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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판 제14324호 제14324호 43판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17 사회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16 사회 @.@ 혹시 폭발물 상자? 열어보니 10억 돈다발 주인과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 10억원이 발견 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 시쯤 112신고센터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 2개( 사진)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 는 여의도백화점 10층에서 귀중품 전문보관업 체 S사를 운영하는 양모씨였다. 그는 “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 보관 물품이 있는데 너무 무 거운 점이 수상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즉시 경찰관 20여 명을 현장으로 보 내 백화점 10층에 있던 고객 2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어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이 도착해 문제의 상자들을 해체하는 작업을 벌였다. 가로 36㎝, 세로 30㎝, 높이 25㎝ 크 기의 우체국 택배상자를 해체하는 데 약 20여 분이 걸렸다. 그러나 상자 뚜껑을 연 경찰은 폭발물 대신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돈 상자는 지난해 8월 밀 봉된 채 맡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상자를 맡 긴 사람은 보관 계약서에 ‘강OO’이란 이름과 함께 ‘83****’으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 를 기재했다. 그러나 이 주민등록번호는 조회 결과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이 휴대전화 번호 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사용이 중지돼 있다” 는 안내 멘트만 흘러나왔다. 업체 대표 양씨는 “업체 이전을 준비하면서 한두 달 전부터 모 든 고객에게 연락을 했는데, 유독 강씨만 전화 와 문자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10억원의 주인은 1년간 상자의 보관을 의뢰 한 뒤 한 번도 보관업체를 찾지 않았다. 계약 당시 1년치 보관료(201만9600원)도 현금으로 가져와 선불로 완납했다. 경찰은 이 돈이 기업 이나 개인이 조성한 ‘검은돈’일 가능성도 배 제할 수 없다고 보고 상자를 맡긴 사람에 대 한 신원 파악에 들어갔다. 계약기간이 지나도 10억원의 주인이 나타 나지 않을 경우 이 돈은 국고로 들어갈 가능 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와 관련된 돈 이거나 거액의 현금이 분실 처리되면 통상의 경우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email protected] 장한나, 장가행·신행 목포 자매에게 답장 “8월에 내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에 너희를 초청하고 싶어.” 첼리스트 장한나(29)가 9일 장가행·신행 자매에게 장문의 e-메일을 보내왔다. 지난달 유럽 공연을 마치고 미국 뉴욕의 집으로 돌 아온 장씨는 “안녕! 언니에게 쓴 편지 잘 읽 었단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 는 모습이 정말 예쁘고 대견하다”는 글로 편 지를 시작했다. 차상위계층 가정인 가행이 자매는 집안사 정으로 음악을 포기할 뻔했었다. 그러나 자 매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기회를 갖게 됐다. 장한나는 아이들에 게 항상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지게 해주는 롤모델이었다. 자매는 떨리는 손으로 어떻게 하면 연주를 잘할 수 있는지, 연습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을 편지 에 담았다. 장씨는 “선생님과 배우지 않는 시간에도 꾸준히 배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좋은 선생 님, 비싼 레슨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 는 “로스트로포비치, 카살스, 미샤 마이스 키, 재클린 듀프레, 하이페츠 등 세기의 위대 한 연주가·성악가·지휘자의 녹음을 골고루 들었다”며 “훌륭한 음악가들의 소리를 들으 면서 나도 내일 연습 때는 저런 소리를 내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썼다. 장씨는 연주할 때 자신의 단점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방법은 직접 녹음해 서 들어보는 것이다. 그는 “잘 안 되는 부분 을 악보에 다 표시해서 마음에 들 때까지 연 습해야 한다”며 “내가 만드는 소리와 마음 속에서 내고 싶은 소리, 훌륭한 연주자의 소 리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라 고 했다. 학교 공부와 연주 연습을 어떻게 병행할 지에 대해선 “시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세계적인 첼로 연주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연습은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시간보다 얼만큼 집중해서 하 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좌우명을 알고 싶다는 자매에게 “늘 진심으로 연주하고, 진심으로 노력하고, 진 심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썼다. 실제로 장씨 는 대한적십자사 ‘평화순회대사’로 봉사활 동을 하는 등 공익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장씨는 편지에 “가행이·신행이 같은 연 주자들과 음악을 함께하고, 클래식을 모르 는 더 많은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기 위해 지 휘를 시작했다”고 썼다. 장한나는 성남아트센터가 주최하는 ‘앱 솔루트 클래식’에 자매를 초청하기로 약속 했다. 2009년부터 매년 8월에 열리는 이 행 사는 전 세계 30세 이하의 실력 있는 연주 자들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3주간 함께 연습한 뒤 공연을 올리는 클래식 축제다. 자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연습도 하고, 장한나와 만나는 시간도 갖게 된다. 성남아트센터 관계자는 “장한나씨는 실력 있는 아이들을 돕는 데 열정적”이라고 설 명했다. 가행이 자매는 “한나 언니의 편지 를 읽으면서 가슴이 벅찼다”며 “언니를 만 나는 날까지 열심히 연습해서 꼭 실력 발휘 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멘토 이어주기’가 교육사회 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말한다. 서강대 전상진(사회학) 교수는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한 친구들은 사회적으로 위신과 덕망을 갖춘 이들과 대면 접촉할 기회가 부족하다” 며 “이런 기획을 통해 많은 아이에게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은 기자 [email protected] 장한나 8월 음악회서 언니랑 연주해볼까 성남 앱솔루트 클래식에 초청 연주자는 스스로 발전하는 것 좋은 선생님이 전부는 아니란다 연주는 손 아닌 마음으로 해야 내 좌우명은 ‘진심 진심 진심’ 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사건을 둘러싸고 경 찰과 피의자가 이번에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 백모(31·대학병원 전공의)씨는 지난 달 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 탐지 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14일 서울 마 포구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내 박모 (29)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조 사에서 “13일 저녁부터 14일 집 밖을 나가기 전까지 아내를 때린 사실이 있느냐” “아내를 죽였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고 모두 “아니요” 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탐지기 조사 결과 대답은 ‘거짓’으로 판명됐고 국과수는 이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 탐 지기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백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씨 측은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 적인 분위기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가 이뤄 졌다”며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 다. 조사 전 국과수 관계자로부터 “내가 보 기엔 당신이 범인이다. 똑바로 대답하라”는 등의 말을 들었고, 긴장하는 바람에 결과가 사실과 다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과수 측은 “그런 말을 한 적 이 없으며, 정확한 조사를 위해 오히려 심리 적으로 안정시켰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조사 때처럼 사건 관련 질문과 다른 질문을 섞어서 했는데, 이 둘 사이 반응에 현저한 차 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거짓말 탐지기는 목격자나 폐쇄회로 TV(CCTV) 영상 등 직접적 증거가 없는 사건 에서 활용된다. 대법원은 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해 사실상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뢰성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국과수 관계자는 “해당 인물 의 범행 관련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가 수사의 방향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도 “수 사의 중요한 근거로 삼고 판단 내리는 데 현실 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여중 생 살해범인 김길태는 검거 후 5일간 범행을 부인하다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은 뒤 범 행 일부를 시인한 바 있다. 그러나 서강대 이 덕환(화학과) 교수는 “거짓말 탐지기는 객관 적 수치를 나타내는 기기가 아니며 검사자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지혜·심서현 기자 [email protected] 만삭 의사 부인 의문사 수사 국과수 거짓말 탐지기 진실 공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의사 부인 사망사건의 피 의자 백모씨 조사에 이용한 미국 스톨팅사의 거짓 말 탐지기(CPS-II 모델). [아이디테크 제공] 중앙일보가 꿈을 후원합니다=본지는 고단 한 현실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을 ‘멘토’와 이어주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롤 모델에게서 직접 조언을 듣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꿈을 실현시켜 주자는 취지다. 많은 청소년이 희망의 문을 두드려주길 기 대한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독자들의 후원도 받는다. 문의:중앙일보 사회부 [email protected] 여의도백화점 귀중품 센터 주인과 연락 안 되자 신고 전남 목포에 사는 ‘음악 신동’ 장가행(14)·신행(12) 자매의 오랜 꿈이 이뤄졌다. 이들 자매의 롤모델인 첼리스트 장한나가 ‘멘토가 되어 달라’는 자매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 온 것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활동에서 바이올린과 첼로를 배운 가행이와 신행이는 어 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음악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수준급 실력을 쌓아왔다. <본지 8일자 16, 17면사진> 장한나는 답장에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군경찰소방국정원 합동 대테러훈련 9일 육군 53사단은 사단사령부에서 경찰소방 국정원 등 8개 기관 합동으로 대테러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군사시설에 대한 테러에 유관기관 간 협조 체계 구축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 찰특공대가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남편 진술, 거짓말 반응 나왔다 남편측 강압적 분위기 신뢰성 없다 재정난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선언했던 경기 도 성남시가 지난해 12월 6000여만원을 들 여 이재명(48· 사진) 시장의 관용차량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성남시에 따르면 새로 구입한 시 장 관용차량은 배기량 3200㏄급 체어맨 W(CW600)다. 쌍용자동차가 생산하는 체 어맨 시리즈 중 상위 차종이다. 성남시는 전임 시장 때 산 체어맨 관용차량이 구입한 지 5년(내구 연한)이 넘었다는 이유로 교체 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지난해 8월 긴축재정을 통한 예산절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관 용차량 구입을 미루는 등 초긴축재정으로 1207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불과 4개월 만에 공염불이 됐다. 이 시장은 체어맨 외에 도 취임한 뒤부터 카니 발 승합차를 관용차로 사용해왔다. 카니발 승 합차는 350만원짜리 전 동시트와 인터넷, 팩스 등을 설치해 움직이는 사무실로 개조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재정이 어렵다고 모 라토리엄 선언을 한 이 시장이 관용차를 꾸 미는 데 적지 않은 돈을 쓴 것은 이중적인 언 행”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형조 성남시 회계과장은 “전임 시장 이 5년간 탔던 관용차의 주행거리가 16만㎞ 에 이르고 고장이 잦아져 교체한 것”이라며 “전임 시장 시절인 지난해 1월에 예산을 편 성했기 때문에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 말했다. 성남시는 오성수 전 시장(2006년 사망)과 김병량 전 시장, 이대엽 전 시장까지 직선 단 체장들이 모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대엽 전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각종 관급공사와 인사청탁의 대 가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 월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전 시장과 그의 조카 등 친인척들이 2002년 7월부터 8년간 받은 뇌물은 15억여원 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 시장은 전임 시장 이 무리한 사업에 끌어다 쓴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5400억원을 당장 갚을 수 없다며 모 라토리엄 선언을 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 다. 당시 이 시장은 시의회 등 관계 기관과 상의하지 않고 이런 결정을 내려 한나라당 과 일부 시민으로부터 “시의 재정 문제를 정치적인 사안으로 확산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성남=유길용 기자 [email protected] <5400억> 못 갚는다던 이재명 성남시장 6000만원짜리 새 차 <체어맨W> 뽑았다 관용차 구입 연기 약속 어겨 조석준(56) 전 KBS 기상캐스터가 9일 기상 청장(차관급)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관료들 이 독차지했던 자리라 기상청 주변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청와대는 조 청장 발탁 배경과 관련, “전문성과 함께 홍보 마 인드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 인사는 지난해 5월, 민간인으로는 61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발탁된 윤은기(60)씨 경우와 닮은꼴이다. 공 교롭게도 조 청장을 적극 천거한 사람도 윤 원장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두 사람은 인연도 깊다. 20년 동안 가깝게 지내왔다. 윤 원장이 공군장교 2년 선배이 고, KBS에서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와 기 상캐스터로 함께 일했 다. 윤 원장은 2008년 자신이 총장으로 있던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학교의 기후경영센터장 과 지속경영교육원장 으로 조 청장을 초빙했 다. 이를 계기로 조 청 장은 지난 3년간 이 학교의 최고경영자과정 을 이수한 각계 인사 1500여 명과 교류하면 서 기상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요구 사항 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윤 원장으로부터는 소비자 편에서 기상을 보는 눈을 가지라는 충고를 받으면서 기상정보를 ‘소통’하는 새 로운 안목을 갖게 됐다. 그래서 조 청장은 윤 원장을 자신의 ‘멘토’라고 부른다. 결국 청와대가 조 청장을 발탁한 배경에는 윤 원장으로부터 들은 그의 소통 능력에 대한 평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를 전하는 캐스터 출신이라는 점도 홍보 마인드 를 중시한 청와대의 판단에 플러스 요인이 됐 던 것 같다. 조 청장은 이날 “앞으로는 미디어 (언론)를 통해 기상 정보를 유통·소통하는 것 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그 부분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멘토’인 윤 원장은 “사회가 다 양해지면서 갈등과 오해, 마찰이 생기지만 과 거처럼 법이나 힘으로 누를 수 없기 때문에 맞춤형감성적 소통이 필요하다”며 “공무원 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민원인을 대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강찬수·고정애 기자 [email protected] 민간인 출신 첫 기상청장 윤 <중앙공무원교육원> 은기 원장이 멘토 기상캐스터 출신 조석준씨 조석준 청장

멘토가 돼 주세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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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판 제14324호제14324호 43판

2011년 2월 10일 목요일 17사회2011년 2월 10일 목요일16 사회

@.@

혹시 폭발물 상자? 열어보니 10억 돈다발

주인과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 10억원이 발견

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

시쯤 112신고센터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

2개(사진)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

는 여의도백화점 10층에서 귀중품 전문보관업

체 S사를 운영하는 양모씨였다. 그는 “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 보관 물품이 있는데 너무 무

거운 점이 수상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즉시 경찰관 20여 명을 현장으로 보

내 백화점 10층에 있던 고객 2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어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

이 도착해 문제의 상자들을 해체하는 작업을

벌였다. 가로 36㎝, 세로 30㎝, 높이 25㎝ 크

기의 우체국 택배상자를 해체하는 데 약 20여

분이 걸렸다. 그러나 상자 뚜껑을 연 경찰은

폭발물 대신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돈 상자는 지난해 8월 밀

봉된 채 맡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상자를 맡

긴 사람은 보관 계약서에 ‘강OO’이란 이름과

함께 ‘83****’으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

를 기재했다. 그러나 이 주민등록번호는 조회

결과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이 휴대전화 번호

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사용이 중지돼 있다”

는 안내 멘트만 흘러나왔다. 업체 대표 양씨는

“업체 이전을 준비하면서 한두 달 전부터 모

든 고객에게 연락을 했는데, 유독 강씨만 전화

와 문자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10억원의 주인은 1년간 상자의 보관을 의뢰

한 뒤 한 번도 보관업체를 찾지 않았다. 계약

당시 1년치 보관료(201만9600원)도 현금으로

가져와 선불로 완납했다. 경찰은 이 돈이 기업

이나 개인이 조성한 ‘검은돈’일 가능성도 배

제할 수 없다고 보고 상자를 맡긴 사람에 대

한 신원 파악에 들어갔다.

계약기간이 지나도 10억원의 주인이 나타

나지 않을 경우 이 돈은 국고로 들어갈 가능

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와 관련된 돈

이거나 거액의 현금이 분실 처리되면 통상의

경우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email protected]

장한나, 장가행·신행 목포 자매에게 답장

“8월에 내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에 너희를

초청하고 싶어.”

 첼리스트 장한나(29)가 9일 장가행·신행

자매에게 장문의 e-메일을 보내왔다. 지난달

유럽 공연을 마치고 미국 뉴욕의 집으로 돌

아온 장씨는 “안녕! 언니에게 쓴 편지 잘 읽

었단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

는 모습이 정말 예쁘고 대견하다”는 글로 편

지를 시작했다.

 차상위계층 가정인 가행이 자매는 집안사

정으로 음악을 포기할 뻔했었다. 그러나 자

매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기회를 갖게 됐다. 장한나는 아이들에

게 항상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지게 해주는

롤모델이었다. 자매는 떨리는 손으로 어떻게

하면 연주를 잘할 수 있는지, 연습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을 편지

에 담았다.

 장씨는 “선생님과 배우지 않는 시간에도

꾸준히 배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좋은 선생

님, 비싼 레슨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

는 “로스트로포비치, 카살스, 미샤 마이스

키, 재클린 듀프레, 하이페츠 등 세기의 위대

한 연주가·성악가·지휘자의 녹음을 골고루

들었다”며 “훌륭한 음악가들의 소리를 들으

면서 나도 내일 연습 때는 저런 소리를 내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썼다.

 장씨는 연주할 때 자신의 단점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방법은 직접 녹음해

서 들어보는 것이다. 그는 “잘 안 되는 부분

을 악보에 다 표시해서 마음에 들 때까지 연

습해야 한다”며 “내가 만드는 소리와 마음

속에서 내고 싶은 소리, 훌륭한 연주자의 소

리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라

고 했다.

 학교 공부와 연주 연습을 어떻게 병행할

지에 대해선 “시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세계적인 첼로 연주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연습은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시간보다 얼만큼 집중해서 하

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좌우명을 알고 싶다는 자매에게 “늘

진심으로 연주하고, 진심으로 노력하고, 진

심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썼다. 실제로 장씨

는 대한적십자사 ‘평화순회대사’로 봉사활

동을 하는 등 공익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장씨는 편지에 “가행이·신행이 같은 연

주자들과 음악을 함께하고, 클래식을 모르

는 더 많은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기 위해 지

휘를 시작했다”고 썼다.

 장한나는 성남아트센터가 주최하는 ‘앱

솔루트 클래식’에 자매를 초청하기로 약속

했다. 2009년부터 매년 8월에 열리는 이 행

사는 전 세계 30세 이하의 실력 있는 연주

자들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3주간 함께

연습한 뒤 공연을 올리는 클래식 축제다.

자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연습도

하고, 장한나와 만나는 시간도 갖게 된다.

성남아트센터 관계자는 “장한나씨는 실력

있는 아이들을 돕는 데 열정적”이라고 설

명했다. 가행이 자매는 “한나 언니의 편지

를 읽으면서 가슴이 벅찼다”며 “언니를 만

나는 날까지 열심히 연습해서 꼭 실력 발휘

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멘토 이어주기’가 교육사회

학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말한다. 서강대

전상진(사회학) 교수는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한 친구들은 사회적으로 위신과 덕망을

갖춘 이들과 대면 접촉할 기회가 부족하다”

며 “이런 기획을 통해 많은 아이에게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은 기자 [email protected]

장한나 8월 음악회서 언니랑 꿈 연주해볼까

성남 앱솔루트 클래식에 초청

연주자는 스스로 발전하는 것

좋은 선생님이 전부는 아니란다

연주는 손 아닌 마음으로 해야

내 좌우명은 ‘진심 진심 진심’

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사건을 둘러싸고 경

찰과 피의자가 이번에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 백모(31·대학병원 전공의)씨는 지난

달 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 탐지

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14일 서울 마

포구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내 박모

(29)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조

사에서 “13일 저녁부터 14일 집 밖을 나가기

전까지 아내를 때린 사실이 있느냐” “아내를

죽였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고 모두 “아니요”

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탐지기 조사 결과

대답은 ‘거짓’으로 판명됐고 국과수는 이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 탐

지기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백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씨 측은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

적인 분위기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가 이뤄

졌다”며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

다. 조사 전 국과수 관계자로부터 “내가 보

기엔 당신이 범인이다. 똑바로 대답하라”는

등의 말을 들었고, 긴장하는 바람에 결과가

사실과 다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과수 측은 “그런 말을 한 적

이 없으며, 정확한 조사를 위해 오히려 심리

적으로 안정시켰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조사 때처럼 사건 관련 질문과 다른 질문을

섞어서 했는데, 이 둘 사이 반응에 현저한 차

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거짓말 탐지기는 목격자나 폐쇄회로

TV(CCTV) 영상 등 직접적 증거가 없는 사건

에서 활용된다. 대법원은 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해 사실상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신뢰성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국과수 관계자는 “해당 인물

의 범행 관련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가

수사의 방향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도 “수

사의 중요한 근거로 삼고 판단 내리는 데 현실

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여중

생 살해범인 김길태는 검거 후 5일간 범행을

부인하다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은 뒤 범

행 일부를 시인한 바 있다. 그러나 서강대 이

덕환(화학과) 교수는 “거짓말 탐지기는 객관

적 수치를 나타내는 기기가 아니며 검사자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지혜·심서현 기자 [email protected]

만삭 의사 부인 의문사 수사

국과수 거짓말 탐지기 진실 공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의사 부인 사망사건의 피

의자 백모씨 조사에 이용한 미국 스톨팅사의 거짓

말 탐지기(CPS-II 모델). [아이디테크 제공]

중앙일보가 꿈을 후원합니다=본지는 고단

한 현실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을

‘멘토’와 이어주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롤 모델에게서 직접 조언을 듣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꿈을 실현시켜 주자는 취지다.

많은 청소년이 희망의 문을 두드려주길 기

대한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독자들의 후원도 받는다.

문의 : 중앙일보 사회부 [email protected]

여의도백화점 귀중품 센터

주인과 연락 안 되자 신고

전남 목포에 사는 ‘음악 신동’ 장가행(14)·신행(12) 자매의 오랜 꿈이 이뤄졌다. 이들

자매의 롤모델인 첼리스트 장한나가 ‘멘토가 되어 달라’는 자매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

온 것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활동에서 바이올린과 첼로를 배운 가행이와 신행이는 어

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음악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수준급 실력을 쌓아왔다. <본지

8일자 16, 17면사진> 장한나는 답장에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군경찰소방국정원 합동 대테러훈련9일 육군 53사단은 사단사령부에서 경찰소방

국정원 등 8개 기관 합동으로 대테러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군사시설에 대한 테러에 유관기관

간 협조 체계 구축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

찰특공대가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남편 진술, 거짓말 반응 나왔다

남편측 강압적 분위기 신뢰성 없다

재정난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선언했던 경기

도 성남시가 지난해 12월 6000여만원을 들

여 이재명(48·사진) 시장의 관용차량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성남시에 따르면 새로 구입한 시

장 관용차량은 배기량 3200㏄급 체어맨

W(CW600)다. 쌍용자동차가 생산하는 체

어맨 시리즈 중 상위 차종이다. 성남시는

전임 시장 때 산 체어맨 관용차량이 구입한

지 5년(내구 연한)이 넘었다는 이유로 교체

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지난해 8월 긴축재정을

통한 예산절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관

용차량 구입을 미루는 등 초긴축재정으로

1207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불과 4개월 만에 공염불이 됐다.

이 시장은 체어맨 외에

도 취임한 뒤부터 카니

발 승합차를 관용차로

사용해왔다. 카니발 승

합차는 350만원짜리 전

동시트와 인터넷, 팩스

등을 설치해 움직이는

사무실로 개조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재정이 어렵다고 모

라토리엄 선언을 한 이 시장이 관용차를 꾸

미는 데 적지 않은 돈을 쓴 것은 이중적인 언

행”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형조 성남시 회계과장은 “전임 시장

이 5년간 탔던 관용차의 주행거리가 16만㎞

에 이르고 고장이 잦아져 교체한 것”이라며

“전임 시장 시절인 지난해 1월에 예산을 편

성했기 때문에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 말했다.

 성남시는 오성수 전 시장(2006년 사망)과

김병량 전 시장, 이대엽 전 시장까지 직선 단

체장들이 모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대엽 전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각종 관급공사와 인사청탁의 대

가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

월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전 시장과 그의 조카 등 친인척들이

2002년 7월부터 8년간 받은 뇌물은 15억여원

에 달한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 시장은 전임 시장

이 무리한 사업에 끌어다 쓴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5400억원을 당장 갚을 수 없다며 모

라토리엄 선언을 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

다. 당시 이 시장은 시의회 등 관계 기관과

상의하지 않고 이런 결정을 내려 한나라당

과 일부 시민으로부터 “시의 재정 문제를

정치적인 사안으로 확산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성남=유길용 기자

[email protected]

빚 <5400억>

못 갚는다던 이재명 성남시장

6000만원짜리 새 차<체어맨W>

뽑았다

관용차 구입 연기 약속 어겨

조석준(56) 전 KBS 기상캐스터가 9일 기상

청장(차관급)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관료들

이 독차지했던 자리라 기상청 주변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청와대는 조 청장

발탁 배경과 관련, “전문성과 함께 홍보 마

인드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 인사는 지난해 5월, 민간인으로는

61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발탁된 윤은기(60)씨 경우와 닮은꼴이다. 공

교롭게도 조 청장을 적극 천거한 사람도 윤

원장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두 사람은 인연도 깊다. 20년 동안 가깝게

지내왔다. 윤 원장이 공군장교 2년 선배이

고, KBS에서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와 기

상캐스터로 함께 일했

다. 윤 원장은 2008년

자신이 총장으로 있던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학교의 기후경영센터장

과 지속경영교육원장

으로 조 청장을 초빙했

다. 이를 계기로 조 청

장은 지난 3년간 이 학교의 최고경영자과정

을 이수한 각계 인사 1500여 명과 교류하면

서 기상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요구 사항

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윤 원장으로부터는

소비자 편에서 기상을 보는 눈을 가지라는

충고를 받으면서 기상정보를 ‘소통’하는 새

로운 안목을 갖게 됐다. 그래서 조 청장은 윤

원장을 자신의 ‘멘토’라고 부른다.

 결국 청와대가 조 청장을 발탁한 배경에는

윤 원장으로부터 들은 그의 소통 능력에 대한

평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를

전하는 캐스터 출신이라는 점도 홍보 마인드

를 중시한 청와대의 판단에 플러스 요인이 됐

던 것 같다. 조 청장은 이날 “앞으로는 미디어

(언론)를 통해 기상 정보를 유통·소통하는 것

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그 부분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멘토’인 윤 원장은 “사회가 다

양해지면서 갈등과 오해, 마찰이 생기지만 과

거처럼 법이나 힘으로 누를 수 없기 때문에

맞춤형감성적 소통이 필요하다”며 “공무원

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민원인을 대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강찬수·고정애 기자 [email protected]

민간인 출신 첫 기상청장 윤<중앙공무원교육원>

은기 원장이 멘토

기상캐스터 출신 조석준씨

조석준 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