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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Vol.103 2015 MAY COVER STORY AIIB 가입과 사드 배치 첫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나경원 인터뷰 현장 중계 한중 평화통일포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5월 19일 국민대통합위원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그리고 개신교와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우리나라 대표 종단과 함께 ‘8천만이 행복한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주제로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토론회 일시 : 2015. 5. 19(화) 오후 2시 장소 :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B2 그랜드볼룸)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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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민주

평화

통일

자문

회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Vol.103 2015 MAY

COVER STORY

AIIB 가입과 사드 배치

첫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나경원

인터뷰

현장 중계

한중 평화통일포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5월 19일 국민대통합위원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그리고 개신교와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우리나라 대표 종단과 함께 ‘8천만이 행복한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주제로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대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토론회 일시 : 2015. 5. 19(화) 오후 2시 장소 :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B2 그랜드볼룸)

Page 2: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2015 May 32

북한이 고립과 정체 버릴 때 새로운 한반도 만들 수 있어

통일이 내일 당장 오지는 않더라도, 미래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믿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지금 그러한 자세로, 평화통일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제 무모한 도발을 포기하기 바랍니다.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고립과 정체를 버리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올 때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사 중에서>

이 달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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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COVER STORY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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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이야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국 광저우협의회는 3월 29일 광저

우한국학교에서 광둥성 소재 11개 한글학교와 한인동포 청소

년 300여 명을 대상으로 제4회 통일골든벨 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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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 VOL. 103

통권 제103호 2005년 5월 1일 창간

발간등록번호 11-1081000-000009-06

발행일 2015년 5월 1일

발행인 박찬봉

발행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 (우)100-856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84

대변인실 02-2250-2264~6

기획편집위원 김근식, 박인휘, 손현수, 유호열, 윤덕룡, 윤여상, 조봉현, 최진욱

편집디자인·인쇄 동아일보 출판국·삼성문화인쇄(주)

자료사진 동아DB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대통령 자문 헌법기관’입니다.

•<통일시대>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통일시대>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홈페이지(www.nuac.go.kr) e-book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지상 중계 2015 한.중 평화통일 포럼

한.중협력으로 북 개혁.개방 이끌어야

먼저 온 통일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 1년 결산

탈북민에게 꼭 필요한 ‘친구’가 되다

통일 공감 청년위원과 통일동아리 대학생의 만남

“무기력과 무관심 깨고 젊은이들이 통일의 주역 돼야죠”

현장 중계 2015 자문위원 직능별 정책회의

열띤 토론 속에 창의적 제안 속출

협의회 탐방 충남 서천군협의회

연탄처럼 은근하고 화끈하게 ‘10년 대계’ 장기사업으로 승부

뉴스 & 민주평통

‘생생기자단’ 위촉 등

작은 통일 북한 말→ 남한 말 전환 앱 개발 주역들의 의기투합

“언어 장벽 해결해야 탈북 학생 정착 가능” | 박창규

길 위에서 전북 남원 바래봉과 산 아래 비전마을

핏빛 띤 꽃불 활활 환상의 철쭉 꽃밭 | 양영훈

통일칼럼

‘친한(親韓) 글로벌 차세대’ 육성하자 | 손현수

통일퀴즈

이 달의 메시지

북한이 고립과 정체 버릴 때 새로운 한반도 만들 수 있어

사드 배치와 AIIB 가입의 득실

한국 외교,

또 다른 기회될 수 있어 | 김태현

AIIB의 인프라 투자와 북한

중국 주도 금융 지원으로

개혁 · 개방 기대 | 남성욱

분석 2015년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

경제 문제 한발 후퇴, ‘인민 생활 향상’ 헛구호 되나 | 임강택

분석 북한의 농업정책 변화와 남북 농업협력

식량 부족 타개책 없어,남한과의 협력 절실 | 김영훈

포커스 김정은 시대 이후 확대되는 해외 인력 파견

초보적 인권도 허용 않고 외화벌이에 내몰아 | 강철환

인터뷰 헌정 사상 최초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나경원

“남북관계 풀어가는 데 역할했으면... 기회 되면 방북할 것” | 엄상현

초점 서초동 시대 연 통일연구원 최진욱 원장

“통일 연구의 글로벌 허브 만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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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15 May 7

커버스토리 | 격동하는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 통일 환경

AIIB와 사드는 우리 외교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상징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 가입은 동맹국인 미

국이 불편해하는 사안이었고, 미국이 원하는 사드의 한국 배치는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노골적으로 반대

한다. 이런 미묘한 갈등 국면에서 AIIB 가입과 사드 배치가 과연 우리에게 난처한 선택의 문제이기만 한지, 우리의 외

교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점검해본다.

한국 외교, 또 다른 기회될 수 있어사드 배치와 AIIB 가입의 득실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Asia Infrastruc

ture Investment Bank)과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고고도 미사일 방어).

이 두 가지는 우리나라 외교의 곤궁한 처지를 대표하

는 것처럼 논란의 대상이 됐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는

동맹국인 미국이 불편해했고, 미국이 원하는 사드의

한국 배치는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노골

적으로 반대하기 때문이다. 강대국 사이에 선택을 강

요받아온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질곡, 곧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격이 되는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는 당연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

과 중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은 오히려 축복”이

라고 했다가 안이한 상황 인식이라고 호된 비판을 받

았다. 박근혜 대통령도 “‘큰 일 났네’라고 할 일이 아니

다”라고 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진 못하고 있다.

도대체 AIIB와 사드의 무엇이 문제인가. 과연 그것

이 우리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외교적 난제인가. 우리

의 전략은 무엇인가?

4월 15일 중국 재정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34개국, 유럽 20개국, 미주 1개국, 아프리카 2개국으로

구성된 AIIB 창립 멤버를 확정해 발표했다. 아세안 10개

국, 브릭스(BRICS) 5개국(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모두 포함됐다. 미국, 일본, 캐나

다를 제외한 G7 국가, 그리고 미국을 추종하는 호주도

포함된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미국 외교의 대실패라는 평가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막지 못한 ‘실패’가 아니

라 애초에 그것을 막으려고 했던 ‘실수’에 있다. 그리

고 그 장기적 결과는 미국에 크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

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AIIB에 가입했다고 해서 미

국에 미안해할 일은 전혀 아니다.

21세기 미국의 국가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양국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충돌할 경우 단

호히 대처하지만 냉전과 같은 전면적 봉쇄와 대결은

대안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중국을 포용하되 중국의

국력이 국제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되는 것은 되도록

이면 지연시키는 게 좋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미국의 AIIB 설립 저지는 ‘실패’가 아니라 ‘실수’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때, 미국은 두 가지를

따진다. 첫째는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직접적이고 중대

한 위협이 되는지, 둘째는 중국의 시도가 성공할 확률

이 얼마나 되는지다. 미국의 이익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성공 확률과 무관하게 반대해

야 한다. 완전히 저지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가

급적 그 효과를 약화시켜야 한다. 위협의 정도가 크지

않다면, 위협 시도의 성공 확률을 따진다.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면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다. 성공 확률이 높

은 경우 차라리 그것을 다독여 장기적이고 대국적인 견

지에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이끄는 것이 낫다.

AIIB는 바로 이 마지막 경우에 해당한다. 즉 AIIB의

설립은 미국의 이익에 직접적이거나 중대한 위협이

아니다. 또 그 명분과 현실을 고려하면 성공할 가능성

이 높았다. 이 때문에 그것을 저지하려고 했던 미국의

전술적 선택은 ‘대실수’였다.

우선 명분 측면을 보자. AIIB는 고도성장을 하는 아

시아 경제를 뒷받침할 인프라의 부족, 그리고 그것을

충당할 재원 부족이라는 현실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개발원조라는 명분이 있다. 또 지금의 세계 3대 금융

기관, 즉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

행(ADB)의 지배구조가 불공평하다는 측면도 있다. 세

계은행은 미국, IMF는 유럽, ADB는 일본이 총재직을

독점해왔고, 경제력에 비례해 지분과 의사결정권을

분배한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과소 지분 문

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도 인정하는 문제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오하이오 주립대 정치학 박사. 세종연구소 연구위

원 및 외교안보연구실장, 민주평통 상임위원 역임.

현재 외교부 ·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이자 중앙대 국가

대전략연구소장.

Page 5: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유통되는 것, 외환보유액을

금고에 쌓아두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 중국은

쌓아놓은 외환을 활용해 독자적인 투자은행을 설립하

고 그것을 통해 좀 더 직접적이고 배타적인 영향력 확

대를 기할 수도 있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해야 하는

바, 또 가장 우려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냉전 시대

당시 소련의 행태가 바로 그랬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마땅히 AIIB를 포용했어야 했다. 체

면상 직접 참가하지 못하면 동맹국들의 참가를 반대

할 게 아니라 독려해야 했다. 그리하여 중국의 영향력

을 희석하고, 그 운영을 다자주의적 금융 질서, 경제

질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도록 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으니 이것은 미국 외교의 실수

일망정 실패는 아니다.

우리의 처지를 보자. AIIB 참여는 저개발국 개발 지

원이라는 명분이 있다. 저금리 시대의 현명한 투자이

자, 크게는 세계 건설시장 활성화를 통해, 작게는 인

프라 사업 참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실리도 있다. 또 그것을 북한의 인프라 구축에 활용할

수 있으니 일종의 국제적인 통일 재원인 것이다. 우리

외교부가 이 점을 미국에 설득하지 못하면 그때 가서

외교부를 질책할 일이다.

사드, 한국 ‘배치’와 ‘구매’는 다른 문제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국이 요청

한 바도 없고, 미국과 협의한 바도 없으며, 아직 결정

된 바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또 4월 10일 한국

을 방문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사드는 아직

생산 단계이지 배치를 협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초래된 이유는 중국이 한

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드란

무엇이며 어떤 점이 문제인가.

우선 사드를 ‘고고도(高高度) 미사일방어’ 체계라고

번역하는 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다.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라는 이름에서 ‘High’만 읽을

게 아니라 ‘Terminal High’라고 붙여 읽어야 한다.

‘Terminal’이란 추진→비행→진입으로 구성되는 탄도

미사일의 궤도 중 마지막 단계를 의미하니 ‘진입고도’

라고 번역하는 게 옳다. 그래도 150km가 넘는 고도에

서 작동하니 ‘고고도’가 맞기는 하다.

그리고 이것이 이 체계의 장점이다. 사드는 적의 미

사일을 추진 단계에서부터 추적해 그 궤적을 정확하

게 계산하고 가속도가 붙기 전인 진입 초기 단계에서

요격함으로써 높은 명중률을 자랑한다. 그것이 가능

하려면 광역 레이더가 필요한데 그 레이더의 반경이

중국에 미치니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부터 미국

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 체계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불만과 불안이

있다. 미사일 방어는 그야말로 방어체계이기 때문에 중

국과 러시아를 직접 공격하지는 못한다. 다만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공격무기로 선제 공

격할 경우 그들의 제2차 가격 능력, 즉 보복공격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반발하는 것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오른쪽)가 지난 3월 17일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러셀 차관보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를 MD의 연장선에서

접근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것은 한반도에 진입하는

미사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국이 반격의 대상

으로 한반도를 설정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지금 논의되는 것은 미군이 보유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이지 한국이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이 주한미군의 보호를 위해 자국의 비용으로 배치하

는 것을 굳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또 그로써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억지하고, 나아가 유사시 요격한다면

그 혜택을 누리는 우리로서는 고마운 노릇이니 반대

할 이유도 없다. 다만 8억 달러, 약 9000억 원에 달하

는 사드를 ‘구매’하는 문제는 전혀 별개로, 비용과 효

과를 신중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대화 의사 유도할 수도

일부에서는 사드 배치가 군비 경쟁을 초래할지 모

른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이 요격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를 금

지하는 ABM조약을 맺은 것이 그 때문이었다. 즉 상호

핵 억지 상황에서 일방이 MD를 구축하면 타방은 제2

차 가격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MD를 무색하게 할 공

격 능력을 구축해야 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 처지에서 사드 배치로 북한이 보

유한 미사일이 무력화된다면 그것을 상회하는 미사일

능력을 구축하고, 그에 따라 한국도 사드를 더욱 강화

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용을 감

당하기 어려운 북한이 오히려 대화에 임하는 유인이

될 수도 있다. 1980년대 중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전략방위구상’이라는 이름으로 MD를 추진하겠다고

하자 그로써 초래될 추가적 군비 증강을 감당하지 못

할 것을 우려한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상호 군축을 추

진함으로써 냉전이 종식됐던 역사도 있다.

결국 우리로서는 미국의 사드 배치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중국의 우려와 반대도 근거가 약하다.

그럼에도 논란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정부가 소

위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AIIB의 경우는 미국이, 사드의 경우는 중국

이 ‘오버’했다. 그들이 ‘오버’한 이유는 모든 문제를 전

략적 경쟁의 시각에서 보는 ‘강대국식 사고방식’에 젖

어 있기 때문이다. 강대국이 아닌 우리는 그들의 사고

방식에 갈팡질팡할 것이 아니라 우리 처지에서 우리

식으로 생각하고 그에 따라 확고하게 처신해야 한다.

‘강대국식 사고방식’은 미·중관계를 전략적 측면에

서만 접근해 상대의 득이 곧 자국의 실이라고 보는 제

로섬 사고이며, 달리 보면 냉전적 사고와 다르지 않

다. 미국의 ‘오버’가 자충수가 되듯이 중국의 ‘오버’도

자충수로 끝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자충수가 된

것은 바로 이를 낳은 냉전적 사고가 시대착오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국으로서 대한민

국의 외교는 그 같은 시대적 상황을

빨리 읽고 강대국식 사고, 냉전적 사

고에서 자유로울 때 가능하다. AIIB

와 사드 문제는 그 같은 사고를 탈피

해 우리의 외교력을 다듬고 외교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

다는 점에서 축복이다.

지난 4월 15일 중국이 발표한 AIIB 참여국가에는

브릭스 5개국이 모두 포함되었다. 사진은 지난해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여한 러시아, 인도, 브라질,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 정상들(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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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15 May 11

커버스토리 | 격동하는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 통일 환경

█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설립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참가국 규모

만도 마지막에 가입 의사를 표명한 노르웨이와 아이슬

란드, 대만을 포함할 경우 57개국에 이른다. 홍콩 인

터넷 신문 ‘봉황망(鳳凰網)’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

개 상임이사국 중에는 미국을 제외한 중국, 영국, 프랑

스, 러시아 등 4개국이 모두 참가했으며, 주요 20개국

(G20) 중에는 13개국이 가입을 신청했다며 글로벌 은

행 설립의 의미를 부여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AIIB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처음 제

AIIB의 인프라 투자와 북한

중국 주도 금융 지원으로 개혁 · 개방 기대중국이 주도하는 AIIB 창설이 북한의 개혁 · 개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국제사회에서 테러 국가로 지목받아 경제 지원을 제한받아온 북한으로서는 중국 주도 금융 지원을 받기

수월해지고, 이 같은 지원을 받으려고 북한 스스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개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4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정상회담 후 기념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파키스탄의 도로·철도·발전소 건설 등 대규모 사업에 차관 지원을 약속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미주리주립대 응용경제학 박사. 남북경제연구소 소

장, 북한연구학회 부회장, 민주평통 사무처장 역임.

안했다. 자본금 500억 달

러(약 56조 원) 규모로 출

발한 뒤 1000억 달러로 확

대할 예정이다. AIIB는 시

주석이 제창한 글로벌 신

(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

(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를 실질적으로 구현

하는 금융 수단이 될 것으

로 보인다. 육상과 해상을

아울러 연결하는 실크로

드 프로젝트는 중국의 동

서 경제벨트를 잇는 그랜

드 프로젝트다.

중국은 자국 주도의 다

자간 금융기구 설립이 크게 ‘흥행’함에 따라 고무된 분

위기다. 예상보다 많은 국가가 참여 의사를 밝혔을 뿐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 여러 국가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AIIB

는 금융 파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한국이 가입을 발표하자 “한국을 기다려왔

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간 한국의 AIIB 가입을 둘

러싸고 한국 내부는 물론 미국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미국은 자국 주도의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응하는 중

국 주도의 국제 금융기구에 혈맹인 한국이 가입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가입

키로 하면서 한국의 태도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한

국이 가입을 결정한 핵심 이유는 경제적 실익이다. 부

수적인 이유는 북한의 개혁 · 개방을 이끌 촉매제 구실

을 기대하는 것이다.

북한, AIIB 가입하면 금융 지원 받을 가능성 높아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최근 자유무역협정

(FTA)까지 타결된 점을 감안할 때 한중 간 경제적 연

계성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양국 간에 위안화를 결

제통화로 진행하는 무역 거래의 편리성은 지대하다.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유리하고 환

율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가 촉진될

경우 한중 교역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AIIB 출범과 관련해 또 하나의 관심을 끄는 사안은

북한의 가입과 향후 경제개발자금의 활용 여부다. 북

한은 비핵화 단계에서 6자회담 참여국을 비롯해 국제

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란 핵 협상 타결에서 입증됐듯 특정 국가의 비

핵화는 경제 제재 해제와 국제자금 지원으로 순차적

으로 연결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고 난 이

후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행동 대 행동(Action for

Action)’ 원칙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다.

북한의 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구실은 크게

두 부분이며, 국제 금융기구 가입 이전과 이후로 나누

어진다. 첫째는 비금융 지원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합

의하면 1차적으로 경제 지원에 대한 조사 설계가 진행

될 것이다. 비금융 지원에는 경제정책 입안자들에 대

한 시장경제 및 국제 상거래에 관한 교육훈련 등 기술

적 원조 사업이 포함된다.

둘째, 비핵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면 북한은 국제

금융기구 가입을 통한 금융 지원을 받게 된다. 채무불

이행 국가인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 가입 후 장기 저리

Page 7: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12 2015 May 13

자금을 지원받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북

한이 비핵화 과정에

서 AIIB에 가입할 경

우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는 북한의

개혁 · 개방으로 연결

될 수 있다. 이미 베

트남, 미얀마 등 체제

전환 국가들이 국제

금융기구 가입을 통

해 개혁 · 개방과 동시

에 급속한 경제 개발

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금융기구 자금 지원은 원칙적으로 회원국에 제

한돼 있기 때문에 미가입국인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로

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일

부 예외는 있다. 신탁기금 조성을 통해 비회원국인 팔

레스타인, 유고 등에 자금을 지원한 사례가 있다. 동티

모르 및 코소보 등 비회원국도 국제 금융기구 가입 이

전 단계에서 조건부로 국제 금융기구의 자금을 융자받

았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들은 미국과 적대관계가 아

니었다는 점 등에서 북한과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의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일

차적으로 금융기구에 가입해야 한다. 북한이 국제 금

융기구로부터 자금을 마련하는 단계는 일단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 가입 이

전에 국제 금융기구로부터 조건부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다. 둘째, 국제 금융기구의 자금 지원을 전제하지

않는 ‘북한 지원 컨소시엄(가칭)’ 구성 단계다. 마지막

으로 북한의 국제 금융기구 가입 이후 국제 금융기구

로부터 자금을 융자받는 단계다.

북한은 1997년 2월에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을 정식으로 신청했으나 대주주인 미국(13.1%)과 일본

(13.1%)의 반대로 무산됐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후인

2000년 9월에도 정식으로 가입 신청을 냈으나 미사일

문제 등 여타 현안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입

이 거부됐다.

엘렌 라슨 미국 국무부 경제 · 기업 · 농업담당차관

은 2002년 4월 9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21세기 위

원회’ 오찬 연설에서 “북한이 ADB에 가입하기 위해서

는 북한 경제통계의 공개와 국제통화기금(IMF) 가입

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국

제 금융기구의 지원을 희망한다면 지원을 받을 수 있

는 체제로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고수하

고 있다. 북한은 2001년 3월에도 한성렬 외무성 부국

장이 북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국제

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IBRD) 관계자와 면담 시

가입 의사를 표명했다.

AIIB의 북한 지원, 북·중 양국에 이득

현재 북한이 국제 금융기구에 가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에 대한 미 국무부의 테러리스트국

지정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의 IMF,

IBRD 가입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주

도의 AIIB는 사정이 달리 전개될 수 있다. 전통적인

북 · 중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은 과거의 문제아 이미지

보다는 미래의 모범생을 기대하여 AIIB가 안정되는

대로 북한의 조건부 가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대규모 차관 지원을 조건으로 북한에 중국

식, 홍콩식 개혁 · 개방의 그림을 요구할 것이다. 양국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북 · 중 간 합의는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은 육상, 해상 실크로드 구

축을 위해 극동에 폐쇄된 북한을 국제사회와 연계된

정상적 국가로 변모시켜야 한다. 중국이 동북 3성에

건설 중인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 선도구의 동

해 진출 통로인 북한을 AIIB에 가입시키는 것은 일대

일로의 완성이 될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도 경제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

기 위해서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자금을 활용할 필

요성이 있다. 북한이 서방의 IBRD 자금을 활용하려

면 북 · 미 간에 심각한 불신이 해소되어야 한다. 반면

AIIB 자금을 북한에 차관으로 지원하는 문제는 미국

이 배제된 상태에서 중국을 비롯한 이사회 국가들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총재로 유력한

진리췬 AIIB 임시 사무국장. 사진 출처 바이두

동의만으로 사전 논의가 가능하다.

북한은 AIIB에 가입하려 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중국 외교부는 관련 외신

보도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중국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월 특사를 보내 진리췬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AIIB 가입 의사를 전

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소

식통은 북한의 금융 · 경제 체제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준에 미치지 못해 가입이 거부됐고, 북한은 중국의

‘단호한 거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AIIB의 투명성에 의구심을

표명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가입 요청을 창설 단

계부터 수락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AIIB 설립

을 둘러싸고 진통을 경험한 중국 처지에서는 핵 및 미

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북한을 초기부터 창설 멤버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초기 단계가 지나고 북한이 비핵화에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중국이 주도하는 이사회

에서 조건부 가입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2001년 11월 19일 평양

을 방문해 북한의 최수헌 유럽 · 국제기구 관계 담당 외

교부상과 회담하면서 “북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는 북한이 국제기구의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정치적

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지적한 것이다. 우선

테러리스트 지정 해제를 위해 각종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AIIB에 가입한다면 동북아 경제협력 구

조의 지형도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IBRD 차관은 연

금리가 5〜7% 선이다. 북한이 AIIB의 엄청난 저리 자

금을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경제 회복 가능성

이 높다. 특히 폐쇄적인 북한이 AIIB의 자금을 차관 형

식으로 지원받으려면 각종 경제통계의 공개 및 제출이

필수적이다. 프로젝트별로는 현장 실사도 불가피하다.

평양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경제 관행

을 습득해야 한다. 이는 고립된 섬에서 작동되는 로빈

슨 크루소 스타일의 북한 경제에 일대 충격을 줄 것이

며, 종국적으로 북한 경제의 시장화로 연결될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중앙과 지방급 경제

특구 25개를 잇따라 발표했다. 구체적인 투자 희망 금

액까지 제시하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 등으

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 북한이 이란 핵 협

상 모델을 벤치마킹해 비핵화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

라질 것이다. AIIB 가입도 이뤄질 것이다.

북한은 경제특구를 집중 개발할 각종 자금을 대출

받아 투자에 나설 것이다. 남포와 원산은 최신식 항만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금강산과 묘향산, 백두산,

칠보산 등에는 세계적 수준의 휴양 리조트가 건설될

것이다. 김책제철소는 설비 현대화로 생산성을 회복

할 것이다. 평양과 신의주, 개성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를 개통할 수 있다. 이에 부수적으로 각국 기업의 투

자 러시가 일어날 것이며, 이는 북한의 개혁 · 개방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이후 환호하는 테헤란 시민

들의 흥분한 모습을 북한 주민도 보이지 말란 법이 없

다.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이해 동북아의 새로운 금

융 질서의 탄생이 북한의 개혁 · 개방으로 연결되는 장

밋빛 시나리오를 기대한다.

한겨울 눈 덮인 평양〜원산고속도로의 풍경. 화물차 한 대가 경사진 산

간지대 구간을 올라가고 있다. 북한의 도로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플리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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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는 매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법규

제정 및 수정, 조직 및 인사 문제를 결정하고 내각 차

원의 경제 과제와 국가 예산의 결산과 계획을 발표한

다. 이를 통해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 당국의

그해 경제 분야 정책 방향과 주요 과제를 엿볼 수 있

다. 특히 예산의 결산과 계획을 통해서 북한 경제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데, 북한이 정기적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거의 유일한’ 경제 수치라는 점에서 해석의

어려움과 신뢰 문제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미

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올해 김정은 체제 출범 3년 차를 맞은 북한은 과거

와 차별화된, 김정은 체제의 성격을 반영한 경제정책

4월 9일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렸다.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 당국의 올해 경제 분야 정책 방향과 주요 과제를 엿

볼 수 있는 회의였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경제 문제보다는 사상 강국 위력과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다. 북한의 2015년 최

고인민회의 결과를 상세히 분석해본다.

2015년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

경제 문제 한발 후퇴, ‘인민 생활 향상’ 헛구호 되나

분석

1 4월 9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열린 북한의 제13기 3차 최고인민회의.

2 작년에 이어 올해도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

은 지난해 최고인민회의 주석단석에 앉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장(작은 사진 왼쪽)과 황병서 군 정치총국장.

1

2

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지난 2년 동안 신년사를 통해 경

제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강조하던 패턴에서 후퇴

해 사상 강국 위력과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뒤 경제 문

제를 세 번째로 언급했다. 이는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하던 2012년에 발표

된 신년 공동사설과 유사한 패턴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 당국이 현재 국내외 정치적 상황을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올해 경제정책이 상대적으로 보수화

할 개연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되는 경제 분야

과제는 기본적으로

신년사(신년 공동사

설)에서 제시된 내용

을 구체화하는 특징

을 지니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지난해 최고

인민회의를 통해 취

임한 이후 처음으로

‘사업정형’과 올해 내

각 부문의 과업에 대

해 보고했다는 점에

서 경제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기도 했다. 그

러나 이번에 드러난

최고인민회의의 내용

은 신년사를 벗어나

지 못한 것으로 평가

되며, 오히려 신년사에서 제기된 주요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

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 분야 핵심 과제로 과학기술 제시

올해 신년사의 주요 특징은 경제 분야보다 사상투

쟁과 군사력 강화를 우선적으로 강조한 점과 과학기

술을 경제 분야 핵심 과제로 제시한 점이라고 할 수 있

다. 이와 함께 올해 신년사에 제시된 경제 분야의 과

제 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모든 공장, 기업소들

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

현해야 한다”고 역설한 부분이다. 이는 그동안 공장

과 기업소들이 생산 실적을 올리기 위해 중국으로부

터 각종 설비와 원자재를 수입해왔을 뿐만 아니라 유

통 부문에서 중국산 상품을 수입해 쉽게 수익을 올렸

던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한 경제가 점차 회복 중으로 평가되지

만 중국 경제에 너무

의존해가고 있다는 우

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봉

주 내각총리가 발표한

회의 보고문에 따르

면 내각이 제시한 올

해 추진 과제에는 신

년사에서 지적된 중요

한 문제점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년사에서처럼 가

장 먼저 언급된 과학

기술 부문에서는 “우

리 식의 현대화, 정보

화를 적극 다그쳐 자

기 힘과 기술에 의거

하여 자기 부문을 추

켜세우기 위한” 노력

을 강조하고 있다. 세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뉴욕주립대(알바니) 경제학 박사. 현재 민족화

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북한연구학회 부

회장, 동북아경제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

지난 4월 9일 열린 북한의 제13기 최고인민회의를 보도한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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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15 May 17

계적 수준으로 과학기술을 발

전시켜 ‘자력갱생형’ 경제 건설

을 추진하겠다는 다소 모순된

주장을 담고 있는 것이다. 농

업 부문에서는 과학농법 도입

과 농수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강조하면서, 농업 부문의 증산

을 위해서는 물, 비료 및 농기

계 등 기본적인 투입재의 보장

이 절실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축산 부문에서는 살림

집, 집짐승우리, 도로 등과 같은 축산기지 관련 시설의

건설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축산 부문의 투자

및 생산 실적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수

산 부문에서는 고깃배와 어구들을 현대화하고 과학적

어로방법 도입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경공업 부문에서

는 원료와 자재의 국산화를 밝히고 있으나 방향성을 제

시하는 데 그쳐 실효성이 불투명하다.

4대 선행 부문에 대해서는 화력발전소와 탄광에 대

한 물자 보장을 통한 전력 증산, 금속공업의 주체화,

주체비료와 주체섬유 생산기지들의 생산 정상화를 통

한 화학공업 부문의 역할 제고 등이 강조됐다. 건설

부문에서는 과학기술전당, 미래과학자거리, 고산과수

농장 건설, 만경대학생소년궁전 개·보수 등이 제시되

었으며, 산림 복구사업은 간단하게 언급되었다. 마지

막으로는 사회문화 부문에서 ‘새 세기 교육혁명’, ‘체육

열풍’, ‘명작폭포’ 등의 표현이 동원되었다.

신년사 내용과 다른 부분은 지방경제 부문에 대한

언급이라고 하겠다. “농업지대나 공업지구나 할 것 없

이 자기 지방의 특성에 맞게 지방경제를 발전시켜 자

기 지역 인민의 먹는 문제와 땔감, 기초식품 문제를

비롯하여 인민생활 향상에서 절실하게 제기되는 문제

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방경제를 활성화함

으로써 주민들의 생활 향상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겠다

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역할보다는

지방정부 자체적인 노력이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이

와 함께 신년사에서 제시된 대외 경제관계 다각화 및

경제개발구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

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식 성대하게 치를 것 예상돼

2014년 결산 내용에서는 지방경제의 약진이 강조

되고 있다. 전체 예산 수입은 전년에 비해 6% 증가해

2013년도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 예

산 수입은 계획보다 22.2%를 초과 달성해 2013년의

7.7%를 크게 앞질렀다. 지방정부 활성화가 빠른 속도

로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올해 예산 편성의 주요 특징은 2012년을 정점으로

올해 북한은 노동당 창당 70주년을 성대하게 치르는 데 경제정책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2010년 노동당 창당 65주년 기념

열병식 때 트럭에 실려 선보인 북한 탄도미사일.

<표 1> 2010~2015년 북한의 예·결산 및 항목별 예산 수입계획 내용

2010 6.3 8.3 101.3 99.9 7.7 4.2 2.5 2.0 1.9 - - - -

2011 7.5 8.9 101.1 99.8 - 3.8 1.4 0.7 0.4 - - - -

2012 8.7 10.1 101.3 99.6 10.7 5.3 2.3 1.9 1.7 7.5 - - -

2013 4.1 5.9 101.8 99.7 6.0 5.3 2.8 3.4 - 3.5 - - -

2014 4.3 6.5 101.6 99.9 7.9 4.8 - 9.5 5.1 4.5 2.4 1.7 5.1

2015 3.7 5.5 - - 4.3 3.2 - 0.7 2.8 3.7 1.4 0.8 3.6

예산 결산* 국가기업

이득금

협동단체

이득금

고정재산감가

상각금

부동산사용료

사회보험료

거래수입금

재산판매및가격편차수입

기타

경제무역지대수입수입 지출 수입 지출

출처 : 노동신문(각 수치는 전년 대비 증가율 * : 계획 대비 집행률)

(단위 : %)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에 대한 분권화와 공장·기업소의 자율권

강화 조치 등을 통해 중앙정부의 재정 운용 부담을 축

소했기 때문으로 보이며, 지나친 재정 확대에 따른 물

가상승 요인을 억제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도가 반영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표 1>을 보면, 2014년부터 예산 수입을 구성하는

항목에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정재산 감가상각

금’ 조항이 없어지고 대신 ‘재산 판매 및 가격편차 수

입’과 ‘경제무역지대 수입’ 그리고 기타 항목이 추가된

것이다. 항목별 계획을 보면 모든 항목에서 전년도에

비해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예산 수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 절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기업 이득

금’과 ‘협동단체 이득금’ 그리고 ‘거래수입금’의 증가율

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출 계획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증가율이 지난

해 6.5%에서 5.5%로 감소한 상태에서 수산 부문과 산림

부문이 주요 지출항목으로 추가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

라 수산 부문 투자 확대와 산림 복구를 위한 전국적인 ‘투

쟁’에 필요한 재원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기본건설과 사회문화 부문에 대한 지출

계획이 평균치를 웃도는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어 10

월 10일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일을 대대적으로 치

르기 위한 정치 홍보사업에 대규모 재원을 투자할 계

획을 수립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

조돼왔던 농업과 경공업, 그리고 올해 신년사에서 최

우선 과제로 제시된 과학기술 부문에 대한 지출 증가

율은 평균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이 분야의 추진

과제가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닌가 판단된다.(<표2>참조)

올해 북한의 경제정책은 10월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일 행사를 성대하게 치른다는 목표에 초점을 맞

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0월 이전에 주요 선전용

건축물 건설을 포함

해 투자 사업의 성

과를 선전하기 위해

인력과 재원을 집중

시킬 것으로 예상된

다. 특히 김정은 체

제의 정당성과 성과

를 선전하는 데 필

요한 사업에 당국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

다. 건축물로는 청

천강 계단식 발전

소, 고산과수농장,

미래과학자거리 등

이 주요 대상으로 추진되고,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

건설사업과 산림 복구사업이 적극 추진될 것으로 전

망된다.

이 중에서 특히 국제관광지 건설사업과 산림 복구

사업 등은 외부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

어 북한이 대외 경제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행보

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같은 이유로 남북관계도 제

한적인 수준에서나마 개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

망해볼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체육 부문의 성과를

과시하고 남북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체육대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개연성이 크다.

부문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인민경제

사회문화

농업 9.4 9.0 9.4 5.1 5.1 4.2

수산 - - - - - 6.8

경공업 10.1 12.9 9.4 5.15.2 5.1

선행(공업)부문 7.3 13.5 12.1 7.2

과학기술 8.5 10.1 10.9 6.7 3.6 5.0

기본건설 - 15.1 12.2 5.8 4.3 8.7

산림 - - - - -

교육

0 -

9.2 6.8 5.6 6.3

보건 8.9 5.4 2.2 4.1

사회보장 7.0 3.7 1.4 -

체육 6.9 6.1 17.1 6.9

문화 6.8 2.2 1.3 3.2

출처 : 노동신문 (각 수치는 전년 대비 증가율)

(단위 : %)<표 2> 2010~2015년 북한 국가 예산 부문별 지출계획 내용

Page 10: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18 2015 May 19

분석

█ 2000년대 들어 북한의 농업 생산이 전반적

으로 증가하고 있다. 식량 생산량도 2000년대 초 400

만 톤 수준에서 최근 500만 톤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

해외 도입량을 더하면 북한의 식량 공급은 연간 530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글로벌협력연구부장

고려대 경제학 박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을 역임

했고, 현재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

중국 랴오닝성 단둥 맞은 편 신의주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농수산물을 중국 쪽에 넘기고 있다.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다.

식량 부족 타개책 없어, 남한과의 협력 절실

북한의 농업정책 변화와 남북 농업협력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여러 가지 농업개혁 조치를 실시해왔으나 실질적 성공과 획기적 생산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을 위한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자본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제사회와 남한과의 협

력을 통해 변화를 견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복합농촌단지 협력사업’이 있다.

만 톤 수준이다. 국제기구에서 산정한 북한의 연간 최

소 소요량이 530만 톤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마치 수

급 균형에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한 주민이

중국 수준으로 소비하기까지는 300만 톤 이상 부족해

북한의 식량 공급은 정상 소요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농업 생산 증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

을 기울여왔다. 1990년대 식량위기 이후 김정일 정권

은 ‘문제 대응형’ 농정 시책을 새롭게 추진했다.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다모작과 감자 재배를 확대했으

며, 우량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곡물

사료 부족에 대응해 초식가축 사육을 촉진하고 농가

부업형 축산을 도입하는 등 가축 사육체계를 개편했

다. 에너지 부족에 따라 양수식 관개체계를 자연흐름

식 관개체계로 개편하는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거두

기도 했다.

농업 부문에서 개혁·개방 실험도 수행했다. 1996년

에는 협동농장 내 작업분조를 개혁하고 농민의 생산

동기를 고취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2002년에는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통해 폭넓은 경제개혁을 시도했

다. 1995년부터는 남한과 국제기구의 농업 지원을 수

용하는 등 개방적 조치도 취했다. 특히 1998년에는 유

엔개발계획(UNDP)의 도움을 받아 ‘농업 복구 및 환경

보호 프로그램(AREP Program)’을 추진하면서 국제사

회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김정일 시대의 새로운 농정 시책과 개혁·개방 조

치는 일부 성과를 거두었으나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농업 생산은 꾸준히 개선돼 식량난을

완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난에 따른 통화

팽창으로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고도 인플레이션

이 초래되는 문제도 있었다.

김정은의 ‘6·28 농업 개혁조치’, 개혁에는 한계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후 북한 경제 및 농업 부문에

서 변화의 노력이 있었다. 우선 주목할 만한 것은 2012

년의 ‘6·28 방침’이다. 그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

약할 수 있다. 첫째, 협동농장과 공장의 생산에 필요

한 초기 비용을 국가가 보장한다. 둘째, 국가와 협동농

장(공장)이 일정률로 생산물을 분배한다. 셋째, 가격은

시장가격으로 한다. 넷째, 개인 소유 몫의 처분은 자유

로 한다. 다섯째, 협동농장 내 작업분조의 규모를 4~6

명으로 줄인다.

이 방침은 당시 여러 매체를 통해 개혁적인 조치로

소개된 바 있으나, 그 내용을 ‘개혁’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우선 생산비용의 국가 부담과 생산물의 국가

수매는 북한이 여전히 추구하는 사회주의 경제관리체

제의 전형일 뿐 개혁적인 조치가 될 수 없다. 더욱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농업 생산에 필요한

생산요소를 물자가 아닌 화폐(시장가격)로 공급한다는

것은 국가 조달의 책임을 시장으로 떠넘기는 조치로

볼 수 있다. 개인 소유분의 처분을 자유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공식화하는 조치에 지

나지 않는다.

‘6·28 방침’의 내용 중 개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은 협동농장 작업분조의 규모 축소다. 이 조치는 농업

부문의 집단적 생산구조를 개별적 생산구조로 근접시

킨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작업분조 규모

의 축소는 1996년의 ‘새로운 분조관리제’와 2002년의

‘7·1 경제관리 개선조치’에서도 제시된 바 있으며, 그

후 실제로 작업분조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지는 확실

하게 보고되지 않고 있다.

자료 : FAO, WFP, 대한민국 통계청, 중국 농업동향(KREI)

북한의 식량 수급 (2000~2014년)

Page 11: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20 2015 May 21

이와 같이 ‘6 · 28 방침’을 개혁적인 조치로 해석하기

에는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이 방침은 약화된

국가 수매· 조달·배급체계를 보완해 국가가 농장과 공

장기업소의 생산물을 확보하고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수단으로 보인다. ‘6·28 방침’의 목적대로

단기적으로 재정이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

히 남는다. 생산자재의 현금 보장을 위해서는 통화 증

발이 불가피하며,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5·30 농업 개혁조치’, 중국의 농업개혁과 유사

2014년 들어서면서 북한은 한걸음 더 나아간 중요

한 개혁조치를 취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것은 김정

은의 ‘5·30 노작’이라 일컫는 문건에 담긴 개혁조치

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에 따르면 2015년부터 북한

내 협동농장과 기업소에서 자율경영제를 도입하며 협

동농장의 작업분조를 폐지하고 가족 단위의 영농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농장 노동력 1인당 농

지 1000평을 할당해 영농하게 하고 거기에서 발생하

는 생산물은 국가와 개인이 각각 40%와 60%로 나누

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한다.

이 조치가 포함하는 개혁적 내용이 사실이라면,

‘5·30 조치’는 1978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중국 농

업 부문에서 급속히 추진된 ‘농업생산책임제’ 개혁에

비견될 수 있다. 1978년 시작된 중국 농

업의 생산책임제 개혁은 개별농가에 책

임농지를 배분하고 목표치(정부 수매)를

초과하는 산출물에 대해 농가에 추가적

인 배분을 실시하는 형태였다. 이 생산·분

배체계는 불과 4년 만인 1982년에 ‘포산

도호(包産到戶)’ 형태로 발전했는데, 이는

목표치(정부 수매)를 초과하는 생산분에

대해 농가의 자유로운 처분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것이었다. ‘포산도호’가 공식화

한 후 2년 만에 중국의 농업은 사실상 개

인농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 시기 동안 중국의 농업 생산은 급속

하게 성장했다. 그 양상은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농업에서 생산책임제 도

입 후 개별농으로 전환되던 1980~85년

에 중국의 농업 생산액이 48.2%나 상승

한 것이다. 이는 그 전후 5년의 생산액 성

장률과 비교할 때 매우 큰 것이다. 중국

의 농업생산책임제 개혁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5·30 조치’가 북한 농촌 현

장에서 현실화한다면 북한의 농업 생산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농업개혁 성공과 획기적

인 생산 증대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전

신의주의 농촌 풍경.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서도

여러 가지 농촌 개발 조치가 취해졌지만

개별 농가에서는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망된다. 1990년대 말부터 북한의 농업 부문에서 개혁

조치가 여러 번 있어왔지만 법과 제도로 뒷받침되지

않아 지속성과 일관성이 없었다. 북한이 농업개혁에

적극 착수한다 해도 자본이 부족해 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북한이 농업의 저생산과 식량

부족 상황에서 단번에 탈출할 수 있는 묘책은 없는 것

이다. 다만 국제사회와 남한과의 작은 협력을 통해 큰

변화를 견인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 중심에 ‘복합

농촌단지 협력사업’이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 농촌 개발 위한 ‘복합농촌단지’ 협력

복합농촌단지는 남북이 함께 북한 농업 발전의 가

능성을 보살피고 키워가는 ‘인큐베이터’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우선 농촌 개발 부문의 협력을 통해

북한 농업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둘째 거기에서 생산

된 농산물이 판매되는 시장을 제공해서, 셋째 북한 농

촌의 자립을 도와준 후, 나아가 농업 부문에서 남북

공동 이익을 실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협력사업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제1단계

는 북한 접경지 농촌에 생산 기반, 생산요소, 농업 기

술을 지원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제2단계는 복

합농촌단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반입하고 투자 협력

을 추진하는 상업적 교류 단계다. 제3단계에서는 인근

특구와 연계해 ‘남한-특구-복합농촌단지’를 연결하는

3각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마지막 제4단계는 시

범사업의 성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국내 여러 주

체들이 역할을 분담해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

의 입안, 대북 협의, 예산 마련, 공공사

업단의 설치와 관리 체계를 만드는 일

을 할 수 있다. 사업 시행은 비정부기구

(NGO)와 공공사업단이 맡아 할 수 있

다. 협력사업의 시행 주체는 여러 지원

사업과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

량을 갖추어야 한다. 민간단체는 대북

농업 협력사업의 중요한 파트너다. 지

역주민을 위한 인도적 성격의 프로그램

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은

복합농촌단지 조성 후 교역을 추진하고 경협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복합농촌단지 협력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어떤 효과

가 있을까. 북한은 선진 기술과 자본 유입, 생산 증대

와 수출로 농촌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또 농업개혁을

진척시킬 수 있고, 농업 발전 모델을 협력사업 현장에

서 미리 경험하는 거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우리가 얻게 될 이익도 많다. 우리가 외국으로부터

꾸준히 수입하는 농산물을 북한산 신토불이 농산물로

대체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우리 소비자들

의 호응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복합농촌단지 협력사

업 추진 과정에서 우리가 얻게 되는 거시적 효과는 더

중요하다. 남북관계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농업의 능력이 높아진다면 우리가 장

기적으로 부담해야 할 대북 교류협력비용과 통일비용

도 줄일 수 있다.

물론 어려움도 예상된다. 북한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고, 남한과의 인적 교류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

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협력 프로그램

과 편익에 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해 북한 당국의 관심

을 이끌어내고, 식량과 비료 지원 등 대북 협상의 지

렛대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홍보도 중요

하다. 협력사업 추진 과정에서 단계별로 나타날 성과

를 국민에게 미리 알리고 지지를 얻는다면 성과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복합농촌단지’ 협력사업을 통해 ‘한반

도 신뢰 프로세스’의 중요한 첫걸음이 내디뎌질 수 있

기를 기대한다.

<표> 중국의 개혁기 농업 생산액 변화

1975~80 1980~85 1985~90

경종작물 13.0 36.2 17.3

임업 36.1 17.3 1.8

축산업 31.9 1.8 38.5

부업생산 26.2 38.5 71.5

계 16.9 48.2 26.1

(단위 : %)

자료 : 이일영, 중국의 농촌개혁과 경제 발전, 서울대학교출판부,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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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초보적 인권도 허용 않고외화벌이에 내몰아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의 근로인력 해외 파견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인력 파견 외에는 외화를 벌어들일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외로 파견되는

인력은 북한 당국의 강한 통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근로자라기보다

당국의 노예에 가까운 북한 해외 파견 인력의 실태를 알아본다.

김정은 시대 이후 확대되는 해외 인력 파견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식사를 하러 이동하고 있다.

█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인력

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는 해외 근로자 인력 송출 확대가 체제 유지에 상당한

위험요소가 되고 있어 더 확대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

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국내외

적으로 ‘적’들의 압박이 가시화하는 엄중한 시기에 과

감하게 일을 벌이지 않으면 돌파구를 열 수 없다며 해

외 인력 파견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안전보위부의 우려는 해외 인력 파견 확대로

결국 많은 근로자가 외부 상황이나 정보를 접하게 되

면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촉진하는 힘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보위부 인력도 근로자 40

명당 한 명씩 해외로 파견해야 하는 원칙이 있어 보위

부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가 됐

다. 보위부 요원이라고 해도 다 믿고 해외로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지시는 그가 대범해서가 아니라 해외 인

력 수출 외에 더는 외화벌이 수단을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김정은 시대 이전에 북한은 이란, 시리아,

예멘, 미얀마 등에 무기를 팔아 5억~10억 달러의 외

화를 벌어들였다. 그 밖에도 수산물, 목재, 광물자원

등을 팔아 적지 않은 외화 수입을 올렸다. 불법적 수

단인 마약과 위조달러 제조도 한때 외화 수입에 한몫

했지만 지금은 주변 국가들의 강력한 제재로 사실상

판로가 모두 막힌 상태다. 당연히 최근 들어 기존의

외화벌이 수단이 고갈되면서 외화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김정은 정권 초기 북한 당국은 40여 개국에 근로자

6만~6만5000여 명을 파견했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연간 3억 달러에 육박했다. 김정은의 사(私)금

고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은 그 산하에 해외지부 17

개, 무역회사 100여 개를 두고 있다. 현재 근로자들을

해외로 가장 많이 파견하는 부서는 39호실 산하 회

사들이 압도적이다. 그 외에 무역성 대외건설사업국,

수도건설총국, 인민보안부 7총국, 8총국 등이 있다.

북한, 위험지역까지 해외 인력 파견 확대

북한은 인력 통제가 가능하고 협조를 잘해주는 국

가를 중심으로 인력을 파견해왔다. 그러한 국가로 러

시아에 가장 많은 인력을 보냈고, 중동지역의 사우디

아라비아, 리비아, 이란, 시리아, 쿠웨이트 등에도 수

만 명의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도 북한

인력이 속속 파견되고 있다. 북한 식당들이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많은

인력이 파견되고 있다.

중국은 탈북 루트이기 때문에 식당 외에 일반 근

로인력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상 금지해왔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중국으로의 인력 파견이 본격화하면서

수만 명의 인력이 중국으로 파견되고 있다.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이후에 자강도 만포 지역에 제2 개성공

단을 건설해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북한 인력과 결합

하는 외화벌이 공단을 만들려고 했지만 중국 정부가

거부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중국 정부는 개성공단

식의 만포공단은 정경(政經) 분리가 되지 않는 일방

적 외화벌이 수단이어서 중국 기업들의 안전과 수익

구조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북한 인력에 회의적인 시

각을 갖기 시작하면서 중국지역으로의 북한 인력 파

견 사업은 위축되고 있다. 중국은 동북지역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늘어나면 중국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축

소돼 중국 동북지역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통제가 필

요한 중국 대륙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수천 명씩 파견

된 것은 북한의 외화난이 상당히 급박하다는 것을 보

여주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 이어 몽골에도 인력을 대거 파견하

고 있다. 몽골의 경우 인민군 공병국 군인들의 옷을

벗기고 민간인으로 위장해 파견하고 있다. 북한이 일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평양에서 태어나 1992년 대한민국 입국. 한양대 무

역학과 졸업. 조선일보 통한문제연구소 기자 등 역

임. 현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자문위원, 한국자유총

연맹 북한지부장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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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15 May 25

부 건설부대 병사까지 해외 근로자로 파견하는 것은

그들에겐 월급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군인

들은 싱가포르와 몽골 등 임금이 높은 일부 지역에 집

중 배치돼 북한의 외화벌이에 큰 구실을 하고 있다.

과거 한국 정부가 중동과 유럽 지역에 근로자들을

파견한 적이 있지만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해 국가가

관여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근로

자의 임금을 국가가 착취하거나 관여하는 것은 사실

상 북한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근로자 해

외 파견은 국가의 배려로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할 기

회를 갖는다는 의미다. 개인의 돈벌이나 다른 기회는

사실상 주어지지 않는다. 모든 해외 노동은 국가가 권

한을 가지며 근로자들은 임금에 대한 권한을 빼앗긴

것은 물론, 개인행동까지도 국가의 통제를 받는다.

1994년 중동 지역에 파견됐던 림일 씨에 따르면 근

로자들이 수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해도 “고국에서는

인민들이 굶어죽는데 여기서 이밥에 고깃국을 먹는

것으로도 감사하라”는 당의 지시에 근로자들은 불평

한마디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중동 지역에서 북한 근로자들은 연간 5000달러의

임금을 받지만 여기서 48%인 2400달러는 북한 당국

에서 원천 징수해간다. 임금 2600달러 가운데 10%

는 송출회사가 수수료로 가져가고 40%는 각종 운영

비로 사용된다. 북한 근로자가 받는 연간 수령액은

1000달러 수준인데 여기서 식비와 기타 비용을 제외

하면 사실상 남는 돈이 없다. 러시아에 파견된 근로

자들은 더 열악하다. 아예 월급이란 개념 자체가 없

고, 북한에 가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쿠폰 형태로 월급

이 대체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체코에 파견됐던 여공들이 국가에 다 뜯기고 나서

남은 돈으로 북한에 가져갈 돈을 만들려고 음료수조

차 마시지 않고 돈을 모으다 집단적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적도 있다. 체코 정부는 인권 유린 현장인 북한

해외 근로자들의 노동 현장을 폐쇄하고 그들을 북한

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감시자들의 부정부패로 이중삼중의 고통

개성공단의 경우, 한국 기업들과 북한이 직접 공장

을 운영함에도 일체 권한은 북한 측에 있다. 2006년

30여 개에 불과하던 개성공단 기업은 현재 123개로 늘

어났고, 근로자들도 5만40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서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수입도 연간 약 9000

만 달러에 달한다. 이곳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

도 다른 해외 파견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 실태와 다르

지 않다. 개성공단 근로자들도 자신들의 월급이 정확

히 얼마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북한 당국이 지불하는

원화 외에 공단 물품을 뒤로 빼돌리는 것과 공단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그들에겐 유일한 위안이 된다.

북한 근로자들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는 것은

감시자들의 부정부패다. 김정은의 지시로 보위부는

해외 인력 파견을 확대해주면서 대신 보위부 인력으

로 감시조를 대대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보위

부의 파견 비용은 보위부가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해

당 회사가 부담하게 된다. 해외로 파견된 보위부 인

력들은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뇌물

로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

다. 해외에 따라 나간 보위부 요원들은 이 돈을 본국

의 상관들과 나눠가지며 공생한다.

전 세계 어떤 나라에서 파견된 근로자라 할지라도

여가시간만은 모두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의 해외 파견 근로자들은 노동 현장과 숙소 외에는 일

체 움직일 수 없다. 북한 당국은 해외로 근로자들을

파견할 때 우선적으로 해당국에 근로자들이 집단 거중국 단둥의 한 의류 가공업체에서 북한 여성들이 공장 한쪽에 줄지

어 앉아 작업을 하고 있다.

주할 수 있는 수용소 형태의 시설을 갖춰

줄 것을 요구한다.

근로자들의 모든 여권도 회수해 보위부

가 가지고 있다. 여권이 없으니 어디도 갈

수 없다. 해외에 나와 있기 때문에 사상통

제는 두 배, 세 배로 강화한다. 본국에서

가져온 영상물이나 학습 자료를 가지고 주

입식 교육을 아침저녁으로 시킨다. 해외에

나온 것은 잠시 꿈일 뿐 그들은 해외 지역

에 만들어진 북한이란 나라에서 억류된 채

살아가야 한다. 다른 나라 해외 근로자들

은 저녁시간에 보고 싶은 TV를 보고 마음

대로 거리를 나다니지만 북한 근로자들은

북한 내부보다 더 엄격한 통제 속에서 생

활해야 한다. 해외에 나왔지만 사실상 작

은 북한에서 사는 것과 똑같은 형태로 살

아가는 셈이다.

도주를 기도하거나 위험한 행동 징후가

있을 경우 보위부는 소위 죄수의 팔과 다

리를 깁스 형태로 묶어서 북한으로 송환한

다. 겉으로는 환자처럼 보이지만 석고로

만들어진 깁스 때문에 그들은 꼼짝없이 북

한으로 끌려간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모진 고문이

다. 심한 경우 가족과 함께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평생

을 그곳에서 살아야 할 운명에 처해진다.

최근 국제사회는 북한 해외 파견 인력의 인권 유린

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근로

인력을 파견한 해당 국가에 대해 노예노동에 준하는

북한 당국의 근로자 탄압을 중지시키고 그들에게 다

른 나라 근로자들과 똑같은 자유와 권리를 줄 수 있도

록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회

원국 가운데 해당 국가 노조를 통해 북한 해외 파견 근

로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탄압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경우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에 우

리 정부는 단호한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북한의

횡포에 맞설 중요한 카드는 임금 직불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남북한은 북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불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북한 당국은 그것을 거부하

고 한국 기업이 주는 임금을 당국이 챙기고 있다. 근

로자에게 얼마를 주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있다. 북한

근로자들은 한국 기업이 자신들의 월급을 주는 것은

알지만, 직접 임금을 주는 곳은 북한 당국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북한 해외 근로자들의 인권과 자유를 찾아주는 것

은 북한 체제 내부 변화의 시초가 될 수 있다. 북한 내

부의 모든 인권침해는 국제사회가 직접 압력을 넣을

수단이 마땅치 않지만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 대해서

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통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북한 근로자들의

자유와 인권을 찾아주는 것은 북한 체제 변화에 중요

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1

21 지난 2월 중국 단둥에 문을 연 외화벌이 식당에 줄을 맞춰 출근하는 북한 여성들.

2 3월 10일 북한인권정보센터 주최로 열린 북한 해외 노동자 현황과 인권 실태 보고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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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15 May 27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

█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3선 중진 반열에 오

른 나경원(52) 새누리당 의원이 2월 26일 당 의원총회

에서 경선에 나선 정두언(58·3선) 의원을 물리치고 외

교통일위원장(이하 외통위원장)에 선출됐다. 여성 의

원이 외통위원장에 오른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

이다.

나 위원장에게 이 자리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을 의

미한다. 판사 출신으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새

누리당의 전신) 이회창 전 총재의 특보로 정계에 입문

한 그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로 배지를 달았고, 18대에서는 서울 중구에서 당선돼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 중 한 명으로 떠올

랐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는 그에게 시련을 안겨주었

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듬해 오세훈 당시 서울시

장의 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현 시장

에게 패하며 잠시 정치권을 떠났다.

나 위원장은 선출된 직후부터 발 빠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청 강연

에 참석했다가 습격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

사 병문안에 이어 방한한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

조리(차관보)를 면담하고, 4월 초엔 일본을 방문해 기

시다 외무상과 회동을 갖는 등 국내외적으로 영향력

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은 나 위원장과의 인

터뷰 내용이다.

외통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정치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외교 · 안보 이슈는 정치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잘 다

인터뷰

“남북관계 풀어가는 데 역할했으면...

기회 되면 방북할 것”

헌정 사상 최초 여성 외교통일위원장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김형

우 기

나경원(52·3선) 새누리당 의원은 2월 26일 당 의원총회에서 경선에 나선 정두언(58·3선) 의원을 물리치고 외교통일위원장

(이하 외통위원장)에 선출됐다. 여성 의원이 외통위원장에 오른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뤄야 해요. 특히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좋지 않고, 국

제사회에서도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때는요.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많고, 또 의미 있

는 일을 할 수 있는 자리죠.”

최초의 여성 외통위원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어떤가요.

“최초라는 단어가 붙으니까 책임감이 더 막중하게

느껴져요. 외교 문제나 남북한 문제에서 원칙을 지킬

때는 더 강하게 지키겠지만, 유연함이 강함을 이긴다

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안을 구분해서 유연하게 해결

해볼까 생각합니다.”

리퍼트 대사 면회도 다녀오셨는데요. 미 대사 테러가 한

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표현도 썼지만, 한미관

계는 오히려 더 굳건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요. 오래된 친구이다 보면 서로 쉽게 생각하게 되는

데,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하거든요. 그

걸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 거죠. 다만 남북관계 문제

에서 우리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지 않을지 우려

가 되네요.”

올해로 한일수교 50주년인데요, 한일관계는 어떻게 전

망하십니까.

“끝까지 긴장관계로 끌고 갈 수는 없죠. 그런데 당

분간은 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아베 일본 총리

한테 달려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지금 우리나라는 ‘사드’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

에 끼어 있는 형국인데요. 사드 배치에 대해 어떻게 생

각하십니까.

“정부는 국익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검토해서 되도

록이면 빨리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배

치하는 쪽으로 결정이 나면 중국을 설득하고, 그 반

대라면 미국을 설득해야죠.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검

토해본 결과로는 사드 배치의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

해요.”

사드가 대북 억제력은 없고,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이라

는 지적이 있는데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최근 읽은 서류와 국방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정보에

따르면, 대중국 억제력은 전혀 없고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가장 유효적절하다는 거예

요. 그래서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라는 겁니다.”

외통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현

안은.

“먼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역할을 했으

면 해요. 그리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을 통

일 컨센서스(합의)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가 지금 이

시점에서 통일을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통

일비용을 치를 수 있거든요. 법안으로는 북한 인권법

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어요.”

북한 인권법이 통과되면 남북관계가 더 경색되는 것 아

닌가요.

“북한 처지에서는 예민한 부분이니까 그렇게 볼 수

있죠. 하지만 긴 통일의 여정을 봐서는 북한 인권법

이 꼭 필요하다고 북한을 설득해야죠.”

방북 계획이나 생각은 있습니까.

“기회가 되면 하고 싶죠. 정의화 국회의장이 남북

국회회담도 말씀하셨고, 대통령께서도 3월 1일 경축

사에서 남북 간에 여러 가지 교류의 끈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런 틀에서 국회 차원의 교류를 앞

장서서 추진해보고 싶어요. 정부 차원의 교류가 시간

이 좀 걸릴 테니까요.”

3월 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함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왼쪽에서 세 번째)를 문병한

나경원 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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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015 May 29

초점

█ 1991년 개원한 통일연구원은 통일과

북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을 개

발해 정부의 통일정책 수립에 기여해온 국책

연구기관. 개원 당시 남산에 둥지를 틀었으나

1997년 수유리로 이전함으로써 통일부가 위치

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나 여의도 등 관련 기

관들과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 업무 수행에 적

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3월 말 서초동 조달청 청

사로 이전하고 개원 24주년을 맞은 4월 8일 신

청사 개원식을 열면서 통일연구원의 ‘강남 시

대’가 열리게 되었다. 통일연구원은 이번 청사

이전을 계기로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통일 환

경에 걸맞은 통일정책 연구의 새 장을 열겠다

는 비전을 밝혔다. 통일연구원 최진욱(56) 원

장은 이 같은 통일 연구의 혁신을 ‘통일 연구

3.0 버전’이라 칭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냉전시대 국가 대 국가의 통합이나 냉전이

끝난 이후의 기능주의 접근식 패러다임과는 달

리 이제 통일은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며 통일

의 결과는 국가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와 삶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통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통일연구의 글로벌 허브 만들 터”서초동 시대 연 통일연구원 최진욱 원장

통일·북한 문제를 다루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기존 서울 강북구 수유리 청사에서

강남구 서초동으로 이전해 개원함으로써 ‘강남 시대’를 열게 되었다. 통일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최진욱 원장을 만나 포부를 들어봤다.

이런 취지에서 통일연구원은 ‘KINU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앞으로 통일연구원이 추구할 3대 전략으로

‘통일 준비 연구’, ‘통일 연구 허브’, ‘혁신 경영’을 제시

하고 이를 뒷받침할 9대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민관 협업 통해 실질적 통일정책 변화 이끌 터

“통일 준비 연구는 기존의 이론적 연구보다 좀 더

실질적인 정책을 연구하는 작업을 강화할 것입니다.

정치나 경제 중심으로 이뤄졌던 연구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좀 더 면밀히 추적하기 위해 미시사회 연구에

더 힘을 기울이고 사회학, 심리학 등 관련 분야까지

폭을 넓힐 계획이고요.”

최 원장의 설명이다.

또한 통일 연구의 허브가 되기 위해 국제적 네트워

크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 통일연

구원의 연구 거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이 같은

해외 거점은 지난해 10명, 올해 8명 등 신규로 통일연

구원에 충원된 신규 인력이 투입되어 현장 감각을 익

힐 수 있는 주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최 원장은 말한다.

한편 혁신 경영을 위해 연구원은 우수 인력을 선발

하는 것은 물론, 민관 협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외교부, 통일부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연구 과제 선정부터 연구 과정 전체를 함께 해나감으

로써 더욱 효율적이고 현실성 있는 통일정책을 수립

한다는 것이다.

“통일연구원이 지향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국민에

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인

터넷을 적극 활용해 이메일 서비스, 통일연구원 홈페

이지(www.kinu.or.kr) 개선 등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

는 연구원이 되겠습니다.”

통일연구원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관계이기도 하다. “통일연구원은 민주평

통에 통일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민주평통 정

책 포럼 등의 행사에 적극 참여해왔고, 민주평통은 통

일연구원 인력을 자문위원으로 다수 활용하는 등 긴

밀한 공조체제를 이뤄왔다”는 것이 최 원장의 평가.

그는 민주평통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민주평통은 통일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입니다. 민주평통이 전 세계에 구축

된 해외 조직을 잘 활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에 한

반도 통일 여론을 환기시켜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앞

으로도 통일연구원과 민주평통이 공공외교 분야에서

콘텐츠를 함께 개발해나가는 등 공조를 굳건히 해나

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축하 영상

지난 4월 8일 통일연구원 청사 이전식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

장,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원혜영 국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 발전 특별위원장,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

보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민주평통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을 통해

“통일은 더 이상 ‘막연한 꿈’이 아니고 이 시대에 우

리가 꼭 이뤄내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통일연구원

이 변화해가는 환경에 발맞춰 실질적 과제들을 충분

히 연구하고 실천적 지혜를 발휘해 올바른 통일정책

수립의 기반을 닦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분단 70년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의 모색’이

란 주제로 학술행사가 열렸다. 김덕 전 통일부총리가

기조연설을, 유세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았

고 토론자로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교

수, 문흥호 한양대 교수, 박순성 동국대 교수, 유호열

고려대 교수, 전상인 서울대 교수, 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수동적

으로 기다리기보다 능동적으로 추진하고 추구해야

한다”고 진단하며 이를 위해 통일연구원은 “거대 담

론 연구, 이론 연구와 같은 학술 연구보다는 실용적

연구, 통일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실질적 대비에 대

한 연구를 통해 국민의 인식을 재정립해야 하며, 북

한을 체제나 군사 같은 상위 연구가 아닌 인간에 대

한 문제로 접근해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청사 개원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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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5 May 31

2015 한 . 중 평화통일 포럼에서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전략이 논의되었다.

4월 22일 중국 옌지(延吉) 옌볜국제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하고 선양협의회가 주관한 2015년

한중 평화통일 포럼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한중 양국의 전문가들이 “한반도 평화통일에서 중국의 경제적,

외교적 협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중 협력으로 북 개혁·개방 이끌어야”

2015 한 .중 평화통일 포럼

지상 중계

█ 4월 22일 중국 옌지(延吉) 옌볜국제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하고 선양협의회가 주

관한 2015년 한중 평화통일 포럼이 개최됐다. 이 자리

에서는 한중 양국의 전문가들이 “한반도 평화통일에

서 중국의 경제적, 외교적 협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은 김성웅 민주평통 선양협의회장의 개

회사와 신봉섭 주선양총영사, 이훈복 민주평통 중국

부의장, 진창이 옌볜대 교수의 축사로 시작됐다.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북한이 스스로 한중 양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본받아 함께 잘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하도록 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은 내적으로 전반적 시

장경제 체제를 수립하고 외적으로 외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추진한 것이었다. 북한 역시 늦

게나마 한국과 중국 모델을 본받아 현명한 선택을 한

다면 연 15%가 넘는 고도성장을 쉽게 이룰 수 있을 것

이다. 북한이 대외 교역의 90%를 중국에 의존하는 현

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발전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중

국의 협력은 절대적이다.”

이어 제1세션에서는 ‘한반도 정세 변화 : 평가와 전

망’이라는 주제로 정재호 서울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 나선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

수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고립과 제재에 당황해 다시

금 대외 강경정책을 취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

하면서, 이런 상황에 맞

서 한국 정부가 국제사

회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고

펼치고 있는 다양한 통

일공공외교 콘텐츠 개

발을 소개했다. 즉 북한

문제, 통일 과정, 통일

이후 한반도에 대한 정

확한 정보를 상대국 각각의 특수성에 맞게 제공하고,

통일외교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민간단체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등의 노력이 그것이다.

진저 랴오닝사회과학원 교수는 북한과 중국의 외교

관계에 대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계속 악화돼오기

는 했으나 북·중 양국 모두 서로의 전통적 우의를 포

기하지 않았으며 현재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

했다. 또한 진 교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개발계획)’ 전략 구상과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AIIB) 설립이 북· 중관계 협력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IB의 첫 비즈니스 모델로 북한 인프라 투자하자”

만하이펑 랴오둥학원 조선반도연구소장 역시 남북

관계 개선에서 중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서 식량 부족 위기는 다소 벗어

났으나 북한의 에너지, 외화, 국내 원료와 생필품 부

족 등의 문제는 여전하며, 장마당 등 시장 활성화가

눈에 띄고 있으나 중국에 대한 일방적 의존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 협력 추진에 중국이 적

극 참여하면 협력에 대한 신뢰와 구속력이 높아질 것

이며, 중국이 목표하는 남북한과 중국 경제무역권이

조성되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경제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한편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의 경제 발전은 경제개혁과 경제특구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며, 중국의 사례

처럼 경제를 사회주의

체제 밖으로 끌어내 경

제적 논리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

했다. 이와 함께 남·북·

중 3국이 상생할 수 있

는 경제협력 모델로 ‘한

반도 스마일 경제벨트’

를 제시했다. 서해축을

서울·경기권에서 남포~한 . 중 평화통일 포럼에 참가한 청중들.

이날 포럼은 한국어와 중국어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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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5 May 33

신의주~단둥을 연결하는 성장벨트로, 동해축을 강원

~원산~나선~옌지·훈춘·투먼을 연결하는 성장벨트

로 이어서 그려보면 미소를 짓는 모양의 곡선이 나타

난다는 것이다.

또한 조 연구위원은 AIIB 창립 후 첫 비즈니스 모델

로 북한 인프라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1차적으

로 북한의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고 궁극적으로는 한

반도종단철도(TKR)-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

단철도(TSR) 등 물류망 연결과 에너지망 구축 등에까

지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리중린 옌볜대 경제관리학원장은 두만강지역 개발

에 주목하면서 “동북아 개발협력의 새로운 무대인 두

만강지역이 개발되면 주변국, 그중에서도 북한 경제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반도 통일로 북핵 문제 등의 위험 요소가 제거되면

경제협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최민자 성신여대 사회과학대 학장 역

시 두만강지역에 주목하며 1995년부터 추진돼온 유

엔생태평화공원(UNEPP, United Nations Ecological

Peace Park)의 역할과 의의를 소개했다. “UNEPP은

‘최대 보전 최소 개발’ 개념으로 자연친화적이고 생태

효율적인 공원을 구성하는 프로젝트로서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해로의 출로를 열어 극동러

시아와 북한, 그리고 일본으로 이어지는 아시아·태평

양 지역이 거대 경제권 통합을 이루고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사회를 맡은 정재호 소장은 “남한은 통일 자체에,

미국은 비핵화에, 중국은 한반도 통일 후 동북아의 역

학관계에 더 관심이 있다. 이 같은 시각차를 효과적으

로 조정하면서 북한을 변화의 무대로 끌어내야 한다”

고 정리했다.

“미·중도 새로운 상호 신뢰관계 쌓아나가야”

제2세션에서는 진창이 옌볜대 교수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한반도 통일과 한중관계 : 방향과 과제’라는 주

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의 새로운

정체성과 국제적 위상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발전

도상국’이라기보다는 ‘발전 중인 강대국’, ‘대륙국가’라

기보다는 ‘대륙·해양국가’로 정체성을 전환 중”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 수

준에 대해 재평가하고, 핵무장이 가져올 부정적 결과

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면서 북한 비핵화의 의지를 전

례 없이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은

현 정부가 유지하는 ‘연미화중(聯美和中)’ 전략을 원칙

으로 견지하는 한편, 추가로 중국과 공동의 목표를 합

의하고 공동 행동을 모색하는 ‘연미협중(聯美協中)’ 전

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퍄오둥쉰 옌볜대 조선한국연구센터 부소장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분단국가로, 중국이

한반도 민족통일의 당위성을 거부할 이유는 없으며, 무

력통일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좀

더 실효성 높은 대북정책을 위해 이렇게 제안했다.

“남한의 경제적, 외교적 우월감이 커지고 북한 체

제 존속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할수록 북한은 민감

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체제경

합적 접근보다 민족통합적 시각을 부각시켜 남북관계

기조연설을 한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스스로 한국

과 중국의 경제 발전을 본받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 물꼬를 트는 것이 우

선이다. ‘통일이 한반도

에 어떠한 대박을 가져

다 줄 것인가’를 역설하

기보다 ‘대박을 위한 좀

더 효율적이고 실행 가

능한 통일정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야 할 것이다.”

한편 이희옥 성균관

대 중국대학원장은 한

중관계의 현주소와 미

래를 다음과 같이 예상

했다.

“중국은 한국의 통일

문제에 대한 적극적 지

지나 북한의 변화 촉구

등을 통해 한반도의 현

상을 적극적으로 타파

하기보다 한반도의 현 상태 유지, 즉 안정화에만 주력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중관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한미동맹

을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대중국 정책에서 외교적 유

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중

국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는 ‘전전긍긍 외교’에서

탈피해 좀 더 장기적인 외교안보 전략을 수립하고, 중

국도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미래지향적 한반도의 평화

와 안정을 위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국식 해

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

“중국, 북한 변화 유도에 앞장서야”

이어서 바뎬쥔 지린대 동북아연구원 국제정치연구

소 소장은 “중·미관계는 동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중

요한 양자관계이며, 두 나라 사이의 경제 의존성 때문

에 서로 최대한 충돌을 피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

망했다. 또한 “이제 국제정치는 제로섬 게임의 시대를

벗어난 만큼 중국과 미국이 새로운 대국관계의 틀을

만들어 상호 간 신뢰관계를 장기적으로 조금씩 쌓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주용중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현재 통일로

가기 위한 주요한 내부 요인이 ‘북한 정권의 변화’라면,

주요한 외부 요인은 ‘중국의 협조’일 것”이라고 지적하

며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의 핵심 이익에 도

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함으로써 중국이 북한을 변화

시키고 통일 과정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

근 한국과 미국, 중국 간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

가 외교적 갈등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 사드 배치

문제의 본질은 ‘미·중관계’가 아니라 ‘북핵’이다. 중국

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에 대해 일관되고

분명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제2세션 사회자 진창이 교수는 “북한과의 교류협력

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제재가 서로 모순되는

상황을 극복해가면서 북한을 경제 개발의 길로 나오

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해 논의한 제1세션 토론자들. 2 ‘한반도 통일과 한중관계’를 다룬 제2세션 토론자들.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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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통일

█ 낯선 길을 혼자 걷는 것은 어렵고 두렵다. 이

럴 때 그 길에 익숙한 사람이 손을 내밀어 함께 가자며

도와주면 더는 무섭지 않다. 민주평통이 바로 그런 일

을 했다. 지난해부터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돕기 위해

벌인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은 낯선 한국 생활을

시작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함께 걷자’며 내민 도

움의 손길이었다.

이 운동에 대한 고민은 탈북 청소년 문제에서 비롯

됐다.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 학교에서 학업을 잘 따라

가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등 사회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기 때문

이다.

이에 2013년 11월 25일 열린 ‘운영 · 상임위원회 합동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이탈 청소년들과의

일대일 결연을 통한 멘토링 지원 노력에 민주평통이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그에 따라 민주평통 운영위원회는 “우선 운영위원

부터 탈북민들과 일대일 멘토링에 나서자”고 결의하

탈북민에게 꼭 필요한 ‘친구’가 되다‘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 1년 결산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돕기 위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이 첫발을 내디딘 지 1년이 넘었다.

당초 목표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을 뿐 아니라 멘토와 멘티 간의 끈끈한 인연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전남 목포시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위한 선상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고 사무처에서 탈북민 지원사업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

획을 마련했다. 멘토링의 목표는 탈북 청소년의 성공

적인 남한 사회 정착 지원을 통해 통일한국의 가교 구

실을 할 인재를 육성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한

주민 통합을 위한 멘토 역량을 강화하자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이 출

범했다. 우리 국민과 민주평통, 그리고 탈북민이 ‘하

나’가 되어 통일 대박을 이루겠다는 공감대 속에 ‘다섯’

가지 중점사업을 전개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중점사업은 이미 민주평통 일꾼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탈북 청소년 일대일 멘토링, 법률자문 지원, 의료 지

원, 장학 지원, 취업 지원 등이다.

멘토링 목표 결연 수 2배 넘는 성과

하나-다섯 운동의 골격을 짠 이후 민주평통은 다양

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멘토링 사업에

나섰다. 우선 탈북 청소년을 위한 일대일 멘토링 프로

그램으로 2014년 4월 21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멘토링

워크숍을 개최했다. 탈북 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한 기

본 지식을 익히고, 멘토링 기법과 사례 발표 등을 공

유하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멘토 교육을 수료한 사람

은 413명에 달한다.

이어 5월부터 7월까지 멘토 520명과 멘티 324명이

멘토링 관계를 맺고 인생 선배와 후배로서 대화를 시

작했다. 이 같은 수치는 애초 목표했던 결연 수 200

건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

은 결연이 이뤄져 멘티 94명, 멘토 117명이 인연을 맺

었고(목표 결연 수는 60), 그 뒤를 이어 경기 지역에서

38명의 멘티와 76명의 멘토가 결연하는 성과가 있었

다(목표 결연 수 45).

여름방학 중에는 멘토와 멘티, 또래친구들을 대상

으로 방학캠프를 열었다. 각 협의회별로 홍천 가리산

휴양림, 거제도 수련원, 강화도, 파주 도라산 일원 등

에서 1일, 혹은 1박 2일 일정으로 캠핑을 하면서 멘토

링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통일 현장과 남한 문화를 체

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적으로 열린 캠프 수는 19

회, 캠프에 참여한 인원은 926명을 헤아린다.

이 밖에도 다양한 개별 멘토링 활동이 활발하게 이

어졌다. 탈북 청소년들에게 장학금과 학원비를 지원

하거나 또래친구 과외수업을 해주는 학업 지원이 40

건, 학교 생활이나 장래희망 등 진로와 고충 상담이

185건, 생활용품과 병원비 등 생활 지원이 93건, 영화

와 스포츠를 관람하고 시장을 보거나 도서관·박물관

을 견학하는 등의 문화·통일·안보 현장 체험이 242건

이나 됐다.

또 멘티와 멘토가 함께 가족 여행을 가거나 놀이공

원을 방문하는 체험이 43건, 멘티 가족과 외식을 하거

나 가정방문을 하는 등의 가족 만남이 102건 진행됐

다. 이 같은 대면 만남 외에도 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전송 등이 312건 이뤄졌다.

‘하나-다섯 운동’의 두 번째 중점사업인 법률자문

지원 역시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서울 강동구(김민성·

김태경 변호사), 관악구(김웅기 변호사), 서초구(양진

아 변화사)와 인천 부평구(윤대기 변호사), 대전 유성

구(심재필 변호사), 경북 영천시(김섭 변호사) 등에서

전문 분야 변호사가 브로커 및 채무 상담, 명의 도용,

교통사고, 이혼, 자녀 입적 문제 등 북한이탈주민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각종 법률 지원을 제

공했다. 또한 법률자문단 홍보를 비롯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서울 강동구 등에서 9건 있었다.

세 번째 중점사업인 의료 지원사업도 활발히 이어

졌다. 두리하나국제학교, 우리들학교, 삼정학교 등 북

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와 북한이탈주민 사

랑협의회에 의료봉사단이 찾아가 건강검진과 진료 봉

사를 하는 한편 구강용품 2000개와 구급의약품 키트

1만 세트를 전달했다.

또한 지역협외회는 관내 병원들과 업무협약을 맺

고 탈북민 의료 지원을 추진했고(대구 수성구·효산

병원, 대구 달서구·하나센터, 경기 부천시·세종병원,

충남 당진시·우리내과와 손창원치과, 경북 영천시·

손한방병원, 경북 경주시·경주시의사회 36개 병원,

경남 거제시·염용하한의원, 전남 목포시·목포의료원,

제주시·한국건강관리협회), 지역협의회 자체적으로

도 탈북민들의 건강검진, 출산, 치과 치료, 한방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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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지원했다.

네 번째 중점사업인 취업 지원은 민주평통과 민주

평화통일지원재단, 남북하나재단이 협업체계를 구축

해 진행했다. 지역 내 탈북민을 고용하기를 희망하는

기업체를 전국적으로 59개(서울 2, 부산 2, 대구 2,

인천 1, 광주 12, 경기 11, 강원 2, 충북 1, 충남 2, 전

남 6, 경북 8, 경남 5, 제주 5) 발굴해냈는데, 현재까

지는 탈북민 16명이 취업한 상태다. ‘하나-다섯 운동’

에 동참해 탈북민을 고용한 기업은 중앙클리닉, ㈜대

지개발, 동구국민체육센터, ㈜천광정밀, ㈜동성전기,

진도레미콘, ㈜삼종산업, ㈜이지스코, ㈜성지공조기

술, 생생미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최찬오내과,

대동기계, 통영해양경찰서, 코오롱스포츠 신제주점,

중앙클리닉 등이다.

탈북 청소년과 국립묘지 환경미화 활동 전개

마지막으로 장학 지원사업이 있다. 2014년 3월 탈

북 청소년 장학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민주평

화통일지원재단’을 통해 장학금 1억5000만 원을 탈북

청소년 50명에게 지원했고, 장학금 수혜자를 대상으

로 제1회 통일공감마당을 개최하고 취업 특강을 실시

했다. 또한 일회적인 장학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여섯

명의 지도교수단(목원대 강용찬, 가톨릭대 이하규 · 오

세인, 경희대 김창남, 성균관대 한석훈, 수원대 조기

정)을 구성해 장학금 수혜자의 진로 상담과 멘토링을

전담케 했다.

또한 렛츠런재단과 공동으로 진료와 취업을 지원

하는 ‘드림 진로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두리하나국제학교 탈북 청소년 기초 한글교실과

캠프에 1000만 원을 지원했고, 여명학교 탈북 청소년

진로탐색 지도 및 드림장학에 2000만 원, 한겨레중고

등학교 직업진로 교육 및 자격증 취득에 2000만 원을

지원했다.

그 외 32개 지역회의와 협의회에서도 통일사업,

정기회의, 멘토링 등의 활동을 통해 51회에 걸쳐 약

3800만 원 상당의 장학금을 탈북 청소년 131명에게 지

원했다.

한편 장학금 수혜 탈북 대학생들과 순국선열을 기

리는 마음을 함께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국립묘지 비

석 닦기 운동도 전개했다. 이 행사에는 탈북 대학생

35명이 현경대 수석부의장, 박찬봉 사무처장과 함께

참여했다.

앞으로도 민주평통은 자유의 품을 찾아온 북한이

탈주민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이들과 어깨를 겯고 보폭을 나란히 맞추

며 함께 걸어갈 것이다.

1 2

1 지난해 7월 29~30일 강원지역회의가 개최한 어깨

동무하기 여름방학 캠프.

2 대구서구협의회가 개최한 멘티 가족 겨울캠프 및

멘토링 평가회의.

3 2014년 11월 26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실

시된 제4차 무료 의료 봉사활동.3

어려서 엄마와 함께 중국으로 탈북했지만 엄마 혼자 먼저 한국으로

갔기 때문에 중국에 남아 오랜 시간을 지내야 했던 영선이(가명). 15세

가 돼 뒤늦게 엄마와 한국 땅에서 재회했지만, 너무 오래 중국 생활을

한 탓에 한국어는 거의 잊어버린 상태였다.

영선이는 한국어를 잘 못하니 학교에 다니는 것은 고사하고 한국 생

활 자체가 장벽과 같았다. 엄마와의 관계는 날로 안 좋아졌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진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손에 문신까지 했다. 이

렇게 영선이는 ‘비뚤어진 청소년’이 돼갔다.

전남 목포시협의회는 이런 영선이에게 어떤 멘토가 좋을까 고민하다

협의회에서 가장 젊은 문춘원 자문위원을 선정했다. 문 위원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우선 영선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네일아트나 미

용 관련 업소, 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을 데리고 다니며 신뢰와 애정을 쌓기

시작했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영선이와 소통하려고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친구 박우리 씨에게 학습 지도를 도와달라고 청하기도 했다.

문춘원 멘토와 박우리 부멘토의 노력과 열성으로 점차 밝아지고 한국어도 늘어

난 영선이. 한국 생활에서의 자신감과 꿈이 생겨난 영선이는 외모부터 변했다. 머

리를 검게 염색하고 단정히 자르는가 하면, 손에 했던 문신도 지웠다. 그리고 입국

당시 한국어도 어눌하고 영어는 한마디도 못 하던 아이가 몇 달 만에 한겨레중학교 입학에 성공했

다. 주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영선이 자신도 놀랄 변화와 발전이었다. 친구 하나 없어 엄마에게만 집착했던

영선이 때문에 집에만 붙어 있어야 했던 영선이 엄마도 비로소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하고, 일도 할

수 있게 됐다.

영선이의 변모는 멘토였던 문 의원과 부멘토 박 씨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 영선이가 성장해나가는

데 계속해서 힘이 되어줄 것은 물론이고, 다른 탈북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 구실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우수 멘토링 사례 | 전남 목포시협의회 문춘원 멘토-박우리 부멘토

한국어 서툴던 탈북 소녀, 중학교 진학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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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공감

█ 여러분 모두 그간 통일 활동을 통해 주변 대학생 혹은 청년들의 통일관을 많이 접했을 것 같

습니다. 우리 시대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강혜진 : 따로 학과나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는 이상 통일의 중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

아 안타깝습니다. 당장 본인의 앞길과 현실에 대한 걱정 때문에 국가 안보나 미래 성장 가능성 등

에 대한 생각은 부차적인 일이 되게 마련이죠. 통일 이후 한국에 대해서는 상상을 해본 적도 없다

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권형한 : 그렇습니다. 대학생들에게는 ‘통일시대’라는 말보다 ‘취업시대’라는 단어가 더 반갑

게 들릴 만큼 통일보다 취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통일을 해야 하

는 당위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적잖은 학생이 “통일은 돼야 한다”면서

도 “하지만 나에게는 지금 취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장지훈 : 통일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경우도 많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가면 “통일을 한

다면 서독의 경우처럼 경제적으로 퇴보를 겪고 말 거야”, “북한에만 좋은 일을 해주는

게 아닌가”라는 등의 이야기가 오갑니다. 그나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통일에 조

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김석곤 :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과 ‘통일 대박론’ 덕에 대학생들과 젊

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학생들이 말한 것처럼 여전히 대학생들에게는 취업과 등록금, 사회 진출 이

후 본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최우선인 것 같습니다. 통일이 몇 년 안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인식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통일을 앞당기려 일하는 학생들 역시 적지 않죠? 현재 지역 청년

사회와 대학교에서는 어떤 통

일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오홍석 : 서울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에서는 사진 전

시회, 안보 견학, 북한 음식

체험, 북한이탈주민 가정방

문 및 집수리 등의 활동을

“무기력과 무관심 깨고 젊은이들이 통일의 주역 돼야죠”

청년위원과 통일동아리 대학생의 만남

우리나라 청년 세대들은 과연 통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통일을 원하는 것일까.

그리고 젊은 통일 일꾼들은 통일을 앞당기려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전국 각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년분과위원장 및 대학생 통일동아리 활동을 해온

이들의 대담을 통해 청년 세대가 그리는 통일 청사진을 살펴본다.

하고 있습니다. 외국어대학교 MK 통일동아리에서는 5월 29일 청량리역 광장에서 북한식 장마당

을 재현할 예정이기도 하고요. 민주평통 서울지역회의에서는 이 같은 대학 통일동아리를 지원하

기 위해 대학생 통일동아리 협력체 결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발대식은 5월 15, 16일 1박 2일로

하며 고려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 서울에 있는 4개 학교가 함께할 예정입니다.

김석곤 : 2011년 11월 21일에 결성한 전북 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는 전북대학교 신기현 지도교수

(민주평통 상임위원)의 지도하에 전북대, 원광대, 군산대학교 학생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

니다. 또한 전북 지역 시·군 청년분과위원장, 2030 대표단의 밴드 및 소규모 정기모임

을 통해 자주 소통하며 청년 통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북 지역 민주평통

대학생 통일 홍보 서포터스단을 발족해 1월부터 매월 통일 미션을 부여해 수행토록 하

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통일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통일 관련 활동을 하면서도 어려움이 적

잖았을 것 같습니다.

김석곤 : 사실 그랬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라 하면 정치인 단체로 생각하

는 이들이 많습니다. 통일 문제를 꺼내면 ‘종북세력’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특히 대학생 통일동아리 학생들의 경우 캠퍼스 내에서

활동할 때 더욱 그런 고충을 겪을 것 같습니다.

강혜진 : 맞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된 활동을 한다고 하면 일단 정치적인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이 많습니다. 북한 인권을 보호하고 구명하자는 취지에

서 발언하고, 혹은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뉴스에 대해 논하는 등의

행위는 소위 ‘종북’이라는 색깔 논리에 밀려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권형한 : 대전 통일동아리 연합회

장으로 일하면서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무슨 동아리 활동을 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죠. 또래 학생들

사이에서는 통일에 대한 의식이 너

무 부족해 이들에게 역사의식을 되

찾아주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는

권형한(26) 대전보건대 학생. 대전지역

12개 대학 통일동아리 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통일동아리 연합 활동을 통해 많

은 학생들과 소통하며 활동할 수 있었기

에 맡은 바 일을 해올 수 있었다”고 한다.

강혜진(28) 민주평통 전주시협의회 청년분과

위원과 전북 2030 기획부장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통일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지도교수 추천으로 민주평통에 발을

디딘 이래 통일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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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지훈 :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참신하고 짜임새 있는 행사나 사업을 구상

한다고 해도 통일에 근본적으로 관심이 없다면 단발성 행사 혹은 주최자만의 행사로 끝나버립니

다. 또한 우리 세대가 북한 실상을 잘 모른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고요. 저는 통일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는 남북한의 실상을 다 겪어본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믿기 때문에 탈북 학생에 대한 교육 봉사

및 각종 지원에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만, 정작 이들은 주변의 왜곡된 시선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권형한 : 대한민국의 통일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학생이 적은 데는 학생들 스스로의 잘못도 있겠지

만 기성세대가 이들을 상대로 통일교육을 충분히 못 해준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 특히

민주평통이 먼저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노력해주신다면 학생들도 마음을 열고

통일 문제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강혜진 :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 경제 문제 등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뉴스나 토픽을 지속적

으로 보여주고, 통일이 된 이후의 한국의 미래상을 직접 그려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석곤 : 대학교 1, 2학년 때 통일교육을 교양필수로 이수하게 하고, 민주평

통의 각종 포럼 및 세미나를 대학교 내에서 개최해 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유도하는 것은 어떨까요. 또 남북 대학생 간 교류 활동 추진, 학

생 통일동아리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제 도입 등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지역사회 청년들의 통일 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통일의식을 제고하

기 위해 민주평통 청년위원회와 대학생 통일 동아리가 연계해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면.

오홍석 : 민주평통 서울지역회의에서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광복 70주년 통일 기원 국토대장정을 개최

할 예정입니다. 젊은이들이

통일을 책이나 글로만 배우

는 것이 아니라 직접 통일·

안보 현장을 보고 체험하는

참여형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공감

어울림 한마당 행사도 열 계

획이고요. 활동 평가, 우수

사례 발표 등을 통해 대학생

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의 효

오홍석(45) 민주평통 서

울지역회의 청년위원장.

‘기성세대와 청년들이 자

주 어울리고 화합해서 통

일에 대한 밝은 미래를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서울 소재 대학생으로 구

성된 통일동아리 협력체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과적 지원 방법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

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혜진 : 그간 민주평통에서는 젊은이들을 대

상으로 통일콘서트, 통일 리더십 캠프 등을 진

행해왔는데, 통일콘서트 같은 경우 호응이 높

았습니다. 토크쇼 같은 형식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포

럼이나 학술대회보다 가벼운 주제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발언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앞

으로도 이런 행사에 주력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꿈꾸는 통일을 이야기한다면.

권형한 : 통일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 주역인 학

생들이 주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홍석 : 언젠가 TV를 통해 학생들에게 “통일을 꼭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학생이 “지금처럼 살아도

된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굳이 북한을 도

와주어야 하냐”라고 답하는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아픔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싶습니다.

장지훈 : 저는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통일 사업

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북한 주민의 직접

적인 교류입니다. 현 김정은 체제의 존립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남북

한 주민 간의 실질적인 교류와 이를

통한 정서적, 문화적 교감 없이는 통

일을 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

에서는 친화를 도모하고 뒤통수를

치거나 경제 지원 등의 대가를 바라

는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의 일부가

아닌 진실 된 남북한 간 교류, 이것

이 통일 대한민국을 꿈꾸는 저의 궁

극적인 목표입니다.

김석곤(48) 민주평통 전주

시협의회 청년분과 위원과

전북지역 청년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전임 전북지역

청년위원장 및 상임위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일에

관심을 갖고 민주평통을

통해 8000만이 행복해하

는 통일을 꿈꾸게 되었다.

장지훈(26) 고려대 학생으

로 민주평통에서 준비 중인

서울지역 대학생 통일동아

리 협력체 구성에 노력하고

있다. 북한학 전공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대한민국의 현

재와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

을 끼치는지 깨닫고 통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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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15 May 43

현장 중계

█ 이번 2015년 직능별 정책회의에는 경제, 환

경, 문화예술, 체육, 학교교육, 청소년 등 총 6개 분야

에서 약 520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해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직능별로 열띤 토론을 거쳐 통일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4월 1, 2일 이틀에 걸쳐 열린 1차 정책회의에서는 김

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최근 한반도 통일

환경 변화와 남북관계’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다. 김

교수는 “통일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국제 환경과 통일을 이끌 수 있는 우리의

열띤 토론 속에 창의적 제안 속출4월 1일부터 10일까지, 각각 1박 2일씩 세 차례에 걸쳐 2015년 자문위원 직능별 정책회의가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정책회의는 자문위원의 직능별 전문성을 기반으로 통일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2015 자문위원 직능별 정책회의

조영철 기자

제1차 직능별 정책회의에서 현경대 수석부의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능력, 그리고 국민의 의지다”라고 말문을 열며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준비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현재 국제 정세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빠르게 증

가하고, 한반도 주변국들은 두 개의 한국이라는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등 통일에 호의적인 조건은 아니다.

이런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는 과연 자주국방이 가능한

가, 또 우리 주도로 평화통일을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

져 있는가를 진단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 국민만

통일을 준비해서도 안 된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고,

그들 역시 통일을 원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독일도 통

일 전 동독인 1700만 명 중 400만 명이 서독을 방문했

고, 그런 체험을 통해 스스로 통일을 원하게 됐다. 통일

은 ‘통이(通異)’다. ‘다르지만 하나가 되자’는 뜻이다.”

‘통일을 노래하는 교수’로도 유명한 김영수 교수는

강연에 앞서 자문위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자신이

앨범으로 발표한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이어 현경대 수석부의장의 기조강연이 있었다. 현

수석부의장은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민주평통의 역

할’이라는 주제로 최근 방문한 쿠바에서 보고 느낀 사

회주의 국가의 실상을 소개하며 자문위원들 모두에게

피부에 와 닿는 강연을 했다.

“1950년대 말까지 풍요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였던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가 된 후로 모든 게 국영이 됐다.

모든 생산재와 노동력이 국가 소유다. 쿠바에 진출한

한국의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현

지 직원을 고용할 때도 개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쿠바

정부와 인력 계약을 맺어야 했다. 생산재도 부족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도 없는 국가가 된 것이다. 반면 우리

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있다. 법이 허용하는 한 모든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경제성장도 눈부시다. 이

것이 바로 체제의 차이가 빚어낸 결과다.

우리는 우리 헌법이 명문으로 밝히고 있듯이 자유민

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지향한다. 이것은

양보할 수 없는 통일의 원칙이다. 우리는 전후 50년 만

에 세계가 놀라는 경제대국을 만들고 민주주의를 성취

한 나라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우리의 능력을 발휘

해 통일을 이루자. 지금까지 우리 국민이 해낸 일보다

통일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TV 오락 프로 북한에서 촬영하자는 건의 나와

이어서 유사 직능 분야를 두 개씩 묶은 뒤 6개로 조

를 나눠 분임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분임 토의에

서는 원활한 진행과 전문성 있는 결론 도출을 위해 분

야별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경제·환경 직능은 조봉현

IB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남북 경제공동체 인프라 구축 추진 방안’을 논의했고,

문화예술·체육 직능은 전영선 건국대 교수가 마련한

자료로 ‘민족 동일성 회복을 위한 통일문화 형성 방안’

에 대해 토론했다. 학교교육·청소년 직능은 이수석 국

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통일

준비와 통일 미래세대 육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분임 경제·환경분과 토의에서는 “북한 경제의 자생

력 증가와 남북한 경제의 상생 발전을 위해 경제 인프

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임금 인상

문제 등 해마다 되풀이되는 개성공단 운영 관련 문제

도 정부 차원의 안정적인 제도 마련 등 긴요한 대응이

필요하다” 등의 정책 건의가 있었다.

역시 경제·환경 직능 분야인 2분임에서는 “우리 민

족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진정성 있게 남북대화를

진행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북한 인프라 지원 중에

서도 남북을 연결하고 대륙으로 나아가는 도로와 철

도 지원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북

한의 지하자원과 남한의 우수한 상품이 교환되는 구

우수 분임토의자로 선정된 자문위원들에게 시상하는

박찬봉 민주평통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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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역 방식, 현금보다 현물 지원 등을 추진하자는 방

안도 제시됐다.

3분임 문화예술·체육 직능 토의에서는 ‘삼시세끼’, ‘1

박2일’ 등 TV 프로그램을 북한에서 제작해 북한에 대

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자는 제안과 함께 안중근, 이순

신 등의 역사 인물을 소재로 한 공연을 북한과 공동 제

작하는 방안이 건의됐다. 남북 미녀 선발대회(가칭 ‘미

스 원코리아’) 개최, 통일방송 채널 설치, 통일은행 설

립 등 톡톡 튀는 의견 역시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문화예술·체육 직능 분야인 4분임에서도

“영화 ‘국제시장’처럼 6·25전쟁에 관한 영화를 다수 제

작해 전쟁 방지와 통일의 필요성을 홍보하자”, “고등

학생 대상의 통일골든벨 행사 성공을 거울삼아 북한

이탈주민과 초 · 중등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통일백일

장 사업도 추진하자”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청소년 통일교육 못잖게 학부모 교육하자는 제안도

학교교육·청소년 직능인 5분임 토의에서는 “통일

교육 내용을 더욱 내실화하고 통일의식을 높이기 위

해 독일 통일뿐 아니라 베트남 통일 등 다양한 해외 통

일 사례를 바탕으로 시사점과 교훈을 도출하자”, “통

일교육에서 가정교육과 부모의 구실에 주목해서 청소

년 대상 교육뿐 아니라 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개

발하자”는 내용이 논의됐다.

마지막으로 역시 학교교육·청소년 직능인 6분임 토

의에서는 “단순 통일교육이 아니라 역사 교과목과 연

계한 심층적 교육이 필요하다”, “입시 또는 대학 교양

과정에서 통일과 관련된 점수화 프로그램을 제도적으

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민주평통, 통

일부에서 배출한 기존 통일교육 강사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적극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열띤 토론과 창의적인 의견 발표뿐 아니라 흥겨운 단

합의 시간도 이어졌다. ‘통일한국’ 사행시와 ‘(나에게) 통

일한국의 의미’ 등의 미니 백일장을 통해 우수작 10명을

뽑아 시상했다. 특히 “나에게 통일은 ‘밥’이다. 밥 한 그

릇에 어머니의 피와 땀, 정성이 필요하듯 통일을 이루

기 위해서는 피와 땀, 정성이 필요하다”, “나에게 통일

은 ‘수학 문제’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 풀 수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가다 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문제다”는 등의 수상작이 큰 박수를 받았다. 한

편 우수 분임 토의자 역시 6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이어 4월 2, 3일 열린 2차 정책회의에서는 최진욱

통일연구원장과 박찬봉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각각 전

문가 특강과 기조강연을 맡았으며, 4월 9, 10일 열린

3차 정책회의에서는 김영수 서강대 교수와 박찬봉 사

무처장이 전문가 특강과 기조강연을 했다.

1차 정책회의 참석자들에게

환영사를 하는 박성배

대전부의장(왼쪽)과

특강 연사로 나선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황경선 자문위원(충북 보은군협의회)

농촌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려고 공부방과 각급 입시·보습학원

을 운영했고, 지금은 여성단체에서 일하는 황경선 자문위원은 민주평

통에서 12기부터 활동한 베테랑. 17기에서도 역시 자문위원으로 일할

계획인 그는 기존에 민주평통 행사에서 여러 차례 발표자로 활동한 바

있어 이번 정책회의에서도 5분임 토의 발표를 맡았다.

황 자문위원은 “매년 직능회의에 참가해왔는데 이번 분임 토의가 가장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동시에 주제의 틀을 벗어나지 않

고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했다. 특히 전문 분야 박사가 사회자로 토

의를 이끌어 내용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번 토의 결과 발표 내용은 사회자가 정리해 작성했는데, 앞으로 사회자보다는 발표할 사람

이, 혹은 사회자와 발표자가 함께 준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문진순 자문위원(경기 시흥시협의회, 교육분과위원장)

1차 정책회의 전체 행사의 사회를 맡아 낭랑하고 힘찬 목소리로 좌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문진순 자문위원은 15기 민주평통 무지개 회원으로 활

동하다 16기 교육분과위원장을 맡게 됐다. 문 자문위원이 보여준 발군의

행사 진행 솜씨는 장기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와 웃음치료

사로 활동한 경력이 바탕이 된 것.

그는 “이번 행사가 민주평통 행사의 ‘사회 데뷔’다. 사회를 맡으라는 요

청이 들어왔을 때 처음엔 고사했지만 막상 사회를 보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사회를 맡을 기회가 오면 적극 수용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번 정책회의의 경우 다른 행사

에 비해 자문위원님들의 호응도가 다소 높지 않아 아쉬웠는데 다음에는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나서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길주형 자문위원(서울 노원구협의회)

민주평통 활동은 이번 16기가 처음인 길주형 자문위원.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그는 수질 분석 및 수질 측정 센서를 개발

하고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를 운영하는 환경 문제 전문가다. 이번

정책회의에도 경제·환경 직능으로 참가했다.

“자문의원들도 사실 북한의 실체를 상세히는 알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런 정책회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살아 있는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와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 현경대 수석부위원장의 쿠바 이

야기 등은 정말 마음에 와 닿았다. 지역으로 돌아가서도 회원들과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면 앞으로 통일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다만 이 같은 양질의 세미나 내용이 사전에 지역 단위에서부터

논의된 뒤 그 결과물을 갖고 전국 행사로 함께 모여 토의했다면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이뤄지지 않았

을까 하는 점과, 해마다 다소 비슷한 내용의 논의가 반복된다는 사실이 아쉬운 점이라고 꼽았다.

미니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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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탐방

█ “천천히 타들어가 뜨겁게 불이 피어오르는

‘연탄’같이 일하자.”

충남 서천군협의회는 통일사업을 펼치는 마음가짐

을 이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한다. 한번 크게 벌였다

금세 열기가 사그라지는 일회성 행사보다는 수년에

걸쳐 꾸준히 ‘주민 맞춤형’ 사업을 꾸리는 데 힘을 기

울여왔다는 뜻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06년부터 10년째 발행하고 있

는 소식지 <서천에서 평양까지>다. 처음에는 계간지

로 연 4회 발행하다 2012년부터 연 2회로 발행 횟수를

조정해 벌써 통권 27호를 맞았다.

민주평통 7기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서천군협의

회와 10년째 인연을 이어온 강홍복(74) 협의회장은

“‘서천에서 평양까지’라는 제호가 다소 촌스럽게 보일

지 모르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군민의 마음이

평양까지 전해지길 바라며 정한 제호”라고 설명한다.

연탄처럼 은근하고 화끈하게 ‘10년 대계’ 장기사업으로 승부

충남 서천군협의회

1 민주평통 7기부터 활동을

해온 강홍복 서천군협의회장

(왼쪽).

2 서천군협의회는 관내

북한이탈주민과 자문위원이

함께 서천문화탐방 행사를

열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충남 서천군협의회는

한번 사업을 벌였다 하면 ‘10년 대계’를 세운다.

2006년 창간한 소식지 <서천에서 평양까지>는

통권 27호를 맞기까지 중단 없이 발간되었다.

평화통일 한마당도 10년째 개최하고 있는데,

같은 이름의 행사라도 해마다 내용과 형식을

달리해 지난해에는 마당극 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1

2

서천은 노인 인구가 많고 인터넷 보급률도 다른 지

역에 비해 낮은 편. 민주평통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이들도 적잖은 형편이다. 이 때문에 이런 지역

주민들의 특성에 맞춰 민주평통의 사업 내용을 홍보

하고 북한 바로 알리기 활동을 하기 위해 소식지를 만

들게 되었다.

최현옥 행정실장은 “그래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

춰 딱딱한 내용을 피하고 북한의 생활상, 재미난 북

한 말이나 북한 음식을 소개하는 등 아기자기하고 부

드러운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다”고 전한다. 협의회가

펼친 각종 사업을 그때그때 소식지에 수록해 남김으

로써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이렇게 만들어진 소식지는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우

편 발송하는 한편 서천군의 주요 기관 민원실, 은행

등에 배포된다.

‘서천군민 평화통일 한마당’도 10년째 이어온 연례

행사다. 문화 행사를 통해 주민들과 통일에 대한 공감

대를 형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자리다. 같은 이름

의 행사지만 해마다 비슷비슷한 형식과 내용의 무대

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민한다. 평양예술단 공연

같은 ‘단골 레퍼토리’ 외에도 가수 안치환을 초청해

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2014년에는 마당극 ‘귀신은 뭐

하나’를 공연하기도 했다.

북한이탈주민들 매달 1회 가정방문

서천군협의회의 ‘은근함’은 경남 거창군협의회와의

끈끈한 친선교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5년 전 양 협의

회의 간사가 사무처 주관 전국 행사에서 우연히 만나

지역 이야기를 나누다 “거창은 산이 대부분이고, 서천

은 바다가 있으니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자”며 친

선교류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이후 강사 초청 강의도

하고 상호 견학 방문과 정보 교류 등을 해오고 있는데,

간사들 간의 의기투합으로 출발한 친선관계가 회장단

이 몇 번이나 교체되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협의회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업이 10년, 5년씩 이어질 수 있는 데

는 협의회 ‘맏일꾼’인 강홍복 협의회장의 역할도 적지

않다. 소규모 주유소

를 경영하는 강 회장

은 2006년 서천군의

회 의원으로 협의회

자문위원 활동을 시

작해 14~16기에 일반

인 자문위원으로 복

귀하는 등 민주평통

에 남다른 정열을 쏟

아 붓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에는 민

주평통 의장인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강 회장이 특히 지난해 힘을 쏟은 것은 북한이탈주

민 지원사업. 북한이탈주민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그

들의 안정적 사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자문위원들이

북한이탈주민을 매달 1회 방문하는 가정방문 서비스

를 시작했다. 강 회장은 “북한이탈주민을 단발성으로

만나고 그치는 게 아니라 이웃 주민처럼 꾸준히 방문

하면서 친밀감도 높이고 근황을 상세히 알게 되었습니

다. 정말 보람 있는 활동이죠”라고 소감을 말한다.

지역 특성상 북한이탈주민 가정이 셋밖에 안 되어

북한이탈주민을 상대로 다양한 사업을 하기가 어렵지

만, 대신 그만큼 ‘밀착형’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장

점이라고. 그래서 가정방문 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문화탐방’까지 기획했다.

구한말 정치가인 월남 이상재 생가와 중요민속자료인

이하복 가옥 등 서천군내 주요 사적을 방문하고 한산

모시관, 달고개모시마을를 찾아가 모시떡 만드는 체

험도 했다.

서천군협의회는 이 밖에도 지역아동센터 평화통일

순회교육,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인형극 순회공연 등을

해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북한이탈주민과 가정방

문 서비스 멘토 위원들 20여 명이 임진각 평화누리, 오

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는 ‘힐링 여행’을 예정하고

있고,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나라

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2006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소식지 <서천에서 평양까지>.

벌써 통권 27호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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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기자단’ 위촉 | 여성 통일 활동 홍보 활성화에 큰 기대

경기 여주시 | 북한 이탈 청소년 학교에 후원금 전달

여성 자문위원들의 다양한

통일 사업과 활동을 능동적이

고 체계적으로 알리고 여성

통일공감을 확산하기 위한 ‘여

성 통일 생생기자단’ 위촉식을

겸한 워크숍이 지난 4월 3일

오후 민주평통 사무처 회의실

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먼저 박

찬봉 사무처장이 42명의 생생기자단 단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했으며, 이어 효과적인 기자단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취재 활동에 필요한 기사 쓰기와 사진 촬영 방법, SNS 활용 방법 등에 관한 워크숍이 진행됐다.

이번에 위촉된 생생기자단 42명은 각 시·도 여성위원장이 추천했으며 칼럼니스트, 영상 편집 디자이너, 블

로그 기자, 리포터, 광고 기획 프리랜서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 생생기자단은 각 시·도 여성 자문

위원의 활동을 취재해 민주평통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개하게 되며,

여성 통일역량 강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영상물 등을 직접 제작해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경기 여주시협의회(회장 오찬용)는 지난 4월 15일 북한이탈주민 지

원사업의 일환으로 여주시 북내면 중암리에 소재한 물망초학교를 방

문해 후원금 200만 원을 전달했다. 물망초학교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

을 위한 대안학교로 학교의 전반적인 학사과정이 후원금과 후원물품

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협의회에서는 자문위원들의 성금을 모아 지난

2013년부터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뉴스 & 민주평통

강원지역회의 | ‘평화통일공원’ 조성 위한 식목 행사 가져

상하이 | 윤봉길 유적지서 ‘청소년 통일축제’ 열어

강원 청년위원회 | ‘대학생들의 통일 준비 과제와 역할’ 토론회

강원지역회의(부의장 조동용)는 지난 4월 6일 고성군 통일

전망대에서 식목일을 맞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평화통일

의지를 확산하기 위해 ‘평화통일공원’ 조성을 위한 식목 행사

를 개최했다.

‘나는 DMZ에 평화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라는 주제로 진행

된 이날 식목 행사에서는 지역주민과 자문위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전망대 맞은편에 주목 500그루와 소나무

300그루를 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민주평통 강원지역회의와 강원도민일보사(사장 김

중석), 강원 고성군(군수 윤승근), 동부지방산림청(청장 이경일)이 공동으로 주최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원지역회의는 이날 식목 행사와 연계해 평화통일 염원 음악회를 개최했다. 고성군 거진읍사무소 근처에 있

는 고성문화복지센터에서 개최된 음악회에는 청소년을 비롯한 지역주민과 자문위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원지역회의 청년위원회(위원장 전제원)는 지난 4월 2일 원주

강릉대학교 대강당에서 조동용 강원부의장을 비롯해 권태진 강릉

시협의회장, 18개 시·군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통일동아리 회원과

대학생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지역 대학생 통일 문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학생의 통일 준비 과제와 역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대학생

토론회에서는 손진주·김소연 강릉원주대 학생이 각각 발표에 나섰다.

중국 상하이협의회(회장 이창호)는 지난 4월 11일 중국 상하이 훙커

우구 루쉰(魯訊)공원 안에 있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인 ‘매헌’ 앞마당에

서 ‘제3회 청소년 통일축제’를 열었다.

광복 70주년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6주년을 맞아 중국에서 공부

하는 청소년들에게 통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상하이와 장쑤성 쑤저우와 우시, 저장성 항저우 등 중국

화동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 학생과 교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초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통일’을 주제로 한 사생대회가 진행되었고, 중·고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통일골든벨 행사가 각각 진행됐다. 이날 행사가 진행된 루쉰공원은 윤봉길 의사가 1932년 4월 29

일 일왕의 생일 기념행사장에서 일본군 사령관을 향해 폭탄을 던진 의거 현장이다.

경북지역회의(부의장 김종원)는 지난 4월 15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여성위원회(위원장 신혜경) 주관으로 북한이탈주

민과 다문화가족 초청 ‘통일문화 어우르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북한이탈주민, 다문화가족, 지역주민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사진전시회와 북한 음식 시식

행사 등 식전 행사가 있었으며, 국악 공연과 북한이탈주민의

노래 공연, 다문화가족의 합창 등이 이어졌다.

경북 여성위원회 | 탈북민·다문화가족과 ‘통일문화 어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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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2015 May 51

민주평통 의료봉사단 | 충북지역 탈북민 위해 무료 의료 봉사활동 펼쳐

북유럽협의회 | ‘차세대와 대화’ 등 광복 70주년 기념행사 개최

대전 대덕구 |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 개최 충남 청양군 | 탈북민과 칠갑산 등반대회

충북지역회의 | 실향민 망향제 개최

강원 고성군 | 평화통일 염원 걷기 행사 개최

대구지역회의 | ‘대구정신과 통일’ 주제로 토론회

대전 대덕구협의회(회장 강덕구)는 지난 4월 15일 오전 11시 대덕구 소재

디아트 하우스 웨딩홀에서 제6회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을 개최했다.

북한이탈주민과 자문위원,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된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아름다운 결혼식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식을 올리지 못했던 5쌍의 북한 이탈 부부가 참석자들의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협의회에서는 지난 2010년

부터 북한이탈주민 결혼식을 개최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총 24쌍의 부부가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민주평통 의료봉사단(단장 김철수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이사장)이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무료 진료 봉사

활동이 지난 4월 19일 충북 청주시 흥덕경찰서에서 진행됐다.

청주 흥덕경찰서의 협조로 진행된 이날 의료 봉사활동에는

김철수 단장을 비롯한 의료진 10명이 나서 충북지역에 거주하

는 북한이탈주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치과, 내과, 안과, 신경

외과, 정형외과, 한방과 등 종합 검진과 진료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날 의료 봉사활동에서 청주 효성병원(이사장 오창

진)은 진료 검진을 위한 엑스레이 촬영 차량을 지원했으며, 충북안경사협회(회장 변효섭)은 시력 진단과 더불

어 무료로 안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날 진행된 의료 봉사활동에는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현경대 수석부의

장이 참석해 의료진과 북한이탈주민들을 격려했다.

충남 청양군협의회(회장 강석중)는 4월 18일 칠갑산에서 나라사랑

하는 마음을 키우고 통일공감을 확산하기 위한 통일 기원 등반대회

를 개최했다. 이날 등반대회는 관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과 다

문화가족, 청양경찰서 관계자와 자문위원 등 100여명이 함께한 가

운데 역사와 통일에 관한 퀴즈대회를 비롯해 통일을 주제로 한 3행

시·4행시 짓기 등 소통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북유럽협의회(회장 최월아)는 지난 3월 21일 독일 본 르네상스 뒤셀도

르프호텔에서 분단 70주년의 아픔을 기억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권영세 본분관 총영사를 강사로 초청한 가운데 통일강

연회가 진행됐다. 권 총영사는 ‘한반도 평화통일과 통일외교’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안보의 중요성과 통일비용에 관한 이해, 평화통일을 위한 신뢰 외교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한인동

포 차세대와 현지 차세대들이 생각하는 한국과 한반도 통일에 관한 의견 발표의 시간이 있었다. 먼저 현직 경찰

간부인 카트리나 코크 김 씨와 한글학교 교사 경험을 가진 제시카 트루즈킨스 씨가 발표에 나서 바람직한 세대

간의 교감 문제, 기성세대와 차세대의 융화에 대해 또렷한 한국어로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16기 자문위원 활동 사례 보고에 이어 강현숙 자문위원이 모듬북 공연을 선보였으며,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단원인 김영식 자문위원의 광복 70주년 특송과 더불어 참석한 인사들의 통일 사행시 발표의 시간도 진행됐다.

대구지역회의(부의장 박규하)는 지난 4월 17일 대구 인터불

고호텔에서 ‘대구정신과 통일이 만나다’라는 주제로 제24차 대

구평화통일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회원과 자문위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포럼에서는 발제자 없이 7명의 역할자들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

제 정세와 통일’, ‘청소년의 통일의식과 통일교육의 필요성’ 등 각각의 주제로 발표했다.

강원 고성군협의회(회장 전순표)는 지난 4월 10일 송지호수 주

변에서 평화통일 기원 주민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걷기대회는 지역주민과 자문위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지호 철새 관망타워부터 송지호 호수 주변 5km 구간에

서 진행됐다.

충북지역회의(부의장 한상길)는 지난 4월 5일 청주시 솔밭공원 통

일염원탑에서 충북지역 실향민들의 명복을 빌고 통일을 기원하는 충

북지역 실향민 망향제 행사를 충북지구 이북도민연합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한상길 부의장과 한장훈 충북지구 이북도민연합회장을 비롯해 충북

지역 이북도민과 자문위원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망향제

에서는 망향사 낭독과 분향, 헌화 등의 망향 의식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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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5 May 53

경북 포항시 | 통일 기원 해변 마라톤대회 성황리 마쳐 대전 유성구 | 청소년 통일공감대회 개최

충북 청주시 | 통일골든벨 성황리에 개최

제주 청년위원회 | 대학생 통일동아리 출범식

전남 목포시 | 임진각에서 합수·합토제 행사

전북지역회의 | 송하진 전북지사와 회장단 간담회 가져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KTX 포항노선 개통을 축

하하기 위한 제15회 통일 기원 포항해변마라톤대회

가 지난 4월 26일 포항시 형산강체육공원 강변도로

와 송도해안도로 일원에서 개최됐다.

경북 포항시협의회(회장 김정치)가 주최한 이날 마

라톤대회는 전국에서 참가한 마라톤 동호인 8000여 명

이 포항종합운동장을 출발해 환호공원을 돌아오는 하

프코스와 송도해안도로에서 돌아오는 10km 코스, 섬

안 큰다리를 돌아오는 5km 코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5km 코스를 완주한 가운데 하프코스에서 김도균(남자부, 경주시) 씨와

김태경(여자부, 포항시) 씨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 전주에서 참가한 이재식 씨가 10km에서 남자부 1위

를 차지했으며, 미국인 레이첼 씨는 5km 일반부 1위를 차지해 관심을 끌었다.

충북 청주시협의회(회장 이명식)는 청주 시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역사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

으로 청주 시민들이 참여하는 통일골든벨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4월 9일 오후 2시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 청

주 시민 도전! 골든벨’ 대회는 이승훈 청주시장을 비롯해 청주

시민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통일과 화합’이란

주제로 개최된 통일골든벨 대회는 평양아리랑예술단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에 이어 통일 OX퀴즈 문제로 예선대회가 진행됐으며, 120명이 본선에 진출해 통일골

든벨 문제를 끝까지 풀어 최후의 1인을 가렸다. 이날 골든벨 대회에서는 이인우(50·청주시 용암동) 씨가 영예

의 1등 상을 수상했으며, 다문화가족 참가자 중에서는 나카시마 하루미 씨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한 83세의

나이로 참가한 박용정 씨는 최고령 참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전 유성구협의회(회장 김승수)는 지난 4월 3일과 4일 속리산 유스타운

수련원에서 관내 고교생과 청년 자문위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라사

랑 청소년 통일공감대회’를 개최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청소년들에게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개최한 이번 행사는 입소식에 이어 ‘청년! 그 아

름다운 선택’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시청했으며, 북한 이탈 청소년과의 통일

대화, 모둠별 광복·통일신문&포스터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한마음 운동회

가 진행된 둘째 날에는 공감대회 활동 소감문 발표시간을 통해 통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전남 목포시협의회(회장 이상현)는 지난 3월 26일과 27일 임진

각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합수·합토제’ 행사를 개최했

다. 목포시협의회는 이날 행사를 위해 지난해 1월 14일과 15일 한

라산에서 채수·채토 행사를 가졌으며, 8월 6일부터 10일까지 백두

산에서 채수·채토 활동을 벌였다.

제주지역회의 청년위원회(위원장 김치용)는 지난 4월 1일 오후 5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제주대학교 통일동아리(好-Peace), 제

주한라대학교 통일동아리(한백) 대학생과 지도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

데 ‘제주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 출범식’과 통일 대화의 시간을 가졌

다. 이날 제주지역 대학생 통일동아리 출범식에서는 회장 등 임원진

을 선출한 데 이어 ‘제주의 미래 가치와 통일 준비’라는 주제로 고성규

전 국토교통부 JDC본부장의 특강이 있었고, 고성준 제주대 교수의 사회로 대학생과의 통일간담회가 진행됐다.

‘대학생 통일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이미숙(제주대, 2014년 통일동아리 회장) 학생과 마승

환(제주한라대, 통일동아리 회장) 학생이 토론에 나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통일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4월 14일 도청 상황실

에서 김영구 전북부의장을 비롯해 전북지역 각

시·군 협의회장과 상임위원 등 민주평통 간부

자문위원을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평통 활동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

후 활동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날 간담

회에서는 전북 도정에 관한 설명이 있은 다음,

민주평통 통일 활동과 관련한 현안 사항에 관

한 논의가 있었으며, 통일사업 추진에 관해 송하진 지사와 대화가 있었다.

간담회에서 송하진 지사는 “올해는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 되는 큰 의미가 있는 시기로 민주평통 자문

위원들이 통일운동의 선구자적 구실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올해에는 좀 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통일

을 준비하고, 또한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데도 회장 여러분들이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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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 광복 70주년 ‘평화통일 염원 결의대회’ 개최

충북 충주시 | 평화통일 염원 시민 한마당 행사

전북 정읍시 | 러시아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견학

충북 충주시협의회(회장 석종호)는 지난 3월 28일 호암체육관과 호암

지 생태공원에서 조길형 충주시장을 비롯해 지역주민 2500여 명이 참석

한 가운데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시민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호암체육관에서 평양민속예술단 초청 공연, 통일

노래 합창대회, 6·25전쟁을 되새기는 주먹밥 만들기 체험 행사가 진행

되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태극 문양 바람개비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등이 펼쳐졌다. 또한 통일퀴즈 대회와 시민들의 평화통일 의지를 함양하기 위한 호암지 생태공원 걷기대회가

열렸으며, 충주시 노인전문병원의 지원으로 혈압 및 당뇨 측정 등 건강관리 도움 행사도 진행됐다.

전북 정읍시협의회(회장 최종필)는 지난 4월 6일부터 11일

까지 러시아 극동지역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견학하고 사

할린 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종필 회장을 비롯한 자문위원 40여 명은 일제강점기 항

일운동의 주 무대였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과 우수

리스크, 러시아 최초의 한인마을인 지신허, 안중근 의사의 단

지동맹비 등 역사 현장을 견학했다.

또한 사할린주 홈스크시에서 한국어 교육을 공식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울산평화통일포럼 | ‘북한체제 속성’ 주제로 열려

울산지역회의(부의장 정영자)는 지난 4월 14일 오전 문화예술회관 쉼

터에서 ‘북한체제의 속성 : 김정은 시대의 연속성과 차별성’이라는 주제

로 울산평화통일포럼 세미나를 개최했다. 포럼 회원과 자문위원,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차두현 경기도

외교정책특별자문관이 발표에 나섰고, 장병익·이명수 울산대 명예교수,

이수동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외래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지난 4월 3일 오전 7

시 30분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

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각국의 주재 대사

와 총영사 등 재외공관장을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조찬을 겸해 진행된 간담회에서 현경대 수

석부의장은 “세계를 향한 외교 활동의 제일

선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재외공관장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하고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각별한 관심

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조찬에 함께 참석한 박찬봉 사무처장

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자문위원의 활동을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제17기 자문위원

위촉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호영 주미대사와 유흥수 주일본대

사, 임성남 주영대사, 박노벽 주러시아대사 등 180여 명의 재외공관장들이 참석했다.

현경대 수석부의장 | 재외공관장 초청 간담회 가져

광저우 | 광복 70주년 기념 청소년 통일골든벨 개최

중국 광저우협의회(회장 임동현)는 지난 3월 29

일 광저우한국학교 실내체육관에서 한인동포 청소

년들을 대상으로 제4회 통일골든벨 행사를 개최했

다. 이날 골든벨 행사에는 광저우한국학교, 선전한

국국제학교, 동관한인학교 등 광둥성에 소재한 11

개 한국학교 및 한글학교 청소년 300여 명과 학부

모, 자문위원 등이 참석했으며 OX퀴즈와 객관식,

주관식 문제풀이가 진행되었다. 식전 행사로 광저

우한국학교 초·중·고 학생 7명으로 구성된 설장구 팀이 장기자랑을 선보인 가운데 진행된 골든벨 대회에서는

서혜나(선전한국국제학교 고등부 2년) 양이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했으며, 고태우(광저우한국학교 5년) 군이

초등부 대상을 수상했다.

중국 칭다오협의회(회장 이석재)는 지난 3월 28일 오전 칭다오한국국제

학교 이화문화관에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통일 염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통일동아리 홍보대사로 위촉된 350명의 청소년을 비롯

해 학부모와 자문위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통일동아리 결의대회와

더불어 제4회 통일글짓기대회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통

일동아리 홍보대사 350명을 대표한 방대근(이화한국학교 고등부) 학생은 결의문을 통해 “조국의 평화통일에 앞

장서 적극 참여·홍보하며 한중 우호관계를 굳건히 해 통일 지지 기반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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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평화통일포럼 | ‘통일 준비’ 주제로 세미나 협의회 단신경기 김포시 | 통일교육 교사 워크숍 가져

제주 여성위원회 | 여성 통일콘서트 개최

경남 남해군 | ‘통일 미래세대 역할’ 주제로 대학생 포럼

경남 창원시 | 모스크바한국학교에 학용품 전달

광주지역회의(부의장 나신영)는 지난 4월 9일 광주시청 세미나

실에서 포럼 회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통일과 통

일 준비’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에

나섰으며, 노찬백 광주보건대 교수와 김성후 동신대 교수의 토론

에 이어 참석한 포럼 회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경남 창원시협의회(회장 김길화)는 지난 4월 12일 러시아 모스

크바 코르스톤호텔에서 모스크바협의회와 교류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13년 창원시를 방문해 교류협력을 위한 업

무협약(MOU)을 체결한 모스크바협의회와 창원시협의회 간의 정

례적인 교류 활동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양측은 그동안 진행된 통

일사업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활동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창원시협의회는 모스크바한국학교와 1086현지학교를 방문해 학교 운영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듣고 학

생들을 위한 학용품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경남 남해군협의회(회장 최홍백)는 지난 3월 25일 경남도립남해대

학교에서 대학생 통일동아리 발대식과 병행해 ‘2015 대학생 통일포럼’

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학 캠퍼스에서의 통일 논의 활성화와

대학생들의 통일의식 강화를 위한 통일동아리 발대식을 가진 다음, 대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공감을 확산하기 위한 통일포럼이 진행됐다.

대학생 통일포럼에서는 이기완 창원대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남해대학에 재학 중인 11명의 대학생들이 발표에 나섰다.

발표에서는 강채림 학생이 ‘실질적 통일 기반 구축과 통일 미래세대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김지희(통

일 대박에 대한 공감대 확산 및 통일교육 활성화), 변성용(통일 대박론에 대한 공감대 확산 및 청소년 통일의식

제고), 심문혁(기성세대가 준비해온 통일, 미래세대가 실현하자), 정선경(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나의 생각), 신

유현(통일 문제는 북한 인권 문제부터 인식해야) 학생이 각각 발표했다.

또한 이정훈(통일비용과 통일편익 분석에 대한 연구 필요성), 진연우(김만철 씨 일가 망명으로 본 자유의사

존중), 박승언(남북한 통일 설계도면 준비), 박다빈(이산가족 문제의 기본적 해결 필요성), 박미선(평화통일을

위한 당면 과제) 학생이 각각 준비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다.

경기 김포시협

의회(회장 조진남)

는 지난 4월 1일과

2일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관내 중·

고교 교장과 윤리

및 사회과 교사, 자문위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

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전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이번 워크숍에서는 ‘북한의 3

대 세습체제와 한반도 통일’이라는 주제로 탈북 강사인 김

정원 씨의 특강이 있었으며, 이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실

시하는 일일 통일교실과 김포 향토안보 순례 대행진 추진과

관련해 참석한 인사들 간에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제주지역회의 여

성위원회(위원장 임

강자)는 지난 3월 27

일 오후 3시부터 제

주그랜드호텔에서

여성 자문위원과 지

역사회 여성 지도자

등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여성 통일콘서트 ‘제주에

서 부는 통일맞이 바람!’ 행사를 개최했다.

‘통일 대한민국을 제주 여성의 힘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먼저 한영실 여성위원장(전 숙명여대 총장)

이 ‘통일시대를 대비한 여성의 역량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 데 이어 ‘북한의 내부 실상과 통일 준비 과제’를 주

제로 한 김영수 서강대 교수의 특강과 통일노래 따라 부르기

행사가 진행됐다. 이와 함께 ‘광복을 넘어 통일로!’라는 주제

의 생생 토크 콘서트가 김영수 교수, 고성준 제주대 교수, 허

정옥 서울과학종합대학 교수, 양정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제주도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해운대구 | 통일 염원 풍선 날리기

부산 해운대구협의회(회장 우보현)는

지난 4월 11일 꽃다래공원 통일동산에

서 지역주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

데 ‘제3회 평화통일 염원 풍선 날리기’

행사를 개최했다.

강북구 | 4·19민주묘지 참배

서울 강북구협의회(회장 김송대)는 간

부 자문위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월 14일 국립4·19민주묘지와 순

국선열 묘지 참배 행사를 가졌다.

창녕군 | 평화통일 염원 걷기대회

경남 창녕군협의회(회장 황규태)는 지

난 4월 6일 여성분과위원회(위원장 이

윤경) 주관으로 자문위원과 여성 지도

자 등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

통일 염원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부평구 | 탈북민 위한 통일 플라워 교실

인천 부평구협의회(회장 손광천)는 지

난 4월 17일 부평경찰서에서 북한이탈

주민의 심리적 불안감 해소와 안정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통일 플라워 교실’을 열었다.

익산시 | 주민과 통일 등반대회 가져

전북 익산시협의회(회장 강호현)는 지

난 4월 3일 충남 홍성군에 소재한 용봉

산에서 지역주민과 자문위원이 함께하

는 통일 염원 등반대회를 가졌다.

제주시 | 탈북민과 함께 전통문화 체험

제주시협의회(회장 신방식) 여성분과

위원회(위원장 임수옥)는 지난 4월 4일

북한이탈주민과 자문위원 등 100여 명

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로 함께 가는 전

통문화 체험’ 행사를 가졌다.

Page 30: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58 2015 May 59

스페인지회 | ‘한반도 통일’ 주제로 통일웅변대회

전남 해남군·베를린분회 | 교류협약식·통일간담회 가져

전남 해남군협의회(회장 강

동일)와 북유럽협의회 베를린

분회는 지난 4월 4일 독일 베

를린 소재 한식당 서울관에

서 상호 우호 증진을 위한 교

류협약식과 함께 광복 70주년

기념 통일간담회를 개최했다.

신성철 주독대사관 공사와 김대철 베를린한인회장, 해남

군협의회 자문위원과 베를린분회 자문위원, 한인회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신성철

공사가 ‘독일 통일 과정의 성공 요인과 시사점에 대한 이해’

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으며 참석자들의 토론회가 이어졌다.

남유럽협의회 스페

인지회(지회장 신현승)

는 한인교포 청소년들

의 통일의식 함양과 교

민사회의 통일정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도

모하고 현지 주류사회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

며 통일 지지 기반을 확산하기 위한 통일웅변대회를 지난 3

월 28일 바르셀로나한글학교에서 개최했다.

정재경 바르셀로나한인회장과 김부향 월드옥타 바르셀로

나지회장, 김범제 스페인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한인동포

들과 현지인 등 12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룬 이날 웅변

대회에서는 한국인 학생 부문에서 조민이 양이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외국인 부문에서는 아란차 라헬 군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편 최병원 남유럽협의회장과 신현승 스페인지회장, 노

영식 분회장, 양선모 자문위원, 황성옥 자문위원은 이날 웅

변대회를 마치고 바르셀로나한글학교에 장학금과 발전기금

을 기탁했다.

신안군 | 평생교육회원 대상 통일강연

전남 신안군협의회(회장 표문철)는 4월

1일 압해중앙성결교회에서 압해읍 평

생교육회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탈북

강사 초청 통일강연회를 개최했다.

LA | 활동자료집 <평화통일의 길> 출간

LA협의회(회장 최재현)는 제16기 활동 상

황을 총정리한 <평화통일의 길> 출판기

념회를 열었다. 이 자료집에는 제16기 자

문위원들이 펼쳐온 평화통일 활동의 발

자취와 주요 참고자료들이 수록돼 있다.

거창군 | 청소년 체험 활동 실시

경남 거창군협의회(회장 신현기)는 4월

9일과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판문점과

제3땅굴 등에서 샛별중 2학년 학생들과

교사 8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통일공

감 청소년 분단체험 학습을 실시했다.

시애틀 | ‘글로벌 신뢰 외교’ 주제 강연회

미국 시애틀협의회(회장 이수잔)는 지

난 3월 2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 한인회

관에서 문덕호 주시애틀 총영사를 초

청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글로벌 신뢰

외교’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정선군 | 여성 통일공감 워크숍

강원 정선군협의회(회장 심재복)는 3월

27일 태백시 태백중학교 학도병기념관

에서 정선지역 사회단체장 45명이 참석

한 가운데 ‘통일공감 워크숍’을 가졌다.

옥천군 | 북한이탈주민 문화 탐방 활동

충북 옥천군협의회(회장 곽균상)는 지

난 3월 27일 전주 한옥마을과 서천 국

립생태공원 등지에서 옥천군에 거주하

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탐

방 활동을 실시했다.

협의회 단신생생 기자단 리포트

여성의 통일의지 굳게 다진 부산지역 여성 통일리더 양성 아카데미

봄빛이 완연한 4월 14일 부산광역시 수영구 구민홀에서 부산지역회의(부의장 이영숙) 여성위원회(위

원장 신정주) 주관으로 ‘여성 통일리더 양성 아카데미’ 개강식에 이어 제1차 강의가 진행됐다. 통일시대

를 준비하기 위한 여성의 통일역량 강화와 탈북 여성의 정착 및 고충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성

리더의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총 5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 진행된다.

‘통일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차 여성 통일리더 아카데미 개강식에서 신정주

위원장은 북한이탈주민을 일컬어 ‘먼저 이룬 통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참석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와 함께 이영숙 부의장은 북한이탈주민 지원 바자회와 여성 통일공감대회 등 그동안 여성위원회가 추

진한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더 많은 여성 통일리더들이 양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첫 번째 아카데미에서는 먼저 조경근 경성대 교수가 ‘우리의 미래와 통일’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반도 통일 환경과 북한 정세, 통일 준비 과제와 우리의 역할 등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통

일 아카데미에 참석한 30여 명의 탈북 여성들과 대화의 시간과 자기소개 시간이 진행됐다.

이들은 이번 여성 통일리더 양성 아카데미를 통해 통일리더로 자신이 거듭나는 것에 대해 무척 고무

되고 상기되어 있었다. 자

신들에게 통일리더라는 새

로운 과업이 주어진 것에

만족해하며 통일이 되면

제일 먼저 북으로 가서 남

한을 소개하는 전도사의

역할을 하리라 다짐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여성 통일리더 양성 아카

데미의 두 번째 만남은 생

활 도자기 만들기 체험 활

동으로 진행됐다. 부산시

기장군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1km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백화요’가 이번 행사의 교육장이었다.

두 번째 행사에서는 백천 양웅모 선생이 생활도자기의 다양한 종류와 건강에 좋은 도자기, 유약을 바르

고 가마에 구워내는 작업 과정 등을 설명했다. 수강생이 된 참가자들은 유약을 바르기 전과 완성된 그릇

을 비교하며 꼼꼼하게 질문하면서 처음이지만 정성을 들여 다양한 아이디어로 여러 모양의 도자기를 만

들었다. 세 번째 만남은 4월 29일 요리학원에서 남북한 음식 만들기 시간으로 진행됐다. <생생기자 김연행>

부산의 ‘백화요’에서 열린 부산 여성 통일리더 양성 아카데미 두 번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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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장벽 해결해야 탈북 학생 정착 가능”

탈북 학생들이 느끼는 언어 장벽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그들에게 잘 모르는 단어를 형광펜으로

칠해보라고 했더니 조사를 빼곤 거의 모든 단어에 칠을 했을 정도였다. 제일기획 직원들과

탈북자 출신의 주승현 박사가 함께 힘을 모아 남한 말을 북한 말로 전환해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이유다.

북한 말→ 남한 말 전환 앱 개발 주역들의 의기투합

박창규 동아일보 소비자경제부 기자

█ 늦은 오후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

용할 때면 중·고등학생 여럿이 재잘거리는 모습이 종

종 눈에 띈다. 밝은 얼굴로 ‘까르르’ 웃음 짓는 모습이

보기 좋아 흐뭇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있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에 등장하는 ‘버카충’이나 ‘점

약’ 같은 알 수 없는 표현 때문이다. 버카충은 ‘버스카

드 충전’, 점약은 ‘점심약속’의 줄임말이다.

같은 대한민국 영토 안에 사는 사람들도 이처럼 낯

선 표현을 들을 때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휴전

선 북쪽에서 탈출한 탈북자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어떨

까. 같은 한글을 쓰지만 70년 가까이 떨어져 지내는 바

람에 남과 북의 언어는 떨어진 시간 이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언어 장벽을 깨고자 힘을

보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제일기획 직원들과 탈북자

인 주승현(33) 박사다.

지난해 여름,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의 윤영덕(40) 프

로(‘프로’는 제일기획 직원의 사내 호칭)는 탈북 학생들

과 함께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곳에서 만난 탈북

학생들은 의외로 말이 적었다. 질문을 던지는 친구도

많지 않았다.

의문은 다소 시간이 지난 뒤에야 풀렸다. 남과 북의

언어가 많이 다른 탓에 탈북 학생들은 단어의 정확한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말뜻을 몰라도 질문하기가

창피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윤 프로가 보기에 탈북 학생들이 느끼는 언어 장벽

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예컨대 남에서 종종 쓰는 단어

인 개구쟁이, 누룽지, 서비스, 치킨 등은 북에서 각각

발개돌이, 가마치, 삯발이, 닭유찜 등으로 부른다. 윤

프로는 “한 학생은 ‘목숨 걸고 넘어왔는데 목숨 걸어도

안 되는 게 있다’며 학교 수업을 못 따라가는 자신을 한

탄했고, 어떤 친구는 이를 비관해 자살 시도까지 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목숨 걸어도 극복하지 못 하는 언어 장벽

실제 남과 북의 언어 차이는 어느 정도나 될까. 전문

가들은 생활언어의 30~40%, 전문용어의 60% 이상이

차이 나는 것으로 본다. 국립국어원이 2012년 내놓은

‘북한이탈주민 한국어 사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탈

북자들은 남에서 쓰는 단어의 절반가량만 이해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성인보다 문화적인 차이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는 탈북 청소년들의 언어 장벽 문제

는 이들의 원활한 정착과 성장을 위해서라도 꼭 해결

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윤 프로는 회사로 돌아와 탈북 학생들의 언어 장벽

을 낮추는 데 동참할 사람을 모았다. 정수영(40), 정유

나(39·여), 이미수(36·여) 프로가 힘을 보태기로 했다.

작은 통일

이들은 우선 탈북 학생들이

얼마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지를 알아봤다.

제일기획 직원들이 주승현

박사를 만난 건 이 무렵이다.

주 박사는 군 생활을 하던 22

세 때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뒤 연세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탈북자 최초의

통일학 박사다. 현재는 명지

대에 강의를 나가며 민주평

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과

통일교육원 강사 등을 맡고

있다.

주 박사는 “예전에 대학에

서 공부할 때 전문용어의 뜻

을 몰라 헤맸던 기억도 있어

흔쾌히 작업에 참여했다”며

“남한에서는 워낙 많은 외래

어와 줄임말을 쓰다 보니 탈북 학생들은 실수할까봐

입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펴놓고 탈북 학생

들이 잘 모를 만한 단어들을 정리했다. 정수영 프로는

“탈북 학생에게 잘 모르는 단어를 형광펜으로 칠해보

라고 했더니 조사를 빼곤 거의 모든 단어에 칠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예컨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한 문장인 ‘인터넷

이 주는 익명성을 이용하여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누리기도 한다’에서 대다수 단어에 형광펜을 칠했다는

것이다.

제일기획 직원들은 탈북 학생들과의 추가 면담, 전

문가와의 상담 등을 통해 사전 형식의 스마트폰 애플

리케이션(앱)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적어도

언어 차이 때문에 남한 학생들과 같은 출발선에 서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탈북

학생들이 최소한 교과서 내용은 이해할 수 있어야 남

한 생활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주된 사용자가 10대라는 점을 감안해 재미있는 요

소도 더하기로 했다. 딱딱한 용어 대신 그림을 쓰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단어를 찍으면 바로 북한말로 번

역해주는 간편함도 갖췄다. 이렇게 만들어진 앱 ‘글동

무’에는 고교 국어교과서 3종에서 뽑은 단어 3300개

의 뜻과 예문 등이 담겨 있다. 피자 주문 방법 같은 생

활상식도 들어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앱 형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단어를 보충하거나 의미를 수정하는 것도 가

능하다.

제일기획 직원들의 바람은 글동무 앱이 통일에 기

여하는 하나의 작은 도구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주

박사의 바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통일이라

고 하면 경제나 정치적인 의미의 통합을 주로 떠올리

지만 언어 같은 기본적인 소통 수단의 이해도 매우 중

요합니다. 글동무 앱이 남과 북의 차이를 극복하고 좀

더 많은 동질성을 찾을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됐으면 합

니다.”

탈북 학생들이 남한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남북한어 번역앱 ‘글동무’를 만든 제일기획 직원들. 왼

쪽부터 윤영덕, 정유나, 이미수, 정수영 씨. 주승현 박사는 신변 안전 때문에 촬영에 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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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팔랑치와 부운치 사이의 능선 곳곳에 군락을 이룬 철쭉.

양영훈 여행작가

█ 바래봉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高峰)이

다. 그런데도 정상에 오르기가 수월하다. 산행의 기

점이 되는 전북 남원시 운봉읍내의 평균고도가 해발

400여m나 된다. 등산로의 경사도 비교적 완만하다.

아름다운 철쭉 꽃밭도 구경하고, 꽃밭에 앉아서 무르

익은 봄날의 정취를 느긋하게 즐겨도 네댓 시간이면

충분하다. 온 가족과 함께 봄나들이를 겸한 산행 코스

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바래봉 산행은 대체로 남원시 운봉읍 동천리의 지

리산허브밸리(063-620-4891)에서 시작된다. 주차

장, 허브테마파크, 허브체험농원, 지리산자생식물환

경공원 등의 다양한 시설이 갖춰진 곳이다. 지리산허

브밸리를 지나 조금만 오르면 ‘운지사’라는 절 입구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산길에 접어든다. 이

미 길가 곳곳에 무리 지어 핀 철쭉이 사람들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차가 왕래할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등

산로는 산비탈의 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갈 지(之)’ 자

로 구불구불 이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약 1시간

30분쯤 오르면 마침내 능선에 들어선다.

능선의 조망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지리산 100리 주

능선의 웅장한 자태와 제법 너른 운봉고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래봉 정상을 코앞에 둔 등성이에 올라서

면 바래봉, 팔랑치, 세걸산(1198m) 등의 지리산 서북

릉을 붉게 물들인 철쭉 꽃밭이 환상처럼 펼쳐진다. 특

히 바래봉 삼거리에서 팔랑치 사이의 0.9km쯤 되는

능선에 피어난 철쭉은 붉은빛이 지나쳐서 숫제 핏빛

을 띤다. 이곳은 원래 운봉목장의 면양 방목장이었다.

호주에서 들여온 양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던 곳이다.

식성 좋은 양들은 풀과 작은 나무를 닥치는 대로 뜯어

먹었다. 하지만 독성이 있는 철쭉만은 건드리지 않고

그냥 뒀다. 그 덕택에 오늘날과 같은 철쭉 꽃밭이 남

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산에서만 자라는 산철쭉은 다른

나무와 섞여서 제멋대로 자란다. 키가 크고 꽃도 듬성

듬성 달려 있는 데다 꽃 빛깔은 엷은 분홍색이다. 하

지만 바래봉의 철쭉은 사람의 키를 넘지 않을 정도로

핏빛 띤 꽃불 활활 환상의 철쭉 꽃밭해마다 5월이 되면 지리산 서북릉의 바래봉(1165m) 일대에는 꽃불이 활활 타오른다.

만개한 철쭉꽃이 온 산자락을 붉게 물들인 광경은 요원의 불길처럼 섬뜩하고 맹렬하다.

어찌나 꽃 빛깔이 붉고 군락이 광범위한지, 산자락 아래의 국도에서도

맨눈으로 또렷이 보인다.

전북 남원 바래봉과 산 아래 비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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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2015 May 65

작은 편이다. 철쭉끼리만 둥그렇게 군락을 이루고, 꽃

빛깔이 아주 정열적으로 붉다는 것이 일반적인 산철

쭉과 다른 점이다. 더욱이 철쭉 군락지에는 푹신한 초

원이 형성돼 있다. 붉은 철쭉과 초록빛 잔디가 절묘하

게 조화된 풍경은 마치 정성스레 다듬어놓은 인공정

원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바래봉 일대의 철쭉 절정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서

약간씩 달라진다. 대체로 등산로가 시작되는 산기슭은

4월 하순~5월 초순, 산 중턱은 5월 5일 전후, 그리고

바래봉 철쭉의 백미로 꼽히는 능선길 주변의 철쭉 군

락은 5월 10~20일 사이에 절정을 누린다. 매년 4월 중

순~5월 중순 사이에는 ‘바래봉 철쭉제(문의 운봉읍사

무소 063-620-6601)’도 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4월

25일~5월 24일까지 한 달 동안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토속신앙, 판소리 두루 얽힌 바래봉 아래 마을

바래봉 아래의 운봉고원 일대에는 옛사람들의 공동

체의식과 토속신앙을 엿보게 하는 돌장승(돌벅수)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국가중요민속문화재 제20호로

지정된 서천리 당산의 장승 한 쌍이 눈여겨볼 만하다.

마을 동구의 당산을 지키는 장승이다. 몸통에는 각각

‘방어대장군’과 ‘진서대장군’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

다. 세모꼴의 벙거지를 쓴 머리에 왕방울만한 눈, 그

리고 뭉뚝한 주먹코, 꼭 다문 합죽이 모양의 입 등에

1

1 운봉읍 서천리 동구의

당산에 세워진 돌장승.

2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파

괴한 황산대첩비.

3 남원시 운봉읍 남천 냇

가의 피바위.

2 3

서 과장된 위엄보다는 절로 미소 짓게 하는 해학이 두

드러져 보인다.

바래봉 아래의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에서 약 5km

거리에는 운봉읍 화수리 비전마을이 있다. 비전(碑殿,

비각)이 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이 마을에

조선 선조 10년(1577)에 세운 황산대첩비(사적 제104

호)가 있다. 고려 말인 1380년(우왕 8)에 이성계가 왜

구를 크게 무찌른 황산대첩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

이다. 하지만 이 비는 일제강점기에 크게 훼손되었다.

조선총독부는 황산대첩비를 동강낸 것도 모자라서 비

문까지 긁어내 읽을 수도 없게 만들었다. 참으로 옹졸

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만행이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약 2km 떨어진 남천 냇가에

는 붉은 빛깔을 띠는 ‘피바위’가 있다. 황산대첩 당시

에 이성계가 쏜 화살을 맞고 죽은 왜장 아지발도(阿只

拔都)의 피가 이 바위를 붉게 물들였다고 한다.

비전마을은 동편제 판소리의 성지로도 유명하다.

동편제의 창시자인 ‘가왕(歌王)’ 송흥록과 그의 아우

송광록, 여류 명창 박초월 등이 모두 이곳에서 나거나

자랐다. 그중 송흥록은 조선 순조 때의 8명창 중 으뜸

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역대 판소리 명창 중에서도 가

장 기량이 뛰어나다는 그는 ‘독보건곤(獨步乾坤)’이라

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더욱이 판소리에 진양장단을

처음으로 도입해 판소리의 중시조로도 추앙받고 있

다. 현재 비전마을의 송흥록, 박초월 생가 터에는 ‘판

소리공원’이 조성돼 있어 동편제 소리의 원류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진다.

내친걸음에 지리산 둘레길도 한두 구간쯤 걸어볼

만하다. 일 년 열두 달 가운데 지리산 둘레길을 가장

걷기 좋은 때가 계절의 여왕 5월과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10월이다. 비전마을은 지리산 둘레길의 2코스

(운봉~인월) 중간쯤에 위치하고, 바래봉 초입의 운봉

읍내는 지리산 둘레길 1코스의 종점이자 2코스의 시점

이다.

▶바래봉 등산 코스

바래봉 철쭉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바래봉 삼거리~팔랑치 사이다.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은 대

개 바래봉 삼거리를 거쳐서 팔랑치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왕복 10.2km 코스이다. 하지만 같은 길을 되돌아오는 것보다는

바래봉 삼거리, 팔랑치, 부운치, 세동치를 두루 거쳐서 운봉읍 공안리의 전북학생교육원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권할 만하다.

이 코스의 총 길이는 10.5km이다. 전북학생교육원에서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으로 돌아갈 때에는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비

는 승차 정원(4명) 내에서 인원에 상관없이 1만1000~1만3000원쯤 나온다.

▶숙박

지리산허브밸리 내에는 캠핑캐러밴과 오토캠핑장을 갖춘 잼핑홀리데이 남원점(jamping.co.kr, 010-8972-9916)이 조성돼

있다. 운봉읍내에는 그럴듯한 숙박시설이 별로 없다. 남원시 어현동 춘향테마파크 내의 춘향가(063-636-4500)는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숙박업소이다. 그 밖에 주천면 용담리의 스위트호텔남원(063-630-7100)과 주천면 호경리의 남원호텔

(063-626-8551), 남원시내의 윈저호텔(063-625-1801), 인월면 소재지의 자라게스트하우스(063-626-2129) 등이 권할 만

하다.

▶맛집

운봉읍내의 황산토종정육식당(063-634-7293)에서는 비계가 얇아서 담백하고

쫄깃한 지리산 흑돼지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동원식당(063-634-0142)은 짬뽕

이 맛있기로 소문난 중화요리집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남원 추어탕과 추어숙

회의 원조는 새집(063-625-2443)이다. 남원읍내 광한루 근처에는 새집뿐만 아

니라 부산집(063-632-7823), 현식당(063-626-5153), 합리추어탕(063-625-

3356) 등의 추어탕 전문점에서 본고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Page 34: 2015 MAY Volpds.nuac.go.kr/ebook/upfile/501/2015/201505081001.pdf · 8 2015 May 9 현실적 측면에서, 중국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외 환보유고가 있다. 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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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수 | 이화여대 정치외

교학과 졸업. <통일문제연

구> 및 <통일한국> 편집

인, 국무총리실 경제인문

사회연구회 통일정책연구

협의회 운영위원, 민주평

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 칼럼

손현수 평화문제연구소 부소장

█ 최근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에 유

학 온 외국인이 올해 봄 학기 기준 9만2076

명으로 지난해 8만5230명보다 8.0% 증가했

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10년 전인 지난 2005

년 2만2526명에서 400% 급증한 상태다. 정

부는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2012년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친한(親韓) 글로벌

차세대로 육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

들이 만족스럽게 유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양질의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면 이들은 한국에 지지 세력으로 기능할 수

도 있다.

글로벌 시대에 국제사회의 우호세력을

확대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최근 벌

어진 일본의 역사 왜곡에 미국이 일본 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몹시 당혹스럽게 된 우리

입장을 생각해볼 때 국제사회의 지지 세력

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대학은 현재 세계화가 가장 활발히 일어

나는 곳 중 하나다. 대학들마다 외국인 유

학생 유치에 힘을 쏟으면서 국내로 들어오

는 유학생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어

떤 요인으로 왔든 미래 지한인사가 될 이들

은 향후 자국에서 여론주도층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이들이 한국 유학 당

시 겪었던 경험, 국가 이미지, 한국인들과

의 교류는 양국관계 발전에 여러모로 작용

하게 될 것이다.

교육부는 물론 대학이나 기업 등 민간 차

원에서 구체적이고 실

질적으로 지속성 있게

유학생 유치정책을 개

발하고 지원을 해나가

야 한다. 각 대학들은 좀 더 진정성을 가지

고 노력해야 한다.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하

고 유학 온 학생들을 방치할 때 학교는 물론

국가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교육 여건 개선, 장학제도, 한국어 교육, 의

료보험 같은 복지 혜택과 더불어 취업 알선,

멘토 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

다. 경제계는 각 지역마다 첨단 기술·경제개

발 모델 전수, 한류 문화의 현장 방문 등 학

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각

장학재단은 장기적 안목에서 외국인 유학생

수혜 비율을 높여가야 하겠다.

모 자동차그룹에서 매년 외국인 유학생

500여 명을 초청해 생산 공장 견학과 한국문

화 체험을 제공하는 ‘글로벌 프렌드십 투어

(Global Friendship Tour)’ 행사는 아주 좋은

모델이다. 6년간 8500여 명을 초청했다니

기업 차원에서도 홍보 효과가 꽤 될 것 같다.

이는 민주평통 지역협의회 사업으로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자문위원 개인

차원에서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각 자문

위원들이 외국인 학생 한 명의 멘토가 되어

준다면 국제적으로 단번에 민주평통만 한

규모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다. 한국

에 온 유학생들 중 소수라도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경험한 이들로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한반도 통일에

유리한 국제 환경이 될 수 있다.

우리 자문위원들이 어떤 특별한 ‘대업’을

기다리지 않고 각기 처한 곳에서 작지만 미

래를 대비하는 일을 하는 것, 이런 것이야

말로 진정 통일 준비이지 않은가.

‘친한(親韓) 글로벌 차세대’ 육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