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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집은 <2011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 육성 지원 별별솔루션 성과 공유 콘텐츠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www.artE.or.kr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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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이 자료집은 <2011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 육성 지원

별별솔루션 성과 공유 콘텐츠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www.artE.or.kr

Page 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Page 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Page 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예술교육, 생활권

단위의 동네 문화 생태계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시민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 ‘별별솔루션’을 진행해 왔습니다.

본 사업은 사회적기업의 장점을 발휘하여 지역 사회의 이슈를 강화하고,

그 방법론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활용,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문화 예술 활동가로 거듭나고,

문화를 통해 지역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함으로써 지역 사회가 활성화되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2011년, ‘별별솔루션’ 문화예술교육 시범 사업을 통해 사회적기업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그 만남이 또 다른 에너지가 되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이 긍정적인 영향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별별솔루션’ 사업이 마무리될

즈음, 진흥원과 사회적기업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및 지역 공동체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지원 사업에서

가져가야 할 핵심 키워드를 함께 고민해 보고, 현장의 요구에 기반한 정책적

방향을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별별솔루션’ 4개 지원 사업의 사례 중심으로 ‘지역 재생’, ‘지속가능성’,

‘교육 혁신’이라는 사업의 3가지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고, 국내외 관련

사례를 엮어 보았습니다.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혁신적인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의 흩어진 에너지를 모으고, 활력을 되찾아가는 과정과

방법을 여러분과 함께 공감할 수 있길 바랍니다.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진 창의적인 문화예술교육 사례가 지역 주민,

사회적기업, 지자체 그리고 기업 관계자 분들께 유익한 정보가 되고,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역 사회의 새로운 이슈 설정과 창의적 해법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Page 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총체적 삶의 변화 \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백기영 \ 경기미술관 학예팀장

가치의 재해석 \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이광준 \ 바람부는연구소 대표

교육 혁신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전효관 \ 서울시 하자센터 센터장

경험적 콘텐츠 \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오승룡 \ 문화경영 플랫폼B 대표

솔루션 디자인 \ OO은 대학

최대혁 \ 노리단 달록 대표

다원적 실천 \ 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명희정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미국 해외통신원

워킹그룹 워크숍

공감 워크숍 \ 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리서치 워크숍 \ ‘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확산 워크숍 \ 사회적 의제를 주도하는 확산에 대해

별별솔루션 성과 공유 콘텐츠 발간에 부쳐

별별솔루션의 핵심 개념

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조주연 \ 티팟(주) 대표

별별솔루션 개념_ 3조건 3개념 9전략

지역 재생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이선철 \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커뮤니티 거점 \ 명랑에너지발전소

안연정 \ 문화로놀이짱 대표

문화적 거버넌스 \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정인선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일본 통신원

자생적 동력 \ 성미산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유창복 \ 성미산마을극장 대표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이광준 \ 바람부는연구소 대표

환경의 재발견 \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백현주 \ 소셜벤처 예술과 텃밭 매니저

차례

6

13

20

27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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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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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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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별별솔루션의 핵심 개념

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별별솔루션 개념_3조건 3개념 9전략

Page 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조주연 / 티팟(주) 대표

별별솔루션의 핵심 개념

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별별솔루션 개념_3조건 3개념 9전략

Page 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있는 지원 정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사회적기업의 자생력 부족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들은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을까?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의 국내외 사례 조사 및 활성화 방안>(류정아, 2011)을

보면 5년차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들에게 현재 부딪치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물었다. 사회적기업들은 자생력의 부재, 전문 인력 부족, 정체성의

혼란, 법과 정책의 불일치, 일반적인 인식의 문제 등을 답했다.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은 자생력의 부재인데 문화예술 분야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수입 조달에 대한 어려움이다. 타 산업에 비해 기반이 약하고 종사자들에

대한 대우나 경영 환경이 취약하여 수익 산출이 어렵기 때문에 자연히 사회적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취지도 약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활동의 목적이

일자리와 서비스 제공 등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 정부의 취업 취약 계층 인건비

보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자립성은 더욱 약화되며 계속해서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또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 중에서 지역사회공헌형은 스스로 생산력을 내는

사업보다는 문화예술교육 등의 기획 대행이나 스텝 인력 지원 등으로 수입을

발생시키고 있어서 사업의 독창적인 성과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기업의 자생력 부재는 전문 인력 부족,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연속적 딜레마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의 정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지원 정책이 끝나면 곧바로 다른

지원을 받든가, 아니면 지원 이전 단계로 돌아가든가, 그것도 아니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토양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2004년 6월 8일 문화관광부는 <창의한국-21세기 새로운 문화의 비전>을

발표한다. 발표에서는 ‘창의성’을 새로운 문화 정책의 화두로 설정하고,

문화관광부만의 문화가 아니라, 교육, 복지, 경제와의 관계 속에서 문화로

개념을 넓히고, 정책 영역을 확대하는 상을 그리고 있다. 창의성을 길러 주는

인큐베이터로서 ‘문화’를 다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책의 속살을 좀 더 살펴보면, 첫 번째 기본 방향과 추진 과제는 문화

참여를 통한 창의성 제고와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문화 역량 강화이다.

“문화예술교육은 평생에 걸쳐 문화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반인 문화이해력(Literacy)을 높여 준다. 문화를 이해하는 시민들은 스스로

문화를 즐기고 표현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의성이 길러진다.

이를 위해 학교 교육을 지식 중심에서 문화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문화

시설에서 누구나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창의성을 길러

내는 문화 교육을 새로운 정책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정리하면 국가의 창의성은 개인의 창의성에서 비롯되고, 그 개인의 창의성은

문화 교육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이 본격적인 부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8년,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성질의 토양을 쌓고 무슨 꽃을 피워

내게 되었을까. 혹시 대상과 분야를 넓히는 양적 확장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잘못 해석한 것은 아닐까. 그러다 보니 문화예술교육 자체의

목적과 방법을 잊어버리고, 그저 꽃만을 피우려고 한 것은 아닌가. 이제

최초의 큰 고민으로 돌아가 ‘창의성을 키우는 토양’,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철학을 다시 세워야 한다. 또한 이를 함께할 민간

주체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이러한 민간 주체와 함께 새로운 관계를 풀어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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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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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솔루션 핵심 개념

Page 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반면 미국은 개인주의적 전통에 의해 사회적기업 자체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강조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정부 차원의 명문화된 제도적 지원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공익적인 사명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나 비영리 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유럽이 사회적 경제의 전통을 공공적인 개입을

통해 육성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면, 미국은 자본주의 경제를 보완하는

개인의 사명 의식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사회적기업 정책은 어떠한가. 유럽형 정책에 가깝게 설계되었으나

역사가 짧은 만큼 법적, 제도적 지원 체계는 허술하고, 정치적 이슈는 성과

중심이다. 축적된 경험과 전통이 부족하다면 정책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고,

사회적기업의 토양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 사회적기업이 정부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기업의

토양을 제대로 만들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시 문화예술교육 사회적기업을 제대로 키워 낼 수 있는 토양을

가꾸어야 한다. 지나친 정부 의존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 재원을

지원하기보다는 제도 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하면서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 별별솔루션의 방향

별별솔루션은 세 가지 사회적 필요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지원 정책이다. 첫째,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향상에 대한 필요, 둘째,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필요, 셋째, 지역 재생에 대한 사회적 필요다. 이 세 가지 필요를 바라보는

각 주체의 입장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이러한 다양한 필요를 각각의

그러나 사회적기업의 역량은 기존 정부나 기업들의 관성에 대해 자기 파괴적

행위를 반복하면서 얻어 낸 실천을 언어화, 개념화, 사업화하면서 창조된다.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무엇이 결핍되고, 답답해하는지 사회적 수요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그들의 바람을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서 리서치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같은 처지에 있는 입장에서 필요를 듣고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소셜 이슈, 소셜 마켓,

소셜 비지니스를 만들어 가는 일일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스스로의 생산력을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구체적인 모델 이전에 사회적 가설을 세우고, 스스로 연구하고, 기획하고,

실행을 통해 입증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기업 중에서도 열악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그것도 가장 어렵다는 교육 분야이기 때문에 더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정책은 ‘꽃’이 아닌 ‘토양’을 지원해야

공공 정책은 민간 역량을 계속 증가시켜 나가야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할 수

있다. 프로세스를 만드는 2호점 전략을 생각하며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공은 민간 영역을 주체화시키는데 집중하고, 현장 주체는

프로세스를 새롭게 기술하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새로운 중간 조직을 광범위하게 형성시켜 놓아야 하는데, 우선

사회적기업 정책이 그러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재고해 보아야 한다.

유럽의 사회적기업 정책은 사회적 경제의 전통 아래에서 정부와 시민 사회가

전략적으로 사회적기업을 다양하게 육성해 왔다. 정부의 공공적 개입을

강조하며, 법과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 사회 연계 중심의 비즈니스 형태로

발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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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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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솔루션 핵심 개념

Page 1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관점에서만 추구하고 목적을 이루려고 한다면, 이 정책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 필요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별별솔루션의 가능성은

이 엉성한 필요의 결합을 융합적 차원으로 끌어낼 수 있는 세밀한 정책

다듬기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융합의 시작은 정책 사업의 조건과 개념, 그리고 실천 전략을 공감하는 것이다.

별별솔루션은 ‘사회적기업이 기업가적 운영 역량을 갖추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숙성된 문화예술교육 방법론을 통해, 소셜 비즈니스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전략적 계기를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역 재생, 교육 혁신, 지속가능성을 융합한 개념으로 사업 모델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천 전략은 각 주체들이 유연하게 끌어가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또 별별솔루션에서는 교육이라는 휴먼 서비스 사업의 특징을 고려한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네코 이쿠요가 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시대》를

보면 휴먼 서비스 사업은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과

설혹 나쁜 서비스를 받더라도 되돌려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실패하기 쉽고, 정부나 지자체가 일정

부분 관여해 이용자를 보호하는 불완전한 시장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이

불완전성을 메우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공공이 미세하게 관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 정책이 발휘되면

교육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면서 서비스 가격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제공자와 이용자가 상호 신뢰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형성될

수 있다. 기존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공공 부분에서 일방적인 제공자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그 정책의 틀거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휴먼 서비스로

별별솔루션 정책을 다시 찾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의 자생적 발전 단계를 지원하는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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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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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솔루션 핵심 개념

먼저 ‘전략 개발 단계’는 자생적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로, 최소한의 직접적

지원과 사업 시뮬레이션을 다양하게 그려볼 수 있는 간접적 지원이 필요하다.

사업 계획을 짤 때 멘토링 제공과 평가를 하고 나서 사업 지원이 같이 맞물려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시범 사업 단계’에서는 계획된 사업을 실험하고 이슈를 만들어 내는 단계로,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사업의 가능성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 시범 사업이

사회적기업의 이슈 만들기로 제대로 작용했다면 ‘비즈니스 단계’로 돌입할 수

있다.

‘비즈니스 단계’는 사업이 지속가능한지를 본격화해 보는 단계로, 이 사업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자원을 끌어내는 것도 이 단계에서 중요한 미션이다.

마지막 ‘모델 확산 단계’는 공공적 지원을 통해 만들어 낸 사회적기업의

자생 모델을 다른 사회적기업과 공유하고, 인큐베이팅할 수 있는 중간 지원

조직으로서 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단계다. 이러한 별별솔루션의 장기적인

비전을 설계함과 동시에 단계별 정책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기업의 토양을 동시에 만들어 가는 정책의 시작,

별별솔루션은 이렇게 지원 솔루션을 세밀하게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조주연

경기도 여주에서 나고 자랐다.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역 공동체를 북돋아 내는 문화 기획과 사회

혁신 디자인을 하고 있다. 〈디자인 교육 새야〉를 발행한 간텍스트를 설립했고, 서울시 교육청

디자인교육추진단 위원, 완주군 미래비전 정책자문단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하대학교

겸임 교수와 사회적기업 티팟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Page 1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별별솔루션 3조건·3개념·9전략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지역의 사람, 역사를 알아야 한다.

지역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먼저다.

사회의 잉여, 과잉된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화하면서도

사회 전체 에너지 전환을 이뤄낼 것인가.

이슈를 던지고 그 이슈의 정점에 서야 한다. 지역에서 끌 수 있는

이슈를 가지고 함께 그 문제를 다루면서 필요한 멘토들도 찾아보는 것이다.

Why사회적 의제

What커뮤니티 비지니스

How문화예술교육

가치의 재해석

환경의 재발견

총체적 삶의 변화

교육 혁신

경험적 콘텐츠

솔루션 디자인

다원적 실천

지속가능성

지역 재생

커뮤니티 거점

문화적 거버넌스

자생적 동력

커뮤니티 거점

중요한 것은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흔들 수 있는가’이다.

지역 사람들에게서 진정한 자기 성찰적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우리가 아니라 당신들이 가진 콘텐츠가 교육 프로그램이 된다는 것!

이런 활동을 통해 지역의 단체나 사회적기업의 역량과 콘텐츠도 업그레이드된다는 기대이다.

예술적, 교육적 텍스트는 실험, 도전, 지역 상황에 대한 이해가 충돌하고

섞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예술 내부의 논리에서 보면 새로운 장르이고, 커뮤니티 아트에

가까운 것이다. 인문학적으로 보면 경계를 무너뜨리고 통섭으로 가는 것이다.

자생적 동력

시민 사회나 서울시에서 협치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굉장히 어렵다.

시민 단체와 현장이 분리되어 있어 협치가 될 수 없다. 실행 경험이 부족하고 영역이

서로 불균등하고, 정책을 만들 때 분류나 유형화할 수 있는 모델과 사례가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바로 프로세스를 기획하는 일이다. 우리가 어느 마을,

어느 주민을 만나든 프로세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네 것을 끌어내는 프로세스이고,

이슈를 던지고 중앙에 서서 끌어가야 한다는 얘기이다.

문화적 거버넌스

지역 재생

사회적 의제를 동력으로

커뮤니티 비지니스를 안착시키는

Page 1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숙련이다. 콘텐츠는 숙련된 무엇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배움은 그야말로 기획, 숙련의 메커니즘으로 프로세스도

기획, 교육 주체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가 중요하다.

문화예술교육에서 가지고 있던 교육이라는 관점을 기존과 달리

사회적기업이 가진 선행 경험을 복제하고 차이를 생성할 수 있게 중간 지원하면

사회적기업이 교육 모델이 될 수 있지 않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스스로 몸을 던지지 않는다면 실현될 수 없다.

가치의 대상을 확인하는 방법이 문화예술교육과 접목이 필요한 부분이다.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들은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들을

확장해 갈 수 있는 방법으로 가치 마케팅을 해야 한다. 자기 근거를 갖는

사회적기업 모델을 만들고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

사회 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의지와 의지가 만나게 하는 추진 구조를 갖고,

다양한 사회적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인적 인프라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문화예술교육이 어떤 사회 혁신의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언어화할 수 있을 때 이슈가 생기는 것이다. 별별솔루션 사업이 이슈를 가지고, 이슈의

해결책을 찾아 나갈 때 사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전략이다. 한 사회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그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상황과

조건 속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부가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은 프로세스이지 결과나 성과가 아니다.

기업가적 역량이란 문화예술교육 단체나 기업들이 기존 관점과 관성에 대해 자기 파괴적

행위를 자꾸 하면서 언어화, 개념화시키면서 나온다. 좀 더 다른 분야에서 번역 가능한 언어들로

바꾸고, 참여한 청년들이 발표하고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보게 해야 한다. 거기에 사회가 반응해 주고

그러면서 활력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사람들이 안 보는 영역을 잘 보살피면서

일자리를 사회적으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 그 역할을 문화예술교육에서 할 수 있다.

문화적,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무엇이 결핍되고, 답답해하는지

수요 조사를 해야 한다. 바람이 아니라 필요를 계속 들어야 한다.

모델이 아니라 가설들을 세워 줬으면 좋겠다.

정책은 아이디어에서 시간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 고로 전략 개발을

단계별로 하는 게 좋다. 정책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문화예술교육도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자존감 회복 같은 게 목표일 때는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

소셜 비즈니스는 임팩트, 영향력이라고 본다. 또 자존감이다.

사회 통합적 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소통, 매개의 중심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의미가 있다. 사회에 대한 진정한 비전, 생각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별별솔루션은 모델 개발 사업, 1단계 확산 사업이다. 이 기간 안에 다른 자원들을 끌어와

재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자금이 끝났을 때 임팩트를 가지고

다른 자원을 혼합해서 가는 것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라는 공적 자원이

공간이나 다른 자원, 기업이 유입되게 만드는 신호를 주면서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민간 역량을 계속 증가시켜 나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호점 전략을 생각하며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청년이나 사회 민간들을 주체화시키고

현장 주체가 프로세스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새로운 중간 조직을 광범위하게 형성시켜 놓아야 한다.

문화예술교육 거점 조직들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및 비전 제시에는 실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별별솔루션처럼 콘텐츠 지향적이며,

교육 및 삶에서 인식한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프로세스를 기획하는 공모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 에너지를 증폭하는 일상 창작 활동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협업을 통해 관계 형성을 할 수 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공공성에 대한 상상으로 연결된다.

가치의 재해석

환경의 재발견

총체적 삶의 변화

교육 혁신

사회 혁신 에너지가

문화예술교육 과정이 되는

경험적 콘텐츠

솔루션 디자인

다원적 실천

지속가능성

문화예술교육 방법론을 통한

커뮤니티 비지니스의

Page 1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지역 재생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커뮤니티 거점 \ 명랑에너지발전소

문화적 거버넌스 \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자생적 동력 \ 성미산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Page 1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이선철 /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지역 재생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커뮤니티 거점 \ 명랑에너지발전소

문화적 거버넌스 \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자생적 동력 \ 성미산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Page 1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활성화라 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정책과 사업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최근 가장 강조되는 분야가 바로 도심 재생과 공동체 활성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심 재생의 취지는 공장이나 창고, 폐교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유휴 시설을 재활용하거나 공동화, 쇠락화의 길을 가는 원도심, 구도심 재생의

목적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동안 각종 개발 사업이나 공공기관의 이전 또는

중요한 행사 유치와 같은 물량 중심의 실적만을 만능이라 여긴 것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지며, 지역의 역사성과 자원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도심 재생의 결과물로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의 문화 공간들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농어촌 지역에도 확산되어 다양한 문화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마다 각종 박물관이나 미술관, 대안적인 문화 공간들도 많아지고 있다.

또한 주민센터나 복지시설, 마을회관 등 일반 용도의 시설에서도 문화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이른바 ‘문화적 공간’으로의 성격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 공간이나 시설 등 물리적 인프라의 구축에는 많은 위험이

따르게 된다. 호기롭게 정책을 시작하였으나 사업성을 검토하지 않은 과도한

투자나 이용객의 외면 또는 비전문적 운영으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실패를 쉬쉬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특히 외국의 사례를 자주 벤치마킹하는

현실에서 그 나라의 사회, 문화, 역사적 맥락이 우리와 맞지 않아 현실과

상충한다든지, 전문가 그룹 자문의 비현장성, 지역 내 역학 관계에 기인한

배타적 이기심과 편협성, 지역의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갈등과

반목의 표출 등 많은 요소에서 실패나 위험의 원인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각종 문화 공간들을 자산(Property)이 아니라 자원(Resource)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각 시설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프로그램 운영이

따라 주어야 한다. 또한 효과적 운영과 활성화를 위한 체계 구축과 홍보 및

창조도시와 지역의 이해

그동안 도시나 지역 공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정치, 경제적 기능을

우선시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일반 시민들의 문화와 복지를 위한 측면이

강조되거나 방문객을 위한 편의성과 차별성이 중요해지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많은 도시들이 이른바 문화도시, 창조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추세와

맞닿아 있다. 창조도시의 개념을 처음 주창한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창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술과 문화의

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창조적 문화 활동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저서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The Rise of Creative

Class)》에서 창조계급이라는 용어를 쓰며, 새로운 노동 문화와 여가 생활을

추구하고 전문성을 갖추고 강도 높은 업무 환경에도 문화를 즐기며 적극적으로

건강, 여가, 교육 등에 관심이 많은 새로운 계급의 대두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의 대표적인 창조도시론자 사사키 마사유키(Sasaki Masayuki)는

더 나아가 창조하는 도시를 표방하고 자유로운 창조적 활동이 활성화되면,

탈대량생산적인 지역 산업의 발전을 통해 혁신적이며 유연한 도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창조도시란 단지 하드웨어적

시설 조성의 범주를 넘어서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와 예술가의 창작 활동

그리고 그들 간의 네트워킹과 나아가 산업으로 연계되면서 소프트웨어와

휴먼웨어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문화를 통한 공간과 공동체의 활성화

결국 창조도시로 발전한다는 것은 문화를 활용한 다양한 측면에서 지역의

29____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28____

지역 재생

Page 1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 문화 복지 측면에서 꼭 필요한 문화예술교육

문화가 더 이상 경제적 사회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거나 전문적인

안목과 식견이 있는 애호가만의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구성원들의 삶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문화와는

멀어 보였던 사회 취약 계층들에게도 문화는 자존감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훌륭한 방법으로 이미 쓰이고 있다. 특히 최근 문화 복지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는 시기에 대표적인 문화 취약 계층인 장애인, 재소자, 군인, 다문화가정,

노인, 저소득층 아동 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특성상 다문화가정이나 노인 문화, 그리고

아동들에게는 문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 문화 예술 전문 인력 양성

지역의 문화를 책임질 문화예술 전문 인력의 교육은 지역에 대해 애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문화 정책과 사업을 수행할 전문가들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문화 분야의 특성상 전문가와 주민 그리고 행정이 함께

해야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으니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매개자로서의 지역 문화 기획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예술강사에서 기획자, 자원활동가 등 다양한 유형의 전문 인력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문화예술교육의 영역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의 제공과 현장 체험 또는 교류와 협력의 네트워킹을 구축하는데

문화예술교육은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지역 축제 콘텐츠 축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축제가 최근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십억의 예산이 드는 대규모의 관광 축제나 전문적인 장르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문화 공간이 지역에서 새로운 거점으로서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문화 공간은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측면을 벗어나

이른바 실질 가치를 창출함으로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넘어 경제적 부가

가치까지 이를 수 있는 로드맵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역할

이렇게 한 도시 또는 지역이 문화를 통해 창의적이고 풍요로운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실천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문화예술교육은 문화

공간을 채워 주고 전반적인 지역민들의 문화성을 강화해 준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하며 놀라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선도적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영역별로 나누어 보면 아래와 같다.

○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능력은 어릴 적부터 가정과 학교 및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방법의 학습과 경험을 통해 길러진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은 과거의

실기 위주의 예능 교육에서 탈피하여, 과정을 중시하며 예술을 활용한 인성

교육의 측면이 강화되고 궁극적으로는 창의성과 상상력 및 리더십의 증진을

위한 방편으로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출중한 재능이 있는 대상의 조기

발굴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도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농촌 유학이나 주5일 수업 시대에 창의적 체험 활동의 대안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지역 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으로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소양을 닦는데

문화예술교육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31____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30____

지역 재생

Page 1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주민들의 생활 속에 계승되어 내려오는

민요나 농악, 연희 등의 내용을 보존하고 이어나가는 것은 지역의 지적 문화

자산의 관리와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문화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적 접근은 지역 주민이 생활 속에서 전통문화를 자발적으로

계승하거나 지역 청소년과 주민에게 2차 교육을 수행하는 것 또는 마을 역사를

알리는 일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 문화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

지역에서 문화 자원의 발굴과 콘텐츠 개발, 그리고 상품으로서의 활용은 자칫

묻혀 버리기 쉬운 지역의 문화적 요소들의 가치와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서 시작한다. 음식이나 주거 방식, 생활양식, 디자인, 주민들의 정서적

기질 등 우리 주위의 모든 분야가 문화의 영역이자 자원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각종 프로그램과 콘텐츠 제작 및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살아 있는

문화의 활용은 주민 자신들의 자존감과 삶의 질을 고취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최근의 생활문화 공동체나 일상 문화 등에서 강조하는 것은 고급문화

향유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와 주민 여가 증대

같은 것인데 문화예술교육이야말로 그 중심에 있다.

○ 지역 예술가들의 고용 창출

지역을 연고로 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더욱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기 위해서 레지던스의 제공이나 창작 활동 또는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취약한 지역 시장은 공공의 구매나 유통을 촉발시키면서

보완하여야 하며, 젊은 예술가들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거나 외부의 예술가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에 정주성을 높이는 지원도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지역의 예술가들은 단지 전통적인 활동 외에도 문화예술교육이나 문화 복지

예술 축제도 있지만 점차 소규모 마을 단위의 농촌 축제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농촌 마을 축제가 자칫 단순한 농산물 판촉장이나 연예인 초청 위문

공연 또는 마을 사람들끼리의 잔치로 끝나는 현실도 있다. 마을의 특색이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고 외부의 전문 업체에게 일괄 의뢰하면서 주민들은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마을의 축제는 지역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며,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즐기고, 도농 교류와 소통의

계기도 되며, 장기적으로 마을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지역의 마을 축제에 문화가 효과적으로 접목되는 것이 중요한데

문화예술교육은 주민들의 콘텐츠 제공자로서의 축적과 축제 기획의 참여도 및

충성도와 축제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농촌 관광 자원

농촌 지역에서 소득 창출의 원천은 영농과 가공 그리고 관광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특히 관광은 생태적 요소와 연계하며 지역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집단 여행이나 시설 관람 위주의 관광에서

벗어나 관광객들이 적극적으로 그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하고,

참여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에서 행해지는 많은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문화를 소재로 하는 주민 중심의 문화 콘텐츠는 이제 관광의

영역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때로는 관광의 도구로 또는 관광의 목적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 지역 전통 예술의 보존과 계승

지역마다 내려오는 고유한 전통문화, 문화재 그리고 유무형의 문화 자원들을

지키고 계승하는 일에는 지역의 노력이 중요하다. 국가 단위의 문화재들은

정부의 몫이라 하지만 지역 단위의 전통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그

33____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32____

지역 재생

Page 1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등의 영역을 개척해 볼 수 있고, 이를 위해 지역의 예술가가 다양한 사회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 사업을 수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 지역 산업의 활성화

지역에서는 산업이나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문화가 도움이 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문화에 대한 신뢰와 호의를 얻게

되면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로 존중받을 수 있다. 이는

디자인, 마케팅, 홍보, 네트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축제나

관광 등에도 문화예술교육은 장기적이고 간접적으로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특히 공무원과 산업 종사자 그리고 경영자들과 지역 리더들에게 문화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 할 수 있다는 신뢰를 확산하는 일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문화를 활용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지역에서 살아남으려면

문화는 이제 지역 개발이나 주민들의 삶의 질, 나아가 대외 교류에서도

중요한 도구가 되어 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정책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중시하며 서로

협업하고 소통하려는 체제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도심 재생을 통한 문화

공간의 확충과 문화예술교육을 활용한 공동체 활성화는 가장 중심적이고

핵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돕는 정책이나 사업의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지역 단위의 전문가와 기업 또는 단체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 이에 발맞추어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 비즈니스, 주민 주식회사

등 많은 지원과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이전의

문화단체나 사회단체들이 정책과 제도에 맞추어 옷만 갈아입고 지나치게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을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기업은 자생력 있는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아무리 지원이 많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체 또는 회사의 철학과 비전이 사회적 가치를 두는 데

노력한다 하더라도 일차적으로는 기업으로서의 건전한 역량을 갖추고, 적절한

육성책을 활용하여 시장과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높여가는 데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별별솔루션’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35____

도심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34____

지역 재생

이선철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와 런던 씨티대학교 문화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김덕수패사물놀이와

공연/음반 벤처기업 폴리미디어 대표를 지냈다. 현재는 강원도 평창, 강릉 및 춘천에 기반을 둔

‘감자꽃스튜디오’의 대표로 지역의 유휴시설을 문화 공간으로 재생하고 문화 복지와 문화예술교육

및 문화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정부와 지자체 및 공공 기관에서의 교육과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Page 1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명랑에너지발전소

지역 재생

커뮤니티 거점

안연정 \ 문화로놀이짱 대표

문화로놀이짱

Page 2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재료들의 도서관

도구들의 도서관

매뉴얼 도서관

‘관계’와 특정 ‘이슈’를 매개로

형성되는 주체 발굴과 지속적

활동을 매개하는 커뮤니티 공간

조성 및 운영

탐색: 명랑 아카데미

행동: 손이 기쁜 목공워크숍,

명랑 파트너십 프로젝트

자립: 어디든 가는 수레 만들기

일상의 필요를 스스로

충족하는 삶의 방식 지원

공유의 삶 감각 개발

협업을 통한 배움

소비주의 문화를

지속가능성에 중심을 둔

새로운 문화적 삶으로

전환하는 방식 제안과

적용 가능한 시스템 만들기

기업(공간 조성 후원)+

사회적기업(솔루션 제시, 운영)+

지자체, 성장 지원 기구+

타기관 및 단체, 작업자 그룹과의 협업

=

네트워크 구축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 마련

업사

이클링 자

원 재

활용

문화

예술

교육

프로

그램

마을 작업장

명랑에너지발전소

폐가구 수거-해체-재료화-

re:make design-

판매 시스템 구축

지역에서 배출되는 폐목재

재활용률을 높임

Page 2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기술이 생성되는 불완전한 거점 만들기

‘명랑에너지발전소’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2006년, 2007년 홍대 앞

주민광장에서 열렸던 ‘OOmarket’ 그리고 2009년 ‘OO시장과 움직이는

OO가게’를 잠시 기억해야 한다. 디자인 그룹 ‘노네임노샵’과 대안 교육 공간

‘민들레사랑방’ 그리고 ‘문화로놀이짱’이 공동 기획한 ‘OOmarket’ 은 ‘이미’

있지만 ‘아직’ 없는 소소함, 다양한 삶의 방식들과 사물, 가치들을 발견하자는

의미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도록’이란 슬로건을 걸고 시작하였다. 이후

문화로놀이짱은 ‘시장’을 기획하는 역할에서 자기 삶의 방식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인 ‘움직이는 OO가게’를 운영하는 역할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다시 ‘OO시장’에 모였다. 그 지난한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우리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또

문화는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욕구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도 바뀌지 않는다는 믿음도 생겼다. 더 많은 이들의 삶 속에

변화를 경험하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을 생각했다. ‘작업장’ 모델을 통해

‘어떻게 살까?’ 를 질문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기술이 생성되는’

삶 학교인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마을 작업장’을 만들고 싶어졌다.

2011년 우리는 다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별별솔루션’

사업을 함께함으로써 명랑에너지발전소라는 아직은 불완전한 거점 만들기를

시작하게 된다.

명랑에너지발전소는 ‘마을 작업장’이라 부른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마을은

75____

명랑에너지발전소

40____

지역 재생

오른쪽 명랑에너지발전소는 폐컨테이너 네 동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 폐컨테이너는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떻게든 쌓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공간이다. 공간은 재료들의 도서관, 도구들의 도서관, 매뉴얼 도서관으로 구성하였다.

Page 2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물리적, 지리적 공간으로서 마을이 아닌 ‘관계와 특정 이슈’를 매개로 형성되는

마을을 말한다. 또한, 공동의/공통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문제의

진단과 실천의 해법을 찾아, 행동(생산)하는 작업장이다.

참여하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진행과정에 문화예술교육적 방법으로

접근하여 삶의 소소하지만 강력한 찰나를 스스로 찾는다. 작은 문제 해결의

경험들을 통해 얻는 성취감으로 자존감을 회복한다. 협업으로 맺게 되는

관계를 통해 ‘풍요로운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인식하고자 한다. 이것이

강력한 자기 삶의 방식이 되기 위해서는 거점 공간과 방법 만들기를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기획, 디자인해야 한다. 또한, 지속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명랑에너지발전소가

해야 할 즐거운 작업이다.

‘소비’하는 삶의 방식에서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명랑에너지발전소의 첫 번째 문제 해결 과제는 소비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만족하며, 수용하도록 하는 소비주의 문화를 지속가능성에 중심을

둔 새로운 문화적 삶으로 전환하는 방법 찾기다. 이 문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법들을 개발하며 일상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거점 공간과 그에

적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디자인하였다.

첫 번째 공간은 문화로놀이짱이 수거, 해체하여 다시 자재로 만든 재활용

가능한 목재(주로 원목)들의 창의적 활용 방안을 궁리하는 ‘재료들의

도서관’이다. 두 번째는 재료들을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의 도서관’이다.

43____

명랑에너지발전소

76____

지역 재생

왼쪽 ‘일상이 빛나는 목공워크숍’ 에서는 생활에서의 자립과 협력을 화두로 어떤 가구를 만들지 고민하고, 서로 도와가며

생활에 꼭 필요한 가구를 제작했다.

Page 2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마지막은 만들기를 열망하고, 자극하고, 생각하게 하는 책과 자료가 모여

있는 커뮤니티 공간인 ‘매뉴얼 도서관’으로 구성하였다. 건물은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떻게든 쌓을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폐컨테이너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20피트 수출용 폐컨테이너 네 동을 재활용해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문화로놀이짱 작업장 앞마당에 새로운 커뮤니티 거점 공간을 완성하였다.

새로운 맥락의 낡은 사물들, 사물에서 경험으로

명랑에너지발전소는 버려진 것들, 그 중에서도 목재들을 매개로 일상과

사물의 관찰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목공을 통해 손의 기쁨을

경험하며, 자립과 협력을 배워가는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디자인하였다.

프로그램은 단계별 과정으로 설계하였다. ‘탐색의 경험’ 과정은 사물들의

이면에 숨겨진 과도한 생산, 소비, 폐기의 문제를 인식할 수 있게 한다. ‘행동의

경험’ 과정에서는 문제 해결에 즐겁게 참여하고 기꺼이 변화의 움직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방식으로 프로그램화하였다. 마지막 ‘자립의 경험’ 과정에서는

자기 삶의 시나리오를 구체화하며 다시 세상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버려진 재료들은 재료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었고, 아직 남아 있는 가능성을 지속시킬 수 있는 창작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주었다.

‘돈 없이도 잘 살 궁리하는’ 세대 만나기, 만들기

첫해 명랑에너지발전소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결정하는 문제가 남았다.

“자기 삶에 만족하기보단 갈증을 느끼고, 사회 변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고립의 시대를 인식하고 ‘우리’라는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는 주체들은

45____

명랑에너지발전소

44____

지역 재생

손의 리듬을 되찾고, 손작업을

통한 몰입 에너지 충전을

경험하며, 작은 공간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구 만들기 시간을 통해

책장, 수납 박스, 스툴의자

같은 가구를 만들었다.

누구인가.”

우리는 이들을 ‘돈 없이도 잘 살 궁리하는’ 세대라 칭하고 몇 가지 필요 욕구들을

서술하며, 조심스럽게 얼굴 모르는 이들을 초대하였다. ‘경제적 불안에 쫄지

않고 살고 싶은 2, 30대’, ‘최소한의 노동과 소비를 고민하며 생산적 생활을

만들어 가고 싶은 3, 40대’, ‘협력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은 사람’, ‘목공을

통해 손의 기쁨 그리고 사는 것에 대한 정성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 등.

필요 욕구를 분석한 것은 적중하였고, ‘돈 없이도 잘 살 궁리하는’

Page 2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47____

명랑에너지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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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세대들은 1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다양했다. 생각보다 아주 많은 사람이

명랑에너지발전소를 찾아주었다.

명랑에너지발전소는 문화로놀이짱이 다양한 방식의 공유를 목적으로

디자인한 공간이므로 협력자, 조력자, 파트너를 만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공간과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할 협력자로는 외부 조력자로

시민자치문화센터의 송수연 씨가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까지 총괄해 주었다.

디자이너 최빛나 씨는 명랑에너지발전소 로고, 캐릭터 디자인부터 사인

디자인, 인쇄, 홍보물까지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주었다.

명랑에너지발전소를 통해 변화하고 공존하기 위한 일거리들을 생성할 액션

파트너들로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마포구,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아름다운가게 아지매연구소, 민중의 집 독립생활자 모임이 있었다. 늘

주변에서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는 있었지만 일로는 처음 만나 흔쾌히 큰일을

함께 해 준 이들이다.

2012년은 더 많은 파트너들이 명랑에너지발전소를 통해 생겨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의 진단과 회복을 위한 방법 찾기를 안내해

주신 분들이 있다. 각 분야별로 문화로놀이짱이 선정한 최고의 연구자,

활동가, 기술자, 작업자 들. 이분들과의 협업이 있었기에 명랑에너지발전소의

다음 활동이 기대된다. 명랑에너지발전소의 프로그램은 이제 우리의 일상을

더 많이 움직이게 할 것이다.

나에서 우리로, 지역으로, 사회로

명랑아카데미는 ‘소비주의 시대 무엇을 생각할 수 있나? 어떻게 할 수 있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아카데미의 마지막은 ‘삶을 살리는 사상-관계-일과

놀이’로 이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고, 자기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자로

끝맺었다. 결국 스스로 위치와 역할을 찾고, D.I.Y.(DO IT YOURSELF)를

넘어 D.I.O.(DO IT OURSELVES)로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생각과 만들기를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실천하며 다른 삶으로 가는 출구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후 ‘일상이 빛나는 만들기 과정’에서 손의 리듬을 되찾고, 손작업을 통한 몰입

에너지 충전을 경험하였다. 개인에서 출발한 자기 삶의 충전된 혹은 치유된

에너지가 움직이고, 만나서 우리가 될 수 있다. 그 에너지를 통해 더 나아가

지역 그리고 사회를 인식할 수 있다는 명랑에너지발전소의 가설은 조금씩

증명되고 있다.

명랑에너지발전소에서 스스로, 또 함께 움직이고 생산하며 만들어 갈

새로운 삶의 가치

2011년 가을과 겨울, ‘돈 없이 잘 살 궁리를 하는’ 세대들은 ‘이미’ 있지만

‘아직’ 없는 공간의 공공성과 역할의 공공성을 상상하고 열망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이 작은 거점 공간에서 기꺼이 함께 생각하고 만들기에 나설 것이란

분위기를 확인했다. 이제 명랑에너지발전소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생각하며

만들었던 모든 기록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이곳에서의 실험들이 현실에 안착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 일에 힘 쏟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조용하지만 강력한 협업 혁명이 일어났고, 문화, 정치, 경제 체제

곳곳에서 힘을 얻고 있다. 우리는 지금 개인의 이익과 더 큰 커뮤니티의 유익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자원을 공유하고 개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법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사람들은 자율성이나 개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

Page 2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49____

명랑에너지발전소

48____

지역 재생

목공워크숍은 녹색어머니의 역할

어디에선가는 엄숙했을 가구들이 분리된 재료로 놓이자, 한결 소탈해 보였다.

수거한 나무 창고에서 책장으로 만들 나무를 고르며 유기농씨는, 이 작업이

예전에 생각했던 ‘순환하는 건강함과 직선적 공간 질서’를 조화시켜 주는

메타포 같다고 느껴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직선의 세계와 순환하는 세계를

이어주는 생산적인 활동.’ 그러자 갑자기 유기농씨는 뒷골이 물파스를 바른

것처럼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무를 만지는 내내 유기농씨는 생각을

놓고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런 근심 없는 단순함,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내게도 사회에도 쓸모 있는 생산적인 작업, 이런 걸 뭐라고 종합할

수 있을까? 자급자족?! 유기농씨는 그날 이후로 목공뿐 아니라 자급자족하는

생활 방식을 일상에 적용하기로 하였다. 물론 이 결정은 아주 오래전부터

유기농씨의 디엔에이(DNA)에 잠재되어 있던 것일 테지만, 목공워크숍은

그 초록 깃발을 올려 주는 녹색어머니의 역할을 해 주었다. 지금 유기농씨는

여러 가지 실험들을 계획 중이다.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생산/수리하는 것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한의학과 명상요가, 철학을 공부하며 제2의

자급자족형 인간(0.1세)을 꿈꾸고 있다.

-유기농씨(손지은)

내 손때와 노력이 들어간 가구

막상 접수하고 나니 걱정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못질도 못하고 목공의

ㅁ 자도 모르는데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총 8명의 수강생. 처음 할 일은 만들

수납함의 디자인을 스케치하는 것이었다. 선만 죽죽 긋다가 일단 재활용

명랑에너지발전소 목공워크숍 참여자 후기

안연정

이십대에는 십대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삶의 방식으로 ‘기획’을 가르쳤고, 홍대 앞

예술가들과 십대들을 매개하는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로 활동하였다. 삼십대를 맞이하며,

사람들의 일상을 소비가 아닌 생산으로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며 주변을 탐색하고

있다.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획들이 좀 더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적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민하는 시스템 디자이너로서, 버려지는 가구들의 다양한 쓰임을 생각하며 ‘re-make design’ 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영자가 되어버렸다!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개인 이상의 존재가 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협력하는 개인주의’에서 이득을 보는 것입니다.”

- 《위 제너레이션(We Generation)》 중에서

2011년 명랑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우리는 명랑에너지발전소를 통해, 이제는 가족, 이웃, 친구, 동료, 그리고

낯선 사람들과 관계 맺으면서 기술과 시간, 장소 등을 나누어야만 우리의

삶을 회복하고 살릴 수 있으며 비로소 명랑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경험했다.”

2012년 봄이 되면, 명랑에너지발전소를 통해 데뷔하는 ‘어디든 가는 수레’

운영자들이 생겨나고,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주민들이 생겨날 것이며,

새로운 서비스들도 만들어질 것이다.

더 많이 개방하고, 방법과 자원을 끊임없이 공유하며, 만나고, 생각하고,

만드는 새로운 풍요를 위한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만국의 명랑들이여, 단결하자!”

Page 2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51____

명랑에너지발전소

©문

화로

놀이

가구를 수집하기로 했다. 쌓여진 재활용 가구 중에서 수납함에 쓸 서랍을

찾으러 갔는데 이리저리 서랍들을 보고 나니 어설프게나마 머릿속에 만들

수납함이 떠올랐다. 그저 눈에 예뻐 보이는 색깔의 서랍을 찾고 있었는데 철민

선생님께서 그건 안 좋은 재질의 나무라고 하시면서 나무 재질에 대해 얘기해

주셔서 목공을 할 땐 여러 가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

나는 서랍 두 개를 붙이고 가운데 정사각형의 칸들을 만들어 남자들이

양말이나 넥타이를 꽂듯이 옷들을 말아서 넣는 수납함을 만들기로 했다. 물론

이런 간단한 수납함, 시중에서 사서 쓸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자기

손때와 노력이 들어가니 으리으리한 엔틱 가구 부럽지 않게 소중하고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사람이 손을 쓰고 몸을 써서 무엇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이리

큰 짜릿함을 심어 줄지 몰랐다. 철민 선생님께서는 못을 박거나 공구를 쓰는

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할 수 있지만 디자인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줄 수 없다며 만들고 싶은 것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 볼 것을 마지막으로

당부하셨다.

-갈매나무(박현진)

협업의 의미

작업 시간이 길수록 그 과정이 끝난 뒤에 오는 성취감에 만족스러웠고

놀이짱에서 말하는 협업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워크숍 참여하면서 다양한 분들이 재미있게 일하시는 모습들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직장이라 하시지만 ‘직원’이라 부르기는 이상한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발전소 축하 파티에는 가지 못했지만 앞으로 공방이나 다른

프로그램에도 종종 참여하고 싶습니다.

-앞마당(정재훈)

명랑아카데미에서는 나의

일상, 주변의 사물들을

철학적, 경제적, 문화적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현재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함께

회복해 가기 위해 다양한

관점들을 공부했다.

50____

지역 재생

Page 2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지역 재생

문화적 거버넌스

정인선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일본 통신원

Page 2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1995년

콘카리뇨 시작

2006년

콘카리뇨 재건축

3개관

운영 체제로

지속가능성 확보

마을과 예술을

잇는 도시형

커뮤니티 구축

재개발 사업으로

콘카리뇨가 있는 창고 해체/

시민들에 의해 콘카리뇨

재생위원회 결정

지자체 극장 두 개 위탁

운영비가 가장 큰 재원/

이용할 수 있는

극장이 세 개

콘카리뇨 재건축 때

시민 기부 37퍼센트로

공간 마련-

꾸준한 시민들의

기부와 보조금

프로그램마다

비즈니스성과

사회 운동성 비중 조절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예술을 통한 마을만들기 활동

다른 지역과 프로그램을

교류하는 네트워크

지역 활동가 육성 사업

Page 2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콘카리뇨의 이전과 재건이 논의되고 있었다. 시민들이 모여 ‘콘카리뇨

재생위원회’를 결성하였으며, 2002년에는 옛 콘카리뇨를 정리하고 새로운

재건 활동을 위한 파티를 개최했다.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에 가까우면서도

상업 지구에 극장으로 활용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고 ‘임대 계약에 의해, 그

공간의 사용권을 콘카리뇨에 부여’할 것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었다.

2003년 창고가 해체되면서 공간은 없어졌지만 대신 ‘비영리재단 법인

콘카리뇨’가 남게 되었다. 그 뒤 제2기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로 다시

문을 열기까지는 약 3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비영리재단 법인 콘카리뇨는

극장 운영 실적을 인정받아, 삿포로시 서구로부터 ‘터미널 프라자 코토니

파토스’(지하철 토자이선 코토니역 지하 2층) 극장의 관리와 운영을 위임받게

된다. 2006년에는 콘카리뇨를 다시 열게 되고, 2009년에는 마찬가지로

삿포로시 서구로부터 ‘아케보노 아트 앤 커뮤니티 센터’의 관리, 운영을

콘카리뇨의 시작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위치한 콘카리뇨는 극장 이름이면서, 이 극장을

운영하는 활동 법인인 비영리재단(NPO)의 이름이기도 하다. ‘사랑을

담아(Con carino)’라고 하는 스페인어에서 따온 이 이름은 사랑을 담아 지역

주민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무대예술에 닿게 하고 싶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이하 콘카리뇨)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95년이다. 1988년, 극단 ‘삿포로 로만치카 시어터 호보샤’가 거점 극장

및 연습장을 찾아 시내를 탐색하던 중, 일본 철도(JR) 코토니역 북쪽에

있는 창고를 발견하게 된다. 창고 소유자의 호의로 사용 허가를 받고 이후

이곳은 극단의 거점이 되었다. 1995년 극단 호보샤가 내부 사정으로 활동을

쉬면서, 창고 건물을 새롭게 프리 스페이스로 운영하자고 논의하여 그 뒤

‘콘카리뇨’로 이름을 붙이고 운영을 시작하였다. 이후, 콘카리뇨는 ‘마을과

예술을 잇는’ 지역 거점으로서 시민들과 홋카이도에 사는 예술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7년간 활동을 이어왔다. 아트 커뮤니티와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시키며 지역 활성화, 세대 간의 교류를 촉구하며 도시형 커뮤니티

재구축을 목표로 한 활동들이었다. 당시 콘카리뇨의 연간 평균 가동률은

65퍼센트, 평균 입장객 수 25,000명, 1995년부터 2002년까지 7년 동안 실시한

프로그램은 약 750편이었다.

시민들이 모여 콘카리뇨를 재건

2001년 콘카리뇨가 위치해 있는 삿포로시 서구 지역 재개발 사업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콘카리노가 사용하고 있던 창고를 해체하게 되었다. 하지만

콘카리뇨의 재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 이미 창고 해체 시점에는

57____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56____

지역 재생

3년에 걸쳐 ‘콘카리뇨 재생위원회’는 극장으로 활용할 공간을 확보해 콘카리뇨를 다시 만들었다.

Page 3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위탁받게 된다. ‘코토니 파토스’는 홀과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는 시설로서

음악, 댄스, 연극, 미술 전시 등의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케보노

아트 앤 커뮤니티 센터’는 구 아케보노 초등학교 시설을 삿포로시가 지역민을

위한 문화예술센터로 활용하는 사례로 음악당, 홀, 체육관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콘카리뇨는 문화예술 진흥 활동과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만들기를 주요한

활동으로 하면서 현재 활동 거점인 서구 코토니 지구에서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250석)와 터미널 프라자 고토니 파토스(150석) 2관과

중앙구 아케보노 지구에 아케보노 아트 앤 커뮤니티 센터까지 세 개 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홋카이도 지역 문화추천상을 수상했다.

2006년 5월 7일에 새롭게 문을 연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의 건설과

설비 비용 마련에는 많은 이들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다. 실제 내장 공사비로

사용된 금액은 4,310만 엔이었는데, 이 중 기부로 모인 자금이 전체의 약

37퍼센트 가량인 1,600만 엔(467건)이었다. 기타 예술 문화 사업 추진

조직으로부터 음악과 조명 따위의 설치비로 610만 엔을 지원받았으며, 나머지

비용은 국민 금융, 은행 등으로부터 2,100만 엔의 융자를 받았다.

마을과 예술을 잇는 거점 콘카리뇨

콘카리뇨의 활동은 크게 네트워크 거점 형성 사업, 예술을 통한 마을만들기

활동, 지역 활동가 육성 사업, 조사 연구 사업 등으로 구분된다. 콘카리뇨는

93____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58____

지역 재생

오른쪽 연극 및 댄스 등의 무대 공연은 내부 기획 공연, 협동 제작 공연, 대관 공연 등으로 이루어진다. 내부 기획과

협동 제작 공연의 경우 콘카리뇨가 단독 주최하거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외 극단과 공동 주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메세나 활동이 활발한 기업으로부터 협찬, 문화예술진흥기금이나 삿포로시 같은 지자체로부터 공적 지원금도

받고 있다.

Page 3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절임 자랑 대회), 회합 및 행사의 퍼포먼스 코디네이터, 문화 툴을 이용한

강사 파견 같은 사업도 하고 있다. 또 지역 이벤트를 의뢰받아 주최하거나,

공동 주최 사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콘카리뇨가 있는 삿포로시 서구청의

위탁 사업으로 지역 문화 축제를 개최하거나 지역 음식점 조합이 개최하는

‘맥주 축제’ 등의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또 지역 구청과 상점가 조합, 음식업

조합 등의 협찬을 받아 비영리재단 법인 콘카리뇨가 주최하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들을 통해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 상권을 강화하고 있다.

거기에 극장을 지역민에게 열어 풍물, 음악, 춤, 촌극,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무대를 즐기면서 극장에서 먹고 춤출 수 있는 ‘극장을 지역에 개방하는 활동’도

있다. 결혼식에도 극장을 이용하는 등 기존의 관념을 넘어 극장이라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 각각의 사업들에는 코디네이터 업무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지니스성 활동도 있으며, 수익과 무관한 문화예술 활동도 있다. 각 사업별로

비지니스성과 사회 운동성의 비중은 차이가 있다.

운영 및 경영 현황

현재 비영리재단 법인 콘카리뇨의 회원 수는 213명이며, 2005년 극장 재건

및 운영 부문 지원자는 487명에 달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제1기 극장 콘카리뇨의 연간 평균 가동률은 65퍼센트였으며,

연간 평균 입장객은 25,000명이었다. 7년 간 실시한 프로그램은 약 750편에

달했다. 콘카리뇨는 제2기에 들어서면서 연간 극장 가동률 80퍼센트, 연간

관객 60,000명, 연간 프로그램 120편이라고 하는 구체적 목표를 세웠으나

실제 결과를 보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0년도 기준으로 콘카리뇨의

가동률은 54.2퍼센트, 프로그램 수는 41편, 총 관객은 14,156명이었다. 최근

61____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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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애초에 그저 감상을 위한 상자로서의 극장이 아닌, 자유로운 무대 예술을

창조하는 거점이면서 라이브 아트를 매개로 다양한 세대, 다른 분야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콘카리뇨가 꿈꾸는 모델은 감상형

공간을 뛰어넘어 예술의 힘을 사회에 펼쳐 보이는 커뮤니티 거점이 될 극장을

만드는 것이다. 지역은 예술을 키우고 또 예술이 지역의 힘이 되는 동시에,

라이브 아트 분야의 홋카이도 탑 안테나 기지로서 창조 현장을 만드는 것이

콘카리뇨가 지속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연극 및 댄스 등의 무대 공연은 내부 기획 공연, 협동 제작 공연, 대관 공연

등으로 이루어진다. 내부 기획과 협동 제작 공연의 경우 콘카리뇨가 단독

주최하거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외 극단과 공동 주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아사히 맥주나 도요타 자동차와 같이 메세나 활동이 활발한

기업으로부터 협찬, 문화예술진흥기금이나 삿포로시 같은 지자체로부터 공적

지원금도 받고 있다.

네트워크 거점 형성 사업은 이러한 무대 예술 공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콘카리뇨를 중심으로 삿포로와 다른 지역의 연극 교류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게

된다. 한국의 ‘광주연극협회’나 후쿠오카의 비영리재단 법인 FPAP(Fukuoka

Performing Art Project) 등과 협력하여 연극 교환 기획, 워크숍, 심포지엄,

대본 공동 작업 등을 시행한다.

예술을 통한 마을 만들기 활동은 지역 주민이 참가하는 주민 참가극, 강좌,

워크숍 등을 통해 지역 연계 커뮤니티를 재생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사회 운동

성향이 강하다. 지역 활동가 육성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교육 홋카이도 공부

모임, ‘극을 만든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1년 동안 강의를 하고 발표 공연,

삿포로에 있는 다른 극단과 공동 공연 개최 등을 펼치고 있다.

그 외에 지역 활동과 다른 분야 비영리재단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축제나 지역

교류 이벤트(콘카리뇨 여름 축제, 새해 떡치기 대회, 아케보노 농장, 채소

Page 3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콘

카리

뇨3년간 경영의 대략적 현황을 보면, 2008년도 총수입은 48,796천 엔, 총지출은

51,929천 엔, 경영수지-4,615천 엔, 2009년도 총수입 60,285천 엔, 총지출

66,097천 엔, 경영수지 -768천 엔, 2010년도 총수입 87,993천 엔, 총지출

84,509천 엔, 경영수지 1,559천 엔이었다.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2010년 7월 1일부터 2011년 6월 30일까지의

1년간의 콘카리뇨 정산 내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경영 수입 중 회비 수입이

911,000엔(1.2%), 기부금 수입이 594,270엔(0.8%), 보조금 등의 수입이

7,669,846엔(9.9%)이었다. 또, 사업 수입이 총 67,497,841엔(87.9%)으로

이 중 시설 운영 수입이 34,765,412엔, 기획 사업 수입이 27,308,187엔, 파견

사업 수입이 5,405,194엔이었다. 경영 지출은 사업비로 68,702,808엔이

사용되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시설 운영 사업비(32,586,749엔, 43.4%), 기획

사업비(28,026,402엔, 37.2%)였다. 그 외 직원 보수, 복리후생비, 통신비

등의 관리비로 6,415,882엔(8.5%)이 사용되었다.

콘카리뇨의 지속가능한 힘

콘카리뇨는 문화 활동과 함께 다양한 수익 사업도 하고 있지만, 콘카리뇨의

가장 큰 재원이 되는 것은 삿포로시 서구청에서 위탁받은 터미널 프라자 고토니

파토스 2관과 중앙구청에서 위탁받은 아케보노 아트 앤 커뮤니티 센터의 위탁

운영비이다. 물론 이 수입은 대부분 운영비 및 사업비로 빠져나가게 되지만,

안정적인 사업비를 받으면서 콘카리뇨가 목표로 하고 있는 ‘예술과 지역을

잇는’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극장

콘카리뇨가 2006년 새롭게 문을 열 때 시민들의 기부와 보조금이 37퍼센트를

차지하면서 전용 극장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것도 콘카리뇨가

가진 큰 장점이다. 콘카리뇨는 지역 예술가와 시민들의 기부를 통해 전용

극장을 가졌기 때문에, 그만큼 극장을 지역 주민들에게 벽 없이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지원금이 아닌 정부와의 협력 관계에서 나오는 운영비,

시민들의 기부와 참여로 이루어진 활동으로 콘카리뇨는 예술과 지역을 잇는

확실한 거점이 되고 있다.

정인선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으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문화

정책과 문화 다양성 안에서 예술영화와 독립영화 정책을 고민하게 되었다. 현재는 도쿄대의

인문사회연구과 문화자원학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의 예술영화와

독립영화의 배급 구조를 문화 정책과 사회 구조 전반의 큰 틀 안에서 바라보고자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일본 통신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63____

생활 지원형 문화시설 콘카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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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콘카리뇨는 예술을 통한 마을만들기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이 참가하는 주민 참가극, 강좌, 워크숍 등 지역연계 커뮤니티를

재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Page 3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성미산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지역 재생

자생적 동력

유창복 \ 성미산마을극장 대표

(사)사람과마을

Page 3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협동조합 형태로

마을기업 만들기

공동육아협동조합

중심의 태동기

마포연대

(시민단체) 설립

성미산학교

(대안학교) 설립

마포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

동네부엌

유기농 카페

'작은나무'

'멋진지렁이'를

비롯한 생태마을

만들기 소모임

우리어린이집

설립

마포두레생활

협동조합 설립

마을대동계

(금융 모임) 성미산마을극장

지역으로 확산

마을만들기

사회적 돌봄이

이루어지는 관계망

생애 주기에

맞는 교육

호혜에 기반한

마을 경제

실무 추진 단위

사회적기업 '사람과

마을' 조직

네트워크 체제 구축 생활의 필요를

협동적으로 성취

성미산 지키기 운동으로

'성미산마을' 이름 얻음

복지 교육 경제

돌봄과 배려가 있는 성미산마을

Page 3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왜 마을일까?

요사이 ‘마을만들기’라는 이야기가 마치 구호처럼 강조된다. 심지어는

정부에서 더 강조하는 것 같다. 마을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누군가가 만들고, 만들 계획을 짜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닥친 생활의 문제를 하소연하고 방법을 궁리하고 함께 협동하여

해결해 보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생활 관계망이 바로 마을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언제라도 원하는 생활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이 사회는 돈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도 편리하게 조직되어 돌아가니 말이다. 권력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에겐 조직이 있어서 필요한 생활 자원을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도 저도 없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자기 몸뚱어리

하나가 생활 자원의 전부이다. 그래서 없는 사람들은 각자가 가진 재능을 서로

나누어야 살아갈 수 있다. 이게 마을이다. 호혜적 생활 관계망이다.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의 상황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아직은 주류 사회 진입을

열망하고 젊음을 바치고 있지만, 그게 보장이 없다는 것은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그냥 있으면 그 자체가 불안해서,

쳇바퀴를 굴리는 다람쥐처럼 생명을 소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는 그들도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중에 하나의 선택이 ‘마을’일 거다. 마을은

젊은이들이 살아가야 할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

마을은 무엇일까?

마을을 두고 생각하는 마을의 지향이 다양하다. 거칠게 나누어 보면 대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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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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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오른쪽 2007년 마을 축제는 차 없는 거리 광장에서 주민 동아리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이후에도 골목에서 축제를

벌이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해마다 축제가 열리고 있다.

Page 3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수혜자의 마음과 필요는 세세히 살피지 못하는 모양이다. ‘주면 고마워할

것’이라는 ‘주는 자’의 일방적인 입장은 아닌지.

대면적이고 관계 지향적 복지 전달이란, 지역에서 함께 사는 이웃들 간에

서로 돌보고 살피는 관계를 통해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생활 자원을

전달하자는 취지이다. 또한 필요한 자원을 지역에서 스스로 모으고, 지역에서

필요한 일을 지역 스스로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응당 책임져야

할 임무를 거버넌스라는 이름으로 민간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기도 한다.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모든 주민이 최소한의

생활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가 아니던가?

따라서 국가는 복지 자원을 더욱 많이 마련하고, 지역의 호혜적인 돌봄망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민주적인 마을살이, 생활의 필요를 협동적으로 성취한다

마을살이란 자기 생활의 필요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며, 또한 자신과

동일한 필요를 가진 이웃과 함께 협동하여 해결하려는 시도이다. 이 과정은

돈이 없어 시장에서 좌절하고, 관심 없는 국가로부터 실망한 나머지, 스스로

해결해 가는 ‘삶의 필요’를 깨닫는 과정이다. 또한 나의 필요가 곧 이웃(타인)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함께 협동해야 할 이유를 공감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협동은 대단히 번거로운 과정이다. 함께 한 이들의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와 공존하는 감수성을 몸으로 익히지 않으면 결실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소통이다. 성미산마을은 공동육아,

성미산 지키기, 마을기업을 통해 협동의 유전자를 만들었고, 이 협동을 위해

세 가지의 소통을 만들었다. 바로 세대간의 소통, 공공 의제에 대한 소통,

지역간의 소통이다. 이 소통은 마을 사람들의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토론에서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생태적 주거 환경, 대면적/관계

지향적 복지 전달 체계, 그리고 끝으로 민주적 마을살이다.

○생태적 주거 환경

우선, 마을만들기를 ‘친환경적이고 공동체적인 주거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다. 무턱대고 새로 짓고 보자는 ‘삽질주의’ 행태에 대한 대안이다. 최근

정부 들어 부쩍 심해진 뉴타운 토건주의가 결국에는, 원래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 게 주거 환경의 개선이기보다는 정든 삶터에서 쫓겨나게

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참했던 용산참사와 홍대 앞

칼국수집 ‘두리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요사이 서울의 구석구석마다 아파트

장만이라는 꿈을 키워왔던 서울 시민들이 ‘뉴타운사업 철회’를 외치는 것을

보면, 그동안 거대한 토건주의의 무지막지함을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손재주가 좋은 마을의 장인이 골목 어귀에 등을 달아 안전하게 밝힌다.

산동네에 사는 마을의 젊은 화가는 동네 애들과 함께 가파른 계단에 마을의

오랜 사연이 담긴 그림을 그리고, 그 계단을 오르내리는 주민들이 신기한

듯 그림을 살피게 한다. 골목 담장에 벽화를 그려 동네 골목을 갤러리로

변신시키는 등 6,70년대 동네 골목의 살가운 경관을 되살려 보자는 것이다.

걸핏하면 부숴서 새로 짓지 말고, 있는 그대로 손봐서 쓰자는 것이다. 살아온

내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 정겹고, 살아온 기억을 되살리는 흔적이 아련한

그런 동네가 그리운 거다.

○대면적/관계 지향적 복지 전달 체계

국가기관이나 복지기관의 사무적인 복지 전달 방식이 도마에 오른다. 정부가

지원하는 방과후센터에 아이들이 가기 싫어한다. 소위 낙인감 때문이다.

이렇게 관이 일방적이고 행정적으로 전달하는 복지 자원의 배분이, 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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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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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Page 3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해결점을 찾는 방법이다. 회의를 빨리 끝내는 법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더 나아가 듣지만 말고 상대방의 맥락과 감정을 함께 읽을 수 있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

일단 협동의 진통을 견뎌 내고 나면, 즉 협동의 성공적 성취는 협동의 위력과

가능성을 대번에 일깨워 준다. 이는 나의 생활을 나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는,

그것을 방해하고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제거할 필요를 느끼는

과정이다.

정치란 무엇일까. 내가 주인이고, 주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힘

아닌가. 바로 ‘주민 주권’이다. 마을은 주민 주권의 학습장이자, 실천의

장이다.

협동적 마을살이의 원리

안정되고 지속적인 마을살이, 고민이다.

사회적기업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설왕설래가 분주하다.

안정되기까지야 바라겠냐마는, 지속적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은 절박하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내가 원하면 계속 관계망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그 유력한 수단이다.

성미산마을에서도 마을에 자연스레 다가설 수 있고 마을 주민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2000년 마포두레생협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다. 공동육아어린이집 조합원 몇 십 가구라는 소수의 특정한 필요를 매개로

한 집단이 아니라, 먹거리라고 하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반적인 욕구를

내걸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주민 조직이다. 생활협동조합의 성공은 그 사업

방식의 확산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협동조합형 사업이 그것이다. 관심

있는 다수가 자금을 출자해 사업 밑천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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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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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성미산마을극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마을극장이다. 극장

공간은 시민단체 쪽에서

지원하고, 극장 시설은

주민들의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 성미산마을극장의

콘텐츠는 공동체의 경계,

장르의 경계,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 등을 허무는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Page 3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들풀이 가지는 생명력의 비결인 거다. 마을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조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운영 방법을 채택하지만, ‘십시일반’으로 재물을

모으고 ‘품앗이’로 일을 나누어 협동으로 일을 한다. 이렇게 돈이든 품이든,

여럿이 함께 나누면 엄두가 나지 않던 일도 수월하게 풀리고, 그 속에서 ‘이웃’을

만나게 된다. 생활의 필요를 공감하고 그 해결책을 궁리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다. 이게 바로 호혜적인 생활 관계망이다. 바로 마을이다.

성미산마을의 역사는 협동조합에서 시작되었다. 성미산마을의 성공 신화의

비밀은 바로 협동조합에 있다.

운영자를 뽑고, 사업의 주된 이용자가 되니 소유와 이용과 운영을 함께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두레생협에서 반찬 가게인 동네부엌, 유기농 카페

작은나무로 이어지게 되었다.

출자란 협동조합이 창업에 필요한 기초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우리

민족이 오래전부터 해 오던 자원 조달의 방편인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출자를 하면 자동으로 조합원으로 가입되고, 조합원은 그

협동조합의 주인이 되며, 조합원 총회를 통해서 주인 노릇을 하게 된다.

출자자 모집을 하고 나면, 총회를 통해 일꾼을 선출한다. 조합원 중에서

운영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자임하고 만장일치로 동의하여 정한다. 즉 하고

싶은 사람이 한다. 위임은 오히려 구성원들의 참여와 창의성의 발현을 막을 수

있다. 유능한 기획자는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능하지 않은 기획자, 나아가 자임한 기획자는 마을

사람들의 도움 속에서 창의성을 발현시킬 수 있다.

성미산마을에서 이렇게 어린이집, 성미산학교, 생협, 극장 등 마을의 여러

활동에서 일하는 주민이 얼추 150명이 넘는다. 이들이 마을을 지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공동체는 ‘백수’가 지킨다 하지 않던가. 오늘날 백수라

하면 자영업을 하시는 주민과 주부가 대표격이다. 여기에 마을 예술가가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분들이 마을에 거주하면서 항시 마을을

챙기는 사람들이다.

마을기업의 주된 이용자(소비자)는 조합원들이다. 필요해서 동참했으니

당연히 단골 이용자이다. 물론 조합원이 아닌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열려 있다.

마을에서 ‘내부자 거래’가 복잡하게 서로 얽혀서 이루어진다. 서로가 서로를

책임지는 것이다. 마을기업의 성장 지표는 이런 내부자 거래의 밀도라 할 수

있다. 마치 들풀들이 땅 위에서는 제각각 따로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치 아래 땅 속을 보면 그 뿌리들이 서로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유창복

1961년 정월 합천에서 났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이농하는 부모를 따라 귀경, 대학 때까지

미아리에서 세탁소집 막내아들로 자랐다. 대학에 입학하던 해, 광주 참사를 듣고 1980년대를

거리에서, 노동 현장에서 보낸다. 89년 결혼을 한 뒤, 1990년대 십 년간 “돈을 벌자, 아니 ‘자본’을

벌자, 먹고살 돈이 아니라 뭔가 도모할 수 있는 돈을 만들자.”며 세탁기 장사며 항공사 광고

장사며, 창고 사업 등등 업종을 묻지 않고 창업한다. 사업은 그런대로 재밌게 잘되었지만 돈은

못 챙긴다. 1996년 아들놈을 키운다고 성미산에 깃든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마포두레생협’을

함께하고, 성미산투쟁에 나서고,‘성미산학교’를 만들다 바닥 치고 마을축제로 되살아나서는

마을카페 ‘작은나무’, ‘성미산마을극장’ 일에 다시 신명을 낸다. 어느덧 본격적인 마을살이 15년째,

인생 후반전을 모색하려고 한다. 물론 성미산마을이 그 터전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을 졸업했다. 마을에서는 ‘짱가’로 불린다. 현재

성미산마을극장 대표, (사)마포FM 이사, (사)사람과마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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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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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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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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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지역인지, 교육면에서 좋은 학군인지, 문화적인 인프라가 풍부한지 따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가족과 조상의 흔적이 아니라 지극히 가치 중심적이다.

성미산마을 사람들은 1세대들이 조금씩 이루어 온 교육과 문화의 생활

인프라에 대한 ‘강력한 매력’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오고 오랫동안 정주를

하려 한다. 새로운 유형의 토착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운동이냐 생활이냐

이것 또한 헷갈려하는 주제이다. 마을의 1세대들은 혹시 운동권 그룹이

아닐까? 도대체 마을 리더 그룹은 누구인가? 왜 성미산마을은 지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지 않는가? 혹시 종교 집단 아닌가? 이것은 지금까지 각종

운동적 문화에 익숙한 정서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운동이 아니면 왜

이렇게 마을을 이루며 산단 말인가.

우리는 생활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스스로 만들어 왔다. 그것은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였다.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어린이집을 만들고 학교를 만들었다. 교육계와 국가에게 내

아이 교육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달라고 떠넘기지 않았다. 우리는 지극히

독립적이며, 간섭받기 싫어하고, 재미없고 지겨운 걸 참지 못한다. 누구나

인생을 재미있고 의미 있게 살고 싶어 한다. 가능하다면 그렇게 살아보자.

당사자주의

굳이 ‘주의(ism)’라고 하는 이유는 이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지, 무슨

‘주의자’가 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이것은 생활 속에서 필요한 것들은 그것을

느끼거나 욕망하는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내가

타인의 욕망을 대신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당연한 말이지만 당사자만으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는 없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을

도대체 성미산마을이 뭔가요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방문한다. 부담스럽고 감당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수많은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내놓기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마을에 살면서도

마을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사람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 보았다.

마을의 정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성미산마을을 농촌 마을로 오해한다. 좀 더 정확하게

농촌 마을과 도시 마을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잘 알지 못한다. 인구 1천만 명의

대도시인 서울은 ‘익명’ 사회이다. 산과 논밭 대신에 집과 골목이 있다. 시골은

외지인의 방문이 눈에 금방 띄지만, 도시는 그렇지 않다. 시골은 실명이고,

외부에 폐쇄적이며, 인원이 작다. 도시는 그 반대이다. 성미산마을은

익명의 사람들을 배경으로,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커다란

동아리(커뮤니티)이다. 때문에 여러 가지 시설과 공간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마을은 공간과 시설이 아니라 ‘관계망’ 그 자체이다.

구성원의 성격

성미산마을 구성원들은 유목민들이다. 성산1동과 서교동, 연남동,

망원동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지역에 관심이 아주 많은 토착민들이 아니다.

유목민은 경제적, 교육적, 문화적 이유로 수시로 이사를 다닌다. 자신의 거주

공간에 대한 애착은 지리적인 요소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재테크에 유리한

위성남 \ (사)사람과마을 운영위원장성미산마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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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살이의 협동적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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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해결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당사자가 나서야 한다. 그래야 주변에서 도울

수 있다. 2010년 12월에 진행했던 ‘성미산마을 각종 문제 하소연 대회’는

마을 가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지금까지 마을 가게들이 어렵다는 걸 뻔히 짐작하면서도 뭔가 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는 이유는 당사자들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소연 대회’를

계기로 이제 당사자 모임이 진행될 것이다.

소통

소통은 쌍방향이다. 소통은 서로가 다르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항상 생각을 맞추어 봐야 한다. 또 무슨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나와 똑같을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

애초에 모두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갈등과 다툼은 어디에서나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면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이를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소통과 의사 결정은 형식적인 측면에서건,

내용적인 측면에서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대안일까

성미산마을 하나만으론 지속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다.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마을만들기 또는 풀뿌리운동과 네트워크가 이루어져서

전체적으로 커다란 흐름이 형성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성미산마을의 존재

자체가 우리 사회에 희망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현실이 되어야 한다.

제2, 제3의 성미산마을의 복제가 이루어지기보다는 다종다양한 지역의

움직임이 서로 연결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성미산마을은 딱 하나로 족하며,

네트워크가 더 중요하다.위 마포FM공동체라디오는 마을과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이웃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아래 유기농 카페 ‘작은나무’는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성

미산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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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가치의 재해석 \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환경의 재발견 \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총체적 삶의 변화 \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Page 4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이광준 / 바람부는연구소 소장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가치의 재해석 \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환경의 재발견 \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총체적 삶의 변화 \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Page 4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먼저, 생태적-환경적 지속가능성(Ecology-Environment)이다. 모든 생물과

인간에게 깨끗한 대기, 깨끗한 물,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는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생태적 지속가능성은 지구의 생명을 소비하고 버리는 자원으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인간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보고 실천하는 것이다.

어류 남획으로 참치가 줄어들고, 건물 및 종이 소비로 인해 산림이

파괴되고, 오염 물질로 담수가 파괴되고, 불법 투기한 쓰레기로 바다가

오염되고, 수많은 전쟁 준비로 자연은 파괴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여러

사회적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 ‘트래블러스 맵’은 공정여행,

‘풍덩’은 공정지역여행, ‘공공미술 프리즘’은 지역 문화, ‘문화로놀이짱’은

재활용목공디자인 분야 같이 생태문화교육, 녹색소비와 같은 여러 분야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에서 살펴보듯이 생태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생산-소비 구조를 창조할 수 있는 일일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적 측면에서 교육 혁신을 이루는 길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는 경제-고용 지속가능성(Economy-Employment)이다. 경제와

고용 측면에서 생태계의 건강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고용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이 사회적 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자원, 생명체, 생태계 서비스로 구성된 자연 자본’을

인간의 내재적인 창의성과 연결하여 새로운 생산 방식을 창출하는 일이다.

적정기술에 기초한 다양한 사회적 디자인, 퍼먼넌트 디자인, 로컬 푸드, 에코

뮤지엄, 텃밭보급소, 자전거 택배, 생태건축조합 등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창출할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지점은 문화예술교육 측면에서 보는 고용의 지속성은 단순히

화폐 자본의 합리성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적 이상과

목표에 공감하고 연구하는 열정적인 기획자와 강사의 결속력을 높이고 신뢰를

만들어가는 문화가 그 핵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전을 갖고 자신을

지속가능성의 두 가지 의미와 구성 개념들

별별솔루션 사업의 핵심 개념인 지속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과 연관해서 지구가 지탱할 수 있는 경제를 추구하고

이를 실천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사회적기업이 재정, 조직, 운영,

마케팅 분야에서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조직을 계속 유지,

지속한다는 의미이다. 즉 사회적기업의 존재 이유인 전자(소셜 미션)를 실현할

수 있는 후자(비즈니스 모델)를 만들어야 한다.

별별솔루션의 주요 파트너인 사회적기업이 추구해야 할 소셜 미션 중 가장 큰

것은 지구의 지속가능성,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연관되어있다. 이는 유엔에서

정립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고, 레스터 브라운(Lester

Brown)이 《Plan B 3.0》에서 곤경에 빠진 문명과 시련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화석 연료에 의존해 한 번 쓰고 버리는 경제에서 다시 생활 방식을

디자인(Reduce)해서, 다시 사용(Reuse)할 수 있게 재활용(Recycling)하는

경제로 전환하자는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계속해서 과잉소비하면서 도시화되고, 이산화탄소를 끊임없이 배출해 온 현재

문명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또 곡물 메이저가 움직이는 무역형

식량 체계는 빈곤을 재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빈곤은 환경과 생태가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제 인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를 위한 도시 설계,

재생에너지로 전환, 적정기술, 지구 생태계 회복을 위한 시스템 등과 같은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전환, ‘Plan B’ 경제로 전환하는 일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의 지속가능성 개념에 대한 다양한 이론, 선언, 협정 등을 통하여

살펴보면 지속가능성은 4가지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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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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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Page 4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따라서 소셜 미션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소셜 미션을 문화예술교육과 연관해서 보자면, 사회적기업은

생태-환경적 지속가능성, 경제-고용적 지속가능성, 공동체(형평성-평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문화예술교육적 구조와 방법론을 활용해서

지속가능한 모델을 찾고, 어떻게 실현하느냐의 문제이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사회적기업의 지속성을 보면 방향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그에 맞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 합리성을 갖는 것과 문화적 관계 방식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또

지속가능성의 중요한 요소로 문화예술교육적 목표에 공감하고 연구하는

열정적인 기획자나 강사와의 결속력을 높여 신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핵심일 수도 있다.

문화예술교육 과정을 통해 커뮤니티의 구성원과 만나는 과정으로 확대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와 맺은 생산-소비의 관계망은 재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하고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게 하여, 지속성의 기반을 마련한다.

지속가능성 개념을 도시 또는 지역 차원에서 본다면 먼저 도시의 구조나

환경을 기존의 기능적 환경에서 천천히 산책하고 살아가는 생태문화도시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멀리 항해를 해야 하는 범선은 항해에 필요한 것 빼고는

모든 것을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도시나 마을을 만들 때도 처음에는

상수도, 하수도, 도로, 가로등, 공원 같은 기본적인 도시/지역/마을 기능을

만드는 것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그것이 충족되었을 때 도시/지역/

마을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둘째, 서커스 같은 환상적 환경 패러다임이다.

기본적인 도시/지역/마을 기능이 어느 정도 충족되면 미적인 것에 대한

요구가 증대된다. 기능적인 환경에서 더 나아가 미적인 것과 결합하는 조명,

퍼레이드, 분수, 호수(도시), 축제(교외지역), 놀랄만한 사물(랜드 마크)을

만든다. 95년 지방자치체가 실시된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

조각하는 경영자가 전략 개발을 통해 모델을 만들고,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는

모델을 발전시키고, 재원 포트폴리오(지자체 보조금, 개인 출자금, 기업

투자)와 문화예술교육 모델이 만든 콘텐츠 판매(DVD, TV프로그램 등)를

통해서 고용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형평성-평등(Equilibrium-Equality) 부분에서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다. 국가 간 과도한 경쟁은 전쟁을 준비하는 상태를 지속시키고

자원 약탈을 위해 세계를 파괴한다. 또 지역 간 과도한 경쟁은 지역 개발로

경관을 파괴한다. 거기에 상품이 되는 시장만 목표로 하는 무한경쟁,

승자독식 경제에서 사람들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감수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지속가능한 공동체에서는 개인과 공동체의 복지가 서로 의존해 있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전체에 대한 자신의 기여가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공정한 자원 배분이 사회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현재 사회적기업인 시부야 대학, 장애인극단 판이 운영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별꼴 카페, 제주 중증장애인센터 등에서 더 많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넷째로 교육(Education)에서의 지속가능성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생태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에서 세 가지 상호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문화교육,

예술교육이 필요하다. 또 상호관계의 역동성을 깨닫게 하고, 나와 이웃과

세계의 관계를 공감하게 하기 위해 교육의 역할이 크다.

지속가능성의 실현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별별솔루션의 핵심

가치인 지속가능성은 앞서 소개한 생태적, 경제적, 공동체적,

교육-문화교육-문화예술교육적 지속가능성의 어떤 쪽에 초점을 두느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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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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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Page 4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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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사회적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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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시, 군은 환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관광객 유치를 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각

도시와 마을마다 그려진 많은 벽화가 현실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고딕 성당과 같은 하나의 미적 이념에서 일관된 환경을 만드는

패러다임이다. 중세의 고딕 성당처럼 도시 전체가 어떤 미적 이념의 총체적

환경이 되도록 한다. 대도시의 마천루 기념물, 랜드 마크 다리, 공공 기념물,

미술관, 박물관 등등 장소 마케팅과 같은 일정한 미적 이념과 취향을 가지고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뉴욕, 시카고, 도쿄, 서울 같은 대도시가

추구하는 환경패러다임이다. 이는 젠트리피케이션(Gentlification)의

흐름으로 흔히 도시화, 세련화로 일컫는다. 넷째, 일몰 환경 패러다임이다.

저녁 무렵 노을을 보면서 산책을 할 수 있는 도시/지역/마을을 말하며 일터와

삶터가 자전거로 출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고, 걸어서 주변 문화 공간을

갈 수 있는 도시이다. 또한 이 패러다임은 공간이나 시각 환경이 아니라 사람이

느끼는 총체적인 자각 환경으로서 도시/지역/마을을 다룬다. 지역에서

추구하는 환경은 일몰 환경 패러다임의 시각에서 기능적인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지역 만들기는 지속가능성의 4E을 충족하는, 일몰 환경

패러다임의 마을을 만드는 일이다. 일몰 환경 패러다임을 통해서

경관-건축-디자인-예술의 통합적인 환경을 만드는 일은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실천의 방법론에서 출발한다. 결국 마을만들기는 마을을 구성하는

사람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만드는 일이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10년,

20년에 걸쳐서 변화해 가는 과정이다. 변화에 관련된 계획은 문화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미국의 포틀랜드나 영국의 토트네스처럼 각 지역 도시가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위기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담은 문화 공간, 생활 공간, 지속가능성에 기반을 둔

사회적 경제가 만들어가는 영역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창조적 장소가 될

것이다. 문인, 시인, 인문학자, 디자이너, 과학자, 공학자, 장인과 공예가,

생활창작자는 실천의 장소로 마을 더 작게 동네를 일상의 실천 장소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인간중심주의나 개인주의적 인류사와는

다른 생태적이고 관계적인 방식으로, 창조적 과정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전문가의 설계나 디자인에 의한 건설이나 조성이 아닌 시민 주체적

창의적 과정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별별솔루션에서 추구하는 지속가능성

앞에서 4E(생태적-환경적, 경제-고용, 형평성-평등, 교육)의 개념과, 4가지

패러다임(구조적 패러다임, 환상적 패러다임, 일관된 환경 패러다임, 일몰 환경

패러다임)을 소개하며 별별솔루션에서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풀어나가고자

하였다. 이는 지속가능한 환경,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 ‘별별솔루션’의 역할을 말해주고 있다.

즉, 별별솔루션은 생태적-환경적, 경제-고용, 형평성-평등을 고려한

문화예술교육을 실행하되, 이는 일몰 환경 패러다임과 같이 일상의 실천

장소가 기반이 되어야 하며,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임을 말해준다.

이광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시장과 문화 컨설팅단 단장을 역임하였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커뮤니티 아트 책임 큐레이터로

재직하였고, 20개 지역에서 생활권 문화 공간을 만드는 상상공간 프로젝트 디렉터, 제1회

세계생명문화포럼 기획실장을 맡았다. 201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주간 지역프로젝트

디렉터, 2011년 별별솔루션 지원사업 중 사회적기업 ‘장애인극단판’ 컨설팅을 하였다. 현재 생태

문화와 예술을 연구하는 바람부는연구소 대표로 있고, 일상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Page 4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지속가능성

환경의 재발견

백현주 \ 소셜벤처 예술과 텃밭 매니저

공공미술프리즘

Page 4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청년 자립 :

지역의 동력으로 환원지역 주민 고용 창출도시농업기술센터,

고양시청 등 지역 유관 기관+시민단체 연계=지역 속 관계 맺기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생태 문화예술교육

The Green

Toolbox

목공방

문화예술교육

The Red

Toolbox

시민 농장

(고양시 화정동)

동네 공방

(고양시 행신동)

청년 공공미술

기획자 인턴십

네트워크 토크쇼

(1,2차+일본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공방 워크숍

마을 카페, 살롱 드 프리즘

주민 강사 교육 콘텐츠

보급형 프로그램-

청소년 스카우트

축제-소셜 키친

상자 텃밭 만들기

거점 마을 공간 확보

보급형 프로그램-

청소년 스카우트

Page 4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시시하고 격이 없다. 물론 이건 우리 동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서울 주변부의 그렇고 그런 베드타운, 지하철역 앞 상업 지구들의 낡고 오랜

문제이다. 그러니 이 공간은 중고등학생들에게 내주고 어른들은 서울이나

일산으로, 아니면 도심 바깥쪽으로 놀 장소, 만날 장소를 찾아간다.

그런 중심부에 비하면 동네 아파트 단지 안팎의 공원과 가벼운 등산로,

산책로 등은 매력도가 높다. 공원이 발달한데다, 원래 농경지로 남아 있는

땅에 시가지를 만들어 채운 경우라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5분 이내에 논과

밭을 맞닥뜨릴 수 있다. 논과 밭과 동산을 배경으로 하는 비슷한 스케일과

분위기의 농가 주택들이나 시골 동네도 발견한다. 때로는 시골 아이들 같은

전혀 이질적인 삶의 방식을 가진 주민을 만나 전원에서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계두성이라는 아름다운 도성이 있는데, 일곱 가지 보석으로 누각이 장식되어

있고 길 곳곳에는 맑은 구슬로 만든 기둥이 있다. 사람들이 똥오줌을 누면

지면이 갈라져서 속에 묻히고 그 위에는 연꽃이 핀다. 그 나라의 도시와

촌락에는 정원과 숲과 샘과 못과 강물과 늪이 있어 여덟 개의 장점이 있는 물이

그득하다.” -《미륵경》의 한 구절

사는 동네, 아는 동네, 즐기는 동네

내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에 살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이다. 중간에 서울에서 3년간 산 시간을 빼도 11년을 산 셈이니,

도시민치고는 꽤 오랜 시간 한곳에 머물러 익숙하기도 하고 정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우리 동네’라는 느낌이 강하다. 때로는 서울과 가까운

거리와 싼 집값, 풍부한 공원과 녹지를 들면서 ‘살기 좋다’고 자랑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집 옆집과 우리라는 의식을 공유하거나 지역 사회

문제에 신경을 쓰고 사는 정도는 아니다. 많은 도시민이 그러하듯, ‘우리

동네’를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국한하고, 주로 가는 대형 마트와 몇 군데의

단골 식당, 버스와 지하철 정류장으로 대변하는 기능 공간으로 동일시한다.

그러니까 우리 동네라고는 말하면서도 제대로 알고 있거나 충분히 경험한

공간은 아닌 게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터인데, 외적인 이유 하나를

들자면 우리 동네에서는 여간해서 놀게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 동네의 중심이 되는 지하철역 주변의 도심지, 중심

상업 지구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약속을 잡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로데오거리’라고 이름 붙인 것부터 그러하거니와 삼청동이나 가로수길처럼

거닐고 배회할 매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어느 것 하나

95____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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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 시민들이 친환경 농사체험을 할 수 있는 고양시민농장이 생겼다. 친환경

텃밭으로 400여 명의 도시농부들이 채소를 가꾸고 있다.

Page 4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이들과 한동네 주민이라는 것을 신기하게 느끼기도 한다. 논둑길, 밭둑길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비할 데 없는 우리 동네 자산이라

믿고 있다. 명색이 마을만들기니 지역문화예술이니 주민 참여니 하며, 해 오는

일은 그런 쪽이기는 해도 막상 내가 사는 동네와의 관계 맺기는 이런 수준을

맴돌았다.

우리 동네와 관계 맺기

그러던 우리 동네에 진짜 관심을 갖게 된 건 2010년 일을 접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부터였다. 시간이 생기니 동네를 어슬렁거릴 기회가 생겼다. 주로

다니던 논둑길 밭둑길 대신 로데오거리나 저층의 다세대주택과 상가주택이

주를 이루는 이른바 ‘주택단지’ 사이 골목길을 누비고 배회했다. 마침

일시적으로 전업주부가 된 친구가 인근으로 이사해 자연스레 동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기회도 주어졌다.

그때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첫째는 중심 상업 지구인 로데오거리의

매력 없음에 관한 것이었다. 마침 역 앞 광장과 이어지는 로데오거리를

재정비한다는 계획도 발표되었다. 우리는 일종의 보행자 전용 도로로 계획한

로데오거리가 가로 분리대와 지하보도로 절단된 채 보행자가 걸을 수 없게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성토했고, 그것이 연결되었을 때의 경제, 문화적

효과를 생각하며 안타까워했다.

둘째는 다세대주택과 상가주택이 주를 이루는 이른바 ‘주택단지’의 흥미로움에

대해, 특히 작은 가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근처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참한 주인이 운영하는 맛난 커피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데오거리 옆 공터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LH공사

땅이었던 이 공터는 상업 지구의 노른자위에 위치하지만, 지난 수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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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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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주민들의 쉼터인

비닐하우스를 천을

재활용해서 꾸몄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전시회도

하고 모종을 길러 나눠 주기도

했다.

Page 5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좋고, 아예 점포를 지어 팔아야 박수를 받는 현실이다. 이부자리 두 채 깔면 꽉

차는 한 평 땅값이 천만 원을 넘나드는데, 한층이라도 올리고 싶은 욕망을 그저

나무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고양시민농장 1호는 아직 토지 효율이 대세인 도시에서의 삶에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공공용지의 새로운 가능성이고, 이를

지역 사회 공동 관심의 공간으로 만든 새로운 경향의 전조이다. 하지만 그

무게와 의미에 비해 언론은 이 일에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공공미술프리즘은 지난해 9월부터 이곳 ‘고양시민농장 1호’에서 ‘별별솔루션’

사업의 일환으로 ‘그린툴박스’ 프로젝트를 펼쳤다. 동네 주민과 텃밭상자를

만드는 등 축제형 기획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꽤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호응도 좋았다.

농장의 오픈 자체에 비하면 프리즘의 활동은 아주 미미하고 사건 축에도 들지

못한다. 하지만 만들어진 것에 숨결을 불어넣어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임이

부딪혀 농장 안의 이야깃거리를 만들며, 그것이 다시 사람들에게 어떤 계기로

돌아오도록 만들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랬을 때라야 큰길 건너 이웃들과

혹은 그 너머와의 상호작용을 자극할 수 있게 된다. 이곳에서 이후의 행보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진짜 우리 동네에서 예술하고 일하기

시민농장이 있는 화정동 옆에는 비슷한 규모와 성격의 행신동이 있다.

화정동에 비해 다세대주택과 상가주택이 훨씬 발달한 동네인데, 그 흐름의

한복판에 공공미술프리즘이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 ‘살롱 드 프리즘’이

있다. 홍대 앞이나 가로수길에 있는 카페들처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동네 사람이 동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네 카페다. 공공미술프리즘의

울타리가 쳐진 채로 비워져 있었다. 토지의 효율로 따지자면 벌써 고층

빌딩으로 채워졌을 공간이지만 이왕에 놀고 있는 땅이니 주민 텃밭으로

활용했으면, 아니 그도 아니면 청보리라도 심어 주민들에게 공원으로 개방

했으면 하는 수다가 오갔다.

몇 달 뒤 이 공터는 정말 청보리 밭으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고양시민농장 1호를 표방하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분양 모집 공고를 냈다.

그즈음 로데오거리 정비 사업에 의해 가로 분리대가 거두어지고 지하보도 대신

건널목이 생기면서 막혀 있던 보행자 길이 뚫렸다. 마술 같았다.

공원(空園)에서 공원(公園)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그린툴박스

2011년 2월 말, 고양시에서는 고양시민농장 1호를 1인당(또는 가구당)

16.5제곱미터(5평)씩 3,200원에 분양 모집 공고를 냈다. 65세 이상 노인 가구,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 등에 우선권을 주었는데,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역의 425가족에게 분양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도심 속에 약 4,600제곱미터

규모의 나름 거대한 시민농장이 탄생했다.

농장을 분양받아 고추, 가지, 상추, 쑥갓, 파, 토마토 등을 가꾸는 재미에

푹빠진 어르신들은 손자 손녀를 밭에 데리고 나와 같이 일하며 아이가 전보다

채소를 더 잘 먹는다며 좋아한다. 근처 아파트 거주자는 이곳을 지나치기만

해도 왠지 흐뭇하다. 농장을 분양받지는 않았지만 가끔 아이들 손을 잡고

둘러보는 이들도 있었다. 농사를 짓지 않는 주민들에게도 오전 6시부터

오후10시까지 산책로를 거닐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토지의 효율로 따지자면 수년째 빈 땅을 두는 것은 용서하기 어렵다. 하지만

잔디를 깔아 정원을 만들든 푸성귀라도 자급할 텃밭을 만드는 것도 흔히

통용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방 한 칸이라도 만들어 과년한 자식에게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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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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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Page 5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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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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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살림이지만 현재는 동네 주민 4명이 내용을 채우는 실질적 운영자다. 살롱 드

프리즘이 문을 열면서 주변에 비슷한 정서를 가진 상점과 공방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그리고 지역의 여러 사람들과 관계의 동그라미를 그려왔다.

아름다운가게 행신점, 지역아동센터, 지역 음식점, 시 당국 등등…….

공공미술프리즘은 이름에서처럼 공공미술 또는 공공디자인 사업 등을 하는

단체이다. 정체가 모호할 정도로 하는 일이 다양하지만, 공공미술을 하는

작가 그룹으로 출발해서 이제는 공공디자인과 교육을 주요 밥벌이로 하는

회사이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했지만, 공공미술 사업이 예산과

예상 부족으로 성과를 축적하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끝나고, 그때마다

새로운 주민을 다시 발굴하고 만나면서 갈등과 피로감도 쌓였을 터이다.

공공미술프리즘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사업과 주민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사무실이 있는 행신동, 자신들이 생활하는 동네에 주목했다.

처음에는 동네 품앗이 정도로 시작했다. 아름다운가게에 행사가 있으면

디자인 일을 돕거나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지역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작은 예술 프로젝트를 했다. 인근 감자탕 집에 모여 회의를 했고

일이 끝나고 나서 한 주민이 여기가 우리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유다희 대표는 집을 담보로 ‘살롱 드 프리즘’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다.

앞으로 공공미술프리즘은 적어도 문화예술교육 분야만큼은 자신들의 동네에

집중해서 펼칠 생각이다. 그러니까 이번 별별솔루션 지원 사업을 계기로,

한편으로는 행신동 ‘살롱 드 프리즘’ 카페를 거점으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근 화정동 ‘시민농장’을 거점으로 공공미술프리즘이 자신의 동네와 관계

맺기를 본격화한 것이다.

왼쪽 지역 텃밭의 채소를 거둬 이웃 분들이 직접 텃밭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지역 유기농산물을 거두고 나누는 일을

축제로 만들었다.

Page 5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모두를 위한 00개의 아이디어

공공미술프리즘은 고양시 행신동에서 성장해 오며 9년째 활동하고 있는 문화

예술 단체이자 사회적기업이다. 문화 예술 기획을 통한 창의적 솔루션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사회적기업이

되면서 단체 내 구성원들과 몇 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핵심적인 원칙 하나가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 커뮤니티 활동’이었다.

현재 행신동에서 지역 내 아이들과 기관들을 만나고 동네 주민들과 매년 축제를

열었다. 2010년에는 사무실 옆 동네 한가운데 카페 ‘살롱 드 프리즘’과 동네

공방 작업실 ‘레드툴박스’를 열었다. 이제 카페는 주민 고용으로 100퍼센트

운영되는 ‘주인 안 보이는 자립 카페’가 되었다. 하지만 공방은 여전히 자체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

이러한 고민을 실천해 볼 수 있는 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지역 생활 속 생태

문화커뮤니티 마을공간, 더 툴박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툴박스’는

한 동네의 사례가 다른 많은 동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짜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다음 마을을 준비하는 예비 청년

기획자, 지역 사회, 공공 기관…….

마찬가지로 화정동에서 주민으로 살다 보니 도시 내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시민농장에 대한 아이디어는 좀 더 많은 이웃들이

이러한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 있지 않을까에서 시작되었다.

곧 시민농장에서 ‘몇몇의 도시농장에서 모두의 시민농장을 위한 00개의

아이디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프리즘이 잘하는 것은 문화

예술을 통해 주민들과 재미있게 만나는 것이다. 더 많은 이웃과 함께하면

유다희\ 공공미술프리즘 대표별별솔루션 사업 소개

103____

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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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프리즘의 새로운 모색이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성찰, 주변에 대한

재인식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마을만들기’가 아니라 마을 ‘사람’ 만들기로 시작하는 첫걸음을 지지하고 싶다.

전자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일이고 후자는 서로 마주 보는 일이다. 이 일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성공의 발걸음이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친근하고

호기심 많은 프리즘의 결에 맞는 일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백현주

미술판, 디자인판 언저리에서 시민 사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편집자, 연구자, 기획자로

일한 매우 산만한 경력의 소유자로 희망제작소 공공문화센터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예술과마을네트워크 사회적기업 사업단 ‘예술과텃밭’의 총괄매니저로 일하며 틈틈이 게으른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를 통해 생의 이치를 깨닫고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데 많은 기대를

걸고 꿍꿍이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Page 5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공

공미

술프

리즘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 일은 먼저, 화정 시민농장 관계자들과 이웃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곳에서 즐겁게 일할 젊은 예비 기획자들을

만나고 농장을 관리하는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 전문 단체도

만나면서 그 지역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 기획자 과정의 젊은 친구들과 여러 회의를 거쳐

아이디어들을 모으고 시범 프로그램도 진행하였다.

‘소셜키친’ 행사에 참여한 50대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남편은 늦게 귀가하고

아들은 군대에 가 있어서 이런 지역 활동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소셜키친 행사

준비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하시고, 심지어 행사 날은 아들 면회하는

날이었는데도 미루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

지금의 프리즘은 기업을 생각하지 않고, 즐거운 고민을 유발한 활동들을 통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꿈들과 젊은 청춘들을 담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과 더 만나고 꿈과 청춘을 담기 위한 지속가능한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11년 레드툴박스 행신동은 3년차 사업의 성과로 작은 단초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2011년에 처음 시행한 그린툴박스 화정동은 지역 기반의 초석을

만드는 시간과 그 과정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였다.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린 공동체를 찾는 것, 그것은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한 많은 아이디어와 활동들이

앞으로 마을 안에서 역할을 고민할 때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다.

프리즘은 그러한 고민과 에너지를 청년과 마을의 만남에서 시작하고, 그

청년들이 다른 새로운 청년들과 만남을 통해 공유하고 함께 어우러져 가는

것들에서 찾고자 한다. 이러한 활동과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을

제안하는 소셜키친, 툴박스 같은 사업들이 사회적기업의 역할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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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커뮤니티, 툴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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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폐컨테이너를 개조해서 지역

청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화 활동을 전시하였다.

모두를 위한 농장이 되기

위한 아이디어 창고로 농장

이웃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기 위해 설치하였다.

Page 5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지속가능성

총체적 삶의 변화

백기영 \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Page 5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이용 요금

참가비

판매 수익

국제 교류, 문화교류 지원

문화 프로그램, 축제 개발

예술가 창작공간, 연습실

생활 문화 중심 프로그램 운영

가정 문제 , 갈등 중재

사회, 건강, 가족 지원 서비스

어린이 농장 – 공동체 교육

가족 페스티벌 개최

연등축제 개최

생태 건축 전문 과정 교육

생태적 거주 문제 고민

청년 교육

생태 문화 커뮤니티 우파 파브릭

자유학교

(Die Freie

Schule)

기술학교

(Knobeldorff

Schule)

공동체

자립센터

(NUSZ)

국제문화센터

(IKC)

삶을 견인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생태 마을 / 문화 커뮤니티

지속가능한 대안 제시

환경적이고 대안적인 삶+로컬 거버넌스 체제

+문화 예술로 표현=삶을 견인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공동체

재정 자립 위한 조합 형성

서독의 서베를린 이주 정책과 68혁명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젊은 예술가들의 만남

베를린 장벽 설치로 기능 상실

1961년, 서베를린 동베를린이 나뉘면서

유명무실해짐

‘우니베르줌 영화사’의 촬영소

신형 화목 오븐

제과점

유기농 가게 /

올레 카페

삼바 학교 테라

브라질 /어린이

서커스 학교

게스트 하우스

Page 5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우파 파브릭의 시작

독일의 베를린 남쪽 시내 중심가 포츠담 템펠호프(Potsdam Tempelhof)에

생태적이며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우파 파브릭(UFA

Fabrik)’이란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국내에서는 대안 공동체, 생태 마을,

친환경 에너지, 대안학교 등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파 파브릭은

생태 공동체나 대안학교이기 이전에 예술가들에 의해 운영되는 예술가

공동체다. 이 공동체는 1979년 우니베르줌영화사(UFA: Universum

Film Aktien Gesellschaft)의 촬영소를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독일 영화의 본거지였던 우파 파브릭이 문을 닫게

된 것은 1961년 베를린 장벽의 설치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우파 파브릭은

우니베르줌영화사 공간을 예술가들이 재활용하면서 붙인 이름으로 베를린을

중심으로 새롭게 대안적인 삶을 모색하는 공동체들의 대명사가 되었다.

2차 대전 이후, 냉전 체제가 구축되면서 촬영소로 사용되던 서베를린의 우파

파브릭과 현상소로 사용되던 동베를린 공간이 서로 나뉘면서 더 이상 공동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30년 가까이 버려져 냉전 체제의 주요한 상징이

된 이 공간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게 된 배경은 동독 영토 내에 섬처럼 고립된

베를린에 거주자를 확보하려는 서독 정부의 노력과도 맞물린다. 당시에

서베를린을 가려면 동독 국경을 비행기로 날아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베를린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동독 영토 내에

갇힌 삶을 불편하게 여겼던 것이다. 이에 서독 정부는 서베를린에 거주하면,

군대에 가야 하는 청년들을 징집에서 면제해 주는 제도를 마련하여 서베를린

161____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110____

지속가능성

오른쪽 우파 파브릭에는 다양한 조직들이 결성되었는데, 공동체자립센터, 국제문화센터, 자유학교, 신형 화목 오븐

제과점, 유기농 가게, 게스트 하우스, 어린이서커스학교, 삼바학교 테라 브라질, 올레 카페 등이다.

Page 5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지금의 삶이 처해 있는 문제들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30명의 거주자와 160명의 협력자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 공동체가

생태 마을 공동체로 불리는 것은 이들의 거주 공간이 태양열 및 지열을 활용한

대체 에너지, 천연 재료를 활용한 건축, 자연 발효 화장실, 태양열 목욕탕,

수초를 이용한 폐수 정화 시스템, 쓰레기 재활용, 빗물을 활용한 식수 시스템,

옥상정원 등을 도입해서 운영하는 문화생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 생태 마을 공동체가 정부와 시의 에너지와 식수, 폐수 시스템으로부터

독립해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들은 도심

한가운데서 꿋꿋하게 그들만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국내 생태 마을 공동체가 주로 전원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사람들은 우파 파브릭을 ‘도심 속의 오아시스’라 부른다.

이와 같은 표현은 단순히 그들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도시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안적인 삶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보기 드문 공동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4년에는 유엔이

‘최고의 생활환경 개선 실천 프로젝트(Best Practice Project for Improoving the

Living Environment)’로 우파 파브릭을 지정하기도 했다.

우파 파브릭에는 해마다 20~30만 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그들 중에는 정치인,

기업인,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 청소년들이 포함되는데, 방문객들은 대안적인

삶을 배우기 위한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공연 및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석해서

우파 파브릭의 운영 철학을 배우고 새로운 삶의 공동체적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의 다양한 조직 설계

지난 30년간 우파 파브릭에는 다양한 조직들이 결성되었는데,

거주자들을 늘리고자 하였다.

이런 제도는 당시 68혁명 이후, 전쟁을 회피하거나 국가의 권력 집중적인

통제력에 반발하는 자율 정신이 팽배했던 유럽의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젊은 예술가들이 베를린으로 모여들게 만들었다. 예술가들은

징집에서 면제받으려고 서베를린으로 이주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른 길을

생각하고 삶을 바꿔라.(To think another way and change life)’라는 선언과

함께 ‘우파의 두 번째 삶(Das Zweite Leben der UFA)’을 기치로 내세웠던

그들은 유럽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삶과 노동 프로젝트 ‘베를린 우파 파브릭

국제문화센터(Internationale Kulturcentrum UFA Fabrik Berlin)’로 문을

열었다. 따라서 우파 파브릭에 모인 예술가들은 반드시 생태적인 마을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기존의 삶과 다른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원했으며, 그러한

목표는 생태적이고 예술적이며 자율적인 공동체를 지향하게 하였다.

1978년 3개월 동안 새로운 공동체를 실험해 보기로 하고 시작된 우파 파브릭은

버려진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창작 활동에 전념했다. 세계 최초로 태양열

목욕탕 시설을 만들고 자연 발효 화장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과정에서

우파 파브릭에 모인 예술가들은 서로가 좀 더 바람직한 삶을 살기 위한 열정에

활기찬 토론이 이어졌다. 심지어는 양파를 가로로 써는 것이 좋은지 혹은

세로 방향으로 써는 것이 더 환경친화적이고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는지까지

논쟁했다고 하니 이들의 당시 상황을 짐작해 보게 한다. 이런 과정을 걸쳐서

1979년 6월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시작할 때 100명이었던 사람들 중

30명에서 40명이 중도 하차하고 남은 사람들이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각자가

하고 싶은 일들을 실현하는 공동체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당시 거주자들은

‘1시간의 행동이 1년간의 말보다 낫다!’는 격언을 내세워 ‘평화로운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들은 새로운 정보를 통해 삶을 개선하고

상호간의 협력으로 목적한 것들을 이루며 자원의 소비를 줄이는 것을 통해

113____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112____

지속가능성

Page 5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공동체자립센터(NUSZ), 국제문화센터(IKC), 자유학교(Die Freie Schule),

신형 화목 오븐 제과점, 유기농 가게, 게스트 하우스, 어린이서커스학교,

삼바학교 테라 브라질(Terra Brasilis), 올레 카페(Das Cafe Ole) 등이다. 이와

같은 조직의 구성 형태를 보면, 이 공동체가 추구하는 삶의 철학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공동체자립센터(NUSZ)는 이웃들을 대상으로 문화뿐만 아니라 사회, 건강,

가정 문제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가족 지원 서비스, 탁아소와

학교, 상담과 갈등 중재 등을 진행하며, 지역 커뮤니티와 다른 지역들을 위한

정기적인 마켓과 축제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 시설에서는 유아와 청소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들에게 동양의 무예나 요가 같은 운동,

명상, 성악, 미술, 요리 등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문 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한 생활 문화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국제문화센터(IKC)는 문화예술 창작과 문화 교류를 지원한다. 그리고 국제

교류 및 지역 교류를 바탕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 축제 등을 개발한다. 그래서 우파 파브릭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 공연 또한 어떤

계층의 문화적 취향을 특별히 반영하지 않는다.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연극,

카바레 쇼, 바리에떼(서커스, 음악 등의 공연이 제공되는 일종의 버라이어티

쇼), 음악, 어린이 서커스와 가족 프로그램 등 매우 다양하다. 공연장은 객석

180석, 300석 규모의 다목적 홀을 갖추고 있고, 야외에 펼쳐진 노천극장에도

400석 정도가 있다. 노천극장에서는 식사나 만찬을 함께하는 행사들도

기획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의 게스트 하우스에는 전 세계에서 방문한

예술가들, 워크숍 참석자들이 머물다 간다. 베를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파 파브릭 공동체와 관계 맺은 다양한 부류의 방문객들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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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114____

지속가능성

우파 파브릭의 거주 공간과 각

건물들은 옥상정원, 태양열 및

지열을 활용한 대체 에너지,

천연 재료를 활용한 건축,

자연 발효 화장실, 태양열

목욕탕, 수초를 이용한 폐수

정화 시스템, 쓰레기 재활용,

빗물을 활용한 식수 시스템

등을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Page 5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국제문화센터(IKC)는 예술가와 무대 예술가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 조명

및 부대시설, 안무가 등의 협업을 위한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어 언제든지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진다. 또한 이 센터에서는 국제적인 교육과 페스티벌,

문화 행사와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과 교류하고 있는데, 젊은 예술가들의 경우,

빠른 시일 내에 국제적인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유학교(Die Freie Schule)는 어린이 농장(Kinderbauernhof)을 중심으로

117____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116____

지속가능성

공동체의 삶을 배우고 자율적으로 실천하도록 한다. 어린이 농장에는 말,

돼지, 오리, 토끼 등 총 40여 종의 가축들을 사육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년에

두 번 300~400여명 어린이가 참석하는 가족 페스티벌과 200~300여명이

참석하는 연등축제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우파 파브릭에는 기술학교도 운영하고 있는데, 생태 건축 전문 과정과

크노벨도르프학교(Knobeldorff Schule)에서는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동안 500명이 넘는 청년들이 벽돌공,

목수, 미장공, 난방 설비, 냉방 기술, 구조 기술, 전기 기술 등을 습득하고

졸업하였다. 이 학교에서는 그동안 우파 파브릭 공동체가 고민해 왔던 생태적

거주의 문제를 교육하고 여러 곳에서 자신의 형편에 맞게 발전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에서는 30명의 거주자와 160명의 협력자들이 모여 가족처럼

일을 분담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의사 결정은 전체 회의와 공동체

워크숍을 통해서 조절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 내부의 공동체를

위한 사업뿐만 아니라, 공동체자립센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

이주민이나 장애인들과 같은 소수자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곳에서 이주민들은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을 상호간에 나누며 또 독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정보들을 교환하고 독일어를 배우는 등 실질적으로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문화적 교육을 제공받는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청년층과 노년층이

상호 세대 차이를 넘어서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이 고민하는 지속가능한 대안들

우파 파브릭은 2010년 한 해 동안 ‘도시 속의 볏짚(Stroh in der Stadt)’ 행사를

우파 파브릭의 전체적인 의사

결정은 전체 회의와 공동체

워크숍을 통해 이루어진다.

상호간에 어려움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다양한

워크숍이 이루어지고 있다.

Page 6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168____

지속가능성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볏짚과 진흙을 활용한 벽돌에 관한 워크숍과 이와 같은

재료를 활용한 생태 건축에 대한 심포지엄이 계획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우 구체적이며 전문적이고 학제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초청되어 발제를 진행할 뿐 아니라, 생태적 건축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업체들도 참가하고 있다. 볏짚을 활용한 건축 기술의 혁신을

유도하고 있는 이 심포지엄에서는 콘크리트 블록의 도시에 길들어져 있는

우리의 경직된 사고를 전환하도록 요청한다.

우파 파브릭은 30년이라는 시간을 통해서 형성된 문화예술 생활 공동체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삶은

점점 더 도시화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해 산업화 이전의 전통적인

삶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 유토피아적인

예술가 공동체는 우리에게 지금의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문명의 토대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이것이 지속될 때 우리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질문하게

한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화와 예술이 관조적이고 유미적인 상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견인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음을 주목하게 한다.

이렇게 우파 파브릭이 지역 사회와 베를린 더 나아가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들의 공동체가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서 지속가능한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을 공유했다는 데에 있다.

더 나아가서 그들은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초한 개발 프로세스를 구성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확대하기 위한 창조적인 시위 문화를

발의하였으며,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들을 내놓는 데에 주저하지

왼쪽 아이들이 다니는 자유학교는 어린이 농장을 중심으로 공동체의 삶을 배우고 자율적으로 실천하도록 한다. 어린이

농장에는 말, 돼지, 오리, 토끼 등 총 40여 종의 가축들을 사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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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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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Page 6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위 우파 파브릭 안에 있는 제과점에서는 유기농 재료들로, 화목 오븐을 써서 빵을 굽는다.

아래 2010년 한 해 동안 ‘도시 속의 볏짚 ’프로그램을 우파 파브릭에 사는 사람들과 방문한 사람들과 함께 진행했다.

©경

기창

작센

않고 적극적이었다. 특히, 우파 파브릭은 지역과 시 정부와의 창조적인 협력을

추구하였는데, 베를린시는 우파 파브릭 공동체가 자신들의 성격을 유지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같은 로컬 거버넌스 체제는 베를린의 사회적, 도시적 문화의 심층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했던 것이다. 또 우파 파브릭의 국제문화센터 운영은 이들의

환경적이고 대안적인 삶을 문화적인 형태로 표현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으며,

우파 파브릭을 찾는 이들에게 여유 있고 지속적이고 생태적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은 공동체의 노력은 문화와

예술을 통해 전 세계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가능하게 했고,

이런 국제적인 연대는 지역의 정치적 변혁에 힘을 실어 주었다.

백기영

1969년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태어나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미디어 예술을 전공하였다. 영상미디어 작가로 정원&이주 프로젝트(2002), 생명의 땅 프로젝트(2004), 파프리카 프로젝트(2008) 등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또한, 2004년

2기 창동스튜디오 입주 작가를 거쳐 광주비엔날레(2004, 2008), 공주자연미술비엔날레(2004),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PAP(2005)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2006년 광주

의재창작스튜디오 디렉터를 걸쳐, 2007년 안산 원곡동에서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를

설립하고 디렉터를 역임하였다. 이후, (구)경기도립직업학교를 리모델링한 안산시 선감도의 도서

지역에서 경기창작센터의 개관 초부터 2011년 말까지 경기창작센터 학예팀장을 맡아 국제적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현재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을 맡고 있다.

121____

대안적 생태 공동체를 위한 문화 공간 우파 파브릭

120____

지속가능성

Page 6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까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지속가능성

가치의 재해석

이광준 \ 바람부는연구소 소장

장애인극단 판

Page 6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자원

활동가

성북구 지역

문화 예술 자원

네트워크

장애인 가족

연구공간

수유너머 및

지역 생협

활동가

노들 및

장애인단체

네트워크

성북구 지역을 기반한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구축

지역 시민단체 지자체

장애인단체 및

지원 기관

사회적기업

장애인 문화 욕구 실태 조사

운영

1. 장애인 활동이 용이한

교육 공간 조성

2. 운영 모델 완성

지역별 연계형 사업장 확장:

출자-조합 형태로 재원 구조 정착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 확장

지역 주민과 장애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대상이 아닌

지역 사회의 문화 주체로 성장

Page 6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장애인 지원 정책의 한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들도 기본적인 권리 실현과 복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직업, 삶의 의미와 활력을 가질 수 있는 일상적이고 문화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많은 소외 계층 및 장애인 관련 정책은 복지,

직업, 문화 활동 세 가지를 분리해서 사고를 해 왔고, 문화예술교육 정책 또한

마찬가지였다. 일차적으로 소외 계층의 문화권 확대를 위해서 복지 기관이나

단체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많은 한계가 있었다. 한계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장애인 관련 시설이 복지관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생활권에

기반을 둔 복지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공급은 복지관 내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장애인 접근권과 문화를 결합시키지 못했다.

둘째, 장애인을 대상화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이다. 활동보조,

생활보조, 자원봉사 등 다양한 복지 영역의 활동과 문화가 생산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

셋째,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통합하는 문화적 기획,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다양한 창조적인 기획을 받쳐 줄 수 있는

정책이 없었다. 장애인 가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활권내에서

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기를 바라지만, 거의 없는

상태이다.

장애인들의 문화 복지, 경제적 자립, 문화예술교육을 결합한 모델 만들기

지역 기반으로 문화 복지, 경제적 자립, 문화예술교육을 결합할 수 있는

모델을 사회적 경제의 틀 내에서 창조적으로 만들어 보려는 도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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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126____

지속가능성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은 별 웃기는 놈, 별

희한한 놈, 그냥 별난 놈 다

모여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 별별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오픈

파티에서는 벼룩시장, 나만의

머그컵 만들기, 밴드 공연

등이 열렸다.

Page 6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연결해서 일상적인 것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을 담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장애인 분들은 일상적인 책읽기, 글쓰기, 그리기, 표현하기 등의 기본적인

문화 활동조차 제공받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수요자 중심으로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어야 장애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문화 예술의 내용을 기획할 수 있다. 그래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문화 활동과 인문학을 결합시켰다. 독일의 ‘인생보조’

팀처럼 장애인을 비장애인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애인 자신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둘째, 컨설팅 과정에서 생활에서 나오는 문화적 필요를 찾으려면 전문가나

연구자나 에듀케이터의 추상적인 설계가 아니라 장애인분들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는 문화 욕구 듣기 같은 과정이 생산적 기획의 하나라고

컨설팅을 드렸지만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급하게 공간 조성 단계가 끝난

지금은 ‘필요가 없으면 사업도 없다’는 생각 아래 장애인 분들의 마음속

이야기와 진정한 필요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인문연구자, 지역활동가와

장애인 자신이 문화인류학적 듣기, 치유적 듣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듣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기에 이런 부분들은 문화예술교육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교육과 훈련이 중요한 부분으로 현재 별꼴

카페를 운영하는 운영진이 많이 고민해야 한다.

셋째,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으로 지속적인 구조를 개발할 때

문화예술카페 별꼴의 핵심적인 전략은 ‘장애-비장애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출자-조합’을 만드는 일이다. 컨설팅 과정에서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의 연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기존의 접촉

중심이나 집단화 중심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만나고 움직이는,

지역에 기반을 둔 공감하는 개인들의 회원제 출자 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20퍼센트에서 30퍼센트의 기초 재원을 마련해서 안정 기반을 만들고, 성북구

사회적기업인 장애인극단 판이 시작하였다. 문제의식은 장애인 관련 시설은

복지관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어서 생활권에서 문화적인 공간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노들장애인자립센터나 장애인극단 판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에

장애인분들이 참여하는데, 프로그램 이후나 이전에 쉴 공간이나 편하게 책을

볼 공간으로 북카페가 좋겠다는 생각과 장애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를

만들어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컨설팅 과정에서 일본의

하나센터, 경기도의 장애인 종합문화예술공간 에이블아트센터를 조사했고

중증장애인까지 고려한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장애인극단 판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애인 문화

공간이 전국적으로 점점 늘어나는 것을 꿈꾼다. 그래서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 디자인과 ‘열린 공간’이라는 카페의 특성을 살리고 지금까지 배제해 온

장애인 문화 예술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복합 공간을

주요한 콘셉트로 기획하였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뿐만이 아니라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도 편하게 접근해 쉬면서 이야기와 문화를 나누는 공간을 조성해

가는 것을 별별솔루션 사업의 축으로 삼았다.

컨설팅과 함께한 별꼴의 진화 과정

장애인극단 판의 별별솔루션 사업은 시범 사업으로, 약 6주 동안 컨설팅을

받으면서 사업 계획을 다듬어갔다. 처음에는 북카페에서 출발해서,

문화예술교육 공간,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발전해갔다. 구상의 진화 과정은

3가지 단계로 진행되었다.

첫째, 노들야학과 장애인극단 판의 문화예술교육에서 장애인분들에게 잘

맞고,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정제해 내고,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인문 강좌를

129____

까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128____

지속가능성

Page 6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내에서 2호점, 3호점으로 확대해 가는 기초 재원을 형성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화 공간으로 정착하기

먼저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을 만들 때 같이 한 사람들은 1단계로는

장애인극단 판과 인연을 맺고 있던 분들, 사회적기업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장애인분들,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연구원들이 핵심 구성원이다. 서로 다른

장에서 성장한 두 개의 흐름이 만났다. 수유너머의 연구원들은 인문학적으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또 한국의 에이블아트센터 관계자들과 공동 워크숍을 진행했고, 일본

‘커먼즈대학’에서 출장 강의를 와서 ‘여럿이 모이는 찻집과 공통적인 것에

관하여’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앞으로는 일본의 하나아트센터 관계자

섭외 및 공동 워크숍 진행을 할 예정이다. 하나아트센터는 일본의 장애인

문화예술복합공간이며 이곳을 모델로 한국에 설계된 것이 에이블아트센터다.

2단계에서는 성북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이 있거나

함께할 수 있는 교육, 복지, 문화 관련 단체들과 카페 이용에 관해서 간담회나

미팅을 통해서 이용성을 확대하고 운영에도 일부 참여할 수 있게 한다.

3단계에서는 바리스타 자원 활동가를 조직하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카페는

누구든 와서 편하게 음료와 간식을 즐기는 만남의 공간이다. 그리고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머들이 갖추어야 하는 기술이 바로

바리스타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교육을 카페 운영진뿐만 아니라 카페

바리스타를 원하는 자원 활동가들에게 열어 놓고 좋은 커피를 위한 양질의

131____

까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132____

지속가능성

왼쪽 별꼴 카페 공간은 장애인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인 접근성과 ‘열린 공간’이라는 카페의 특성을 살려

디자인했다.

Page 6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133____

까페형 문화예술교육 공간 별꼴

132____

지속가능성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여 카페 휴먼웨어를 더욱 탄탄하게 구성한다.

4단계에서는 프로그램 자원 활동가 조직 및 교육을 통해서 활동보조 영역을

만드는 일이다. 장애인들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가장 큰

장벽은 무엇보다도 ‘활동보조 시간의 부족’이다. 중증장애인은 작게는 책장을

넘기는 일에서부터,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활동을 하기 위해서

활동보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카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카페 취지와

프로그램에 동의하는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자원 활동가를 모집할 예정이다.

별꼴에서는 어떤 일이?

지금까지 별꼴은 별꼴 공간 전략 개발과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넣어서

공간을 만드는 일을 했다. 그리고 한국 에이블아트센터 관계자들과 공동

워크숍을 갖고, 일본 커먼즈대학과 카페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순간, 공간을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또 카페 운영의 기본이 되는 카페 바리스타 교육을 했고, 성북 지역

단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 실제 별꼴에서 진행된

프로그램들은 ‘귀로 읽는 책’이라고 시나 단편들을 읽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그 내용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녹음 파일은 노들장애인야학

및 센터의 장애인들이 들을 수 있도록 파일을 제공했다. 또 ‘가난뱅이 생활

기술’에서는 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배웠다.

‘카페 연극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장애인극단 판을 통해 만들어진 인연으로

모인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멋대로’ 연극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정해진 방식에 장애인들이 그냥 참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연이 가능해지면 카페

공간을 이용해 공연할 예정이다.

가난뱅이 생활 기술

워크숍에서는 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을 나눈다.

건강한 빵과 쿠키를 구웠다.

Page 6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135____

장애인극단 판

134____

지속가능성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복합 공간 모델 확산을 위해

장애인극단 판의 대표인 좌동엽 대표에게 “현재 어려움 및 향후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상은 어떤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좌동엽 대표는 “요즘

경영에 대해서 많이 배운다. 정기적인 아이템 회의와 경영 회의를 통하여

카페의 콘셉트를 명확히 하고, 서로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에는 카페 공간과 연계된 수요에 맞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카페

활동과 연계된 원두 판매 시작(2월부터), 지역에 공간 활용 및 대여 활성화를

통한 공간 수입을 통해서 지속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고용노동부 직업 교육

사업 지원으로 바리스타교육도 신청해 볼 생각이다.” 하고 이야기했다.

별꼴을 통해 자립형 문화예술교육 운영 모델만 만들어진다면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복합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확장하는 전체 과정을

매뉴얼화하는 작업을 통하여 다른 지역 사회로 확산시키는 아름다운가게

방식의 모델 확산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광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시장과 문화 컨설팅단 단장을 역임하였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커뮤니티 아트 책임 큐레이터로

재직하였고, 20개 지역에서 생활권 문화 공간을 만드는 상상공간 프로젝트 디렉터, 제1회

세계생명문화포럼 기획실장을 맡았다. 201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주간 지역프로젝트

디렉터, 2011년 별별솔루션 지원사업 중 사회적기업 ‘장애인극단판’ 컨설팅을 하였다. 현재 생태

문화와 예술을 연구하는 바람부는연구소 대표로 있고, 일상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장애인 분들은 일상적인 책읽기, 글쓰기, 그리기, 표현하기 등의 기본적인 문화 활동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별꼴에서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수요자 중심으로 설계하고 진행하면서 장애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내용을 기획할 수 있다.

©장

애인

극단

Page 6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139____

장애인극단 판

또 알리는 것도 힘들어요. 하지만 지역에서 소문이 나서 사람이 많이 와도,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같이 어울리지 않으면 실패예요.

장애인 분들 가운데는 사회 활동하시는 분들이 주로 오시지만, 아닌 분도

오실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카페는 누구나 오기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회 생활을 하지 않으면 카페가 생소하기도 한 것 같아요. 그

부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별꼴지기 죠스의 인터뷰는 노들웹진 19호에 실린 ‘밍구밍구의 삐급 영상’에 실린 내용입니다.

별꼴에서 일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곳에서 일하며 나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비록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고, 또 느리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죠.

돈도 중요하지만 노동하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정부에서

장애인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더 많은 장애인이 지역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단 사회에 나와서 부딪혀 보는 게 무엇보다

필요해요.

카페에서 일하면서 아는 동생에게 커피를 만들어 주었을 때가 기뻤어요.

타인에 의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이곳에서 크든 작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바리스타 김명학 씨 인터뷰는 ‘비마이너’ 2011년 12월 15일에 실린 내용입니다.

김명학 \ 별꼴 바리스타

‘별꼴은 OOO이다’ 라고 표현한다면?

별꼴은 엘리베이터다.

엘리베이터는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잖아요. 별꼴도 원하는 곳을 누르면

갈 수 있는 그런 통로가 되면 좋겠어요. 또 엘리베이터는 꼭 필요한 첨단

기술이잖아요. 조건도 필요해요. 좁아도 안 되고, 문이 빨리 닫혀도 안 되는

식의. 저희도 원하는 곳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되고 싶은데 한계는 있어요.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바꿔 나가는 것이 필요해요. 별꼴은 다른 데서

시도하지 않은 걸 한다는 의미에서 첨단이기도 하지요.

문화 예술 카페란 무엇인가?

우리도 상상력이 빈곤한데, 카페라는 공간이 생겼으니,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고 싶어요. 기존의 것도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새로운 것. 가난뱅이 생활 기술,

귀로 읽는 책 같은 프로그램은 겉으로 볼 때는 소박하고 별거 없는 프로그램일

수 있지만, 천천히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앞으로 좀 더 새로운

것들을 발명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문화 예술 카페예요.

카페 운영에서 어려운 점은?

시설이 미비해요. 1층의 턱이 좁고, 경사가 높아서 그 공사를 해야 해요.

엘리베이터도 좁고, 화장실도 좀 불편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제안해 주셨는데, 지금은 손잡이가 돌리는 건데 도끼 형태로 바꾸면 좀 편리할

거라는 아이디어를 주시더라고요. 시설이 미흡해도 아지트가 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계속 쓰다 보니 애착이 생겨서 만들어 가는 것.

죠스(권은영) \ 별꼴지기인터뷰

137____

장애인극단 판

136____

지속가능성

Page 7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교육 혁신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경험적 콘텐츠 \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솔루션 디자인 \ OO은대학

다원적 실천 \ 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Page 7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전효관 / 서울시 하자센터 센터장

교육 혁신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경험적 콘텐츠 \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솔루션 디자인 \ OO은대학

다원적 실천 \ 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Page 7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맺는 것은 정책 수행에 있어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지향성을 구체화한

성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파트너로서의 사회적기업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은 상당한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사회적 시장의

형성 지체, 협동경제의 부재 상황 속에서도 사회적기업은 문화, 교육,

복지의 영역에서 공공서비스의 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의제를 기업 활동의 한 축으로 삼으면서 공공적 가치와 시장적 가치의 균형을

맞추려는 어려운 시도를 지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정책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재구성과 같은 사회적

고민으로부터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사회적기업 정책은

일자리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사회적기업의 성공을 시장 내 질서 속에 잘 편입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사회적기업의 존재 의미 및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 속에서 사회적기업은 사회복지의 일부분을 담당하거나 일정

취향의 분화 과정을 반영하여 생존을 유지하는 아주 제한된 의미에서만 현재

기능하고 있다.

초기부터 하자센터가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데 참여했지만, 그것과

관련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있다면 모여 있기 때문에 선배

사회적기업과 후배 사회적기업이 서로 유대를 맺고 배울 수 있는 관계가

있다. 개별적으로 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텐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벌써

3세대 정도의 사회적기업이 모여 있는 셈이다. 비슷한 수준에서 고민을 해 본

사회적기업들끼리 한 자리에 있는 효과는 상당하다.

현재 시점에서 사회적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조건과 환경은 매우

삶의 위기와 문화예술교육

현재 이야기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은 시대적 요구와 부응한다.

삶의 위기가 전면적으로 진행되면서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미래는 곧

공포’이고, ‘관계는 극한적인 고립감으로 경험’하고, ‘사회는 경쟁과 폭력의

순환’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신자유주의 경쟁이 강요하는 삶의 위기는 지역 경제와 지역 공동체의 파괴,

관계 단절의 문제, 소수자 문제 등 수많은 사회 문제를 야기하지만, 친밀성의

공간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가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학교 폭력의 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의 삶에 대한 공감 능력이 쇠퇴하고, 경쟁을 통한 협력 관계가 파괴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 중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사회 구성원 전체가

개인화되고 개별화되면서 삶을 묶을 공통의 기반을 상실하였고, 사람들은

생존의 문제 이외의 상상을 할 수 없는 문화적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의 위기, 사회의 존속 가능성이 문제가 된 상황에서 문화는 삶을

위기에 처하게 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가? 또 문화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때 좀 더 창의적인 해법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는 문화적 실천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더 이상

우회할 수 없는 질문인 셈이다. 문화는 사회적 위기 상황 속에서 솔루션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질적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별별솔루션’ 사업은 좁게 자기중심의 정책 수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협력 가능한 사회적 파트너들을 발굴하려고 하는 점에 일차적 의의가

있다. 정책이 일정한 자생적 성과를 거둔 민간단체들과 정책적 협력 관계를

143____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142____

교육 혁신

Page 7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문화적 최소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 기회의 제공 및 양질의 교육 서비스

제공이라는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정책 패러다임은

사회적 문제를 전면에 놓고 문화를 통한 사회적 재구성이라는 문제 설정에

미달하는 서비스 중심의 정책 수단에 의존해 왔다.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해서는 지역을 문화 공간화, 교육 공간화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의 환경과 구성원의 관계를 문화 교육적으로

재구성하지 않고서는 신자유주의 경쟁이 강요하는 사유화와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협력과 협동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사회적 신뢰와

확신이 형성되어야만 사회적 문제에 대해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해결책이

구체화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환경과 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지역적 차원의 거점이

필수적이다. ‘별별솔루션’ 사업에서 드러나듯, 그것이 ‘커뮤니티 카페’든,

‘지역 축제’든, ‘지역 학습 시스템’이든 소통과 공감을 가능하게 할 지역 거점이

필수적이다. 사회적기업은 이러한 지역 거점과 지역 활동을 매개하는 유효한

사회적 자산일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좀 더 지역화한다면 그 동안의

축적된 성과와 경험을 지역을 형성하고 재구성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 지원 기능을 수행할 민간 영역을 키우기

지금은 정책과 제도가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 정책에

있어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생산자 중심의 정책을 소비자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시킨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흔히 평가한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추진 체계는 지역 단위에서 보자면 일정 사업의 운영을

위탁하고 있는 실정에 불과하며, 지역에 근거해서 지역의 문제를 풀어 가는

취약하다. 활동의 성과는 축적되지 않고 영업 위주의 활동은 연대와 협력의

기반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별별솔루션’이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의 ‘지역화’는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지역화하는 방안을 통해 지역 내에서 성과를 축적하고, 지역 내에서

공공서비스를 순환시켜 지역을 가능하게 하는 정서적 소통과 공감의 활동을

진행시켜 가는 방안은 사회적기업이 지속할 수 있는 유효한 문제 설정이자

새로운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과 교육 혁신, 사회적기업의 만남

한국 사회의 교육은 입시 교육으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삶과 감성을 파괴하는

형태로 지속되어 왔고, 교육 개혁이 시도되고는 있지만 기존의 기득권 구조

내에 있는 시스템에서 더 이상의 교육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새로운 주체의 투입을 통해 새로운 교육 실천의 상을

혁신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예술과 교육이 만나 아이들의 삶과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주변화된

주체들에게 문화의 가능성을 통해 교육을 혁신하고 사회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쟁점을 가로지르면서 횡단할 수

있는 주체가 구성되어야 하고, 다양한 주체들의 문제의식이 서로 소통하고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사회적 합의를 모아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기업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초기부터 문화와 교육의 결합을 통해 문화의

사회적 역할과 경로를 확장시켜 오기 위한 정책적 산물이었고, 특히 사회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교육을 통한 지역 사회와의 결합, 지역 문제의 해결 등을

지향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의 사회 문화예술교육 정책 패러다임은

145____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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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Page 7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새로운 중간 조직을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형성시켜 놓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변수가 큰 취약한 구조를 띠게 되어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구조 자체에서 민간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방법으로서 큰 정책이 필요하고

그 안에서 사회적기업과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지원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러한 민관의 창조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 내에 공동의 공간을 만들고,

공동의 활동이 조직되는 과정은 사회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는 일이자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다. 또한 민간이 이러한 일에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도록 지지 받고 지원받을 수 있다면, 이 과정은 시대의 위기에

대응하는 지역 차원의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다.

창조적 해법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의 정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책의 수행 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좀 더 지역에 밀착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간 지원의 기능을 수행할 민간 파트너들을 제대로

초대하는 일이 중요하다. 지역 내에서 돌봄과 헌신의 가치를 경험하고 활동의

경험을 공공 영역화하는 일을 통해 공동의 창조적 공유지를 만드는 일은

반복되고 축적되고 연결되는 일상의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바로 이러한

일상을 만들어 나갈 파트너들을 만들고 양성하는 일이 현시점에서 정책이

우선순위를 가지고 수행해야 할 일인 것이다.

이때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회적기업은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전환을

위한 소중한 파트너일 수 있다. 일정 경험을 한 사람들이 그 경험을 사회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기업으로서는 사회적

재구성이라는 고민을 구체화할 전환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삶이 전개되는

구체적인 지역 단위에서 사회적기업이 더 이상 마케팅과 같은 시장적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기실현의 기회를 보장받는 것은 아주

적절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한국 사회 지역의 조건은 매우 취약하다.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정서적 기반도 부재할뿐더러 대안적인 삶의 조건을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시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추진 체계는 지역 단위에서 보자면

일정 사업의 운영을 위탁하고 있는 실정에 불과하며, 지역에 근거해서 지역의

문제를 풀어가는 창조적 해법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정서적 지지의 역할, 공동의 경험을 만드는 역할, 창조적

해법을 시도하는 역할 등 다층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이 일은 정책 수단만

가지고서는 가능하지 않다. 정책을 공동으로 책임지는 민간과의 거버넌스가

필수적이다.

147____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전환을 위한 교육과 사회적기업의 역할

146____

교육 혁신

전효관

사회학 박사이며, 문화 정책과 문화 교육에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자센터의

설립 멤버이며 문화예술교육 기획운영단장,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 대표,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현재 하자센터의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Page 7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교육 혁신

경험적 콘텐츠

오승룡 \ 문화경영 플랫폼 B 대표

Page 7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교육문화공동체 결

도시 전체가

학교인

‘교육문화공동체

결’ 결성

프로젝트 주제:

지역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

프로젝트 실시:

지역 인적 자원 네트워크과

파트너십 활용

프로젝트 의미: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스토리를 발견해 교육

쪽으로 접목하고 표출하면서

지역 사회에 환원

광주작은여행청

지역문화마을

공동체 사업-

화월주, 문전성시

월봉서원

프로젝트프로젝트 의재

지역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 문화 콘텐츠 개발

광주적인 것을 통해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교육과 문화적으로

풀어 나가기

대안교육

연구 모임

지역 네트워크+문화 자원

=

관광형 교육 콘텐츠로

수익 창출 고민

Page 7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하는 그들의 의지였다. 도시라는 공간 전체를 학교로 삼고, 그 안에 숨 쉬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삶의 ‘결’을 교과서로 삼아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살아 있는 대안학교. 그것이 그들이 바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결은 2006년부터 ‘운주사를 훔쳐라’라는 제목으로 실행되었던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캠프를 시작으로, 대안교육 교사직무연수(호남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지식문화센터 교육문화콘텐츠 개발, 청소년

푸른성장지원프로젝트 ‘꿈꾸는 샵 앤 플랫’ 운영(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지원),

교육문화콘텐츠 ‘내 친구 무용이’ 개발, 문화재 생생 프로그램 ‘월봉서원이

월봉서원에 웃음소리가 가득 차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산동 광곡마을은 광주 도심에서 한참 벗어나 황룡강을

거쳐 농로를 따라 더 들어가야 닿는 외진 마을이다. 이 외진 곳에 그것도

고루하고 보통 사람들과 거리가 멀다고 느낄 만한 서원 마당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 찰 수 있을까? 적어도 이곳 월봉서원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올해로 5년째 말이다.

수상하다. 많이 수상하다. 이 외진 마을에 근엄할 것만 같은 성리학자를

기리는 서원이 어떻게 이렇게 편안한 공간이 되었을까? 사람들에게 잊혀

먼지가 쌓이던 공간이 어떻게 다시 삶 속으로 돌아온 것일까? 그보다, 어째서

서원이라는 전통이 묻어나다 못해 옛 선비의 기침소리가 들릴 것 같은 공간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은 여기

모여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모든 수상함의 근원지는 ‘교육문화공동체 결’에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06년 여름, 결을 시작하다

2006년 6월 광주 지역에서 대안교육을 고민하던 젊은이들이 연구 모임을

결성했다. 대안학교 교사라든지 시민 단체 활동 등을 통해 얻은 각자의 경험과

한계를 나누고 고민하는 연구 모임이었다. 몇 번의 모임 뒤 그들은 단순한

연구 모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민을 실제 교육으로 옮겨 보는 ‘도시형

대안학교’를 구상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교육문화공동체 결’(이하 결)의

탄생이었다. 학교라는 공간에 얽매여 시골에 터를 잡고, 그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대안학교들의 고민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고자

153____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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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고봉 기대승 선생의 자취가 어린 월봉서원에서는 역사, 자연, 상상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서원에

머물면서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활동들을 한다.

Page 7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살아 있다’(문화재청 지원), 화정·월산 지역교육네트워크 ‘두드림’,

마을기업육성사업 화정동 꿈틀이가게 운영 등 꾸준히 지역 문화 자원과 문화

인력들을 활용하여 지역을 알리고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드는 일을 해 왔다.

그리고 2011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완료하고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5년간, 결은 늘 같은 사람들이 남아 있지는 않았다. 처음에 같이 했던

사람들 중 누군가는 어디론가 또 다른 의미 있는 일들을 찾아 떠났고, 누군가는

새로이 그들과 같이하고 있다. 어떤 이는 원하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결에

잠시 들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꿈을 키워 새로운 교육 단체를 만들기도 한다.

결은 그렇게 머물러 있는 공동체가 아니라 자체로 살아 있는 공동체다. 새로운

교육, 새로운 장소, 새로운 대상에게 끊임없이 다가간다. 월봉서원뿐만

아니라 도서관, 미술관, 아파트, 시장까지 사람이 있는 장소는 어디든지

그들의 교실이고 학교다. 그 대상도 소외 계층부터 아이들, 일반 성인까지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하다.

결이 그들의 결을 타는 방법

결은 자체 예술 강사나 교사가 거의 없는 기획 집단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결의 프로젝트 중 많은 부분은 지역의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를

이루거나 파트너십을 활용한다. 2008년 지역 음악인들과 함께 실시한 ‘꿈꾸는

샵 앤 플랫’은 결에게 지역 음악인들과의 교류라는 선물을 남겨 주었다. 이

사업은 결의 마을 공동체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되던 화정동 문화유랑단

사업과 결합하면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동네’를 표방하는 ‘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가 탄생하였다. 2007년부터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해 오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체계화한 것이다. 현재 화월주는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워 내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광주 화정동, 월산동, 주월동

155____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154____

교육 혁신

‘무등하하시장’ 프로젝트는

문화 예술을 전통시장에

접목시켜서 전통시장

활성화와 문화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했다. 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신 분들이

가진 생활 기술을 아이들에게

전수하는 시장문화교실,

상인 문화 활동 동아리

‘뻔뻔(funfun)한 동아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근

주민의 문화 복지 증대와

시장의 활성화를 연결시켰다.

Page 7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주민들과 문화예술인, 학교, 지역아동센터, 민간단체 등 35개 기관이

긴밀하게 연대하여 동네 곳곳에서 아이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월주 네트워크는 여러 기관들이

연대하면서 지역 사회의 요구와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발전시키고,

공교육 과정에도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에 대한 결의 관심은 지역의 문화재나 공간 등의 물적 자원과의

결합으로도 나타난다. 글머리에 언급한 ‘월봉 프로젝트’는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들고 있으며 문화재청으로부터 올해까지 포함해 5년 연속 우수 문화재

활용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은 고봉 기대승 선생의 자취가 어린

월봉서원에서 역사, 자연, 상상을 주제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서원에서 머물면서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활동이다. 월봉 프로젝트는

지자체인 광산구와 함께 다양한 주체들이 결합해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월봉 프로젝트는 고봉 선생 유적지를 월봉서원을 중심으로

천천히 걸으며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한국철학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느림투어’, 고봉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연극으로 풀어내어 고봉의 사상과

철학을 경험해보는 ‘드라마판타지아’, 서원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서원의 본래

기능을 현대적 의미로 되살린 ‘철학스테이’, 서원 교육의 기본인 자기감정과 몸,

관계성을 새롭게 되살려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21세기 어린이 선비 교실’ 같은 지역의 문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여러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결의 이러한 성향은 월봉서원 이외에도 우리나라 남종 문인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 선생을 기린 의재미술관과 결합한 ‘프로젝트 의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무등시장 활성화 사업은

‘무등하하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30년 넘게 과일 장사를 하시는

157____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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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2011 방학예술캠프

'우리만의 상상으로 광주를

귄있게'는 지역내 문화 예술

공간을 직접 찾아가서 배우는

현장 밀착형 교육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청소년 창의 디자인

캠프였다.

Page 8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159____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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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분이 아이들에게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같은 재래시장 고유의 생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장문화교실, 상인 문화 활동 ‘뻔뻔(funfun)한 동아리’

등의 프로그램으로 시장 매출이 전체적으로 9퍼센트 정도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위의 활동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코드는 단연 ‘지역’이다. 처음부터 결이

꿈꾸는 학교는 특정한 공간이 아닌 도시 그 자체이고, 교과서는 그 안에 녹아

있는 시민들의 삶이었다. 때문에 지역 그리고 그와 끈끈하게 엮인 삶과 문화를

어떻게 교육적 소스로 녹여 내느냐가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리라. 결은 물결, 나뭇결처럼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다.

스스로가 즐거움 속에서 결을 찾고, 발견하고, 만들어 가도록 돕는 길이 바로

결이 가는 길이다.

“월봉 프로젝트의 경우 광주시와 광산구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광주 출신으로 한국 철학 사상의 기반이 된 고봉 기대승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문화예술교육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스토리를 발견해 교육 쪽으로 접목하고 표출하면서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라는 결의 박시훈 사무국장의 말은 결이 가지고 있는 지역 문화

자원과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방향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밀착이 결을 주목받는 지역형 문화기획집단으로 확고한

위치를 가지게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결에게도 약점은 있다

물론 결에도 고민되는 지점은 있다. 민문식 상임위원은 “광주가 문화수도라고

하지만 정작 좋은 프로그램 체험에 대한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 풍토가

조성되지 않았다. 인건비와 월세 마련도 여의치 않은 게 오늘날 지역 문화

단체들의 현주소.”라고 말한다. 결은 지난 5년간 많은 사업을 해 왔고,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구조만큼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방의 특성상 외부 전문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지역에 남아서

지역을 위해 일하는 젊은 문화 일꾼과 기획자가 육성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결만이 처한 상황은 아니지만 조직이 젊은 지역 문화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프로젝트 의재’에서는 의재

허백련 선생의 예술혼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어린이,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Page 8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결은 월봉서원을 중심으로 한국철학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걷기 여행을 기획했다. 더 나아가 지역의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해 관광형 교육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엮어 나가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지역 공간이 곧 학교인 ‘지붕 없는 학교’는

차근차근 완성되어 가고 있다.

이제 5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결이 광주에 남긴 족적은 화려하다.

그 화려함은 양의 적고 많음이 아니라, 그들의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별별솔루션 시범 사업 가운데 노리단의 ‘OO은대학’이 지향하는 바와도

닿아 있다.

광주의 많은 문화 인력들이 그들을 만났고, 결에 무언가를 내려놓고 다시

무언가를 얻어 갔다. 이런 지역 문화 자원의 플랫폼 같은 성격이야말로

결이 지역에서 내놓은 최대 해법이다. 지역에 결합하는 것은 공간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친분

관계를 넘어서 공유하는 ‘그 무엇’이 의미가 있을 때, 네트워크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 네트워크가 결을 지역문화집단으로 살아남고 또 발전해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결이 활동하고 있는 도시라는 학교의 선생님인 동시에

학생인 그들이 말이다.

161____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160____

교육 혁신

앞으로의 결을 이야기하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결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한 예로 작년부터 운영한 ‘광주작은여행청’이라는 역사 투어

기획을 들 수 있다. 이 기획은 지역의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연결형

프로그램이면서, 관광형 교육 콘텐츠라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광주적인 것을 가지고 문화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광주가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광주적인 것을 통해 마을의 공동체를 회복하고 교육과

문화적으로 풀어 나가는 게 우리의 역할이자 사명이지요.”

민문식 상임위원의 말이다. 이 말 속에 그들이 생각하는 지역 문화 자원을

오승룡

중소기업 문화경영활성화사업(중소기업청, 2011) 전라지역 문화경영코디네이터,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주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11) 광주지역 프로그래머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문화 예술적 방법을 접목한 기업 경영에 관심을 두고 ‘문화경영 플랫폼 B’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젊은 지역 일꾼이다.

©교

육문

화공

동체

Page 8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화정동, 월산동, 주월동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던 각 영역이 스스로가

가진 역량의 한계를 절감하고 서로 연결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즈음

지역교육네트워크에 대한 요구는 불붙기 시작했다.

화월주는 서로 모여 고민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방향이 구체화되었다.

우선 문화예술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해 가는 일이 중요하다. 다양한 문화

예술 영역을 체험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성취감을 경험하고 다양한 재능을

발견하며 자존감 회복과 자신과 공동체를 향한 긍정적인 마음을 회복하도록

지원한다. 현재 아카펠라, 밴드, 춤, 오카리나, 합창, 미디어 등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그 틀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

여기에 더 근본적인 교육의 토대인 마을 공동체성 회복에 사업 역량을

기울이기로 했다. 마을이 갖는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열린 동네

프로젝트’를 시행할 작정이다. 아이를 동네에서 같이 보살피고 키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마을의 문구점, 약국, 슈퍼, 학원, 병원 등이

아이들을 위해 식수를 제공하고 화장실들을 개방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과정은 마을 구성원들이 아이들을 인식하고 마을이 갖는 공동체성을

자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화월주는 개별적인 배움터에서 진행해 온 문화예술교육으로 시작해서 교육적

마을 공동체 형성의 전망을 가지고 있다. 한 아이가 나고 성장하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까지 마을 어른들이 아이의 하루와 일생을

지켜보고, 돌보고, 기다려 주고 필요한 순간순간마다 교육적 기능 및 돌봄의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마을가꾸기와 문화예술교육의 만남

마을가꾸기 사업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의 현안을 고민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삶의 근거지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작가나

전문 업체와 결합하여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뜻하는 대로 마을 주민의 실질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보통’ 주민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마을가꾸기 사업의 한계를 보면서

이런 현실을 일거에 해소해 줄 묘약은 뭘까 고민을 했었다. 그 묘약은 다름

아닌 문화예술교육이 아닐까 한다. 체계적인 교육 설계에 의한 장기간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주체로 서게 되는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마을

주민이 마을을 디자인하고 그 결과물이 마을에 작품으로 형상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이하 화월주)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마을에

뿌리 내린 이후 자연스레 마을의 문화를 만드는 마을가꾸기 틀로 진화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화월주는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워 내는 큰 그림을 그린다.

화월주 설립 때 가장 큰 문제의식은 ‘마을’과 ‘교육’의 만남이었다. 불과 이십 년

전만 해도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기까지 가정과 마을이 함께 아이를

돌보아야 한다는 상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아이를 돌보는 일은

자신과 무관한 일이며 그 빈자리에 상업적 사교육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만남은 누구도 아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을 없게 한다.

아이들 성장 문제는 교사, 학원 강사라는 개별적 틀을 넘어서서 마을 단위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지 않을까?

민문식 \ 교육문화공동체 결 상임위원교육문화공동체 결 사업 소개

163____

지역 네트워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교육문화공동체 결

162____

교육 혁신

Page 8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OO은대학

교육 혁신

솔루션 디자인

최대혁 \ 노리단 달록 대표

노리단

Page 8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전문 강사

주민 강사

참여자

공간

참여자 DB구축, 중간 결과물 DB구축 OO은대학 네트워크 구축, OO은대학 강좌 모음집 발간

강사 발굴

지역 자원을

활용한 기획

실행 모집 및 섭외술래

도시출장대학

주별 강의

축제 등 이벤트

강사 발굴

지역 자원을

활용한 기획

실행 모집 및 섭외술래+참여자

참여자

공간

마을 축제 등

이벤트

파트너에 따라

지자체 행사와 연계

OO은대학

목표

준비단계

1학기

2학기

지역 주민과의

폭넓은 접점 및

자생,지속성 확보

청년 일자리

창출

파트너 매칭지역 조사 및

비전 설정

커리큘럼

가이드 마련

커뮤니티 조성 및

문화 예술

향유 기회 증진

전문 강사

주민 강사

참여자 강사

도시출장대학

주별 강의

축제 등 이벤트

마포는대학

구로는예술대학

온수리대학

역곡북부시장은대학

Page 8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관계 맺기의 즐거움

‘누구나 강의할 수 있고, 어디나 강의실이다.’

‘OO은대학’을 기획 운영하는 데에 핵심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이 슬로건은

다양한 해석과 상상을 낳게 한다. 혹자는 OO은대학이 ‘평등한 지(知)’를

강조하는 것으로, 혹은 그러면서 강단에 부여된 권위의 허상을 깨뜨리는

것으로 이해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다중 지능을 떠올리거나, 지식 네트워크를

만들고 협업의 장을 열어서 창의를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혹은 공자의 말,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안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처럼

무엇이든 어디에서든 배움의 자세를 잃지 말라는 수신의 길을 강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 OO은대학은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우리가

OO은대학에서 경험한 것 중 핵심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OO은대학에 참여한 노인들이 열등한 줄 알았던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대해서

자긍심을 갖게 된 것도 아니었고, 모두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모아서 사업

모델을 얻으려는 것이 목적도 아니었다. 우리가 즐기고, 이것이 계속되기를

원하는 이유는 아주 소박한 것에 있었다. 바로 재미였다. 관계 맺기의 재미,

즐거움이었다.

OO은대학 활동의 중심에는 청년들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청년들은

심각한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안전망 없는 사회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미래가 불안하기로는 자신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부모에 대해서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경쟁자일 뿐인 청년들 서로에게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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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대학

202____

교육 혁신

왼쪽 OO은대학은 ‘지역을 응원하는 청년, 문화예술로 일삼다-그들의 일삼기, 일거리, 일자리 이야기’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일본과 영국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사례로 하여 ‘청년-지역-문화예술’의 화두를 안고 다양한 솔루션을

찾고 있는 사람들과 고민과 해법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Page 8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예술의 양식을 익힌다는 목적을 위해 잘게 단계별 목표를 제시하고 거기에

몰입하게 하는 대신 OO은대학에는 발견과 소통, 참여, 연대로 이어지는

과정이 있다. OO은대학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별명, 개인의 재능과 지역의

문화 자원을 만나게 하고 그 안에서 인생을 담자는 ‘인생 복덕방’, 청년이 다른

청년을, 청년이 다른 세대를 만나게 하자는 ‘청년 반상회’ 그리고 ‘졸업이 없는

대학’은 OO은대학의 이런 성격을 강조한 것이다. 커리큘럼 대신 프로세스를

통해 참여자들이 얻는 원체험이란 ‘관계 변화의 경험’과 첨예한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근린(neighbor), 이웃되기의 경험’이었다. 즉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가장 여실히 보여 준 것은 부천 역곡북부시장에서 진행한

‘역곡북부시장은대학’이었다.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을 가진, 결국 마케팅으로 귀결되는 사업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 그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성과는 ‘관계 변화의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이다. 즉 인근 주민들이 상인들을 볼 때에 그냥 반찬 가게

사장님이 아니라 기타 치면서 아내에게 고백을 하던 이웃의 멋진 아저씨라는

한 겹의 이야기가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주민과 상인과의 관계 변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과 상인들과의 관계의 변화를 체험한 것이 예산 종료

후에도 상인들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OO은대학이 청년들에게 넓혀 준 가능성

OO은대학의 원체험은 아직 익히지 않은 신선한 재료와 같다. 더 풍성한

음식이 될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능성은 관계를 맺다 보니

생긴 가능성이다. 만나다 보니, 들여다보니, 듣다 보니, 얘기하다 보니 생기는

것이다. 여러 사람과 다양한 일터를 만나면서, 어떤 청년들은 거기서 발견한

것일 수도 있다. 이들이 우연히 OO은대학을 알게 되고 모였을 때, 이들은

자신들의 고립감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발견, 소통, 참여, 연대로 이어지는 진행 과정

작년 한 해 OO은대학은 서울의 마포, 구로, 강화도 온수리, 부천 역곡북부시장

이렇게 지역 대학 네 개와 통합 과정으로 기획자 양성 과정인 술래학과를

진행했다. 각 지역 대학은 지역의 특색에 따라 다른 비전과 목적을 가지고

진행을 했지만, 그럼에도 ‘관계 맺기’라는 틀은 공유하였다.

‘구로는예술대학’에서는 청년들이 구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이야깃거리와

이야기꾼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이 이야기꾼이 모여서 서로의 재담과 재주를

나눌 수 있는, 평상 같은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은 친구를

만났고, 이웃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마을 축제를 열면서 그들 스스로

마을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했다.

‘마포는대학’에서 청년들은 일과 삶에 대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인생 선배를 만났다. 그들 중에는 저명인사도 있었고, 시민 강사도 있었고,

무명의 예술가도 있었지만, 그들 모두 일방향의 강의가 아니라 관계 맺기라는

틀 안에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강화도 온수리에서 진행한 온수리대학에서는 ‘도시출장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청년들을 시골 마을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 구로에서 했듯이 마을을

돌며 주민을 선생님으로 모셔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청년들은 자신들의

재능으로 간판을 만들어 드리고, 가게 홍보물을 만들어 드리는, 주거니 받거니

하는 관계를 만들었다.

이처럼 문화와 예술과 교육을 다루지만 OO은대학은 여느 문화예술교육과는

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OO은대학에는 커리큘럼이 없다. 어떤

171____

OO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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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Page 8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교육혁신 3 \ 통합 솔루션 \ 노리단

재미있는 소재들을 문화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기획 실행의 실전으로 이어가며

스스로 ‘일삼기’를 경험하기도 하고, 지역에서 문화를 가꾸는 일에 매료되어

아예 일자리로 삼기도 했다. OO은대학의 청년 기획자들 대부분은 이렇게

OO은대학을 통해서 경험을 넓혀 온 청년들이다. 그 밖에도 많은 청년들이

여러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일삼기에서 일거리로, 일거리에서 일자리로 진화하는 과정은

OO은대학이 지닌 두 번째의 가치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현재 청년들에게

내놓는 불안한 일자리와 더 불안한 창업이라는, 강요된 양자택일 사이에서

청년들에게 선택지를 넓혀 주는 의미를 지닌다. OO은대학이 청년들에게

제공하려는 것은 천 개의 일자리 대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천 개의

일거리다.

우리가 OO은대학의 전국 네트워크를 만들고 확산하려는 이유도, 더

많은 청년들과 만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수리대학’이 서울의

‘마포는대학’과 ‘구로는예술대학’의 청년들을 강화도 온수리로 모이게 했던

것처럼 OO은대학의 지역 네트워크가 넓어질 때, 청년들이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그에 비례해서 확장되리라 기대한다.

2011년 OO은대학은 약 2억 6천여만 원(자부담 7천6백만 원)의 예산을 들여

4개의 지역 대학과 술래학과를 진행했다. 평균 5개월간 85개의 강의를 열었고,

참여자는 800여 명에 이른다. (이 수치에는 각 대학에서 진행한 마을 축제 시민

참가자 수천여 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가운데 청년들은 앞서 제시한 두 가지의 가치 ‘커뮤니티의 가능성’과

‘일삼기-일거리-일자리’로 이어지는 기회의 확장을 경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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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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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오른쪽 술래학과에서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지역의 선행 사례와 기회들을 맛보게 했다. 참여한 청년들은 지역에 대해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지역에서는 좀 더 많은 다양한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Page 8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OO은대학이 품은 물음표

2009년 ‘마포는대학’을 시작으로 2년간은 이처럼 OO은대학을 통해

발견한 성과에 대한 ‘느낌표’를 가지고 진행되어 왔다. 3년차에 접어든 작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별별솔루션 사업의 지원을 받고, 지역을

확장하면서 OO은대학은 ‘물음표’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발견한 가치들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생과 지속을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은 무엇일까?

OO은대학 기획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위한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한 기획자양성과정인 ‘술래학과’는 그러한 고민의 결과였다.

개별 대학에서 기획자를 발굴하던 것을 OO은대학 네트워크 차원에서

관리하고 육성하여 좀 더 다양한 지역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기획자, 우리

OO은대학의 모델을 함께 점검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획자를 양성하자는

취지였다.

OO은대학 네트워크와 연계된 ‘술래학과’를 진행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도시출장대학’이나 ‘2박3일만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프로그램들에

참여한 청년들은 물론, 이들이 찾아간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반응도

호평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청년들을 바로 지방에 들어가 일하라고 등을

떠미는 대신 다양한 지역의 선행 사례와 기회들을 맛볼 수 있도록 하자는 기획

의도가 가볍게 청년들을 불러들일 수 있었고, 지역도 좀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상상하고, 실현하고

OO은대학이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에 그랬듯이 우리는 또 무성한

상상을 한다.

술래양성과정의 도시출장대학을 확장해서 아예 도시와 농촌을 잇는 청년들의

체험 프로그램을 상용화하는 것은 어떨지? 온라인 채널을 확장해서 대중들이

서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과 가르칠 수 있는 거리들을 제안하고 이들을

연결지어 주는, 말 그대로 ‘온라인 인생복덕방’을 만들어 보는 것은?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을 축제에 앞서 OO은대학이 열린다면 어떨지? 그렇게

청년들이 지역을 탐방하고 지역민들과 교류하고 이들이 축제의 주인공으로

참여한다면? 청년들 못지않게 피로와 소외를 느끼는 부모들을 위해 엄마대학,

아빠대학을 연다면……? 상상은 꼬리를 문다.

이런 상상과 구상들을 실현하기 위해서 2월에는 비영리 조직인

‘OO은대학연구소’도 발족할 예정이다. OO은대학연구소는 OO은대학이

파트너들과 어떻게 협업을 할 것인지, OO은대학에 참여한 이후를 어떻게

청년들에게 좀 더 자세하게 제시할 수 있을지, 어떻게 자생하고 지속할

수 있을지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실행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향후에는 ‘OO은대학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OO은대학이 갖는 사회

가치에 스스로 투자하고 소비할 공공의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공공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장과 생태계는 우리가 OO은대학 3년을 통해서 이어 온

실험의 목적이다. 이 목적을 위해 앞으로도 OO은대학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대혁

‘스토리는 가치의 변화다’라는 믿음으로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가치 있는 이야기 만들어 내기를

골몰하고 있는 연구자, 기획자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 경주엑스포 주제 영상, 서울

디자인 자산전 등 기존의 매체 예술과 뉴미디어를 접목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 ‘OO은대학’을 개발 중이다. 노리단 미디어신사업단 달록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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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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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Page 8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OO은대학연구소’를 열었습니다!

일단 세상은 망했다고 바라봅니다. 이건 절친 동료가 알려 준 주문이에요.

기본적으로 망했는데 완전히 망하기까지 약간 더 버티는 이 세상 어느 틈에

간신히 끼려고 경쟁하지 말고 깨끗이 망한 다음에 뭘 하고 살지 찾으라는 거죠.

개천에서 용이 안 나는 게 아니라 개천이 망했는데 거기에 1000개 일자리를

창출해서 어쩌냐는 거죠. 그건 2030 청년이 있을 자리가 아니지요. 일자리란

모름지기 관계의 변화를 낳고 이 경험으로 스스로 일상을 바꿀 마음이 생겨

‘자아로부터 탈출’하게 만드는 겁니다. 하여 근린(neighbor)의 재미와 의미,

그 생리를 찾는 거죠. 그럼 삽니다. 취업 아니면 창업? 일자리? 절실한데

세상이 망했다면 달리 해 봐야죠. 방방곡곡 1000개 일거리를 찾아보고 그렇게

별별 거리를 일삼는 1000개의 관계-자리에 청년들이 서 보면 뭘 하든 되지

않겠어요? 2030 청년이 다 아픈 거면 그거 아픈 거 아닌지 몰라요. 그래도

퇴원하기 겁나나요? 툴툴 털기 어색하겠지만 일단 환자복 벗고 생활복

입으세요. 세상이 텅 빈 병동이에요. 슬슬 거리와 삼기를 시작해 보죠.

그렇게 텅텅 빈 병동 세상의 곳곳 관계-자리에서 만나면 2030 청년이 만나질

것 같네요. 우리 서로를 더는 겪기만 말고 만나지요. OO은대학, 이라는

관계-자리는 그래서 만들어진 거랍니다. 이제는 방방곡곡에 OO은대학의

꽃씨가 흩날릴 때구나 싶어서요. 참 발음할 땐 땡땡은대학, 공공은대학,

빵빵은대학 이렇게 셋 중 맘에 드는 걸로 부르시면 되요. 궁금하시죠? 마침

오늘이 소소한 잔치날이네요. noridan.greenaelab.co.kr 망한 세상에서 뭐라도

하자는 청년들, 놀러 오세요.

*경향신문 2012년 1월 27일자에 실린 ‘세상은 망했다’ 글 가운데 일부입니다.

OO은대학연구소 소개

김종휘 \ OO은대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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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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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노

리단

부천 ‘역곡북부시장은대학’

에서는 시장 상인들이 방송반을

만들어 역곡북부시장만의

특색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서 보여 주었다.

‘구로는예술대학’에서는

민물장어집 사장님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룸바교실을

열었다.

Page 9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마포는대학 ‘미래의 바나나 곡선을 그려라’

처음에는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포괄적인 내용으로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까 적정한 인원이 모여서 디테일한 이야기를 했어요. 지식이 됐든, 사회

전반의 이슈가 됐든, 이런 것이 소통이구나 생각했고요.

강의 끝나고 몇몇 사람들이 강의 들은 이야기를 해 주는데, 성실한 자세로

임했고, 그 분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내가 경험했고, 요즘 젊은이들의

유행이라든지 그런 것은 제가 못 따라가는 것이니까 서로 주고받으면서 윈윈할

수 있는 그런 장이 될 수 있겠구나. 저는 지금도 흥분이 돼요. 앞으로 가능성이

많고 내가 배울 부분이 더 많겠죠.

온수리대학 ‘내 손으로 순무김치 담그기’

순무김치대학이라고 써 붙였지 그런데 동네 사람 반응이 무슨 천막에다

대학이냐고 해서 “야, 여기가 대학교야.” 한 거지.

내가 또 손주가 없잖아. 그러니까 언니들이 왔다 갔다 하면 진짜 반가워.

순무 선전을 해 주고 그래서 진짜 고맙고.

그때는 한창 바쁠 때 언니들이 와서 제대로 못 가르쳐 준 게 미안하기도 하고.

다시 순서대로 잘 좀 가르쳐 줬으면 그 마음뿐이야.

아이고, 고마워. 졸지에 순무김치 장사하다가 교수 소리도 다 듣고.

역곡북부시장은대학 ‘상인대학’

방송반을 만든 이유는 우리 시장만의 특색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 시장을 홍보할 수 있는 것, 우리 시장의 얘깃거리들을

영상으로 담아서 여러 상인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세시봉 동아리 YG반올림을 출범시킬 때 여러 가지 염려스런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 단원들 중 손가락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것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 그 분이 그만두려고 했을 때, 주위에서 같이 열심히 하자 했고요.

POP반은 전체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내 가게에 내가 쓴 글씨로 홍보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청년들하고 같이 대화를 나누면서 ‘아, 이게 우리 시장에서

정말 필요한 부분이구나.’ 하는 것,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말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로는예술대학 ‘룸바교실’

댄스스포츠를 너무 좋아해서 항상 걷는 것도 댄스스포츠처럼 걷고 있어요.

지역에 있는 선생님을 모셔다가 배우는 걸 기획한다기에 나도 댄스스포츠를

한 15년 정도 했는데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나 얘기했더니 두 달 안에 그런

장소를 섭외해서 연락이 왔어요. 나는 참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그런 장소를

섭외하는 게 쉬운 게 아닌데. 전단지 같은 것도 동네에다가 몇 백 장씩 뿌리고

인원을 모집하는 데 참 열의가 대단하더군요.

나도 생각을 달리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야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일 수업이 있으면 오늘 저녁부터 좀 약간 긴장을 하죠. 보통 제가 열 시 반,

열한 시에 일어나는데 그 때는 아홉 시에 일어나야 되니까. 수업을 하면서 내

삶에 활력이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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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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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김두환 \ 부천 역곡북부시장에서 반찬가게 운영

안경모 \ 구로에서 풍천민물장어셀프집 운영

김정자 \ 강화도 온수리에서 순무김치 가게 운영

이동우 \ 홍대에서 IDN BOOK 서점 운영

OO은대학 후기

Page 9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교육 혁신

다원적 실천

명희정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미국 해외통신원

Page 9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교육에서 취업까지, 베이캣

지역 사회에 선보임

콘텐츠

디지털 미디어

교육기관 베이캣

교육을 통한 자신감과

가치의 재발견

다양한 멀티미디어

회사가 있어서 취업

기회 넓음

스튜디오 베이캣일자리로

연결

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가치의 재발견

소외된 커뮤니티

활성화

문화의

다양성

가치의

다양성

인종의

다양성

국제 사회에 선보임

학생들과 함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최고의 교육 환경

소외된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이야기의 다양성

전문적인

미디어와

디자인 교육

미디어 캠프

멀티미디어

산업이 발달한

샌프란시스코

Page 9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커뮤니티가 사는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이다. 대부분의 중국 이민자들은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만드는 작업을 위해

미국에 온 노동 이민자이고, 그들의 후손이 중국 이민자 커뮤니티의 맥을 이어

오고 있다.

많은 노동 이민자 가족이 그러하듯 빌리 또한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본국을 떠나 온 이민자들은 생활고로 자신의 문화와 스토리를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빌리는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어머니와 본인, 그리고 주위의 소외된 많은 이들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각자가 가진 소중한 이야기를 지역과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한 것이다. 개인이 지니고 있는 문화와 스토리만큼 강한 콘텐츠가

어디에 있겠나.

빌리는 자신이 경험했듯이 지역 구성원인 청소년들, 특히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느끼고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그런 이야기들이 가족들, 더 넓게는 지역 커뮤니티,

더 넓은 사회에 알려지고 들려지고 관심받기를 원하고, 또 청소년들이 더 큰

사회를 향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고 싶은 빌리의 비전이

사회 속에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교육이 바로 일자리로 연결된다

베이캣이 보여 주는 또 다른 진정한 차별화와 장점은 교육 후 바로 일자리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에서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주고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감으로 많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또한 건강한 사회생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다양성의 힘

다양성의 힘이 미국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 인종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

가치의 다양성 그리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다양성. 다양성이

뿌리 깊이 내린 사회 문화 속에서 ‘틀리다’ 가 아닌 ‘다르다’ 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미국 사회와 그들의 문화는 부럽기만 하다.

이민 1.5세인 중국계 미국인 빌리 왕(Villy Wang)은 개개인이 가진 다양하고

특별한 스토리를 콘텐츠로 만들어 생명력을 더해 주는 방법을 궁리했다.

그런 작은 소망을 담아 2005년 미국의 베이 에리어(Bay Area)라고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베이캣(BAYCAT)이라는 이름의 비영리재단(NPO)을

시작하였다.

베이캣은 샌프란시스코의 취약 계층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미디어 예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영화 제작, 티브이 프로그램 제작, 애니메이션, 그래픽 및

웹 디자인 등을 교육하고, 능력을 길러 주고, 고용까지 잇는 역할을 한다.

베이캣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에서도 멀티미디어 산업이 가장

집중적으로 발전한 지역으로 멀티미디어 걸치(Multimedia Gulch)라고도

부르고 있다. 멀티미디어 산업의 가장 큰 핵심은 콘텐츠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베이캣만의 장점과 샌프란시스코의 환경이 만나

경쟁력이 생겼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역 내 저소득 가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만들 때는 지속적으로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하고 그것을 연결해 줄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베이캣과 대표인 빌리 왕에 대해 알아가면서 베이캣이 다른 지역 교육 프로그램

혹은 비영리 조직과는 차별화를 보이는 두 가지 큰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먼저 빌리 왕은 중국인 이민 1.5세이다. 미국 내 가장 큰 중국 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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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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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Page 9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베이캣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성취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거기에

덧붙여 적극적으로 취업의 기회까지 연결해 주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과

사회 사이에 강력한 다리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베이캣이

운영하는 멀티미디어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베이캣(Studio BAYCAT)을 통해서

인력을 취업시키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베이캣은 다국적 기업부터 지역의

작은 상점까지 광범위한 고객들을 위해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마케팅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한다. 콘텐츠는 비디오 프로덕션, 웹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하다. 스튜디오 베이캣은 교육 프로그램 수료 후 함께 일할 수 있는

베이캣의 연결 사업 형태라고 보면 된다.

스튜디오 베이캣에서는 주로 18세 이상 아이들은 고용하고 11살에서 17살

사이 아이들에게는 인턴십 기회를 준다. 인턴이 되려면 경쟁률이 치열한데,

보호자 허가를 받고 학교 수업 시간에는 절대 일을 못하게 한다. 인턴으로

고용되면 일주일에 열 시간 이상 일하면서 자신의 단편영화를 제작해야 한다.

과정 중에 우수한 능력을 보이면 나중에 정식 직원으로 뽑는다.

또 일이 들어오면 학생들이 함께 체험할 기회를 준다. 그래서 전문가와

청소년이 함께 고객을 만나게 한다. 고객이 만약 학생들을 원하지 않으면

전문가들이 작업을 한다. 하지만 직접 실무를 해 보는 것은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다.

혹 스튜디오 베이캣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멀티미디어 산업이 발달한

샌프란시스코에는 많은 멀티미디어 회사들이 있으니 평소 베이캣의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작품을 눈여겨보던 많은 회사들과 자연스럽게 일자리로

연결이 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기회인 것이다.

스튜디오 베이캣에 일을 맡긴 고객은 동시에 기부자이다. 가령 씨티뱅크는

기부를 하면서 베이캣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베이캣의 작업을 보고 행사

초청장 제작을 맡겼다. 반면 야후는 행사 비디오 제작을 맡기고 나서 베이캣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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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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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베이캣에서는 디자인,

멀티미디어 관련한 다양한

수업들을 지역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또 최신

디지털 기기들을 직접

활용해 현장에서 배우며

멀티미디어를 통한 교육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Page 9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목적을 알고 기부를 하게 됐다. 베이캣과 거래하는 기업은 일을 맡기는 것이 곧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를 하는 셈이 된다.

사회와 소통 창구가 되는 베이캣의 프로그램

사람과 사회, 집단과 집단 구성원을 연결해 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그 효과와 영향력과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많은 비영리

단체나 지역 단체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쌓고 불확실한 미래의 길을

조금씩 열어 가기도 한다.

베이캣에서는 디자인, 멀티미디어 관련 다양한 수업들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또 프로젝트 학습과 최신 디지털 기술 접근을 통해 학생들

개인이 가진 예술가적 기질을 발견하고 전문적인 디지털 미디어 적용 기술을

가르친다. 가장 감수성이 풍부하고 생각이 많은 시기의 아이들인 만큼 디자인,

멀티미디어를 통한 교육과 소통을 통해 그들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아주

풍부하고 풍요롭게 풀어나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 게임, 디자인들은

자기들만 보고 즐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정기적으로 전시와

상영을 통해 보여 주고 소통하고 있다. 제작된 미디어들은 그동안 기존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아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인종 문제, 빈곤 문제, 불평등과

편견, 차별 등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의 작품은 지역과 나라를 벗어나 국제

영화제, 텔레비전 페스티벌 등에서 상영되면서 다른 나라와 지역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넓혀 가고 있다. 이렇게 적극적인 작품 발표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아이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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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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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베이캣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최신

시설이 갖춰진 스튜디오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베

이캣

Page 9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좀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성장하고자 하는 베이캣

베이캣의 성과는 눈부시다. 앞으로도 더 성장하고자 하는 베이캣은 더 많은

스토리에 생명을 주어 많은 이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같은 비전을 바라보는

파트너들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슈가 아닐까 한다. 더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을 안고서 그들의 숨어 있는 재능과 이야기를 건강하게 밖으로 이끌어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영원한 빌리의 비전이자 행복이다.

많은 사람에게 베이캣 구성원들의 비전이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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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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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명희정

미국에 있는 ‘뉴욕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과 영국에 있는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즈’에서

공부를 했다. 문화 예술 프로그램 기획자이자 전시 큐레이터이다. 예술가, 패션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 대중들을 위한 아트 프로그램 ‘PLATFORM A+A’를 기획하고

전시 큐레이팅을 했다. 현재 런던, 서울, 뉴욕에서 기획, 진행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미국 해외통신원이다.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베이캣

베이캣에서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강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이 사용하는 장비를 비롯한 교육 환경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이런 것들은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며 결과적으로 그들의 작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베이캣에 다니는 학생들은 “최고의 것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대로 훈련을 받은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의 작품과 미래 가능성을 보고 지역의 많은 회사들은 디자인,

멀티미디어 작품 제작을 의뢰한다. 이렇게 해서 스튜디오 베이캣은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우수한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흡수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소중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스튜디오 베이캣은 언제나 고객들을 만족하게 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베이캣과 스튜디오 베이캣의 공존은 지역 사회 내 베이캣을

바라보는 시선을 성숙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스튜디오 베이캣에서는 2010년 20명을 고용했고, 60개 작품을 제작했다.

지난 5년간 학생 1,500명과 교사 250명을 교육했고, 약 200개 프로젝트를

맡았다. 자체 수입이 기부를 포함한 전체 수입의 40퍼센트 가까이 된다.

매출이 좋을 때는 100만 달러쯤이다.

스튜디오 베이캣과의 공존은 베이캣이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낸 놀라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을 통한 자신감과 가치의 재발견, 이후 취업까지

연결되면서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결과물과 지역 사회를 위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까지 아이들은 경험하게 된다. 교육받는 아이들의 위상과

프라이드를 높일 수 있는 이러한 전략 전술이 다방면으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낼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Page 97: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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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육 혁신을 창조하는 베이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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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혁신

학생들이 베이캣에 대해 가장 만족하는 점은 무엇인가?

먼저 창의적이고 진정한 학습을 하는 점이다. 책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을 하면서 실제적인 것을 배우고, 지루하지 않으며 흥미롭다. 또 생동감

있고 혁신적인 스튜디오 환경을 통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최고의

기술과 전문 지식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다.

또 제2의 집처럼 애정이 있고 지지해 주는 가족 같은 환경이다. 그러면서도

개인 공간이 주어지며 융통성이 있다. 교사들은 헌신적이며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 준다.

학생들이 모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다.베이캣에서 공부하면서

세계관이 커지고 다시 꿈꿀 수 있는 지평을 넓혀 주었다.

“베이캣에서는 최선을 다해 몰두하게 됩니다. 최신 시설이 갖추어진 진짜

스튜디오가 주어지니까요. 그런 일은 저희에게 익숙한 일이 아니죠. 이

지역의 사람들은 뭐든지 항상 값싼 물건을 쓰는 게 익숙하니까요. 최고의

것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베이캣 학생

베이캣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2005년 문을 연 뒤 1500명의 학생이 교육받고 있다.

이중 90퍼센트 이상은 불우한 지역 출신으로 유색인종이다.

88퍼센트는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다.

베이캣은 50명 가량의 미디어 프로듀서를 고용해서 스튜디오 베이캣

프로젝트를 200회 정도 실시했다.

지역 사회 기반의 단편영화, 청소년 제작 티브이 프로그램, 애니메이션과 뮤직

비디오 등을 지역 사회와 국제적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베이캣 소속 학생들의 목표는?

영상, 영화 그래픽 디자인과 관련된 지식, 기술을 배우는 것.

애니메이터가 되는 것.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 아트를 배우는 것.

미래 직업을 위한 기술을 배우는 것.

현재 직업을 위한 기술을 배우는 것.

업무 윤리를 습득하고 업무 관련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

시간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

일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자신감을 얻는 것.

사회적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

창의성을 강화하는 것.

리더로서 성장하는 것.

베이캣에 관한 몇 가지 질문

Page 9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별별솔루션 워킹그룹 워크숍

공감 워크숍 \ 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리서치 워크숍 \ ‘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확산 워크숍 \ 사회적 의제를 주도하는 확산에 대해

별별솔루션은 사회적기업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 사회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도출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체계를 만들고, 앞으로도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 지역 공동체, 사회적기업 관련

핵심 전문가들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한 해 동안 진행한 성과를 모으고 여러 사례를

살펴보며 다양한 이슈를 도출하고 지원 정책에 제언을 하는 밀착 워크숍을 진행했다.

공감, 리서치, 확산 워크숍을 통해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이 사회가 요구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별별솔루션 사업을 통해 사회적기업은 기업가적 운영 역량을 갖추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며 소셜 비즈니스로서의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교육계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어 내며 질적 성장을 통해

자생적인 지역 콘텐츠의 발굴과 교육적 활용을 지속화해야 한다.

Page 9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별별솔루션 워킹그룹 워크숍

공감 워크숍 \ 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리서치 워크숍 \ ‘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확산 워크숍 \ 사회적 의제를 주도하는 확산에 대해

Page 100: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발제1: 중요한 것은 정체를 밝히고 균형을 맞춰 가는 것

(안연정-문화로놀이짱 대표)

문화로놀이짱(이하 놀이짱)에서 시행한 ‘명랑에너지발전소’는 지역마다

버려지는 가구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목공워크숍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지역 주민들이 이 공간에

와서 자기 생활의 창작을 매개하는 마을 작업장 역할을 한다.

놀이짱은 비즈니스 모델과 공적 활동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 사업과 판매가 수익에서 반반을 차지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을 작업장을

드나들며 앞으로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 놀이짱에서

진행했던 ‘OO마켓’이 현재 모델의 출발점이지만 사업을 지속하지 못했다. 그

요인에는 지원 사업에만 의존했던 한계가 있었고, 지원 사업을 넘어서는 자체

대안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별별솔루션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적 자원은 어떤 협업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내년에 사업적으로 네트워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체나 개인을 초대해서 이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놀이짱 자체적으로도 향후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운영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다.

별별솔루션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명랑에너지발전소의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해본다. 교육 프로그램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 개인의

문제에서 지역과 사회로 확장될 수 있는 활동의 씨앗을 마련해야 하는 것,

공간을 중심으로 한 매개 활동을 기획하는 것, 마지막은 공유 서비스, 경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시작이고

과정은 이제부터다.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갈 일이다.

발제2: 지원 정책의 목표는 이런 모델을 꿈꾼다

(김태연-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팀장)

별별솔루션은 각 지역 사회가 가진 사회적 의제를 문화예술교육을 매개로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해법을 만들어 간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 주요한

파트너로 ‘사회적기업’을 선정하였는데, 이는 별별솔루션의 사업 취지와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역할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별별솔루션 심사 과정과 사업 지원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사회적기업이 제안한

사업 내용과 관계자 인식을 보면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회적 가치와

워킹그룹 워크숍 1_ 공감 워크숍

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진행 조주연(티팟(주) 대표)

일시 2011년 12월 20일

장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참석자 발제 안연정(문화로놀이짱 대표),

김태연(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팀장)

톡톡 김종휘(씨즈 상임이사), 이광준(바람부는연구소 소장)

최대혁(노리단 달록 대표), 김보영(희망제작소 뿌리센터),

김현미, 박성철(함께일하는재단 소셜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김재순, 최영희(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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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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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1 공감 워크숍

Page 101: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사명은 매우 높은 반면, 기업가적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제시하는

일은 시작 단계로 보였다. 그래서 지금 당장 별별솔루션에서 어떠한 성과를

만들 것인가 보다는, 앞으로 별별솔루션이 처음의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어떤 과정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 그 하나는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문화예술교육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컨설팅 지원이며, 또 하나는 선행 모델을 소개하고 확산하기 위한 성과 공유

콘텐츠 제작이다.

별별솔루션 사업은 문화예술 분야의 또 하나의 보조 사업이 아닌,

사회적기업이 기업가적 운영 역량을 갖추고,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며,

소셜 비즈니스로서의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별별솔루션 사업의 개념과 성과 목표를 보다

구체화하고 함께하는 사회적기업과 공유하며, 상호 노력해 나아갈 길을

모색할 것이다.

톡톡1: 사회적기업의 기업가적 역량은 무엇인가

(김종휘-씨즈 상임이사)

안연정 대표님 이야기를 들으며 전에 느낀 분위기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부분들이 별별솔루션이 이야기하는 기업가적 역량의 단초일

것이다. 기업가적 역량이란 사회적기업들이 기존 관점과 관성에 대해 자기

파괴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면서 언어화, 개념화하는 과정을 통해 키울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영리, 비영리로만 나누며 수익 모델로 등치시키지

말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새로운 파급력을 낼 수 있는 제안이 된다.

별별솔루션 사업을 통해 단순히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닌,

사업의 원리와 개념을 다른 분야에서 번역 가능한 언어들로 바꾸고, 거기에

참여한 청년들이 발표하고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톡톡2: 문화예술교육의 발전을 위한 전략 개발 과정이 필요하다

(이광준-바람부는연구소 소장)

별별솔루션 사업에 제시된 핵심 내용을 보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을 느낀다. 전략개발 과정은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새로운 솔루션

제시를 강조하고 있는데, 사회적기업으로써 요구되는 것과 문화예술교육에서

바라는 것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기업가정신과 비즈니스 모델, 회계는

훈련하면 되지만 문화예술교육이나 관계를 맺는 과정은 어렵다.

사회적기업에서는 사회적 니즈를 수요 분석을 해서 알아낼 수 있지만,

문화예술교육에서는 문화적,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무엇이 결핍되고,

답답해하는지 수요 조사를 해야 한다. 관계를 통해 필요를 알 수 있는 좋은

과정이다. 그런 부분들이 향후 스스로 모델을 세우는 데 엄청난 자원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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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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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1 공감 워크숍

Page 102: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수 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해 스스로 몸을 던지지 않는다면 실현될 수 없다.

가치의 대상을 확인하는 방법이 문화예술교육과 접목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또 문화예술교육에서 절박한 문제는 공간이다. 사업 설계를 할 때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진흥원이 매개 역할을 해서

지자체와 공간 협력 문제를 풀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문화예술교육 영역에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첫째,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들을 확장해 갈 수 있는 방법으로 가치

마케팅을 해야 한다. 둘째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는 사회적기업이

필요하다. 자기 근거를 갖는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셋째는 문화예술교육은

하고 싶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일은 힘들다면, 이 과정에서 얻은 프로세스,

솔루션을 가지고 공공 영역의 한 부분으로 진화할 수 있다. 민간 위탁을 통한

비영리 조직으로 자기 정체성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기업들은 이

부분까지 열어 놓고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략 개발 과정에서 멘토나

에듀케이터를 양성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과 밀착된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토론1: 문화예술교육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 충분 조건

김태연 기업가적 역량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한다. 이 사업을 통해 기업가적

역량이 길러질 수 있다면 굉장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전략 개발에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가는 어떤 재원을 투여했을 때 어디까지 영향이 가는가 하는

부분이다. 무형의 것을 어떻게 유형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

정책이 그런 부분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언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수많은 이야기와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정책 기관과는 공유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지속적인 간담회, 워크숍으로 정책과 현장 단위가

긴밀하게 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종휘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소셜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는데 정책에 제안할 수 있는 상위 개념이다. 이때 소셜 비즈니스는 임팩트,

영향력이라고 본다. 또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존감은 2인칭으로 쓰지

못하는 말이다. 당사자들이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별별솔루션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이 사업은 모델 개발 사업이고 1단계 확산

사업이다. 그렇다면 이 기간 안에 다른 자원들을 끌어와야 한다. 그래서 이

자금이 끝났을 때 임팩트를 가지고 다른 자원을 혼합해서 가는 것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라는 공적 자원이 공간이나 다른 자원,

기업이 유입되게 만드는 신호를 주면서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사업 개발 단계로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소셜 비즈니스 단계, 사회적기업을

하는 주체들의 역량 개발이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에 새로운 주체들을 발굴해서

끌어들이는 역량 개발 단계, 조직 개발 단계까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광준 별별솔루션 사업은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 중에서 좋은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전략 개발 과정을 인정하고 지원해 주는 접근이 좋다. 교육진흥원

입장에서는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단계, 사회적기업 입장에서는 지역

자원, 인적 자원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과정으로 설정하는 게 맞다. 포맷이 있는

사회적기업이라도 포맷은 시뮬레이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바로

사업화하기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통한 사업 원리와 운영 구조를 만들어가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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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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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1 공감 워크숍

Page 103: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토론2: 별별솔루션의 역할과 기대

박성철 전략 개발이 구체적인 단계를 지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직 초창기라 어떤 사회적기업도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는 없지만 몇 개 나와 있는 사례는 있다. 협업이 필요하다. 하나의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데 많은 자원이 동원되어야 한다. 교육진흥원이

그런 자원을 연결시켜 주고,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제대로 된

사회적기업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러한 모범 사례를 보고 배우며,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안연정 별별솔루션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업 자체로서는 내부의 역량을

단단하게 만들고, 지속적으로 외부에 성과를 노출시켜 공감대를 확산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느끼는 자리였다.

김태연 별별솔루션에서 말하는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와

개념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교육진흥원에서 일방적으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사회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정책 사업 안에서도 다른 목적,

방법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고민되는 부분은 파트너들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진흥원의 역할이다. 각

기업에서 진행되는 사업의 성과를 알리고, 지역 내 기반을 만들기 위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회적기업에서 대외적으로 성과를 알리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노력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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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정책과 현장의 ‘체감온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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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1 공감 워크숍

워킹그룹 워크숍 2_ 리서치 워크숍

‘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진행 이광준(바람부는연구소 소장)

일시 2011년 12월 21일

장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참석자 발제 조주연(티팟 대표),

최대혁(노리단 달록 대표)

톡톡 홍선(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센터장), 김병수(이음 대표)

김현미, 박성철(함께일하는재단 소셜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김재순(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오숙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대외협력팀)

톡톡1: 사회적기업과 지역 재생, 교육 혁신

(김병수-이음 대표)

현재 전국적으로 형성된 문화예술교육 조직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및 비전 제시에는 실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별별솔루션처럼 콘텐츠 지향적이며, 교육 및 삶에서 인식한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프로세스를 기획하는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가 갖는 일방성은 교육 분야의 극단적인 무기력과 연관되어

Page 104: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있다. 그런 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어떻게 교육 전반에 관한 문화, 사고를

혁신할 수 있을지 주목할 점이다. 우리는 교육하면 교육기관의 문제로

인식하고, 커리큘럼은 교육기관에서 짜는 것이고 예술 단체는 프로그램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교육은 전략이다. 한 사회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그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상황과 조건 속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하지만 현재 문화 예술계

내부를 보면 기금을 줄 때도 창작의 방식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몇

번 올렸는지 같은 결과 위주로 본다. 사실 정부가 문화 예술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은 프로세스이지 결과나 성과가 아니다.

지역 재생도 전략의 문제이다. 괜찮은 전략은 현장의 힘에서 나온다. 현장의

힘이란 이질적인 현장에 누군가 들어가서 잠시 움직이는 폭으로도 나올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흔들 수 있는가’이다. 지역 사람들에게서 진정한 자기 성찰적 태도를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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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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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2 리서치 워크숍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논리를 만들어 가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 재생하면 공간을 먼저 떠올리고, 거점을 수용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너무 부각할 필요는 없다. 전략은 보다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역에 들어가서 하는 활동들을 보면 교육 혁신과 사회 문제가 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숙련이다. 콘텐츠는 숙련된

무엇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배움은 그야말로 기획, 숙련의

메커니즘으로 프로세스도 기획, 교육 주체를 어떻게 디자인하느냐가

중요하다.

발제1: 핵심 키워드의 도출 과정과 의미

(조주연-티팟(주) 대표)

2005년부터 시작된 문화예술교육 정책 사업의 성과는 광역·기초 단위에 거점

기관이 만들어지고 양적으로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구상대로 각

지역의 상황과 목표에 맞게 지역문화예술교육센터가 주체를 발굴하고 상황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까지는 아직 미약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각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목표를

고민하고 새롭게 발굴하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또 사회 문화예술교육을

확산시키면서 일반 시민 대상의 문화예술교육도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질문도

계속되었다. 이런 문제를 통해 별별솔루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장에 가 보면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센터 등에서 프로그램을 잘하고

있다. 지원 사업 받으며 이런 곳과 차별화하는 것도 힘든데,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변화 없이

3년이 흐르면 문화예술교육을 계속 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묻게 될 것이다.

지금 문화예술교육계가 질적으로 보면 위기 상황이다.

Page 105: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에게 문화예술교육은 말하자면 친정 같은 곳이다.

지금 교육 문제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은 사회적기업 입장에서 초기의

열정을 살려 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다. 지역은 지역의 요구가

있다. 지역에서도 많은 사례를 알고 있지만, 막상 지역 단체와 일을 추진해

보려고 하면 자신들은 자원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기업과 지역 현장에서는 사회적 의제를 뚜렷이 할 필요성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진흥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확산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었다. 핵심 개념은

이런 요구들이 반영되어 어떤 주체가 보아도 문제없는 위치에 자리 잡은

것이다.

핵심 개념에 따른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지역 재생에서는 문화예술 거점 형성,

지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 휴먼웨어 같은 동력을 어디에 놓고

볼 것인가가 있다. 지속가능성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입장에서 사회적 가치를

재해석하는 사례, 시장적 가치를 재해석하는 사례,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있다.

교육 혁신에서는 공간 자체를 디자인하는 경우, 창의 교육 의제나 프로그램

개발,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에서 바라보는 교육이나 여러 가지 시각을 녹여

융합하는 다원적 관점에서 교육을 이야기한다.

톡톡2: 지역과 지원, 그리고 교육

(홍선-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센터장)

별별솔루션에서 진행되는 네 개의 프로젝트를 보면 지역을 아우르기보다는

젊은이들의 끼가 모이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럴 때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지역의 사람,

역사를 알아야 한다.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역에 들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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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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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2 리서치 워크숍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역 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업들이 지원 시스템을 만들고 거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시작을 한다. 거점보다는 특정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기금,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정책들이

하드웨어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가 이후 지자체에 재정 부담을 안겨 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역 사업을 잘 하는 마을을 가 보면 아주 낮은 수준의

공동체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활동하는 조직들을 지원하는 재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은 세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발제2: 00은대학과 핵심 콘텐츠의 관계

(최대혁-노리단 달록 대표)

OO은대학은 2009년부터 함께일하는재단과 함께 시작했다. 3년간은

느낌표만 안고 살았다면 올해 별별솔루션을 하면서 물음표를 얻었다. 모델과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이다. 주체를 나누자면 지역 시민, 그리고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청년이다. 좀 더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이 OO은대학을

통해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다. 교류와 연대로 주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초기에 OO은대학을 지역민과 만나는 매개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자기

콘텐츠를 부정하는 단계부터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을 넓힐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OO은대학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의 거점이 늘고 지역민들과 접점을 넓힌 다음에는 그 사회적기업의

콘텐츠가 핵심 콘텐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각 지역에 있는 사회적기업이 OO은대학을 마중물로 사용하고

Page 106: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그 다음에 자기 콘텐츠로 뻗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자기 콘텐츠라는

것은 초기와는 다를 것이다. OO은대학의 취지는 우리가 아니라 당신들이

가진 콘텐츠가 교육 프로그램이 된다는 것이고 이런 활동들을 했을 때 지역의

단체나 사회적기업의 역량과 콘텐츠도 업그레이드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토론1: 지역 내부 상황을 이해한 접근과 주도성이 필요하다

김병수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내부 상황 자체를 장악하고 세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 그것은 지역 현장에 대한 이해와 과감한 실험의 충돌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예술적, 교육적 콘텐츠는 실험, 도전, 지역 상황에

대한 이해가 충돌하고 섞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노리단의 OO은대학을 보면

노리단의 힘이 예술 경계를 무너뜨리고 아마추어리즘을 통해서 발생되니까

예술 내부의 논리에서 보면 새로운 장르이고 커뮤니티 아트에 가까운 것이다.

인문학적으로 보면 경계를 무너뜨리고 통섭으로 가는 것이다.

홍선 지역에서 일을 할 때 자원을 찾든 사람을 발굴하든 도와주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과장되게 말하지 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김병수 사람도 시간도 한정된 상황에서 여러 방식이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지역에서 몇 개월씩 어떤 콘셉트를 갖고 살아 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이슈를 던지고 그 이슈의 정점에 서야 한다. 지역에서 끌 수 있는 이슈를

가지고 OO은대학이나 공동체가 함께 그 문제를 다루면서 필요한 멘토들도

찾아보는 것이다. 이때도 주도적인 자기 학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211____

‘핵심 개념’에 근거한 콘텐츠 리서치

210____

워킹그룹 워크숍 2 리서치 워크숍

조주연 지역 사회, 시민의 콘텐츠를 끌어낼 때, 기획자의 역할은 프로세스를

기획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어느 마을, 어느 주민을 만나든

프로세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네 것을 끌어내는 프로세스이고, 그런 입장에서

이슈를 던지고 중앙에 서서 끌어가야 한다는 얘기이다.

토론2: 장기적 비전과 목표에 따른 체계적인 지원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김병수 1년 단위의 지원은 콘텐츠 개발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최소 3년 단위의 지속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단계별로 예측 가능한 목표와 방법론을 설정하여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사회적기업은 자부담이라는 표현 자체를 없애고

참여, 투자의 개념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간을 조정하고 투자, 자본 참여

부분의 형식을 차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주연 지금은 어떤 콘텐츠를 개발해서 시범 사업 1년 동안 가능성을 볼 수

있을지에 집중되어 있다면, 일단 시범 사업을 진행하면서 3년간의 지속적인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지역에서 재원을 끌어내고 설계하는

문제도 지속가능성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부분들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별별솔루션은 콘텐츠나 인적 자원을 만드는 문제에 더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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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3_ 확산 워크숍

사회적 의제를 주도하는 확산에 대해

진행 조주연(티팟(주) 대표)

일시 2011년 12월 23일

장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참석자 발제 박찬국(논아트밭아트 예술감독), 전효관(하자센터 센터장)

톡톡 좌동엽(장애인극단 판 대표), 유다희(공공미술프리즘 대표)

김보영(희망제작소 뿌리센터),

김현미, 박성철(함께일하는재단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

김태연(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팀장),

김재순, 최영희(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발제1: 무엇을 할까보다는 프로세스의 개선이 필요

(전효관-하자센터 센터장)

연대나 공동체에 대한 요구는 날로 증가하는데 그것을 선택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려면 복지에 콘텐츠, 윤리와 생산력을 결합시키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세대 간 소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대와 30대도 소통이 안

된다. 세대 간의 협업이 안 되기 때문에 사회적 생산력을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고 주체적 조건을 만들기도 어렵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사회 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꾸자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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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3 확산 워크숍

필요하다. 도시 공동체 문제, 청년 활력 문제, 도시 창조성 문제 같은 사회적

이슈를 축으로 하여 다른 방식으로 사회 만들기를 하는데, 그 때 생산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누가 만들어 놓은

판에 들어가자고 하면 청년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의지와 의지가 만나게 하는

추진 구조를 갖고, 다양한 사회적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인적 인프라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회적 프로젝트에서 문화예술과 사회적기업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요즘

사회적 의제를 해결해 가는 사회적기업의 아이템이 너무나 자기 문제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업이 아니라 그냥 착하게

살자는 것에 아이템이다. 이럴 때 자꾸 아이템이나 기획서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보게 해야 한다. 거기에 사회가 반응해

주고 그러면서 활력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기존 벤처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을 통해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안 보는

영역을 잘 보살피면서 일자리를 사회적으로 만들어 가는 프로세스의 전환이

필요하며, 문화예술교육이 새로운 해법의 영역이 될 수 있다.

톡톡1: 지역 이슈의 가교 역할로서의 대안적 모델을 실험하다

(유다희-공공미술프리즘 대표)

공공미술프리즘(이하 프리즘)은 전문적 콘텐츠를 확보하고 지역의 역량을

길러내는 역할을 만들자는 고민을 하고 있다. 전문적인 문화예술교육을

가지고 민간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성적이 오르는 예술’이라고

해서 예술계에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과학, 예술, 가구, 통신, 도시농업 등

교육 콘텐츠를 지역에서 주민들과 만들어 가고 있다.

프리즘은 교육의 방향을 대안교육과 학교 교육의 중간으로 설정하고 있고,

Page 108: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활동 방향도 예술과 공공성의 중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리 역할을 하는

단계로 수익도 내고, 일반인과 일상의 문화가 달라질 수 있는 체계들을

실험적 모델로 실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이룰 수 있는 다른 대안적 체계가

프리즘을 통해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3년차에는 자립을 하기 위한 준비와 사회적기업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건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면, 지원이 끝난 지금부터는 어떤

식으로 활동을 해야 할지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별별솔루션은 프리즘의

현재 고민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좋은 사업이었다. 우리가 제안을 하고 그

제안에 따른 것을 어떻게 해 볼 것인지 지원 기관과 협력을 하면서 일한 경험은

별별솔루션이 처음이었다. 별별솔루션을 통해서 프리즘은 사회적 고민에 대한

환경을 계속 만드는 것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발제2: 농촌에서 발견한 지속가능한 교육 모델의 가능성

(박찬국-논아트밭아트 예술감독)

지난해 남양주시에서 ‘논아트 밭아트’라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역 내 하천부지를 자연생태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였는데 이중에 ‘철없는

농사꾼’은 작가들이 동네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결과가 굉장히

놀라웠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변화가 생겨났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미술

수업을 받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아이들이

관찰력이 생겨 오리를 그려도 꼭 물갈퀴를 그린다. 부분 부분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다 기록하는 관찰 능력이 놀랍다. 이런 것은 우리가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장만 마련할 뿐이다.

철없는 농사꾼은 논과 밭을 마련해 놓고, 수확이라는 지향은 있지만 목표가

명확한 것은 아니고, 여기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지는 순전히 자기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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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3 확산 워크숍

거기서 어떤 재밌는 것을 발견하면 칭찬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하나하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오리, 잡초, 거미, 벼 같은 것을 지켜보면서 마지막까지

가 보는 것, 사람들과의 관계, 개별적 집중, 미학 모든 것이 여기에 다 있다.

우리는 이런 요소를 교육이라고 하는 틀로 집중해 본 적이 없다.

이것이 엄청난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논이든 뭔가 하나를 가지면 굉장한

비즈니스도 만들 수 있겠다. 어느 정도만 틀을 만들어 주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농촌은 엄청난 에너지를 다른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교육만의 모델은 아니고 하나의 사회적 전환인데, 단순히 체험, 공동체

얘기가 아니라 철학이나 사회적 이슈로, 패러다임의 문제로 같이 얘기하면서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톡톡2: 장애인 극단 사업을 하면서 느낀 사회적 의제를 교육과 어떻게

매치시켜 가느냐

(좌동엽-장애인극단 판 대표)

중증 장애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사회에서 장애인들에게

요구하는 고용이란 것은 단순 노동이 주인데, 사람에 따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중증 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특히 노동

분야에서. 그래서 우리는 별별솔루션 사업의 일환으로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중증 장애인에게 문화예술 영역은 힘들긴 하지만 다른 영역에 비해선 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달리 말하면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올해 봄 이스라엘 시각장애인 극단과 함께 공연을 했다. 그 극단은 카페형

문화 활동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서 카페형 문화예술교육 복합 공간을

생각했다. 극단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고 기존 카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전동휠체어 접근이 불편하다거나 오래

Page 109: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같은 것이다. 복지관에 카페를 만드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지만,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자기 생활권 내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카페를 만든다면, 장애인, 지역 주민,

비장애인들이 그곳에서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카페 운영이 잘 안 되더라도 우리는 길이 이것밖에 없다. 꿈은 하고 싶은 걸

통해서 뭔가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주체가 있다면 이런

토론이나 만남을 통해서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 계신 분들이나 관심

있는 분들이 나머지 제도, 확산, 네트워킹, 컨설팅의 도움 등을 주신다면

가능성이 있다.

토론1: 성장단계별 특성을 고려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전효관 성장기에 들어선 사회적기업에게는 성장기에 맞는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지금 별별솔루션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많은

기업들인데 사업 내용을 보면 기존의 자체 사업을 하는 것인지, 모델을

개발하는 것인지 애매함이 있다. 처음 사업 설계할 때부터 목적에 맞는 것을

개발하고 범주를 나눠야 한다.

별별솔루션의 취지 자체는 굉장히 좋지만 솔루션이나 모델 도출은 아주 어려운

문제다. 하자센터나 성미산마을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

사업이 장기 지원 사업이 되면서 문화 쪽 민간 영역을 육성해 보겠다는 취지로

추진하면 좋겠다. 보통 정책을 만들거나 지원할 때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단계를 정하는데 이건 개별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정책과 현장이

만날 때 오히려 현장 주체가 프로세스를 기술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원 사업을

하지 않으면 한정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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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의제를 주도하는 확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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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워크숍 3 확산 워크숍

유다희 사회 환경을 어떻게 잘 만들어 갈 것인가는 굉장히 다양한 층위의

대상들을 놓고 봐야 하는데 단위별로 지원, 협력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컨설팅이나 인큐베이팅은 들어가면 별 효과가 없다. 3년간 컨설팅을 두

번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정책적 지원 이후, 자생적으로 사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단계별 컨설팅이 지원되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기업이 사회에서 하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부분과 정책

차원에서 더 도움이 필요하다.

좌동엽 별별솔루션 사업 초기의 기획 단계에 컨설팅을 통해 중장기 방향을

설정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사업적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지금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운영 체계를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반이

형성된 다음에는 컨설팅뿐만 아니라,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책이 마련되어

도움을 준다면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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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2: 새로운 대안 만들기, 정책과 현장의 협업이 중요하다

박찬국 지금은 거의 모든 시스템이 유동적이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은

판 자체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해야 할 시점이다. 문화예술교육을 일종의

교육서비스라고 생각하면 교육의 효과나 질에 대한 발전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기 욕구와 열정이 반영되는 판이 만들어져야

한다. 세대가 공동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지점을 많이 설정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판을 만들면 판 안에서 여러 가지 사례가 나올 것이다.

김보영 지금은 문화예술교육을 실행하는 다양한 주체와 사업이 서로

교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프리즘 같은 곳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 다른

사업과도 매치되고, 섞이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내는 단계이지 않을까.

교육진흥원에서 별별솔루션 사업처럼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새로운

방식의 정책 사업을 확대해 주었으면 한다.

김태연 별별솔루션 사업이 특별하다는 것은 민간의 자발적인 활동을

존중하는 현장 중심의 정책 사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본 사업의 성과 목표도

교육진흥원에서 제시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스스로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같은 자리를 통해 현장의 지식과 성과를 모으고 정리한다면 보다

현실적인 정책 방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조주연 과거의 정책 사업은 중앙에서 제시된 정확한 목표를 위해 진행되는

방식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내용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사업을 통해서 한 단계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정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시범 사업이나 인큐베이팅에 참여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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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의 전문가, 정책 관계자들이 앞으로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며, 새로운

개념과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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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별별솔루션 토양을 만들다

발행인 박재은

발행일 2012. 2. 28 발행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홈페이지 www.arte.or.kr / 웹진 www.artezine.kr문의 02-6209-5900기획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 티팟

디자인 간텍스트

등록번호 KACES-1050-C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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