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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15, No. 3, 2012 7 에너지 소재를 위한 분자 동역학과 분자 모델링 전 지 원신 혜 영김 형 준 한국과학기술원 EEWS 대학원 Molecular Dynamics and Molecular Modeling for Energy Materials Jiwon Jeon, Hye-young Shin, and Hyungjun Kim Graduate School of EEWS (Energy, Environment, Water and Sustainability), KAIST Abstract: 분자 동역학은 실험에서 제한되는 조건을 컴퓨터를 통해 변인을 바꿔가며 실험을 할 수 있고, 원자/분자 단위에서 입자의 운동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이다. 최근 분자 동역학은 나노 크기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연구 수단으로써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분자 동역학에 기반을 둔 분자 모델링의 연구 동향을 방법론의 개발 측면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대두되는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에너지, 환경에 분자 동역 학을 적용하여 친환경적인 에너지 재료를 이해하고 설계하기 위한 노력과 동향을 소개한다. Keywords: molecular modeling, molecular dynamics simulation, energy systems 1. 서 1) 최근 미세 공정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마이크로 혹은 그 이하의 나노 크기의 시스템에서의 화학 ,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기술에 대 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미시적 스케일 에서의 현상을 기존의 거시적인 접근 방법이나 실 험만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로운 중요한 연구 수단으로 떠오르는 것이 분자 시뮬레이션 방법 및 분자 모델링이다. 이러한 분자/원자 단위 시뮬레이션 방법론의 발 전은 지난 30여 년 간의 컴퓨터의 발전과 그 맥락 을 같이 한다. 컴퓨터의 연산 처리 능력이 낮았던 과거에는 주로 컴퓨터를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정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됐다. 그러나 컴 퓨터의 기능이 급진적으로 향상되고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예를 들면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개발, 병렬화 기술의 개발, 클러스터링 기술 개발, 더 빠 른 행렬처리 알고리즘 개발 등) 단순한 데이터 정 주저자 (E-mail: [email protected]) 리 이상의 것, 소위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이라 불리는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응용 가 능성은 점차로 넓어지고 있다. 이는 실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이론을 바탕으로 과학적 설명을 가능케 하였고, 더 나아가 시스템의 초 기 조건을 기반으로 과학적 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현대 과학과 공학에서 이렇 게 실험과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의 상호작 용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예는 구조 해석이나 재료의 상평형 예측 등과 같은 사례에서 쉽게 찾 아볼 수 있다. 분자 시뮬레이션 방법론은 크게 몬테 카를로 (Monte Carlo) 방법론과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 방법론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 확률에 의존하는 몬테 카를로 방법과는 달리 분자 동역학 방법은 시간에 따른 분자의 운동 궤 (trajectory)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 로 시스템의 동역학 성질들을 계산할 수 있는 이 점이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분자의 운동을 기술하 는 현재까지 정확하다고 알려진 방법은 양자역학 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 2012-06-15 · 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8 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3호, 2012 을 기반으로 한 제일 원리 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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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15, No. 3, 2012 7

에너지 소재를 위한 분자 동역학과 분자 모델링

전 지 원․신 혜 영․김 형 준†

한국과학기술원 EEWS 대학원

Molecular Dynamics and Molecular Modeling for Energy Materials

Jiwon Jeon, Hye-young Shin, and Hyungjun Kim†

Graduate School of EEWS (Energy, Environment, Water and Sustainability), KAIST

Abstract: 분자 동역학은 실험에서 제한되는 조건을 컴퓨터를 통해 변인을 바꿔가며 실험을 할 수 있고, 원자/분자

단위에서 입자의 운동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이다. 최근 분자 동역학은 나노 크기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연구 수단으로써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분자 동역학에 기반을 둔 분자 모델링의 연구

동향을 방법론의 개발 측면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대두되는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에너지, 환경에 분자 동역

학을 적용하여 친환경적인 에너지 재료를 이해하고 설계하기 위한 노력과 동향을 소개한다.

Keywords: molecular modeling, molecular dynamics simulation, energy systems

1. 서 론

1)

최근 미세 공정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마이크로

혹은 그 이하의 나노 크기의 시스템에서의 화학

적,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기술에 대

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미시적 스케일

에서의 현상을 기존의 거시적인 접근 방법이나 실

험만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

로운 중요한 연구 수단으로 떠오르는 것이 분자

시뮬레이션 방법 및 분자 모델링이다.

이러한 분자/원자 단위 시뮬레이션 방법론의 발

전은 지난 30여 년 간의 컴퓨터의 발전과 그 맥락

을 같이 한다. 컴퓨터의 연산 처리 능력이 낮았던

과거에는 주로 컴퓨터를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정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됐다. 그러나 컴

퓨터의 기능이 급진적으로 향상되고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예를 들면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개발,

병렬화 기술의 개발, 클러스터링 기술 개발, 더 빠

른 행렬처리 알고리즘 개발 등) 단순한 데이터 정

†주저자 (E-mail: [email protected])

리 이상의 것, 소위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이라 불리는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응용 가

능성은 점차로 넓어지고 있다. 이는 실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이론을 바탕으로 과학적

“설명”을 가능케 하였고, 더 나아가 시스템의 초

기 조건을 기반으로 과학적 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현대 과학과 공학에서 이렇

게 실험과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의 상호작

용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예는 구조 해석이나

재료의 상평형 예측 등과 같은 사례에서 쉽게 찾

아볼 수 있다.

분자 시뮬레이션 방법론은 크게 몬테 카를로

(Monte Carlo) 방법론과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 방법론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확률에 의존하는 몬테 카를로 방법과는 달리

분자 동역학 방법은 시간에 따른 분자의 운동 궤

적(trajectory)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

로 시스템의 동역학 성질들을 계산할 수 있는 이

점이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분자의 운동을 기술하

는 현재까지 정확하다고 알려진 방법은 양자역학

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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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8 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3호, 2012

을 기반으로 한 제일 원리 분자 동역학(ab initio

molecular dynamics)이다. 이 관점에서 원자는 핵

과 전자로 되어있으며 분자들 역시 핵, 전자의 구

성체로 보고 전자를 발견할 확률을 계산하여 분자

의 구조와 에너지를 예측한다(그 예로는 Born-

Oppenheimer molecular dynamics와 Car-Parrinello

molecular dynamics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방

법으로 계산할 수 있는 원자의 수는 적고 시간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보통 우리가 수 주 정도의

컴퓨터 시간을 가지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시

스템은 수 백 개 정도로 제한되고 시뮬레이션 가

능한 시간도 약 수 백 피코초 정도에 지나지 않는

다). 그러므로 이를 복잡한 큰 규모(large scale) 시

스템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자를 공과 같은

원자가 스프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질량과

전하를 가진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전역학으

로 분자의 형태와 에너지를 계산하는 고전 역학적

접근을 사용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여러 분자들이

모였을 때 구조와 열역학적 성질, 반응 동역학적

성질을 계산하고 통계처리를 하는 것을 분자 동역

학 시뮬레이션(Classical Molecular dynamics (MD)

simulation)이라 하며, 이 때 원자 혹은 분자 간의

상호 작용 퍼텐셜을 매개변수화 한 것을 힘 장

(force field)이라 부른다. 이 방법으로는 보통 수백

에서 수만 개의 원자를 계산할 수 있다.

분자 동역학(Classical Molecular dynamics, MD)

에서 많은 입자가 있는 실제 시스템(real world)은

작은 수의 입자가 주기적 경계 조건(periodic

boundary condition)으로 표현할 수 있다(Metropolis

hyphothesis, 1959)고 가정한다. 그리고 시스템에

서 입자들 사이 퍼텐셜 에너지 함수를 선정하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분자의 운동 궤적(trajec-

tory)을 뉴턴의 운동 방정식을 수학적으로 풀어낸

다(좀더 자세한 방법을 보자면, 볼츠만 분포

(Boltzmann distribution)를 따라 움직이는 상자 속

일정 수의 입자들을 수치적으로 일정 시간 간격으

로 연립 운동방정식을 푼다. 평형에 도달했다고

판단이 되는 시간이 지나면 각 시간별 분자의 배

열(configuration)을 하나의 앙상블로 보고 시간의

앙상블 평균을 구한다). 이를 통해 평형 열역학적

성질(구조, 에너지, 압력 등)과 시간에 따른 동역

학적 성질(점성, 확산 등)도 계산할 수 있다.

본 고에서는 일반적인 분자 동역학이 갖고 있는

몇 가지 한계점을 보강하여 효과적으로 큰 규모

(large scale)의 실제 시스템의 분자 모델링을 가능

케 하기 위한 최근의 연구 노력을 소개하고자 한

다. 또한 최근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상이변과 석

유의 고갈에 따른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이로 인해 환경과 신재생 에너지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분자 동역학 및 분자모델링의

에너지 분야에서의 기여와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

자 한다.

2. 큰 규모 시뮬레이션을 위한 분자 모델링의

방법론 개발

2.1.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 패러다임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평형 열역

학적 성질 혹은 동역학적인 성질을 정량적으로 정

확하고 신뢰성 있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힘 장

(force field)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원자 간 혹은 분자 간 상호 작용은 대부분 전자에

의해 매개되기 때문에 양자역학적 기술을 통하면

이러한 상호 작용을(자유 매개변수(free parameter)

도입 없이) 정량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론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한 제일 원리 분자 동역학(ab initio mole-

cular dynamics)은 많은 계산 시간을 소요하기 때

문에 큰 규모의 시스템 묘사에 적합하지 않다. 결

국, 정확도를 높이면서도 빠른 계산 시간을 확보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러한 두 가지 면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하여

제안된 개념이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 패러다임

(Multiscale simulation paradigm)”이다. Figure 1

에서 볼 수 있듯이 주어진 시간 스케일과 길이 스

케일에 따라 중요한 물리 이론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나노 이하의 스케일에서 가장 중요한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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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소재를 위한 분자 동역학과 분자 모델링

KIC News, Volume 15, No. 3, 2012 9

Figure 1.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 패러다임.

이론은 양자 역학이지만, 나노에서 마이크로 스케

일이 되면 이러한 양자 역학은 coarse-graining되

어서 고전 역학으로 나타난다. 그 이상의 스케일

(메조나 매크로 스케일)에서는 원자/분자 단위가

없어지고 연속체 이론으로 현상에 대한 이해가 가

능하다.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 패러다임은 이러

한 물리학의 계층적 구조(hierarchical structure)에

근간을 두고 있다. 하위 스케일에서의 상호 작용

이해를 바탕으로 상위 스케일에서 필요한 매개 변

수를 설계하면 우리가 미시적인 계에서의 정확성

을 거시적인 계로 확장시켜서 빠른 계산 시간 내

에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패러다임이 바로 멀

티스케일 시뮬레이션 패러다임이다.

분자 모델링에서 이 패러다임은 양자 역학적 시

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한 힘 장(force field)의 설계

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원자 혹은 분자 간의 상

호 작용을 작은 시스템의 양자 역학적 시뮬레이션

을 바탕으로 정량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재현 가

능하도록 힘 장(force field)에 관련된 매개 변수를

fitting하면, 시뮬레이션 시간이 훨씬 빨라서 큰 규

모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분자 동역학에서도 양자

역학에서 나온 상호 작용의 정확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2.2. 열역학적 성질 예측: 2PT 방법론

열역학적 자유에너지를 이해하면 시스템의 거

동이 어느 방향으로 일어날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부터

자유 에너지를 구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서 많

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열역학적 적분 방법

(thermodynamical integration)[1], 자유에너지 섭

동법(free energy perturbation)[2], 평균힘 퍼텐셜

(potential of mean force)[1], 조화 진동 근사법

(harmonic oscillator approximation) 등의 방법이

있는데, 이 중 열역학적 적분 방법(thermodynam-

ical integration), 자유에너지 섭동법(free energy

perturbation), 평균힘 퍼텐셜(potential of mean

force)은 이론적 엄밀성이 보장되는 방법이지만

수렴 속도가 매우 느려서 짧은 시뮬레이션 시간

안에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

면, 조화 진동 근사법(harmonic oscillator approxi-

mation)은 빠른 계산 시간 안에 비교적 신뢰성 있

는 결과를 줄 수 있는 방법이지만, 확산 운동

(diffusional motion)이 없는 고체 계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조화 진동 근사법(harmonic oscillator approxi-

mation)의 한계를 극복하고, 분자 동역학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빠른 계산 시간 내에 자유 에너지(free

energy)와 무질서도(entropy)를 얻기 위해 2003년

에 S.T. Lin, M. Blanco, 그리고 W. A. Goddard,

III은 2 phase thermodynamic (2PT) 방법[3]을 개

발하였다. 이 이론의 기본 바탕은 확산 운동이 존

재하는 일반적인 시스템을 “확산 운동이 없는 고

체와 비슷한 부분(solid-like part)”과 “기체와 같이

확산 현상만 존재하는 경질 구체(hard sphere,

gas-like part)”의 조합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구체

적으로 설명하자면, 10 ps 정도 되는 짧은 분자 동

역학을 통해서 쉽게 진동 상태 밀도(vibrational

density of state)를 얻을 수 있는데(Figure 2의 녹

색), 이를 진동수가 0으로 수렴하는 부분(S(0))에

서 0으로 수렴하는 고체와 같은 부분(Figure 2의

파란색)과 진동수가 0으로 수렴하는 부분(S(0))에

서는 일정한 값이 있지만 지수함수적(exponential)

으로 감소하는 기체와 같은 부분(Figure 2의 빨간

색)의 선형 조합으로 나누어서 분석하여, 자유에

너지(free energy)와 무질서도(entropy)를 얻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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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10 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3호, 2012

Figure 2. 실제 시스템의 진동 상태 밀도(vibrational density of states)는 고체와 같은 부분과 기체와 같은 부분의 선형 조합으

로 이해할 수 있다.

법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아주 짧은 시간의 분자 동역

학 시뮬레이션만으로 자유에너지와 무질서도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열역학 함수의 변

화를 모니터링 하는데 사용될 수 있고, 큰 규모의

시스템의 열역학적 함수를 구하는 데 효과적이다.

2PT 방법을 통해 물[4]을 비롯해 각종 액체[5],

기체의 상변화[6] 등을 연구하였으며, 모든 경우에

서 실험값과 좋은 일치를 보였다.

3. 에너지 재료의 분자 모델링

3.1. PEMFC용 Nafion 멤브레인

1838년 영국의 W. Grove가 발명한 연료전지[7]

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서 전기

를 생성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중에서 고분자

연료전지(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s;

PEMFC)는 여러 다른 연료전지 방식(solid oxide

fuel cells, molten carbonate fuel cells, alkaline

fuel cells)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연구되어 있으

며 가장 상업화에 근접한 방식이라 평가받는다.

PEMFC에서 하이드로이늄(hydronium, H3O+)을

백금 촉매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은

Nafion 고분자 멤브레인이다. Nafion 고분자의 미

세 구조(microstructure)는 이 물질의 양성자 전도

도(proton conductivity)와 구조적 안정성을 이해

하는데 중요한 정보이다. 1980년대의 X-ray 연구

[8]를 통해서 Nafion에 대한 구조적 정보가 밝혀

졌었으나, 실제 수화된 Nafion의 구조의 미시적인

이해는 거의 없었다. 이를 밝히기 위해 2004년 S.

S. Jang et al.[9]은 양자 역학에 기반하여 마련된

힘 장(force field)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화된 Nafion에

서의 나노상-뭉침 구조(nanophase-segregation struc-

ture)와 이온 그룹의 위치, 물의 분포를 이해하였

고, 이들이 물 분자 혹은 하이드로이늄의 수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특히 단위체의 반복 배열(monomeric sequence)

이 전체 미세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

하여 친수성기가 골고루 잘 퍼져있는 배열(Figure

3 왼쪽)과 한 쪽으로 뭉쳐있는 배열(Figure 3 오른

쪽)을 비교하였다. Figure 3에서 보이듯이, 단위체

의 반복 배열 형태에 따라 고분자가 형성하는 나

노 기공의 크기와 분포가 달라지고, 친수성기가

골고루 잘 퍼져있는 경우에서의 물의 확산 계수가

0.46 × 10-5

cm2/s로 한 쪽으로 뭉쳐있는 경우 0.53

× 10-5

cm2/s에 비해 ∼25% 정도 작은 것으로 밝

혀졌다(실제 실험 값은 이 두 극단의 중간인 0.50

× 10-5

cm2/s이다).

또한 황산기 당 3∼5개 정도의 물이 함유되었을

때 물은 percolation 구조를 형성하여 양성자 수송

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처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험에서는

직접 관측이 어려운 Nafion의 미세 구조 특성을 이

해할 수 있고, 또한 이것이 PEMFC에서 멤브레인

으로 사용될 때의 역할을 미시적 관점에서 규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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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소재를 위한 분자 동역학과 분자 모델링

KIC News, Volume 15, No. 3, 2012 11

Figure 3. 수화된 Nafion의 나노구조. 구형은 황 원자들을 나타내며, 빽빽한 점들로 만들어진 표면은 Nafion과 물 사이의

계면을 나타낸다. 흰색 영역은 주로 Nafion의 골격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림은 [10]에서 발췌함.

3.2. 유기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용 전해질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쓸 수 있는 태양전지에 대

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 중 Michael

Gratzel에 의해 1991년에 소개된 염료 감응형 태

양전지(Dye Sensitized Solar Cell, DSSC)[11]는

낮은 공정 가격과 높은 에너지 효율(∼11%)로 미

래 태양전지의 유력한 후보로 여겨진다. 염료 감

응형 태양전지는 나노 입자(TiO2)에 흡착된 Ru-

complex 염료(dye)가 빛을 받아 전자를 생성하고

전해질에 있는 산화환원 물질(주로 I-/I3

-)에 의해

환원되는 것을 반복하여 빛으로부터 전기를 생성

할 수 있다.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서 전해질은

주로 acetonitrle을 많이 쓰는데 이 물질은 효율은

높지만 끓는 점이 낮아(∼80°C) 태양열 아래에서

증발하기 때문에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의 지속성

문제를 야기한다. 이 문제로 끓는 점이 높고 폭발

위험이 없는 이온성 액체(ionic liquid)가 대체 전

해질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온성 액체(ionic

liquid)를 이용한 전해질은 높은 점성 때문에 이온

들의 이동이 느려져서 현재 이온성 액체(ionic

liquid)를 전해질로 쓰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5%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첨가물을 넣어 이온성 액체의 전해

질로서의 성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있다.

2012년에 J. Jeon et al.[12]은 이러한 이온성 액

체 기반 전해질에 물을 소량 포함시켰을 때, 물의

역할과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

자 동역학을 이용하여 연구하였다. Figure 4(a)는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의 결과로 물의 양에 따라

이온성 액체 내에서 물의 주변 구조가 물의 함량

에 따라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변 배

위 구조에 따라서 크게 세 구간으로 물의 함량을

나눌 수 있다. 물 함량이 몰 분율로 8% 이하에서

는 물 분자가 거의 단일 분자로 큰 이온성 액체 분

자들 사이에 갇혀 있다(Figure 4(b) ice-like 영역).

물 함량이 늘어나게 되면 물 분자는 평균적으로 2

개 정도 뭉치면서 이온성 액체 분자들 사이 공간

에 존재하게 되며(Figure 4(c) nano-cluster 영역),

물 함량이 몰 분율로 14% 이상이 되면 실제로 작

은 물방울이 이온성 액체 내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다(Figure 4(d) liquid-like 영역).

2PT 방법을 이용한 열역학적 분석은 이 세 영역

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이해를 제공한다. 각 영역별

물의 화학 퍼텐셜(chemical potential) 및 엔탈피

(enthalpy), 무질서도(entropy)가 Figure 5에 나타

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물 함량이 적은 ice-like

영역에서 물은 이온성 액체에 갇혀서 무질서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얼음의 무질서도와 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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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12 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3호, 2012

Figure 4. (a) 물의 함량에 따른 물의 주변 구조 변화. 물의 함량이 늘어남에 따라 물과 이온성 액체의 양이온(EMIm+, 적색),

물과 이온성 액체의 음이온(TFSI-, 녹색)의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반면에, 물과 물 사이 상호작용(파랑)은 증가한다. 분자 동

역학 시뮬레이션의 결과로 EMIm+와 TFSI

- 사이에 매개하고 있는 (b) ice-like영역, (c) nano-cluster 영역, (d) liquid-like 영역

에서 물의 상태를 나타낸다. 그림은 [12]에서 발췌함.

Figure 5. 표준 온도 및 압력(STP)에서의 물의 함량에 따른 열역학적 특성을 나타낸다. 적색 선은 이온성 액체(ionic liquid)에

서의 물의 상태를 나타내고, 파란 선은 기체상태(gas), 액체 상태(liquid), 고체 상태(solid)에서 물의 상태를 나타낸다. (a)

ice-like 영역에서 화학퍼텐셜 µ°WAT(IL)(=∂A°/∂nWAT)는 기체상태에서 물의 µ°WAT(gas)보다 높다. Nano-cluster 영역에서

µ°WAT(IL)는 µ°WAT(gas)와 µ°WAT(liquid) 사이에 놓여있다. Liquid-like 영역에서 µ°WAT(IL)는 µ°WAT(liquid)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b) 이온성 액체 내 물의 엔탈피 ε°WAT(IL)(= ∂E°/∂nWAT)는 기체상태의 물의 엔탈피 ε°WAT(gas)보다 33∼42 kJ/mol 정도 안정

하다. 이 결과는 실험값인 25∼39 kJ/mol와 일치한다[13]. (c) 이온성 액체 내 물의 엔트로피 σ°WAT(IL)(= ∂S°/∂nWAT)는 기체

상태의 물의 엔트로피 σ°WAT(gas)보다 115∼140 J/mol K 정도 낮은 값을 갖는데 이 값은 실험값인 102∼135 J/mol K와 일치

한다[13]. 그림은 [12]에서 발췌함.

는 것이다. 이것은 이 영역에서 물의 화학 퍼텐셜

을 매우 높게 만들어서 물의 이온성 액체로의 흡

수를 막는다. 그러나 물 함량이 증가하면 전해질

시스템은 무질서도가 증가하고, 화학 퍼텐셜을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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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소재를 위한 분자 동역학과 분자 모델링

KIC News, Volume 15, No. 3, 2012 13

차 낮아져서 liquid-like 영역이 되면 물의 화학 퍼

텐셜이 액체 상의 물과 비슷해진다. 이처럼 물은

이온성 액체 내에서 이온들 사이에 존재하는 정전

기적 상호작용을 줄여서 움직임을 좋게(무질서도

를 높게) 하며 이온 전도성을 증대시켜준다. 그러

나 물방울이 형성될 정도로 물 함량이 높아지면,

염료와 TiO2 나노 입자 사이의 접착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본 연구를 통해 염료 감응형 태양전

지로의 응용을 위한 이온성 액체 내의 적정한 물

의 양은 몰 분율로 7.69∼14.29% (nano-cluster 영

역)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뿐 아니라 이온성 액체를 전해질로 사용

하는 다른 분야에도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4. 맺음말

본고를 통해 우리는 분자 모델링, 특히 분자 동

역학에 기반을 둔 분자 모델링의 연구 동향을 방

법론의 개발 측면에서 살펴보았고, 이러한 방법론

을 에너지 재료에 적용하여 재료 특성을 미시적으

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에너지 재료

를 설계하려는 노력을 살펴보았다. 분자 동역학은

원자/분자 단위에서 각각의 입자의 운동에 관한

가장 자세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는 방법론이

며, 실험에서는 조절하기 어려운 변인을 쉽게 바

꿔가면서 컴퓨터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유용한 도

구이다. 특히나 컴퓨터 알고리즘의 발전과 시뮬레

이션 방법론의 개발,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의 발

전으로 분자 동역학을 통해 볼 수 있는 시간과 시

스템 크기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유용성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에너지, 나노

분야, 혹은 또 다른 원자/분자 수준의 이해가 중요

한 다양한 분야에서, 분자 동역학을 통한 분자 모

델링은 물성 이해 및 물성/재료 설계에 있어서 중

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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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신규모델링 기법

14 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3호, 2012

전 지 원

2010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2012 KAIST EEWS대학원 석사

2012∼현재 KAIST EEWS대학원 박사

과정

신 혜 영

2011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

2011∼현재 KAIST EEWS대학원

석사과정

김 형 준

2004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학사

2009 캘리포니아 공대 화학과 박사

2009∼현재 한국과학기술원 EEWS

대학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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