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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으로 제작된 권총 콘텐츠@창조산업 동향과 이슈 : 문화기술 동향 + 문화기술(CT) 동향과 이슈 이 양 환 (KOCCA 미래전략팀 선임연구원) 3D 프린팅과 ‘프린트 범죄(printcrime)’ 최근 3D 프린팅(3D Print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총기류의 천국이라는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작과 그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올해 5월 초에 미국 텍사스(Texas) 주 오 스틴(Austin)에서 세계 최초로 시험발사에 성공해 큰 이슈가 되었다. 이 총기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8,000달러에 판매되는 3D 프린터로 출력된 것으로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금속탐지기에서 탐지될 수 있도록 금속 부품이 일부 포함되었다고 한다. 총기 제작자는 온라인에 그 설계도면까지 공개하기도 했는데, 미국 정부가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설계 도면 자체를 온라인에서 내렸으나 이미 다운로드가 10만 건이 넘은 후였다. 국내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경찰청과 전문 가들에 의한 기술검토가 있었다고 한다. 한 언론사에서 3D 프린터 제작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총기를 임의제출 받아 분석했는데, 현재까지는 제대로 된 총기의 구조를 갖추지 못해 격발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러나 총기 격발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이제 3D 프 린팅으로 만들어진 ‘무엇’이 현실에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렇게 3D 프린팅이 범죄와 연결되는 현상을 ‘프린트 범죄(printcrime)’라고도 부르는 데, 이 용어는 2006년 1월 캐나다 출신의 SF 소설가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가 발표한 단편소설에서 처음 언급되었다(지디넷코리아, 2013. 6. 1). 근래에 들어 3D 프 린팅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무차별적으로 복제하고 배포하면서 발생하는 범죄 72 한국콘텐츠진흥원 2013 월간 창조산업과 콘텐츠 + 06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4.0 Special Issue : 콘텐츠와 창의인재

콘텐츠@창조산업 동향과 이슈 : 문화기술 동향 · 문화기술 동향 ... 최근 3D 프린팅(3D Print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총기류의 천국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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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으로 제작된 권총

콘텐츠@창조산업 동향과 이슈 :

문화기술 동향

+ 문화기술(CT) 동향과 이슈

|이 양 환 (KOCCA 미래전략팀 선임연구원)|

3D 프린팅과 ‘프린트 범죄(printcrime)’

최근 3D 프린팅(3D Print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총기류의 천국이라는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작과 그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올해 5월 초에 미국 텍사스(Texas) 주 오

스틴(Austin)에서 세계 최초로 시험발사에 성공해 큰 이슈가 되었다. 이 총기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8,000달러에 판매되는 3D 프린터로 출력된 것으로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금속탐지기에서 탐지될 수 있도록 금속 부품이 일부 포함되었다고 한다. 총기 제작자는

온라인에 그 설계도면까지 공개하기도 했는데, 미국 정부가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설계

도면 자체를 온라인에서 내렸으나 이미 다운로드가 10만 건이 넘은 후였다.

국내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경찰청과 전문

가들에 의한 기술검토가 있었다고 한다. 한 언론사에서 3D 프린터 제작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총기를 임의제출 받아 분석했는데, 현재까지는 제대로 된 총기의 구조를 갖추지

못해 격발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러나 총기 격발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이제 3D 프

린팅으로 만들어진 ‘무엇’이 현실에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렇게 3D 프린팅이 범죄와 연결되는 현상을 ‘프린트 범죄(printcrime)’라고도 부르는

데, 이 용어는 2006년 1월 캐나다 출신의 SF 소설가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가

발표한 단편소설에서 처음 언급되었다(지디넷코리아, 2013. 6. 1). 근래에 들어 3D 프

린팅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무차별적으로 복제하고 배포하면서 발생하는 범죄

72 한국콘텐츠진흥원

2013월간 창조산업과 콘텐츠 + 06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4.0 Special Issue : 콘텐츠와 창의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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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일컫는 이 신조어가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무차별적 복제로 인한 저작권의 문제, 불

법 복제품 범람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 그리고 무엇보다 총기류처럼 불법으로 만들어진

무기로 야기될 수 있는 사회불안 등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3D 프린터는 가격이 2,00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

고 있어 대중화가 눈앞에 있는데, 액세서리, 장난감, 의료용 기구부터 실제 주행이 가능

한 전기자동차까지 개인 맞춤형 제품의 생산과 원격 유통이라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반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크게 인식되고 있어 점차 3D 프린팅에 대한 제작과 사용

규제에 대한 논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진보가 낳은 산업 내 인적구조의 변화

최근 미국에서는 한 신문이 사진기자들을 대량 해고한 것이 화제가 되었는데, 그 이유가

애플사의 아이폰때문이라는 주장이 관심을 끌었다. 사진기자들을 해고한 신문사는 미국

시카고 선-타임즈(Chicago Sun-Times)로 총 28명의 사진기자를 해고하고, 대신 취재

기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아이폰을 이용한 사진기술을 교육받도록 했다. 즉, 취재기자들

에게 기사거리에 대한 취재뿐만 아니라 관련 사진의 촬영과 편집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

이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이번 조치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진기자들이 해왔던 사진을 찍고

편집해 전송하는 일을 일반 취재기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의 모바일 기술의 발달과 함께 디바이스(device)의 발달도 함께 이

루어지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기사를 작성하고 사진을 찍어 편집한 다음 전

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기자들의 역할 구분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디어 시장에서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곳은 바로 전통적 미디어

의 뉴스룸(newsroom)일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과 진일보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출현은

인터넷 뉴스 미디어 보도의 신속성을 강화시킨 측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통적 미디

시카고 선-타임즈에서 해고된 기자와 사진이 빠진 신문의 온라인 메인 페이지

※출처: Chicago Tribune / Googl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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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Life & Culture콘텐츠@창조산업 동향과 이슈

콘텐

츠@

창조

산업

동향

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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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들에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에 보조를 맞추고 인터넷 뉴스 미디어와의 경쟁에서 다시

우위를 점하게 할 무언가를 찾도록 압박했으며, 따라서 시카고 선-타임즈의 이번 조치

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취재 영역에 모바일 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속보성을 강화하고 경

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뉴스 영역에서 이러한 변화

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 Katrina)가 미국 루이지애나(Louisiana)

주를 강타했을 때 이 지역을 취재한 기자들은 오직 모바일 전송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

는 상황이었는데, 이때 기자들은 모바일 인터넷의 효용성을 크게 인지했다고 한다. 이후

휴대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 SNS를 이용한 기사작성과 송고는 널리 이용되기

시작했으며, 취재기자들은 사진기술을, 사진기자들은 취재기술을 같이 겸비하도록 강요

받는 환경이 된 것이다.

기술의 발달이 직업의 영역을 모호하게 하고, 나아가 인적구조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

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례를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로 인류 역사에서 매우 빈번하게 관찰

할 수 있다. 산업혁명은 농업위주의 사회를 중공업 위주로 변화시켜 농촌인구의 감소와

함께 도시 노동자의 급격한 증가를 야기했었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의 출현과 근래의 모

바일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직업군을 탄생시켜 다시금 우리 사회의 인적구조 변동을 이

끌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또 어떠한가?

이미 로봇은 인간의 작업을 제조업 분야에서 대신하고 있고, 인공지능은 상용화 직전에

와있다. 다만, 산업사회와 다른 것은 당시의 기술변화는 대량생산과 관련한 노동시장 변

화에 기여했지만, 현재 기술의 변화에 의한 산업구조와 인적구조 변화는 개인화된, 맞춤

형 제품(혹은 서비스)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기자가 개인 휴대

폰으로 사진을 찍고 기사를 써 함께 편집해 전송하는 행위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미 일

반인들에게 보편화된 것이라는 점에서 시카고 선-타임즈의 인적구조 개편은 특정 주제,

소재, 개인에 맞는 맞춤형(customized) 혹은 틈새(niche) 주제를 찾아 기사를 작성하여

독자에게 어필하라는 시카고 선-타임즈의 요구일 수 있다.

74 한국콘텐츠진흥원

2013월간 창조산업과 콘텐츠 + 06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4.0 Special Issue : 콘텐츠와 창의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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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창조산업 스냅샷

세계 Entertainment and Media 시장매출 규모별 순위 (단위: 백만 달러)

순위 국가 2011 2012p 2013 2014 2015 2016 20172013-17

CAGR

1 미국 479,231 498,884 521,966 546,125 571,212 601,697 632,094 4.8

2 일본 189,532 191,621 194,939 197,652 199,945 201,668 203,062 1.2

3 중국 100,057 115,280 132,423 150,434 169,132 186,021 202,765 12.0

4 독일 95,092 97,439 99,864 102,515 105,070 107,555 110,023 2.5

5 영국 82,765 85,548 88,751 92,539 96,245 100,060 103,864 4.0

6 프랑스 66,847 69,666 71,420 73,302 75,014 76,804 78,378 2.4

7 대한민국 42,004 45,092 47,700 50,253 52,665 54,971 57,086 4.8

8 이탈리아 42,745 42,640 43,911 45,504 47,337 49,252 51,216 3.7

9 브라질 36,895 42,514 48,047 54,262 59,590 65,590 70,991 10.8

10 캐나다 40,252 41,527 43,420 45,469 47,710 50,070 52,905 5.0

상위 10개국 합계1,175,420

(75.4%)

1,230,211

(75.1%)

1,292,441

(74.7%)

1,358,055

(74.2%)

1,423,920

(73.6%)

1,493,688

(73.1%)

1,562,384

(72.6%)

11 호주 36,508 37,309 38,414 39,591 40,823 42,052 43,395 3.1

12 스페인 27,651 26,727 26,681 27,191 27,902 28,572 29,354 1.9

13 러시아 20,142 23,168 25,721 28,682 31,587 34,531 37,503 10.1

14 인도 20,025 22,890 26,205 30,326 34,526 38,702 43,075 13.5

15 멕시코 19,688 21,701 24,128 26,691 29,440 32,395 35,475 10.3

16 네덜란드 19,493 19,767 20,379 20,937 21,655 22,430 23,177 3.2

17 스위스 15,035 15,403 15,714 16,043 16,302 16,564 16,871 1.8

18 스웨덴 14,027 14,397 14,871 15,376 15,768 16,200 16,651 3.0

19 아르헨티나 11,560 13,270 14,945 16,701 18,455 20,163 21,770 10.4

20 벨기에 11,669 11,931 12,264 12,652 13,096 13,543 13,988 3.2

※출처 : PWC(2013),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2013-2017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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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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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 문화기술(CT)

|조 현 훈 (KOCCA CT사업화팀장)|

Cre

ati

ve T

ech

문화기술, 예술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예술은 기술을 발전시키고, 기술은 예술에게 영감을 준다.’ 픽사(Pixar)의 회장인 에드윈 캣멀(Edwin

Catmull)의 말이다. 문화예술은 본래 기술과 상관없는 분야로 여겨지기 쉬우나, 역사적으로 볼 때 기술

이 새로운 예술의 태동과 발전에 영향을 준 사례가 다수 발견된다.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뛰어난 예술가이자 과학자로서 예술과 과학의 접목에 수많은 선례를 남긴 바 있으며 독일의 작곡가 바그

너는 1850년 <미래의 예술 작품(Das Kunstwerk der

Zukunft)>이라는 저술에서 음악, 노래, 무용, 시, 시각

예술과 무대 디자인 기술을 오페라에 결합하려는 시도

를 보인 바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및 다양한 첨단 디지털 기술

의 발달은 문화예술의 속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은

물론, 문화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과거 붓과 물감, 연필로 캔버스에 그리던 그림은

컴퓨터로 구현되는 CG기술로 만들어져 0과 1의 신호에

기반을 둔 디지털 매체(CD/DVD/블루레이, 이미지/동

영상 등)로 변환·기록되어 데이터베이스에 보존되고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형태로 유포된다. 이처럼 문화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에 뿌리를 둔 문화기술

은 기존 예술을 제작, 기록, 보존, 유포하

는 데 큰 변화를 주고 있다.

현대 예술가들은 문화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표현기법을 창조해내거나 작가

※ 출처 : (상) Leonardo Da Vinci's Inventions(2013, http://www.leonardodavincisinventions.com/war-machines/leonardo-da-vincis-tank/)

(우) Kunst als neue Religion(2013, http://news.orf.at/stories/2159033/2159034/)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비행기)

오페라와 시각예술, 무대디자인 기술의 융합

76 한국콘텐츠진흥원

2013월간 창조산업과 콘텐츠 +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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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아이디어, 색채를 실체화하여 캔버스에 표현하는 등 전통 회화, 조각 등의 영역에서도 변화가 일어

나고 있다.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회화작가인 크래기 호스필드(Craigie Horsfield)는 바로크 시대

의 천재화가인 카라밧지오(Caravaggio)의 매력적인 음영표현과 같은 전통적 회화의 시각효과를 위해 아

래의 그림과 같이 군중신이 좀 더 사진같은 생생한 표현이 되도록 디지털 이

미징 기법을 활용하였다. 또한, 기존에는 실현 불가능했던 기념비적인 거대

조각 작품의 설계와 설치 등 문화기술은 예술가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아울러 문화기술은 기존 예술장르를 해체하고 서

로 융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

는데, 예술 작품의 표현에 각종 컴퓨터 기반 기

술과 센터, 터치스크린 등 인터랙티브 기술을 이

용하는 미디어 아트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연분야도 홀로그램, 로봇, 무대 디자인 장치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퍼포

먼스’와 같은 새로운 장르로 진화하고 있다. 이

처럼 예술가들이 서로 다른 이종 분야를 예술 작

품 내에 결합하는 주된 이유는 기존에 찾아볼 수

없었던 창의성과 새로움을 발견하고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여 관객이나 관람

자들과의 능동적인 참여를 통한 상호작용성을 증

대시키기 위해서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에 적용되는 문화기술

문화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문화예술분야는 전시, 보존, 공연 등 매우 다양하고 방대하다. 여기에서는 주

로 박물관, 미술관 등에 활용되고 있는 전시분야, 공공문화유산의 복원, 보존 등에 활용되는 보존분야, 전

통적인 문화공연 외에 관객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분야 등에 적용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전시에 문화기술을 적용한 사례로는 웹 기술을 이용해 가상박물관/미술관(Virtual

Museum)을 구축하거나 실재 박물관/미술관 전시를 관람할 때 PAD, 음성해설기 등의 모바일 기기나 스

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는 형태를 들 수 있다. 가상박물관은 박물관이

※ 출처 : (상) Leonardo Da Vinci's Inventions(2013, http://www.leonardodavincisinventions.com/war-machines/leonardo-da-vincis-tank/)

(우) Kunst als neue Religion(2013, http://news.orf.at/stories/2159033/2159034/)

안토니 곰리(작품 Exposure)

크래기 호스필스(작품 Via Carozza)

※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2012). 「CT 인사이트」, 통권 27호(12월호), p.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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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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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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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한 컬렉션을 디지털 포맷(이미

지, 동영상, 3D, 증강현실 등)으로

만들어 인터넷 웹사이트나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PC, 스마트폰, 태블

릿PC, PDA 등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조사결

과에 의하면 박물관 웹사이트를 방

문한 관람객의 70%가 실제 박물관

에 가게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

나, 가상박물관의 관람객 유치 효과

가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

라의 국립중앙박물관 가상박물관,

미국의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등 국내외 다수의 박물관/미술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가상 관람(Virtual Tou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문화유산 보존 분야에서도 문화기술을 적극적으

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디지털 계측 장

비와 컴퓨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통해 공공문화유산의 디지털 보존 작업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디지털 복원을 통해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파괴되어버린 문화유산을 가상세계 기술을 통해 되살려낼

수 있고, 기존의 문화유산을 보다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보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화재를 디지털화 하는

데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은 사진측량(Photogrammetry)과 레이저 스캐닝, 3D 모델링 기법이다. 국

내에는 2000년 이미 신라 왕정을 가상현실을 통해 복원한 후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서 선보였으며, 2001

년 황룡사 9층 목탑과 불국사를 복원해 국립공주박물관에서 3차원 입체영상으로 상영하였다. 또한 2005

년부터는 국내 캄보디아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 사원에 대한 복원도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연합

(EU)에서는 디지털 문화를 복원하고 가상 세계로 구현해내기 위해 2001년부터 3년간 ARCO(Augmented

Representation of Cultura Objects)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국내외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

이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아트는 문화기술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표현 방식과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구현하

는 예술 분야로 CT 기술이 예술과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다. 매년 오스트리아 린츠(Linz)에서 열리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페스티벌은 세계 최대의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로서 새로운 문화기술 트렌

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문화기술(CT)개발 과제를 통해 이란과 중국에 국내 최초로 미디어 아트 콘

국립중앙박물관

※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2012). 「CT 인사이트」, 통권 25호(8월호), p. 11.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78 한국콘텐츠진흥원

2013월간 창조산업과 콘텐츠 + 06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4.0 Special Issue : 콘텐츠와 창의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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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츠(㈜비주아스트)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한류바람과 함께 공연예술과 문화기술의 융합 측면에서

매우 관심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창조경제 시대에서의 문화기술개발 방향성

지난달 25일 출범한 새 정부의 정책기조는 ‘국민행복’과 ‘문화’ 그리고 ‘창조경제’이다. 문화역량과 과학기술

을 중심으로 창조산업과 이를 기반으로 시장과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은 이미 1990년대에 문

화산업을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으로 정의하고 최근에까지도 방송, 영상, 출판, 미술 등 총 13가지

분야를 포함하여 21세기 경제를 이끌 차세대 산업으로 선정하여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문화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체인 문화기술의 한 차원 높은

진화가 요구되며 이러한 자원에서 몇 가지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술중심이 아닌 문화예술에 방점을 두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문화기술이 정보통신기술 등 유사한 기

술분야와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적인 접근이 아닌 문화예술에 초점을 맞추

는 접근법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문화예술은 새 정부 정책기조인 창조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창의성

(Creativity)’ 그 자체이므로, 문화기술의 목적은 문화예술적 표현 능력을 향상시키고 기반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예술 중심적 시각에서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

둘째, 활용성과 접근성이 높은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문화산업은 이를 향유하는 일반 대중과의 접점을 확

대할수록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

하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의 히데야키 오가와(Hideaki Ogawa) 교수는 지난 16일 문

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이 주관한 ‘CT포럼 2013’의 기조연설에서 “창조경제 시

대에서의 문화기술은 개개인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그 속에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촉매제이다.”라고 밝

히며, ‘국내 문화기술의 창조경제 견인 방향성’과 관련, “누구나 쉽게 교감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는 문화

기술 성장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문화기술의 활용성과 접근성에 강조점을 두었다.

셋째, 문화기술 융합인재양성과 협업 활성화가 요구된다. 문화예술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는 서로 완전히 다

른 학문적/기술적 배경에서 육성되었기 때문에 이들의 융합 연구와 새로운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서로 다

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게되면, 서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할 수 있을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미술가,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컴퓨터 프로그

래머와 같이 융합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예술가, 과학자 등 이종 분

야 전문가들 간의 교류와 협업을 장려해야한다. 예술가, 인문학자, 과학자, 공학자가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포럼이나 연구 그룹 형성이 문화기술 연구 및 기술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 Loomis. R.J., Elias. S.M., & Wells. M.(2003). Website availability and visitor motivation: An evaluation study for the Colorado Digitization

Project, Retrieved from http://www.cdpheritage.org/resource/reports/loomis_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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