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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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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4

민우ing

기획

민우스케치

생생한 시각

민우칼럼 창

독자평가 “함여 어땠어?”

人터뷰

문화산책

모람풍경

마포나루에서

나의 삶 나의 이야기

생협이야기

9개의 시선

지부소식

민우알림

˙ 당신의 이상향이 나와 다르지 않네요

˙ 여성할당제, 숫자를 넘어 바라보기

˙ 성평등복지국가가 온다

총선! 씹고, 즐기고, 바꾸기

˙ 밥 짓던 감각으로

˙ 사르코지에게 “행복도 여자”, 후보, 당신의 답은 뭡니까?

˙ 총선을 품은 수다

˙ ‘해적 방송’, 해직 언론인과 파업 언론인들이 만드는 ‘착한 방송’

˙ 한미FTA , 폐기만큼은 날치기로 하지 말자

˙ 섭섭함과 원망, 그 근원은 어디일까?

˙ 1년 4개월의 투쟁, 성희롱 산재 인정을 남기다

˙ 웹툰 속 하루

˙ 소모임의 꽃, 취중만담

˙ 인생은 밥상 같아라

˙ 나는 어쩌다 여성주의자가 됐을까?

˙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www.womenlink.or.kr

발 행 처

발 행 인

편 집 인

발 행 일

편집위원

주 소

전 화

전 송

이 메 일

디 자 인

한국여성민우회

김인숙 박봉정숙

주현정

2012년 3월 29일

통권 208호

강선미 강나영 노재윤

문지은 배범호 오영식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9-10

시민공간 나루 3층

02.737.5763

02.736.5766

[email protected]

문화지형연구소 CTR

02

22 38

‘함께가는 여성’의 필자명은 실명과 필명을

함께 씁니다. (단, 필명만 있는 것은 필자의

요청에 의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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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해. 성평등을, 평화를, 99%의 행복을!

올해 여성대회의 전체 기조는 “2012, 약속해” 였습니다.

(약하지 않아, 속지 않아, 함께해! 이런 의미를 담았다고 전해

집니다. “약속해” 구호를 50번은 외친 것 같습니다.) 2012년

은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총선과 대선이 있고요. 민우회는 25주년이 되었고요. 저는

나이를 먹었고요. 그리고 지구멸망이… 아 이건 아니네요. 어

쨌든 그동안 좌절도 잦고 뉴스 보기도 지겨웠다면 이젠 좀 희

망을 품고 변화를 이야기해보자는 그 약속 맞습니다.

당신의 이상향이 나와 다르지 않네요.3.8 세계 여성의 대회에서 한 몇 가지 “약속”

김희영(꼬깜) 회원·건강팀

민우ing

‘3.8 세계 여성의 대회’를 기념하여 한국여성대회가 서울

시청 광장에서 3월 10일(토)에 열렸습니다. 매 해 3월의 시

작을 알리는 이번 대회에서 민우회의 자잘한 에피소드를 우선

전해보면요. 오후 4시부터 이어졌던 뒤풀이가 새벽 1시가 돼

서야 끝났다는 후문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랑스런 고양여

성민우회 풍물패가 퍼레이드에 앞장섰고요. 박모 대표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추자 몇몇 민우회 회원들은 민망한 나머지 시선을

피했고요. 민우회 부스에서 진행한 바자회는 1시간 만에 완판

했구요. 아, 맞다 오랜만에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대회를 진행

했습니다. 광장이 어떻게 생긴 지 오랜만에 봤습니다.

꽤 오랫동안 집회나 행사를 막기 위해 공사와 각종 김치 행

사로 광장 바닥을 밟아보지 못했거든요. 퍼레이드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시청에서 서울역의 도로를 가로질렀습니다.

아, 상쾌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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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 월드컵, 결코 현실“다이어트 권하지 않는 세상” vs “치료비 걱정 없는 병원”, 둘

중에 더 원하는 가치와 세상을 꼽으라면? 너무 어렵다고요?

그러게요. 그런데 왠지 경쟁할 수 없는 두 개의 가치를 고민

하다보니 내가 원하는 세상, 나의 이상향을 떠올려 보게 되네

요. 민우회 부스에서는 ‘이상향 월드컵’이란 프로그램을 진행

했는데요. 외모, 명절, 취업, 주거 등 다양한 상황 속 평등한 세

상을 제시하고 최종적인 자신의 이상향을 찾는 내용이었어요.

참여했던 많은 여성들이 가장 환호했던 영역은 “다이어트 권

하지 않는 세상”이었어요. 전 좀 의외였어요. 다이어트라는 것

이 주거, 취업 보다는 더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할 줄 알았

는데 실은 주변의 강요나 미디어의 영향으로 꽤 ‘요구’받고 있

구나, 체감했습니다.

그리고 “일과 육아가 동시에 가능한 세상”은 여성들의 경우

“맞어, 맞어 이거만 되도 편하지” 이런 반응이 있는 반면, 남성

들은 이 문구도 도통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동시에 해야 할 필

요가 없는 것인지 요구 받지 못하는 것인지 “나랑은 상관 없는

내용인데?” 요런 답변 많이 들었답니다. 예상 하셨겠지만 상

상하면 행복해지는 이 이상향은 민우회 사업의 일부를 발췌해

서 넣어본 것입니다. 가끔은 가까운 절망보다 먼 희망이 더 상

상하기 어려운데요. 이상향이라고 얘기되는 이 세상들은 굉장

히 구체적인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민우회 지나치지 마

시고 회원이 되어주시고 활동에 함께 해주시는 것은 나를 위

한 약속인 것이죠.(라는 멘트를 위한 프로그램이었죠. 작위적

이라고요? 맞아요. 근데 반응 좋았어요. 하하)

당신은 댄싱퀸이에요. 오랜만이었어요. 그렇게 음악 속에 빠져들고 함께 춤을 추

는 순간 말이에요. 주변을 의식하기보다 함께 해서 즐거운 몇

분의 순간이 있었어요. 퍼레이드를 마치고 서울역에 돌아와

우리는 춤을 추었습니다. 그 순간은 모두가 동시에 같은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내년 한국여성대회 때는 조금 다른 서울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꼬깜 지금 이 순간.

퍼레이드를 마치고

서울역에 돌아와 우리는 춤을 추었습니다.

그 순간은 모두가 동시에 같은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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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

표는 축사 끝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제게는 여성할당제를 과도한 특혜라고 보는 편견과

할당된 몫을 채우기에도 준비된 여성정치인이 부족하다는 말

로 들렸습니다. 언제 우리는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여성과

남성이 같은 수로 정치에 진출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까 상상해보았습니다.

2월 29일 한국여성민우회는 여성할당제에 대한 긴급토론

회(‘15% 보다 뜨거운 평등, 30%보다 절실한 민주주의’)를 국

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었습니다.

‘공정한 경쟁: 여성할당을 둘러싼 담론의 젠더 정치’ (전희

경, 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 ‘할당제, 숫자의 정치를 넘어

서’(유정미,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할당제의 전

세계적 적용’(김민정, 서울시립대 교수)이라는 이름으로 발제

가 있었고 각계 전문가의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제각기 다른

의견이 솔직하게 나왔지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여성할당제

의 진지하고 근본적인 이야기가 쏟아져나오는 데 사람들은 놀

라고 반가워했습니다. 이날 나온 이야기들은 할당제를 역사적

인 맥락에서 고찰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성할당제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실현해나가야 할지 제각기

의견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역사의 목소리, 여성할당제 1948년 1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는 단 한 명이

었습니다. 1996년까지 전체 국회의원에서 여성 국회의원은

열 명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삼백 명의 국회의원 중 여성이 열

명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이것은 정치에서 남성의 우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

적이고 구조적으로 여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증거이고 이런 이

상한 비율을 시정하는 것은 완강한 차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

려는 노력이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국회의원이

열 명을 넘었습니다. 273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열여섯 명의 여

성 국회의원이 생긴 것, 그것이 여성할당제의 효과였습니다.

18대 국회에서는 41명의 여성 의원이 나타났고 전체에서

여성할당제, 숫자를 넘어 바라보기안미선(낭미) 여성노동팀

“여성할당제를 당에서 하려고

했을 때 아직 높은 벽과

한계를 느꼈습니다.”

민우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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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율은 13.7%였습니다. 여성할당제에 대한 논의는 이런

현실을 먼저 보고 시작해야 합니다. “여성에 대한 과도한 특혜

다” “무임승차다” 남성 정치인들이 제멋대로 비난하지만 그것

은 특혜를 운운하기에는 너무나 눈물겨운 수치입니다. 아직 이

루어지지도 않은 15%, 30%의 할당제 수치를 들먹이며 여성

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푸념하지만 그것은

아직 현실에 이루어지지도 않은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섣부른

비난을 하기보다는 이때까지 남성들이 누려온 눈에 보이지 않

은 배타적인 특권에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할당제라는 적극적

차별 시정 조치가 요구될 정도로 누적되어 온 견고하고 눈감고

귀막은 ‘남성의 특권’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여성할당제는 성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위한 급박한

정책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혜적인 ‘할당’의

이름이 아니라 ‘동수’의 권리로 목소리를 내어야 할 문제라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중에 ‘남녀반반’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고 웃어보기도 하였습니다. 몇 백 명의 남자 국

회의원과 몇 십 명의 여자 국회의원의 비율 속에서, 침묵 속에

묻히게 되는 더 많은 목소리들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우연도

아니고, 능력주의도 아닌, 지속적으로 공모되어 유지되어 온 비

율에 불과합니다.

‘여성할당제’가 높은 벽이나 한계인 데 그치고, 무관심하거

나 어려운 남의 문제에 그치고, 비난하고 공격할 대상인 데 지

나지 않는다면 논의는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

라가 세워진 이후 언제나 나중의 문제가 되고 언제나 덜 시급

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여성이 정치인이 되는 것을 예외적

인, 특권을 차지한 ‘여자’ 취급을 한다면 바뀌는 것이 없을 것입

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여 묻습니다. 이것

이 공정한 경쟁인가? 숫자가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15%에,

30%에 갇히지 않는 우리의 상상력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하고. “여성할당제를 남성에게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약자’인 여성을 ‘배려’하는 것으로 이해하는가, 아니면

그간 보편성을 임의로 독점해 온 남성권력을 해체하고 평등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적 개입으로 이해하는가는 철학의 문제다”

토론회에서 전희경 정책위원은 여성할당제는 ‘민주주의 회

복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 목소리는 1947년, 보통 선거법

을 제정할 때 제헌의석 266석 중 여성에게 22석을 할당하라고

요구한 이제는 사라진 목소리와 겹칩니다. 남성들의 역사야말

로 오랫동안 특권과 기득권에 기반한 ‘무임승차’의 역사였다고

다시 지적합니다. 여성이 소수라는 것은 한국의 정치 문화, 정

당 구조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그 해답도

그것을 바꾸는 데서 비롯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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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미 ●

봄이 와서 기대되는 것, 푸른 잎, 따뜻한 햇살, 바람,

그리고 겨울 동안의 허물벗기.

여성할당제의 현재여성할당제는 정치에서 설득되어 온 과정의 역사성을 가지

고 있습니다.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한 명, 두 명, 다시 한 명,

두 명을 반복하던 처음의 국회에서 열 명의 문턱을 넘는 데 우

리 나라는 오십 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자유로

운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두둔할 문제가 아니고 적극적이고 ‘

절박한’ 시정조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 남아 있는 것은 여전히 견고한 차별밖에 없을 테

니까요.

여성할당제는 2000년대부터야 제도에 반영되기 시작했습

니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면서 여성들이 여성 정치 참여를

주장했고 운동했기 때문입니다. 20년이 넘게 운동을 해왔지만

아직도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0%대 초반이고 비례대표가 다

수이며, 비례대표를 한 의원은 초선으로 국회의원을 마감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평등한 시민적 권리를 실천하기 위한 여성할

당제는 과도하거나 지나친 것이 아니라 아직 이루어야 할 것이

많은 과제입니다. 정치에 대한 섣부른 불신도, 정치인에 대한

조롱섞인 인습적인 농담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 도움

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정치는 표현과 조율과 평등한 분배

를 실천하기 위해 겨루는 장이고 그 속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

기 위해서는 수많은 목소리가 이를 지탱해주어야 하며 그것은

무관심과 조롱으로써는 나올 수 없는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1980년대 시의회에서 ‘한 성이 80%를 넘을

수 없다’를 법에 넣었다가 이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보아

헌법 개정 논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것이 이후 법개정 운

동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남녀가 공직에 동등하게

대표되어야 한다는 동수 개념이 생겼고 유권자의 의식이 변화

했습니다. 1997년에 프랑스에서는 여성을 30% 포함시킨 지

역구 공천 명단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2000년의 선거법 개정

으로 프랑스는 선거법에 동수를 명시했습니다. 선거 후보에 남

녀를 동수 공천하라는 동수법은 후보뿐만 아니라 선거결과에

도 큰 영향력을 미쳐 많은 여성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그 결

과 동수법 이후 각 선거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전반적으로 급

격히 상승했습니다.

숫자 앞에서 어떤 이는 한숨을 쉬고 어떤 이는 비난을 하고

어떤 이는 이용할 생각을 하지만 어떤 이들은 숫자 속의 이야기

를 듣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잊

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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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총선에 무슨 관심이 있을 수 있겠는가. 거리마다 무례

하게 울려대는 선거로고송에 아침의 평화가 깨지는 것을 느끼

고, 뿌려지는 명함을 보며 종이 낭비를 생각하고, ‘여러분의 일

꾼’이라는 둥, ‘깨끗한 정치’라는 둥, 좋은 말만 갖다 붙여 결국

하나마나한 얘기를 만들어내는 말의 낭비가 피곤한 나 같은 사

람이 말이다. 이런 이유들로 내게 선거는 오히려 스트레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투표권이 생긴 지도 어언 십여 년. 몇 번의 선거를 거

치면서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선거를 우습게 봤다가는 그

이후 몇 년간을 훨씬 더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는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액수의 세금이 고즈넉한 하회마을 앞

강가에 콘크리트 바르는 일에 쓰이는 꼴, 있는 걸 없애도 모자

랄 판인 군대를 더 짓겠다고 제주 앞바다에 폭약 터트리는 꼴,

그 많은 사람들이 마음과 몸을 다해 표현하는 반대의견이 무참

하게 물대포를 맞는 꼴, 성희롱 발언이나 찍찍하고 다니는 국

회의원에게 ‘차마 돌을 던지지 못함’으로서 그 놈이 그 놈이라

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국회의원들의 꼴. 선거를 우습게 봤다가

는 4년 내내 이런 꼴들을 보며 수명이 단축되는 것을 느껴야 하

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실을 받아들이는 담대한 마음으로 이번

성평등복지국가가 온다먼지 성평등복지팀

민우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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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 관심을 가져 보자면, 맞닥뜨리게 되는 새로운 단

어가 하나 있다.

바로 복.지.국.가. 복지국가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북

유럽 나라들에서 흘러나온 환상적인 소문들이다. 거긴 유학생

도 학비 안낸다더라, 여름휴가를 한 달씩 간다더라, 무슨 치료

를 받든 병원비는 똑같다더라, 등등. 그런데 바로 그걸 한국에

서 해보겠다고 정치인들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표현

의 자유조차 위태로운 이 나라에서 이런 꿈같은 일들을 해보

겠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그렇다. 상상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못 믿어버리고 말기에는 무시할 수 없는 증거들이 있

다. 결국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다거나, 서울시립대학교 등록

금이 절반이 되었다거나 하는 일들. 북유럽 나라들의 소문에 비

하면 시시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묵직한 증거들.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다. 교육감이 하나

바뀌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신기한 일들

이 일어난다고. 그러니까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어쩌면

선거란 게 손해를 막기 위해 택하는 차악이 아니라 내게 이익을

줄 수도 있는 차선 정도는 될 지도 모르겠다고.

그러나 곧 알게 되었다.

이 증거들은 대표가 바뀐 덕분에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단지 표면적인 인과관계일 뿐이라는 것을. 진짜 이유는 대부분

의 사람들이 ‘사실은 아름답게 살기를 소망’하고 있기 때문이

라는 것을. 예를 들어 이런 소망들.

‘나에게 복지국가는 턱이 없는 평평한 길과 같다.

턱이 없는 길은 교통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걸을 때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모두가 손을 잡고 함께 말이다.’

‘나에게 복지국가란,

국민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마음속에 꺼려지는 게 없는 국가.

돈이나 학벌, 가정형태, 성향 등등 스스로 느끼는

장애물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나에게 복지국가란,

내가 사회의 부품이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인간답게 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다.’

‘나에게 복지국가란,

그럭저럭 살아도 살만한 나라.

생계에 대한 두려움을 노동의 동력으로 삼지 않는 나라.

미친 듯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만하고,

아주 잘나지 않아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나라이다.’

‘나에게 복지국가란,

누구나 겪는 성숙 위기가 상황위기가 되지 않는 나라,

내가 당장 집 밖으로 나가도 안심하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는 나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추월하는 것보다 혼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이 걷는 게

더 큰 가치로 인정받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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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글들은 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트위터(@hifive4w)에서

던진 “나에게 복지국가란?”이란 질문에 대한 답글들이다.

이 답글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지금 쏟아지고 있는 복지 공약들

은 어차피 어떤 것은 지켜지고 어떤 것은 지켜지지 않겠지만,

그 공약들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참여하고 그 공약들을 기준으

로 대표자를 가려내보는 경험 자체가 소중할지도 모르겠다고,

왜냐하면 그 경험은 상상도 안 되는 바로 그 복지국가를 상상해

보는 경험이고, 나의 현실을 정책요구로 언어화해 그 상상의 내

용을 채워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거의 모든 후보들이 복지국가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복지국가 같은 것이 이 한 번의 선거로 만들어질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그러니까 이번 총선에 관심을 가진다는

건, 4월 11일에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넘어, 다

음 선거와 그 다음 선거로 이어질 내 인생, 그 너른 시간을 내다

보며 노후의 삶을 디자인하는 일일 수 있다. 그리고 내 다음 세

대의 삶이 나의 현실보다는 덜 각박하기를 바라는 인지상정을

실천해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 드디어 본론. 이리하여 민우회 성평등복지팀은 총선을

맞아 ‘성평등복지국가’에 대해서 많은 말을 해왔고 또 더 하려

고 한다. 복지국가가 키워드인 이번 총선을 미래 구상의 장으

로 본다면,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는 당연히 성평등한 미래이

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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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1: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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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

해피빈에서 <여성 생애사 인터뷰에 기초한

성평등 복지제도 심화 연구사업>

사업비 모금 진행중 ♥

이메일: [email protected]

트위터: @sunday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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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성평등복지국가’가 뭐냐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성

인지적 관점으로 설계한 복지국가이고, 길게 설명하자면 밥 벌

어 먹고 사는 게 제일 큰일인 이 사회에서 여성들의 일자리만

유독 더 불안정한 이유, 남성들은 그저 가장일 뿐 가족 안에서

점점 감정적으로 무능력해지는 이유, 아이를 기르고 병자를 돌

보고 노인과 함께 사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유, 가족에

대한 신화와 가족의 현실이 동시에 우리를 숨 막히게 하는 이유

에 대한 진단과 대안으로서의 미래상이다.

우선 1월에는 그 상상의 포문을 여는 <2012 성평등복지국

가 전략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기존 복지제도에서

여성과 비혼이 배제되는 부분들을 점검한 결과와 성평등과 돌

봄의 가치로 한국사회를 재편하기 위한 170여개의 성평등복

지 정책과제가 담겨있다. 그 결과 ‘여성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

한 1인 1연금제’, ‘낙태 비범죄화와 의료보험화’, ‘남성육아휴

직 의무화’,‘직장내 성희롱 및 손님에 의한 폭언과 폭행 발생 시

작업장 이탈권 부여’ 등 보고서에 실린 정책 중 다수가 각 정당

들의 총선 공약에 반영되었다.

3월에는 성평등복지국가 소책자 <2012 성평등 복지국가 가이

드라인 : 4W>를 만들었다. 이 소책자는 고양이가 주인공인 깜찍

한 만화책으로, ‘성평등복지국가’가 삶의 어떤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미래상인지를 보여주는 소책자이다.

그 외에도 성평등복지팀 트위터(@hifive4w)에서는 매일 성

평등복지 관련 뉴스와 가이드라인이 트윗되고 있고, 11월 대

선 전까지 여성 생애사 인터뷰에 기초한 성평등복지사업 심화

연구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보고서와 소책자는 민우회 홈페

이지에서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정당이나 정책결정 관계자들에

게 요긴할 것이고, 소책자와 트윗은 당신의 소소한 활용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혹시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면 매일 성평등복

지 이슈를 팔로워들에게 전파해보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자신에게 성평등복지국가 소책자를 선물하고 싶으신 분

은 메일로 연락주시라. 우편으로 보내드리겠다. 이렇게 사소하

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우리 한 번 시작해 보자.

소책자 <2012 성평등 복지국가 가이드라인 : 4W>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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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고, 즐기고, 바꾸기라… 왠지 익숙하다.

원조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이다.

마찬가지로 총선을 맞이한 거리 풍경과 소음들도 낯익지 않은가?

정치인들은 항상 비슷한 정장을 입고, 말뿐인 소리만 하는 것같다.

그런데 왜? 4년마다 총선은 돌아올까?

총선은 유행이라서 돌고 도는 것이 아니다.

투표권 한 장의 나비 효과.

올해는 특히, 그 나비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선거 유세는 거세게 거리를 강타하고, 정책들은 나를 보라고 손짓한다.

하지만 우리, 선거 하루 이틀 해보는 거 아니지 않나?

느긋하게 씹고, 즐기고, 바꿔보자.

무엇을? 그것은 다음 페이지를 보며 생각해보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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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3: 함께가는여성208호

12

밥 짓던 감각으로 손경화[기:잉] 다큐멘터리 감독

기획 총선! 씹고 즐기고 바꾸기

12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스틸 컷 中

Page 14: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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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2010년 총선을 배경으로 <그 자식이 대통령 되

던 날>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여기서 ‘그 자식’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아빠나 동네 아저씨들은 정치 이야기

를 할 때마다 그를 ‘그 자식’ 혹은‘빨갱이 자식’이라 칭하며 비

난을 하였다. 나는 그가 나쁜 놈이라 믿었다. 참고로 당시 내가

살던 지역은 대구였다.

그런데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그 나쁜 놈이 장래

희망의 최고봉인 대통령이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다음날 학교를 가면서 생각했다.‘나쁜 놈이 대통령이 되었으

니 선생님이 오늘 수업은 안할 지도 몰라.’‘어쩌면 고등학교에

안 가도 되지 않을까?’ 뭔가 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주는

묘한 흥분을 느끼며 선생님의 조례 말씀을 경청하였지만, 선

생님은 충격적인 선거 결과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교실을 나가셨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망하고 북한이 쳐들어온다며 겁을 주던 아빠와 동네 아저씨

들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출근을 하였다. 뭐지? 그러고 보니 김

대중이 당선된 것은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다.

속았다.

대구라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에서 자라면서, 그에 반

하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게 된 것은 어른들의 세상을 의심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였던 것 같다. 그 뒤로 항상 궁금했다. 왜 태

어난 지역에 따라서 정치적 성향이 달라지는지, 가난한 우리

아빠는 왜 본인에게 득이 될 것 없는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것

인지, 한 사람의 정치적 입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나는 그

궁금함을 가지고 아빠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다큐멘

터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가난과 열등감, 기독교 신앙, 가족, 현실 정치에 대한 나의

생각이 복잡하게 얽힌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에게도 그 궁금함

을 잘 해소시켜주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촬영을 하고 편집

을 하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6.2 선거 날에 느꼈던 ‘아차!’ 싶었던 감정은

지금까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사실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방문을 쾅 닫는 걸로 끝나는 아빠와의 갈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치에 관심이 없어 갈등조차 없

는 다른 가족들에게는 선거 전날까지 진지하게 말 걸 생각조

차 하지 않았다.

선거 날 아침, 시장에서 칼국수 가게를 하시는 엄마에게 손

님들 오기 전에 투표를 하고 오라고 말했더니, 엄마는 투표해

도 만날 똑같은데 뭣 하러 하냐고 말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에게 투표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은 했지만, 피곤하

다는 엄마의 말을 되받지 못했다. 잠이 부족해 충혈 된 엄마

의 눈이 보였기 때문이다. 언니는 출산을 한 지 한 달 정도 되

어 산후 조리며 모유 수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꼴로 투

표하러 가야 하냐며 어이없다는 듯 묻는 언니에게 나는 ‘그래

도 가야지’ 라며 말끝만 흐렸다.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는 남

동생은 그래도 투표를 하겠지, 기대를 하고 물어봤다. 남동생

은 선거 날 새벽에 출발해 대구에서 포항까지 자전거 여행을

간다고 했다.

왜 하필 선거 날이냐고 하니 친구와 시간이 맞는 날이 그 날

뿐이라고 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한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두었지만, 생각보다 재취업이 쉽지 않아 1년 가까이 스트

레스를 받아 온 동생의 얼굴이 어둡고 꺼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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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5: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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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잉] ●

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종종 미디어교육을 합니다.

조깅을 좋아하지만 전혀 하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사고 싶지만 또 도둑맞을까봐 못 사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開청춘>,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을 연출!

촬영으로 참여한 <두 개의 선>, <어머니>

극장에서 많이 봐주세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몸을 힘들게 해서라도 다른 기분을 느

끼고 싶은 동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행을 미루고 투

표하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결국 가족 중에서 투표를 한

사람은 서울에서 미리 부재자 투표를 하고 온 나. 그리고 선거

권을 갖게 된 이 후로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는 아빠뿐

이었다. 나는 그제야 중요한 뭔가를 놓친 걸 알았다. 사실 내가

원하는 선거 결과를 얻기 위해선 아빠를 설득하는 것보다는 다

른 가족을 투표하게 하는 것이 더 빠른 일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왜 아빠에게만 말을 건 것일까?

생각해보면 가족 내에서 정치와 관련된 것은 언제나 아빠의 몫

이었다. 뉴스를 보는 것도, 신문을 보는 것도 아빠였다. 엄마

는 일을 하고 밥을 짓고 드라마를 보았다. 명절 때도 엄마와 숙

모들이 모여 있는 방에서는 생활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아빠

를 비롯한 남자 어른들이 모인 거실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오

고 갔다. 밥을 언제 먹는지, 오늘의 저녁 메뉴가 무엇인지 등

의 유용한 정보를 얻는 쪽은 언제나 방에 있는 여자들의 대화

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남자들의 대

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때부터 은연 중에 정

치를 말하는 언어와 생활의 언어를 구분하기 시작했는지도 모

르겠다. 그래서 정치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면, 입장은 달라도

정치를 말하는 언어를 쓰는 아빠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

한 것 같다.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을 본 사람들이 이 영화가 가족

에 관한 사적 다큐인지, 정치에 관한 다큐인지를 물어보면 나

는 그 둘이 결코 다른 토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 하면서도 나는 가족들에게

쓰는 생활의 언어로 정치를 이야기하는 법은 몰랐다. 그래서

아빠에게는 진보니 보수니 이야기를 할 수 있었지만, 투표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생활의 언어로 말하는 엄마와 언니와 동생

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현실적인 문제들 앞에서도

힘을 잃지 않을 깊이가 나에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비단 나만의 문제일까? 생활의 감각으로, 밥 짓던 감

각으로 정치를 이야기 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정치는 여

전히 우리들의 일이 아니라 그들의 일로 남을 것이다. 정리되

지 못한 생각들은 이어지는데 주어진 원고 분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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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6: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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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에게 “행복은 여자”후보, 당신의 답은 뭡니까?김인숙(멍군)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선거를 한 달여 남긴 지금 시점에서 성사된 야권통합, 또

정당과 시민진영의 결합, 새로운 녹색정당의 출현, 20대 청

년세대의 진출 등 예년과 다른 재미있는 변화의 지점들이 보

이고 있다.

이것들의 조합이 보이는 각 당의 차이로 지루한 선거에 관

전 포인트를 주고 있고 지난 몇 년간의 암울함을 벗을 수 있

을 것 같은 희망을 준다. 그러나 아쉽게도 또 하나의 관전 포

인트가 되어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여성정치가 보이지 않는

다. 3당 대표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정치’라는 측면에

서 뜨겁게 회자되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

까하는 아쉬움!

몇 일 전 각 4개 정당의 여성정책이 발표되었다. 정책을 통

해 보여주는 여성에 대한 관점에서 과거와의 차이점이 눈에 들

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질문하게 된다. 정권의 변화를 통해 만

들고 싶은 사회상은 무엇인가? 그 그림에서 세상의 반인 여성

이 어떤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 것인지? 민주주의의 복원을 이

야기 한다면 여성을 대표하는 사람이 여전히 남성일 수만 없

으며, 복지국가로 사회의 근본적 틀을 다시 마련하고자 한다

면 그 속에 가부장적 사회 문화, 제도를 해체하려는 노력이 없

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줄기찬 주장이었는데 말이다.

정권의 교체를 누구보다 바라는 나로서는 여성을 보는 관점

의 변화 없이 그리는 한국사회 모습이 합당할 것인가를 묻기

이전에 그 모습으로 과연 유권자를 감동시킬 수 있으며 선거

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도 민우회는 열심히 활동

할 생각이다. 선거 국면이 후보들에게는 자기를 드러낼 수 있

는 최고의 자리이듯이 우리 시민단체도 사회 변화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2011년 [성평등복지국가 전략보고서] 작성 작업을

통해서도 시작되었고, 그 이전 2010년 범야권 연합 혹은 통

합을 위한 논의로도 시작되었고, 더 근본적으로는 시민정치

세력화의 방법으로 시민정치 NGO - ‘살림정치’와 ‘내가 꿈

꾸는 나라’-의 창립 논의 속에서도 시작되었다. 최근엔 여성

유권자 네트워크 활동인 ‘여성 퍼플 파티’도 있다. 20대를 만

나 의제를 발굴하고, 무비파티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야기하

고, 유권자 체크리스트를 통해 여성정책을 살펴보며 후보자

를 선택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다. 총대선 국면에 우리 민우

회의 활동을 공적 요구로 만들어 내는 일이 올해 사업의 중요

목표이니 말이다.

기획 총선! 씹고 즐기고 바꾸기

Page 17: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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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이 경제활동의 주체로 인정받고 노동을 통해 경제

적으로 자립할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공공부문 간접고용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 등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로

제도화 등

(2) 여성과 남성 모두 일, 가족, 생활의 균형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근로시간 규제 등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육아

휴직 남성쿼터제 실시 등

(3) 비혼 가족을 포함한 모든 가족이 그 형태에 따라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비혼 여성공동체 공공임대주택 신청자격

부여, 동반자 등록법 등

그래서 준비한

‘있기 없기’ 정책 체크리스트!

정책을 읽어볼 때, 아래에 ‘있기 정책’ 예시 있는지 꼭 확인하기 있기? 없기?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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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8: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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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돌봄 노동을 사회화, 공공화하여 여성과 남성 모두 돌봄 받을 권리와

제공할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국공립어린이집 전체 어린이집의 30%로 확대,

공공요양기관 30% 확충,

돌봄 노동자(가사노동자, 간병인,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등)의

직접고용 및 노동3권 보장 등

(5). 신체적 건강 분야 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할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직장내 성희롱의 산재보험화

여성노동현실을 반영해 산재기준 전면검토 및 재설정

건강보험 내 간병서비스 급여화 등

(6). 교육을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한 학력/학벌에 근거한 차별금지

준비물 없는 학교 만들기

학부모에 부여(급식, 청소 도우미)되는 책임 최소화 등

(7). 여성의 기본소득과 적정한 주거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1인 1연금제,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중 30% 확대 등

(8). 차이를 존중하고 평등이 중요한 가치가 되도록 성차별적인

제도와 문화를 개선하는 정책이 있는가?

있기 정책 예 > 낙태 비범죄화, 친고죄 폐지, 마른체형 선호 광고 제한,

서비스업종의 과도한 친절교육 금지 제도화 등

* 정책 예시의 자세한 내용은 민우회 홈페이지의 ‘민우in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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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프랑스의 고벵(Francois Gauvin) 이라는 기자

는 프랑스 대선 후보들의 언론을 통한 발언 대

신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봄으로써 이들의 근

본적인 생각을 타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단다.

그리고 후보 선정의 지침으로 더 합당하다

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은 무엇인지, 권력과

국민의 관계는 무엇인지, 선과 악은 무엇이며

인간의 행복은 무엇인지’ 등 우리 인간사회를

규정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질문했고, 그 결

과를 책으로 발행했다고 하는데, 재미있게 대

선후보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현 대통령 사르코지는 행복이란 여자라고

했다나.크. 한 나라의 대통령이 행복을 그렇게

정의할 때 그 국민의 행복은 어떨지를 질문하

는 글로 기사는 마무리된다. 나라면, 성평등에

대한 관점을 묻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 아직 그

작업을 하지 못한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그들

의 자질을 검증할가? 우선은 체크리스트라도

자세히 살펴볼까?

멍군 ●

사랑은 봄비를 타고?

아니 4.11 선택을 타고 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Page 19: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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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수풀)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다가오는 총선, 한국여성민우회 회원들은 어

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총선을 한 달여 앞

둔 지난 3월 7일(수) 저녁, 대부분의 활동가

들이 퇴근한 야심한 시간에 민우회 회의실에

서는 ‘회원 수다회’가 진행됐다. 출판계, 복

지계 등 저마다의 직장에서 고된 노동을 마

치고 모인 회원들이었지만 “눈은 번쩍! 귀는

쫑긋! 말초신경은, 아~하게” 만들어주는 유

쾌한 자리였다.

주제는 총선. 수다회 주제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였지만 다들 초대받지 않았다면 섭

섭했을 정도로 수다들을 풀어냈다. 지난 선

거에 대한 기억들로 슬슬 발동이 걸리더니 어

느새 거침이 없다. 이 날 주고받았던 내용들

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다소 두서없

을 수는 있으나 수다의 큰 흐름만 정리하여

글로 담아보았다.

※ 편집자 주 : 본 기획 글은 회원들의 자유로운

수다회 풍경으로 한국여성민우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 왜 중요한가?

회원A : 4월 11일(수), 제19대 총선이 치러지잖아. 이런저런 정책들부

터 정당 통합 논의와 공천까지 그 준비과정 중에 빵빵 터지는 사건도

많고 이슈도 많았던 것 같아. 이번 총선, 예전보다 더 많은 관심이 집중

되는 분위기야.

회원B : 올해는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잖아. 총선 결과

는 분명 어떤 식으로든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래서 각 정당들이 다

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

회원C : 이번 총선 결과가 여야 박빙 또는 야당 완승으로 많이 얘기되

더라. 여당 위주의 18대 국회가 워낙 충격적인 사건들을 많이 터트려

주신 덕분에(?) 만약 야당 완승으로 끝나더라도 국민들은 야대여소 현

상에 대한 견제심리로 대선 때는 여당 후보로 몰릴 가능성도 있단 말이

지. 그래서 총선에서 누가 이기고 지느냐도 중요하지만 대선을 염두했

을 때 국민들의 목소리에 누가 가장 가까이 다가가느냐, 누가 민심을 얻

느냐가 더 중요한 총선인 것 같아.

회원D : 나 개인으로도 이번 총선이 다르게 다가와. 우리 모두 MB정부

를 거치면서 한 사람 잘못 뽑은 결과가 이렇게까지 처참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봤잖아. 국민들이 선거제도에서 내 표 한 장이 갖는 무게를 극

적으로 실감하게 되었달까?

총선에 대해 말문 터진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4인, 수다로 뭉치다

기획 총선! 씹고 즐기고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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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품은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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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死票)를 고민하다.

회원B : 난 사실 사표(死票)에 대한 고민이 있어. 투표 자체

를 거부하는 것도 사표지만 정권교체라는 명분에서 본다

면 통합되지 않은 소수정당에 표를 주는 것도 사표일 수 있

잖아. 소수정당을 지지하는 나로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정당에 표를 줘야 하는 건지 아

직도 고민이야. 정권 교체도 중요하지만 더 길게 보고 소수

정당을 위한 토양을 키울 필요가 있어.

회원A : 나도 야당 통합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

누가 선거에서 승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번 총선 과정

에서 야당들이 통합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 대선은 물론

이후 정치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험으로 작용할꺼야.

회원D : 나는 반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당을 지지

하고는 있지만 가끔 통합 논의에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지

도부들의 모습을 보면 화가 날 때도 있어.

회원C : 맞아! 국민들이 현 정권에 대해 이렇게 크게 실망

해 있잖아. 조금만 노력해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

을 텐데 그걸 살리지 못하니...

선거, 감동을 줄 수는 없는가?

회원D : 민주통합당 공천에도 논란이 많았잖아.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문제가 있는 인물들을 공천에 올리다니! 국

민들은 선거과정에서 실망이 아니라 감동을 원한다고! 요

즘은 볼펜 한 자루를 팔아도 고객감동을 외치는 시대인

데 말야.

회원A : 감동이라… 정치에서 감동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회원D : 소통하려는 노력이지. 오바마, 노무현, 룰라 등의

지도자들에게서 국민들이 감동을 받았던 건 그들의 소통

하려는 노력이 국민들에게 와 닿았기 때문 아닐까?

회원C : 이번에 시도됐던 청년비례대표는 제법 신선했어.

다만 준비가 워낙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다보니 성공하

지 못한 진행 과정에 대해 아쉬움이 남아. 정치적 이벤트

로 끝나버린 느낌이랄까? 고리타분한 기성 정치풍토를 뒤

흔드는 획기적이면서 다소 골 때리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으면 좋겠어.

회원A : 진보 정당들이 선거전략을 세울 때 많이 겪는 딜

레마가 있어. 정책보다는 이미지에 집중하는 기성 선거유

세 방식을 탈피하고 진정성과 내용으로 승부하고 싶지만

이미지에 집중하는 선거전략이 사실 당선에는 효과적인

것도 사실이거든. 그래서 또 기성 선거전략을 따라가게 되

는 점도 있는 것 같아. 기존의 틀을 뒤엎고 국민에게 감동

을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 진보적인 선거전략에 대한 고민

도 필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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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는 끝을 모르고 밤늦도록 이어졌다.

각자 평소에 생각하던 총선에 대한 단편적인 고민

들을 풀어내고 보니 총선을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도 보다 풍성해지고

선명해지는가 하면서 놓치고 있었던

새로운 고민 지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글을 읽은 함여 독자 여러분들도 오늘

지인들과 총선에 대해 수다 한판 어떠신지?

수풀

함께 총선 과정을 매의 눈으로 지켜봅시다.

행동합시다. 그리고 기억합시다!

여성 후보와 여성 이슈

회원D : 비례대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성비례대표 또

는 여성 후보에 대해서는 생각들이 어때?

회원A : 여성 정치인들을 보면 보육, 가족 등 소위

“여성스러운” 분야에 집중해서 이미지화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 아니면 아예 반대로 “여장부”, “철의 여인” 등 “

여성이지만 남성적이다”는 식의 자신의 여성을 부정하는

이미지를 강조하던지 말이야.

회원B : 여성 후보의 이미지도 성별화된 거네. 예를 들어

경제전문가인 여성 후보도 있지만 사람들은 경제전문가로

보기 이전에 여성으로 보지. 왜 사람들은 여성 후보에게는

“여성스러운” 전문성만을 요구할까?

회원C : 여성이라는 일부의 정체성이 후보 전체를 대변하

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여성 이슈는 왜 꼭 여성 후보에게

만 강요되어야 하는 거야? 여성 후보라고 모두 여성 이슈

에 민감한 것도 아니야.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남성 후보는

여성 이슈에 대해서 고민도 하지 않잖아. 이제는 남성 후

보도 여성 이슈를 고민해야 해! 여성 이슈는 여성의 전유

물이 아니라고.

복지와 포퓰리즘

회원A : 좀 다른 얘기인데, 최근에 무상급식을 비롯해 다

양한 복지정책들이 수립되고 있는데 나는 복지계 종사자

로서 일련의 복지정책들이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으로 공격

받고 있는 요즘 상황이 불편해.

회원B : 복지는 생존과 평등의 이슈야. 왜 포퓰리즘이라고

공격받는 거지? 아직도 전반적으로 복지에 대한 투자가 부

족한 상황이잖아.

회원D : 그냥 복지정책은 해주면 다 좋아하는 것이라는 생

각에 현장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정치계가 복지 이슈를 다루

고 있어서 복지정책들이 포퓰리즘이라고 공격받은 것 같

아. 사실 지금 여야의 복지정책만 놓고 보면 정치적 차별

성을 찾아보기 힘들어.

회원A : 그런가하면 정책의 실행가능성과는 별개로 포퓰

리즘 자체에 대해서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예

전에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하면 도로를 놓거나 뉴타운을

유치하는 토목산업과 관련한 정책들이 많았지. 이제는 복

지야. 다시 말해 토목에서 복지로 국민들의 관심이 이동하

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 같아.

Page 22: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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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똑똑똑,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하였어요!

봄을 앞두고 올해 첫 번째 신입회원 만남의 날

이 있었습니다. 민우회는 ‘봄-시작-씨앗’ 이

란 주제에 맞춰 씨앗을 심은 화분을 준비하

였습니다. 파릇파릇한 새싹이 올라오는 그날

까지! 즐겁게 민우회와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이 날 참가한 회원들은 모기님, 유림, 키링키,

주은, 집곰, 현주, 혜복, 엇지, 다정님까지

9명의 신입회원이 모였습니다.

풍성한 뒷이야기는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신입회원님들 반갑습니다!

2월 28일 원경선홀

[성명] 아시아나 항공은 여성 승무원에

대한 과도한 복장˙용모˙규정을 즉각

폐기하라!

민우회는 아시아나 항공의 여성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장˙용모˙규정 폐기를 골

자로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규정을 살펴

보면 여성 승무원 머리에 꽂는 실 핀 개수 및

귀고리 크기 제한, 눈 화장 아이라인 색깔 및

매니큐어 색깔 지정 등을 점검하고 인사 평가

[서울시 여성 정책 환영 논평]

‘3.8 세계 여성의 날’에 2년 뒤의

서울을 기대한다.

3월 6일 서울시는 [여성의 삶을 바꾸는 서울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6개 영역 (성

평등, 일자리, 건강, 안전, 임신˙출산, 소외

계층 지원)에 걸쳐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될 서울시 성평등 정책들을 담고 있습니

다. 이 정책들은 오랜만에 제시된 ‘시혜가 아

닌 사회 개혁을 지향하는 여성 정책’ 의 좋은

사례입니다. 그래서 ‘성평등 복지 국가’를 준

비하는 성평등복지팀에서는 환영 논평을 발

표하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비혼 여성, 한부모

가족의 여성 가장, 장애 여성, 이주 여성 등 다

양한 여성들의 현실이 풍부하게 반영되지 못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영할만

한 정책이며 2년 뒤의 서울이 기대됩니다.

3월 8일

[후기] ‘구럼비를 살려줍서!’

DKKK 플래시몹!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제주해군기

지 시공사 측은 결국 구 럼비 바위 인근 지역

에도 반영한다고 합니다. 업무 연관성을 넘은

과도한 규제를 노동자의 노동이 아닌 ‘외모’

만을 평가하는 이상한 규제일 뿐입니다. 이러

한 규정으로 인한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어야

할 것이며, 폐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3월 8일

[연대]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생생여

성노동행동’ 여성 노동 요구안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지만, 여전히 여성 노동

자의 노동 환경엔 서늘한 그늘이 있습니다.

민우회가 함께하는 ‘생생여성노동행동’에서

는 여성 노동자의 당면 현실을 바꾸기 위한 [5

대 부문 50대 과제]를 선언하였습니다.

4월 11일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시 후보자 선

택의 기준이될 것이며, 제19대 국회가 개원

되면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

개하려 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삶을 지지하는

뜨거운 마음이 담긴 [5대 부문 50대 과제] 를

확인 해보세요!

3월 9일

에 발파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소

식을 접한 활동가들도 망연자실한 마음이었

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뭐라도 해야겠다 마

음 먹은 여성단체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

습니다! “구럼비를 살려줍서!” 라고 외치며

횡단보도를 왕복 했습니다.

이 마음 그대로 구럼비 바위가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3월 8일 국회의사당 앞

민우스케치

21

Page 23: 함께가는여성208호

22

‘해적 방송’, 해직 언론인과파업 언론인들이 만드는 ‘착한 방송’박영선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

요즘 장안에 ‘해적’이 난리입니다. 예전엔 해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 동화

책으로 만났던 [피터팬]의 ‘후크 선장’이었는데요. 요즘은 아

이들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

후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매력적인 배우 ‘조니 뎁’을 통

해 몇 년에 한 번씩 극장에서 해적을 만납니다. 국내에서 ‘해

적’과 관련한 인물로는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살아난

석해균 선장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해 ‘해

적’ 피켓을 들었던 고대녀로 더 유명한 ‘김지윤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한 피켓시위 문구가 해

군이 해적으로 표기된 것에 대해 보수매체˙보수단체들의 집

중 공격을 받았는데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없이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들을 짓밟고 구럼비를 폭파하면서까지 해군기지

를 강행하는 행태를 해적에 빗댄 표현 이었습니다. 이 표현은

주민들이 먼저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즘 유명한 해적 이야

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그런데 요즘 전파 없이도 인터넷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

해 많은 수의 다양한 해적 방송이 줄줄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

입니다. [나는 꼼수다(나꼼수)], [나는 꼽살이다(나꼽살)] [이털

남], [희뉴스], [저공 비행] 등이 있습니다. 올해는 팟캐스트와

유투브를 통해 [뉴스 타파], [손바닥 TV], [제대로 뉴스데스크],

[파워 업 PD수첩] 등에 ‘해적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나꼼수’

는 탄생과 함께 몇 개월 만에 폭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론을

주도했습니다. 대규모 오프라인 모임에 전국 순회 공연, 해외

공연까지 이어지면서 팬클럽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언론인들

에게는 일본 쓰나미 이상의 큰 충격이었습니다. MB의 낙하

산들이 장악한 방송과 대부분의 언론들이 ‘MB만을 바라보고,

MB만을 위한 방송’을 할 때 [각하 헌정 방송: 나꼼수]는 정권

의 부정 부패와 사회적 문제를 매회 특종으로 정면 고발하고

파헤친 것입니다. 게다가 유쾌 통쾌한 조롱과 웃음까지 더해

진실에 목말라하는 시민들의 해우소가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한 언론인들의 자성은 기존 지상파 방송이 아니라

축출당한 해직 언론인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해직된 MBC 이근행 PD와 YTN 노종면 기자, 권석재 기

자 등 해직 언론인들과 CBS 변상욱 기자, 1인 미디어 미디어

몽구, MBC 춘천 박대용 기자, KBS 박중석 기자 등이 뭉쳐

[뉴스 타파]를 시작했습니다. 형식 또한 기존 지상파와 똑같

생생한 시각

‘해적 방송’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해적 방송’의 원래 사전적인 뜻은 방송 면허 없이

전파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Page 24: 함께가는여성208호

23

은 형식의 정규 뉴스 포맷으로 첫 회 50만 명 이상의 조회로

조중동 종편보다 100배 이상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돌풍을 일

으켰습니다.

해직된지 4년만에 카메라 앞에 앉은 노종면 기자를 바라보

는 언론인들과 시민들의 감회는 신선함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해직 언론인들을 잊고 살아온 세월, 그들의 고통을 나눠 갖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이 나왔습니다. 특히 [뉴스 타파]는 그동안

언론에서 눈감고 침묵했던 지난 서울 시장 보궐 선거 당시 선

관위의 투표장소 변경 문제와 부실 공사로 강행되고 있는 4대

강 사업의 문제점, 제주 강정 특집 까지. 그 외에도 위키리크스

의 비밀 문건과 한미 FTA, 이명박 대통령 등 굵직한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

업에 들어가면서 탄생한 [제대로 뉴스데스크]의 인기도 만만찮

습니다. 유튜브에서 1회 방송분이 60만 명 이상의 조회로 [뉴

스 타파]를 뛰어 넘었습니다.

파업에 들어간 기자들이 만들다 보니 MBC의 파업 사태에

대한 기사, 김재철 법인카드 문제 등 파업 상황을 설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한도전]과 [해를 품은 달]까지

방송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시청자들은 MBC의 파업

을 응원하면서 ‘착한 방송’인 [제대로 뉴스 데스크]를 보며 시

청 투쟁에 가담하고 있는 것입니다.

MB 특보 출신인 김인규 낙하산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KBS

노조도 3월 5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KBS노조는 그동

안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을 비호하는데 앞장서 온

KBS뉴스를 반성하고 언론 본연의 비판적인 자세로 강한 뉴

스를 제작해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리셋(Reset) 뉴스 9]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권력의 비리 의혹

Page 25: 함께가는여성208호

24

박영선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미디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언론운동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촛불시민인 @happymedia입니다.

친정, 시댁, 친언니는 물론 가까이에 의지할 친척 하나 없이

용감하게도 아이가 셋인 용맹한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KBS, MBC, YTN 등 공영방송 지키기 촛불번개가 취미이고 불법 날

치기로 탄생한 조중동 방송 퇴출을 위해

지난 4년간 ‘100행동, 무한행동’등의 실천하는 조직에서

시민들과 함께 발랄하고 발칙하게 만나고 있습니다.

과 국민의 방송 KBS를 청와대에 헌납한 김인규 사장 관련 비

위 의혹은 물론 KBS의 파업 상황도 상세히 담는다고 합니다.

YTN도 이에 질세라 낙하산 사장 연임을 규탄하며 파업에 돌입

했고 연합뉴스, 국민일보, 부산일보 등 방송사뿐만 아니라 신

문사까지 파업 열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결 같이 언론인들은 펜과 마이크, 카메라까지 내려놓으면서

“부끄럽다” “국민을 향한 언론”으로 다가가겠다며 반성과 참

회의 고백을 담아 방송에서는 보도하지 못했던 ‘해적 언론’을

앞다투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의 언론 장악과 낙하산 사장의 폐해가 어느 정도인

지 기존 뉴스와 파업 뉴스를 비교 해본다면 극명한 차이가 납

니다. 그동안 기자들이 제대로 방송 보도를 하지 않았던 것

이 아니라 못해왔던 것을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자 반증이

기도 합니다.

올곧은 언론인들이 장비도 없고 예산도 없는 허름한 곳에

서 마치 해적판을 만들 듯이 방송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2012년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입니다.

해직 언론인들과 파업 언론인들이 이제라도 각자의 현업으로

돌아가 파업 당시 만들었던 영상을 전파를 타고 방송 뉴스로

볼 수 있길 꿈꿔봅니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안은 낙하산 사장의 퇴진과 해직 언론

인들의 복직˙징계 철회가 첫 단추일 것입니다. 이렇게 장안

에 화제가 된 ‘해적’은 나쁜 해적도 있지만 국민을 위한 ‘의적’

들이 ‘착한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잊지 말고 ‘해적 방송’을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Page 26: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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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미 FTA가 결국 발효되었다. 공식

협상을 시작한지 6년만이다. 그러나 협상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재협상을 요구하며 유감을 표명했고 (한미FTA 저

지 국민운동 본부)은 폐기 투쟁을 선언했다. 6년 동안 한국

사회를 달구었던 한미 FTA는 이제 4월 총선의 최대 쟁점으

로 떠올랐다. 다른 FTA와 달리 한미 FTA가 유난히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신자

유주의와 시장근본주의를 가장 철저하게 관철하려는 FTA

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대

부분의 쟁점은 신자유주의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투자자-국가 분쟁(ISD) 해결 제도이다

(ISD를 ‘투자자-국가 소송제’로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ISD는

공권적 판단을 구하는 소송이 아니라 사적으로 분쟁을 해결하

는 중재를 말한다). 외국인 투자자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분쟁

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ISD는 그 자체로 국제법의 이단이

다. 정부는 ISD가 마치 국제표준이고, 외국인 투자를 보호하

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것인냥 홍보하지만, 미국식 FTA에 들

어 있는 ISD는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에 기초한 최신

모델이고,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법률을 무시하고 투자 이

익을 보장받도록 설계된 신자유주의의 집행수단이다. 외국

인 투자자는 내국인 투자자와 같이 국내법으로 보호하면 왜

안 된다는 말인가? 외국인 투자자는 왜 사법부의 공적 판단

을 받지 않고, 사적으로 구성된 중재인의 판정에 따라 국가

로부터 배상을 받도록 해야 하는가?

미국식 ISD는 ISD 절차에 국가가 자동 동의하도록 했다. 그

래서 투자자가 분쟁을 제기하면 국가는 ISD 절차에 무조건 회

부되고, 따라서 중재인 3명의 사적 판단에 공공정책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중재인이 아무리 공정하게 판정을 하더라

도, 우리 헌법에 따라 구성된 법관의 공적 판단인 판결과는 성

격이 완전히 다르다.

ISD를 긍정하는 순간, 우리 헌법 질서가 미국 투자자 앞에

서 무용지물이 되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우리 헌법은 중소기

업과 농업의 보호를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며, 경제민주화를

위해 국가가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이런 헌법 질서는 ISD 앞에서 통하지 않을뿐더러, 한

미 FTA의 수많은 조항과도 충돌된다. 한미 FTA는 상품과 서비

스 시장을 더 개방하고 투자자에 대한 규제 철폐를 위한 조항

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헌법에 따른 국가의 공공정책과 보편

적 복지를 구현하려는 정책 공간은 크게 위축되지 않을 수 없

다.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찬성하면서, 동시에 민생 공약

한미 FTA, 폐기만큼은 날치기로 하지 말자남희섭 변리사

생생한 시각

Page 27: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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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복지 정책을 내 놓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한미 FTA의 각

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대형유통기업이 5년간 중소도

시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총선공약을 내걸 수 없다. 서비

스 시장의 접근제한을 금지하는 한미 FTA와 정면으로 충돌하

기 때문이다.

내용만큼이나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것이 한미 FTA다. 미

리 해야 하는 공청회를 협상 개시 발표 하루 전에, 그것도 파행

으로 진행해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협상이 진행되

는 동안 정부는 이해당사자는 고사하고 국회에도 주요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피상적

이고 편파적이며,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이 많아 협정문의 정

확한 이해에 별 도움이 안된다. 그리고 협정문의 국어본은 오

역 투성이였고, 그 사실을 정부와 국회는 수년이 지나서야 시

민사회의 지적을 통해 겨우 알게 되었다. 국민이 부여한 조약

심사권을 행사해야 하는 국회는 협정문의 내용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끝장 토론까지 열었던 상임위원회에서

는, 전문적이고 방대한 법률문서인 협정문을 제대로 읽은 국

회의원 한 명도 없이 막연한 찬반 입장으로 갈라섰을 뿐이다.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역시 국회법을 무시하고 진

행되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해당 상임위의 안건

심사에 기간을 지정할 수 있고, 상임위가 이 기간 내에 이유없

이 안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본회의에 회부할 수 있다. 그런

데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안건 심사에

30분을 주었고, 그 시각 해당 상임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앉아 있었다. 당연히 안건 심사를 위한 상임위 회

의를 열 수가 없었고, 안건 심사를 마치지 못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본회의 회부 자체가 절차 위반인 셈이다. 관련 법률 개

정안도 날치기로 통과됐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같은 날

통과된 14개 법률 중 9개는 한나라당 의원의 수정안이었는

데, 어느 것도 상임위에서 논의된 적이 없었다.

국회 통과 후에도 날치기는 계속 되었다. 협정 발효를 위한

양국의 실무간 협의는 협정 이행을 위한 각자의 국내 절차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우리에게 이것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미국 내에서는 한미 FTA가 아무런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미

국은 한미 FTA를 조약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국

내법에서 한미 FTA를 제대로 반영해야만 발효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총선 쟁점화를 피하기 위해 미국 국내법

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서둘러 발효일을 정하려 들었다. 한

미 FTA와 같은 시기에 미국 의회를 통과한 콜롬비아, 파마나

FTA의 경우, 이행 점검 과정으로 빨라야 올해 하반기에 발효

Page 28: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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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것이라는 전망과 비교하면 한국 정부가 한미 FTA 발효를

위한 준비는 소홀히 한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비판은 그래

서 더 설득력이 있다.

더 큰 문제는 발효일 확정에 있다. 협정문에 따르면 발효일

은 양국이 각자 필요한 절차를 “완료하였음”을 통보해야만 정

할 수 있다(제24.5조 제1항). 그런데 미국은 미국의 국내 절

차를 완료했다는 통보를 하지 않았다. 설사 그러한 내용의 통

보를 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국내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보의 효력이 없다. 실제로 발효일을 정한 서한이 오

고가기 바로 전날인 2월 20일 미국 무역대표부의 웬디 커틀

러가 외교부의 최석영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는 미국이 필요

한 조치를 완료했다고만 하지 않고 앞으로 도입하겠다(will

introduce)는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협정 발효일 이후에야 일부 행정조치를 취했다.

결국 발효일 확정을 위한 미국의 통보는 절차를 “완료하였

음”이라는 현재완료형이 아니라 미래형이었고, 그래서 협정

문의 규정에 따른 발효일 확정을 위한 통보를 미국이 하지 않

았다는 결론이 된다.1)

이처럼 ‘날치기 종결자’인 한미 FTA는 신속하고 간결한 폐

기가 보장되어 있다. 어느 당사국이 협정 종료를 희망한다는

서면 통보를 하면 180일 후에 협정이 폐기되도록 협정문에 명

시되어 있다. 이런 규정이 들어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미국이

FTA를 조약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조약과 달리

FTA는 쉽게 폐기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협정에 불과한 것으

로 취급하고 그래서 미국 내에서의 법적 효력을 부정한다. 물

론 이미 발효된(절차적 무효 사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발효

된) FTA를 폐기하려면 우리 내부의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하

지만, 서면 통보 하나로 한미 FTA를 폐기하는 것은 적어도 미

국을 상대로는 ‘날치기’가 아니라, 미국이 설계한 바로 그 절

차에 따른 것이다.

1) 자세한 것은 www.krusfta.blogspot.com 참조.

남희섭

한미 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을 했으며,

영국에서 지적재산권과 인권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이메일: [email protected]

트위터 아이디: @heesobava

Page 29: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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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다보니 인간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일로

웃다, 울다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인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웃을 수 있는 일로만 가득 찬다면 좋겠지만, 아니 분노하

거나 짜증나는 일만 없어도 살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섭섭함과 상대에 대한 원망까지 섞이는 관계가 되면 쉽사리

그 기분이 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관계 속에서 부정적

인 방향으로 튈 소지를 갖고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섭섭함과 원망, 과연 어디서부터 발생하는 것일까?

한국사회에서 소위 결혼 적령기라고 불리는 결혼시기가 늦추어

지고 있다. 교육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지고, 결혼을 필수 품목보다는

선택으로, 또 경제적 상황도 좋지 않아 결혼하는 연령대가 늦추어지

고 있다. 전반적인 추세가 삼포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삼포세대란 취

업이 되지 않거나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연애, 결혼,

임신까지 포기한 세대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때문에 젊은 세대

들은 기성세대들이 “너희는 왜 그렇게 금방 만나고, 금방 헤어지고

하느냐”는 질책에 대해 “삶이 이렇게 불안정한데 어떻게 사랑이나

연애가 안정적일 수 있느냐”(엄기호(2010), 『이것은 왜 청춘이 아

니란 말인가』)고 반문한다.

불안정한 시대에 배우자의 기준도 더욱 엄격해졌다. 과거에 100

원짜리가 500원짜리와 만나 600원짜리 가구를 형성하는 결혼도

했지만 이젠 100원짜리는 100원짜리와 500원짜리는 500원짜리

가 짝짓기(물론 사람을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렇

게 설명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를 하는 바람에 결혼으로 인한 가

구소득의 편차는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사회계층이 고착화되어 가

는 과정에서 결혼을 계기로 또 한 번의 계층 고착화가 개입되고 정

착된다. 불안정한 사회안전망 시스템에서 평생 사회보장책이 될 수

도 있는 배우자와의 만남이 너무나 중요해졌다. 오죽하면 결혼정보

회사에서 여성의 외모를 등급별로 매겨 각 등급에 맞는 배우자를 연

봉 300만원씩 달라지게 짝짓기를 한다는 논문이 나오지 않았던가.

정진주 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

섭섭함과 원망,그 근원은 어디일까?

민우칼럼 창

28

Page 30: 함께가는여성208호

29

세상이 이렇게 변화하니 결혼한 부부들 간 갈등은 배우자를

다른 배우자와 비교하며 얼마나 자신에게 잘 해주고 있는가에

서 출발한다. 특히 요즘은 경제적 능력이 주요 이슈여서 경제적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배우자와 갈등이 생기기 쉽다. 결혼의 조

건은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이며 배우자에게 기대나 의존을 하지

않는 것’(법륜(2010), 『스님의 주례사』)이라는 말이 현 세태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기대는 채워질 것을 요구하고, 채워지지

않을 경우 섭섭함과 원망을 낳는다. 그런 기대를 버리고, 함께

사는 그 사람도 이 험난한 경쟁과 신자유주의의 물결에서 가까

스로 헤엄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동변상련의 심정이 될 수도 있

겠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우리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지 않을까.

내 나이 이제 5학년에 진입하니 주변 사람들이 부모로 인해

여러 가지 고민과 고생(?)을 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

지만 제대로 된 사회적 안전망이 없다보니 치매, 만성질환, 와

병 상태에 있는 늙으신 부모님의 간병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

르고 있다. 늙어 가시는, 변화되는 부모님을 아직 자식들의 마음

속에서 정리를 못하고 있는 와중에 갑작스런 부모님의 병환은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교육은

40세부터 나 자신을 위해서도 또 부모를 생각해서도 필요하다

는 말이 정확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부모님의 병환이 심각할 때

특히 가족 중 누가 더 간병비나 생활비를 많이 대고, 누가 더 부

모님께 얼굴 한 번 더 내미느냐가 주요 화제로 떠오르고 가족 간

갈등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다른 가

족원이 얼마나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시비를 하지 않으면 섭섭

함도 줄어 들 것이다. 가족 수가 많다면 중앙사령탑이 있어서 필

요한 재원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좋다. 더 나

아가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지 요

구하고, 그러한 대안에 참여한다면 향후 미래 세대가 경험할 가

족원끼리의 원망도 줄어들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사회공헌기금이 등장하였다. 기

업이 기부를 하지 않는 것보다 기부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사

회라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더 나아가 올바른 기업상은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환경을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우선순위일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기금이 다

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는데, 기금 운영을 단체에게 일임하는

것은 어떨까? 기부금조차도 성과주의에 휩쓸려, 또 가시화할 수

있는 성과물에 매달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종종 기업의 홍

보용으로 사용된다면 ‘섭섭한’ 기금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 측

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때론 얄팍한 기대를 깨끗이 정리하

고, 사회공헌기금이라는 문자 그대로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면 신명나는 기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섭섭함과 원망. 이는 상대방에 향한 나의 욕망에서 나온 기대

를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사라지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상대방이 알아

서 해 주면 더욱 좋은 것이고. 더 나아가 섭섭함의 근원이 사회

적 안정망과 사회적 책임이 부재하여 나타난 것이라면 사람과

의 관계로 이 문제를 치부하지 말고 사회적 차원, 정부 차원에서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정진주

외국 연구기관, 국내 민간·국책연구소를 거쳐

현재 사회건강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사회학을 전공하였으며 여성학, 보건학, 의학, 인간공학 등의

연구분야와 통섭 및 융합하는 연구 및 활동을 해 왔다.

연구와 현장의 연계를 중시하며, 일하는 사람의 건강과 여성건강에

관심을 두고 정책 및 연구를 수행하였다. 건강이 중요한 사회적 아젠

다가 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건강연구소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

양한 학문분야의 연구자, 현장활동가, 정부관련자가 함께 모여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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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함여에서 좋았던 점은?

석구: 인상 깊었던 건 독자 인터뷰에서 살림의료생협이 생겼다

는 소식을 알게 된 거 였어요. (함여에서) 처음 들었어요.

민우회가 아니라면, 다른데서 듣지 못할 소중한 정보라서,

정말 좋았어요.

그렇다면 아쉬웠던 내용은??

석구: 아쉬웠던 점은, 민우스케치에서 민우회 트위터에 나꼼

수 비키니 시위 논란을 올린 사진이 나왔는데, 트위터 맨션을

캡쳐한 것이 전부였어요. 배경이나 의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물론, 시간이 지난 일이기도 하고.

총선 국면에서 특정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치적 이용을 당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민우회라면, 원론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줄 알고 기대했었는데 없어서

아쉬웠어요.

다음 함여에서 다뤘으면 하는 건?

석구: 해적녀라고 비난받는 고대 여대학생에 대해서 다뤘으면

해요. 사회적 비난과 낙인, 그것의 생성 배경에 대해서 다루어

주었으면 합니다.

지난 호 함여에서 좋았던 점은?

란: 그 아이가 아톰은 왜 팬티만 입느냐고 물어봤던 꼭지 (마포

나루에서 - “나는 매일시험 보는 기분으로 산다”) 적당히 정치

적인 냄새가 나는 육아일기 같아서 귀엽고 좋았어요.

그리고 ‘人터뷰’. 다큐멘터리는 지루해하는데도 [하얀 정글]이

보고 싶어졌어. 민우Iing에서 성폭력에 대한 내용, 아니 제목

이 좋았어요. ‘어렵지 않/아/요~!“.

사실 난 이 주제에 관심이 없는데도 이런 제목 있으면 보게 돼.

민우회는 이런 제목을 참 잘 만드는 것 같아.

다음 함여에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란: 책을 칼라로 만드는 건 어떨까?

재윤: ^^;

이번 호부터 시작하는 “함여 어땠어?”는 말 그대로 [함께가는 여성]을 읽은 소감을 물어보는 꼭지입니다.

[함께가는 여성]의 기획과 평가를 도와주는 편집이루미 회원들이 다른 독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함여’는 소식지 이름의 줄임말입니다. ^^ 읽고 나서 좋았던 점, 아쉬운 점. 무엇이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함여 어땠어?”

독자평가

편집이루미

나무가

만난 독자

편집이루미

재윤이

만난 독자

Page 32: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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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국내 굴지의 기업입니다.

사람들은 현대 자동차를 타기도 하고, 도로에서 마주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 자동차들이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현대 자동차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가 성희롱을

당하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말입니다.

그녀는 1년 4개월 동안, 아산 공장에서부터 서울의 여성 가족부 앞에서까지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왜냐면, 그녀는 부당해고를 당했고 가해자는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녀가 일터에서 떠나기만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2년 2월 1일.

그녀는 다시 일터로 복직됐습니다. 최초로 ‘성희롱 산재 승인’도 받았습니다.

멋지게 제자리로 돌아온 그녀의 별칭은 ‘사랑’입니다.

작은 꽃처럼 아담한 체구지만 들꽃처럼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사랑’님은 ‘성평등 디딤돌’1) 상을 수상했다.

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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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여성 권리 신장에 기여한 당사자 및 단체에 주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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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축하드립니다. ^^ 복직 하셨는데, 어떤 일을 하시나요?

해고되기 전에 했던 똑같은 일을 해요. 차량이 출고되기 전에

점검하는 일이에요.

오랫동안 쉬시다 복직하셨잖아요. 힘들진 않으세요?

일은 괜찮아요. 14년 동안 하던 일이라서 힘들진 않구요. 그것

보다는 투쟁해서 복직하다보니, 제가 뭐 예쁘기야 하겠어요(

웃음) 정신적으로 오는 압박감이 힘들죠. 처음엔 사원들 전체

가 말을 시키지 않더라구요. 출근해서 열흘 째 되던 날, 노동조

합에 갈 일이 있었어요. 그 때, 그런 말을 했죠. 오늘 출근한지

열흘이 됐는데, 열흘이 십년 같았다고. 그 정도로 보름 정도 힘

들었어요. 지금은 몇 명은 말을 시켜요. 그 정도로 만족해요.

처음엔 오히려 징계 조치를 받으시고, 회사에 재심을 신청하

시면서 많이 힘드셨잖아요. 그 와중에 어떻게 상황을 정리하

고, 마음을 다잡으셨어요?

회사를 다니는 동안 힘들었죠. 내가 힘도 없고, 항의를 해도 소

용이 없으니까요. 도대체 이게 뭔가 집에 와서 되짚게 되더라

구요. 결론은 참고 회사를 다닌다고 이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

는 거죠. 6개월 쉬고 (사랑님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내

분위기를 문란’하게 한다고 6개월의 정직 처분과 임금 감봉 조

치를 당했다.) 다시 돌아오면 나를 괴롭히지 않을까? 그건 아

니다. 라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노동조합에 알리고 같이 싸

워줄 수 있냐 상담을 했죠. 같이 싸워줄 수 있다고 해서 노조에

가입하고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죠. 근데 조사가 들어가기도

전에 해고를 하고 폐업을 해버렸죠.

아예 복직을 못하게 한 거네요

그렇죠. 나중에 알게 된 거죠. 처음엔 왜 그런지 몰랐어요. 아

까 어떤 식으로 정리했냐고 했잖아요. 하나하나 싸우다 보니

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라고요. 왜 그런지 이유도 알게 되고

대처할 방법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싸워나가는 과정이 밟

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왔죠.

그렇게 얻으신 경험이나, 지식들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되겠

지만. 한편으론 참 고통스럽게 얻는 배움이잖아요. 어떤 생각

들이 들었나요?

동시에 왔어요. 기쁨과 고통과 슬픔과 얻어지는 배움이요. 공

존해서 같이 오는 거예요. 어떤 날은 기쁘고, 어떤 날은 슬프

고, 어떤 날은 왜 이렇게 안 풀릴까? 계속 공존해서 내 심정 속

에서 변하는 거죠. 그래도 내 나름대로 믿음이 있었어요. 고통

스럽기만 하고 잘못 될 것 같이 불안하면 못 싸우죠. 길바닥에

나앉아 있어도 반드시 승리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오늘 출근한지 열흘이 됐는데,

열흘이 십년 같았다고.

그 정도로 보름 정도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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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들게 얻으신 값진 결과가 복직과 최초로 성희롱 산재

승인이잖아요. 성희롱이 산재로 승인2) 된 건 정말 유례없는 일

이죠. 두고두고 많은 여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요.

외국에서도 전화 와서 물어봐요. 어떻게 성희롱으로 산재 신

청할 생각을 했느냐고요. 산재 신청은 금속 노조의 산재 담당

자 생각이었어요. 이런 게 있다고 해서 한 번 해본 거였어요.

그런데 솔직히 그 과정이 힘들었어요. 병원 다니고, 심리 척도

검사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할 만한 검사지만 그때 정신적으

로 힘들었거든요.

들을수록 대단하세요. 그리고 정말로 긴 시간을 싸우셨어요.

처음엔 이렇게 큰 문제인지도 몰랐어요.

그런데도 지금까지 오셨네요.

억울하니까요. 분하고 억울하니까요. 현대 자동차가 나를 건

드렸잖아요. 복직하면서 사장에게 말했어요. 건드리지 않으면

조용히 일한다고. 회사에서 가만두지 않으니까 싸우는 거 아

니냐?고. 맞는 말이잖아요.

맞는 말인데도 말하긴 참 힘들죠 (웃음)

전 말했어요. 이 말도 했죠.

이제 나이 먹어서 힘들어서 못 싸운다고. 그래도 마음속으론

다짐했죠. 또 건드리면 또 싸워야지. (웃음)

복직 후, 첫 출근 때 기분은 어떠셨어요?

정말~ 뿌듯했어요! (이때 사랑님의 표정은 보는 사람도 웃게

했다. 그 기쁨을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쫓겨나서 1인 시위 할

때, 현대 자동차 화장실이라고 문 잠궈 버리고 못 쓰게 했거든

요. 근데 내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고, 거기다 노동조합 조끼

를 입고 출근 했죠. (웃음)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인 회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어봤

다. 사랑님은 힘주어 말했다.

“나 같은 사람도 싸웠잖아요. 현대 자동차가 결코 작은 회사는

아니거든요. 그래도 다른 여성분들은 나보단 나을 거라고 생

각해요. 저를 보고(웃음). 저 아니라도 산재를 보고 힘을 얻어

서. 여성이라서 당하는 부당한 일에 도망가지 말고 열심히 싸

웠으면 좋겠어요.”

복직 후에 가장 행복한 일은, 텐트에서 못 보던 드라마를 보고

퇴근해서 아이들과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으로 오손도손 저

녁을 먹는 일이란다.

한편으론, 차마 미안해서 마지막 인사도 할 수 없었다는 아직

투쟁 중인 재능교육 농성자들도 잊지 않는다.

이제 우리에겐 신기루가 아닌 진짜 진짜 오아시스가 있다.

부당한 일터에서의 갈증을 씻어줄 오아시스가 되어준 그녀의

이야기에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덧붙일 차례다.

2) 그동안 산업재해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사고나 질병’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인식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직장내 성희롱으로 산업재해 접수를

하여도 산업재해 인정 판정이 쉽지 않았다. 1999년 직장내 성희롱 금지가 법제화 된 이후 수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직장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산재로 인정받은 것이 처음이라는 것은 그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사건에 대한 산재 승인은

소위 ‘굴뚝산업’으로 인식되었던 남성 중심의 산업재해 영역에서 여성의 경험을 반영하고 개입한 것으로, 비가시적 산업 재해 영역에 관한 인식 확장을

가능하게 한 사건으로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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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미(폴) 성평등복지팀

문화산책

김규삼 <쌉니다 천리마마트>

정다정 <역전! 야매요리>

친구가 놀러 온다고 했으니 뭔가 맛있는 걸 만들어 먹어야 할

텐데. 일단 마트부터 가자. 우리 동네에 있는 ‘천리마마트’는 보

통 대형마트와는 다르다. ‘손님은 왕이다’를 비꼬며 노동자 중

심의 사람 냄새나는 상도를 보여준달까. 사장이 온돌카운터에

서 직접 계산을 받는다.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고생을 고려하

며 옛 구멍가게의 방식을 가져왔다고도 하고. 발상이 참 재미

있는 곳.

불합리한 해고 상황에 처한 여성 청소노동자의 패기를 높이 사

바로 입사를 시켰다고도 한다. 나중에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할

때, ‘천리마마트’에 먼저 이력서를 내야지.

그럼 무슨 요리를 할까. 얼마 전에 들은 요리 강좌가 딱 떠올

랐다. 설날에만 떡국 먹으란 법은 없지. ‘용용이 떡국’을 만들자.

<역전! 야매요리> 요리 강좌의 야매선생은 정말 ‘요리계의 백남

준’과 같다.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걸 시도하며 만드는 과정을

친절하게 사진으로 보여준다.

여태까지 살면서 재료비와 맛을 생각하면 차라리 시켜먹는

게 나았던 적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아픔까지도 건

드린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만큼 요리는 그

자체를 뛰어넘어 어쩌면 인간실존과 그로부터 기인하는 고독

감을 표현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야매 선생의 요리법에 의하면 맛도 형태도 감당하기 어렵지

만, 어떻게 하면 싱크대를 전쟁터처럼 어지럽힐 수 있는지 그래

서 엄마에게 얼마나 쎄게 등짝을 맞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

려준다. 다른 요리 강좌에서는 알 수 없는 것들. 삶의 고통 가

운데 통하는 웃음. 요리와 부엌을 둘러싼 개인적 경험이 주마

등처럼 스쳐간다.

장을 다 보고 서둘러 집에 왔더니 친구 완자가 기다리고 있었

다. 아니 그런데 말도 없이 애인을 데려왔네. 머리를 보니 왜 그

동안 사자로 불렀는지 의문이 풀렸다. 머리가 엄청난 곱슬이구

나. 완자는 사자와 레즈비언 커플이다. 완자가 처음 나에게 했던

커밍아웃 때가 생각난다. 덜덜 떨며 이야기를 했었지. 그전부터

사실 눈치 채고 있었는데. 아무튼 용용이 떡국을 먹으며 사자와

만나고 사귀게 된 이야기, 얼마 전에 동성애 조항여부로 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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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던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이야기 등등 완자의 이야기 꾸러

미가 열렸다. 완자는 벽장 속에서 나와 주변의 단 3명에게라도

동성애를 제대로 알게 한다면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완자 말대

로 이해의 토대가 넓어질수록 동성애가 사회 ‘문제시’되는 분위

기를 바꿀 수 있을 것에 깊은 동감, 고개 끄덕끄덕.

멍멍! 한참 완자와 수다를 떠는 데 자고 있던 강아지가 짖는

다. 10년이 훨씬 넘은 우리 강아지, 어릴 때 다쳐서 아픈 다리도

더 절룩거린다.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를 키우는 친구가 생각나

네. 친구는 나이 들어 기력이 쇠한 개와 날 때부터 눈 상태가 좋

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 어린 고양이와 함께 산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친구의 사연. 나도 같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런다. 이 친구 얘기를 들으면 반려동물과 어떤 마

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짚어주어서 도움도 많이 된다. 친

구가 남긴 주옥같은 명언. “반려동물은 ‘사람’의 반려가 아닌 사

람이 ‘동물’의 반려를 책임져야 한다.” 정말 탁월한 해석이다.

동물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런지 우리 강

아지도 나보다 그 친구를 더 따르는 것 같다. 생각하니 괘씸하

네. 또 그러면 간식 안줄거야!

참 그러고 보니 고양이 키우는 친구도 생각난다. 하도 고양이

를 좋아해서 ‘탐묘인간’ 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 고양이 사

랑이 유별나다.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통해 고

양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지, 어떻게 ‘주인’이 아닌 고양이

의 ‘집사’가 되었는지 들으려면 1박 2일도 부족하다.

자기 고양이를 그린 그림을 봤는데 파스텔톤에 몽환적으로

곱게 그렸다. 사실 고양이에 대한 공포, 편견이 좀 있었는데 이

친구 덕분에 없어졌다. 놀러왔던 친구도 가고 벌써 어둑어둑해

졌네. 오늘도 분주한 날이었지만 간만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뿌듯하다.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어떤 세상이 기다리

고 있을까. 이 기쁨으로 요즘 웃으며 산다.

완자 <완자가 모두에게>

반려동물과 함께 살며,

일개(강아지)양립을 위해 귀가를 서두릅니다. 후다닥!

초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 soon <탐묘인간>

* 이 이야기는 웹툰과 현실을 오고가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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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빠져!”

영화 소모임 요망단

재작년 강화도로 갔던 요망단 MT에서는 술 마시며 깔깔거

리는 시간이 아니라 감정 인형과 면월경대를 만들며 시간을 보

냈다고 한다. (개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술자리가 시작되면, 각

자의 근황부터 털어놓는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

며,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듯 하지만. 결국 서로의 이야기를 들

어주며 술잔이 비어지곤 한다는 요망단. 주당이 딱히 있지는

않지만 조용히 오래 가는 맴버들이라고. 나중에는 술이 달달

해지기까지 한다고.

“은밀한 내공”

여성주의 내공 세미나

모임 날 읽고 있는 책의 주제로 토론을 하다보면 밤 11시가

되기 일쑤라고. 토론을 끊고 뒤풀이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고

는 있지만 뒤풀이에서도 토론은 끝나지 않는다! 이름이 부끄럽

지 않은 세미나 소모임 셈. 뒤풀이가 잦지 않아서 선호하는 주

(酒)종이 파악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그들의 뒤풀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때는 3월 6일 늦은 저녁, ‘다다다’회의를 마치고

사무실 근처 동태와 막걸리집으로 뒤풀이를 갔더랬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각 소모임에서 한 명씩

모여서일까? 자연스럽게 자신들 소모임 뒤풀이

분위기에 대해 수다를 하게 되었다. 듣다보니 오홋!

흥미진진! 소모임마다 분위기가 너무나 다른 것 아닌가?

하기야 모임의 성격이 다르니 노는 문화도 다를 터,

그래서 회원팀에서 각 소모임 담당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람풍경

1. 소모임만의 독특한 대화 주제가 있다면?

2. 주로 마시는 술은? 아지트는 어딘가?

3. 소모임 뒤풀이 분위기를 간단히 말하자면?

정리 모후아

* 지면 관계상 답변 내용을 요약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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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찾아가는 여행”

생활 글쓰기 모임

낮 모임이라 술마시는 뒤풀이가 아닌 간식이나 밥을 먹는 뒤

풀이를 한다. 점심을 같이 먹을 땐 사무실 근처 맛집인 ‘행복

한 마당’에서 생선과 고기볶음, 찌개를 골고루 시켜놓고 행복

해 하며, 맥주집에 온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주

로 여자로 살면서 겪는 일과 삶의 이야기. 가족, 성, 어린시절

이야기 등등 여자의 생활 이야기를 나누니 역시 생활 글쓰기

모임답다!

“만취한 수다”

하고 싶은 것 3번만 해보자는

작심삼일(줄여서 작삼)

작삼 맴버와 소모임과 별도로 모이고 있는 회원모임이자 곱

창 모임 맴버들이 겹친다. 주당들이 모여있는 소모임이랄까?

상암동 언저리에 있는 곱창집에서 주로 만나고, 직장 내 상사

의 꼴불견, 어제 본 TV이야기를 시작으로, 민우회 내 스캔들

탐색도 한다.

수풀 회원을 필두로 느닷없는 여행 계획까지. 그러나 대화의

깔대기는 결국 술이라고 한다. 청하, 소주와 같은 맑은 술을 선

호하는 작삼은 2차로 횟집에 가기도 하고, 더 취하면 노래방까

지 이어진다는 그들의 속 이야기.

“술 보다 연습”

여성주의 풍물 모임 설로우고고

다른 소모임들과 달리 악기를 다루는 소모임이다 보니 매주

연습을 하고 있다. 풍물 모임이라 막걸리와 함께 할 거 같지만

실상은 연습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마친다. 계획대로 하기 위해

성실히 모여서 연습하고, 모임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이야기 나

누는 분위기. 뒤풀이는 그루님 집에 초대받아 대게찜을 먹고,

앤디님 작업실에 놀러가는 식으로 계획된 번외모임으로 한다.

“완전 훈훈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우리들의 소소한 즐거움(줄여서 다소)

뒤풀이에서도 민우회 사업에 대해 논하는 모임인 다소는 때

로는 상근활동가 보다 더 꼼꼼하게 민우회를 평가하면서 민우

회의 내일을 고민하는 완전 훈훈한 모임! 모임에선 민우회 활동

보고를 한 시간 넘게 한다. 민우회 보고가 끝나고 나서야 하는

말, “배고프다!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 이 때 곁들어지는 주

(酒)종은 맛있는 맥주! 병맥을 마실 때는 오케이 캐쉬백 포인트

를 모을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깨알 같은 다소!

“딱 한 잔만 해”

코드명 : 치명적(줄여서 명치)

“딱! 한 잔만 해”로 시작해서 한 짝(병 맥주) 채울 때까지 먹

고 만다는 명치. 그 곳이 어디든 술이 있는 냉장고 근처에 앉

은 사람은 “술 좀 받아와”에 움직여야 한다는 요상한 사람들.

시끄럽게 재잘재잘 하는 까불이들이 쉴새 없이 끅끅 거리는

게 명치만의 특징인 듯 하다고 한다. 자전거, 영화, 등산 벙개를

얘기하지만 말 뿐 (응?)이고 결국 술자리를 위해서 쓰는 택시비

는 아깝지 않다는 뒤풀이에 대한 애정 표현까지.

마음에 드는 뒤풀이가 있다면?

주저 말고 민우회 소모임 함께해요!

회원팀 (02.737.5763)

이메일: [email protected]

Page 39: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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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밥상 같더라. 문지은(반아) 성평등복지팀

마포나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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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깃든 밥상2 - 반찬편]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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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아

봄인가? 하면 여름이 올 것 같은 참 빠른 세상

거울 앞에 앉아서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알게 된다. 얼굴은 눈

두 개, 코 한 개, 입 한 개, 귀 두 개로 만들어져 있다고 말이다.

얼굴이 되려면 필요한 이목구비라는 것들이 조합을 이뤄야 한

다. 얼마나 아름답게 조합이 되는지는 유전자라는 복불복이 있

지만. 여하튼 이것저것의 조합이 얼굴이 된다. 마찬가지로 나란

사람도 이것저것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조합은 유전자의 조합처럼 이미 만들어진 게 있고, 만

들어나가는 게 있다. 만들 수 있는 것들은 거창하게는 ‘나’라든

지, 인생이라든지, 사랑이라든지 일 테고. 작게는 매일의 감상

과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찰나 등 일 것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도 ‘봄’ 때문이었다. 수행하는

분들은 길을 걷다가 문득, 세수를 하다가 문득, 깨달음이 온다

던데. 나는 일하면서 딴 짓을 하다가 문득 깨달음이 왔다.

월요일이라 일도 하기 싫고 멍하니 창밖을 보는데 햇살이 가

득했다. 꽃샘추위로 바람이 사납게 불던데 그래도 봄이 오려는

지 햇살이 따뜻했다. 봄이 온다고 생각하니 ‘케빈퀀’의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고등학생일 때, 친구가 빌려준 mp3에 들어 있

어서 알게 된 연주가다. 따뜻해진 잔디 위에 누워서 느긋하게

낮잠 자고 싶어지는 피아노 연주곡이다. 평소엔 잊고 지내다가

도 봄이 오면 꼭 듣고 싶어진다. 나른한 봄날에 딱 어울리는 음

악이다. 그래서 내게 봄이 온다는 건, 케빈퀀의 음악이 듣고 싶

을 때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봄을 느낄 때가 나와는 다를

것이다. 봄옷을 보거나, 개나리꽃을 볼 때 봄이 왔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과 기억들로 ‘봄’을 느낀다.

그래서 봄을 조합하는 사물, 사람, 기억을 살펴보면 나란 사람

을 알게 된다. 내가 후리지아 꽃을 좋아하고, 계절에 따라선 정

적인 연주곡을 좋아할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내가 만들고 있는 조합을 살펴보고, 알게 되고, 기억한

다는 건 참 중요하다. 조각을 이어서 조각보를 만들듯이 인생

도 내가 만든 조합들로 만들어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

요즘 일상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리

스트’를 만들 참이었다. 무엇이든 행복한 기분이 들게 하는 건

모아서 기록하려고 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활력이 떨어지고 지

칠 때 보려고 한다.

나만을 위한 밥상을 차리는 거다. 밥상을 보면 차린 사람이

보이지 않는가? 타인을 위한 밥상이 아닌, 나만을 위한 밥상이

라면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올라오고, 그날 기분에 따

라 반찬 뚜껑만 열어서 올려두기도 하고, 예쁜 그릇으로 멋을

낼 때도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일종의 밥상이다.

앞서 말한 ‘밥상’처럼 나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나만의

밥상을 만드는 레시피인 셈이다. 밥상 얘기를 더 하자면 백석의

시 중에 ‘선우사’의 마지막 구절을 이야기할 수 있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이 시는 밥상 위에 올라온 가재미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내용이다. 특히, 마지막 구절에선 가재미를 좋아하는 백석의 마

음과 가재미 반찬 하나에 ‘세상 같은 건 밖에’ 있어도 좋을 아이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된다.

생각의 꼬리 물기를 하면서 음악도 듣고 오랜만에 백석의 시

도 찾아봤다. 그리고 소식지에 실을 글도 한 편 썼다. 이 글에 담

긴 내 단상의 조합이 읽는 사람에게 어떤 마음을 들게 할지는

모르겠다. 나에겐 바쁜 와중에 즐기는 망중한의 시간이었다. 이

글을 쓰는 시간처럼 결과가 어떻든 간에 소소한 일들로 채우는

순간들이 일상을 윤기 나게 한다.

Page 41: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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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상한 여성주의자였을까.대학에 진학하니 신세계였다. 내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

던 것이 확실히 잘못되었으며,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잘못된 것

도 잔뜩 있고, 왜 문제인지 쏙쏙 설명을 해주는 여러 이론과 운

동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회에 학회에 여성주의 모임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거란 자신감보다는 몰라서는 안 될

것 같은 조바심이 있었다. 학생운동이나 여성운동에 최대한 참

여하는 것이 내가 생각한 ‘아는 과정’이었다. 학년이 올라가자

‘선배’가 되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 여러 가지 활용 가

능한 도구들도 다양해졌다. 공격적인 말투와 강한 눈빛으로 내

의견을 피력하여 압박하고, 격한 논쟁이 끝난 후에는 같이 담배

를 나눠 피는 인간적인 모습. 반성폭력 자치 규약에 죽도록 반

대하는 복학생 선배들을 하나씩 따로 만나 술마시며 친해진 뒤

찬성 몰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여성주의에는 찬성하지 않지

만 ‘인간 어라’와는 너무나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나도 다

른 여성주의자와 똑같은 말을 하는 건데, 반응이 다르게 나오는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이게 잘하고 있는 건지, 이상하게 가고 있

는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길거리에서 시비 붙는 아저씨들과의 싸움은 갈수록 격해졌

고, 싸우고 나면 금세 잊어버렸다. 같이 있었던 여성주의자 친

구들은 파이트백 사례라며 속시원해하기도 했지만, 내가 자기

의 적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싸웠던 아저씨보다 내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고 살며시 말하기도 했다.

난 어쩌다여성주의자가 되었을까유여원(어라) 살림의료생협 활동가

처음 기억은 아버지의 외도와 이에 반발한 어머니에게 뒤따

르던 갖은 고생을 보면서 아. 이거 뭔가 잘못한 사람이 꼭 책임

지는 사회는 아니구나. 싶었던 것 같다. 그 많은 고생들이 “여

자는 *** 해야지.” “남자가 @@@할 수 도 있지.”로 시작되는

것을 보며 성별이 사는 데 참 큰 기준이구나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얌전한 국어선생님으로 가장하고 있던 한 남자선생님이

나와 몇 명의 왈가닥 패거리를 불러모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피아노’와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를 보여주며 우

리 반응을 살폈다. 그리고 나중에는 ‘남자가 생리를 한다면’을

읽히고 그 이야기를 연극으로 바꾸어 공연해보자고 우릴 꼬드

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머니는 머리가 굵어진 딸내미가 “여

자라는 이유로 세상이 어머니에게 부조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

아요.” 라고 말하자 처음에는 흡족해하셨다.

하지만 TV를 보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남동생에게 밤을 새

며 설교하는 나를 보며 뭔가 점차 불안해지셨다고 한다.

나의 삶 나의 이야기

Page 42: 함께가는여성208호

41

그 길을 계속 걷다보니.졸업 후 여성주의 단체인 ‘언니네트워크’ 일을 하다 보니 여

성주의자가 아닌 사람을 만날 일이 드물어졌다.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지내게 되니 격렬한 분노

나 논쟁의 한 쪽 모습은 사라지고 인간적으로 친밀하게 지내는

모습이 남은 것이다. 이런 상황은 묘하게도 내가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을 오롯이 드러나게 했다. 나의 관계 맺는 방식을 알

게 되면서 마주한 나의 여성주의는 너무 단순하고 거친 것 같

았다. 수많은 갈등 상황에 개입하지 않고(혹은 못하기도 하지

만) 그냥 스쳐 흐르곤 해서 누구와도 사이좋게 지내는 장점도

있었다. 그래도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있을 때, ‘예리하지 못

하고 무딘 여성주의자인 것이 아닐까, 그저 사람을 좋아해서

활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늘 진심

으로 사람을 대하고 내가 생각하는 여성주의를 최선을 다해 표

현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공자님 왈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

람이나 모두 잘 지내는 사람은 의로운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

시니 말이다.

내 스타일~ 여성주의로 주민운동 하기.어쨌든 나는 여성주의자로 100살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건강이 필수였다. 나의 필요를 직접 만들자니 혼

자는 힘들고, 함께 참여하고 책임지는 협동조합이 알맞았다.

건강을 화두로 하는 의료생활협동조합의 경우 근거리 일차의

료, 예방의료 중심이라 지역 주민과 함께하지 않고는 만들 수 없

었다. 마을이 여성주의적으로 건강하지 않고서는 나도 건강할 수

없으니까. 이제 내가 가진 여성주의 감수성과 신체적, 정신적, 사

회적 건강에 대한 신념을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야 할 기회

가 온 것이다.

동네에서 주민들이랑 같이 여성주의 건강 공동체를 만들겠

다고 같이 보낸 시간이 3년. 왕년 스트리트 파이터의 격정이 다

독여지는 몇 년을 보내고 남은 허허실실한 모습을 어쩌나 싶었

는데, 얼마 전 살림의료생협이 창립총회를 열었다. 앞으로도 갈

길이 구만리지만 울고 웃던 지난 시간을 잠시 돌아보면 내내 마

뜩치 않게 여겼던 내 활동 스타일이 좋은 쓰임이 있는 곳을 찾

은 것 같다. 동네에서 만난 사람들은 처음에는 여성주의를 낯

설어 하기도 하지만, 사실 말을 더 나누고, 부대끼다 보면 수많

은 접점을 발견하고 함께 감동하는 순간들이 꼭 있다. 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사람과 여성주의를 믿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

으며 변화하는 것, 조금 무디고 느리지만 내 여성주의가 실천되

는 방식은 이런 건가보다.

“우리 동네에 여성주의자들이 많이 와서 동네가 진짜 살기

좋아졌다.”, “은평에 살림의료생협이 있어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동네 사람들에게 들으면 정말 행복해진다. 그래. 여성주

의는 참 모두에게 좋은 거고 사랑받아 마땅한 거니까!

어라 ●

공기 맑고 사람 좋은 은평에서 동네 사람들과

여성주의 건강으로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4인 + 1마리가 가족인 오손도손

비혼여성공동체가 초자력 에너지의 원천.

Page 43: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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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신미경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생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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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4: 함께가는여성208호

43

3월 10일 토요일, 탈핵 시민문화제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

상을’ 행사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일본 후쿠시

마 사고 1주기를 맞이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탈핵사회로의 전

환을 촉구하는 시민문화행사입니다. 여성민우회생협도 이 행

사에 참석해 탈핵으로 가는 길에 동행하는 의지를 나눴습니다.

이번 행사는 후쿠시마 사고 1주기를 추모하며 인간문화재

이애주 서울대 교수의 생명평화 굿으로 시작했습니다. 1년 전

후쿠시마의 기억을 되살리는 후쿠시마 어린이 아베 유리카와

어머니 아베 사유리의 사고 증언과 더불어 영덕 김규리 어린

이의 감성 편지, 그린피스 국제본부 방사능 전문가인 리안 툴

씨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후 현재 우리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

었습니다. 45개 탈핵 지자체 선언을 했던 염태영 수원시장, 김

성환 노원구청장,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나와서 탈핵사회로

의 전환을 다시 한 번 약속했습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함께 핵 없는 사회를 위한 10가

지 시민실천 약속을 외치고,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선

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도 손장갑에 핵 없는 세

상의 꿈을 적어 참여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70여개 단체가 참

여해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

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자전거 전기

발전기로 만드는 바나나우유, 탈핵 앵그리버드 게임, 탈핵 비

석치기, 탈핵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부스 체험행사와 야외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 참

여해 탈핵 사회로의 바람을 나누었습니다.

남서여성민우회생협은 '탈핵 비석치기'를 준비했습니다. 다

양한 시민이 참여해 핵 발전소 폐기에 대한 공감대를 함께 나

누었습니다. 동북여성민우회생협은 천연 염색 손수건을 전시

하고 판매하면서 물자와 에너지 절약을 권장했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는 전기 절약 생활재와 친환경 먹을

거리를 홍보하고 판매했습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전지 절약이 탈핵 사회로 가는 작지만 큰 발걸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탈핵 페이스페인팅 행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핵 없는 세상을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핵발전 중단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힘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막연히 혼자만 생각하

고 혼자만 실천하는 게 아니라, 여럿이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

고, 대안을 모색하며 핵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나누며 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민우회생협은 생

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며, 관

련된 공부도 지역생협 소모임에서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런

마음을 오랫 동안 간직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Page 45: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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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백희정(날다) 광주여성민우회 대표

9개의 시선

광주에는 날다, 줄비, 하루, 유짱, 여유, 자유, 모모, 아무, 보통이

라는 아홉 명의 자매가 살고 있습니다. 그녀들이 사는 집은 철마다

장미, 수국, 철쭉꽃들이 피는 곳, ‘민우 데이’와 ‘민우 장터’ 장소가

되기도 하고, 가끔 회원들과 바비큐 파티를 열 수도 있는, 여름에

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는 풀들로 한때 동네 들고양이들의 놀

이터로 변해버리기도 하는 낭만적인 곳이랍니다. 그녀들은 마당

이 있는 이 3층 집에서 아옹다옹 살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곳을 민우회라 부른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매들

이 살고 있는 공간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

해 하기도 합니다. 아홉 자매가 이곳에 모여 살게 된 이유는 각자

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지만, 그들은 혼자서는 꿈을 이루기가 어

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민우회에 관심 있는 사람들

을 모아 자신들과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들은 꿈을 차근차근 이루기

위해 올해 이런 계획을 세웠답니다.

먼저 민우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찾아

많이 만나기로 했습니다. 많이 만나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 올해는 그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사

람들이 100명은 더 생길 것 같습니다. 그녀들은 그만큼 충분히 매

력적이니까요~.

두 번째는 많이많이 모인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는 것

입니다. 바로 소모임 활동을 잘 해보는 것이지요. 성폭력 상담과 성

문화를 바꾸기 활동을 하는 소모임 ‘너나울’, 성평등 교육과 성교

육,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는 ‘성강모’,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현실

등의 이슈를 연극으로 전달하는 ‘시나페’, 성폭력 피해 여성을 지

원하는 ‘다솜지기’, 동네 여성 모임인 ‘난다난다 난타’, ‘길동무’ 등

입니다. 이 많은 소모임들처럼 사람들의 꿈도 하나가 아니라 백만

스물다섯가지도 넘지요~. 그래서 올해는 앞마당을 들고양이들에

게 내줄 틈이 없을 것 같네요. ‘민우 데이’와 윤리적 소비운동의 하

나인 ‘민우 장터’, 지난 해에 이은 두 번째 회원 한마당 ‘어차피 도

전’에 참석하기 위해 회원들이 잔디가 닳도록 들락거릴 거니까요.

Page 46: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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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별 성평등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제까지 아동기,

성인기 교육을 진행했고, 올해는 청소년 대상 교육을 계획하고 있

답니다. 이 꿈들을 맡아줄 자매는 날다, 줄비, 하루입니다.

성폭력 상담소도 새롭게 정비를 한대요. 유짱과 여유는 성폭력

상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랍니다. 벌써 15

명이 성폭력 상담과 우리 사회의 성문화를 바꾸는 일에 함께 하기

로 했답니다. 성폭력과 한 판 승부! 열정으로 모여든 사람들로 바

글바글한 상담소~ 기대 됩니다.

자유, 모모, 아무, 보통은 성폭력 피해자 시설 ‘다솜누리’라는 공

간에서 꿈을 만들어 간답니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치유·회복·

자립을 돕는 일을 하는 이들은 24시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하지만 네 자매들은 후원자인 ‘다솜지기’가 있어

든든하답니다. ‘다솜지기’들은 성폭력 피해자 정서지원, 학습지원

등 멘토 역할을 해준답니다.

마지막으로, 아홉 자매는 저 멀리 다른 지역 민우회랑 연대를 잘

하기로 했대요. 그곳에서는 무슨 꿈을 꾸고 꿈을 어떻게 만들어 가

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민우여성학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여성

주의를 알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거랍니다.

어떤 날은 서로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티격태격하기도 했고 꿈

을 이루는 게 너무 힘들다고 울부짖기도 했답니다. 그렇지만 그녀

들은 알고 있답니다. 옆에서 같은 꿈을 꾸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힘

들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요. 아홉 자매들이 서로의 이

야기를 잘 들어주고 지지해주면 서운했던 감정이 눈 녹듯이 없어

진다는 것을요. 이렇게 아홉 명의 자매들과 회원들이 알콩달콩 살

고 있는 민우회에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따뜻한 봄날, 민우 앞마

당에서 함께 삼겹살 파티 어때요? ^^

날다

2012년 광주 새 대표, 지역에서는 촉망받는

젊은 대표로 분류됨 *^^* 올해로 민우회 상근 경력 9년차.

대표됐다고 대표 집무실까지 만들어준 활동가들이 고마웠는데,

골방(?)에 넣어놓고 안 놀아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음^^

Page 47: 함께가는여성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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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소식www.womenlink.or.kr

고양파주여성민우회

2기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

파주 성폭력 예방 지킴이 되다. 성평등에 입각한 성

폭력 전문 상담원 양성 과정을 실시합니다.

· 교육내용: 여성과 인권, 가부장제의 이해, 섹슈얼

리티의 이해, 한국사회의 남성성과 젠더, 친족·아

동·청소년·사이버성폭력, 상담의 원리와 기법, 여

성주의 성교육의 실제 등.

· 수강료: 30만 원 (정회원 21만원)

· 문의 및 접수: 031.946.2096

· 일시: 3월 19일(월)~4월 24일(화) 매주 월, 화, 수

오전 9:30~오후 3:30 (총 100시간)

· 장소: 파주 성폭력 상담소 교육장

장애인 성폭력 예방 교육 전문 강사 과정

장애인 인권, 인권 개념의 여성주의 성교육,

지적장애인에 대한 이해 및 성교육의 필요성,지적

장애인 성폭력 예방을 위한 사회 및 교사, 장애부

모의 역할 등

· 참가비: 10만 원

· 참가대상: 장애인 성폭력 상담 유경험자,

종사자 및 성폭력상담원 교육 수료자,

장애인 학부모 및 일반인

· 일시: 3월 20일(화)~3월 28일(수)

오전 9:30~오후 4:30 (총 8강)

· 장소: 고양 성폭력 상담소 교육장

여성정책 토크쇼 ‘국회를 빅백에 담다’

4.11 총선을 앞두고 고양시에 출마하는 각 당 후보

를 초청하여 정책 토크콘서트를 엽니다. 여성 의제

를 중심으로 후보를 검증하고 여성 의제를 공론화

하는 자리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초청 후보: 각 당 고양지역 출마 후보 모두

· 진행자: 오한숙희

· 일시: 4월 3일(화) 오후 2:00~5:00

· 장소: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극장

민우 올레 청보리가 피어난 서삼릉의 봄

‘좋은길 작은길 고양을 걷다’

최경순 선생님과 고양 들메길을 걸으며 문화 해설

을 해 주십니다.

· 참가비: 5천 원

· 준비물: 간식, 음료

· 코스: (원당역 - 수역이마을) - 서삼릉

정문 - 서삼릉 일원(- 원당역)

· 일시: 4월 17일(화) 오전 10:00~오후 1:00

· 장소: 원당역 3번 출구 던킨도너츠 앞

· 연락처: 031.907.1003

· 인원: 선착순 30명

* 사전에 접수받습니다.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워크숍

2012년 사업계획 공유 및 소통의 시간

· 일시: 2월 29일(수) 오전 10:00~오후 6:00

· 장소: 너나들이

제16기 자원 상담원 양성 과정

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 상담원 양성 과정

· 일시: 3월 7일(수)~5월 9일(수)

매주 수요일 오전 10:00~12:00

· 장소: 민우회 교육실

민우 장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착한 소비의날

· 일시: 3월 13일(화)~3월 14(수)

· 장소: 사무실 앞 벗뜰

성평등 의식 확산과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

찾아가는 성평등 의식 교육 및 워크숍

(연극/퍼포먼스/영상/토론)

· 일시: 4월~10월

· 장소: 교육실, 민들레 소극장

성폭력 가해자 교정 치료 프로그램 워크숍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이해 및 프로그램 구성 및

진행방식을 다루는 워크숍

· 일시: 4월 진행 예정

· 장소: 미정

민우데이

성공회대 하종강 교수가 들려주는

여성, 노동, 꿈

· 일시: 4월 17일(화) 오전 10:30~오후 12:30

· 장소: 광주여성재단 교육실

군포여성민우회

회원 만남 - 민우데이

회원과의 만남과 소통, 수지침으로 배워보는

응급 처치요령 등

· 일시: 3월 23일 (금) 오후 2:00

· 장소: 군포 민우회 교육장

군포 민우회 사무실 이전

사무실 이전 및 북까페 운영

· 일시: 4월 초

· 장소: 이전 사무실 동일 건물 8층

1+1 커피 파티

총선 대응 유권자 운동, 지역 및 후보 알기 등

· 일시: 3월~4월

· 장소: 사무실 외 기타장소 예정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영화 모임

정기적인 영화 모임을 통해 삶의 의미와 폭넓은

경험을 갖는 모임

· 일시: 3월 13일, 4월 17일, 5월 15일

(매 달 화요일) 오전 11:00

· 장소: 목동 CGV

민우 정기 봄 나들이 - 변산 반도

· 일시: 5월 19일(토)

· 장소: 양천 문화원 지하 주차장 입구

걷기 모임

우리 고장의 역사를 통해 애향심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건강모임

· 일시: 3월 22일(목), 4월 26일(목). 5월 24일(목)

· 장소: 계남 공원길, 강서 생태길, 우장산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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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력 예방 강사 양성 교육

찾아가는 아동 성폭력 예방 교실을 운영하여 여성

들이 주도하는 안전한 양천구 만들기

· 일시: 5월 2일~6월 1일 (매주 수,금)

· 장소: 사무국

동북여성민우회

신자유주의 시대에 사랑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하다.

새롭게 변한 공간에서 민우회 회원들과의 만남

· 일시: 3월 30일(금) 오후 5:00

· 장소: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2012 상반기 민우 여성학교 [사랑과 인권]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살거나 죽거나”

-아니 사랑함으로 미치고, 삶으로 죽는

· 강사 : 김영옥(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

· 일시: 3월 14일(수) 오전 10:00~12:00,

매주 수요일 총 6회

· 장소: 도봉여성센터 2층 교육장

동북 민우회 3월 [놀러와]

궁궐 길라잡이, 숲 해설가 이혜숙 선생님과

함께하는 창경궁 나들이

· 일시: 3월 23일(금) 오전 10:00

· 장소: 창경궁 앞

민우 되살림 장터

내가 사용하진 않지만 다른 사람이 사용하면 좋은

물건들을 나누는 장터

· 일시: 4월 27일(금) 오전 11:00~오후 3:00

· 장소: 생협 방학 매장 앞

원주여성민우회

4.11 선거 캠페인

4.11 총선을 앞두고 거리 캠페인을 합니다.

· 일시: 4월 4일(수) 오후 1:00

· 장소: 중앙동 문화의 거리

학교폭력, 아동성폭력 예방 교육

아동, 청소년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자 [학교폭력 ·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합니다.

· 일시: 4월 24일(화)~5월 3일(수)

오전 10:00~오후 1:00

· 장소: 밝음 신협 2층

민우 시네마 데이

회원들과의 만남을 유지하고자 한 달에 한 번, 함께

조조영화를 보고자 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일시: 3월 30일(금) 오후 7:20

· 문의 : 롯데시네마

인천여성민우회

사무실 이전 개소식

새롭게 변한 공간에서 민우회 회원들과의 만남

· 일시: 3월 30일(금) 오후 5:00

· 장소: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소모임 - 고전소설 탐독 내용

· 일시:

3월 26일(월) -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랜도]

4월 21일(토) - [폭풍의 언덕]

4월 30일(월) - 미정 (총 3회) 저녁 7:30

· 장소: 인천여성민우회 교육장

소모임 - 비빕밥 데이

한 달에 한 번. 저녁 식사모임 하는 날

· 일시: 3월 23일 저녁 7:00

· 장소: 교육장

진주여성민우회

행복한 나들이-진주 박물관 관람

· 일시: 3월 23일(금) 오후 2:00~4:00

· 장소: 진주 박물관

상담 스터디 운영

상담 스터디를 학기제 운영 합니다.

· 일시: 3월~6월 (1 학기) 매주 월요일

오전 10:00~12:30

· 장소: 상담소 교육장

성폭력 바로알기 캠페인

전단지 배부 및 ‘성폭력 예방 ox퀴즈’ 맞추기

· 일시: 4월 9일(월) 오후 3:00~5:00

· 장소: 신안동 경남은행 앞

문화가 있는 장터

문화가 있는 열린 장터에서 시민과 만남

· 일시: 4월 21일(토) 오후 2:00~4:00

· 장소: 신안동 주공 1차 아파트 앞 분수대

상담 관련 워크숍

‘춤 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 합니다.

· 일시: 4월 20일(금) 오전 10:00~오후 4:00

· 장소: 아침고요산방

춘천여성민우회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캠페인

‘함께 짓는 맛있는 밥’ 홍보 및 여성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스티커 설문

· 일시: 3월 8일(목) 오전 11:30~오후 1:00

· 장소: 춘천 명동

수다 카페 가는 날

우리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강한 수다

· 일시: 3월 29일(목) 저녁 7:00

· 장소: 민우회 사무국 ‘다푸리공간’

들꽃 나들이-‘봄내길’ 걷기

· 일시: 4월 중

· 장소: 미정

언니들 벼룩시장

아껴쓰고, 나눠쓰는 환경장터

· 일시: 4월 7일(토) 오후 3:00~5:00

· 장소: 몸짓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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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정

강명임

강영화

강태욱

고인남

권옥희

김경둘

김대현

김문경

김미숙

김영순

김은선

김은혜

김정숙

김진선

김진호

김진희

김찬석

김형우

마은주

문수경

민병윤

박경수

박예슬

박용식

박진아

성미라

신선옥

신은순

안은석

안은수

양애리제

오미정

오영이

우성구

유진주

유혜진

윤춘희

이명둘

이상갑

이소희

이순영

이연희

이영숙

이영효

이은영

이은주

이은형

이재병

이정숙

이정임

이혜복

임수정

장은미

장인정

정경운

정미경

정영숙

조미원

조인예

조진실

조채연

최원진

하민용

하성익

허경자

허선영

황혜경

민우알림

자기성장과 세상 변화에 참여하는공동체,상담교육연구소 “생기랑 마음달풀”‘생기를 얻고 마음을 달달하게 풀어간다’는 뜻을 담아 만든 공감입니다. 이 공간에서 많

은 여성들, 시민 단체 활동가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지지하며 '자기 성장'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기랑 마음달풀” 프로그램

1. 자기성장 집단프로그램 ‘나 알기, 나 찾기, 새로운 나 만나기

일상의 문제들은 나로부터 나오고, 나에게서 결과를 맺습니다. 나를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의 도움을 얻으며 우리는 조금씩 성장합니다. 7~10명, 8회, 12만원

2. 자기성장 글쓰기 ‘삶-여자-태그 글쓰기’

글쓰기는 삶을 살아가는 한 방편입니다. 내 생각을 표현 해보아야 남의 말을 잘 알아듣고, 불필요

한 오해와 말의 공해가 줄어듭니다. 자김만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동시에만유를 끌어당

기는 삶의 기예를, 함께 배우고자 합니다. 7~10명, 10회, 20만원

3. 자기성장 명작극장 ‘그 영화, 나를 만나다!’

영화보고 이야기 나누며 지난날과 지금의 ‘나’를 발견합니다. 나누고, 관계 맺으며 교류하는 방법

도 배우고, 나의 강점도 찾아봅니다. 5~8명, 6회, 3만원

4. 자기성장 인형만들기 ‘땡!땡!땡 달풀이 인형

과 함께 하는 상담 Talk!’

달풀이 인형은 “생기랑 마음달풀”의 마스코

트 ‘달풀이’ 즉 ‘달달하게 풀어주는 이’입니다.

손바느질로 각자의 인형을 만들면서 자신의 고

민을 풀어냅니다. 7~10명, 6회, 10만원

5. 운동단체 내 조직문화 인식 및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프로그램

- 팀별 의사소통 훈련(성격 유형별 의사소통 나눔 집단 프로그램)

- 개인별 상담/신입, 장기 활동가를 위한 특성별 접근 방법

6. 개인상담

가까운 관계에서 얻은 상처, 관계 개선, 갈등 해결 등 삶에서 만나는 어려움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

한 과정입니다. 면접 상담 후 회기 결정, 1회 50분, 5만원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연락주세요!

홈페이지: cafe.daum.net/dalpul 전화: 02.6338.6445

이메일: [email protected]

성폭력 가해자교육 매뉴얼 : 성의식 변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1997년 15년간 가해자교육

진행경험을 바탕으로 [성폭력가해자교육 매뉴얼]을 출간!

2003년 개인 가해자교육 프로그램, 2005년 가해 예방을 위한

집단 교육 프로그램 매뉴얼에 이어 성인식의 변화,

일상적 관계에 대한 점검과 성찰,

반성폭력 감수성을 기르는 것에 중점을 둔

성의식 변화 프로그램 매뉴얼을 발간하였습니다.

이번 매뉴얼에는 성폭력 개념을 심도 깊게 이해하고,

성폭력 발생의사회 문화적 맥락을 짚어 보며,

실제 가해자 교육에 사용되는 강의안과

자료의 활용 방안이 담겨있습니다.

성폭력이 사회 문제로 등장한 배경과 ‘피해자 관점’의

맥락을 살펴보면서 내 안의 의문을 성찰하는

동시에 ‘극악무도’한 가해자라는 낙인 속에 가려진

성폭력 발생의사회 문화적 원인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민우회 성폭력 상담소에 문의해주세요!

전화:02.739.8858

신입회원 여러분 반가워요!

2012년 2월중순 ~ 3월 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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