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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넘어선 이상소비, ‘시즌리스’ Seasonless Part 3.
Vol. 40
이향은 | 성신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연구교수
시즌리스 소비에 대처하는 자세
Trend Watch Vol. 40
갖가지 이상기후 탓에 소비자들의 니즈가 시즌을 지키지 않고 상시화∙수시화 되고 있다 .
이러한 시즌리스 소비는 기업들의 날씨 마케팅을 부추긴다 . 예측할 수 없는 날씨변수를 극
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대처양상은 크게 적극대처형 , 우회형 , 역발상형의 세 가지로 나뉜다 .
각 대처양상에 따른 마케팅 기법을 각종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
1 . 적극대처형 : 민첩하게 대응하라
제일 먼저 수시로 변하는 날씨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적극대처형을 들 수 있다 . 적극대처형
은 시즌의 단위를 계절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맑은 날 , 비가 오는 날 , 추운 날 , 더운 날 등 일
주일 혹은 더욱 세분화된 일일 단위의 날씨 변화로 본다 . 소비자들이 시즌에 대한 , 즉 날씨
에 대한 염려와 불편함 때문에 소비를 꺼리거나 소비 방향을 바꾸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매일매일 , 나아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 상황 별로 대처하는 것이다 . 계절감을 느낄 새도
없이 수시화 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데서 시즌리스 현상의 확산을 절감케 한
다 .
•장마 마케팅
‘장마철’은 대표적인 시즌용어다 . 시즌의 한계점을 적나라하게 가지고 있는 장마철을 위해
‘장마철 룩’이 생겼다 . 레인부츠의 일상화에 힘입어 스타일리시 하게 입을 수 있는 판초 스
타일의 비옷 ‘레인판초’나 평상시에도 입고 다닐 수 있는 컬러와 패턴디자인의 ‘팝레인 코
트’ 등은 장마철은 물론이고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 사시사
철 활용 가능한 ‘장마철 룩’ 패션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
‘드라이 샴푸’처럼 재미있는 상품도 있다 . 프랑스 헤어제품 브랜드 르네 휘테르를 비롯해
유니레버와 같은 뷰티업계에서는 드라이샴푸라는 새로운 상품으로 장마철과 찌는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 이상기온으로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 , 더위와 땀에 젖어 늘어붙은 머리를 어
디서든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어필하는 드라이 샴푸는 물에 닿지 않게 사용하는
가루형으로 사용도 간편해 국내외 관련 기업에서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
소비자들로 하여금 샴푸사용을 줄여 환경오염에 동참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는 이 신
개념 상품은 폭염을 대비하는 개념샴푸를 표방하지만 , 봄∙가을∙겨울 역시 머리를 감지 않
은 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 상품이다 .
Trend Watch Vol. 40
한솔 오크밸리는 날씨경영으로 매출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이다 . 야외활동은 날씨에
따라 고객의 수가 확연히 변하기 때문에 , 예측이 불가능한 날씨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할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 이러한 노력 끝에 타깃 기상서비스 시스템 (TWSS, Target
Weather System Service)을 도입한 오크밸리는 정확한 초단기예보를 전송 받고 있다 .
원주기상대와 공동으로 민간 예보 사업체에서 제공한 기상 정보를 오크밸리 상황에 맞는
특정 지점과 시간대에 대한 날씨로 다시 정밀 분석한 자료를 받아 실시간으로 고객 및 임
직원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다 .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기상이변 때문에 생기는 고객
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만들어낸 타깃 기상서비스 시스템 덕에 캔슬 및 노쇼
(no show, 예약만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고객)가 기존 15%에서 5%로 감소했을 뿐 아니
라 연간 매출액 50억 원 이상의 증가를 가져왔다 .
드라이 샴푸
비 오는 날은 야외활동 대신 실내활동을 해야 하는 시즌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것이
다 . 덕분에 소비자들은 비 오는 날에도 부담 없이 놀러 갈 수 있게 되었다 .
날씨경영의 비슷한 사례인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도 사내 인트라 시스템을 통해 각 부
서가 실시간으로 기상 정보를 공유하며 제품 기획부터 물량 공급 , 전국 300여 개 매장의
마케팅 전략까지 날씨 변화에 즉시 대응하고 있다 . 이러한 노력은 소비자들의 시즌리스 소
비를 창출한다 . 봄에는 가벼운 바람막이 점퍼만 사던 소비자들이 이너재킷이 이중으로 덧
대어 있는 따뜻한 가을용 점퍼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
• 온도 마케팅
하루에도 수시로 변하는 기온을 실시간으로 체크하여 기온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온도마케
팅도 활발하다 . 각 상품의 임계온도를 참고하여 재고량이나 가격 등을 책정하는 것이다 . 임
계온도란 상품의 수요가 급격히 변하는 시점의 기온으로 기온과 판매율의 상관관계를 분석
하는 기준이 된다 . 상품별 임계온도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관리하는 것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하는 온도에 맞추어 소비자들의 시즌리스 니즈를 적극적으로 맞추어 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2013년 4월의 날씨를 보면 , 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전에는 영하권에 머
물던 기온이 , 낮에는 18도 이상을 웃돌았던 적이 수일이었다 . 시간대별로 임계온도가 달라
지고 당연히 소비자들이 찾는 상품도 시시각각 변했다 .
마케팅의 보고라 불리는 코카콜라는 이 임계온도를 활용한 가격 연동 프로모션 자판기를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한 경우도 있다 . 기온감지 칩과 센서를 장착한 코카콜라 자판기는 임
계온도에서는 표준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 기온이 낮을 때는 낮은 가격을 책정해 날씨에 반
응했다 . 콜라는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으면 매출이 급증하고 , 1도가 올라갈 때마다 15%
가량 판매량이 증가된다는 기상청 분석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 계절보다 훨씬
작은 단위인 기온에도 마케팅 전략이 움직인다 . 시중에는 이미 온도변화에 반응해 컬러가
바뀌는 매니큐어 상품도 나와 있다 . 일교차가 크고 며칠 사이에도 기온 차이가 삽시간에 벌
어짐에 따라 온도마케팅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
Trend Watch Vol. 40
특히 의류 업체들은 수시로 변하는 기온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트랜
스포머 아이템인 투웨이(2Way) 재킷을 고안해냈다 . 기온에 맞춰 소매나 안감을 떼었다 붙
였다 변형하는 ‘트랜스포머 아이템’은 남성복∙여성복 시장을 불문하고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 의류 업체들은 QR(Quick Response·반응 생산) 시스템을 활용해 2013년 날씨 변
화가 극심하다는 분석 하에 탈∙부착 점퍼와 얇게 겹쳐 입는 레이어드 티셔츠의 생산 물량
을 늘렸다 . 계절에 상관없이 수시로 보온이 필요한 트랜스포머 재킷을 찾는 소비자들은 꾸
준히 늘고 있다 .
• 날씨연동 상품추천
화장품업계 역시 날씨 마케팅 개발로 분주하다 . 네이쳐 리퍼블릭은 모바일 앱을 통해 날씨
정보와 대기오염 상황에 따라 피부상태를 건조지수 , 번들거림지수 , 자극지수 , 오염지수 ,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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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감 탈∙부착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재킷
감지수로 세분화 해 오늘 , 내일 그리고 한주간의 미용정보를 제공해 준다 . 지수로 제공되는
날씨정보는 자연스럽게 강한 자외선지수로부터 보호해 줄 선크림을 추천하고 , 번들거림지
수를 낮춰줄 파우더의 구매를 촉진한다 . 중요한 것은 여름보다 강한 자외선지수가 봄에 자
주 발견되면서 여름철 필수아이템이던 선크림의 수요가 계절과 상관없이 늘고 있으며 , 겨
울철 아이템이던 미스트 역시 황사나 일교차가 큰 봄에 재미를 보고 있다 .
이와 비슷하게 풀무원의 온라인 쇼핑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날의 기온과 날씨 상황에 맞
는 상품을 추천하는 화면이 제일 먼저 뜬다 . 이는 홈쇼핑 및 온라인 쇼핑 업체들에서도 활
용할 만한 손쉬운 날씨 마케팅 방법이다 . 날씨와 연동해 추천한 상품을 보면서 미처 생각하
고 있지 못했던 이 아이템을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들고 , 필요를 정당화하는데 날씨정보는
매우 객관적인 근거가 된다 . 날씨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면밀하게 파악한 이와 같은 날씨마
케팅은 상품의 시즌을 뛰어넘은 시즌리스 소비 트렌드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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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연동 피부날씨 정보 제공 앱
2. 우회형 : 날씨를 잊게 하라
• 계절범용
수시로 변하는 날씨를 따라잡기보다는 소비자들에게 계절감을 잊게 하는 우회전략을 선택
한 기업들도 있다 . 계절파괴 상품을 기획함으로써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 레인부츠는 이제
장마철에만 신는 상품이 아닌 사계절 용이라는 인식이 젊은 층을 상대로 확산되었다 . 폭설
에 젖지 않으며 방한기능을 갖춘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장마철 방수 필수품에서 어두운 겨
울 패션의 컬러풀한 포인트 아이템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 겨울용 워머 삭스(레인부
츠 안에 방한기능을 위해 신는 양말)나 탈∙부착 퍼 액세서리의 출시는 레인부츠의 범용화
를 견고히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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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용품이 된 레인부츠와 레인부츠용 워머삭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계절파괴 상품도 있다 . 봄이나 심지어는 여름에도 서늘한 밤
이면 따뜻한 전기장판이 생각날 때가 있다 . 전기장판을 넣고 꺼내기 번거로울 뿐 아니라 변
덕스러운 날씨의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일본 프랑스베드사는 냉
난방이 가능한 물장판을 개발했다 . 이 냉난방 장판은 냉각 및 온열 기능이 동시에 탑재되어
있는 물장판으로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상품의 고유한 계절감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범용화
를 꾀한다 . 비슷한 사례로 캠핑족이 늘어남에 따라 캠핑은 여름에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
고 겨울과 여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사계절 텐트들도 많이 출시되었다 .
대표적인 여름 상품인 에어컨의 변신도 계절범용상품에 대한 연구의 결과다 . 에어컨의 실
제 사용일수는 1년 중 30일 남짓에 불과하다 . ‘손연재 에어컨’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LG의 ‘스페셜G 에어컨’은 비사용기간을 없애기 위해 에어컨의 쓰임새를 대폭 늘리고 감성
적인 디자인으로 사계절 감상이 가능한 인테리어 효과를 더했다 . 슬림한 바디를 관통하며
발색하는 은은한 조명은 계절별로 색이 바뀌도록 디자인되어 여름에만 사용하는 에어컨이
라는 인식을 불식시킨다 . 또 ‘숲 속의 바람’이라는 모드를 선택하면 봄철 황사로 인한 집 안
의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기능을 해 사시사철 언제나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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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용 가전을 모색하며 디자인된 에어컨 냉각 및 온열 기능이 동시에 탑재된 물장판
• 계절극복
춥고 음산한 기후가 계속되면 무기력하고 정신적으로 우울한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 이를
‘계절성 정서장애(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하는데 겨울이 긴 유럽에서
는 흔한 질환이다 . 이는 햇빛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일정량의 햇살 혹은 비타민D의
농도만 올려주면 쉽게 치료된다 . 햇살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풀 스펙트럼 전구 (full-
spectrum bulb)’의 불빛을 하루 30분 정도 쬐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광(光)요법(Light Theraphy) 관련 가전제품이 개발되었다 . Philips사를 비롯해 광
요법 전문 제조사 SAD Lightbox사 , Litebook사 , Lumie사 , Beurer사 , Lanaform사에서
광요법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 이러한 제품개발은 계절이 주는 불편함을 해결해줌으
로써 날씨를 잊게 하는 우회형 대처방법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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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s사의 ‘LITE BLU’ SAD Lightbox사의 ‘Sunny SAD Lamp’
• 계절 무시
유통업계는 이상기후에 발목이 묶였다 . 계절 상품 및 물량 예측이 너무 어려워지자 배수진
을 치고 나섰다 .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선택한 ‘얼리-인 , 얼리-아웃(early-in, early-out)’ 마케팅은 시즌
상품을 1~2개월 앞당겨 입점시키고 시즌 시작 전후로 철수 시키는 마케팅 기법이다 . 2013
년 4월 ,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물놀이 용품과 반소매 티셔츠 등 여름 시즌 상품을 대거 입점
시켰다 . 한 술 더 떠 ‘핫 서머 페스티벌’을 열고 직수입 튜브 세트 등 한여름 물놀이 용품을
진열하고 본격적 판매에 돌입했다 . 휴가의 상시화 , 들쭉날쭉한 기온 변화 , 제철이 아닐 때
사두는 것이 절약이라는 소비심리 등이 맞물려 4월에 등장한 여름 제품들은 곧잘 팔려나갔
다 . 얼리-인 얼리-아웃 마케팅은 한두 달 빨리 시즌상품을 내놓아 상품 판매기간을 길게
하고 , 본 시즌에 들어가면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를 축소해 재고 물량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 시즌리스 소비에 정확히 부합하는 마케팅기법이
다 .
3 . 역발상형 : 맞불작전으로 공세하라
• 위기를 기회로
의류업체들은 이미 비상이다 . 시즌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패션계의 S/S컬렉션 , F/W컬렉션
은 유명무실해졌다 . 1년이나 앞서 발표하는 시즌 컬렉션은 수시로 변하는 기후조건과 그로
인해 변하는 유행을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다 . 유명한 브랜드일수록
거대한 쇼를 치르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손실도 커진다 . 이러한 위기를 탈출하고
자 패션디자이너들은 ‘캡슐컬렉션(capsule collection)’을 고안해 냈다 . 시즌을 무시하고
작은 규모로 그때 그때의 날씨조건에 맞추어 수시로 신제품을 발표하는 것이다 . 최신 트렌
드를 반영할 수 있어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 선호하는 추세다 .
국내 의류업체 커스텀멜로우는 예측에 실패해 생긴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했다 .
고안해 낸 것은 바로 블랙박스 , 시크릿 박스와 같은 박스 시리즈 마케팅이었다 . 시크릿 박
스는 내용물을 공개하지 않은 채 오로지 브랜드와 제품에 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
다 . 판매가의 2배 혹은 3배 가격 상당의 상품이 담겨 있다는 홍보만으로 판매되는 일종의
럭키백 이벤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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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들어있을지 모르는 이 시크릿 박스를 판매한 결과 , 평소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소비자
들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득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박스 상품을 주문했다 . 박스를 받아
본 구매자들은 비록 내용물은 몰랐지만 개봉했을 때 실제로 지불한 가격의 2~3배에 달하
는 다양한 상품들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만족했다 . 그러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이 시크릿
박스는 기후의 극심한 변화와 너무 빠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재고들을 없애기 위한 특
단의 마케팅 전략이었던 것이다 . 소비자들로 하여금 ‘시즌상품’보다는 ‘가격할인’에 열광하
도록 만든 장치인 셈이다 . 지난 시즌의 남은 재고 상품이나 잘 나가지 않는 제품들을 소진
하고 ,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여주면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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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멜로우의 스페셜 박스 시리즈
더욱 기발한 아이디어도 있다 . 영국광고대행사 Mind the curb가 진행한 광고 시리즈는
폭설을 이용했다 . 폭설이 내려 오갈 수 없게 된 하얀 세상 위에 자신들의 회사 로고를 스탬
핑한 것이다 . 무려 350여 곳에 2,000여 개의 로고를 새겨 넣음으로써 새하얀 세상을 자신
들의 로고로 뒤덮었다 . 기후의 단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
모두가 짜증내고 불편해 하는 장애요소를 자신들의 홍보 기회로 삼은 이 광고는 날씨가 준
위기를 기회로 만든 훌륭한 사례 중 하나다 . 이 광고를 접한 사람들에게 폭설은 엄청난 제
약조건이라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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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the curb의 폭설이용 광고 시리즈
미국에서는 4~6월 사이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한다 . 각종 농작물 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
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날씨상황이다 . 그런데 이 토네이도를 관광상품으로 만든 관광업
체가 있다 . 토네이도나 번개와 같은 악(惡)기상을 관광상품으로 내세우고 성업 중인 회사
는 미국에만 10개가 넘는다 . 기상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특수장비를 갖춘 차를 타고 전문
가의 인솔을 받아 악기상을 체험하는 관광상품은 보통 10~14일 일정에 1,500~2000불 선
이다 .
토네이도 헌터(토네이도를 따라다니며 연구하는 기상학자와 취미로 토네이도를 뒤쫓는 아
마추어 관측가들)와 같이 악기상이 만들어내는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다 . 그
야말로 이들에게 극복할 수 없는 위기란 없어 보인다 . 토네이도가 몰아치는 때에는 몸을 피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것을 구경하러 나선다니 , 시즌리스 소비 트렌드의 극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
그런가 하면 비가 너무 자주 내리자 아예 비가 오는 날씨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비 축제’
로 승화시킨 마을도 있고 , 황사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에는 ‘캔 공기’ 상품도 등장했다 .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황사와 스모그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자 캔에 맑은 공기를 담아 파는 ‘캔
공기’가 상품으로 출시된 것이다 .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보도에 따르면 ‘청정한 티베트’, ‘탈 공업화 된 대만’, ‘초기
중국 공산당의 혁명성지 옌안’ 등 3곳의 깨끗한 공기를 담았다는 이 괴짜상품은 중국대륙
에서 10일 사이 800만 개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 시즌의 제약조건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
을 넘어 적극 활용하는 역발상형 기업들의 사례가 흥미롭다 .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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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 관광을 즐기는 여행자가 찍은 유튜브 영상
이향은 | 성신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연구교수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에서 학사학위 ,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예술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 이후 런던으로 건너가 Central Saint Martins에서 디자인경영 전공으로 두 번
째 석사학위를 받고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재)서울디자
인센터 국제협력팀장으로 근무했으며 , 이후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KDRI) 선임연구원으로 재
직했다 . 현재는 성신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 건국대 , 서울산업대 , 상명대에서 디자
인과 소비문화 , 트렌드와 디자인의 역학관계에 관련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
Reference
환경일보, “탄소경영 소홀 손실 직결, 글로벌 위상 추락”, 2012. 12. 28
Trend Watch Vol.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