릭스(Netflix)는 1997년 우편으로 DVD를 대여하는 서비스

로 시작했다. 10년 뒤인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

작했고, 두 번째 10년이 채 되지 않아 전 세계에서 8천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았다. 2006년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

와 함께 구글(Google)에 인수됐던 유튜브(YouTube)는 2015년

15억 5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미국 동영상 광고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OTT 사업자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광고기반 무료 서비스의 대표격인 훌루(Hulu)는 지난 8월 전

면 유료화를 선언했고, 유튜브도 월 10달러를 내면 광고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레드(YouTube Red)’를 선

보였다. 아마존은 프리미엄 회원제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Amazon Prime)’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프라임 비디오

(Prime Video)’로 독립하여 월 8.99달러의 유료회원을 모집하

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에서도 다양한 OTT 서비스가 등장했다. 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사업자부터 거대 포털사와 벤처기

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기존 방송프로그램이

나 영화를 또는 BJ가 제작하거나 일반인이 찍은 동영상을 콘

텐츠로 제공했고, 광고에서부터 회원제 이용료, 별풍선에 이르

OTT 사업자 규제와 글로벌 IT기업의 조세 회피

KCA 미디어산업진흥부

박성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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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ym Communication Policy Research Center | 23

기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지상파방송사가 주도한 ‘푹(pooq)’과 ‘마이K(my K)’, 케

이블방송사의 ‘티빙(tving)’, ‘에브리온TV(everyonTV)’,

인터넷 포털의 ‘TV캐스트’, ‘다음TV+’ 그리고 ‘아프리카

TV(afreecatv)’와 ‘팝콘TV(popkontv)’, 올해 초 출시된 ‘옥

수수(oksusu)’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

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의 경우처럼 기존 방송사업자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사례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듯하다.

유료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 상태에서 콘텐츠 확보나 마

케팅 활동마저 지지부진한 서비스도 여럿이다.

그러나, 지상파와 케이블을 비롯한 전통적 방송시장의 위

축과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이라는 추세는 크

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속도의 차이이고 시점의

차이일 뿐이다. 실패 내지 부진 사례가 축적됨과 동시에

하나 둘 성공사례가 나타날 것이다. 사업자들은 끊임없이

이합집산하면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이다

OTT 서비스의 이용자가 증가하여 수익이 발생하고 시장

이 커지면 기존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메시

지를 다수 이용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사회적 영향력이 점

차 증가할 것이다. OTT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만

큼 다른 한쪽의 사람들은 우려가 커지게 된다. 내 시장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하며 불안해하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

께 OTT 사업자 및 산업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OTT 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기존 방송서비스와의 형평성,

시장의 독과점, 청소년 유해콘텐츠의 확산 등 다양한 측면

에서 논의되어왔다. 직접적으로 규제에 대한 논의를 촉발

시킨 것은 개별 사업자의 행위로부터 시작한다. 이제까지

OTT 서비스 규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3개의 지점이

있고, 각각의 논의를 촉발하는 사업자가 있다.

첫째, 구글의 조세회피 이슈다. OTT를 포함하여 다양한 인

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국가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

서도 세원을 세율이 낮은 다른 나라로 이전하여 정작 그

나라에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고 비판 받는다. 유럽에

서는 200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 되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넷플릭스의 시장장악 이슈다. 넷플릭스와 같은 대형

글로벌사업자가 국내에 진출하여 유료방송이나 콘텐츠 시

장을 장악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국내 사업자는 많은

규제로 제한을 받는데 비해 해외 사업자는 규제로부터 자

유롭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불공정한 경쟁을 통

해 해외사업자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여 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아프리카TV의 유해 콘텐츠 이슈다. OTT 서비스는

부가통신서비스에 해당하여 내용에 대한 규제수준이 매우

낮다. 이 틈을 노려 일부 BJ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

용의 영상을 무차별적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

영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해 콘텐츠를 생산하

는 BJ를 퇴출시키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 세 가지 규제 관련 이슈를 비교해 보자. 첫 번째 ‘조세

회피’는 이윤을 추구하는 모든 사업자에 관련된 이슈다. 수

익을 발생시킨 모든 사업자는 세금을 내야 한다. 당연히

국내 미디어 사업자도 국내법에 따라 법인세를 비롯한 세

금을 납부하고 있다. 해결방안은 단순하고도 명확하다. 구

글도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도록 하면 된

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납부

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첫 번째와 달리 미디어사업자에 한정

된 규제 이슈다.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

요가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사업자를 규제하려면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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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업자도 동일하게 규제해야 한다. 조세회피 이슈는 이

미 해외사업자에 대한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된다. 하지만, 시장 독과점이나 유해콘텐츠 이슈는 국내외

기업간 규제의 형평성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국내에 진출한 해외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해 국내사업

자에게도 동일한 기준과 잣대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 현

실적으로 해외사업자보다는 국내사업자를 규율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결국, 해외사업자를 규율하기 위한

조치가 국내사업자를 옥죄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신규

산업의 성장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규제 이슈 가운데 첫 번째 이슈인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

보려고 한다. 최근 구글의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 요청

과 관련한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검색 서비스와 온

라인 광고시장 등에서 구글의 독과점이 심화될수록 조세

회피는 핵심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구글의 조세회피는 ‘더블 아이리시 위드 더치 샌드위치

(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전략은 구글, 애플과 같은 IT기업만이 아니라

스타벅스(Starbucks), 아마존(Amazon)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적인 조세회피 전략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전략을 간략히 요약하면, 국가별 세율과 조세제도의 차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옮김으로써 세금을 최소화하는 것

이다. 즉, 법인세율의 차이, 원천지과세와 거주지과세의 채

택 여부를 고려하여 수익을 다른 국가로 이전한다. 구글

의 실제 조세회피 구조는 상당히 복잡하다. 우선, 지적재

산권을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인 아일랜드(Ireland)로 이

전시켜 국외원천소득을 미국이 아닌 해외에 유보한다. 이

방법으로 거주지과세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의 높은 법인

세율(35%)에 의한 세금 폭탄을 회피한다. 아울러, 아일

랜드의 세제를 활용하여 수익을 법인세율이 없는 버뮤다

(Bermuda Is.)로 이전시켜 원천지과세도 회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구글은 해외 영업지에서의 법인세 회피

를 위해, 수익의 상당부분을 로열티 등의 명분으로 지적재

산권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조세회피지역의 자회사로 보

낸다. 구글은 2011년 영국, 프랑스 등에서 벌어들인 전체

수익의 80% 이상을 로열티 지급 명목 등으로 버뮤다, 버

진 아일랜드 등 조세회피 지역의 자회사로 이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득이전(profit shifting)을 통한 조세회피는 애플(Apple)

에 의해 고안된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은 아일랜드에 법인

을 설립하고 전 세계에서 애플이 벌어들이는 이윤을 집중

시킨다. 미국의 애플 본사는 지식재산권을 포함한 모든 소

득원천을 아일랜드 법인에 넘기고, 아일랜드 법인은 애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해외법인으로부터 거액의 로얄

티를 받는다. 애플 본사 소재국인 미국은 ‘세원잠식(base

erosion)’을 당하는 대신 자회사가 소재한 아일랜드에는

‘소득이전’이 발생한다. 애플 본사가 소재한 미국의 법인세

율 35% 대신, 아일랜드의 법인세율 12.5%만 적용받는다.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 영업수익을 이전시키기 위한 해외

영업지의 자회사를 주식회사가 아닌 무한회사나 유한회사

로 설립한다. 외부공시나 감사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서다.

구글코리아와 같은 해외 영업지사의 매출액이나 수익구

조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 중

에 구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으로서

의 구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자사의 웹브

라우저인 크롬(Chrome)을 설치하라고 수 없이 요구하면서

도, 자신들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에서 얼마를 벌고 얼마의 이익을 남겼는지, 조직의 구성과

규모 등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구글은 국내에 ‘구글코리아’라는 법인을 두고 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구글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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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로 등록되어 있어, 법적으

로 외부감사나 공시의무가 없다. 구글코리아의 기능과 업

무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외부에서는 알 수가 없다. 국내 기

업이 구글에 ‘꽃배달’ 등의 검색어 광고를 할 때도 법적 계

약체결은 구글코리아가 아닌 구글싱가포르 법인과 하게

된다.

구글은 2015년 우리나라에서 1조가 넘는 순매출과 약

9,875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글 플

레이스토어에서만 3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

려져, 이 중 30%의 수수료를 감안하면 약 9,500억 원 이

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글은 한국

정부에 법인세나 소득세를 하나도 내지 않았다. 2015년 기

준으로 네이버가 1,900억 원, 카카오가 300억 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한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그나마 지난 7월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

서 판매되는 앱, 음원, 동영상 등 콘텐츠 서비스에 대해 부

가가치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그 이전부터 국내

사업자인 SK텔레콤의 T스토어, KT 올레마켓 같은 앱 장터

에서는 10%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해왔다. 뒤늦게 해외사업

자에게도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간접

세인 부가가치세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

비스를 사용한 대가로 국가에 내는 세금이다. 소비자가 내

야 할 세금을 편의상 기업이 대신 내주는 것일 뿐이다. 결

국 해외사업자의 세금 부담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국내 소

비자들이 부담이 증가한 셈이다.

최근 구글의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청과 관련한 논란도

세금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지도 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돼 기존 위성영상과 결합되면 주요 보안시설에 대한

상세정보 파악이 가능해져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

장한다. 따라서 정부는 위성영상에서 보안시설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구글에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는 것을 검토했다.

반면, 구글은 한국의 서비스를 위해 글로벌 영상정보를 수

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구글이 입장이 상충하지만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경시한다는 비

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구글도 국내 기업으로부터 ‘특혜

시비’를 받지 않고 지도 관련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실제

로 정부도 2010년부터 구글 측에 국내 서버 설치를 타협안

으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구글은 한국 내 서버 설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비용 문제나 기술적 어려움 때문이 아니다. 서버 설치는

곧 고정사업장이 생긴 것으로 해석되어 법인세 부과로 이

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법은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기업의 고정

사업장은 ‘서버’가 있는 곳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한국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법인세법상 고정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하여 법인세 납부

를 회피하고 있다. 서버를 설치할 경우 이러한 기존의 논

리가 무너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가 구글의 영업 활동

"OTT 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기존 방송서비스와의 형평성, 시장의 독과점,

청소년 유해콘텐츠의 확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 되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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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 매출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글로벌 IT기업의 법인세

납부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법인세법 내 근거규정을 개선

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고정사업장인

‘서버가 있는’ 경우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현

행 규정을 ‘디지털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확대 적용해

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광고 수입이 발생

하는 경우 해당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국가에 고정

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해

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서버의 위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던 기존 법률을 변경해 2017년부터 디지털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구글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유럽의 국가들은 구글의

조세회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법인세율이

평균 20~30%인 유럽에서 구글이나 애플의 조세 회피는

주요 이슈로 제기됐다. 2011년 영국 정부는 구글이 영국에

서 32억 파운드(약 5조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법

인세는 매출액의 0.19%에 불과한 600만 파운드를 납부하

는데 그쳤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또, 페이스북 영국법인은 2014년 법인세로 겨우 4,327 파

운드(약 760만원)를 납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영국

임금노동자의 평균 납세액 5,392파운드(약 947만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국정감

사에서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국내에서 1

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해외법인 15개사의 법인세 납부

액이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독일, 호주도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

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로 소득을 이전해 조세를 회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OECD는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

피로 인한 법인세 수입 감소액이 매년 전 세계 법인세 수

입액의 4~1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5,000억~279조 7,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6조 5,000억~279조 7,000억 원에 달한다.

개별 국가 차원의 대응은 국가간 공조를 통한 국제과세 규

칙 전반의 재검토를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2012년 OECD

는 다국적 기업이 국가의 세원을 잠식하고 과세소득을 부

당하게 이전시키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BESP1) 프로젝

트를 제안했다. 2015년 ‘BEPS Action Plan 15’를 확정하고

이어 G20가 승인했다.

‘BEPS실행계획’은 크게 ①국가간 세법과 조세제도의 차이

"BEPS 프로젝트는 글로벌 기업의 국제조세 원칙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계기로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한

체계적 대응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

5)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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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활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과세제도의 일관성

확보, ②디지털 경제 등 국제거래 환경 변화를 반영한 국

제기준의 정비와 강화, ③기업 거래정보의 공유 및 BEPS

분석 등을 통한 투명성 제고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모두 15개 과제에 대한 새로운 국제조세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각국 상황에 따라 입법화 또는 조세조약 개정으로

이행될 예정이다. 다만, 각 과제별로 이행강제력은 차이를

두고 있다. ‘최소기준’은 강력한 이행강제력을 가지며, ‘기

존규정개정’, ‘공통접근’, ‘모범관행’은 국가별 여건에 따라

차등 이행이 가능하다.

특히, ‘최소기준’ 과제는 모든 국가가 동시에 이행해야 하

는 강한 이행의무가 부과된다. 유해조세 방지, 조세조약 남

용 방지, 이전가격 문서화, 효과적 분쟁해결 장치 마련의 4

개가 최소기준 과제로 제시되었다. G20 회원국은 올해부

터 ‘BEPS 실행계획’을 반영한 국내세법 및 조세조약 개정

을 추진해야 한다. BEPS 프로젝트는 글로벌 기업의 국제

조세 원칙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계기로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한 체계적 대

응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