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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October vol. 0.7 The Magazine for Touch Generation

Episode v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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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Episode v0.7

2010 October vol.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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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 Episode v0.7

Cover story

인간적인,너무인간적인사과에대한이야기 | 조희제

Graphic Special

애플의지구정복시나리오 | 주상호

Tech & Human

문제는손가락이었다.이바보들아! | 이완배

People

디지털제사장잡스.접신과열락을이끌다. | 정탁・조희제

Special

닫힌 애플과 그 적들

애플그리고IBM | 이성우

애플그리고MS | 주상호

애플그리고구글 | 정탁

Review

애플아이폰4vs삼성갤럭시S大戰 | 김지현

Interview

내가애플빠라고?난단지그것이편할뿐이다. | 정탁

Video Art

이것은사과가아니다. | 이정범

2010 October vol. 0.7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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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애플’에 주목한다. 이는 비단 ‘에피소드’의 출생이 애플이 만든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매체를 기대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멀리도 갈 것 없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자. IT강국이라고 그렇게 큰소리를 치던 한국사회는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어이없이 무너졌다. 삼성, LG등이 호령하던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아이폰 하나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SKT, KT는 아이폰 출시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두고 전전긍긍 했으며,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의 요구에

변변한 대응 전략조차 세우지 못했다. 인터넷을 호령하던 국내 포털들은 어떤가?

데스크탑에서 모바일로의 환경변화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과 함께 당도한 외국의 소셜네트워크들을 뒤따라 가기에도 숨차보인다.

우리가 애플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애플은 어떻게 한국 사회를 바꾸고

있는가? 애플을 갈구하는 대중들의 욕망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렇게 강력한

애플의 힘은 무엇인가? 반대로 애플은 갖고 있었지만 한국사회는 갖고있지

못했던, 심지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플과 잡스를

둘러싼 신화적 구조는 무엇인가?

에피소드는 첫걸음을 준비하는 창간준비호에서 애플을 보고자 한다.

그리고 애플을 통해 우리 자신과 한국사회를 보고자 한다.

조희제 편집장

Editor's Note

Page 4: Episode v0.7

EPISODEappl사과는 원래 그 존재 자체가 문제였었다. 언제나.

사과는 불길하다. 초록색은 원래 중세 마녀들이나 입었던 옷의 색상이었고(슈렉이

초록색인건 다 이유가 있다), 초록과 붉은 색이 섞여 있으면 그것 대로 또

불안하다. 완전히 익어 빨간색이 되었을 때는 또 얼마나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대던가? 난장이들이 일하러 간 사이 백설공주가 받아먹었던 것도 이

빨간사과가 아니던가?

사과는 불길하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앞에 던져졌던 것은 무엇인가? 그

역시 사과였다. 참을 수 없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바쳐진 이 황금사과는 세 여신의 암투를 낳았고, 결국 엉뚱하게도

인간의 국가 트로이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쌓이게 된다.

인간의 원죄는 이미 지킬 수 없었던 금기를 설정할 때 부터 잉

태되어 있었으며, 절대적 금기가 불러오는 절대적 욕망을 한

몸에 담고 있던 사과에 숨겨져 있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과에

대한 이야기

글 | 조희제 편집장

[email protected]

EPISODEProlog

Page 5: Episode v0.7

EPISODE

a

어디 이 뿐인가? 낙원에서의 추방과 함께 남성에게는 끝없는 노동의 수레바퀴를,

여성에게는 출산의 고통을 안겨준 것은 무엇이었던가? 바로 사과 아니던가?

이브를 옆에서 꾀어냈던 뱀이 원흉이라고? 뱀은 그저 사실을 감추기 위한 극적

장치였을 뿐이다. 인간의 원죄는 이미 지킬 수 없었던 금기를 설정할 때 부터

잉태되어 있었으며, 절대적 금기가 불러오는 절대적 욕망을 한 몸에 담고 있던

사과에 숨겨져 있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은 지킬 수 없음을 알면서도 금기를

설정한 여호와의 의도이다. 금기는 원래 강력한 유혹 그 자체가 아니던가.)

불길한 사과의 반대편에는 창조와 해방의 사과 또한 존재한다는 점도

잊지말아야한다. 빌헬름텔의 사과는 아들의 머리를 화살로 겨냥해야하는

비인간적 상황에 항거하는, 그러므로 인간이기를 선언하는 해방의 사과이다.

뉴튼의 사과는 또 어떤가? 만유인력의 발견은 신학의 세계에서 과학의 세계로

넘어오는 즉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일대 사건이었으며, 이로인해 사과는 창조적

발견의 상징이자 모더니즘의 상징으로까지 추앙받지 않았던가?

문제는 사과이다. 사과는 불길한 동시에 유혹적이며, 금지된 것인 동시에 창조와

해방을 담고있다. 이는 신화의 세계에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지금!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도 ‘사과’는 여전히 그렇다.

21세기의 사과 다시 사람들을 유혹하다.

2010년 8월 중순(바로 두달 전의 일이다.) 한국의 거대기업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하나가 아침 6시부터 접속불능의 상태에 빠진다. 바로 전날 이 거대기업의 대표는

“서버는 충분하다”는 말로 사람들을 안심시켜왔었다. 해킹이나 DDos공격도

아니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사람들이 이 사이트로 동시에 몰려들었을

뿐이다. 그것도 아침 6시에.

그 날을 바로 애플사의 아이폰4가 한국에 출시된 날이었다. 아이폰3GS의 다음

버전을 구매하기 위해 6개월 정도를 기다린 사람들의 기대감과 다른 국가들에

비해 2달 정도 늦게 출시되는 것에 대한 분노, 그리고 누구보다도 이 기기를

먼저 손에 넣고야말겠다는 소유욕은 끝내 서버 마비라는 불행을 불러오고야 만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과에 대한 이야기Prolog EPISODE

문제는 사과이다. 사과는 불길한 동시에 유혹적이며, 금지된

것인 동시에 창조와 해방을 담고있다. 바로! 지금! 여기! 우

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도 ‘사과’는 여전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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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p이처럼 ‘애플’은 환희와 열광과 절망과 분노를 모두 불러일으키는 ‘사과’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하여 애플은 신화적 혹은 종교적 상징과 구조를 고스란히

자신의 로고 속에 각인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참을 수 없이 매혹적이다. 황금사과를 본 세명의 여신들 처럼, 대면하는

순간 이미 소유욕의 노예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애플의 제품을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않은 자로 인간은 구분되고, 애플의 제품들은 그 자체로 이미 패션이며,

정체성이고, 계급인 동시에 생활양식이다.

애플은 유혹한다. CEO라는 자는 1년에 한번씩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마술쇼를 진행하며, 이 마술쇼가 끝난 후 사람들은 전에는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한번 본 이상 출시를 기다린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새로운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애플은 금기이다. 쉽게 소유할 수 없도록 높은 가격을 설정해왔다. 이 얼마나

자본주의적인 금기인가? 소비자본주의의 최대 가치라 할 수 있는 가격대

성능비라는 덕목에서는 어떻한가? 맥 시리즈는 가격대 성능비로만 보자면 최악에

가까웠고, 이는 맥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에덴동산의 사과 처럼

금기는 곧 금기위반을 위한 절대명령이다. 높은 가격과 최악의 가격대 성능비에도

불구하고 애플을 선택한 자들은 마치 수치심을 알아버렸지만 그로인해 ‘인간’의

정체성을 비로서 획득한 아담과 이브의 모습이 아니던가?

금기를 어겨버린 자들은 어떻했던가? 애플빠라는 사회적 낙인이 이마에

세겨졌고, ‘소수자로서의 정체성’과 ‘금기를 넘어선 자존감’으로 사회적 통념들과

싸웠으며, 그 속에서 그들만의 동질의식들을 키워왔다. 그리고 자신에게 선을

넘어버리라고 꼬드긴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절대자에게 열광했다.

절대자는 신격화되었고, 그가 친히 답한 한 줄짜리 이메일은 추종자들에게

은혜로운 자비로 비춰졌다.

애플은 금기이며 동시에 유혹이다. 고로 애플은 열광인 동시에 공포이다.

그러므로 애플은 불길한 암시이고, 분란의 씨앗이다. 사칙연산이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탄생한 컴퓨터에 애플은 시각, 디자인, 패션 등 ‘감각’이라는 이질적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과에 대한 이야기Prolog EPISODE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너희가 잃을 것은 거대기업의 낡은

쇠사슬이요. 너희가 얻을 것은 함께 만들어가는 에코시스

템”이라며 달콤한 3 : 7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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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p요소들을 이식했다. 애플은 분리된 채 존재해왔던 인간과 컴퓨터의 이질적 피부를

서로 이어붙이고 있다. 컴퓨터를 통한 인간 두뇌와 저장공간의 확장은 애플에

이르러 인간 감각의 확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사람들에게 텍스트 가득한

정보의 바다에 묶여있지말고 버스 안에서 또 소파 위에서 쉽게 즐기라고 부추기고

있다. 애플은 거대한 자본을 긁어모으던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업체들에게

“문제는 통화가 아니야. 이 바보들아”라고 말한다.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너희가

잃을 것은 거대기업의 낡은 쇠사슬이요. 너희가 얻을 것은 함께 만들어가는

에코시스템”이라며 달콤한 3 : 7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로인해 애플은 진정으로 거대한 공포가 되었다. 애플이 맥 시리즈로 근근히

연명하고 있을 때만 해도 이런 공포는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좀 취향이 다른

사람 혹은 디자인이나 영상등 특수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쓰는 컴퓨터로

인식될 뿐이었다.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큰 위협이 되지도 않았던

애플이 거대한 공포가 되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3년 남짓이다.

몇가지 예만 들어보자. 이 기간동안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애플은 미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을 10%에서 25%로 끌어올렸다. 아이폰에서 작동하는

어플리케이션 숫자는 1년도 안되는 사이에 3배이상 증가했고, 경쟁제품들과는

숫치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이다.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이 장악하고

있던 게임 시장은 아이폰의 등장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고, ePub이라는 기준을

통해 수년간 이북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던 아마존 등의 이북리더기 회사들과

전세계의 출판사들은 애플이 아이패드를 선보인 이후 기존의 전략들을 모두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아이패드에 대한 출판시장의 공포는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팟이라는 기기 하나로 전세계 음악시장을 재편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과에 대한 이야기Prolog EPISODE

아이패드에 대한 출판시장의 공포는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팟이라는 기기 하나로 전세계

음악시장을 재편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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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l

이처럼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양한 산업군에서는 자신들의 기반을

엄청난 속도로 잠식해 들어오는 애플을 충격과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무서울 것이 없었던 미국의 공룡통신기업 AT&T는 미국내

아이폰 판매독점권을 얻기 위해 자신들의 통신망 통제권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감내했고, 요금제도도 아이폰에 특수하게 조정했다. 한국의 KT도 별로 다르지

않다. 2위지만 독과점 형성을 통해 거두어들이는 안정적 이익 대신 애플을

선택했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선도한다며 한국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삼성은 어떠한가?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폰들을 만들고

있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토종 브랜드에 대한 언론들의 이해하기 힘든

찬양기사들과 아이폰의 결함에 대한 폭로기사들이 폭탄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아이폰4는 예약판매 하루만에 갤럭시S의 첫주 판매량을 가볍게 넘어버렸다.

삼성과 한국 언론들의 말을 완전히 믿어준다고 해도 말이다.

산업계만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때 같은 이상을 갖고 같은 꿈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우군들도 애플에 경계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애플은

히피의 전통을 이어받은 IT Geek 들을 달콤하게 꼬드겨 결국 노예로 만들려는 악의

근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애플이 대중과 개발자 그룹의 무의식까지도

지배하는 빅브라더가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글을 필두로 한 오픈

플랫폼 진영의 등장과 대비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오픈 플랫폼은 기술과

정보에 대한 공공적 사용과 호환성을 강조하는 반면, 애플은 자신들 플랫폼의

독자성을 고집하며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애플 비난자들이

제시하는 강력한 증거이다.

애플에 대한 대중적 인식에도 공포가 스며들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인 에니메이션 ‘심슨 가족’에는 절묘한 패러디가

삽입되어 있다. 빅브라더를 향해 망치를 던지는, 저 유명한 애플의 84년

광고를 똑같이 따라하며 스티브 잡스를 향해 돌을 던지는 것. 잡스가 그토록

저항하려했던 빅브라더가 지금 그의 모습이 아니냐는 조롱과 비판이었다. 이른바

데스 그립(Death grip)으로 알려진 아이폰 4의 수신오류 문제에 대한 애플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과에 대한 이야기Prolog EPISODE

"애플에 대한 대중적 인식에도 공포가 스며들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인 에니

메이션 '심슨가족'에는 절묘한 패러디가 삽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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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e잡스의 반응 역시 대중적 경계심과 섞여있다.

아이폰과 애플은 급격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이를 둘러싸고 한편에서는 열광을

한편에서는 공포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미디어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대중들과 똑같이 열광하거나 비판하는 선악구도를 증폭시키고 있다.

애플이라는 회사와 애플이 내놓는 제품을 평가하기 전에 이미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선과 악, 애플에 대한 이분법은 부당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애플이 선인가? 악인가?라는 정답맞추기가 아니다. 애플은

때로는 선의 모습으로 때로는 악의 모습으로 대중들의 마음 속에서 변신하며 그

변신의 과정 속에서 하나의 신화를 써나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신화이다. 왜냐하면 애플은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적 기업이고

대중의 기호를 선도하거나 기호에 따라가면서 이익을 획득하면 되는 기업이다.

즉 애플의 실체는 선도 악도 아닌 그냥 기업이다.

하지만 이 선과 악의 대립구도를 통해 애플은 회사가 아닌 신화적 구조를 갖는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게 되고, 그 왕국은 일반적 기업이 아닌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왕국을 건설하고 신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애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애플의 신화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애플이 아닌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와 우리

자신을 분석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에피소드 창간준비호'는 단순한 이분법과 새로운 것에 대한 맹목적 공포를 넘어,

애플이 왜 한편으로는 선으로 보이고, 왜 다른 한편으로는 악이 되는지를 전체

구조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살펴보려 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문제는 애플이

선이냐 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애플을 선과 악으로 상징되게 하는 구조를 밝혀

애플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찾아내고, 애플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변화상을

읽어내고 전달하는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과에 대한 이야기Prolog EPISODE

애플의 신화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애플이 아닌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와 우리 자신을 분석해보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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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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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애플과

그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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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1월 22일 프로풋볼리그(NFL) LA 레이더스와 워싱턴 레드스킨의

결승전 슈퍼볼.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청한다는 이 시간에 애플은 무려

60초짜리 TV 광고를 선보인다. 대부분 15초인 슈퍼볼 광고에서 60초라니!

당시 단일 광고로는 최고액인 1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한다.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이 광고는 음산한 분위기의

극장 대형스크린에서 빅브라더(Big Brother)가 열변을 토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금발의 여성이 뛰어나와며 해머를 던져 스크린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1월 24일

애플 컴퓨터가 매킨토시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현실의 1984년이

어떻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처럼 되지 않을지 알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애플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1984의 빅브라더는 당시 세계 컴퓨터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IBM 이다. 1983년 가을에 있었던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를 IBM이란 빅브라더를 깨기 위한 구원투수로 소개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lSiQA6KKyJo&feature=related)를

참조하시라 애플에겐 당연히 세계 최대 컴퓨터 회사인 IBM의 개인용 PC

시장 진출이 큰 위협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사실 개인용 PC 시장은 애플이 먼저 진출하였다. 일반적으로 최초의 PC는

MIT에서 만든 Altair 8800을 꼽지만, 실질적으로 개인용 컴퓨터(PC)시장을

만들어낸 것은 애플이었다. Altair를 살 돈이 없었던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컴퓨터를 만들기로 결심을 한다.

그래서 1976년 탄생한 작품이 그 유명한 <Apple I> 이다. 이들은 <Apple

I>을 들고 HP를 찾아가 생산을 의뢰했으나 거절을 당한다. 그래서 직접

글 | 이성우・한솔CNS 과장

[email protected]

“1월 24일 애플 컴퓨터가 매킨토시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현실의

1984년이 어떻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처럼 되지 않을지 알게 될

것입니다.”

Special

닫힌 애플과 그 적들 애플, 그리고 IBM

“역사는 반복될 것인가?”

EPIS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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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사를 설립하여 판매에 나서게 된다. 만약에 HP가 <Apple I> 을 직접

생산 했다면 아마 지금의 애플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1977년이 되어 <Apple

II>이 출시되면서 개인용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 된다. <Apple II>는

전세계적으로 백만대 이상 팔리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Apple II>에서

사용할 수 있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인 <비즈칼크>는 킬러 앱으로

업무에 많이 활용되면서 <Apple II>의 확산에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그러면 이때에 컴퓨터 업계의 빅브라더였던 IBM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IBM은 애초에 개인용 PC 시장을 작게 보고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애플이 실질적으로 개인용 PC 시장을 개척하고, 많은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다. IBM 은 1981년에 이르러서야

IBM 5010를 선보이며 가까스로 개인용 PC 시장에 진입한다. IBM 5010은

최초의 16비트 컴퓨터로, 컬러 디스플레이에 모니터, 본체, 키보드가 분리된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였다. 하지만 IBM은 이때까지도 PC시장이 지금과

같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못하였다. 그리하여 애플과 같은 자체

생산 방식이 아니라 CPU는 인텔, OS는 MS에게 외주 제작하게 하고, IBM은

조립생산을 위주로 하는 정책을 펼쳤다. 또, 하드웨어의 모든 구조를

공개하여, 모든 하드웨어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IBM이 PC 개발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지 않기 위해서

취한 전략이었다. 이후 1982년 컴팩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IBM PC 복제에 성공하고, Lotus사에서 IBM PC의 킬러 앱이자 보다

진일보한 스프레드 시트인 <Lotus 123>를 발표하면서 IBM 계열 PC들은

전성시대를 맞는다.

사실 IBM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의 가장

성공적인 OS는 CP/M 이었고, IBM은 새로 개발하는 IBM PC에 CP/M

OS를 사용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IBM은 CP/M의 개발자인 게리 킬달

교수를 찾아갔다. 그런데, 게리 킬달 교수는 IBM 직원들이 찾아오기로 한

당일 날씨가 너무 좋다며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날씨를 즐겼고 그동안 IBM

직원들을 멍하니 그를 기다려야 했다. 그는 또 무리한 요구로 IBM 직원들을

화나게 했다. 결국 IBM은 당시 신생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을

체결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P/M의 변형된 복사판인 Q-DOS를 헐값에

사들여 이를 기반으로 MS-DOS를 개발한다. 만약에 IBM이 게리 길달 교수를

찾아간 날 날씨가 나빴다면 지금의 마이크로 소프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애플은 1984년 야심차게 준비한 매킨토시를 발표한다.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Page 14: Episode v0.7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만약에 IBM이

게리 길달 교수를

찾아간 날 날씨가 나빴다면

지금의 마이크로 소프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는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GUI 컴퓨터 였다. GUI는 제록스사에서

먼저 개발한 것이지만 개인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애플이

매킨토시 이전에 개발한 Lisa 역시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개인이 사용할 수는 없었다. 매킨토시에 와서야 실질적으로 개인이 GUI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애플은 슈퍼볼 광고를 위시한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다. 그런데, 애플은 IBM과 반대의 전략을

펼친다. 애플은 하드웨어, OS, 응용 소프트웨어 모두를 직접 개발하는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게 된다. 아마도 애플에게 이 시장은 너무도 중요해서

남의 손에 맞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애플의 처절한 패배! 스티브 잡스는 결국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애플 혼자와 나머지 모든 회사들이

경쟁하는 체제에서는 제 아무리 애플이라도 승리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승자는 IBM 일까? 천만의 말씀. 승자는 IBM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었다. IBM은 시장을 잘못 예측하여 너무 많은 부분을 외주업체에

넘겼고, 컴팩을 위시한 IBM 호환 PC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경쟁력을 잃게

된다. 최근의 일이기는 하지만 IBM은 결국 PC부분을 중국계 업체인 레노보에

팔아 넘기게 된다. 결국 PC 시장의 최대 수혜는 OS를 담당했던 마이크로

소프트와 CPU를 담당했던 인텔에게 돌아 갔다.

시간은 흘러 바야흐로 2010년. 그 대단했던 MS와 인텔의 시대도 주춤하고,

모바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부활한 애플이 맹위를 떨치고 있고, 구글이

맹렬하게 뒤를 잇고 있다. 30년전 그때와 비슷하게 애플과 구글을 위시한

반애플진영은 치열하게 전투 중이다. 애플은 자신의 30년전의 뼈아픈

실태와 IBM PC의 몰락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현재의 애플은 30년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이다. 하지만 변화된 면도 있다. 하드웨어와 OS는 직접

만들지만 어플리케이션은 서드파티 개발자들에게 열어주었다. 앱스토어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였고, 음악, 영화, 방송 등 컨텐츠 유통 채널을

성공적으로 마련하였다.

하지만, 30년전과 마찬가지로 애플은 혼자 하드웨어를 만들고 있고, 삼성,

LG, HTC, 모토롤라 등 수많은 업체들은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 싸움이 과연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IBM이 마이크로 소프트를 선택할 때 그랬던 것처럼.

HP가 <Apple I>을 거부했던 것처럼, 어쩌면 사소한 듯 보이는 무언가가 여러

회사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고, IT 역사를 좌우할지도 모른다.

Page 15: Episode v0.7

미국에서 iT기업 시가총액 1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애플과 MS는 벌써

30년 이상 된 라이벌이다. 매우 일방적인 경쟁구도가 그려진 시기도 물론

있다. 특히 80년 전후 10년간 애플이 PC시장을 선도하고 있었을 때 MS는

애플의 충성스러운 서드파티로서 한 가족과 같은 회사였다. 잡스가 애플을

떠나있던 동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90년대 MS는 시장의 지배자가

되었고 애플은 그 기간 끝없는 추락을 경험해야 했다.

잡스의 복귀는 드라마의 절정이었다. 애플이 MS에게 도움을 청하던 순간,

충성도 높은 애플 사용자들은 치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두 회사가

단순히 경쟁자의 관계가 아니라 앙숙이 된 배경에는 둘 간의 긴 역사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라는 공통의 DNA를 둘러싼 갈등이 놓여있다.

미지의 목적지

사용자들이 느끼는 두 회사 사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실 두 회사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같은 해(1955년)에 태어난

것처럼, 두 회사 역시 같은 해(1976년)에 설립되었다. 잡스가 동료들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자신의 창고에서 회사를 설립할 무렵, 빌 게이츠 역시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회사를 설립했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MITS사의 Altair 8800이 두 회사 설립의 계기가 된 것도 재미있는

공통점이다.

잡스의 마법사 친구 “워즈” 워즈니악은 Altair 8800를 분해하고 재설계했다.

그리고 결국 자신만의 값싸고 사용하기 쉬운 Altair를 만들어 내었다. 잡스는

이 컴퓨터의 판매를 위해 애플 컴퓨터를 설립했다. MS는 아예 Altair 8800이

Special EPISODE

닫힌 애플과 그 적들 인터페이스 전쟁,

애플의 입장에서 MS는 형의 권리와 재산을 도둑질하고 심지어 죽

이려 하는 동생이었다. MS의 입장에서는 아버지(제록스) 재산에

대한 정당한 분배였다.

애플 vs MS

글 | 주상호

[email protected]

Page 16: Episode v0.7

태어난 MITS사에서 Altair용 베이직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였다. 그리고 그 기술로 AppleⅡ의 애플소프트라는 베이직 프로그램을

만들며 애플과 함께 PC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두 회사에게 알테어는 ‘미지의 목적지’(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호의 목적지)인

개인용 컴퓨터(PC)산업을 상징했고, 동시에 두 회사의 기원을 의미한다.

GUI라는 DNA

두 회사의 공통점은 또 있다. WIMP(Window, Icon, Menu, Pointer)로

구성되는 인터페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더글라스 엥켈바트에 의해 고안된

마우스과 그래픽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제록스의 PARC에 와서 PARC

유저인터페이스(PUI)를 낳고, PUI는 다시 애플의 매킨토시 GUI와 MS의

윈도우즈 GUI로 발전하게 된다. 마우스라는 디바이스와 함께 운영되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누구나 손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컴퓨터가 대중화되는 결정적인 계기였으며 혁명이었다.

그 과정에 벌어진 사건들은 이제 신화가 되었다. 애플과 MS 두 회사가

이 GUI라는 유산을 두고 벌인 기나긴 싸움은 마치 이집트 신화 속

‘오시리스’와 그의 동생인 악신惡神 ‘세트’, 혹은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와

그 형제들의 이야기처럼 PC산업의 창조신화가 되었다. 애플의 입장에서

MS는 형의 권리와 재산을 도둑질하고 심지어 죽이려 하는 동생이었다.

MS의 입장에서는 아버지(제록스) 재산에 대한 정당한 분배였다. 이러한

전혀 다른 주장들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집 나갔던 아버지(제록스)가 작은

아들편(MS)에서 큰 아들(애플)을 고발한 사건도 빠뜨릴 수 없는 대목이다.

1981년 잡스가 빌 게이츠를 불러 매킨토시 데모를 보여주면서 시작되어

그 후 16년이나 지속된 이 드라마는, 1997년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면서

갑자기 종결되었다. 1994년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동안

MS가 매킨토시(GUI)와 스프레드쉬트의 대명사 로터스를 베껴왔다”고

말하던 잡스. 그러한 잡스였기에 1997년 맥월드에서 전격적으로 발표된 두

회사 간 파트너쉽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MS에게는 푼돈에 불과한

1억5천 달러를 받고 애플이 MS와 화해해야 한단 말인가. 애플 지지자들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잡스는 당시 애플이 너무도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잡스는 되물었다. “MS에게 법적으로 이기고, 애플이 죽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MS가 애플 주식 1억5천만 달러 어치를 산다는

소식에 애플 주가는 그날 30% 이상 급등했다.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키넥트는 컨트롤러가 없는 유저

인터페이스, 자연 그대로의 신체,

목소리, 사물로 컴퓨터와 커뮤니

케이션하는 인터페이스를 가능케

하는 장치였다.

Page 17: Episode v0.7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터치와 모션

“1976년부터 2000년까지, PC의 전성기는 끝났다." 잡스는 선언했다.

애플은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인식 아래, 디지털

라이프를 책임질 허브와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같은

시기 MS도 거의 내용이 동일한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디바이스와 플랫폼

전략은 달랐다. 애플은 iPod과 iTunes를, MS는 Xbox와 Xbox Live를

꺼내들었다. 각자 음악 산업과 게임 산업이라는 전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든

것이었다. 시장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디바이스적 특성, 컨트롤러와 유저

인터페이스가 전혀 달랐다.

애플은 곧바로 아이팟 돌풍을 일으키며 터치 유저 인터페이스의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내었다. 매킨토시 혁명 이후 또 한번의 유저 인터페이스 혁명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MS는 게임 산업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닌텐도

Wii의 모션 유저 인터페이스(모션 컨트롤러)에 밀려 바라던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운명처럼 MS는 유저 인터페이스에 의한 시련을 또 겪게 된다.

그러나 MS는 1980년대와 다른 위치에 있었고 태도 또한 달라져

있었다. 2009년 6월, E3에서 공개된 키넥트(Kinect)는 다른 차원의

모션 컨트롤러를 보여주었다. MS가 가진 막강한 자본과 PC시장에서의

지배력, 그리고 기술력으로 일구어낸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컨트롤러가

없는 유저 인터페이스, 자연 그대로의 신체, 목소리, 사물로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인터페이스를 가능케 하는 장치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2개의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모션과 사물을 인식하는 카메라

장치였다. 2007년 잡스와 대담하는 자리에서 게이츠가 Wii 모션 컨트롤러와

다른 미래의 인터페이스라며 열변을 토하던 바로 그것이었다.

E3에서 보여진 키넥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피터 몰리뉴의 ‘마일로와 클레어’ 게임 시연은 키넥트가 지금까지 없었던

“휴먼 인터페이스”임을 보여준다. 화면 속 인공지능 마일로와 사용자가

함께 걸으며 대화하는 장면이나, 사용자가 그림을 그려 마일로에게 주는

장면 등은 미국 드라마 시리즈 ‘카프리카’ 속의 아바타를 보는 듯 하다.

MS는 키넥트가 게임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갖가지 다양한

시연을 통해 보여주었다. E3에서 키넥트는 우선 비디오 및 음악감상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먼저 소개되었다. 화상채팅과 가상현실 등을 위한

인터페이스로도 소개되었다. 친구와 화상채팅으로 함께 쇼핑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맵시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모습.

홈미디어, 디지털 라이프 허브로서 Xbox360과 키넥트가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닌텐도와 소니에게 없는 MS의 장점, PC와 인터넷

서비스 등을 연결해 거실(홈미디어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Page 18: Episode v0.7

홈미디어 시장 진입작전

이처럼 홈미디어 시장에서 MS가 제법 큰 싸움을 할 준비가 된 것에 반해

애플TV(2007년)로 대표되는 애플의 홈미디어 시장 진입 작전은 이제 막

시작이다. 2007년 애플TV는 애플의 “취미”사업이었다. 애플의 디지털허브

전략이 아이팟과 iTunes에서 시작된 만큼, 홈미디어 부분은 데스크탑,

모바일에 이은 마지막 영역으로 남겨져 있었던 것.

2009년 9월1일 공개된 새 애플TV는 애플의 디자인 철학 ‘스노우화이트’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제품이였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검은 색의 애플TV.

잡스는 노골적으로 “취미(One more hobby)”라고 소개했다. 제품은

에어플레이(airplay)이외에 혁신적인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드디스크는 제거되었고, 하드웨어 가격은 저렴한 99달러. 영상컨텐츠와

음악컨텐츠는 빌려보는 방식만 가능했다. 따라서 컨텐츠 가격은

99센트~4.99달러로 파격적으로 낮추어졌다. 컨텐츠 공급계약은 ABC, Fox,

Disney, BBC 등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능이나 디자인, UI 등에서 혁신과는 거리가 멀지만, 최대한 시장 진입에

실패하지 않도록 기획된 제품 같았다. 아마 이것은 진실일 것이다. 애플TV는

트로이 목마일 수 밖에 없다. 애플에게는 경쟁력 있는 다수의 제품들이 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아이맥 등. 그들을 대형 TV화면에 불러들일

수만 있다면 경쟁에서 지지 않는다는 구상일 것이다. 당장 N-Screen이

가능한 에어플레이가 주목받는 이유였다. 애플은 비슷한 전적을 이미 가지고

있다. 아이팟은 간단한 MP3플레이어였지만,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파되었고

, 그 효과로 애플이 만든 모든 제품의 판매량 상승에 이바지했다. 게다가

게임기 하나 낸 적 없지만 애플은 이미 휴대용 게임시장의 강자가 되어

있기도 하다. 애플TV가 공개된 날, 새로운 iOS의 기능으로 게임센터와

게임센터를 이용한 멀티플레이 역시 시연되었다.

2007년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대담이 있었다. 진행자는 서로에게

상대방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잠시 농담을 하던 잡스가 말했다. “이봐!,

그때 우리가 서로 처음 만나고 함께 일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 둘은 그 방안

사람들 중에서 가장 젊었잖아? … 요즘, 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방

안에서 가장 나이가 많더라구. ”

혈기왕성했던 창조신화의 주인공들이 완숙하고 노련해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들려줄 다음 신화는 무엇일까. 키넥트가 등장할 11월이 궁금하다.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게임기 하나 낸 적 없지만 애플은

이미 휴대용 게임시장의 강자가

되어 있기도 하다.

Page 19: Episode v0.7

창조력 넘치는 직관 vs 철저히 계산적인 수리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직관’에 의존하는 회사다.”

사실 이 정도의 무책임한 명제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설령 지난

10년간 애플이 내비친 ‘직관’의 힘이 뛰어난 것이 사실이고, 스티브 잡스가

육성으로 “자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라는 선언을 반복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직관과 통찰만으로 애플의 오늘날의 위상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실리콘밸리에서30년을 버텨온 애플의 내공, 그리고

적절한 시대운, 수만에 달하는 직원들의 헌신... 어찌보면 애플이 만들어 온

길이 미래 그 자체였기 때문에 잡스와 애플의 직관은 차례대로 빛을 발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내비친 ‘직관’의 힘은 결정적이었다. 시장조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소비자의 욕구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예언자의 ‘감感’에

의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일 수 있다.

반면 이와는 가장 반대되는 기업이 있다. 다름 아닌 애플과 치열하게 모바일

OS 경쟁을 벌이는 '구글(Google)'이다.

구글 엔지니어들은 절대 '직감'만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이들은 인관관계나 판단력 같은 애매모호한 것들은 정량화 할 수 없다고

믿는다. 때문에 그들은 경험보다는 기계적인 효율을 중시한다. 속도가

중요하고 실제 성과를 중시한다. 또한 사실(Fact)과 베타 테스트(Beta

Test)와 수학적 논리(Logic)을 빼놓지 않는다.

글 | 정탁

[email protected]

Special EPISODE

닫힌 애플과 그 적들 애플과 구글

쏘울 메이트, 이제는 모바일 다리에서 만나다.

애플과 구글은 MS라는 거대한 적 앞에서는 견고한 동맹체제를 유

지해왔다. 이른바 위나라에 맞선 오나라와 촉의 동맹이자, 고구려

에 맞선 나제동맹 관계였다.

Page 20: Episode v0.7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독재체제라면, 구글은 에릭 슈미트(CEO) 세르게이

브린(기술사장) 래리 페이지(제품사장)라는 삼두정치라는 것도 이 같은

문화의 차이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사실 이들 세 명의 개발자 출신 CEO를

합의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적인 논거' 그 이외는 어떠한 것도 불가능

하지 않을까?

문제는 공교롭게도 직관과 수학적 아름다움을 추구한 두 회사가 21세기

초엽, 세계 문명사의 물줄기가 바뀌는 시점에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것이다(물론 MS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것도

사실이다).

애플과 구글의 애증관계

2005년 7월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자그만 OS개발 벤처를 인수함으로써

독자적인 OS개발을 선언하게 된다. 이른바 구글OS다. 사실 그 때쯤 구글이

지향하는 신사업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1기가 바이트 G메일이 탄생했고

구글 어스는 진화를 더해갔으며, 전격적으로 유튜브를 인수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구글의 시대가 열리던 시기였다. 구글 서버까지도 만드는 판국에

구글OS는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요소이기는 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웬 OS냐고 깜짝 놀랬다. 구글은 검색엔진 회사였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검색광고의 시장이 워낙 전망이 좋았기 때문에

갑자기 OS영역을 넘보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불쾌감이라기 보다는

의아함이었다. 특히나 OS분야는 MS라는 막강한 1등업체가 존재했고,

애플도 좋은 OS를 갖고 있었지만 그저 음악회사에 불과했다. 게다가

리눅스는 여전히 돈 안되는 이상적인 대체자에 불과했다. 도대체 구글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2007년 11월 5일, 구글OS의 실체가 '모바일'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08년 10월에는 내친 김에 '오픈 소스'정책까지 발표한다.

구글OS가 실체를 갖춘 안드로이드로 진화하는 데는 약 3~4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당시 안드로이드가 공개된 시점에는, MS가 시가총액

1위를 애플에게 거의 따라잡히고 아이폰의 iOS로 모바일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었다.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Page 21: Episode v0.7

동갑내기들의 협력과 경쟁

우선 재미있는 사실 하나부터 살피고 넘어가자. IT업계에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보니 우연이라는게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삼국지의 주인공인

세회사 CEO(전직 포함)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에릭 슈미트 모두가

1955년생이라는 사실은 우연치고는 너무 극적인 요소를 갖고있다. 우리

나이로 이제 만55세로 최정점을 찍을 나이가 됐다.

가장 먼저 빛을 발한 것은 물론 잡스 였지만,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은 잘

알고 있듯이 빌 게이츠였다. 그는 십수년간 공식적인 세계 부호 1~2위를

오르내렸다. 앞으로 미국 경제계에서 빌 게이츠보다 더 성공한 이를 찾는

다는 것은 난망한 일일 것이다.

구글과 애플의 애증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두 명의 천재 설립자

보다는 현재의 CEO인 에릭 슈미트에 집중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와

빌게이츠라는 인물에 비해 슈미트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천하의 구글이 CEO를 허튼 사람을 영입했을 리 없다. 그는 빌과 스티브와

달리 정통 IT개발자 출신 경영자라는 특이성을 갖고 있다.

Special 닫힌 애플과 그 적들 EPISODE

이제 본격적으로 IT업계의 삼국지가 씌여지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최강의

OS 군단인 MS, 모바일의 개척자 애플, 그리고 절치부심 앱의 최정상으로

군림해온 구글. 이 세 회사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웹2.0 시대를 준비해왔고

이제 그 결실을 맞이하기 직전이다. 즉 전쟁이 터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인 것.

오랫동안 애플과 구글은 MS라는 거대한 적 앞에서는 견고한 동맹체제를

유지해왔다. 이른바 위나라에 맞선 오나라와 촉의 동맹이자, 고구려에 맞선

나제동맹 관계였다.

Page 22: Episode v0.7

에릭 슈미트는 누구?

1955년 4월 27일, 버지니아주 폴스처치(Falls Church)에서 출생.

그의 아머지는 윌슨 슈미트는 존스 홉킨스 대학의 국제경제학 교수로

닉슨 대통령 시절 미국 재무부에서 일을 했다. 어머니인 엘리너는

심리학 석사 출신으로 전업주부로 가정에 충실한 전형적인 동부 와스프

출신이었다. 놀랍게도 이런 집안 배경을 지닌 슈미트는 시대의 흐름에

편승했는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빠져 살게 된다.

당시엔 천공카드로 구멍을 뚫어 프로그램밍하던 시절이었지만 그는

운명적으로 컴퓨터에 빠져 든 것이다. 더 놀라운점은 그는 엘리트 백인

답게 스포츠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장거리 육상에 소질이 있어 학업과

운동을 성공적으로 병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슈미트는 명문

프린스턴 대학의 건축학과에 입학했지만 이내 컴퓨터에 대한 사랑으로

전기공학과로 전화한다. 방학 때마다 당시 세계 최고의 연구소인 벨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이 연구소는 UNIX 운영체제의

성지인 곳이다. 당시 슈미트는 lex라는 컴파일러 프로그램의 탄생에도 큰

기여을 했다고 전한다.

1979년 프린스턴 대학 전기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에릭 슈미트는 같은

해 캘리포니아로 버클리에 입학하고 단 3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이 시기 그는 IT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제록스의 PARK연구소에서

일하며 동년배인 빌과 스티브의 성공을 목도하게 된다. 83년 이후에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로 이적해 자바 개발을 주도하게 되고 2001년까지는

노벨의 CEO로 일했다. 결국 IT업계에서 15년 동안 철저하게 연구하고

세일즈하며 CEO까지 오른 그는 결국 구글의 CEO에 오르면서 역사상

둘도 없는 두 명의 동갑내기 천재들과 자웅을 겨룰 위치에 오른 것이다.

동갑내기인 잡스와 슈미트는 한때 MS라는 거인을 상대하기위해 뭉친

절친한 사이였다. 이는 두 사람의 이력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맥(잡스)과

자바(슈미트)... 이 두 가지 상품만큼 MS와 상극인 상품은 없었다.

때문에 이들의 연대는 회사의 전략 이전에 태생적으로 필요 불가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Special 닫힌 애플과 그 적들 EPISODE

Page 23: Episode v0.7

동일한 배후세력, 메타세콰이아 캐피탈

대중들은 회사의 간판 CEO만을 주목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벤처회사 CEO는

간판일 뿐 보다 중요한 존재는 그 뒤에 있는 벤처캐피탈(VC)라고 할 수 있다.

벤처 캐피탈이 돈이 되는 사업에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철학과 지향하는 노선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투자받는 회사도 아무 돈이나

받는 것이 아니다. 돈의 성격과 철학을 맞춰본다. 21세기 막 성장하던 구글과

애플에 자금은 댄 것은 메타이어 캐피탈이라는 벤처 캐피탈이었다. 흥미롭게

투자를 진행했던 담당자도 마이클 모리츠 (Michael Moritz)로 동일했다(이

모리츠라는 사람도 결국 IT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대형 투자자가 동일하다는 것은 한마디로 형제 회사라는 얘기다.

벤처 캐피탈은 회사의 후방에서 정계와 언론계를 관리한다. 예를들어

메타세콰이어의 라이벌 벤처 캐피탈 가운데 ‘Kleiner Perkins& Byers’가

있는데 이 회사의 핵심인물이 바로 앨 고어 같은 사람이다. 벤처 캐피탈

회사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를 발굴해 대규모 투자를 하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 컨설팅과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원해 준다.

애플과 구글의 연결고리에 서있는 마이클 모리츠는 'Time'지 기자출신이다.

그는 애플 컴퓨터에 대한 책인 ‘The Little Kingdom: the Private Story of

AppleComputer’ 의 저자이기도 하다.

어찌됐건 이런 연고로 인해 '에렉 슈미트'는 구글의 CEO가 될 수 있었고,

곧장 애플의 사회이사로도 활약한다. 사외이사는 애플의 거의 모든

핵심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다. 이 정도 인연이 단순한 벤처 캐피탈

관계로만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잡스와 에릭슈미트가 IT업계에서

이룩한 혁혁한 전과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관계라 할 수 있다.

이 둘은 전략적 파트너를 넘어 가장 친한 IT혈맹으로 활약했다. 2006년

잡스가 슈미트에게 전화를 걸어 사외이사 자리를 제안하면서 서로를 "최고의

회사"로 칭송했다는 얘기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이 됐다. 이어 실질적인

도움이 오고갔다. 아이폰 개발 당시 G메일과 구글맵 디자인을 서로 다정하게

도왔을 정도였다.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이 둘은 전략적 파트너를 넘어 가장 친한 IT혈맹으로 활약했다. 2006

년 잡스가 슈미트에게 전화를 걸어 사외이사 자리를 제안하면서 서로

를 "최고의 회사"로 칭송했다는 얘기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이 됐다.

Page 24: Episode v0.7

동일한 배후세력, 메타세콰이아 캐피탈

그러나 협력관계는 그리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다름 아닌 비즈니스 영역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2007년 이후의 구글의 스마트폰 진입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애플은 2007년 6월 아이폰 계획을 발표하며 앱스토어와의 차별화된

연동성을 통해 휴대폰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구글도 안드로이드 마켓을 발표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는 마치 초기

PC시장과 거의 흡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2008년 안드로이드 진영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 코퍼레이션, 구글, HTC, 인텔, LG,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 모토로라, 엔비디아, 퀄컴, 삼성전자, 스프린트 넥스텔, T -

모바일' 등의 50여개의 IT회사 연합군이 형성됐다.

이에 반해 애플은 언제나 그렇듯 혈혈단신이었다. 20년전 IBM-인텔-

MS의 연합군에 대패했던 애플의 잡스가 얼마나 치를 떨었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마켓을 발표하자 스티브 잡스는 “너무나

불행하게도 구글이 애플의 핵심 비즈니스로 진입했다”고 토로했다.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사표현이었다.

결국 2009년 9월 에릭 슈미트는 애플의 사외이사직에서 사임 결정을

내린다. 7월에 벌어진 구글 보이스의 앱스토어 진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의 후폭풍이었다. 앱스토어의 정책상 특정 업체의 앱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애플은 무리한 결정으로 밀고 나간다. 이 사건으로 애플

내에서 입지가 줄어든 슈미트의 결단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이후

구글과 애플은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해 11월 구글은 모바일 광고회사인 애드몹을 7억5000만 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애플이 눈독을 들이던 회사였다. 곧장 애플은

구글이 인수를 추진하던 온라인 음악 사이트 라라 미디어를 8500만 달러에

전격 인수하는 반격을 택한다.

갈등의 최정점은 2010년 1월 구글이 직접 디자인한 안드로이드

'넥서스원'의 출시였다.

구글은 인터넷 회사로 하드웨어는 취급을 하지 않는 정책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을 직접 견제하기 위해 HTC와 제휴를 맺고 애플의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Page 25: Episode v0.7

핵심 비즈니스 영역을 공격한 것이다. 홍보 문구 역시 "아이폰에 없는

넥서스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잡스가 옛 친구인 슈미트에게 자신의

주머니를 털렸다며 발끈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이어 애플의 행보는 짐작이 어렵지 않았다. 구글의 핵심 영역은 다름아닌,

'온라인 광고'시장이었다. 그렇다면 애플은 '모바일 광고'시장으로

치고나간다는 것은 곧 업계의 기정사실이 됐다. 실제로 애플은 구글의

넥서스원이 발표되는 날짜에 '콰트로와이어리스'란 온라인 광고 회사를

인수해 버렸다. 나아가 애플에도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기본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MS로 바꿀지 모른다는 뉘앙스까지 풍기고 나섰다.

두 회사의 전쟁은 어디까지 확전될 것인가?

사실 이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애플TV가 나온다면 곧장

구글TV가 나올 것이다. 구글 비행기가 나온다면 애플 비행기가 안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이 두회사는 한마디로 완벽한 경쟁회사가 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MS의 선택이 중요해 지고 말았다.

현재 객관적인 수치에서 이 세회사의 외형적인 규모는 완벽하게 같아지고

말았다. 누가 우위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이제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모바일에서 밀리면 전체 구도에서도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 OS가 여전히 그 중심에 있고, 컨텐츠와 광고는 가장 핵심적인

비즈니스 영역이라는 것. 이제 구도는 확실해졌다. 이 회사가 치열하게

싸울 수록 소비자들의 이익은 더 극대화 될 것이라는 것. IT역사의 승리이자

자본주의의 위대한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언제까지 이런

구도가 계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Special EPISODE닫힌 애플과 그 적들

누가 우위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이제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것

이다. 확실한 것은 모바일에서 밀리면 전체 구도에서도 밀릴 수 밖

에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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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7: Episode v0.7

People EPISODE

선악과(善惡果) 애플,

그리고 종교인을 닮은 스티브 잡스

잡스신과 애플교는

과연 어떠한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

글 | 정탁 [email protected]

글 | 조희제 [email protected]

“내가 배운 바에 따르면 영웅 중에는 장차 순교자가 되는

긍정적인 영웅이 있고, 장차 폭군이 되어 비참한 최후를

마치거나 정점에서 파멸하는 부정적인 영웅이 있었다…

”(신화학자 이윤기, 2002년 12월)

‘세속도시’의 저자로 유명한 세계적인 신학자 하비 콕스는

2009년 하버드 대학 퇴임을 맞이해 발표한 '종교의

미래'라는 저서에서 종교의 시대를 다음과 같이 셋으로

분류한 바 있다.

제1시대는 '신앙(Faith)의 시대'다. 예수탄생과 그의 죽음

이후 300년 정도가 이 시기로,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뜨겁게 활약하던 시기다(반드시 기독교에 국한하기

보다는 모든 종교가 창시자 이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제2시대는 '믿음(Belief)의 시대'다. 성직자 계급이

등장해 자신들이 예수 12제자의 권위를 이어받았다며

추종자들에게 복종을 강요는 교조주의 시대다. 이

과정에는 서로를 '이단(異端)'으로 단죄하는 전쟁이

빈발해지며 이는 약 20세기 후반까지 이어졌다. 제3시대가

'성령(Spirit)의 시대'로 우리가 살고있는 지금이 이

시대에 속한다. 예수가 활동하던 시대와 흡사하게 개인의

영적 체험을 중시하고 공동체에서의 실천과 사회적 참여를

강조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20세기 이후 종교의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지적이

활발하게 제기됐다. 과학과 이성의 시대, 한마디로 “신은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게 말하면

제2시대의 종말을 의미할 뿐이었다.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은 더욱 거세졌고 사회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이 종교 활동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상호보완적으로

변했다. 마치 다신교(多神敎)의 시대로 접어든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각종 뉴미디어를 통해서 어디서나

신(神)은 물론이고 잡귀(雜鬼)들까지 넘실거린다. 야구장,

증권시장, 심지어 IT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

‘성령’의 시대를 어떻게 해석해야만 할까?

애플과 잡스의 행보에서도 우리는 종교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마치 이들은 하나의 종교가 세력을 확장하듯 수많은

소비자들을 개종시켰고 그들을 하나의 경제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잡스의 강연은 마치 예언자의 그것처럼

Page 28: Episode v0.7

EPISODE

“절대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

그리고 무모한 결정을 두려워하지 말라”

“STAY HUNGRY STAY FOOLISH”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인터넷에서 유통되며,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컨텐츠

생산자들은 아이튠즈와 앱스토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경제적인 십일조를 공여하기 시작했다. 잡스가 강요한

것이 아니지만 상당수가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스스로의 확신에 의한 공범이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잡스신(神)-애플교(敎)’란 팩트가 아닌 이른바

‘알레고리’다. 전 세계 그 누구도 잡스가 새로운 종교를

창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애플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종교적인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체험, 자발적 참여,

비밀주의, 사용자들의 적극적 옹호, 그리고 때론 맹목적인

추앙까지…. 이른바 성령의 시대, 애플의 위상은 종교와

흡사하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스티브 잡스가 존재한다. 애플교의

핵심이 잡스라는 사실은 비단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 60억 인류가 명쾌하게 인지하고 있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스티브의 어떠한 측면이 신앙의 시대의 종교와

닮아 있는가. 다시 한 번 밝히는 점은, 이 같은 비교는

모두가 알레고리라는 점이다.

Page 29: Episode v0.7

EPISODE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출 생

예술성

십계명

패 션

설 교

부 활

Page 30: Episode v0.7

EPISODE

#1. 극적인 출생-성장 스토리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적 영웅 이야기는 ‘영웅

사이클’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패턴을 따른다.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어린 시절에 고난을 당하고, 어느 날

문득 자기 존재의 본질을 만나게 되고, 구도(求道)의 길을

떠나게 되고, 신고만난(辛苦萬難) 끝에 뜻을 이룬 다는 것.

예수는 허름하기 짝이 없는 마굿간에서 태어난다. 그것도

처녀의 몸에서 태어난 것이다. 아버지 없이 태어난 자. 잡스

역시 아버지가 없기는 마찬가지 이다.

석가모니의 탄생 역시 일반적이지는 않다. 왕의 아들로

태어나긴 했지만 마야부인의 겨드랑이를 통해 낳았다고

전해지며, 태어나자마자 고고성을 울리는 대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이상한 말을 남겼다. 게다가 어머니를

7일만에 잃고 이모의 손에서 자라게된다. 석가모니는 자신의

유일한 자식에게 라훌라라는 이름을 붙였고, 라훌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장애’를 뜻한다. 잡스는 어쩌면 그의

친부모들의 라훌라일지도 모른다.

무함마드는 더 심각하다. 태어날 때 부터 유복자로

태어났고 어머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잃었다. 이후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는데, 할아버지 역시 무함마드가

10살 무렵에 돌아가시고 결국은 가난한 삼촌에 의해

길러지며 어린 나이에 중동일대를 떠도는 상인들도

따라다니고 목동일도 했다.

스티브 생부의 고향이 이스라엘과 인접한 중동으로까지

확장되는 면도 흥미롭다. 시리아의 역사는 메소포타미아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후 알렉산드로 대왕, 로마, 몽골은 물론

프랑스와 러시아의 간섭을 받아온 비극의 땅이다. 지금은

중동국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인접한 이스라엘과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에 관련된 출생에

얽힌 이야기는 결코 드라마에서나 엿보이는 흔한 소재가

아닌 것만큼은 분명하다.

스티브 잡스는 1955년생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

출생지부터 IT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다.

또 이 샌프란시스코는 이 사랑과 평화를 외치던 히피들의

고향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얼굴에서 보통의 미국인과 다른 이국적(?)인

분위가 풍긴다. 실제 그의 생부(生父)가 중동 출신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생모는 미국인 조안

쉬벨(Joanne Carole Schieble)이고, 아버지는 시리아인

압둘파타 잔달리(Abdulfattah Jandali)다.

대학원생인 이들 젊은 부부(훗날 결혼했다가 이혼한다)는

덜컥 스티브를 임신하고 차근차근 입양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당초 입양을 약속했던 변호사 부부가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해안경비대원과 회계원으로 일하는 폴 잡스와

클라라 부부에게 입양시킨다. 갑작스러운 변경에 당황한

생모는 단 하나의 약속, “잡스에게 대학교육을 받게 한다”는

조건으로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맡긴다.

이후 잡스의 인생은 알려진 그대로다. 양부모의 사랑에 의해

길러진 잡스는 이후 고집스럽게 컴퓨터에 파고들었다. 고교

시절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당초 반항적이고 집요한 스티브의 성격을 더욱

강고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가치 없는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확실하고 대단한 일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티브의 생부는 고향인 시리아로 돌아가 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일했다. 스티브는 나중에 생모와는 해후했지만

아버지를 만났다는 기록은 없다.

Page 31: Episode v0.7

EPISODE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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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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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잡스 폰트에 꽂히다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이슬람의 교리에 따르면 지고의 존재인 알라가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현시했을 때 알라가 직접 이슬람의 성서인

꾸란을 아랍어로 계시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아랍어를 아름답게 새기는 칼리그래피(calligraphy)를

최고의 예술로 여긴다. (동양은 이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선현들의 문자를 종이 위에 아름답게

새기는 과정을 통해 정신을 수양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랍어 칼리그래피는 무슬림들에게 영적인 의미도 지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슬람에서는 우상숭배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종교의 절정인 알라와

무함마드의 얼굴조차도 묘사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으로서 글자를 예술화하여 각종 장식 문양으로

사용하게 되기도 하였다. 이슬람 문화에서 서예란 예술의

극치였던 것이다. 이슬람 초기 시대에 이러한 칼리그래피는

양피지나 혹은 이집트로부터 건너온 파피루스위에

쓰여졌다. 9세기 중엽 중국으로부터 종이가 전래되면서,

칼리그래피가 크게 발전하게 되는데, 이는 종이는 양피지나

파피루스에 비해 가격이 더 쌌을 뿐 아니라 자르기도 쉽고

색을 입히기도 훨씬 쉬웠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리드 대학교(Reed)는 칼리그래프(Calligraphy,

서예)에 관한 한 미국 전체에서 최고의 학교였습니다.

캠퍼스 이곳저곳의 각종 포스터는 전부 아름다운 붓글씨로

장식되어 있었죠. 학교를 그만두고 더이상은 교양

강의를 들어야 할 의무가 없었기에 저는 붓글씨 강의를

청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참 멋지고, 역사적으로

흥미로우며, 미적으로 미묘해서 과학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죠.”(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대학 연설)

종교와 문자는 인류의 거대한 발자취에서 가장 밀접하게

엉켜있다. 예언자의 말씀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문자가

발명됐고, 이를 더 아름답게 포장하기 위해 칼리그래피가

발전했으며, 또한 이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인쇄술이 발전한 것이다.

백수 시절의 잡스는 리드대학에서 우연치 않게

칼리그래프를 공부했다. 그는 세리프체와 샌세리프체의

차이를 알게 되었고, 알파벳 글자에 따라 글자간의 간격이

달라지는 것을 파악한다. 마치 동양의 고전을 배우는

조선의 선비들이 붓을 잡고 서예를 배우듯, 그는 그렇게

아름다운 문자의 세계에 매달렸다. 물론 당시의 잡스는

타이포그래피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10여년이 지나서 처음 맥킨토시 컴퓨터를 설계하게 될

때 잡스는 타이포그래피에 관해 아는 모든 지식을 맥에

집어넣었다. 애플의 맥이 가장 아픔다운 서체를 제공하는

컴퓨터라는 점은 매우 중차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후 30년

가까이 세상에서 출판되는 거의 대부분의 출판물은 결국

맥을 통해 디자인 되고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애플의

정통성이 인류 문명과 맞닿아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Page 33: Episode v0.7

EPISODE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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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

십계명

패 션

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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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4: Episode v0.7

EPISODE

제사장, 선지자, 지도자의 모습이 자상한 적이 있었던가?

그들의 언어는 매우 단정적이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야훼는

먼저 이스라엘 민중들은 공포에 떨게 한다. 시내산에 검은

구름, 천둥과 번개가 몰아쳤고 드높은 나팔소리가 기괴한

음조로 울려퍼졌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민중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사막에서 모두 죽을 수 있다는 공포.

그들은 지도자이자 제사장인 모세를 찾았다. 어찌하면 신의

진노를 가라앉힐 수 있는지를 물었다. 모세가 민중들의 뜻을

안고 시내산에 올랐다. 야훼는 불기둥 안에서 모세에게

지시를 내렸다.“백성들이 산에 올라와서는 안 된다.

올라오면 죽일 것이다. 나의 뜻은 앞으로 모세 너를 통해

전할 것이다.”

이렇게 권능을 부여받은 모세는 야훼의 뜻이 담긴

태블릿(돌판)을 받아왔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금도

목숨처럼 믿고 따르는 기독교의 10가지 율법(십계명)이

이렇게 내려졌다. 그 태블릿 첫줄에는 야훼의 첫 번째 계명

‘나 외에 다 른 신을 섬기지 말라’가 선명히 적혀있었다.

제일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찌니라.

제이는,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제삼은,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제사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내라.

제오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제육은, 살인하지 말지니라.

제칠은, 간음하지 말지니라.

제팔은,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제구는, 네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3 모세, 그리고 태블릿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세상에 ‘HP가 다음에 어떤 컴퓨터를 만들까?’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2010년 1월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단지 애플이

어떤 컴퓨터를 만들었을까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뉴스위크 편집장인 스티븐 레비는 “스티브

잡스의 발표는 마치 록스타 공연 같다”고 말한다.

그랬다. 그날의 잡스는 록 스타였다. 기자회견장(그것을

기자회견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불분명하지만)에

입장하는 잡스를 보고 청중들은 모두 기립해서 환호성을

질렀다.

잡스는 쉽사리 ‘공연’을 시작할 수 없었다. 잡스가

“쌩큐”라고 인사하자 관중들은 다시 환호했고 잡스는 다시

“쌩큐”라고 화답해야 했다. 잡스는 프리젠테이션의 첫

화면을 열기 까지 무려 여섯 번이나 “쌩큐”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잡스는 “2010년을 마술 같고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작하고

싶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가 열어보인 신제품 소개의 첫

화면은 놀랍게도 제사장 모세가 십계명을 태블릿(돌판)에

받는 장면이었다.

잡스가 선보인 태블릿PC의 이름은 아이패드. 잡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표정은 “이 태블릿PC에는

모세가 야훼로부터 받은 태블릿의 십계명만큼이나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하는 듯 했다. 그리고 이 돌판에 세겨져

있는 문구는 금지의 언어로 가득차 있었다.

제일은, 너는 아이패드 외에는 다른 어떤 기기도 네게 있게

말찌니라.

제이는 아이패드만 숭배하라. 킨들보다 단지 10달라만 비쌀

뿐이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Page 35: Episode v0.7

EPISODE

제십은,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찌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찌니라.

참고로 구글의 십계명도 여기 있다.

구글의 십계명

1.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온다.

2.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3.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낫다.

4. 인터넷은 민주주의가 통하는 세상이다.

5. 책상 앞에서만 검색이 가능한 건 아니다.

6.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7. 세상에는 무한한 정보가 존재한다.

8. 정보의 필요성에는 국경이 없다.

9. 정장을 입지 않아도 업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10. 대단하다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

<구글 파워>

제삼은, 아이패드로 전화를 걸려고 들지 말라. 잡스님은

너희에게 이미 아이폰을 내려주시지 않았던가. 그러니

너희들은 아이패드와 스카이프를 이용해 전화를 걸려는

시도는 무모한 따름이니라.

제사는, 사진을 찍으려 들지 말라. 화상채팅을 위한 앞면

카메라도 부질없고, 사진 촬영을 위한 후면 카메라 또한

부질없나니. 사진은 그저 지난 10년간의 낡은 유산일

따름이니라.

제오는, 멀티테스킹 따위를 논하지 말지어다. 아이패드에

들어있는 엄청난 수의 게임들은 어찌하려 하느냐? ‘니드 포

스피드’를 하면서도 다른 프로그램을 신경 쓸 겨를이나 있단

말이더냐?

제육은, TV에 연결하지 말지니라. HDMI 출력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아이패드는 그 자체로 너희들이

좋아하는 쇼를 보기에 대단히 훌륭하고 편한 기기가

아니더냐.

제칠은, 키보드를 연결할 생각도 부질없다. 아이패드에

USB 포트도 없지 않느냐. 아이패드는 너희들이 그동안

써왔던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와 동일한 방식으로

너희들의 컴퓨터에 연결될 것이다.

제팔은, 위치정보를 탐하지 말지어다. 완전한 GPS는 없다.

한달 후에 나올 값비싼 3G 모델에서나 제공될 것이니라.

제구는, 아이패드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아이탐폰”이라는 단어가 트위터의 최신 토픽이 되었음을

이미 알고 있나니.

제십은, 아이패드를 의심하지 말지니라. 뉴욕타임즈의 말을

기억하라“아이패드는 한두개의 산업에 변화를 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휴대폰과 노트북 사이의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단하는 사람은 바보처럼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http://inventorspot.com/articles/

steve_jobs_ipad_ten_commandments_37182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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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전통적으로 무채색은 종교인들의 복장이었다. 특히

검은색은 천주교에서는 슬픔, 속죄, 죽음을 의미했기 때문에

위령미사나 장례미사 때 주로 입는 옷이었다. ‘수단’이라

부르는 검정옷은 신부들에겐 일종의 상복(喪服)이다. 사제는

그걸 입고서 자기자신의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검정 수단은 이 땅에서의 죽음, 세속에서의 죽음을 뜻한다.

더불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포기도

의미한다.

불교 또한 마찬가지이다. 승려의 가사는 아직도 천 조각들을

기워 만들고 있고 천 조각이 많을 수록 지위가 높은

승려이다. 이는 고대 인도의 승려들이 시신을 쌌던 천이나

버려진 천 조각을 기워 가사를 만들었고, 그래서 출가한 지

오래된 스님의 가사일수록 기운 천의 조각 수가 많았다는

사실에서 기인한 것이다. 또 가사의 색은‘괴색(壞色)’으로

불리는데 ‘원래 색에서 멀어진 색’이란 뜻으로 천 조각에

황토로 물을 들여 원래 색을 뺐던 는 ‘무아(無我)’와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

죽음이 주는 어두운 이미지 뿐만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종교인들은 관리의 편리성과 속세로부터 떠나 있다는

단절의 상징으로 검은색을 애용해왔다. 이는 기독교,

천주교, 그리스 정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같은 서방의

주요 종교는 물론이고, 심지어 유교와 원불교 등 동양의

종교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FIT의 루스 루빈스타인 교수가 "잡스의 철학은 민주주의와

공유(sharing)다. 그는 옷으로 다른 팀원과 구분되는 걸

원치 않는다. 티셔츠·청바지는 신념을 구현하려는 '성직자의

옷차림(clerical outfit)'이지 쇼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애플빠의 과도한 상상만은 아닌 듯 하다.

#4 사제복? 검은색 터틀넥 패션

애플은 탄생부터 하얀색을 기본색으로 삼아왔다.

한동한 투명한 색이나 회색이 유행을 타기도 했지만,

가장 아름다운 맥은 여전히 하얀색이다. 지금도 수많은

아이폰 유저들은 ‘아이폰4-화이트 버전’를 구매하기 위해

청약열풍에서 잠시 비켜있을 정도다. 반면에 스티브는

어느 순간 검은색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아버렸다.

마치 자신이 밝음을 잉태하는 어둠의 존재인양 말이다.

잡스에게 있어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는 사제의 복장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애플로의 복귀 이후,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이후에 이 복장은 공사석을 가리지 않고 잡스의 예복이자

생활복이 되어버렸다. 마치 편집증을 지닌 사람처럼 수백

벌을 쌓아놓고 그 옷만을 고집한다고 한다. 어느 날 뉴욕의

잇세이미야케 사무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검정색 긴팔의 터틀넥을 수백 벌 사고 싶다"

이런 제안을 한 사람은 스티브 잡스 본인이었다. 그는

잇세이미야케 검정 터틀넥을 수백벌을 갖고 있는데 이제

다 떨어져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는 것. 한 벌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그 상품은 뉴욕에 재고가 없었고 일본에서는 이미

절판된 제품이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자 업체 측에서는 "수백 벌을 주문하는 것이라면

새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제안하게 됐다. 이에 잡스는 "지금

갖고 있는 터틀넥의 색과 촉감, 특히 소매를 걷어 올렸을

때의 느낌이 마음에 들어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 아니면

싫다"고 거절한다.

결국 동일한 제품을 생산해주기로 결정하고 그에게 갖고

있는 제품을 샘플로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잡스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몇 개 남지 않은 귀중한 물건을 보낼수는 없다"

"그 대신 실리콘 밸리까지 온다면 보여줄 수 있다"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Page 38: Episode v0.7

EPISODE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출 생

예술성

십계명

패 션

설 교

부 활

Page 39: Episode v0.7

EPISODE

성인(聖人)들의 목소리는 현세에 남아있지 않다. 단지 문자로

기록돼 그 정신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당시에는 ‘마이크’도

없었고 파워포인트도 없었다. 때론 후배들을 가르치듯

조근조근 이야기 했을 것이고, 수 많은 대중을 모아놓고

사자후를 토해내기도 했을 것이다.

세존이 어느날 법좌에 오르니 대중이 모여 숨을 죽이고

법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수가 종(鐘)을 치며 말했다.

“법왕(法王)의 법(法)을 잘 보아라. 법왕의 법은 이와 같다.”

세존이 곧 자리에서 내려왔다. <선문염송>

잡스가 심취해있다는 선불교의 프리젠테이션 방식이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내려오거나, 할! 이라고 사람들을

호통을 치거나, “부처는 마른 똥막대기”라고 뜬금없는 말을

해버린다. 말로 설명하기 보다 행위를 통해 대중 혹은 상대방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방식이다.

예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어떤가? 그 역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실행할 뿐이었다.

주께서 그 여자를 보시고, 가엾게 여기시며 울지 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서, 관에 손을 대시니, 메고

가는 사람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젊은이야, 내가 네게 말한다. 일어나거라" 하셨다. 그러자

죽은 사람이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께서

그를 그의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누가복음서>

예수나 마호메트가 누구를 가르쳤던가? 아니다. 그들 단지

메신저였을 뿐이다. 권력과 금권에 눈이 먼 당시 사람들에게

순수하고 신실한 시대정신을 성인들의 입을 통해 대신하여

말하게 했던 것이다. 마치 잡스는 성인들을 벤치마킹 하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

#5 신의 뜻을 전하는 단호하고 차분한 연설.

장면 1. 잡스가 청바지를 입은 채 나타나 엉뚱하게도 바지

주머니 위에 달린 작은 주머니를 가리킨다.

“이 주머니가 뭐에 쓰는 건지 알아요? 난 그게 늘

궁금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이건 바로...”

그리고 그 조그마한 주머니에 걸맞은 앙증맞은 아이팟을

꺼낸다.“아이팟을 넣고 다니라고 만든 주머니죠.

그는 프리젠테이션의 제왕이다. 그의 키노트 모습은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건낸 일종의 퍼포먼스이자, 부흥회에

참석한 제사장의 한바탕 마당놀이었다.

그는 누구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스탠포드 연설에서와

마찬가지로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을 반추할 뿐이다. 하지만

결국은“Stay Hungry, Stay Foolish"라며 칸트식으로

얘기하면 정언명령을 구사한다.

잡스에 대한 열광은 넬슨 만델라나 에이브라함 링컨에게

가지는 즉, 위대한 인간에 대한 ‘존경스러운 열광’ 이 아니다.

왠지 거역하면 안 될 것 같은 아우라. 그의 말은 법률이 될 것

같은 위압감. 그리고 그 위압감을 멋지게 포장한 유머 감각과

캐주얼한 옷차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사장은 신이 아니라

신과 신도들을 연결시켜주는 존재다. 가끔 제사장의 권위에

눌린 사람들이 제사장을 신과 동격으로 여기고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이게 문제가 될 때가 있다.

제사장의 교시는 간단했다. “전화기를 그렇게 잡지 말란

말이야. 그런 식으로 잡으니 소리가 잘 안들리지. 이 문제는

원래 해결이 안되는 거였다고.”

이 말이 진실인지, 아니면 잡스가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뱉은 왜곡된 신의 목소리인지는 알 길이 없다. 잡스의 말을

믿는 쪽은 그를 여전히 숭배할 것이고, 비판하는 쪽은 그의

반대편에 서게 될 것이다.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Page 40: Episode v0.7

EPISODE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출 생

예술성

십계명

패 션

설 교

부 활

Page 41: Episode v0.7

EPISODE

부활 혹은 귀환은 비단 예수의 부활만이 아니라 신화나

전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고대의 카니발은 죽음과 반복 그리고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고대 사회는 1년 단위로 다시

태어난다. 기존 사회 질서는 한계에 다다르고 카니발이라는

무질서하고 폭력적인 혼돈의 축제를 거쳐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킨다. 이는 상징적으로는 죽음과 새로운 탄생이라는

이미지가 되고, 정치적으로는 혁명과 새로운 정치권력의

탄생으로 치환된다.

슬라보예 지젝의 지적처럼 현대의 대중문화와 현실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죽은자의 귀환이다. 고대와

현대를 통틀어 가장 신화적인 요소가 이 죽음과 부활이다.

잡스는 애플의 수장에서 물러났다가 돌아오는 정치적

죽음과 부활, 그리고 인간으로서 죽음의 목전까지 갔다가

살아나는 생물학적 죽음과 부활이라는 두번의 부활을 몸

속에 각인하고 있다. 그와 애플이 단순히 성공한 경영자와

기업이 아니라 신화가 되는 것. 그리고 대중들이 잡스를

미래로 인도할 제사장으로 바라보거나, 반대로 빅브라더의

면모를 보이는 악의 화신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로 잡스의

부활이 하나의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지젝의 말투 빌어 설명하자면, 그의 죽음과

부활은 MS로 대표되는 상징계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80년대의 애플과 잡스가 다시 귀환한 것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죽음은 모바일과 UX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계속 소환되었고, 마침내 잡스와 애플은 부활의 신화를

이룩하게 된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상징계를 떠돌던 잡스가

실재계를 구성하는 주요한 플레이어가 되는 순간 그는 더이상

신화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가 마주보아야 할 대상은 신화

속 잡스가 아닌 기업가 잡스일 것이다. 자본에는 국경도 없고

영혼도 없다.

#6 죽음/부활(Rebirth)

“그렇게 죽음을 직면한 채 하루 종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저녁에 조직 검사를 받았죠. 내시경을 통해 종양 샘플을

채취하는 검사였습니다. 저는 그럭저럭 차분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그러더군요. 현미경을 들여다본 의사가

울더라구요. 저의 암은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아주 희귀한

췌장암으로 판명되었다고요. 저는 수술을 받았고 이제는 다

나았습니다.”<스티브잡스, 스탠포드 연설 2005년>

잡스는 2004년 ‘신경내분비 아일릿 세포종양’이라는 특이

췌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거의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셈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의 죽음 가능성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체중 감소가 있었고 "건강

문제가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좀 더 복잡하다." 라는

이야기를 끝으로 휴직을 결정했다. 2008년 그의 몸은 갈수록

수척해 갔다. 즉각 건강이상설이 제기됐고 애플의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애플교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시점이었다.

결국 2009년 6월 간 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을 제외한 그 어떤 나라에서라면 불가능한 수준으로

빠르게 뇌사자의 간을 이식 받았다. 돈으로 의료가 가능한

미국이기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하지만 애플의 투자자라면 자신의 간이라도 떼어내 줄

사람들이 한 트럭은 될 것이다. 그의 건강 악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호르몬 이상으로 2009년부터 호르몬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건 그는 애플의 부활을 이끌어 내면서 동시에 자신의

건강을 크게 상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대 의술로 이해

두 번의 부활을 이뤄냈다. 마치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고행을 통해 해탈에 성공한 석가모니와 마찬가지로.

제사장(祭司長) 스티브 잡스, 접신과 열락으로 인도하다.People EPISODE

Page 42: Episode v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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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3: Episode v0.7

EPISODETech & Human

인간은 진보하면서 퇴화했다

인류가 동물과 달리 우수한 두뇌를 이용해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답이 있겠지만 진화론에

따르면 이 질문의 가장 중요한 답 가운데 하나는 바로

손이다. 인류는 직립보행을 하면서 손의 자유를 얻었다.

인류의 기원으로 불리는 ‘손재주 있는 사람’ 호모 하빌리스는

다섯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고 230만년 전까지 사냥을

하며 살았다. 그리고 그 손놀림으로 얻은 정교한 기술은

발굽이나 날개, 뭉툭하거나 뾰족한 발가락 따위로 무장한

다른 척추동물들과 차원이 다른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손을

사용하며 뇌의 용량이 커졌고, 그 뇌를 통해 도구라는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이 바보들아!

손가락, 애플 그리고 인간

글 | 이완배・자유기고가

[email protected]

1990년대 이후 데스크탑 컴퓨터가 일반화하면서 인간의 입

력행위에 심각한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아이패드는 인간의 몸 전체에 반응한다. 아이패드는 사실상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컴퓨터의 형태다.

EPISODE

Page 44: Episode v0.7

EPISODE

인류에게 손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는 인류가 창조한

수많은 신들의 모습을 보면 잘 나타난다. 중생을 보살피기

위해 보다 많은 손이 필요했던 관세음보살은 천 개의 손을

가졌다. 힌두교 시바파의 최고신 시바의 손은 10개였으며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에 등장하는 마왕 라바나는

머리가 10개, 손은 그 두 배인 20개였다.

손은 신체 부위 가운데 뇌의 명령을 가장 충실히 이행하는

입력도구다. ‘뾰족한 칼을 만들자’고 생각하면 이

사고(思考)는 신경세포를 통해 손에 입력되고, 손은 돌이나

쇠를 갈아 뾰족한 칼을 만들어냈다. 지금 우리의 생활을

봐도 마찬가지다. 10개의 긴 손가락은 뇌의 명령을 가장

역동적으로 이행하는 입력 도구다. 수저로 음식을 먹고,

컵을 들어 물을 마시고, 펜으로 글을 쓰고, 옷을 입고,

각종 도구를 사용하는 모든 행위의 1차 입력자는 손이다.

특히 지식을 기록하고 감성을 표시하는 데 있어 손은 실로

유용한 도구였다. 유려한 손동작으로 그림을 그리고,

섬세한 움직임으로 글씨를 만든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하면

역사이고, 어떻게 표현하면 예술이다. 모든 사람의 글씨체는

반드시 달라서 서체만으로도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손은 사람의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만큼 손은

인간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데스크탑 컴퓨터가 일반화하면서

인간의 입력행위에 심각한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물론 그

입력은 여전히 손을 통해 진행됐지만 쓰고 그리며 자유롭게

직선과 곡선을 오갔던 창조적인 손놀림은 급속히 사라졌다.

자판을 누른다, 마우스를 클릭한다, 이 단순한 두 행위로

손가락의 움직임은 제한되기 시작했다. Copy & paste

기능은 손의 수고로움을 실로 크게 덜어줬으나 손동작의

미묘한 변화마저 제한하기 시작했다.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입력도구로서 손은 점차 퇴화돼갔다.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이 바보들아! 손가락, 애플 그리고 인간Cover story EPISODE

Page 45: Episode v0.7

EPISODE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이 바보들아! 손가락, 애플 그리고 인간Cover story EPISODE

애플, 새로운 손의 역할을 창조하다

모름지기 인간의 역사가 손놀림의 정교함과 함께

발달해왔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애플의 제품들은 인간의

행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데스크탑 시대를 상징하는 click이라는 단조로운 단어는

아이팟 터치를 거치면서 touch, flick, tap 등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손동작을 가능하게 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워낙 많아 신기하지 않지만 아이팟

터치가 처음 나왔을 때 애플의 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휠을 돌리면서 불편하게 찾아야 했던 손동작은

‘휙’하고 움직이는 부드러운 손가락의 터치로 대체됐다.

마우스 버튼을 두 세 번 끙끙거리며 눌러야 확대 또는

축소됐던 사진 이미지는 이른바 멀티터치로 바뀌었다.

검지와 엄지를 모으고 휙 하며 두 손가락을 벌리면 마술처럼

그 이미지는 확대됐다. 인간의 손과 손가락이 애플의

제품들을 통해 다시 부활한 것이다.

입력도구로서 손가락이 얼마나 화려하게 부활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는 소셜 네트워킹 게임 ‘신의

손가락(GodFinger)’이다. 이 게임의 유저는 손가락만으로

별을 지배하는 지배자가 될 수 있다.

동영상을 보면 중지의 부활이 단연 눈에 띈다. 평소 미국식

욕을 사용할 때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이 손가락이

움직임의 축이다. 데스크탑 시대에는 거의 퇴화됐던 엄지도

멀티터치의 중심에 섰다. 커플링 낄 때나 사용되던 약지는

세상을 늘렸다 줄였다 마음껏 주무른다. 전체적인 동작은

수화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손 예술을 하는 듯도 하다.

이 같은 동작들은 인간의 두뇌 체계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손동작이 현란해질수록 인간은 창조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1950년대 캐나다 외과의사인 펜필드는

뇌의 활동과 신체 각 부위의 상관관계를 지도로 그린 바

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뇌와 가장 상관관계가 큰 신체

영역은 손과 손가락이다. 아이패드는 손에게 보다 많은

http://blog.naver.com/cutebabo?Redirect=Log&logNo=100891365

70&jumpingVid=9EF5676115BDC7511FA98880C6DFA2B198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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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6: Episode v0.7

EPISODE

자유를 주었고 인간은 이 자유를 통해 더욱 창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본성과 함께하는 아이패드

최근 인기를 끌었던 아이패드용 마술을 보자. 한 일본

마술가가 제작한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영상을 보고

‘신기하다’고 감탄했지만, 사실 그 신기함 속에는 손의

자유로움을 마술에 이용해보고자 했던 일본 마술가의

기발한 창의성이 출발점이었다.

창의성 외에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찾는다면 동영상에서

보듯 아이패드는 인간의 몸과 함께 리듬 있게 움직이는

도구라는 점이다. 컴퓨터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고장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물건으로 알려졌다. 랩탑

컴퓨터는 책상 위가 아니면 무릎 위(lap top)가 고정

좌석이었다. 이 PC 앞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노트북에

대한 모독이었다. PC 주변은 정갈해야 했고, 음료수도

없어야 했으며, 늘 행여 깨질세라 조심조심 다뤄야 했다.

하지만 일본 마술사는 등장하면서 멋지게 아이패드를 세

바퀴 정도 돌린다. 아마 랩탑 컴퓨터를 이런 식으로 다뤘다면

한심한 놈 소리 듣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아이패드는 인간의 몸 전체에도 많은 자유를 부여했다.

누워서도 볼 수 있고 엎드려서도 쓸 수 있다.(이건 열심히 하면

랩탑으로도 가능하다) 그런데 옆으로 뒤척이면서도 할 수 있고

일어서서도 할 수 있다. 단순히 ‘할 수 있다’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패드는 인간의 몸동작에 섬세하게 반응을 해 준다.

집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를 들고 열심히 흔들면 돌아오는

것은 아버지의 주먹 세례뿐이다. 그러나 아이패드를 열심히

흔들면 화면 안의 물건들이 흩어지고 모아진다. 랩탑

모니터에 입김을 훅 불면 먼지만 흩날릴 뿐이다. 그러나

아이패드에 입김을 불면 그 안에 놓여있던 케이크의 촛불이

부드럽게 꺼진다. 아이패드는 인간의 몸 전체에 반응한다.

아이패드는 사실상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컴퓨터의

형태다. 친구이기도 하고 애완동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이패드를 보고 ‘재밌다’ ‘신기하다’는 반응을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이 바보들아! 손가락, 애플 그리고 인간Cover story EPIS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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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7: Episode v0.7

EPISODE

넘어 ‘아낀다’ ‘사랑한다’며 열정을 표시하게 된다.

인간의 본성에 반응하는 기계, 이는 사실 아이팟 시절부터

정확하게 스티브 잡스가 의도한 것이기도 하다. 애플이

엉뚱하게도 매킨토시가 아닌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들고

나왔을 때 <iCon 스티브 잡스>의 저자 제프리 영은 이렇게

설명했다.“컴퓨터는 20세기의 산물이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모니터를 보는 행위는 인간의 본능과 가깝지 않다. 하지만

음악은 본능적이고 원시시대부터 전해내려 온 것이다.

잡스는 음악의 그런 성질, 인간의 그런 성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디지털 환경과 결합시키려 했다.”

만족의 정의가 달라진다

아이패드의 등장은 신문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손가락으로 넘기면서 보는듯한 실제감은 아이패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도대체 손가락으로 넘기면서 보는

것이 얼마나 대단해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들

말하는 것일까. 바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아이패드가

가져올 새 시대 변화의 중요한 키워드를 갖고 있다.

웹 시대에 뉴스는 거의 무제한으로 무료로 공급된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종이신문을 애독하는 독자들도 적지

않다. 종이 신문이 주는 큰 기쁨 중의 하나는 화장실 변기에

앉아 배에 힘을 주면서 신문을 ‘쫙’하고 펼쳐보는 것이다.

이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절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웹 시대에 컨텐츠는 이런 기쁨을 주지

못한다. 컨텐츠의 내용을 사용자의 머리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만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제프리 영의 지적대로

사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에 맞는 행위가 아니다. 신문은

변기에 앉아 쫙 펼쳐봐야 맛이고, 책은 베개를 배에 깔고

엎드려 침 묻히며 넘기면서 봐야 맛이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악 소리만 들으면 된다. 이것이

데스크탑 시대의 음악이었다. 수천 장의 cd가 꽂혀 있는 cd

장식장에서 열심히 두리번거리다 마음에 드는 한 장의 cd를

쪽 하고 꺼내 고르는 이 손맛은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다.

바로 이 ‘손 맛’은 랩탑, 데스크탑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데스크탑 시대의 만족은 더 많은 컨텐츠를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지만 아이패드는 읽는 과정에서

느끼고 싶었던 미묘한 맛까지 만족시켜 준다. 변기에 앉아

신문을 보고 싶으면 아이패드를 들고 가면 된다. ‘쫙’ 펼치는

맛까지는 몰라도 휙 넘기는 기쁨과 ‘샤샥’하는 종이 넘기는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음악을 고를 때에도 아이패드 화면에

제공된 cd 장식장에 손가락을 대고 한 장을 뽑듯이 ‘쪽’하고

꺼낼 수 있다.

도대체 그게 뭔 쓸데 없는 짓이냐고 묻고 싶다면 스스로가

지나치게 빨리 디지털화한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저런 행동이 노래를 고르는 데 속도를 오히려 느리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빨리빨리만이 세상을 살아가는

정답은 아닌 것이다.

아이패드는 사람들에게 ‘만족’의 정의를 다르게 만들었다.

최대한 빨리, 최대한 효율적으로 머리에 입력하는 것만이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이 바보들아! 손가락, 애플 그리고 인간Cover story EPISODE

Page 48: Episode v0.7

EPISODE

만족이 아니다. 사람들은 아이패드를 돌리고, 휘두르고,

불어대고, 넘기면서 사용한다. 아이패드는 그 행동에

반응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맛’까지 제공한다.

빠른 속도와 풍성한 결과만을 추구했던 데스크탑 시대에서

과정을 중요시하는 복고풍의 인간 행위가 다시 부활했다.

사람의 행동이 존중되는 쪽으로 만족의 정의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컴퓨터 시대가 열었던 비 인간적인

현대사회를 인간미 넘치는 사회로 돌려놓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세계가 열릴 것인가

결과보다 과정을, 효율보다는 전체적인 만족을 중요하게 생

각하는 사고는 사실 서양적이지 않다. 동양 문화에 더 가깝

다. 동서양인의 말하는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성장한 자본주의는 서양인의 화법을 직설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말에 군더더기가 없고,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반면 동양인들은 뭔지 모르게 말 속에 뼈가 있다.

둘러 말하는 것이 익숙하다. 일본 사람들과 오래 장사를 해보

면 “아주 좋은 제품이군요. 저희가 한번 검토해보겠습니다”

라는 그들의 완곡한 대답은 곧 “no”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선으로 따진다면 직선은 서양 문화이고 곡선은 동양 문화다.

과거부터 사용돼왔던 칼을 봐도 서양의 검은 찌르기에

적합하지만 동양의 검은 베기에 적합하다. 서양의 펜싱은

직선적인 운동이지만 동양의 칼춤은 곡선적인 예술행위다.

데스크탑 컴퓨터는 입력과 결과까지가 직선 행동으로

구성돼있다. 클릭하고 자판을 두드리는 행동도 직선 행위다.

서양적인 기계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곡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손의 움직임부터 다양한 곡선이 많다.

아이패드가 열 새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너무도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섣부른 상상이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변화가 적어도 ‘사람을 무척 편하게 해줬다’는 데 그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패드를 통해 알게 된 ‘손 맛’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아이패드의 등장은 컴퓨터 시대가 잠시

잊게 만들었던 여러 인간들의 본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아이패드 시대가 인간의 행동과 사고, 문화와 문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레는 기대를 갖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이 바보들아! 손가락, 애플 그리고 인간Cover story EPISODE

Page 49: Episode v0.7
Page 50: Episode v0.7

EPISODEReview

2009년 11월, 대한민국 서울에 애플사의

아이폰(i-Phone)이 출시되기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이란 핸드폰의

하이엔드 카테고리가 이 정도로까지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윈도우 모바일(윈모)를 장착하고, 다소

기괴한 모양의 스마트폰과 유럽에서 물

건너 온 심비안을 장착한 일부 스마트폰이

유통되고는 있었지만,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보낸다거나 문서를 편집한다는 것은 일부

가젯(gadget) 마니아들의 사치스러운 취미

쯤으로 취급됐다.

게다가 PDA의 실패와 이웃나라

일본에서의 아이폰 실패에 대한 각인효과

탓인지, 아이폰이 한국 시장을 이렇게

바꾸리라고는 대부분의 기업경영자들과

전문가들 조차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로지 아이폰을 미리 체험해 본 일부

사용자들만이 이 엄청난 변화를 예상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한국에서 스마트폰이 무려

100만대 넘게 판매되었다.

시장상황이 완전히 바뀐 것. 휴대폰 단말기

시장은 전화기능 중심의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관심의 초점이 변화했다.

단 10개월만에 말이다.

아이폰 효과는 즉각 SKT와 삼성전자를

자극해 다양한 종류의 안드로이드폰이

값싼 가격에 나오도록 만들었다.

2009년까지 한국의 스마트폰은 불과

50만대에 불과했는데, 2010년 8월에는

무려 5배나 250만대로 급증했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것은 아이폰이지만, 스마트폰

대중화의 절반의 공은 안드로이드

폰에 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 전세계

안드로이드폰 진영의 가장 선두권에 서

있는 존재가 바로 삼성의 갤럭시S이다.

아이폰4의 국내 출시와 함께 이 패러다임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우리는 당분간

이 양 진영의 지겹도록 반복되는 스마트폰

전쟁을 지켜봐야 하는 숙명인 것이다.

앞으로 당신의 폰 교체 주기는 무척이나

빨라질 것이다. 게다가 당신이 30대

이하라면 앞으로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양쪽 모두를 써야 할 상황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 마치 당신이 워드와 한글

프로그램을 동시에 배운 것 처럼 말이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하지 않았나?

우리는 아주 간략하게나마 아이폰과

갤럭시에 담긴 두 기업의 비슷함과 다름을

비교해본다.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

글 |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 본부장

[email protected]

기획・편집 | 정탁

[email protected]

갤럭시S는 아쿠아리움의

훈련받은 돌고래,

아이폰은 야생의…

생명체란

자신의 적(enemy)를

닮아간다는 명제 확인

Page 51: Episode v0.7

껍데기에 담긴 두 기업의 상호모방성

기존 휴대폰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인

아이폰은 그 누가 봐도 독특한 외모를 자랑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투박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기술은 상향 평준화되기 마련이다. 1990년대 초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HP, DELL, ASUS, 컴팩, Acer,

Apple에 의해 하드웨어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제품간의 큰 차이는 없다.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만 가지고 일반 사용자는 무엇이 아이폰이고

안드로이드폰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마치 Daum과

네이버의 홈페이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 처럼

말이다.(물론 대부분이 색깔로 구분하기 마련이다)

1화면을 끄면 분간이 어려울 만큼 비슷해지는 스마트폰의 외관. 물론

왼쪽이 갤럭시S다. 화면이 크고 시원하다. 신형 아이폰4는 보다

납작하고 자그만 모양새다. 폰의 기능에 충실하려고 크기를 줄였지만

반대로 안테나 게이트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물론 제품의 뒷면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인지,

애플의 제품인지 로고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Review

2 3 41

EPISODE

Page 52: Episode v0.7

21 2삼성의 전형적인 고광택이 눈길을 잡아 끈다. 반면 아이폰은 3Gs에서는

고광택이었지만 이번에는 색을 확 줄여 소박하게 꾸몄다.

사실 아이폰이 지원하던 정전기 방식의 전면 풀터치 스크린과 고성능의

프로세서와 대용량의 메모리, A-GPS와 근접센서, 조도센서 등은

갤럭시S도 지원한다. 갤럭시S의 두께는 아이폰4와 비교해 0.6mm

두꺼운 9.9mm지만 무게는 19g이나 가벼운 118g이다.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Review EPISODE

3 4

껍데기에 담긴 두 기업의 상호모방성

기존 휴대폰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인

아이폰은 그 누가 봐도 독특한 외모를 자랑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투박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기술은 상향 평준화되기 마련이다. 1990년대 초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HP, DELL, ASUS, 컴팩, Acer,

Apple에 의해 하드웨어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제품간의 큰 차이는 없다.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만 가지고 일반 사용자는 무엇이 아이폰이고

안드로이드폰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마치 Daum과

네이버의 홈페이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 처럼

말이다.(물론 대부분이 색깔로 구분하기 마련이다)

Page 53: Episode v0.7

2 3 1 3아이폰4는 960x640의 더욱 커진 고해상도와 글자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갤럭시S에는 없는 지자기

센서와 자이로스코프도 아이폰4만의 강점이다.

무엇보다 갤럭시S의 LCD는 아이폰4와 대적할만한 화사한 색감의 슈퍼

아몰레드를 탑재했으며 화면은 4인치로 더 넓다.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Review EPISODE

4

껍데기에 담긴 두 기업의 상호모방성

기존 휴대폰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인

아이폰은 그 누가 봐도 독특한 외모를 자랑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투박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기술은 상향 평준화되기 마련이다. 1990년대 초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HP, DELL, ASUS, 컴팩, Acer,

Apple에 의해 하드웨어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제품간의 큰 차이는 없다.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만 가지고 일반 사용자는 무엇이 아이폰이고

안드로이드폰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마치 Daum과

네이버의 홈페이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 처럼

말이다.(물론 대부분이 색깔로 구분하기 마련이다)

Page 54: Episode v0.7

3 421 4가독성이 뛰어난 아이폰4

하지만, 아이폰4나 갤럭시S의 외관상의 차이와 성능, 기능을 결정하는

하드웨어 스펙은 더 이상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1년, 아니

6개월 정도면 금새 상향 평준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의

착탈실 배터리나 아이폰4의 미세한 터치감은 더 이상 제품 선택의

결정적인 포인트가 아니다. 갤럭시S와 아이폰4는 점차 서로 닮아가고

있다. 이점이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이 갖는 비슷한 점이다.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Review EPISODE

껍데기에 담긴 두 기업의 상호모방성

기존 휴대폰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인

아이폰은 그 누가 봐도 독특한 외모를 자랑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투박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기술은 상향 평준화되기 마련이다. 1990년대 초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HP, DELL, ASUS, 컴팩, Acer,

Apple에 의해 하드웨어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제품간의 큰 차이는 없다.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다.

화면만 가지고 일반 사용자는 무엇이 아이폰이고

안드로이드폰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마치 Daum과

네이버의 홈페이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 처럼

말이다.(물론 대부분이 색깔로 구분하기 마련이다)

Page 55: Episode v0.7

속살이 다른 두 제품의 철학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겉모습은 똑같을지라도

성격은 크게 다르기 마련이다. 하물며 다른 국가

기업에서 완전히 다른 문화적 세례 속에 태어난

스마트폰이 똑같을 리는 없다. 비록 외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닮을 수 있지만 제품에 담긴 혼은 은하계

차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이폰4에 탑재된 iOS 4.0과 갤럭시S에 들어간

안드로이드 2.1이 바로 혼이다. 두 OS는 서로 완전히

다르기에 아이폰4와 갤럭시S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애플은 기업의 문화와 비전 그리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다르다.

애플은 HW와 SW 모두를 통제하며 직접 만드는

것과 동시에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아이튠즈, 앱스토어, 아이북, iAD)을

만들고 이것을 운영한다. 이것이 애플의 모바일

에코시스템이다. 그렇다보니 플랫폼을 주도하며

파트너사와의 관계에 있어서 군림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물론 군림하지만 그 지위를 Third

Party(써드파티)와 나누는 아량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구조. 즉, 통신사가 주도하며 휴대폰 제조사가

보조하는 방식으로 형성된 폐쇄적인 통신 플랫폼을

와해시키면서 대신 Third Party(써드파티)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눈 것이다.

반면 삼성은 과거 휴대폰 제조사로서 통신사 주도의

기존 게임의 법칙에 일조했던 것처럼,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역시나 그 게임의 법칙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사실상 외면할 수 없다. 갤럭시S는

삼성전자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SW는 구글의

협조를 받고, 그 안의 에코시스템은 통신사와의

밀접한 협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져간다. 기존의 휴대폰

시스템보다는 개방적 구조이지만, 갤럭시S를 구성하는

에코시스템은 한마디로 코엑스의 아쿠아리움처럼

잘 창조해둔 갇힌 수족관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이것이 삼성전자식 에코시스템이다.

갤럭시S나 아이폰4 모두 기본으로 탑재된 앱들이

있다. 그 차이는 갤럭시S가 훨씬 로컬라이제이션되어

있다라는 점이다. 즉, 전 세계에 판매되는 아이폰은

거의 99% 동일한 앱들이 제한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갤럭시S에는 국가별로 아니 판매되는

통신사별로 다른 앱들이 설치될 수 있다. 사실 이미

설치된 앱만으로 보면 갤럭시S가 양적인 면에서나,

유용성면에서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대형

아쿠라리움에 가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수 많은

물고리를 볼 수 있는 화려함과 같다.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Review EPISODE

Page 56: Episode v0.7

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大戰Review EPISODE

5갤럭시S에 설치된 날씨앱과 아이폰의 날씨앱

하지만, 수족관 속에 갇힌 돌고래와 저 태평양에서 헤엄치는

돌고래 중 누가 더 행복할까?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람객은 진정 어떤 돌고래를 더 원할까? 아이폰4와

갤럭시S의 서로 다른 철학은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인 두 돌고래의 차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이폰4가 비록 로컬라이제이션된 앱들이 국가별로

제공되지 않지만, 드넓은 태평양의 앱스토어를 통해서

자유롭게 창조되고 있는 앱들을 사용자가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S가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서 양질의 다양한 앱들을 만나보기 어렵지만, 이미 잘

차려진 앱들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화면 구성과 UI는 아이폰4보다 갤럭시S가 더 자유롭다.

아이폰4는 4x5=20개의 앱들을 아이콘 방식으로 볼 수

있는 반면, 갤럭시S는 위젯을 통해서 개성있는 화면 구성이

가능하다. 심지어 배경화면을 동영상으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UI간의 차이는 사실 애플과 삼성이 아닌 애플과

구글의 철학이 다름에서 비롯된다. 갤럭시S에는 삼성전자의

철학이 담긴 것이 아닌 안드로이드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모든 안드로이드폰이 구글의 철학이 담긴 것은 아니다. hTC 폰의

경우에는 hTC Sense UI가 안드로이드 위에 얹혀 있어 구글의

철학을 hTC의 철학으로 재해석해 재구성했다.

6아이폰4의 정형화된 UI와 안드로이드의 자유로운 UI

결론적으로 서로간에 일장일단이 있는 갤럭시S와 아이폰4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두 기업의 기본적인

비전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서 HW를 파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파는 것이다. 아이폰 속에 들어간 애플의 음악,

영화, 앱, 책 그리고 광고와 수 많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HW를 파는 것이 목적이다. 보다 많은

국가에 더 많은 수의 갤럭시S를 파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보니 조금은 더 많은 통신사들과의 제휴에 기반해

압도적인 물량으로 단말기를 많이 보급하려고 한다. 그래서,

애플과는 달리 통신사와의 철저한 파트너십 기반으로(그리고

삼성전자의 자체 판단으로)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통신사와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앱들을 탑재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애플과 같이 중장기적으로 플랫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와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보다, 당장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단기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점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4의 같지만 다른

진실이다.

Page 57: Episode v0.7

혈액형에 따른 수분크림 궁합! 당신의 선택은?

Page 58: Episode v0.7

나는 애플빠가 아니다.

단지 그것이 편할 뿐이다.

김재석씨는 흔히 말하는 ‘애플빠’나 ‘IT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에피소드 편집진>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애플 사용자 가운데 하나였다. 1974년생으로 디자이너이자 록음악 마니아로 살아온 그의 삶

속에는 애플과의 인연이 촘촘히 아로새겨져 있었다. 게다가 그는 그 누구보다 먼저 아이팟과 아이폰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얼리어덥터이기도 했다. 현재 중국 상하이에 거주중인 그는 아이폰을 사용해

문화생활을 즐기고 한국에 거주하는 부모님과 소통하고 있었다. 그의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여정을 따라

애플의 한국 정착기를 살펴보자.

당신은 디자이너이자 ‘아이폰 실용탐구생활’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간단하게 어린 시절을

회고해 볼 수 있을까?

“그렇다. 어릴 시절부터 꿈이 자동차 디자이너였다. 미대입시와 공업디자인을

준비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1993년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 쯤 되어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 자동차 디자인이란 게 없다는 거다. 중요한 부분은

다 외주를 주고 국내에서는 인테리어나 조금 자체 수급하던 시절이다. 그래서

꿈을 접고 시각디자인으로 바꾸게 됐다. 그 시대 아이들이 그렇듯 영상과 음악에

관심 많던 꿈많은 디자이너 지망생이었다. 물론 애플 마니아는 아니었고…이런

책을 쓰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어느 순간이었나?

“아마도 PC통신이 아니었을까? 1994년 하이텔에서 놀기 시작했다. 록음악

동호회에서 하드락과 모던록 소모임에서 활동했다. 하이텔 모던록 모임은

실력자들이 많았는데, ‘델리스파이스’를 비롯한 수많은 뮤지션들이 바로 여기

출신이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와서 유니텔 록 동호회 시샵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회원만 2000명이 훌쩍 넘었던 모임이었다.”

김재석・‘아이폰 실용탐구생활’,‘아이폰 업무생활 탐구’ 저자

[email protected]

블로그 http://iphone-work.blogspot.com / http://artshake.tumblr.com

Interview EPISODE

인터뷰・진행 | 정탁

[email protected]

Page 59: Episode v0.7

디자이너이자 록 동호회 시샵이라…

“자연스럽게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그분들 소개로

앨범 자켓 디자인부터 시작했다. 델리스파이스 2집, 윤도현 3집, 에코 등의 앨범

디자인을 하긴 했는데 지금 보면 조금은 창피한 수준이다. 대학 졸업 전까지 계속

디자인 작업을 했는데, 이후에는 포장디자인을 거쳐 디스플레이 작업까지 하게

됐다. 현재 계속 디스플레이 쪽에서 일하며 지금은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맥을 접할 기회가 많았겠다. 디자인과 음악을 했으니…

“1980년대 후반부터 CD를 모으기 시작했다. 록음악 동호회 시샵까지

했으니 자연스럽게 모아지는 CD도 많았다. 지금도 아버지 집에 4000여장이

잘 보관돼 있다.

애플과의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역시 대학 1학년 시절인 1994년

여름방학 때쯤이다. 당시 막 PC의 물결이 대학에 밀어닥친 시절이었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선배들은 손으로 디자인을 그려 공모전에 제출하던

시기였다. 2학년이 되자 교수들부터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PC로의 변환을 촉구할

정도였으니, 디자인 분야가 컴퓨터로의 전환기 가장 빠른 분야이기도 했다.

어쨌던 당시 대부분의 출판, 시각 디자이너들은 맥킨토시 LC를 사곤 했다.

무려 600만원을 호가하던 기계였다. 1994년 1학년이 그 정도의 돈이 있었을

리가 없지 않나? 그래서 겨우 돈을 모아 350만원으로 486DX66을 살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애플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PC와의 첫 만남이 맥이 아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난 애플 마니아가 아니다. 우선 지나치게 비쌌다. 결국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애플 쓰는 사람들을 결코 좋아할 수 없었다. 선입견이

생긴 것이다. 지금도 ‘비(非)애플 유저’들이 아이폰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

않나? 나는 그럼 감정을 1994년도에 느꼈다. 나쁘게 말하면 ‘재수’없어 보였고,

‘자만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쳤다. 같은 컴퓨터 아닌가? 그런데 맥으로

디자인을 하면 더 예쁘고, 디자인이 더 잘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 가식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난 저항한 셈이다.”

불리한 점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당시 출판디자인이 전부 맥 시스템이었다. 남들은 맥으로

작업해서 데이터만 출력소에 넘겨주면 끝이지만, 나는 혼자서 컨버팅 하고

필름작업까지 다 마쳐서 공장에 넘겨줘야 했다.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물은 별 차이가 없었다고 자부한다.”

언제 처음 애플을 소유하게 됐나?

“군대 다녀온 이후 1999년이다. 앨범 자켓 디자인 일을 하던 시절이다. 물론

별 감흥을 못 느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02년 말에 아이팟 2세대 40기가

Interview EPISODE나는 애플빠가 아니다. 단지 그것이 편할 뿐이다.

Page 60: Episode v0.7

모델을 처음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처음 샀던 MP3플레이어였다. 가격도 비싸서

60만원이란 거금을 지급했던 기억이 난다.”

도대체 왜 뜬금없이 아이리버나 거원 소니도 아니고 곧장 ‘아이팟’으로 가게 된 것인가?

아이튠즈에 대한 겁이 없어서 그랬을까?

“하하하. 어쩔 수 없었다. 당시 나는 CDP를 활용하고 있었다. 가방엔 언제나

CD 30여장쯤이 들어가 있었다. MP3를 사야 했는데 당시 출시된 모델 가운데

아이팟이 유일하게 40기가 모델을 갖고 있었다. 이왕이면 최고로 큰 용량을 사고

싶어서 아이팟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처럼 ‘아이튠즈’를 욕하면서

시작했다. 어휴~!! 죽도록 고생스러운 태그정리, 그리고 실수로 다 날려먹기도

수차례, 정말 울 뻔했던 기억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프로그램이 있다니…”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리버나, 삼성 갤럭시S 같은 스마트폰도

폴더방식을 택하고 있다. 왜 이토록 불편한 아이튠즈를 갖고도 애플은 성공은 거둔 것일까?

“나도 처음에 그게 의문이었다. 일단 내 경험부터 설명을 하는 것이 조금

이해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당시 나에게는 CD가 수천 장이 있었고, 매달 십 수장의 CD가 추가되고

있었다. 폴더별로 정리한다면, 아티스트 폴더를 만들어, 그 아래에 1집부터

2,3,4,5...집을 넣는 방법이 거의 유일했다. CD는 일단 ‘리핑’을 해야 아이팟에서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리핑은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 초보자들이

그렇듯 나도 한동안 불법 MP3를 열심히 모아서 아이팟에 담아갖고 다녔다.

그런데 제대로 된 제목도 없고 태그 정리도 안 된 MP3란 유용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게다가 음질까지 형편없으니 자연스럽게 다시 리핑으로

복귀하게 된다.

태그정리 몇 년을 해보니 점차 실력이 늘더라.(물론 이제는 MP3에 모든

태그나 자켓 이미지가 딸려 나오는 시대가 됐다) 그러게 관리해서 약 700기가

약 3만곡에 달하는 MP3를 갖게 됐다. 몇 년을 그렇게 아이튠즈와 씨름하다보니

‘애플’의 의도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먼저 폴더 방식이란 한 1000여곡의 음악을 ‘히트곡 방식’으로 듣는 사람에게

유용한 방식이다. 만약 내가 100기가의 음악을 폴더방식으로 서치하려

한다면 적어도 10번 이상의 단추를 눌러야 한다. 그런데 아이팟은 3~4번의

휠 움직임으로 검색이 가능해 진다. 결국 앨범단위로 음악을 전문적으로 듣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두 번째, ‘아이튠즈의 동기화’란 애플의 고육지책일 수밖에 없다. 음원을

제공하는 음반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란 바로 불법 유출 아닌가? 그것을

막아서 PC와 동기화된 아이팟에서만 들을 수 있도록 제한을 한 것이다. 동기화

실패로 날아갔더라도 아이튠즈에서 구매한 음악이라면 계속 반복적으로 다운

받을 수 있지 않나? 기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음악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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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결국 애플은 사용자 편리성과, 저작권자의 보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아이튠즈’를 발명한 것이고, 어찌됐건 이 전략은 앱스토어와 아이북스로

성공한 셈이 되지 않았나?“

전화기 얘기로 돌아가 보자. 당신은 어떤 이동통신 소비자였나?

“아주 하드코어 휴대폰 유저였다. 오로지 전화만 했다.원래 기계를 좋아하던

사람인데, 기계에 대한 철학은 확고하다. 바로 전용기기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디카, 게임기, 비디오, PMP, 휴대폰을 전부 따로따로 구입해 썼다. ‘올-인-

원(All-in-One) 방식을 싫어한다. 그러다보니 휴대폰으로는 문자나 게임

사진같은 데는 관심 없고 오로지 전화만 한 것이다. 결국은 모토로라 스타택만

줄곧 써왔다.”

아이팟 터치는? 그리고 아이폰을 접한 계기가 궁금하다

“우선 2007년 당시 아이팟터치가 나오던 시점이었는데, 이 기계는 내 철학에

맞는 기계가 아니었다. 어찌저찌 중국에서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게 됐는데 별로

매력이 없었다.

2008년 초에 갑자기 중국지사로 발령을 받게 됐다. 중국에 가서 7만 원 정도

되는 구형 모토로라 전화기를 사용하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밖에 나가보니

한국의 통신 환경이라는 게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파악한 계기가 됐다. 중국만

해도 기계 사서 Sim카드만 꽂으면 그만이다. 이렇게 통신이 편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쉽게 말해서 2009년까지 아이폰을 쓸 수 없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2008년 8월이 되니 중국에서 아이폰 3G가 발매가

됐다. 바로 구입해서 사용했으니 한국 사용자들보다 1년 3개월 정도 먼저 사용한

셈이 됐다.”

중국 파견이 아이폰 사용에 큰 도움이 된 셈이다

“물론이다. 만일 한국에 있었다면. 아이폰 입문서고 뭐고 없었을 거다(웃음).

책을 쓴 계기는 간단하다. 처음에 미국 버전 아이폰을 샀는데 중국산 말고

미국산 Sim카드를 써야했는데 그것을 모르고 업데이트부터 한 것이 실수였다.

지금이라면 인터넷 서치해서 해킹과 언락을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중국과 아이폰 자체가 처음이다보니 그런 지혜가 없었다. 결국

거금을 들여 수리했는데, 화가 나서 외국 사이트 보면서 이른바 ‘탈옥’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

물론 ‘탈옥’이 아이폰을 제대로 쓰는 방식은 아니다. 그런데 꼭 필요한 순간도

있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다른 사람보다 아이폰에 대한 지식이 많아졌고

회사 내 한국 사람들이 하나둘씩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문제점을 나에게

상의하러 오더라. 당시 중국 발매 전화기 중에서 한글이 매끄럽게 사용되는

것은 삼성 LG폰 외에 아이폰이 유일했던 탓이다. 전세계 모든 언어를 지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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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아닌가. 문제는 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결국 그 정보들을 2009년 4월부터 하나하나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제게 묻지 말고 블로그 보시고 따라하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다 11월 한국에서 아이폰 발매가 확정되면서 블로그 방문자가 폭발하고

말았다. 전혀 의도했던 바는 아닌데, 결국 한국의 모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이렇게 출판에 까지 이르고 말았다.”

아이폰이 현대인의 이상적인 생활적 대안이라고 생각하나?

“흠. 그것은 아니지만 함의하는 대목은 많다고 생각한다. 안드로이드 폰이

어울리는 사람도 분명 있다. 피처폰이 필요한 사람도 마찬가지고. 예를 들어

문자를 주로 사용하시는 분은 아이폰 불편해 한다. 전화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일단 불편하지만 적응하기 시작하면 너무나 쉽고 편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일반 PC와 맥 유저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데, 맥은

사실 지나치게 쉽고 편리한 기계다. 그런데 PC유저들은 어렵고 불편하게 느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이 ‘불편한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손에 편리한 것 쥐어줘도 편하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편안함에 익숙하게 되면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나는 아내에게는 아이폰4를 4살과 7살난 아이에게는 3G를 쓰게 했다.

선불카드 사야해서 별로 돈도 안 드니 걱정 안해도 된다. 디자이어와 넥서스도

쓰는데 안드로이드는 아무리 좋아도 아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아주 쉽게 갖고 논다.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 아버지나 주위 친구들은 아이폰을 다루기 힘들어 한다. 바로 불편한

것에 익숙한 고정 관념 때문인 듯싶다.”

아이폰에 대한 불만이 없을 리 없다. 멀티태스킹도 안되고, 폐쇄적이기까지 하다

“맞다. 지나치게 폐쇄적이다. 앱스토어 역시도 폐쇄적이다. 하지만 기준만

지키면 참으로 합리적이다. 사람들의 욕구는 너무나 다양하다. 멀티태스킹만

해도 그렇다. 멀티태스킹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불안해지고 밧데리

소모도 많다. 애플은 모바일 기기에서 멀티태스킹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제외한 것일 뿐이다. 허용하는 순간 애플의 장점은 사라지는 것이다. 모두 다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그런 것이 바로 애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자주 - ios 4.0 이상에서는 멀티테스킹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이폰 파워유저로 아이폰의 미래를 생각해보기도 하나?

“물론이다. 아이폰이 점차 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폰과 맥의

합체다. 애플이 생각하는 컴퓨팅의 목표는 맥에 이미 다 구현돼 있다.

‘아이튠즈’로 음악을 듣고, ‘아이포토’로 사진관리하고, ‘아이무비’로 영화를

만들고, ‘개러지밴드’로 음악을 만드는 것 등이다. 이른바 모든 개개인이 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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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PISODE나는 애플빠가 아니다. 단지 그것이 편할 뿐이다.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아이폰으로

구현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 SNS로 인맥 관리도 하고, 통신까지 할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용인 ‘아이워크’도 마찬가지로 모바일화 하고 있다. 맥이

추구하는 것을 완벽하게 모바일 하는 게 잡스의 비전인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불가능한 환경이 아니다. ”

마지막 질문이다. 스티브 잡스 좋아하나?

“하하. 분명 매력 있는 사람이다. 그의 ‘마이너스 디자인 철학’도 공감한다.

정말 ‘모던’과 ‘심플’에 있어서는 가히 최고의 디자인이다. 게다가 그 사람의

존재로 인해 나의 삶이 풍요로와 졌기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상사로 모시고

싶지는 않다. 결론은 개인적으로 친하기는 싫다는 의미다.(웃음)

사실 애플사의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 딱 하나다. 만든 사람이 정말

‘마니아’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아이팟을 좋아한 이유는, 진짜 음악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이제껏 기기들은 대부분의

하드웨어의 성능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잡스는 시장의 규칙을 바꾼 셈이다.

하드웨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만든 것이다. 정말

위대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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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Video Art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주 유명한 회사다.

나는

유명한 다섯 개의

사과를 알고 있다.

그 사과는

"도덕의 사과, 자유의

사과, 과학의 사과,

동화의 사과, 예술의

사과" 이다.

이 다섯 개의 사과를

가지고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먼 옛날,

나무에서 내려온

인류의 더 길어지고

더 자유로워진

손가락들과 함께.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

Ceci n’est pas une pomme

잡스 이브 아담뉴턴 백설공주 빌헤름텔아들

이정범・미디어 아티스트

[email protected]

Imac
스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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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ART

일러스트 | 선문대 일러스트레이터 학과 정태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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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ART

일러스트 | 별쥐 E-mail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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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GALLERY

사진 | 정탁 E-mail | jungtak@pleiadescorp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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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mory of the human brain has gained enormous amounts of capacity under the development of computer. And with apple's new technol-ogy, it has extended the area of human sense. The companies in allied industry are looking at the iPhone and iPad with a big shock (some-times even a sense of horror). They are concerned that this will turn apple into a big brother fully undercontrols the public and developers.

A story on a human-like apple HEE JE CHO

SANG HO ZOO

What are the issues in relation to product, technology and people related issues around the Apple Computer from 1950 to 2010? There is the birth of Silicon Valley , as an result of the competition of the U.S and the Soviet Union, and the amazing inventions made in the Silicon Valley. Steve Wozniak, Steve Jobs, Bill Gates, Eric Schmidt, and so on... We shall start the journey to the unknown planet Altaire lasted for 60 years, right now!.

Apple's Aspirations for the Acquisition

By the time when Steve Jobs Apple's CEO have first demonstrated the functions of iPod-touch, flick and tap, he truly amazed the whole world. These motions will bring major changes in human brain functions in the future. iPad responses to the human's inititive. It not only takes the order through people's motions but also delivers unique sense of feeling during the processes. The birth of iPad revived the human nature.

It was the finger, dumb! - Fingers! Apple and the Human WAN BAE LEE

Steve Jobs, the CEO of the Apple, is very much similar to religion. The two share several elements(costume, birth and rebirth) of the allegory. Jobs and Apple finaly built up the success, leaving the memories of underestimation in 1980s behind. And now we are looking forward to see his performance in a real world, not in mythology, but as a business man of the real world.

Jobs, Priest of the digital world, lights the passion in people JUNG TAK & HEE JE CHO

Speaking of Apple and MS, even though there are big differences recognized by their users, the two actually share many similarities. The CEOs of the two are at the same age founded their company in the same year. However, now they have turned their back against each other. And this has to do with their long history of Graphic User Interface that is entwined so tightly.

Apple vs. MS SANG HO ZOO

Google and Apple, both pursuing the beauty of institution and mathematics, has turned into an enemies of each other facing the greatest changes ever in the history of the 21st century. Google and Apple are at the frontier of the brand new mobile industry are the Kings of the Ap-plication development. We can't be assured who is above another. The new battle has just begun.

Apple and Google, soul mates, turned into enemies of each other in the mobile industry. HO JAI JUNG

Apple’s iPhone 4 vs. SAMSUNG’s Galaxy S JI HYUN KIM

The biggest difference between Samsung and Apple is the underlying concept towards the smart phone. The business model for Apple is to build up a platform for the customer and the distributor. Different from Apple, SAMSUNG's main target is to sell hardware to the customers. And this idea (or the biggest difference between the two companies) brings about the changes in value added to the product as well as the invest-ings from the shareholders.

Interestingly enough, children are fully capable of using the iPhone and the iPad. This is because children are intuitive. My dad and some friends around me find the iPhone difficult to operate, probably due to the obsession with their old habits.There are cases where people don't recognize the convinience of the product. The point being is that when they get used to something, they can never go back to the past. The iPhone and the iPad is the typical case of it.

I’m not such a big fan of Apple’s products. It's just that I’m comfortable with using them JAE SUP KIM

Apple is a famous IT company founded by Steve Jobs. I know the 5 apples of the fame. Each of the apples refers to moral, liberal, science, fairytale, and art. The story is about the 5 apples and Steve Jobs, accompanied by the fingers of the human being.

It’s not just an Apple that you are looking at JUNG BUM LEE

In 1984, Apple came up with the first GUI computer that can could be used by persons. And they instituted a completely different policy from IBM-They developed their own hardware, OS, and application programs. As we all know, it ended up with Apple being defeated by other com-petitors. But Apple soon revived and is now overwhelming others and continues on with its own production process.

The close Apple and its enemies - Apple and IBM SUNG WOO LEE

SUMMARY

Page 69: Episode v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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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vol. 0.7

EPISODE vol. 0.7 EPISODE vol. 0.7

사 용 가 이 드EPISODE를 iPad에서 구현하는 방법

EPISODE vol. 0.7

Page 70: Episode v0.7

<Episode> ver. 0.7

Editor in chief 조희제

Editor 정탁・주상호

Design Director 지주현

Serve Design 심희승

Edit· Graphic Design 류미라

Illustrator 지호태

IT Coordinator 이승한

Developer / Applicator 임승진・朴光元

Marketing Director 김우진

Marketing 최지윤

법률자문 박주범

<Episode>

등록일 2010년 9월 28일

발행일 2010년 10월 23일 ver 0.7호

발행인 오재섭

등록번호 용산 라00183

발행처 (주)플레이아데스

팩스 02-6918-4135

전화번호 070 4038 3323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3가 65-399 화산빌딩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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