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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도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환경연구지원

    연구보고서

    환경정책과정에서 시민참여제도에 관한 연구

    2002년 6월 15일

    연구책임자 : 조 현 석

    공동연구원 : 이 영 희

    공동연구원 : 김 두 환

    (보조연구원) : 박 소 윤

    박 혜 련

    신 은 정

    오 은 정

  • - i -

    □ 요 약 □

    본 연구는 환경갈등의 첨예화, 상습화, 고착화 양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환경

    정책에서 시민참여 제도를 어떠한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는가를 고찰하는 연구다.

    환경갈등의 해결과 환경정책에서 시민참여 제도의 구체적 상은 환경정책과 갈등 현실

    을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즉, 정책과 갈등 현실을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사실

    로 간주하는 접근은 그 해결책으로 기술관료제적 접근을 취하는 바, 그것은 시민참여의 제

    도화에 있어 제한적이며, 갈등해결에 있어 경제적 보상을 통한 해법 이상을 제시하기 어렵

    다. 이러한 해법은 첨예화, 상습화, 고착화하는 환경갈등의 현실을 해결하는데 한계를 가진

    다. 갈등원인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환경정책과 갈등에 대한 사회학습 접근(구

    성적 접근)에서는 환경정책을 사회와 자연간 상호작용 영역을 공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으

    로 간주한다. 여기서 갈등은 협력으로 전환하기도 하며,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기도 한다. 사

    회학습 접근에서 갈등을 보는 시각은 어떻게 하면 갈등․협력의 동적 과정에서 그 주체들이

    사회학습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처음 시도되고 이후 유럽연합 차원에서 확대 시행되고 있는 합의회의와 시

    나리오 워크숍, 미국 제퍼슨 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민배심원 모델 등은 과학기술정책과

    환경정책 영역에서 갈등․협력 과정을 사회학습과정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의식적 노력의 구

    체적 예를 보여준다. 김포시 쓰레기 매립장, 군포시 쓰레기 소각장 입지갈등 사례는 환경정

    책과 관련한 갈등․협력의 동적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는 환경정책과 갈등에 대한 사회학습

    접근(구성적 접근)을 통해 한국의 두 사례를 분석, 종합할 수 있다. 갈등․협력과정을 통해

    김포시와 군포시의 관련 주체들은 조직적으로, 내용적으로 학습해 나갔고, 그 과정은 의사소

    통 양식이 양방향적으로 두터워지고 안정화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환경정책에서 시민참여와

    갈등해결에 대한 사회학습 접근이 이러한 학습과정을 의식적으로 계획하는 것이라 했을 때,

    합의회의, 시민배심원, 시나리오 워크숍 방법은 그 구체적 상의 예를 보여준다.

  • - ii -

    □ 목 차 □

    §I장 서론 ········································································································································1

    §II장 환경정책과 갈등에 관한 사회구성론적 접근 ·······························································4

    1절 환경정책에 관한 구성적 접근 ····························································································4

    1) 환경정책에 대한 정의 ········································································································4

    2) 환경정책에 대한 접근법 ····································································································5

    2절 갈등, 환경갈등에 관한 구성적 접근 ·················································································7

    1) 갈등 ········································································································································8

    2) 환경갈등 ································································································································9

    3) 비선호시설 입지를 둘러싼 갈등 ····················································································10

    §III장 환경갈등 해결 방법과 과정 ··························································································11

    1절 공식적 환경갈등 해결 방법: 행정적, 사법적 해결 ······················································11

    1) 행정절차를 통한 해결 ······································································································11

    2) 사법적 해결 ························································································································12

    2절 협상을 통한 해결 ················································································································13

    1) 협상 접근 ····························································································································13

    2) 협상을 통한 갈등해결 과정에 대한 비판적 고찰 ······················································16

    3절 사회학습과정으로서 환경갈등 해결 과정 ······································································18

    1) 사회학습과정으로서 환경갈등 해결 과정 (협력적 계획) ·········································18

    2) 분석틀 구성 ························································································································19

    §IV장 서구의 환경정책 시민참여 제도 ·················································································21

    1절 합의회의 ································································································································21

    1) 합의회의의 역사 ················································································································21

    2) 합의회의 방법 ····················································································································23

    2절 시민배심원 ····························································································································26

    1) 시민배심원 모델 개관 ······································································································26

  • - iii -

    2) 시민배심원제의 특징 ········································································································27

    3) 시민배심원제의 구성 및 절차 ························································································27

    3절 시나리오 워크숍 ··················································································································28

    1) 시나리오 워크숍 방법의 고안과 확산 ··········································································29

    2) 시나리오 워크숍 방법의 목적, 적용 영역, 구성 및 진행 ········································29

    4절 소결 ········································································································································34

    §V장 사례 분석: 환경 갈등과 협력 사례 ··············································································36

    1절 사례1: 김포시 쓰레기 매립지 입지갈등 ·········································································36

    1) 갈등 개괄 ····························································································································36

    2) 시계열에 따른 갈등의 특징 분석 ··················································································39

    2절 사례2: 군포시 쓰레기소각장 입지갈등 ···········································································46

    1) 갈등 개괄 ····························································································································46

    2) 시계열에 따른 갈등의 특징 분석 ··················································································49

    3절 소결: 사례연구 종합 ···········································································································55

    §VI장 결론 ···································································································································58

    1절 연구 의의와 실천적 함의 ··································································································58

    2절 향후 연구과제 ······················································································································61

    □ 참고문헌 □ ································································································································62

  • - 1 -

    §I장 서 론

    90년대 중․후반 이후 우리 사회에서도 환경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화, 상습화, 고

    착화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만 들어도, 영월 동강댐 건설을 둘러싼 주민,

    환경단체와 정부간 갈등, 시화호 담수화사업을 둘러싼 갈등, 낙동강 오염 문제를 둘러싼 부

    산-대구간 갈등, 새만금 간척사업의 재개 여부를 둘러싼 갈등 등이 첨예한 양상으로 오랜

    기간 진행되었거나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방 차원에서도 쓰레기 매립장, 화장장 등 비선호

    시설 입지를 둘러싼 갈등은 비선호시설 입지 문제가 이슈화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현재 진

    행형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할 정도다. 김포 매립지, 군포시 쓰레기 매립장, 서울시 화장장

    건립을 둘러싼 대립 등이 잘 알려진 예들이다. 이러한 환경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불

    만의 표출과 보상을 통한 무마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점

    에서 첨예화하고 있으며, 특정한 사안 또는 특별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대규모

    국책 사업과 비선호시설 입지 선정에서 갈등이 현재(顯在)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습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첨예화하고 상습화하는 환경갈등이 새로운 모색과 상호

    학습을 통해 해결방법을 혁신하는 것으로 나아가지 않고 반복되며 고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데 있다1). 환경문제를 둘러싼 현재의 갈등 양상이 첨예화, 상습화, 고착화하고 있다는

    현실 진단이 본 연구의 배경이다.

    현상적으로 환경갈등이 첨예화, 상습화, 고착화하고 있다면, 환경갈등의 새로운 구조적

    측면은 다양한 ‘주체’들간 갈등, 다양한 ‘내용’을 둘러싼 갈등, 다양한 ‘양식’의 상호작용을 포

    함한 갈등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그 주체에 있어 주민 대

    지방정부, 주민 대 중앙정부, 주민과 지방정부 대 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간 대립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에 때로는 시민단체와 민간연구기관 등이 개입하게 되고 그러

    한 경우 갈등의 주체 측면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환경갈등은 그 내용에 있어 한

    가지 사안을 둘러싼 상대적으로 단순한 대립이 아니라, 다양한 내용이 복잡하게 얽힌 대립

    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2). 갈등 또는 갈등해결의 상호작용 양식 역시 다양화, 복잡화

    하고 있다. 이는 갈등 해결의 사법적, 행정적 방법의 실효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

    1) 물론, 부분적으로 갈등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과 성공 사례가 발견되고는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김포시와 군포시 사례 또한 그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접근과

    성공 사례를 일반화, 전국화하는 연구와 정책적 시도가 없음으로 해서 그러한 접근과 사례는

    국지적 사건으로 머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새로운 개선의 가능성은 전체적으로 현실화하고

    있지 못하며, 유사한 주체들이 유사한 주제로 유사한 형태의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2) 예를 들어, 새만금간척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경우, 민관공동조사단의 활동이 경제분과, 환경분

    과, 수질분과로 나뉘어 진행되었고, 그 (민관공동조사단) 내외의 논쟁은 해당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를 넘어, 곡물이 국가 안보적인 가치를 가지는가 여부 등에 이르

    기까지 광범하게 진행되었다. 갈등의 내용은 해당 사안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적인 논쟁도

    있지만, 그것은 장기국가정책기조(곡물의 안보가치와 관련한 논쟁), 정당한 정책결정 과정, 민

    주적 시민권한의 범위에 이르기까지 사안 외적인 논쟁을 포괄하면서 진행되고 있다(국무조정

    실․지속가능발전위원회, 2001; 새만금사업 환경영향 공동조사단, 2000 참조).

  • - 2 -

    하게 파악하여야 할 새로운 특징이다.

    현재의 환경 갈등이 첨예화, 상습화,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현상적 심각

    함이 있다면, 주체와 내용이 다양해지고, 상호작용 양식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구조적 새로움이 있다. 문제는 갈등의 현상과 구조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새로운 양상을 다루어야 할 제도와 접근 방법, 정책담당자들의 태도와 자

    세, 능력은 과거의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공식화한 방

    법에는 사법적, 행정적 접근이 있고, 구체적 방법과 제도로 공청회, 환경영향평가제도, 각종

    위원회가 있다. 이러한 기존의 접근들은 첨예화, 상습화, 고착화하고 있는 현상 문제를 적절

    하게 다루고 있지 못하다. 주체와 내용의 다양성,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다룰 수 있을 만큼

    대응적이고, 포괄적이고, 유연하지 못하다.

    현재의 환경갈등에 대한 현상적, 구조적 진단을 배경으로 하고, 갈등해결 과정이 적극

    적 학습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전제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목적을 설정

    하였다. 즉, 본 연구는 (1) 환경갈등의 현실을 파악할 수 있는 개념틀을 구성하고, (2) 서구

    의 환경정책에서 시민참여 사례(합의회의, 시민배심원 모델, 시나리오 워크숍 방법)의 접근

    방법과 특징을 도출하고, (3) 한국의 환경갈등 사례분석을 통해, 환경갈등을 협력과 학습과

    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적 함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하 제2장에서는 환경정책과 갈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구성하여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구성주의 관점에서 환경정책과 갈등을 접근한다. 이는 실증주의 접근에 대

    비되는 바, 정책과 갈등 현실이 주체와 내용의 상호작용과정을 통해 구성, 재구성된다고 가

    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현실은 주체 외부에 존재하는 객관적 사실도 아니고, 개별적 인식주

    체의 인식과정 내부에 존재하는 주관 자체도 아니다(Twist & Termeer, 1991). 내용과 주체

    의 상호작용과정으로 현실 구성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내용, 주체, (상호작용)양식을 기본 범

    주로 하여 정책과 갈등을 접근하고 정의한다. 제3장에서는 2장에서 정책과 갈등을 정의한

    것에 기초하여 환경갈등 해결의 기존 접근(사법적, 행정적 접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바

    람직한 해결방향으로 사회학습과정으로서 갈등해결 방향3)을 구성, 제시한다. 여기서도 내용,

    주체, 양식을 기본 범주로 설정하여 분석틀을 구성한다. 이때, 현실의 갈등을 이해하는 과정

    과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분리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기 때문에, 갈등 현실을 파악하

    는 분석틀과 갈등해결을 위한 분석틀은 구분되지 않는다. 사회학습과정으로서 갈등해결과정

    은 갈등 현실을 역동적 학습과정인 것으로 (갈등 주체들이)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고 보기 때문이다. 제4장에서는 서구의 사례 중 환경정책에서 사회학습 접근에 의한 시민참

    여의 대표적 사례인 합의회의, 시민배심원 모델, 시나리오 워크숍 방법을 정리, 소개한다. 이

    는 이후 한국 환경갈등 사례 분석을 통해 정책적 함의를 도출함에 있어 참고가 될 수 있다

    3) ‘사회학습과정으로서 갈등해결’은 갈등을 협력과 학습과정으로 전환시키는 것 또는 갈등․협력

    의 전과정 속에서 주체들이 사회적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 - 3 -

    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5장에서는 2,3장의 이론 연구를 통해 구성한 분석틀을 바탕으로 군

    포시와 김포시의 쓰레기 매립장 입지를 둘러싼 갈등 과정을 분석한다. 분석은 갈등의 내용,

    갈등의 주체, 갈등의 의사소통양식을 동적 과정으로 분석한다. 동적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갈등의 발생, 전개, 해결 과정을 시간 축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제6장에서는 이론․사례 연

    구를 바탕으로 하여 환경갈등해결에 대한 실천적 함의를 도출한다.

  • - 4 -

    §II장 환경정책과 갈등에 관한 사회구성론적 접근

    이 장에서는 환경정책과 갈등에 관한 접근방법을 고찰한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정책’

    을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 영역을 공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갈등’은 ‘주체

    또는 이해관계간 의견 또는 행동의 동적 불일치 상태’로 정의한다. 환경정책과 갈등을 이와

    같이 정의하는 것은 사회구성주의4)의 입장을 따르는 것이다. 즉, 환경정책의 내용을 외부

    자연의 객관적 사실로 환원시키지 않으며, 환경정책의 객관적 사실과 좁은 의미의 (경제적)

    이해관계로 갈등 원인을 환원시키지 않는다.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을 취한다는 것은 환경정

    책을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 과정인 것으로, 갈등을 넓은 의미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

    가치적) 이해관계의 차이가 전개되는 과정인 것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접

    근에서 기본적인 개념틀은 ‘주체’와 ‘내용’, 상호작용 ‘양식’이다5). 갈등에 대해서 보면 주체

    는 ‘누가 갈등하는가’에 관련되며, 내용은 ‘무엇을 둘러싸고 갈등하는가’에 관련되고, 양식은

    ‘어떻게 갈등하는가’에 관련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시간 축을

    설정하는데, 이것은 환경정책을 ‘과정’인 것으로, 갈등을 ‘동적’ 상태인 것으로 정의하는 것과

    관련되며, 사례 분석에서 시간 축을 중요한 분석 차원으로 상정하는 것과 관련된다. 이렇게

    동적 과정으로 정책과 갈등을 접근하는 것은 갈등이 고정된 경제적 이해관계간 대립으로 파

    악하지 않고, 갈등이 협력으로 변화할 수 있고 또는 현실에서 갈등․협력이 하나의 과정으

    로 통합되어 전개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1절 환경정책에 관한 구성적 접근

    1) 환경정책에 대한 정의

    ‘환경정책과정’은 ‘자연환경과 인간사회간의 상호작용 영역을 공적으로 재구성하는 과

    정’이다. 경제정책, 복지정책 등 타 정책영역이 주로 인간사회 내부의 상호작용 영역을 재구

    성하는 과정이라면, 환경정책 영역은 인간사회 내부의 상호작용 영역에 더해,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 영역을 그 주요한 대상-작용 범위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공적’(public)으

    로 재구성한다는 것은 환경정책과정에서 적극적 행위자를 정부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미디어가 발달하고,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이 분화, 상호작용하고 있는 현대 사

    4) 사회구성주의와 관련해서는 Irwin(1996), Giddens(1984) 참조. Twist & Termeer(1991)는

    Autopoiesis와 Configuration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의 정책이론적 함의를 논하

    고 있다. 사회구성주의적 관점에서 환경문제․갈등을 연구한 논문으로는 이상헌(2001), 허남혁

    (1999) 참조.

    5) Twist & Termeer(1991)는 현실이 사회적인 것(social one: 주체)과 인지적인 것(the

    cognitive: 내용)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ongoing interaction: 상호작용 양식) 맥락으로 구성된

    다는 이론을 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의 기본 범주는 이들의 연구에서 주로 참조하였

    다.

  • - 5 -

    회에서 공적 행위자는 정부만이 아니다(Jessop, 1993; 1997). 시민(주민)들의 자발적 영역, 시

    민(주민)과 정부간 상호작용의 영역이 공적 영역에서 적극적 행위자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

    이다6). ‘공적’ 재구성에는 또한 그것이 사적 행위 영역이 아니라는 것과 시장 영역으로 환원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 영역은 강한 외부효과를 가지며, 대부

    분 환경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그것은 사적 행위 영역

    에 방치되거나, 시장 영역으로 환원되는 경우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하게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7). ‘재구성’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영역을 새로이 만들어가기 보다는

    기존의 문제, 상태를 변화시켜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정책, 복지정책 등 인간사회 내

    적 영역의 경우에도 그러하지만, 특히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 영역으로서 환경정책 영역의

    경우에는 기존의 문제, 상태에 기반 한 구성이 전개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사회를 둘러싼 자연환경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변화시

    킬 것인가를 계획함에 있어, 기존의 문제와 상태를 무시하고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문제와 상태를 전제하여 그것을 가능한 한 보존, 개선하는 것이 더 바

    람직하다는 가정이다.

    2) 환경정책에 대한 접근법

    자연환경과 인간사회간 상호작용 영역을 공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으로서 환경정책 과

    정은 그 접근법에 따라 다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정책에 대해 종합적(내용),

    다주체적(주체), 의사소통적(양식) 접근을 취한다.

    가. 종합적 접근 (내용)

    먼저, 종합적 접근은 매체적 접근과 대비된다. 매체적 접근은 환경정책을 수질, 대기,

    폐기물 등으로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다. 이러한 매체적 접근은 일면 각 부분을 보다 세밀

    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본 연구와 같이 환경

    정책에서 갈등의 문제를 해석하고 그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에는 적절하지 않

    다(정선양, 1999). 현실에서 환경갈등은 매체적으로 구분되어서 발생, 전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폐기물 처리장의 입지를 둘러싼 갈등의 경우 그것에는 폐기물

    의 위해성, 폐기물에 의한 수질 오염, 대기 오염과 같은 다매체적 접근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적 변수가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6) 현대 사회에서 NGOs(Non-Government-Organizations)가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을 '결사체 거

    버넌스'(Associative Governance) 접근으로 종합하고 한국 사회에서 그러한 전망이 가지는 실

    천적 의의를 제시하는 글로 정병순․김두환(2001) 참조. 결사체 민주주의와 관련한 가장 포괄

    적인 개혁 전망을 제시하는 저작으로는 Hirst(1994)를 참조.

    7) 공적영역을 시장으로 환원시킬 것을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적 접근에 대한 비판은

    Trigilia(1989, 1992), Kristensen(1992), Chang(1999) 참조. 한편, Pierre(1995)는 국가의 시장화

    (marketization of state)에 대해 ‘소비자’ 개념으로 ‘시민’ 개념이 환원되는 것에 따른 평등과

    민주주의 가치의 후퇴를 우려하는 주장을 전개한다.

  • - 6 -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 영역을 바람직하게 공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

    간간 상호작용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데, 첫째로 다매체적 접근이 필요

    하다는 점에서, 둘째로 매체적 접근을 넘어선 사회, 정치적 접근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즉, 환경정책과정을 종합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의 의미는 환경정책

    영역을 매체적으로 구분하여 실증적인 사실을 취합하여 정리하는 과정으로 환원시킬 수 없

    다는 것이다.

    나. 다주체적 접근 (주체)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는 환경정책을 다주체적 과정으로 접근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정부만을 주요한 적극적 행위자로 상정하는 것은 더 이상

    적실하지 않다. 특히, 환경정책 영역의 경우 그것이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 영역을 그 대상

    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많은 경우 환경 이슈는 해당 장소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

    는 사람들의 이해관계, 삶의 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나아가 그들의 적극적인 가치

    투입과 행동, 네트워크 구성이 없다면 바람직한 자연-인간간 관계 재구성은 불가능하다

    (Fischer, 2000).

    정책과정을 정부 단일 행위자 모델에서 다주체 행위자 모델로 전환하는 것은 최근의

    거버넌스(governance) 이론과도 관련된다8). Kooiman(1993)은 거버넌스를 국가와 사회간 상

    호작용으로 파악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정부와 시민사회간 상호작용으로, 시민사회는

    다시 주민, 시민(단체), 기업으로 분화하여 파악한다. 즉, 자연과 인간간 상호작용영역을 공

    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으로서 환경정책과정을 정부, 주민, 시민(단체), 기업간 상호작용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다. 의사소통적 접근 (양식)

    환경정책을 그 내용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주체의 측면에서 다주체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정책과정 또한 공식적(formal) 과정으로만 한정할 수는 없다. 공식적 과정은

    형식적 과정인데 그 과정의 정당성은 법률에서 나온다. 즉, 해당 사회의 정치적 결단으로서

    입법 과정을 통해 형성된 헌법에 의해 연역적으로 구성된 법률의 절차를 따르는 과정이 공

    식적․형식적 과정이다(권태준, 1976).

    공식적 과정이 환경갈등 해결 과정으로 구체화할 때, 그것은 사법적 해결, 행정적 해결

    이 된다. 이러한 공식적 과정은 정치적 과정과 대비된다. 정치적 과정은 先정치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식적 과정과 대비된다(Barbek, 1992). 정치적 과정은 그 과정이

    기반 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에 대한 과정 참여자들간의 선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적 사안을 결정해야 할 때 발생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공적 결정은 그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상호작용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정책과정을 공식적 과정이

    8) 거버넌스 이론과 관련해서는 Kooiman(1993, 2000), Pierre & Peters(2000), 정병순(2000) 등 참

    조.

  • - 7 -

    아닌 정치적 과정으로 접근한다9).

    환경정책과정은 공식적 과정에 의해서보다는 상호학습과정으로 파악하는 것이 더욱 적

    실하다. 관련한 주제가 다양하고 주체가 다수인 상황에서는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한 주제를

    상호학습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전개되며 계획과정에 그러한 상호학습, 이해 과정이 포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환경정책 과정 및 그것을 둘러싼 갈등이 전개되는 양

    식을 공식적 과정으로 포괄 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정치적, 상호학습과정으로서 환경정책과

    정을 파악하는 것을 여기서는 ‘의사소통적 접근’10)으로 지칭한다.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에서는 다주체간 정치적 갈등 또는 협력 과정으로서

    환경정책과정을 종합적으로 접근하며, 이하에서는 이를 ‘구성적 접근’으로 지칭하고, 기존의

    접근을 ‘형식적 접근’으로 지칭하여 구분한다. 이를 정리하면 과 같다.

    구성적 접근 형식적 접근

    내용 측면 종합적 매체적

    주체 측면 다주체적 정부 중심

    (상호작용) 양식 측면 의사소통적 공식적

    환경정책에 대한 두 가지 접근법

    * 음영 처리한 부분(구성적 접근)이 본 연구의 접근법

    2절 갈등, 환경갈등에 관한 구성적 접근

    갈등은 ‘주체 또는 이해관계간 행동 또는 의견의 동적 불일치 상태’이다11). 먼저, ‘주체

    9) 정책과정을 정치적 과정으로서 민주주의의 문제로 접근하는 입장에 관해서는 김두환(2000a,

    2000b) 참조.

    10) 여기서는 의사소통 양식을 ‘대화 양식’과 구분한다. 의사소통은 대화를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대화 없이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집행, 시위 등도 특정한 형태

    의 의사소통 양식이다. 일방적인 행동 또한 상대방에게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게되고 상대

    방은 그것을 해석함을 통해 메지지 전달자의 의도, 태도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즉, 의사소통

    양식이라는 것은 행동과 대화를 통한 상호이해과정이다. 그것은 ‘일방향적’인 것일 수도 있

    고, ‘쌍방향적’인 것일 수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일방향적인 의사소통에 비해 쌍방향적인 의

    사소통 양식이 보다 진전된 양식이라는 가정에서 의사소통 양식 범주를 접근한다.

    11) 갈등에 관해서도 접근방법, 관심에 따라 그 정의가 달라진다. Simon & March(1958: 112)는

    의사결정의 측면에서 갈등을 파악하며, 갈등을 “의사결정의 표준메카니즘에 장애가 발생하여

    행동대안의 선택에 있어서 개인이나 집단이 곤란을 겪는 상황”으로 정의하고 있다.

    Minnery(1985: 5-6)는 “갈등이란 정책결정 상황에 직면해서 정책 결정에 관여된 주체들이 정

    책대안을 선택 또는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윤영채․심문보(2000: 373)는 환경갈등을 해당지역 주민전체의 안전과 복지를 중시하는 지방

    정부와 자신들의 안전과 개인적 복지를 중시하는 지역 주민간 상호대립적인 목표를 추구하

    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내용, 주체, 양식의 측면으

    로 환경정책과 갈등을 파악하는 접근법에 따라, 갈등을 본문과 같이 정의한다.

  • - 8 -

    또는 이해관계’간 불일치 상태라는 것은 갈등이 행위주체(주체)들간 상태일 뿐 아니라 내용

    (이해관계)적인 불일치 상태이기도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체와 내용이 상호 엮이는 과정으로 사회적 과정을 이해하는 것에 상응한다. 갈등은 사람

    들간에도 발생할 수 있고, 한 사람 내에서도 (내적 갈등의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현실의 갈등과정은 개인들의 가치나 이해관계가 고정되어있다는 가정 하에 각 이해관계자들

    이 어떻게 갈등하는가 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과정에 사람들이 참가하거

    나 참가하지 않고 하는 것을 무시하고, 즉, 주체 측면을 추상화한 채, 가치 자체 또는 이해

    관계 자체의 과정으로만 파악하는 것도 한계를 가진다. 현실의 갈등과정을 파악하고, 특히

    그것의 해결 방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갈등 과정을 주체와 내용 전체로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12). 다음으로, ‘행동 또는 의견’의 불일치 상태라는 것 또한 주체와 내용을 모두 파

    악하고자 하는 의미이다. 불일치는 의견에서도 나올 수 있으며, 의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행동에서는 동일할 수도 있고, 그 역도 가능하다. 불일치의 고착 상태를 해결하는 것은 때로

    는 보다 추상적인 원칙에 대한 토론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으며, 때로는 원칙에 대한 토

    론을 잠정 유보하고 행동에 대한 합의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치관 자체의

    합의는 불가능하다할지라도 교집합의 목표를 위해 공동행동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갈등

    을 ‘동적’ 불일치 상태로 지칭하는 것은 불일치가 고정된 과정이 아니라, 그 주체의 측면에

    서, 내용의 측면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상호작용 양식으로

    서 의사소통적 과정의 변화를 포함한다. 새로운 주체가 갈등과정으로 진입 또는 이탈함으로

    해서, 또는 새로운 내용이 갈등과정에 진입 또는 이탈함으로 해서 갈등의 양상과 그 효과는

    달라진다. 이러한 과정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다시 위에서 환경정책을 접근하는 방법

    으로 제시한 ‘주체’, ‘내용’, ‘양식’의 접근법을 요구하는 바, 본 연구에서는 갈등 양식을 의사

    소통적 과정으로 이해한다.

    1) 갈등

    주체 또는 이해관계간 행동 또는 의견의 동적 불일치 과정으로서 갈등은 여러 행위주

    체들간의 대립적 또는 적대적 상호작용으로 심리적 대립감 또는 대립적 행동을 포함한다.

    ‘분쟁’은 여러 행위주체들이 특정쟁점에 관해 양립불가능한 관계에 있다고 인식하고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하는 활동상의 마찰과 갈등 상태이다. 따라서 행동 또는 의견불일

    치의 상태를 의미하는 갈등은 보다 포괄적이며, 행동 또는 의견불일치의 강도에 따라 문제

    화, 분쟁, 난국상태 등을 포괄한다(정회성, 1997: 1).

    갈등은 이해관계13)(경제적 부, 정치적 권력, 쾌적한 환경, 안정성, 정체성 등)의 차이에

    12) 이와 관련해 Twist & Termeer(1991)는 고착화한 상황을 돌파하는 전략을 주체적 측면이

    고착되었을 때는 인지적 측면의 처방으로, 인지적 측면이 고착되었을 때는 주체적 측면의 처

    방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갈등상황에 적용한다면, 내용적인 면에서 갈등이 진행될 때는

    새로운 주체(예를 들어 ‘제3의 조정자’)를 그 과정에 포함시킴을 통해, 참여 주체들이 고정된

    상태에서 갈등이 진행될 때는 새로운 내용(갈등의 원인 또는 결과에 대한 재성찰)을 그 과정

    에 포함시킴으로 통해서 갈등 해결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9 -

    서 발생한다.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주체적 조건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를 ‘잠재적 갈

    등’이라 하고, 갈등이 발생하여 전개되는 상황을 ‘현재적 갈등’이라 하여 갈등을 구분할 수

    있다. 이때, 갈등의 원인은 잠재적 갈등의 상황을 지칭하는 것이다. Pondy(1967)는 잠재적

    갈등의 세 가지 유형 중 하나를 목표(또는 가치)의 차이라고 파악하였고, 박호숙(1996)은 당

    사자들이 추구하는 목표의 양립불가능성을 지적했다. ‘목표의 양립불가능성’은 달리 표현하

    면 ‘이해관계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해관계는 행동 주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치들(경제적 부, 정치적 권력, 쾌적한 환경, 재해로부터의 안정성, 안정된 정체성 등)에 대

    한 득(得)과 실(失)의 관계를 의미한다(박인권, 1999: 15). 갈등의 원인을 이와 같이 광의의

    이해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사회구성주의적 갈등 접근과 상응한다. 사회구성주의적 접근과

    대비되는 접근으로 실증주의적 접근에서는 갈등의 원인을 경제적 이해관계(좁은 의미의 이

    해관계)의 차이로 간주한다. 반면,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에서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포함한 광

    의의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갈등이 발생한다고 본다.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에서 이해관계의

    차이는 객관적으로 주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재구성되는 것이다.

    갈등에 대해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을 채택하는 이유는 먼저, 실증주의적 접근이 환경갈

    등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포착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또한, 실천적 대안을 내올 수 있다는 능

    력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실증주의적 접근에서는 갈등해결의 대안이 경제적 보상 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경제적 보상으로 해결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환경갈등이

    존재한다.

    2) 환경갈등

    환경갈등은 공간적으로 다차원적인 성격을 가진다. 즉, 지방적, 지역적, 국가적, 초국가

    지역적, 심지어는 세계적 수준의 공간적 측면을 중층적으로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으

    로, 환경갈등은 다주체적 성격을 가진다. 이는 공간적으로 환경갈등이 다차원적 성격을 가지

    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환경갈등에는 직접적 이해당사자 뿐 아니라 간접적 이해당사자들

    이 중요한 행위자로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해당 지역 주민, 지방정부 뿐 아

    니라, 인근 지역 주민, 지역정부, 중앙정부, 시민단체 등이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갈

    등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경우 전라

    북도 주민과 지역정부 뿐 아니라, 중앙정부, 시민단체, 외부 전문가들이 중요한 행위자로 참

    여하고 있고, 그것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또한, 환경갈등은 다부문적 성격을 가진

    다. 즉, 환경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자연환경 관리, 소득 재분배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으로 복합적인 성격을 가진다.

    이상과 같이 환경갈등은 공간적으로 다차원적인 성격을 가지고, 다주체적인 성격을 가

    지며, 다부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환경갈등을 체계적, 다주체적, 의사소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13) 이하에서 ‘이해관계’는 가치, 이념의 차이를 포함한 광의의 이해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

    하고, 좁은 의미의 이해관계는 ‘경제적 이해관계’로 지칭한다.

  • - 10 -

    3) 비선호시설 입지를 둘러싼 갈등

    비선호시설은 전체 공간에는 필요하다는 점이 인정되지만, 부분 공간 점유자들이 자신

    들이 속한 공간에 자발적으로 입지 시키지 않는 시설이다. 비선호시설의 입지는 거리체감효

    과를 갖는 부의 외부효과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비선호시설의 입지는 잠재적 갈등의 대상이

    된다14). 비선호시설을 둘러싼 갈등은 주체의 측면에서, 주민 대 (지방 또는 중앙) 정부, 지방

    정부간, 지방정부 대 중앙정부간 대립의 양상을 띠는데, 여기서는 주민 대 (지방 또는 중앙)

    정부간 갈등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과정 측면에서, 공식적 과정(행정적, 사법적), 저항적 과

    정, 의사소통적 과정으로 구분된다. 내용 측면에서, 경제적 이해관계, 가치, 대안을 둘러싼

    대립으로 층화한다. 비선호시설의 입지는 그 성격상 잠재적 갈등의 요인이며, 주체, 내용, 양

    식에 있어 복잡하고, 역동적인 특징을 가진다15).

    14) 입지적 특성을 갖는 공공재에 의해 발생하는 소득불평등 구조를 밝힌 글로는 Harvey(1973)

    참조.

    15) 비선호시설 입지를 둘러싼 갈등에 관한 기존 연구로는 이수장(1996), 이만수(1996), 허경선

    (1997) 참조.

  • - 11 -

    §III장 환경갈등 해결 방법과 과정

    환경갈등은 환경정책과정에서 전개되는 갈등과정이다. 환경정책은 자연과 인간간의 상

    호작용 영역을 공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종합적, 다주체적, 의사

    소통적으로 접근한다. 갈등은 주체 또는 이해관계간의 행동 또는 입장의 동적 불일치 상태

    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상호학습과정으로 접근한다. 환경갈등은 다주체적이고 다부문적이

    며, 공간적 중층성의 특성을 갖는다.

    환경갈등의 해결과정은 우선 위와 같은 환경정책, 갈등, 환경갈등의 성격을 어떻게 이

    해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선 갈등 해결의 양식 측면에서 공식적 접근(형

    식적 접근)과 의사소통적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의사소통적 접근에서, 주체 측

    면을 고려하게 되면 그것은 다시 정부 중심 접근과 다주체간 협력적 접근으로 구분된다. 이

    하에서는 환경갈등의 해결 방법의 기존 접근법으로서 공식적 접근을 개괄하고 그 한계를 지

    적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행정절차를 통한 해결과 사법적 해결이 포함된다. 다음으로, 의사

    소통적 접근으로 협상을 통한 접근을 제시하는데, 여기에는 정부중심 접근과 다주체간 협력

    접근이 있고, 본 연구에서는 다주체간 협력 접근을 중심으로 살핀다. 다주체간 협력은 다시

    협상적 접근과 사회학습적 접근(=구성적 접근)이 있는 바, 협상적 접근의 장점과 한계를 고

    찰하고, 끝으로 사회학습적 접근을 제시함을 통해 사례분석을 위한 분석틀을 구성하도록 한

    다.

    상호작용 양식 공식적 접근 의사소통적 접근

    주체정부중심 행정적 해결, 사법적 해결 정부간 협의회

    다주체적 접근 자문위원회 등 협상 접근, 사회학습 접근

    환경갈등 해결 접근법 분류

    *본문에서는 음영 처리된 부분만 다루도록 한다.

    1절 공식적 환경갈등 해결 방법: 행정적, 사법적 해결

    환경갈등 해결에서 공식적 접근에는 행정적, 사법적 해결 방법이 있다. 이하에서는 행

    정적 접근과 사법적 접근을 개괄하고, 그 한계를 지적한다.

    1) 행정절차를 통한 해결

    행정절차를 통한 접근은 사회적 갈등이 역기능적이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익

    이 무엇인가를 과학적으로 밝혀 적용해야 한다는 가정이 깔려있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사회

  • - 12 -

    의 각 부분 집단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해관계와 관심에 따라 이기적으로 행동하며 경쟁하

    고, 이를 조정하는 것은 정부의 고유한 역할이라고 가정한다. 여기서 행정 주체로서 정부는

    계획과 집행의 주체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는 갈등을 상호학습과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불가

    능하다. 행정절차를 통한 갈등 해결 접근은 다시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 바, 하나는 관료

    중심의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협의체이다. 관료 중심의 계획에서는 기본적으로는 갈등

    을 부정하고, 현실적으로 갈등이 발생했을 때는 공청회, 청문회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공청회, 청문회 등은 참고 사항이 될 뿐이며, 여전히 계

    획의 주체는 관료조직이다. 즉, 행정적 접근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정책결정과 집행의 유일

    한 주체를 정부로 상정하고 있으며, 대화 양식이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의 가장

    큰 한계는 관료적 전문가들에 의해 계산되어질 수 없는 환원 불가능한 다양한 가치간 상호

    작용과 합의형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16).

    행정절차를 통한 두 번째 접근은 행정협의체를 통한 접근이다. 이는 특히, 정부간 분쟁

    해결 제도로 도입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화되어 있는 대표

    적인 기구는 지방자치법에 규정되어 있는 행정협의회 그리고 사무의 위탁과 협약, 지방자치

    단체조합이 있다(정회성, 1997: 12). 그러나 이들 역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왜

    냐하면 협의회 규약의 미정비와 결정사항의 법적 구속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협의회

    의 구성이 집행기관들로만 구성되어 지방의회의 의결을 요하는 사안의 경우 실효성 확보가

    어렵고, 문제가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만 협조하도록 되어 있어 장기적인 계획의 수립과 집

    행을 위한 적절한 기능을 하지 못하며, 운영 면에서 협의사항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방

    안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김일태, 1994).

    2) 사법적 해결

    사법절차에 의한 갈등과 분쟁의 조정방법은 지방자치단체간의 분쟁 가운데 주로 권한

    에 관해 심판한다. 즉 어떤 자치단체의 권한이 여타 지방자치 단체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의해 침해받았거나 침해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당해 지방자치단체는 ‘헌법’ 제 11조

    제 1항 4호에 의해 헌법 재판소에 소(訴)를 제기하여 사법적인 심판을 받을 수 있다. ‘헌법

    재판소법’ 제 62조 제 1항 3호는 이 같은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 쟁의에 대한 심판을

    광역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 심판, 기초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 심판 그리고 광역

    과 기초자치단체간의 권한쟁의 심판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권한쟁의 심판은 ①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경우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한 심판, ② 피청구인의 처분 또는 부작위가 청구인의 권한을 이미 침

    해한 경우에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한 심판, ③ 피청구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

    한 취소 또는 무효확인심판이 있다. 우리나라 자치단체는 자치입법권이 부족하고 자치단체

    의 자율성이 낮기 때문에 자치단체간의 권한쟁의 심판의 대상이 되는 소송사례는 아직 없다

    16) 공공정책에서 관료 중심적 접근이 가지는 근본적 한계를 복지정책의 불가능성의 측면에서

    논증한 글로 이덕복(1993) 참조.

  • - 13 -

    (황재영, 1995).

    사법적 분쟁해결과정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 우선, 비용이 과다하게 소

    요될 뿐만 아니라 시간소비적이라는 점, 둘째, 즉시적 관심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는 부적절하

    다는 점, 셋째, 소송이 갖는 대립적 성격으로 인하여 갈등당사자들이 호의적 관계를 갖는 것

    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 넷째, 재판의 규칙과 절차에 따른 한계 때문에 갈등의 본질은 거

    의 검토되지 않으며 특히 형평성과 효율성 측면을 고려하기 힘들기 때문이다(Susskind &

    Ozawa, 1984: 5).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사법적 해결 방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

    이 바람직하다.

    2절 협상을 통한 해결

    갈등해결에 있어 공식적 접근(행정적 접근과 사법적 접근)이 가지는 근본적 한계는 그

    것의 주체적 특성과 상호작용 양식의 특성에 의한 것이다. 공식적 접근에서 주체의 측면은

    다주체적 접근에 비해 고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사법적 접근에서는 해결과정이 시

    작되고 끝날 때까지 원고와 피고가 고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환경갈등이 가지는

    다주체적 특성으로 인해 고정된 갈등주체들간의 해결이 해당 갈등의 해결로 귀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문제가 있다. 다음으로 공식적 접근의 상호작용 양식은 ‘일방적’ 의사소통의

    특징을 가지는데, 여기서 대화는 상대방의 (고정된) 이해관계와 입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

    지, 상호이해와 상호학습의 과정은 아니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해관계와 입장을 고정

    된 것으로 파악하는 경우, 환경갈등 해결 방법은 경제적 보상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일방적 대화양식은 그 바탕에 이해관계와 입장을 고정된 것이고 대화를 통해

    서는 그것이 변화할 수 없다는 가정을 가지고 있다.

    갈등해결에서 의사소통적 접근은 협상 접근과 사회적 학습과정 접근을 구분할 수 있

    다. 협상적 접근은 의사소통적이고 다주체적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학습과정과 유사하고, 그

    러한 특징은 사회적 학습과정 접근에서도 유효하다. 하지만, 협상 접근은 의사소통의 질과

    주체 포괄성의 면에서 제한적이며, 사회적 학습과정에 비해 동적 상호학습과정을 주로 고려

    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1) 협상 접근

    행정절차를 통한 방법과 사법적 해결 방법은 전통적 갈등해결 방법으로서 그 결정에

    대해 끊임없는 도전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해결기제 자체가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효율적이

    면서 단호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발에

    따른 환경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법의 필요성 내지 당위성이 제기되어왔다.

    즉 갈등이 진행중이거나 갈등 가능성이 있는 문제에 대하여 이해당사자들이 대면적으로 만

    나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도출하는 대안적 분쟁해소(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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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R)기법이 필요한 것이다(Bingham & Haygood, 1986: 4). 이러한 방법에는 협상 내지 조

    정, 정책대화(policy dialogue), 공공자문(public consultation) 등이 있다(Clark & Emrich,

    1980). 이들 각 방법간에는 상이점이 있으나 하나의 중요한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립적 과정이 아닌 합의형성, 공동 문제해결 또는 협상의 형태로 자발적인 합의를 도출하

    고자 하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전통적 방법들에 비해 다음과 같은 잠재적 장점을 가진 것으로 평

    가되고 있다. 첫째,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당사자가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둘째, 강요된 기준보다는 협상된 기준에 보다 순응할 수 있다는 기대감, 셋째, 정보를 구

    득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감소하는데 반해 정보의 신뢰성은 제고된다는 점, 넷째, 어떤 상

    황에서는 협상이 자원배분에 있어 효율적 기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다섯째, 책임이 공공의사

    결정자로부터 민간의사결정자로 이전됨에 따라 정부의 규제행위에 따른 비용이 감소한다는

    점 등이다. 따라서 협상에 의한 갈등해결과정이 그 절차에 있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형평

    성을 제고시킬 수 있고 또한 그 결과도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Sullivan, 1984: 202-203).

    무엇보다, 협상은 개발주체와 지역주민 사이에 대화의 장을 제공하고, 협상을 통하여

    지역적 문제에 대한 분쟁에서 함께 일할 때, 당사자들 사이에 새로운 의사소통의 통로와 지

    역사회내의 강한 연대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개인과 단체에게 문제를 해결해 주

    고,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결정에 미칠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Bingham,

    1985: 152-153). 그밖에도 기술적 쟁점사항들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이해를 증진시키며, 개

    발주체는 협상과정을 통하여 주민들에게 해당사업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주민

    들로부터 사업에 대한 협조와 지원을 얻어낼 수 있으므로 주민참여로 인한 사업의 정당성

    확보, 전문성 보완, 사업수행의 원활화 등을 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적 접근

    방법은 다음과 같은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는데 Inhaber(1992)는 (혐오시설 입지와 관련한

    갈등에서) 협상적 접근 방법의 한계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째, 협상과정에 해당시설 입지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시설입지로 유발되는 각종 쟁점사항을 논제로 한 협상과정에 한정된 인

    원만이 협상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되고 따라서 협상과정을 통하여 도출된 결과에 대하여 모

    든 지역주민들이 일치된 수용태도를 견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혐오시설을 입지 시키기 위한 협상은 묵시적으로 노사간 교섭모형을 따르고 있

    는 바, 노사협상에서는 어느 시점에서는 파업이나 직장폐쇄가 있을 수 있다는 시한 요소가

    타결을 돕는데 비하여 혐오시설입지와 관련된 협상 당사자들은 시한이라는 요소를 무시하기

    쉽다는 점이다(Inhaber, 1992: 57-58). 이것은 시한요소가 작용하지 않을 경우 협상 타결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 - 15 -

    가. 환경협상과 조정

    갈등 관리 전략의 유형은 크게 ① 독자적 관리전략17)(self-management strategy), ②

    협력적 문제해결 전략(joint problem-solving strategy), ③ 제삼자 개입전략(third-party

    intervention strategy)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유해운 외, 1997: 123-133). 이 중 협상 전

    략은 협력적 문제해결 전략에 포함되는 것으로 전통적 해결 방법과 비교해 그 비용과 시간

    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합의를 도출할 경우 상호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협상은 일반적으로 협상의 동인을 가진 이해당사자들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시작되며

    당사자들이 직접 협상하게 된다. 분쟁 중에 있는 어떤 집단이 승리의 확신이 없거나 최소한

    의 목표 이상의 것을 얻으려 한다면 이는 협상의 동인(動因)이 될 수 있다. 즉, 협상하지 않

    고 얻을 수 있는 것이 협상을 통해 얻는 것보다 더 낫다면 어느 집단도 협상을 하려하지 않

    을 것이며, 반대로 협상을 통해 협상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많을 것을 성취할 수 있다면

    이것은 이해당사자 집단들이 협상에 임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18). 이와 같은 협상동

    인을 얻게 되면 이해 당사자들은 자발적으로 당사자간의 직접적인 협상(unassisted

    negotiation)에 돌입하게 된다.

    이와 같은 당사자간 협상은 상호 욕구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성립된 협상이기 때문

    에 성공의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높아진다고 할 수 있지만 성공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해 당

    사자와 분쟁의 쟁점이 명확해야 하고, 상호의존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충분한 대화채널을 유

    지해야 한다(Susskind & Cruikshank, 1990: 133).

    환경 갈등과 분쟁은 그 내용이나 발생원인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조정 및 해결

    방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환경 갈등과 분쟁의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역시 당사자간의

    합리적인 협상이다. 당사자간의 분쟁의 조정방법으로서 협상은 이해관계자들을 의사결정과

    정에 직접 참여시켜 서로 상반된 가치를 주고받는 교류를 함으로써 분쟁을 해소하여 상호이

    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참여자간의 이념적인 대립이나 입장의 차가

    현저하거나 참여자수가 많을 경우 좀처럼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 또 의제수가 많고 시간

    이 촉박할 경우에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특히 혐오시설입지에 대한 환경갈등

    은 당사자간의 상호불신이 심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협상이 교착상태에 봉착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협상과정에 중립적인 제 3자가 개입하게 되는 것이 상례이다. 다

    시 말해, 환경협상의 경우 이를 조정하는 중립적인 제 3자가 개입하는 이른바 ‘조정된 협

    17) 독자적 관리전략에는 ① 일방적 권력행사(unilateral power play), ② 정보제공(informing), ③

    지연(postpone), ④ 회피(avoidance), ⑤ 무마(smoothing)가 있고, 협력적 문제해결 전략에는

    ① 대면(confrontation), ② 협상(negotiation), ③ 거래․교섭(bargaining), 제삼자 개입전략에

    는 ① 중재(arbitration), ② 재정(adjudication), ③ 조정(mediation), ④ 알선(good office) 등

    이 있다(유해운 외, 1997: 123-133).

    18) 협상 연구자들은 이것을 BATNA로 설명하는데 BATNA란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협상된 합의안 이외에 최선의 대안)의 약어로서 협상이 BATNA이상

    을 제공해 준다면 사람들은 협상에 참여할 동인을 얻게 된다(Fisher, Ury & Patton, 1991:

    97-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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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mediated negotiation), 즉 ‘환경조정’(environmental mediation)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

    이 일반적이다(정회성, 1997: 34-35).

    나. 환경협상의 목표와 평가기준

    환경조정의 목표는 물론 환경에 대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환경조정

    에 관한 이론정립노력이 계속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에 관한 의사결정방법으로서 환경조정이 어떻게 잘

    작동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 환경조정이라는 특별한 갈등해소방법이 그 자

    체의 견지에서나 다른 방법과 비교할 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자들은 평가기준을 개발하기 위하여 환경의사결정의 중

    심목표에 초점을 두고 주로 성공적인 사례에서 이를 찾고 있다. Cormick(1981)은 환경조정

    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하나의 간단한 시금석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도출된 합의가 충

    분히 좋다는 분쟁당사자들의 상호판단을 표출하는 실효성 있는 합의의 성취라는 것이다. 또

    한 Talbot(1983)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표명하고 있는데, 즉 성공여부를 합의와 실행에 연계

    시키고 있다. 한편 이러한 분쟁 당사자들의 판단을 초월하여 불편부당한 외부관찰자는 당사

    자들에 의해 선택된 합의가 보다 엄격한 외적 기준에 충족되는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전제

    에 의거하여 성공을 평가할 수 있는 시금석, 즉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Susskind &

    Ozawa(1983: 13-8)는 조정노력의 성공여부는 조정과정의 형평성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그

    결과의 공평성과 안정성의 견지에서 판단되어야 하며 또한 그 평가에는 다른 방법을 사용했

    을 경우 나타날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위한 일곱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① 결과의 공평성, ② 공동이익의 극대화, ③ 선례의 고려, ④ 선례의 가능성, ⑤

    과정의 효율성, ⑥ 관계의 개선, ⑦ 합의의 실행성 등이 그것이다.

    2) 협상을 통한 갈등해결 과정에 대한 비판적 고찰

    협상을 통한 갈등 해결은 사회학습 접근과 함께 의사소통적 접근에 속하는 접근으로

    분류할 수 있다. 두 접근은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의사소통적 접근이라는 점과

    다주체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를 사회적 학습과정 접근과

    구분하기 위해서 두 측면을 고려하였다. 먼저, 내용의 측면에서 갈등의 원인을 바라보는 관

    점이다. 갈등에 관한 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갈등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실증주

    의적 접근과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증주의적 접근에서는 갈등의 원인

    을 주로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로 간주하는 반면,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에서는 갈등의 원인

    을 광의의 이해관계의 차이로 간주하며, 특히 경제적 이해관계를 고정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다음으로, 주체의 측면인데 협상 접근에서는 협상의 주체가 주로

    직접적 이해당사자로 한정되는 반면, 사회학습접근에서는 간접적 이해당사자를 포함한 포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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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이해당사자를 적극적 행위자로 상정한다19).

    가. 내용 측면의 한계: 환경갈등의 원인을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로 한정

    협상론적 접근은, 환경갈등이 이해당사자들간 경제적 이해관계의 상이함에서 비롯된다

    고 본다. 예로, 혐오시설의 입지를 둘러싼 갈등의 경우 갈등발생은 해당지역의 경제가 침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지역주민들의 예상 때문인 것으로 해석한다. 먼저, 입지 시

    설의 부정적인 외부성으로 인해, 관광산업이 타격 받을 수 있고 외부사람들의 투자가 감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입지 지역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부동산 가치 하락 가능

    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게 된다(유해운 외, 1997: 287). 새로운 혐오시설의 입지로 인해

    편익은 해당 지역을 비롯하여 전체사회로 널리 분산되는 반면, 매연, 소음, 먼지, 악취와 같

    은 공해물질의 배출, 교통 혼잡, 재산가치의 하락, 지역적 오명 등과 같은 사회적 비용은 단

    기적으로 해당 지역사회에 집중되는 비용-편익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보상은 혐오시설과 관

    련된 외재적 비용을 내재화시키는 수단으로 이러한 비용-편익의 불균형을 개선시킬 수 있

    는 효율적인 방안으로 널리 지적되어 오고 있다(Nieves et. al., 1992: 505). 이것은 협상의

    본래적 속성 때문인데, 협상의 속성은 인간의 욕구(need)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서로의 효

    용을 만족시키기 위한 ‘거래’(trade)이다. 이제까지 환경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이해당사자간

    ‘거래’로서 가장 많이 사용된 방법은 ‘경제적 보상’이다(행정자치부 외, 1999: 208). 그러나 전

    술한 바와 같이 환경갈등은 경제적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이념, 상상력, 문화 등의 비물질적

    이해관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과 분열에 의해 발생한다. 이것은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

    의식이 증진하고, 이에 따라 시민사회의 집단적 조직인 환경단체들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

    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갈등 문제에 이해 당사자로 등장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

    라서 환경갈등의 원인을 입체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협상적 접근을 통해 경제적 보상 해결

    방안을 시도한 환경갈등 사례들은 갈등의 부분적 해소를 실현한 것으로 언제든지 다시 갈등

    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한계를 갖는다20).

    나. 주체 및 양식 측면: 주체 포함의 제한성, 의사소통의 제한성

    환경갈등을 경제적 보상으로 해결하고자하는 협상론의 관점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합리적 계획모델에 기반하고 있다21). 이때, 합리적 계획은 방법론적 개인주의22)에 입각하고

    19) 협상 접근의 자세한 내용에 관해서는 조현석(2002) 참조.

    20) 환경갈등을 경제적 이해관계의 대립이라고 보는 전통적 시각을 비판하고, 갈등의 원인을 제

    공했던 환경의 사회적 발생 메카니즘이나 이에 대한 사회적 저항과 같은 사회구조적 차원에

    대해 논의한 연구는 이상헌(2001)외에 최병두(1999)의 연구를 참고.

    21) 프리드만(Friedman)은 계획의 전통을 ‘사회개혁으로서의 계획’, ‘정책분석으로서 계획’, ‘사회

    적 학습으로서 계획’, ‘ 사회동원으로서 계획’으로 구분하고 있다. 사회 개혁과 사회 동원으로

    서 계획은 19세기부터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계획 전통인데, 전자는 계몽주의에 지적 뿌리를

    두고 있고, 후자는 사회주의 운동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진다. 한편 정책분석으로서 계획과 사

    회적 학습으로서 계획은 20세기 중반 이후의 계획 전통이다(Friedman,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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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어 개인들의 이기적이고 안정적인 선호가 정치과정(또는 공공 선택과정)을 통해 취합되어

    계획목표가 설정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협상론적 접근은 전술한 바와 같이 개인들이 안정적

    이고 이기적인 선호의 차이에서 환경갈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갈등 해결을 위한 수단

    으로 경제적 보상제도를 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에서는 협상의 주체는 가능한

    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갈등이 비롯된다고 볼 때, (갈

    등) 주체가 광범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해관계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여지를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소통 양식도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협상접근에서 도입하는 의사소통은 기본

    적으로 시장 메커니즘을 보완하는 것으로 상정되기 때문이다. 즉,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

    은 외부재, 공공재에 대해 당사자들이 협상을 통해 간접적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의사소통은 주체들의 내면적 가치까지를 포함하는 심도 있는 의사소통일 필요가 없다.

    각 협상주체들은 자신의 고유한 이해관계를 거래를 통해 보장받으면 된다. 이런 점에서 협

    상접근은 의사소통 접근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참여자의 제한성, 의사소통 양식의 제한

    성이라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3절 사회학습과정으로서 환경갈등 해결 과정

    1) 사회학습과정으로서 환경갈등 해결 과정 (협력적 계획)

    전술한 바와 같이, 환경갈등은 경제적 이해관계 뿐 아니라 개인의 살아온 성장과정과

    문화에 의해 틀 지워진 인식체계와 이념을 포함한 광의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다. 그렇다면 이러한 복합적 이해관계의 간극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것인가? 이 의문에 대

    한 연구의 성과로서 1990년대 계획이론 분야에 새롭게 등장한 패러다임인 협력적 계획23)을

    주목해 볼만하다.

    앞에서 살펴본 공식적 갈등해결 접근은 물론이고 협상적 접근 또한 개인 선호의 고정

    성, 경제적 이해관계로 갈등원인을 한정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선호는 바

    뀔 수도 있고, 측정 당시의 일시적 감정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으며,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

    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변화할 수도 있다. 즉, 개인의 선호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이지만, 동시

    에, 둘러싼 환경(surrounding)과 사회의 조건과 상호작용하며 역동적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22) 방법론적 개인주의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 가정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위자들은 합

    리적이며, 그 합리성은 엄격하게 공리주의(功利主義)적인 개념으로 이해된다. 즉, 개인들은

    일련의 목적들 중에서 일관된 방법으로 목적을 선택하며, 이용 가능한 수단들 중에서 목적을

    현실화하기에 가장 적절한 수단을 선택한다. 둘째, 행위자들은 이기적인(narrowly

    self-interested) 개인으로 가정된다. 셋째, 개인들은 사회적 원자들(atoms)이다. 즉, 개인들이

    사회적 지위와 역할의 구조 내에 위치해 있다고 가정되지 않는다(Hindess, 1988: 29). 다시

    말하면, 개인들의 선호는 안정적이며(불변하며), 이기적인 욕구에서 출발하고 있고 모든 개인

    들의 자신들의 선호를 알고 있고, 또 그러한 선호를 시장 또는 정치과정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러한 개인적 선호 함수를 찾아내어 이를 취합해 사회적 선호함수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 공공선택이론이 근거하고 있는 논리이다.

    23) 협력적 계획에 관해서는 Healey(1997, 1998), Innes & Booher(2000) 등 참조.

  • - 19 -

    협력적 계획 모형은 이러한 선호의 변화를 기본전제로 한다. 따라서 협력적 계획 모형에서

    선호의 형성과정은 계획과정의 내부로 들어오게 된다.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이해관계, 주민

    의 권리의식 신장, 생활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선호 형성과정을 계획과

    정의 내부로 위치시키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선호(이해관계의 조정)를 형성하는 것 자체를

    계획의 목표로 설정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된다. 협력적 계획은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주고 동적이고 발전적인 여론 수렴 방법과 실효성 있는 시민참여의 구체적 방

    안을 제시하고 있다(김두환, 2000a: 11).

    협력적 계획에서는 계획과정을 단순히 자기 이해를 쟁취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상호작

    용 하는 것으로만 여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고방식을 만들어 내며 새로운 아이디

    어를 개발하는 과정으로 본다. 그리고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을 이해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협력적 계획이 강조하는

    ‘사회학습과정’이다(신동진, 2001).24) 즉, 사회학습과정은 ‘심의’(deliberation)와 ‘의사소통’을

    통한 새로운 사고, 행동양식, 실무를 생성하는 생성과정인 것이다.

    2) 분석틀 구성

    이상에서 환경정책에 대한 체계적, 다주체적, 의사소통적 접근을 제시하였고, 환경갈등

    해결에 있어서도 환경정책의 접근에 근거한 방향을 설정, 구성하였다. 그리고, 환경갈등의

    현실을 파악하고, 그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내용에 있어서 종합적이고, 주체의

    측면에서 다주체적이며, 양식의 측면에서 의사소통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의사소

    통적 접근의 한 형식으로 협상적 접근은 공식적 접근에 비해 진전된 해결 방향의 일면을 가

    지고 있으나, 그 진정성의 측면에서 부족하다. 즉, 내용, 주체 포괄성의 측면과 의사소통 양

    식의 측면에서 제한적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협상 접근에 남아있는 갈등에 대한

    실증주의적 접근의 한계, 갈등을 동적 상호학습과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구성주의적 접근을 채택하며, 갈등을 상호학습의 동적

    과정으로 이해하여 이를 적극적 갈등 해결의 과정으로 구성하는 것이 사회학습과정으로서

    갈등해결의 과정(협력적 계획)이다.

    갈등의 원인이 좁은 의미의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면, 그 해결은 경제

    적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거래(좁은 의미의 협상)에 의한 방법, 즉, 보상에 의한 갈등 해결

    방법 이외에는 실효성 있는 해결 방법이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에서 갈등의 전개

    가 광의의 이해관계에 의해 구성되고, 그 주체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행위자들이 직, 간접적

    으로 개입하는 동적 과정이라면, 그러한 현실을 파악하는 것은 서로 환원불가능한 가치와

    주장이 충돌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어떻게 개입되는지를 파

    24) Healy는 사회적 학습과정으로서의 협력적 계획모형이 기본적으로 Giddens의 구조화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신동진, 2001: 102). 구조주의자들과 달리 Giddens는 ‘구조화 이

    론’을 통해 개인의 인식과 행위를 규정하는 것은 사회의 구조이나, 동시에 개인의 인식과 행

    위는 사회의 구조를 구성하는 규범, 법칙, 자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줄 알고 이에 따라 구조

    가 변화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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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내용과 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양식을 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

    어야 한다. 또한 갈등과정을 다양한 내용과 주체들간 동적 의사소통과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은 ‘갈등과정을 이해하는 것’과 분리되지 않는다. 갈등의 원인

    과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의 중요한 일부분이 된다. 이것은 서로 다른

    가치가 충돌하고 있을 때, 그 가치 충돌을 해결하는 것은 하나의 가치가 다른 한 가치를 흡

    수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이해함을 통해 다양한 가치의 공존, 또는 제3의 가치

    의 적극적 창조로 나아가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위에서 제시한 환경정책 및 환경갈등과 그 해결의 접근법에 의해, 사례 대상인 군포시

    의 소각장 입지 선정과 김포시의 쓰레기 매립장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의 내용, 주체, 양

    식의 측면을 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틀은 다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틀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사례연구 부분에서는 갈등 현실을 파악하는 것에 한정

    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제도 혁신과 전망은 결론 부분에서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대신

    하고자 한다.

    환경 정책․갈등․해결 과정에서 제기하는 질문 유형

    주체

    ․이해당사자는 누구인가? 드러나지 않은 이해당사자는 없는가?

    ․(직접적․간접적) 갈등당사자는 누구인가? 누가 더 참가해야 하는가?

    ․갈등당사자들간 (사회적․정치적) 관계는? 불평등 관계는?

    ․갈등조정을 위한 제3의 조정자는 누구인가? 누가 가능한가?

    내용

    ․정책은 어떤 내용을 가지는가? 어떤 내용이 추가되어야 하는가?

    ․정책내용을 둘러싸고 어떤 가치, 이해관계가 갈등하는가? 배제된 가치,

    이해관계는 없는가?

    ․대립하는 가치들, 이해관계들간 관계는 어떠한가? 대립의 수준은?

    ․가치, 이해관계의 타협, 합의, 협력은 어떤 수준과 내용으로 가능한가? 그것을

    중재할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

    양식

    ․정책은 이해당사자간 상호작용의 어떠한 변화를 야기하는가?

    ․갈등은 어떤 양식으로 전개되는가? (폭력적, 일방향적, 쌍방향적)

    ․갈등(또는 상호작용)양식 내․외부의 (사회적․정치적) 관계는?

    ․갈등과정이 생산적인 학습과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향은?

    위의 각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가?

    환경 정책․갈등․해결의 분석틀: 질문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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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V장 서구의 환경정책 시민참여 제도

    이상에서 환경정책과 갈등에 대한 사회학습 접근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에 입각한 정

    책과 갈등 해결 접근의 틀을 구성하였다. 이 장에서는 사회학습 접근에 근접한 사례로 서구

    의 환경정책 시민참여 제도인 합의회의, 시나리오 워크숍25), 시민배심원제 방법을 정리, 소

    개한다. 이는 이하에서 분석하고자 하는 한국 사례 평가에 대한 구체적 준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과 함께, 사회학습 접근의 환경정책 시민참여 제도의 구체적 예를 제시하고자 함이

    다.

    1절 합의회의26)

    합의회의는 통상 “선별된 10-16명의 일반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

    고 있는 과학기술적 문제를 평가하는 책임을 맡아 진행하는 공개 포럼”이다. 선별된 시민들

    은 자신들의 질문 및 관심사를 전문가들에게 제기하고 그들의 답변을 자체적인 토론을 통해

    평가한 후, 그 결과를 합의 보고서로 만들어 최종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게 된다.

    합의회의는 미국에서 1977년에 의료기술영향평가의 한 방법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이

    후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합의회의를 기술영향평가 방법으로 도입하는데, 미국의 경우와는

    달리 일반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형식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일반시민들이 중심이 되

    는 새로운 형식의 합의회의는 1987년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하여 지금은 덴마크를 비롯해,

    네델란드, 스위스, 프랑스, 영국,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들에서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998년에 덴마크식 합의회의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주최로 처음 소개, 개최된 바 있으며,

    이어 1999년 제2차 생명복제기술 합의회의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주최로 개최되었다.

    1) 합의회의의 역사

    덴마크식 합의회의는 1990년대 들어와 유럽에서 새롭게 확산되고 있는 기술영향평가의

    한 방법이다.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는 선별된 10-16명 가량의 보통 시민들(lay people)이

    중심이 되어,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고 있는 과학과 기술적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전문가들

    에게 제기하고, 전문가들의 답변을 시민패널들 내부의 토론을 통해 평가한 후, 의견을 통일

    하여 그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는 일종의 포럼(forum)이다”(Joss

    & Durant, 1995).

    25) 이하에서는 경우에 따라 ‘시나리오 워크숍’을 가리키는 용어로 ‘워크숍’을 사용하기도 한다.

    26) 이영희․김병목(1997), 김두환(2000a), 김두환(2000c), 김명진․이영희(2002),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tekno.dk)를 주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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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나라별로 진행절차상에 차이는 있지만, 시민들이 중심이 되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

    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며 토론한다는 점,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는 과학과 기술적 문제가 주

    제가 된다는 점, 합의문을 작성하여 이를 기자회견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