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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들이 펼치는 매체교육data.adic.co.kr/sem/pdfdata/080121_2.doc · Web view김대행이 「매체 언어교육론 서설」2)을 발표한 것이 1997년의 일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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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들이 펼치는 매체교육

국어교사들이 펼치는 매체교육

-현장의 인식과 논의, 그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홍  완 선 ( 경기도 시흥시 정왕고,

전국국어교사모임 매체연구부 )

1. 들머리

2003년도 1월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주최하는 참교육실천보고대회 현장, 국어과 매체수업을 주제로 한 토론현장이 뜨겁다. 적극적인 매체1)(언어)수업을 주장하는 매체연구부 회원들과 토론에 참가한 매체활용수업에 익숙한 전국의 선생님들이 국어과에서 매체교육이 가지는 범주와 한계에 대해서 격론을 벌였기 때문이다.

사실 교사를 포함한 국어교육계의 대다수가 매체교육에 대해서 일반적인 합의를 이루지도 못했거니와, 오랜 기간 동안 교단의 국어선생님들에게 매체수업은 시청각 수업 혹은 멀티미디어 수업에 지나지 않았음을 생각해 본다면 위와 같은 격론은 필연적이기까지 하다.

이 원고는 지난 시기 적극적 의미의 매체교육이 아닌 매체활용교육을 포괄하여 국어교사들이 펼친 매체교육을 다루고자 한다. 특히 90년대 후반에서 현재까지 매체교육에 대한 전국국어교사모임의 인식과 논의를 풀어냄과 동시에 그것을 기반으로 국어교사들이 현장에서 펼친 매체교육 사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 교육에 관심을 두거나 종사하는  개인 혹은 단체들과의 협력관계를 이룰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서로에게 유용한 것들을 나누고자 한다.

2. 90년대 후반의 국어과 매체교육

2. 1. 국어과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과 논의

국어과 매체교육을 소개하기 전에 전제로 삼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 원고의 한계와 방향에 대한 이야기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글은 전국국어교사모임의 인식과 논의, 교육사례 등을 중심에 두겠다는 점이다. 학자들의 논의는 국어교사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졌거나 우리들의 논의에 단서가 된 것 정도만 소개했고, 외국의 사례는 국어교사들이 요구에 의해 소개되고 소화된 것만을 말하고자 한다.

2. 1. 1. 현장 바깥의 목소리

1997년 혹은 98년 그때까지 매체를 활용한 수업이 아닌 매체에 대한 국어수업 혹은 매체를 통한 국어수업은 너무나 낯선 개념이었고, 대학 강단에서도 소수의 연구자가 조심스럽게 제안을 시작한 상황이었다. 김대행이 「매체 언어교육론 서설」2)을 발표한 것이 1997년의 일이었고, 이듬해에는 한국국어교육연구회가 1998년도에 학술세미나 ‘다매체 시대의 국어교육’을 열었다. 이 세미나에서 김대행은 「매체언어와 국어교육」3)을 통해 매체언어가 국어교육의 중요한 대상이라는 입장을 취하며 그 근거로 언어 환경의 변화와 문화인식의 변화, 통일의 지향과 교육의 책무를 이야기한다. 또 매체언어와 국어교육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매체언어가 언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점(국어교육이 희곡을 다루듯이 매체언어의 언어적 기본과 그 해석, 의미가 국어교육의 중요한 대상이 되는 것은 타당하다)과 학생들이 살아가는 세계와 문화적 환경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국어교육의 목적이라고 보는 문화 분석의 관점에서도 매체언어가 중요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김대행의 제안은 국어교육학계에서 갖는 선언적인 의미와 함께 신선한 관점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는 수준에서 그다지 나아가고 있지 못한 원론적인 이론이었기에, 현장의 국어교사들에게는 큰 파급력을 가지지 못했다.

오히려  당시 국어교사들은 매체를 국어수업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강단의 목소리를 듣기 원했는데, 그런 이유로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계간지 『함께 여는 국어교육』은 김동훈4)으로 하여금 「문학교육에서 영상매체의 구체적 활용 방안」을 논하게 했다. 김동훈은 여기서 원고의 방향을 아래와 같이 규정했다.

이 글은 학교교육현장에서 영상매체를 문학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영상매체란 영화, 비디오, 텔레비전 드라마, 시디롬 타이틀 등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들을 이용해 국어수업 특히 문학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해보자는 것이다.

이런 방향 규정 아래 김동훈은 영화 ‘서편제’를 보여 주고 “유봉은 왜 송화 눈을 멀게 했으며, 송화는 이를 알면서도 모른 체 받아들였을까, 소화와 동호 남매는 왜 그토록 바라던 상봉에서 서로 모른 척하고 다시 헤어졌을까?”5)라고 발문을 내주었다. 이런 영상 활용수업은 그 자신이 말했듯 활자문화보다는 영상매체에 친근한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으로 문학교육을 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이었고,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사례로서 소개될 만하다는 점이 국어교사들에게 호응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1990년대 후반의 국어과 매체교육은 학자들 내에서도 소수의 사람이 이제 막 문제제기를 하고 다른 학자들 혹은 교사들의 호응을 기다려보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매체를 핵심어로 삼는 학술 세미나에서도 다매체를 국어교육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심을 이루었던 시기가 바로 1997, 98, 99년이었기에,  국어교육학계 내에서 본격적으로 매체를 국어과의 텍스트로 간주하고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연구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의 일이었다.

2. 1. 2.  현장의 목소리

97년부터 실시된 교육부의 교단선진화사업으로 교실에 컴퓨터, 비디오 기기, 대형텔레비전이 들어오게 되면서 매체를 활용하여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외적 조건이 만들어지고, 더불어 멀티미디어수업이 독려되면서 학교에 따라서는 실적 보고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쓰든 안 쓰든지 간에 교실에 배치된 사용일지에 교과수업명과 활용사례를 기록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촌극과도 같은 당시 상황 속에서 매체교육을 바라보는 국어교사들의 인식과 그 한계를 보여주는 자료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매체를 활용한 수업 방안」에서 안용순6)은 매체수업의 철학과 사례를 소개하며 매체수업의 철학과 이론을 교수매체의 발달사에서 찾았다. 그는 교육부가 추진한 교단 선진화 정책과 관련해 “교육자나 학습자에게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장소에서 교수-학습 활동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교육매체”7)라고 정리했다. 안용순은 원고에서 코메니우스, 루소, 페스탈로치, 프뢰벨 등이 교수매체를 중요시했음을 역설하며, 현대 매체교육의 발달을 미국을 예로 들어 설명하며 “처음엔 시각교육운동에서 시작되었으나, 음향기기 발전으로 시청각 교육운동으로 다시 통신과 컴퓨터가 발달되면서 교육공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정리했다. 이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그에 따른 국어교사들의 인식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일례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6차 국정 교과서의 한계 내에서 교단 선진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가져온 멀티미디어 수업 열풍은 국어교사들이 가지는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의 한계로 이어졌으며, 이는 매체활용교육으로서의 매체교육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토대를 이룬다. 다만 한 해가 거듭할수록 국어교사들 내에서도 매체언어교육의 관점에서 매체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게 되는데, 이는 이론적인 작업이 아니라 실제적인 수업 현장에서 고민되었기에 더욱 값지다.

     

2. 2. 국어과 매체교육 사례

90년대 후반의 중등국어현장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벌인 모임은 인천국어교사모임의 영상교육연구분과와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따로 모여야 할 만큼 활성화되었던 매체연구부였다. 아래에서는 두 모임의 결과물을 통해 국어과 매체교육 사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2. 2. 1. 인천국어교사모임의 영상활용수업 사례

아래는 인천국어교사모임 영상교육연구분과에서 낸 “영상을 활용한 중학교 국어수업 자료집”8)인데 그 목차의 일부를 검토해 보자.

Ⅲ. 3학년 2학기

   1. 설득하는 말하기

    1)영상‘소리 없는 폭력-왕따’를 보고 설득하는 말하기

   8. 소설의 주제

    1) 소설 ‘별’과 영상‘아우성’을 연관지어 주제 찾기

    2) 소설‘홍길동전’과 영화‘The Power of One’을 통한 글쓰기

    3) 영상 소설 창작 상영하기

   12. 읽기와 쓰기

    1) ‘인간 이충무공’에 관련된 영상자료를 보고 전기문 다시 쓰기

   13.정서 표현하는 글쓰기

    1) 영화를 활용한 영화 감상문 쓰기

가장 중심을 이루는 활동은 영상텍스트를 보고 느낀점 쓰기, 본시 수업의 지문과 연결되는 영상을 보고 비교하는 글쓰기이다. 그외 1. 설득하는 말하기 단원에서처럼 수업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영상자료를 서두에 두어 화두를 던지게 하는 방법, 충무공 이순신에 대해 더 호기심을 갖게 하는 데 영상자료를 배치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대체적인 수업 모델이 매체텍스트를 흥미를 끌기 위한, 본문을 보조할 수 있는 제시자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색이 있다면 8단원 소설의 주제에서 영상소설을 창작하고 상영하는 등 아이들의 영상텍스트 생산에도 작은 배려를 잊지 않았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2. 2. 1. 매체연구부의 중학교 뉴스 / 광고 수업 사례

전국국어교사모임 내 매체연구부 중학교분과가 99년도 교육부 교과교육연구회 현장연구에 참여하며 영상활용 말하기․듣기․쓰기 국어교사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낸 『매체를 이용한 국어수업』9)을 살펴보자. 이 자료집은 광고 제작, 뉴스 제작, 정보 전달하는 말하기, 보고하기, 영상활용 시 수업 등 다양한 매체활용수업 사례를 싣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텔레비전 뉴스를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의 정보 전달하는 말하기 단원에서 중심 텍스트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총 5차시로 구성된 수업은 1차시에서 정보 전달하는 말하기라는 대단원을 개괄하고, 2차시에서 (2) 일어난 일 말하기 소단원의 주요학습내용을 소개하고, 3․4차시에서 실제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분석하며 이를 토대로 기사문을 작성하과 취재장면을 촬영하며, 마지막 5차시에서 뉴스를 방영하고 모둠별 상호평가를 실시했다. 아래는 매체연구부 윤선기10)가 지도한 안산부곡중학교 2학년 8반 뉴스의 전체 구성이다.

표1) 안산부곡중학교 2학년 8반 뉴스의 전체 구성11)

안산부곡중학교 2학년 8반 뉴스

 

1. 아나운서 대본

2. 기사

(1) 학습 모둠 :일일교사와 함께 한 스승의 날

(2) 컴퓨터 모둠 : 안산부곡중학교 산업시찰 및 현장체험

학습

(3) 친교 모둠 : 조지현, 학교에 들어오다

(4) 영상모둠 : 2학년 8반의 추억 만들기

3. 현장 보고

(5) 운동 모둠 : 우리 반의 어버이날

(6) 문학 모둠 : 로즈 데이

4. 알아봅시다.

(7) 봉사 모둠 : 2학년 8반 최고의 상, 나무상

5. 논점

(8) 그림 모둠 : 체육 시간마다 찾아오는 도난 사건

 

 

친교모둠 뉴스

조지현, 학교에 돌아오다

조지현 투병 생활 청산하고 학교에 돌아온 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 중이던 조지현(15)군이 5월 17일 안산부곡중학교 2학년 8반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날 아침 조지현은 한 쪽 발에 목발을 짚고 교복을 단정히 차려 입고 교실로 들어와 친구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두 달 전,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많은 고생을 겪어오던 조지현은 오랜만에 하는 학교생활에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수학여행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아이들과 약간 서먹한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아이들 이름을 외우려고 쉬는 시간마다 열심입니다.

기자 : 교통사고 후유증은 없으십니까?

지현 : 후유증은 없습니다. 가끔 다리가 따끔거릴 뿐            입니다.     중략.

조지현 군은 당분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공부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체연구부 중학교 선생님들은 또 광고를 이용한 수업 사례12)를 발표하면서 광고의 목적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여, 그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데에 있음을 정리하고 이는 중학교 국어 단원 중 1-2. 1. 효과적으로 말하기, 2-1. 2. 어떻게 읽을까 (2) 여러 가지 글, 2-1. 6. 설득하는 글쓰기와 연관지을 수 있음을 밝혔다. 

매체연구부 선생님들의 광고 수업을 요약하면 아래13)와 같다.

먼저 광고의 정의와 광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업을 한다. 그런 다음 본 광고 중 재미있는 광고를 찾아보고 그것이 재미있는 이유를 말하게 하고 또한 광고 카피를 바꾸어보고 실제 제품과 광고를 비교해 본다. 그리고 제품 광고와는 다른 공익광고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광고를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직접 광고를 제작해 본다. 제작 후에 친구들의 작품을 비판해 본다.

이 수업 사례는 특기할 만하게도 광고 분석(혹은 광고 언어 분석)과 더불어서 학생들에게 광고 창작까지 해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과정을 이끌어 주었다.

그림 1) ) 지면에다 콘티 짜기-전국국어교사모임 매체연구부, 「광고를 이용한 국어 수업 사례」『함께 여는 국어교육』, 278쪽

그림 2) ) 콘티를 실제 촬영한 장면-전국국어교사모임 매체연구부, 「광고를 이용한 국어 수업 사례」『함께 여는 국어교육』, 278쪽

매체연구부의 이러한 사례는 비록 이론적으로 탄탄하게 무장한 채, ‘텔레비전 뉴스'와 ‘광고’라는 매체의 제 국면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교과서 텍스트와 관련된 영상매체를 보여주고 감상케 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뉴스나 광고를 교과서 텍스트와 같은 언어적 구조물로 이해시키고 해당 매체를 제작하고 발표하는 수업을 통해, 학생 스스로를 매체의 창조자로 변화시키고 각성케 했다는 점에서 90년대 후반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던 제한적 의미(매체 활용 수업)의 매체교육을 벗어나고자 했던 교사 내부의 의미 있는 자각과 새로운 방향 찾기로 볼 수 있겠다.

3. 2000년 이후의 국어과 매체교육

3. 1. 국어과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과 논의

3. 1. 1. 현장 바깥의 목소리

2000년 이후 매체를 도구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매체활용교육의 좁은 테두리에서 벗어나 매체 혹은 매체언어를 교육의 대상(매체에 대한 이해와 의미의 공유로서 제작, 생산, 표현에 이르게 하는)으로 하는 매체교육이 국어교육의 한 영역으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대학 연구자들의 매체언어교육논의 활성화와 더불어 미디어 교육관련 단행본 출간 등이 큰 역할을 했다.

개인적인 연구들이 다양하게 진행되어 온 것은 물론이고 학회 차원에서도 한국국어교육연구회에서 1998년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다매체를 국어교육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환기시킨 바 있는데, 2000년에 들어와서는 국어교육학계내의 논의가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연구로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최병우 외(2000) 「매체언어와 국어교육」14)의 경우 부제가 ‘매체 언어의 교수-학습에 관한 연구’로 보다 구체화하고 있는 매체언어교육론의 양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원고에서 저자들은 매체언어교육의 성격을 규정하며 매체교육으로서의 매체언어교육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매체교육에서 매체는 그 자체가 교육의 대상이 된다. 다양한 매체들이 존재하는 오늘날에는 ‘읽기’라는 용어가 문자로 기록된 텍스트에 국한되어 사용되지는 않는다. 텔레비전 읽기나 영화 읽기 같은 용어들은 이제 일반화되었으며, 나아가 연극, 음악, 건축, 무용, 광고, 신문과 같이 의미를 소통시키는 모든 매체들이 ‘읽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읽기’라는 행위 범주를 쓸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언어적 질서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이나 형태의 언어로 옮겨질 수 있고, 그것의 ‘이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언어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에서 매체언어교육은 매체교육으로서의 이론적, 실천적 기반을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박인기는 제주국어교사를 위한 겨울연수에서 「미디어의 국어 교육적 이해 - 언어․문화적 관점」15)를 통해, 일정한 의미를 발생시키는 언어로 이루어진 하나의 구조체를 텍스트라고 할 때 미디어 안에는 ‘언어로 이루어진 구조체’가 있으며 이것이 미디어(매체) 텍스트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가 강조하는 점은 이 것이다. 즉 모든 텍스트는 소통되는 것을 텍스트의 생명으로 하는데, 텍스트의 소통이 왕성한 곳은 물론 미디어 공간이므로 국어교사들은 미디어를 텍스트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활동을 위해 박인기는 같은 글에서 미디어(텔레비젼 텍스트)의 국어 교육 활용 아이디어도 제시해주고 있다.

이와 같은 국어교육학 관련 연구자들의 한층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연구와 함께 미디어 교육 관련 단행본16)들의 출간은 매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일반 국어교사들이 전체적인 관점을 새로이 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사례를 접하고 나서는 스스로의 역할(외국의 자국어 교사들이 가지는 매체교육에 대한 열정과 실천을 본보기로 한)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3. 1. 2. 현장의 목소리

3. 1. 2. 1. 국어교사들이 주관한 각종 매체교육 관련 연수의 질적, 양적 성장

2000년 성공회대에서 있은 전국국어교사모임 주관의 직무연수 ‘매체와 국어교육’은 국어교사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매체활용교육으로서의 매체교육을 매체언어교육으로 보게 하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논의의 물꼬를 텄다. 당시 전국국어교사모임의 회장이었던 김주환은 「매체와 국어교육」17)이라는 제목의 첫 강의를 통해 앞으로 국어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아래와 같이 선언한다.

국어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비판적 이해 능력과 창의적 표현 능력의 향상’이라고 한다면 매체에 대한 교육의 목표 또한 동일하다. ‘보기’를 읽기의 범주로 확대한다면 매체보기에 대한 비평적 능력과 매체를 이용한 창의적 표현 능력 향상은 국어교육의 목표와 일치한다. 외국의 교육과정을 보면 일찍부터 매체교육을 국어교육의 한 부분으로 설정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매체 교육은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각종 매체 언어와 이미지들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나아가 매체 창작 능력을 제고하는 방향에서 설정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직접 광고를 만들고 만화를 만들고 드라마를 만듦으로써 매체에 대한 신화적 이미지를 해체하고 매체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텔레비전의 스타가 중심이 되는 세계가 아니라 나와 내 친구들이 주인이 되는 세계가 될 것이며, 이런 매체 능력이 확대될 때 비로소 매체의 부정적 영향은 그만큼 줄어들고 매체의 민주화가 가능할 것이다.

이 연수를 계기로 해서 국어교사들의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이 보다 대중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매체언어교육으로서의 매체교육이 전면에 등장하는 연수가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특히 2002년도에는 서울경기지역에서 매체연구부가 주관한 ‘영상언어 쉽게 읽고 따라하기’ 연수가 있었는데, 이 연수의 특징은 미디어 교육 전문가나 기호학 관련 학자 이외에도 국어교사들이 전면에 나서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의 접점을 찾고자 했다18)는 점이다. 그 후로 이와 비슷한 성격의 매체교육연수가 광주와 대구, 강원, 제주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 국어과의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과 논의가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에서 모두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의 경우도 매체연구부는 2월 17, 18일에 국어교사를 위한 기호학을 정리하고, 다양한 매체교육사례를 다시 한 번 발표하였으며, 대구국어교사모임의 경우도 2박 3일의 일정(7월 26~28일)으로 ‘기호학으로 매체 읽기’ 연수를 기획하고 있는 등 연수를 통한 매체교육의 인식 확대와 재생산은 현재 진행형이다.

3. 1. 2. 2. 전국국어교사모임 부설 국어교육연구소의  교육과정 2000과 외국 사례 소개

한편 현행 국정 교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후 새로운 교육과정 하에서 국정교과서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국국어교사모임은 대안 교과서 개발을 시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말 우리글’인데, 이 교재를 개발하기 위해 먼저 논의되고 만들어져야 했던 것이 바로 전국국어교사모임 나름의 교육과정이었다. 6․7차 교육과정에 근거해 만들어진(혹은 만들어지던) 국정 교과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국어교사들이 그 뿌리인 국가중심의 교육과정을 토대로 하여 새로운 교과서를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교육과정 2000’이었다. 필자가 보기에 이 교육과정은 7차 교육과정과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 하나는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이 내놓은 내용체계가 영역을 ‘듣기/말하기/읽기/쓰기/국어지식/문학’으로 나누고 그 내용을 ‘본질/원리/태도/실제’ 등으로 나눈데 반해, 교육과정 2000은 영역을 크게 세 가지 ‘듣기․말하기/쓰기/읽기’로 나누고, 그 아래에 ‘국어지식/문학’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이 매체교육을 ‘국어생활’ 과목에서만 교육과정에 배치하고 ‘국어’ 과목에서는 미온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반해,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교육과정 2000은 ‘매체’를 하나의 텍스트로 분명히 인정하고 그것을 제 영역에서 골고루 소화시켜 자리매김했다는 점인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정 2000의 개방적 자세는 사실 국어교육연구소가 중심이 된 외국의 자국어교육 사례 소개와 연구에서 그 시작했다고 봐야할 듯싶다. 국어교육연구소는 지난 시기부터 꾸준히 외국의 자국어 교육과정과 교과서 체제를 번역 소개19)하였으며 이를 분석하여 왔다. 이러한 작업들은 자국어 교육에 대한 새로운 틀과 인식을 우리들에게 제시해 주었고, 따라서 오늘날의 ‘교육과정 2000’과 ‘대안교과서’ 의 성공 뒤에는 일정 부분 이러한 외국의 사례 연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일례로 「호주의 영어과 교육과정」20)을 살펴보자. 호주의 영어과 교육과정은 자국어 교육과정의 하위 영역을 말하기와 듣기/읽기와 보기/쓰기로 나누었다. 보기(viewing) 영역이 국어교사들로서는 상당히 이색적인 부분이었는데, 전통적인 읽기 영역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기 영역을 끌어 올려 말과 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텍스트를 자국어 교육의 중심으로 끌어내고 있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다만 매체를 보는(viewing)는 것과 동일한 수준에서 매체를 쓰는(writing) 것도 강조되었는가의 문제와 우리의 언어 관습에서 읽는 행위와 보는 행위를 명확히 구분지을 수 있는가21)의 문제가 선결되어야겠지만 말이다.

아래는 호주의 자국어교육과정 수준 5의 읽기와 보기22) 중 일부이다.

․ 잡지나 지역 신문,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같은 대중 매체에서 전형적으로 다루고 있는 문제에 대해 토의하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남성용 스포츠와 여성용 스포츠 중에서 어느 것이 많이 다루어졌는지를 보고, 자기 학교에서는 어떤 스포츠가 많이 이루어지는지 관련지어 본다).

․ 노래에 관한 이야기나 소설, 일화, 텔레비전이나 뉴스에서 실패한 성공에 관한 이야기 같은 서사적인 이야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얻는 즐거움에 대해 토의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 이상의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광고주는 물건을 팔기 위해, 다른 목적으로 이 이야기를 활용함).

․ 특정한 텍스트는 특정한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청중에 맞추어 구성된다는 것을 인식한다(파도타기 영화, 영화 잡지). 그리고 내용뿐만 아니라 디자인, 광고에서 이러한 것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인식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교육과정은 영어과 교육과정의 하위 영역을 ‘문학(Literature Studies)과 읽기’, '쓰기(Writing)', '언어(Language)', '매체(Media Studies)'로 나누었다. 아래는 ‘매체’ 영역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해설23)이다.

인쇄 매체와 전자 매체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매체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영어과 프로그램에서는, 매체 작품 자체의 핵심적인 요소, 청중(또는 독자), 제작 규칙과 실행 등 매체 소통의 여러 국면들을 자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또한 학생들은 일련의 테크놀로지들을 사용하여 스스로 매체 작품들을 제작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매체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의사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매체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 기능을 발전시키고, 매체 작품들이 수신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어떻게 디자인되며 제작자의 관점을 반영하게 되는지를 직접 깨닫게 될 것이다. 학생들은 또한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의 산업에서 취직할 기회를 열어 줄 수도 있는 (매체) 생산 기능을 계발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정보와 즐거움의 원천으로서의 매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어야 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교육과정이 유의미한 것은 자국어 교육에서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고 그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먼저 매체 텍스트의 핵심 요소와 제작자와 청중(독자)을 포함하는 매체 소통의 국면을 배우고, 매체 텍스트를 제작할 뿐만 아니라 비판적 사고 기능의 발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여 종합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매체가 개인의 정보 습득 수단에서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자국어 교육의 목표가 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나 캐나다 온타리오 주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소개된 대부분의 자국어 교육 사례가 우리가 미처 눈을 돌리지 못했던 매체교육의 상당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실제적 매체교육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던 바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러한 일련의 외국의 자국어 교육 소개와 연구는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개발한 교육과정에 녹아들었으며, 이후 다시 한 번 매체연구부 교사들을 통해 재수정24)되었다. 본고는 지면상 국어교육연구소가 2000년에 발표한 교육과정 2000의 10학년 읽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밑줄 친 부분이 매체교육과 관련되는 항목이다. 다음 절에서 매체연구부가 분석한 7차 교육과정의 매체 관련 항목과 비교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표 2) 「교육과정 2000」 읽기 10학년25)

 

일반적인 목표

세부 활동 내용

정보 전달과 의사소통

문학적 반응과 상상

설득과 비판

내용

․ 과거나 현재의 폭넓은 청중을 위해 만들어진 글을 뛰어난 방법으로 분석하고 비판한다.

    이들 글은 함축적 의미와 다양한 서사적 수법을 포함하고 있어 언어적인 면에서 학생들이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① 여러 종류의 글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훑어 읽기와 자세히 읽기를 사용해 글을 읽는다.

② 필요한 정보를 재조직하며 글을 읽는다.

③ 읽거나 본 교재에 나오는 내용을 종합하여 결론을 이끌어 낸다.

④ 특징적인 글투가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않다.

⑤ 주어진 정보와 전제들로 가정의 정`합성을 확인한다.

⑥ 서로 다른 출처로부터의 정보들을 다른 텍스트, 생각, 주제들과 전체적으로 연관을 지음으로써 분석하고 종합한다.

① 일정 정도의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시각이 들어 있는 문학 작품을 혼자서 읽거나 보고 반응한다.

② 작가, 작품, 독자의 관계를 알고 이를 작품 수용에 능동적으로 활용한다.

③ 시청자의 요구에 따라 결말이 바뀐 드라마를 시청하고, 결말이 바뀌기 전과 바뀐 후의 효과를 토의해 본다.

④ 일반적인 사회적 관습에 비하여 그 내용이 낯설거나 어긋나는 영화에 대하여 일반 사람들이 보인 반응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다.  

① 기존의 지식, 경험, 신념, 취향에 비추어 생각과 정보를 선택하고 거부하고, 조정한다.

② 독자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한  설득의 기법을 이해하며 글을 읽는다.

③ 글 속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사회, 문화적 가치가 정당한지 판단한다.

④ 서로 다른 이론적 관점으로부터 나온 글을 해석한다. (여성주의적 관점의 글과 다른 글)

⑤ 읽은 글의 내용을 종합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고, 그 내용의 체제와 경향을 바탕으로 하여 일반화를 이끌어 낸다.

언어

상황과

 

지식

․ 글이나 영상물이 추구하고 있는 사회 문화적 가치와 태도, 가정이 적절한지에 초점을 두어 내용을 분석한다.

․ 어조, 구성, 문체, 글쓴이의 관점 등이 어떻게 작품을 해석하는 데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분석한다. 

① 글이나 영상물에 나타난 등장 인물이나 사람, 아이디어와 그 속에 담겨 있는 사회 문화적 가치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② 서로 다른 시대를 다룬 글(또는 영상물)을 읽고, 그 효과를 파악한다.

③ 어떤 글이나 영상물에서 생략된 내용을 읽고, 그 작품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잘 사는 사람들만 다룬 경우)

④ 영화에서 영상의 효과를 파악한다.

⑤ 글이나 영상물에 대해 자신이 반응한 것과 해석한 것을 다른 사람이 한 것과 비교해 보고, 이렇게 사람마다 해석이 다른 것이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를 생각한다.

⑥ 독자나 시청자가 특정한 관점을 가지도록 할 목적으로 사용한 성격 묘사, 위트, 냉소, 풍자와 같은 기법을 분석한다.

3. 1. 2. 3.  매체연구부의 7차 국어과 교육과정 내 매체교육 분석 작업

매체교육(매체언어교육)은 7차 국어과 교육과정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 고등학교의 선택과목인 ‘국어 생활’ 과목은 7차 교육과정에서 처음 신설한 과목이다. 이 과목은 국민공통 기본교육기간에 배운 ‘국어’ 과목의 발전적 통합을 지향하고, 실용성과 교양성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국어생활’은 국어와 매체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여러 가지 매체의 작용 이해,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의사 소통의 특성, 매체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텍스트 이해와 비판적인 평가, 매체 이용 등)하고, 효과적인 국어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였다고 하는데, 지식․정보 사회에 적응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문화 속의 국어 생활’에서 ‘국어와 매체 환경’ 항목을 신설한 점이 그 바로 그것이다. 아래는 7차 교육과정에 제시된 ‘국어와 매체 환경’ 단원의 주요 내용이다.

국어와 매체 환경

 ① 현대인의 언어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가지 매체의 작용을 이해한다.

 ② 지식 정보 사회에서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의사소통의 특성을 이해한다.

 ③ 여러 가지 매체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텍스트를 이해하고 감상한다.

 ④ 대중 매체로 표현된 국어사용 현상을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⑤ 여러 가지 매체를 이용하여 효과적인 국어 생활을 한다.

   사실 비록 선택과목의 교육과정이지만, 위에 소개된 ‘ 국어와 매체 환경’은 무척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지금까지 가르쳤던  ‘국어’ 과목에는 있지도 않은 매체 관련 항목이라, 국어교사들로서는 반가운 마음이었는데 실제로 출간되어 나온 교과서들26)을 보니 기대 이상으로 실망스러운 대목이 많았다.

   국어교육과정 전체를 꿰뚫는 고민 없이 ‘국어생활’ 한 과목에 적용된 매체 단원은 ‘국어와 매체 환경’을 한 번에 가르치려는 커다란 중압감 탓인지,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단원 목표를 만들었고, 그런 단원 목표는 국어생활 집필자에게 다시 이론적인 바탕글과 검증이 필요한 학습 활동으로  되돌아왔다.

표 3) 매체연구부의 국어생활 교과서 매체교육 단원 정리

교과서

○ 중앙교육, 조남현

○ 지학사, 박갑수

○ 대한교과서, 한철우

○ 교학사, 김대행

○ CASE, 박광해

단원

구성

1. 국어생활과 매체환경

1) 현대사회와 매체

․과제 1.

․스스로 해보기

․과제 2.

․스스로 해보기

․익히기

 

2) 매체를 통한 의사소통의 특성

 

2. 매체의 활용

1) 매체 텍스트의 수용

2) 매체 텍스트의 표현

3) 매체의 비판적 평가

 

 

 

 

 

 

 

 

5. 대중문화와 국어생활

․단원의 길잡이

1) 대중매체 읽기

․앞소리 / 탐구활동 / 방향잡기

- 광고읽기

- 텔레비전 읽기

․정리활동

2) 소설 읽기와 영화 읽기

․이문열 원작 / 박종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6. 정보와 사회와 국어생활

1) 정보매체로서의 신문과 방송

2) 뉴미디어 시대의 글쓰기와 문학

- 멀티미디어 시대의 책읽기와 글쓰기

- 원고지 세대와 모니터 세대

- 적극적인 대응이 좋은 방법

 

 

 

 

4. 국어와 매체환경

․단원의 길잡이

․준비학습

1) 대중매체와 의사소통

․바탕학습

․활동학습

2) 신문과 국어생활

․바탕학습

․활동학습

3) 방송과 국어생활

․바탕학습

․활동학습

4) 인터넷과 국어생활

․바탕학습

․활동학습

-단원의 마무리

 

 

 

 

 

 

 

Ⅵ. 국어생활과 매체환경

1. 매체변화와 국어생활

․들어가기

1) 매체의 역사적 변화

2) 매체의 영향력

․알기

3) 정보습득 및 관리

․넓히기

2. 복합매체와 국어생활

1) 복합매체의 특성

2) 복합매체 시대의 국어활동

3) 복합매체의 성찰적 이용

3. 매체 텍스트의 이해와 감상

1) 매체 텍스트의 종류와 특성

2) 매체 텍스트의 이해와 감상

3) 매체 텍스트와 국어생활

4. 대중 매체와 국어생활

1) 대중매체의 종류와 특성

2) 대중매체 즐기기

3) 대중매체 언어의 성찰적 평가

․단원의 마무리

<정리-평가-보충․심화>

6. 국어와 매체환경

․단원을 배우기 전에 (만화)

1) 여러 가지 매체

- 활자매체

- 영상매체

․생각하기

․스스로 하기

․함께 하기

2) 컴퓨터와 국어생활

3) 매체의 변화와 국어생활

․마무리하기

  - 되짚어 보기

  - 더 알아보기

  - 다지기

․한 걸음 더

 

 

 

 

 

 

 

 

일단 다섯 개의 교과서를 보더라도 제시된 교육과정 영역을 크게 재구성한 교과서는 지학사의 경우에 불과하다. 지학사의 경우는 단원 재구성을 통해 타 교과서에 비해 보다 확실한 이슈와 구체적인 활동을 짚어냈음에 반해 90년대 후반에 매체언어 교육론 서설을 써서 국어과에서의 매체교육을 앞서 제기했던 김대행이 참여한 교학사의 국어생활 교과서 ‘국어와 매체 환경’ 단원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아래는 교학사의 ‘국어생활’(김대행)의 매체관련 단원에 대한 김언동의 검토27) 중 일부이다.

2. 복합매체와 국어생활 - 이 단원에서는 ‘하이퍼텍스트’를 기본 특성으로 하는 매체의 복합적인 성격-즉 디지털 매체의 특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일상의 예나 도표, 그림의 사용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설명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추상적인 부분이 많아서 아이들이 이미 몸으로 경험한 많은 사실들이 교과서에서는 피상적인 묘사로만 그치고 있습니다. 특히 잘 제시된 익히기 문제를 탐구하는데 있어서 교과서의 내용이 그렇게 큰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이 부분으로 이 교과서를 가지고 과연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가.

   사실 이제 처음으로 도입되는 매체교육 관련 단원을 비판하는 것은 교사들로서도 썩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이론적인 설명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제시되거나 피상적인 활동으로 오히려 아이들이 매체관련 수업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게끔 만들어진 경우도 없지 않은 현재의 국어생활 교과서의 매체관련 단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혹시 지금까지 국정교과서가 가지는 한계가 반영된 것은 아닐까?

      표 4)  7차 국어과 교육과정 ‘국어’ 과목에 드러난 매체교육 관련 항목28)

과목

영역

내    용

수 준 별  학 습

국어

듣기

10-(4) 전달 효과를 평가하며 듣는다.

[심화] 연극이나 영화, 비디오를 보고, 등장인물의 언어적 표현과 반언어적 표현, 비언어적 표현의 상호 보완성에 대해 토의한다.

 

 

7-(2) 다양한 매체에서 내용을 선정하여 말한다.

 

[기본] 인터넷, 컴퓨터 통신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 말한다.

[심화]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종류와 활용법 등을 안다.

8-(2) 다양한 매체에서 내용을 선정하여 말한다.

 

[기본] 인터넷, 컴퓨터 통신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 말한다

[심화]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종류와 활용법 등을 안다.

9-(1) 말하기가 사회 문화적 과정임을 안다.

 

[기본] 방송에서의 말하기와 일상 대화를 비교하고, 말하기가 사회, 문화적 과정임을 설명한다.

[심화]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종류와 활용법 등을 안다.

쓰기

7-(2) 다양한 매체에서 내용을 선정하여 글을 쓴다.

 

 

 

[기본] 인터넷, 컴퓨터 통신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 글을 쓴다.

[심화]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종류와 활용법 등을 조사한다. /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내용을 선정하여 글을 쓴다.

10-(1) 쓰기가 의사소통 행위임을 안다.

[심화] 신문이나 잡지에서 논쟁이 이어진 예를 찾아보고, 쓰기가 가지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토의한다.

   듣기의 경우 “10-(4) 전달 효과를 평가하며 듣는다.”는 내용은  “연극이나 영화, 비디오를 보고, 등장 인물의 언어적 표현과 반언어적 표현, 비언어적 표현의 상호 보완성에 대해 토의한다”로 구체화되는데, 이는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을 일상 생활에서 찾고 심화과정에서 매체 텍스트를 통해 확장하고 적용하는 수준이다. 쓰기 10-(1)의 경우도 신문이나 잡지가 가지는 의사소통적 특성을 찾아보는 보다 구체적인 활동이 아쉽다. 나머지의 경우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아”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이 세 건으로 중심을 이루고, 그 심화과정에서는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의 종류와 활용법”을 알거나 조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수업 현장에서 심화 학습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공통필수 교과인 ‘국어’에서 매체(언어)가 가지는 위상이란 것은 정말 보잘 것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국어과 매체교육의 인식과 한계가 바로 국어과 매체교육의 현실이라고 본다면 너무한 것인가.

나.

3. 1. 2. 4.  BFI의 미디어 교육 개념29)을 이용한 매체연구부의 대중매체 얽어서 보기

7차 교육과정 매체 관련 영역 분석과 실제 교과서 분석을 통해서 국어교사(매체연구부 교사)들은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을 잇는 새로운 틀과 그에 맞는 방법론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이때 도움이 된 것이 영국영화연구소(BFI)의 미디어 교육 개념이었고, 이 틀을 원용하여 매체 갈래별로 미디어  제작자/미디어 범주/미디어 언어/미디어 수용자/미디어 표상/미디어 기술 등 여섯 측면과 해당 매체의 긍정적 측면과 국어과에서의 교육적 적용 가능성을 정리해 보았다.

표 5) 대중매체 얽어서 보기30)

교육의     내용

 

 

미디

어의

종류

미디어

제작자

미디어범주

미디어 언어

미디어수용자

미디어 표상

미디어 기술

  긍정적 측면

   교육적 적용

누가, 왜 커뮤니케이션하는가?

어떤 유형의 텍스트인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누가 수용하고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 주제를 어떻게 표상하는가?

어떻게 생산되었는가?

이 매체가 가지는 긍정적 측면은?

국어교과에서 어떻게 수용․적용할 수 있을까?

신 문

신문사

①정보 전달

②여론 형성

시각

활자화된 언어, 사진. 만화

일반 대중

*독자선택적

사실전달

①기사의 위치

②헤드라인의 크기, 글씨체

③기사의 분량

④글씨 크기

편집(기획/취재/데스크)-조판-인쇄-배달

심도 있는 문제 접근

논리성

보존 기능

가공의 편리성

사실전달의 글쓰기

NIE읽기(정보의 해석 및 추리)

학생들의 주제별 신문 만들기(가족신문/행복신문/역사신문/미래신문/가상신문...)

만 화

①만화가

  (코믹스)

②신문연재

  (카툰)

시각

단순화된 그림

효과음

말풍선

생각구름

①마니아

②해당 인쇄매체의 독자

①캐릭터

 서사성

②현실의 단순함, 반전

스토리 보드(기획)-작화

쉽고 빠른 이해

흥미 유발

전달하는 내용은 많지 않으나 개념적이지 않음.

소설의 요약(장면 구성)

-서사적 구조를 쉽게 파악

-장면의 분위기, 갈등 파악

상황 제시, 장면의 집약적 제시, 상상의 단서 제공

두 컷이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광 고

광고주

광고제작자

상품 판매

영상

음성, 음향,영상

소비자, 일반대중

*소비자 선택권 제한

행동유발(설득)

자극/반복/동일시/과장/대리충족

상품-스토리보드

새로운 정보의 창출

문화적 친숙성

짧고 강렬함.

효율적인 표현

광고언어 분석

테마별 광고 분석

광고와 소비문화의 비판적 이해

목적전달의 글쓰기,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

텔레비전

방송사

시청각

영상언어

동작언어

음향언어

음악

시청자

*시청자 선택권 없음. 일방통행적

뉴스, 오락프로그램 등이 상이한 각각의 전략을 가짐.

기획-시나리오-촬영-편집-방영

생생한 정보전달

문화, 이데올로기 창출

신속성

대중성

시사적 글쓰기의 자료 제공(여기서 잠깐, 시사매거진 2580)

TV의 부정적 측면을 통해 반면 스승

라디오 

라디오 방송사

청각

언어 중 입말

음악

소리(음향언어)

청취자

입말 중심과 쉬운 언어, 끊임없는 상황(맥락) 환기, 청취자 스스로 이미지 생성 유도

라디오 전파를 이용.

기획, PD, 성우,  기술진

활동성이 크다.

‘배경’으로 기능

영상매체보다 접근이 용이하며 라디오 방송국이나 라디오 뉴스 등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영상 언어에서 벗어난 입말의 말하기 듣기 교육에 유용

영화

① 영화기획사-흥행(문화상품)

② 감독-자신의 지닌 이미지나 메시지 전달

시청각

영상언어

동작언어

음향언어

음악

일반 대중

*관객 선택적

미장센, 쇼트, 카메라 앵글, 움직임(배우,카메라,시점), 편집,  조명과 색채, 음향․음악적 효과, 스타

기획-시나리오-촬영-편집-상영

대중성

문화, 이데올로기 창출

종합 예술적 측면

문학 중 시나리오 단원에선 꼭 필요

서사 텍스트 특히 소설의 제 영역-인물, 구성, 표현기법에서 비교하며 수업 가능.

종합 예술적 측면으로 다양한 매체언어에 대한 종합적 조망 가능

물론 위에서 이야기한 매체의 특성들을 국어과 교육과정의 제 영역별로 나누어 끌어들여 볼 수도 있겠다. 일례로 문학에서의 시는 그 핵심 교육 개념이 운율, 심상, 함축성이기에 매체 중에서는 대중가요와 뮤직비디오, 카툰, 광고가 어울리는 매체이겠고, 소설은 인물과 구성 등으로 이루어지는 서사성이 중심이므로 영화, 드라마, 코믹스 등이 어울리는 매체라 하겠다. 구비문학은 인터넷의 우스개 소리, 개그콘서트의 입담 등이 적절한 매체가 될 테고, 말하기/듣기 영역은 TV프로그램 중 정보전달의 뉴스, 주장 표현의 토론 프로그램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소개된 다양한 매체의 국어 교육적 함의는 다시 현재 국어교육의 여섯 영역과 관련지어 살펴볼 수 있는데 아래는 대중매체 얽어서 보기를 발전시킨 몇 가지의 예다.31)

<쓰기>

․ 영화의 장면을 보여주거나 광고를 보여주고 묘사하는 글쓰기

․ 드라마나 시트콤을 보면서 생략된 부분이나 뒷이야기 상상해 보기

․ 뮤직비디오(광고) 인물의 스테레오 타입

   소외된 자 “넘버 3, 파이란‘

   젊은이들 태양은 없다, 정글쥬스

․ 분위기와 배경 묘사하는 글쓰기

<말하기 듣기>

․ 드라마의 대본이나 장면을 일정 부분을 보여주고 대화 상황, 의사소통의 말하기

․ 드라마에 나오는 특정한 주제에 대한 토론

 (예) MBC드라마 ‘아줌마’에 나오는 결혼관, 가정관에 대한 가치 평가

․ 시사 다큐 프로그램 시청 후 토론 (예)시사매거진, 현장 다큐 등

․ 주제 토론하기:  역사/인권/미래의 사회/

<언어>

․ 드라마나 영화 속에 나타난 말의 양상들 살피기

 (예) 방언, 비속어, 은어

․ 광고에서 유행한 말 상품명에서 외국어와 국적불명의 언어 양상

․ 은어, 속어, 방언, 비어, 조어 등의 언어사용 실태

․ 광고에서 반복되는 신화

   보는 바와 같이 일련의 틀을 세우고 정리를 하고 보니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의 접점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BFI의 미디어 교육 개념32)을 이용한 매체연구부의 대중매체 얽어서 보기 연구는 이렇듯 국어교사들이 현장의 요구와 경험을 통해 외부의 연구와 이론을 재구성함으로써, 어떻게 매체교육의 가능성을 한 뼘 한 뼘 넓혀나가고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3. 2. 국어과 매체교육 사례

2000년 이후 매체교육에 대한 인식과 논의가 깊어진 만큼 현장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성과를 일구어냈다.   이 다양한 양상의 사례들을 한두 가지로 묶어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미디어 교육과정의 분류 틀을 빌려 국어과 매체교육 사례 소개의 도구로 쓰고자 한다.

   이영숙33)은 지식 영역 중심으로 미디어 교육과정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먼저 주제(issue) 중심의 미디어 교육과정이다. 주제 중심의 미디어 교육과정은 그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주요한 미디어 관련 논쟁들을 미디어 교육과정의 중심적인 지식영역으로 선정하는 유형이다. 그 사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매스미디어 관련 이슈-성, 폭력, 사회관계, 스테레오 타입-들을 주제별로 선별하는 것이다.

   둘째, 매체 중심의 미디어 교육과정이다.  이는 각 매체를 중심으로 미디어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유형으로 텔레비전, 영화, 라디오, 신문 등 매체별로 관련된 내용들을 미디어 교육의 지식의 범주로 분류하는 경우이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력의 획득을 미디어를 통한 ‘읽기’, ‘쓰기’능력을 갖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면서 대두된 개념이다.

   셋째, 개념 중심의 미디어 교육과정이다. 미디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미디어에 대한 지식 습득이나 내용전달이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 개발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두된 교육과정이다. 랜 매스터맨은 커뮤니케이션, 내포, 중재, 이데올로기, 장르, 도상, 약호 등의 개념을 학생들이 꼭 배워야할 것으로 규정한 미디어 교육과정을 제시하기도 했다.

3. 2. 1. 전국국어교사모임의 ‘우리말 우리글’ 사례

전국국어교사모임은 2001년도에 중학교 1학년용 대안교과서 ‘우리말 우리글’ 발간을 시작으로 2002년에 중2, 고1 ‘우리말 우리글’을, 올해에는 중3 ‘우리말 우리글’을 완간했다.

이미 선보였던 '우리말 우리글' 3권은 각기 2만~4만권씩 팔려나갔을 만큼 학교현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략) 이 책은 무엇보다 10대들의 마음에 접근하려 한 신개념 교과서다. 우선 문학작품 위주의 읽을거리를 담은 국어책이라는 통념과 달리 광고와 만화.영화.신문기사.대중가요.그림들을 넘나드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중앙일보, 2003년 4월 19일

‘우리말 우리글’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아이들의 구미에 맞춘 재미있는 교과서라는데 있지 않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우리말 우리글’이 갖는 진정한 의미는 그 출간 과정에 있다. 완간 5년 전부터 대안 교과서를 논의하면서 외국의 교과서와 자국어 교육과정을 탐구하고, 현장에 맞는 우리식 국어교육과정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아이들과 호흡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국어교육 텍스트의 외연은 자연스럽게 광고와 만화, 영화, 신문기사, 대중가요로 넓어진 것이니 책 몇 권의 출간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소득이 참으로 크다.

본고는 여기서 ‘우리말 우리글’이 가져다 준 소득을 미디어 교육과정의 틀로 거두어들이고자 한다.

3. 2. 1. 1. ‘우리말 우리글’ -주제 중심으로 매체교육 접근 : ‘우리들의 성’ 단원

그림 3) ) 전국국어교사모임, 「중학교 3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나라말, 277쪽

그림 4) ) 전국국어교사모임, 「중학교 3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나라말, 279쪽

대안 교과서 ‘우리말 우리글’의 대단원 체제는 주제를 중심에 두었다. 7학년(중 1)에서부터 10학년(고 1)에 이르기까지 11개에서 13개에 이르는 대단원들은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소단원들을 통합하여 제시하였다. 일례로 고등학교 1학년 대안 교과서의 경우, 8단원 흔들리며 피는 꽃은 청소년의 내적/외적 성장을 다룬 대중가요와 소설, 학생글을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제에 의한 매체교육이 국정 교과서의 경우에 비해, 보다 부드럽게 수업에 합류할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우리말 우리글’의 경우, 9단원 아름다운 성을 위하여 단원은 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소단원 1은 이순원의 장편 소설 「19세」에서 취해 성에 대한 호기심을 이야기했으며, 소단원 2는 소설 「테스」의 첫날 밤 장면을 발췌해 순결의 문제를 다루었다. 소단원 3은 이영자(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의 ‘상품이 되어 버린 성’을 바탕글로 삼아 현대사회에서 성을 상품화시키는 상업주의를 고발하고 있는데, 첫 번째 관련 활동으로 총 7편의 광고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꼭지를 마련하고 두 번째 관련 활동으로 성을 상품화하는 광고를 모둠별로 찾아 이를 다시 바람직한 광고로 재창조하는 꼭지를 마련했다.

3. 2. 1. 2.  ‘우리말 우리글’

           - 매체 중심으로 매체교육 접근 : ‘텔레비전과 광고’, ‘만화와 인테넷’, ‘신문’ 단원

그림 5) ) 전국국어교사모임, 「중학교 2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나라말, 300쪽

  

그림 6)  ) 전국국어교사모임, 「중학교 3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나라말, 289쪽

대안 교과서 ‘우리말 우리글’의 대단원 편성은 전술한 바와 같이 주제 중심이었으며, 그 주제에는 매체에 대한 장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텔레비전, 만화, 인터넷 등의 매체를 별도의 단원으로 배치한다는 것은, 시나 소설만 배우는 단원 등을 없애고 다양한 텍스트를 하나의 주제로 모으되 그 속에서 말하기/듣기/읽기/쓰기를 일궈 낸다는 기본 정신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대안 교과서에 대한 논의와 개발의 첫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기에 국어과 제 영역에서 매체를 충분히 녹여낼 만한 성과나 연구 사례는 너무나 부족했다. 하여 부득이하게 전체적인 틀에 균열을 만들면서까지 매체에 대한 장을 만들었던 것34)이다.

구체적으로 중학교 3학년의 ‘너 신문 보니’ 단원을 살펴보면서 국어교사들이 매체를 갈래별로 교육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먼저 대단원 개관에서 신문은 가장 오래된 정보 전달 매체로서 세상과 의사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됨을 강조했다. 맛보기에서는 모둠별로 다양한 신문을 가지고 와서 다양한 기준으로 신문을 나누어 보고, 신문의 전체적인 구성을 논하게 했다. 소단원 1에서는 신문이 주는 유형별 정보, 이윤 추구의 면, 변화상, 우리 신문의 역사, 신문의 기능, 독자의 몫 등을 소개하는데 자못 지루해질 수 있는 단원이기에 만화를 바탕글로 활용했다. 소단원 2에서는 기자나 편집자의 관점에 따라 기사문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비교해 보고, 자신이 직접 취재 수첩을 통해 기사문을 쓰도록 했으며 덧붙여 사설이 가지는 논설문적 성격을 토대로 표제/주장/근거를 분석토록 했다. 또 소단원 2는 신문의 보도 사진이 가지는 기능과 기사와의 상관 관계를 다루는가 하면 만화와 만평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바로 읽는 훈련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소단원 3은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의 편집을 비교해 효과적인 정보 전달 방법으로서의 신문 편집을 이야기한다.

필자가 보기에, ‘우리말 우리글’이 제시하는 갈래별 매체교육은 바탕글에 대한 이해의 방식(국어교과서에 실린 환경 관련 바탕글을 이해시키기 위해 환경에 관한 다양한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학습하듯이)과 국어수업의 전통적인 개념이 매체의 언어적 특성과 결부되는 방식으로 구조화되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중학교 1학년은 ‘7단원 텔레비전과 광고’, 중학교 2학년은 ‘만화와 인테넷’, 중학교 3학년은 앞서 이야기한 ‘너 신문 보니’ 단원을 두어 매체별로 해당 갈래를 바로 볼 수 있는 비판적 읽기 능력을 배양하도록 했는데, 이는 매체 중심의 매체교육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3. 2. 1. 3.  ‘우리말 우리글’ - 개념 중심으로 매체교육 접근 : ‘이미지 세상’ 단원

그림 7) ) 전국국어교사모임,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나라말, 213쪽

그림 8) ) 전국국어교사모임,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나라말, 220쪽

이 단원은 ‘우리말 우리글’의 단원 편제에서 매체 단원으로 할당되었다. 다만 이전의 매체 단원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갈래별로 매체를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이미지(심상)라는 핵심 개념으로 묶어 내었다는 점이다.  

   랜 매스터맨은 커뮤니케이션/내포/중재/이데올로기/장르/도상/약호 등의 개념을 학생들이 꼭 배워야할 것으로 규정한 바 있는데, 본 단원은 매체를 다루기 위해 핵심적인 개념으로 이미지를 잡아낸 것이다. 이 단원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았기에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이미지에 대해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는 것으로 상정하고 교재를 개발해 나갔다.

   대단원 맛보기에서는 사과와 관련된 여러 이미지들을 소개하고, 모둠별로 하나의 주제를 잡아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를 발표하게 하였다. 소단원 1에서는 이미지 언어에 대한 바탕글을 주고, 가뭄을 다룬 여러 장의 보도 사진을 제시하고 그 사진이 가지는 표현 방법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석하게 했다. 또 KTF 광고를 이용하여 장년과 청년의 삶이 표현된 광고 사진의 이미지를 분석하고, 영화 ‘쉬리’ 포스터를 보고 상반된 이미지를  주게 된 사진 속의 여러 요소를 읽어내게 했다(위 사진 왼쪽). 소단원 2에서는 광고 등의 매체에서 이미지가 어떻게 현실을 재창조하는 지 바탕글로 제시했고, 관련 활동으로 테이스터스 초이스와 맥심 커피 광고에 드러난 여성의 이미지를 분석하고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이 가지는 이미지를 분석하도록 했다. 소단원 3에서는 디지털 헤모35)의 사진 뜨개질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이미지로 표현하기를 시도한다. 여러 사진들에 제목을 붙여보고, 순서를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고, 어울리는 배경 음악과 효과음 혹은 대사를 넣어 사진과 음악/대사가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조화로운 영상물을 제작하도록 돕고 있다.

   본 ‘이미지 세상’ 단원은 앞으로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매체연구부의 ‘국어 시간에 매체 읽기’ 교재 개발의 기본 방향도 이를 토대로 하고 있다. 다만 이런 성과가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나오려면, 이미지 세상 단원에서 디지털 헤모의 도움을 받았듯이 국어교육 관련자들과 매체교육 관련자들이 보다 활발하게 서로의 정보와 결과물들을 교환하여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이 공유해야할 핵심 개념에 대한 합의점들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3. 2. 2. 매체연구부의  활동과 성과

매체연구부는 98년 전국국어교사모임의 연구모임으로 처음 결성된 이후 한결같이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의 소통을 목표로 정진하여 왔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교과서 개발에 모임의 선생님들이 참여함으로써 그간의 연구 성과를  대안 교과서 개발에 녹여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고, 그와 동시에 자체적으로 매체 교육에 관련한 연구와 사례 정리에 힘을 다했다.

지난 2002년의 경우 매체연구부는 세 개의 소모임을 운영하였다. 그 첫째는 고등학교 수업 모임이고, 둘째는 매체말(매체언어) 모임이었으며, 셋째는 삶의 시 삶의 노래 제작 모임이었다. 고등학교 수업 모임은 지난 2월에 매체연구부 발표회 자료집을 통해 고등학교 국어 (상) 교과서 수업 자료를 개발/보급했으며, 올해 역시 국어 (하) 교과서 수업 자료를 개발 중이다. 매체말 모임 역시 발표회 자료집을 통해 그간의 성과를 발표하였으며, 올해의 경우 매체 읽기 교재 개발의 주도적 책무를 맡고 있다. 삶의 시 삶의 노래 제작 모임은 시노래 교재를 출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었으며 현재 매체 읽기 교재 개발에 합류했다.

이 절에서는 매체연구부의 활동과 성과가 국어교사들의 매체교육에서 어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지, 역시 미디어 교육과정의 분류 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3. 2. 2. 1. 매체연구부의  ‘고등학교 수업 자료 개발’ 사례36)

앞서 말했듯이 매체연구부의 수업연구팀은 고등학교 1학년 국정교과서 수업을 보완하고,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수업자료집을 개발했다. 이들 작업의 중심이 되는 것이 국정교과서다 보니, 학생들의 눈과 귀를 잡기 위해 매체를 활용한 경우가 많다.

고 1 국어 (상) 교과서의 1 단원 읽기의 즐거움과 보람 (1) 황소개구리와 우리말 단원은 황소개구리가 우리 생태계를 점령해버렸듯이, 우리말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외국어가 언어의 텃밭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업자료 개발진은 이 소단원의 도입을 위해 만화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수업에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유도하였다.

① 위 만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위 만화가 표현하고 있는 세계의 모습은?

② 위와 같은 일을 자신도 겪은 적이 있다면 한번 이야기해 보자.

③ 그림 (가)에 나타난 표현과 같은 낯선 표현을 왜 사용하고 있을까?

④ 그림 (다)에서 “세종대왕님이 통곡하십니다”라는 말의 속뜻은 무엇일까?

만화 자료와 이를 토대로 한 발문을 통해 본문 학습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게 한 것이 매체활용교육의 예라면 아래 소개한  ‘한 걸음 더(심화 학습)’와  ‘수행 평가’ 활동은 국어교과서 수업을 매체교육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있는 예이다. ‘한 걸음 더’에서는 우리말 사랑의 측면에서 통신(인터넷) 언어의 문제를 조망케 하였으며, ‘수행 평가’에서는 신문, 방송 등에서 우리말이 잘못 사용되는 예를 찾고, 또 우리말 사랑을 주제로 한 공익 광고를 만들어 보도록 제시했다.

심화 학습

④ 기존 문법을 파괴한 통신 언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경제성의 측면에서 통신 언어의 출현을 파악했습니다. 즉 “서울”보다는 “설”이 입력하기 빠르니까 그만큼 경제적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의 통신 언어의 현실은 경제성만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낯선 언어 표현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⑤ 통신 언어 식의 언어 표현은 일상생활에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신 언어 식의 표현의 확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⑥ 인터넷 문화 속에 존재하는 신조어, 문법 파괴 등의 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서 말해 봅시다. 

수행 평가

③ 신문, 방송 등 공적 매체의 언어가 일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매우 크다. 따라서 신문, 방송 등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어법 등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자 이제 사명감을 가지고 신문, 방송 등에서 우리말이 잘못 사용되고 있는 사례를 찾아 보자.

④ 광고는 어떤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말 사랑을 주제로 하여 공익 광고를 만들어 보자. 기존의 광고를 패러디하는 것이 쉽지만, 새로운 광고 문구를 만들어 광고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고등학교 수업 모임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국정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매체교육을 진행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깨트려 나가고 있다.  현행 교과서를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매체 환경을 안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길을 국어 수업에서 열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수업 모임의 사례는 매체를 활용한 수업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단원의 성격과 바탕글의 내용에 따라 보강된 학습활동과 수행 평과 과제는 주제 중심의 미디어 교육과정과 개념 중심의 미디어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그것을 현장에서 풀어내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겠다.

3. 2. 2. 2. 매체연구부의 가칭 ‘삶의 시, 삶의 노래’ 사례

   지난 2월  일, 매체연구부 연구 발표회 자료집37)에는 출간을 앞둔 단행본을 미리 맛볼 수 있는 꼭지가 실려 있었다. 여기 소개된 가칭 ‘삶의 시, 삶의 노래’는 고등학교 1학년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시노래(우리 주변에서 불리는 노래가 된 시들-예를 들어 김소월의 ‘진달래꽃’, 정지용의 ‘향수’, 서정주의 ‘푸르른 날’ 등)를 국어시간에 읽어내고, 음악으로 향유하며, 타 매체와 얽어 읽기를 시도하는 교재이다.  2001년도 정왕고등학교 국어선생님들이 시작한 작업을 2002년도에는 매체연구부가 이어받아 작년 말에 마무리 짓고 현재 교정과 디자인 작업 중이다. 아래는 출간될 원고의 일부로 김용택의 시에 김현성이 곡을 붙이고 노래를 부른 시노래에 대한 발문의 일부이다.

같이 읽기

① 이 시를 읽고 시적 상황을 잘 생각해 보고, 이야기 글로 만들어 보자. (그림에 자신이 있는 학생은 시적 상황을 한 장면의 그림으로 표현해 보자.)

② 위 가사에 그려진 풍경을 고려할 때, 이 시를 노래로 만든다고 할 때 어떤 갈래의 음악, 어떤 악기가 어울릴 지 이야기해 보자.

같이 부르기

① 다음은 장사익의 앨범 ‘기침’에 수록된 ‘삼식이’라는 노래이다. ‘이 바쁜 때 설사’와 모티프의 공통점, 가사에 얹은 가락과 악기들을 비교해 보자. 또 우리 문학의 전통적인 정서 중 하나인 해학이 담겨진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자.

② 다음에 나오는 작품은 판소리계 소설 ‘흥보전’이다. 다음은 흥보가 놀보로부터 쫓겨 난 다음 새로 집을 짓는 장면이다. 당시 서민들 역시 흥보와 마찬가지로 비도 제대로 피하지 못하는 집에 살았지만 다음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결코 웃음을 잃지 않는다. 김용택의 시 「이 바쁜 때」는 날마다 허리도 제대로 피지 못하는 노동의 현실 속에서도 웃음의 정신을 잃지 않는 건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하여 두 작품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고 각각의 웃음을 비교해 보자.

③ 다음은 DJ D.O.C의 노래 ‘머피의 법칙’이다. 노래하는 이의 상황을 서로 비교해 보고. 기분을 생각해 보자. 또 ‘머피의 법칙’에 해당할 만한 자신의 경험을 친구와 나누어보자.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현장에서 노래가 된 시를 소개하고 음악적으로 체험하며, 다른 시와 대중가요/영화에서도 동일한 핵심 정서나 이미지, 모티프 등을 찾아내고 비교하게 유도하는 등 여러 매체를 텍스트로 인정하고 그것들을 얽어 읽고자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삶의 시, 삶의 노래’는 부분적으로 개념 중심의 매체교육과정에 가까운 방향을 살리고 있다.

3. 2. 2. 3. 매체연구부의 가칭 ‘국어시간에 매체 읽기’ 사례38)

2002년 매체말 모임의 성과39)를 밑바탕 삼아, 2004년 상반기 출간을 목표로 매체연구부가 개발하고 있는 매체읽기 교재가 바로 가칭 ‘국어시간에 매체 읽기’이다. 이 교재는 통합교과적인 미디어교재가 아니다. 기존의 미디어 교재가 실제 중등교육기관에서 쓰이기에는 다소 불편한 매체 갈래 중심의 통합교과형 교재였다면, 이 교재는 국어교사를 위해 만들어지는 교재이다. 아래에 소개하는 것처럼 단원명과 차례를 보면 이 교재가 개념중심의 매체교육 교재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어시간에 매체읽기’의 단원은 다음과 같다.

    1. 리듬에 네 몸을 맡겨라-운율과 리듬      2. 심상(이미지)

    3. 은유와 상징                            4. 그를 만나는 볕 좋은 오후-인물

    5. 이야기를 들려줘-서사와 구성            6. 누가 말하고 있지?-시점

    7. 혜화동에서-시각언어                    8. 아리랑 콘서트-청각언어

    9. 정보전달과 설득                        10. 의사소통의 상황

    11. 비판적 읽기

단원 설정과정에서도 우리가 국어교육의 내용 영역과 매체의 내용영역의 교집합을 설정하여, 매체 속에서 국어의 내용과 관련된 요소를 추출했다. 같은 모임의 교사들이 평소 자신이 수업한 경험이나 전국국어교사모임 전체자료실, 매체연구부-내가 한 매체 수업 등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검토하였다.

인물 단원의 학습 내용으로 추출한 것은 다음과 같다.

   인물의 유형        인물의 행동에 대한 평가

   인물의 전형성      인물의 해석과 창조

‘인물의 유형’은 평면적/개성적, 주동/반동, 전형적/개성적 인물 등 다양한 인물의 유형을 만화나 영화와 같은 비활자 매체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인물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인물의 행위를 평가하고 나아가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에 맞게 변화시켜 보는 활동으로 만들기로 했다. ‘인물의 전형성’은 전형성을 부여하거나 혹은 파괴하는 것을 통해서 인물을 바라보게 했다.

인물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자 한 영역은 네 번째 ‘인물의 해석과 창조’의 ‘창조’ 부분이었다. 도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학습활동을 설정하기 위해서 가장 신경 쓴 부분도 ‘창조’의 영역이었다. 그리고 매체 읽기 교재를 개발하면서 우리가 생각한 것은 ‘이름’ 그 자체에 대해 학생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었다.

   1. 맛보기

   2. 소단원-(1) 내 이름을 묻지 마세요

   3. 소단원-(2) 1978년 10월 28일 일요일 맑음

   4. 소단원-(3) 그의 이야기를 들어봐

   5. 심화, 마무리

맛보기에서는 전체 단원의 도입 부분으로 간단한 만화 그리기 활동을 통해서 인물의 특징을 설정하고 표현해 보도록 했다. 친구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전형성과 개성적인 표현을 찾아보게 했다. 실제로 2, 3학년 학생들의 활동에서 개구쟁이 꼬마는 ‘야구모자, 주근깨, 천진한 표정, 청바지’, 화가 난 여선생님은 ‘안경, 갸름한 얼굴, 마른 몸매’, 어여쁜 공주는 ‘왕관, 레이스(달린 옷), 눈이 큰 서구형 미인 얼굴’ 등의 공통점을 자신들의 그림에서 발견하곤 놀라움을 나타냈다.

첫 번째 소단원 ‘내 이름을 묻지 마세요’에서는 ‘이름 짓기(네이밍 naming)'와 ’아이디(ID), 아바타(Avatar) 등에 대한 바탕글을 통해서 인물의 성격에 맞는 이름, 별명, 아바타 등을 만들어 보는 학습활동을 제시하고 있다. 수업시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을 부를 수 있는 명칭을 찾아보게 하는 것도 도입활동으로 유용하다. 이름이 아닌 별명, 인터넷 커뮤니티 아이디, 버디버디 아이디, 이메일 주소, 주민등록번호, 출석번호 등이 있음을 적어보게 하고, 그 중에서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을 찾아보게 하거나 없다면 새로 만들게 했다.

소단원 (2)에서는 ‘1979년 10월 28일 일요일 맑음40)’이라는 단편 영화를 바탕글 삼아 인물의 유형, 인물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인물의 제시 방법인 ‘보여주기와 말하기’가 영상언어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제시되는지를 영화 ‘스모크’(웨인 왕, 1995)의 마지막 부분인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학생들은 바탕글로 제시된 시놉시스와 대본 일부를 보면서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보고, 교사는 학생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지적해 준다.

인물단원의 세 번째 단원은 ‘인터뷰 활동’ 하기이다. 인터뷰 활동은 인물단원에서 처음에 우리 팀이 제시한 학습 내용 모두를 다룰 수 있고, 특히 사진 찍기나 비디오카메라 촬영 같은 매체 기기를 다루는 활동을 실제적으로 해 볼 수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바탕글에 대한 이해를 통한 다음 단계는 인터뷰의 방식과 태도에 관한 문제를 고민해 보게 했다. 잡지 혹은 프로그램의 성격과 대상층에 따라 동일한 인물을 인터뷰하더라도 어떤 다른 질문을 하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서 말하기의 전략을 공부할 수 있고, 인터뷰 대상자가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를 통해서 ‘태도’의 문제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서 아래와 같은 인터뷰 계획서를 만들고, 실제 인터뷰를 촬영 작업과 함께 진행해 보게 했다.

인물단원의 마무리․심화 활동은 첫 번째로 만화책에 등장하는 영웅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에 관한 글-‘그들의 일그러진 영웅’41)을 읽고 거기에 등장하는 영웅 중 한 명(배트맨, 수퍼맨, 데어데블, 스파이더 맨, 엑스맨 등)을 영웅소설의 유형적 구조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묻고 있다. 다른 활동으로는 ‘슈렉과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전략’42)이라는 글을 통해 ‘슈렉’의 피오나 공주와 슈렉이 인물의 전형성을 깨뜨리는 인물임을 살펴보고, 다른 작품에서 사례를 찾는 활동을 제시했다.

   ‘국어시간에 매체 읽기’ 사례는 인물의 유형/인물의 행동에 대한 평가/인물의 전형성/인물의 해석과 창조라는 주요 영역을 설정하고 이 영역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텍스트로 삼아 교재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확실한 개념 중심의 매체교육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현행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이 목표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대단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바탕글을 제시하고 있는 체제이기에  ‘국어시간에 매체 읽기’ 사례는 국어과 교육과정 개발자와 교과서 개발자들에게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겠다.

4. 마무리

지금까지 매체 활용 국어수업을 포괄하여 국어교사들이 펼친 매체교육을 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인식과 논의 과정, 그 성과를 개괄적으로 소개해 보았다.  특히 90년대 후반 멀티미디어 수업의 동의어로 볼 수밖에 없던 매체 활용 수업이 2000년 이후 본격적인 매체교육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보았고, 전국국어교사모임과 매체연구부가 진행해 온 연구와 성과들이 가지는 의미를 정리해 보았다.

돌이켜보면 국어교사들 역시 매체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왔으며, 이를 교육 현장에서 풀어내려고 노력하여 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비근한 예가 국어과 매체 활용 수업으로부터 시작한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교육과정 2000 개발과 이를 토대로 한 대안 교과서 ‘우리말 우리글’ 발간, 그리고 매체연구부의 고등학교 수업 자료집 개발/삶의 시 삶의 노래 출간 준비/국어 시간에 매체 읽기 교재 개발인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성과와 현장 사례들이 매체교육 연구자가 제시한 매체교육과정의 틀(주제 중심, 매체 중심, 개념 중심의 틀)을 전체적으로 모두 수용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국어교육과 매체교육의 만남을 낙관하고자 한다.

다만 이러한 국어교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힘이 실리려면 새롭고 전향적인 국어교육과정의 개발과 수업교재에 대한 재인식을 전제로 한 국정교과서 체제의 개편이 꼭 필요하며, 국어교육계 내에서 연구자들과 현장 교사들의 활발한 의사소통과 공동연구가 선행되어야 함을 이야기해 두고 싶다. 물론 이때 국어교육 관련자들과 미디어 교육 관련 기관/모임과의 정보와 인적 교류가 동반되어야 국어교사들이 펼치는 매체교육이 보다 체계적이고 발전적인 교육운동으로 펼쳐질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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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미디어 교육 현황

김  현 옥 ( 경실련 미디어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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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 미디어워치에서는 매스미디어의 최대 소비자인 청소년들에게 '미디어 바로 보기'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그들이 단순히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