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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에서 1시간 10분이면 갈 수 있 는 추자도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 문에 그 매력이 배가 되는 곳이다. 지난달 24일 대서리에서 후포 해변 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안내판을 따 라 나바론 하늘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나바론 절벽은 대서리 소재 속칭 용 둠벙에서 독산, 큰산 및 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다쪽 경사면으로 2.1㎞이다. 나바론 절벽이라는 명칭은 낚시를 온 외지인들이 제2차 세계대 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 요새 에 나오 절벽처럼 험하다고 해서 나바론 절벽으로 부르다가 이름 붙여졌다. 끝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계단길에 불타 는 허벅지를 다독이며 30분쯤 올랐다. 절벽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딱히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수직에 가깝게 해안으로 절벽이 펼쳐지는 곳 이 나타났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을 하면서도 높이 때문인지 오금이 저려 왔다. 바다를 끼고 절벽가를 걸으니 하늘길이라는 명칭이 어울렸다. 바다 너머로 한라산까지도 훤히 보인다고 하는데 이날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 날이기는 했지만 바다쪽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바다에 보이는 것은 추자 군도에 속하는 섬들 뿐이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나바론 하늘길 탐방로에는 절벽뿐만 아니라 여러 자 연의 모습이 하나의 길을 구성하는 것 같았다. 전망대라고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나바론 절벽이 시원하게 내려 다 보이고 몇 발자국 옮기면 바다를 보며 쉬어갈만한 곳이 나오고, 땀 흘 리고 더울 것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그늘진 숲길이 나왔다. 나바론 절벽을 지나 30분쯤 걸어가 면 두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을 하면 추자도에서 가장 높은 등대산을 거쳐 추자대교까지 있고 왼쪽으로 가면 추자처사각을 지나 영흥리 마을 로 빠져나갈 수 있다. 추자면은 지난해 상추자 봉골레산 일대 봉골레 노을길 나바론 하늘 , 하추자 돈대산 정상을 관통하는 돈대산 해맞이길 추석산 소원길 을 연결 개통해 총연장 9.3㎞의 추자 도 도보여행코스를 개발했다. 코스거리가 길진 않지만 산세가 험 해 하루에 전부 다 걷기엔 무리가 있 어 1박 2일 정도 일정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홍희선기자 [email protected] 이상덕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여자들 . 사진=(주)인디스토리 2017년 8월 4일 금요일 8 제주 에서 스마트폰 예술사진 찍기 (10) 갈매기가 있는 풍경(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영화세상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의 나바론 은 외지인들이 영화 나바론 에 나오는 절벽과 같이 험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한라보 DB 감독이라는 직함은 낯선데 이름은 낯 설지 않다. 한 명은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고, 한 명은 우리나라 유명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만 30여 편이 넘게 찍은 감독이 다. 본업에서 벗어난 그들이 만든 영 화는 어떨까? 각각 사랑과 청춘을 소 재로 한 영화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롭 지만, 영화 안에서 각각 그들만의 특 색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중국 대표 여배우 조미가 감독한 영화로 그를 중 국 내 최고 권위의 금계백화장 영화제 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타게 한 작품이 다. 연애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한 대 학 캠퍼스. 낭랑 청춘 정웨이(양자산) 는 오랫동안 한동네에서 자라 함께 사 랑을 키우던 린징(한경)이 돌연 미국 으로 떠났다는 말을 듣고 가슴 아파한 다. 갓 입학한 대학에서 모범생 건축 학도 천샤오정(조우정)을 만나게 면서 정웨이는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천샤오정 역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정웨이를 떠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대학을 졸업하 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정웨이와 천 샤오정은 재회를 하게 된다. 복고풍의 청춘 멜로 영화같지만 영화 후반부 어 린 시절의 사랑을 건조하게 그려내고 있는 장면에선 쓸쓸함이 가득 묻어난 다.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 ▶여자들=십센치, 요조, 정기고, 키 썸, 서인국 등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 디오를 찍은 이상덕 감독의 데뷔작이 자 첫 장편영화. 42회 서울독립영화제 31회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에 청돼 호평을 받았다. 작가 시형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진 인물이다. 자기 내면의 무언가를 찾고 싶은 시영은 전라도, 일본 등 여러 곳 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 지만, 작가로서는 정작 글 한 줄 쓰지 못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 사이 의 4편의 챕터로 나뉜 짧은 이야기들 을 엮은 장편 영화로 언뜻 한 남성의 욕구를 충족하는 판타지 로맨스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오늘날 모든 청춘의 처절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드라마 다.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조흥준기자 [email protected] 육지, 특히 서해안 관광지에서는 갈매기가 흔해서 여행객들이 스마 트폰 사진에 갈매기를 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셔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날아 가는 갈매기를 멋지게 사진으로 잡아낼 수 있다. 그런데 제주의 바 다와 해안에는 갈매기가 쉽게 눈 에 띄지 않는다. 제주는 갈매기가 특정 포구에 몰려 있다. 비양도가 보이는 한림읍 한수리가 그중 한 곳이다. 이곳은 갈매기와 기러기 솟대 가 있는 테마 마을이기도 한 데, 갈매기가 있는 풍경사진 장소 로는 제격이라 할 만하다. ☞스마트폰 예술사진 찍는 방법 (10) 갈매기가 있는 풍경사진을 찍기 위해 몇 가지만 알아두자. 먼 저, 멋진 바다나 하늘을 배경으로 갈매기와 잘 어울릴 사진 구도를 찾는다. (사진 예시: 비양도를 배 경으로 한 기러기 솟대) 바로 갈매 기를 찍겠다고 서두르지 말자. 이 어서, 그 구도 안에 갈매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 갈매기를 쫓아 카메라 렌 즈를 이리저리 움직이지 마시라. 다시 말하자면 미리 정해 놓은 구도 안으로 갈매기를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필자는 바로 이때를 위해 새우깡 을준 비해 다닌다. 일행이 있으면 옆에서 던져주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이런 새우깡 전법(?)은 제주에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제주 갈매기는 새우깡을 좋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청정 제주의 갈매기는 인스턴트는 별로 내 키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한수리는 새우깡이 없어도 될 정도로 갈매기가 많 아 괜찮다. 한 가지 더, 그 구도를 바꾸지 말고, 연사기능을 이용해 최대한 많이 찍도록 한다.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이나 비상하는 찰나의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수 스마트폰 사진가> 쉽게 스마트폰 예술사진 잘 찍는 법 저자/특강,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나바론 절벽서 하늘길 찾아 굽이굽이 제주 플레이스 (5)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

나바론절벽서하늘길찾아굽이굽이pdf.ihalla.com/sectionpdf/20170804-72095.pdf · 썸, 서인국 등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 디오를 찍은 이상덕 감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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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나바론절벽서하늘길찾아굽이굽이pdf.ihalla.com/sectionpdf/20170804-72095.pdf · 썸, 서인국 등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 디오를 찍은 이상덕 감독의

제주항에서 1시간 10분이면 갈 수 있

는 추자도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

문에 그 매력이 배가 되는 곳이다.

지난달 24일 대서리에서 후포 해변

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안내판을 따

라 나바론 하늘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나바론 절벽은 대서리 소재 속칭 용

둠벙에서 독산, 큰산 및 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다쪽 경사면으로

2.1㎞이다. 나바론 절벽이라는 명칭은

낚시를 온 외지인들이 제2차 세계대

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 요새 에 나오

는 절벽처럼 험하다고 해서 나바론

절벽으로 부르다가 이름 붙여졌다. 끝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계단길에 불타

는 허벅지를 다독이며 30분쯤 올랐다.

절벽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딱히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수직에

가깝게 해안으로 절벽이 펼쳐지는 곳

이 나타났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을

하면서도 높이 때문인지 오금이 저려

왔다. 바다를 끼고 절벽가를 걸으니

하늘길이라는 명칭이 어울렸다. 바다

너머로 한라산까지도 훤히 보인다고

하는데 이날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

는 날이기는 했지만 바다쪽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바다에 보이는 것은

추자 군도에 속하는 섬들 뿐이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나바론 하늘길

탐방로에는 절벽뿐만 아니라 여러 자

연의 모습이 하나의 길을 구성하는

것 같았다. 전망대라고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나바론 절벽이 시원하게 내려

다 보이고 몇 발자국 옮기면 바다를

보며 쉬어갈만한 곳이 나오고, 땀 흘

리고 더울 것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그늘진 숲길이 나왔다.

나바론 절벽을 지나 30분쯤 걸어가

면 두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을 하면

추자도에서 가장 높은 등대산을 거쳐

추자대교까지 갈 수 있고 왼쪽으로

가면 추자처사각을 지나 영흥리 마을

로 빠져나갈 수 있다.

추자면은 지난해 상추자 봉골레산

일대 봉골레 노을길 과 나바론 하늘

길 , 하추자 돈대산 정상을 관통하는

돈대산 해맞이길 과 추석산 소원길

을 연결 개통해 총연장 9.3㎞의 추자

도 도보여행코스를 개발했다.

코스거리가 길진 않지만 산세가 험

해 하루에 전부 다 걷기엔 무리가 있

어 1박 2일 정도 일정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홍희선기자 [email protected]

이상덕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여자들 . 사진=(주)인디스토리

2017년 8월 4일 금요일8

제주에서스마트폰 예술사진 찍기

(10) 갈매기가 있는 풍경(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영화세상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의 나바론은 외지인들이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절벽과 같이 험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한라일보 DB

감독이라는 직함은 낯선데 이름은 낯

설지 않다. 한 명은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고,

한 명은 우리나라 유명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만 30여 편이 넘게 찍은 감독이

다. 본업에서 벗어난 그들이 만든 영

화는 어떨까? 각각 사랑과 청춘을 소

재로 한 영화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롭

지만, 영화 안에서 각각 그들만의 특

색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중국 대표

여배우 조미가 감독한 영화로 그를 중

국 내 최고 권위의 금계백화장 영화제

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타게 한 작품이

다. 연애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한 대

학 캠퍼스. 낭랑 청춘 정웨이(양자산)

는 오랫동안 한동네에서 자라 함께 사

랑을 키우던 린징(한경)이 돌연 미국

으로 떠났다는 말을 듣고 가슴 아파한

다. 갓 입학한 대학에서 모범생 건축

학도 천샤오정(조우정)을 만나게 되

면서 정웨이는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천샤오정 역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정웨이를 떠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대학을 졸업하

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정웨이와 천

샤오정은 재회를 하게 된다. 복고풍의

청춘 멜로 영화같지만 영화 후반부 어

린 시절의 사랑을 건조하게 그려내고

있는 장면에선 쓸쓸함이 가득 묻어난

다.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

▶여자들=십센치, 요조, 정기고, 키

썸, 서인국 등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

디오를 찍은 이상덕 감독의 데뷔작이

자 첫 장편영화. 42회 서울독립영화제

와 31회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에 초

청돼 호평을 받았다. 작가 시형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진

인물이다. 자기 내면의 무언가를 찾고

싶은 시영은 전라도, 일본 등 여러 곳

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

지만, 작가로서는 정작 글 한 줄 쓰지

못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 사이

의 4편의 챕터로 나뉜 짧은 이야기들

을 엮은 장편 영화로 언뜻 한 남성의

욕구를 충족하는 판타지 로맨스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오늘날 모든 청춘의

처절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드라마

다.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조흥준기자 [email protected]

육지, 특히 서해안 관광지에서는

갈매기가 흔해서 여행객들이 스마

트폰 사진에 갈매기를 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셔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날아

가는 갈매기를 멋지게 사진으로

잡아낼 수 있다. 그런데 제주의 바

다와 해안에는 갈매기가 쉽게 눈

에 띄지 않는다. 제주는 갈매기가

특정 포구에 몰려 있다. 비양도가

보이는 한림읍 한수리가 그중 한

곳이다. 이곳은 갈매기와 기러기

솟대 가 있는 테마 마을이기도 한

데, 갈매기가 있는 풍경사진 장소

로는 제격이라 할 만하다.

☞스마트폰 예술사진 잘 찍는

방법 (10)

갈매기가 있는 풍경사진을 잘

찍기 위해 몇 가지만 알아두자. 먼

저, 멋진 바다나 하늘을 배경으로

갈매기와 잘 어울릴 사진 구도를

찾는다. (사진 예시: 비양도를 배

경으로 한 기러기 솟대) 바로 갈매

기를 찍겠다고 서두르지 말자. 이

어서, 그 구도 안에 갈매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 갈매기를 쫓아 카메라 렌

즈를 이리저리 움직이지 마시라. 다시 말하자면 미리 정해 놓은 구도 안으로

갈매기를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인데, 필자는 바로 이때를 위해 새우깡 을 준

비해 다닌다. 일행이 있으면 옆에서 던져주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이런

새우깡 전법(?)은 제주에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제주 갈매기는 새우깡을 좋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청정 제주의 갈매기는 인스턴트는 별로 내

키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한수리는 새우깡이 없어도 될 정도로 갈매기가 많

아 괜찮다. 한 가지 더, 그 구도를 바꾸지 말고, 연사기능을 이용해 최대한 많이

찍도록 한다.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이나 비상하는 찰나의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수 스마트폰 사진가>

쉽게 스마트폰 예술사진 잘 찍는 법 저자/특강,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나바론절벽서하늘길찾아굽이굽이

제주핫플레이스 (5)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