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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히브 4,12) 교구장 사목교서 발행인 정신철 편집 천주교 인천교구 홍보실 주소 22573 인천광역시 동구 박문로 1 이메일 [email protected] 제2553호 2019년 3월 3일 연중 제8주일 이 주의 성경읽기표 3(주일) 4(월) 5(화) 6(수) 7(목) 8(금) 9(토) 성경 / 장 판관 15-21 룻기 1-4 1사무 1-3 1사무 4-9 1사무 10-13 1사무 14-16 1사무 17-19 입당송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이끄시어 나를 구하셨네. 제1독서 집회 27,4-7 화 답 송 시편 92(91),2-3.13-14.15-16(◎ 2ㄱ 참조) 주님, 당신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주님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당신 이름 찬송하나이다. 아침에는 당신 자애를, 밤에는 당신 진실을 알리나이다. 의인은 야자나무처럼 우거지고, 레바논의 향백나무처럼 자라나리라. 주님의 집에 심겨, 우리 하느님의 앞뜰에서 우거지리라. 의인은 늙어서도 열매 맺고, 물이 올라 싱싱하리라. 불의가 없는 나의 반석, 주님이 올곧으심을 널리 알리리라. 제2독서 1코린 15,54-58 복음환호송 ◎ 알렐루야.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도록 너희는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녀라. ◎ 루카 6,39-45 영성체송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 안드레아 카마세이, <성 에지디오와 사슴>, 1600년경, 캔버스에 유채, 치비타베키아, 이탈리아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 · 복 음 루카 6,39-45 ... 세례와 자선이라는 두 기둥을 꼭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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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 · 복 음 루카 6,39-45 ... 세례와 자선이라는 두 기둥을 꼭 붙잡고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히브 4,12)

교구장 사목교서

발행인 정신철 편집 천주교 인천교구 홍보실 주소 22573 인천광역시 동구 박문로 1 이메일 [email protected]

제2553호 2019년 3월 3일

연중 제8주일

이 주의 성경읽기표 요 일 3(주일) 4(월) 5(화) 6(수) 7(목) 8(금) 9(토)

성경 / 장 판관 15-21 룻기 1-4 1사무 1-3 1사무 4-9 1사무 10-13 1사무 14-16 1사무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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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송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이끄시어 나를 구하셨네.

제1독서 집회 27,4-7

화 답 송 시편 92(91),2-3.13-14.15-16(◎ 2ㄱ 참조)

◎ 주님, 당신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 주님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당신 이름 찬송하나이다.

아침에는 당신 자애를,

밤에는 당신 진실을 알리나이다. ◎

◯ 의인은 야자나무처럼 우거지고,

레바논의 향백나무처럼 자라나리라.

주님의 집에 심겨,

우리 하느님의 앞뜰에서 우거지리라. ◎

◯ 의인은 늙어서도 열매 맺고, 물이 올라 싱싱하리라.

불의가 없는 나의 반석,

주님이 올곧으심을 널리 알리리라. ◎

제2독서 1코린 15,54-58

복음환호송

◎ 알렐루야.

◯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도록

너희는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녀라. ◎

복 음 루카 6,39-45

영성체송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

안드레아 카마세이, <성 에지디오와 사슴>, 1600년경,

캔버스에 유채, 치비타베키아,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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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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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마음의 양심은 세모이고, 어른의 마음의 양심은 동그라미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가 죄를 지으면 세모꼴 양심이 죄를 짓는 만큼 회전하면서 뾰족한 모서리로

마음을 긁어내기 때문에 마음이 아픔을 느끼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후회합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이 모서리가 점점 닳아져 결국은 둥그렇게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큰 잘못을 저질러도 모서리가 무디어져서 아픔을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되고, 반성과 후회도 없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자! 우리의 양심은 어떤 모양입니까? 예수님께서는 마음을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어떻게 해야 좋은 열매 맺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셨습니까?

첫째, 마음은 눈입니다. 눈이 밝으면 온몸이 밝고, 눈이 어두우면 온몸이 어둡게 됩니다. 마음이 밝으면 오늘 세상이 밝고, 마음이 슬프면

오늘 세상이 슬픔에 빠집니다. 내 마음이 오늘의 나를 인도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다른 사람들을 인도합니다. 내 마음에 따라 모든 것은 그렇게 보이고, 그렇게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눈을 밝게 해야 합니다. 마음의 눈이 밝아지려면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라는 말씀을 실천하며 생활해야 합니다.

둘째, 마음은 거울입니다.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줍니다. 자신의 모습의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

음이 거울이어야 하는데, 마음이 창문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마음이 거울이 되면 자신은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만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마음이 거울이어야 하는데, 창문이 되어서 자신을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만 보게 됩니다. 마음이 거울이 되려면 유리의 뒤에 은을 입히듯이, 내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내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깨닫게 됩니다.

셋째, 마음은 나무입니다. 마음의 나무에서 인생을 꽃피웁니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습니다. 같은 사과나

무도 어떤 품종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열매를 맺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열매를 맺는 나무입니다.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마음을 지키십시오. 마음을 지키려면 눈과 귀와 입과 발을 지켜야 합니다. 오직 성경 말씀과 성사의 은총으로 자신을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선인과 악인의 차이는 마음의 곳간에 선과 악 중에 무엇을 내놓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이 입으로 나온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과연 선과 악 중에 무엇을 말하고 계십니까? 인천주보

박희중 안드레아 신부 | 교구 법원 판사

신앙인의 마음은?

■ 2019년 사순 시기 담화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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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사순 시기 담화문 ■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입니다.” (로마 14,17)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머리에 재를 얹으며 사순 시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사순 시기 동안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죽고 부활하는 신앙의 여정을 걷게 됩니다. 이 여정은 우리를 더 깊은 신앙에로 이끌어 줄 것이며, 이 여정은 또한 우리에게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체험하게 이끌어 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과 부활을 향한 여정을 함께 걸으며, 여러분 모두가 성경과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매우 소중한 세 가지의 참회 행위 곧 기도와 단식과 자선을 통해 더 깊은 신앙에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신앙의 안내자인 교부들의 말씀을 들으며, 기도와 단식, 자선의 중요성을 깊이 되새기기를 바랍니다.

“믿음은 기도를 샘솟게 하고, 샘솟는 기도는 믿음을 튼튼하게 해 줍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육신이 음식을 단식하듯이 영혼도 악행을 단식하게 됩니다.”(성 대 레오 교황)

“단식의 핵심은 음식의 절제에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마음이 불의에서 되돌아서지 않고, 혀가 악담을 끊어 버리지 않는다면,

육체에 음식을 줄이더라도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합니다.” (성 대 레오 교황)

“세례와 자선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죄를 용서해 주는 자비의 두 원천입니다.세례와 자선이라는 두 기둥을 꼭 붙잡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하늘나라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비록 세례를 받고 나서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자선의 강물에 몸을 담그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비를 얻을 것입니다.”(토리노의 성 막시무스 주교)

“자선은 죄의 참회에 좋습니다. 단식은 기도보다 더 좋고,자선은 단식과 기도보다 더 좋습니다.” (로마의 성 클레멘스 주교)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우리의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통해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가 머무는 사순시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인천주보

2019년 재의 수요일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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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창세 12-21)

2019 사목교서 ‘성서의 해Ⅰ’

바벨탑 사건 이후에 하느님 구원 역사가 다시 시작됩니다. 그 중심에 아브라함이라는 인물이 서 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그는 어떠한 삶을 살았기에 믿음의 조상이 되었을까요?

하느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창세 12,1-2). 참으로 감격스러운 말입니다. 큰 민족이 되고, 하느님의 복을 받고, 이름을 떨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일입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성경에는 하느님의 이러한 명령과 약속을 들은 아브람의 반응에 대해서 성경은 침묵합니다. 감격 또는 흥분했는지, 집을 떠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는지, 그 어떤 감정적 반응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브람은 어떠한 미동도 없이,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창세 12,4)라고만 알려줍니다. 아브람은 하느님의 명령을 그저 묵묵하게 수행합니다.

아브람은 그렇게 유랑의 길을 떠납니다. 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그는 하느님과 함께 하는 여정을 걸어갑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하느님의 약속을 듣게 됩니다: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창세 15,1).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아브람이 하느님께 저항합니다: “저를 보십시오. 당신께서 자식을 주지 않으셔서, 제 집의 종이 저를 상속하게 되었습니다.”(창세 15,3). 그렇습니다. 아브람은 자신이 충분한 상을 받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상이 의미 없게 다가오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의 상속자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큰 민족이 되게 할 것이다.”(창세 12,2 참조)라는 약속은 이제 하느님을 믿음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한번 하느님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 너의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창세 15,5). 이 말씀을 듣고 다시 아브람은 하느님을 믿습니다. 그 믿음으로 그는 하느님의 선물인 아들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부인 사라이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아니라, 사라이의 몸종 하가르에게서 태어난 이스마엘입니다. 아브람은 그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아브람을 더 큰 인물로 만들 준비를 하십니다. ‘아브람’(높여진 아버지)에서 ‘아브라함’(많은 이들의 아버지)이라고 이름을 바꿔주십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아들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이면 충분하다며 백 살이 된 자신과 아흔 살 사라에게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부정합니다. 하느님을 온전하게 믿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는 “이스마엘이나 당신 앞에서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창세 17,18) 하면서 지극히 현실적인 청원을 올립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사라에게서 태어날 아들의 이름까지 직접 ‘이사악’이라고 알려주시면서 약속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말씀대로 이사악이 탄생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그는 성실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따랐고,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걸었으며, 하느님의 의로운 사람으로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사라에게서 아들을 얻지 못함은 그의 믿음에 있어서 치명적인 걸림돌이 됩니다. 그 걸림돌 앞에서 그는 온전하게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를 기다리지 못합니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하느님의 약속을 자신의 현실 속에서 해석하고 답을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방식으로 하느님의 때에 맞춰 아브라함에게 선물을 주십니다. 우리의 믿음을 바라보면, 우리는 하느님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도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믿음의 걸림돌을 하나 혹은 그 이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걸림돌 앞에서 우리 또한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방식으로 우리의 믿음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때가 아니라 하느님의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우직함입니다. 그 기다림은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온전한 믿음이라는 은총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인천주보

박형순 바오로 신부 |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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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로 ‘어린 염소’를 뜻하는 아이기디온(αιγιδιον)에서 유래한 이름의 성 에지디오(St. Aegidius, 7세기경)는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부유하고 신앙심이 두터운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성인의 부모는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상당한 재산을 그에게 물려주었으나, 그는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어려서부터 하느님만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한 성인은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가서 기도에 전념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아다녔다. 아를에 도착한 성인은 그곳 주교의 승낙을 얻고 2년 동안 은수자 생활을 했다. 성인의 성덕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그는 좀 더 깊숙한 숲을 찾아 거처를 옮겼다. 번잡하지 않고 조용히 혼자 기도할 수 있는 곳을 원했던 성인은 산속에 샘물 가까이 동굴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은수자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깊은 산속에서 성인이 먹을 것은 물과 풀뿌리와 나무껍질뿐이었다.

가장 많이 전해지는 성인의 이야기로는 사슴 한 마리가 매일 동굴에 와서 그에게 젖을 먹여주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림에서 성인은 사슴과 함께 자주 등장한다. 이탈리아 바코크 화가이자 판화가인 안드레아 카마세이(Andrea Camassei, 1602~1649)가 그린 성 에지디오의 모습을 보면, 검은 수도복을 입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성인의 옆에 커다란 사슴 한 마리가 성인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 가운데는 사냥을 나온 왕과 함께 있는 주교가 서 있다. 어느 날, 사냥 중이던 왕이 성인이 있는 동굴로 뛰어 들어가는 사슴을 발견하고, 왕의 포수는 활을 겨눠 그 사슴을 향해 쏘았다. 그런데 왕이 가서 보니 사슴이 아닌 성인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슴은 성인의 발밑에 웅크리고 앉았고 성인은 그 사슴을 끌어안고 있었다고 한다. 왕은 그 자리에서 용서를 청하고 상처를 싸매 주려 하자, 성인은 “이 상처는 좋은 보속의 재료가 됩니다.”하며 거절했다. 성인의 오른쪽 다리에는 화살에 맞아 찢긴 옷 사이로 상처 난 붉은 살이 드러나 있다. 성인 옆 천사는 포수가 쏜 화살을 들고 손가락으로 성인의 상처를 가리킨다.

왕은 성인을 존경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여러 차례 동굴에 와서 성인과 이야기도 나누고 선물을 보냈다. 늘 선물을 거절한 성인에게 왕은 한 번이라도 받아주기를 간청하자, 성인은 “만일 하느님을 위해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수도원을 세우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고 왕에게 권했다. 왕은 성인이 그곳 수도원장이 된다면 기쁘게 세우겠다고 했고, 수도원은 성인이 거처하던 동굴 자리에 세워졌다. 수도원 이름은 ‘생 질 뒤 가르(Saint-Gilles-du-Gard)’였고, 그곳에는 많은 청년이 들어왔다. 수도원장이 된 성인은 엄격한 베네딕토회의 규율을 따르며 수도원을 이끌어갔다. 성인의 뒤에 천사가 든 긴 지팡이는 수도원장을 상징하는 것이며, 성인의 검은색 수도복은 베네딕토 수도회의 복장을 의미한다. 하늘에는 천사들이 속세와 떨어진 장소에서 천상과 소통하며 고독을 즐기고, 오롯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성인을 보호하고 있는 듯하다. 화가는 바로크 미술의 동적인 특징을 강조한 천사들로 지상과 천상을 연결했다.

성인의 훌륭한 행실은 많은 수도자에게 교훈이 되었고, 그의 명성도 날로 높아져갔다. 기록에 의하면 성인은 725년 9월 1일 선종하였는데, 그의 무덤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길에 있었기 때문에 성인은 중세 때 유명했으며 공경 되었다.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2코린 9,9) 인천주보

축 일 9월 1일

수호성인 장애인, 거지, 간호사

상 징 베네딕토 수도회 복장, 사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 | 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 이 주의 성경 암송

마리 쥴리나 수녀

명화와 성인

생 질 수도원장

성 에지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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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소식

선교사제 파견미사

복음 전파의 소명을 받고 선교지로 향하는 사제들을 위한 선교사제 파견 미사가 21일(목) 답동 주교좌 본당(=주임 최경일 빈첸시오 신부)에

서 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의 주례로 봉헌되었다. 정신철 주교는 강론에서 “선교란 진정한 나눔이며,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길이고, 아름다운 발걸음에 은총이 항상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또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며 “우리 교회도 많은 외국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성장했다”라면서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하며 살고 나눔을 실천하는 참된 신앙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일본 후쿠오카 교구와 중미 과테말라 안티구아 교구로

파견되는 서인덕 베드로 신부, 조성진 베드로 신부는 “사제로서의 삶과 기쁨을 다시금 깨닫고 도전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한다”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잘하고 돌아오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 교구 홍보기자 김세영 소피아

가톨릭 교육인의 날

학교법인 인천가톨릭교육재단(=사무국장 정봉 베니뇨 신부)은 22일(금) 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서 이사장인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의 주례로 가톨릭 교육인의 날 미사를 봉헌하였다.법인 산하에 소속된 인천 박문초, 박문중, 박문여고, 소

명여중, 소명여고, 대건고 6개 학교에서 300여 명이 참석하였다.정신철 주교는 강론을 통해 모글리 현상(『정글북』 주인

공 이름, 사람이 인간사회와 격리된 환경에서 성장하면 사회교육을 받는다 해도 인간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출 수 없는 현상)을 통해 단순히 인성교육을 넘어서는 진정한 인간으로 형성되는 교육과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어 “모든 교육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는 사랑의 방법을 몸소 보여주신 바와 같이 사랑으로 불타오르는 마음을 갖고 하느님께 필요한 은혜를 청하도록 하자”고 격려하였다. 2부 행사에서는 가톨릭 교육인 선서식을 시작으로, 5명

의 교직원들을 신규임용하고, 10년 근속(10명), 20년 근속(8명), 30년 근속(10명), 정년퇴직, 명예퇴직(7명) 한 교직원들에게 상장과 공로패, 감사패를 수여하며 격려와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당 사회복지분과⸱빈첸시오회 1차 연수

사회복지법인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이상희 마르티노 신부)가 주관·주최하는 본당 사회복지분과 1차 연수가 17일(주일) 10시에

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서 열렸다.본당 사회복지분과 및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원 37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연수에서는 고병헌 교수가 어루만짐이 필요한 ‘인문학적 사회복지 실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였고, 점심식사 후 포콜라레 운동본부의 체험을 공유하는 ‘포콜라레 영성’ 교육이 진행되었다.강의를 마치고 찬양의 시간을 통해 레크레이션을 가졌으

며 미사에서 검단동 본당 수기 공모 7명(임문원 비비안나 외 6명) 시상식과 10년 이상 장기근속 사회복지활동가 41명에 대한 교구장 축복장 수여식이 있었다.강론에서 이상희 신부는 “하느님의 선택에 응답한 우리

들은 하느님이 원하는 길을 걸어가며 기쁨과 행복의 열매를 맺자”며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모든 사회복지분과 활동가와 빈첸시오회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바오로딸 서원 이전 안내

바오로딸 서원이 3월 4일(월) 인천교구청(구 박문여고)앞으로

이전하여 문을 엽니다.곳: 인천 동구 재능로 5

(제물포역 2번 출구 또는 도화동 신협 버스정류장 하차)

☎ 바오로딸 서원 032-761-5830

성모 순례지(성모당)에서 매일미사(월~토)를 봉헌합니다.

10:00~10:30 묵주기도10:30~11:00 고해성사11:00~ 미 사

주소: 인천 동구 박문로 1 인천교구청 내 성모 순례지

인천교구 성모 순례지(성모당) 매일미사 안내

이달에 기억해야 할 선종 사제

성 명 선 종 일 자

정인상 베드로 3월 19일

재단일 다니엘(예수성심전교수도회) 3월 29일

Page 7: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 · 복 음 루카 6,39-45 ... 세례와 자선이라는 두 기둥을 꼭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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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알림

❖제14차 가톨릭 약혼자 주말때: 3/29(금)~31(주일) 곳: 심조이 바르바라 피정의 집☎ 가정사목부 032-762-8888

❖토요 무료피정때: 2/9(토)부터 매주(토) 9:00~13:00곳: 주안1동 성당 / 강사: 정귀호 신부☎ 010-6599-1539/ 선착순 50명(피정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전화 확인요망)신구약 성경준비 (회비없음, 예비자/견진자 수료증 수여) 1과: 믿음의 근거 / 2과: 성모님 3과: 율법과 은총 / 4과: 땅과 하느님 나라 5과: 메시아 예수님과 부처님

❖박찬용 신부의 성서강의구약, 교훈문학, 묵시문학때·곳: 3/7(목) 개강 10:00 사회사목센터 4층회비: 1만원

❖'고통에서 영광으로' 8주간 사순기도회때·곳: 매주(수) 19:00~22:00 부평4동 성당주제: "파스카의 삶"기간: 3/6(수)~4/24(수) [8주간]☎ 사무실 032-527-2311, 회장 010-3707-0238

❖성모님께 봉헌을 위한 33일 준비때: 3/11(월)~4/22(월) 10:00~12:30 매주(월) [7주간]곳: 심조이 바르바라 피정의 집회비: 2만원 (교재비 별도) 주관: 푸른군대 ☎ 010-4375-3828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 4월 피정·월피정: 3/23(토), 4/6(토) 10:30~16:20·성서통독 피정: 3/12(화)~14(목),3/29(금)~31(주일)·사순침묵 피정: 3/15(금)~17(주일)·둘레길 도보피정: 3/18(월)~21(목), 4/29(월)~5/2(목) ☎ 02-990-1004

❖교리교사들을 위한 열린 강좌제목: 가톨릭 교회교리서 3편 '십계명'강사: 최민섭 신부(인천가톨릭대학 교수)때: 3/26, 4/2, 16, 30, 5/7 [화-5회] 10:30~12:30곳: 복자 이 안나홀대상: 교리교사 및 예정자 또는 관심 있는 분 회비: 10만원(신협 131-002-128021)마감: 3/26(화) ☎ 032-765-6931

❖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 수강생 모집마감: 3/31(주일) ☎ 010-7470-7966대상: 성경공부를 하고싶은 분 http://cyberbible.casuwon.or.kr

❖예수회센터 강좌 (3월 개강)·영성과 철학상담-아픈 영혼을 '철학'으로 치유하기(화) 19:00~21:00 박병준 신부, 홍경자 박사·그리스도인의 대화법-비폭력 대화(수) 10:00~12:00 이윤정 강사-이 밖의 다양한 강좌에 관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신청 02-3276-7733 / http://center.jesuits.kr/

❖서울 삼성산 2박 3일 무료 치유 대피정성시간, 매일미사, 찬양 및 강의강사: 이해욱 프란치스코 신부 외 전국 유명 강사때: 3/8(금) 18:00~10(주일) 15:00곳: 삼성산 피정의 집☎ 010-3353-4123

❖제주 성 이시돌 자연 피정 (올레, 미사, 기도, 강의)대상: 개인, 가족, 본당 단체 등 때: 3/19~22, 3/28~30, 4/1~3, 4/5~7, 4/9~12, 4/22~24 ☎ 064-796-9181

❖예수마음기도 영성수련(권민자 수녀)·3박 4일: 3/21~24, 4/25~28·8박 9일: 4/3~11, 5/9~17☎ 신청 010-4906-5722, 031-953-6932곳: 문산 예수마음 피정의 집-하루 무료 피정 (곳: 명동 가톨릭회관)때: 3/24~4/7까지 매주(주일) [3회]☎ 접수 010-9715-1479

❖3545 피정 · 2박 3일 영신수련 피정·35~45세 피정(미혼남녀) 3/15(금)~17(주일)·2박 3일 피정(1:1개인지도식) 3/22(금)~24(주일)곳: 예수수도회(메리워드 교육관)☎ 010-9608-0208(오류동)

❖제주 면형의 집 피정(한국순교복자수도회)수도회 수사들과 함께 제주성지, 역사, 평화순례,미사(성무일도), 나눔, 올레길·오름 트레킹*아래일정은 항공예약 포함해서 접수가능때: 3/20~22, 3/24~27(추자도), 4/1~3,4/6~9(추자도), 4/12~14, 4/22~25(추자도)☎ 02-773-1463, 064-756-6009

❖평신도를 위한 기도훈련-어떻게 기도할 것인가주제: 일상 삶에서 하느님 만나기대상: 기도하고 싶으나 방법을 모르는 신자때: 매주(화) 10:30, 19:40 / 시작: 3/12(화)곳: 사랑의 힘 빌딩 5층 / 수강료: 7만원 [6주] (2호선 영등포구청역 4번출구 5분)접수: 3/8까지 ☎ CLC 02-333-9898

❖민족화해위원회 분과장·차장 모임때·곳: 3/4 19:00 교구청 412호

❖3월 예비신학교 모임때·곳: 3/10(주일) 대건고등학교중등부 11:00, 고1·2학년 14:00, 고3·일반: 11:00

❖전례꽃꽂이회 월례미사때·곳: 3/7(목) 14:00 박순집 베드로 홀☎ 010-4713-2128

❖오순절 평화의 마을 후원회 미사때·곳: 인천 3/8, 4/5(금) 11:00 주안1동 성당☎ 031-884-0533

❖인천둘레길 녹색기행 - 소래길때·곳: 3/17(주일) 인천대공원 후문 (참가비 없음)☎ 가톨릭환경연대 032-777-9494, 010-3288-3222

❖국제성모병원 자원봉사자 모집 및 교육때·곳: 3/18(월) 9:30~16:00 3층 마리아홀대상: 만 63세 미만 성인 남, 여☎ 032-290-2701, 2

❖노동사목 무료 노동상담임금체불, 고용 계약, 노동안전 등 ☎ 인천 032-502-3009, 부천·시흥·김포 032-679-1308

❖희망에코(발달장애인)마을 회원 모집부모사후에도 부모가 살아 있을 때처럼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과 환경을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발달장애인 가족마을 기공식 완료https://cafe.naver.com/hopeecho도미니코 수도회 김성구 신부☎ 02-982-8431, 010 9323 7203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교육때·곳: 3/27(수)~28(목) 인천성모병원마감: 3/20(수) 17:00까지 / 교육비: 2만원(마감 후 취소불가 / 우리은행 1002-551-464353 이상희)☎ 032-280-6202~3

❖골롬반 평신도선교사 관심자모임(해외선교)때: 3/10(주일) 14:00~17:00대상: 만23세~38세, 남·여곳: 평신도선교사센터(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02-929-4841 / www.columban.or.kr

❖6회 가톨릭문화원(ALMA ART) 어린이영화제 <날개>때: 6/29~30 (1박 2일 가족캠프)마감: 5/20 (www.koccc.kr) 초등학생 50명 (참가비 전액 무료)☎ 1577-3217, 010-5717-3217

❖교황청 꿈나무 캠프 안내때·곳: 8/13(화)~15(목) 대전 동구 청소년 자연 수련원대상: 초등부 3~6학년/ 선착순 120명참가비: 8만원☎ 02-2268-7103 / [email protected]

❖제29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공모부문: 신문, 방송, 출판, 영상, 뉴미디어 등시상: 대상 1천만원, 특별상 3백만원 주최·주관: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접수: 4/30까지 * 자세한 내용은 주교회의 홈페이지 참조

❖무지카사크라 서울합창단 신입단원 모집르네상스시대의 무반주 다성음악을 주 연주분야로 활동하고 있는 무지카사크라 서울합창단 창단 35주년을 맞이하여 일본 성지 및 스페인연주여행을 함께 할 신입단원을 모집합니다.·남녀 각 성부 약간명·45세 이하의 비브라토 없는 맑은 음색을 소유한 형제 자매(전공자 환영)☎ 010-3367-3002

❖미국 가톨릭 사립학교 9월 정규입학 모집대상: 초5~중3 / 기간: 단기(1년), 장기(1년 이상)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운영 미국 학교법인☎ 02-2258-8983(월~금) / oakinternational.co.kr

❖돈보스코 직업전문학교 학생 모집대상:15~30 남 ☎ 02-828-3600기계가공, CAD/CAM, 인성교육기간: 3~12월 (2월 예비학교)혜택-교육비 전액무료, 수당지급-취업(최근 5년 평균 취업률 96.4%)

❖전례 조각초 봄학기 모집때: 3월~5월 [12주]곳: 인천 논현역 푸르지오시티☎ 전례미술연구소 010-7457-0811

교 육 | 피 정

미 사 | 행 사

모 집 | 일 반

수 도 회 명 때 / 곳 문 의

예수회 vocation.jesuits.kr 3/9(토) 15:30 /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 010-3324-0731

성소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