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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지 2014;7:41-43 SPECIAL CONTRIBUTION Figure 1. 환자의 약물 복용 이력을 조회하여 보고 싶을 경우 Pharmacare의 네트워크 시스템에 로그인 하면 환자의 약력을 상세히 리뷰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약국 운영하기: 약력 관리 시스템을 중심으로 우리 온누리약국/밴쿠버 Peoples Pharmacy 이지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양국에서 약국 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현 약사입니다. 처음 대한약물위해관 리학회 편집위원회에서 원고를 의뢰 받고 주제에 관해 다소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호에서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캐나다의 약력 관리 시스템에 관하여 간단히 말씀 드 리도록 하겠습니다. 캐나다는 이웃 나라인 미국과는 달리 의료 보험이 ‘Pharmacare’로 일원화 되어 있으며, 여러 모로 우리 나라와 유사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캐나다의 의약 시 스템을 살펴보는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며,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전담 가정의 제도 한국에서는 환자들이 소위 의료 쇼핑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하루에 같은 과 진료 를 두세군데 받고 와서 처방전을 비교 분석해달라는 요청을 들은 적이 많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 .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의사에 대해 의심이 많은 반면, 나다인들은 높은 신뢰성을 가지기 때문일까요? 제 개인적 인 견해로는 이러한 현상은 제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이 아닌가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본인의 가정의지정되어 있어 모든 질병을 관리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 요할 경우에만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환자와 담당 의사와의 관계가 돈독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에 실제 약국에서 일을 할 때도 담당 가정의와 상의를 해 서 처리하는 일이 많으며 환자, 의사, 약사 간의 관계가 한 국에서 보다 더 긴밀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보험제도에 의하여 환자는 하루에 한번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 . 환자가 하루에 여기 저기 병원을 다닐 경우에는 두 번 째 이후의 진료를 보는 의사의 경우 환자 진료 수당을 받지 못합니다. 때문에 진료 시에 이러한 행위에 대해 진료의가 권고를 하게 되며 진료 및 진단에 대해서는 의사의 권한임을 주지시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약사 간에 더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게 하여 불필요한 진 료 및 투약을 방지함으로써 건강 보험 재정의 낭비를 방지 함과 동시에 전문성을 보호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불필 요한 투약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약화 사고의 예방은 물론이구요. Drug Utilization Review 및 약물 부작용 감시 활동 한국에 도입되어 있는 drug utilization review (DUR) 시스 템에서는 처방 금기나 동일 성분이 처방되었을 때 경고 문 구가 뜨게 되며,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피치 못 할 이유로 처 방 및 조제를 해야 할 경우에는 사유를 입력하게 되어 있습 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며 획일적인 경우가 많아 간혹 무시되고는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사 들이 처방 사유란에 ㅋㅋ같은 간단한 자음만 입력한 것 에 대하여 무성의한 진료를 비난하는 인터넷 댓글이 많이 달렸던 사건은 웃어 넘길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캐나다 약국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한국에 도입되었으면 하는 제도 가 바로 환자의 모든 약물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이었습니다(그림 1). 약국에서 환자 프로필을 열고 약 을 조제하게 되면 화면에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과의 상 호작용이나 중복 처방에 대해 리뷰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 하여 최근 처방 받아 조제한 약이 사진(그림 2)과 같이 보입 니다. 캐나다에서는 조제 시에 약을 세어 용기에 담아주기

캐나다에서 약국 운영하기 약력 관리 시스템을 중심으로041-043)JPERM... · 2017-11-08 · 이지현. 캐나다에서 약국 운영하기: 약력 관리 시스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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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역학 해 리학회지 2014;7:41-43 □ SPECIAL CONTRIBUTION □

Figure 1. 환자의 약물 복용 이력을 조회하여 보고 싶을 경우

Pharmacare의 네트워크 시스템에 로그인 하면 환자의 약력을

상세히 리뷰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약국 운 하기: 약력 리 시스템을 심으로

우리 온 리약국/밴쿠버 Peoples Pharmacy

이지

안녕하세요? 는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양국에서 약국

을 운 하고 있는 이지 약사입니다. 처음 한약물 해

리학회 편집 원회에서 원고를 의뢰 받고 주제에 해 다소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호에서는 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캐나다의 약력 리 시스템에 하여 간단히 말 드

리도록 하겠습니다. 캐나다는 이웃 나라인 미국과는 달리

의료 보험이 ‘Pharmacare’로 일원화 되어 있으며, 여러 모로

우리 나라와 유사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캐나다의 의약 시

스템을 살펴보는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며,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해

살펴보겠습니다.

담 가정의 제도

한국에서는 환자들이 소 ‘의료 쇼핑’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하루에 같은 과 진료

를 두세군데 받고 와서 처방 을 비교 분석해달라는 요청을

들은 이 많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

다. 그 다면 한국인들은 의사에 해 의심이 많은 반면, 캐

나다인들은 높은 신뢰성을 가지기 때문일까요? 제 개인

인 견해로는 이러한 상은 제도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 이 아닌가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본인의 ‘가정의’가

지정되어 있어 모든 질병을 리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

요할 경우에만 ‘ 문의’에게 의뢰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환자와 담당 의사와의 계가 돈독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

문에 실제 약국에서 일을 할 때도 담당 가정의와 상의를 해

서 처리하는 일이 많으며 환자, 의사, 약사 간의 계가 한

국에서 보다 더 긴 한 것이 특징입니다. 한 보험제도에

의하여 환자는 하루에 한번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

다. 환자가 하루에 여기 기 병원을 다닐 경우에는 두 번

째 이후의 진료를 보는 의사의 경우 환자 진료 수당을 받지

못합니다. 때문에 진료 시에 이러한 행 에 해 진료의가

권고를 하게 되며 진료 진단에 해서는 ‘의사의 권한’

임을 주지시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약사 간에 더 긴 한 조가 이루어지게 하여 불필요한 진

료 투약을 방지함으로써 건강 보험 재정의 낭비를 방지

함과 동시에 문성을 보호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불필

요한 투약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약화 사고의 방은

물론이구요.

Drug Utilization Review

약물 부작용 감시 활동

한국에 도입되어 있는 drug utilization review (DUR) 시스

템에서는 처방 기나 동일 성분이 처방되었을 때 경고 문

구가 뜨게 되며,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피치 못 할 이유로 처

방 조제를 해야 할 경우에는 사유를 입력하게 되어 있습

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효율 이지 못하며 획일 인

경우가 많아 간혹 무시되고는 합니다. 이와 련하여 의사

들이 처방 사유란에 ‘ㅋㅋ’ 같은 간단한 자음만 입력한 것

에 하여 무성의한 진료를 비난하는 인터넷 댓 이 많이

달렸던 사건은 웃어 넘길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캐나다

약국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한국에 도입되었으면 하는 제도

가 바로 환자의 모든 약물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이었습니다(그림 1). 약국에서 환자 로필을 열고 약

을 조제하게 되면 화면에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과의 상

호작용이나 복 처방에 해 리뷰를 할 수 있도록 하기

하여 최근 처방 받아 조제한 약이 사진(그림 2)과 같이 보입

니다. 캐나다에서는 조제 시에 약을 세어 용기에 담아주기

Page 2: 캐나다에서 약국 운영하기 약력 관리 시스템을 중심으로041-043)JPERM... · 2017-11-08 · 이지현. 캐나다에서 약국 운영하기: 약력 관리 시스템을

42 약물역학 해 리학회지 제7권 제1호, 2014

Figure 2.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할 때 다른 약국의 정보를

포함하여 환자가 받아간 모든 약의 목록이 처방 입력 화면에

자동으로 나타나므로 상호작용이나 약물 이력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Figure 4. Pharmacare에서 실시간으로 송되는 메시지. 주로

조 처방 에 인한 사고나 약물 남용에 하여 경고한다.

Figure 5. ‘Medication Review’ 서비스. 환자가 OTC 약과 백신

을 포함하여 5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할 경우 해당 약들을 올

바르게 복용하고 있는 지를 확인한다.Figure 3. Health Canada에서 운 하는 약물 감시 로그램인

MedEffect 사이트.

만 하면 되므로 실무 인 과정은 한국에서보다 매우 편리하

지만 이러한 약물 이력을 리뷰하고 환자에게 약을 정확히

복용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

게 됩니다. 때로 이러한 과정에서 문제 이 발견될 경우 해

당 처방의에게 상의할 수 있고 불필요한 투약 오투약을

방지할 수 있어 환자의 약력 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환자

마다 다른 상황에 따라 처방을 한다거나 는 복 처방된

약을 선택 복용하게 한다거나 하는 문 인 단에 해

일률 인 잣 를 용하기 보다는 이러한 약물 이력 리를

통해 처방의나 약사의 문성을 보호하면서 안 하고 효과

인 약물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한 요하다고 생

각됩니다.

이와 더불어 약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해서도 보고

할 수 있는 양식을 약국에 비치하도록 하여 해당 약사가 의

심되는 증상에 해 반드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Health

Canada로 보내는 약물 부작용 감시 로그램을 운 하고 있

습니다(그림 3).

Pharmacare Health Canada에서

수시로 제공되는 정보들

캐나다에서는 한국의 식약처 즈음에 해당하는 ‘Health

Canada’에서 안 성이 문제되는 약이나 건강 식품 등에

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 주므로, 약국에서 일을 하는 에

도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건강 련 정보들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시 되는 의약품, 건강식품 등에 한 정보가

팩스를 통해 제공되므로 굳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

도 쉽게 읽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의약품 리콜에 해

서도 바로 응이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약국을 운 할 때

는 이러한 정보에 해 스스로 찾아보고 제약회사 담당 직

원에게 확인을 해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과 매우 비교

되는 으로 안 한 치료 복약을 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환자의 일을 입력하다 보면

Pharmacare에서 실시간으로 송하는 메시지들이 출력될 경

우가 종종 있습니다(그림 4). 주로 조 처방 으로 인한 사

고가 발생했거나 약물을 남용하는 환자를 보고하는 내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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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 캐나다에서 약국 운 하기: 약력 리 시스템을 심으로 43

로서 캐나다 체 병원과 약국에 정보가 공유되므로 환자

리에 더욱 주의를 기할 수 있습니다.

문직으로서의 우

사실 이부분이 제가 캐나다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부러웠

고 한국에서도 꼭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느낀 입니

다. 캐나다에서는 환자가 OTC 약과 백신을 포함하여 5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할 경우 해당 약들을 올바르게 복용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게 하는 ‘Medication Review’제도를 시행하

고 있습니다. 일년에 2회 ‘Standard Medication Review’가 가

능하며 약이나 용량이 변경될 경우 ‘Follow-up Medication

Review’를 하게 합니다(그림 5). 이러한 활동에 있어 환자가

특별한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지만 약사는 조제료의 수배에

해당하는 상담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고

비용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의 오남

용을 방지하고 꼭 필요한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게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 화하고 불필요한 재정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게 하는 실효성이 매우 큰 제도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여

러가지 장치를 통해 의사나 약사가 환자에게 제공하는 문

인 서비스에 합당한 ‘professional fee’를 보장해 으로써

궁극 으로 그 혜택이 환자에게 돌아가게 하는 여러 가지

좋은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의사나 약사들이 한국에

서 일을 하면서 언제 가장 힘들다고 느낄까요? 여러 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아마도 성심 성의껏 환자들을 돌보면서도

제도 인 문제 때문에 정당한 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도 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캐나다 시스

템이 가진 장 들을 응용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제도의 개선

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다음 호에서는 약물 부작용 감시

활동 Medication Review에 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