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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돌봄을 함께하는 전 세계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 - 장민경(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여성정책실) 지금의 노동환경,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올해 다보스포럼 1) 에서는 성차별해소,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 술 역량의 강화 등 11개 영역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버 넌스를 구축하고, 교육, 성 역할, 직장의 미래 등 14개 분야의 미래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였다. 다보스포럼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미래 노동의 형태와 내용이 과 거와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라질 거라는 것이다. 잦은 이 직, 평생학습, 다른 노동형태로의 전환 등에 적응이 요구되며, 이와 함께 현재와 같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일을 하기 보다는 탄력적 시간과 독립된 장소에서 일하거나, 스스로 조직하고 주 도하는 협업문화, 새로운 형태의 개인이 기획하고 결정하는 형 태의 학습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노동의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자 새 로운 기회의 공간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를 조 망해보고자 한다. 특히 전 세계 코워킹스페이스 성별 이용자 조사 분석 및 시사 점, 새로운 도전과 혁신 사례로서 일생활균형이 가능한 코워킹 스페이스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목차 1. 노동의 미래를 미리 만날 수 있는 일 공간, 코워킹스페이스 2 2. 코워킹스페이스와 젠더이슈 3 3. 내가 타깃이다. 나의 필요에서 출발한다 - Happy Hubbub, 호주 4 4. 자매들의 문제에 눈감지 않는다. 엄마들의 날개를 꺽지 말아라 - The Wing & Little Wing, 미국 5 5. 보육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문제이다 - #Radical Childcare, Impact HUB Birmingham, 영국 6 6.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 8 1) 다보스 포럼은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1971년에 창립한 국제포럼으로서 세계 정치·경제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세계가 직면한 문제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의견교환의 장으로 활용(정민, 2018). 계여성가족 정책동향 2018. 12. 31. 다르게 일하고 돌보는 상상을 현실로...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다르게 일하고 돌보는 상상을 현실로...커뮤니티 제공, 네트워킹 문화, 각종 라운지 서비스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 특징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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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돌봄을 함께하는 전 세계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 -

장민경(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여성정책실)

지금의 노동환경,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올해 다보스포럼1)에서는 성차별해소,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

술 역량의 강화 등 11개 영역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버

넌스를 구축하고, 교육, 성 역할, 직장의 미래 등 14개 분야의

미래 시스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였다.

다보스포럼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미래 노동의 형태와 내용이 과

거와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라질 거라는 것이다. 잦은 이

직, 평생학습, 다른 노동형태로의 전환 등에 적응이 요구되며,

이와 함께 현재와 같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일을 하기 보다는

탄력적 시간과 독립된 장소에서 일하거나, 스스로 조직하고 주

도하는 협업문화, 새로운 형태의 개인이 기획하고 결정하는 형

태의 학습의 중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노동의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자 새

로운 기회의 공간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를 조

망해보고자 한다.

특히 전 세계 코워킹스페이스 성별 이용자 조사 분석 및 시사

점, 새로운 도전과 혁신 사례로서 일생활균형이 가능한 코워킹

스페이스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목차

1. 노동의 미래를 미리 만날 수 있는 일 공간, 코워킹스페이스 2

2. 코워킹스페이스와 젠더이슈 3

3. 내가 타깃이다. 나의 필요에서 출발한다 - Happy Hubbub, 호주 4

4. 자매들의 문제에 눈감지 않는다. 엄마들의 날개를 꺽지 말아라 - The Wing &

Little Wing, 미국5

5. 보육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문제이다 - #Radical Childcare, Impact HUB Birmingham, 영국

6

6.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 8

1) 다보스 포럼은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1971년에 창립한 국제포럼으로서 세계 정치·경제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세계가

직면한 문제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의견교환의 장으로 활용(정민, 2018).

세계여성가족 정책동향 2018. 12. 31.

다르게 일하고 돌보는 상상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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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동의 미래를 미리 만날 수 있는 일 공간, 코워킹스페이스

‘2050년 노동의 미래’ 보고서2)에서는 다음과 같은 맺음말로 보고서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인공지

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다. 단지 과거 산업혁명과 같이 일자리의 형

태를 바꿀 뿐이다.’ 구체적으로 지식 기반형 ‘사무직’은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내용 과거/현재 미래

법적 형태 ∙ 고용관계가 지배적 ∙ 독립적 형태 및 프리랜서 형태가 크게 확산

직업 선택 및

변경

∙ 가능한 오래 일하기 위해 ‘생계형’ 직업

및 고용주 선택∙ 잦은 직업 변경, 자발적 및 비자발적 선택 가능

노동 장소 및

형태

∙ 고용주가 표준을 제시

∙ 대개 본사 사무실

∙ 지식노동자가 자유롭게 노동장소 선택

∙ 이동식 사무실, 코워킹스페이스

직업교육

시간

∙ 형식상 대부분 취업 이전에

∙ 취업 이후에는 사안별로

∙ 시간 제약이 있는 고정된 시간에

∙ 새로운 직업이나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는 동안에 필요

에 따라 본인이 직접 통제

∙ 평생학습: 일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직업이나 업무를

변경하지 않을 경우에도 지속적 학습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장소라는 의미의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유

연하면서도 장소에 독립적인 노동형태로 일하는 사람들, 일에 있어 통제와 선택을 할 수 있는 자기결

정성과 동료 학습이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협업문화로 대표되는 곳이다.

이 공간은 이용자의 이용 패턴에 부합하는 멤버십 제도를 선택하여 공간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 외에

커뮤니티 제공, 네트워킹 문화, 각종 라운지 서비스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코워킹스페이스는 2015년 8,900개에서 2018년 말까지 18,900개가 생길 것으로 예측되

며, 약 169만 명이 코워킹스페이스에 근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기준에 비해 약 3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공유 공간 및 협업 문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3)

이처럼 미래형 노동의 내용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성별

비율과 특징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2) Cornelia Daheim·Ole Wintermann・박명준, 2016, “독일 베텔스만재단 ‘2050년 노동의 미래’ 보고서”, 국제노동브리프, 14(6), 25-46.

3) Why People Thrive in Coworking Spaces, September 2015 issue (p.28, 30),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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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워킹스페이스와 젠더이슈

글로벌 코워킹스페이스 이용자 분석 자료4)에 따르면 코워킹스페이스 이용자 중 여성은 2012년

33%에서 2017년에 44%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eskmag

비교 기준으로서 세계은행 통계 기준 남성 노동인구를 100으로 볼 때 여성 노동인구 지수는 2005

년 68.397을 정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2012년 67.327, 2017년에는 소폭 상승하여

67.453이다.

이 수치에 비해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여성이용자 44%라는 숫자는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코워킹스페

이스는 프리랜서, 스타트업 같은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던 사무실 환경에

서 멤버십이라는 자원 공유를 통해 자신들의 일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도 주목받

고 있는데 이런 일터를 사용하는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용자 비율이 높다고 장밋빛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보인다.

Ⓒdeskmag

4) 코워킹스페이스 전문 리서치 미디어 기관인 deskmag에서는 매년 글로벌 코워킹스페이스 관련 서베이에 기초한 통계 자료를 내놓고 있는데 2017년 10월

기준 1,184,000명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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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나이, 자녀유무별 특성을 살펴보면, 생애주기 상 결혼, 출산, 양육 시기와 겹치는 30-49세

여성 비율이 현저히 감소하는데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특징 중 하나인 M자 곡선과 일맥상

통한다. 결혼상태 별로 보면 결혼한 여성은 37%, 비혼(동거포함) 여성 52%로 나타났다. 자녀별 특

성을 보면 자녀가 없는 경우 남성대비 여성이 51%로 남성보다 많으나, 자녀의 수가 한명씩 늘어나

는 순간부터 비율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자녀의 수가 여성 고용지속과 무관하지 않음을 글로벌 코워

킹스페이스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미래 노동을 논하고 있고, 주 40시간 노동의 종료도 거론되는 상

황에서 3040 자녀를 둔 여성들은 미래 노동 현장을 견인할 주체가 되지 못하고 여전이 일터에서

사라지고 있는 현상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다른 상상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일과 개인의 삶, 이

두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을 만들고 꾸려나가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지금 시점에서 어떤

상상력이 필요한지 생각해볼 계기로 삼고자 한다.

3. 내가 타깃이다. 나의 필요에서 출발한다 - Happy Hubbub, 호주

Happy Hubbub(이하 ‘해피 허버브’)는 호주에서 처음으로 두 명의 일하는 엄마들이 만든 공간이다.

Hub는 일터, Bub는 보육 공간이다. 한 개 층을 크게 세 개 섹션으로 나누어 독립된 사무실형 공간,

공유 사무 공간, 그리고 아이들의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창업자인 두 여성들은 자신들이 항상 바

랐던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인증된 보육 서비스와 함께하는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든 것이다. 호

주에서도 여성의 창업은 남성에 비해 두 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인데, 특히 사업의 성공에서

가장 큰 장벽은 일・생활의 균형 이슈이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창업자 Richards는 둘째 아이를

출산 하고 다시 직장으로 가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비즈니스 에디팅 분야로 창업을 하였다. 그리고

집에서 두 아이와 함께 일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고민 끝에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만든 셈이다. 두 창업자는 이 공간을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여 만들었다. 아이를 보육공간에

맡기고 찾으러 갈 필요 없이 옆 공간에 두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형태의 일에 대한 수요와 반응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반응은 뜨거웠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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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일터 옆에 보육 공간을 만드는 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Erin Richard ‘

크라우드펀딩 과정을 통해 펀딩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아 처음으로 보육기능이 함께하는 코워킹스페

이스를 만들었다.

해피허버브는 이용료를 내고 사용하는 수익형 코워킹스페이스이다. 일 공간은 크게 비고정식 책상을

사용하는 형태와 전용 사무실을 사용하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시간은 하루, 일주일에 하루,

일주일에 이틀, 풀타임으로 나뉘어있고 자신의 필요에 맞춰 공간의 형태와 이용 주기를 선택하고

해당 이용료를 내면 된다. 아이 돌봄의 경우도 고정형과 일일형으로 개인의 사용 패턴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오전/오후 반나절도 선택 가능하다. 대부분의 코워킹스페이스들이 남성 주도적인 공간인

반면, 해피허버브는 성별을 제한하는 공간이 아님에도 여성들이 절대 다수이다. 현재 이용자들의 업

종으로는 인력파견대행, 브랜딩 디자인 등 전통적인 프리랜서 영역 외에도 가정 내 요양서비스, 여행

컨설팅, 아동 양육 컨설팅 등 미래의 직업 분야로 조망 받는 여가와 휴식 건강 분야인 점도 흥미롭다.

4. 자매들의 문제에 눈감지 않는다. 엄마들의 날개를 꺽지 말아라

- The Wing & Little Wing, 미국

ⓒgettyimagesbank

코워킹스페이스들이 많아지면서 이용자의 업종 분야를 한정하거나(환경 관련 분야, 사회적 가치 확

산 분야 등) 이용자를 여성으로 한정하는 코워킹스페이스도 꾸준히 생기고 있다. 여성 전용 코워킹스

페이스는 The Wing(이하 ‘윙’)이 대표적이다. 윙은 공동체를 통한 여성의 전문적, 사회적, 경제적

발전을 미션으로 삼고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에만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에 총 6개의 지점이 있다. 코워킹스페이스 운영 외에 윙은 지역 파트너 및 비영리 단체와 함께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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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을 개발하거나 자원봉사 기회를 만드는 등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하는

임팩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팩트 프로그램은 장학금제도를 통해 현재 멤버십 자격에 부합

하지 못하지만 여성과 소녀들을 지원하는 업종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제도이다.

또 윙 커뮤니티 멤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서, 중요한 사회 문제에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처럼 여성을 위한 장소를 만들며, 연대를 통한 임파워먼트를 강조하는 곳에서 최근 아이 돌봄 프로

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보육이 여성의 역할임을 강조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일하는 일터

에 시끄러운 아이들의 울음, 웃음 소리로 일에 방해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리틀 윙이라고 지칭하는 1세에서 6세 아이들을 위한 미술, 음악, 운동 클래스를 운영하며

아이들의 시간에 부모의 참여도 개방하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엄마인 것이

벌칙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리틀 윙 프로그램은 멤버들과 긴 시간

토론을 통해 만들어졌다. 윙 멤버들이 모두 여성이기는 하나 자녀가 없는 대다수의 멤버들에게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일터라는 것이 공간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일임에도 멤버들의 지지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매들의 문제에 눈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윙의 미션을 이해하고 미션에 공감

하는 멤버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코워킹스페이스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

다. 윙은 또 적당한 가격에 케어를 받을 수 있는 보육가격과 질의 적정성 문제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윙에서 일하는 대개 불안정한 근로 형태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보육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5. 보육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문제이다.

- #radical childcare, Impact HUB Birmingham, 영국

영국 구글 검색에서 보육 연관 키워드로 죄책감이 60만 건

2015년부터 영국 버밍험 지역에 위치한 Impact HUB Birmingham(이하 ‘임팩트 허브’)의 주요

미션 중 #radical childcare를 설명하는 배경에는 ‘육아와 죄책감’ 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처

럼 보육은 융통성이 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하지 않은 경험이다. 또 개인의 삶에서 관계와 일에

한계성을 부여하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버밍험 지역은 영국 인구 중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소득 수준이 낮다. 이런 지역 특성으로 인해 육아문제를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지역의 문제로서 접근

해야 할 필요성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기획의 배경에는 문화예술기획자이자 생산자인 Amy

Martin이 있다. 현재 임팩트 허브에서 그녀의 일은 프리랜서와 같이 공간을 선택하여 이동하며 일하

는 (조)부모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위한 새로운 운영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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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Martin이 임팩트 허브에서 육아의 이해관계자로서 부모, 조부모, 교육자, 행정가, 사회혁신가

등을 불러 모아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현대의 마을(지역)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토론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서 육아 문제의 전면적인 전환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는 이유는 바로 임팩

트 허브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임팩트 허브는 코워킹스페이스의 기능을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사회혁신가, 사회적기업가들이 주요 이용자이

며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글로벌 커뮤니티로서 작동하고 있다. 특히 개별 지역의 임팩트 허브들

은 사람, 장소, 정보의 공유를 통해 더 공정하고 평등한 도시 만들기를 미션으로 삼고 지역을 기반으

로 움직이는 공유 공간이기 때문에 임팩트 허브는 멤버십 제도를 통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Amy

Martin이라는 허브 멤버를 중심으로 임팩트 허브는 만 3년간의 토론과 연구 등의 과정을 거쳐 현재

에는 어린이멤버십도 운영하고 있다.

ⒸImpact Hub Birmingham

어린이를 임팩트 허브라는 공간의 사용자로서 명시하게 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 #radical

childcare라는 이슈를 제기하고 논의의 범위를 만들어 내면서 동시에 공간을 중심으로 2017년 1월

부터 부모 멤버십을 시작했다. 이는 자녀와 월 12시간 함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서 임팩트

허브의 커뮤니티에 부모뿐만 아니라 주양육자를 포함시키기 위함이었다. 일종의 복권기금을 통해 지

역의 가정들이 육아로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고, 경험을

통해 축적한 결과물을 공유하는 과정도 빠지지 않았다.

어린이멤버십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에도 함의가 있다. 어린이들을 아직 준비되지 않은 미성숙한 시민

이 아닌 변화의 주체로서 바라보고 #radical childcare 미션을 함께 수행하는 파트너로서 바라보겠

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돌봄에 허술하지는 않다. 일주일에 하루, 목요일에 어린이 멤버들이 공간을 찾고

있는데 아이들은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고 전문 교육을 이수한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는다. 즉 아이들

이 변화의 주체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기획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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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아이들도 자신들이 제대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주체라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6.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

지금까지 살펴본 세 곳의 코워킹스페이스는 각각 자신의 문제, 여성의 문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일터에 보육시스템을 결합시켰다. 돌봄이라는 개인의 영역을 일의 영역이자 공적 영역으

로 가져옴으로서 다른 삶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측면에서 혁신적이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방관하지 않으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측면에서 공동체 지향적이다. 뿐

만 아니라 다수의 공적 공간이 남성 주도하에 있는 현실에서 여성과 아동이 공간의 주체로서 공간의

운영 원리를 만들어 내는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 사례는 공간의 젠더 정치측면에서 큰 의미로

여겨진다. 이들의 도전이 또 다른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영감이 되고 용기가 될 것이다. 지속과

확산을 위한 지지를 보내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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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정민, 2018, “2018년 다보스 포럼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한국경제주평, 778호, 1-16.

Cornelia Daheim・Ole Wintermann·박명준, 2016, “독일 베텔스만재단 ‘2050년 노동의 미래’ 보고

서”, 국제노동브리프, 14(6), 25-46.

http://www.deskmag.com

https://happyhubbub.com.au/

https://www.the-wing.com/

https://impacthub.net/

https://birmingham.impacthub.net/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SL.TLF.CACT.FM.ZS?end=2017&start=1990&view=chart

https://hbr.org/2015/05/why-people-thrive-in-coworking-spaces

https://www.smh.com.au/business/small-business/happy-hubbub-offers-coworking-with

-a-side-of-childcare-20160112-gm48k2.html

https://www.forbes.com/sites/jenglantz/2018/10/23/the-wing-disrupts-co-working-for-

women-with-new-child-care-programming/#5536af1413c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