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경북지역 일반노동조합(이하 경북노조) 소속 한동대 청소노동자가 지난 10일부터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쟁의에 나섰다. 경북노조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및 주 5일제(주 40시간) 근무 ▲청소 외 업무 금지 ▲점심 식비 지급 등을 한동대 에 요구했다. 이에 한동대는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처우 개선 위한 쟁의 시작 경북노조 소속 한동대 청소노동자 26명은 한동대를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5월 13일 기준) 한동대 매점, 오석관(도서관), 그리고 효암 채플 앞 등에서 처우 개선을 위한 쟁의를 진행했다. 경북노 조 소속 한동대 청소노동자들은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및 주 5일제(주 40시간) 근무 ▲청소 외 업무 금지 ▲점심 식비 지급 등 처우 개선을 위한 대화에 한동대가 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경북노조는 12일에서 13일까지 한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지 서명을 받았다. 경북노조는 16일 처우 개선 논의를 요청하는 공문과 학생들의 지지 서명을 한동대에 보 내는 한편, 침묵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청 소노동자 이예숙(55) 씨는 “청소 업무에 무밭 업무 까지 주어진 업무량이 많은데 근무 조건과 같은 처 우는 너무 열악했다”라며 “한동대가 이런 부분에 대 해 대화해주길 바라며 쟁의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경북노조는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주 5일제 근 무’ 요구가 임금 처우 개선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동대는 2014년 7월 새 청소용역 *도급 계약 업체 를 선정하며 청소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을 주중 7시 간, 주말 3시간 총 38시간으로 정했다. 경북노조 송 무근 지부장은 “단시간 근로를 시킴으로써 청소노동 자들이 더 저임금으로 내몰리고 있다”라며 “*법정근 로시간을 다 근무할 경우 최저임금이 126만 원 정도 인데 (한동대 청소노동자들은) 그조차 안 되는 108 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북노조는 청소노동자들의 점심 식비 지급을 다 음 계약에 포함해달라고 한동대에 요구했다. 송 지 부장은 “사회적인 통념이나 상식의 눈으로 봐도 밥 은 먹여주며 일하는 게 보편적이다”라며 “(청소노동 자들에게) 최저임금만 주는 것이 법에는 위반되지 않더라도, 과연 상식적인가 하는 질문을 하고 싶다” 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북노조는 건물 청소노동 자들이 맡은 무 재배 및 수확 업무 등 청소 외 업무 를 금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2면에 계속▶ 5월 20일 학칙개정 확정 기존 시스템 유지하며 사업 진행 예정 예산 사용 관련 다양한 의견 제기돼 지난 3일 한동대가 교육부 주관 ‘산업연계 교육활 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에 최종 선정 됐다. 이번 선정으로 인해 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의 GE전공과 창의융합교육원 소속 ICT융합전공의 융 합이 확정되면서 한동대는 16-2학기에 ICT창업학 부(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동대는 교육부로부 터 연간 최소 30억 원 이상을 지원받게 되며 예산은 프라임사업 분야(ICT창업학부) 80%, 비프라임사업 분야(대학 본부 차원) 20%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1일 기획처 주최의 프라임사업 설명회가 프 라임 사업 추진 주요 내용과 향후 추진 계획 설명을 목적으로 현동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기획처 는 프라임사업 의의를 ▲특정 학부의 폐과 없이 진 행 ▲한동대 무전공 무학부 입학제도의 변경 없이 선정 ▲유동적 정원제의 장점 유지 ▲학생들의 학부 선택에 대한 선택권 추가 부여라고 설명했다. 프라 임사업단 책임자 기획처 김대식 처장은 “학교가 배 정하기로 한 70명 정원이 미달하면 교육부로부터 예 산상의 패널티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학교가 지속해온 룰을 지켜가겠다는 자세로 이번 사업에 임 했다”라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약 30명의 학생 들은 프라임사업 예산 사용, 비프라임사업 예산 사 용 세부 계획을 묻고, 이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김 처장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며 “사용될 예산에 대한 것은 학부장들과 의논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대학별 지원금 규모 확정이 5월 말에 있기 때문에 아직 예산 사용 세부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 처장은 “프라임사업에 사용되는 80%의 예산은 ICT와 연관시키는 방법으로 학교 전체에 유익하게 쓰일 예정이다”라며 “에벤에셀관의 경우, ICT와 연 관 지어 전체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비프라임사업 분야에 대 한 예산 계획으로는 ▲교육과정 개편 지원 ▲장학금 지원 ▲기초학문 강화프로그램 운영 ▲실험실·강의 실 환경 개선 ▲온라인컨텐츠강의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총학생회 백이삭 회장은 “프라임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예산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직결되는 교수 충원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예산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학생들에게도 공유됨과 동시에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반영하 려는 노력 역시 함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 했다. 한동대는 2017년도부터 2학년이 되는 학생 중 70 명의 학생이 ICT창업학부를 1전공으로 선택하는 것 을 목표한다. 사업단에 참여했던 기계제어공학부 김 재효 교수는 “프라임사업은 원래 1학년 때부터 정원 을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우리가 낸 제안서 에는 기존 학교의 시스템, 즉 무전공 무학부 입학에 서 2학년 진학 시 전공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라며 “우리 학교가 유동적 정 원제를 유지하면서도 70명 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 한 이유는 (15학번 전공 선택자 중) 두 전공(GE, ICT 융합)에 진학한 인원이 이미 50명 정도가 있기 때문 에 충분히 70명 정도의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동대는 5월 20일까지 학칙개정안을 확정 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5월 말 교 육부가 조정한 대학별 지원금 규모가 확정된다. 이 후 한동대는 지원규모에 따른 사업비 집행 수정계획 서를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며, 6월 초 교육부 컨설팅 후 6월 말 혹은 7월 초 교육부와의 최종 협약 후 바 로 예산 사용이 가능하다. 2017년 초 교육부로부터 학사개편·정원조정 이행 여부, 성과목표의 달성 여 부 등을 종합 고려한 연차평가가 이루어진다. 한편, 18일 수요일 ICT창업학부 신설에 대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공청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인물 > > 4면 캘리그라퍼, 추윤호 사회 > > 5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억하기 대학기획 > > 3면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229 호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 격주간 발행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1996년 3월 6일 창간 www.hgupress.com (054)260-1241 교수와 학생 사이가 다른 대학교보다 좀 더 특별하다는 한동대. 학생들이 모르는 교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이틀간의 르포 취재를 통해 세 교수의 일상을 함 께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세 교수는 저마다의 이야기로 하루를 채워가고 있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6 커버스토리 3면 대학보도 > > 2면 총학생회 회칙개정 TFT 스승과 함께한 하루 처우 개선 위해 팻말 든 청소노동자 청소노동자들과 학생들이 도서관 앞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김운영 사진기자 프라임사업 선정, 그 이후 전채리 기자 [email protected] 한결희 기자 [email protected] 김남균 사진기자 대학보도부 기자 마하은(법 15) 사진 기자 김운영(법 10) 이상 직을 임명함 사고(社告)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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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경북지역 일반노동조합(이하 경북노조) 소속 한동대

청소노동자가 지난 10일부터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쟁의에 나섰다. 경북노조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및 주 5일제(주 40시간) 근무

▲청소 외 업무 금지 ▲점심 식비 지급 등을 한동대

에 요구했다. 이에 한동대는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처우 개선 위한 쟁의 시작

경북노조 소속 한동대 청소노동자 26명은 한동대를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5월 13일 기준)

한동대 매점, 오석관(도서관), 그리고 효암 채플 앞

등에서 처우 개선을 위한 쟁의를 진행했다. 경북노

조 소속 한동대 청소노동자들은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및 주 5일제(주 40시간) 근무 ▲청소 외 업무

금지 ▲점심 식비 지급 등 처우 개선을 위한 대화에

한동대가 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경북노조는

12일에서 13일까지 한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지

서명을 받았다. 경북노조는 16일 처우 개선 논의를

요청하는 공문과 학생들의 지지 서명을 한동대에 보

내는 한편, 침묵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청

소노동자 이예숙(55) 씨는 “청소 업무에 무밭 업무

까지 주어진 업무량이 많은데 근무 조건과 같은 처

우는 너무 열악했다”라며 “한동대가 이런 부분에 대

해 대화해주길 바라며 쟁의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경북노조는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주 5일제 근

무’ 요구가 임금 처우 개선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동대는 2014년 7월 새 청소용역 *도급 계약 업체

를 선정하며 청소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을 주중 7시

간, 주말 3시간 총 38시간으로 정했다. 경북노조 송

무근 지부장은 “단시간 근로를 시킴으로써 청소노동

자들이 더 저임금으로 내몰리고 있다”라며 “*법정근

로시간을 다 근무할 경우 최저임금이 126만 원 정도

인데 (한동대 청소노동자들은) 그조차 안 되는 108

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북노조는 청소노동자들의 점심 식비 지급을 다

음 계약에 포함해달라고 한동대에 요구했다. 송 지

부장은 “사회적인 통념이나 상식의 눈으로 봐도 밥

은 먹여주며 일하는 게 보편적이다”라며 “(청소노동

자들에게) 최저임금만 주는 것이 법에는 위반되지

않더라도, 과연 상식적인가 하는 질문을 하고 싶다”

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북노조는 건물 청소노동

자들이 맡은 무 재배 및 수확 업무 등 청소 외 업무

를 금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2면에 계속▶

5월 20일 학칙개정 확정

기존 시스템 유지하며 사업 진행 예정

예산 사용 관련 다양한 의견 제기돼

지난 3일 한동대가 교육부 주관 ‘산업연계 교육활

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에 최종 선정

됐다. 이번 선정으로 인해 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의

GE전공과 창의융합교육원 소속 ICT융합전공의 융

합이 확정되면서 한동대는 16-2학기에 ICT창업학

부(가칭)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동대는 교육부로부

터 연간 최소 30억 원 이상을 지원받게 되며 예산은

프라임사업 분야(ICT창업학부) 80%, 비프라임사업

분야(대학 본부 차원) 20%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1일 기획처 주최의 프라임사업 설명회가 프

라임 사업 추진 주요 내용과 향후 추진 계획 설명을

목적으로 현동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기획처

는 프라임사업 의의를 ▲특정 학부의 폐과 없이 진

행 ▲한동대 무전공 무학부 입학제도의 변경 없이

선정 ▲유동적 정원제의 장점 유지 ▲학생들의 학부

선택에 대한 선택권 추가 부여라고 설명했다. 프라

임사업단 책임자 기획처 김대식 처장은 “학교가 배

정하기로 한 70명 정원이 미달하면 교육부로부터 예

산상의 패널티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학교가

지속해온 룰을 지켜가겠다는 자세로 이번 사업에 임

했다”라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약 30명의 학생

들은 프라임사업 예산 사용, 비프라임사업 예산 사

용 세부 계획을 묻고, 이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김 처장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며

“사용될 예산에 대한 것은 학부장들과 의논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대학별 지원금 규모 확정이 5월 말에 있기 때문에

아직 예산 사용 세부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 처장은 “프라임사업에 사용되는 80%의 예산은

ICT와 연관시키는 방법으로 학교 전체에 유익하게

쓰일 예정이다”라며 “에벤에셀관의 경우, ICT와 연

관 지어 전체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비프라임사업 분야에 대

한 예산 계획으로는 ▲교육과정 개편 지원 ▲장학금

지원 ▲기초학문 강화프로그램 운영 ▲실험실·강의

실 환경 개선 ▲온라인컨텐츠강의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총학생회 백이삭 회장은 “프라임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예산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직결되는 교수

충원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예산 사용에 대한 논의가 학생들에게도

공유됨과 동시에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반영하

려는 노력 역시 함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

했다.

한동대는 2017년도부터 2학년이 되는 학생 중 70

명의 학생이 ICT창업학부를 1전공으로 선택하는 것

을 목표한다. 사업단에 참여했던 기계제어공학부 김

재효 교수는 “프라임사업은 원래 1학년 때부터 정원

을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우리가 낸 제안서

에는 기존 학교의 시스템, 즉 무전공 무학부 입학에

서 2학년 진학 시 전공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라며 “우리 학교가 유동적 정

원제를 유지하면서도 70명 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

한 이유는 (15학번 전공 선택자 중) 두 전공(GE, ICT

융합)에 진학한 인원이 이미 50명 정도가 있기 때문

에 충분히 70명 정도의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동대는 5월 20일까지 학칙개정안을 확정

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5월 말 교

육부가 조정한 대학별 지원금 규모가 확정된다. 이

후 한동대는 지원규모에 따른 사업비 집행 수정계획

서를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며, 6월 초 교육부 컨설팅

후 6월 말 혹은 7월 초 교육부와의 최종 협약 후 바

로 예산 사용이 가능하다. 2017년 초 교육부로부터

학사개편·정원조정 이행 여부, 성과목표의 달성 여

부 등을 종합 고려한 연차평가가 이루어진다. 한편,

18일 수요일 ICT창업학부 신설에 대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공청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인물 > > 4면

캘리그라퍼, 추윤호

사회 > > 5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억하기

대학기획 > > 3면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229 호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 격주간 발행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1996년 3월 6일 창간 www.hgupress.com (054)260-1241

교수와 학생 사이가 다른 대학교보다 좀 더 특별하다는 한동대. 학생들이 모르는 교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이틀간의 르포 취재를 통해 세 교수의 일상을 함

께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세 교수는 저마다의 이야기로 하루를 채워가고 있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6

커버스토리 3면

대학보도 > > 2면

총학생회 회칙개정 TFT

스승과 함께한 하루

처우 개선 위해 팻말 든 청소노동자

청소노동자들과 학생들이 도서관 앞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김운영 사진기자

프라임사업 선정, 그 이후

전채리 기자 [email protected]

한결희 기자 [email protected]

김남균 사진기자

대학보도부 기자

마하은(법 15)사진 기자

김운영(법 10)

이상 직을 임명함

사고(社告)

Page 2: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2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최고경영자과정 총동문회장 이·취임

지난달 29일 한동대 최고경영자과정 총동문회가 포

항시 남구 UA컨벤션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동문 300여 명을 비롯해 한동대 장순흥 총

장,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 포항 북구 국회의원 등

이 참석했다. 지난 4년간 한동대 최고경영자과정 총

동문회장이었던 김수한 전 회장은 이날 이·취임식

을 통해 오무환 신임 회장에게 직을 이임했다. 오 회

장은 취임사에서 “동문들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활발한 교류 활동

으로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감당하

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한동대 최고

경영자과정은 국내·외 경영환경의 변화를 이해하고

경영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배워 활용하게 하는 과

정으로 2009년도에 시작돼 현재까지 650여 명의 졸

업생을 배출했다.

이송현 기자 [email protected]

특성화고 초청 간담회 실시

지난 4월 28일, 한동대 대회의실에서 ‘포항·영덕·울

진지역 특성화고 교장과 취업부장 초청 간담회(이하

간담회)’가 열렸다. ▲포항제철고, 포항해양과학고,

포항과학기술고, 흥해공업고, 평해정보고, 포항여자

전자고,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등 총 7개 학교의 교

장 ▲각 학교의 취업부장 14명 ▲장순흥 총장 ▲입

학·인재개발처 강두필 처장 ▲학생경력개발팀 주병

창 팀장 등이 간담회에 참여했다. 간담회는 대학창

조일자리센터 사업 발표와 실무자 간담회순으로 진

행됐다. 학생경력개발팀 주병창 팀장은 “대학창조일

자리센터가 청년고용증대를 위해 포항, 영덕, 울진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학생경력개발팀

관계자와 취업부장, 산학협력부장 선생님들과 의견

을 나눴다”라며 “구체화된 프로그램을 정리해 각 학

교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

다”라고 말했다.

한동대, 포항상공회의소와 협약 체결

지난 3일, 한동대와 포항상공회의소가 산학교류협력

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포항상공회의소 2층 회의

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한동대 장순흥 총장, 포항

상공회의소 윤광수 회장 등 한동대와 포항상공회의

소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한동대

와 포항상공회의소는 ▲산학기술 공동연구 참여 및

협력 ▲지역 산업체 통∙번역 지원 ▲대학 인적 자원

을 통한 현장 기술 지원 ▲회원 업체 현장실습 참여

지원 ▲우수 지역인재 채용 기회 확대 등을 협력한

다. 한동대 산학협력단 박성호 팀장은 “본 협약을 통

해서 한동대와 포항시 상공회의소 회원사 간에 실제

적인 산학협력 교류의 첫 단추를 끼웠다”라며 “회원

사를 통한 실질적 현장 경험을 통해 채용과 연구 기

회 확대되고, 한동대가 가진 인프라로 포항 지역사

회에 이바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

다.

최은총 수습기자 [email protected]

제9회 사랑의 마라톤 개최

‘제9회 사랑의 마라톤(이하 사마톤)’이 지난 14일 개

최됐다. 사마톤은 포항 지역 내의 장애인들과 한동

대 학생들이 함께 마라톤을 완주하는 행사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됐다. 한동대 총

학생회와 포항 MBC가 공동으로 주최한 사마톤에는

총 86명의 스태프와 460명의 장애인과 도우미가 함

께 참여했다. 사마톤에 참여한 김연수(GLS 16) 씨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보면서 항상 도와드리고 싶

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도와드리

는 장애인분들이 기뻐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마톤 담당자인 총학생회 사회협력국 장하나 국장

은 “사랑의 마라톤은 우리에게 이웃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집에만 계시는 장애

인분들이 밖에 나와 대학생들과 산책을 하며 힐링하

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

마톤은 2008년에 시작해 매년 열리고 있다.

대 학

한동 소식

다시 시작된 총학생회칙개정

마하은 기자 [email protected]한결희 기자 [email protected]

포토 에세이

송현지 수습기자 [email protected] 김예은 수습기자 [email protected] 김운영 사진기자 [email protected]

찔림에 관하여

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따끔한 느낌에 황급히 손을

뺀다. 아린 손끝에 커지는 붉은 구멍 하나. 습관대로

필통 대신 주머니에 넣은 샤프에 손이 찔린 것이다.

붉은 구멍은 크게 번져가지만, 커버린 몸집에 비하

면 티끌같이 작은 점에 불과하다.

잠깐의 지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구멍을 틀

어 막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다시, 찔린 손가락은

찌른 샤프와 동행한다. 찔림으로써 이 잘못된 동행

을 고발한 붉은 구멍을 두 눈으로 확인하였건만, 오

랜 습관 앞에서 붉은 구멍은 틀어 막힌 채 말이 없

다.

걸레를 말려 두던 오석관 1층 계단 밑 창고는 누군

가의 쉼터가 되었다. 기존의 관행이 공동체의 시선

이 향하는 전부가 될 때, 찔림의 경험, 찔림의 은유는

무력하다. 찔리는 고통에 대한 호소는 잠깐의 지혈

처럼 틀어 막히고, 이를 바라보는 이의 양심에도 찔

림이 없다. 찔리지 않는 몸과 찔리지 않는 양심으로

살 수 있다는 근사한 믿음을, 언제부턴가, 우리는 습

관처럼 주머니에 넣어 두었는가.

한동대,

“관련 부서 간 논의 가질 것”

한동대는 청소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관해 검토를 거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

동대는 12주차 중으로 ▲생활관운영팀

▲총무인사팀 ▲시설관리팀 등의 부서가

참여한 가운데 청소노동자와 경비근로

자들의 임금과 근로시간 등 전반적인 처

우 개선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한동대

는 청소노동자들의 변경된 근로시간 등

이 확정되면 다음 입찰 공고에 그 내용을

명시할 예정이다. 사무처 진상호 처장은

“쟁의 때문에 (처우 개선을) 논의하는 것

은 아니고, 청소용역업체와의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함에 따라 근무시간 등을

검토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 처장은

무밭 업무에 대해 “청소용역업체와의 계

약 내용에 무밭 업무가 포함돼있으며, 근

무시간 내에 업무를 수행했을 때 따로 수

당을 지급하고 있다”라며 “청소노동자들

이 무밭 업무를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구해서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강신익

행정부총장은 “학교 형편상 지급되는 전

체 용역비를 늘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라며 “같은 파이 내에서 청소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청소 인원과 업무 부

담을 줄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어 강 행정부총장은 “하나의 문제에 하나

의 미지수만을 고려할 경우 문제를 완벽

히 해결하지 못한다”라며 “최적의 해결안

을 내기 위해 한동대는 최선을 다할 것이

다”라고 말했다.

한동대는 경북노조와 직접 논의를 거

치지는 않을 예정이다. 강 행정부총장은

“노조가 대화할 상대는 노동자들을 직접

사용하는 용역업체이다”라며 “(이번 처

우 개선 논의는) 노조와는 관계가 없다”

라고 말했다.

경북노조는 한동대 청소용역 도급을

맡은 세영 CMS와 열세 차례 협상을 통해

*단체협약 체결을 시도했지만, 임금 관련

조항에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

에 경북노조가 한동대에 직접 ‘임금 문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다. 세영 CMS

는 경북노조가 제시한 71개 조항 중 임금

관련 조항을 제외한 항목을 모두 수용했

다. 세영 CMS가 한동대 청소 업무에 들

일 수 있는 비용, 즉 한동대가 지급하는

도급 비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세영

CMS 권기대 이사는 “근무 시간이나 급

여 같은 부분은 한동대가 정해서 입찰을

하므로 업체가 손을 댈 수 없다”라며 “경

북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까지 회사

가 수용하기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경

북노조 송 지부장은 “(임금 관련 문제 해

결은) 도저히 세영 CMS가 풀 수 없는 문

제라고 생각했다”라며 “도급 비용 자체가

올라가지 않는 한 답이 없다”라고 말했

다. 한편, 한동대와 세영 CMS의 청소용역

도급 계약은 오는 6월 30일 만료된다. 한

동대는 6월 중으로 *최저가낙찰제를 통

해 새 청소용역 도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

다.

쟁의 함께한

한동대 학생들

한동대 학생들은 쟁의 과정 전반에 함께

참여했다. 한동대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

노동자를 지지하는 한동인 모임’은 카카

오톡 단체채팅방과 동명의 페이스북 페

이지를 통해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최경준(법 12) 씨

는 “참여하기 원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가

함께할 수 있는 자유로운 모임이다”라며

“한동대라는 공동체 안에 소외된 약자가

있는 현실을 함께 받아들이고, 고민하고,

개선하려 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모임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들 역시 자

유롭게 팻말을 들고 쟁의에 참여했다. 쟁

의에 참여한 이예진(GLS 16) 씨는 “*‘들

꽃’ 러브피스트에 참여하면서 청소노동

자 분들의 열악한 처우를 들었고, 처우

개선을 위해 참여하게 됐다”라며 “사람

들도 (청소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해 들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권여

항(국제어문 09) 씨는 “하나님의 대학이

라면 누구나 다 하나님의 사랑을 누릴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청소노동자들이 받

는 대우는 결코 그렇지 못하다”라며 “청

소노동자들이 조금 더 나은 처우를 받길

바라며 (쟁의에) 동참하게 됐다”라고 말

했다.

*소정근로시간: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하기로 약속한 시간.

*도급: 수급인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도급인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계약. 이 경우 도급인은 수급인 소속 근로자에게 직접 지휘·명령을 할 수 없다.

*법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0조에 의해 1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단체협약: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에서 조합원의 근로조건 등 개별적 사항과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의 집단적 노사관계에 적용하기로 합의한 사항을 문서화한 협정.

*최저가낙찰제: 입찰자 중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업체부터 입찰금액의 적정성을 심사하여 낙찰업체를 결정하는 방식.

*‘들꽃’ 러브피스트: 한동대 학생단체 ‘들꽃’ 주관으로 한동대 청소노동자들과 학생들이 식사 등을 통해 교제하는 행사.

회칙개정 TFT 발족·구성 의결

“학생사회에 적합한 회칙으로”

구체적인 TFT 방향은 추후 논의

총학생회 회칙개정 TFT(이하 회칙개정

TFT)가 다시 시작된다. 지난 5월 6일 열

린 제3차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는 회칙개정 TFT를 발족하기

로 의결했다. 해당 전학대회의 의결에 따

라 회칙개정 TFT는 ▲총학생회 집행부

▲자치회 ▲총동아리연합회 ▲각 학부

학생회 ▲평의회 ▲RC협력회에서 임명

된 단체별 대표 1인으로 구성된다. TFT

에 참석하는 단체별 대표 1인은 각 단체

의 장이 임명한다.

총학생회 회칙개정의 관건은 전학대회

의 의석수 조정이다. 의결권이 없는 평의

회를 제외하면 전학대회 의석은 ▲집행

부 5석 ▲자치회 3석 ▲총동아리연합회

3석 ▲각 학부 정(부)대표 11석으로 구

성돼있다. 문제는 각 학부 대표와 부대표

로 구성된 학부협력회(이하 학협)가 전학

대회 의결의 과반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다. 이에 지난해 회칙개정 TFT에서는 학

협 구성원들이 전학대회 내에서 당파화

될 가능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본지

223호 1면 참조). 사안에 따라 학부 학생

회 대표가 학협 구성원으로서 발언하게

되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치회 이

유준 회장은 “학부 학생회로 들어와도 학

부협력회가 있어 서로 약간 역할이 혼동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라며 “학부

학생회로만 들어오거나, 학부협력회로만

들어오거나 하는 의석수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협 김동민 의장

은 “(학협과 학부 학생회에 대한) 각 학부

대표, 부대표들의 의견이 동일하지 않다”

라며 “학협과 학부 학생회에 대한 그 경

계선은 명쾌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

다.

RC공동체 및 신설 학부의 총학생회 추

가도 총학생회 회칙개정의 주요 사항이

다. RC협력회는 현재 자치회로부터 독립

된 정식 학생단체로 있지만 총학생회 회

칙상 명시돼있지 않다. 이에 RC협력회는

전학대회에서 의석수를 갖지 못한다. RC

협력회 김경호 의장은 “중요한 것은 전

학대회 구조 및 의석수 조정 과정에 있어

서 민주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 같은

데, RC협력회 대내적으로 이 부분에 가

장 신경을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제 RC라든지, 또 새

로 들어와야 될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논

의를 해서 의석수를 다시 전반적으로 재

정비를 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이에 학부 및 학생단체들의

구조적인 변화를 회칙에 현실적으로 반

영하는 것이 회칙개정의 중요한 방향성

으로 제시되고 있다. 총학 백이삭 회장은

“현재 변해가는 학생사회 구조에 적합한

총학생회칙으로 개정돼야 된다고 생각한

다”라고 말했다.

한편, 회칙개정 TFT의 구체적인 진행

방향은 논의 중이다. 전학대회 기타토의

에서 논의된 바에 따라 회칙개정 TFT는

이번 학기 12주차까지 단체별 대표 1인

을 뽑고, 13주차까지 첫 모임을 가질 예

정이다. 구성이 완료된 회칙개정 TFT의

구체적인 모임 일정 및 회칙개정 작업의

단계에 관해서는 추후 논의된다. 회칙개

정 TFT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은 이

후 이를 명문화시키는 작업을 외주에 맡

기는 안도 검토 중이다. 백 회장은 “회칙

개정의 필요성을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

고 계시리라 생각한다”라며 “물론 시행

착오의 과정 역시 겪겠지만, 그 과정에서

보다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나간다면 (회칙개정을) 실제로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1면에서 계속

처우 개선 위해 팻말 든 청소노동자

Page 3: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32016년 5월 18일 수요일

한동대는 타 대학에 비해 교수와 학생의 교

류가 활발하다고들 한다. 학생들은 고민이 있

거나 조언이 필요할 때면 교수의 오피스 문

을 두드린다. 한동대의 스승은 학생의 삶과

고민에 대해 귀 기울인다. 학교에 대한 아쉬

움보다는 학생에 대한 애정이 더 크다고 말

하는 스승들에게, 5월을 맞아 귀를 한번 기울

여보는 건 어떨까.

쉴 틈 없는 새내기 교수

카이스트에서 학부, 대학원 과정을 끝내고 5개월간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올해 3월 학교에 부임한 홍신

교수. 한동대는 그의 첫 정규직 직장이다. 한동대 16

학번 새내기 교수인 전산전자공학부 홍신 교수의 5

월 10일을 관찰했다.

한동대에서 그의 하루는 8시 5분쯤 양덕 세차장에

서 한동대 학생들과 같이 학교 버스를 타면서 시작

된다. 보통 8시 30~40분 사이에 오피스로 도착해 2,

3교시 수업 준비를 한다. 한동대에 어떻게 오게 됐는

지 묻자 “제가 예수님을 대학생 때 알았는데 대학생,

대학원생 때 한동대 출신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한동대에 오고 싶어졌죠”라며 “전산전

자공학부 황성수 교수님이 제 고등학교 선배이자 석

사과정 때도 함께했는데 그 교수님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에게 ‘왜 한동대

왔어요?’라는 질문 되게 많이 받아요. 개인적으로 그

런 질문 받으면 되게 당황해요. 좋은 대학이라서 왔

어요”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반, 그는 뉴턴홀 313호에 들어가 논리

설계 수업을 진행한다. 60명가량의 학생들이 앉아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밝은 목소리로 “How was

your holiday?”라는 인사를 건네며 수업을 시작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한동대 학생들에게 느낀 첫인

상을 물었다. “이렇게 적극적인 학생들이 많은 학교

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굉장히 활발하고 적극적이

었어요.” 그는 아무렇지 않게 교수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질문하는 모습이 굉장히 놀라웠다고 했다. 3교

시 수업 이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고 바로 업무

에 몰두한다. “6교시 수업 준비 때문에 식사를 제대

로 해결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6교시 이후 홍신 교수는 지난번 5월 6일 임시공휴

일 때문에 못한 수업을 보강했다. 보강이 끝나고 나

서야 바쁜 일과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함께 저녁식

사를 할 수 있었다. 대학교의 신입사원이라고 할 수

있는 그에게 첫 직장생활은 어떠할까. “여기저기 물

어 겨우 복사실을 찾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데 뒤늦게 학생을 통해 NFC라는 것을 알게 되는 등

학교생활에 있어 불편함을 겪은 적이 여러 번 있었

어요. 학교에 관한 안내 및 정보가 명시화 돼있지 않

고, 누군가에게 물어야 잘 파악할 수 있는 구조라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조금 아쉽네요.” 아직 학교

에 완전히 적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또한, 그는 “대학생 때는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고

민들이 있잖아요. 교수가 돼서도 똑같이 앞으로 어

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고 그런 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분주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것 같아요”라고 신임교수로서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

했다.

한동대에서 교수로서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가족과 떨어져 있으니까 삶의 질은 당연히 떨어진

것 같고 음식은 만족하는 편이며 교수들과의 관계,

수업 등은 만족해요”라며 “약간 아쉬운 점은 연구 같

은 경우 위치적으로, 시간적으로 다른 학교와 교류

하기가 너무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저녁을 먹고, 그는 또 바쁘게 오피스를 향해 발걸

음을 재촉한다. 학생들과 스터디 모임이 있기 때문

이다. 스터디 모임이 끝나도 바로 퇴근하기는 어렵

다. 밤이 되어서야 개인 연구에 조금은 시간을 쓸 수

있다. “현재 살림살이가 없는 원룸에 있는 상황이라

업무 후에 개인적인 시간도 사무실에서 보내는 게

편해서 퇴근이 늦은 편이에요.” 몇 시에 퇴근하시냐

는 질문에 “학생들에게 본이 되지 못하는 교수가 될

까 봐 노코멘트 하겠다”라며 웃었다.

한동대에서 시간강사로 살아가기

현재 한동대에서 전산 교양과목을 가르치는 글로벌

리더십학부 류정필 교수는 지난 학기 한동대에 시간

강사로 부임했다. 그가 사는 대구에서 한동대까지는

차로 약 1시간 반이 걸린다. 화요일과 금요일 2, 3, 5,

6교시 ‘데이터베이스활용’과 ‘오피스활용’을 가르치

기 위해 한동대 학생들을 만나러 먼 길을 오는 류정

필 교수. 5월 10일 그의 하루를 동행해봤다.

류정필 교수는 오전 8시 30분에 대구에서 출발해,

한동대까지 운전해온다. 운전하다 보면 어느새 2교

시 시간에 맞춰 한동대에 도착한다. 교내로 들어왔지

만 개인 오피스가 없기 때문에 바로 강의실인 오석

관 302호로 향했다. 시간강사들이 머무는 외래교수

연구실과 시간강사 전용 대기실이 있지만 잘 이용하

지 않는다. “외래교수 연구실은 위치를 잘 모르고, 시

간강사 전용 대기실은 서로 잘 모르는 시간강사와

있는 것이 편치 않아요.” 그는 한동대에 오기 전 경

북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등 여러 4년

제 대학과 전문대에서 시간강사로 교단에 섰다. 조심

스럽게 시간강사 처우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전

문대 같은 경우는 시간강사 처우가 형편없어요. 4년

제는 그나마 시간당 강의료를 받아요. 인문학이나

문·사·철, 예체능 쪽은 한 학기 한 학기가 목숨이 달

렸어요. 그러니까 처우 개선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라며 “인문학보다는 이공계가 그나마 수요가 있기

때문에 한 학기 계약이 끝나갈 때의 불안함은 조금

덜해요. 하지만 요즘은 IT도 마찬가지예요”라고 말

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2교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왔지만, 몇몇 학

생들이 교수에게 찾아가 수업내용에 대해 질문을 했

다. 그는 손을 든 학생들을 찾아가 학생이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한동대에 지원하고 처음

학교를 방문했을 때 발견한 학생들의 첫인상에 대해

“너무 밝고 착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저

는 이런 학교 잘 못 봤어요. 이렇게 과제를 충실히 하

는 학생들은 한동대가 처음인 듯해요.” 3교시는 2교

시와 같은 과목인 ‘데이터베이스활용’ 시간이다. 지

난 금요일 수업은 어린이날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로

인해 휴강이었다. “너무 오래 쉬었더니, 나도 아이들

과 놀아주다가 오늘 수업을 못 올 뻔했어요”라고 농

담을 던졌다. 그는 강의를 듣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출석 체크를 했다. 대답하는 학생들의

얼굴도 하나하나 살펴봤다. 어쩌다 학생의 얼굴을 놓

치면 “어딨노”라며 다시 학생의 이름을 불렀다. 앞으

로 8번 수업을 더 하면 이번 학기가 끝난다. 한 학생

이 “아쉽다”라고 큰소리로 외치자 류정필 교수는 “계

속 올게요”라고 답했다.

3교시 수업이 끝나고 류정필 교수와 함께 점심식

사를 했다. 그는 학교에 온 지 두 학기 정도밖에 안

됐지만 벌써 여러 학생과 교제했다고 한다. “학생들

에게 지나가다 커피 마시고 싶거나 정말 고민 있는

데 이야기할 곳 없을 때 언제든지 오라고 해요. 내가

비싼 건 못 사줘도 밥 사줄 수는 있다고 했는데, 그랬

더니 한 네댓 명에게 연락이 왔어요”라며 “그런데 시

간강사한테 상담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민을 많이 했

다는 것이에요. 처음 보는 사람이고, 말도 많이 안 했

는데 연락을 해서 자기 고민을 얘기한다는 건 쉽게

안 되죠. 오히려 내가 고마워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 있는 5교시 수업 전 평소에는 교정을

걸으며 산책한다고 한다. 하지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오늘은 바로 5교시 수업이 있을 오석관 302호로 직

행했다. 오후 수업이 다 끝나면 곧바로 퇴근하는 것

이 일반적이다.

교수생활의 시작과 끝을 한동대에서

한동대 개교와 함께 첫 교수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21년간 학교에 재직 중인 국제어문학부 허명수 교

수, 정년퇴임을 3년 앞두고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

다. 5월 12일 목요일, 그의 하루로 들어가 봤다.

아침 8시 30분 언어교육원 105호에서 ‘한동아침

기도회’가 열렸다. 개교 때부터 교수들의 기도모임

은 많았지만, 특히 2001년 5월 학교의 비상사태에

교수들이 모여 학교를 위해 기도했던 모임이 오늘

의 한동아침기도회의 시작이라고 한다. 중간에 중단

되기도 했으나 지금까지 소수의 교수들이지만 꾸준

히 모여 말씀을 나누고 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허명수 교수 포함 5명의 교수가 책상에 둘러앉아 찬

양을 부르고, 고린도후서 4장 1절부터 6절까지 말씀

을 함께 읽었다. 잠시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눴다. 허명수 교수는 “한

동대 학생들이 빛의 사도들이 되어 세계만방을 다니

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최근에 교내에서 부끄러운 일들이 가끔 벌어지고 있

고, 특히 우리 교수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말

했다.

오전 11시 반, 현동홀 323C에서 ‘Culture and Lit-

erature in the Global Context’수업이 있었다. 수업

시간 전에 미리 와서 강의를 준비했다. 10명 정도의

학생이 자리를 채웠다. 전반적인 강의는 참여 중심

적이었다. 허명수 교수는 계속해서 학생에게 질문을

던졌고, 학생들은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

게 말했다.

3교시 수업이 조금 일찍 끝나고,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이후 티타임을 가지며 교수가 생각

하는 한동대와 한동대 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

다. “강경식이라고, 한동대 95학번이자 우리 팀이었

던 학생이 있어. 피지에서 순교한 그 친구가 참 기억

에 남아”라며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에 대해 말했다.

“그때는 교수랑 학생들이 거의 매일 만났고, 학생들

이 사귄다고 축복기도 받으러 올 정도로 교수랑 학

생들 관계가 두터웠지”라며 초기 한동대의 추억들

을 꺼내놓았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제자들이

졸업하고 전 세계로 나가 한동에서 배운 교육철학을

실천하며 잘 살고있는 모습을 볼 때”라고 말했다. 평

상시 공강 시간에는 개인연구, 번역 일들을 한다고

했다. 한동대에서는 현재 기독교동아리 CCC, 한동번

역학회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번역학회장을 맡

은 그는 늘 할 일이 많다. 한동대에서 교수로서 대우

에 관해 물었다. “교수 자체로 받는 처우는 다른 대

학과 비교하자면 열악하지. 그런데 사실 서울에 있

는 대학들에 자리가 남았을 때도 가지 않았어”라며

“그 이유가 너희들, 학생들 때문이야. 지금 어느 대

학에 가도 너희 같은 제자들을 보기 어려워”라고 말

했다.

저녁 7시 현동홀 소회의실에서 ‘스무 살 한동’ 책

자 편집회의가 열렸다. 20년간의 한동대 역사가 실

릴 500쪽이 넘는 책자를 편집하는 중이라고 한다.

“20년간의 역사를 정리해 놓으면 나중에 30주년 50

주년 되었을 때 그 바탕이 될 것이란 생각으로 글자

와 숫자 한 자 한 자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지.” 저녁

7시에 시작한 회의는 9시에 끝이 났다. 그제야 일과

를 정리하며 퇴근한다.

대 학 기 획

다시 시작된 총학생회칙개정 5월 15일.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스승의 날이다. ‘팀 제도’가 있는 한동대에는 학생들이 모여 팀 담당 교

수 오피스 문을 꾸미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오피스에 방문해 팀 담당 교수에게 편지와 선

물을 전하기도 한다. 스승과 학생 간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한동만의 문화다. 조금은

독특한 스승의 날을 맞는 한동대, 한동대에서 스승으로 지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스

승의 날을 맞아 한동대의 다양한 스승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한동대에는 ▲전임교수 ▲명예교수 ▲시간강사 등등 총 316명의 교수가 있다. 학생들이 알지 못하는 강의실 밖 교수들의 삶은 어떨까? 신임교수인 전산전자공

학부 홍신 교수, 한동대에서 시간강사로 재직 중인 글로벌리더십학부 류정필 교수, 정년을 3년 앞둔 국제어문학부 허명수 교수의 삶을 관찰해봤다.

사진출처 한동대학교

한동에서 스승으로 지낸다는 것

교수가 돼서도 똑같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

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고 그런 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분주하기도 하고 불안

하기도 한 것 같아요 홍신

류정필

시간강사한테 상담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

민을 많이 했다는 것이에요. 처음 보는 사

람이고, 말도 많이 안 했는데 연락을 해서

자기 고민을 얘기한다는 건 쉽게 안 되죠.

오히려 내가 고마워해야지

허명수

교수 자체로 받는 처우는 다른 대학과 비교

하자면 열악하지. 그런데 사실 서울에 있

는 대학들에 자리가 남았을 때도 가지 않

았어. 그 이유가 학생들 때문이야

이송현 기자 [email protected]

전채리 기자 [email protected]

Page 4: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4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인 물

을 느꼈기 때문이죠. 2014년 8월부터 시작해서 이제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돈이 안 되더라도 이렇게 초

심을 잃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가 보람을 느

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캘리그라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캘리그라피 분야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한글로 된 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에

요. 특히 패션 분야에서요. 이상봉 선생님이 많이 하

고 계시지만, 대중화는 되지 않았거든요. 지금 주변

사람들의 옷의 글귀를 봐도 영어잖아요. 저거를 한

글로,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도 한글로 된 옷을 길거

리에서 입고 다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죠. 언제

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걸 위해서 열정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도전하라 청춘이여

Q 20대 청년이세요. 청년다움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계속 고민해봤을 때, 청년다움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길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

고 생각해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40대, 50대, 60대라도 청년다움을 가지고 있

다고 저는 생각해요. ‘푸를 청(靑)’이라는 게 나이에

맞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인생에서 실

패를 진짜 많이 했거든요. 제가 대학생 때는 공모전

같은 것도 많이 했고, 책도 냈지만 실패했거든요. 그

런데도 계속하는 이유는 그게 어느 순간 도전 자체

가 즐겁게 되더라고요. 사실 실패 사례는 엄청 많은

데 사람들은 창피해서 얘기를 안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도전력도 떨어지고요. 저도 안

정적인 게 좋아지는 순간이 올까 봐 좀 두렵긴 해요.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싶어

요. 주변에 보면 무언가 때문에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 얘기를 들으면

캘리그라피를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미적 감각의 소

유자일까? 캘리그라피를 통해 한글을 널리 퍼뜨리

는 한글장수가 되고 싶다는 추윤호(29) 씨는 어린 시

절 악필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악필이었던 그는 해외에까지 나가서 ‘한글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악필로 인해 열등감까지 느꼈다는

그는 어떻게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캘라그라

퍼로서 재탄생할 수 있었을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청년, 추윤호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악필을 극복하고 캘리그라퍼로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직업적으로는 홍보 컨설턴트로 일을 하고 있고, ‘한

글장수’라는 작가명으로 캘라그라퍼로 활동하고 있

습니다. 또한, 재능기부 형식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대중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기 위

한 청년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어린 시절 추윤호 씨가 궁금해요. 어떤 사람

이었나요?

앞장서는 걸 좋아했어요. 뭐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

이 넓고, 좋게 말하면 누구 앞에서 앞장서는 걸 좋아

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6년 동안 반장을 하

고, 중학교 때는 전교 부회장, 대학교 때는 기수 회

장, 방송사 국장을 했어요. 학군단을 들어간 것도 그

런 이유에서예요. 병사로 가기보다는 장교, 그러니까

소대장으로서 병사들을 이끌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

던 것 같아요.

또, 어렸을 때 악필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보통 손으로 일기장을 쓰고 받아쓰기를

하잖아요. 근데 글을 보시면서 선생님께서 ‘뭘 이렇

게 장난스럽게 썼냐’고 혼내시는 거예요. 그 나이에

는 또박또박 쓴다고 할 때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렇

게 안 썼나 봐요. 한마디로 악필이었죠. 7~8살 되는

나이에 선생님이 그렇게 혼내시니까, 그때부터 누군

가에게 글씨를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죠.

커서 손편지를 쓰는 것도 안 했고, 심지어 편지를 워

드로 써서 주곤 했죠. 노트필기도 ‘어차피 못 알아볼

거 왜 보여주냐’는 생각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못했어요.

Q 그런데 어떻게 캘리그라피를 배울 생각을 하

셨나요?

2014년 1월 초쯤이었죠. 제가 군에서 장교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대구 시내에 있는 교보문고를 돌아다

니며 책을 유심히 보다가 우연히 예술 파트를 지나

가게 됐어요. 그때 유난히 제게 눈에 띄는 빨간색 책

이 있더라고요. 빨간색 책, 저게 뭐지 하면서 봤는데

캘리그라피더라고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악필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그 책

을 보자마자 뭔가 좀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

죠.

Q 캘리그라피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캘리그라피’라는 말 자체가 라틴어에서 나왔어요.

‘캘리’가 아름다움, ‘그라피’가 서법. 결국에는 아름

답게 쓰는 글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한글 캘

리그라피의 매력은 한글을 계속 공부하고 공부할수

록, 정말 아름다운 글자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고요.

제가 어렸을 때는 ‘영어라는 글자를 써야지 사람이

멋있다. 영어를 멋있게 필기해야 사람이 교양적으로

보인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한글 캘리그라

피를 알게 되고 한글이 정말 아름다운 글자라는 것

을 알게 됐고,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더 아름답고 빠

져들게 되더라고요.

Q 캘리그라피를 책으로 혼자서 공부했다고 들

었습니다. 힘들지 않으셨나요?

힘들죠. 그래서 제가 독학을 별로 추천을 안 드려요.

순전히 자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글자를 계속 만들

어나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시간상으로 남들보다 좀

늦게 깨우칠 수 밖에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장교

생활 중에 평일엔 최소 4시간, 주말엔 10시간 정도.

그럼 일주일에 거의 40시간 넘게 투자를 했었어요.

한글장수, 세계를 꿈꾸다

Q‘한글미 알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들었

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전반기 같은 경우에는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

상으로 원하는 문구를 받아서 써주는 프로젝트를 했

었어요. 그리고 해외에서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캘

리그라피를 했었어요. 외국에서 한글이라는 문화가

국가, 국적, 인종을 떠나서 사랑받을 수 있는 문화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세계 여행을 하다 온 이후로, 즉 후반기에는 주로 협

업 쪽으로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학교 학생회에 연

계해서 축제 한 부스를 받으면, 우리가 가서 학생들

이랑 참여자들에게 기부금을 받고 글씨를 써 주는

거죠. 또 어떤 사회적 기업이 있으면 그 기업에 가서,

문구 적어주는 것과 같은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이

후에는 사진과 캘리그라피를 합친 전시회를 구상하

고 있어요.

Q 캘리그라피를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

나요?

내가 글씨로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껴요. 제가 글씨를 정말 못 썼잖아요. 어렸

을 때는 누군가에게 내 글씨를 보여주거나, 내 글자

가 정말 예쁘다고 얘기를 못 하는 열등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지금은 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글자를 예

쁘고 바꾸고 싶어 하며 배우는 걸 보면 뿌듯한 거죠.

한글미 알리기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제 작품을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보람

김운영 사진기자추윤호 씨가 자신의 악필로 인해 겪었던 고초를 설명하고 있다.

정리 유지환 기자 [email protected]

기계적인 글씨를 넘어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을 주는 서체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상을 주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 열풍이 일고 있다.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칼리그라

피아(Kalligraphia)에서 유래한 캘리그라피는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를 의미한다. 특히, 최근에는 캘리그라피가 일상 소비재의 디자인에도 활용되면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

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들을수록 ‘아, 내 꿈은 뭔가 특정한 것을 잡는 게 아

니라 크게 잡자’ 해서, 좀 추상적이지만 그렇게 잡은

거예요. 결국에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때 안될 수

밖에 상황이 분명히 생기고 그러면 포기를 해야 할

텐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게 살고 싶은 거죠.

Q 좌우명이 있나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중에 ‘죽은 시인의 사회’라

는 영화가 있어요. 거기서 존 키팅(John Keating) 선

생님이 항상 외치는 말이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에요. 오로지 지금 눈에 보이는 이 시점, 현재를 즐

기라는 거죠. 과거는 이미 지나가고 끝난 건데, 즐길

수가 없잖아요.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고. 그러니

까 지금 시점에서는 현재만 생각을 하자는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Q 이 글을 읽고 있을 청춘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실패를 지레 겁먹고 두려워서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

면 좋겠네요. 아직 실패라는 건 발생하기 전인데 벌

써부터 ‘실패하면 사람들에게 창피하겠지’ 생각해서

위축되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도 불

구하고 도전을 못 하는 청춘이 안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Page 5: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52016년 5월 18일 수요일

지 한 장짜리 투사회보를 제작했다. 제작에 참여했

던 이들은 투사회보 배포와 함께 취재활동을 병행했

다. 김 씨는 “투사회보는 광주의 실상을 시민들이 제

대로 알고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지금 5·18민주화운동을 이해하는 좋은 근거 자료가

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씻지 못할 그 날의 아픔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 당시의 상

황을 어떻게 기억할까? 현재 5·18민주화운동부상자

협회에서 총무국장을 맡고 있는 박명환(55) 씨를 통

해 그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봤다. 19세의 어린 나이

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박 씨는 여러 번 죽을 고

비를 넘겼다. 1980년 5월 20일 저녁, 박 씨는 계엄군

에게 돌을 던지며 싸우다 체포될 뻔했으나, 가까스

로 몸을 숨겨 죽음을 면했다. 계엄군의 공격에도 굴

하지 않고 그는 다음날 다시 도청으로 향했다. 박 씨

는 “5월 21일날 분수대를 앞에 두고, 도청 앞에서 계

엄군과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1시경 옥상에서

발포했다”라며 “그때 제가 팔에 총상을 입었는데, 제

옆에 거의 20명 남짓한 사람들은 총을 맞고 죽었다”

라고 말했다.

총상을 입고 전남대학교 병원에 간 박 씨는 그곳

에서 여섯 살배기 남자아이가 총을 맞아 피를 흘리

며 우는 모습을 보고 또 한 번의 충격을 받는다. 박

씨는 “지금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도 그 울음소리가 귀에 따갑게 울린다”라고 말했다.

죽음을 무릅쓰고도 투쟁을 계속했던 이유에 대해 묻

자 그는 “군인들이 괜히 사람들을 쫓아가 곤봉으로

때려죽인다는 소문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

다”라며 “저뿐만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모든 광주 시민들이 분노로 일어났다”라

고 말했다.

특히 전남대 병원을 포함한 광주 시내 병원엔 공

수부대의 무자비한 폭행과 총상을 입은 중상자들이

넘쳐났고, 병원들은 수혈에 필요한 피가 턱없이 부

족했다. 이에 시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병원으로

달려갔고 중·고등학생, 가정주부들도 헌혈에 동참했

다. 박 씨는 “그때 광주 시민이라면 다들 똑같은 마

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라며 “참상을 바로 자기 눈

앞에서 목격하고 자기 형제, 부모가 죽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는가”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당시

신군부 세력이 아무것도 모르던 광주 시민들을 죽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며 아직 지워지지 않는 그

날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박 씨는 수많은 희생자들

을 뒤로한 채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며 36

년 전을 회상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518번 버스를 타고 도

착한 국립묘지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묘비

들이 빼곡했다. 묘비 곳곳에는 그들을 추모하기 위

한 색색의 꽃들이 가득했고, 5·18 묘지 중앙에 위치

한 추모탑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핏빛으로 물든 그

날과는 달리, 그곳의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수많은

희생자들이 잠든 그곳에서 그분들의 넋을 기리며,

발걸음을 돌린다.

*수장고: 박물관, 미술관, 전시실 등에 전시된 유물이 보관되는 장소.

온다. 복사본과 원본 기록물을 모아놓은 전시관 한

켠에는 5·18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록한 <여고생의

일기>를 발췌한 쪽지가 있다. 일기는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갖은 만행을 벌여 사망자는 밝혀진 사람만

해도 200명을 능가하고, 실종자는 거의 한 동에 몇

사람꼴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매스컴은 일절 이러

한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완전한 정부 편에 서

서 우리 민주시민들을 폭도로 몰고 있었다”라고 당

시 신군부의 언론 통제에 대해서 서술한다. 당시 현

장에 있었던 이춘봉(57) 씨는 “계엄군은 방송이나 신

문을 전면 통제했고 외부로 나가는 통로를 모두 막

았다”라며 “실질적으로 그때는 계엄군의 만행 때문

에 분개했는데 마치 우리가 폭도인 양 언론에서는

몰아갔고 광주 시내에 일어나고 있는 실제상황을 전

혀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록관에는 ‘5월 27일 언론들은 정부의 발표

그대로 무장 저항하던 폭도 17명을 사살하고, 295여

명을 체포했으며, 도청과 경찰국 등 주요 청사와 시

가지를 완전히 회복시켰다’고 적혀있다. 특히, 항쟁

기간 내내 당시 언론들은 ▲‘북동 궁광식품에 난입’

▲‘버스 2대 군 지프 탈취’ ▲‘대형 버스 3대 등 버스

7대 탈취’ 등 과격시위에만 초점을 맞춰 광주 시민들

사 회

을 더욱 분노케 했다.

이 같은 언론의 계속된 왜곡보도에 광주 시민들은

발을 벗고 나섰다. 그들은 진실 앞에 침묵하는 언론

을 대신해, ‘투사회보’를 만들어 언론의 역할을 대신

했다. 1층 상설전시실1에는 투사회보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청년들이 일일이 등사하는 모습을 그린

조형물이 있다. 기록관 설명에 따르면, 들불야학의

교사들과 학생, 청년노동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B5용

따듯한 햇살과 푸르른 새싹이 넘실대는 계절, 5월

이 돌아왔다. 하지만 초록빛 가득한 계절 분위기와

달리, 한국 근현대사 속 5월은 핏빛으로 가득하다.

1980년대 당시, 전국의 시민들은 민주화에 대한 염

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전두환을 필두로 세

운 신군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

자, 그들의 즉각 퇴진과 비상계엄령 철폐를 요구하

는 광주 시민들이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 새벽

까지 열흘 동안 신군부 세력과 맞서 싸웠다.

거리로 나선 시민들

지난 4월 30일, 5·18민주화운동의 근원지, 광주를

방문했다. 3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광주 곳곳에는

5·18민주화운동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먼저,

곳곳에 흩어진 흔적을 한 데 모아놓은 5·18민주화운

동 기록관을 찾았다. 작년 5월 개관한 5·18민주화운

동 기록관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을 발굴 및

수집해 관리하는 곳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5·18기

록물 등 다양한 기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들어선 1층 상설전시실에는 1980년 5

월 16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3만여 명의 시민

들이 참여했던 횃불 대행진의 모습부터 5월 27일 광

주 민주화운동이 막을 내리는 날까지의 모습과 기록

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또한, ‘학살’이라는 주제를

가진 전시실 한 벽면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사망자

와 실종자 명단이 있다. 당시 계엄군에게 학살된 165

명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과 함께 이름, 출생연도,

직업, 사망원인 등의 신상정보가 빼곡히 적혀있다.

전시관 1층에는 공수부대의 과잉 진압에 격렬히

저항하는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저항’ 코너부

터, 계엄군의 언론 검열로 인해 시민 스스로 탄생시

켰던 언론인 투사회보를 소개하는 ‘투사회보’ 코너

까지. 계엄군에 맞서 민주화를 위해 주체적으로 움

직인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5·18민주

화운동에 참여했던 김공휴(57) 씨는 “그 당시 임신 8

개월이었던 최미애 씨는 집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가 계엄군이 쏜 총에 이마를 맞아, 배 속에 있던

태아와 같이 사망했다”라며 “계엄군의 만행은 상상

을 초월했고 야만적인 과잉진압에 광주 시민들은 모

두 길거리로 나섰다”라고 말했다.

2층 상설전시실2로 가면,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대학생들과 교수들이 작성한 성명

서 여러 장이 눈에 띈다. 1929년 광주에서는 일제의

식민 통치에 항거하는 광주 학생들의 주도로 항일독

립만세운동이 일어났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돼, 3·1운동 이후 벌어진 가장 큰 규

모의 항일운동이 됐다. 5·18민주화운동도 예외는 아

니었다. 5·18민주화운동 가운데에서도 광주 학생들

은 큰 힘을 발휘했다. 김 씨는 “계엄령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광주 학생들은 광주 시내에 모여 ‘비상

계엄령을 해제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

라며 “그때 계엄군이 투입되면서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그것을 말리는 어른들에게도 무차별 폭력

을 행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기록관 내부에서는 학생들의 구술증언 영상이 흘

러나오고 있었다. 당시 상황을 겪은 한 학생은 영상

에서 “학교 정문 앞에서 보니 공수부대가 총에 대검

을 착검하고 양쪽으로 열 명씩 쭉 있고 뒤에서 전차

가 서 있었다”라며 “이 학교는 우리 학교니까 물러가

라며 큰소리치고 하니까 거기서 군인들이 밀어내라

고 소리쳤다”라고 말했다.

진실을 알리지 않은 언론

광주 학생들의 성명서가 전시돼 있는 곳을 지나면

5·18 당시 각종 기록물과 필름이 있는 *수장고가 나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다’는 말이 있

다. 한국의 민주주의도 예외는 아니다. 투쟁을 위해 걸어온

한국 역사의 발자취 그 중심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하 5·18민주화운동)’이 있다. 많은 시민이 죽음을 무릅쓰고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외쳤던 1980년 5월 18일, 그 날을 되

새겨보자.

장나경 기자 [email protected]

김운영 사진기자 [email protected]

길게 세워진 두 손을 형상화한 5·18민중항쟁추모탑. 두 손이 감싸고 있는 것은 부활을 상징하는 씨알이다.

Page 6: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6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픔에 최선을 다해 공감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 이 질문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머릿

수만큼 다른 답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중 하

나의 대답을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입을 빌려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는 이번 학기 하나인에서 함

께 읽고 있는 책 『존재와 다르게 - 본질의 저편』

의 저자입니다.

레비나스는 말합니다, ‘나’의 삶은 ‘너’로부터 시작

한다고요. 그에 따르면 ‘나’라는 존재는 아는 것도,

알 수 있는 것도 매우 제한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너’를 포함한 이 세계는 매우 넓고 깊어 내가 이해할

수도, 포섭할 수도 없는 어떤 것입니다. 레비나스는

‘나’의 삶이, 내가 죽었다 깨나도 알 수 없는 세계인

너에게, 그의 표현에 따른다면 ‘타자’에게 근거해있

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저 여기에 존재할 뿐이지만

‘네’가 나의 삶에 들어와 네 존재를 드러내면, 나는

그 존재에 응답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타자의 존재와 호소에 응답하면서 나의 삶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너를 ‘지배하는’ 주체가 아닌 너에게

‘응답하는’ 주체로서 말이죠. 네가 나의 삶에 들어와

너의 존재를 드러내 주어야만, 내가 비로소 나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자아를 견고하게 만드는 작

업을 하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어쩌면 세상과 타자

이라는 불확실성에서 나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으로

우리의 불안을 잠재웠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럼

이제는 레비나스의 말처럼 견고하게 쌓아온 우리의

자아를 무너뜨리며 타자에게 응답해보는 것은 어떨

까요. 어쩌면 나를 무너뜨리고, 네 아픔을 내 삶에 들

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

게 될는지 모르는 일입니다.

나의 삶이 너에게서부터 비롯한다는 어느 시인의

찐-한 삶의 고백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우

리도 언젠간 길 위의 고통을 향해 이런 고백을 내뱉

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요.

“나는 곧 당신이어요”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 각

나는 곧 당신이어요

지구환경에 대한 지혜 젊은 이십대에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학회기고

교수칼럼 신앙칼럼

한동에 고함

분홍빛으로 차오르던 벚꽃과 함께 시작한 봄이 이제

다 지나갔습니다. 봄이 오면,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

와 함께 걸을 벚꽃 길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추위가

지나간 자리를 채울 따뜻한 봄바람을 떠올릴 것입니

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런 따뜻한 봄일랑 접어 두

고 누군가에게 영원히 잔인함으로 남을 봄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2014년 4월, 한 척의 배가, 수많은 생명을 태우고 있

던 한 척의 배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가라앉은 배에 타고 있던 생명 대부분은 죽었고,

몇몇은 이곳에 돌아와 절대 이전과 같지 못할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또 다른 몇몇은 두 해가 가득 찬

시간이 지났음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배에 속한 생명은 이들로 끝이 아닙니다. 이곳에 남

겨진 그들의 가족, 연인, 친구들은 여전히 길 위에서

소리치고 있습니다. 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그 차

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

를 알려달라고 소리치고, 그 이유를 알지 못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공감해야, 아니 공감하도록 노

력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에게도 언젠

간 그런 사고와 아픔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

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다음은 당신 차례일

것이기 때문에? 그것도 분명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

다. 하지만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아마 우리 중 많은

이들이 그러한 사고나 아픔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

갈 것입니다. 살면서 작은 교통사고 한 번 겪지 않을

확률도 매우 높죠. 그럼, 그럼에도 우리가 그들의 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다양한 언어로 정의되

고 있지만, 특히 생태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위기의

시대(The age of crisis)라고 할 만큼 ‘환경’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환경’이란 단어는 환경 이슈

의 복잡성과 상호 관련성으로 인해 익숙하면서도 어

렵게 들린다. ‘환경’에 대한 정의는 각 학자들과 기관

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우리(인

간)를 포함한 우리 주변의 시, 공간적 관계’라고 정의

되는데, 여기서 ‘관계’라는 단어를 통해서도 ‘환경’이

의미하는 복잡성을 더욱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친환

경에너지, 친환경산업, 환경호르몬 등의 각각의 이슈

에 대해서 지식(Knowledge)만 넓혀가며 우리들의

환경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들은 복잡한 환경이슈를 이해하고

인류의 생존이 위기인 이 시대를 대처하기에는 단편

적인 지식이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나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온갖 환경

에 관한 해박한 지식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

경에 대한 지혜를 구(求)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즉, 환경 문제를 단순화시켜서 환경 문제를 우리의

인식과 생존 차원에서 바라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구년을 맞아 호주의 그리피시대학에 갔

을 때 만난 어느 환경 전문연구원의 말이 생각난다.

“Everywhere you live and work on the earth is

HOME.” 즉, 지구 어느 곳이든 내가 사는 집이라고

오래전 필자가 캐나다에서 공부하며 사역할 때 한

청년이 물었다. “전도사님의 이십 대는 어땠어요?”

당시는 30대 중반이었다. 그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

다. “지난 이십 대는 세 가지 감사가 있었다. 한 가지

는 좋은 믿음의 선배들은 만난 것이다. 두 번째는 좋

은 책들이다. 믿음의 선배들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거나, 혹은 선배들이 권유한 책이 추천하는 또 다른

책을 찾아 읽는 꼬리물기 방식으로 알게 된 것들이

다. 세 번째는 좋은 공동체이다. 완전하지는 않았지

만,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짓이

있는 공동체였다.”

시간이 지났다. 어느덧 사 학년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나이가 되었다. 필자가 맡고 있는 공동체 순장

들과 성경공부를 하면서 어쩌다 비슷한 주제가 나오

면 여전히 동일한 말을 한다. 하지만, 약간의 설명을

첨가해서 제시한다. 이십 대는 필자에게는 지난 시

간이지만, 한동의 젊은이들에게는 여전히 진행형이

며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지면을 빌

어 이십 대를 지난 인생의 선배로서 동일한 조언을

해주고 싶다. 물론 이 조언의 내용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단지 이랬으면 하는 기대의 마음의 표현이

다.

먼저 좋은 믿음의 선배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논어에는 三人行必有我師焉 (삼인행 필유아사언)이

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자신

의 스승이 될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배

울 것이 있다. 신앙의 영역도 마찬가지이다. 믿음의

2013년 총장인선설차를 개정하기로 약속한지 2년

이 넘게 흘렀지만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이사

회 회의록과 한동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5월, 8

월, 12월 올해 2월까지, 매번 이사회 회의에 안건이

상정됐지만 의견을 나눈 후 다음 회의에 좀 더 심도

깊게 논의하는 것으로 미뤄지고 있다. 2014년 처음

화두가 됐던 청소노동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간담회,

부서 및 총장과의 면담, 노동조합 가입 및 업체와의

교섭이 진행됐지만 근로자들의 근로 조건은 변함없

다. 심심하면 발생하는 교수 충원 문제가 또 다시 터

진 이번 언정 공연영상 교수 충원 사태 역시 전임교

수 임용공고를 내기로 했을 뿐 더 이상 어떻게 진행

되고 있는지 찾아보기 힘들다.

전형적이다. 이슈화되는 순간에는 팔팔 끓어오른

다. 하지만 넘쳐나는 페이스북의 게시글들, 과거 i3

의 토론들은 어떠한 가시적 성과나 진행이 되는 것

같은 순간 사그라진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이 없어지거나 또는 또 다른 이슈가 그 자리를 덮는

다. 불씨는 남아 있을 지 모르지만 그것이 횃불이 되

어 주변을 밝히지는 못한다. 바쁜 학업과 일상 속으

로 사람들은 돌아가고 남는 것은 몇몇의 외침인 경

우가 많다.

관심이 식는 소위 ‘냄비근성’을 한국인의 특성이나

학생들의 잘못으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불특정 다수인 대중의 관심이 하나로 집중되고 그것

이 지속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위정자들은 이

를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소통의 창구는 제한적이고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위정자들

은 대중의 참여가 달갑지 않을 때마다 한발 빠져 살

그머니 이슈를 잠재운다. 그러고 나면 대중들도 이

생각해 보자는 것이며 지구환경, 이것을 ‘나’의 실천

적 문제로 인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금 한동에 있지만, 어느 땐가는 지

구 곳곳에 갈 수 있고 그곳에 정착해 집 짓고 살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어디에서 집을 짓고 살았든지

그곳에 다시 가서 살 수도 있고, 그리고 지금 내가 어

디에 있든 다른 그 어느 곳에 가서 집을 짓고 살 수

도 있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나의 집이라 생각하면,

그곳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고 싶고 외부손님에

게도 항상 깨끗하게 보이도록 유지하고 싶지 않을까

한다. 이와 같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환경 문제를 바

로 우리들의 집(Home)에 관한 이슈라고 생각하면

훨씬 단순하고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경의 창세기에서 “정복하고 다스리라”(창

1:28)고 말씀하신다. 많은 기독 환경학자들은 다스

리는 자는 하나님 보시기에 ‘섬기는 자’이며 정복하

라는 뜻은 ‘섬기고 보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남북극 빙하의 해빙으로 해수면이 상승하여 바닷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태평양 적도 부근의 여러

섬들, 점점 사라져 가는 빙하의 얼음조각 위에서 생

존의 위협을 느끼며 몸부림치는 동물들의 모습을 종

종 매스컴을 통해 보면서 환경에 대한 크나큰 위기

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지구환경이 내가 언제든지

돌아가야만 하는 집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들 둘러

싼 환경을 섬기고 보전함이 마땅하지 않을까?

그리고 복잡한 지구환경이슈를 각각의 단편적인

지식(Knowledge)으로만 이해하며 대하지 말고 성

경의 지혜(Wisdom)로 봐야 하는 있는 지금이 아닌

가 생각된다.

즉, 알고 있는 환경지식을 행동으로 나타내고 그

움직임에 사랑이 담긴다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환경

(만물)을 대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다.

선배란 꼭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신앙생활을 오

래 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누구나 하나

님 앞에서 정성스러운 삶의 몸짓을 갖고 있는 사람

은 믿음의 선배일 수 있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보면

자신의 인생은 누군가에게 믿음의 선배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젊은 이십 대의 삶이 이랬으면 좋겠다. 많

은 믿음의 선배들을 만나고, 또 누군가에게 그 선배

의 모습이 되기를 기대하며 하나님 앞에서 정성스럽

게 살아가는 것을 기대한다.

두 번째는 책이다. 많이 강조하지 않아도 되겠다.

하지만, 많은 인생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책을 통해 하나님과 세상과 사람

에 대한 눈을 넓혔으면 좋겠다.

세 번째는 좋은 공동체를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이것이 가장 어려울지 모른다. 좋은 공동체의

정의도 어렵고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

은 아니다. 좋은 공동체란 완전함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서 바른 것을 추구하는 공동

체가 좋은 공동체이다. 지금 좌충우돌의 모습이 있

더라도 주 앞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

짓을 귀하게 여기는 공동체가 좋은 공동체이다. 젊

은 이십 대에 그런 공동체를 찾고 관계를 맺으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더 좋은 것은 지금 속한 공동체가

그런 모습이 되기를 계속 추구하고 만들어 가는 것

일지 모른다. 공동체는 완성된 어떤 것이 아니라 지

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

리는 혼자서 살아가지 않고 ‘지금 여기서’ 몸담고 있

는 공동체 안에서 관계 속에 산다. 그렇다면 ‘지금 여

기서’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 하나님 앞에서의 바

름을 추구하는 몸짓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은 공동체

를 찾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우리는 지나가는 시간 속에 산다. 젊은 이십 대도

지나가고, 삼십 대와 사십 대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

들도 지나간다. 이 과정에서 어찌하면 하나님 앞에

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는 우리의 몫이고 질문이다.

한동이 이 질문을 안고 사는 젊은이였으면 좋겠다.

슈와 함께 쿡쿡 옆구리를 찌르는 정도로는 쉽게 깨

지 않는 깊은 잠에 빠지고는 한다.

반면 학교의 이슈 중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 버스비 인상, 프라임 사업, 생활관비 인

상 등은 잡음이 있더라도 결국 진행된다. 내부적으

로 다양한 준비가 갖춰지고 간담회가 열리지만 소수

의 학생들만이 참석할 뿐 결국에는 현실화 되는 수

순이다. 반대되는 의견에 부딪혀 잠정적으로 보류되

던 계획도 어느 순간 그 일이 진행되고 있다.

결과가 다른 두 사례들 간에는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 과정을 전부 다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진행이

안되고 있는 것이 알려지지 않고,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이 알려지지 않는다. 충분한 물밑작업이 이뤄지거

나 물밑에서 그대로 가라앉아 버린다. 추진하던 일

은 어느 순간 결과가 공지되고 사라질 일은 소리소

문 없이 묻히고 만다.

이 정도면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의도가 다분하게

보인다. 2017년 말 총장인선이 어떻게 될지, 청소노

동자들의 처우가 변할지, 전임교수가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자연스럽게 총장

은 연임을 하게 되고, 청소노동자들은 부당한 처우

속에서 하루하루 고통 받고, 학생들의 생존과 직결

된 학습권은 보장받지 못한 채 선박 없이 망망대해

를 표류하며 지식을 주워담기 바쁠 지 모른다. 슬프

게도 이러한 예상은 이미 예전에 실제로 이뤄져 온

일이다. 이 일들이 어떻게 끝날 지 아직 모르는 것이

다.

관심이 멈추면 진행도 멈추고 관심이 있어도 행동

이 없으면 변하지 않는 상황이다. 학생총회, 대자보,

시위를 통해 잠겨 있던 문의 자물쇠를 겨우 부쉈지

만 여전히 문을 열리지 않았다. 우리의 무관심은 소

통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변질되고 결과의 부담

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끝날 때까지

는 끝난 게 아니다” 한동에는 지금 이 말이 필요하

다.

정 재 원

언론정보 11

이 재 현

목사

황 철 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

이 영 건

국제어문 08

한동아시아

인권법학회

(하나인)

Page 7: 스승과 함께한 하루 - pdf.hgupress.compdf.hgupress.com/229/22908.pdf · 한동대 교수 르포르타주 1996년 3월 6일 창간 (054)260-1241 HANDONG GLOBAL UNIVERSITY PRESS

72016년 5월 18일 수요일

‘칠포세대’라는 말이 있다. 연애, 결혼, 출

산,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의 일곱 가

지를 모두 포기한 2030세대를 일컫는 말

이다. 연애, 결혼, 출산의 세 가지를 포기

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은 어느새 ‘사포세

대’, ‘오포세대’가 되었고, 곧이어 ‘칠포세

대’까지 확장된 것이다. 위의 단어의 변천

사에서 보듯이 우리는 점점 포기와 실패

가 당연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인터넷

서점에 ‘실패’라는 단어만 검색해 보아도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

다. 이는 우리 사회에 ‘실패’가 만연해 있

다는 또 다른 증거일 것이다.

자기계발서의 멘토들은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의 극복이 가능하다

는 자기계발의 논리가 사실은 평생 극복

만 주문받는 개인을 만들어 버린다. 이십

대는 불안하므로 자기계발 담론을 받아

들여 위기를 넘어서려 하지만, 불행히도

그 불안한 상태는 계속 유지되는 아이러

니한 뫼비우스 띠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수천, 수만의 사례

는 노력 부족이라는 말로 간단히 정리된

다.

기업들은 분기별로 대학생들을 대상

으로 한 공모전이며 기자단, 체험단 같은

각종 참여 프로그램을 쏟아놓는다. 지원

자 수는 어마어마하고, 거기에 뽑힌 청년

들은 열성적으로 활동한다. 어쩌면 해당

기업에 입사할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이력서 대외 활동란을 채워줄 이야깃거

리가 생겼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대부분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투입되거나, 기

업에서 부과하는 과제들로 활동하게 된

다. 팀원들과 밤새워 아이디어를 모아 제

출한 과제물은 대학생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자료가 되거나, 실제 기업의 아

이디어 창고로 사용된다. 기업이 참여하

고 배울 기회를 준 것이니, 거기에 쏟아

야 하는 물질적, 정신적 에너지는 오롯이

내가 감당할 몫이 된다. 인턴에 지원해도

마찬가지다. 대학생들은 정당한 급료 대

신 ‘열정 페이’를 받는다. “내가 좋아서 하

는 일이니, 돈이 적어도 섭섭해 말라. 아

니, 아예 무급이어도 감사히 여겨라. 다

경험이고 공부이지 않냐”라는 기성세대

들의 뻔뻔한 핑계다.

나 또한 자기계발을 위해 바쁘게 움직

였다. 나에게 자기계발은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는 활동일 뿐이다. 매주 등산을

하거나, 꾸준히 악기를 배우는 것은 자기

계발의 범주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런 상

황에서 이번 학기 진행된 ‘청춘, 내 나이

가 어때서’의 인터뷰이들은 신선하다. 홍

보 컨설턴트이면서 캘리그라퍼로 활동하

고 있는 한글장수 추윤호 씨, 그는 장교

시절 일주일에 40시간이 넘게 캘리그라

피를 공부했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스펙

쌓기’는 아니지만, 스스로가 기뻐하며 즐

거워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가? 교수님들께 들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대학 시절 실패에

서 가장 자유롭습니다. 사회에 나가서 여

러분은 실패하면 그만큼 무언가를 잃게

됩니다. 대학 시절 많이 도전하고 실패해

보세요.” 이번 학기 ‘청춘, 내 나이가 어때

서’의 주인공들은 실패로 고배를 마셨었

고 포기할까 고민했었던 우리와 같은 청

년이었다. 실패로 자신을 옭아매는 청춘

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실패할

자유가 있다.

이번 한동신문 228호 전체의 키워드는 ‘소통’과 ‘인간’이었다. 이 두 키워드로 신문 한 장 한 장이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나쁘지 않

았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버스요금 문제’와 ‘언정 교수충원 문제’가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에 반해

장 총장으로 대표되는 학교 측은 소통을 위한 노력을 ‘어필’했다. 학교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사회에서 외치는 불통에 대한

불편함의 아이러니는 이후 한동의 고함, 맑은눈, 기자수첩, 사설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대화를 나눴음에도 통하지 못했”

기 때문이다(기자수첩 <대화가 만든 불통> 중). 이렇게 대학 사회 안의 불편한 동거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문화부에서는 ‘人間(인

간)’을 위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다른 듯 비슷한 이 두 소재의 극명한 대비로 신문 한 호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사의 표제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해 보인다.

지난 4월의 한동에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버스 요금 인상, 언론정보문화학부의 영상 전공 전임교수 부족 사건’ 등 신문사에서

다룰 수 있는, 다뤄야 할 일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228호 신문은 다뤄야 할 일들을 충분히 다루려고 했던 것 같다. 1면의 언론정보

문화학부 기사와 대학기획면의 총장 인터뷰, 2면의 버스요금 인상 기사 등 4월의 많은 일들을 담고자 하는 기자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많은 것들을 담고자 하다보니 깊이 있는 분석이 없는 듯 보인다. 물론 8면으로 축소된 지면으로 인

한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전달’의 역할만을 하고자 하는 듯 느껴진다. 특히, 언론정보문화학부의 교수 충원과 관련된 기사는 타 학

교와의 비교 분석 등이 없어 매우 아쉬웠다. 또한, 장순흥 총장과의 인터뷰에서 학생의 학습권에 대한 더 날카로운 질문이 없어 아

쉬운 기사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자 개인의 생각은 개인의 생각으로 묻힐 뿐이라는 것이다. 기자의 생각이 인터뷰어를 통해

기사가 되었을 때, 이는 의미 있는 정보로 바뀌어 독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오늘날에도 시위현장에 변함없이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광

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주의 정신을 계

승하는 노래다. 그리고 이 노래는 1997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국가

기념일로 승격돼 첫 기념식을 열었을 때부터 2008년까지 정부주관 기념식 본

행사에서 제창됐다.

하지만 이 노래는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09년부터 공식 식순에서 제외되

고 식전 행사로 밀렸다. 2011년부터는 제창이 폐지되고 기념공연 형식의 합창

으로 바뀌었다. 이에 5.18민주유공자유족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행사에 불

참하며, 희생자들을 기리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반쪽 짜리 행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5·18 관련 단체들은 이 노래가 사실상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기념곡으로

사용됐으며, 1997년에 5월 18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래 2008년까지 매년

정부 기념식에서 제창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식 지정곡으로의 채택을 요구

한다. 국회도 지난 2013년 6월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정부

는 지정을 반대했다.

이 논란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공식 기념곡 지정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공

식지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북한 영화의 배

경음악으로 사용된 것과 작사자 등의 행적으로 인해 제창할 경우 국민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해명에도 5.18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태도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축소하겠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비

판한다. 올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문제는 정치적 논쟁으로 재현됐다.

그 가운데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가치도 함께 도마 위에 올려졌다. 하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가치는 군사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사회적 소수자의 보호라는 데에 있다. 그리고 이 가치는 36년 전의 광주에서

일어난 참혹한 비극의 역사를 잊지 않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 된다.

다시 5월 18일이다. 민주주의의 깃발 아래서, 민주주의라는 ‘임’을 위한 노래

가 울려 퍼진 그날의 그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지난 3일, 교육부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사업)

선정 대학을 최종발표했다. 발표 이후 ‘프라임 후폭풍’이 대학가를 흔들고 있다.

구성원 합의 문제로 지원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던 여러 대학은, 교육부의 선정

발표 이후 자기 대학의 ‘이공계화’를 걱정하는 구성원의 목소리로 시끄럽다.

한동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언론정보문화학부의 교수 충원 사

안과 관련 한 차례 홍역을 겪은 직후인 탓인지, 프라임사업 선정 소식은 학생들

의 불안과 기대를 교차 시켰다. 학과 통폐합 및 일명 ‘인문계 죽이기’ 논란으로

시끄러운 다른 대학들과 같이 자신의 학부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기획처의 주최로 열린 설명회에서 기획처 김대식 처

장은 기존 시스템에서 큰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또한, 인문계를 이공계로 전

환하고 위축시키는 사업이 아니냐는 오해를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그야

말로 ‘학생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여러 가지 질의와 설명이 오가면서, 프라임사업에 대해 막연하게 가졌던 불

안감은 사라졌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찜찜함이 있다. 나의 결

정들이 모여 ‘나’를 구성한다고 하지 않는가. 한동대의 결정들이 바로 ‘한동대’

를 정의한다. “시스템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는 말로 당장에 학생들을 안심

시킨 것에 만족하지 말자. 리더십의 결정은 곧 이 대학의 방향성을 보여주기 때

문이다. 프라임사업으로 2018년까지 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방침

전후로 내리는 모든 결정들이 그 정부의 방향성 및 가치관을 보여주듯이 말이

다.

국가사업을 통해 목표하는 바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동대의 리더십은 “한동

대 방향이 국가사업과 일치할 때 국가사업에 나가는 거죠”라고 말했다(본지

228호 3면 참고). 한동대는 이번 프라임사업에 선정됨으로써 대학특성화(CK)

사업, 학부교육 선도대학육성(ACE)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LINC)사업 등

교육부의 주요 국책 사업에 모두 선정된 대학이 됐다. 전국의 많은 대학이 지

원하는 국책 사업에 여러 개 선정된 것으로 볼 때, 분명 대학사회에서 한동대는

‘경쟁력’있는 대학이다. 취업률, 등급, 사업 등으로 전쟁 중인 대학가에서 살아

남기는 최적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업이 한동대 방향과 일치했다는 말이라면,

한동대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대학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경쟁력’이라는 방향이 한동대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가 걱정이 된다.

반 오십. 어느덧, 20대가 꺾였다. 부모님

과 떨어져 지낸 지 약 6년째. 문득 삼시

세끼 챙겨 먹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한

다. 취업난인데 졸업하면 무엇을 할까, 입

에 풀칠이라도 하고 살아야 할 텐데, 걱

정도 한다. ‘법정 근로시간 채워가며 아르

바이트하고 살면 굶어 죽진 않겠지’ 따위

의 말들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분

노한다. 남들 나라는 최저임금이 높아 아

르바이트만 해도 잘만 산다는데, 나의 나

라는 최저임금이 6,030원. 현실이 벅차다.

벅찬 현실을 체감하기도 전, 바로 옆에

서 타인의 절절한 외침이 들린다. 그들은

다름 아닌 한동대 청소노동자(이하 청소

노동자). 청소노동자는 최소한의 삶을 보

장 받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들의 요

구는 ‘주 5일·40시간 근무를 채워 법정

근로시간에 맞춰 일할 것, 청소 외 업무

를 요구하지 말 것, 점심 식비를 지급할

것.’ 이토록 당연한 처우를 휴게시간을 쪼

개며 시위로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눈앞에서 맞닥뜨린 처절한 현실에 놀람

을 금치 못한다.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노동조합을 꾸

리고, 협상에 나서고, 협상이 실패하고,

공문을 보내고, 보낸 공문이 거절당하고,

결국엔 쟁의까지. 위 수많은 단계에서 누

구도 청소노동자의 근로시간, 청소 외 업

무 금지, 점심 식비 요구에 단 한 번도 긍

정적 답변을 주지 않았다. 딱딱한 법과

자본 앞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한동대에

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철저히 무시당했

다.

한동대는 청소노동자의 쟁의와 상관

없이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검토하

겠다고 한다. 그러나 한동대는 청소노동

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지는 않겠다고 말

한다. 청소노동자는 법적으로 용역업체

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한동대와 대화할 것

이 아니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즉, 한동

대는 법적인 논리를 근거로 청소노동자

를 대화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청소노동

자의 처우가 어떻게 개선이 되든, 그것은

한동대가 결정하는 것이지 청소노동자가

낄 자리는 없다는 것이다. 완벽한 배제다.

아, 싸늘하다.

‘한동스럽다.’ 이보다 불명확한 표현이 또

있을까. ‘한동스럽다’는 말이 하루에도 몇

번 오가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는 개인마다 다르다. 다름을 인지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한동대를 다닌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동스러움의

의미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

그럼에도 ‘한동스러움’을 어떤 의미로

해석하는지 묻는다면, ‘사랑’이라고 답할

것이다. “내 옆의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

랑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한동대는

타 대학과 다를 바 없다”라고, 그렇게 답

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청소노동자는 이

웃이고, 이웃이 내 몸과 같이 사랑받아야

한동스럽다. 때문에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한동대와 뗄래야 뗄 수 없다.

혹 누군가가 ‘한동대’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한다면, 당신의

한동대 안에는 청소노동자가 왜 없냐고

되려 질문 할 것이다. 혹 누군가가 한동

대 재정이 악화되면 어쩔 것이냐고 질문

한다면, 한동대 재정 악화를 왜 청소노동

자의 손해로 메꿔야 하느냐고 다시 질문

할 것이다. 너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인 대답이 아니냐고 질문한다면,

그것이 ‘한동스러운 것’이라고 답할 것이

다.

질문해 본다. 당신의 ‘한동스러움’은 무엇

을 의미하는가?

발행인 한동대학교 장순흥 총장 주간 법학부 송인호 교수

편집국장 박천수 사진기자 김남균 김운영

사회문화부장 강주연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한동대학교 학생회관 102호 한동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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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점

사 설한동스럽다맑은눈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민주주의의 깃발 아래서

지면편집 이민주

일러스트 박희선

실패할 자유기자수첩

박천수 편집국장

사회문화부 유지환 기자

윤예준(법 13)

한지혜(경영경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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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전 면 광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