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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일시 : 2015. 9. 9(수) 오후 2시 ❍ 장소 : 국회도서관 4층 입법조사처 대강당(421호) ❍ 주최 : 경제민주화네트워크, 동반성장연구소, 참여연대,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20150909 자료집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토론회(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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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9일(수)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우리 경제의 위기에 대한 진영간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취지로 기획된 이날 토론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정운찬 전 총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반성장연구소, 국회에서 여야를 대표해 경제민주화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온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원내대표), 시민사회 경제민주화운동 연대체인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그리고 참여연대가 주최하였다. 자세히>>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359582&listStyle=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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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일시 : 2015. 9. 9(수) 오후 2시 ❍ 장소 : 국회도서관 4층 입법조사처 대강당(421호) ❍ 주최 : 경제민주화네트워크, 동반성장연구소, 참여연대,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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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순서

□ 인사말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 /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원내대표)

□ 모두연설 8“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

□ 합동토론회 (좌장 :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 발제 발제1 :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확장과 이익공유제 도입 16

위평량 박사(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발제2 : 재벌‧대기업과 중소상공인 동반성장의 과제 32

김남근 변호사(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정책위원장/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토론

토론1 :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전제조건으로서 재벌개혁 53박상인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경실련)

토론2 : 중소상인 유통서비스업 적합업종 신청으로 본 제도 개선의 필요성 56인태연 대표(전국 ‘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전국유통상인연합회장)

토론3 : 경제민주화 과제 및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 67김성진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장)

토론4 : 고용차별 및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초과이익공유제의 도입 85이상호 박사(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토론5 : 이익공유장려세제 도입방안의 모색 93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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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

안녕하십니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서울 강서을 국회의원 김성태입니다.

오늘 이종걸 원내대표님을 필두로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와 동반성장연구소 그리고 참여연대가 함께 참여하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토론회의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또한 오늘의 자리를 함께하여주신 정운찬 동반경제연구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주제발표와 토론을 맡으신 전문가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세계경제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다층적 지각변동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는 이미 위기에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하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동반 성장의 가치가 필수적입니다.

1980년대 후반까지 노동과 기술 등 투입된 생산요소가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경제구

조에서 1990년 지식과 정보가 기업경쟁력의 결정요소로 자리 잡으며 기업의 성장이 사회적 이익으로 증대되는 시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경제성장은 대기업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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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균형적인 성장은 2000년대 이후 극심한 양극화를 불러왔고 이렇게 고착화된 소득 양극화에 대해 기업은 혁신과 협력, 기회의 공유, 역할 분담, 나눔과 배려의 문화속에서 사회적 책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동반 성장의 가치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급격한 경제성장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내왔지만 과거부터 우리에게는 성현의 가르침으로 전승되어오던 사회적 약속들이 있습니다. 우리민족 특유의 인성인 홍익인간, 나눔의 두레, 함께하는 품앗이, 즉 동반성장의 정신입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저 김성태 역시 오늘 나오는 소중한 의견들을 적극 수렴하여 향후 의정활동에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끝으로 오늘 토론회가 우리가 당면한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논의가 이루어지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9월 8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 성 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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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원내대표)

안녕하십니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종걸입니다. 반갑습니다.

평소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해오신 정운찬 전 총리님과 김남근 위원장님, 박상인 교수님, 인태연 대표님, 전성인 교수님, 김성진 위원장님, 이상호 위원님을 모시고 이런 뜻 깊은 자리를 가질 수 있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당은 다르지만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평소 저화 함께 많은 고민을 나누고 계신 존경하는 김성태 의원님 반갑습니다.

광복 70년, 한국 사회가 걸어온 고도 압축 성장의 그늘이 점차 짙어지고 있습니다. 권위주의적 통치와 낙수효과에 근거한 개발연대기를 쓴 국가 성장 전략은 한국을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첨단 산업국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동시에 기업․산업․지역 간의 양극화 역시 구조화시켰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몰려온 신자유주의의 광풍은 우리 사회를 슈퍼 재벌과 부자들이 지배하는 시장구조 하에 예속시켰습니다. 4대 슈퍼 재벌이 전체 대기업 자산 총액의 70%를 차지하고, 상위 10%의 소득집중도 역시 미국 다음인, 초불평등 사회가 도래했습니다.

극소수 계층을 위해 다수가 고통을 짊어지는 불공정, 불평등, 불의한 사회가 지속될 수 없음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언하는 진리입니다. 위기감의 발로에서 사회 각 진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목소리가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에 대한 요구였습니다. 지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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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시대적․역사적 소명에 충실히 부응하겠다는 서약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6개월 만인 지난 2013년 8월 재벌 총수들과의 회동을 통해 경제민주화 정책 폐기를 선언하며, 낡은 재벌 대기업 중심의 거품형 성장전략을 지속할 것을 천명했습니다. 경제력 집중도 심화와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고착화로 낙수효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상황에서, 재벌 중심의 경제 기조 지속은 사회적 파국만을 야기할 뿐입니다.

삼성물산 합병 건과 롯데 사태 등을 통해 드러난 재벌들의 전근대적인 경영실태와 불투명한 지배 구조는 그 자체로 한국 경제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 및 인구 고령화라는 사회 구조 변화와 대외 경제 여건 변화 속에서, 재벌 중심 경제 기조 지속으로 누적되고 있는 사회적 양극화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경제 질서 수립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요청되는 시기입니다.

경제민주화는 재벌 중심 경제구조의 개혁을 통해 사회 각 부분의 동반성장이 가능한 新산업생태계, 新성장동력, 新경제구조를 창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재벌 소유 구조 형성과 선진적인 경영 방식 도입으로 재벌대기업의 경제적 효율성은 더욱 제고될 것입니다. 협력적 노사관계 수립과 불공정한 원․하청 관행의 일대 개혁은 공정하고 혁신적인 산업 구조 역시 정착시킬 것입니다.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으로 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 성장 선순환 구조’를 또한 형성될 것입니다. 우리 당 역시 새로운 사회경제 구조를 형성을 주문하고 있는 시대적․역사적 명령에 부응하겠습니다.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들과 여러 새로운 대안들을 바탕으로 국가사회 대개혁 프로그램인 ‘경제민주화 시즌 2’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거대한 변화의 파고를 맞아 중대 기로에 선 한국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해법이 마련되길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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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연설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정운찬 /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

들어가면서

제가 정부에서 일하던 2010년 봄 어느 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한 중소기업인이 날 찾아와 하소연 하며 이민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사업이 잘 번창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의 하소연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재벌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건실하다는 평을 듣는 회사 대표가 이런 하소연을 하리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납품단가를 후려치고 기술과 인력을 빼앗는 재벌 대기업의 해묵은 관행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피해 당사자의 경험담을 직접 듣고 나니 엄청난 분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는 문제의 심각성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그 해 말 나온 것이 동반성장위원회입니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대기업은 못마땅해 했고, 정부도 비협조적이었으며, 집권여당도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 오랜 시간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낼 수 는 없었습니다. 2012년 대선을 계기로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논의가 재점화되었습니다. 경제민주화란 무엇인가?

2012년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는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였습니다. 요즘 많이 쓰이는 검색 창에 ‘경제민주화’를 입력해 보면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옵니다 - “대기업에 쏠린 부의 편중 현상을 법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통칭하는 말.” 학생들에게 경제민주화가 무엇인 것 같은가 물었더니 “복지를 늘리는 것” 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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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를 외쳤지만 선뜻 그것이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과연 경제민주화란 무엇일까요? 경제민주화는 경제사회가 민주주의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경제사회란 무엇인지, 그리고 경제사회가 민주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누어 생각해야 합니다. 우선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민주주의란 ‘누가 통치를 하여야만 하는가’란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하여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선언했습니다. 포퍼(Karl Popper)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보다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민주주의를 정의했습니다. 기존의 민주주의에 관한 논의가 ‘누가 통치하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것이라면 포퍼는 민주주의를 ‘유혈과 폭력 없이 악한 지배자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국가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민주주의를 접근합니다. 포퍼의 접근방식은 기존의 논의와 배타적인 관계에 있지 않으면서 최악의 선택, 즉 독재를 배제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입니다. 다음으로 경제사회는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경제사회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하나의 커다란 교환체제 즉 ‘당신이 나에게 어떤 것을 해주면 나도 당신에게 무엇인가 해주겠다’는 식의 공생공존체제입니다. 기업은 노동자를 고용하여 재화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소비자 또는 다른 기업에게 내놓습니다. 그러면 소비자 또는 다른 기업은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제품을 고르고 그에 대한 대가를 기업에게 지불합니다. 이때 기업과 노동자는, 그들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나 다른 기업과의 교환을 전제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교환관계를 맺습니다. 이와 같이 현대경제의 생산과 소비체제는 각 구성원들이 상호간에 크고 작은 다수의 교환관계를 맺고 있는 커다란 교환체제인 것입니다. 일단 교환체제가 확립되면 각 개인은 독립적으로는 존립할 수 없으며,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만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의존성•상호관련성은 대부분의 생산이 우회적인 성격을 갖는 현대 경제에서는 더욱 강화됩니다. 특히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생산의 우회도가 더욱 높아질 뿐만 아니라 생산물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집니다. 그 결과 생산자와 소비자,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자와 기업가 및 한 기업과 다른 기업간의 교환체제는 그물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사회에 포퍼식 민주주의의 정의를 적용해봅시다. 경제사회를 하나의 커다란 교환체제로 볼 때, 포퍼식 경제민주주의란 경제사회의 구성원간에 이해가 상충될 때 각자가 별 손해 없이 다른 구성원과의 교환을 거부할 수 있는 장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의 가치를 갖는 노동을 제공할 수 있는 노동자가 있다고 합시다. 그 노동자가 100만 원 이하의 보수를 제공하는 고용주의 고용 제의를 손해 없이 거절하고 다른 고용주를 찾아 나설 수 있다면 그 노동자가 속한 사회는 경제적으로 민주적인 사회라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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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환체제가 불완전하여 사람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재화 또는 노동서비스의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도 교환을 할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경제사회가 비민주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경제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형평이 이루어져, 한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각자가 자기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교환을 거부할 수 있을 때 경제민주주의가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에게 하소연 하던 중소기업 사장이 털어놓은 재벌의 횡포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민주적이지 못함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찾아온 그 중소기업 사장과 재벌 대기업의 관계는 형평을 잃었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사장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느끼면서도 교환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KBS 뉴스(2014. 10. 24)에 보도된 취재파일K기사를 보면 대기업의 횡포가 얼마나 극심한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 기사에 나오는 배씨는 특허기술을 보유한 전자부품 업체의 대표였습니다. 배씨의 회사가 A사에 납품하는 물건의 원가는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포함해 820원으로 계산되었는데 A사와의 협상에서 그 단가는 683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원가의 80%선으로 단가가 떨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떨어진 단가에라도 납품하기 위해 배씨는 물량을 준비하였는데, A사 측은 전량 공급받겠다던 계약을 어기고 주문 물량을 줄여 배씨는 결국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게 찾아왔던 중소기업의 사장과 마찬가지로 배씨는 대기업의 부당한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배씨는 대기업이 후려친 납품가격을 거절할 수도 없었고 구두주문의 피해까지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회사문은 닫혔습니다. 우리사회의 교환체계 즉 경제사회는 이토록 비민주적입니다. 그러면 우리 경제사회는 어떻게 민주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요? 헌법이 제시하는 우리나라 경제사회의 모습

경제학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헌법을 참고하면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선 대한민국 헌법 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규정을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경제체제임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하였으며 더 나아가 국가의 공권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대한 불개입을 원칙으로 한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즉 헌법 119조 1항은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시장경제 질서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법은 126조에서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간절한 필요에 따라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사영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불간섭의 원칙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즉 헌법 119조1항은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시장경제질서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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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유시장경제질서는 완벽한 체계가 아닙니다. 언제나 불공정한 거래가 일어날 수 있으며, 독점의 위험 및 폐단은 자명합니다. 우리 헌법은 자유시장경제질서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헌법 119조 2항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헌법 119조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헌법은 자본주의적 자유시장경제질서의 결함과 단점을 제거 또는 시정하기 위하여 경제에 대한 규제와 조정을 허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 119조 2항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헌법 119조 2항에서 천명하고 있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방지”를 위해 우리 법 체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독점 또는 과점을 규제․조정하고 있습니다. 즉 자유경쟁을 왜곡시키는 기업결합행위를 규제 또는 제한하고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이가 그 지배력을 남용하여 경쟁제한행위를 하는 것을 규제 또는 제한함으로써 공정한 자유경쟁을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헌법 119조 2항의 나머지 부분, 즉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 유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는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요? 헌법재판소는 헌법 119조 2항에 규정된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의 이념도 경제영역에서 정의로운 사회질서를 형성하기 위하여 추구할 수 있는 국가목표로서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행위를 정당화하는 헌법규범이라고 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이루어 낼 것인가에 대한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헌법이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천명하면서도 그 결함과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정을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정은 시장경제체제를 건전하고 굳건하게 하여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방지를 위한 대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동반성장을 통한 경제민주화

나는 ‘동반성장’이 바로 우리 헌법이 천명하는 ‘경제민주화’의 이념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시장경제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부가 편중되고 있습니다. ‘Occupy Wall Street’의 구호를 통해 나타난 성난 대중의 모습을 기억할 것입니다. 시장 경제의 결함이 드러난 것입니다. 동반성장은 헌법 119조 2항에 근거하여 시장 경제의 결함을 바로잡아줄 등불인 것입니다. 동반성장은 ‘부자들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동반성장은 ‘더불어 같이 성장하자’는 뜻입니다. 즉 ‘더불어’ 살기 위해 네 것을 좀 줄여서 나한테 달라는 것이 아니라 ‘같이 성장하자’는 것입니다. 일정하게 정해진 파이를 두고 한쪽이 더 가짐으로써 다른 한쪽이 덜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파이를 더 크게 하고 분배도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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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더 가질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성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분배도 공정하게 해서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살자는 것이 동반성장입니다. 이러한 동반성장은 경제 성장의 촉진과 분배의 공정을 토대로 헌법 119조 2항에서 말하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 유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동반성장을 현실화 할 수 있는 하나의 제도가 바로 ‘초과이익공유제’입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2011년 초 발표된 동반성장위원회의 첫 작품이었는데 세상에 알려짐과 동시에 곳곳에서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근시안에서 나오는 비난이었습니다. 국가의 미래, 중소기업의 생존, 국민의 삶이 흔들리는 줄 알면서도 그 대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는커녕 꼬투리나 잡고 있었습니다. 초과이익공유제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협력중소기업들과의 관계를 ‘협력’관계가 아닌 비용절감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화와 서비스를 주고받는 관계라고 하여 대기업-협력중소기업의 관계를 일반적인 판매자-구매자 관계로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입니다. 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은 판매자-구매자와 같은 대립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소비자를 상대하는 하나의 큰 주체의 각 부분인 것입니다. 즉 [협력중소기업 ↔ 대기업 ↔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협력중소기업 + 대기업) ↔ 소비자]의 관계인 것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 동종의 TV를 판매하는 삼성과 LG에게 서로 초과이익을 공유하라고 한다면 이는 시장경제논리에 반하는 논리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이러한 경쟁의 관계가 아닙니다. 대기업이 만드는 제품의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그 대기업과 경쟁하는 업체가 아니며 협력중소기업들은 실질적으로 대기업의 수족이 되어 한 부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협력업체로서 대기업과 함께 일하는 것입니다. 대기업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했을 때 이를 위해 일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반사회적 혹은 반시장경제적이기는커녕 당연한 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함께 협력하여 성과를 이룬 중소기업에게 그 기여도에 따라 초과이익을 공유하고 배분하는 것 또한 반시장경제적 행위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초과이익공유제는 경제주체 간의 공정한 이익분배를 가능케 하여 시장경제의 병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동반성장’은 그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라는 비판도 들립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전 세계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시장경제의 문제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많습니다. 나는 예로부터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우리 민족의 전통을 살려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수정할 창의적인 방법으로 동반성장을 제시했습니다. 우리가 동반성장을 통해 시장경제의 정상화를 이뤄내는 선례를 만들어낸다면 세계는 우리의 방식에 주목하고 우리의 제도를 배우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로 동반성장을 연구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세계의 리더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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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은 새로운 성장의 동력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에서 정부는 기본성장전략을 세워 이를 집행했고, 기업가는 여러 가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자본과 노동을 동원하여 생산을 조직했으며, 노동자는 일하려는 강한 욕구, 규율,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잠재능력을 보여주며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바로 이들이 협력하여 제 몫을 다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들이 협력을 못했다면, 또 이들 가운데 어느 한 그룹이라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면 한국의 경제성장은 훨씬 더디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경제성장을 가능케 했던 협력체제는 권위주의체제에서의 억압적인 성격의 것이었습니다. 정부는 성장우선의 목표를 내세우고 ‘경제하려는 의지’를 일깨우기 위해서 이데올로기적 선전을 했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통한 강제저축 및 외자도입에 의해 성장의 엔진을 가동시키는 데 필요한 자본을 동원했고, 적극적인 경제정책의 수립․집행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성장을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출경쟁력과 이윤의 확보를 위해 저임금이 강요되었고,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는 이름으로 경제력은 집중되었으며, 정치적 자유는 억압되고 유보되었습니다. 이 같은 억압적 체제에서도 경제성장을 위한 국민적 협력이 가능했던 것은 절대적 빈곤의 해소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시급하였으며, 또한 요소투입 확대에 의한 경제성장이 계획적 경제운용을 통해 대체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저개발상태에서 시장불완전성이 만연되어 있고 특히 금융시장이 낙후되어 있으며 발전에 필요한 경제적 의지와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제도를 정비하고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했습니다. 이러한 정부주도 성장방식이 1970년대의 과잉․중복 중화학공업 투자를 낳는 등 낭비와 왜곡을 초래하기도 하였지만, 60년대의 대외지향적 성장전략은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전자․조선 부문 등에 대한 투자가 70년대에는 과잉이고 비효율적이었으나 80년대의 수출과 성장의 기반을 형성했습니다. 그 결과 적어도 거시적․양적 지표로 볼 때 정부 주도에 의한 성장전략은 성공적이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이끌어 오던 이 같은 억압적․권위주의적 협력체제는 붕괴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절대적 빈곤으로부터 벗어난 국민들은 밥벌이를 위해 더 이상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하였으며,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자기이익의 보호와 추구가 스스로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정치적 자의식을 형성해 왔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물론 성장제일주의로부터 누적되어 온 불평등 및 여러 모순들에 의해 촉진되었습니다. 나누어 먹을 파이를 우선 키워야 한다는 이름으로 진행된 소득과 부의 불공평한 분배의 심화, 경제력의 집중에 대한 의문과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성장의 지속을 위해서는 노동자, 농민 등 지금까지의 성장과정에서 고난을 감수하고 불이익을 받아온 계층들의 자발적 협력과 적극적 참여가 여전히 필수불가결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구성원의 협력과 참여는 사회구성원 각자가 사회에 기여한 만큼 적정하게 보상받고 있다는 사회적 보상체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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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신뢰의 회복 없이는 불가능한 시점에 다다른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반성장은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습니다. 마이클 포터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한 ‘공유가치창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아니라 공유가치창출, 즉 CSV(Creating Shared Value)다” 포터 교수는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 기업의 가치 사슬 (Value Chain)에 대한 협소한 시야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상호 배치되는 상황에서 이 양자를 두고 갈등하는 구도는 끝났다고 했습니다. 기술 발달과 새로운 혁신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공유가치를 창조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식품회사 네슬레는 ‘네스프레소’라는 프리미엄 커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양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의 영세한 생산농가들은 생산성이 낮아서 품질이 높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슬레는 생산농가들이 더 높은 생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생산농가에 대한 금융지원, 안정적인 구매계약은 물론이고 그 지역에 필요한 설비․기술․유통 등 여러 요소를 같이 개선해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NGO들이 교육과 품질인증에 같이 참여하기도 합니다. 포터 교수는 이러한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기업들이 단기적 이윤을 추구하는 근시안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 마인드를 갖게 될 것이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충족시켜줌으로써 시장의 성장․효율증대․새로운 기회창출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동반성장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의 크기를 키움으로써 한국의 경제 성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맺으면서

우리 사회가 병을 앓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가지지 못한 자들의 박탈감은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은 시장경제주의를 채택하면서도 그 병폐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반성장은 과거 급속한 성장의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시장경제의 치료약과도 같습니다. 헌법에서 제시하는 이념적 목표인 경제민주화는 동반성장을 통해 이룰 수 있으며 경제가 민주적으로 될수록 동반성장의 속도도 가속화되어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모든 진리는 첫째 단계에서 조롱당하고, 둘째 단계에서는 심한 반대에 부딪치며, 셋째 단계에서야 비로소 자명한 것으로 인정받는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동반성장론이 지난 수년간 쇼펜하우어의 첫째와 둘째 단계를 거쳐 이제는 셋째 단계로 접근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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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사회 각 경제주체들이 상호 공존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동반성장은 영영 이상으로만 남게 될 것입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 위에 대기업의 선도적 변화와 중소기업의 자조가 어우러진 삼위일체가 동반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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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1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확장과 이익공유제도입

위평량 /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Ⅰ. 들어가는 말

□ 경제성장 및 발전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에 비례하여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관측됨. 2015년 한국은 저성장 및 성장동력의 상실, 가계의 소비여력 감소와 내수경제의 취약함과 더불어 청년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

○ 국내 총생산 실질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 즉,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실질경제성장률은 각각 평균 5.3%와 4.5%를 기록했으나 이명박정부 3.2%, 박근혜정부는 2년 평균 약 3.1% 성장에 그쳐 경제의 성장정책으로 회귀한 결과치고는 최악의 수치

○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어가고 있음. OECD 2011년 기준 임금불평등도 미국(5.03)과 이스라엘(4.91)에 이어 한국은 4.85배로 세 번째로 높고, 저임금계층도 25.1%로 미국과 동일하여 세계최고 수준. 상위 1% 소득집중도는 미국 19.3%에 이어 한국 12.2%로 일본,프랑스, 등 보다 월등히 높으며,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도 역시 44.9%로 미국(48.2%)에 이어 두 번째로 불평등한 구조가 되어가고 있음

○ 실질임금인상률도 김대중 정부 1.4%, 노무현정부 2.2%임에 반해, 이명박정부 0.0%, 박근혜정부 1.0%에 불과하고, 또한 재벌대기업중심의 정책을 구사한 결과 2014년 10대재벌 상장사 최고경영자 보수평균은 23.5억이나 되어 일반직원 6700만원의 35배,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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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인 1300만원의 180배나 차이가 나고 있음

○ 청년실업률도 9.6%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청년의 체감실업수준은 23%수준으로 5명중 1명은 실업상태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도 601만(노동계 추산 839만명)명이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가계부채도 박근혜정부 집권 2년간 126조원이 증가하여 1089조원 최고치를 기록

□ 경제학 일반에 따르면 성장과 발전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의 삶의 질을 대폭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더불어 시민의식의 발전(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을 도모해 인간다운 삶을 향유함 누리고자 하는데 있을 것임

Ⅱ.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 동반성장·경제민주화에 의해 추진되는 다양한 정책적 도구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사회 전반을 재구축해야하는 당위성에 대한 이론적·실증적 논거로 충분하며, 정치적 리더십과 국민 인식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이 남은 과제

○ 2015년 현재, 소멸해 가던 경제민주화(2011~2012)와 동반성장(2011~2013)에 대한 이슈가 재차 점화되고 있는 분위기

-최근 삼성그룹 사태와 특히,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그 촉매제 역할을 하였으나(언론과 국민 이중적 잣대 논외), 국내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한국경제에 매우 큰 위기요인이며 언제라도 불거질 사안

-한국 재벌그룹의 소유·지배구조 상 창업자 이후 2세 경영인에서 3세 및 4세로의 부와 경영권세습이 진행중. 편법적인 부의세습과 특히 검증 없는 가족승계 관행. 한국 경제의 첫 번째 위기 요인

-2007~2014년까지 48개 그룹 가운데 상위재벌그룹 몇 개를 제외하고 절반가까이가 연결부채비율 200%이상, 이자보상배율 1배미만1 . 재벌그룹의 선단식 경영체제와 미

1 이수정·이은정, 2015,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연결재무비율 분석, 경제개혁리포트 2015-09, 경제개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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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전략부족, 재벌그룹 경영상의 위험요인이 한국경제의 두 번째 위기요인

○ 동반성장은 한국 경제 및 사회구조 등 이중구조 해소 차원으로 확장. 즉, 기존의 재벌·대기업 vs. 중소기업 구도라는 협의의 동반성장을 확장하여 주력산업 vs.비주력산업, 제조업 vs.서비스 산업의 동반성장이 필요

-재벌·대기업 vs. 중소기업에 관한 각종 지표의 격차는 여전히 미래를 희망 할 수 있기에는 역부족. 재벌·대기업의 우월적지위남용과 보편적인 갑질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

-특히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상생법, 가맹점법, 상법 등의 각종 법제도의 개혁은 무니만 개혁

<표 1> 재벌·대기업 vs.중소기업의 주요 경영지표 비교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자기자

본비율

제조업 49.78 50.28 48.29 44.80 46.13 48.01 47.80 49.74 중소기업(A) 39.60 40.76 39.86 39.13 40.30 40.80 39.47 38.06 대기업(B) 53.73 53.91 52.97 47.29 49.79 52.29 51.92 53.90

A/B 73.70 75.61 75.25 82.74 80.94 78.03 76.02 70.61

부채비

제조업 100.90 98.88 107.10 123.23 116.79 108.28 109.19 101.04 중소기업(A) 152.51 145.35 150.86 155.57 148.13 145.09 153.34 162.74 대기업(B) 86.13 85.49 88.79 111.46 100.83 91.26 92.60 85.54

A/B 177.07 170.02 169.91 139.57 146.91 158.99 165.59 190.25

차입금

의존도

제조업 22.87 22.38 24.88 26.30 25.08 24.60 25.45 25.59 중소기업(A) 34.09 34.32 36.66 38.17 35.76 36.58 36.89 39.72 대기업(B) 19.08 18.13 18.15 20.35 20.44 20.22 21.54 21.85

A/B 178.67 189.30 201.98 187.57 174.95 180.91 171.26 181.78

총자산순이익

제조업 6.32 5.20 5.59 2.85 4.70 6.51 4.68 4.68 중소기업 3.57 3.57 3.22 3.10 3.68 4.19 3.66 3.90 대기업 7.31 6.12 6.69 3.43 5.73 7.91 5.41 5.20 A/B 48.84 58.33 48.13 90.38 64.22 52.97 67.65 75.00

매출액영업이익률

제조업 6.12 5.34 5.87 5.89 5.83 6.72 5.57 5.13 중소기업(A) 4.25 4.31 4.43 5.10 5.61 5.55 5.10 4.95 대기업(B) 7.16 5.98 6.82 6.58 6.43 7.67 6.13 5.43

A/B 59.36 72.07 64.96 77.51 87.25 72.36 83.20 91.16

차입금평균이자율

제조업 5.98 6.27 6.35 6.50 5.85 5.50 5.34 4.98 중소기업(A) 5.96 5.95 6.27 6.61 6.77 6.06 5.89 5.80 대기업(B) 5.82 6.13 6.05 5.92 5.69 5.17 4.86 4.56

A/B 102.41 97.06 103.64 111.66 118.98 117.21 121.19 127.19

부가가

치율

제조업 22.95 22.25 22.97 21.37 21.41 21.40 19.54 20.20

중소기업(A) 25.78 24.50 25.52 23.55 23.14 22.38 21.7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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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중소기업현황, 2014년을 필자가 재구성

○ 저성장 함정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중소기업 및 개인기업(벤처 등) 등의 활성화 정책과 기존 제조업 중심 또는 5대 및 12대 주력산업 중심의 성장드라이브 정책에서 제조업의 다양성 강화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산업육성이 중요

-한국경제의 저성장구조, 일자리창출력 약화된 배경은 산업과 경제의 불균형 성장 정책의 결과로서, 이른바 국가 중추 산업인 자동차,철강,전자,조선,석유화학,IT산업 등이 다른 국가들로부터 추격당하거나 추월되고 있기 때문

-즉 산업적 다양성 또는 범위가 협소. 따라서 다양한 제조업(음식료,섬유,비금속,기계장비,정밀기기 등)이 글로벌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한편, 산업발전 경로에 합당한 서비스산업의 집중적인 육성 필요

○ 주력산업의 현상. 즉, 기계산업군(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소재산업군(철강, 석유화학, 정유, 섬유(산업용섬유 등 섬유소재 중심), IT제조업군(가전, 정보통신기기(주로 휴대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식품산업군 등이 최근 15년 동안 우리나라 총수출의 80% 전후 차지하고 있음

-12대 주력산업의 비중변화, 2000년 79.8%, 2007년 82.5%, 2011년 81.2%, 2013년 78.8%로 경쟁력의 약화 및 수출기준(세계5위권), 세계시장 점유율(5%수준)이 급격히 하락중(김도훈, 2015)2

○ 제조업 분야의 다양성 강화, 서비스산업 분야의 자생력 확보 이후의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 및 개인 창업기업 활성화 정책은 일자리의 창출기반 강화, 소비수요 기반확대, 투자

2 김도훈, 2015, 미래성장동력 모색을 위한 과제와 해법, 한국경제포럼

대기업(B) 22.20 21.02 21.93 19.94 20.08 20.45 18.06 18.51 A/B 116.13 116.56 116.37 118.10 115.24 109.44 120.54 120.42

설비투

자효율

제조업 65.23 63.19 66.75 65.71 57.50 64.91 60.22 58.52 중소기업(A) 76.37 73.04 73.27 66.05 66.70 66.93 65.09 64.49 대기업(B) 58.02 55.61 60.61 61.94 55.24 63.53 57.02 54.21

A/B 131.63 131.34 120.89 106.64 120.75 105.35 114.15 118.96

노동소득분배

제조업 60.88 63.92 62.79 59.91 59.29 55.16 58.85 61.13 중소기업(A) 62.92 62.80 62.82 58.50 60.84 57.30 59.27 58.99 대기업(B) 53.15 57.58 54.01 51.45 51.75 46.52 50.48 53.52

A/B 118.38 109.07 116.31 113.70 117.57 123.17 117.41 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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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확대, 대중소기업의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경제의 이중구조 해소

○ 한편,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다양한 경영성과 격차를 통해 양극화를 비교해 왔음. 예컨대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격차를 통해 납품단가후려치기 등의 실태를 보기도 하였음. 그런데 우리가 간과한 것은 대중소기업간의 문제로서 기업 간 격차에만 더 주목하였을 뿐, 기업을 움직이는 주체인 근로자 간의 격차를 경시

<표2> 재벌·대기업 vs.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비교(월평균 급여총액, 천원,%)

자료 : 중소기업현황, 2014 재구성주1.월평균 임금총액은 정액 및 초과급여액과 특별급여액의 합계임.주2.2007년 이후 단위조사명 및 추정방법 변경으로 인하여 이전 수치와 단순 비교할 수 없음.

○ 전산업의 중소업체와 대기업의 임금격차는 대기업을 100으로 했을 때 1994년 76.7%에서 2008년 60.0%로 하락 한 이후 2013년 62.2%수준에서 횡보. 제조업 부문에서는 1994년 70.8% 수준에서 2008년 55.4%로 확대 된 이후 2013년 52.9%로 역시 격차확대 중

년도 전산업중소

평균(A)5~9인 10~29인 30~99인

100~2

99인

3 0 0 인

이상(B)

격차(A/

B)

1994 1,099 1,002 - 969 995 1,046 1,307 76.70 2001 1,752 1,615 1,344 1,606 1,680 1,785 2,276 71.00 2007 2,683 2,426 1,957 2,331 2,574 2,836 3,744 64.80

2007 2,561 2,263 1,813 2,109 2,310 2,396 3,004 75.30 2008 2,569 2,271 1,834 2,153 2,382 2,796 3,786 60.00

2009 2,636 2,338 1,887 2,187 2,507 2,830 3,809 61.40 2010 2,816 2,479 1,971 2,318 2,659 2,991 4,140 59.90

2011 2,844 2,511 2,018 2,382 2,729 3,019 4,154 60.40 2012 2,995 2,664 2,126 2,525 2,904 3,255 4,290 62.10

2013 3,111 2,764 2,219 2,625 3,007 3,381 4,447 62.20

년도 제조업중소

평균(A)5~9인

10~29

30~99

100~2

99인

3 0 0 인

이상(B)

격차(A/

B*100)

1994 1,022 884 - 860 855 948 1,249 70.80 2001 1,659 1,442 1,232 1,340 1,454 1,665 2,189 65.90

2007 2,688 2,255 1,899 2,052 2,253 2,721 3,864 58.40 2007 2,662 2,140 1,809 1,861 2,027 2,403 3,271 65.40

2008 2,678 2,232 1,827 2,049 2,236 2,759 4,028 55.40 2009 2,737 2,321 1,901 2,108 2,325 2,872 4,032 57.60

2010 2,985 2,492 2,043 2,257 2,502 3,054 4,547 54.80 2011 3,034 2,466 2,095 2,265 2,497 3,025 4,664 52.90

2012 3,221 2,620 2,248 2,403 2,683 3,185 4,923 53.20 2013 3,371 2,739 2,348 2,542 2,799 3,293 5,178 52.90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1 -

-다양한 법제도와 관행의 개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의 가장 중요한 결과이자 유인구조의 핵심인 임금 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확대일로

-이 의미는 극단적으로, 이전까지의 모든 개혁 작업이 무용지물이라해도 무방. 기존의 공정과 정의적 관점에서 진행되어 온 작업들이 효과가 없었던 것, 따라서 혁명적 발상을 할 시점이라 판단

-일본, 패전 후 1948년 중소기업 육성정책 본격화, 1957년에 이르러 대중소기업 근로자 임금격차가 78%대에서 거꾸로 50.3%까지 확대, 중소기업 육성책 실패 경험 후 정책기조 전환(불리시정정책). 1969년 임금격차 70.9%로 다시 개선, 1970년 일본중소기업백서, 대중소기업간 이중구조해소 선언

○ 따라서 동반성장, 나아가 경제민주화의 새로운 척도 또는 가늠자로서 각 단위 또는 각 계층 간, 기업규모 간 근로자들의 임금격차 및 소득격차, 혹은 수입격차를 핵심 타겟으로 하고, 이 격차해소에 모든 법과제도 및 관행 등의 개혁목표로 하자는 제안

Ⅲ.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1. 경제민주화

□ 현존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흐름은 자본주의 모순이 크게 표출되는 시기마다 더욱 확산되었음. 산업자본주의는 19세기 중반부터 주기적인 경기침체와 크고 작은 공황 발생 등에 따라 특히 절대다수의 근로자들의 고통으로 전가됨

○ Sidney and Beatrice Webb(1897)

-산업운영에 관한 민주주의와 참여를 통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인본주의적 가치를 달성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구체적으로는 경제와 산업을 민주적으로 운영하여 효율과 공정을 기하고자 하였고, 또한 소유 측면에 더해 산업관리 측면에서 노동자의 발언권 내지 참가권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운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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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과학적 참가경영사상, 노사공동경영사상, 산업민주주의사상 등이 있으며, 경제적·사회적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두었으나 당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양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음.3

○ 1928년, 독일 일반노동조합동맹(ADGB)은 경제민주주의 명시적으로 주창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개념화 및 체계화되었다고 볼 수 있음

-노사관계 및 사업장민주화, 근로자 지향적 사회복지정책, 사기업횡포방지를 위한 공기업과 협동조합의 확대, 공공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노동자측 대표 참여보장 등(안두순, 2013)4

○ 유럽지역에서는 산업민주주의와 경제민주주의가 이론적·논리적 대립이 이루어지면서 경제민주주의와 산업민주주의는 다소의 색깔을 달리하며 유럽지역과 영미지역으로 확산

-이런 측면에서 유럽은 산업민주주의 영향으로 노동기본권 강화 및 참여 등 노동자중심적인 색체로, 영미권에서는 소유구조관점에서 접근하고 법제도를 통한 자본분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

○ 한편, 독일의 경제민주화는 1950년대 질서자유주의에 따라 기존 전통을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주의 색체강화됨

-독일, 사회적 시장경제의 3대전제 : 제1전제, 사회적 시장경제는 시장경제. 제2전제, 사회적 시장경제는 경제적성과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제공함. 제3전제,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보상의 관계는 보충성의 원칙에 의해 결정됨

-경제민주화는 경제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위계적구조의 파괴. 즉, 경제시스템에는 국가, 대기업, 카르텔, 경영자 또는 노동조합과 같은 집합독점과 같이 권력을 가진 그 모든 형태의 집단에 의해 지배되어서는 안 됨. 다시 말하면 각 권력집단의 견제와 균형이 필수

3 위평량·김윤환, 2007, 21세기로 가는 사회경제사상4 안두순, 2013. 경제민주화, 유럽의 경험과 한국적 접근, FES Information Series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3 -

○ 현재의 영미권과 유럽권에서 자본주의적 양식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의 사회 및 경제, 그리고 노사관계의 특징은 이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볼 수 있으며, 동시에 이처럼 경제민주화에 대한 학자들 간의 통일된 개념정립이 되지 않았고, 시대별 국가별 각각 달리 수용되어 오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담론 중 가장 근본적이며 일반화된 것

○ 한국, 헌법 제119조 2항에 명문화 및 기타 경제조항 등 직간접적인 표현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은 그것 자체를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지배 세력과 집단이 있는 반면, 경제민주화를 수용하지만 전문가들끼리도 그 정의(definition)에 있어서 갑론을박

-특히 재벌체제에 대한 문제인식은 대체로 수용되어 지고 있는 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도구인 경제민주화적 해법에는 부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음

○ 한국은 영미식 경제시스템. 따라서 헌법상의 경제민주화가 자연스럽게 영미식으로 전개되었다고 볼 수 있음. 즉, 경제력집중에 따른 경제적 강자들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통제하는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식. 물론 최근 들어 공기업의 역할 강화 및 중소기업 중심(협동조합)기조는 현실적인 문제를 포함하고 있으나 초기 유럽식경제민주화의 색체도 가미

-경제력집중에 따른 폐해방지(독점규제법, 하도급법 등), 소득분배불균형방지 및 양극화 방지(조세관련 법 및 상생법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 방지관련 제도(공정거래법, 세법 등) 기업조직의 민주화관련법(상법 등), 독과점 시장구조의개선, 시장질서 공정화를 위한 재벌개혁과 공기업개혁관련법(가맹점법,금융관련법,공운법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강화를 위한 다양한 법제도 개혁안 등

<표3> 강화되어야 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2015.8)

구분 법과 이슈 개별 법률안 등

1순위: 대통령 공약 중 미이행 사항

상법다중대표소송제도, 전자·집중투표제(단계적)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공정거래법계열금융기관 의결권 제한, 공정거래법·하도급법 관련 집단소송제 도입

금융관련법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기타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강화(모범규준으로서 stewardship code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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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경제개혁연구소, 2015.

○ 유럽 등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노동권 강화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 복지, 노동조건 등 다양한 노동문제를 포함하여 발전되어 온 반면, 한국에서는 별도의 영역으로 다루어져 왔음. 영역을 확대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으나, 함께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 경제민주화 Season Ⅱ(이종걸 의원)는 지난 시기를 경제민주화의 대중화시기로 규정한 대신, 향후의 시기는 구체화 및 보편화에 더해 국가성장과 국가발전 전략을 포함

-정의롭고 공정하며 안정적이고, 윤리적이며 도덕적 관점에서 인간을 위한 경제성장과 발전을 달성하는 가치이고 철학

-현재 논의되고 있는 논의된 좁은 의미의 경제민주화를 넘고, 노동과 복지체제의 구축, 국가의 산업발전(제조업-서비스업,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자영업 영역, 조세재정영역, 금융산업영역)을 포함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패러다임구축

2. 동반성장

○ 동반성장의 필요성과 그 가치에 대한 국민적 수요와 욕구는 한국경제의 집약성장에서 필연적

-자본주의가 내재적 모순이 있었던 것과 동일하게 한국의 선성장후분배, 불균형성장전략, 낙수효과경제정책 등은 한국의 경제사회를 자연스럽게 이중구조 또는 양극화체제로 고착화(산업간·기업간·도농간·지역간·부자와빈자간·최근들어 가계와 기업간·세대

2순위: 최근 상황에 관련하여 시급히 논의 필요한 사항

상법· 자본시장법

자사주 매각 절차 및 원칙 개선, (계열사간)합병 비율 산정 방법 개선

금 산 분 리 관련

보험회사 자산운용 규제(시가평가)

경 제 범 죄 관련

특경가법 형량 강화, 사면심사위원 중 일부를 국회 원내교섭단체가 추천

3순위: 반드시 필요하나, 국회 논의의 숙성기간이 필요한 사항

상법대표소송 단독주주권, 특별이해관계인 의결권 제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소수주주 추천 사외이사 1인 선임 의무화

입법실효성강화

일감몰아주기, 기존순환출자

지주회사행위규제강화

공정거래법 개정 또는 법인세법상 배당금의 익금불산입 요건 강화(연결납세)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5 -

간 등)시키는 내재적 모순구조를 야기함. 따라서 2010년~2011년 동반성장의 가치가 표출되었을 때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환영받음

○ 정부 측에서 동반성장 가치가 공식화 된 것은 2006년 1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은 2000년대 중반까지의 국내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거의 모든 분야(산업전반, 교육전반, 복지 및 노동전반)를 망라한 전략과 전술 및 정책과제, 정책의 우선순위 등을 제시하고 있음

○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 또는 일반인이 인식할 수 있도록 드러난 정부정책은 당시 중소기업문제에 치중되고 말았음

-즉, 참여정부에서는 2005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국가 경제정책의 중심에 두고자하였으며(2005년 1월 대통령 연두회견),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와 단체수의계약제도를 폐지함과 동시에 동반성장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대·중소기업 상생촉진과 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2006」등을 제정하는 정책조합(policy mix)구사

○ 이명박정부의 친기업정책(business friendly) 등에 따른 정책적 혜택은 재벌대기업과 수출기업들에 더 큰 혜택으로 귀착된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기반 기업은 그렇지 못함

-재벌대기업의 국민경제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주요 산업에서의 원사업자인 재벌대기업과 수급사업자인 중소하도급기업들 간의 성과 격차 심화, 불공정한 하도급거래의 고착, 원사업자들의 수급기업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 남용, 기술탈취사건 등의 발생

-2007년초부터 시작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 영역의 빈사상태 관측. 특히 KIKO파생상품과 관련된 중소기업의 피해는 3조1000억 원 중 중소기업 피해규모가 2조3036억 원에 달하였음

-다른 한편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일반화는 한국경제의 긍정과 부정 양측면이 있으나 특히 중소기업 일반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기술과 가격 측면에서의 수출측면과, 저가수입제품의 범람으로 인한 내수측면에서 난국에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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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2011년 기간, 이명박정부는 정책의 기조를 전환하여 동반성장 가치를 강조하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회의에서 "동반성장 추진대책"의 일환으로 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결정(9.29). 2011년 12.13일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정운찬교수) 출범하여 현재에 이름

3. 동반성장과 우리 안의 인식격차

1) 성장과 분배, 효율과 형평 상충적인가 보완적 관계인가

○ 신고전파 경제학체계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임과 동시에 한국의 주류경제학자들, 재계 및 그 인사들, 관료들은 대체적으로 여기에 경도됨

-쿠즈네츠곡선 곡선(Kuznets Curve), 초기성장시기에는 소득불평등이 커지고, 경제가 성장하는 어떤 시점을 지나면 소득분배가 공평해진다는 이론을 경험적으로 분석(Simon Kuznets)한 결과와, 평등한 분배는 근로 및 투자의 인센티브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재분배를 하고자 할 때 비용이 크며, 그 비용은 사라지게 된다는(Arthur Okun, 1975) 분석 등에서 비롯

-한국은 개발연대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과 아주 양호한 동반성장을 달성함으로써 당대 최고의 동반성장을 실현하였고, 따라서 동반성장은 경제발전의 낙수효과에 의해 지속되며, 경제평등주의정책 보다는 현재와 같은 차별화정책이 필요함을 강조(좌승희, 2015, world bank, 1993을 인용)

○ 동반성장(성장vs.분배, 효율vs.형평)은 이론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검증과 연구결과들 가운데 그것이 가능하다는 실증적 결과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분위기 반전

-1990년대 이후 연구들은 반드시 성장과 분배가 상충관계에 있지 않다는 실증분석들이 발표되었고, 보완관계에 있거나 또는 재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등장(Persson and Tabellini, 1994, Perotti,1996,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Jeromin Zettelmeyer 2011 등)

-IMF, “재분배·불평등 그리고 성장”(2014) 성장을 지속하려면 재분배는 필수조건이라 강조함으로써 기존 입장에서 180% 변화 :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불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7 -

가피하다"→"재분배와 성장 사이에 '명백한 상충관계‘가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뒷받침할 증거를 거의 찾지 못했다". "평등의 지향은 더 빠르고 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도움 되는 것으로 확인"

-성장과 분배 사이의 상호관계는 미리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그것이 보완관계인지 상충관계인지는 경제적 요인과 기술적 요인은 물론 정치적 요인, 문화적 요인 등 수많은 매개변수들의 값에 따라 결정; 정부의 조정능력과 계급간 역학관계는 물론 문화적 습관 등 행위자들의 다양한 행동방식에 의해 좌우될 것. 통제 가능한 변수들(제도변수, 교육제도, 확산제도, 분배제도)을 특수하게 조직할 수 있어야 하고 따라서 동반성장의 가능성은 국가특수적 절묘한 조정능력에 좌우(한성안, 2010)5

2) 초과이익공유제와 반전되는 분위기

○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의 구체적 방법(정운찬,2011)

①초과이익공유제(협력이익배분제) ; 대기업이 목표한 것보다 높은 이익을 올리면 그것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돌려 중소기업이 기술개발, 해외진출, 또는 고용안정을 고려하도록 함. 시혜적이 아닌 보상적인 것. ②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으로 대기업 확장중단. 대기업신규참여확대 금지하여 중소기업의 자생력 확보 ③정부조달(재화와 서비스)의 80% 이상을 중소기업에 직접발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

○ 교과서 속의 법학자 및 경제학자들의 반대논거

①초과이익 단어 자체는 경제학에 존재하지 않은 개념 ②초과이익공유제는 반시장적 ③협력사의 기여도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여 시행불가 ④초과이익공유제를 제도화해서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나 국가가 없음 ⑤대기업에 부담만 가중시킬 것 ⑥국내업체에게만 이익을 나눠줄 경우 배임 등 법적인 문제 등○ 원론적 개념만 찾기 보다는 현실 변화에 응용하는 것이 요구되며, 미국,영국,네덜란드 등에서 동 제도가 실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시장적이 아님과 동시에 특히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모순해결을 위해 시장적 방식이라 하는 일반적 정책 대신 비시장적 정책발굴과 도입을 통해 발전해 왔다는 사실, 즉 동태적 시장발전을 전혀 알지 못한 무지의 발언과 반응

5 한성안, 2010, 진화경제학적 동반성장모형, 경제학연구, 제58집 제3호,pp.255-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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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공유제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 약 45%가 협력사들과 그 배분비율을 50:50으로 하여 profit-sharing contract을 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정부발주 혹은 통제 산업들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cost-plus(이윤가산생산비=원가에 적정한 이윤을 가산한 방식)에서 PSC로 전환하여 해오고 있으며, 특히 1980년대 들어 급격히 확산되었고, 소매 산업에서는 상위 메이커와 하위 소매상들 사이에 revenue-sharing이라는 것으로 계약을 통해 시행해 오고 있음(Hui Chen, 2005)6

○ 아울러 세계적인 농기계제조사인 존 디어, 세계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델파이 등에서 중소하도급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하나로 이익공유 혹은 성과공유제를 채택.

-미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더욱 확산되고 있는 양상. 이러한 PSC협약은 대기업(buyer)과 중소하도급기업(supply chain)을 인센티브로 협력하게 하는 것이고, 특수관계투자(relationship-specific investment)를 증진시키며, 하도급기업의 게으름이나 이들이 대기업을 속이는 행위 등을 방지할 수 있고, 품질향상 등에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며,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의 이 제도는 위험의 분담이라는 효과도 수반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음(위평량, 2011)7

○ 이익공유제는 관계적 신뢰 구축을 통한 협력형 거래관계를 지향, 따라서 성과공유제, 초과이익공유제는 협력형 거래에 필요한 관계적 신뢰 구축 방안으로 볼 수 있고, 불공정거래를 간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홍장표, 2011)8

○ 대기업원사업자와 중소하도급 협력기업이 상호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기술개발 등을 유인하는 제도이면서 동시에 미국과 같이 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이라면 현실적으로 매우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 제도(김상조, 2011)

○ 분위기 반전 중. 힐러리 클린턴 공약1호 이익공유제도입 제시. 기업이 근로자에게 배분하는 이익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2년간 세액 공제하는 방식.(기존의 ‘성장과 공평의 경제 아젠다’ 큰 주목받지 못함)

6 졸고, 2011, 초과이익공유제검토, 계간, 철학과 현실, 2011년 여름호. Hui Chen, 2005, Supplier Contracts with Profit

Sharing, Open-book Costing and Associated Audit Rights.

7 졸고, 2011, 상게서8 홍장표, 2011, 초과이익공유제 어떻게 볼것인가, 초과이익공유제, 불공정하도급문제의 해결방안인가, 금속노조,민주당박선

숙의원,민주노동당이정희의원,진보신당조승수의원 공동토론회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9 -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이익공유제 도입기업의 비율은 약 35.8%로 나타남. 평균적으로 임금의 5%(약 2000달러)수준

4. 초과이익공유제 논의 내용과 방향설정

<표4> 초과이익공유제와 성과공유제비교와 문제점

자료 : 동반위 발표자료, 이익공유제실무회의자료, 동반성장 지원센터의 내용을 필자가 재구성

초과이익공유제profit sharing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

개념

·대기업이 영업이익 목표치를 초과달

성했을 때 주주, 임직원 등에게 이익

을 나눠는 제도+협력업체

·대기업이 협력사와 협력하여 달성한

이익(혹은 판매수입)이나 손실(혹은 이

익감소분)을 사전에 정해진 배분규칙

에 따라 협력사와 배분하는 계약모델

·부품 공정개선 등 대 중소기업 간 협

력활동 성과를 상호배분하는 제도

·협력사가 대기업의 지원으로 달성한

성과(원가절감 등)를 사전에 정해진

배분규칙에 따라 대기업과 공유하는

계약모델(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제8

조)

목적

·대기업과 협력사의 재무적 이익증진

과 위험공유

·기업은 주로 제품경쟁력 강화추구

·협력사 성과개선

·기업은 주로 가격경쟁력 강화추구

공유대상 ·대기업의 이익(혹은 판매수입) ·협력사의 성과(원가절감분 등)

공유정보 ·대기업 재무적 이익 정보 ·협력사 성과 정보

시행단위 ·대기업조직단위(프로젝트,사업부,기업 등) ·협력사 단위

도입현황

·삼성, 초과이익20%를 직원에게 연봉

의 최대 50%까지 인센티브 형식으로

제공하는 초과이익배분제시행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 등에

서 항공,바이오제약,IT,유통,프랜차이즈,

인터넷판매 등 전 산업분야

·국내, 2004년 포스코를 시작으로

2014년 현재 167개 기업(1차 및 2차

3차 협력사의 참여도 48개로 증가)

·국외, 1959년 도요타에서 차음도입한

뒤, 다임러크라이슬러, 델파이 등 미국

유럽 기업들도 도입하고 있음

실행방식

·협력업체기여도 등을 평가해 현금지

급 또는 기금조성(생산성향상, 기술개

발, 고용안정,자녀확자금,육아환경개선,

직원교육 등 지급)

·원가절감형(부품,공정개선),부품공동개

발형(부품국산화), 차세대제품공동개발

형 등 방식에 따라 납품단가조정, 신

규사업 우선권부여, 현금배분등

동기부여·신제품/서비스 개발 등 제품 혁신활

동·원가절감, VE제안, 공정개선, 국산화 등

정부지원 ·세제지원 등 ·정부사업 참여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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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익공유제의 종류(동반위 동반성장 실무위원회 제10차 자료)

(1) 판매수입공유제(Revenue Sharing) : 협력기업간 판매수입 배분규칙을 합의하여 협약체결을 맺은 후 공동사업 추진. 공동사업 성공 시 판매 수입을 배분, 실패시 손실분담 (2) 순이익공유제(Net Profit Sharing) : 협력기업간 손익 배분규칙을 합의하여 협약체결을 맺은 후 공동사업 추진 : 순이익은 판매수입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 이익을 가리키며, 공동사업 성공시 순이익 배분, 실패시 손실분담

(3) 목표초과이익공유제(Target Profit Sharing) : 협력기업간 목표이익을 합의하여 협약체결을 맺은 후 공동사업 추진 : 목표초과이익이란 실현이익에서 당초 설정한 목표이익을 뺀 나머지를 가리키며, 목표이익 달성 시 초과달성분 배분, 미달시 위험분담

2) 문제점과 방향

(1) 초과이익발생시 이를 협력업체와 배분하자는 것, 대기업의 손실 발생시에도 협력업체도 이 손실을 공유하자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음. 이는 이익공유의 논리는 위험과 손실의 공유로 연결되어 논리적으로 일관되기 때문임. 그러나 초과이익발생시의 경우로 한정한다는 점과, 이익공유제를 시행 권장하는 대신 세액공제 등을 해 준다는 점에서 손실공유로 전개되어서는 안 될 것.

(2) 일본의 경우 특정대기업의 전속기업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대기업원사업자의 1차 협력사→2차→3차 협력사에 이르기까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조밀한 제도 구축

(3) 갑을 관계, 대기업 중심의 시각에서 수평적 시각으로의 전환에 따라 기존 대기업 및 원사업자의 우월적지위남용도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 즉, 공유정보 및 공유대상 항목, 성과공유제는 협력사의 원가절감 및 각종 성과 정보를 대기업원사업자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서 드러나지 않은 갑(甲)질의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그것을 공유토록 함에 따라 투명하고 수평적인 거래관계구축에 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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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금으로 조성될 경우 직접적으로 협력사와 해당 협력사의 근로자에게 혜택이 가지 않는 다는 점에서 현금지급 선호. 대기업원사업자 대 해당 협력업체 간의 계약으로 하되, 이를 충분히 점검할 동반위의 공정한위원회 구축이 요구됨

(5) 계약서문화의 선진화. 즉, 하도급법으로 표준하도급계약서 작성의무화 필요. 현재, ‘일정한 사항을 기재한 서면’으로 대기업원사업자와 중소협력하도급기업 간의 관계를 규정함에 따라 법적 소송에서 이들의 권리를 충분히 주장하지 못하는 문제 발생. 국내 하도급거래 계약서는 대략 10페이지 내외인 반면, 미국의 그것은 30페이지가 넘어 그 내용의 치밀함으로 법적 다툼에 거의 하자가 없을 정도

○ 다만, 초과이익공유제 만의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아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반성장(상생법 등), 경제민주화(공정거래법, 하도급법, 상법 등)와 그리고 경제민주화시즌2 등이 동시에 정착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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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2

재벌‧대기업과 중소상공인 동반성장의 과제

김남근 변호사 /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Ⅰ. 序 : 재벌개혁과 동반성장의 과제

Ⅱ.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동반성장 정책 1. 정부가 설정한 불공정 개선과 동반성장의 과제 2. 납품단가 공정교섭과 동반성장의 과제 3. 기술편취 방지와 동반성장의 과제 4. 초과이익 공유제와 동반성장의 과제 Ⅲ.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단체의 교섭력 강화Ⅳ. 재벌·대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협력 정책 1. 정부의 상생협력 정책 2. 도시계획법제에 따른 골목상권·전통시장 등의 보호·육성 3. 책임행정에 기초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육성

4. 대리점, 가맹점 등 대기업 본사와 종속적 거래관계의 자영업자 보호·육성Ⅴ. 동반성장 정책을 위한 공정거래 행정개혁의 필요성 Ⅵ. 結 : 왜 다시 경제민주화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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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序 : 재벌개혁과 동반성장의 과제

○ Global Standard인 영·미의 경제운영기조였던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재벌·대기업의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강조하던 신자유주의 국정운영기조 속에서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 금융이용자와 소비자 등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규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견제하던 규제 등 각종 규제가 사라지고 재벌이 시장을 독식하는 경제로 전화되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으로부터 중소기업가 중소상공인 보호, 소비자 보호 등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로 부각됨.

○ 이와 같이 재벌·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사이의 공정경제와 동반성장의 과제, 재벌·대기업과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이의 상생경제의 과제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핵심적인 사안으로 부각되어 왔으나, 동반성장과 상생경제의 추진방식은 행정감독과 법제도의 규율에 의한 규제방식 보다는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이의 자율적 협의에 바탕한 것이어서 지지부진한 진행과 낮은 성과의 한계를 보이고 있음. 예를 들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의 대·중소기업간 핵심적인 동반성장 추진방식은 민간협력기구인 동방성장위원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단체 사이에서 협의를 통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진입‧이양 실태를 조사하여 공표하여 대기업의 진입자제와 이양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적합업종 지정 협의에만 해를 넘기기 쉽고 동반성장지수 우수기업에도 공정성 논란이 많이 제기되고 있음.

○ 10대 재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만 600조원에 달하는 재벌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의 공정한 순환의 논쟁에서도, 이러한 막대한 재원이 기업 내에 유보되고 돈이 돌지 않아 내수경제가 어려우므로 사내유보금을 중소기업과의 이익공유, 비정규직 임금인상 등을 통해 순환시켜 내수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최경환노믹스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기업환류세제 등이 도입되었으나 실효성은 거의 없는 상황임.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공정한 납품단가 결정, 초과목표 이익공유제 등의 동반성장 과제를 협의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적 근거와 중소기업단체의 교섭력 강화 정책 등 동반성장을 뒷받침할 여러 제도적 과제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Ⅱ.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동반성장 정책

1. 정부가 설정한 불공정 개선과 동반성장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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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가 설정한 원‧하청 불공정 개선과제9

◌ 납품단가 문제 우선, 중소기업의 조정신청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종소기업 협동조합에게 납품단가 조정협의 신청권 부여, Fast Track 제도를 통하여 신속한 납품단가 조정, 납품단가를 감액할 경우 그 감액의 정당성을 원사업자인 대기업이 입증하도록 함. 대기업이 납품단가인하 보다는 동반성장 실적에 중점을 두도록 임직원 실적평가시스템 개선을 동반성장 협약에 반영

◌ 하도급계약 구두발주 후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하거나, 부당특약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도급계약서 작성문화 개선, 자동차, 전자 등 업종별 표준하도급계약서 보급, 충분한 기간 전에 수급사업자에게 발주 예정사실 및 물량을 통보하는 등 발주시스템 개선

◌ 기술편취 기술공유는 최소한으로 허용하되,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기술편취, 유용행위 방지 장치 마련을 위해 하도급업체에게 원가 등 기술자료 요구할 경우 반드시 목적과 대가, 비밀유지, 권리 귀속 등을 기재한 서면작성, 기술편취, 기술유용에 관한 입증책임은 원사업자에 부여, 법원이 직권으로 손해액 산정 등으로 피해구제 강화

○ 박근혜 후보는 건설·IT 분야 등의 하도급 불공정특약에 따른 중소사업자 피해방지와 “하도급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분야에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공약.

2) 정부가 설정한 동반성장의 과제

◌ 2,3차 벤더 하도급으로 동반성장 확산 하도급법 적용에서 제외되었던 1차와 2차 하도급, 2차와 3차 하도급에 대해서도 하도급법 적용

◌ 유통분야 동반성장 “대규모 유통점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유통점법“)”을 제정하여 부당반품, 판매수수료 부당인상 등의 불공정행위 근절, 50개 유통대기업에 납품하는 1만여 납품업체 상대로 9 김세종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과제”, 응용경제 제13권 제2호, 한국응용경제학회 2011. 9. 21내지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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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행위 조사, 백화점, 홈쇼핑 등에 표준계약서 제정 보급.

◌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진입‧이양 실태를 동반성장위원회가 조사하여 공표하여 대기업의 진입자제와 이양의 실효성 확보

◌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 협력사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 촉진을 위해 기술개발, 생산성 향상, 인력양성, 해외 마켓팅 등 협력사 경쟁력 제고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세약 공제(7%) 신설. 석유화학 업체의 ‘원자재 공급 후 가격결정 관행’ 시정을 위해 1개월 가격예시제 도입 등

◌ 동반성장 지원‧점검 체계 구축 동반성장위원회 출범. 기업별 동반성장지수 산정하여 공표, 동반성장 CYBER 종합지원센터 설치

3) 자율적 불공정 개선과 동반성장 정책의 한계

◌ 여러 원‧하청 관계 법제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수범자인 대기업의 제도와 불공정 문화 개선노력은 아직 미미. 계약 중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고, 원자재 인상 시 납품단가 협의의무제는 재료비의 일부만 부분적으로 반영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음.

◌ 포스코 등 몇몇 대기업에서 시행한 이익공유제 등 소위 “자율적 동반성장”의 노력도 아래와 같이 미미한 실적.

○ 징벌적 손해배상, 정확히는 Triple Damage 제도는 기술편취에서 부당한 공사대금 감액 등에도 적용되게 되었으나, 종속적 원·하청 관계에 계속 존속하여 사업을 영위하려는 중소기업들이 손해배상 소송제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어서 아직 사례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음. 그리고 이미 원·하청 거래관계에 편입된 중소기업의 경우 원청 대기업이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개발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한 상생협력 방식의 원‧하청 불공정관계 개선노력도 대기업의 소극적 참여와 시간끌기로 적합업종 지정속도도 느리고 지정된 적합업종이나 품목도 적을 뿐만 아니라, 지정된 적합업종에서의 사업이양 등의 실적도 크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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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 초기 경제민주화의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이명박 정부에 비하여 적극 행정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박근혜 정부가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선회한 이후 다시 소극행정으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

○ 중소기업의 교섭력 강화를 통한 집단적 대등교섭을 통한 불공정관계 개선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 필요. 가장 효과적인 원‧하청 불공정관계 개선 방안은 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하여 조직화 되어 대기업과 집단교섭을 통해 불공정관계를 해소하고 성과공유제, 이익공유제 등을 시행해 나가는 것임.

2. 납품단가 공정교섭과 동반성장의 과제

1)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Cost Reduction) 방지 제도

○ 1970년 도요타사가 제품개발력을 보유한 협력사에 대해 일정 기간을 두고 납품단가를 일정 비율로 인하하면서 최초로 등장. 협력사의 기술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대기업은 협력사의 실제 원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자 협력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계약기간 중 일률적인 비율로 납품단가를 인하.

○ 수요독점적 시장구조에서 중소협력사에 대한 대기업의 교섭력 우위를 토대로 시행되는 것으로, 하청 중소기업의 기술개발활동은 비용의 일부만 보상될 뿐 그 보상(혁신이익)은 보상되지 않고 원청의 대기업에 귀속되므로 하청업체의 기술개발투자유인이 부족하게 됨.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휴대폰)에서 2003년 1월~2005년 5월 사이 2년 5개월간 국내 협력사 평균 단가인하율은 14.7%. 매출신장세 둔화, 영업이익 감소 등 대기업이 직면한 리스크를 단가인하를 통하여 협력사에 부담을 전가시키려 함. 협력사의 기술능력향상으로 원가파악능력 떨어지면 대기업은 더욱 더 단가인하 방식에 의존하게 됨.10

○ 2013. 8. 13. 하도급법 개정으로 부당특약 금지 제도 도입하고, 건설하도급 지급보증 관련 절차를 보완하고, 건설하도급에서 흔히 사용되는 대물변제 방식의 공사대금 지급에 대하여 그 방법·절차 등 기준 마련.

○ 이명박 정부에서 기술탈취 행위에 대해서만 3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어 있었

10 홍장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현황과 하도급거래 제도개선방안”, 국회 경제민주화 포럼 주최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

경제민주화의 첫걸음” 토론회, 2012. 7. 12. 24,25,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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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나, 2013. 4. 30. 하도급법 개정으로 부당대금감액, 부당위탁취소, 부당반품 등에 대해서도 적용 확대. 대통령 공약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전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의 도입이었으나 하도급법 일부 범위에서만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2) 재료비·인건비 인상의 납품단가 반영제도

○ 2009년 세계금융위기 전후하여 철강, 석유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원청 대기업들이 재료비 인상에 대한 납품단가를 인상해 주지 않자 중소기업 중앙회 등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여 재료비 인상을 반영되도록 하는 입법을 요구. 2011년 하도급법 개정에서는 중소기업 중앙회 등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단체가 납품단가 협상을 요구하면 의무적으로 협의에 응하도록 하는 납품단가 협상의무제가 도입됨.

○ 원청 대기업은 납품가격을 원가연동가격제를 토대로 정하려 함. 순수한 원가연동가격제라면 “납품가격 = 재료비 + 가공비 + 일반관리비 + 이익마진 + 연구개발비 + 금형개발비” 등의 원가계산에 의하여 납품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나, 우리 원청 대기업들은 인건비는 제외하고 재료비 인상 시 그 중 일부만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부분원가연동방식을 취하고 있음. 예를 들면 자동차 산업에서는 재료비 상승 시 5% 미만은 반영하지 않고 5%를 넘는 경우만 반영.

○ 납품단가 연동제는 재료비만이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적용하여, 예를 들면 최저임금이 30% 인상되어 납품 중소기업의 인건비가 20% 상승하면 적어도 그 인건비 상승의 50-60% 이상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함.

3) 대기업과 하청 협력업체 단체의 공정협상을 통한 납품단가 결정

◌ 성과공유제는 수탁기업이 원가절감 등 수탁·위탁기업간에 합의한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탁기업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수탁·위탁기업이 공유하는 계약모델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제8조에 근거규정을 두고 있음.

○ 1960년 중반 도요타사가 원가연동 납품가격 제도에서 납품가격과 실제 원가를 일정한 시차를 두고 연동시켜 협력사의 지속적인 원가절감활동을 유도할 목적으로 시행.

○ 성과공유제에는 여러 가지 모델이 있을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원가절감형이 아니라 공동개발형, 신제품개발형 성과공유제 모델이 개발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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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청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원감절감형 성과공유제에 있어서도 원청 대기업의 일방적인 납품단가를 인하를 예방하고 원청 대기업과 납품업체 사이의 협상을 통해 원가절감의 공동목표를 세우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이 되어야 함. 예를 들면 3:3:3 의 토요타 방식과 같이(당연히 원청 대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의 정도에 따라 그 비율은 달라져야 할 것임) 대기업과 납품업체가 공정한 협상을 통하여 미리 정한 일정한 비율에 의하도록 원가절감형 성과공유제를 운영해야 함.

4) 공정교섭을 위한 중소기업 단체의 교섭력 강화정책

○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와 재료비·인건비 인상을 납품단가에 연동하는 제도, 하청 중소기업이 노력한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성과공유제 등 납품단가 공정교섭을 지속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들이 중소기업 협동조합이나 중소기업 단체를 결성하여 납품단가 결정이나 성과배분 협상에 집단적으로 응할 수 있는 중소기업단체 교섭력 강화 정책이 필수적임.

3. 기술편취 방지와 동반성장의 과제

1) 기술편취 행위가 창조(창업)경제에 미치는 영향

◌ 기술편취는 기술개발 의욕을 그 싹부터 잘라버려 지식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문제이고, 이제 막 신기술 개발을 통해 성장 사다리에 오르고자 하는 창업기업 혹은 중소기업의 기회를 문전에서 차단시키는 행위임.

○ 미국의 창조경제를 이끈 원동력인 Google, 애플, 휴럿패커드 등의 IT 대기업들은 Start-up 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개발한 작지만 다양한 기술들을 매입하여 스마트폰 등의 종합적인 기술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기술거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한국의 대기업들은 회사 내 기술개발에는 투자하고 있으나 여러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작지만 다양한 기술의 매입에 소극적이고 이러한 기술거래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지 않음. 예를 들어, 제약산업의 경우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신약소재를 개발한 경우 이를 임상실험을 거쳐 신제품 개발까지 나아가려면 많은 재원이 필요하므로 대부분 신약소재 개발 단계에서 바이에른 등 다국적 대기업에 중간단계의 개발된 기술을 판매하고 다국적 대기업은 이렇게 사들인 기술을 바탕으로 많은 재원을 투자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음.

○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술거래 시장을 통해 그 동안 개발한 기술을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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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거나 대기업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음. 그러나 기술편취 행위를 단속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기술거래 시장이 잘 형성되지 않고, 대기업들도 자체 개발 기술 외에 필요한 기술을 적정한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중소기업이나 창업기업과의 공동사업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기술을 편취하여 부족한 기술을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움. 그 결과 한국에서는 신규 중견기업의 성장이 거의 나타나지 못하고 새로운 산업이나 기술에 대한 진출도 주로 재벌기업의 투자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더 커지고 있음.

2) 기술편취에 대한 행정감독의 제도적 공백

○ 박근혜 정부는 그 동안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편취, 유용하여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행위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기술공유는 최소한으로 허용하되, 대기업이 하도급업체에게 원가 등 기술자료 요구할 경우 반드시 목적과 대가, 비밀유지, 권리 귀속 등을 기재한 서면작성을 작성하도록 하고, 사후적인 피해구제에 있어서도 기술편취, 기술유용에 관한 입증책임은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손해액은 법원이 직권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하였음.

◌ 경제민주화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기술탈취를 막기 위해 하도급법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는 등 일련의 법 개정이 있었으나, 국내 거래 실무에서는 주로 하도급거래, 위·수탁거래 계약체결 전 단계에서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으로부터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후 그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단절하고서는 그것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마치 자신의 기술인양 유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탓에 위와 같이 개정된 제도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

○ 하도급법에 기술편취 행위에 대한 행정적 감독과 단속, 처벌 및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피해구제 제도가 규율되고 있어 있으나, 기술편취 행위는 주로 사업설명회 등 거래 전 단계에서 중소기업의 기술내용이나 영업비밀을 알게 된 대기업들이 그 기술내용이나 영업비밀을 모방하거나 활용하여 새로 가공된 기술을 자기회사의 기술이라며 사용하는 경우도 대부분이어서 하도급법에 의해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음.

○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이라고만 함)”은 중소기업의 기술보호를 위해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규정(제24조의2)하고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수탁·위탁계약관계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할 수 없도록 규율하고 있으나(제25조 제12호), 하도급법과 마찬가지로 위수탁 계약이 체결괴기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피해사례를 구제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고, 하도급법과 달리 감독관청인 중소기업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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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권한이나 행정처분 권한이 없어 기술편취 행위에 대한 제제를 하지 못하고 있음.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에서는 특허나 상표 등으로 등록되지 않은 영업비밀이나 기술을 편취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특허청이 이를 단속하고, 행정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으나, 부정경쟁행위의 일반규정에 해당하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부정경쟁 행위에 대해서는 특허청의 행정감독 권한을 배제시키고 오로지 민사 분쟁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고 있음.

3) 기술편취행위에 대한 소극적인 감독행정

○ 이렇다 보니 기술편취를 당한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중소기업청, 미래창조경제위원회 등 여러 행정기관을 돌아다니며 기술편취를 한 대기업의 처벌과 피해구제를 호소하고 있으나, 어느 행정기관도 기술편취 행위에 대한 책임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음.

4) 피해구제의 한계

○ 결국 기술편취의 피해를 입은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게 수사를 의뢰하거나 소송을 통해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수사기관이나 법원 역시도 해당 기술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고, 현실적인 피해구제에 미흡할 뿐만 아니라, 분쟁의 장기화로 인해 피해자는 枯死하는 상황에 몰림.

○ 영세 피해자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감정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워 손해배상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기술을 편취한 대기업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환수하거나 기술개발을 한 피해기업의 개발비용을 복구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만 인정되고 있음. 예를 들어, 2009.부터 2011.까지 특허 침해 소송 관련 평균 손해배상액은 한국의 경우 평균 7,800만 원인데 반해 미국은 평균 102억 원임.11

4. 초과이익 공유제와 동반성장의 과제

1) 이익공유제의 3가지 유형12

11 윤기승, 「특허법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관한 연구」, 충남대학교 대덕특허정책연구소12 곽정수, “대·중소기업간 이익공유제, 저임금 해소의 단초가 될까 ?, 홍희덕 의원실 주최 <최저임금 토론회> ”최저임금 현실

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초과이익공유제와 저임금 문제 해소“ 2011. 6. 16. 23내지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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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입 공유제는 협력 중소기업이 판매수입을 공유하는 것으로 영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롤스로이는 1970년대 차세대 항공기 엔진생산을 위해 협력 중소기업들과 실패에 대한 위험공유와 판매수입을 공유하는 협정 체결. 미국 방송사와 스포츠리그 간 광고수입 공유제, 인터넷 마켓팅 사업 제휴협정 등

◌ 순이익 공유제는 참가한 협력업체들 사이에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뺀 순이익을 공유하는 제도로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산업에서 영화배우, 배급사, 제작사 사이에 순이익 공유계약이 시발점. 미국 패스트푸드 가맹사업(도미노 피자 등),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의 건설산업 등에서 시행.

◌ 목표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연초 목표이익을 설정하고 그 목표치를 달성하면 그 초과이익을 배분하는 제도로 미국의 크라이슬러, 에어컨 제도업체 캐리어, 자동차부품모듈업체 다나 코퍼레이션 등이 시행하고 있음.

○ 국내에서는 인터넷 판매사업(삼성, 현대, SK, GS 등), IT, 제조업 일부에서 이러한 이익공유제를 일부 시행하고 있음.

2) 초과이익공유제 논의와 시행평가

○ 삼성그룹의 초과이익배분제는 초과이익공유제와 유사하나 연초 설정한 목표이익을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한 경우 그 20%를 재원으로 하여 임직원들에게 최대 연봉의 50%까지 배분하고 있음. 2010년 초와 2011년 1조원 이상을 배분한 것으로 알려짐.

○ 위와 같은 사내유보금이나 목표 초과이익을 대주주에 대한 배당이나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원청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사이의 협약을 통하여 이익공유적립금(Profit Sharing Reserve Fund)으로 적립하여 그 적립금 중 일부를 현금으로 배분하고 나머지를 2차 협력사의 기술개발이나 인력 지원금으로 사용하자는 취지13

○ 2004년 포스코가 도입한 이래 이익공유제의 경우 90여개사 시행하였으나 그중 40여개만 계속 시행하고 있음. 포스코의 경우도 2010년 기준 영업이익이 5조원이 넘지만 협력사 보상금액은 77억원 정도로 미미한 수준14 .

13 홍장표, “대·중소기업 이익공유제 법제화 방안”, 노회찬 의원실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위한 초과이윤제 법제화 방안

토론회”, 2012. 9. 6. 18,19면.

14 대·중소기업 협력재단(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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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저임금 인상과 이익공유제

○ 위와 같이 대기업과 1차 하청 중소기업 사이의 초과이익 공유제 협약을 통해 이익공유적립금을 적립하여 그 중 일부를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경우 그 부담이 가중되는 2차 납품업체의 인력지원금 등으로 사용하여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보조하는 제도가 필요.

4) 초과이익공유제와 중소기업 교섭력 강화제도

○ 공정한 납품가격 결정 협상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사이에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여 그 목표를 초과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들이 중소기업 협동조합이나 중소기업 단체를 결성하여 납품단가 결정이나 공동목표 설정과 초과이익 배분기준 등에 대해서 집단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중소기업단체 교섭력 강화 정책이 필수적임.

○ 또한 공동으로 설정한 납품단가 인하 성과의 목표나 판매 또는 판매미익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들이 부품의 모듈화, 소재의 다양화 등 집단적인 기술개발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기술개발,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고 그 연구개발의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중소기업단체의 활성화는 필수적이며, 국가의 산업경쟁력 발전의 핵심적인 정책이 되어야 함.

Ⅲ.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단체의 교섭력 강화

1. 중소기업 단체의 현황

◌ 2015년 6월 현재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앙회 산하의 협동조합의 수는 927개이고, 회원사는 70,775개. 전 산업의 조직화율은 2.14%, 제조업 조직화율은 9.47%에 불과15 .

◌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 공동사업을 하는 사업조합은 357개로 30%에 불과하고, 사업조합의 공동사업의 내용도 단체수의 계약이 공동관계사업의 94%임. 단체수의 계약은 정부구매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약 5조원 가량의 단체수의계약이 대부분.

◌ 일본의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수가 47,207이고 조직화율이 70.5%에 달함.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대부분이 공동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중 형태 자체가 사업조합

15 2008년 9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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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협동조합이 37,755개로 80%가 넘음.

◌ 이태리, 일본, 독일, 대만 등 소위 중소기업 강국들이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조직율이 70%를 넘고 협동조합도 대부분 사업조합으로 협동조합이 대기업과 부품과 소재 납품협의 등을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한국의 중소기업 협동조합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

○ 독일은 연방 중소기업 경제협의회(BVMW) 등의 중소기업협의체가 있어 각 지역별, 업종별로 조합설립을 지원하는데, 40여개 분야에 150,000여개의 협동조합이 가입되어있음. 15개 주별로 200여개의 지역협의회도 운영.

2. 독일과 일본의 중소기업 단체의 역할

○ 독일의 중소기업카르텔은 구매공동체와 판매공동체가 있는데, 중소기업은 납품 등에 있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대기업에 납품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고 있음. 1990년대에는 약1,500개 이상의 업체가 180여건의 공동행위에 대해 중소기업 카르텔로 승인받았음.16

◌ 토요타의 소위 “3:3:3”이라는 성과공유제 방식17 도 토요타의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의 불공정행위로만 귀결되지 않고 원가절감의 성과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일부 귀속시키는 방식의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납품하는 부품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집단화 되어 있기 때문에 활성화 될 수 있던 것임.

3. 중소기업단체의 집단교섭 요구의 허용

◌ 중소기업 협동조합 단위로 대기업과 납품단가 또는 납품물량 등에 관하여 집단교섭을 하는 것은 현행 공정거래법 제19조의 “부당 공동행위(담합행위)”에 해당하여 집단교섭 과정에서 납품중단 등의 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됨.

○ 공정거래법 19조 단서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의 필요에 의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경우 공동행위가 허용될 수 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러한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공동행위를 인가해 준 경우는 거의 없음. 과거 레미콘 업체들이 대형건설사들을 상대로 레미콘 단가 인상을 등을 요구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행위 처벌 경고에 집단행동을 단16 위평량, "2010년 정기국회 입법과제 - 하도급거래 개선방안 -“, 경제개혁연대 2010. 8. 24. 8면.

17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는 부품 등의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위해 납품업체들과 부품의 묘듈화 등을 통한 원

가절감을 하게 되는 경우 그 이익의 1/3은 토요타 본사의 이익으로, 1/3은 소비자에게 가격인하로, 1/3은 중소납품업체의 이

익으로 성과를 공유한다는 원칙을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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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한 사례도 있음.

4. 집단교섭 제도의 도입

○ 독일도 우리 공정거래법 제19조의 부당공동행위(담합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의 경쟁제한금지법(GWB) 제20조의 카르텔 금지규정 있고 2005년 EU의 카르텔 규지지침에 따라 카르텔 금지범위가 확대되었으나, 여전히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경우에는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있음(제3조).

◌ 경제민주화 제1호 법안인 프랜차이즈 거래에 관한 “가맹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에서 처음으로 가맹점주 단체들이 가맹본사와 집단교섭을 통해 상생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으나, 그 뒤 같은 취지의 내용으로 추진된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를 통해 먼저 시행해 본 후 잘 안 될 경우 법제정 논의를 해 보자는 주장에 밀려 입법논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임.

◌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인 하도급법, “가맹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점법“이라 한다)” 등 개별법률 마다 하도급 중소기업 협동조합, 가맹점주 단체, 대리점주 단체 등이 집단교섭을 통한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보다는 공정거래법 제19조를 개정하여 중소기업 협동조합이나 단체들이 대기업과의 상생협약 체결을 위한 집단교섭에 대해서는 “부당공동행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임.

Ⅳ. 재벌·대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협력 정책

1. 정부의 재벌·대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협력 정책

1) 박근혜 정부의 공약

○ 박근혜 후보는 중소도시 대형마트 신규입점을 지역협의체에서 합의된 경우에 한해 허용하여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고 공약.

○ 2013. 1. 23.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서 대규모점포를 개설하려는 자는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상권영향평가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첨부하여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에 등록하도록 하고 특별자치시장 등은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또는 관련 전문기관이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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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의견을 들어 등록여부를 처리하는 제도 도입.

○ 그러나 2014년부터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이 전환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 등의 조례 등 2천 건을 규제개선 대상으로 선정하여 골목상권·전통시장 보호정책의 후퇴를 예고.

4) 육성정책과 보호정책의 조화가 필요.

○ 전통시장과 골목슈퍼의 낙후된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방치한 채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중소상공인들 자신들도 협동조합을 통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시설현대화, 물류현대화, 전산화 등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식의 육성책과 병행.

1)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보호 제도의 연혁

◌ 과거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있었으나 2006년 규제완화 차원에서 폐지되었는데, 이를 보완하는 장치인 사업조정제도는 이를 운영하는 행정기관인 중소기업청의 소극적 태도로 사후적 권고 수준에 그치고 때로는 2년여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여 그 사이 해당 분야 중소기업은 사실상 시장을 잠식당하는 등 실효성이 없는 실정.

◌ 2010. 9. 고유업종 보호제도 부활의 대안으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적합업종 지정제도가 도입되었으나 대기업의 소극태도로 적합업종 지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지정되는 적합업종이나 적합품목 등의 범위도 좁고, 지정된 적합업종에서의 대기업의 사업이양 등의 실적도 적어 역시 실효성에 논란이 되고 있음. 2015년에는 전경련이 3년 만기가 도래하는 적합업종 재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음.

2) 박근혜정부 공약 평가

○ 박근혜 후보는 이와 관련하여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 실효성 제고로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보호하겠다고 공약.

○ 2013. 7 2.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개정으로 동반성장위원회 process에서 합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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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업종에 대한 진출규제나 사업이양 등 위반 시 중소기업단체가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와 사업조정 기간을 단초 1년에서 2개월로 단축하는 조항이 도입되었음. 2. 도시계획법제에 따른 골목상권·전통시장의 보호·육성정책

○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중소상공인 보호정책의 방식 : 도시계획 규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대형마트와 같은 대기업 유통점들은 원칙적으로 상업지역에만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시계획 규제를 통해 보호하고 있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와 의무휴업일제는 유통종사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의 노동규제 차원에서 규제를 하고 있음. 일본도 소음과 교통이라는 생활환경적 규제 차원에서 대형마트 진출이나 영업을 규제하고 있음.

◌ 도시계획, 환경, 노동 등은 국제통상법 측면에서 규제의 공익적 목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규제로 통상마찰의 여지가 거의 없으나, 한국은 행정이 충분한 연구와 준비 없이 여론에 밀려 임시방편적으로 대책을 만들다 보니 통상마찰의 시비가 일어날 수 있는 국내 유통상인 보호라는 방식으로 입법이 되면서 FTA, GATS 위반이라는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하다 규제의 적정시점과 필요한 수준의 규제를 하지 못함으로써 규제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

○ 최근에는 대형유통 재벌들이 대형마트와 의류점, 제화점, 전자제품 판매점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쇼핑몰 형태로 진출하면서 골목슈퍼뿐만 아니라 주변상권을 초토화 시키고 있음. 이러한 대형유통점의 시장진출을 주요한 유통산업발전의 측면에서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행정의 입장에서 이러한 복합쇼핑몰 진출을 규제할 의도할 의도가 없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 유치경쟁도 벌이고 있음.

○ 대형유통점의 진출을 촉진하는 정책에 바탕한 유통산업발전법 이라는 제도 틀 내에서 복합쇼핑몰 등 대형유통점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어 세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도시계획, 환경규제 방식의 대형유통점 확장 규제정책이 필요.

3. 책임행정에 기초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육성

○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의 대·중소기업간 핵심적인 동반성장 추진방식은 민간협력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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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동방성장위원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단체 사이에서 협의를 통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진입‧이양 실태를 조사하여 공표하여 대기업의 진입자제와 이양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적합업종 지정 협의에만 해를 넘기기 쉽고 동반성장지수 우수기업에도 공정성 논란이 많이 제기되고 있음.

○ 동반성장지수 제도18 만 보더라도 지난해 112개 대기업 가운데 17%인 19곳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는데, 최우수 기업 가운데 LG전자는 2008년 6월∼2013년 12월 건설사에 빌트인 가전제품을 알선한 영업점에 납품대금 지급이행각서(연대보증)를 요구해 채권 미회수 위험을 떠넘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기업으로 적발되어 과징금을 부과 받고 검찰에 고발되었으며, 기업 메시지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도 중소기업 재판매사업자의 시장진출을 막기 위해 서비스 비용을 생산비용보다 낮게 책정했다가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제도의 공정성에 시비가 끊이지 않고 발생.19

○ 행정기관의 행정처분을 통해 직접적으로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보호하는 제도를 대체하는 동반성장위원회와 사업조정제도는 민간자율 상생기구(동반성장위원회)20 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는 자영업자 단체의 협의에 의하여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그 보호수단으로서의 진출규제, 사업이양 등의 방식을 정하고 있어 대기업이 소극적으로 응할 경우 시간만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합의된 내용의 이행을 해태할 경우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음.

○ 동반성장위원회에서의 협의과정이 3개월 이상 지연되는 등 적합업종 지정협의가 지연되거나 긴급하게 적합업종 지정이 필요한 경우, 산업정책 내지 중소기업정책에 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 검토 결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협업과 경쟁을 통한 해당 업종 육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는 중소기업청 등의 행정기관이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재벌·대기업의 진출규제와 사업이양을 권고하거나 명하는 보충적 방식의 행정적 개입도 필요.

18 동반성장위는 해마다 대기업의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해 최우수·우수·양호·보통 등 4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최우수와 우수 등

급 업체는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각종 정부 혜택을 받는다.

19 한국일보, “LG전자 등 동반성장 최우수기업이 갑질 논란” 2015. 9. 6.

20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 운영비용의 상당부분을 전경련이 부담하는 등 그 운영에 있어 전경련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는 한계가 계속 지적되고 있음. 2015년 초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을 비판하는 전경련의 연구보고서 내용이 상당부분 동반

성장위원회의 2015년 운영방침에 반영되는 등 그 운영의 공정성에 시비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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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리점, 가맹점 등 대기업 본사와 종속적 거래관계의 자영업자 보호·육성

○ 25만여 개의 프랜차이즈 거래관계를 맺고 프랜차이즈(가맹점) 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와 그 종업원 등의 종사자는 70여만 명을 넘고 있음.

○ 대리점 거래관계를 통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대리점 사업자들 중 전속대리점의 경우에는 가맹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 차이가 있을 뿐 가맹점 거래관계와 유사.

○ 이외에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형유통 본사와 납품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납품업자의 상당수는 자영업자인 소상공인들인데, 2만여 개 정도의 납품업체가 있음.

○ 박근혜 후보는 대형유통업체의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가맹점에 대한 불공정행위 근절을 공약.

○ 2013. 7. 2. “가맹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점법“)” 개정안 통과. 심야영업 강제금지, 예상매출액 서면제공 의무, 가맹점사업자의 단체교섭권(상생협약 체결) 도입.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 6. 7. 가맹점 사업 시작 시 겪게 되는 대표적인 불공정행위 고가의 인테리어와 장지매입 강요행위 근절을 위해 인테리어, 행정지침으로 ARS 등 비용부담의 기준 마련

○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 거래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판매강제 행위 근절을 위해 2013. 10. 7. 판매장려금 심사지침 마련. 그리고 2013. 7. 5.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점 거래의 대표적 불공정행위 중 하나인 판매/판촉사원 파견 강요와 관련하여 가이드라인 제정.

○ 위와 같이 중소기업들이 단체를 통하여 대기업과 집단교섭을 요구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19조의 부당공동행위로 규정하여 처벌대상이 됨으로써 중소상공인들이 협동조합이나 자신을 대변하는 단체를 통하여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원칙적으로 봉쇄되어 있는데, 가맹점법에서 처음으로 가맹점주단체들이 가맹점 본사와 집단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은 불공정피해의 주체들의 단결을 통해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큼.

○ 그러나 2013. 8. 28. 청와대에서 재벌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 이후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제민주화 종결, 대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로 전환하면서 대·중소기업 불공정개선이나 상생협력의 과제는 사실상 행정부와 국회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는 실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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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동반성장 정책을 위한 공정거래 행정개혁의 필요성

1.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에 관한 제도개혁

○ 박근혜 후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 또한 공정개법 위반행위의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해당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

○ 전속고발권 제도 폐지는 피해 당사자나 공익적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등도 공정거래법 등 위반 고발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으나 2013. 6. 25.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 개정에서는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 감사원장 등에게 고발요청권한이 주어져 전속고발권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법제도가 개정됨. 고발요청권이 행사되면 필요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찰에 불공정행위에 대해 고발해야 함. 그러나 분산된 고발요청권 제도 도입 이후 중소기업청장이 3개업체에 대한 고발요청권 행사로 공정거래위원회가 2014. 9. 고발조치를 한 것 정도만 사례가 알려져 있음.

○ 이명박 정부에서 기술탈취 행위에 대해서만 3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어 있었으나, 2013. 4. 30. 하도급법 개정으로 부당대금감액, 부당위탁취소, 부당반품 등에 대해서도 적용 확대. 대통령 공약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전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이었으나 하도급법의 일부 사안에 대한 확대로 그침

○ 2013. 9. 10. 박민식의원이 집단소송법의 적용대상을 증권분야에서 공정거래법 중 부당공동행위(담합행위) 및 재판매가격유지행위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에 대한 소비자집단소송으로 확대하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 발의하였으나 그 뒤 국회에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음.

2. 여전한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의 문제점

◌ 공정거래위원회의 늦장행정(최정 처분까지 4년 : 마메든샘물․국순당 대리점 사건), 독점행정(지방정부나 검찰 등 다른 행정기관과 역할분담 부족), 솜방망이 행정(낮은 과징금), 나홀로 행정(피해구제에는 관심 없고 매년 기획된 조사만 시행) 등

○ 독점과 담합,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에는 상시적인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맹점, 대리점, 하도급, 대형유통점 납품·입점 관계, 특수고용 분양에 있어서의 불공정관계 감독행정은 매년 정하는 기획사업, 집중사업 위주로만 조사, 감독, 처벌행정이 이루어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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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관된 불공정감독 행정기조를 유지하지 못하고 정부의 경제운영기조에 따라 공정위의 행정기조가 변하는 것도 문제.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프랜들리 정책으로 대기업에 대한 불공정 감독행정에 대한 소득행정에 머믈렀던 공정위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의 시대적 분위기에서 적극행정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경제민주화 규제를 규제완화 대상으로 설정하는 등 다시 소극행정으로 변해가는 상황.

3. 동반성장위원회 행정의 개혁

◌ 중소상인단체와 야당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법을 통해 중소기업청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적합업종에서 사업이양 등을 하지 않는 경우 형사, 행정적 제제를 수반하는 등 강력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제도의 도입을 요구하고 중소기업적합업종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3년째 국회산업통상위원회에 계류 중.

○ 적어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1년 이상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합의를 보지 못하거나 동반성장위원회 협의과정 중 긴급하게 임시로 적합업종 지정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중소기업청장의 행정처분으로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실행력을 담하는 방식의 적합업종 보호제도 필요.

4. 일부 불공정, 동반성장 관련 행정의 지방화 필요성

◌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거래에서의 불공정문제를 감독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프랜차이즈(가맹점)만 17만 개가 넘고 그 종사자의 수는 69만 명이 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불공정 문제를 집중해서 감독하는 행정이 어려움.

○ 가맹과와 유통과의 20여명 정도의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이 25만여 개의 프랜차이즈와 1∼2만 개의 대형유통점 납품업체, 입점업체 사이의 불공정 거래를 감독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 대리점 거래관계는 전담과가 없고, 하도급과의 경우에도 한정된 인원으로 전국에 산재한 제조업과 건설업 등의 하도급 거래관계를 감독한다는 것에 한계가 있음.

◌ 이미 소비자와 관련한 방문판매, 다단계판매 등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상당한 감독행정이 위임되어 있음. 서울시와 경기도는 불공정피해상담 center를 운영하고 있고, 하도급 호민관 제도를 두어 불공정행위가 만연되어 있는 건설하도급에서의 불공정행위 대한 감독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음.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51 -

○ 공정경쟁법 입법의 출발점이었던 미국의 경우에도 연방차원에서도 독점·담합 등의 문제는 법무부 독점국이, 불공정문제는 연방 공정거래위원회가 담당하는 역할분담이 있고, 연방차원 뿐만 아니라 각 주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존재.

○ 중소상공인 적합업종에 대해서도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자체에 산재하는 중소상공인 업종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적합업종 지정과 보호가 필요한 경우 동반성장위에 적합업종 지정과 보호를 신청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사이에서 적합업종 지정과 진출자제 및 사업이양에 관한 상생협정을 체결하도록 중재하는 제도가 필요.

Ⅵ. 結 : 왜 다시 경제민주화인가 ?

○ 박근혜 후보의 주요 경제민주화 공약 중 신규순환출자 금지와 산업자본의 은행에 대한 지분한도 축소 2개 공약만 제대로 공약을 실현하였을 뿐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 제고, 대형유통업체·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근절,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일감몰아주기 근절, 금융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비정규직 사회보험 적용 확대 등 6개 공약이 부분적인 개혁시도가 있었고 나머지 공약은 시작도 못 해 본 상태에서 사실상 경제민주화 공약의 이행은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있음21 .

○ 더욱이 2013. 8. 28. 재벌총수들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박근혜 정부는 대기업들이 민원으로 제기하는 투자의 장애가 되는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하는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의 이행은 사실상 종료된 상태. 더 나아가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추진된 제도와 정책을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암적인 규제의 일환으로 공격하는 양상으로 전화해 가고 있음.

○ 야당에서도 경제민주화 범주의 제도개혁 논의는 점점 실종되어 가고 있음. 야당에서는 경제민주화 담론으로는 장기화 되어 가고 있는 경기침체로 시름하고 있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염원하는 경기회복, 경제성장의 비전을 담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서인지, 경제민주화 정책의 추진논의를 대신하여 소득주도 성장론을 제기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경제민주화 논의와 연계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대체하여 논의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여러 차원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

21 참여연대,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노동시장정책 공약평가, 2015. 5. 20.

2015. 09. 09. - 52 -

○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 등 분배구조의 악화가 서구사회의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성장 둔화의 원인이라는 평가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경제성장을 제기하는 임금주도 성장론이 한국에서는 대·중소기업 불공정관계 개선과 이익공유제 등을 통한 동반성장 전략과 연계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제기되고 있음. 그러한 이유는 이러한 경제민주화를 통한 양극화된 시장구조의 개혁 없이는 임금주도 성장이 대기업 중심의 일부 정규직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으로만 귀결 등 그 영향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 동반성장, 상생경제, 경제민주화가 빠진 소득주도 성장론은 알맹이 없는 담론이 되기 쉬움.

2015. 9. 9.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53 -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의 전제조건으로서 재벌개혁

박상인 교수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시장과 정부 연구센터 소장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의 개념이나 재벌문제의 본질에 대한 오해와 혼돈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의 개념과 재벌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오해와 혼돈을 넘어, 이 중차대한 시대정신을 정치적 구호가 아닌 이론적 근거를 가진 정책의 문제로 안착시키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는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기본 정신 중 하나이다.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불리는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 방지’ 그리고 ‘경제력의 남용 방지’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경제민주화를 구현은 경제체제를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체제’라고 정의하자.

재벌개혁은 지속가능한 시장경제체제 정립을 위해 필요불가결하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재벌문제의 핵심은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의 세습과 이러한 불법ㆍ편법적 승계가 용인되도록 만드는 경제력집중의 문제다. 재벌의 지배권승계와 경제력집중은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추구행위의 결과다. 누구든 자신의 사회적ㆍ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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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세습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욕구가 항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사회 이익과 부합되지 않는 사익추구행위는 철저히 막고, 개인의 사익추구라는 에너지의 발산이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유인하는 법과 제도를 확립하자는 게 시장경제체제다. 그런데 재벌의 지배권승계와 경제력집중은 시장경제체제의 근간이 되는 사유재산권, 법치주의, 주식회사제도 등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의 폐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일어난 진보적 운동(Progressive Movement)이 이미 우려했던 것들이다. William Jennings Bryan과 Woodrow Wilson 등과 같은 민주당 지도자들과 Theodore Roosevelt와 같은 공화당 일부 세력의 지지를 받은 20세기 초 진보적 운동은 특정인에 의한 경제력 집중이 초래할 문제점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기했다.22 먼저, ‘금권 트러스트(Money Trust)’에 의한 경제력 집중이 발생한다면, 결국 모든 개인의 경제적 미래가 이 트러스트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특정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즉, 이 특정인이 경제적 성공의 게이트키퍼(gatekeeper)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보적 운동의 지도자였던 Louis Brandeis는 과연 누가 감히 록펠러(Rockefeller)나 모건(Morgan)의 판단에 반대하거나 의문을 표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한 바 있다. 둘째,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J. P. Morgan사가 New York Life에 주식을 판매할 때, J. P. Morgan사의 파트너였고 동시에 New York Life의 부사장이었던 Perkins는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파려는 J. P. Morgan사의 이해와 낮은 가격의 주식을 사려는 New York Life의 이해의 충돌을 겪게 되었다. 이 경우 결국 New York Life 고객의 대리인으로서 충실의 의무(duty of fiedelity)보다 J. P. Morgan사의 주인(principal)로서의 이해에 경도되는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의 폐해야말로 20세기 초 미국의 진보적 운동에서 시작되고 뉴딜 개혁에서 마무리된 일련의 경제력 집중 해소 정책이 왜 중요했는가를 이해하는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먼저, 올해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기업결합에서 총수일가와 다수의 주주 사이의 이해 상충 문제가 명백히 드러났다. 이 기업결합 비율 산정이 형식적으로 법 규정을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이사회가 삼성물산 주주 일반의 이익보다는 세습과정에 있는 총수일가의 이해를 따라 비율 산정의 시점을 정했다는 비판을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으로부터 받기에 이르렀다. 한편 2013년 동양 사태에서도, 금융계열사인 동양자산운용과 동양증권은 수탁자나 고객의 이익보다는 총수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함으로써 투기등급 계열사 CP를 판매해 수많은 고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나아가 건실한 계열사들의 자금을 동원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금융계열사가 총수일가의 사금고 역할을 했으며, 결국 그룹 전체로 부실을 전이하는 역할을 했다.

22 Becht and DeLong (2005).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55 -

경제력 집중으로 인해 재벌의 영향력이 정치, 경제, 사법, 언론,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어, 견제 받지 않는 절대 권력화 되고 있는 것이 또한 한국 재벌의 현실이다. 경제력 집중은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무소불위의 황제경영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제경영의 민낯은 대한항공 총수의 딸이 저지른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나 올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황제경영이 가능한 것은 총수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기업 내부와 외부의 거버넌스 시스템이 한국 재벌 체제에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벌세습과 경제력집중은 계열사 간 또는 계열사와 총수일가 간 출자와 내부거래, 기업집단의 자금력을 이용한 문어발식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과도한 재벌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는 중간재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뿐 아니라,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중소, 중견 기업들에게 도전의 기회조차 뺏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재벌의 세습과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재벌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재벌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자발적 이윤공유 계약이 도입될 리 없으며, 중소 중견 기업은 성공을 위해 도전할 기회마저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소, 중견 기업이 경쟁력은 뛰어난 기술력과 특허의 확보를 통해 통상 이뤄진다. 기술탈취나 특허 침해에 대한 공정한 사법적 심사와 보상이 충분한 경우에만 중소, 중견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투자할 유인을 가진다. 현행 한국의 관련 법체계로는 이런 유인을 주기에 부족하다. 적어도 기술탈취와 특허 침해에 관련해서는 징벌적 손해 배상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에, 노키아처럼 삼성전자의 몰락, 부실한 재벌들의 줄도산, 중국발 경제위기가 발생 등으로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어떤 원인이든지 경제 위기가 일단 발생하면, 현재와 같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위기를 증폭시키는 악역을 할 것이다. 1997년 경제위기에서 우리의 경험이나 1930년 대공항에서 미국의 경험이 이를 뒷받침한다. 재벌개혁은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근본적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2013년 이스라엘 개혁에서처럼 금산분리를 확립하고 출자단계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규제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업집단의 출자구조를 오직 지주회사체제로만 유지하게 하는 근본적 개선책이 동시에 필요하다.

2015. 09. 09. - 56 -

토론 2

중소상인 유통서비스업 적합업종 신청으로 본

제도 개선의 필요성

인태연 대표 /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전국유통상인연합회장

1. 재벌 총수 자녀들을 위한 무분별한 대기업의 영업확장 - 공정위 12년 2~3월 보도자료 - 공정위에서는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는 35개의 국내대기업집단의 4년간(08년~11

년) 계열사현황을 조사 발표 하였는데, 총 652개사가 신규계열사로 등록함(393개사가 순증 ← 652개사 신규편입, 259개사 계열제외)

- 자세히 살펴보면 22개 집단(74개 신규회사)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품목(LED램프, 김, 면류,골판지상자,레미콘 등)에 또는 사업조정 신청업종(SSM, MRO,식자재유통,대형마트,아울렛,상조업등)인 식․음료소매업, 수입품유통업, 교육서비스업, 웨딩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걸로 조사됨. 또한 총수 자녀(2∼3세)가 지분보유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는 8개 집단 17개 회사로 파악됨.

- 집단별로 보면 「삼성」․「신세계」(각 7개사),「롯데」․「지에스」(각 6개사), 「씨제이」․「효성」(각 5개사) 順

-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킨 베이커리․커피판매점에 총수 3세들 참여가 많고, 대기업 집단의 기존 유통망(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활용하여 사업 확대가 가능한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

<예>: 삼성 보나비(20개 매장중 8개), 롯데 블리스(12개 매장중 11개) 등으로 집단별로 보면 「롯데」(5개사)가 가장 많고, 「삼성」(4개사), 「현대차」(3개사)順

- 계열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나 중소기업영역 잠식 등이 대기업집단 문제의 핵심

업종 집단명 계열회사 업종/품목

회사전체매출액(’10년,

백만원, A)

중소부문매출액(’10년,

백만원, B)

매출비율(B/A, %)

집단 편입일

중소기업적합품목

삼성 삼성엘이디㈜

LED램프

1,307,203 145,942 11.2 ’09.5월

에스케이 ㈜섬레이코퍼레이션 7,019 7,019 100 ’10.3월

엘지 엘지이노텍㈜ 3,719,351 자료없음 - ’87.4월

포스코 ㈜포스코엘이디 138 138 100 ’10.10월

동부

동부라이텍㈜ 자료없음 자료없음 - ’11.9월

알티반도체㈜ 자료없음 자료없음 - ’11.9월

㈜동부엘이디 자료없음 자료없음 - ’11.7월

효성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4,0161 자료없음 - ’06.12월

현대백화점 현대엘이디 8,105 1,012 12.5 ’11.2월

씨제이㈜우성

조미김, 마른김

자료없음 자료없음 - ’11.6월

영우냉동식품㈜ 면류 자료없음 자료없음 - ’11.9월

두산 두산동아 골판지상자 232,006 14,638 6.3 ’08.11월

동양 한성레미콘레미콘

27,784 27,784 100 ’08.6월

두산 렉스콘 185,660 185,660 100 ’07.2월

사업조정신청

*

삼성 ㈜아이마켓코리아

MRO(소모성자재 등)

1,549,194 1,549,194 100계열제외(’11.12월)

에스케이 엠알오코리아㈜ 102,439 102,439 100 ’00.8월

포스코 (주)엔투비 603,640 603,640 100 ’09.5월

케이티 케이티커머스 162,484 162,484 100 ’02.7월

엘지 ㈜서브원 3,595,267 3,595,267 100 ’02.2월

현대백화점 (주)현대에이치앤에스 240,186 240,186 100 ’99.4월

코오롱 코리아이플랫폼(주) 463,926 463,926 100 ’06.11월

현대중공업 (주)힘스 583,160 583,160 100 ’08.5월

동양 (주)미러스 29,624 29,624 100 ’10.7월

동국제강 디케이유엔씨 106,041 106,041 100 ’05.11월

대우조선 대우조선해양상조 상조업 0 0 - ’09.2월

롯데 롯데쇼핑(주)**

SSM

13,516,928 자료없음 - ’87.4월

지에스 (주)GS리테일 3,473,706 자료없음 - ’05.4월

신세계 (주)신세계 11,025,149 자료없음 - ’97.4월

지에스 비에스엠 철근가공 8,168 8,168 100 ’08.2월

삼성 삼성에버랜드**

식자재유통

2,218,680 269,157 12.1 ’63.12월

씨제이CJ프레시웨이 943,883 자료없음 - ’96.8월

CJ엔시티 89,772 자료없음 - ’06.1월

신세계

신세계푸드 618,672 자료없음 - ’97.4월

(주)신세계 대형마트 11,025,149 자료없음 - ’97.4월

신세계첼시아울렛

30,760 30,760 100 ’05.7월

신세계첼시부산 자료없음 자료없음 - ’11.1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57 -

<35개 집단 전체 계열회사의 중소기업 영위분야 현황>

2015. 09. 09. - 58 -

< 35개 집단의 총수자녀(2∼3세) 중소기업 영위분야 현황>

업종 집단명 계열회사주요친족

(창업주와의 관계)

품목(브랜드)

회사전체매출액

(’10년,백만원)

운영현황 집단 편입일

사업조정

삼성삼성

에버랜드**이재용(3세)

식자재유통2,218,68

0식자재유통 관련 매출액: 269,157백만원(’10년)

’87.4월

롯데 롯데쇼핑**신동빈(2세)

SSM13,516,9

28롯데슈퍼(전국 351개 매장 운영) ’87.4월

식음료

소매업

삼성 (주)보나비이부진(3세)

커피, 베이커리(아티제)

22,652전국 20개 매장 중 8개가

삼성타운 등 삼성계열사 사옥, 신라면세점에 입점

’10.3월

현대차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주)

정성이(3세)

베이커리(오젠)

55,059제주 해비치호텔(1개) 및 양재동

현대차 사옥(1개)에 대형 매장운영

오젠사업부 설립: ’11.5월

롯데

(주)블리스장선윤(3세)

베이커리(포숑)

자료없음국내 12개 매장 중 롯데百내

11개’11.1월

롯데리아(주)*

신동빈(2세)

베이커리(롯데리아)

567,431 전국 993개 매장 운영 ’87.4월

(주)시네마통상

신영자(2세)

팝콘․음료 16,491롯데시네마(수도권)에 8개

팝콘매장 운영’05.6월

(주)시네마푸드

신영자(2세)

팝콘․음료 자료없음롯데시네마(지방)에 7개 팝콘매장

운영’11.6월

신세계(주)조선호텔

베이커리정유경(2세)

커피, 베이커리(달로와요,

베키아에누보)167,777

-자체 생산한 빵․피자를 이마트에 독점납품(예: “이마트피자”)

-달로와요 10개 매장 중 8개, 베키아에누보 6개 매장 중 3개가

신세계百에 입점

’05.2월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주)

정지선(3세)

외식업(베즐리 등)

394,940-베즐리 12개 매장 중 11개가

현대百에 입점’99.4월

수입유통업

삼성

제일모직*이서현(3세)

패션․명품(이세이 미야케,

토리버치 등)

5,018,594

-이세이 미야케(시계, 의류 등): 20개 매장 중 신세계百6,

현대百6, 롯데百3-토리버치(가방, 의류 등): 14개

매장 중 현대百6, 롯데百5, 신세계百1

’54.9월

콜롬보코리아(주)

이서현(3세)

악어가죽가방(Colombo Via Della Spiga)

자료없음11개 매장 중 신라호텔1,

신세계百3, 현대百5, 롯데百5’12.1월

한진(주)싸이버스

카이

조현아, 조원태,

조에밀리리(3세)

기내면세품 통신판매

4,212 대한항공 기내면세품 독점판매 ’03.2월

효성 효성토요타조현준(3세)

수입자동차 47,705 토요타 ’09.12월

두산디에프엠에

스박정원(3세)

수입자동차 41,767 재규어, 랜드로버 등 ’04.6월

교육서비스

현대차

(주)종로학평정태영(3세)

수험서 출판 12,390현대엠코 분양 아파트

입주민에게 온라인교육서비스 제공 등

’01.4월

(주)입시연구사

교육서비스 21,626 종로학원 운영 ’01.4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59 -

2. 현행 동반위의 적합업종 지정제도에 대한 만족도 - 국회 산업위 김제남의원실에서 2013년 현재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한 약 300여 업종/

품목 중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된 100개 업종/품목(제조업 85개, 서비스업 15개)에 대해 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13년. 11월)

- 그림1.을 보면 권고 조치 유형중에서 신규진입자제, 확장자제, 사업 철수 순으로 중소기업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왔고, 그림2.를 보면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제도 운영에 대한 문제점으로 △적합업종 합의사항 위배 시 대기업 제재수단 부족 △진입규제등 사전적 조치보다는 사후적 조치(확장자제) △적합업종 선정 시 대기업과의 합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등을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음. 그래서 그림3.을 보면 적합업종제도의 법제화와 진입규제 같은 조치가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함

그림1.

1 2 3 4 5

사업철수/축소

신규진입 자제

과다 판촉행위 자제

제품/시장/점포 확장 자제

시설/설비 확장 자제

기타 동반성장 노력

4.5

4.74

4.16

4.58

4.51

4.52

각 권고 유형별 필요성

그림 2.

0 5 10 15 20 25 30 35

대기업의 선의에 의존

합의사항 불이행시 제재수단 부족

제조업 치중으로 서비스업 특성 고려 부족

기타

1116

3015

26

1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문제점

2015. 09. 09. - 60 -

그림 3.

0 2 4 6 8 10 12 14 16 18 20

적합업종 도입 및 대기업 진입금지

기존 제도의 규제수준 강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 촉진정책 내실화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정책 강화

위반 대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기타

18

13

12

6

15

1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과제

- 과거 이명박 정부의 기업프랜들리 정책의 후과로 산업별, 기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문제가 불거지면서 사라졌던 고유업종제도를 다시금 적합업종제도로 만들어야 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지금까지 동반위를 통해 진행해 보았으나 그 정책의 미비함이 검증되고, 더욱 보완해야할 박근혜정부는 지난 대선 시절 주요공약으로 까지 밝혔던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약속은 사라지고 없음

- 그리고 전경련과 일부 보수언론, 새누리당을 포함한 국회에서는 중소상인적합업종보호에 관한 특별법의 입법을 두고 WTO, FTA등 통상협정에 위배 된다거나 외국에도 없는 법이라던가, 어부지리로 국내진출 외국기업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반대여론을 형성하고 있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합업종제도의 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상생법)’ 개정안이 추가로 발의되어서 사회적으로 적합업종문제의 중요성은 더욱 관심을 받고 있음

3.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동반성장위원회의 행정과 비도덕적인 문제 - 전경련의 예산 비중이 많음 : 15년 전체 57억중 21억원 지원

- 동반성장위원회와 대기업간의 부도덕한 거래 (해럴드 기사 2015. 5. 21/ 주간경향 15. 7. 22) 김종국사무총장 국민혈세로 책 출간, 7천여권을 대기업에게 강매, 고액의 강연료 비공개 등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61 -

- 공정위로부터 불공정횡포 시정명령 과징금 처분을 받은 대기업(엘지전자,KT,LG 유플러스등)들이 최우수동반성장기업으로 선정 발표됨(국회 박완주의원실 발표 15. 9. 7)

- 문구소매업단체와 합의 없이 적합업종 일방적 발표 (15. 2. 24) 대형마트의 문구 묶음 판매와 할인행사 자제 등을 자율권고사항으로 발표함

- 동반성장위원회의 유명무실한 적합업종 발표 대표적 사례

❑ 음식점업(‘13.2월)ㅇ (권고내용) 역세권에서 대·중견기업은 역반경 100m(비수도권은 200m)이내만 출점가능, 복합다중시설에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은 연면적 20,000㎡이상, 산업발전법상 대기업은 10,000㎡이상의 건물 및 시설에서 출점 가능 그리고 대기업 혹은 계열사 소유의 건물 내에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음식점 출점 가능 또한「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토지이용 목적상 상업지역(중심+일반+근린+유통)은 역세권, 복합다중시설 기준과 관계없이 출점 허용ㅇ 최근에 대기업 (이랜드,CJ푸드빌,신세계)들의 대형프랜차이즈 한식부페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대부분 대형쇼핑몰내에 위치하거나 복합다중시설들이 들어선 도심상업지역내 출점하고 있음.- 13년 3개 => 15년 78개 (이랜드 자연별곡 43개, 씨제이푸드빌 계절밥상 24개, 신세계푸드 올반 11개)

4. 적합업종 지정제도의 무용론에 대한 반박 m 적합업종 지정제도와 WTO/ FTA충돌론- 국내대기업과 외국대기업과의 차별 없이 적용한다. 그리고 규제 목적의 정당성이 합리

적인(예를 들면 도박규제, 소상공인 생존권 확보등)지를 심사해서 타당성을 검토함 - 미국,프랑스,독일등 서구 여러 나라에서 이미 대형마트의 중소상인 상권침해에 대해서

는 어느 정도 규제를 가하는 중소상인 보호제도를 운용하고 있음(EU의 경제적수요심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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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유통법,상생법 개정(2009년)시에도 똑같은 논리로 정부에서 반대하였지만 결국 유통법,상생법 개정이후에는 특별히 문제 삼고 있지 않다.

- 그리고 이미 공정거래법 7조 (기업결합의 제한)에 따르면 ‘시장점유율’에 의해 대기업의 중소기업진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있음

m 적합업종 선정이후 국내진출 외국기업만 특혜? 혹은 소비자들의 선택권만 제한한다? ❑ 음식점업(‘13.2월)(권고내용) 역세권에서 대·중견기업은 역반경 100m(비수도권은 200m)이내만 출점가능, 복합다중시설에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은 연면적 20,000㎡이상, 산업발전법상 대기업은 10,000㎡이상의 건물 및 시설에서 출점 가능 그리고 대기업 혹은 계열사 소유의 건물 내에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음식점 출점 가능 또한「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토지이용 목적상 상업지역(중심+일반+근린+유통)은 역세권, 복합다중시설 기준과 관계없이 출점 허용

ㅇ 최근에 대기업 (이랜드,CJ푸드빌,신세계)들의 대형프랜차이즈 한식부페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대부분 대형쇼핑몰내에 위치하거나 복합다중시설들이 들어선 도심상업지역내 출점하고 있음.- 13년 3개 => 15년 78개 (이랜드 자연별곡 43개, 씨제이푸드빌 계절밥상 24개, 신세계푸드 올반 11개)ㅇ (언론지적) 가츠라 등 일본계 외식업체가 국내 매장을 급격히 확대하여 골목상권 잠식 우려ㅇ (조사결과) ‘14년 2월 현재, 일본계 외식업은 총40개(89개 점포)이고, 지정 이후(’13.6월), 국내에 진출한 4개 기업(개인 투자기업)은 중소기업에 해당* 일본계외식업 비중 0.015%(일본계 89개/전국음식점 60만 2천개)* ‘10년 이전 진출기업 15개, ’11년~‘13.6월까지 진출기업 21개◦ 또한, 국내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일본 외식브랜드를 일본계 외국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함* 사보텐(아워홈), 코코이찌방야(농심), 만텐보시(매일유업), 잇푸도(AK프라자), 모스버거(미디어홀딩스), 호토모토(동원수산) ❑ 적합업종 지정 이후 LED조명 시장과 기대<헤럴드 포럼 - 박대희> 2014-01-07 11:22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63 -

작년 中企 280여곳 1835억 납품 참여기업 증가·수혜폭 확대대·중소기업 네트워킹 강화하고 연구개발·핵심역량 제고해야

최근 일부 언론이 중국의 중견 LED업체인 킹선(Kingsun)이 국내시장에 들어온다는 기사를 필두로 LED조명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을 함께 묶어 동반성장위원회를 성토하면서 연일 적합업종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언론들이 적합업종 제도의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침소봉대해 보도하면서 무용론을 펼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적합업종 제도는 기업 간의 불균형을 해소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이루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최근 통계자료를 근거로 의견을 밝힌다.

우선, ①동반위가 지정한 LED조명에 대해 국내시장에 대기업의 진출을 막고 외국 제품이 국내 LED조명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ED조명의 적합업종 지정 이후 관수시장은 중소기업만 진입이 가능하고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들(필립스, 오스람 등)은 민수시장에서 주로 벌브형LED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외국계 기업의 벌브형LED 판매금액은 약 12억원 정도이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4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벌브형LED 이외의 조명을 최대한 고려하더라도 외국계 기업의 LED조명 연간 판매액은 약 1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외국계 LED조명 기업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민수시장에서 5%, 전체 내수시장에서 약 2%에 불과하므로 적합업종 지정 시점인 2011년 11월 수준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또 ②2011년도 LED조명 분야의 적합업종 조정협의체회의에서는 중견기업은 국내 민수시장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대기업은 가능하면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수립하도록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시장의 매출 실적이 없어서 수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애로사항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광산업진흥회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작년도 LED 수출액은 41억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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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러로 2011년 대비 18.5%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도 14억7600만달러로 2011년 대비 29.0%나 늘었다. 이런 통계는 한정된 규모의 국내시장을 극복한 대기업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향후 해외진출 가능성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③적합업종 제도의 실시로 모든 LED조명 중소기업이 관수시장에서 골고루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중소기업만 독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조달청 통계에 따르면 다수공급자계약시장에서 2011년도에는 150여개 중소기업이 총 1097억원 규모의 LED조명을 납품해 회사당 평균 7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지난해에는 280여개 중소기업이 총 1835억원어치를 납품해 회사당 평균 6억5000만원을 공급함으로써 참여기업 증가와 함께 수혜의 폭도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지난 2년간의 LED조명에 대한 적합업종 운영 상황은 긍정적인 결과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현 시점에서는 적합업종 지정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대ㆍ중소기업 간 더 큰 시너지 창출을 위한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적합업종 제도가 일몰제임을 고려해 중소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과 핵심역량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공공 LED조명 `매출분산 효과`중기적합업종 지정 영향 최상위 - 상위권 업체간 격차 줄어

이홍석 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2013-11-05 20:17[2013년 11월 06일자 11면 기사]

공공 LED조명 `매출분산 효과`공공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이 빅2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상위권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LED조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지난해부터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공시장 진입이 제한되면서 중소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65 -

5일 조달청 나라장터 자료를 취합한 결과,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엘이디라이팅(옛 에스케이라이팅)은 올 상반기 공공 LED조명 시장에서 약 17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솔라루체는 149억원의 매출로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으며 금경라이팅이 지역 기반인 부산에서의 수요 증가로 93억원으로 3위에 오르며 올해 세 자릿수 매출이 유력해졌다.

그 뒤를 이어 파인테크닉스(85억원)ㆍ한라IMS(75억원)ㆍ비젼테크(7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1∼6위까지는 지난해 홀수 순위와 짝수 순위가 자리바꿈이 이뤄졌을 뿐 톱 6는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올해 공공시장에는 빅 3체제 해체로 최상위권과 상위권 업체간 격차가 좁혀지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견고한 빅 3의 한 축을 구축했던 파인테크닉스는 민수시장으로의 영업력 분산 효과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또 엘이디라이팅과 솔라루체가 빅2 체제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현재 추세로 보면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빅 3를 쫓던 상위권 업체들은 지난해 성과를 뛰어넘을 태세로 신규업체들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라IMS와 비젼테크는 2달 여를 남기고도 이미 지난해 이상의 매출을 올린 상태로 금경라이팅과 후지라이테크 등도 지난해 매출에 육박했다.

또 인크룩스와 이지닉스 등은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10위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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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3∼6위권과 8∼10위권 등 특정구간에서의 격차가 매우 작게 나타나는 등 상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공시장 진입이 원천 봉쇄되면서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차지했던 매출이 중상위권 중소업체들에게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중소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다소 완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단가인하 등의 압박이 증가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공공 시장에서의 매출 분산 효과는 중기적합업종의 긍정적 영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소기업에서의 매출 증가가 연구개발(R&D) 투자로 이어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홍석기자 redstone@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67 -

토론 3

경제민주화 과제 및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

김성진 변호사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I. ‘다시 경제민주화’인 이유

재벌만 밀어주는 경제 정책의 결과 이미 국민들 다수는 절망적인 경제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997년 IMF구제금융 이후 전면화된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쓸려 일하는 사람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고, 반면 재벌대기업과 소수의 특권층의 부와 권력은 강화되어 왔다. 이러한 경제적 양극화가 15년 이상 지속된 결과 한국 경제에서 약한 경제주체들은 경제적으로 죽거나 죽기 일보직전이었다.

이러한 아우성을 대변한 것이 지난 대선에서 대선후보들이 너도 나도 내세운 경제민주화 공약이었다. 경제적인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은 양당의 공약을 보며 이번 대선에서 누가 되어도 경제민주화가 된다고 믿었다. 결국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안정적으로 잘 할 것 같다는 기대에 힘입어 당선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이후 경제민주화 공약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입법을 지연하다가, 사실상 경제민주화 종료선언을 하고 말았다. 이제는 경제민주화 대신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한 규제완화가 국정목표가 되고 있다. 재벌대기업을 밀어 주는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되어야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 경제활성화를 규제완화를 통해 도모하는 것은 이미 용도가 다한 ‘적하효과’에 다시 기대는 것으로 시대착오적이다. 재벌대기업 중심의 성장과 그를 위한 규제완화는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만 심화시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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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을 늘이지도 않고 양극화만 초래할 뿐이라는 것이 이미 판명난 것이다. 규제완화가 경제활성화로 연결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규제완화는 규제가 도모하는 공익적 가치를 희생시키고 거대 경제 주체의 주머니를 채워 주는 것에 불과하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재벌대기업이 국제적 경쟁에 나서게 하고, 국내 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의 영역을 넘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벌대기업이 거래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쥐어짜지 못하도록 해서, 중소기업도 재벌과의 관계에서 안정적으로 숨쉬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재벌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거래할 때 일방적인 거래조건 결정을 통해서 추가로 이윤을 얻은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의 이윤은 하도급업체들과 나누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88%의 노동자가 살고, 노동자가 살아야 자영업자도 산다. 경제의 선순환의 시작이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남용을 막는 것에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멈춰 선 경제민주화를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한다. 최소한 박근혜 정부가 공약했다가 자취를 감춘 정책이라도 입법해야 한다. 재벌의 경제권력 남용을 견제하여 국민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내는 것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것은 국민들의 실제 경제생활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II. 경제민주화를 위한 실천 과제

1. 중소기업/중소상공인/소비자 보호를 통한 경제 민주화

최근 한국 경제의 위기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의 결과이며, 지금까지의 수출주도 성장,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정책이 더 이상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도리어 재벌 대기업에로의 경제력 집중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의 생존권은 벼랑 끝에 몰리고 있고, 거대 기업의 시장 독점으로 인해 소비자의 권리 또한 침해받고 있다. 따라서 재벌 대기업의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사업 진출 제한, 도시계획 차원에서의 재벌 복합쇼핑몰 진출 억제,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관계 개선 및 납품업체/대리점/가맹점 등의 집단교섭권 제정, 중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인하 조정, 소비자집단소송제 제정 등을 통해 경제적 약자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대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산업의 균형발전, 소득의 공평한 분배, 가계 소비의 안정화, 수출과 내수의 균형 등 시장경제 전체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1) 재벌 대기업의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사업 진출 규제와 사업 이양 촉구. 적합업종 확대

중소기업고유업종 제도가 2007년 신자유주의라는 규제완화의 물결 속에서 소리소문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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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다. 이렇게 재벌대기업의 사업확장에 대한 법적 규제가 사라진 결과 재벌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영위해 오던 업종에서부터 자영업자들의 영역이었던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확장을 계속해 왔고, 그 결과는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의 위축과 몰락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러한 재벌대기업의 무차별적인 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되었고, 이를 제도화 한 것이 중소기업적업합종제도였다. 그러나 현행 중소기업적합업종은 그 업종 선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이 해당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동의를 해 주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적합업종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현재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합의돼 시행되는 품목이나 업종은 ‘두부, 원두커피, 청국장, 순대, 간장·고추장·된장, 단무지, 떡국떡, 제과점업, 송배전변압기, 재생타이어, 판지상자’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처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합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이 그 합의에 반해 사업확장을 진행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 및 기타 운송장비 소매업’의 경우, 2013년 3월 1일부터 2016년 2월 29일까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대기업의 사업축소 및 진입자제’ 권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최근 이마트는 저가의 PB(자체 브랜드) 자전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없는 것이다.

대기업의 동의가 없이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될 수 없는 문제와 만일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의 진출을 막을 강제 수단이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동의가 없더라도 대기업의 사업확장을 막아낼 수 있는 법적 장치의 제도화로서 ‘중소기업중소상인적합업종특별법’의 제정이 요구된다. 이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도 숨쉴 공간을 확보한다는 최소한의 의미이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 사이에 균형과 공정한 경쟁 체제 확립을 위한 것이고, 또한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은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이 영위하기에 적합한 업종을 지정하여, 대기업등이 사전 승인 없이 적합업종의 사업을 인수ㆍ개시 또는 확장할 수 없게 하고, 중소기업청장이 적합업종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기업등에게 1차적으로 해당 사업을 중소기업 또는 중소상인에게 이양할 것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에는 2차적으로 사업이양 명령으로서 주식의 처분, 기업분할명령, 임원사임, 영업양도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2) 재벌 복합쇼핑몰 입지 및 진출 규제를 통한 도시계획 법제 개혁 및 중소상공인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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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이천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롯데프리미엄몰 아웃렛 이천점이 들어온 뒤 이천시 중앙통 골목시장은 붕괴되었다. 상인들은 권리금은커녕 보증금까지 포기하고 폐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프리미엄몰 아웃렛 이천점이 해외명품 브랜드만 취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350여개 국내외 모든 브랜드를 망라하고 있다. 15%만 해외명품 브랜드고 나머지는 전부 국내브랜드였다. 100여개가 안 되는 국내 브랜드로만 구성된 이천시 중앙통 상가는 경쟁상대가 될 수 없었고 결국 붕괴되고 만 것이다. 복합쇼핑몰은 이처럼 의류매장뿐만 아니라 음식점, 서점, 수퍼마켓, 편의점, 이미용업, 잡화점등 개인도소매 서비스업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의 지역중소상인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15년 조사결과에 의하면, 주변 소매점의 매출이 평균 46.5%(연평균 약 1억 6천 만원)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업종 같은 경우는 79%가 감소했고, 의복신발가죽제품은 53%, 개인서비스업 42% 이ㆍ미용업 38%가 감소하였다.23 또한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패션업종 중소기업 202개를 대상으로 ‘대기업아웃렛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대기업아웃렛 입점 후 인근 패션업종 관련 중소기업의 84.2%가 매출이 감소하였고, 매출 감소량은 평균 43.5%로 조사되었다. 대기업아웃렛 입점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85.2%로 조사되었는데, 대기업 아울렛의 상권독점에 따른 우려(66%)와 지역상인퇴출(27%)등이 그 주된 이유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차원의 대기업 아울렛 규제를 요구(40.1%)하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방안 마련(26.7%)을 요구하고 있다.24

독일의 경우 대형소매점 출점규제는 도시계획에 입각하여 사회·경제적 요구와 환경 보전의 양립을 통한 지속가능한 국토개발의 관점에서 시행하고 있다. 즉 독일은 「건축법」과 「건축물이용령」에 따라 매장면적 800㎡이상의 대형소매점은 주거지역과 촌락지역을 제외한 도심부와 특별상업구역 등에만 입점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이와 함께 기존 상권 매출액의 10~20%가 감소하는 피해가 예상될 경우, 「소매유통업칙령」에 따라 지자체별로 대형소매점 출점을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대형소매점 급증으로 영세사업자들의 생존권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면서 1973년 「르와이에법」을 제정하여 출점규제를 강화하였다. 동법은 대형 소매점 신설에 대해 건설계획에 대해서 상업도시계획위원회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르와이에법」 제정 후 대형소매점 수가 계속 늘어나자 1996년 보다 강력한 「라파랭법」 제정하여, 점포면적 6,000㎡이상의 점포 신설 및 확장에는 소매점 설립에 따른 영향에 대하여 구체적인 조사보고서 제출과 공청회를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허가대상 점포의 면적은 1,000㎡으로 규율되고 있다.

23 “노화봉 소상공인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 2014. 11. 25.

24 중소기업중앙회. “대기업아웃렛 입점 후 중소기업 84.2%가 매출감소-대기업아웃렛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 실태조사 결과” 201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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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형소매점 규제는 용도지역제(Zoning)과 같은 도시계획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용도지역제는 미국 주정부 차원에서 교통혼잡이나, 소음 방지 등 각종 환경보전 과 같은 공공복리 및 이익을 중심으로 도시걔발이나 토지이용 전반에 대해 규율하는 제도이다.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 역시 공공의 복리 증진 차원에서 도시계획을 통해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뉴욕의 월마트 사례이다. 월마트가 뉴욕시에 개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였으나, 뉴욕시는 월마트와 같은 대형유통점은 대형유통점은 특별허가 또는 용도지역제 변경이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하였다. 월마트가 이 지역에 개점하기 위해서는 도시토지이용에 관한 평가절차(ULURP)를 거쳐야 되고,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위원회와 시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ULURP에서 시의회가 승인을 거부하여 월마트는 뉴욕시에 점포를 여는데 실패하게 되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도시계획적 규제와 같은 간접적인 규제를 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국제통상문제의 발생을 피할 수 있고, 경쟁제한적 시장규제로 인한 다른 법리적 문제들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도시계획적 접근을 취할 경우 대규모점포의 입점으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되는 생활환경, 교통문제, 고용문제, 공간구조의 문제, 상권의 문제, 쇼핑의 질과 같은 문제들을 일거에 고려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25 대규모점포의 입점을 상업지역내로 제한하고, 상업지역내에서도 유통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대규모점포의 용도·종류 및 규모를 제한할 수 있도록 유통산업발전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3) 대중소기업 불공정관계 개선과 초과이익공유제 시행

재벌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은 재벌대기업과의 거래 조건을 결정함에 있어서 대등한 당사자로서 합리적인 협상을 할 수가 없다. 재벌대기업은 수요독점적이고 우월적인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 요구 조건이나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중소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재벌대기업으로 이전되게 된다. 이에 따라 재벌대기업의 이윤은 늘어나지만 그와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이윤은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삼성전자와 그 하청 중소기업 사이의 이윤율의 격차 증대가 그 단적인 예일 것이다. 2009년 삼성전자의 매출액대비영업이익비율은 8.23%였고, 그 하청 부품업체는 5.66%였다. 2010년 1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율은 14.56%로 올랐지만, 하청 부품업체는 4.87%로 오히려 더 떨어져 이익률의 차이가 10%에 가깝게 형성된 것이다.26

25 양창영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자영업자 보호제도 개선방안” 2015. 11. 25. 을지로위원회 토론회

26 곽정수, “대·중소기업간 이익공유제, 저임금 해소의 단초가 될까 ?, 홍희덕 의원실 주최 <최저임금 토론회> ”최저임금 현실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

가. : 초과이익공유제와 저임금 문제 해소“ 2011. 6. 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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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재벌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의 협상력의 차이 때문에 중소기업이 기술개발투자를 하더라도 투자에 따른 보상은 중소기업으로 돌아오지 않게 된다. 이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부진한 이유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재벌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제몫을 챙길 수 없는 구조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뿐만 아니라, 우수인력의 확보, 직원들의 임금인상이나 후생복리의 확충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반 활동을 어렵게 만든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이 적절한 임금 수준의 일자리를 더 이상 늘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재벌대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이윤 형성에 기여한 만큼을 나누어 갖도록 하는 초과이익공유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사이에 사전에 협약으로 공동의 목표이익을 정하고 목표 이익 달성시 적용될 이익배분규칙을 미리 정하여 두는 것이다. 목표초과이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배분규칙에 따라 일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나누어 가져가고, 일부는 이익공유적립금으로 적립하여 2차 협력업체의 기술개발과 인력개발 지원 등에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대기업과 1차 협력 중소기업 사이의 초과이익 공유제 협약을 통해 이익공유적립금을 적립하여 그 중 일부를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경우 그 부담이 가중되는 2차 납품업체의 인력지원금 등으로 사용하여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보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납품업체/대리점/가맹점 등의 재벌 대기업과의 집단교섭과 상생협약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제정

우리나라의 중소기업협동조합수는 901개이고 조합원 업체 수는 6만5,558개로 전체 산업조직화율은 2.1%, 이 가운데 제조업의 조직화율은 9.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본은 조합수가 4만7,207개이고 조직화율이 70.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조직률이 이렇게 저조한 것은 중소기업이 단체에 가입한다고 해도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자나 사업자 단체에 의한 공동행위는 공정한 시장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공정위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 허용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2항 규정의 부당한 공동행위의 예외 규정으로 승인을 받기 위한 인가 절차가 까다롭고, 교섭력의 효과를 측정하거나 대기업에게 대항하기 어려운 수준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작성할 여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경제적 약자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경쟁에서 상대적 약자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구매, 공동판매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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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개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동행위는 공정위의 사전 인가를 얻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실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공정한 거래질서의 확립을 위해서 경쟁에서 약자의 지위에 있는 중소기업이 협동조합이나 사업조합 단위로 공동구매, 공동납품, 공동해외진출, 공동사업 등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나 대만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소기업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중소기업이 사업조합 단위로 공동납품·공동해외진출·공동기술개발 등 공동행위가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하도급거래 관련법도 중소기업의 교섭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행위를 카르텔 적용에서 제외하여 허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거래에 관한 “가맹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에서 처음으로 가맹점주 단체들이 가맹본사와 집단교섭을 통해 상생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그 뒤 같은 취지의 내용으로 추진된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를 통해 먼저 시행해 본 후 잘 안 될 경우 법제정 논의를 해 보자’고 주장하는 바람에 그에 밀려 입법논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 있다.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인 하도급법, “가맹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점법“이라 한다)” 등 개별법률 마다 하도급 중소기업 협동조합, 가맹점주 단체, 대리점주 단체 등이 집단교섭을 통한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보다는 공정거래법 제19조를 개정하여 중소기업 협동조합이나 단체들이 대기업과의 상생협약 체결을 위한 집단교섭에 대해서는 “부당공동행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5) 재벌 대기업 카드사의 불공정 수수료 인하 조정

재벌 대기업 카드회사들이 백화점, 대형마트, 대형 쇼핑몰에게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게 받고 중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높게 받고 있다. 2012년 12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개정되어 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율과의 격차를 줄이는 ‘신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도입된바 있다. 이 조치로 현 연매출 2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1.5%를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그 외 중소상공인의 경우 그보다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고, 평균가맹점 수수료율은 2.14%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소액결제가 많은 소상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평균 2%를 상회하고 있으며 일부 업종의 경우 많게는 4% 중반이 넘는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은 이윤에서 카드사 수수료를 내고 나면 적자로 돌아 서는 업체가 상당수에 이른다. 신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도입할 당시 카드 수수료율의 기준이 되는 적격비용을 3년마다 재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연말까지 적격비용을 다시 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적격비용은 카드사용자를 대신해 먼저 돈을 갚기 위해 쓰는 ‘자금조달비용’과 카드값 연체 등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비용’, 인건비 등의 ‘일반관리비용’, 거래승인·매입정산비용인 ‘밴(VAN)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15. 7. 11.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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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로 내린 바 있다. 신 수수료 체계 도입이 논의되던 2012년 초, 당시 기준금리는 3.25%였다. 기준금리가 1.75%나 급격히 인하된 것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가 싸게 돈을 빌릴 수 있어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수수료율 인하여력이 상당히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자율 인하를 반영하여 중소상인들에 대한 수수료율도 대폭인하되어야 할 것이다.백화점, 대형마트, 대형 쇼핑몰에게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게 받고 중소상공인에 대해서는 높게 받는 불공정 행위가 개선되어야 할 것인바, 향후 최소한 가맹점간 수수료율의 차이가 1%포인트를 초과하여 차이 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6) 재벌담합행위로부터 소비자보호를 위한 소비자집단소송법 제정

국내 영화산업에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와 같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전국체인형태 멀티플렉스는 극장 수의 83%, 스크린 수의 94%, 좌석 수의 97%를 차지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화관람은 전 국민이 즐기는 대중문화인데, 국내 영화산업에서 투자·제작·배급·상영 전반을 몇몇 재벌·대기업이 장악하고 ‘수직 계열화’되었다. 국내 영화시장은 배급과 상영시장에서 3개의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고, 이러한 시장의 힘을 이용해, 제작과 부가시장마저도 좌우하고 있다. 특히 CJ와 롯데는 상영ㆍ배급을 수직계열화하였고, 국내 상영시장(상위3개사 점유율 90%)과 배급시장(상위3개사 점유율 50%)의 집중도는 상당히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자사 영화를 차별적으로 상영하는 등 제작자, 스텝 등 영화관계자들이 겪는 부당한 일들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시민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극장이 어디에 있든 어느 회사 소속이든 상관없이 관람료가 동일하고, 심지어 팝콘 세트 가격까지 동일하여 담합의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 역시 상당할 것이다.

이와 같이 담합은 사업자 혹은 기업이 가격, 생산량, 거래조건 등을 부당한 방법으로 함께 결정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지켜가야 할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해치는 주범이다. 특히 최근 재벌ㆍ대기업의 담합은 장애인ㆍ택시 사업자가 이용하는 LPG부터, 밀가루, 휘발유, 설탕, 보험료, 소주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OECD 자료 등을 참고하여 대략 관련 매출액의 15% 정도가 소비자 피해라고 본다면 소비자의 피해액은 약 11조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최근 담합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불공정거래행위로 판정하여 소비자들의 집단적인 소송이 제기된 사건만 보더라도 삼성과 LG의 전자제품가격 담합, 정유업체들의 LPG가격 담합, 은행들의 근저당권설정비용 소비자 전가행위, 보험회사의 변액보험상품 불완전판매, 이동통신사의 통신기기 판매비용의 과다 통신비 반영 등 다양하다. 예전에도 아파트 분양가격 담합소송, 교복가격 담합소송 등 여러 사건이 있었다. 특정 담합 사건이 아니더라도 몇 개의 재벌이 주요 생필품 시장을 독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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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하는 구조가 되다보니 다른 OECD 국가에 비하여 통신비, 유류비, 자동차가격 등 많은 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소비자 피해가 큰 실정이다. 이러한 재벌 대기업의 일상화된 담합가격 시스템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대항하기 위하여 사후적 구제책으로서 소비자 집단소송법의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 재벌 대기업들은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이 미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가격담합을 일상화하고 있지만, 수만 명, 수십만 명의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난다면 시장경쟁력을 크게 훼손하고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담합행위가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담합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 구제에 있어 현행 민사소송 제도는 다수의 소액피해자들의 권리 실현에 어려움이 있고, 다수의 중복소송으로 인해 소송불경제가 야기되므로 이들 분쟁에서 소비자가 보다 쉽게 피해구제를 받고 소송경제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대표당사자에 의한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 제도는 소비자 집단에 한정하여 구성원이 다수이고 구성원의 각 청구가 법률상 또는 사실상 주요한 쟁점을 공통으로 하는 사건에 대하여 적용한다.

2. 재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통한 경제 민주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주뿐만 아니라 노동자, 납품업체, 환경, 지역사회, 소비자 등 기업과 이해 관계에 놓인 각 주체들의 현재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특히 노동자의 경영참여, 연기금 주주권 행사, 이중대표소송 등을 통한 기업 경영의 민주화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게 하는 동인이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 경영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2015년 상반기 기준 재벌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710조원에 달하고 있음에도, 재벌 대기업에게 각종 특혜감면 및 차별 없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도리어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헤치는 것이다. 이제 재벌 대기업에 대한 각종 특혜감면 폐지 및 법인세 상위구간의 신설 등을 통해 공평과세와 조세정의를 이루고, 재벌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1) 순환출자 해소 및 재벌금융사 자금 총수일가 사금고화 방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80개 롯데 계열사 지분 가운데 0.05%를 갖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신씨 일가 지분을 모두 더해도 2.41%다. 이 정도의 지분만을 가지고도 롯데그룹 전체를 사유재산처럼 지배하고, 수백명의 경영진을 가신처럼 지배하고 있는 지배권력의 비밀이 드러났다. 그 비결은 계열사들 사이의 순환출자에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새로운 순환출자만을 규제할 뿐이었고, 기존의 순환출자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었다. 그 결과 롯데그룹 총수일가는 얼마 되지 않는 출자금을 가지고 416개의 순환출자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용함으로써 자산 규모 93조 원, 국내 5위의 거대기업집단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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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하여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순환출자는 계열사 A가 B에 출자하고, B가 C에 출자하며, 다시 계열사 C가 A에 대해 출자하는 식으로 환상형 출자구조를 형성한다. 현행 상법은 50% 초과지분 보유를 기준으로 모회사와 자회사(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 50%를 초과하여 보유할 경우에도 적용)간의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모회사의 지배주주가 자금을 차입하여 자회사에 출자하고 자회사가 다시 모회사에게 그 자금을 출자한 후 모회사가 되돌아온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경우 재산의 추가 투입 없이 가공의 의결권을 창출하여 주식회사 제도의 건전성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주주는 직접지분의 합을 늘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지배주주의 지배력 유지 및 강화, 승계를 위한 방법으로 악용되어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어느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그 기업에 출자한 다른 계열사까지도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재벌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기존의 것까지 금지해야 한다. 순환출자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이미 형성된 순환출자와 신규 순환출자를 포함하여 동일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모두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주식취득일로부터 6개월 내 주식을 처분토록 하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해소하도록 한다.

동양그룹은 계열회사의 재무위기에 직면하여 그 금융계열사인 동양증권을 사금고처럼 이용하여 국민들부터 모은 천문학적인 돈을 계열사에 지원했다. 그 결과는 금융기관을 믿고 돈을 맡긴 국민들의 천문학적인 피해였다. 이와 같이 금산분리 원칙은 산업자본이 금융기관을 지배할 경우 특정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하거나 자금을 빼돌리는 등의 행태로 인해 금융기관이 부실화될 수 있고, 그 때의 피해는 국민들에게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초를 두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은행에 대해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축소하고,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금융·보험회사 보유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상한을 단독금융회사 기준으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5%까지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기타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시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를 모든 금융기관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2013. 7. 2. 은행법이 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금산분리 관련 공약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보험회사가 보유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상한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2012. 11. 발의된 바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2013. 12. 추진의사를 밝혔으나 그 뒤 국회에서 개정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2015. 4. 30.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통과되었는데, 적격성 심사대상을 최대주주 1인으로 제한하여 특수관계인과 주요주주를 제외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의 횡령, 배임도 심사대상에서 제외한 결과 알맹이 빠진 내용이 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통해 금산분리를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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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로부터 국민과 국민경제 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것이므로, 산업자본의 사업편의를 위해 함부로 완화되어서는 아니 된다.

(2) 재벌 총수로부터 독립한 이사·감사위원 선임 및 주주권 강화를 위한 다중대표 소송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들이 특정 인사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의 당부를 떠나 그러한 회사 대표이사들의 집단성명 자체로도 총수 일가의 경영권에 종속적인 전문경영인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 할 것이다. 국내 재벌대기업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총수일가로부터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이사나 감사위원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총수의 전횡적인 의사결정에 대하여 계열회사 내부에서 이의가 제기될 가능성이 전혀 없게 되었다. 그러한 총수의 의사결정이 마냥 올바를 수만은 없다는 것은 수많은 재벌총수의 경제범죄를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천문학적인 재산 범죄가 계속되는 이유는 회사 내에서 총수의 불법적인 경영에 대하여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이사나 감사위원이 전혀 없다는 데 기인한다.

재벌 총수로부터 독립적인 이사와 감사위원이 선임될 수 있도록 소수주주가 독립적인 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전자⋅서면투표제 등 외부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를 활성화하는 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전자투표는 소수주주로 하여금 주주총회장에 직접 출석하여야 하는 부담을 덜어 주어 주주총회 의결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소수주주의 주주권 행사와 집중에 도움이 되는 제도다. 집중투표는 1주당 이사후보의 수만큼의 투표권을 부여하여, 그 투표권을 한 명의 이사후보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수주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사가 보다 용이하게 선출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재벌대기업 계열사는 대부분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으며, 전자투표제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재벌대기업에서 총수일가의 전횡이 아닌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와 같이 외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감사위원의 선임 가능성을 제고하는 규정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들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공약했던 사항들이며, 법무부의 상법개정안에 다 반영되었던 내용들이다.

주주대표소송은 소수주주가 이사 및 지배주주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추궁하는 것으로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추구를 효율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현재 주주대표소송 제도는 지분 보유요건이 엄격하고(상장회사의 경우 6개월 이상 보유한 0.01% 이상의 지분 필요), 지배회사의 주주가 종속회사의 이사 등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수 없는 등 활성화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따라서 주주대표소송 단독주주권 도입 등 소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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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을 완화하고, 지배회사의 주주가 종속 회사에 불이익한 법률행위나 조치를 행한 종속회사의 이사 등에 대해서도 책임 추궁이 가능하도록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하여 주주대표소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다중대표소송과 아울러 다중장부열람권도 도입되어야 한다.

(3) 종업원을 대표하는 이사·감사위원 선임

사외이사는 지배주주와 그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내 이사에 대한 견제를 위해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제도이다. 지배주주나 경영자로부터의 독립이 핵심이다. 2014년 한 중앙지 기사에 의하면,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서울대 교수 9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평균 연봉 4천만원 이상을 받으면서 이사회에서 단 한 건도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27 대주주의 횡포와 전제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그 존재 이유와는 전혀 무관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재벌대기업 총수일가의 전횡적인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이사 및 감사위원은 현실에는 존재하기 아니하는 것이다. 기업은 지배주주의 사유물이 아니다. 기업의 생산은 자본과 노동으로 이루어진다. 기업의 위험은 자본을 댄 주주만이 아니라 노동을 투입하는 노동자도 함께 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지배주주의 경영에 노동자가 적절한 수준의 견제역할을 해야 한다. 지배주주의 전횡의 부정적 결과는 노동자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는 이러한 관점에서 노동자들의 이사회 참여가 광범위하게 제도화되어 있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핀란드, 그리스, 노르웨이 등이 그 예이다. 독일은 감독이사회와 집행이사회를 나누어서 감독이사회의 절반을 노동자 대표로 구성한다. 또 감독이사회는 실질적인 경영을 하는 집행이사회의 이사 선출과 감독권을 가짐으로써 강력한 견제기능을 행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가 2014. 11월 산하기관에 ‘참여형 노사관계 모델’을 도입시행키로 하면서,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해 노동자의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노동조합이나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 노동자대표에게 사외이사의 2분의 1과 같은 일정 수의 이사추천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4) 국민연금의 공익적 의결권 행사 강화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에서 삼성물산 주식11.21%을 가진 단일 최대주주로서, 삼성 합병 건에 대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음에도 내부 의사결정만으로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고, 그 근거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에 국민연금이 국민의 돈으로 삼27 한겨레신문, 2014. 9. 16.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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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국민연금의 예상과는 달리 삼성물산의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500조원의 자산 중 약 100조원 가량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 우량회사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상장계열사도 예외는 아닌 바, 국민연금은 현재 롯데푸드 13.31%(단일 최대주주), 롯데칠성음료 12.18%(단일 2대주주), 롯데하이마트 11.06%(단일 2대주주), 롯데케미칼 7.38%(단일 4대주주)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5%를 넘지 않아 공시를 하지는 않고 있으나) 롯데쇼핑 등의 일부 계열사의 경우에도 주요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회사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은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 이 경우 국민연금은 롯데케미칼과 롯데푸드의 경영진을 불러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도 있게 질의하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고, 주주 또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손해가 발생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이사후보 추천 등의 주주제안, 나아가 주주대표소송 제기 등의 방법으로 경영진을 압박하는 것이 가능하며, 또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에 관한 법규정·모범규준을 시행하여 왔고,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Stewardship Code라는 이름으로 더욱 강화된 규정이 시행되었으며,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이미 도입하였고, 우리나라도 올해 도입할 예정이다.28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을 대신 운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보유 주식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 합리적 계산이나 이유 없이 재벌총수 일가의 경영권 세습이나 강화에 들러리를 서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상법상의 주주로서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함으로써 재벌총수일가의 전횡적인 경영을 견제해야 할 것이다.

(5) 재벌대기업에 대한 각종 특혜감면 폐지와 법인세 상위구간 신설을 통한 공평과세 실현

지난 2012년 5월 11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재벌·대기업에게 큰 혜택이 집중되는 현행 법인세제 개편 방향」은 2010년 10대 재벌기업과 대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이 각각 15.1%와 16.5%로 비10대 재벌기업(20.3%)과 중소기업(22.0%)의 실효법인세율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삼성그룹의 2010년 제조업 실효법인세율은 11.7%, 삼성전자는 11.9%를 기록하여 법인세 최고세율 24.2%는 물론 최저한세율(1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부자감세로 인한 연간 세수 감소분은 2012년 기준 20조 원에 달한다는 정부 보고가 있다. 그러나 애초 정부가 부자감세를 추진28 이상 경제개혁연대, 2015. 8. 4. 논평, “재벌의 지배구조, 언제까지 가문회의에 맡길 것인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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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내세웠던 적하효과(滴下效果, Trickle-Down Effect)는 나타나지 않는 반면, 양극화가 심화되고 노동빈곤층이 증가하는 등 서민,중산층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어 복지시스템 구축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재벌대기업이 각종 조세감면 제도를 이용하게 된 결과 중소기업보다 법인세부담이 더 낮다는 것은 조세정의에 반한다.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과세표준 100억 원 이하 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최저한세율을 유지하되, 과세표준 100억 원 초과 1천억 원 이하인 법인과 1천 억 원 초과 법인에 대하여 최저한세율을 각각 15%와 20%로 상향하고, 대기업에 제공하는 법인세 공제·감면에 대해서는 모두 최저한세율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2007년 한국의 공공사회복지지출은 GDP대비 7.5%이고, 법정민간지출을 포함한 사회복지지출은 10.2%에 불과하여 OECD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29 한국의 복지지출은 현재도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크게 적은 상황이나 향후 노령화와 양극화 등으로 인한 복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어 복지재원 확충이 시급한 과제이다. 따라서 법인세에 있어 실효성 있는 최고세율구간을 신설하는 등 누진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대비 기업부담 직접세(법인세와 기업부담 사회보장기여금의 합) 비율은 6.3%로 OECD 회원국 평균인 8.2%의 약 77%에 불과하며,30 34개 OECD 회원국들 가운데 2011년 우리나라의 최고구간 법인세율(22%, 부가세 및 지방세 제외)은 19번째로 낮은 수준이다.31 따라서 우선 재벌대기업의 실효세율을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법인세의 과세표준 최고구간을 아래와 같이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과세표준 2억 원 이하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10% 유지, 과세표준 100억 원 이하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20% 유지, 과세표준 100억원 초과 1000억 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을 철회하여) 2008년 당시의 세율인 25% 적용, 과세표준 1천억 원 초과 대기업에 대해서는 27% 세율의 최고구간을 신설한다.

(6) 임금인상, 중소기업과 이익공유제, 적정유보금 초과부분 과세 등을 통한 재벌 사내유보금 해소

2015년 3월 말 기준 30대 재벌기업 산하 268개 기업의 사내유보금 총액은 710조3천2억원이다. 1년 전보다 38조2천378억원(5.7%) 증가했다. 올해 정부예산(약 375조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기업들의 곳간에 쌓여 있다. 적정유보를 초과하는 사내유보금에 대한 25%의 과세제도가 폐지된 2002년부터 기업의 임의 사내유보금이 폭증했다. 기업들이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을 기업 자신이 관리하면서 가계소득은 줄고 기업소득은 늘29 강병구(2012) 「경제민주화와 조세재정개혁」,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30 OECD, Revenue Statistics 1965-2010, 2011

31 OECD, Tax Data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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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의 가계소득분배율이 6.2%포인트 낮아진 반면 기업소득분배율은 5.7%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72%에서 2011년 62.3%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국민총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16.6%에서 23.3%로 커졌다.32

이렇게 대기업에 과도하게 쌓여 있는 이윤은 대기업만의 생산성의 향상의 결과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정체되고, 하청 중소기업의 이윤율이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에서 대기업의 이윤만이 급격히 쌓인 것이다. 이는 가계, 즉 노동자와 하청 중소기업의 일정한 희생 위에 대기업만의 파이가 커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재벌대기업이 쌓아 둔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노동자와 중소기업에게 돌려 국민경제의 선순환으로 환류시킬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가 요청되는 것이다.

우선 예전에 폐지된 적정보유금 초과부분에 대한 과세제도를 부활하는 방안이 요청된다. 이와 함께 이자소득, 배당소득, 주식소득, 부동산 임대소득 등 기업 목적을 벗어난 대기업의 자산운용 소득에 대해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38%로 올려 추가로 과세하는 것도 사내유보금을 실질적인 투자로 유도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최근 조사결과에 의하면,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실현에 120조원 △300인 이상 기업 간접고용 노동자 87만명 정규직화에 10조4천400억원 △45만명 청년실업 해소에 16조원 △공공병원 기반 확충에 9조5천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 가지 민생문제를 푸는 데 157조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30대 그룹 사내유보금 710조원 중 일부가 다른 경제 주체에게 순활될 경우 가장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내유보금으로 기금을 만들어 2차 하청 업체 노동자나 사내하청 노동자의 생활임금 수준의 임금인상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막대한 이윤에는 대기업과 1차 하청 업체만이 아니라 2차 이하의 협력사 및 그 소속 노동자, 사내하청 노동자의 기여도 포함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보상은 저임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차 협력사들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구조 개선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이는 더 나아가 1차 협력사 및 대기업 자신의 경쟁력 강화로 귀결될 것이므로,33 국민경제의 선순환에 큰 힘을 보태는 정책이 될 것이다.

32 매일노동뉴스, 2015. 8. 12.

33 곽정수, 전게 발제문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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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결론

우리 경제는 이미 전환기를 지났다. 재벌대기업 중심, 수출 중심 경제로는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 그러한 정책의 결과 나머지 경제주체의 형편은 이루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졌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숙련된 노동이 중심이 되어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와 중소기업 중심으로 숙련과 혁신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에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남용은 이미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남용을 막고, 그 집중된 힘을 분산하여 국민경제 선순환으로 돌리는 방향으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민주화가 곧 경제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재벌대기업이 아닌 국민경제 전체를 고루 살릴 수 있는 정책적 방향을 제시해 보았다.

박근혜 정부가 재벌대기업과 손잡고 재벌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서고 있는 이상, 재벌대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목표로 하는 공약을 이행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재벌대기업이 경제력을 남용하여 다른 경제주체를 괴롭히고, 약한 경제주체들이 겨우 존속하고 있는 사업영역에 뛰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여당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강자의 경제력 남용으로부터 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은 입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약자 보호 입법을 중심으로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국회를 기대한다.

보론 : 중소기업 기술편취 사례 및 대안34

1. 중소기업 기술 편취 사례

(1) 문제점

경제민주화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기술탈취를 막기 위해 하도급법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는 등 일련의 법개정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거래 실무에서는 주로 하도급거래, 위·수탁거래 계약체결 전 단계에서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으로부터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후 그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단절하고서는 그것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마치 자신의 기술인양 유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계약체결 전 단계에서는 하도급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위와 같이 개정된 제도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할 수 있다.

34 2015. 9. 7.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 주최, 제5차 중소기업 피해사례발표회 보도자료 및 자료집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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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술 편취 사례

(주)비이소프트는 2014년 2월 6일 ‘유니키’라는 금융거래 보안솔루션을 개발하여 특허출원을 신청했다. 2014년 3월 3일부터 2015년 4월 7일까지 13개월 간 우리은행에 사업을 제안했다. 고객 본인의 인증된 스마트폰을 사용해 금융거래 허가요청을 해야만 금융거래가 이용 가능한 것이 핵심기술인데 이를 우리은행이 도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2014년 9월부터 금융거래 보안솔루션을 기획했고 ‘원터치리모콘’을 자체 개발했다는 입장으로 비이소프트가 개발한 유니키와 다르다고 주장하며 현재 비이소프트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주)모비아트는 국내 영세 게임제작사로 2013년 4월 자사의 게임 ‘쉐이크팝콘’을 네이버라인 측에 제안하며 기획서와 APK파일까지 모두 넘겼다. 그러나 2013년 6월 네이버라인 측에서 “게임성은 있으나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제휴를 거절했다. 그런데 8개월이 지난 2014년 1월 29일 라인이 ‘디즈니츠무츠무’라는 게임을 일본에서 출시했고 비교해보니 ‘쉐이크팝콘’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되어 게임 도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게임은 워낙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표절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고 하지만 ‘캐릭터가 터지며 탈출하는 점,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점,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블록 재배치, 가상공간 활동’ 등 구체적인 게임의 특징들까지 같을 순 없고, 이러한 의심이 해소되어야 표절의혹이 풀릴 것이다. (주)라인 측은 모비아트가 제휴를 제안하기 이전부터 게임을 기획했고 ‘디즈니츠무츠무’를 자체 개발했으며 게임을 도용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다스는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업체로 블랙박스 판매가 호조를 띠게 되면서 전부터 사업상 협력관계에 있던 중앙일보 계열사 중앙엠앤씨를 구매대행사로 하는 협력 사업을 진행하다 큰 피해를 입었다. 중앙엠앤씨가 블랙박스 설계․제조업체와 공모해 다스가 상표권을 갖는 블랙박스를 시장에 대거 유통시킨 것이다. 다스는 구매대행사 중앙엠앤씨와 블랙박스 설계제조업체를 상표법 등 위반으로 고소했지만, 사건을 맡은 경찰서는 중앙엠앤씨와 설계제조업체에 대한 고소건을 분리시킬 것을 요구하였고, 서로 다른 지검에서 처리된 고소 건은 중앙엠엔씨 관계자는 무혐의, 설계․제조업체 관계자는 구속 기소의 결과로 나왔다. 공모관계가 뚜렷한 사건에서 힘 있는 사업자만 무혐의 처분을 받아 피해보상의 길도 막힌 상태이다.

2. 정책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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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체결 전 단계에서의 기술탈취 피해를 구제받으려 해도, 현행법상 어느 법에서도 계약체결 전 단계의 기술탈취를 규율하고 있지 않다. 계약체결 전 단계에서의 기술탈취 규제에 대한 법적공백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는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게 수사를 의뢰하거나 민사소송을 통해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은 해당 기술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고, 전형적인 사건이 아니어서 사건 조사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불법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이 피해회사에게 있는데, 조사권한이 없는 피해회사가 불법행위와 손해를 입증하기가 어렵다. 손해배상액이 인정되더라도 그 액수가 현실적인 피해구제에 미흡한 경우가 많다. 피해회사는 대게 형편이 어렵기 때문에 재판이 장기화될 경우 폐업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입법론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① 하도급이나 위탁거래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대기업 등의 요청에 따라 중소기업이 자기의 기술자료를 제공한 경우, 특별한 예외(중소기업이 타인의 기술자료를 제공하거나, 당사자 간의 명시적인 협약을 한 경우 등)에 해당하지 않는 한 대기업 등과 중소기업 사이에 비밀유지협약이 체결된 것으로 간주. ② 대기업 등은 기술자료를 제공한 중소기업과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서는 그 기술을 유용할 수 없도록 규율. ③ 중소기업청에게 계약체결 전 단계에서의 기술탈취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점검하게 하고, 피해사례 신고가 있으면 실질적인 조사가 가능하도록 조사권을 강화. ④ 피해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중소기업청은 반드시 법률전문가, 변리사, 감정평가사 등으로 구성된 손해산정 전문기관에게 기술탈취로 인한 피해기업의 손해액을 산정하도록 요구하고, 관련 전문지식이 없는 법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전문기관이 산정한 손해액을 감축할 수 없도록 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여 피해구제의 실질화를 기함.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85 -

토론 4

고용차별 및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초과이익공유제의 도입

이상호 박사 /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1. 문제의식과 문제제기

▷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님이 2012년 동반성장위원장으로 계실 때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위해서 초과이익공유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하셨을 때가 다시 생각남. 당시 보수정치권은 물론, 최중경 지경부장관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보수언론들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 대해 집중포화를 쏟아부었음. 이와 달리 그 전까지 대중소기업간 격차해소와 원하청관계의 개혁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진보진영과 개혁적 학자들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던 시절이 생각남.

▷ 원하청기업간 관계의 불공정성은 정말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온 산업관계의 핵심적인 문제. 재벌대기업인 원청과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청기업간 거래관계는 물론, 기술이전 및 이익배분에 있어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관행이 문제. 한국경제의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고질적인 병.

▷ 더욱이 산업경제의 발전에 따라 이러한 불공정 하도급관계가 대등하고 협력적인 원하청관계로 거듭나기 보다는 최근 10년 사이 더 복잡한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구조적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있음.

▷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 중에서 이 글이 주목하는 내용은 먼저 최종수급자라고 할 수 있는 기함기업(최종 원청기업)과 1차 하청기업의 관계만이 아니라, 하청기업집단 내부에서도 불공정성이 강화되고 이를 통해 계층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 두 번째 주목하는 사실은 이러한 원하청관계의 불평등과 계층화로 인해 고용차별화와 임금격차가 동반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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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공정한 원하청관계의 개혁이 필요하지만, 최종수급자로서 원청대기업의 이익 및 성과달성분을 하청기업의 노사에게 재분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함.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발제자들이 강조한 초과이익공유제의 도입 필요성과 적극적 활용전략을 새롭게 제기해야 할 시점.

▷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불공정 원하청관계가 고용차별 및 임금격차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정책수단으로 초과이익공유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함.

2. 거래 전속성과 계층성이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

▷ 아래 <표 1>은 14개 산업 및 업종의 거래구조 특성을 개방성지표(1차 협력기업 거래집중도의 역수)와 계층성지표(업종별 1,2,3차 협력기업의 평균차수)를 통해 확인한 결과.

<표 1> 14개 업종의 거래 개방성과 계층성

 1. 식음료

2.섬유의복

3.석유화학

4.금속

5.전자

6.전기

7.기계

8.자동차

9. 조선

10. 전력가스

11. 건설

12. 유통

13. 통신

14. SI

업종평균

거 래 집중도 역수

4.26

3.05

4.18

3.91

3.72

4.24

3.41

4.07

2.99

3.46

4.98

4.65

2.92

4.85

3.91

평 균 차수

1.43

1.23

1.73

2.24

2.05

1.40

1.68

2.14

1.79

1.67

1.68

1.35

1.92

1.94

1.73

출처: 산업과 고용구조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과제, 노사정위원회, 2015.8, 68쪽.

▷ 대체로 조립가공업종인 금속, 자동차, 전자업종은 높은 거래 계층성을 가지고 거래 개방성은 중간정도, 대규모 기업집단이 속한 기업에서 통합서비스/제품이나 모듈을 생산하는 통신, 조선 및 SI업종이 높은 거래 계층성을 가지고 있음. 경공업업종은 낮은 거래 계층성을,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인 건설, SI업종은 높은 거래 개방성을 보이고 있음.

▷ 14개 업종의 위치, 즉 업종별 거래 개방성과 계층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기술적 측면, 제품시장 구조적 측면, 선도기업의 소유구조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음.

▷ 먼저 기술적 요인에서 보면, 생산공정의 분할성이 높을수록, 즉 모듈형 생산기술이 적용되는 업종일수록 피라미드형 계층적 거래 네트워크 구조를 가짐. 실제로 전자, 자동차, 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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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이 모듈형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은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평균보다 높은 계층성을 보임. 반대로 생산공정의 분할성이 낮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유통, 섬유의복, 식음료, 전기 업종에서는 낮은 계층성을 보임.

▷ 둘째, 제품시장 구조적 요인을 보면, 최종생산물의 시장구조가 경쟁적일수록 특정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폐쇄적인 거래관계가 깨어지기 쉬움. 그림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독과점적인 구조가 약한, 즉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들의 시장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건설 및 전기, 식음료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방성을 보임. 반대로 대규모기업집단의 시장참여도가 높은 통신업종은 낮은 개방성을 보임. 다만 섬유의복업종에서 보듯이 시장구조는 경쟁적이지만 개방성이 낮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거래구조가 개방적인지 폐쇄적인지를 시장구조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듬.

▷ 마지막으로 소유구조도 주요. 선도기업이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고 협력기업에 계열사의 참여도가 높을수록 연결망이 더 거래계층적. 이는 그림에서 통신, 전자, 자동차, 금속 업종이 높은 거래 계층성을 보이는 데서 확인되고,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한 선도기업이 적거나 이들 계열사의 협력기업 참여도가 적은 섬유의복, 전기, 식음료, 유통 업종이 상대적으로 낮은 거래 계층성을 보이고 있는 것에서 확인가능.

▷ 결론적으로 이러한 거래계층성이 기업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옴. 일반적으로 볼 때, 기업유형별 생산성을 비교하면, 선도기업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협력기업이고, 독립기업은 가장 낮음. 그리고 협력기업 계층별로는 거래네트워크에서 상위에 위치하고 협력차수가 낮은 협력기업일록 생산성이 높음.

▷ 수익성과 생산성의 계층적인 특성을 다중회귀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자, 기계, 자동차, 조선 등 조립가공형 제조업 4개 업종의 수익성이 특별히 계층적인 성격을 강하게 보이고 있음. 그리고 전력가스, 건설, 유통, 통신서비스, 시스템통합 업종 등 비제조업부문 서비스업종의 경우 제조업보다 거래계층성이 상대적으로 약함. 이 결과로터 거래구조의 계층성이 강한 제조업 조립가공형 업종에서 협력기업에서 창출된 준지대가 거래네트워크의 계층적 서열에 따라 차별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음.

3. 원하청관계의 불공정성이 고용차별과 임금격차에 미친 효과

▷ 최근 발표된 보고서(노사정위원회, 2015)에 따르면, 원청사업체에서 고용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1차 하청업체에서도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2차 이상 하청사업체에서의 고용증가는 상대적으로 미약함. 원청사업체는 2010년 이후 30.3% 고용이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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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하였으나 1차 하청사업체는 14.0%, 2차 하청사업체는 10.3%, 3차 이상은 1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고용변동을 살펴보면 원청사업체는 8.4%, 1차 하청은 6.5%, 2차 하청은 3.2%, 3차 이상 하청은 4.2% 고용이 증가.

▷ 대부분의 업종에서 원청사업체와 하청사업체의 고용변동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통신업, 자동차, 조선은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남. 자동차와 조선업은 원청사업체 보다 하청사업체의 고용이 훨씬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임. 하청활용비율이 높은 업종은 자동차(414.4%), 조선(537.2%), 1차금속(464.5%), 기계(443.7%), 전력(460.4%)이고, 전력업종을 제외하면 원청사업체의 3년 간 계속근무 비율이 90% 이상.

▷ 자동차업종의 경우 피고용인 수는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3년에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2014년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 자동차업종은 원청사업체와 1차 하청사업체는 2012년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2차와 3차 이상 하청사업체는 증가세가 둔화. 자동차업종 원청사업체의 비자발적 이직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하청사업체는 차수가 높아질수록 비자발적 이직률도 높아지는 경향. 자동차업종도 하청사업체의 고용지속성이 원청사업체 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으며, 기간이 경과하면서 고용지속성이 하청사업체에서 더욱 낮아지는 경향.

▷ 한편 원하청관계의 불공정성이 근로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기 위해 원하청 조달피라미드의 계층별 기업의 임금을 비교. 최종수급자인 기함기업의 월평균 임금은 559.7만 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2.1배로 나타나지만, 정액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57.7%에 불과하고 연간상여금(및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33.7%에 이름.

▷ 협력업체에서 종사하는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86.1만 원으로 기함기업 대비 51%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초과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8.2%로 기함기업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연간상여금(및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10.6%로 기함기업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수준.

▷ 이에 따라 기함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의 임금격차의 상당 부분이 연간상여금(및 성과급)에서 발생하는 것을 확인가능.

▷ 협력업체에서 종사하는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원하청단계별로 보면, 1차 협력업체에서는 291만 원으로 상대임금이 52%로 상대적으로 다소 높은 반면, 2차 협력업체에서는 279만 원으로 50%를 하회하고, 3차 이상 협력업체에서는 236만 원으로 42%에 불과. 이러한 협력업체의 임금수준을 원하청거래를 하지 않는 독립기업과 비교하면, 1차 협력업체에서는 독립기업에 비해 높은 임금수준을 보이는 반면 2차 협력업체에서는 독립기업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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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 수준이고, 3차 이상 협력업체에서는 독립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

▷ 월평균임금이 아니라, 시간당임금을 비교해도 원하청간, 그리고 하청단계별 격차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가능. 기함기업의 시간당 임금은 30.9천 원으로 전체 근로자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 협력업체의 시간당 임금은 16.3천 원으로 상대(시간당)임금은 52.8%로 나타남.

▷ 협력업체의 시간당 임금을 원하청단계별로 보면, 1차 협력업체에서는 16.6천 원으로 상대임금이 54%에 이르는 수준인 반면, 2차 협력업체에서는 15.8천 원으로 51%로 다소 낮아지고, 3차 이상 협력업체에서는 13천 원 미만으로 42%에 불과한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 협력업체의 원하청단계별 시간당 임금의 분포를 보면, 최저임금의 2배 미만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원청단계가 증가할수록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하여 시간당 임금(연간상여금(및 성과급) 제외)의 누적분포를 보면, 최저임금의 2배 이하의 시간당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전체근로자에서는 47%를 초과하고, 독립기업에서도 38%를 상회하고 협력업체에서는 36% 수준을 유지하지만, 기함기업에서는 9% 미만의 낮은 수준을 보임.

▷ 최저임금 2배 미만을 받는 노동자의 비중을 협력업체의 원하청단계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1차 협력업체에서는 33.3%에 불과한 반면 2차 협력업체에서는 42.2%에 이르고, 3차 이상 협력업체에서는 55.7%의 매우 높은 수준을 보임.

4. 최종원청업체의 수익재분배기제로서 초과이익공유제

▷ 2012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께서 처음으로 초과이익공유제를 제기한 이유는 이명박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대기업의 상생방안과 정부의 동반성장 추진대책이 불평등한 원하청관계에 묶여 있는 중소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 근거한 특단의 조치. 실제로 원자재가격의 반영과 납품단가의 인상 등 기존의 불공정거래 개선방안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실현과정을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원하청관계가 가지고 있는 교섭력의 차이에 의해서 현실에서 왜곡될 가능성이 농후한 방안.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전에 합의된 원청대기업의 ‘목표이익의 초과분 중 일정부분’을 하청중소기업에게 직접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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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안은 재벌대기업으로 대표되는 원청의 높은 수익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설명될 수 없고 가치사슬로 이어진 수많은 하청협력업체의 비용과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초과이익의 재분배에 대한 합리성여부는 바로 그 수익이 어디에서 나왔는가에 대한 판단에 달려 있음. 원청대기업의 수익은 원가절감이라는 명분하에 이루어지는 납품가격의 통제, 하청기업에 대한 비용과 위험의 전가, 불공정하도급거래를 통한 중간착취, 소비자에 대한 가격전가 등을 통해 부풀려졌다는 사실은 상식.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연초에 수립하는 이익목표액을 연말 결산 이후 초과달성이 확인될 때 초과이익의 일정부분을 산하 하청협력업체들에게 나누어 주는 제도를 의미. 법적 강제가 아니라, 원청대기업의 자발적 실행을 기본경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세금 감면, 공정위조사 면제, 정부조달사업시 가산점 부여 등을 가미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음.

▷ 이러한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수익에 대한 협력업체의 기여를 인정하고 납품단가의 인하로 인한 원가절감이 원청기업 초과이익의 원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진전된 정책대안.

▷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최근 SK 하이닉스 노사가 임금인상액의 일부를 협력업체 노동자의 임금보상분으로 돌리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임금정책을 시도. 노동자에 대한 분배분을 재배치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원청수익의 일부를 하청기업의 임금인상에 투입했다는 측면에서 원청자본의 추가출연만 전제될 수 있다면 이후 하청기업을 위한 협력기금을 조성하는 선례가 될 수 있음.

▷ 하지만 초과이익공유제는 원청대기업의 자발적(?) 의지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혜성 선별장치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 아직까지 구체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지 않아 확인하기 힘들지만, 초과이익공유제는 공유의 양과 방법을 전적으로 원청대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고 있음. 결국 재벌대기업으로 대표되는 원청업체가 이를 무시하면 실행 그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임의적 시혜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음. 더욱이 초과이익공유제의 혜택 그 자체가 재벌대기업과 직접적으로 하청관계를 맺고 있는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들에게만 제한될 가능성이 큼. 이미 하청구조의 중층화를 통해 이들 중견하청업체들은 상당한 정도의 자본력과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불공정하도급거래의 폐해로 인한 악영향을 규모가 적고 협상력이 약한 2-3차 하청중소업체가 더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치가슬 전체에 대한 공정한 재분배 메카니즘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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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협력업체에 대한 기여도 평가 및 판단의 주체가 원청대기업이기 때문에 하청중소기업의 종속성과 전속성이 더 강화될 위험성 존재. 원하청관계의 근본적인 문제가 원청대기업에 대한 자금, 물량, 기술측면에서의 의존성에 있다고 한다면, 하청중소기업의 독립적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초과이익공유제의 세팅이 중요.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재벌을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리그'에 포함되는가에 따라 하청업체의 운명이 달라지도록 만드는 기존의 개별그룹 중심의 상생협력방안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함. 오히려 초그룹적인 차원에서 업종별로 원하청간 공생협력기구를 만들고, 원청대기업의 초과이익 중 일정부분을 협력기금으로 조성하여 이 협력기금을 공정한 절차와 선정기준에 따라 하청업체의 기술개발과 고용투자에 지원하는 방안을 개발할 필요.

▷ 마지막으로 수익재분배 차원을 넘어서 생산영역에서 공생협력방안이 보완되어야만 원하청기업간 격차를 줄이고 하청기업 소속 노동자간 격차확대도 제어할 수 있음. 하청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충은 원자재가격의 인상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납품단가 또한 일방적인 인하압력으로 인해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는 사실. 즉 불공정하도급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초과이익공유제와 같은 실현이익에 대한 재분배정책만이 아니라, 협력생산과정에서의 비용 및 성과의 공유체계가 전제되어야 함.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적어도 납품단가가 해당 원자재의 가격인상과 연동되는 방식을 보다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 지금까지 많이 논의되어온 납품단가조정협의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고 납품단가의 원가연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납품단가의 적정인상액과 관련된 일정한 기준이 필요. 모든 협력업체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준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각 부품의 재료비인상과 연동시키는 방식은 충분히 가능.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매 분기 발표하고 있는 총 물가지수의 구성요인인 개별 물가지수를 해당 품목납품단가 인상액과 연동시키면 될 것으로 판단.

▷ 한편 일부 시행되고 있는 현행 성과공유제는 원하청간 불평등한 교섭력의 차이로 인해 기술유출, 원가절감과 비용전가의 기제로 악용될 소지가 아주 큼. 또한 원하청기업간 불평등한 기업관계를 고려할 때, 양자간 기술협력과 부품개발 등을 통해서 협력이익이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공유되기가 쉽지 않음. 바로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의 경우 독일과 같이 자동차공업협회와 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이 공동으로 그 기준과 절차를 정하고 이를 평가하는 연구평가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할 필요. 이 기구를 통해 원하청기업간 공동이익을 위한 공동투자와 공동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관리.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불공정하도급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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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조치의 정비 및 개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재벌대기업의 각성과 인식전환이 무엇 보다 중요. 한국사회에서 재벌대기업은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위상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함. 노동자, 중소기업, 지역주민, 소비자, 더 나아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회적 책임기업으로 재벌대기업이 거듭나기를 진정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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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5

이익공유장려세제 도입방안의 모색

전성인 교수 / 홍익대 경제학부

1. 문제의 제기

□ 초과이익공유제를 포함한 광의의 이익공유제는 이미 세계적 조류

○ 이익공유제는 생산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의 “보이지 않는 기여(unobserved contribution)”를 이끌어내기 위해 경제학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유인체계

* 생산에의 기여분이 쉽게 관측될 때는 “사전에 약정한 보상(predetermined compensation)”을 이용해도 쉽게 생산기여 활동을 이끌어 낼 수 있으나,

* 경제주체의 기여분이 쉽게 관측되지 않을 때는 이런 사전적 약정은 도덕적 해이를 초래* 이런 경우에는 사후적 성과(이윤)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생산 참여 유인을 촉발* 예: 종업원 지주제(노동자), 스톡옵션(경영자), 이익공유제(협력업체)

=> 이것을 “자본주의 제도가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모 재벌 회장의 발언은 무식의 소치

○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전국무장관도 이익공유제 공약*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제1호 공약* 근로자 임금의 10% 한도 내에서 이익공유 금액의 15% 세액 공제*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 입법 발의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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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및 협력업체에 대한 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

2. (가칭) “이익공유장려세제”의 핵심적 내용

□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쇄적 낙수효과”를 어떻게 실현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점

○ 노동자에 대한 이익공유는 다양한 방식으로 도입 가능* 종업원 지주제(우리사주 제도)를 통해 노동자를 주주로 만들어 이익 배분 이미 시행* 그 외 힐러리 전 장관 방식의 추가적 배분도 손쉽게 제도화 가능

○ 협력업체에 대한 이익공유에는 고려할 사항이 일부 존재* 협력업체에게 대기업의 주식을 배분하는 것은 대기업 경영권 보호 문제 및 협력업체가

계속 변화하는 경우 주식을 처리하는 문제 등 몇 가지 난제가 선결되어야 상정 가능* 협력업체에 대한 성과배분은 이익공유의 방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움* 문제는 노동자는 단층이어서 한 번의 이익공유로 문제가 해결되지만,* 협력업체는 1차 협력업체, 2차 협력업체 등 다양한 하도급 구조가 중층적으로 누적되어 있

어 1차 협력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일회성 이익공유로는 낙수효과가 발생하지 않음 * 특히 1차 협력업체는 대부분 퇴직임원 또는 총수일가의 친인척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

에서 “상생”의 의미도 퇴색

○ “연쇄적 낙수효과”가 발생시켜 대기업부터 최하층의 협력업체까지 성과배분의 흐름이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이익공유장려세제의 핵심

* 따라서 성과배분의 의무를 오직 대기업에만 부과해서는 안되고* 대기업에서 흘러 내려온 이익공유 배분금을 수령한 중간 협력업체도 이를 다시 하부의

협력업체와 공유할 의무를 연쇄적으로 부과해야 함* 창출된 이익이나 위로부터 배분받은 이익을 하부와 공유하면 세제혜택 부여하되* 이익을 독식하는 경우 이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회수하는 유인체계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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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유효한 단속은 이익공유장려세제가 정착하기 위한 핵심 선결 조건

○ 단순히 이익공유장려세제 만을 도입하는 것은 무효할 가능성 유의* 설사 이익공유장려세제가 도입된 경우라도* 대기업 또는 상위의 협력업체가 하위의 협력업체에 대해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부당하

게 이익을 쥐어 짠 후,* 사후에 짐짓 이 이익을 이익공유의 형태로 재배분하여 명분과 실리를 독차지할 가능성

=> 이 경우 이익공유장려세제는 유명무실

○ 이익공유장려세제는 단순히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사후적 보정수단의 성격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여러 협력업체의 “보이지 않는 자발적 기여”를 이끌어 내는 긍정적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마땅

* 납품단가 후려치기는 그것 자체가 불공정한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이 기본

* 이익공유장려세제는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된 경우에도 필요한 제도* 왜냐 하면 이를 통해 협력업체의 자발적 기여나 연구개발 등을 장려하여 대기업과 협

력업체 모두가 win-win 할 수 있기 때문

3. (가칭) 이익공유장려세제의 예시

□ 이익공유장려세제는 여러 가지 형태로 설계 가능한데 이하에서는 설명의 목적으로 개괄적 구조를 예시

○ 대기업: 최종 생산물을 판매하는 대기업의 경우 재원과 배분액을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

* 재원: 사내유보금 일정 비율 출연, 매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 출연하여 배분기금 설정* 출연 비율: 해당 제품 생산에 있어서의 협력업체 의존도를 기준으로 결정

2015. 09. 09. - 96 -

* 세제 혜택: 1차 협력업체에 대한 “실제 배분금액”의 일정비율을 세액 공제

○ 협력업체: 수령한 배분금을 해당 회사가 독식하지 않고 그 중 상당 비율을 다시 하부의 협력업체에게 재배분하도록 유도해야 연쇄적 낙수효과 발생

* 재원: 대기업으로부터의 배분금 전액 + 당해 회사의 초과 이익(초과이익 존재시)* 하부 배분비율: 예를 들어 자사 매출중 하부 협력업체 의존도 기준

* 세제 유인책: 대기업으로부터의 배분금을 하부 배분비율에 의해 하부로 배분하지 않는 경우 하부 배분금 해당 금액 전액을 세금으로 회수하고, 이를 하부에 배분하는 경우에는 전액 면세

=> 이런 연쇄과정은 더 이상 하부 협력업체가 존재하지 않아 하부 협력업체 의존도가 0이 되는 경우 자동적으로 정지 (끝)

협력업체 의존도 (예시) = (협력업체로부터의 총구매금액)/(해당 제품의 총 매출액)

하부 협력업체 의존도 (예시) = (하부 협력업체로부터의 총 구매금액)/ (상부 납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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