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새로 태어나는 비닐봉투 대형마트의 매장 안은 주말이라 그런지 장을 보는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들 속에서 필요한 것을 이것저것 카트에 실었다. 카트 에 실은 물품을 계산대 위에 다시 올려놓았을 때 직원이 느닷없이 툭 말 을 던졌다. “봉투필요하세요? ” .... 네” “200원입니다” 주섬주섬 챙긴 우유와 두부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던 손이 멈칫했다. 12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Embed Size (px)

DESCRIPTION

 

Citation preview

Page 1: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새로 태어나는 비닐봉투

대형마트의 매장 안은 주말이라 그런지 장을 보는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들 속에서 필요한 것을 이것저것 카트에 실었다. 카트

에 실은 물품을 계산대 위에 다시 올려놓았을 때 직원이 느닷없이 툭 말

을 던졌다.

“봉투필요하세요? ”

“....네”

“200원입니다”

주섬주섬 챙긴 우유와 두부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던 손이 멈칫했다.

12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Page 2: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당연히 비닐

백에 넣어 주는 줄 알았는데... 웬 200원?’

‘원래 그냥 주는 것 아닌가요?’하고 되물어 볼 틈도 없이 직원의 입

이 다시 열렸다.

“생분해 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봉투입니다.”

그날 저녁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또 다른 봉투에 관한 소식을 전했다.

‘1회용 비닐 쇼핑백 사용, 사실상 전면 중단.’

큰 자막이 나오자마자 그 내용을 설명하는 앵커의 말이 이어졌다.

“앞으로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도 1회용 비닐 쇼핑백이 사라집니다. 대

신 재사용 종량제 봉투 등이 사용되는데 연간 33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예상되고 있습니다. ◯◯◯ 과학전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음 화면에는 기업형 슈퍼마켓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가

잡혔다. 화면이 기자의 얼굴에 클로즈업되면서 기자의 입이 열렸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비닐은 편리성과는 달리, 쉽게 썩거나

분해되지 않아서 소각을 해야만 됩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앞으로 1

회용 비닐 쇼핑백 사용이 사실상 전면 중단됩니다. 정부는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2

년 2월부터 전국 8백30여 개 매장에서 비닐 쇼핑백 사용이 전면 중단됩

니다. 대신 장바구니를 제작해 보급하거나 분해가 되는 비닐봉투 판매

13

Page 3: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가 확대됩니다. 이번 협약에 따라 1회용 비닐 쇼핑백 사용량이 연간 6천

6백만 장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33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이산화탄소 발생량 역시 2천8백여 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뉴스 ◯◯◯기자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비닐봉지사용을 줄여서 환경을 보호

하고지구의온난화를방지하기위해많은노력을기울이고있다. 덴마크

는 1994년부터 포장세를 도입해 비닐봉투 소비량의 66퍼센트를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그 후 2002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

하는 캠페인이 확대됐다. 지난 2005년에는 프랑스 의회 의원들이 2010년

까지 분해되지 않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국 세인즈베리 슈퍼마켓(Sainsbury’s Supermarket)은‘나는

비닐봉투가 아닙니다 (I’m not a plastic bag)’라고 적힌 유명 백 디자이너

엔야 힌드마치(Anya Hindmarch)가 만든 가방을 제공해 큰 성공을 거뒀

다. 비닐봉투 사용이 범죄인 곳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03년 5월

부터얇은비닐봉투사용을불법화해만약이를어기면미화약1만4천달

러에달하는벌금을징수하거나징역10년을선고하는중형을내린다.

많은 국가에서 검은색 비닐 봉투를 금지하는 것과 마트에서 200원을

지불하더라도 생분해성봉투를 사야 하는 것 모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일

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은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14

Page 4: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지구를 물려주는 중요한 일이며, 당연히 조금씩 더워지는 지구 등, 현재

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200원’이었다.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공짜로 나누

어 줄 만큼 저렴하던 것이 지금처럼 비싸지면 모든 사람들이 쉽게 쓰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공짜로 주던 까만 비닐 봉투처럼 분해되는 비닐봉투도 마트나 동네

구멍가게에서 돈을 받지 않고 손님에게 그냥 주면 안 될까?‘

주말의 마트에서의 비닐봉투와 TV 뉴스는 꼭 풀어야 될 숙제 하나를

던져 준 기분이었다. 지구 온난화도 해결하고 가격도 저렴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비닐봉투 제작방법은 무엇일까?

이 숙제를, 고민을, 과연 21세기의 우리는 풀 수 있을까?

이렇게 새로운 방법으로 만든 비닐봉투, 즉 새로운 플라스틱 원료가

절실한 까닭은‘더워지는 지구’같은 환경문제와 더불어 석유가 언젠가

는 고갈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있기 때문이다. 석유의 매장량이 점점 줄

고 있고 이를 원료로 만들고 있는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값도 또한 오

르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절실하다.

그 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15

Page 5: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나무, 산에 있는 나무가 바로 그 답이다.

본래,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는 나무나 풀이 지하에 오랜 동안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서 생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 풀, 즉 바이오매스

를 석유와 같은 물질로 변화시키면 문제는 풀릴 것이다. 그로부터 플라

스틱 원료나 휘발유와 같은 물질을 만들어 내면, 더욱이 그 모든 공정을

짧은 시간과 저렴한 비용으로 해낼 수 있다면 말끔하게 해결될 것이다.

즉, 태양만 있으면 저절로 자라는 나무에서 각종 화합물로부터 플라스

틱에 이르기까지 모든 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밤새워서 고민을 하고 나무로부터 플라스틱 연료

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생물학적인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고 물리

화학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다.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대학과

국공립연구소의 연구실에서 그리고 기업의 실험실에서 진행되고 있고

이미 상품으로 나온 것도 있다.

이제 세상이 변하고 있고 그 시작은 석유에서 만들었던 비닐쇼핑백

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그 빈자리를 나무와 같은 바이오매스

를 원료로 만들어진 새로운 쇼핑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무

가, 산소와 시원한 그늘을 주는 나무가 이제 세상을 살리는 시대가 다가

오는 것이다. 쇼핑백은 시작일 뿐이다.

십년 후의 달라진 우리 집을 상상해 본다. 우선 바닥의 비닐장판이 모

16

Page 6: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두 나무에서 만들어진 장판으로 바뀌었다. 나무에서 뽑아낸 원료는 또

한 식탁위의 플라스틱 컵도 바꾸어 놓았다. 튼튼하기도 하지만 비싸지

도 않다. 무엇보다 사용 후에 버려도 쉽게 분해된다. 거실을 차지하던

TV도 석유 유래의 외장재가 모두 나무 유래의 플라스틱으로 변하 다.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모든 문명의 혜택은 사실상 석유에서 오고

있었다. 내가 입고 있는 옷도 거의 대부분 석유유래의 섬유원료에서

만들어 졌다.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인조 가죽의 시트와 운전대의

비닐가죽까지도 모두 석유에서 만들어졌다. 내장재는 물론 가장 중요

한 연료도 멀리 사우디의 사막에서 퍼 온 원유에서 만들어졌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사실 원유에서 만들어 진 것에 둘러 싸여 있다. 21세기

는 석유문명의 시대라는 것이 실감난다.

석유 문명이 바이오매스 문명으로 바뀌어야 되고 바뀌고 있는 이유

가 이제는 이해된다. 이제 나무에서 플라스틱이 열리고 휘발유가 흘러

내리는 시대가 코앞에 와있다. 그동안 우리의 삶이 석유자원에 의지해

왔다면 머지않아 나무를 이용하는 기술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화학 기술이 우리와 후손을 위한 미래의 주요 산업기술로 주목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슈퍼마켓에서 200원하는 생분해성 봉투도 다시 무료로 받을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17

Page 7: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 친구란 말보다 더 친한 말‘바이오매스’

우리 주위에 바이오매스는 너무도 많다. 바이오매스(Biomass)란 나무,

풀 같은 생물체를 말한다. 정원에서 자라는 소나무도 잔디도 텃밭의 감

자도, 고구마도 모두 바이오매스다. 또 먹을 수 있는 식량도 인도네시아

의 팜나무도 필리핀의 바나나도 바다의 미역도 모두 바이오매스다.

그럼 왜 그냥 생물체라고 하지 않고 굳이 바이오매스라고 부를까?

바이오매스의 의미는 산업적으로 사용 가치가 있는 생물체를 주로 이야

기하기 때문이다. 즉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에너지

혹은 화학원료로 쓰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나무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만약 산에 있는 소나무를 보고‘그것 참 잘생긴 정원수다’라고 하는 것

은 소나무의 미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소나무를 보고

저건 중요한 바이오매스라고 부른다면 소나무가 산업적으로 쓰일 수 있

는 자원이라 칭하게 되는 것이다. 즉 바이오매스란 말 속에는 소나무를

직접 땔감으로 쓸 수도 있고, 열분해를 하여 플라스틱의 원료로 쓸 수도

있으며, 잎을 발효시켜 술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가 담기게 된다.

18

Page 8: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19

당분작물

사탕수수 사탕무 단수수

탄수화물 형태

리그노셀룰로오스

옥수수 쌀 보리

카사바 감자 고구마

우드칩 사탕수수 버개스 볏짚

바이오매스별주성분

Page 9: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사례: 국내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SK케미칼에서 개발한 에코젠은 옥수수, 과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원

료를 기반으로 만든 친환경 고분자물질이다. 이 때문에 석유를 기반으로

만든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또한 투명

성·내열성을 갖추기 위해 기존의 생분해성 고분자 등의 장점은 최대한

수용하고 단점은 보완했다. 에코젠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처럼 투명성

을 띠지만 이와는 달리 유해물질이 없고, 가공성이 뛰어나지만 열

(90~120도)에도 잘 견딘다.

최근 에코젠은 미국 식약청 인증을 획득했다. 에코젠은 자체 개발한 고

기능 소재 신물질로, 국내 화학물질로는 미국 식약청의 인정을 받은 것

은 최초다. 세계 최초로 상업화된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에코젠은 지난

2006년부터 4년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의 고기능성 수지의 장점인

투명성, 가공성, 내화학성 및 내열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제품이다.

20

에코젠을원료로제작된스포츠물병

Page 10: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또「2010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되어 국내외에서 친환경 소재로

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에코젠이 이번 인증 획득에 성공함에 따라 현재 전 세계 트렌드인 친환

경 콘셉트에 부합하는 전자소재, 식품용기, 건축소재 등의 용도로 다양

한 개발이 가능하게 된 것은 물론 국내외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적용을

진행해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 국 펩시, 재활용 가능 및 생분해성 컵 출시

최근 우리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 펩시는 재활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컵을 다섯 가지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 경기장,

테마파크, 대학 캠퍼스 등에서 고객들은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재활용

및 생분해 처리 시설에 따른 적당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옵션 속에는 완전히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플라스틱 뚜껑과 20%의 재활

용 재료로 만들어진 컵, 그리고 생분해성 왁스와 재생 가능 자원을 활용

한 생분해성 종이컵이 포함된다.

21

Page 11: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컵에는 펩시로고와 함께 녹색 이미지가 표시되어 있어 환경적인 이익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펩시사는 특히 친환경 포장에 대한 대학생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친환경 컵을 도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는 펩시사의 연구에 따른 것이다. 연구 결과, 소비자의 94%가 음료 포

장의 환경적 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X

세대와 Y세대의 60%는 환경에 이로운 재활용 음료 포장에 더 높은 비용

을 치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펩시의 환경 관련 계획에는 바이오 기반 원재료로 만든 100% 재활용 병,

즉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병의 개발이 포함돼 있다.

22

Page 12: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일석이조’로 다가오는 바이오매스

세상은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바뀌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유가

격이 올라가고, 이 때문에 플라스틱 원료 가격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

과 지구를 데우는 온실가스로 인해 국가들의 규제가 심할 것이라는 우

려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옥수수에서 플라스틱을 만드는 비용이

원유에서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가 세상을 바이오플라스틱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시장규

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의 성장률은

41%나 증가했다.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이미 석유시장을 누르고 세상

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탕수수로 넘쳐나는 브라질에서는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에 사용하

기 시작한 지 오래다. 지금은 에탄올을 원료로 이용해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을 연간 20만 톤 생산하고 폴리프로필렌

(Polypropylene, PP)*도 준비 중이다.

다국적기업‘노보자임’은 그동안 쌓아온 바이오기술을 바탕으로 사

탕수수로부터 폴리에틸렌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도 이미 이 연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닛폰전기는

농촌에서 나오는 볏짚과 일종의 땅콩 같은 식물인 캐슈넛을 이용해 바

23

Page 13: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이오플라스틱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볏짚과 캐슈넛은 한 해 100만 톤 정도가 그냥 버려진다.

2013년부터는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바이오플라스틱을 컴퓨터 외장재

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제 컴퓨터도 볏짚을 이용해서 만들게 되는 것

이다.

자동차는 첨단기술의 집합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이 제일 먼저 사용된 곳도 바로 자동차다. 미국 자동차 기업인

포드는 콩으로부터 자동차용 시트를 만들고 있다. 포드에서 만든 스포

츠카 머스탱을 타는 사람들은 운전을 할 때면 콩밭에 앉아 풋풋한 풀냄

새를 맡으며 운전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지금 포드에서는 시트도 손잡이도 바이오화학으로 만들고 옥수수에

서 만든 에탄올이거나 콩에서 만드는 바이오디젤을 사용해 자동차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24

바이오플라스틱으로만든컴퓨터외장재

Page 14: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자동차 같은 산업용 소재에 부는 바이오플라스틱은 이미 일반인들

이 잘 알고 있는 물건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안경테도 바이오플라스

틱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에서는 식물에서 만든 플라스틱으로 안경테를 생산하고 있다.

융점*이 210℃나 되는 이 플라스틱은 항균작용을 통해 피부 발진도 줄

인다고 한다. 지구도 살리고 인체에도 해가 없고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기식의‘일석이조’다.

호주의 한 플라스틱 회사에서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녹말로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가방을 만들었다. 지구를 데우는 온실가스인 이

산화탄소를 내보내지 않고 회수하여 녹말과 섞어 가방을 만들고 사용

후 이 가방은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쇼핑백은 일반인의 생각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효과를 줄 수도 있

다. 아무리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으면

일반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모두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쇼핑백을 들고 다닌다면‘지구

온난화를 막고 지구를 살리자’는 캠페인에‘나’도 동참한다는 뜻이 되

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3% 이상이 쇼핑백 대신 재사

용 가능한 백, 혹은 생분해성 쇼핑백을 선호한다고 했다.

25

Page 15: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호응하면 세상이 바뀐다. 우선 쇼핑백 하나로

위험에 빠진 지구를 구하는 일을 먼저 시작할 때다.

∷ 하인즈, 코카콜라의 식물성 용기를 케첩용기로 사용

하인즈 케첩 용기는 브라질 사탕수수에서 유래한 에탄올을 30% 이상 포

함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에 코카콜라의 식물 소재 용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인즈는 이미 코카콜라의 기술 채택이 1983년 처음으로 소개한 플라스

틱 소재 이후로 케첩 용기의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해 왔었다. 하인즈

는 이와 관련해“전 세계적으로 하인즈의 케첩 용기를 식물성 용기로 전

환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이미 밝혔고 2011년 6월에는 모든 20온스 케첩

병에“내 병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라는 라벨이 표기된 식물성 용기

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6

Page 16: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제품 주기 분석에서는 이 포장을 사용함으로써 12~19%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겠다고 보고했다. 또 코카콜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0년 바이오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해 약 3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또는 6만 배럴의 오일을 아끼는 효과도 봤다고 밝혔다.

하인즈는 이 용기에 담긴 케첩을 국에서 2012년 초부터 판매하고 있으

며 약 1억2천만 개의 용기를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12년 1

월부터는 캐나다에서도 이 용기를 사용한 케첩을 판매하고 있다.

∷ 이탈리아, 일회용 플라스틱 봉투 사용 금지 조치로 바이

오플라스틱 사용 증가

이탈리아 정부는 유럽연합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쇼핑백의 사용을 금

지하 다. 이탈리아 환경단체 르삼베에는 금지령을 통해 매년 이산화탄

소 방출량의 18만 메트릭톤을 줄일 수 있고, 플라스틱 쇼핑백의 부적절

한 처리로 인해 죽게 되는 10만 마리에 달하는 해양 포유동물을 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 금지령에 관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73%

이상이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없다면 재사용이 가능한 쇼핑백을 사용하

겠다고 말했다.

27

Page 17: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현재 플라스틱 쇼핑백 금지령이 있는 도시는 많지 않지만 과거에도 대다

수의 기업은 플라스틱 쇼핑백 사용을 줄여오고 있었다. 이케아 회사는

플라스틱 쇼핑백을 저가의 재사용이 가능한 쇼핑백으로 대체함으로써

90% 정도의 플라스틱 쇼핑백 사용을 줄 다.

바이오플라스틱을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세라플라스트(Cereplast)사는

재무보고에서 전년 동기의 30만 달러에 비해 24배 많은 720만 달러의 수

익을 달성했다. 기업의 수익 및 수요 증가의 원인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기타 신흥시장에서 비닐봉투 사용 금지 및 바이

오플라스틱 활용을 권고하는 내용의 법률 조치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업체인 노바몽사는 2012년 말 또는 2013

년 초까지 연산 8만 톤에서 15만 톤으로 바이오폴리머 생산 용량을 증가

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자사의 바이오폴리머 판매가 지난 몇 년간

매년 20∼30% 증가해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발표한 플라스틱 봉투 사용 금지가 직접적으로 최근 바이

오플라스틱 투자 활동에 도움이 되었는지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

일랜드와 프랑스는 2002년 이후 일회용 봉투 이용에 세금을 부과해 사용

량이 감소하는 등 정부의 금지령이 효과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28

Page 18: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29

사례: Du Pont의 200년 역사와 변신에 대해

세계적인 화학회사로 알려진 미국의 듀퐁(DuPont)사는 1802년에 창립

되었으니 그 역사가 210년이 되었다. 창립 초기에는 다이너마이트, 폭약

등 화약류를 주로 만들어 판매하 다. 그 이후 1935년에는 Nylon을 합성

하여 유명하게 되었으며 다시 고분자 및 석유화학으로 주업종을 바꾸어

세계적인 화학회사로 자리 잡았다. 1990년에 들어오면서는 에너지사업

과 바이오산업, 지식기반 산업을 접목하면서 또다시 변신을 꾀했다. 최

근 들어 듀퐁은 바이오산업의 육성, 대체에너지 산업 등 지속 가능한 제

품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기업경 목표를 선포하 는데, 이제는 매출규

모 면에서 화학회사가 아닌 바이오회사로의 변신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듀퐁은 옥수수 전분으로부터 PDO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을 개

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바이오공정을 이용한 때문에 이를 Bio-PDO라

고 부른다. 과거에는 유럽의 화학회사가 화학촉매를 이용하여 PDO를

생산하 는데, 듀퐁의 기술은 이보다 더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것이다.

듀퐁은 이 기술을 이용하여 2006년 말부터 PDO를 생산하고 있으며, 여

기에서 생산된 PDO를 이용하여 PTT(poly-trimetylene terephthalate)라는

Page 19: 1 1 식물에서 친환경 소재를 얻다

고분자 화합물을 생산하고 이것으로부터 새로운 기능을 갖는 섬유(소로

나)를 개발하여 시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옥수수전분보다 더 값싸게 얻

을 수 있는 리세롤(glycerol)을 원료로 하여 미생물을 배양하고 여기서

PDO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기존의 기술보다 우수한 기

술을 개발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경제적인, 한 단계 높은 기술을 개발

하여 경쟁력에서 계속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한 가지 사례이다.

듀퐁은 자사의 소로나 열가소성 폴리머와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나일론

과 같은 재생 가능한 기반의 폴리머 벌크 제품은 이미 자동차 시장에 나

와 있다고 밝혔다. 듀퐁의 개발 매니저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

의 바이오폴리머들이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자동차

부품 용도의 고성능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이 때문에 바이오 기반 제품은 이들이 대체하고자 하는 본래 소재의 기

능을 유지하거나 개선시킴과 동시에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이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듀퐁의 소로나 폴리머는 2009년 12월 출시된 도요타의 새

로운 모델의 자동차 천장 표면 외피 및 햇빛 가리개 필라 장식물에 들어

가는 셀룰로오스 제재로 사용되고 있다.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