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57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器皿折枝畫의 전개와 표현 양상 이 인 숙 * 43) I. 머리말 II.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기명절지화의 전개 1. 20세기 전반기: 1910~40년대 2. 20세기 후반기: 1950~90년대 III.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기명절지화의 표현 양상 1. 水墨寫意 화풍 2. 도상의 전승 3. 盆 중심 기명절지화 4. 병풍형식의 선호 IV. 맺음말 국문초록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畫)는 19세기말 장승업에 의해 시작되어 20세기 초까 지 서울에서 제한된 범주의 작가들에 의해 짧은 기간 유행한 그림이다. 그런 데 대구에서 기명절지화는 1910년대에 나타나 199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그 려졌다. 근현대기 대구 전통화단 작가들은 사군자화를 위주로 하면서 대부분 기명절지화를 겸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이끈 주요 작가는 석재 서병오(石齋 徐丙五, 1862~1936), 긍석 김진만(肯石 金鎭萬, 1876~1933), 죽농 서동균 * 대구대학교 강사 / 전자우편 : [email protected]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器皿折枝畫의 전개와 표현 양상210.101.116.28/W_files/kiss61/1h700307_pv.pdf · 徐丙五, 1862~1936), 긍석 김진만(肯石 金鎭萬, 1876~1933),

  • Upload
    others

  • View
    0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 357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器皿折枝畫의 전개와

    표현 양상

    이 인 숙*43)

    I. 머리말

    II.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기명절지화의 전개

    1. 20세기 전반기: 1910~40년대 2. 20세기 후반기: 1950~90년대

    III. 20세기 대구 전통화단 기명절지화의 표현 양상

    1. 水墨寫意 화풍 2. 도상의 전승

    3. 盆 중심 기명절지화 4. 병풍형식의 선호

    IV. 맺음말

    국문초록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畫)는 19세기말 장승업에 의해 시작되어 20세기 초까

    지 서울에서 제한된 범주의 작가들에 의해 짧은 기간 유행한 그림이다. 그런

    데 대구에서 기명절지화는 1910년대에 나타나 199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그

    려졌다. 근현대기 대구 전통화단 작가들은 사군자화를 위주로 하면서 대부분

    기명절지화를 겸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이끈 주요 작가는 석재 서병오(石齋

    徐丙五, 1862~1936), 긍석 김진만(肯石 金鎭萬, 1876~1933), 죽농 서동균

    * 대구대학교 강사 / 전자우편 : [email protected]

  • 제24호(2013)

    358

    (竹儂 徐東均, 1903~1978) 등이다.

    근대기 대구 서화계의 중심 인물인 서병오는 1910년대에 기명절지화를

    자신의 개성적인 수묵사의(水墨寫意)화풍으로 소화하여 대구화단에 소개하였

    고, 그의 동료이자 제자인 김진만은 1920~30년대에 많은 기명절지화를 그

    림으로서 대구화단에 기명절지화를 정착시켰다. 김진만은 서병오의 투박한

    서예적 필치와 달리 필묵을 사의적으로 운용하면서도 묘사적 기량을 갖춘

    기명절지화를 그렸다. 대구에서 기명절지화가 성행한 원인으로 근대기 대구

    전통화단의 두 대가인 서병오와 김진만이 사군자화와 기명절지화를 겸하였

    던 점, 사군자화가들이 수용하기 용이한 수묵사의화풍으로 전개된 점, 지역

    에 유통된 그들의 작품이 본(本)의 역할을 하였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아

    울러 기명절지화가 나타내는 문방의 정취를 애호한 대구지역의 문화적 분위

    기도 성행의 배경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며, 사군자화 위주인 전통화단의 단조

    로움을 보완한 역할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병오의 제자인 서동균은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근현대기에 걸쳐

    활동하며 20세기 후반 대구 전통화단 기명절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서동균

    은 기명절지화의 새로운 표현법을 모색하여 수묵법과 채색법, 선묘법과 명암법

    을 절충하였고, 길상적 소재를 부각시켜 현대적 감상물로 기명절지화를 새롭게

    성립시켰다. 대구에서 1950~90년대에 기명절지화를 그린 작가로 희재 황기식

    (羲齋 黃基式, 1905~1972), 긍농 임기순(肯農 任璣淳, 1912~1994), 해정 홍

    순록(海亭 洪淳鹿, 1916~1983) 등을 비롯하여, 서봉 황종달(瑞峯 黃鍾達), 왕

    산 박윤오(旺山 朴潤五, 1941~), 청오 채희규(靑吾 蔡熙圭, 1934~) 등이 있다.

    20세기 대구화단 기명절지화는 지역의 주류 사군자화가들에 의해 수묵사

    의화풍으로 전개되면서 그 도상이 전승된 점, 화훼로 사군자가 중시되면서

    분(盆) 중심의 간결한 기명절지화가 성행한 점, 병풍형식이 선호된 점 등이

    특징이다. 서울에서 1930년대 이후 드물게 나타나는 기명절지화는 대구에서

    20세기를 통해 활발하게 그려지며 그 생명력이 지속되었다. 대구화단의 기

    명절지화는 근현대기에 확장되고 심화된 전통회화로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