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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DIGITAL MARKETING CUBRAIN IM november 2014 글. 문용희 커뮤니크 디지털 마케팅 본부장 성공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 캠페인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100달러(한화로 약 10만 원)를 미국 ALS 협회에 기부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다음 세 명의 도전자를 지명하는 방식의 동영상 캠페인이 2014년 여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른바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바로 그것. 하지만 축제로 즐기는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연예인들이 홍보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 세월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웃고 떠들어도 되겠느냐는 등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여기에 해당 캠페인이 참여를 강요하는 행운의 편지 방식과 비슷하 다는 비판과 함께 캠페인으로 모금된 1억 달러(한화로 1,025억 원) 중 27%만이 원래 목적대로 사용됐다는 보도는 캠페인의 순수성을 더욱 의심하게 했다. 글쓴이는 앞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이슈를 차치하고, 가장 성공한 소셜미디어 캠페인 사례로 꼽히는 프리허그 캠페인과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을 살펴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소셜미디어’ 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의 SNS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이라 고 판단되는 ‘공유’, ‘관리(Care)’, ‘진정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소셜미디어 채널로 ‘유 튜브’를 꼽는다. 그 이유는 유튜브가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 소비자가 직 접 참여하고, 그들 스스로 이를 확산하는 모습을 전 세계 차원에서 선행적으로 보여 줬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시작, ‘프리허그 캠페인’ ‘Free Hug’라는 피켓을 들고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오는 불특정의 인물을 안아주는 ‘프리허그 캠페인’을 기억할 것이다. 프리허그 캠페인은 프리허그닷컴(free-hugs. com)의 설립자인 제이슨 헌터(Jason G. Hunter)가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란 걸 모 든 사람이 알게 하자”는 어머니의 가르침에서 영감을 받아 2001년에 시작한 캠페인 이었다. 하지만 프리허그 캠페인의 확산은 한 청년으로부터 시작했다. 2004년, 호주 청년 후 안 만(Juan Mann)은 시드니 도심 한가운데서 ‘프리허그 운동’을 벌였고, 2006년 호 주의 밴드 ‘식 퍼피스(Sick Puppies)’가 이 모습을 편집해 ‘All The Same’의 뮤직비디 오로 소개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세계 곳곳에 퍼져나갔다. 당시에 이 영상을 본 수많 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고, 우리 주위에서도 여전히 프리허그 캠페 인을 진행하는 기업과 단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자발적인 캠페인 확산 사례를 통해 마케터들은 마케팅 차원에서 유튜브의 확산 능력과 아울러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해당 영상을 7,600만 명 이 시청한 것처럼 한 번 보고 사라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영속성 있는 커뮤니케 이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말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소셜미디어 캠페인 성공 사례 관점으로 바라보기 ‘프리허그 캠페인’과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은 성공한 소셜미디어 캠페인 사례 지만,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이 차이점은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트렌 드 변화를 고스란히 내포한다. ① 플랫폼의 차이 확산 플랫폼이 유튜브에서 페이스북으로 바뀌었다. 이는 소셜미디어의 주도권이 상 당 부분 페이스북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은 페 이스북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는데,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정체 중이던 페이스북 이용자 수 및 이용률이 증대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② 커뮤니케이션의 차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두 캠페인 모두 ‘진정성’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사용자들 프리허그 캠페인 동영상(www.youtube.com/watch?v=vr3x_RRJdd4)

성공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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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 #월간아이엠 2014년 10월호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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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성공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

120DIGITALMARKETINGCUBRAIN

IM

november

2014

글. 문용희 커뮤니크 디지털 마케팅 본부장

성공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

캠페인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100달러(한화로 약 10만 원)를 미국 ALS 협회에 기부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다음 세 명의 도전자를 지명하는 방식의

동영상 캠페인이 2014년 여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른바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바로 그것. 하지만 축제로 즐기는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연예인들이 홍보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

세월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웃고 떠들어도

되겠느냐는 등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여기에 해당 캠페인이 참여를 강요하는 행운의 편지 방식과 비슷하

다는 비판과 함께 캠페인으로 모금된 1억 달러(한화로 1,025억 원)

중 27%만이 원래 목적대로 사용됐다는 보도는 캠페인의

순수성을 더욱 의심하게 했다.

글쓴이는 앞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이슈를 차치하고,

가장 성공한 소셜미디어 캠페인 사례로 꼽히는 프리허그 캠페인과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을 살펴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소셜미디어’ 하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의

SNS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이라

고 판단되는 ‘공유’, ‘관리(Care)’, ‘진정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소셜미디어 채널로 ‘유

튜브’를 꼽는다. 그 이유는 유튜브가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 소비자가 직

접 참여하고, 그들 스스로 이를 확산하는 모습을 전 세계 차원에서 선행적으로 보여

줬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시작, ‘프리허그 캠페인’

‘Free Hug’라는 피켓을 들고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오는 불특정의 인물을 안아주는

‘프리허그 캠페인’을 기억할 것이다. 프리허그 캠페인은 프리허그닷컴(free-hugs.

com)의 설립자인 제이슨 헌터(Jason G. Hunter)가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란 걸 모

든 사람이 알게 하자”는 어머니의 가르침에서 영감을 받아 2001년에 시작한 캠페인

이었다.

하지만 프리허그 캠페인의 확산은 한 청년으로부터 시작했다. 2004년, 호주 청년 후

안 만(Juan Mann)은 시드니 도심 한가운데서 ‘프리허그 운동’을 벌였고, 2006년 호

주의 밴드 ‘식 퍼피스(Sick Puppies)’가 이 모습을 편집해 ‘All The Same’의 뮤직비디

오로 소개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세계 곳곳에 퍼져나갔다. 당시에 이 영상을 본 수많

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고, 우리 주위에서도 여전히 프리허그 캠페

인을 진행하는 기업과 단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자발적인 캠페인 확산 사례를 통해 마케터들은 마케팅 차원에서 유튜브의 확산

능력과 아울러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해당 영상을 7,600만 명

이 시청한 것처럼 한 번 보고 사라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영속성 있는 커뮤니케

이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말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소셜미디어 캠페인 성공 사례 관점으로 바라보기

‘프리허그 캠페인’과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은 성공한 소셜미디어 캠페인 사례

지만,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이 차이점은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트렌

드 변화를 고스란히 내포한다.

① 플랫폼의 차이

확산 플랫폼이 유튜브에서 페이스북으로 바뀌었다. 이는 소셜미디어의 주도권이 상

당 부분 페이스북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은 페

이스북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는데,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정체 중이던 페이스북

이용자 수 및 이용률이 증대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② 커뮤니케이션의 차이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두 캠페인 모두 ‘진정성’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사용자들

프리허그 캠페인 동영상(www.youtube.com/watch?v=vr3x_RRJd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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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

문용희 커뮤니크 디지털 마케팅 본부장

국내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그는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실장, 영진전

문대학교 외래교수, 서울시 SNS통합모니터링 및 위기관리 컨설턴트 등을 거쳐 현재 종

합 PR 컨설팅 기업 ‘커뮤니크’ 디지털 마케팅 본부에서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제 그는 서울시, 현대자동차, 콘래드 서울 호텔, 쌤소나이트, 콜맨, 나이키, 신세계백

화점 등 다수 기업의 디지털 및 소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며 쌓은 관록으로 ‘큐브로

생각을 맞추듯’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이슈와 키워드를 자신만의 인사이트와 결합해

담아내려 한다.

의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했지만, 프리허그 캠페인의 확산은 일반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반

면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확산은 소셜미디어 혹은 오프라인 사회에서 영향력을 지닌 인플

루언서(Influencer)들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소셜미디어

캠페인 확산에 인플루언서들의 참여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다.

③ 콘텐츠의 차이

콘텐츠는 콜 투 액션(Call to Action)을 바탕으로 참여자가 콘텐츠 생산자이자 확산자가 되

는 형태는 유사하지만,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모습에서 웃고 즐길 수

있는 재미(Fun) 요소가 있다. 이는 진정성에 더한 재미 요소가 자발적인 참여에 더 큰 영향

을 미치는 시기가 도래했음을 증명한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의 성공을 증명하듯, 현재 SNS에서는 이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확산 방식을 따온 유니세프의 ‘웨이크업 콜(#WakeUpCall) 캠페인’이 시작돼 화제를 모으

고 있다.

‘웨이크업 콜 캠페인’은 내전으로 고통 받는 시리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잠에서 깬 직후

의 모습을 찍어 SNS에 게재하고 캠페인을 이어갈 세 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다음 참여자

를 지명하는 것뿐 아니라 인플루언서들의 적극적인 참여까지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과

닮은 이 캠페인이 올겨울을 뜨겁게 달굴지 기대하는 바다.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본질

소셜미디어가 전 방위로 사람들에게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어떠한 영

향을 미쳤을까?

기업들이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계정 등을 만들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신들의 브랜드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맞

는 말이다. 하지만 글쓴이의 대답은 “더는 일방적인 메시지로 사람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

을 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더욱 현명해졌고, 다양한 채널에서 정보를 획득해 종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

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및 캠페인은 여전히 기업과 브랜드의 메시지

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소비자 관

점으로 이야기하고, 소비자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성공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뮤니케이션, 페이스북 및 인

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확산력 극대화, 영상에 기반을 둔 소비자의 자발적인 콘텐츠 생산

및 확산, 그리고 진정성 있고 재미있는 브랜드 경험을 체험하게 하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계

획 및 실행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셜미디어 마케팅 및 캠페인은 브

랜드 중심의 푸시(Push)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풀

(Pull) 커뮤니케이션이 돼야 한다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들(상.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웨이크업 콜 캠페인’에 참여한 유명 인사들(좌. 스티븐 프라이 우. 톰 히들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