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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0 NUMBER 01 SUMMER 2012

AROUND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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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culture lifestyle healing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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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AROUND MAGAZINE

V O L U M E 0 0 N U M B E R 0 1 S U M M E R 2 0 1 2

Page 2: AROUND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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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I N D E X

01

EDITOR IN CHIEF

Kim Leekyeng

김이경

DEPUTY EDITORIAL DIRECTOR

Kang Soojung

강수정

PROJECT EDITOR

Ye Soojung 여수정

Oh Sunhye 오선혜

Jun Jinwoo 전진우

ART DIRECTOR&FILM

Kim Hobin

김호빈

PHOTOGRAPHER

Ahan Nina 안니나

Rie 리에

PUBLISHING

PLAYGROUND

플레이그라운드

TEL +82 2 6404 5030

FAX +82 2 6280 5031

www.a-round.kr

[email protected]

블랭크 BLNK, 헤눅 HENOOC, 블랜제이 PLAN J, 률앤와이 RYUL+WAI:, 마드모아젤희 MADEMOISELLE HEE

이공이팩토리 202FACTORY, THE BLUE STAG BEETLE TBSB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535-11 기한재 빌딩 2층 플레이그라운드

2F, Kihanjae Bldg., #535-11 MunbalDong, Pajusi, Gyeonggido, Korea

COPYRIGHT (C) 2012 PLAYGROUND

the around magazine

ContriButor in thiS iSSue

playground Company

PUBLISHER

Song Wonjun

송원준

Page 3: AROUND MAGAZINE

0 4 0 5

C O N T E N T S

01

HEALING CAMPAIGN

02

AROUND CAMPING

03

PALHYEON CAMPSITES

울창한 잣나무 숲에서의 적요한 하룻밤

04

OvERNIGHT IN THE RUSTIC WOODS SENDING

숲에서 보내는 소박한 하룻밤

05

CAMPING RECIPE

06

TURKEY TRAvEL

07

FROM BIEI

비에이로 부터

08

INDIAN GIRLS’ CAMP

09

DID YOU KNOW GIRLS CAMP?

10

CAMPING IN HOTEL

당신의 텐트 속에는 무엇이 있나요?

11

ROOFTOP CAMING

숨쉬기 좋은 봄날의 숲 영월, 어라연

12

HAMMOCK

숲과 친밀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해먹

13

CAMPING ITEM

14

INTERvIEW : DONA WILSON

ContentS of magazine

01

THE AROUND MAGAZINE / CONTENTS OF MAGAZINE

Page 4: AROUND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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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place korea yeong-wol EOLAyEONphotogrph By kwON hAE MIN, jEONg yU jIN, pARk EUN MI, jUN jINwOO

writing By jUN jINwOO

우리가 찾은 곳은 강원도 영월읍 거운리에 위치한 ‘어라

연’이라는 곳이었다. 거운분교 맞은편으로 나있는 좁은

길을 따라 걸으면 보통 30~40분 정도 후에 어라연에 도

착할 수가 있다. 걷는 내내 길의 오른쪽으로는 폭이 넓은

강이 흐르고 있고, 복잡한 숲이 또 다른 쪽에 우거져 있

다. 이곳은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지만 아름다운

‘동강’ 때문인지 유독 여름에만 붐비는 곳이다. 봄과 가

을, 특히 겨울엔 사방이 조용하다.

고요한 숲은 의외로 생명력이 넘친다. 더운 한철, 피서객

들의 소음과 장마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있다가 가을과

겨울을 통해 긴 회복기를 갖는 것이다. 우리가 그 곳을 찾

았을 때, 사람들은 전혀 없었지만 소란스런 와중이었다.

흙이 뒤집히는 중이었고, 뿌리에서 가지로 달콤한 물이

오르는 중이었다. 숲은 부르르 떨며, 깊은 숨을 끊임 없

이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안에서는 덩달아 우리

도 숨쉬기가 아주 좋았다.

물론 평소에도 우리는 무리 없이 숨을 쉬며 지내지만 숲

에서의 호흡은 정말 특별하다. 풀잎에서 나는 쌉쌀한 향

과, 축축한 흙의 냄새. 서로 엉켜 있는 나뭇가지들에게

서 맡을 수 있는 시원한 냄새도 있다. 수많은 것들의 냄

새가 섞여있다. 그리고 이 모두가 서로의 호흡을 돕고 있

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라연’은 ‘물고기가 비단결처럼 떠오르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청록색의 수면 위로 햇살이 비추는 모습이 아주

아름다운 곳인데, 그 강 바로 옆으로 숲과 함께 걷기 좋은

길이 맞닿아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걷다가 나

무가 적당이 우거지는 곳에 멈춰 섰다. 그 곳에서 한나절

을 보낼 계획이었다.

숲에서 한 일은 대부분 익숙한 것들이었다. 언제나처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무언가를 먹고, 걷거나 눕고, 멍

하니 앉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그러다 잠에 빠져 버렸다.

그게 전부였지만 만족스러웠다. 전혀 따분하지가 않았

다. 그 이유를 어떻게든 설명할 수 있겠지만, 말을 많이

할수록 점점 잘못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숲

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은 좋은 것’이라고 짧게 말하는 편

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소리에 관해서는 꽤 확실한 이유

가 있다. 깊은 숲에서는, 도시에서 영원히 들어야 하는 미

세한 진동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나무와 풀들이

울창하지만 어떤 소리도 부딪히거나 막히지 않고 멀리까

지 나아갔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흩어져버렸다. 우리는

그 적막을 귀에 가득 넣고, 지독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

다. 정말이지 ‘쉬고 있구나’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숨쉬기 좋은 봄날의 숲 영월 어라연

F E A T U R EF E A T U R E

yeongwol eol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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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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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hAMMOCk

숲에서의 편안한 시간을 원할 때, 해먹은 아주 그럴싸한 장비다. 잘 다져

진 땅도, 땅 속에 박아 넣을 기다란 못도 필요 없고 그저 튼튼한 나무가

두 그루 있으면 된다. 은신처 같은 울창한 숲에서도, 병들었지만 여전히

신비한 도시 근처의 숲에서도 해먹을 걸어 놓고 그 안에 누워 있으면 기

대 이상의 안락함을 느낄 수가 있다.

그것은 우리 각자의 익숙한 침대와는 또 다른 안정감을 준다. 생각해 보

면 얇은 끈에 매달려 있는 모양이지만 전혀 불편하지가 않다. 적당히 몸

을 감싸주는 느낌은 오히려 몸에 잘 맞는 니트나 어렸을 때 항상 덮었던

부드러운 이불을 떠올리게 한다. 자세를 바꿀 때 생겨나는 반동은 움직

임을 멈춘 뒤에도 어느 정도 지속되는데, 나는 그 느낌을 매우 좋아한

다. 가만히 누워서 추 운동이 멈추길 기다렸다가, 또 한 번 자세를 바꿔

다시 흔들거리는 것이다. 몇 번이고 반복한다. 누군가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본다면 어딘가 불편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해먹은 장난감이 아니어서 어느 정도는 조심스런 태도가 필요하다. 날

카로운 물건을 조심하고 반드시 튼튼한 끈을 사용한다. 그네를 타듯 너

무 심하게 흔드는 것은 나무에게 미안한 일이다. 나무가 없으면 해먹은

제 기능을 할 수가 없고 해먹이 없으면 우리는 숲에 폭신하게 안길 수가

없다. 그러니까 끝으로 포인트는, 해먹이라는 장비가 숲과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남아메리카에 아마존 강가에서 사는 인디오들은 해먹을 즐겨 씁니다.

(중략) 해먹에 누워서 흔들거리며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해먹에 누우면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올라가 보면 그토록 편안하고 기분 좋은 것이 또 없습니다.

잠이 저절로 옵니다.”

사토우치 아이 <모험도감> 중 일부.

숲과 친밀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

해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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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읽을 거리 – 평소에 잘 정리되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책을 가져

가는 것도 좋고, 역시 평소처럼 가벼운 내용의 책도 좋다. 적요한 숲

은 집중을 돕는다. 그 외에 숲에서의 활동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

는 책을 챙기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사토우치 아이 <모험도감> 이라든지.

담요 – 해먹 위에서 잠이 드는 일을 막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번 잠에 들면 순식간에 체온이 내려가니 항상 몸에 두르

고 있거나, 바로 꺼내 덮을 수 있게 근처에 둔다. 동대문 원단시장에

가면 많은 종류의 담요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끈 – 해먹 위에서는 완벽한 자세라는 것이 존재한다. 절대로 움직

이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을 위해 손을 뻗으면 닿는 곳

에 필요한 것들을 걸어 놓자. 물이라든지, 책이라든지, 추울 때 덮을

담요를 걸어놔도 좋다. 청계천 만물 시장에 가면 갖가지 패턴과 두

께의 끈을 구할 수 있다. 너무 짧은 단위로는 팔지 않으니 넉넉히 사

두고 오래 쓰도록 하자.

마실 것 – 물은 여유 있게 가져가고, 보온 병에 커피를 담아가면

좋다. 맥주는 가져갈 때 무겁지만 도착하자마자 마시면 굉장히 만족

스럽다. 빈 캔은 꼭 챙겨서 나오자.

칼 – 숲에서 칼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복잡하게 엉킨 끈을 자르고,

과일을 먹기 좋게 조각 낼 수 있다.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깎아 필요

한 용도로 쓸 수도 있다. 추천, ‘OPINEL’의 모든 칼.

램프 – 숲에서는 나무들 때문에 더 빨리 어두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럴 때 램프에 불을 붙이면 모두가 안정감을 느낀다. 가스램

프의 경우 위험하지 않은지 집에서 여러 번 확인한다.

라디오 – 예상 못한 음악이 갑자기 흘러 나올 때, 작지만 확실한 행

복을 느낄 수 있다. 차분한 라디오 디제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

도 즐거운 일. 추천, 소니에서 나온 ‘ICF-F10’

카메라, 필기도구 – 자발적으로 찍은 사진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적어 놓은 글들은 나중에 우연히 보게 됐을 때 커다란 자극

을 준다. 하지만 꼭 기록할 필요는 없다.

편안한 옷차림과 신발 – 불편한 옷을 입으면 친구들에게 놀

림을 받는다.

나침반 – 방향만 알아도 오래 길을 헤매는 일은 없다.

먹을거리 –신선한 제철 과일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우리는 치즈와 빵, 토마토와 자몽 등을 가지고 갔다.

wITh A hAMMOCk해먹과 함께 챙기면 좋을 소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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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translation By park yunjiinterview/ writing By oh sunhae

바야흐로 캠핑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너른 대자연의 품 속 어딘가 알

알이 틀어박힌 열혈 캠핑족들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제보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속도로 딜레마의 늪에

빠진 섣부른 자들 역시 사방팔방 즐비하니 오호통재라!

바꿔 말해 미처 초보 택TAG 뗄 겨를도 없이 너도 나도

온 몸 던져 기꺼이 캠핑 대열에 합류하고 만 불특정

다수가 그저 한둘이 아니란 소리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와중에도 남녀 불문 글로벌 캠핑 붐

의 산 증인들은 도처에서 시시각각 발견되고 있다. 바다

건너 일본에 상주중인 4인조 여성 캠핑 크루가 바로

그들이다.

호기심 증폭 장치를 단 여자 넷이 각기 다른 개성으

로 똘똘 뭉쳐 한바탕 크게 판을 벌여놨는데 어디 눈에

띄지 않고 배길 리가 있을라고. 그녀들만의 특별한

캠핑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지금 이 시간부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주목하시라.

감성 지수 120% 좌충우돌 ‘걸스 캠프GIRLS CAMP’

코이시 유카KOISHI YUKA와의 생기 넘치는 인터뷰, 곧

바로 시작한다.

do you know girlS Camp?

당신은 ‘GIRLS CAMP’ 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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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코이시 유카KOISHI YUKA씨와 활자로 주고받은 일련의 담화는 시종일관 즐겁고 유쾌했다. 부쩍 솟아난 여자들의 유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한 매

개체로 작용해 걸스 캠프GIRLS CAMP의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놀랍도록 세차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단지 캠프를 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똘똘 뭉친

그녀들.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마음 먹은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이 중요할 따름이다. 그들만의 문화를 선도해 나아가는 용기야말로 걸스 캠프

GIRLS CAMP를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일 테니 말이다.

15. 캠프를 하려면 텐트나 해먹 등 고가의 캠핑 장비가 필요한데 전부 개

인이 구입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러한 비용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노

하우 전수 좀 부탁해요.

장비는 전부 개인적으로 구입하고 있어요. 해외 제품을 직수입할 경우에

는 운송료 등을 줄이기 위해 공동구매를 해서 코스트를 줄이기도 하구요.

또 아웃도어 숍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고집하기보다 가능한 100엔 균일

숍이나 홈 센터 등에서 대체할 수 있는 용품을 구입하는 편이예요.

16. 일본에는 젊은 캠퍼들이 선호할만한 독특하고 빈티지한 캠핑 용품의

종류가 다양한 편이라 이래저래 부러울 때가 많아요. 아쉽게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한국의 아웃도어 제품이나 캠핑 장비들은 디자인적인 면에서 투

박한 것들이 주를 이루거든요. girls camp blog에 업로드 된 사진만 봐도

예쁘고 감성적인 캠핑 장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제품들은 주로 어

디서 구입하나요? 혹시 협찬을 받기도 하나요?

추천 드리고 싶은 가게는 [WILD-1]이란 곳인데요. 외국 브랜드의 텐트도

진열되어 있고 소품도 매력적이라 자주 가요.

다음은 [A&F]로 여긴 정말 마음에 쏙 들어요! 갈 때마다 독특한 캠프용

품이 잔뜩 놓여 있어서 언제나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협찬은 받고 있

지 않아요.

17. 브랜드 외에 키치하고 감각적인 캠핑 소품들을 구할 수 있는 나만의

구입처가 있다면?

싸고 감각적인 곳은 [L-Breath]

집 근처에 있고 제품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자주 애용해요.

18. 사이트(http://groove.naturum.ne.jp/)를 둘러보니 여성 캠퍼 특

유의 감각적인 캠핑 스타일링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캠

핑을 하더라도 옷차림이나 아이템(캠핑 장비를 제외한 외적인 것들)에 많

은 신경을 쓸 텐데 평소 캠핑 스타일링에 관한 팁이라도.

도심 속에서는 조금 위화감 드는 색이나 디자인의 옷도 자연 속에서라면

위화감이 없어져요. 거기다 평소보다 조금 화려한 색의 옷을 입으면 기분

도 잔뜩 업 되거든요! 그 다음으론 캠프기 때문에 최대한 움직이기 쉬운

복장을 갖추려고 해요.

19. 스타일링 말고도 여자들의 특성상 캠핑 음식에도 많은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은데요. 캠핑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음식의 종류

와 레시피도 공유 가능할까요?

최근 Baw-loo(빵을 굽는 도구)를 사용한 요리가 유행하고 있어요.

그 중 몇 가지만 알려드리자면(아래 참조)

핫 샌드위치 빵 위에 베이컨, 치즈, 아보카도 등 좋아하는 재료를 넣어서

Baw-loo에 굽기만 하면 되요. 간단하죠?

라이스 샌드위치 Baw-loo 위에 쌀을 깔고 우엉조림이나 김, 치즈, 좋아

하는 속 재료를 올린 후 다시 그 위에 쌀을 깔아요. 그 다음 Baw-loo에 끼

워 넣고 불에 올리는 거죠. 구우면서 솔로 쌀에 간장을 발라줘요. 천천히

구워 쌀이 여우색(きつね色-갈색)이 되면 완성!

아보카도 딥(Dip) 아보카도, 크림치즈, 바질, 미니토마토, 올리브오일, 소

금, 후추, 다진 마늘(기호에 맞춰 넣으세요)을 혼합해 프랑스 빵에 올려먹

으면 정말 맛있다니까요!

20. girls camp는 보통 얼마나 자주 가는 편인가요? 장거리 캠프를 갈 경

우, 이동 수단과 준비 기간은?

여자들만의 캠프는 보통 2~3개월에 1회 정도 하구요. 일반 캠프는(남자

포함) 1개월에 2~3회는 가요. 장거리 캠프의 경우 자동차나 전철, 섬일

경우에는 배를 이용해 이동해요. 준비기간은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반나

절이면 충분하거든요^^

21. 어라운드 창간호가 ‘여름’에 발간이 되는데요. 여름 캠핑시 특별히 신

경 쓰거나 주의해야 할 사항이 뭐가 있을까요?

여름 캠프는 벌레가 많기 때문에 벌레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게 좋아요. 자

외선도 강하기 때문에 모자나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는 일도 중요하구요.

사람이 많아 혼잡하므로 주위 사람에게 폐가 되는 큰 소리(음악이나 악기,

라디오)를 내지 않게 조심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22. 2012년 예정된 여름 캠핑 계획이 있나요?

솔직히 여름에는 그다지 캠프를 가지 않아요.(덥고 벌레도 많거든요!) 하

지만 올해는 해변가나 서늘한 산으로 캠프를 갈 예정이에요.

23. 마지막으로 한국의 어라운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캠프는 일상으로부터 비일상으로 옮겨갈 수 있는 어른의 놀이라고 생각해

요.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어 마음도 몸도 리프레쉬 할 수 있으니

까요. 언젠가 한국에도 꼭 캠프를 하러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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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Camping

plaCe korea palhyeon CampSiteS namyangju ohnameupCover photo By jun jin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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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영화관이나 카페가 아닌 자연 속에서 연인과 즐기는 데이트, 아빠

와 아들이 숲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보내는 낭만적인 주말, 친구의

생일날 자연 속에서 우리만의 파티를 열면서 소소한 시간을 보내

고 싶은 사람들이 여기에 함께 모였다. 사실 캠핑을 마음먹을 때

대단한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화장실이 없다고 당황하지 않

으며, 음식을 하기위해 장작을 때우는 일이 불편하게 생각되지 않

는다면 간단한 장비로도 얼마든지 행복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photograph By kim LEEkyUNg, LEE jAEwON

writing By kIM LEEkyUNg

숲에서 보내는 소박한 하룻밤

나무사이로 들어오는 햇볕과 적당히 부는 바람이 기분 좋았던 5월의 어느 날, <어라운드>의 첫 번째 캠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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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캠핑을 다닌지 7년째라는 김의협과 아들 민창이.

FAThER AND SON CAMpINg

산속에 집을 짓는 일이 익숙한 커플 이재원, 강경아.

COUpLE CAMpINg

언제나 소녀 같은 캠퍼 엄윤주, 황병순, 고남희, 재유.

묵묵히 요리만 하는 쉐프 김동준.

FRIENDS CAMpINg

COOkINg CA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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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아침 9시 무렵 남양주시의 팔현캠핑장에 도착하여 좋은 자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네 개의 텐트를 설치해야 했기에 좀 넉넉하면

서도 한적한 공간을 원했다. 일찍 온 편이 아니라, 좋은 자리를 찾

기란 쉽지 않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텐트를 치기 시작했

다. 재원씨와 의협씨는 캠핑매니아답게 뚝딱뚝딱 집을 짓기 시작

했고, 귀여운 소품으로 꾸민 걸스팀은 이미 텐트 안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am 09:00

각자 자리를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요리가 시작되었다. 캠핑장에서

는 뭘 먹어도 맛있지만 이날은 각자 요리를 선보이며 풍족한 식사를 하

였다. 윤주씨와 남희씨는 알록달록 예쁜 주방용품을 가지고 평상시에

즐겨먹는 음식인 스파게티, 오뎅탕, 떡볶이를 요리했다.

그리고 다른 텐트에서는 저녁을 먹기 전 라면을 보글보글 끊이고 있었

다. 가장 막내 민창이가 어른들을 위해 라면을 끊인 것이다. 그리고 능

숙한 손놀림으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끊여주었는데, 풀 냄새와 원두의

고소한 향기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조차도 이날만큼은 한 모금씩

마시게 되었다.

am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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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06:00

이곳에서는 별 이야기가 아닌데도 마냥 재미있고 웃음이 난다. 그리고

장작을 때우며 활활 타오르는 불구경을 하는 것이야 말로 캠핑에서 가

장 즐거운 놀이다. 모닥불 앞에서는 평상시에 하지 않았던 이야기까지

하면서 진솔해진다.

pm09:00

조금씩 어두워지자 랜턴을 하나 둘 켜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저녁요리를 시작하였다. 낮에 간단하게 차려

먹은 요리에 비하면 좀 거창한 요리들이였다. 캠핑을 와서 특별

한 요리라곤 바비큐 뿐이었는데 이날은 동훈씨 덕분에 해산물과

함께 호화스러운 저녁을 보냈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모두 다

같이 모여 모닥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주씨의 우크렐레

소리에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 밤이 깊어지면서 잠자리에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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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korea palhyeon CampSiteS namyangju ohnameupphoto&writing By jun jinwoo

남양수시 오남읍 팔현캠핑장

천장이 높고 창이 크게 난 공간에 들어서면 묘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분명 사방이 막혀 있는데 알 수 없는 해

방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도시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둔 설계를 통해 시각적인 답답함을 최소화 시키기

도 한다고. 우리가 찾은 ‘팔현캠핑장’은 그 설계의 극치였다. 물론 건축가는 ‘위대한 자연’

울창한 잣나무 숲에서의 적요한 하룻밤

캠핑사이트 150개 이용요금 텐트 1동 1박에 2만원, 2박에 3만5천원 (4인 가족기준, 선착순입장), 전기이용료

3천원, 장작 1만원 시설: 화장실 3개소, 식수대, 전기사용가능, 매점, 샤워실 이용가능

전화 031-575-3688

가는 길: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20번지

네비게이션이 없는 경우엔 길이 복잡하니 오남저수지 혹은 팔현유원지 근처까지 가서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으로는 청량리, 잠실, 강변역에서 오남리행 버스를 타고 오남리 동부아파트에서 내리면 된

다. 정류장에서 캠핑장까지는 4KM 정도.

깊이, 더 깊이

수돗가와 화장실 등의 시설이 모여있는 입구에서부터 캠핑장의 끝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지만 길이

험해 거북이처럼 서행해야 한다. 차로는 5분, 걸어서는 20분 정도가 걸린다. 입구에서 멀어질수록 숲

은 울창해지고, 길은 좁아진다. 하지만 적당히 멈출 수 없는 것이, 멀리 보이는 숲에서 느껴지는 여유

로움 때문이다. 위로 오를수록 텐트와 텐트 사이의 간격이 점점 넓어지고, 소음은 적어진다. 착각일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표정도 아래보다 위에서 편안해 보인다. 나도 모르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깊은

곳으로 가게 된다. 입구 근처에 갖춰져 있는 시설들을 편하게 이용하겠다는 마음은 이미 사라진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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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 숲을 대하는 자세

텐트 칠 자리를 찾다가, 다들 얼마간 수많은 나무와 울창한 숲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일단 나무의 두꺼운 몸통을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 높이를 대충 재보게 된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며 숲의 넓이를 가늠

하는 것이다. 카펫트처럼 푹신하게 깔려있는 솔잎들을 밟는 기분이 좋

았고 뜬금없이 떨어지는 마른 솔방울들을 모으는 일도 즐거웠다. 다들

그러진 않겠지만 사실 내 경우엔 아주 황홀했다. 이런 숲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에 기쁨을, 이곳을 이제야 알았다는 아쉬움을 동시에 느

껴, 남들보다 오래도록 숲을 바라봤다.

이곳은 캠핑을 자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꽤 유명한 곳이

다. 아름다운 곳이니 당연하겠지만, 입구 근처가 아니면 전기도, 식수대

도, 화장실도 제대로 없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다. 다들 각오를 하고 불

편을 감수한다. 캠핑장의 주인인 홍소풍씨 부부가 숲 깊은 곳에 편의시

설을 짓지 않는 이유는, 캠핑을 통해 숲과 가까워지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다. 아름다운 숲 자체에 대한 고개 숙임이고.

숲에서의 밤

전기가 없는 밤은 조금 불편하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다. 정체 모

를 모터소리 대신 사람들의 낮은 목소리가 더 잘 들리고, 노란 가

스램프의 불빛도 분위기를 한껏 부드럽게 만든다. 물을 아껴가며

커피와 차를 끓이고 화려한 음식 대신에 간소한 음식을 준비한다.

나무에 가려 숲은 칠흑같이 어둡지만 그 대신 밤하늘의 푸른빛이

또렷해진다. 별과 달 때문인지 숲 속보다 밤하늘이 밝다. 곳곳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 앉아 끊임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하나 둘

텐트 안으로 들어가고, 아주 깊은 밤이 찾아 오면 정말 아무 소리

도 나질 않는다. 족히 20미터는 떨어져 있을 텐트에서 간간히 코

를 고는 소리가 들리고, 새들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는 소리도

들린다. 팔현캠핑장의 깊은 숲에서는 적요한 밤을 경험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요즘엔 그만한 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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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즐거움은 누가 뭐래도 역시 초록이 넘쳐나는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가 아닐까. 불판 위에서 지글지

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고기도 좋고,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

는 라면도 좋지만, 좀더 담백하고 기분 좋은 포만감을 줄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한다. 알록달록한 야채들의 조합에 눈이 즐겁고, 올리

브유에 볶아지는 야채들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며, 구수

하고 담백한 국물 냄새는 후각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음

식은 혀와 배까지 만족시켜 주니, 이것이야말로 오감만족!

준비된 방울 토마토, 브로콜리, 양배추, 양파, 파프리카, 가지,

애호박, 표고버섯을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이

때, 표고버섯은 씻은 뒤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제거해 준다.

깊이가 있는 냄비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양배추를 넣고 3

분 정도 볶는다.

양파와 가지, 파프리카를 넣고 2~3분 정도 볶다가, 모든 재료

가 푹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애호박을 넣고 끓이다 애호박이 반 정도 익으면 파스타면과 표

고버섯을 넣고 끓인다.

6~7분 후 브로콜리를 넣고 허브솔트와 후추로 간을 해준 뒤,

3~4분 정도 더 끓인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바질이나 파슬리 가루를 뿌려 주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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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야채 파스타 수프

파스타면, 방울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표고버섯, 양파,

파프리카, 가지, 애호박 허브솔트, 후추, 올리브 오일

사용되는 재료는 개인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바꿔도 무관하다

분식집에서 먹는 떡볶이가 제일이라는 편견일랑 잠시 접어두고,

출출한 배를 달랠 떡볶이를 만들어 보자. 화려하진 않지만 배고플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하는 떡볶이는 분명 캠핑장에서도 매

력적인 메뉴이니까. 넉넉한 어묵으로 어묵탕까지 끓여낸다면, 출

장식 분식집이 따로 없다. 다 먹고 나서 조금 남은 떡볶이 국물에

라면 사리를 끓여 먹는 것은 물론 옵션이다.

준비된 어묵과 야채들을 깨끗이 씻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 이 때, 파는 어슷썰기한다.

냄비에 물 400ML, 고추장 3~4스푼을 넣고 잘 풀어준다.

(조금 후에 넣어 줄 양파 자체가 단맛을 내기 때문에 설탕이나 물엿은 생략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달큰한 떡볶이를 선호한다면 설탕이나 물엿을 조금 넣어주어

도 무방하다.)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떡과 당근을 넣고, 중불로 끓

인다.

떡과 당근이 어느 정도 익으면, 양파와 오뎅을 넣는다.

간이 심심하다 싶으면 후추를 조금 넣는다.

불을 끄고, 준비해 둔 파를 얹고 깨를 뿌려 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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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By kIM LEEkyUNg

writing By yEO SOOjUNg

캠핑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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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떡 40~50개, 어묵 4~5장, 파, 양파 1개,

당근 1/3개, 고추장, 깨 조금 (2인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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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조끼

소매가 없는 옷의 가장 큰 장점은 활동에 불편

함이 적다는 점이다. 다양한 조끼들을 살펴 봤

더니, 안과 밖 어느 한 군데에 반드시 온기를 잡

아두는 소재가 쓰였다. 거추장스럽지 않고, 따

뜻하다. 그래서 그런지 캠핑을 자주 다니는 사

람들에겐 낡은 조끼가 하나씩 있다.

개인 소장품

스카웃 침낭

어릴 때 한번쯤 해봤던 야영. 그때는 숲이 아

닌 학교 운동장에서 떼를 지어 숙박(?)했다. 그

때 뭘 덮고 잤는지 무슨 색깔의 텐트를 쳤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친구들과 ‘야

외’에서, 잠에 들기 직전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말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었다.

이 침낭을 보니 그때의 어렴풋이 그때의 설렘

이 기억난다.

걸스카우트 침낭 / 개인 소장품 / 12만원 대

캠핑 장갑

장갑을 착용하고 캠핑 장비들을 조립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주변의 나뭇가지나 바위 등을 가져

다가 쓰게 된다. 캠핑을 하는 동안 날카로운 것

들과 마찰이 심한 것들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그

만큼 자연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캠핑온 / 1만원 대

타프

‘모일만 한’ 공간을 되도록이면 여러 군데 만들

어 놓는 것이 좋다. 텐트도 물론 좋지만 울창한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은 적당히 쳐 놓은 공

간은 어떨까. 튼튼한 타프와 작은 테이블 하나면

충분하다. 잠에서 깬 친구들이 텐트에서 나와 하

나 둘 모일 수 있도록 트인 공간을 만들어 놓자.

MSR 아웃피터윙 / 40만원 대

오리털 침낭

캠핑 7년 차인 민창이에게 물었다. “너를 가장

만족시키는 물건은 뭐야?” 그 대답으로 들고 나

온 오리털 침낭. 민창이는 사진을 찍는 동안 아

쉽다고 말했다. “이 침낭 안에서 자봐야 내가 하

는 말을 제대로 알 수 있을 텐데. 사진만 찍어서

는 알 수 없어요.”

고도(GODO) GD-1004 / 20만원 대

양말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 양말은 좋은 취지와 기

능성을 모두 만족 시키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

다. 하지만 숲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 자꾸만

쳐다보게 된다.

일본 여행 중 구입 / 3만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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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운드 캠핑 용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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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맨 렌턴

2012년, ‘콜맨’의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110

개 한정 수량으로 출시된

SEASON’S LENTERN 2012.

‘생명(LIFE)’이란 테마로 제작된 렌턴은 빈티지

한 디자인에 눈길이 간다.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지만 매년 이들의 한정상품을 기다리는 이

들이 있다고 한다. 오래도록 지켜 보게 되는 멋

진 렌턴.

콜맨 SEASON’S LENTERN LIMITED EDITION

2012 / 36만원

폴라로이드 인화기

의 매력이 있지만, 잘 나온 밤 사진이 뚝딱하고

인화되는 걸 지켜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된다. 가격이 얼만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FUJI MP-300

렌턴

물론 렌턴은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도구로, 휴

대성과 안전성 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렌턴을 본 순간부터는 주도 면밀하게 ‘외형’

에 집착하게 되었다.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면

그 자체로 굉장히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 할 수

가 있다.

콜맨 루미에르 렌턴 / 6만원 대

해머

주변의 사물을 잘 이용해 펙을 땅 속에 박아 넣

는 모습은 믿음직스럽지만, 그건 이 멋진 해머가

없을 때 얘기다. 단단한 오크나무 손잡이와 손목

고정용 벨트 덕분에 안정감이 있다. 구리로 만들

어진 헤드부분은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마모가

되면 교체가 가능하다.

스노우피크 펙해머프로 / 10만원 대

화로대와 화로 장갑

불 피우는 것을 보면 숲에서의 노련함이 대충 감

지된다. 충분한 나무들을 골라오고 순서에 맞게

나무들을 태우고 가스렌지를 다루듯 불 조절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들은 왠지 듬직한 구석이 있

다. 서두르지 않고 위험한 순간에 대비해 두꺼운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더.

콜맨 파이어플레이스 / 17만원 대, 화로 장갑 / 개인 소장품

모카 포트와 티타늄 컵

에스프레소 네 잔을 거뜬히 뽑아내는 모카포트

는 때와 상관없이 바쁘게 끓었다. 아침이면 텁텁

한 입 속을 향기롭게 해줬고, 저녁엔 밤공기와

한데 섞여 사람들 밑도 끝도 없이 끌어 들였다.

일단 커피 향이 퍼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각자

의 컵을 들고 한 곳으로 모여 들었다.

모카 포트 / 개인 소장품, 스노우피크 티타늄 컵 3만원, 6만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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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By kIM LEE kyEUNg writing By jUN jIN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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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N GIRLS’ CAMP

photograph By AhN NINAmodel SON SOOhyUN

film By kIM hOBINplace suyudong TIBI STUDIO

editor kANg SU jUNg

하얀 새가 소녀의 어깨에 조용히 내려앉아 속삭입니다.

“당신은 인디언의 영혼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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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korea Baeksasil valley photograph By ahn ninaphoto & writing By oh sunhae

healing Campaign

숲요일, 한들한들 길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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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파랗고 대지는 녹색이다. 봄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벌써 여름이 한창이다.

계절을 앞지른 숲에 온통 둘러싸인 그들을 따라 더딘 걸음을 옮긴다. 처음 가 본 백사실 계곡 두루두루 생경한 식물과 꽃들로 현란하다.

숲속 깊숙이 빨려 들어갈수록(어쩐지 그런 기분이었다) 사물의 결이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다.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는 비틀린 나뭇가지며

방금 내 발 밑을 가까스로 피해간 이름 모를 곤충의 아주 기꺼운 낌새가 속속들이 감지되는 내밀한 공간에 덜컥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하늘은 높고

산은 푸르다. 곳곳이 정화(淨化)의 기운으로 가득한 정오의 경치. 노란 죽단화가 유독 곱다.

짤막한 숲에 관한 감상

적당한 곳에 색색의 천을 깔고 각자 들고 온 도시락부터 푼다. 금세 풍성한 식탁이 차려진다. 자연 밥상 버금가는 갖가지 유기농 채소와 총천연색

빛깔을 머금은 과일까지. 그 중 단연 최고의 자태를 선보인 자연산 산딸기는 과연 으뜸이지 싶다. 차마 먹기 아까울 정도의 음식들이 제각각 맛과

멋을 뽐내니 그저 기쁘기 한량없다. 가만 보니 보자기마저 예쁘기 그지없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가지각색 먹을거리가 즐비하니 먹기 전부터 흐뭇한 미소가 걸린다.

살짝 데쳐 갖은 야채를 넣고 돌돌 만 두릅말이를 걸쭉한 고추장에 푹 찍어먹으니 입을 열 때마다 향긋한 풀 내음이 날 것만 같다.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스태미나가 쑥쑥 올라갈듯한 맛. 강된장을 넣은 깻잎 주먹밥도 만만치 않다. 너도나도 달려드는 젓가락 공세에 이 기특한 메뉴 역시 금세 동이

나고 만다. 망원 시장표 두툼하고 맛 좋은 김밥과 속재료 다 비치는 투명한 수제 월남쌈까지. 다들 먹느라 바쁠만 하다.

입맛 쩝쩝 다시며 수나씨가 싸 온 차갑게 식힌 유자작설차(녹차, 모과, 유자청을 넣어 만든 전통우리나라 발효차)로 입가심. 마무리마저 완벽하다.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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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장소 자하문 고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정류장 앞

교통편 광화문 2번 출구 앞 또는 경복궁역 버스 정류장에서 7212나 1711번 초록버스 탑승 후 ‘자하문고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정류장에서 하차.

건너편 윤동주 문학관이 리모델링 중이었다.

정류장 옆 창의문을 통과하면 바로 클럽에스프레소(중간에 화장실이 없으므로 쭉 참을 자신이 없다면 미리 들러줄 것)가 나오고 길 건너 ‘치어스’

간판이 보인다.

치어스 건물을 끼고 도로가 아닌 왼쪽 샛길로 50M쯤 내려가다 동아방아간을 가운데 두고 두 갈래로 길이 나눠지면 오른쪽 경사 길로 올라간다.

왼쪽 내리막길은 환기미술관으로 가는 골목이다.

오르막이 계속되는 능금나무길 왼편으로 인왕산 줄기와 부암동 마을 전경이 울창한 숲길 못지않게 시원스레 이어진다.

천천히 앞도 보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쭉쭉 걷는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쉬엄쉬엄 오르는 내내 좌우로 탁 트인 멋진 풍광과 곳곳의 위트 있는

이정표 덕에 눈이 즐겁다.

저질 체력으로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쉬어가기 딱 좋은 카페들이 마치 짠 것처럼 ‘짜잔’하고 나타난다. 전봇대, 시멘트 벽 곳곳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길과 드문드문 위치한 카페들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어 초보자도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이선균의 집으로 등장해 유명해진 ‘산모퉁이’ 카페는 특히 유명한 포인트 지점.

(OPEN 11시- CLOSE 10시)

길목마다 친절하게 붙어있는 이정표를 참고하며 백사실 계곡 입구까지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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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9일 숲요일 산책 루트

부암동 언덕을 지나 백사실 계곡까지 걷는 코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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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세대의 생활방식만으로

도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다. 불을 피우고 불씨를 관리

하고 산 들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을 가려낸다

거나 과일, 버섯, 곤충들도 먹거나 구별할 줄 알며 동

물, 생선들을 잡아서 손질하는 것이나 간단한 도구들

로 집도 수리하고 나무그릇이나 사다리 등의 도구들

도 만들던 시절인 불과 몇 세대 전에만 해도 그것이 우

리의 생활방식이었다. 문명이 너무 급격하게 발전해

온 탓에 아주 오래 전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

만 말이다. 요즘은 시골집들도 밖은 시골집처럼 보이

더라도 안은 아궁이를 쓰는 곳이 별로 없고 가스레인

지며 보일러, 에어컨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할 때 부쉬크래프트 라는 말은

BUSH 는 사전적 의미로 관목 ,덤불, 미개간지, 크게

오지 정도로 볼 수 있고 CRAFT는 특정활동에 필요

한 기술, 공예 등을 말한다. 합쳐서 자연에서의 생활

방식, 기술들을 표현하는 말이며, 자연에서의 생존법,

오지에서의 생활법 자연을 이용한 야영기술 등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불붙이기, 사냥하기, 채집하

기, 전통도구의 사용, 주거지 구축, 등이 있고

자연에서의 생존이 곧 장기적으로 생활이 되었고 거

기에 필요한 기술들이 곧 생활 양식이었을 것임으로

오랜 생활 양식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는 의

미다. 국내에서의 부쉬크래프트는 캠프와 접목이 되

어 고가의 장비나 다 갖춘 캠핑을 지양하고 자연에서

활용 할 수 있는 기술들을 배우고 활용하여 가진 도구

들을 최대한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연과의 공존과 유

희의 균형을 맞추는 행위로 볼수 있다. 비록 외국에

서 알려진 개념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우리의 전통 생

활 양식들이 있고 우리의 자연환경이 따로 있기 때문

에 , 국내에서의 부쉬크래프트 역시 열정적인 부쉬크

래프터들의 활동들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몇 년 동안에 걸쳐서 우리나라에 캠핑의 인기는

아주 높아졌다. 친구나 가족, 연인들과 함께 자연에서

의 휴식과 여행을 하고자 하면서 캠핑의 종류도 다양

해져 갔는데 좀 더 편한 캠핑을 위해 값비싼 텐트와 장

비들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팬션 수준의 캠핑장을 찾

거나 자동차를 이용한 오토캠프를, 아예 텐트 없이 캠

핑카를 렌트 하거나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

연은 좋지만 불편한 것은 싫은 현대인을 위한 글램핑

(GLAMOROUS+CAMPING) 새로운 캠핑도 생겼는

데 캐나다나 유럽쪽의 상류층에서 유행하는 호텔 객

실 수준의 럭셔리 캠핑이다. 이 같은 여러 수요를 충

족하는 다양한 캠핑 종류가 생겼다. 그런 와중에 이런

이지캠핑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캠핑족 들

의 관심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부쉬크래프트 라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여행을 다닐 때 항상 미국 해병대 군화를

신고, 기름 라이터, 레더맨(일명맥가이버 칼의 한 종

류), GPS 나침반과 간식거리, 응급약들을 항상 챙겨

서 다녔다.

타지인 데다가 초행길을 다닐 때는 걱정과 불안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언어도 만만치 않은 곳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꼭 챙겨 다녔는데 영화에 나올 법한 위기

의 상황이 있지는 않았지만 이렇게만 챙기고 다녀도

최소한 며칠은 버틸 수 있으리라는 마음이 생겨서 늘

든든했다. 그런 생존 장비들에게 큰 매력을 느끼기 시

작했을 때, 점점 챙기고 싶은 물건들이 많아지고 있었

고, 반면 장거리를 여행 다닐 때는 짐의 무게와 경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었고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부쉬크래프트

에 이르게 되었다. 생존의 기술들, 자연 생활의 기술들

을 익히고 주위 환경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면 백팩킹

시 짐의 무게와 장비나 숙박에 지출할 금액을 아낄 수

귀국하여 서울에 상경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심

지어 홍대를 나갈 때에도 군화를 신고 레더맨 과 나침

반을 챙겨 나가서 친구들에게 밀리터리 오덕후 라고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부쉬크래프트는 직접 불을 피우고, 고가의 바비큐 그

릴 없이도 음식을 요리하고나만의 멋진 잠자리도 만

들수 있으며 위기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헤쳐갈 지식

을 가짐과 동시에 아주 재밌다,

현재 국내의 캠핑의 인기는 엄청나다. 그 인기에는 Tv

프로인 야생버라이어티가 모토인 ‘1박2일’이란 프로

그램의 공이 크다. 1박2일이란 프로그램이 국내의 수

많은 여행지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캠핑하며 웃고 즐

기는 모습이 지금의 캠핑붐을 일으키는데 큰 몫을 했

다고 본다.

그 1박2일에서 강호동씨가 무인도에서 디스커버리

채널의 ‘MAN vS WILD’ 라는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패러디를 하여 큰 웃음과 함께 프로가 이슈가 된적이

있었다. 그때 그 프로의 주인공인 영국 특수부대출신

의 베어 그릴스 라는 인물은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고,

국내에서 생존왕 이라는 별명과 함께 수많은 패러디

와 함께 서바이벌 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데 큰 몫을

하였다. 물론 베어그릴스의 방송에서 보여지는 기술

들을 캠핑하는 사람들이나 일반 사람들도 알고 할 줄

안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으나, 국내는 지형상 그 정

도로 험한 지형이 많지 않고 몇몇의 지식들은 미심쩍

은 것들도 있고 스턴트에 가까운 행위들도 있어서 사

람들의 흥미만 유발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가 항상

강조하던 물과 기본도구, 불을 피우는 여러방법, 지형

과 방향 대한 정보, 체온조절, 영양관리 등은 보았던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고 그런 관심들이 더욱이

앞으로 소개할 부쉬크래프트에 이를 수있겠금 안내의

역할을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부쉬크래프트는 앞서 말한 서바이벌의 의미 또한 품

고 있는 더 큰 의미이다. 생존이 나아가 생활이 되듯

자연에서 살아온 생활의 기술들을 배우고 발전 시켜

그것을 응용하여 더욱더 성취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자연캠핑이다.

부쉬크래프트는 꼭 이래야한다. 라는 규칙도 따로 있

지않다. 직접 불을 피우는 여러가지 기술들을 알고 있

고 할 줄 안다면 그리고 하고 싶다면 불을 직접 피우

고, 그게 번거롭다면 라이터로 불을 피우기도 한다. 텐

트나 다른 잠자리마련 그외에 것들도 마찬가지다 하

지만 알고 안하는 것과 몰라서 안하는 것의 차이가 있

는 것이다. 자국의 환경,식물이나 곤충,동물에 대해서

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환경에 대해서

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집으로 돌아와 편하게 누

리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금 느끼고 하는 것이

다. 아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에게도 아

주 좋은 교육꺼리다.

야생의 생존, 자급자족과 오지에 대한 환상 그 모든 부

쉬크래프트 적인 관심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남아공 남미 같이 거대한 자연을 같이 가지고 있는 곳

에서는 이미 많은 마니아들을 가지고 있고 그 관심들

이 영화나, 드라마, 다큐등의 여러 매체들로 인해 국내

에도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Tv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은 더욱이나 부쉬크래프트에 더

욱 가까운 프로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글의 법칙에서

그들이 불을 붙이기 위해 몇 시간 동안 고생하는 모습

과 먹을 것 들로 고생하는 모습과 더불어 그 아름답

고 웅장한 자연 속 에서 아름다운 만큼 가혹한 환경

을 보고 느끼면서 문명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편안하

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마움과 문명 속에서의 답답

함과 탈출하고 모험하고 싶은 욕망 또한 느끼게 된다.

마치 매운 맛에 중독되어 맵지만 그 고통을 즐기는 것

처럼 적당한 고생을 즐기며 현재 삶 또한 즐기게 되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쉬크래프트 에서도 ‘정글의 법칙’에서도 가

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안전이

다. 자연을 즐기기 위해선 자연의 무서움 역시 정확히

인지 하고 있어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다. 그래서 부쉬크래프터들이나 서바이벌 교관들, 김

병만씨 역시도 자식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챙

기고 좀 더 많은 것을 익히고자 노력하는 것들이 이 때

문이다. 자신이 아무리 자신이 있다고 해도 자연의 두

려움을 정확히 모른다면 실화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

들에서 주인공들은 바로 본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다. 해외에서 무턱대고 유명 부쉬크래프터 들을 따라

하다가 사망한 사례들도 있고, 그 반대로 위기의 순간

유명 부쉬크래프터를 떠올려 살아난 사례 역시 있다.

Bear Gry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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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당신의 텐트 속에는 무엇이 있나요?

illust By tamawriting By yeo sujeong

“당신은 ‘텐트’에 얽힌 추억이 있나요?” 이 글

을 쓰고 있는 에디터 본인은 ‘텐트’하면, 지금은

돌아가신 작은 할아버지와 작은 할머니가 떠오

른다. 어릴 적, 날씨가 좋으면 주말마다 작은 할

아버지, 작은 할머니, 그리고 강아지 ‘다롱이’와

필자의 가족은 텐트를 싣고 가까운 계곡으로 놀

러 가곤 했다. 작은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면 송

사리를 가득 잡을 수 있었고, 흔히 볼 수 없는 하

얀 초롱꽃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또 ‘텐트’하면 떠오르는 것은 폭우가 쏟아지던

캄캄한 밤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이 가까운 캠

핑장으로 떠났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날 따라

날씨가 좋지 않았고, 모두가 텐트 안에서 잠든

깊은 새벽, 텐트 위로 굵은 빗방울이 하나 둘

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

졌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며 텐트를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시끄러운 빗소리와 바람소리에 잠

에서 깨어났는데 어찌나 무섭고 조마조마하던

지… 결국에는 텐트를 접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던 기억이 난다.

에디터의 텐트에 얽힌 추억을 풀어놓은 것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텐트를 소개하고자 함이다.

우리의 텐트 속에 추억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그들의 텐트에도 그들만의 의미가 들어 있을 것

이다. 함께 들여다 보지 않겠는가?

whAT DO yOU hAVE IN yOUR 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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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donna wilSonWHEN DID YOU REALISE YOU HAD A PASSION FOR

DESIGN?

I think it was at quite a young age, I was always drawing and

making things, and was always most happy with a pencil in my

hand.I didn’t know what I wanted to be as a child, but knew it

was going to be something to do with art/design.

WHERE DO YOUR INSPIRATIONS COME FROM?

All over the place, the landscape, music, dreams, magazines,

ceramics, Scandinavian design, people. Sometimes I just see a

tiny snippet of something which triggers an idea, which is then

developed into a product. I recently went to a small remote is-

land off the coast of Newfoundland and came back feeling really

inspired by its landscape boats and houses, but normally I find

inspiration everywhere, it can be a tiny piece of cloth, a picture

in a book, or found object from my travels.

HOW DO YOU START YOUR DESIGN PROCESS?

I usually do sketches in a note book, they look like little car-

toons, tiny bodies with huge exaggerated heads, I get their look

and idea on paper first, then start knitting, usually they turn out

very much like the drawings but occasionally I’ll make some out

of the scraps or off cuts, sometimes these rejects are just as

successful as the planned ones.

HOW DO YOU FEEL ABOUT WINNING DESIGNER OF THE YEAR -

ELLE DECORATION DESIGN AWARDS 2010?

I have always loved and bought Elle Deco, so it’s really nice that

my work has been acknowledged with this prestigious award. It

inspires me to continue making and developing interesting,

happy, exciting, beautiful cosy friendly products for nice people.

HOW DID YOU GET TO WHERE YOU ARE?

I graduated from Grays in 1999, and then got a job in a knitwear

company as an assistant designer for a year. I then went back to

college to do my MA at the RCA, where I specialised in Mixed

Media Textiles. At the RCA I started making products and sold

them in shops like Couverture and Supra Girls London. They

started off as the long leggy dolls and evolved into the slightly

more disturbing knitted creatures with 2 heads or extra long

legs, each with their very own character, the more peculiar the

better for me.

HOW DO YOU DO YOUR MARkET RESEARCH AND WHY IS IT IM-

PORTANT TO YOU?

I think that it’s important to visit the shops you sell to, and see

what the customer is buying and what the competitors are do-

ing. It’s easy to forget to do this is when you are working very

hard in your studio, it’s good to know what’s going on around

you too.

WHAT HAS BEEN THE HIGHLIGHT OF YOUR CAREER SO FAR?

There has been so many highlights, working with a great team

of people which help me to have the best job! Meeting design-

ers like Rob Ryan and Orla Kiely, and making the creatures and

props for a music video for Gideon Conn. It would also have to

be winning the Elle Deco British Designer of the Year award in

2010.

WHAT DO YOU HOPE TO ACHIEvE IN 5 YEARS TIME?

I hope to continue developing interesting, happy, exciting,

beautiful cosy friendly products for nice people!

WHICH FAMOUS ARTISTS/DESIGNERS DO YOU ADMIRE OR IN-

SPIRES YOU THE MOST?

I like Alexander Girard, Stig Lindberg, My grandma!(but she

wasn’t famous)

WHAT FIvE WORDS WOULD BEST DESCRIBE YOU?

Colourful, smiley (most of the time), messy, bendy, Scottish.

WHAT 5 THINGS COULDN’T YOU LIvE WITHOUT?

A sketchbook, a stapler, music, colourful paints, the sea.

HOW DID YOU LEARN TO kNIT? HOW OLD WERE YOU AT THE

TIME?

My grandma tried to teach me to knit and crochet when I was

really young but I didn’t have the patience. Even now I’m not

very patient for hand knitting, I prefer to machine knit. We were

taught the basics during my BA, how to cast on and off etc. That

was in 1996, and after that I taught myself the rest to get the

effect that I was looking for, I always love the way I can create

a fabric from a strand of yarn, in the texture colour and pattern

I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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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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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photography By sono - park jaehyeongwriting By yeo sujeong

place trukey

T u r k e y T r a v e l

뻔하디 뻔한 그런 여행이 아닌 색다른 여행을 원하는 당신,

이번 여름 여행은 어디로 떠날 생각인가?

이번에도 역시 3박 4일로 일본이나 중국? 아니면 일정을 조금 길게 잡아 유럽 여행?

여기, 비행기로 12시간여를 날아가면 아시아의 서쪽 끝에 자리잡은 매력적인 여행지가 있다. 이스탄불

의 빨간 노면전차 트램을 타고 달리다 보면 거리마다 강렬한 색감을 뽐내는 카펫들이 당신의 눈을 사로

잡을 것이며, 한산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유럽의 노천 카페 거리를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것이다.

또한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카파도키아의 드넓은 대지는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지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숨막히는 장관을 선물할 것이다. 아직 이번 여름을 어디서 보낼지 결정하지 않

았다면, 유럽과 아시아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터키를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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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이른 아침부터 계속해서 들려오던 ‘푸쉬익-‘하는, 바람이 새는 듯한 소리에 결국은

실눈을 떴다. 창가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지만, 아직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것

을 보아 6시가 채 안된 시각이거니 싶었다. 조금 더 자도 되겠다 싶어 다시 눈을 감으

려는 순간, 방 전체가 몇 초간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둠에 잠겼다. 창 밖으로 거대한 물

체가 지나간 듯했다. 이불 속에서 나와 창가로 다가가니 눈에 들어온 건 각양각색의 모

습으로 여기저기서 떠오르고 있는 수십 여 개의 열기구들. 지금껏 어디서도 보지 못했

던 열기구들의 축제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몇 분간 그 상태로 창밖에 펼쳐진 광경

을 바라보다 어느 순간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는 가방에 들어있던 카메라를 가져와 셔

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Ballon eSSay#1

벌룬 에세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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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카파도키아Cappadocia 는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Ankara에서 남쪽

으로 300㎞ 정도 떨어진 기암지대를 부르는 이름으로, 터키 영토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아나톨리아 고원에 자리잡고 있다. 지도상에

주요 도시로 표기되어 있지는 않다. 즉 지도를 펼쳐 놓고 아무리 찾

아 보아도 찾지 못할 거라는 것! 하지만 카파도키아는 다른 지역에서

는 흔히 볼 수 없는, 광활한 대지 위에 차곡차곡 쌓인 지구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기암괴석으로 여행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

명한 관광지이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은 만큼, 이 독특한 지형

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다양한 투어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중 대표적

인 것이 그린투어, 레드투어, 로즈밸리투어, 그리고 벌룬(열기구)투

어. 열기구 투어를 제외한 나머지 투어는 모두 트레킹 코스 trekking

course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코스는 다음과 같다.

tour information

그린 투어

로즈밸리 투어

벌룬 투어

레드 투어

파노라마-데린쿠유 지하도시-으흐랄라 밸리-셀리메 수도원-피죤 밸리

카파도키아의 기암괴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전망대에서 출발하여 로마의 박해를 피해 온 초기 기독교인들의 은신처가 되었던 데

린쿠유 지하도시, 그리고 웅장한 협곡을 이루는 으흐랄라 계곡, 카파도키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동굴 수도원 셀리메를 거쳐 피

죤 밸리까지 트레킹하는 코스. 그린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피죤 밸리는 카파도키아에 은신하던 수도사들이 비둘기를 사육하기 위해 바위를

파서 만든 사육장 같은 개념으로, 마치 비둘기들의 아파트를 보는 듯하다.

해질 무렵 2~3시간 정도 로즈 밸리 트레킹

로즈밸리는 연분홍빛을 띠는 계곡을 따라 트레킹하는 코스로 괴레메의 아름다운 석양을 보는 것이 로즈밸리의 백미.

카파도키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열기구 투어는 1~2시간 정도의 코스로, 가격은 100~200유로 사이. 이른 새벽부터 벌룬 위에서 바라

보는 괴레메의 모습은 트레킹하며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열기구를 조종하는 비행사의 경력에 따라 탑승 시 느끼는 스

릴감에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숙련된 비행사들은 암벽에 스칠 듯한 저공비행으로 관광객들의 탄성을 끌어낸다. 암벽에 비치는 벌룬의 그림

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긴장감이 느껴진다. 투어가 끝난 후에는 투어를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 같이 샴페인 한 잔씩을 드는

것이 관례이다. 다 같이 Cheers!

괴레메 야외 박물관-차우신 올드빌리지-파샤바-데브란트 밸리-우치사르 Uchisar-우르굽-아바노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데린쿠유 지하도시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인들의 은신한 곳으로 당시 세운 교회와 수도원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동

굴 내부에 남아 있는 프레스코 벽화는 일부가 훼손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과거 주택 지구였던 차우신 올드 빌리지,

예부터 요정이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빼곡히 들어선 파샤바, 여러 가지 모습의 바위들이 보는 이의 상상력에 따라 보

인다는 데브란트 밸리(상상 계곡), 우뚝 솟은 바위 요새가 파노라마를 선사하는 우치사르를 경유한다. 그리고 주요 관광 마을인 우르굽과 아

바노스에서 마무리하는 코스.

투어 정보

green tour

roSe valley tour

Balloon tour

red tour

“이른 새벽, 아직 덜 깬 몸을 픽업 차량에 싣고 투어 회사의 사무실로 이동했다. 바깥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 사무실에 들어서니 테이블에는 쿠키와 빵, 그리고 커

피와 차가 마련되어 있다. 따뜻한 차 한 잔으로 공복을 달래고 있자니, 관계자인 듯한

아저씨가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일

행 들과 열기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 곳에선 열기구들이 부풀며 조금씩 제 모습

을 드러내고 있었다. …벌룬이 땅에서 멀어지기 시작하자 흥분과 불안감이 뒤섞인 묘

한 감정이 솟아났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에서 바라보는 카파도키아의 파노라마는, …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웅장함에 할 말을 잃었으니.”

Ballon eSSay#2

벌룬 에세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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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목적 없이 렌트한 차를 몰고 가다 조용한 마을을 발견했다. 차에서 내려 마을 구석구석

을 한참 동안이나 구경했다. 조금 언덕진 골목을 올라가다 보니 집 앞 의자에 앉아 계

신 할머니가 보였다. 그녀도 나를 보았고 활짝 웃으며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그 골목길은 유독 인적이 드물었는데, 그래서 사람이 반가웠던 것일까. 말은 통하지 않

지만 그 자리에서 몇 분 간 그녀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그녀의 친구들도

소개받았는데, 그 답례로 사진을 찍어 선물했다. 사진에 담긴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하얀 머리의 할아버지와 아기 고양이.

언덕의 끝에 다다랐을 때, 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옥상에서 두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인기척

이 느껴졌다. 남매의 엄마인 듯했다. 내가 들고 있던 카메라를 쳐다보시기에 사진을 마

음대로 찍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듯한 몸짓을 해 보였는데, 오히려 웃으시며 더 찍어

달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서는 아이들에게 주려고 막 사오신 빵을 봉지에서 꺼

내내게도 건네주셨다. 단지 빵 한 봉지였지만 그 빵을 건네 받았을 때 느꼈던 ‘따뜻함’

은 잊혀지지 않는다. 다음에 다시 그 곳을 찾아가, 내가 받았던 따뜻함에 대한 답례로

꼭 사진들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여행에서 돌아와 시간이 지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 것은 여행지에서 보았던 풍경,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perSon eSSay

사람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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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interview/ writing By yeo sujeong

“숲에는 두 갈래의 길이 나뉘어져 있었고, 나는-

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으며, 그것이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었다.”

from Biei비에이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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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 O U N D A R O U N D

8 0 a r o u n d

F E A T U R E

책은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의 한 구절이자, 동시에 저자인 ‘네버렌(박지

영)’이 택한 ‘길’에 대한 은유로 시작한다. 그녀는 2010년,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버린 결정을 내렸다. 바로 비에이의 세컨드홈.

2년 전, 저자는 비에이 관광청에서 주관한, 홋카이도 이주 체험을 위한 세

컨드 홈 입주자 모집에 지원하였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허가가 떨어졌고,

한 달 남짓을 고민한 끝에 비에이를 ‘선택’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비

에이로 가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컸으니까. 다니고 있던 회

사를 그만 둬야 했고, 실망하실지도 모를 부모님께 그 사실을 말씀 드려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지금 내가 처한 환경에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면 과감히 그것을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일

이 더 이상 자신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돈도, 명예도,

꼭 필요한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람에겐 큰 위로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여 지금까지 우리는 ‘좋아하는 것은 나중에’라는 잠재적인 삶의 규칙

만을 따라 오며 살지 않았는가 라는 그녀의 질문은 진지하게 삶을 돌아보

게 만든다.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어땠는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그리고 그녀의 비에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지 않은 집이지만, ‘나의 집’

이라는 사실에 설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마당 한 켠에 작은 텃밭을 만들

고 푸성귀와 해바라기를 심고, 저녁에는 텃밭 옆에 캠핑용 의자를 펼치고

식사를 한다. 텃밭에서 길러 낸 쌈 채소들을 곁들여서. 장을 보러 갈 때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한다. 언덕이 많아 숨이 가쁘지만, 오르

막길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열심히 페달을 밟던 발을 멈추고, 핸들을

잡고 있던 힘이 잔뜩 들어간 손에도 잠시간 힘을 뺀다. 그리고 눈 앞의 내

리막길을 즐기는 것.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세상이 그녀에게 준 선물’을

그녀는 충분히 즐기고 있었다.

비에이는 일본의 4개 섬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의 중심부에 자

리잡고 있다. 좀더 정확하게는 아사히카와와 후라노의 사이. ‘美瑛미영’이

라고도 불리우는 비에이는 번역하면 ‘아름다운 옥빛’이라는 의미이다. 도

쿄시의 면적과 맞먹는 비에이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푸른 언덕들

을 ‘옥빛’에 비유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비에이’ 하면, ‘언덕의 마

을’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비에이에 넓게 펼쳐져 있는 언덕의 비경은 유명

하다. 그래서 이웃 마을 후라노와 함께 매년 많은 수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은 비에이를 찾은 유명한 사진가들의 카메

라에 수도 없이 담겨 왔다. 그리고 이 언덕들에서는 비에이 농부들의 땀

이 서린 감자, 사탕무, 토마토, 옥수수, 아스파라거스 등이 재배되고 있다.

언덕 위의 나무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실제로 나무가 서 있는 풍경을 상

상하게 만든다. 부모와 자식이 서있는 듯한 모습의 ‘부모와 아이의 나무’,

옆으로 살짝 기울어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철학의 나무’, 그 외

다른 나무들. 직접 눈으로 보는 나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떠올

려 본다. 사계절 내내 다른 느낌을 자아내며 한결같이 언덕 위에 우뚝 서

있을 그 모습을.

하늘을 담고 있는 에메랄드빛 호수, 아오이이케는 마치 요정이 나올 것처

럼 신비롭다. 시키사이노오카의 드넓게 펼쳐진 대지 위, 빼곡히 들어찬 꽃

들의 향연은 또 얼마나 황홀할지. 매년 7월 24일에 열리는 불 축제를 즐기

는 저자를 보며, 활활 타오르는 횃불처럼 뜨거운 축제의 열기를 직접 느껴

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길거리의 포장마차에서 팔고 있는 간식을 한 손에

들고 축제의 거리를 노닐고, 금붕어 잡기 게임(킨교 스쿠이)을 즐기는 아

이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싶다.

비에이의 슬로 카페SLOW CAFE들은 어느 하나 끌리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카페는 ‘버치’. 비에이에서의 삶을 즐기는 주인부부가

운영하는 카페로, 뒷마당에는 인디언들의 이동식 집이었다고 하는 원뿔

모양의 티피TEPEE 텐트가 놓여 있고, 그 옆에는 밤하늘의 별을 누워서 감

상할 수 있는 받침대가 있다. 겨울에는 그 곳에 이글루도 만든다고! 또 한

번 삶의 즐거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aBout Book책 소개

aBout Biei비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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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E A T U R E

에디터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에이의 ‘자연’이었다. 살아있는 자

연 속에 있는 저자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 종

종 산책 나오는 여우와 사슴들, 그리고 그 자체로 ‘살아있는 자연’인 그들

과의 눈맞춤. 한참 동안이나 동그란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슴의 눈에

비춰진 사람들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

숲 속의 이야기’를 담은 그 눈을 보며 저자가 느낀 그 감동이 에디터에게

도 직접 전해지는 듯했다.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고자 네버렌이 택한 것은 ‘캠핑’이었다. 그녀는 자

연을 즐기는 캠퍼다. <비에이로부터>를 처음 읽을 당시에만 해도 에디터

에게 캠핑은 아직 낯설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

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에디터에게 <비에이로부터>는 온갖 장비를

다 갖춰야만 가능한 캠핑이 아닌, 잠깐 놀러 나가는 ‘피크닉 캠핑’을 보여

주었다. 가깝게는 현관문을 나서면 보이는 마당이 캠핑 장소가 될 수도 있

다.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 하나면 충분히 캠핑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으

니까. 또 캠핑장에서도 편의점에서 사온 라면과 도시락으로 간단한 끼니

를 해결하는 모습은 ‘캠핑 음식=바비큐 파티’라는 공식을 깨뜨려 주었다.

그녀의 캠핑은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교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는 <비에이로부터>에 ‘캠핑’이라는 주제를 일부로 할애하여 자연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홋카이도의 개성 있는 캠핑장들을 독자에게 소

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레토코 라우

스의 온천 야영장에서의 캠핑이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라우스 온천 야영

장의 매력으로 사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텐트 앞에서

풀을 뜯고 있는 사슴을 보고, 아기 사슴과 눈을 맞추는 일은 놀랍기도 하

지만, 경이롭기까지 했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는 그 아기 사슴과의 눈맞

춤이 너무나도 신비로웠고, 지금까지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캠핑에서의

추억이라고.

‘새벽에 깨어 화장실 가려고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 가지런히

벗어 놓았던 내 슬리퍼 한 짝을 저 멀리 옮겨다 놓은 것은 대

체 무엇이었을까? 텐트 옆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던 저 녀

석이 아니었을까.’

251P. 2010년 7월 5일 일기

‘더하여 캠핑은 평소 우리가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여 안락함

을 추구하는 동안 경험하기 힘들었던 자연을 매 시각 느낄 수

있다. 그로 인해 비바람, 벌레 등 조금은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기꺼이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의 낭만

과 정취를 선물해 주기에 우리는 오늘도 텐트라는 보잘 것 없

이 불안정한 집 한 채를 지어 놓고 굳이 캠핑을 즐기는 것 아

닐까.’

288P. 2010년 7월 12일 일기

그녀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에디터는 그녀에게 캠핑의 이런저런 불편한

점들에도 불구하고 캠핑을 계속 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녀는 자연을 느끼고, 사색하고, 되돌아보고, 고마움을 알고, 그 안에서 인

간다움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 캠핑이라

고 대답했다.

캠핑은 또한 사람들의 소통이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화장

실과 개수대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마주침, 인사, 자연스럽게 건네

는 말 한마디에 새로운 관계’가 맺어지는 곳이 캠핑장이다. 실제로 필자도

얼마 전 다녀 온 ‘AROUND 캠핑’을 통해 따뜻한 온정의 교류란 것을 체감

했기에 저자의 말에 더욱 공감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 간만의 야외 식사를 즐기려 저녁 식사를 준

비할 때 옆 텐트 아저씨가 부는 하모니카 선율이 감동적이어

서 먹으려고 사 온 삶은 타라바 게를 조금 나눠 드렸더니 고맙

다며 찾아 오셔서 위스키 한 잔 따라 주신다. 그 길로 합류하

여 같이 신라면도 나눠 먹고 술도 마시면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도 모닥불 피워 놓고 한참이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하모니

카를 불며 밤을 맞이하였다. 캠핑은 교류라는 아라키씨의 정

의에 깊이 공감한다.’

288P. 2010년 7월 12일 일기

‘회사에서 정리해고된 뒤 여행을 다니면서 모처럼만의 자유를

만끽하고 계시더군요. 드디어 자유인의 몸이 되었다며 기뻐하

시던 그분의 얼굴이 가끔 떠오릅니다.’

286p.

굳이 옆 텐트의 새로운 인연이 아니더라도, 캠핑은 같이 간 사람들과의 교

류의 장을 마련해 준다. 같이 텐트를 세우고, 밥을 짓고, 테이블에 마주 앉

아 같이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하고. 또 밤에는 모닥불 앞에서 두런두런 이야

기를 나누다 보면 그만큼 더 깊어지는 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Camping life & nature책 속의 캠핑 라이프&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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