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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 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신흥지역연구단 동남아 이슈페이퍼 통권 19May 2017 저자 : 정 법 모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 / 인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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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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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email protected]

http://seacenter.snu.ac.kr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의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 이슈페이퍼 통권 19호May 2017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신흥지역연구단

동남아 이슈페이퍼 통권 19호May 2017

저자 : 정 법 모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 / 인류학 박사))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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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Southeast Asia Center at SNUAC

Published in 2017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발간물 정보

저자: 정법모

서명: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

-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서지정보 : 동남아 이슈페이퍼 통권 19호(ISSN 2288-1034)

발행인 : 오명석

발행처 :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08826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82-2-880-2695

visit our web site at http://seacenter.snu.ac.kr

본 간행물은 2014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발

행된 결과물임. (NRF-2014S1A2A304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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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 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이슈페이퍼 2017년 통권 19호

저자: 선임연구원 정법모 (인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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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요약】

o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중 말레이계 토착민인 부미 푸트라(Bumi Putera)는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중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말레이계와 중국계의 수가 거의 대등한 상황임.

o 유통업계에서의 중국계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매우 커서, 정부의 경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어 왔음.

o 전자매장인 로얏플라자에서 생겨난 종족간 충돌 사건은 이러한 불균형이 가시화된 사건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말레이시아 국가는 부미 푸트라만을 위한 디지털 몰이라는 것을 탄생시킴.

o 시장 원리를 거스른 이 몰의 성공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나는 종족별 소비 형태에 대해서는 면밀한 고찰이 필요함.

o 종교적 소비, 합리적 소비 형태로 드러나는 불매/구매 운동은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나는 종족 소비를 잘 보여주는 방식으로, 글로벌한 위기와 국내의 정치 상황에 맞물려 언제든 다시 촉발될 수 있는 소비문화의 하나라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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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분포와 경제행위

II. 쇼핑공간에서의 종족 충돌

1. 로얏플라자 충돌 사건

2. 부미푸트라를 위한 MARA 몰의 탄생

Ⅲ. 경제정책과 종족 정체성

Ⅳ. 말레이시아에서의 불매(boycott)/구매(buycott) 운동

Ⅴ. MARA 몰에 대한 전망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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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분포와 경제 행위

o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중 부미 푸트라(Bumi Putera)1)는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중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말레이계와 중국계의 수가 거의 대등한 상황임.

o 이는 식민 시기부터 중국인의 도시 유입이 많았으며, 광업이나 상업 공간을 찾아 이동했기 때문에 농업지역보다는 도시 지역에 많이 거주하였기 때문임(Backhaus 2005).

o 동쪽의 코타 바루(Kota Bharu)와 서쪽의 알로 세타(Alor Setar)의 경우 말레이계의 토지 소유 비율이 높은데, 이는 다른 종족에게 양도될 수 없는 종교적 용도의 땅인, 타나 와카프(tanah wakaf)이기 때문임(Evers 1984).

o 국민신용위원회(MARA, Majlis Amanah Rakyat)는 비즈니스와 산업 분야에서 말레이계 종족의 이해를 위해서 결성된 국가기구로, 주로 말레이계 상인이나 기업인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기관임.

o 도시개발공사(UDA, Urban Development Authority) 역시, 중국계의 비중이 높았던 건축 및 부동산 개발에 있어 말레이계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1971년 설립된 국가 기구였음.

o 제3차 말레이시아 플랜(1976-1980)에 따르면, 10,000명 이상의 도시 지역에서 말레이계의 비율을 1975년 18%에서 1980년 21.3%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음.

o MARA나 UDA를 통해서 말레이계가 도심에서 토지를 더욱 소유할 수 있도록 지원했음(Evers 1984: 486).

1) 부미 푸트라(Bumi Putera)는 “땅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토착 말레이 무슬림을 지칭한다.

<그림 1> MARA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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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쇼핑공간에서의 종족 충돌

1. 로얏플라자 충돌 사건

o 2015년 7월 11일, 로 얏 플라자(Low Yat Plaza)에서 일어났던 절도사건을 계기로 몰을 둘러싼 종족 간 긴장 관계가 형성됨.

<그림 2> 로얏플라자 앞 소요 장면

o 다음 날인 7월 12일, 200여명의 말레이계 무슬림은 중국계 상인의 차별 행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로얏플라자가 위치한 부킷 빈탕(Bukit Bintang)지역에서 집회를 열었으며, 이는 중국계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등 소요 사건으로 확대됨.

o 이 소요사건으로 인하여 군중 다섯 명과 세 명의 언론인이 부상을 당함.

o 사건은 22살의 말레이계 청년이 800 링깃(약 210달러) 가치의 핸드폰을 훔치다 적발된 것에서 시작됨.

o 이에 주인은 CCTV에 기록된 영상을 근거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말레이계 청년

출처: Malaysiak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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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음. 이 청년은 7명의 친구들과 가게를 방문하여 주인을 공격하고 매장을 부수어 70,000 링깃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추정됨. 이에 대응하여 인근 중국계 상인들이 말레이 청년들을 때리면서 집단적인 충돌로 변질됨.

o 과거에도 종족 간 충돌이 일어나긴 했지만, 기존의 소요가 주로 거주 지역 주변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이번 충돌은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대표적인 상업 지역인 부킷 빈탕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임(Lopez 2015).

o 중국계 상인이 말레이계 청년을 대상으로 바가지를 씌우거나 위조 제품을 팔려 했고, 이에 대한 항의를 하다가 누명을 썼다는 이야기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종족 간 감정을 자극함.

<그림 3> 페이스북 상에서 벌어진 소요관련 논쟁

o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중심으로 부당 대우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면서, 로얏플라자 앞과 부킷 빈탕의 여러 곳에서 시위가 발생함.

o SNS 상에서는 로얏 플라자에서 구매하는 것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

출처: Rakyat Post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TheRakyatPost/posts/1028875220464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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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적으로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됨.

o 더욱이 시위 현장에서 말레이계 정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 및 말레이시아 재향군인회 소속의 모드 알리 바하롬(Mohd Ali Baharom)이 “말레이계의 존엄과 정의를 원하며 중국계가 절대 다수인 민주행동당(DAP, Democratic Action Party) 소속의 무례한 중국인을 공격해야 한다“는 휘발성 높은 발언으로, 이 사건이 확대되는 데에 일조함(Teoh 2015).

o 한 블로거는 말레이계 남성이 피를 흘리며 부상당하는 사진을 SNS에 확산시키면서 이 소요 사건에 불을 지폈으나,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으로 판명됨.

<그림 4> 종족 충돌이 일어난 로얏플라자

o 절도사건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이 소요 사태로 확산되자 나집 총리를 비롯한 관계 당국이 종족 분쟁은 아니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사건 확대에 빌미를 제공한 블로거나 리더를 체포하기에 이르렀음.

o 위 사건에 정치인들이 나서서 서둘러 진화하려 했던 이유는, 1969년의 대규모 유혈 사태를 경험한 말레이시아가 또 다른 사회 갈등을 유발시키지 않으려 했

출처: Low Yat Plaz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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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임.

o 그러나 사건은 바로 사그라들지 않고 9월 16일 말레이시아의 날(Malaysia Day)을 기념하여 5만여 명의 군중이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프탈링가(Petaling Street)에 모여 ‘빨간 셔츠’ 집회를 개최함.

o 빨간 셔츠는 말레이시아의 집권여당인 UMNO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 날 집회에서는 말레이계의 권리 신장을 주장함과 동시에 8월에 있었던 로얏플라자 사건에 대한 항의표시로, 프탈링가와 부킷빈탕 지역까지 가두 행진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음.

<그림 5> 2015년 9월 15일 말레이시아의 날에 참여한 군중들

o 경찰의 저지로 로얏플라자가 위치한 부킷 빈탕까지 행진하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중국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음.

o 집회에서는 중국인들을 ‘돼지’라고 부르며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함.

출처: Straits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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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무슬림이 대부분인 말레이계에게 돼지는 ‘불결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중국계를 비하할 때 주로 이용함.

o 2015년 12월 코타 라야(Kota Raya)라는 몰에서는 핸드폰 4개 가격에 800 링깃이라고 하던 것을 만 링깃이라고 말을 바꾸고 살 것을 강요하면서 강금하여 5,000 링깃을 내고 4시간 만에 풀려났다는 사건이 회자되기도 함(Malaysiakini 2015/12/22).

o UMNO의 청년조직은 로얏플라자와 코타라야 쇼핑몰을 보이콧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대신에 전자제품 구매를 위해서는 마라 디지털 몰을 이용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음.

o 2015년 7월 로얏 플라자에서 일어난 절도사건으로 시작한 이 갈등 사태는, 결국 말레이시아 정부가 말레이계를 위한 디지털 몰을 개장하는 것으로 발전함.

o 농어촌및지역개발부(MRRD, Ministry of Rural and Regional Development)의 이스마일 사브리(Datuk Seri Ismail Sabri Yaakob) 장관이 쿠알라룸푸르에도 부미 푸트라 상인을 위한 전자기기 판매 공간을 마련할 것임을 천명함.

2. 부미푸트라를 위한 몰의 탄생

o 2015년 12월 개장한 마라 디지털몰(MARA Digital Mall)은 쿠알라룸푸르, 므나라 마라(Menara Mara) 빌딩에 최초로 만들어진 부미 푸트라를 위한 몰로(Channelnews 2015/12/18), 이스마일 장관은 향후 모든 주에 MARA(Majlis Amanah Rakyat) 몰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함(Coconuts 2015/12/17).

o MARA는 국민신용위원회로, 1966년 3월 1일 MRRD 산하에 기업 및 산업 분야에서 부미푸트라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기구임.

o 영국 식민시기인 1951년에 말레이 농민이나 시골 지역 거주민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위해 세워진 농촌산업개발청(RIDA, Rural Industrial Development Authority)을 전신으로 설립된 것으로서, 비즈니스 및 산업 분야에서 부미푸트라를 대상으로 교육이나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세워졌음.

o IT 분야에 부미 푸트라가 진출하기 위해서 종족간 충돌을 계기로 말레이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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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몰이 설립됨.

o MRRD 장관이 직접 ‘Low Yat 2’라고 명명할 정도로 기존 로얏플라자에 대항하는 몰임을 분명히 했음.

<그림 6> 마라 디지털 몰

o MARA 디지털 몰이 개장하고 6개월간 상인들에게 임대를 위한 월세를 면제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것을 허가하는 등 여러 특혜를 제공했지만, 전자제품을 공급하는 업자들이 비슷한 가격에 여러 몰에 납품을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음.

o 다만 말레이시아에서 특징적인 종족별 소비가 이루어진다면, 기존의 중국계 상인이 압도했던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되었음(The Malay Mail Online 2015/12/10).

o MARA는 몰에 대한 임대료와 리모델링에 대한 지원을 했으므로, 적합한 세금 사용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함.2)

출처: http://maradigit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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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실제 중국계 정당이나 다른 정치계에서도 부미푸트라 전용 몰이라는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함.

o 로얏플라자는 7층에 500개 매장을 가진 몰로 1999년 개장함. 전자제품이나 IT 관련 제품들을 파는 몰로, 휴대폰, 카메라, 게임기기, 컴퓨터 등을 파는 곳임.

o 2006년 27,000개의 불법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영화 CD 등이 압수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IT 몰 이미지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하여, 현재는 부킷 빈탕에 위치한 전자 제품 매장의 대명사가 됨.

o 로얏그룹은 탄 스리 로 얏(Tan Sri Low Yat)이 형성한 기업으로, 말레이시아 최초의 국제급 호텔인 페더럴 호텔(Federal Hotel)을 비롯하여 여러 호텔과 건설회사 등을 운영했음. 그의 아들 탄 스리 로얏 추안(Tan Seri Low Yow Chuan)과 네 명의 아들은 이러한 기업들을 계승 또는 확장하면서, 부킷 빈탕 지역이 관광 및 상업 중심지로 성장하는데 일조했음.

o MARA 몰의 이름으로 ‘Low Yat 2’가 거론되었을 때, 로얏가문은 ‘Low Yat’의 이름에 대한 존중을 요구했음. Low Yat 이름에 대한 지적 소유권으로서뿐만 아니라, 선조의 이름을 임의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한 것임.

o MARA 디지털 몰은 수도권에는 마라 빌딩에 한 개, 그리고 샤 알람(Shah Alam) 지역에 있는 앙게릭몰(Anggerik Mall) 안, 모두 두 개가 설립됨. MRRD는 2020년까지 부미푸트라가 전체 자산의 3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천명함.

o 9개월 간 운영된 시점에 두 개의 몰에서 각각, 1,210만 링깃과 43만 9천 링깃의 매출을 달성함(Themalaymail online 2016/11/21).

o 하지만 몰의 위치나 가격 경쟁력에서 차이가 없어 고객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님.

o 38개 매장에서 1,840만 링깃의 소득을 올렸다는 것이 MRRD의 발표였으나, 순

2) 온라인을 중심으로 토론을 벌이는 Clisos 사이트에서는 부미푸트라를 위한 몰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는데, 대부분 이 몰의 수익성이나 명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MARA 몰을 가겠느냐는 온라인 설문에 대하여 “가지 않고 로얏에 가겠다는 응답이 67%인 반면, 확실히 MARA에 가겠다는 응답은 5%정도에 그쳤고, 나머지는 가보고 결정하겠다고 하거나 정부 보조가 있는 한에서만 가겠다고 응답했다.

https://cilisos.my/6-curious-questions-about-the-bumi-only-low-yat-2-answe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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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만을 계산했을 때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음(Chua 2016).

o MARA 몰 개장 이후 1년여가 지난 시점에 38개 매장에서 위와 같은 매출이라면 매장 당 4만 링깃이 안 될 것이며, 마진율을 30% 정도로 계산하면 월수입은 2천 링깃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추정임. 따라서 월세를 면제하는 혜택이 아니라면 높은 수익을 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임.

o 전반적으로 전국적으로 마라 몰의 숫자는 증가했지만,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듦.

<그림 7> 말레이시아 국내 전자기기 엑스포 광고

o <그림 7>에서의 행사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을 홍보하거나 관련 산업을 증진하는 데는 효과적인 장소를 제공함.

o 부미푸트라를 위한 디지털 몰 건립 계획에 따라, 다만사라(Damansara)에 있는 Glo 몰, 그리고 뜨렝가누(Trengganu)지역과 말라카(Malacca) 지역에도 매장이 오픈할 예정임(Thesundaily 2016/04/27).

출처: facebook.com/MARA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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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믈라카에 있는 방우난 에어 믈라카(Bangunan Air Melaka), 트렝가누에 파야 붕아 플라자(Plaza Paya Bunga), 조호르 바루에(Johor Bahru) 있는 라르킨 플라자(Plaza Larkin), 쿠안탄(Kuantan)과 코타 바루(Kota Bahru)에 있는 방우난 마라(Bangunan Mara) 등의 몰에 2017년까지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음(TerengganuTimes 2016/12/19).

o MARA 몰의 성공 여부는 향후 관망해야 알 수 있는 사안이지만, 제품이 아니라 매장에 대한 보이콧 운동은 매우 이례적인 사안임.

o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계 우대 정책은 역사가 오래되어, MARA 몰을 둘러싼 종족 충돌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족간 경제적 격차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들을 역사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음.

Ⅲ. 경제정책과 종족성

o 말레이시아에서 경제행위와 종족과 연관을 맺는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님.

o 말레이시아는 69%의 부미푸트라, 23%의 중국계, 그리고 7%의 인도계로 구성되어 있음.

<그림 8> 2016년도 말레이시아 인구 구성 예상치

출처: 말레이시아 통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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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1970년 전까지 부미푸트라는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이어서, 이러한 경제적 차이가 말레이시아의 1969년 인종 폭동으로 이어짐.

o 1969년 총선 이후 발생한 종족간 유혈 충돌로 인하여, 공식적으로 143명의 중국계, 26명의 말레이계, 13명의 인도계 말레이시아인이 희생된 사건이었음. 이 유혈사태 이후 부미푸트라를 위한 국가 정책이 뚜렷해짐.

o 1970년대 신경제정책(NEP)이 도입되면서 말레이계를 우대하는 정책들이 시행됨.

o 말레이시아 정부는 빈곤율을 1970년의 49.3%에서 1990년 17%로 낮추고, 1969년까지 기업자산의 2%를 차지했던 부미푸트라 비율을 1990년까지 3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함(Stafford, 1997: 557).

<표 1> 종족별 직업 분류

부미푸트라 중국계-말레이 인도계 말레이

직종/연도 1970 1990 1995 1970 1990 1995 1970 1990 1995

전문/기술직 47.2 60.5 64.3 37.7 29.1 26.2 12.7 7.7 7.3

행정 및 관리 22.4 28.7 36.1 65.7 62.2 54.7 7.5 4.0 5.1

사무 33.4 52.4 57.2 51.0 38.6 34.4 14.3 8.6 7.7

판매 23.9 29.9 36.2 64.7 58.4 51.9 11.0 6.8 6.5

서비스 42.9 57.8 58.2 42.5 26.8 22.8 13.4 9.5 8.7

농업 68.7 69.1 63.1 20.8 13.8 12.9 9.6 7.3 7.5

생산 31.3 43.6 44.8 59.9 39.6 35.0 8.6 10.8 10.3

출처: Jesudason(1989); Malaysia(1996b). Stafford 1997: 559에서 재인용)

o 국영 기업인 페르나스(Pernas, Perbadanan Nasional)는 부미푸트라가 경영 경험을 쌓고 말레이계 노동자가 국영기업에서 고용기회를 갖도록 기회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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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o 국가경제개발공사(SEDCs; State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s)는 자유무역구역(Free-Trade Zones)을 설치하여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촉진했으며, 말레이계 노동자들에게 비농업 분야의 고용을 촉진하려 했음.

<그림 9> 종족별 가구 소득 증가 추세

o <그림 9>에서처럼 가구당 소득은 중국계(7,700 링깃), 인도계(6,200 링깃), 말레이계(5,600) 링깃 순으로 높지만, 1970년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 증가율을 말레이계에서 월등히 높음.

o MARA(Majlis Amanah Rakyat), 도시개발청(UDA; Urban Development Authority), 말레이시아산업개발금융(MIDF, Malaysian Industrial Development Finance Berhad), 신용보증공사(CGC; Credit Guarantee Corporation) 등으로 하여금 저리로 대출하거나 자문을 제공하고 부미푸트라 사업을 위한 상업공간을 짓는 등의 지원을 제공함.

o 초기의 우호적인 정책에도 산업내의 말레이계 장악력은 완만하게 증가하는 편

출처: 말레이시아경제개발청(Economist.com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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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으나, 1975년 실행된 산업조정법(ICA, Industrial Coordination Act)을 통해 국내, 외국기업들로 하여금 자산과 고용을 신경제정책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도록 했으며, 1980년대에 말레이시아 중공업 공사(Hicom)가 설립되면서 제철, 정유, 자동차 등에 대한 국가 정책을 실행했음.

o 하지만 전반적으로 외국기업들은 일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었음.

o 1981년부터 집권한 마하티르 수상이 말레이계를 중시하면서 국내적으로 신경제정책이 더 탄력을 받았으며, 원자재 수출을 위주로 하던 경제 기조와도 맞물려 말레이계 위주의 정책을 펼 수 있었다고 평가받기도 함(Stafford 1997: 565).

o 그러나 1980년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경제가 하락하면서 신경제정책이 국제경쟁력을 더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인지함.

o 정부지출을 줄이고, 특히 부미푸트라 우선 지원금이 줄었으며, 이 결과 일시적으로 ICA가 중단되었으며, 1986년 수상이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하여 신경제정책이 유보될 것이라 천명하기도 함.

o 1987년부터 시행된 국가개발정책(NDP, National Development Policy)에서는 말레이시아 전체의 국가 경제 발전을 강조했으며, 7%의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종족별 목표는 사라졌음.

o 또한, 국가의 전면적 개입을 강조했던 전 시기에 비해 민간기업의 비중이 강해졌으며, 신경제정책 시기의 대표적인 국영기업 Hicom과 Pernas는 이 시기에 민영화 됨.

o 많은 공기업들이 경쟁력을 이유로 민영화되었으며, 1995년 부총리 안와르는 “부미푸트라를 보호하기에 앞서 국가의 경제 성장을 강조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정도로(The Star 1995/06/29:2), 정부가 주도하는 부미푸트라 우대 정책은 약해짐.

o 국제적으로 지역 권역에서 일본 등의 국가가 생산 네트워크에 포함되면서 원자재 수출 위주의 경제에서 탈피한 것도 한 요인이 됨(Ariff 1991).

o 1990년대 농산품이나 원자재가 1970년에 수출의 73%를 차지했다면 1995년에는 23%로 감소했고, 반면 제조품은 같은 기간 26%에서 73%로 증가할 정도로 경제 구조의 변화가 있었음(Stafford, 1997: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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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이러한 변화들로 인해 말레이계 우대보다는 국가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할 수 있음.

o 또한, 말레이계 청년들의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말레이계 국영기업에 대한 지원보다는 외국 자본의 유치를 늘리거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됨. 따라서 신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실효성이 의문을 받게 됨.

o 이런 말레이계 우대 정책들은 현재 대부분 공식적으로 폐지되었고, 말레이시아 국가의 기조는 이른바 “1Malaysia(하나의 말레이시아)”이기 때문에, 특정 종족을 우대하는 것은 기피시 됨.

o 하지만 빈번히 사회 불평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말레이계 우대 정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있음.

o 계층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 현상이 언제든지 종족의 문제로 환원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음.

o 정치적으로 PAS와 UMNO의 결합은 단기간에 말레이계 정당을 위해서 유리할 수 있으나, 종국에는 말레이시아 사회의 유기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상황임.

Ⅳ. 말레이시아의 불매(boycott)/구매(buycott) 운동

o 명목상으로 말레이계에 대한 노골적인 우대정책이 사라졌다 해도, 말레이시아에서는 소비 패턴이나 공간 활용에 있어 종족간의 서로 다른 행동유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가 됨.

o 2013년에도 말레이상인연합회(Malay Chamber of Commerce Malaysia)와 말레이계의 권리 옹호를 위한 단체 페르카사(Perkasa)는 주요 쇼핑몰들이 주요 매장들을 말레이계 상인들에게 내주지 않는다며, 말레이계 상인들에게 더 많이 매장을 임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음(Malaysia Today 2013/09/12).

o 이들은 수리아몰 같은 고급 몰에서 부미푸트라가 운영하는 매장을 찾을 수 없다며 의도적인 배제라고 주장했으나, 쇼핑몰 협회나 학자들은 종족 배제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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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단순히 비즈니스 차원에서 고액의 임대료를 내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매장들이 들어온 결과라는 입장을 보임.

o 로얏플라자 사태가 있기 전, 2015년 2월에 온라인상에서 중국계 상품을 불매해야하며 말레이계 브랜드를 ‘구매’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음.

o 이 온라인상의 보이콧은 MRRD의 이스마일 사브리 장관이 가격 하락 요구에 응하지 않는 중국계 상인들이나 중국계가 소유한 제품을 불매해야하고, 말레이계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되었음(Han 2015).

o 해당 페이스북 사이트에서는 중국계가 소유하고 있어 불매해야할 브랜드 이름을 나열하고, 말레이계가 기업주이기 때문에 이용해야할 브랜드 이름 역시 제시되었음.

o 또한, 쌀 브랜드 중에 모스크 그림이 포장에 이용되어 있는 것을 특정하여, “이 모스크 그림을 포장에 이용하고 있는 모든 식품 브랜드는 중국계가 소유하고 있다”고 명시했으며, 모스크 그림을 허락한 관계 당국을 비난하기도 했음(Malaymail Online 2015/02/06).

o 온라인상의 불매/구매 운동은 ‘클릭하고 공유하기’로 대표됨. 이들은 “불결한” 중국계 제품을 살 필요가 없으며, 각 품목에 대한 말레이계 브랜드들을 열거하여 구매하게끔 독려함.

o 이 불매 운동에 촉매가 되었던 이스마일 사브리 장관의 페이스북에는 “다수의 소비자는 말레이계이고 중국계는 소수이기 때문에, 말레이계가 불매운동을 한다면 그들(중국계)은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음. 해당 메시지는 삭제되었지만 캡처된 포스트 내용이 계속 회자되었기 때문에 중국계 정당을 비롯하여 다수로부터 비판을 받음.

o 이스마일 사브리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모든 중국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일부 사과했지만, 경제에 있어서의 부조리를 정부 정책에서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음(Strait Times 2015/02/02).

o 결국 간헐적으로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불거지는 불매/구매 운동의 기저에는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던 종족과 계층 불평등 현상이 맞물려온 것과 관계 있음.

o 2010년 기준으로 말레이시아의 전체 인구 중 중국계는 24.6%이며, 부미푸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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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67.4%를 차지하지만,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중국계가 43.2%를 차지할 정도로 달라짐.

o 2012년 기준으로 중국계는 부미푸트라보다 평균 43%의 소득이 높기 때문에, 쿠알라룸푸르, 페낭, 조호르 바루처럼 부유층 소비자가 많은 곳은 몰의 구성도 달라짐(HKTDC 2014/03/14).

o 부유층 소비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몰에서는 시계, 보석, 그리고 브랜드 있는 패션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임.

o 노골적인 말레이 우대 정책은 줄었지만 여전히 정치적 목적으로 말레이계에게 특혜를 주는 산발적인 정책들은 계속됨.

o 2013년 9월 나집 총리는 부미푸트라 경제 활성화 의회(Bumiputera Economic Empowerment Council)를 만들어 부미푸트라를 대상으로 부동산, 기업, 서비스업 등에서 역량강화를 위한 사업을 벌이겠다고 시작했음.

o 이런 시도는 말레이계 정당인 UMNO 안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 보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정치적 목표 아래 이러한 언사는 계속되고 있음.

<그림 10> 말레이시아와 쿠알라룸푸르의 종족 구성(2010년 기준)

o 2001년 9/11 사건 이후 미군이 라마단 기간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것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무슬림을 억압하는 것에 반대하는 일환으로, 미국 제품 구매를 반대하는 운동이 있었음.

o 말레이시아에서는 당시 무슬림계 정당 중 PAS(Parti SeIslam Malaysia)가 이

출처: 말레이시아 통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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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입장을 취했고, PUM도 이에 동참했음. 하지만 무슬림계 정당이면서 집권당인 UMNO(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는 이러한 보이콧 운동에 비판적인 견해를 내 놓았음.

o 당시 마하티르 수상은 PAS나 PUM의 감정적인 대응을 비판하고, 대신에 적절한 소비를 오히려 독려하는 구매운동(buycott) 형태의 캠페인을 독려함(Fischer 2007:32).

o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슬람 소비방식에 대한 국가적 논의가 활발한 상황인데, 구매 운동은 특정 물건을 사지 않는 방식이 아니라 말레이 상품을 독려하는 운동 방식임.

o 구매 운동은 긍정적 형태의 불매 운동의 형태로서, 무엇을 살 것인가에 초점을 둔 형태임(Friedman 1999:11, Fischer 2007:32에서 재인용).

o 주로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거나 특정 회사의 제품을 사도록 노력하는 것이 구매 운동임.

o 마하티르 수상은 말레이시아의 주요 종족인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의 주요한 종교 행사 기간에 맞춰 국내 소비를 진작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운동을 독려함.

o 여러 종족을 아우르기 위한 무슬림의 특성상 특정 종교나 종족을 배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불매보다는 국내산 구매 촉진 운동으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음.

o 말레이시아의 불매 운동은 이미 1981년 마하티르가 영국산 제품을 “영국 제품을 마지막에(Buy British Last Policy)”라는 구호로 했을 때부터 시작함(Fischer: 34).

o 애국적 소비의 시초를 1970년대부터 시작한 신경제정책으로 보기도 함. 불매 운동을 새로운 말레이계 기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시도이며, 이슬람 국가를 구축하기 위한 단계로 봄(Fischer 2007).

o 소비 자체가 개인과 그룹의 소비 행위를 국가적 감정이나 담론을 연결하는 도덕적 당위 요소가 포함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음(Zukin 2004:14).

o ‘적절한 무슬림 소비’는 합리적 소비와 국가주의 사이에서 말레이계 중산층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말레이 정체성과 함께 국가의 덕목이 되었음(Fische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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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중국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웹사이트

o 이러한 배경이 국내산 상품이나 특정 종족이나 종교 관련 소비의 근간이 되고 있음.

o 다콰(Dakwah)3) 운동처럼 새로운 말레이계가 해야 할 덕목이 이슬람 종교의 국가화와 함께 말레이사회에서 중요한 항목이 되었음.

Ⅵ. 마라몰에 대한 전망

o 2016년에도 부미푸트라 상인에게 30% 이상의 공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정책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음(Bakar 2016).

o 다른 소비 운동과 달리 몰에 대한 지원은 상품이 아니라 매장을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양상이 다를 수 있음.

3) 1970년대 말 말레이시아 청년 조직들을 중심으로 이슬람 율법이나 가치를 중시하고 이를 사회, 경제, 정신 개발 측면에 적용했으며, 80년대에는 국가가 이를 금융, 교육, 종교 혁신을 추진하는 바탕이 되었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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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이 낮지 않으면 같은 제품을 사기 위해 굳이 그 매장을 가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함.

<그림 12> 개장 다음날에도 손님이 많지 않다고 보도한 타이완

o 또한, 매장은 위치가 중요하지만 현재 마라몰이 위치한 지역이 기존의 IT 몰에 비하여 입지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좋은 제품이 특별히 많지 않거나 할인율이 크지 않다면 갈 이유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많음(M alaysiakini 2016/01/10).

o 로얏플라자 직원들은 제품의 가격도 비슷하며 매장의 크기 역시 로얏플라자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겠다고 보았지만, 인종주의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함.

o 말레이시아의 MARA몰 사례에 대하여 한 전문가는 말레이시아가 권위주의적 국가주의와 함께 종족 우월주의로 가고 있다고 비판함(Su-Lyn 2015).

o 유통업계에서 중국계는 도매업의 82%, 그리고 소매업의 58%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왔음(Gomez 1999: 2).

o 신경제정책 이후 산업에 참여하는 종족간 분포에 다소 변화가 있었으나, 상대

뉴스 출처: TWgreat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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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로 규제에 있어 자유로웠던 중국계가 유통업 내에서의 비중이 더욱 켜져, 1970년대의 66.2%에서 1980년대에는 81.8%로 성장했다고 함(Husin and Liaw 2012).

o MARA 몰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특정 종족을 위한 몰이 국가 주도로 설립되었다는 점과 시장에 개입을 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켰음.

o 오랜 집권 여당인 UMNO는 하나의 말레이시아라는 기치 아래 노골적으로 종족을 중심으로 한 집단 행위를 배척하는 입장을 취하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가라앉던 종족 이슈를 부상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o 전자 매장에서 시작한 종족간 충돌과 이후의 말레이 우선 경제 정책은, ‘1MDB 스캔들’과 권위주의 정책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나집 총리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혐의를 받는 배경이 되고 있음.

o 말레이시아의 부미푸트라 우선 경제정책은 TPP 체결의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함. 말레이계를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외국인의 자유로운 투자에 걸림 돌이 되기도 하기 때문임(NHK 2017/04/21).

o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서 중국계의 비중이 높지만, 말레이계의 진출을 위한 국내 규정은 이전에도 존재했었음.

o 2010년 기준, 현재 말레이시아 유통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정에 따르면, 1) 부미푸트라 관리자를 1명 이상 임명해야 하며, 2) 경영직을 포함한 모든 직위에서 말레이시아 인구의 종족 분포를 고려하여 직원을 채용할 것, 3) 백화점, 하이퍼마켓, 슈퍼 마켓에서 3년 안에 부미푸트라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30% 이상을 할당할 것 등에 대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음(HKTDC Research 2014/04/16).

o 이스마일 사브리 장관은 모든 종족이 이 몰을 이용하도록 독려했으나, 부미푸트라를 위한 몰이 무슬림/비무슬림 또는 할랄/비할랄과 같은 공간의 분리라고 보기도 함(Khairuddin 2015).

o 말레이시아의 몰에서는 보통 세 종족의 연례행사를 모두 기념하여 세일을 하기 마련인데, 크리스마스 시즌임에도 트리 장식이나 캐롤을 접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샤리아 존중 몰이 생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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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결국 제품이 아니라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까지 종족 소비 형태가 일어난 예를 제공한 이 MARA 몰의 성공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시장 질서를 흔들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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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슈페이퍼 통권 19호May 2017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종족 소비:말레이계를 위한 MARA 디지털 몰의 탄생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신흥지역연구단

동남아 이슈페이퍼 통권 19호May 2017

저자 : 정 법 모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 / 인류학 박사))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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