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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우리 인간들은 물의 양이 무한하게 풍부하다고 생각하여 물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자를 절약하 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용할 때 ‘물같이 쓴다’라고 말한다. 그 러나 물의 양은 결코 무한한 것이 아니라 유한한 것이다. 천지 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물자원과 지구상의 물자 원 총량은 대략 일정하다. 다만 이 물자원이 순환과정을 겪으 면서 내리는 강수의 양에 따라 지역적으로 습윤한 지역과 건 조한 지역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구 전체의 물의 양 은 대략 일정하다. 만약 이 물의 양이 지역에 따라 매년 변하 고, 지구 전체의 양이 변한다고하면 지구는 엄청난 재앙에 직 면하게 될 것이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는 ‘물은 은혜 를 한방울씩 나누어주는 신이며 그것을 기다리는 것이 삶이 다’라고 말했다. 사실 지구상에는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물 에 의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4만명이 넘는다. 깨끗 한 물만 있어도 이질,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 기생충 감염 등 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나라의 발전을 알아볼 수 있는 척 도가 그 나라의 수자원 총량이다. 우리 인간은 물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다. 그래서 물이 풍부한 습윤한 지역에는 인구의 거주밀도가 높고 건조한 지 역에서는 인구의 거주 밀도가 낮다. 한나라의 발전을 좌우하 는 요인 가운데는 영토의 크기, 인구의 규모, 수자원 총량, 교 육수준 등이 주요 지표가 된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못 사는 이유는 교육수준 저하, 물 부족, 의료시설 부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즉 물이 많은 나라인가, 인구가 적은 나라인가가 그 나라 발 전의 중요한 기초 인자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국토도 작고 지하자원도 변변한데 잘사는 이유는 우선 온대몬순기후에다 산악국가로 하천이 많 아서 물자원이 풍부하고 교육열이 높고 근면하기 때문이다. 인간생명의 근원인 물자원의 총량을 규명하는 일은 이래 서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지 구의 물의 총량을 규명하는 것은 어렵지만 많은 수문학자들 에 의하면 대체로 물의 총량이 약 13억-14억㎦이고, 이 가운 데 바닷물이 약 97.6%, 민물이 2.4%이다. 바닷물을 우리가 식 수로 사용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면 지구 전체 가운데 우리 인 간이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극히 적다. 그래서 우리가 지구의 물이 고갈되기 전에 오염시키지 말고 아껴 써야 하는 것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가난한 리차드의 연감’에서 ‘우리는 우 물이 말라야 물의 진정한 가치를 안다’라고 언급했듯이 우리 김 추 윤 | 이학박사ㆍ신흥대교수 ([email protected])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도대체 얼마인가?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도대체 …Ž˜이지...서 물순환과는 관계없다. 지하수량에 관한 추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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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도대체 …Ž˜이지...서 물순환과는 관계없다. 지하수량에 관한 추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1. 들어가며

우리 인간들은 물의 양이 무한하게 풍부하다고 생각하여

물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자를 절약하

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용할 때 ‘물같이 쓴다’라고 말한다. 그

러나 물의 양은 결코 무한한 것이 아니라 유한한 것이다. 천지

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물자원과 지구상의 물자

원 총량은 대략 일정하다. 다만 이 물자원이 순환과정을 겪으

면서 내리는 강수의 양에 따라 지역적으로 습윤한 지역과 건

조한 지역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구 전체의 물의 양

은 대략 일정하다. 만약 이 물의 양이 지역에 따라 매년 변하

고, 지구 전체의 양이 변한다고하면 지구는 엄청난 재앙에 직

면하게 될 것이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는 ‘물은 은혜

를 한방울씩 나누어주는 신이며 그것을 기다리는 것이 삶이

다’라고 말했다. 사실 지구상에는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물

에 의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4만명이 넘는다. 깨끗

한 물만 있어도 이질,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 기생충 감염 등

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나라의 발전을 알아볼 수 있는 척

도가 그 나라의 수자원 총량이다.

우리 인간은 물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다. 그래서 물이

풍부한 습윤한 지역에는 인구의 거주밀도가 높고 건조한 지

역에서는 인구의 거주 밀도가 낮다. 한나라의 발전을 좌우하

는 요인 가운데는 영토의 크기, 인구의 규모, 수자원 총량, 교

육수준 등이 주요 지표가 된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못

사는 이유는 교육수준 저하, 물 부족, 의료시설 부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즉 물이 많은 나라인가, 인구가 적은 나라인가가 그 나라 발

전의 중요한 기초 인자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국토도 작고 지하자원도 변변한데

잘사는 이유는 우선 온대몬순기후에다 산악국가로 하천이 많

아서 물자원이 풍부하고 교육열이 높고 근면하기 때문이다.

인간생명의 근원인 물자원의 총량을 규명하는 일은 이래

서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지

구의 물의 총량을 규명하는 것은 어렵지만 많은 수문학자들

에 의하면 대체로 물의 총량이 약 13억-14억㎦이고, 이 가운

데 바닷물이 약 97.6%, 민물이 2.4%이다. 바닷물을 우리가 식

수로 사용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면 지구 전체 가운데 우리 인

간이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극히 적다. 그래서 우리가 지구의

물이 고갈되기 전에 오염시키지 말고 아껴 써야 하는 것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가난한 리차드의 연감’에서 ‘우리는 우

물이 말라야 물의 진정한 가치를 안다’라고 언급했듯이 우리

김 추 윤 | 이학박사ㆍ신흥대교수

([email protected])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도대체 얼마인가?

Page 2: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도대체 …Ž˜이지...서 물순환과는 관계없다. 지하수량에 관한 추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하천과 문화 Vol. 6 No.1 ● 겨울72 73

인간은 아직도 물의 소중함을 모른다.

수자원의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급속한 도시화, 공업화, 문

명화는 더 많은 물의 양을 요구한다. 모든 살아있는 물체의 생

명선(life line)인 물이 오염되는 것은 결국 우리 인간이 마시고

사용하는 물의 양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물이 오염 되지 않게 많은 노력을 기

울여야 한다. 한정된 물의 양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인

류는 지금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물의 효용가치를 높이려

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들이 마시고 또 우리 후손들이 영원히 마시고 살아야

할 소중한 물을 지키는 일은 현 세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사

명이다. 이제 우리는 물을 사랑하고 깨끗하게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2. 지구상의 물의 총량은 얼마인가 ?

물의 순환을 구성하는 강수(降水), 유출(流出), 침투(浸透),

증발산(蒸發散), 수증기(水蒸氣) 등을 수문요수(Hydrologic

factors) 또는 수문성분(Hydrologic components)이라고 한

다. 지구 전체를 하나의 지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요소들은 최

종적으로 강수와 증발산의 두개의 성분으로 요약된다. 즉 전

지구의 연강수량과 연증발산량은 균형을 이루어 물수지가 균

형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구상의 물의 총량을 일정

불변한 것으로 가정한다면 지구 전체로서의 물수지는 균형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지구상의 물의 총량과 그 물의 지역간 이동과 분포 비율에

대해서는 지난 1세기 이상에 걸쳐서 수문학자의 고찰과 연구

가 이루어졌지만 아직까지도 계량적인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

다. 단지 지구 전체적인 물의 총량과 그 구성별 물의 양이 개략

적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물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특수

한 지역에 있어서의 물의 발생과 이용에 관한 것들이다.

많은 학자들이 지구상의 물의 총량에 대해서 계산했지만

계산의 기초가 다르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지구

전체의 물의 총량은 약 l3~14억㎦으로 추산된다. 물은 지구상

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이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71%를 차지하

며 지구표면을 공처럼 평평하게 만들면 수심 약 2,440m의 물

로 뒤덮인다. 또한 육지 중에서도 하천, 호수, 지하수, 토양수

분, 생물에 존재하는 수분을 생각할 때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

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물이다. 물의 대부분은 해수이고, 담수

의 대부분은 남극이나 그린란드의 빙하이다. 해수의 양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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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전체량의 97.6%를 차지한다. 나머지 2.4% 정도가 담수인데

이 중에서 빙하가 1.925%로 3/4을 차지하고 나머지 1/4이 지표

수, 지하수, 대기권내의 수분형태로 지구상에 존재한다. 따라

서 우리 인간이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실제로 지구 전

체량의 1%도 채 안 되는 것이다.

세계의 물의 총량을 각각 해수, 육수, 수증기의 형태로 크

게 나누어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해수는 메나드(H. W. Me-

nard)와 스미스(S. M. Smith)가 1966년에 미국과 소련에서 제

작된 해도를 이용하여 등심선에 의해서 0~200m, 200~1,000m,

1,0 00~11,0 00m까지는

1,000m마다 구적기(求積

器)를 사용하여 면적을 측

정하고 이것을 각 해양에

따라 집계했다. 이들은 해

양 총면적은 362,033×103㎢

평균수심은 3,729m, 체적은

1,349,929×103㎦으로 계산했

다. 최근에 산정된 해양체적

으로 현재까지 가장 정확한

자료이다. 폭스(Fox)는 1951

년에 코시나(E. Kossina;

1921년)에 기초해서 해양 총

면적을 361,059.2×103㎢, 평균 수심을 3,795m로 해서 총체적을

1,370,323×103㎦로 했다. 이것은 해저지형이 현재처럼 상세하

게 알려져 있지 않던 시대의 자료에 기초했기에 메나드와 약

20,000×103㎦ 정도 큰 차이가 난다.

해수의 양은 해양에서의 증발량의 3,000년분에 해당된다.

버다이크(Budyko; 1926년)에 의하면 해양에서의 증발량을

연간 1,250m로 하면 3천년간에는 수심 약 3,750m에 해당하는

해수가 증발한다. 따라서 현재의 해양 평균 수심이 3,795m로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약 3천년은 해양중의 물분자의 평균

체류시간으로 보아도 되며 이것은 또 해수의 순환속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해수중의 물분자라도 어떤 것은 순간적으

로 증발해서 순환하는 것도 있지만 심해저의 물분자는 수천

년이 걸리기에 물순환과 무관한 것도 있다.

해수의 양은 지구질량(地球質量)의 약 0.023%지만 지구상

의 물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해양↔대기↔육지

의 시스템은 물 순환을 추진하는 하나의 커다란 열엔진이다.

이때 해양은 주요한 열저장고로 있다. 네이스(Nace)는 1969년

에 해수 총면적을 362,033×103㎢, 총체적을 1,350,400×103㎦로

해서 지구전체 물의 총량 중에서 97.6%를 차지한다고 발표했

다. 육수에는 하천수, 호소수, 토양수분(불포화대의 물), 지하

수(천층, 심층), 빙하 등이 있다.

하천수량은 산정하는 데

는 어느 시점에 있어서 하도

저류량과 연간유량을 가지

고 나타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여기서는 전자만을 하

천수로 하고 후자는 순환수

로 해서 취급하지 않기로 한

다. 어느 시점에 있어서 하도

저류량으로서의 하천수량

은 하천폭, 수심, 길이에서

구해진다. 세계 전체 하천에

대한 이런 수치를 구하는 것

은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네이스는 아마존(Amazon)강의 하도 저류량을 하

나의 사례로 측정 했다. 즉 아마존강의 오비도스(Obidos)에

서 하구까지 거리가 800㎞, 평균폭 2,500m, 평균수심 60m이기

에 그 하도 저류량은 약 120㎦이 된다. 오비도스에서 하천폭은

2,260m, 수심은 46m이므로, 오비도스에서 페루 국경까지 연

장 3,000㎞로 하고 그 사이의 평균폭과 수심을 오비도스값의

중간으로 가정하면 그 사이의 하도 저류량은 160㎦가 된다. 따

라서 아마존강 전체는 280㎦가 된다. 아마존강에는 다수의 지

류가 있기에 전유역의 하도 저류량은 약 1000㎦로 추정된다.

아마존강의 유역면적은 건초지대나 빙하 지역을 제외한 육지

면적의 7%이지만 다른 지역은 아마존강 유역과 동일한 비율

로 유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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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과 문화 Vol. 6 No.1 ● 겨울74 75

콩고(Congo)강의 유역면적은 아마존강 유역의 70%이지만

유량은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미시시피(Mississippi)강 유

역면적은 아마존강 유역의 약 2분의 1이지만 유량은 10분의 1

에 지나지 않는다. 네이스는 이와 같은 사설을 감안해서 세계

전체의 하천 하도저류량을 1,700㎦로 추정했다. 또 폭스(1951

년)는 세계 주요 하천 20개에 대해서 평균수심을 2.4m,평균

폭을 144m,전장을 86,886㎞로 해서 그 저류량을 22.4㎦로 해

서 다른 하천을 합쳐서 약 208㎦로 했다.

부다이크(Budyko,1962년)에 따르면 전 육지의 강수량이

720㎜,증발량이 410㎜이므로 그 차가 310㎜이 되어, 이것이

하천에 따른 유출분으로 된다. 이것을 수량으로 환산하면

46,190㎦가 되며 이것을 순환속도를 가정한 40으로 나누면

1,150㎦가 되며 뢰프(LÖf)가 1959년 산정한 수치와 일치된다.

세계에는 대소 수십만의 호소가 있는데 핀란드와 미국의

위스콘신에서 미네소타주에 걸쳐서 각각 수만개의 호수가 존

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호소들은 작은 호수로서 지방적으로

는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그 수량은 굉장히 적다. 아시

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의 3대륙에 걸쳐서 거대한 호수가 많

다. 세계 호소수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다. 세계 호소에 관한 자

료는 비교적 풍부하여 호수 체적은 꽤 정확하게 산출되고 있

다. 네이스(1969년)에 따르면 세계 담수호 수량의 80%는 40개

의 대호수에 의해서 점유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대호수는

수량 10㎦ 이상의 것을 말한다.

스위스의 취리호는 4㎦의 수량도 안 되는 작은 호수이다. 대

호수 가운데 최대의 것은 바이칼호로서 2,200㎦의 수량을 갖

고 있고, 최소의 것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오케츠비호로 약

l0㎦이다.

바이칼호 하나의 수량은 북미 5대호의 전 수량과 비슷하다.

5대호와 기타 북미 담수호의 수량을 합치면 약 32,000㎦이 되

고 이것은 전 세계 담수호 수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된다. 바이

칼호 하나의 수량은 세계의 18%에 해당된다. 이들 3대륙에 있

는 담수호의 수량은 전 세계의 70%를 넘으며 다른 대륙의 대

호수의 수량은 전 세계의 약 2%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대륙에 걸쳐 있는 수십만개의 소호수(수량 10㎦)의 수량을 합

해도 전체 수량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전 세계의 호수의 총면적은 약 825,000㎢이며 총수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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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00㎦이다. 푹스(Fox)는 세계 담수호의 총면적을 777,000

㎢로 하고 평균수심을 160m로 해서 총수량을 125,000㎦로 산

정했다. 이 값은 네이스와 뢰프의 추정치와 거의 같다. 호소가

운데 염수호에 관해서 보면 카스피해는 80,000㎦의 염수를 저

수하고 있고 이 양은 전 세계 염수호 수량의 약 70%에 해당된

다. 네이스(1969년)는 전 세계 염수호의 면적을 700,000㎢로 총

수량을 105,000㎦로 했다. 폭스(1951년)는 전염수호의 면적을

518,000㎢, 평균수심을 160m로 해서 총수량을 83,300㎦로 했

다. 일본 수문학자 가야네 이사무(1968년)는 면적 4,000㎢ 이

상의 염수호의 크기 순서에 있어서 감소 상태를 추정하여 전

염수호의 체적을 94,000㎦로 했다. 염수호의 총수량은 학자에

따라 추정치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해수 총량의 1만분의 1

에 지나지 않아 지구상 물의 총량값에 대해서는 큰 영향을 미

치지 못한다.

지하수의 추정은 대수층의 두께와 공극률에 근거하지만 특

히 대수층 두께의 측정이 어려워 지하수 전량의 추정이 불가

능하다. 폭스(1951년)와 울만(A. Wolman; 1962년), 모레(R.I.

More; 1967년)는 대수층 깊이를 760m, 760~3,750m로 이등분

해서 추정했고, 네이스는 그 두께를 1,000m로 해서 추정했다.

공극률을 전자의 세 명은 760m까지는 4%, 760~3,750m는 1%

로 했고 네이스는 10,000m까지 평균 1%로 산정했다.

암석의 공극률은 치밀한 암석은 1% 이하에서, 투수성이 높

은 암석은 35%에 이르는 등 광범위하지만 네이스는 지표 아래

1,000m까지의 유효공극률이 아무래도 1%에 지나지 않는다고

가정하여 빙하지역을 제외한 육지총면적 131× 106㎢의 지하수

량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실제 전 수량은 이 값보다

많아 5배는 저류되어 있는 것으로 해서 그 값을 7×106㎢로 했

다. 이 수량의 대부분은 물순환에 참가하고 있지만 영구 동토

지역의 면적 9.5×106㎢는 물순환과 관계없는 이동하지 않ㄹ는

지하수가 존재한다. 더 나아가 1,000m보다도 더 깊은 곳의 물

은 염수화해서 있고 그것의 많은 것은 소위 화석수(化石水)로

서 물순환과는 관계없다.

지하수량에 관한 추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육수 가운

데에는 빙하보다 많고 또 하천수에 비해 추정량의 단위가 2~3

단위, 호소수에 비해서 1 단위 이상 많다.

토양수분(soil moistrue)은 물순환 과정에 있어서 지표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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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과 문화 Vol. 6 No.1 ● 겨울76 77

달한 강수가 지하에 침투해서 불포화대에 보지(保持)되어 있

는 수분이다. 그것의 보지되어진 최대의 한계는 야외보수용량

(Field Capacity)에 의해서 한정되어진다. 야외보수용량을 초

월해서 물이 보급되면 초과 수분은 투과(percolation)해서 지

하수면(地下水面)에 달하게 된다.

토양 수분양에 관해서 네이스(1969)는 아래와 같이 추정했

다. 건조지역과 반건조지역 및 빙하지역을 제외한 지표의 면

적은 82,000×103㎢로서 그 가운데 토양층의 평균 두께를 2m

로 하고 평균 수분함량을 10%로 보아서 이것을 수심으로 치

면 20㎝가 된다. 따라서 2m의 토양층내의 수분량은 16,500㎦

로 된다. 또 2m 두께의 토양층과 그 아래 지하수면과의 사이

의 불포화대(不館和帶)의 평균 두께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 두

께를 평균 15m로 가정하고, 그래서 그 가운데의 수심은 야외

보수용량을 항상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서 이것을 20%로 가

정하면 불포화대 내의 총수분량은 246,000㎦이다. 그러나 광

대한 면적을 가진 결정질암 지역에서는 수분함량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최대로 보아도 3-5%로서 평균은 그 이하로 생

각이 된다. 그래서 토양층과 불포화대 가운데의 총수량은 약

150,000㎦ 정도이다. 폭스(1951년)는 토양층의 평균 두께를 약

1m로 하고 공극률을 20%로 해서 총수량을 약 5,500㎦로 했

다. 또 반 하이르카마(T.E.A. Van Hylkama, 1956)는 손스웨

이트(Thornthwaite, 1948) 방법을 이용해서 세계의 토양 수지

를 산정해서 그 값을 25,400㎦로 나타냈다. 토양수분은 학자

에 따라 그 추정값이 일정하지 않다. 네이스의 추정치는 폭

스 값의 30배에 가깝다.

빙하는 육수 가운데 약 75%를 차지한다. 특히 남극 대륙

의 빙하의 양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남극대륙 빙하의

양에 관해서는 국제지구관측년(IGY)의 시초로 각국이 조사

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매년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폭스(1951)는 남극대륙 빙하의 양을 약 7,090,000㎦로 추정했

고, 헤이브록(Heybrock;1957)은 23,820,000㎦, 바르딘(Bar-

din, 1966)과 슈예토바(Suyetova;1967), 노위(Loewe;1967)는

24,000,000㎦ 이상을 산정했다. 또 네이스(1969)는 동부 남극

대륙의 면적을 12.1×106㎢로 해서 평균 빙하의 두께가 2,200m

이므로 그의 총량을 26.6×103㎦로 했다. 서부 남극 대륙의 빙

상에 관해서는 그다지 명확하지 않기에 남극대륙 전체로 해

서 27×106㎦로 산정해서 이것을 수량으로 환산해서 24×106

㎦로 했다. 그래서 전 세계의 빙하의 양을 수량으로 환산해

서 26×106㎦로 했다. 이 양은 전 세계하천이 현재의 연유량

(29.5×103㎦)의 비율로 유출한다면 약 900년간의 수량을 공급

하고도 남는 양이다.

미시시피강 유량의 약 4만6천년 분, 아마존강의 약 5천년

분, 일본 전하천의 연총유량 약 400㎦의 6만5천년 분에 해당

하는 방대한 양이다.

수증기, 물방울 및 눈 가운데 빙정(永品) 등으로부터 성립되

는 대기 중의 수분함량은 증발, 기온 및 대기 중의 수분의 수

평이동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눈 가운데의 수분은 대기 전체

수분의 약 4%에 지나지 않는다. 기온 분포는 대기 중의 수분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1월에는 대륙 내부나 고위도 지방

에서 최소치가 나타나고 5㎜(수량으로 환산한 수심)이다. 열

대 사막에서는 5~10㎜의 작은 값이 나타난다. 50~60㎜의 최대

의 수증기 함량은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남부 아시아로 부터

Page 7: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도대체 …Ž˜이지...서 물순환과는 관계없다. 지하수량에 관한 추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동남아시아에 걸친 지역, 남아메리카의 적도 부근에 나타난

다. 이와 같이 위도에 따라서 대기 중의 수분이 차이가 있기에

전지구의 평균수분량은 약 25㎜(Nace, 1969)이고 이것에 지구

의 표면적 약 5.1억㎢를 곱해서 수량으로 환산하면 약 12,750

㎦이 되는데, 네이스는 이것을 약 13,000㎦로 했다. 폭스(1951)

는 30×30㎝ 가운데 평균 3개의 물방울을 포함하는 것을 기초

로 하고 고도 약 2,100m 이하에서는 대기 중의 수분의 2분의 1

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서 그것의 총량을 약 15,000㎦로 했다.

상술한 전 지구상의 대기수분이 25㎜이므로 전 지구상의

연강수량의 약 10일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대기 중에 있어서 수분의 평균 체류시간이 10일이라는 것이다.

연강수량을 1,000㎜로 하면 평균해서 일년에 약 40회 정도 갱

신하는 것으로 된다. 대기 중의 수분량과 강수량과의 관계는

비를 생성시키는 천후계(天候系)의 영향을 받기에 양자 간에

반드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 일리노이주

를 통과하는 수증기량의 약 5%만이 강수량이 되며, 미시시피

주의 경우에는 약 20%만 강수량으로 된다.

3. 물의 확보를 둘러싼 소리 없는 전쟁

서기 2천년대에는 물 값이 원유값보다 더 비싸질 것이라는

것이 수자원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면서 국제 분쟁이 원

유가 아니라 물 때문에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그들은 경고한

다. 왜냐하면 원유 부족은 대체에너지 개발로 해결할 수 있지

만 물은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이 피를 부른

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되는 날도 멀지 않다. 서기 2050년쯤이

면 현재 인구가 두 배쯤 되어 공업용수, 농업용수, 가정용수가

다량으로 필요한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자원의 총량은 13

억8천4백만㎦쯤 되며, 이중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담수의 양

은 전체의 2.4%인 3천3백6십만㎦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 2백대 하천 가운데 국경선을 따라 흐르거나 2개국 이상

의 국가간 영토를 관류하여 흐르는 국제하천은 약 120개이다.

니제르강은 10개국을, 나일강은 9개국을, 잠베지강은 8개국

을, 아마존강은 7개국을 관류하고 있다. 수자원을 둘러싼 국

제간 전쟁은 거의가 2개국 이상을 관류하는 국제하천의 물 이

용 문제에 의해서 야기된다.

국내하천이 전적으로 한 국가의 영토 내에 존재하는 하천인

데 비해서 국제하천은 하천의 본류나 그 지류가 두 개 이상의

나라에 걸치어 존재하는 하천을 말한다. 강이 국제하천이면

그 하천의 연안 국가들 사이에는 그 하천을 둘러싸고 교통, 무

역, 용수 등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려 잘 충돌하게 된다. 특히 어

떤 하나의 연안국이 자국 내의 하천부분에 대해서 절대적 관

할권을 주장하고 나선다면 인접국은 물이용에 커다란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강은 하나인데 그 강물을 쓰는 나라가 둘

이상이면 그 이용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대립하여 전쟁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캐슈미르 분쟁도

따지고 보면 인더스강물 싸움에서 연유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요르단강 상류인 야르묵강물을 둘러싼 이스라엘, 시리아, 요

르단의 물싸움, 나일강물을 사이에 둔 이집트, 이디오피아, 수

단간의 물싸움, 갠지스강물을 둘러싼 인도와 방글라데시간

물분쟁, 헬만드강을 둘러싼 이란과 아프카니스탄간의 물분

쟁, 스페인과 프랑스간의 라누스 호수분쟁, 미국과 멕시코간

의 리오그란데 강물분쟁, 자루밀라강 유역변경 문제에 관한

페루와 에콰도르의 분쟁 등이 있다.

인더스강은 히말라야 산맥에서 발원하여 펀잡평야를 통해

서 인도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고대 인도문명을 꽃피우게 한

젖줄이다. 그러나 1947년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인도와 파

키스탄이 각각 분리되어 독립국이 됨에 따라 국경선은 편잡지

방을 나누어서 인더스강의 상류는 인도에, 하류는 파키스탄

에 속하게 되었다. 국경선은 인더스강뿐만 아니라 관개용 운

하 및 수로를 갈라놓았고 대부분의 통제장치 및 시설이 인도

쪽에 놓이게 되었다. 독립 후에 경계위원회와 중재 재판정이

구성되었으나 인더스 강물의 공동이용만은 해결하지 못했다.

1952년에서 1954년에 걸쳐 인도와 파키스탄 기술진들은 세

계은행에서 파견된 기술자들과 강물자원에 대한 과학적 탐사

에 나섰다. 그 후 작성된 보고서에 기초하여 1954년부터 협상

에 나서 1960년 9월 19일 두 나라는 인더스 강물조약을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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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과 문화 Vol. 6 No.1 ● 겨울

하는데 성공하여 13년간 끌어오던 세계 최대의 물싸움이 끝

나게 되었다.

세계은행이 서명한 이 조약에 의하면 인도는 인더스강 동부

의 지류를 사용하되 일정량의 강물을 비축하였다가 파키스탄

에 공급해야하고 인더스강 서부의 지류는 파키스탄이 운영하

되 인도는 일정량의 농업용수 및 수력발전용수 등을 제외하

고는 강물의 자연적 흐름을 방해할 수 없게 되었다. 즉 캐시미

르 지방의 북쪽에서부터 인더스강, 제룸강, 체납강은 파키스

탄이 그 다음 라비강, 비아스강, 수트레즈강은 인도에서 관리

하게 되었다. 또한 상설 인더스위원회가 설립되어 인더스강과

그 지류의 개발에 관한 국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더스강물 조약이 체결되는 날 캐나다, 오스트리아, 서독,

뉴질랜드, 파키스탄, 영국, 미국은 세계은행과 함께 인더스강

유역 개발기금 협정에 조인하였다. 이와 같이 평화적으로 해

결된 인더스강 물문제도 1965년 종교대립을 바탕으로 한 캐시

미르 귀속문제가 물문제와 결합하여 인도와 파키스탄간에 전

쟁이 벌어졌다. 그 후 캐시미르에서 휴전이 성립되었지만 근

본적인 해결 없이 아직도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과 구 소련 간에 일어났던 우수리 강에서의 국경분쟁

도 국제하천 가운데에 있는 하중도 다만스키도(珍寶島)를 사

이에 두고 국가 경계인 주수로를 소련과 다만스키도 사이라고

주장하는 중국과, 중국과 다만스키도 사이라고 주장하는 구

소련 사이에서 일어났던 분쟁이다. 2월 이후 두 나라 사이에

몇 차례 무력 전쟁이 국지적으로 있었다.

방글라데시와 인도는 25년간 다투어오던 갠지스강 유로변

경문제를 1976년 8월 21일 유엔총회에 상정시킴으로써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갠지스강은 방글라데시의

젖줄로 관개, 항해, 식수 등으로 쓰이며 해수가 내륙 쪽으로 역

류하지 못하도록 하여 갠지스강 하류의 평야지대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갠지스강 유역에는 전 국민의 1/3인

약 2천5백만명이 살고 있고 그 면적은 방글라데시 전 국토의

약 37%를 차지한다.

인도는 1961년부터 국경 일대에 파라카댐을 건설하기 시작

하여 1975년 완공하여 갠지스강 물을 인도의 후글리강으로 유

로 변경하여 후글리 강물의 수위를 높여 인도양과 캘카타간

의 선박의 항해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했다. 비가 많이 오는 몬

순계절에는 강물이 불어나 문제가 없지만 11월부터 익년 5월

까지의 건계에는 최소한 초당 55,000큐빅피트의 강물이 흘러

야 함에도 인도의 파라카댐 차단으로 말미암아 초당 15,000큐

빅피트 밖에 흐르지 않게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방글라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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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 물의 과학이야기 2 지구에 있는 물의 총량은 도대체 …Ž˜이지...서 물순환과는 관계없다. 지하수량에 관한 추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의 갠지스강 하류의 평야가 메마르게 되고 바닷물이 역류하

여 농경지로 스며들어 40만 에이커의 농경지가 황폐화되고 초

목이 고사하는 등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방글라데시는 즉각 인도에 항의하고 나섰으나 인도가 미

온적인 태도를 취하여 결국 1976년 8월 21일 유엔총회에 상정

시켰다. 유엔총회가 이 문제를 토의하고 헌장 제14조의 규정

에 따라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권고하자 인도가 받아들여 협

상을 시작함으로써 1977년 11월5일 양국은 ‘갠지스강물의 공

동이용에 관한 협정’을 조인하기에 이르렀다. 이 협정에 의하

면 양국은 1948년부터 1973년까지 파라카에서 특정한 수위의

75%의 이용도를 기초로 하여 매월 1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의 건계 동안에 10일마다 방류량을 정해진 표에 따라 조절하

여 양국이 강물을 공동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정상

적인 경우라면 가뭄이 가장 극심한 4월 하순의 강물의 방류

량이 55,000큐빅피트였는데 파라카댐의 차단으로 인하여 방

글라데시가 15,000큐빅피트만을 얻던 것이, 인도가 20,500큐

빅피트를 이용하고 방글라데시가 34,500큐빅피트를 이용하

는 식으로 되었다.

어떠한 상류국도 하류국으로 흘러가는 강물을 막거나 유

로를 변경하여 하류국의 자연조건에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되며, 또 그 강물을 사용함으로써 하류국에 위험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국제하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각 유

역국들이 형평의 원칙에 따라 균등하게 강물을 이용해야 될

것이다.

오늘날 물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동지방

이다. 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수자원이 크게 부족하고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을 둘러싸고 터키, 시리아, 이라크

3국간에 갈등이 심하고, 이 두 개 하천의 발원지가 모두 터키

에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북동부에서 발원하여 시리아와 이

라크로 흘러가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은 세계 4대문

명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탄생시켰던 역사의 물줄

기다. 고대에는 앗시리아와 페르시아 문명을 만들어냈던 이

문명의 강줄기가 전쟁의 물줄기로 변화될 조짐은 1986년 터

키 정부가 이 두강에 21개의 댐과 17개의 수력발전소를 건설

하면서이다.

터키 사상 최대 개발계획인 이 사업에 모두 110억 달러가 투

입될 예정인데, 1992년 이 사업이 완공되면 대부분의 물이 두

강 사이의 새로 개발되는 47만ha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로 사

용된다. 현재도 터키 북동부 아나톨리아 산악지대에 케반, 카

라카야, 아타투르크라는 이름의 거대한 댐을 만들어 물을 가

두고 있는데, 그 길이가 3개 합쳐서 550㎞를 넘기에 하도 넓어

서 ‘유프라테스해(海)’라고 불린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터키

는 풍부한 전력생산으로 공업에 박차를 가하고 현재의 농업

생산이 두 배로 될 것이다. 그러나 그 하류 국가인 시리아와 이

라크는 농업용수, 식수부족으로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

래서 두 나라 정부는 터어키 측과 끈질긴 외교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터키 정부는 어느 정도의 물을 공급 공급해주겠다고 약속

하고 있지만 ‘물은 터키의 자원이며 그것을 달라 말라 할 권한

이 당신들에게는 없다. 이는 당신 나라에 있는 원유를 우리가

무료로 달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버티고 있다. 비가 많

이 와서 문제가 없지만 만약 가뭄이 들어 터키측이 댐의 물을

방류하지 않으면 이 두 개의 강에 생명줄을 내고 있는 이라크

와 시리아가 적대 감정을 갖게 되고 자칫 물전쟁으로 번질지

도 모를 일이다.

터키는 실제로 지난 91년 걸프전쟁 때 이 강물을 무기로 이

라크에 건공(乾攻)작전을 펴려다 인도주의를 내세워 포기한

적이 있다.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에 거주하는 인구

가 현재 8천8백만명인데 2020년에 가면 1억7천만 명으로 늘어

난다. 터키가 이들을 상대로 건공작전을 쓸 경우 상상만 해도

그 결과가 가공스럽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중동지역에 또 한 차례의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터키의 관리들까지도 ‘앞으로의 전

쟁은 물전쟁이 될 것이다.’라고 서슴없이 이야기 한다. 만약 또

하나의 중동전이 벌어진다면 그 것은 물전쟁이 될 것이고 지

금까지의 어떤 것보다도 무서운 전쟁이 될 것이다. 물론 인간

생존의 기본단위로 물이 없으면 인간생명도 마지막이 되기 때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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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과 문화 Vol. 6 No.1 ● 겨울

런던에 있는 중근동(中近東) 연구센터의 수리학자 알렌씨

의 ‘물은 그 증식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 증식이 불가능한

물을 무한 낭비함으로써 멸망해 간 고대 문명국가를 우리는

역사 속에서 보고 있다’라는 말을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4. 맺으며

물은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연약하게 우리 인간에게 다가오

면서 삶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 무색의 액체인 물은 만물의 근

원을 비추는 우주의 거울이며 세상의 거울이다. 물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필수 요수이다.

물은 온갖 모습으로 춤을 추는 댄서이며 때론 격정적으로,

때론 부드러운 위안의 속삭임으로, 때론 영묘한 신비의 목소

리로 노래하는 가수이다. 물은 그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를 가

지고 있다.

최근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서 논의하는 기후협약

문제, 이산화탄소 감축문제, 빙하의 급속한 해빙문제 등도 결

국 따지고 보면 지구의 물의 양의 증감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구상에서는 물의 양이 풍족했을 때는 번성했지만 물의

양이 점차 적어지면서 폐허로 변한 곳이 아주 많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은 옛날에는 물이 풍부한 대 삼림지

대로 초식동물인 공룡과 물소들이 원주민과 함께 살던 지상

의 낙원으로 풍부한 물이 흐르던 대 하천이 여러 개 있었다.

지금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다보면 풀을 뜯어먹고

살았던 공룡화석이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암석벽면에는 물

소 그림이 대거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동에 의해서 점

차 물의 양이 줄어들면서 아무도 살 수 없는 황량한 모래사막

이나 암석사막으로 변한 것이다.

세계4대문명의 발생지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던 인더

스 문명지인 하랍파나 모헨조다르 도시도 옛날에는 목욕탕에

다 2층집, 하수도, 격자형 도시망을 갖춘 최신식 도시였다. 그

러나 지금은 그 찬란한 자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가끔 조

사차 찾아오는 고고학자나 흥미를 느낀 관광객들만 찾아드는

낯선 도시로 변해 버렸다.

그래서 역대 왕들은 물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기 위해서 하

천에다가 보를 설치하거나 저수지를 건설하여 물의 양을 조

절했던 것이다. 삼국시대부터 유명했던 김제의 벽골지, 제천

의 의림지, 상주의 공검지 등은 지금도 그 유구가 현존하고 있

다. 즉 물을 잘 다스려 그 해 농민들이 농사를 잘 짖게 만드는

것이 왕과 수령의 제일 큰 임무였던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더 많은 양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웃 간, 마을 간, 국가 간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검지, 합덕지, 벽골지 등도 다 수세

및 물의 확보를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났던 역사적 현상이다.

지구상의 물의 총량은 카레(1,388,833천㎦), 폭스(1,383,750

천㎦), 뢰프(1,348,214천㎦), 울만(1,270,590천㎦), 모레(1,310,012

천㎦), 네이스(1,384,000천㎦) 등과 같이 학자마다 약간 다르나

대략 13~14억㎦으로 추산된다. 가장 최근의 연구결과인 네이

스에 따르면 지구상의 물은 총 13억8천4백만㎦쯤 되는데, 그

가운데 바닷물이 97.6%(13억5천4십만㎦)로 대부분을 차지하

고 대기 중의 수분이 0.0001%(1만3천㎦), 강물이 0.0001%(1천

7백㎦), 담수호가 0.0094%(12만5천㎦), 염수호가 0.0076%(10만

5천㎦), 토양수가 0.0108%(15만㎦), 지하수가 0.5060%(7백만

㎦), 빙하가 1.925%(2천6백만㎦)이다.

이 중에서 인간이 먹고 쓸 수 있는 담수는 2.4%인 3천3백3

십만㎦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것 중의 3분의 2는 얼음과 눈으

로 존재하고 3분의 1도 개발이용이 어려운 지하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이용 가능한 담수는 하천수, 호소수, 지하

수 일부로서 지구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물량의 극히 일부분

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상대적인 비교이며 연간 이

용 가능한 육지의 담수는 절대량이 약 40조㎥에 이르러 결코

적은 양은 아니다.

물은 지구의 각 지역에 따라, 계절에 따라 불균등하게 분포

하기 때문에 물 문제가 발생한다. 물은 잘 다스리면 번영의 젖

줄이 되고 잘못 다스리면 파멸의 괴물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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