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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떨어져도 괜찮아 Vol.125 2020. July August GOOD-NEWS.OR.KR 삽화: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져 울고 있는 원숭이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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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떨어져도 괜찮아

Vol.1252020. July August

G O O D - N E W S . O R . K R

삽화: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져

울고 있는 원숭이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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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Theme Prologue 떨어져도괜찮아,쉬어가면되니까

06 Theme Story 다시시작하는힘

10 나의 삶, 나의 보람

32년간남한산성일대환경정화해온

조갑식씨

14 그 후로 오랫동안

제14회대상수상자

김숙자씨

18 골목골목 살맛메신저

Contents

등록일자 1999년 4월 19일

등록 신고번호 서초마00080(격월간 비매품)

발행일 2020년 7월 6일

발행인 겸 편집인 백기훈

발행처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 코오롱타워 17층 ‘살맛나는 세상’ 편집실

기획 오수민

구독신청 및 문의 살맛나는 세상 홈페이지(www.good-news.or.kr)

전화 080-311-3233

편집 및 디자인 주식회사 더블루랩(02-786-9245 bluelab.kr)

인쇄 보명씨앤아이(02-2274-4545)

사진 김태화

표지 일러스트 김윤희

Vol.125 2020. JULY _ AUGUST

이 책자는 저작권법 등 관련법령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 배포 등을 금지하며, 이 책자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오운문화재단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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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버킷리스트

13년째우산고쳐나눔실천하는

정동승씨

24 당신이 희망이다

19년간진행해온헌혈로

헌혈유공장받은남재우씨

28 미담은 SNS를 타고

30 나눔 핫 플레이스

선한영향력전파하는

‘진짜파스타’

34 청년 봉사 인사이드

대구청년봉사활동동호회

‘별을가꾸는사람들’

38 세상을 밝히는 프로들

초등과학실험영상무료로제공하는

‘아꿈선’

42 나초와 팝콘

영화〈천국의아이들

(ChildrenofHeaven)〉

44 휴일에 뭐할까

휴가지에서만나는특별한이야기들

46 착한 기술, 따뜻한 변화

인류를지키는적정기술,

첨단ICT를만나다

48 코오롱 사회공헌 소식

50 빨간 우체통

카카오톡에서도 ‘살맛나는 세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살맛나는�세상

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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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능숙한 일에도 실수할 때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면 좋을까요?

‘자만하지 말고 조심하라니까’보다는

‘실수해도 괜찮아’, ‘잠시 쉬어가면 되지’라고

해주면 어떨까요?

토닥토닥 어깨 두드려주며 건네는 따뜻한 위로.

원숭이를 다시 나무 위로 오르게 하는 힘은 바로 거기에 있으니까요.

떨어져도 괜찮아,

쉬어가면 되니까

삽화: 나무 밑동 위에 앉아 있는 원숭이에게 다른

원숭이가 큰 나뭇잎을 들어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4 T h e m e P r o l o g u e글 편집실 일러스트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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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힘

어떤 실수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마음에 가득한 욕심을 크게 덜어놓고 땅 냄새도 맡고

새 소리도 들으라는 신호. 떨어진 게 창피하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다가 어딘가 크게 부러질 수도 있으니,

까진 무릎을 호호 불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다시 일어나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조정현 작가

2006년 장편소설 『평균대 비행』으로 ‘문학수첩 작가상’을 받으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소설 『로빈의 붉은 실내』, 『화려한 경계』, 『바다의 리라』, 『나의 첫사랑 레시피』, 어린이책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마법사의 사계절』, 『특별한 날, 평생 의례 이야기』, 인문 에세이 『동화 넘어 인문학』 등을 썼다.

삽화: 기와집이 늘어선 동네에서 오이씨 꾸러미를 들고

있는 소년과 양반 남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6 글 조정현 일러스트 김윤희

T h e m e S t o r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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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을 향하는 과정

옛날에는 신붓집에서 혼인을 치르고 아이 낳고 살다가 시집으로 향했다지요. 그런

데 이 새색시는 시집에 가기도 전에 소박을 맞았습니다. 소박의 이유는 바로 방귀. 방

귀를 뀐 새색시가 못마땅했던지 새신랑이 그만 집을 나가버린 것이죠. 혼인은 했지

만 시집은 못 가본 새색시는 혼자 아들을 낳아 키웠는데, 어느 날 서당에 다니던 아

들이 어머니에게 묻습니다. 왜 자신에게는 아버지가 없는지 말이죠. 어머니는 주저

하다가 사연을 알려줍니다. 그러자 아들은 오이씨 한 주머니를 들고 아버지 동네로

가서 이렇게 외치고 다닙니다.

“아침에 심으면 저녁에 거두는 오이씨 사려!”

이 외침 소리에 그 옛날 새신랑이 아이를 불러 혼을 냅니다. 그런 오이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고요. 아이는 기죽지 않고 설명을 하지요.

“방귀를 뀌지 않는 사람이 심으면 틀림없이 아침에 심어 저녁에 먹습니다.”

“뭐라고? 세상에 방귀를 뀌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신랑의 말에 아이는 자신을 가리킵니다.

“제가 바로 방귀 뀌지 않는 사람의 아들입니다.”

아들은 자기 아버지는 방귀를 뀌지 않아 방귀 뀐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 결

과 어머니는 소박데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에 크게 깨달은 아버지는 자신의 잘

못을 뉘우치고 아내와 아들을 불러 함께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신혼부부라면 마냥 웃기지만도 않을 것 같습니다. 신혼부

부에게 방귀는 웃을 수만은 없는 소재지요. 아직은 상대가 완벽할 것 같은 환상이 아

직 남아 있을 때니까요. 완벽이라는 환상은 이렇게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천재, 스타, 위인……. 명패는 달라도 완벽하다 칭송받는 사람들의 고충을 우리는

종종 듣지요. 이미지 유지의 어려움, 완벽함이 깨질 때 받는 비난에 대해서요. 그 정

도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들에게도 각자 대단하다고 칭찬받는 점들이 있습니다. 생

업에 종사하다가 ‘생활의 달인’이 된 경우, 취미가 프로 수준이 된 경우, 유난히 우

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 성격이 좋아 ‘보살’ 소리를 듣는 사람…….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손뼉을 치고,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

이 있듯이, 그러한 평판이 사람들을 더 발전하게 만들곤 합니다. 여기까지는 참 행

복한 이야기지요.

하지만 칭찬받는 사람과 칭찬하는 사람들 사이에 환상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러니

까 새신랑이 새색시에게 그랬던 것처럼 완벽한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시

작하면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도 방귀를 안 뀔 수는 없듯이, 아무

리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라도 인생에 몇 번쯤은 나무에서 떨어지게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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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에게 실패했다고 가볍게 평가해버리는 경향이 있

습니다. 가수가 노래를 부르다가 음정 하나를 놓치면 ‘삑사리’가 났다고 고개를 젓고,

한동안 쉬었던 배우가 살이 좀 쪘다 치면 ‘관리 실패’라 한심해합니다. 학문이나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라서 연구를 하다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거나 제품의 반응

이 좋지 않으면 실패로 낙인찍는 분위기죠.

실수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신호

일필휘지(一筆揮之), 붓을 한번 휘두르면 그대로 명문장이 된다는 이 말도 완벽함에

대한 환상을 담은 사자성어죠. 완벽한 천재는 실수나 실패 없이 단번에 완성작을 만

들어낸다는 뜻이니까요. 명문장가로 유명했던 소동파(蘇東坡)도 이 명성을 지키기

위해 꽤나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 소동파에게 〈적벽가〉를

며칠 만에 지었느냐고 묻습니다. 소동파는 갑자기 시상이 떠올라 단 한 순간에 지었

다 말하죠. 친구는 역시 소동파라고 감탄했는데, 그가 방을 나간 뒤 앉은 자리가 불룩

하여 살펴보니 〈적벽가〉를 고쳐 쓴 종이가 수북하더랍니다. 그런데 그가 고쳐 쓴 종

이들은 실수나 실패의 흔적이었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그것은 〈적벽가〉라는 명작

을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지요. 그런데 글쓰기와 달리 어떤 것들은 그 ‘과정’이 눈에

잘 띕니다. 가령 아기의 엉덩방아처럼 말이지요. 걸음마 배우는 아기를 지켜본 분이

라면 그 엉덩방아를 ‘실수’나 ‘실패’라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저 걷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원숭이가 나무를 타는 과정도 마찬가지지요. 엄마 원숭이의 목이

나 엉덩이에 매달려 팔 힘을 기르고 몇 번이고 연습한 후에야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삽화: 걸음마를 연습하다 엉덩방아를 찧은 아기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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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원숭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는 이미 숙련

된 달인이지요. 나무타기에 관한 한 모두에게 칭찬을 받고, 심지어 실수할 것 같지 않

은 환상을 심어줄 정도로 잘 해내는 고수인 것입니다.

그런 고수가 한 번쯤 떨어진다고 큰일이 일어날 리 없습니다. 나무타기의 연습 과

정에는 떨어지는 낙법도 있었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큰 실수를 했다고 느낀다면 말

그대로 느낌일 뿐입니다. 누군가가 완벽하다는 환상이 깨졌다고 할 수야 있겠지만,

환상이란 원래 본질이 아니니 생각에 따라 잘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연인이 가진 환상을 평생 유지해야 한다면 이 세상 커플들은 얼마나 피곤할까요?

요는,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는 잠깐 땅에 엎어져 좀 우스워졌을지 몰라도, 나무를

잘 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무에서 떨어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가지는 하지 말

고 한 가지는 해야 합니다. 우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책입니다. 왜 바보같이 나무

에서 떨어졌냐고 자신을 꾸중하고 후회하거나 그 상황을 곱씹으며 평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우발적인 실수는 되새겨봐야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데 어떤 도움

도 되지 않으니까요. 반면, 우리는 그 실수 자체가 아니라 자신과 우리를 둘러싼 환

경을 살펴봐야만 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수렁에 빠진 듯 되는 일이 없을 때도 있죠. 그

럴 때 인생 경험이 많은 어르신들은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충고를 하십니다. 그

말씀을 듣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쉬다 보면 건강이 나아지고 주위를 챙기게 되죠. 그

럴 때는 신기하게도 실수의 원인이 보이기도 합니다. 운동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미

세한 부상 때문에 실수할 때가 있는데, 이때 당장의 욕심을 접지 않고 경기를 계속하

면 나중에 크게 다친다고 하지요. 이처럼 어떤 실수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신호이

기도 합니다. 마음에 가득한 욕심을 크게 덜어놓고 땅 냄새도 맡고 새 소리도 들으라

는 신호. 떨어진 게 창피하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다가 어딘가 크게 부러질 수도 있

으니, 까진 무릎을 호호 불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다시 일어나는 방법이 아

닐까 합니다. 몸은 건강한지, 마음에 생채기 난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다 보면

어느새 다시 시작할 힘이 채워질 테니까요.

어려운 때일수록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 덜 가지고도 더 많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무심히 관심 갖지 않던 인간관계도 더욱 살뜰히 챙겨야 한다. 더 검소하고 작은 것으로써 기쁨을 느껴야 한다.

《산에는 꽃이 피네》, 법정스님, 동쪽나라,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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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남한산성

일대 환경정화 해온

조갑식 씨

오늘의 청소가

내일의 미소로 이어지기를

사진: 남한산성 일대의 쓰레기를 줍고

있는 조갑식 씨

10 글 박미경 사진 김태화

나 의 삶 , 나 의 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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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심 한 등 산 객 에 서 ‘ 남 한 산 성 지 킴 이 ’ 로

이쯤 되면 화가 날 법하다. 남한산성 등산로에 들어선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50

리터 쓰레기봉투가 금세 꽉 찬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란 이름값에 걸맞

지 않는 우리들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하지만 그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는다.

고개 숙여 찬찬히 쓰레기를 찾고, 허리 굽혀 일일이 그것들을 주울 뿐이다. 땅에

묻힌 것들까지 꼼꼼히 들어낸다. 온갖 더러운 것들을 하나씩 치우면서, 환경보

호에 무심했던 오래전 자신을 떠올린다. 그들도 자신처럼 변화되기를 그는 간

절히 소망한다.

“젊을 땐 저도 아무 데나 휴지를 버리곤 했어요. 어느 날 바람에 날리는 쓰레

기 때문에 자동차 사고가 날 뻔한 모습을 목격하고 정신이 번쩍 나더라고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때였거든요. 성숙한 시민의식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

하게 생각해봤어요.”

그때부터다. 등산을 워낙 좋아해 수시로 남한산성을 찾던 그는 이 일대 쓰레

기부터 자기 손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고맙게도 아내가 함께해줬다. 환경정화를

곁들이니, 늘 해오던 산행도 아내와의 대화도 한결 즐거워졌다.

최 고 의 교 육 , 봉 사

그러던 중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성남 태원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보내줄 테니

봉사를 함께해보라’ 권유해왔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환경을 물려받을 ‘다음

세대’와 환경정화를 함께한다는 게 무척 의미 있는 일로 여겨졌다. 맨 처음 건성

사진: 땅에 묻힌 쓰레기까지 꼼꼼히 들어내 치운다.

사진: 50리터 쓰레기봉투가 금세 꽉 찬다.

세월은 흘러갔어도 그는 아직 여기에 있다. 1988년부터 남한산성 일대를 청소해온 조갑식(71) 씨.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쓰레기 줍는 일에 몽땅 할애하고도, 그는 우리 강산과 우리 유산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마냥 행복하다. 눈부신 꽃도 찬란한 단풍도 해마다 이곳에서 만난다. 같은 곳을 매주

맴돌고도, 그는 매번 새로운 곳에 당도한다. 고됨과 어려움이 설렘과 즐거움으로 번번이 바뀐다.

32년총 봉사 기간

2005년남한산성환경봉사대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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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쓰레기를 줍던 학생들은 차츰 진지하게 봉사를 이어갔고, ‘자식 같은’ 학생

들이 등산로를 치우자 등산객들도 점점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봉사가 최고의

교육이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됐다. 이후 지역의 여러 학교에서 참여의 뜻을 알

려왔다. 숭신여자중·고등학교, 성일정보고등학교, 분당영덕여자고등학교…….

쓰레기를 손수 치운 학생들이 훗날 어른이 됐을 때, 우리의 환경이 조금은 달라

져 있을 거라 그는 믿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쓰레기로 가득 찬 팔당댐의 모습이 TV로 중계됐어요.

한두 명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그 장면을 보고, 조직을 꾸려야겠다는 생각

이 들더라고요. 지인들을 설득해 함께 활동하다 2005년 ‘남한산성환경봉사대’

를 정식으로 만들었어요. 학생들도 봉사대에 포함시켰습니다. 미처 못 본 쓰레

기를 옆 사람이 발견해줄 때가 많아요. 무거운 쓰레기를 치울 때도 큰 힘이 되고

요. 함께하니 확실히 든든해요.”

코로나19 때문에 최근 몇 달간은 홀로 봉사를 해오고 있다. 오전 열 시부터 해

질 녘까지 등산로 곳곳을 누비는 그가 점심식사로 챙겨가는 건 달랑 떡 한 덩어

리. 짐을 줄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산객이 많아서이

기도 하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많지만, 온정을 베푸는 사람도 많다. 자연 속

에서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다.

“위험한 순간도 많아요. 몇 년 전 겨울 산성에서 내려오며 쓰레기를 줍다가,

얼어있던 길바닥에 미끄러져 팔과 어깨뼈가 부러졌어요. 저는 겨울에도 신발에

아이젠을 달지 않아요. 나무뿌리를 밟을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치료가 잘 됐어

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매립된 쓰레기를 치울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썩지도 않는 비닐이나 스티로폼이

토질을 얼마나 나쁘게 할지 상상이 되니까요. 토질이 나빠지면 수질도 나빠져요. 수질이

나빠지면 우리의 삶이 암울해지죠. 그게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예요.

사진: 태원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환경정화 활동

사진: 환경정화를 하고 있는 학생들

나 의 삶 , 나 의 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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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우 고 또 치 워 도 지 겹 지 않 은 까 닭

현재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환경관리 직원으로 일한다. 직업도 봉사도 청

소인 셈이다. 일주일을 온통 환경정화에 바치고도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다. 지겹기는커녕 휴가 때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쓰레기를 주워야 직성이 풀린

다. 늘 가지고 다니는 ‘성남시 쓰레기봉투’에 그곳의 쓰레기를 담아놓고, 해당 시

청이나 군청에 전화를 건다. 어디 어디에 쓰레기를 담아놨으니 수거해가라고. 그

럼 다들 고마워한다. 타지역까지 와서 쓰레기를 치워주는 그의 마음 씀에 모두들

깊은 감사를 보낸다. 제주도에도 울릉도에도 그가 남기고 온 성남시 쓰레기봉투

가 있다. 쓰레기봉툿값이 만만찮게 들지만, 그보다 보람이 크니 기분이 좋다. 직

접 치우기도 하지만 치우도록 부탁하는 일도 곧잘 한다. 남한산성 인근 등산로

엔 과거 유격장이었던 자리가 있다. 그때 쓰던 타이어가 길 위에 엄청나게 쌓여

있다. 관계 기관에 전화해 조속히 수거하도록 부탁할 생각이다. 남한산성 오르

는 차도 옆 펜스는 사람들이 자동차 안에서 쓰레기를 투기하지 못하도록 그가

시청에 건의해 설치한 것이다. 부탁과 건의가 자꾸 늘어간다.

“매립된 쓰레기를 치울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썩지도 않는 비닐이

나 스티로폼이 토질을 얼마나 나쁘게 할지 상상이 되니까요. 토질이 나빠지면

수질도 나빠져요. 수질이 나빠지면 우리의 삶이 암울해지죠. 그게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예요.”

하도 오래 다녀 남한산성의 구석구석을 그는 잘 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지

켜주게 된다. 쓰레기가 놓여있던 자리마다 희망의 꽃이 활짝 피어있다.

사진: 코로나19로 최근에는 홀로 봉사를 해오고 있다.

사진: 남한산성환경봉사대가 등산로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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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김숙자(70) 씨가 받은 우정선행상 대상은 그간의 봉사에 대한 격려와 감사의 시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근보다는 채찍이라는 마음으로 더욱 책임감 있게 봉사에 임했다. 또한, 격월로 배달된

‘살맛나는 세상’ 속 인물들의 봉사 활약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담금질이 되었단다.

사진: 김숙자 씨가 소외된 이웃에게 반찬을 건네고 있다.

14 글 공지애 사진 제공 김태화

그 후 로 오 랫 동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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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통로를 잇다

제14회 대상 수상자

김숙자 씨

1만 4천여 시간의 기록

그는 1980년부터 새마을부녀회, 삼학사 자비봉사회,

마산보건소 스마일홈닥터 등의 자원봉사 기관·단체에

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양로원에 어버이날과

명절에 찾아가 상차림을, 보육시설에 갈 형편이 안 되

는 미취학 아동을 위한 골목유치원 운영을, 거동이 불

편한 장애인에게 소풍을, 양가 부모님이 안 계신 청년

의 결혼식을 주선해 혼주를 자처하여 결혼 및 출산 준

비를 도왔다. 또한, 바자회 등을 통한 소외이웃 대상

쌀, 난방 기름 지원, 김장 나눔, 복지관 급식봉사 등 마

산에서 봉사의 잔뼈가 굵은 그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마산보건소 자원봉사자예요.

잘 주무셨어요? 식사랑 약은 잘 챙겨 드셨고요? 목소

리가 좀 가라앉으셨는데 어디 편찮으신 데는 없으세

요? 환기를 좀 자주 하시고 힘들어도 자꾸 움직이셔야

해요. 불편한 거 있으면 언제든 전화 주시고요.” 마산

보건소 스마일홈닥터 소속 자원봉사회 회장인 그는 상

냥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부모님께 안부를 묻듯 어

르신 한 분 한 분에게 마음을 담아 전화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사항은 상담일지에 기록해둔다. 식사 여부, 건

강 상태, 병원 일정 등 주고받은 이야기를 적어두면 다

음 봉사자와의 연계가 가능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

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이 더 나빠진 어르신과 통

화할 때면 마음이 무겁다가도, “전화해 줘서 고맙다, 밥

잘 먹고 있다,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마라, 너무 고생한다,

복 받아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없던 힘도 솟는다.

2007년에 발족한 ‘마산보건소 스마일홈닥터’는 돌

볼 가족이 없고 거동이 불편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장애인과 홀몸어르신에게 후송 시스템, 의료비 감

면, 병원동행 자원봉사, 행정지원 등 최소한의 건강과

의료수혜를 지원하기 위해 민·관·학이 협력하는 시스템

이다. 김숙자 씨는 창단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주 3일

을 출근해,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하루 20여 명의 대

상자에게 전화상담을 하고, 화요일에는 봉사자들과 함

께 25세대에 국과 반찬을 배달해왔다. 요즘은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자 식사를 해

결할 수 없는 어르신들에게 주 5일 한시적으로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1984년부터 지금까지 베테랑 운전 실력을 자랑하

는 김숙자 씨가 도시락 배달에 앞서 들른 곳은 5년간

꾸준히 반찬 후원을 해 온 반찬가게 ‘시월’이다. 시월

사진: 도시락통에 반찬을 정갈하게 담고 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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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김현미 사장은 별로 도움이 된 것도 없다면서도 정

갈하게 반찬을 골고루 담는다. 정성 담긴 반찬을 싣고,

그다음 들른 곳은 또 다른 반찬가게, ‘정성과 손맛’이다.

두 종류의 국과 반찬을 미리 분류해 담아 놓고 기다리

는 구홍대 사장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하며 차에 싣는

다. 이제 지체하지 않고 수혜자에게 달려간다. 음식이

식지 않도록 동선을 고려해 처음 도착한 집은 민경훈

(가명, 60) 씨 집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8년 전 스마일홈닥터, 치과 이

동봉사를 통해서다. 민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척추결

핵에 걸려 하반신 마비로 학교를 중퇴하고 40여 년을

다락방에서 지냈다. 동생이 가져다주는 만화책을 보면

서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해 마침내 웹툰작가로 데

뷔하기도 했다. 하지만 8년 전 김숙자 씨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는 여전히 작은 다락방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었다.

“우리 봉사회와 세상 구경 한번 해봅시다!” 김숙자

씨가 민 씨에게 처음 제안한 것은 바깥 나들이였다. 혼

자서는 불가능해도 여럿이 돕는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

은 아니기 때문이다. “웹툰을 그리는 분이니까 여기저

기 다니고, 이것저것 보면서 아이디어도 얻으라고 제

안했죠. 경상남도수목원, 진해 벚꽃축제 등 코로나19

상황 이전까지는 한 달에 한 번씩 꼭 바깥나들이를 다

녔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

록 돕는 거예요.”

사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함께 소풍을 나섰다.

김숙자 씨의 꾸준한 노력과 격려로 민 씨는 이제 전

동휠체어로 집에서 장애인복지관까지 혼자 다녀올 정

도가 되었다.

“처음엔 이 파격적인 제안에 깜짝 놀랐어요. 천둥벌

거숭이를 끌고 뭔 짓을 하려고 이 양반이 이러나 싶었

죠. 외출을 두렵고 무서워만 하던 제가 이제는 작은 네

발 바퀴, 전동 휠체어를 몰며 다니게 된 것 역시 김숙자

님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발로 뛰어주신 덕분

입니다. 무엇보다 여기저기 다닌 여행지에서 보고 듣

고 느낀 것들은 50년이라는 공백을 단숨에 채워 주었

어요.” 민 씨는 담담하면서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숨기

지 못하고 표현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고귀한 일

김숙자 씨는 한번 맺은 인연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리고 반드시 봉사의 통로로 이어 놓는다. 모 방송국

인턴으로 있던 딸이 방송 거리 없느냐는 말에 커다란

가마솥에 매일 다른 국을 끓여 판매하고, 깔끔하고 맛

16 그 후 로 오 랫 동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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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병원에 가시는 어르신들과 동행하고 있다.

(아래) 홀몸어르신의 생신상을 차려 함께 축하하고 있다.사진: 어르신께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있는 반찬가게를 추천해줬다. 그 뒤 사장님을 찾아가

“도시락배달 봉사를 하는데 혹시 팔고 남은 반찬 있으

면 후원을 하면 어떻겠나?”고 물었다. 사장님은 “왜 남

은 걸 주느냐, 바로 만든 걸 드려야 맛있게 드신다.”라

며 적극적으로 반찬 후원을 하고 있다. 그분이 바로 ‘정

성과 손맛’ 구홍대 사장이다.

중증장애인 나들이 봉사에 해병전우회, 홀몸어르신

집수리 봉사는 마산교육청 봉사대에 도움을 청하고,

소년소녀가장이나 조손가정 장학금 지원에 지역 기업

을 연결하는 등 수혜자와 봉사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

김숙자 씨다. 그의 손품 발품 덕분에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그가 속한 모임, 단체에 점점 봉사자가

늘어나는 것 물론, 남편 신상훈(76) 씨 역시 봉사에 동

참하게 되었다.

“제가 남편이랑 차를 같이 쓰거든요. 이동봉사가 있

는 날, 공교롭게 남편도 차량이 필요하면 어쩔 수 없이

같이 다니게 됐죠. 또 홀몸어르신 생일상을 차려드리

는 날, 미역국에 잡채, 갈비, 나물, 팥밥을 해서 혼자 들

고 가기가 벅차니까 남편이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그

런데 막상 방문해 보니 생일상은 잘 차렸는데 생일 축

하노래가 너무 초라해 보였나 봐요. 그때부터 남편이

하모니카교실에서 배운 실력을 발휘해 축하연주를 해

주었어요.” 그렇게 인생의 동반자인 부부가 든든하면

서 호흡이 척척 맞는 봉사 파트너가 되었다.

2014년부터 3년간 노인 성상담사 전문교육을 이수

하고, 어르신을 위한 또래상담도 활발히 하고 있다. 노

인의 성,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 웰빙

은 물론 웰다잉에 이르기까지 직접 프리젠테이션 자료

까지 준비해 교육한다.

“봉사는 노년의 최고의 직업이에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고, 상부의 지시를 받는 것도 아니

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 좋은 건

정년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판사나 검사, 의사보다

더 좋은 직업 같아요. 하지만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

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아주 고귀한 일이에요.”

봉사에 대한 자부심이 큰 김숙자 씨는 이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앞장서서 봉사하기보다 그동안 쌓아온 수

많은 경험과 넓혀온 인맥으로 봉사 희망자와 수혜자의

가교 역할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에게는 이미 앞으로

의 봉사 계획이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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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을 만드는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힘들지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이걸로 이마에 땀 닦으세요.”

제게 건네신 것은 재봉틀로 손수 만드신

작은 면 손수건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정상에서 쉬고 있던 몇몇의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셨습니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땀이

날 때마다 그 작은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습니다.

18 골 목 골 목 살 맛 메 신 저

따뜻한 말 한마디2020년 5월 2일 호남지역 고욱향 통신원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이웃 간에도 눈치를 보면서 악수도 함부로

하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경계하는

요즘입니다. 날씨까지 후텁지근해지면서

답답함이라도 풀어볼까 싶어 뒷동산에

오른 어느 날이었습니다. 할머님 한 분이

어깨에 배낭을 메고서 힘겹게 산에 올라가고

계셨습니다. 할머님을 뒤따라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바위에

걸터앉아 가쁜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할머님께서 이마며 등이며

땀으로 흠뻑 젖어 있는 제게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네시는 게 아니겠어요.

S t o r y 1 .

삽화: 바위 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는 여성에게

어르신이 손수건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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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마다 꽃을 트럭에 싣고 와 아파트 입구에서 판매하는

분이 계셨는데, 올봄에는 보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어버이날을 앞두고 상가 앞에 카네이션, 철쭉,

다육식물화분들이 예쁘게 놓여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꽃이 반가워 발길을 멈추니 꽃을 고르는 주민을

만나 인사도 나누고 참 좋았습니다. 아들딸에게서

카네이션 선물을 받아 집에 꽃이 있었지만, 저도

사람들 틈에 끼어 빨간 카네이션이 곱게 핀 노란

화분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홀로 사시는 이웃께 그동안

뵙지 못한 인사도 드릴 겸 꽃 선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꽃을 파는 아저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화훼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정의 달이 있어 5월엔 그나마

꽃 소비가 조금 있어 다행이라 하시며,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화훼 농가를 돕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에 손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꽃을 사는 사람도 꽃을

파는 사람도 행복한 오후입니다.

꽃 같은 오후2020년 5월 8일 서울·인천지역 정숙현 통신원

통신원들의 이야기는 ‘살맛나는 세상’

홈페이지(www.good-nesw.or.kr)에서도

확신하실 수 있습니다.

S t o r y 2 .

삽화: 다양한 꽃과 화분을 판매하는 트럭 앞에

가게 주인과 손님들이 서 있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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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cket List우산 수리·나눔 활동

빗속 우산처럼위안 건네는 인생 되길13년째 우산 고쳐 나눔 실천하는 정동승 씨

손님이 오면 늘 준비하는 것이라며 끝끝내 고운 우산 하나를 손에 쥐여주는 정동승(83) 씨.

그는 대전에서 이미 ‘정가이버’로 통하는 우산 나눔 천사다. 사람들의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나

기다려진다며, 뚝딱뚝딱 우산을 고치는 손길이 바빠진다. 우산이 활짝 펼쳐지는 만큼,

그의 미소도 커지는 이유는 무얼까.

사진: 우산을 고쳐 나눔

실천하는 정동승 씨

글 김지선 사진 제공 김태화

버 킷 리 스 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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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이버, 우산할배, 봉사왕……

정동승 씨가 작업장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경로당에는 손님이 찾아온다. 커다란 파라솔 하나

를 들고 와 고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우산을 고쳐 나눠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옆 동네에서부터

찾아왔다고 한다. 파라솔을 살펴보던 정동승 씨가 고칠 수 있으니 전화번호나 하나 남기고 가시

라 말하자 걱정스러운 표정이 사라지고 연신 고마워한다. 유명세를 타며 번거로운 일도 늘었지

만, 오늘도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들을 돕고 있다.

10여 년 전 그는 어린이집 승합차를 몰았다. 어느 비 오는 날, 유독 아이들을 아끼던 그는 우산

이 망가졌다며 우는 아이를 보았을 때 무엇이든 해야 했다. 어찌어찌 우산을 고쳐주자 환하게 웃

으며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에 이것으로도 봉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선명하게 들었다고 한

다. 아이들이 승합차에 버리고 간 망가진 우산들이 제 물건 하나 제대로 가져보지 못하고 배고팠

던 본인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던 이유도 있다.

그날부터 버려진 우산을 모으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수리를 배운 적은 없지만, 손재주 하나는

타고난 그였다. 마음이 따르니 손도 따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번 살펴본 물건은 멀쩡히 고쳐

내었다. 그의 손에서 봄날의 꽃처럼 우산들이 하나둘 새로 피어났다.

처음에는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하나둘 나눠줬었는데, 은퇴하고 나니 우산은 쌓

이고 어디에 가져다줘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고 한다.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이 좋아할

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다. 보육원에 100개, 장애인복지시설에 100개, 태평2동 행정복지센터에

에 100개 이런 식으로 매주 조금씩 우산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의 걱정과 달리 사람들은 그

의 우산을 정말 좋아했다.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가서 쓸 수 있는 우산이 비

치되었고, 전광판에는 ‘우산 빌려 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정동승 씨의 마음이 담긴 우산을 쓴 사람들은 비가 그치면 스스로 다시 우산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갑자기 내린 비에 우산 50개를 요청하며 교장 선생님이 직접 차

사진: 타고난 손재주로 우산을 멀쩡하게 고쳐낸다.

사진: 손수 고친 우산을 들고 밝게 웃는 정동승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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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몰고 오기도 했다. 그 교장 선생님이 며칠 후 정성스러운 감사장과 편지를 보내왔고 오랜 인

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동승 씨는 “나 보고 사람들이 맥가이버라데.”라며 기분 좋게 웃는다.

정동승 씨는 대전의 정가이버, 우산할배, 만물박사, 봉사왕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고치고 나누면 이리 곱고 좋은 걸

대전광역시장상 등 봉사로 받은 상들이 늘어가고 KBS 등 여러 미디어에서 정동승 씨의 활동을

주목하고 인정해 주었지만, 늘 아내에게만은 미안했다. 매일 우산 수리에 쓰일 재료를 온 동네에

서 주워오니 집 안이 엉망이었다. 거실과 베란다는 이미 쓸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온

종일 앉아서 우산만 수리하는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였다. 정동승 씨는 청력이 예전 같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의 봉사 활동을 가장 크게 지지하는 사람은 역시 그의 아내다.

늘 투덜거리면서도 우산 재료를 모아주고 손질하는 것을 살뜰히 돕는다. 동네 사람을 만날 때면

남편 자랑이 은근 대단하다.

이런 정동승 씨의 미안함과 부인의 걱정을 덜어준 것이 3년 전 버드내마을 노인회와의 만남

이었다. 3년 전 정동승 씨의 선행과 고충을 익히 알고 있던 노인회 회장이 그를 찾아왔다. 경로당

안에 작업실을 만들어 함께 봉사해 보자며 손을 내밀었다. 정식 작업실을 갖게 되니 일이 수월해

졌고, 160여 명의 노인회 회원들이 우산 재료를 함께 찾아주니 일의 진척 속도가 달라졌다. 우산

을 고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동네 이곳저곳에서 수집해온 우산을 분리해 정리해야 한다.

손잡이, 천, 대, 쇠 등 큰 부속을 분리해 내고 부속품은 그것끼리 모아두어야 한다. 분리해 낸 천

을 빨고 말리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 후 부러지거나 없는 부분을 다른 우산에서 나온 재료

로 채워 새로운 우산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노인회 회원들은 정동승 씨가 노인회 봉사활동의

새로운 주축이 되어 주었다고 고마워하고 있다. 정동승 씨는 노인회 활동으로 함께 봉사도 하고

사진: 말끔하게 고친 우산을 동네 어르신께 선물하고 있다.

버 킷 리 스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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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회도 가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수리한 우산을 나눔 해 가는 고마움에 천원, 이

천 원을 놓고 가는 분들도 있다. 그 돈을 모아 노인회 사람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일이

그의 즐거운 추억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자랑스럽죠. 동네 자랑이 아니겠어요. 봉사가 어디 마음만 먹는다고 쉽게 되는 일이던가요.

한 번 하기도 힘든 일을 10년 넘게 해오고 계시니 존경스럽고 감사해요.”

지나가던 아파트 주민은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정동승 씨를 칭찬했

다. 도리어 그의 선행을 더 많이 잘 알려달라는 부탁을 하며 자리를 떠났다. 수리한 우산은 노인

회 회장의 차에 실려 학교, 복지센터, 경로당, 보육원 등에 나눠진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이웃이 있으면 언제든 나눠주고 있다. 우산 말고도 선풍기, 시계 등 가전

제품 1,000여 점도 수리해 주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경로당 안에 비치된 우산 기부를 기록하는

장부에는 매년 기관명과 숫자가 늘고 있다. 1년에 200여 개 정도였던 기부는 도움 주는 사람들

이 늘어나며 지난해 1,560개가 되었고, 그가 수리한 우산은 올해로 5,000개가 넘었다.

“내 남은 즐거움 중 가장 큰 것은 이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우산을 고쳐서 나눠줘야죠. 내 우

산을 받고 웃는 사람들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어서 코로나가 지나가서 아이들에게 더

많이 우산을 나눠줬으면 좋겠어요.”

고쳐진 우산을 펼치며 얼마나 단단하고 예쁘게 고쳐졌는지 보여주는 정동승 씨의 표정이 조

금 쓸쓸하다. 경로당 한쪽에 쌓여만 가는 우산에 머무르는 그의 시선이 안타깝다. 코로나19 사태

로 경로당에 사람이 모일 수 없고, 학교와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모일 수 없으니 우산을 나눠주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정동승 씨의 우산이 다시 나누어질 날은 멀지 않았다. 그의

우산을 펼치고 빗줄기 대신 행복을 맞게 될 아이들이 기다려진다.

내 남은 즐거움 중 가장 큰 것은 이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우산을 고쳐서 나눠줘야죠.

내 우산을 받고 웃는 사람들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어서 코로나가 지나가서

아이들에게 더 많이 우산을 나눠줬으면 좋겠어요

사진: 정동승 씨의 손을 거쳐 새것이 된 선풍기와 우산들사진: 경로당 안에 작업실을 만들어 어르신들과 함께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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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진행해온 헌혈로

헌혈유공장 받은

남재우 씨

생명을 살리는

함께 해요!

헌혈,

사진: 19년째 꾸준히 헌혈을 하고 있는 남재우 씨

24 글 공지애 사진 김태화

당 신 이 희 망 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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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헌혈이 됩니까?

‘나는 도대체 누구이고,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

스물여덟의 남재우 씨는 인생이 자신에게 걸어오는 질문

에 대답을 찾지 못하고 삶의 침체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

던 어느 날 평택역을 지나는 길에 눈에 들어온 것은 헌혈차

였다. 아니 마음에 와서 꽂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늘

지나던 곳 항상 보던 풍경이었지만 그날의 남재우 씨는 콩

닥거리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무작정 헌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했던 첫 마디는

“장애인도 헌혈이 됩니까?”

“혈액에는 장애가 없어요. 눈치 보지 말고 들어오세요!”

환하게 웃으며 간호사가 해 준 한 마디에 남재우 씨는

인생의 해답을 얻은 듯했다. 그 뒤 헌혈은 남 씨의 봉사 방

법이자 꾸준한 습관이 되었다.

지금까지 19년 동안 192회(5월 31일 기준)나 헌혈을 했

으니 매년 10회 이상 한 셈이다. 그는 대한적십자사로부

터 헌혈유공장 은장(헌혈 30회), 금장(헌혈 50회), 명예장

(헌혈 100회)을 받았다. 200회 헌혈 포장인 ‘명예대장’을

받기까지 8회가 남았지만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오히려

매번 헌혈을 하기 전 받는 몇 가지 검사로 건강하다는 것

을 검증받는 것이 더 큰 기쁨이다. 그래야 헌혈을 할 수 있

기 때문.

네 살이 되던 해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남 씨는 한 달이

나 혼수상태에 있었다. 의료진도 가망이 없다고 했을 만큼

위중한 상황이었다. 깨어난 뒤에도 말을 하지도, 걷지도 못

했다. “왼쪽 뇌를 다쳐서 오른쪽으로 마비가 왔거든요. 다

시 걷고 말하게 될 줄은 꿈도 못 꾸었어요. 수술을 했을 때

이름 모를 누군가로부터 수혈을 받았고, 포기하지 않고 저

를 정성으로 돌봐준 부모님이 계셨기에 살아날 수 있었죠.”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접촉에 따른 감염 우려로 헌혈 예정 단체들의 취소가 이어지고

헌혈의집을 방문하는 시민들도 대폭 줄어 혈액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혈액 보유량도

한때 ‘주의’단계로 진입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되자 남재우(48) 씨는 한 달에 두 번꼴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자주 헌혈의집을 찾아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

는지 모른다.

0.1초의 두려움만 견디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헌혈의집 수원역센터에 미리 헌혈 예약을 한 남재우 씨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아무리 헌혈을 많이 했고,

최근에 했다 해도 헌혈 직전에 문진과 혈액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헌혈이 되려면 나이, 체중, 혈압,

체온, 맥박이 기준치 안에 있어야 한다. 질병이나 복용약

사진: (위) 19년간 총 192회(5월 31일 기준)의 헌혈 횟수를 기록했다.

(아래) 전혈 채혈이 어려울 때는 성분 채혈기를 이용해 혈장만을 채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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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헌혈유공장들

사진: 남재우 씨와 그의 헌혈 친구, 김태윤 씨가 헌혈증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물, 예방접종 여부를 체크한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문진

이 시작된다. 최근 1개월 이내에 치과치료나 감기 외의 질

병 진단 또는 치료, 내시경을 받았거나 레이저 시술, 부항

이나 침술, 문신, 피어싱, 점 제거를 헌혈 일자 기준 6개월

이내에 했는지 등 열 가지 항목을 문진표에 꼼꼼히 체크해

야 한다. 또한, 기간에 관계없이 암,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당뇨병, 피부질환, 류마티즘 환자 등은 헌혈 위험군이다.

심지어 건선 치료제, 탈모증 치료제, 여드름이나 습진 치료

제를 복약 중에도 일정 기간 헌혈을 할 수 없다. 이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혈액 검사를 통해 혈액 비중, 총 단백 수치,

혈소판 수치 등을 까다롭게 검사하는데 오늘 남재우 씨는

혈장 헌혈을 하기 때문에 혈액형 검사와 총 단백 수치만 검

사했다. 정상 수치가 나온 남 씨는 베드체어에 앉아 40여

분을 성분 채혈기를 이용해 혈장만을 500ml 가량 채혈하

고, 나머지 성분은 되돌려받는 헌혈을 진행했다.

간혹 오해하는 분들이 계셔서 말씀드리는데

수분 보충만으로도 혈액은 재생산이 되어요.

저 같은 장애인도 할 수 있는 일이니

더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헌혈은 건강한 사람의 특권이니까요.

26 당 신 이 희 망 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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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에 동행한 김태윤(30) 씨는 그의 권유로 10년 전 헌

혈을 시작해 벌써 헌혈 87회차 헌혈 친구다. 나이 차이는

있지만 오랜 헌혈 기간만큼이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한다.

“한 번은 둘이 같이 뷔페에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헌혈을 하러 갔다가 부적격 판정으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 뒤로 헌혈 일주일 전에는 절대 뷔페 음식을 먹지 않아

요.”

헌혈을 위해 식사 조절과, 컨디션 조절도 하고, 영양제도

챙겨 먹는다는 남재우 씨는 헌혈증과 헌혈기념품 대부분

을 꼭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딱 0.1초, 바늘에 대한 두려움만 이겨내면 생명도 살리

고, 자신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하

는 남재우 씨는 마지막까지 헌혈 민간 홍보대사로서의 역

할을 잊지 않았다. “간혹 오해하는 분들이 계셔서 말씀드리

는데 수분 보충만으로도 혈액은 재생산이 되어요. 저 같은

장애인도 할 수 있는 일이니 더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

했으면 좋겠어요. 헌혈은 건강한 사람의 특권이니까요.”

사진: 남재우 씨는 0.1초의 두려움만 이기면 누구나 헌혈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헌혈 전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혈액 검사를 먼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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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물네 살인 지가연 씨는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에 잠시

귀국하였습니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영어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충주시여

성중장기청소년쉼터를 찾았다가 어두운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 위해서 본인의 전공인 미술을 활

용하여 봉사자, 직원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게 되었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이번엔 자신과 같은 청

년작가들을 위하여 미국의 현대미술관에서 1년간 일했던 경험과 재능을 바탕으로 작품 전시와 교

류의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 씨는 직접 SNS를 통해서 청년작가들을 대상으로

전시 참여 공모를 했습니다. 젊고 패기 있는 작가들의 새롭고 다양한 작품 전시 및 판매를 통해 성

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보고 함께하고자 하는 많은 청년작가들이 공모에

지원하였고, 열한 명의 청년작가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모가 운영하는 충주의 한 카페를

빌려 그들만의 힘으로 3개월 동안의 프로젝트로 6월 1일, 아트 팝업 공간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부터 싱글맘까지, 다양한 청년작가들이 SNS를 통해 공모를 확인하고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판매 대금의 일부는 청소년쉼터에 후원한다고 하네요. 한 젊은 작가의 재능기

부에 많은 이들이 빠른 시간 안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SNS라는 창구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

다.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는 그 어떤 제한도, 편견도 없었고, 그래서 더욱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SNS를 통해 많은 선한 아이디어들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소셜미디어 속에서

찾은 따뜻한 미담들##청년작가 #함께_성장 #선한_아이디어

삽화: 다양한 청년작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28 글 코오롱그룹 소셜미디어 대학생 서포터즈 10기

미 담 은 S N S 를 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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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7을 아십니까? 6037은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 6천37명의 헌신을 뜻한다고 합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난 4월 22일, 자신의 SNS 계정에 ‘#6037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에티오

피아 참전용사 지원을 위한 마스크 기부 동참에 호소했습니다. “지금 에티오피아는 코로나19로 더

욱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를 검사할 검사 키트와 마스크조차 없다. 마음을 모아 6,037

장의 마스크를 보내려고 한다”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얼굴에 천을 감싸고 있는 참전용사 사진

을 함께 게시했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칠곡군이 당시 최대 격전

지였기 때문입니다. 칠곡군수의 SNS 게시글을 시작으로 펼쳐진 캠페인에 칠곡군 주민들은 자신

들의 재능을 활용하여 직접 마스크를 만들고, 마스크에 작은 그림을 그려 넣는 등 보훈 마스크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SNS를 통해 마스크 제작 봉사자를 모집하여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

려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도 동참한다며 어렵게 약국에서 구한 공적 마스크

들, 어버이날 자녀들에게 받은 마스크까지 마스크 138장을 모아 보냈으며, 용인한국외국어대학

교부설고등학교 봉사 동아리 ‘크리에이티브 캠페인’ 소속 학생들도 캠페인에 동참하며 에티오피

아의 고유 언어인 암하릭어로 손수 적은 빼곡한 손편지와 함께 공적 마스크 100여 장을 기부하였

습니다. SNS를 통해 칠곡군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반향을 일으켜 기부 수량은 목표량

의 5배인 3만 장을 넘어섰습니다. 함께한 모든 이들의 마음과 정성이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6037

#6037 #에티오피아 #마스크_기부

삽화: 마스크가 잔뜩 깔린 배경 위에 손과 손이 마주하고 있고, 그 안에 #6037 글씨가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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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곳곳에 퍼트리는 나눔의 가치

선한 영향력 전파하는

‘진짜파스타’

사진: 진짜파스타 매장 내부

30 글 정선우 사진 김태화

나 눔 핫 플 레 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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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위해 약자를 도와주는 의로운 마음, ‘의협(義俠)’. 진짜파스타에 나눔이란 ‘의협’이다.

그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지나칠 수 없었기에,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나누고 싶었기에

시작한 작지만 큰 나눔들. 정의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그 나눔들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전국을 ‘선한 영향력’으로 물들이고 있다.

홧김에 시작된 진짜파스타의 ‘진짜’ 나눔

지난 2019년 7월, 일명 ‘홍대거리’라고 불리는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한 음식

점이 SNS를 뜨겁게 달궜다. 결식아동들에게 ‘밥 한번 편하게 먹자!’는 말을 외치며 꿈

나무 카드를 받지 않고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진짜파스타가 그 주인공.

소외된 이웃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은 종종 있어왔지만, 진짜파스타의 대

표 오인태(36) 씨가 밝히는 나눔의 이유는 조금 남다르다.

“화가 나서 그랬어요. 구청에 일을 보러 갔다가 결식아동들에게 하루 5,000원의 식

대를 지급하는 꿈나무 카드를 알게 됐어요. 취지는 정말 좋았지만, 솔직히 5,000원으

로 어떻게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겠어요. 게다가 가맹점도 별로 없고, 지자체

마다 부르는 이름도 조금씩 다르고, 정산하는 방법마저 복잡하더라고요. 차라리 아무

것도 안 받고 밥 한 끼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주자고 생각했죠.”

진짜파스타를 찾는 결식아동들은 VIP라고 불린다. 그저 이름만 듣기 좋은 VIP에 불

과하지 않다. 언제든 무료로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VIP 멤버십 카드도 발급되고, 직원

들의 휴식을 위해 가게가 잠시 문을 닫는 브레이크 타임(Break Time)과 마지막 주문

시간 후에도 VIP들은 바로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진짜파스타는 결식아동 무료식사 제공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보다 앞선

2018년부터 헌혈증 나눔활동과 소방관 무료식사 제공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었다. 헌

혈증 나눔활동은 헌혈증을 한 장 기부할 때마다 파스타 한 그릇을 무료로 제공하는 활

사진: 계산대 위에 있어 눈에 잘 띄는 헌혈증 기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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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다. 지금까지 모인 헌혈증은 1,200여 장으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한국혈액암

협회 등 헌혈증이 필요한 기관에 적게는 몇십 장에서 크게는 몇백 장까지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응급구조사 출신의 헤드셰프에게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익히 들어온 데다가, 소방

장갑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소방장갑을 기부하려

고 알아보니까 100켤레만 사도 천만 원이 훌쩍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진짜파스타

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소방관분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게 됐죠.”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간 선한 영향력

이러한 나눔활동들이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진짜파스타를

‘혼쭐’ 내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착한 가게가 있다니, 장사가 잘되도록 먹

어서 혼쭐을 내주자는 것이었다. 진짜파스타에 쏟아진 관

심은 비단 대중들에게서만은 아니었다. 전국에 있는 다양

한 업종의 자영업자들이 나눔에 참여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던 것이다.

“어느 날, 어린아이 셋이 저희 가게에 찾아온 적이 있어

요. 제일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쯤, 나머지 둘은 미취학

아동 정도 되어보였어요. 가게에 도착한 시간이 마지막 주

문 시간이었던 여덟 시 반쯤이었는데, 파스타를 무료로 준

다는 말에 두 시간을 걸려 찾아온 거였어요. 다 먹고 집에

가면 열한 시는 되겠더라고요. 파스타 하나 때문에 그 먼

거리를 오게 만들다니.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

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로 진짜파스타는 나눔활동에 참여 의사를 밝히

는 사장님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

재 식당을 비롯하여 미용실, 볼링장, 학원, 상조업체 등 다

양한 업종의 가게 606개가량이 참여 중이며, 업종에 따라

서 나눔의 종류와 방식 또한 다르다.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가 이렇게 커질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화제가 되었을 당시 한두 달 정도 반짝하다 말겠

나 눔 핫 플 레 이 스

사진: (위) 복도에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글이 붙어있다.

(아래) 선한 영향력 가게를 알리는 로고

화가 나서 그랬어요. 구청에 일을 보러 갔다가 결식아동들에게 하루 5,000원의

식대를 지급하는 꿈나무 카드를 알게 됐어요. 취지는 정말 좋았지만, 솔직히 5,000원으로

어떻게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겠어요. 차라리 아무것도 안 받고 밥 한 끼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주자고 생각했죠.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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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h e P i c k e r

주 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64

운영시간 화~목 12:00~21:30, 금~토 12:00~22:00,

일요일12:00~18:30, 월요일 휴무

연 락 처 02-322-1518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는

진짜파스타

사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한국혈액암협회 등에 헌혈증을 기부하고 있다.

지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이지만,

악용하는 분들이 종종 발생해 참여해주시는 사장님들께서 곤란해 하실 때가 있

어요. 그런 문제점들로부터 보호해드리기 위해 현재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있

어요.”

18평짜리 작은 가게에서 쏘아 올린 진솔한 나눔의 불씨는 SNS라는 매체를 타

고 퍼져 전국 방방곡곡을 밝히는 선한 영향력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유명세

가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진짜파스타는 자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

는지 잘 알고 있다. 혼자 나눔을 시작할 때 가졌던 정의감에 선한 영향력이라는

이름이 주는 책임감이 더해져 진짜파스타는 어제보다 오늘 그리고 오늘보다 내

일 더 많은 것을 나누고, 나누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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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청년들이 만들어가는 슬기로운 봉사생활

청 년 봉 사 인 사 이 드

글 정선우 사진 김태화

대구 청년 봉사활동 동호회

‘별을가꾸는사람들’

사진: 유기견들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는 '별가사' 회원들

3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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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꾸준히 계속되고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

재활원, 아동양육시설, 유기견보호소. 이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하는

곳들이다. 여기에 재능기부 클래스까지 운영되고 있으니 월 4회 꼬박꼬박 봉사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활동이 올해로 어느새 20주

년을 맞이하는 동안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지만, ‘언제 찾아와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곳’임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운영방식과 프로그램이 체계화되어 미

리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볼 수도 있게 됐다.

“원래 ‘별가사’는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봉사단체였어요. 그중 저희는 ‘별가사’

대구·경북지부였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타 지부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저희만 남게 된 거예요. 연령은 딱히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았지만, 다양한 사람

들이 오가는 과정에서 가장 활동력이 왕성한 20~30대 회원들을 위주로 구성

이 안정화되더라고요. 인터넷 가입으로 운영되는 동호회이다 보니 20년간 누적

회원 수는 3천 명 정도인데, 실질적으로 꾸준히 활동하는 회원들은 100명 내외

예요. 주마다 진행되는 봉사활동에는 20~25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고요.”

회장 김시우(32) 씨는 올해로 8년째 ‘별가사’에서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자신 역시 다른 봉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청춘을 ‘별가사’와 함께하고 있다며 밝

게 웃는다.

“‘별가사’는 현재 네 가지의 정기봉사를 일주일 단위로 번갈아 가며 운영하고

있고, 일회성 혹은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이벤트성 봉사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대면을 통해 이뤄지는 봉사들이다 보니 오랜 시간 서로 얼굴

을 익히고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해 정기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됐죠.

오래 인연을 맺은 곳들이어서 케어가 필요하거나 좀 더 주의가 필요한 부분 등

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어요. 그만큼 책임감은 더 커졌고요.”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같을 것이다.

바로 ‘행복’. 우리는 자신의

삶을 더욱 행복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다양한 곳으로 눈을

돌린다. ‘별을가꾸는사람들

(이하 ‘별가사’)’은 그 중

‘봉사활동’을 선택했다.

주고받고 나누고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더없는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이들에게

행복이란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1. 2019년 2월에 진행한 임마누엘영육아원에서의 봉사활동

2. 견사를 깨끗이 청소하고 있다.

3. 별가사 회원들은 직접 밭을 가꾸고 수확물을 필요한 곳에

후원하기도 한다.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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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년 봉 사 인 사 이 드

사진: 대동시온재활원에서 2019년

11월에 진행한 미술활동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나움(나눔+배움)클래스’는 배움, 나눔, 봉사가 결합

된 활동으로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4~8명의 회원들이 손소독제 만들기, 신생아 모

자 뜨기, 토퍼 만들기 등에 참여하고 결과물들을 필요한 곳에 후원한다. 둘째 주 일요일

의 정기봉사는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대동시온재활원’

에서 이루어진다. 2001년부터 ‘별가사’의 시작과 쭉 함께해온 활동으로 시설환경정리

(청소, 설거지 등), 이용인과의 활동 프로그램이 기획·운영되고 있다. 셋째 주 정기봉사

는 2018년부터 시작된 유기견보호소에서의 시설환경개선, 미용봉사다. 시설이 열악

하고 보호 개체 수가 많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 요즘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봉사지이기

도 하다. 김천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인 ‘임마누엘영육아원’에서는 넷째 주 정기봉사

가 진행된다. ‘별가사’는 2011년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고 놀이 봉사를 중심으로 한 체

육활동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간식 만들기, 연탄 나눔 등의 비

정기적 봉사활동들도 진행된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봉사가 있는 일요일. 어김없이 한자리에 모인 20여 명의 회원들이 방진복을 챙겨 입

고 향하는 곳은 경북에 위치한 한 유기견보호소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

도 아랑곳없이 회원들은 익숙한 듯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유기견들의 배설물을 치

우고 견사를 깨끗하게 정비하는 것 역시 이들의 몫. 누군가는 각종 쓰레기를 정리하

고, 또 다른 곳에서는 목욕과 미용봉사가 한창이다. 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를 해온 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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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봉사활동도 물론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이것이 꾸준히 이어져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친구나 배우자, 아이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봉사단을 만들고 싶어요.

3년 차. 개체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 늘 안타깝지

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힘써주고 계시지만, 여전히 이곳에는 많

은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저희 생각

대로만 지원할 수는 없어요. 늘 필요한 것을 체크하고 이

곳의 환경과 상황을 고려해야 하죠. 지난번에는 환경 개선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 앵

글(철제 선반)을 설치해드리기도 했어요. 앞으로의 목표가 하나 있다면, 5년 이내로

외부 견사를 증축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

고 싶어요.”

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내는 소정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어 여유롭지는 않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

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보다는 자발적인 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들

은 입을 모아 말한다. 봉사활동 속에서 스스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지속적

인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봉사활동도 물론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이것이 꾸준히 이어져 좀 더 많

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사실 결혼이나 학업, 취

업 등 변화가 많은 연령대라 봉사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렇

기 때문에 회원들뿐만 아니라 친구나 배우자, 아이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봉

사단을 만들고 싶어요. 오랜 시간이 흘러 찾아와도 언제든 그 모습 그대로 활동을 이

어가는 ‘별가사’이길 바라요.”

이들은 봉사가 다가가기 어렵거나 힘든 것이 아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활

동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들처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의 큰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오래도록 이 활동을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자신

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놓을 생각이다.

사진: 좌) 유기견 미용봉사를 하고 있는 회원들

우) 나움클래스를 통해 수화를 배우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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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상상,

따뜻한 현실이 되다

초등과학 실험 영상

무료로 제공하는

‘아꿈선’

사진: 아꿈선 교사들이 실험도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38 38 글 박미경 사진 김태화

세 상 을 밝 히 는 프 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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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자람’의 다른 말이다.

낙후 지역의 학생들을 돕고 싶어

시작한 일이 그들을 교육자료

개발자로 나날이 성장시킨다.

‘꿈’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과학에 관심 없던 아이들이 과학

크리에이터를 꿈꾸기 시작하고,

지방에서 각자 근무하던

교사들이 ‘국경 없는 교사회’를

목표로 활약을 넓혀간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초등과학 실험 영상을

제공한 지 올해로 3년. 하루하루

함께 커가면서 사뿐사뿐 미래로

나아간다.

사진: 태양 흑점 관측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아꿈선 선생님들이 모여 어떤 실험을 어떻게 촬영할 것인지 회의하고 있다.

시골 아이들을 돕고 싶어 시작한 무료 동영상

모두들 한달음에 달려온다. 무안, 광주, 화순, 곡성, 강진. 전남 곳곳에서 하루

업무를 마친 현직교사들이 동영상을 촬영키로 한 나주의 한 세미나실로 헐레벌

떡 모여든다. 만나자마자 웃음꽃이 핀다. 흰 가운과 실험도구들을 주섬주섬 꺼

내며, 그간의 안부와 오늘의 실험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코로나19 시국

에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종일 종종거렸을 텐데도, 그들에게선 지치거나 힘든 기

색을 찾아볼 수 없다. 기획도, 실험도, 촬영도, 편집도 어느덧 ‘놀이’처럼 즐겁다.

과분한 응원이, 넘치는 지지가, 어깨춤을 날마다 선사한다.

“유튜브에 올린 ‘아꿈선 초등3분과학’의 총 조회 수가 650만 건이에요. ‘안녕

학교닷컴(안녕학교.com)’의 전체 조회 수가 350만 건이니 그 둘을 합하면 딱 천

만입니다. ‘안녕학교닷컴’은 지난 3월 아꿈선 교사들 주축으로 만든 전 과목 온

라인 학습터예요. 천만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사의 기분을 요즘 우리가 느끼고

있어요.”

그들이 올린 과학 실험 영상은 6월 2일 현재 815개다. 하루 평균 60만 명의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들이 영상들을 보고 칭찬의 댓글을 남긴다. 그중에는 외

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꽤 된다. 유튜브 촬영에 많은 시간을 뺏기고도, 그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이유다.

아꿈선(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기 위해 모인 현직 교사들의 모임)은 어느 시

골 학교 교사의 ‘따뜻한 상상’에서 시작됐다. 한도윤(35, 무안 현경초) 선생님이

그 주인공이다. ‘과학 학원이 거의 없는 시골 아이들에게, 무료로 볼 수 있는 과

학실험 영상을 제공하면 어떨까?’ 혼자 해본 그 상상은 세 명의 광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동창들의 참여로 현실이 됐다. 네 사람이 ‘아꿈선 초등3분과학’이란

B o r d e r l e s s

39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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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꿈선 교사들이 실험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은 2017년 1월의 일. 동영상 하나 올리는 데 사흘 이상

걸리던 초창기의 ‘어설픔’이 어느덧 유쾌한 추억이 됐다.

“지금은 모두 65명의 멤버가 활동하고 있어요. 광주·전남 팀 외에 서울·경기 팀, 충

청·세종 팀, 경상 팀, 제주 팀이 ‘따로 또 같이’ 활약합니다. 같이 기획하고 서로 분량을

나눠 촬영을 해요. 초등교과 내용에 맞춘 실험 영상들이라, 교과 시기에 맞춰 업로드

를 하고요. 기획팀, 편집팀, 촬영팀, 일러스트팀, 카드보드팀, 홍보팀……. 분야는 나뉘

어있지만, 어떤 일을 맡겨도 모두들 척척 해내요. 한 달에 한 번 아카데미를 열어 꾸준

히 공부해온 덕분이에요.”

아꿈선에는 ‘아꿈밴’이라는 노래팀이 있다.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단원에

맞는 동요를 선보인 것이 그 시작이다. 작사도 작곡도 노래도 모두 멤버들이 직접 한

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들도 참 좋다.

‘국경 없는 교사회’를 꿈꾸며

아이들의 행복이 자신들의 행복이라는 걸 잘 아는 그들은 매년 여름방학이면 광주 무등

육아원에서 과학실험 봉사를 한다. 이름하여 ‘8월의 과학크리스마스’다. 작은 실험 하나

하나에, 크게 웃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천진난만한 그 모습에 그들이 더 신이 난다. 작

년 8월엔 흑산도에서 ‘과학크리스마스’ 봉사를 했다. 섬의 아이들과 토성과 목성을 함

d r e a m

40 40 세 상 을 밝 히 는 프 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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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꿈선 교사들이 아이들과 모기퇴치 팔찌를 만들고 있다. 사진: 흑산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꿈선 8월의 과학크리스마스

께 봤다. 그 순간의 짜릿함이 여태 생생하다.

“과학 수업이 40분인데, 솔직히 실험하기에는 벅찬 시간이에요. 하지만 우리

가 올린 동영상을 보고 온 아이들은 미리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실험을 설

계합니다. 교사는 실험과정과 결과에 대해 아이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갖게 돼요.

아이들이 학습의 주체가 되는, 진정한 수업이 가능해지죠.”

과학 시간에 멀뚱멀뚱 앉아만 있던 학생이 풍향계를 직접 설계하거나, 과학

을 무척 싫어하던 아이가 과학 크리에이터가 되는 게 꿈이라고 고백해온다. 그런

‘국경 없는 교사회’가 우리의 목표예요. 세계인이 이용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우리 과학교육을 널리널리

퍼뜨리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는 거예요.

늘 그랬듯, 그 꿈도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어요.

변화들이 그들은 그저 고맙다. 달라진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김그린(32, 강진

군동초) 선생님은 ‘하던 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질 무렵, 아꿈선을 만나 ‘초심’을 회

복한 것이 가장 좋다. 송민영(31, 곡성중앙초) 선생님은 교육자료를 활용하던 사

람에서 ‘개발’하는 사람이 된 것이 마냥 흐뭇하고, 김해마로(30, 화순제일초) 선생

님은 유튜브에 거듭 출연하면서 ‘부끄럼’ 많은 성격을 극복한 것이 못내 기쁘다.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김선왕(30, 광주 계수초) 선생님은 지난 3년간의 동영상이

‘자기 성장의 기록’인 것 같아 행복하다. 도움을 주려고 시작한 일에, 자신들이 가

장 큰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경 없는 교사회’가 우리의 목표예요. 세계인이 이용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

폼, 유튜브를 통해 우리 과학교육을 널리널리 퍼뜨리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아

프리카에 학교를 세우는 거예요. 늘 그랬듯, 그 꿈도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어요.”

아꿈선의 수익은 오직 ‘기쁨’뿐이다. 구독료와 광고를 앞으로도 절대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는 그들의 미소가, 그 수익의 규모를 짐작게 한다.

41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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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 외화번역가, 작가

‘반지의 제왕’, ‘슈렉’,

‘쿵푸팬더’ 시리즈 등 500여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번역했고 《독보적 영어 책》과

《똑똑한 식스팩》 등 14권의

책을 지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위촉 문화예술명예교사로

활동 중이다.

‘어린이는 원석(原石)이다(A child is an uncut diamond).’ 인

도 영화 ‘천국의 아이들(Children of Heaven)’은 원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원석’이란 두 어린 남매의 ‘순수하고 아

름다운 마음’입니다.

“저는 아주 빨리 달릴 수 있어요. 우승할 자신 있어요.” 영화

후반부에서 초등학생 알리가 체육 선생님에게 간청합니다. 마

라톤 대회에 꼭 나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무척 슬피 울고 있습

니다. 소년은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영화는 알리가 여동생 자라의 해진 신발을 수선받아 오다가

잃어버리는 장면으로 막을 엽니다. 상점 입구에 신발을 놓아둔

채 알리가 감자를 사고 있는데 고물상이 그걸 누군가가 버린 것

으로 착각해 집어간 겁니다.

알리는 걱정이 큽니다. 동생이 아버지에게 이를까 봐서가 아

닙니다. 알리 부모는 5개월째 집세를 못 냈을 만큼 가난합니다.

말씀드리면 새 신을 사기 위해 아버지가 빚을 낼까 봐 걱정하

는 겁니다. 남매는 비밀로 해두기로 합니다.

동생이 묻고 오빠가 답합니다. “나 내일 학교에 어떻게 가?”

“내 운동화 신고 가. 난 네가 돌아오면 신고 등교할게(You can

wear my sneakers. I’ll wear them when you’re back

from school).” 자라는 오전반, 알리는 오후반입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

영화 〈천국의 아이들

(Children of Heaven)〉

Children of Heaven 사진: 자라와 알리가 손바닥을 펼쳐

비눗방울을 불고 있다.

42 글 이미도 이미지 시네마엔터

나 초 와 팝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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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만이 치유할 수 있는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건 친절한 표현이다(A kind gesture can reach a wound that only compassion can heal)

가장

보배

로운

선물

은 순

수한

음으

로 하

는 선

물이

다(T

he

most preciou

s gifts come

from an

innocen

t heart)

알리가 전력을 다해 뜁니다. 매일 지각합니다. 뛰다 벗겨진 신발이

개천에 빠지기도 합니다. 운동화도 두 배로 지쳐갑니다. 자라는 같은

학교 여학생이 자기 신을 신고 있는 걸 발견하곤 오빠와 몰래 뒤따라

가봅니다. 소녀 아빠가 앞을 못 보는 걸 알게 되곤 발길을 돌립니다.

마라톤 대회가 열립니다. 알리가 선생님에게 경주에 나가게 해달라

고 울며 간청합니다. 선수 선발이 끝난 뒤여서 선생님은 고민합니다.

아이 마음을 헤아려 우는 사연은 묻지 않고 기회를 주는군요. 평가하

던 선생님이 놀라워합니다. 기록이 빼어나니까요. 지각 안 하려고 매

일 죽자 살자 뛴 게 혹시 도움이 됐던 걸까요.

알리가 달립니다. 쏟아지는 뙤약볕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언젠가 동

생이 울며 했던 불평이 알리의 귓가를 맴맴 돕니다. “더러워진 운동화

를 신으면 창피하단 말이야.” 알리가 더 속력을 냅니다.

경주 결과는?! 정신없이 뛰느라 알리가 실수해버립니다. 1등을 한

겁니다. 결승선 통과 후 알리가 쓰러진 채 선생님에게 묻습니다. “저 3

등이에요?” 안타깝습니다. 3위 부상이 운동화입니다.

‘가장 보배로운 선물은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선물이다(The most

precious gifts come from an innocent heart).’ 부모님을 어렵게

안 하고 동생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싶어 달린 알리의 마음. 이 얼마

나 간절하고 순수한지요.

이런 명구가 있습니다. ‘연민만이 치유할 수 있는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건 친절한 표현이다(A kind gesture can reach a wound that only compas-

sion can heal).’ 풀 죽어 집에 온 알리를 바라보는 동생 눈에 ‘친절한 표현’이 가득

합니다. ‘오빠, 괜찮아’라고 말하는 위로의 눈빛입니다.

알리가 물집 가득한 맨발을 연못에 담급니다. 발 곳곳이 물집입니다. 아, 금붕어들

이 몰려와 발을 감쌉니다. ‘두 발 다 많이 힘들었지?’ 하며 위로하는 것만 같습니다.

시장에서 아버지가 돌아옵니다. 자전거에 선물이 실려있습니다. 아들딸에게 어

떤 비밀이 있는지 모르는 채 마련한 겁니다. ‘두 켤레의 행복’이라는 이름의 선물

입니다.

사진: 마라톤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는 알리

사진: 심각한 표정으로 알리가 걸어가고

있고, 자라가 뒤따르고 있다.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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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만나는

특별한 이야기들

무더운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가족과 혹은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휴가 때문일 것이다.

시원한 물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휴가지 인근의 문화시설을

관람하며 일상에서 즐기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 또한

여름휴가의 묘미가 아닐까?

여행도시 세 곳에 위치한

박물관들을 소개한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는 세계의 명차들을 통해

자동차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박물관, 경주세계자

동차박물관이 있다. 2017년에 개관한 경주세계자동차박물

관은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휴양지와 문화 레저시설들이 모

여 있는 보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

며, 보문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경주 관

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주에서 신라의 찬

란했던 역사와 더불어 자동차의 역사도 함께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총 다섯 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에서

는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태엽자동차부터 1769년 조

셉 퀴뇨가 만든 세계 최초의 증기자동차, 1886년 세계 최초

의 내연 휘발유 자동차인 벤츠의 ‘페이턴트 모터바겐’ 등 초

기에 발명된 자동차부터 역대 대통령이 이용했던 차, 예술

적 가치가 높은 희귀 차, 스릴 넘치는 모터스포츠 F-1에서 사

용하는 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량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

경주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명차들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132-22

매일 10:00~18:30

성인 13,200원 청소년·어린이 8,000원

· 문의 054-742-8900

Museum

사진: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 전경

44 44 글 편집팀

휴 일 에 뭐 할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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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1100로 3047

연중 11:00~18:00(입장마감 17:30)

부득이한 경우 운영시간 변동 가능(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15,000원

· 문의 064-712-1258

브릭캠퍼스 제주

상상력과 창의력을 불어넣는 공간

제주도는 국내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히는 만큼 볼거리와 즐

길 거리가 풍부하다. 빼어난 자연경관은 물론 특별한 주제

를 지니고 있는 이색 박물관들이 여럿 자리해있다. 그중에

서도 브릭캠퍼스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이

들에게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불러일으키는 곳으로 많은 인

기를 끌고 있다.

브릭캠퍼스는 ‘모두가 예술가’라는 모토 아래 브릭 아티스

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한편, 직접 브릭을 조립하는 체험

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형 디오라마(배경 위에 모형을 설

치하여 하나의 장면을 만든 것), 유명 건축물, 영화나 애니메

이션 속의 캐릭터와 로봇, 실제로 구동되는 자동차 등 국내·

외 최고 수준의 브릭 아티스트 40여 명이 만든 크고 작은 브

릭 작품 3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브릭으로 자신만

의 작품을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으며, 방문객들이 만든 작

품 중 매월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여 브릭캠퍼스 갤러리에

전시하고 있다.

책과인쇄박물관

책과 인쇄에 대한 모든 것

춘천에는 책을 만드는 제작과정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책

과인쇄박물관이 있다. 우리의 책과 인쇄문화의 소중함을 알

리기 위해 설립된 책과인쇄박물관은 건축물의 외형부터 책

을 닮았다. ‘그리움이 쌓여 시(時)가 된 박물관’이라는 부제를

지니고 있는 건축물은 앞에서 보면 여러 크기의 책들이 책

장에 꽂혀 있는 모습이고, 위에서 보면 고이 접은 쪽지의 모

양을 하고 있다.

잉크와 활판 냄새로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1층 인쇄 전시실

은 1884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민간 인쇄소 ‘광인

사인쇄공소’를 재현한 공간이다. 맞은편에는 에디슨이 발명

한 등사기와 복사기, 오프셋 인쇄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이 있다. 2층과 3층에 위치한 책 전시실에서는 각종

고서와 근·현대 문학 서적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특히 의학

서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 25권 전질을 원본 그대로 관람할 수 있다.

·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풍류1길 156

화~일 09:00~18:00(하절기), 09:30~17:00(동절기)

6,000원

· 문의 033-264-9923

Museum

Museum

상기 관람 정보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확인 후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 벽면이 활판들로 가득한 책과인쇄박물관 내부 사진: 거대한 수도꼭지에서 다양한 색깔의 브릭들이

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45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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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첨단 ICT를 만나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빨대, 전기가 없는

시골에서 냉장고 대신 쓸 수 있는 항아리 냉장고와 같이 기술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적정기술이 최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첨단 ICT 기술을 만나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삽화: 로봇 손이 ICT가 적혀진 집적회로를 들고 있다.

46 46 착 한 기 술 , 따 뜻 한 변 화

글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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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 MAT

MalariaAnemia Tuberculosis

빠르게 질병을 진단하는

소형진단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등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해당 국가의 정보통신 환경을

이용한 소형 진단기기들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영국 국제눈건강센터에서 개발한 스마

트폰 애플리케이션 ‘피크 비전(Peek Vision)’과 우리나라

의 스타트업인 힐세리온이 개발한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

단기를 꼽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시력 손상으로 고통을

받는 인구는 전 세계에 2억 8,000만 명에 달하며, 그중

90%가 저소득층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다수가 제때 간단

한 검진만 받아도 치료가 가능한 단순한 질병이지만, 의료

기술이 낙후된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질

병이 시력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피크비전은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애플리

케이션으로, ‘피크 레티나(Peek Retina)’라는 렌즈를 스마

트폰 카메라에 부착해 연동시키면 시력과 색각 검사는 물

론, 백내장 같은 중증 질환까지도 검사가 가능하다.

한편, 힐세리온은 무겁고 비싼 초음파 기기를 대체할 휴

대용 초음파 기기를 개발하여 베트남, 몽골, 에티오피아 등

의 개발도상국에 보급하고 있다. 무게도 390g에 불과해

매우 가볍고,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어 사고 현장이나 구급

차 등의 응급 현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별

도의 모니터가 없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전용 애

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초음파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말라리아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첨단키트

인공지능이 탑재된 집안의 가전기기나 사람 없이 운행되

는 자율주행자동차 같은 첨단의 ICT 기술들은 4차 산업혁

명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기술로 생각

되지 않는다. 하지만 첨단기술로부터 소외된 국가나 지역

에 살아가고 있는 어떠한 사람들에게는 상상 속에서만 존

재하는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

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탄생한 적정기술은 쉽고 간

단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첨단기술과는 거

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요즘에는 첨단 ICT 기

술과 결합된 적정기술들이 개발되면서 그러한 선입견들이

깨지고 있다. 특히 ICT 기술과 결합된 적정기술은 질병을

진단하는 의료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모기가 매개체가 되는 말라리아는 매년 60~7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감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5년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 중

90%가 아프리카 지역 주민에 해당하고 그중에서도 70%

가 5세 이하의 어린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치료를 위해 무

엇보다 조기진단이 필요하지만, 의료시설의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국내 스타트업인 노을(NOUL)이 개발한 말라리아 키트

는 인공지능과 IT를 접목한 LOC(Lap On a Chip) 기술을

통해 한두 방울의 혈액만으로 10여 분 만에 감염 여부를 진

단해낼 수 있어 말라리아 사망자를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

으로 기대된다. 특히 잘 갖추어진 실험실, 많은 인력, 복잡

한 절차까지 필요했던 기존의 진단 방법과 달리 모든 과정

을 자동화하고, 임상 기관의 테이터를 통해 학습한 딥러닝

(학습을 통해 생각하는 컴퓨터)을 통해 말라리아 감염 여

부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 가격은 2달러 미만으로 저

렴하며, 사이즈가 작아 휴대가 쉬운 것은 물론, 별도의 전

력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외지역 주민들도 쉽게 사용

할 수 있다.

삽화: 스마트폰 화면 안에 눈동자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삽화: 노을이 개발한 말라리아 키트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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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KLS Challenge’에 참여한 코오롱생명과학 임직원들

코오롱제약,

사랑의 의약품 나눔

5월 25일, 코오롱제약에서는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비타민 보충제, 혈압 강하제 등 약

5,000만 원 상당의 7개 품목 의약품을 (사)한국사랑나눔공동체에 전달했습니다. 기

부된 의약품은 전국의 소외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

느 때보다 건강이 중요시되는 요즘입니다. 긴급 의약품 및 면역력이나 기초체력 강화

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이 꼭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되어 이 시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힘

이 되길 바랍니다.

코오롱이 전하는

살맛나는 이야기

사진: 코오롱제약이 5,000만 원 상당의 의약품을 기부했다.

코오롱생명과학,

10KLS Challenge 진행

코오롱생명과학이 6월 19일, ‘10KLS Challenge’를 진행했습니다. 10KLS Challenge는 10km를 걸으면

신발이 없어 모래 벼룩에 감염돼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빈곤 아동들에게 운동화 한 켤레를 기부하는

활동입니다. 이날 활동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45명, 경북 김천에서 25명의 임직원이 참여했습

니다.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줄이고자 열 명씩 2분의 간격을 두고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결

과는 모든 참가자의 10km 완주 성공! 참가 임직원들은 멀리서나마 아동들을 위한 활동에 함께할 수 있

어서 뿌듯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48 글·사진 코오롱 CSR 사무국

코 오 롱 사 회 공 헌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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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나눔·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

분량 A4 반 장(제목 제외 20줄 내외, 한컴오피스 10pt 160% 기준)

기한 2020년 8월 10일 (월)

참여 방법 아래의 방법 중 택 1

[email protected]으로 이메일 발송(이름, 연락처, 주소 기입)

➋ ‘살맛나는 세상’ 카카오톡 채널에서 작성 후 제출

➌ 독자엽서 회신

* 선정된 원고는 《살맛나는 세상》 9·10월호에 게재됩니다.

* 원고가 채택되신 분께는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로나19 천사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 따뜻한 이야기들이 전해지며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살맛나는 세상’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묵묵히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신 코로나19 천사들의 이야기를

‘살맛나는 세상’ 독자들과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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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엽서에

채택되신 분에게는

‘코오롱스포츠

등산모자’를

드립니다

GOOD-NEWS.OR.KR

July · August

2020

07·08

봉사가 즐겁고 행복을 주는 일이란 걸

‘살맛나는 세상’을 접하며 깨닫게 되네요.

신노우 님이 은퇴 이후 원예치료 봉사로 소외이웃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시는 활동

내용을 보니, 봉사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저도 아름답게 늙

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신과 마사지가 저의 재능이니 몸이 힘들고 거동이 불편

한 분들을 씻겨드리고 마사지해드리는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봉사가 즐겁고 행복을 주

는 일이란 걸 ‘살맛나는 세상’을 접하며 깨닫게 되네요. 좋은 소식, 감동을 주는 글 잘 보

았습니다.

김영례(대구 달서구 학산로7길)

서로를 격려할 때 행복한 존재이며,

‘행복’을 위해 산다는 것을 일깨워 주셨어요.

요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어려움을 이겨내어 다른 사람

들과 더불어 생활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5·6월호에 실린 ‘거북이의

행복’을 읽고 우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좋은 글로 나타

내 주셔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은 함께 나누고 서로를 격려할 때 행복한

존재이며, 이익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행복’을 위해 산다는 것을 일깨워 주시고 ‘나무들

의 인터넷’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정영숙(광주 광산구 송도로320번길)

나눔과 봉사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금,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의 힘이 소

중히 다가오고 있던 차에 ‘당신이 희망이다’ 오성훈 씨 이야기가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

니다. 자신이 지닌 재능과 기술을 어려움 극복을 위해 펼쳐주신 기사 속 주인공을 보며

‘나눔과 봉사’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국가의 재난 상황 가운데

봉사와 희생을 자처한 의료지원 인력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구하는 영웅이자, 내일의 희

망을 여는 빛나는 보석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한석(경기 의정부시 오목로)

‘살맛나는 세상’ 카카오톡 채널에서도

독자엽서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살맛나는�세상

50 50 빨 간 우 체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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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세상’ 캠페인은

1999년 초 IMF외환위기로 인한 경제난과 실업 등으로

더욱 어두워져가던 우리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사회 각계각층의 선행·미담 사례를 발굴하여

일반에 널리 알림으로써 국민의 정서 순화에

기여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주인공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묵묵히 따뜻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맛나는 세상’에 알려주세요.

이름 없는 천사들을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www.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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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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