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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 109 극단 새날의 마당극 ‘봄봄’ 공연, 전국 이야기 구연 시합 ‘나는 이야기꾼이다’와 실레마을 이 런 음악회 ‘추억의 노래 콩쿠르’, 웃음극으로 보는 김유정 소설 ‘이것이 해학이다’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 혼례, 떡메치기, 민속놀이, 풍 물 장터 등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이벤트도 마 련된다. 구간(8.2㎞)에서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 다. 김유정역에서 강촌역까지 북한강 비경을 만끽할 수 있어 평일에도 이용객이 많다. 경춘선 전철 김유정역을 나서면 김유정우체 국, 신동농협 김유정지점, 김유정문학촌이 나 타난다. 김유정우체국은 지난 8월 1일 춘천신 동우체국의 명칭 변경으로 탄생했다. 김유정문학촌은 새 김유정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어린 시절 말더듬이었으며, 연희전문학 교 제적 후 귀향해 야학운동을 벌였던, 짧지만 왕성한 문단 활동으로 20세기 초반 한국 소설 문학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생애와 작 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김유정문학촌은 10월 18~20일 ‘제1회 실레마 을 이야기 잔치’를 개최한다. 김유정백일장과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은 김유 정(1908~37)의 고향이자 그의 소설 ‘봄ㆍ봄’, ‘동백꽃’, ‘만무방’, ‘산골 나그네’ 등의 배경지 다. 대표작 ‘봄ㆍ봄’에서 어수룩한 데릴사위가 딸(점순)의 키가 작다며 혼례를 차일피일하던 장인(봉필 영감)과 한바탕 드잡이를 벌인 장소 도 실레마을에 있다. 김유정은 금병산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실레마 을에 대한 기록을 수필 ‘오월의 산골짜기’에 남 겼다.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 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 이 마치 옴폭한 떡시루 같다 하여 동명을 실레 라 부른다.』 지금 실레마을을 찾아가면 김유정의 발자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울에서 경춘선 복선 전 철을 타고 춘천으로 향하다 보면 김유정역에 닿게 된다. 코레일이 2004년 신남역에서 김유 정역으로 역명을 변경했다. 한국 최초의 인명 (人名) 역명이다. 2010년 한옥 형태의 새 역사 가 문을 열면서 아담한 옛 간이역사는 뒷전으 로 물러났다. 옛 역사 앞에는 고별 운행한 경춘 선 무궁화호 객차 2량과 디젤 기관차가 보존 돼 있다. 관광객들은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됐던 옛 경춘 Info 김유정문학촌은 작가의 생가를 중심으로 조성됐 다. 생가 둘레에 김유정 동상, 우물, 장독대, 디딜방 아, 외양간, 연못, 정자, 기념관 등이 자리한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3~10월) 9~18시, 동절기(11월~이 듬해 2월) 9시 30분~17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033-261-4650 향토색 짙은 김유정 소설의 고향 Feature 에 취하는 문향 (文香) 여행 가을 (秋) 10월은 가을의 중심이다. 마음과 주변을 정돈하고 독서에 집중하기에 좋은 시기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봄ㆍ봄, 동백꽃),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토지) 등 유명 소설 작품의 배경지로 잘 알려진 지역에선 10월에 문학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 실레마을, 평사리와 함께 경기도 양평군 소나기마을(소나기), 이탈리아 베로나(로미오와 줄리엣) 등 문학 작품 배경지로 명성을 얻은 국내외 관광 명소를 소개한다. 장성배 기자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줄리엣의 집’ 발코니img.yonhapnews.co.kr/basic/svc/imazine/201310/feature_201310.pdf · 림 형제의 고향인 독일 남부 헤센주 하나우 (Hanau)에서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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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 109

극단 새날의 마당극 ‘봄봄’ 공연, 전국 이야기

구연 시합 ‘나는 이야기꾼이다’와 실레마을 이

런 음악회 ‘추억의 노래 콩쿠르’, 웃음극으로

보는 김유정 소설 ‘이것이 해학이다’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 혼례, 떡메치기, 민속놀이, 풍

물 장터 등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이벤트도 마

련된다.

선 구간(8.2㎞)에서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

다. 김유정역에서 강촌역까지 북한강 비경을

만끽할 수 있어 평일에도 이용객이 많다.

경춘선 전철 김유정역을 나서면 김유정우체

국, 신동농협 김유정지점, 김유정문학촌이 나

타난다. 김유정우체국은 지난 8월 1일 춘천신

동우체국의 명칭 변경으로 탄생했다.

김유정문학촌은 새 김유정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어린 시절 말더듬이었으며, 연희전문학

교 제적 후 귀향해 야학운동을 벌였던, 짧지만

왕성한 문단 활동으로 20세기 초반 한국 소설

문학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생애와 작

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김유정문학촌은 10월 18~20일 ‘제1회 실레마

을 이야기 잔치’를 개최한다. 김유정백일장과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은 김유

정(1908~37)의 고향이자 그의 소설 ‘봄ㆍ봄’,

‘동백꽃’, ‘만무방’, ‘산골 나그네’ 등의 배경지

다. 대표작 ‘봄ㆍ봄’에서 어수룩한 데릴사위가

딸(점순)의 키가 작다며 혼례를 차일피일하던

장인(봉필 영감)과 한바탕 드잡이를 벌인 장소

도 실레마을에 있다.

김유정은 금병산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실레마

을에 대한 기록을 수필 ‘오월의 산골짜기’에 남

겼다.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

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

이 마치 옴폭한 떡시루 같다 하여 동명을 실레

라 부른다.』

지금 실레마을을 찾아가면 김유정의 발자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울에서 경춘선 복선 전

철을 타고 춘천으로 향하다 보면 김유정역에

닿게 된다. 코레일이 2004년 신남역에서 김유

정역으로 역명을 변경했다. 한국 최초의 인명

(人名) 역명이다. 2010년 한옥 형태의 새 역사

가 문을 열면서 아담한 옛 간이역사는 뒷전으

로 물러났다. 옛 역사 앞에는 고별 운행한 경춘

선 무궁화호 객차 2량과 디젤 기관차가 보존

돼 있다.

관광객들은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됐던 옛 경춘

Info

김유정문학촌은 작가의 생가를 중심으로 조성됐

다. 생가 둘레에 김유정 동상, 우물, 장독대, 디딜방

아, 외양간, 연못, 정자, 기념관 등이 자리한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3~10월) 9~18시, 동절기(11월~이

듬해 2월) 9시 30분~17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033-261-4650

춘 천 실 레 마 을

향토색 짙은 김유정 소설의 고향

Feature

에 취하는문향 (文香) 여행가을 (秋)

10월은 가을의 중심이다. 마음과 주변을 정돈하고 독서에 집중하기에 좋은 시기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봄ㆍ봄, 동백꽃),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토지) 등 유명 소설 작품의

배경지로 잘 알려진 지역에선 10월에 문학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 실레마을, 평사리와 함께 경기도 양평군

소나기마을(소나기), 이탈리아 베로나(로미오와 줄리엣) 등 문학 작품 배경지로

명성을 얻은 국내외 관광 명소를 소개한다. 글 장성배 기자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110 201310 201310 111

문학카페, 야외카페 등으로 구성된다. 유품과

작품이 실린 출판물 등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삶과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황순원문학관 밖에는 ‘소나기 광장’, ‘송아지

들판’ 등 문학 체험 시설이 조성돼 있다. 도시

소녀(윤초시네 증손녀)와 시골 소년의 순수한

교감을 다룬 소설 ‘소나기’를 되새기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소나기 광장’에는 노즐을 통해 인공적으로 소

나기를 만들어내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봄부

터 가을까지 두 시간마다 한 번씩 인공 소나기

가 내린다. 광장 주변에는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원두막과 수숫단이 세워져 있어 소나기

주인공들의 풋풋한 사랑을 재현할 수 있다. 이

름 하여 수숫단 오솔길이다. 소설에서 소년과

소녀는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긋기 위해 밭머

리에 세워둔 수숫단 속을 비집고 들어간다.

황순원은 평남 대동군 출신의 실향민이다.

2000년 작고 이후 문학관을 건립하겠다고 나

서는 지자체가 없었다. 이에 작가가 오랫동안

재직했던 경희대학교와 소설 ‘소나기’의 배경

지인 양평군이 협의해 소나기마을을 조성했

다. 2009년 서종면 수능리에 4만7천㎡ 규모

로 들어섰다. 황순원문학관을 비롯해 10여 개

의 문학 체험 시설이 운영된다.

황순원문학관은 3층 규모로 전시실, 중앙홀,

‘송아지 들판’, ‘고백의 길’도 소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송아지 들판’은 소년이 소녀와 가

까워진 후 송아지와 함께 놀던 장면을 모티브

로 삼았다. 소설에서 소년은 소녀가 보란 듯

송아지를 올라타고 스스로 대견스러워 한다.

‘고백의 길’은 소녀가 소년에게 대추를 건네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가을이면 대추, 밤, 호

두를 딸 수 있는 공간이다. 또 후문 주차장 인

근 개울에는 징검다리가 놓여 있어 소녀가 하

얀 조약돌을 주워 부끄럼 많은 소년에게 던지

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소나기마을에는 황순원의 다른 소설을 주제

로 한 ‘목넘이 고개(목넘이 마을의 개)’, ‘학의

숲(학)’, ‘해와 달의 숲(일월)’, ‘별빛 마당(별)’도

조성돼 있다. 특히 ‘고향의 숲’은 작가의 고향

인 평남 대동군을 배경으로 한 장편 ‘카인의 후

예’를 떠올리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다.

Info

소나기마을은 경춘고속도로 서종IC에서 가깝다.

중앙선 전철 이용 시에는 양수역에서 내려 문호리

방향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한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3~10월) 9시 30분~18시, 동절기(11월~이

듬해 2월) 9시 30분~17시다. 입장료는 2천 원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031-773-2299

내 마음의 첫사랑을 찾아서

는 구한말부터 해방까지 하동과 경성, 간도와

일본을 배경으로 격동과 질곡의 근대사를 다

룬다. 최참판댁 손녀 서희와 김길상을 중심으

로 등장인물만 700여 명에 달한다.

하동군은 2001년부터 토지문학제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10월 11~13일 악양면 최참판댁

일원에서 열린다.

‘2013 토지문학제’는 기존 프로그램 외에 ‘토

지문학제 특별상’과 ‘다문화 토지백일장’이 신

설됐다. ‘토지문학제 특별상’은 경남에서 활발

한 문학 활동을 하거나 경남의 문학 발전을 위

해 노력한 문인에게 시상한다. ‘다문화 토지백

일장’은 지리산권, 섬진강권의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시행하며 장원에게는 친정 왕복항공

권 2장이 제공된다.

올해 토지문학제에선 ‘토지’에 비친 생명사상

경남 하동군 섬진강 동편 마을인 악양면 평사

리는 박경리(1926~2008)의 대하소설 ‘토지’

의 배경지다. 소설에서처럼 하동 악양 들녘은

만석지기를 여럿 냈을 만큼 비옥하다. 하동 거

지는 정월 초하루부터 섣달 그믐까지 하루 한

집씩 얻어먹어도 몇 집이 남아 굶어 죽을 걱정

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969년 집필을 시작해 1994년 완결된 ‘토지’

을 주제로 한 ‘소설 토지 세미나’, 지역 청소년

들이 펼치는 ‘토지 마당극’, 박경리의 시 ‘옛날

의 그집’을 극화한 연희단거리패의 공연, ‘토지

필사하기’, ‘토지 낭송회’ 등이 새로 선보인다.

한편 평사리 문학대상, 청소년 문학상, 하동 소

재 작품상 등 기존 문학상 시상식은 그대로 진

행한다. 1960년대부터 월간지에 게재된 ‘토지’

연재본 전시, 울타리 시화전, 추억의 책방, 찾

아가는 미술전, SNS 모바일 즉흥시 백일장, 퀴

즈 문학 아카데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밖에도 전국 토지 독서 토론회, 문

인의 밤, 전국 학생 휘호백일장 등이 열린다.

토지문학제가 열리는 최참판댁은 ‘토지’를 주

제로 한 체험형 관광시설로 하동군이 30억 원

을 들여 2003년 문을 열었다. 만석꾼 대지주

의 아흔아홉 칸 저택으로 안채, 별당, 초당, 행

랑채 등 10여 동이 들어서 있다. 각 건물이 소

설 속에서 어떻게 묘사됐는지,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설명해 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

다. 마당에선 윷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

등 민속놀이가 상시 운영된다.

평사리문학관은 2004년 토지문학제 개최에

맞춰 개관했다. 최참판댁에서 지척이다. ‘토지’

관련 전시물 외에 신라시대 화개동시(花開洞

詩)를 남긴 최치원, 하동 출신 정공채 시인 등

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Info

하동 최참판댁은 드라마 세트장, 평사리문학관이

어우러진 민속마을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매표

소에서 입장료(1천 원)를 내고 들어가면 오후 6시

까지 둘러볼 수 있다. 하동은 지리산, 섬진강, 다도

해가 어우러진 여행지로 관광 명소가 즐비하다.

055-880-2363(토지문학제 추진위원회)

하 동 악 양

평사리에서 만나는 ‘토지’의 주역들

양 평 소 나 기 마 을

사진 / 소나기마을 제공사진 / 소나기마을 제공

사진 / 소나기마을 제공

112 201310 201310 113

서 열린 베르디 탄생 100주년 기념 아이다 공

연이 시초가 됐다. 당시 명성을 날리던 테너 조

반니 제나텔로 등이 고대 로마의 고풍스러운

극장 환경을 활용한 야외 오페라를 기획해 성

공을 거두었다. 매년 축제 기간에만 세계 각지

에서 약 50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명성을 이어

오고 있다. 마리아 칼라스부터 루치아노 파바

로티까지 당대 최고의 오페라 스타들이 모두

아레나 무대를 거쳤다.

이탈리아 북쪽 베네토주에 있는 베로나

(Verona)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

엣’의 배경 도시다. 셰익스피어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총 13개의 작품을 발표했는데, ‘로미

오와 줄리엣’은 14세기 베로나에서 있었던 실

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줄리엣의 집’은 베로나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

다. 베로나 시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스토

리텔링 작업을 진행해 선보였다. 관광객들이

남긴 사랑의 글귀가 양쪽 벽면에 가득한 골목

길을 지나면 발코니가 있는 2층 저택이 나타난

다. 변치 않는 사랑을 의미하는 자물쇠 수천

개가 빼곡하게 달린 정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

서면 줄리엣의 동상이 나타난다. ‘줄리엣 동상’

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때

문에 손이 닿기 쉬운 오른쪽 가슴은 반짝거릴

정도로 변색돼 있다. 줄리엣이 로미오의 세레

나데를 듣던 발코니는 연인 관광객들이 사랑을

맹세하는 장소로 사용되는데, 오르려면 입장

료를 내야 한다.

‘줄리엣의 집’을 둘러보았다면 다음 코스는 아

레나(Arena)가 제격이다. 1세기 초 만들어진

높이 30m, 지름 152m의 원형경기장으로 관

객 2만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고색창연한

로마시대 건축물로 베로나를 낭만 여행지로

부각시킨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외 오페라로도

유명하다. 세계 최고의 야외 오페라 이벤트로

꼽히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이 매년 여름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1913년 아레나에

Info

베로나 방문객들은 대부분 기차를 이용한다. 베로

나 포르타 누오바 역이 시내 관광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역에서 아레나까지는 도보로 20분 정도 소요

된다. 천막 노점이 들어찬 에르베 광장, 아디제 강

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산 피에트라 성, 브랜드

숍이 밀집한 마치니 거리 등이 관광 명소로 꼽힌다.

기한 건축물, 그림 동화을 주제로 한 공연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하나우에선 매년 여름 그

림 형제의 동화 작품을 연극, 뮤지컬 등으로

선보이는 ‘그림 형제 동화 축제극’이 펼쳐진다.

또 브레멘에선 봄부터 가을까지 일요일 정오

마다 시청 광장에서 ‘브레멘 음악대’의 야외극

과 사인회가 열린다.

동화 가도 도시들은 동화의 배경지이기도 하

지만 그림 형제의 생애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슈타이나우(Steinau)는 유년 시절을 보

낸 곳이고, 마르부르크(Marburg)는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던 도시이다. 또 카셀(Kassel)

은 그림 형제가 언어학, 문헌학을 공부하며 독

일은 물론 유럽 각국의 전래동화를 수집한 곳

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형제는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메르헨’이

라는 제목으로 1812년 첫 동화집을 발간했

다. 이후 초판의 지나치게 잔인하고 외설적인

내용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순화시키고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추가해 1857년 7판까

지 펴냈다. 유네스코는 2005년 그림 형제의

동화집 초판본 2권과 ‘헨젤과 그레텔’ 등 14편

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동화 가도(Fairy-tale Route)는 독일 중앙부를

남북으로 가르는 약 600㎞ 구간을 말한다.

19세기 초 유럽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과 전설

등을 수집해 동화집을 펴낸 그림(Grimm) 형

제(야코프, 빌헬름)를 기리는 관광 코스로 개

발됐다. 독일어로 민담, 전설 등을 뜻하는 메

르헨 가도(M rchen Strasse)로도 불린다. 그

림 형제의 고향인 독일 남부 헤센주 하나우

(Hanau)에서 시작돼 북부 브레멘주 브레머하

펜(Bremerhaven)까지 50개 도시를 잇는다.

동화 가도 도시들은 그림 형제 동상과 박물관,

동화 속 분위기를 자아내는 중세 성과 아기자

Info

슈발름슈타트(빨간 모자), 하멜

른(피리 부는 사나이), 트렌델부

르크(라푼첼), 자바부르크(잠자

는 숲 속의 공주) 등 동화 가도

가 지나는 도시들은 모두 그림

동화의 배경지다운 풍모를 갖고

있다. 남쪽 기점인 하나우는 푸

랑크푸르트공항에서 약 30㎞

떨어져 있다.

그림 형제의 동화를

따라가는 여정

‘줄리엣의 집’ 발코니

에서의 사랑 고백

이 탈 리 아 베 로 나

독 일 동 화 가 도

(AFP=연합뉴스)사진 / 독일관광청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독일관광청 제공

201310 115

나쓰메 소세키(1867~1916)는 일본 근대문학

을 대표하는 작가다. 아사히신문이 2000년 실

시한 ‘지난 1천 년 동안의 작가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10세기 여류 문인 무라사키

시키부, ‘라쇼몽( 生門)’의 저자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

스나리 등을 모두 제쳤다. 소세키는 생전에 국

민작가 반열에 올랐고 사후에는 1천 엔 지폐의

도안 모델로 발탁됐다.

에히메(愛媛)현 마쓰야마(松山)는 소세키를

아이콘으로 삼아 관광객 유치에 대성공을 거

둔 도시다. 사실 마쓰야마는 소세키의 고향이

아니다. 젊은 시절 1년가량 마쓰야마의 중학교

에서 영어 교사로 일한 것이 전부다.

소세키는 1903년 영국 유학에서 돌아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시작으로 소설, 수필, 하이

쿠, 평론 등 다방면의 글을 발표했다. 마쓰야

마를 무대로 한 성장소설 ‘봇짱’에선 성냥갑처

럼 생긴 두 칸짜리 노면전차와 3천 년 역사의

도고(道後) 온천 등을 소재로 다루었다.

마쓰야마 시는 소세키의 소설에서 묘사된 증

기기관차를 복원해 앙증맞은 관광 상품 ‘봇짱

열차’를 선보였다. 1888년부터 1954년까지

운행됐던 증기기관차가 반세기를 건너뛰어 부

활해 도고 온천 역과 마쓰야마 역 사이를 1시

간 간격으로 오간다. 관광객들의 호응이 커 탑

승 대기자 줄이 항상 길게 이어진다.

1894년 건축된 도고(道後) 온천 본관 3층에

는 소세키 관련 사진들이 전시된 ‘봇짱의 방’이

있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온천장의 모티브로도 잘 알려진 도고

온천은 넓은 대중탕 가미노유와 고급탕 다마

노유가 운영되며 요금은 400~1천500엔이다.

도고 온천 역 인근에는 대형 인형 시계인 ‘봇짱

시계’가 세워져 있다. 매시 정각이면 음악과 함

께 시계가 위로 솟으면서 내부에 있던 인형들

이 밖으로 나와 춤을 춘다. 인형들은 모두 소

설 ‘봇짱’의 등장인물을 모델로 삼았다. 또 ‘봇

짱 시계’ 옆에는 무료 족욕시설이 자리해 여행

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소설에서 봇짱이 즐겨

먹던 경단 꼬치를 맛보며 봇짱 열차를 타고, 봇

짱 시계 옆에서 족욕을 하며 시계 인형들의 공

연을 감상할 수 있다.

마쓰야마는 예부터 마쓰야마 성으로 잘 알려

졌다. 17세기 가쓰야마(勝山, 132m)에 조성

된 마쓰야마 성은 일본 3대 평산성(平山城)에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는 중국 10대

미향(美鄕)에 속한다.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

는 고사가 전해질 정도로 명성이 높다. 유엔세

계관광기구(UNWTO)는 2007년 항저우를 중

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 도시로 선정했다.

북송 때 시인 소동파(1036~1101)는 항저우

와 인연이 깊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동

파는 중앙 정치 무대에서 밀려나 항저우의 관

원으로 부임한다. 장원급제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다 지방으로 좌천된 그의 눈에 들어온 것

이 시후(西湖)였다. 소동파는 수양버들 우거진

호숫가와 드넓은 호반 위 크고 작은 섬들이 빚

어내는 다채로운 풍광에 매료됐다고 한다.

둘레 15㎞, 면적 60㎢의 시후는 삼면이 산으

로 둘러싸인 형국으로 안개가 짙거나 비 오는

날, 달 밝은 밤에 더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빚어

낸다. 훗날 중국 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

는 소동파의 문장은 시후를 대면하면서 발현

되기 시작했다. 미녀의 대명사인 월나라 서시

(西施)에 시후를 비유한 ‘음호상일초청후우(飮

湖上一初晴後雨)’를 지어 찬사를 받았다. 대

문장가와 절경의 호수가 만난 작품이 회자되

면서 중국 각지에선 너도나도 도심 서쪽에 있

는 호수를 ‘시후’로 명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소동파는 관리로서도 시후에 발자취를 남겼

다. 시후 준설 작업을 진두지휘해 지금까지 전

해지는 길고 튼튼한 둑인 시후소제(西湖蘇堤)

를 쌓았다. 용정차와 함께 항저우를 대표하는

먹을거리인 동파육(東坡肉)도 소동파가 조리

법을 창안했다고 전해진다. 동파육은 두툼하

게 썬 삼겹살에 각종 향신료와 양념을 첨가해

푹 쪄낸 후 야채를 곁들여 먹는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시후

일대에는 호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시설이 조성돼 있다. 성황각(城隍閣)과 뇌

봉탑(雷峰塔)이 대표적이다. 특히 황학루, 등

왕각, 악양루와 함께 강남 4대 누각으로 꼽히

는 성황각은 높이 42m의 7층 건축물로 전망

대 또는 다관에서 호반 전체를 조망할 수 있

다. 전경 감상 이후에는 수면 위를 주유하는

유람선을 타 보는 것도 좋다.

Info

항저우는 7세기 베이징에서 항저우를 잇는 대운하

가 건설되면서 중국 대표 풍광 도시로 발돋움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부산-항저우, 중국국제항공

이 인천-항저우 노선을 각각 운항한다. 상하이에선

고속철도로 45분, 차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Info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마쓰야마 구간을 화, 금, 일요

일에 운항한다. JR 시코쿠의 시코쿠 레일패스를 구

입하면 에히메현을 비롯해 가가와현, 도쿠시마현,

고치현 등을 편리하게 돌아볼 수 있다. 패스 가격은

2일권 6천300엔, 3일권 7천200엔, 4일권 7천900

엔, 5일권 9천700엔이다.

소동파가 극찬한 호반의 수려함

일 본 마 쓰 야 마

꼬마 기관차 타고 100년 전 일본으로

속한다. 가쓰야마 아래에서 산정까지 로프웨

이와 리프트가 운행된다. 마쓰야마 성은 월요

일은 휴관하며 입장료는 500엔이다.

마쓰야마는 일본 열도 4대 섬 가운데 가장 작

은 시코쿠에 자리한다. 마쓰야마 성 이외에 가

쓰라하마 해변, 고토히라 궁, 구루시마 해협

전망대 등이 관광 명소로 꼽힌다. Y

중 국 항 저 우

(AFP=연합뉴스)

사진 / 일본정부관광국 제공

사진 / 여행박사 제공 사진 / 하나투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