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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한국종합사회조사 (KGSS ) 심포지엄 한국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육성 지원연구 세대, ,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Generation, Work, and Social Trust: An International Comparison 일시 : 2006518() 9:00~18:00 장소 :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 삼성경제연구소 후원 : 중앙일보사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 SKKUsrc.skku.edu/eng/menu04_publish/pub/3thkgsssymposium2.pdf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 라기보다는(각인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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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차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심포지엄한국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육성 지원연구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Generation, Work, and Social Trust:An International Comparison

    일시 : 2006년 5월 18일(목) 9:00~18:00

    장소 :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

    삼성경제연구소

    후원 : 중앙일보사

  • 프로그램

    구분 시간 주제 발표자

    개회

    14:00-14:05 인사말정구현 소장

    (삼성경제연구소)

    14:05-14:10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소개양종회 소장

    (서베이리서치센터)

    [국내 세션 / 국어 사용] 세대 비교의 관점에서 본 한국인 및 한국사회 장소: 국제회의실

    제 1 부 사회 양영진 (동국대학교)

    발표1 14:10-14:30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 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박병진 (서베이리서치센터)

    발표2 14:30-14:50 신뢰의 생성과 정부의 역할 김왕식 (서베이리서치센터)

    발표3 14:50-15:10배분적 정의와 과정적 정의를 통한 한국인들

    의 공평성 인식과 평등 의식전성표 (울산대학교)

    발표4 15:10-15:30 한국의 진보와 보수, 그 보편성과 특수성 엄한진 (서베이리서치센터)

    발표5 15:30-15:50 북한․통일 관련 세대․계층․지역별 의식 김병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발표6 15:50-16:10 세대별 정치적 태도의 가변성 이정환 (청주대학교)

    휴식 [16:10-16:20]

    제 2 부 사회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발표1 16:20-16:40 한국인의 경제관과 기업관: 세대 차이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발표2 16:40-17:00한국인, 세 얼굴의 경제인식: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중심으로 이원재 (삼성경제연구소)

    빌표3 17:00-17:20 자영업자의 직업만족도: 자발적 선택의 효과 구혜란 (서베이리서치센터)

    발표4 17:20-17:40 국민 자긍심: 세대별 비교 고지영 (서베이리서치센터)

    발표5 17:40-18:00한국사회의 세대별 미디어이용 경향분석:

    이용 시간, 목적, 그리고 유형 차이를 중심으로권상희 (성균관대학교)

    폐회 18:00-20:00

  • 차 례

    한국종합사회조사의 소개 / 양종회 ····································································································· 1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 박병진 ·················································· 5

    신뢰의 생성과 정부의 역할 / 김왕식 ·································································································· 29

    배분적 정의와 과정적 정의를 통한 한국인들의 공평성 인식과 평등 의식 / 전성표 ···················· 47

    한국의 진보와 보수, 그 보편성과 특수성 / 엄한진 ··········································································· 77

    북한․통일 관련 세대․계층․지역별 의식 / 김병로 ········································································ 99

    세대별 정치적 태도의 가변성 / 이정환 ······························································································ 117

    한국인의 경제관과 기업관: 세대 차이 / 최숙희 ················································································ 133

    한국인, 세 얼굴의 경제인식: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중심으로 / 이원재 ······························· 151

    자영업자의 직업만족도: 자발적 선택의 효과 / 구혜란 ····································································· 169

    국가자긍심: 세대별 비교 / 고지영 ······································································································· 187

    한국사회의 세대별 미디어이용 경향 분석: 이용시간, 목적, 그리고 유형 차이 중심으로 / 권상희 ············· 205

    이 심포지엄에서 발표되는 논문은 저자의 허락 없이는 인용할 수 없습니다.

  • 한국종합사회조사의 소개

    양종회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 소장)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Korean General Social Survey)는 한국인의 기본적 속성과 가치

    및 행동방식 그리고 한국사회의 구조와 변화 연구에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는 사회과학 조

    사 자료를 산출하기 위하여 시행되는 연차적 전국표본조사 사업이다. 이 조사 사업은 2002년

    예비연구로부터 시작하였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기초학문육성 과제로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다.

    KGSS 사업의 특징은 공익성, 신뢰성, 주기성, 그리고 국제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KGSS 자

    료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공신력을 자랑한다. 그 자료는 또한 연차적 조사로 축

    적되기 때문에 축적되는 만큼 한국사회의 변화 연구에 요긴하게 쓰여질 것이며 조사 내용의

    대부분이 세계의 주요 국가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조사의 내용과 동일하기 때문에 국제비교 연

    구에도 광범위하게 이용될 것이다.

    KGSS는 시카고대학 NORC(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의 GSS(General Social

    Survey)를 기본 모형으로 해서 설계되었다. 그 설문지는 GSS와 마찬가지로 매년 반복해서 조

    사하는 반복핵심설문(반복핵심설문(replicating core questions)과 몇 개의 주제모듈(topical

    modules)로 구성된다. 주제모듈로는 GSS와 마찬가지로 ISSP(International Social Survey

    Programme)의 40개 회원국들이 매년 주제를 바꾸어가며 공동으로 조사하는 연차적 주제모듈

    (ISSP annual topical module)과 특별 연구를 위한 특별주제모듈(special topical module)이 포

    함된다. 여기에 더하여 2006년 KGSS부터는 이 조사사업의 주관 연구소인 성균관대학교 서베

    이리서치센터가 주도하여 2003년에 창설한 EASS(East Asian Social Surveys)의 4개 참여국이

    격년으로 조사하는 주제모듈(EASS biannual topical module)도 포함될 것이다.

    반복핵심설문은 매년 반복해서 조사하는 설문으로서, 사회인구학적 배경변인을 비롯해서

    국민자긍심, 북한에 대한 인식, 정치성향, 정당지지, 정권평가 등의 정치문제, 기업, 노동조합,

    경제활동, 고용, 가계 등의 경제문제, 사회정책, 사회적 신뢰, 가족 및 가구 구성, 계층, 직업․

    종교, 정보매체 등의 사회문제들이 포괄적으로 다루어진다. 반복핵심설문은 학술적 중요성이

    현격한 주요 사회적 사안들을 반복적․지속적으로 조사함으로써 사회변화의 흐름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여기에는 미국의 GSS를 위시해서 유럽의 20여개 국가들이 가입하여 공동으로

    조사하고 있는 ESS(European Social Survey)의 조사 문항, 일본의 JGSS, 대만의 TSCS 등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되는 문항들과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하는 문항들(예, 민족 문제)이

    포함되어 있다.

    ISSP 주제모듈은 ISSP의 40개 회원국들이 매년 중요 주제에 대한 설문을 공동으로 개발하

    여 조사하는 모듈이다. ISSP가 창설 이래 1984년부터 2004년까지 개발하여 그 회원국들이 공

    동으로 조사한 주제모듈은 「정부의 역할」,「사회연결망」,「사회불평등」,「가족과 성 역할

    변화」,「노동지향」,「종교」,「환경」,「국가정체성」,「시민권」등 모두 9개이다. 이 모듈

    들은 2004년에 처음으로 시행된 「시민권」모듈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각각 2-3회씩 재조사

    되어 왔다. 한국에서의 ISSP 모듈조사는 이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

    센터와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2003년 ISSP 총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회원기관으로 공식 지

    명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졌다. 2003년 제1차 KGSS에는 ISSP의 당해연도 모듈인 「국가

  • 배분적 정의와 과정적 정의를 통한 한국인들의 공평성 인식과 평등 의식 51

    정체성 III」이 포함되었고 2004년 제2차 조사에는 「시민권」모듈이 조사되었고, 2005년 제3

    차 조사에는 「노동지향 III」이 조사되었다. 금년에는 「정부의 역할 III」이 조사될 예정이고,

    앞으로「스포츠와 레저」(2007), 그리고 「종교 III」(2008)이 포함될 예정이다.

    EASS 주제모듈은 동 기구의 참여국인 한국, 중국, 일본, 대만에서 GSS 형태의 조사를 주관

    하고 있는 연구기관들의 대표자들이 공동 개발하는 모듈이다. 각국의 대표자들은 2006년 첫

    공동 조사 주제로 선정된 「동아시아의 가족」조사를 시행을 위하여 모듈 개발에 노력하고 있

    다.

    KGSS의 마지막 구성 요소는 특별주제 모듈이다. 2003년 제1차 KGSS에서는 ISSP의 과거

    모듈인 「노동지향 II」(1997), 「사회불평등 III」(1999) 및 「가족과 성역할의 변화 III」

    (2002)이 축약된 형태로 특별연구를 위한 주제모듈로 포함되었고, 2004년 제2차 KGSS에서는

    ISSP의 2001년 모듈인 「사회연결망」의 완성본이 특별주제모듈로 들어갔다. 2005년에는 한국

    사회과학연구협의회의 주관 하에 지난 1990년부터 5년 주기(1995, 2000)로 반복하여 조사해 온

    「불평등과 공정성」조사를 인계받아 특별주제모듈로 조사할 계획이고, 2007년에는 서베이리

    서치센터가 개발하고 있는 「문화 산업과 소비」모듈을 특별모듈로 포함시킬 것이다.

    KGSS의 표본은 다단계지역집락표집방법으로 추출되며 그 크기는 2000~2500이다. 이 표본

    에 대한 조사는 직접 면접조사 방법으로 시행된다. 표본 가구와 조사대상 표본의 대체를 일체

    허용하지 않고 부실하게 조사된 경우는 보충조사되거나 폐기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

    으로 얻어지는 유효표본율은 약 66%이고 이에 대한 원자료는 4-5개월에 걸친 클리닝 과정을

    거쳐 아카이브된다.

    KGSS의 주관연구소는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이다. 동 센터는 매년 KGSS 자료를

    이용한 시범연구를 위하여 3-5개의 연구팀이 구성하고 현지조사의 효율화를 위하여 전국

    12-15개 대학에 현지조사팀이 조직한다. 각 연구팀은 전공이 동일한 교수 및 박사급 연구자

    2-4명으로 구성되며 연구자들은 모두 각자 맡은 연구과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단독 및 공동 논

    문으로 발표한다. 각 현지조사팀은 지도교수 1명과 연구원보 1명, 그리고 5-15명의 면접조사원

    으로 구성되어 담당지역의 표집과 면접조사를 담당한다.

    KGSS의 원자료는 한국사회과학도서관(http://www.kssl.or.kr) 부설 한국사회조사데이터아

    카이브(KOSSDA)과 ISSP의 아카이브인 Zentralarchive für Empirische Sozialforschung,

    University of Cologne(http://www.gesis.org/ZA)에 저장되어 일반에 서비스되며, 시범적 연

    구 결과는 연차적 KGSS 심포지엄에서 발표되고 전문학술지에 게재된다. 이와 더불어 서베이

    리서치센터는 자료이용을 활성화하고 그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매년 통계보고서를 출판한

    다. 이 보고서는 KGSS의 코드북으로 이용되는 동시에 연구, 교육, 정책수립 및 언론보도를 위

    한 통계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해 주고 있다.

    KGSS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익적 사회과학 자료의 창출 사업이다. 이 사업

    의 연차적 시행은 한국 사회의 횡단적 및 종단적 연구는 물론이고 국제비교 연구에 광범위하

    게 이용될 수 있는 표준화된 자료를 지속적으로 산출해 낼 것이다. 이렇게 산출된 원자료는 공

    신력 있는 공공의 사회조사자료 아카이브에 영구적으로 보존되기 때문에 누구나 편리하게 사

    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역시 연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시범적 연구와 심포지엄을 통

    한 그 결과의 발표 그리고 통계자료집의 발간은 KGSS와 ISSP 자료를 이용한 연구를 고무하

    고 활성화시키는데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다.

  • 제 1 부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박병진 [email protected]

    서베이리서치센터

    본 논문은 저자의 허락 없이는 인용할 수 없습니다.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7

    1. 문제제기

    신뢰는 사회생활에 있어서 많은 좋은 결과를 낳는 자원이다. 신뢰는 공동체생활에 더 많은

    관여와 참여를 유발하고, 경제성장에 기여하며, 정부의 성취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일상생

    활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Fukuyama, 1995; Putnam, 1993).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보통사람

    들이 공동체를 위한 적극적 참여가 증가하고, 자발적 단체의 참여율이 높으며, 자선행사와 사

    회봉사에 대하여 많은 참여를 보이고 있다(Putnam, 2000). 적극적이며,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관여가 큰 사람들은 사회적 난제에 봉착하였을 때 궁극적으로 타협을 이루어낼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해내려는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신뢰사회는 시민사회이며 시민사회는 문명화된

    사회이다.

    우리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한 자발적 단체에 대

    한 참여도 다른 사회처럼 활발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량실직으로 인하여 기업과 국가에 대한 신뢰는 물론 이혼의 증가와 가족해체의 위기가

    증대되면서 가까운 친지에 대한 신뢰 또한 약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송호근, 2003). 직장

    동료와 이웃에 대한 상호 신용보증으로 인하여 연쇄적인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게 되어 개인 간

    불신 또한 증가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최근 서구에서, 특히 미국의 대인신뢰가 과거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아울러 공동체에 대한 관여와 관심 역시 퇴조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Putnam, 2000; Uslaner, 2000).

    최근 세대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박재흥, 2003; 홍덕률, 2003; 조대엽, 2002; 함

    인희, 2002, 전상진, 2004). 가장 직접적으로 세대에 대한 논의의 촉발은 정치적인 원인에서 찾

    을 수 있다. 참여정부의 등장은 세대 간 차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직접적 계기가 되었

    다. 세대는 정치적 전선을 형성하는 사회균열의 주요한 기준으로 이해되었다(강원택, 2004).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대통령의 당선은 20-30세대의 전복(송호근, 2003)의 결과로 해석되었

    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론과 이념론의 정치적 의도를 인식하면서, 혹은 모르는 체 하면서 세대

    론은 언론과 학계의 주요 주제로 재부상한 것이다.

    왜 신뢰와 세대문제가 문제인가? 신뢰에 대한 세대별 차이는 사회신뢰라는 주제에 대한 세

    대별 개념화형식의 차이와 신뢰형성과 관련된 사회문화, 제도정책적 선택행위를 둘러싼 경쟁

    과 타협이라는 세대관계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세대론자들이 전제하듯이 세대 의식과

    연대감 혹은 세대행동이 청소년기에 공유한 정치/역사/사회적 경험에 의하여 각인되는 것이

    라기보다는(각인효과), 일정한 공통경험이 의식 및 이해관계영향을 미치고 이 영향이 추후의

    선택에 있어 다른 세대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차이의 집단적 경험은 하나의 집단적

    의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저층을 형성하나 이 것 자체가 이후의 모든 태도와 가치 및 행위

    에 일률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청년기의 집단적 공유기억은 다른 세대와의

    관계 속에서 때때로 차이를 드러내기도 하고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별되기도 한다. 세대의

    차이는 알려져 있듯이, 동년배효과(cohort effects), 생애효과(life-cycle effect) 및 시대효과

    (period effect) 혼합되어 있음으로 인하여 드러나게 된다. 특정한 시간의 맥락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세대별 차이는 지속된다기보다는 계기적으로 드러날 뿐이다. 다만 세대의 구분은 계

    기적인 차이가 하나의 기억 속에서 서로 인지될 뿐이다. 따라서 세대문제와 관련된 복합적 효

    과에 의하여 세대의 차이는 개인적 차이로, 나이가 들게되면 변하게 되는 과정으로 나타나게

    되어 이질성 속에서 동질적인 요소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 8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신뢰의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현재의 타인 및 사회에 대한 신뢰의 세대 간

    차이는 신뢰와 다른 요소와의 관계에 대한 (예를 들어, 신뢰와 경제발전, 신뢰와 민주주의, 신

    뢰와 참여, 신뢰와 제도신임 등) 판단과 추후의 대책에 관한 선택에 있어서 차이를 낳게될 것

    이라는 가정에 의해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신뢰는 사회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불신이

    만연할 경우 이를 극복하기위하여 세대별로 취하는 여러 가지 사회적 선택(개인적, 집단적, 제

    도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우선 이 연구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취

    한 배경에는 세대연구의 출발점을 제공해주고 세대위치라는 객관적인 사회위치에 의하여 세

    대별 차이가 발생한다는 만하임의 입장보다는 "사회적 사건들의 시간구조에 의하여 조직되는

    세대들 간의 관계"라는 마테스(Matthes, 1985;369, 전상진, 2004 재인용)의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신뢰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결정은 특정 세대가 단일하고 고독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

    니라 다른 세대와의 접촉과 갈등 및 타협과 같은 상호관계에 의하여 형성된다는 입장에서 세

    대별 차이를 보고자 한다. 따라서 세대별 차이는 어느 때는 확연히 드러나고 어느 때는 차이를

    발견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세대에 따른 신뢰의 연구는 사회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분화에 관한 구체적 모습을 제

    공해줄 수 있다. 나이가 많이 든 세대는 주로 내집단적 유대에 기대어 사회생활을 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보다 다양한 집단과 단체에 참여하여 다기능적으로 연결된 이차결사체에 의한 넓

    은 범위의 신뢰에 기반한 사회활동을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다른 한편, 사회변동의 관점

    에서 볼 때, 젊은 세대는 나이든 세대에 비하여 경제성장과 안정을 위주로 하는 물질주의적 가

    치보다는 자기실현, 자연과의 조화, 삶의 질 및 인류의 연대를 강조하는 탈물질주의적

    (postmaterialistic values) 태도를 보여줄 가능성이 더 크다(Inglehart, 1999). 이러한 탈물질적

    가치의 확산은 보다 보편적인 가치에 비중을 두게 되어 보다 반경이 넓은 신뢰를 낳게하는 요

    인이 될 수 있다.

    정보화는 사람들 간의 연결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기존의 단체와

    는 다르게 사이버공간 속에서 다양한 클럽이나 모임을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적응력과 활용능력에 있어서 세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정보기술에 대한 적응능력

    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의 차이로 나타나 새로운 조직에의 참여와 연결망의 구성을 통하여 연

    결망 내의 심리적 자원인 신뢰의 차이를 낳게 할 수 있다.

    대인신뢰는 사람과의 관계의 결과이다. 신뢰와 반대로 불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통적인

    시장과 국가의 영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기성세대에 비하여 젊은 세대는 아직 교육영역이나 가

    족영역에 머물러 있거나 시장에서 주변적 위치에 머물러 있다. 젊은 세대에게 공식적 교육은

    주요한 사회화자원이다. 높은 교육수준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높은 기대수준을 형성

    하게 한다. 또한 다양한 구성원들 간에 이해관계를 조절할 필요성과 상호양보의 원칙을 원칙

    적으로 학습하게 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지능(야마기시, 2001)을 높여준다. 반대로 시장

    과 사회에 깊숙이 발을 디뎌놓은 세대에 있어서 매일의 경험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불신, 기업

    과 정부에 대한 신뢰와 불신, 정치와 정부에 대한 신뢰와 불신의 근거로 작동하게 된다. 본 연

    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세대별 신뢰의 차이가 있는지 여부와 그 차이의 의의에 관하

    여 탐색해보고자 한다.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9

    2. 기존논의와 분석틀

    1) 세대의 구성

    세대란 동년배집단인가 아니면 실제적 집단(역사적 특정 시기에 동일한 생애과정을 공유한

    집단, 코호트는 이 실제적 개념의 조작적 도구)(Marshall, 1983)인가? 기존의 연구에서는 실제

    적 집단의 존재를 개념화할 때, 공유된 경험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하여 개념화하여 언

    급하고 있지 않다. 비록 암묵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으나. 본 고에서는 이를 ‘역사사회화

    (historical socialization)’라고 칭하기로 한다. 이는 사회화가 모든 세대에 걸쳐 가정, 학교, 교

    회 및 여타 집단과의 접촉에 의하여 행해지는 사회생활을 위한 학습과 교육이라는 보편적 개

    념이라면, 역사사회화는 특정한 역사적 시간과 그 시간을 가르는 기준으로서 질적으로 상이한

    역사적 사건의 공유와 이 사건의 영향과 학습의 공유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세대가 사회

    적 실제이기위해서는 다른 세대와 상이란 특징적 경험의 공유를 통한 차별적 사회화라는 분명

    한 과정의 매개나 설명없이 세대차를 논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그러나 공유한 경험 그 자

    체가 ‘사회구조적 지위나 위치’(Pilcher, 1994:482; Ryder, 1965:847; Manheim, 1952:291)로서 사

    회적 정체를 가지기 위해서는 공유경험이 공통적인 세계관이나 사회관으로 독특하게 형성되

    는 과정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마치 계급위치가 주관적 계급의식을 가지게 되어 타 계급과의

    관계에 들어섬으로써 사회적 지위를 형성하는 것처럼. 따라서 공유경험이 일종의 ‘세대양식’

    (일종의 “세대 스타일”(박재홍에서 재인용))을 구성하고 이에 근거하여 사회의 변화와 정책의

    선택에 있어 다른 집단과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내적 동질성과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연령집단이 이러한 독특한 실제적 세대가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사회운

    동과 관련하여 유별난 특징을 보이는(386세대 논의에서처럼) 세대만 세대로 구분하다보면 그

    렇지 못한 집단들과의 비교준거를 상실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박재홍,

    2003). 그는 세대를 특정한 시점에 탄생해서 역사사회적 경험을 공유하고 느슨한 동류의식을

    가진 집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느슨한 정의에 의거할 경우 다른 세대와의 비교가 가능

    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 현재 자신들의 독특한 세대양식을 발전시킨 세대들이 존재하는가?

    대체로 학자들은 1950년대 후반이후에 태어나서 1970년대 말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집단

    을 다른 집단과 구분되는 실제세대로 보는 경향이 있다(조대엽, 2002).최근의 한국사회의 변동

    과 관련지어 공유한 경험의 차이를 중심으로 구분할 만한 세대들이 이들 386세대처럼 확연하

    게 구분할 수 있을까?

    우리의 분석에 있어서 실제세대 혹은 코호트로서의 세대는 특정시기의 객관적 조건에 의해

    서 결정되어버리고 그에 따른 집단의 연대나 의식이 이후의 모든 조건과 사건에 대하여 유사

    한 결정을 내려버리는 일원론적인 이론화를 지양한다. 실제세대는 객관적인 조건인 세대위치

    의 성숙이 필요하다(필요조건). 그러나 타 세대와의 차이가 드러나는 세대단위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관적/구성적 노동에 의해서 형성된다(충분조건). 즉 이는 관계론적으로 세대를 이

    해하고 분석하는 이론화 전략이다(Bude, 200b:190, 전상진 재인용).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외적 세대구별경험(다른 세대와의 상호작용을 통한)과 대내적 결속 혹은 연대(경험과 가치

    의 공유를 통한)의 양 계기를 모두 포함한 것이어야 한다. 일종의 세대의 아비투스(Habitus,

    Bourdieu, 1989)의 구성이나 만하임의 “결속적 경험공간”(Mannheim, 1980)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 10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사회에 대한 구체적 경험이 내면화되어 사회관이나 세계관이 형성되는 시기를 20세를 전후

    한 시점이라고 할 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집합적 경험의 유무는 매우 중

    요할 것이다. 전쟁과 같은 사건은 전체 세대의 삶과 의식에 공히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의 세계관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한 그 전쟁을 10대에 겪었는가 아니면 20대, 혹은 30-40

    대에 겪었는가 하는 것 또한 개인의 의식과 삶에 차별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전쟁을 20대

    에 겪은 세대는 현재 76세의 나이에 해당한다. 30-40대에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이제 소수만이

    생존해 있다.

    한국의 현대사에 있어서 주요한 사건들과 세대를 연결해보면 아래의 처럼 요약해

    볼 수 있다. 20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진 시대적 사건을 찾아보고 각 세대별 그 시대의 집합적

    사회화의 가능성을 추정해볼 수 있도록 세대를 구분해 보았다. 은 세대문제와 관련하여

    쟁점이 되어온, 세대 개념에 포함되어 있는 코호트효과, 연령효과 및 시대효과를 고려하여 작

    성해본 것이다. 5개의 세대를 구분하여 본 분석에서 사용하고자 한다.

    1960년대 20대를 보낸 세대는 1949년 이전에 출생하여 2005년 현재 56세 이상에 해당하는

    집단이다. 이들이 경험한 주요사건은 4.19, 5.16 및 6.3 한일국교정상화를 겪은 세대이다. 흔히

    이들을 4.19세대 혹은 6.3세대로 칭하고 있다. 1950년과 1959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는 1970년

    에서 1979년 사이에 청년기를 보낸 세대이다. 이 시기는 유신이 선포되어(1973년) 장기 독재의

    판을 닦고, 오일파동을 거체 10.26(1979)에 의해 제3공화국이 저물어가는 시기이다. 강력한 독

    재체제에 숨죽인 체, 민주주의의 열망을 지하서클이라는 소극적 저항과 좌절된 심정을 침묵으

    로 참는 태도를 기른 세대이자, 이들 중 일부는 베이비붐세대(흔히 1955년에서 1961년에 출생

    한 세대)(함인희, 2002)에 해당한다. 높은 세대내 인구밀도에 의하여 생애 내내 지속적인 경쟁

    을 벌여야 할 운명에 놓인 세대들이다. 이들은 경제개발과 독재 속에서 대통령은 박정희대통

    령만 있는 줄 알고 자란 세대이다. 이들을 유신세대라고 칭할 수 있다.

    세 번째 세대는 소위 말하는 386세대이다. 60년대에 출생하여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

    이다. 이들은 넓혀진 대학문호의 혜택을 받고 1983년 자유화조치에 의거하여 앞선 세대에 비

    하여 학내 데모를 할 수 있었던 세대이다. 어렵게나마 자신들의 정치적 불만을 집단적으로 표

    출할 수 있고, 노동자와 연대하여 노동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광범위한 의식화와 열띤 참여를

    집단적으로 경험한 세대이다. 1987년 유신세대가 회사를 다니는 넥타이부대가되어 거리의 시

    위에 참여하였다면 이들은 학교에서부터 스크럼을 짜서 대로로 내달린 세대이다. 마침내 2002

    년 참여정부에는 이 때 운동에 참여하였던 많은 사람들이 운동꾼이라는 지위를 벗고 공적 지

    위를 점할 수 있었던 지위전복의 드라마를 경험하는 세대이다. 이들의 이념은 보다 진보적이

    고 북한에 대한 태도변화와 공개적 접근의 가능성을 열고자 하였던 세대이다.

    네 번째 세대는 1997년 IMF체제를 경험하고,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좁혀진 취업문

    앞에서 세계화의 파고를 20대에 경험하게 된 세대이다. 이들은 산업화의 과실을 즐긴 세대이

    며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화의 파고를 접한 세대이다. 발전의 한계와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고성장시대가 종결되고 만성적 저성장 속에서 높은 청년실업을 어쩔수없이 받아들이게 된 첫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요구된 것은 개방된 시장에서 투명한 원칙에 의거 활동해야한다

    는 세계적 표준이 무엇인가를 경험한 세대이다. 이제 이들도 26세에서 35세에 이르렀다. 입직

    의 경험 없이, 결혼의 경험 없이 청년기를 백수로 보내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주위에 다수로

    널려있는 세대이다. 그러나 이들은 청소년기에 앞선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물질적 풍요를 누

    렸으며, 자신의 정체감을 인식하고 문화적 취향의 차별을 지향하곤하는 세대가 된 것이다.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11

    마지막으로 1980-1987년 사이에 태어난 가장 젊은 세대이다. 정치적 권위가 추락하고, 10년

    에 걸친 불경기를 겪으면서 인터넷과 사이버스페이스에서 그들의 활동공간을 찾아낸 세대이

    다. 이들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을 거치면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집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

    었던 세대들이다. 이들은 인터넷게임을 즐기며, 까페를 만들고 블러그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

    어 운영하는 세대이다.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불분명하다.

    세대구분의 준거로서 출생 시기, 주요사건 및 실제세대의 구성

    출생년도2005연령

    20세 주요사건 주요쟁점 실제세대

    1980-1987 18-25 2000-2007

    행정도시이전결정(‘05),

    월드컵(‘02), 아시안게임,

    국민정부(‘97), 참여정부(‘02),

    ? ?

    1970-1979 26-35 1990-1999

    문민정부(‘93,민간정부)

    97외환위기,

    국민정부(‘97,최초의 여야교체)

    구조조정,

    투명성,

    세계표준,

    좁은 취업문

    시장자유화

    세대

    1960-1969 36-45 1980-1989

    5.18(‘80), 83자유화조치,

    민주화운동(‘87), 대통령직접선거,

    88올림픽

    민주화,

    계급과 지역386세대

    1950-1959 46-55 1970-1979유신(‘73), 오일파동(’73),

    10.26(’79), 12.12‘(79)

    경제개발과

    독재유신세대

    1949이전 56이상 1960 4.19(‘60), 5.16(’61), 6.3(‘64) 반독재, 민족4.19세대,

    6.3세대

    2) 신뢰와 사회자본

    타인에 대한 신뢰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우

    리는 믿을만하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타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퍼트남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교량적 역

    할을 한다고 (Putnam, 2000;288-289) 지적하고 있다. 자발적 단체에 참여하게 되면 서로 그 성

    원들을 믿게 된다. 이 경험은 면식이 없는 타인에 대한 신뢰로 나아가게 된다. 근대적 공동체

    주의자인 퍼트남은 자발적 단체의 성원자격이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종의 성배

    (a kind of holy grail)와 같은 것으로 비유하고 있다. 신뢰와 자발적 단체의 멤버십은 서로 관

    여하고 번영하는 공동체의 구성을 선순환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신뢰가 큰 사람들은 단체에

    더 많이 가입하고 이는 또한 신뢰를 낳는다.

    타인에 대한 신뢰는 자신과 다른 특성을 가진 타인에 연결할 수 있는 기제가 된다. 신뢰가

    큰 사람들은 사회의 타인에 대하여 유대감을 가지며 소수자와 여성들에 대한 차별은 옳지 못

    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약자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을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며, 자선과 봉사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제공한다. 또한 그들은 사회가 가능하기위해서는 집

    합적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이나

    비타협적 태도보다는 타협(compromise)의 중요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Uslaner, 2000).

  • 12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신뢰는 네트워크, 사회규범 등과 함께 주요한 사회자본이다. 퍼트남은 개인의 사회자본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사교활동을 하며, 클럽이나 동우회에 참여하고, 사회조직에 참여

    함으로써 발생하는 자원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 입각하여 사회자본이 인간의 개인적

    삶과 집합적 삶에 유익하게 작동하게 되는 메카니즘을 이론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제시하

    고 있다(Putnam, 2000).

    “사회자본은 개인에게, 공동체에게 그리고 국가에게 유익한 효과를 미치는가?” 라는 질문

    에 대하여 미국사회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조사자료를 분석한 퍼트남(2000)은 “그렇다”라고

    단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최근의 점증하는 연구들은 시민 간 연결(civic connections)은 사람을

    건강하고, 부유하고, 현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Putnam, 2000). 그러면 어떻

    게 신뢰나 사회참여와 같은 사회자본이 위에서 언급한 여러 수준에 걸쳐 인간의 생활에 유익

    하게 만들고 있는가? 퍼트남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사회자본은 집합행위

    에 있어 협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소위, 집합행동문제, 죄수의 딜레마, 무

    임승차문제, 공유지의 비극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회자본의 역할은 매우 심대한 것이다.

    집합행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들로 하여금 집합적 선행을 기꺼이 행할 수 있는

    제도화된 힘을 가진 사회적 기제가 요구되는데 사회규범이나 연결망과 같은 사회자본이 바로

    그것이다.

    두 번째로, 사회자본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만드는 일종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만약 경제적 거래, 정당활동, 사회

    적 친교와 같은 다양한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동료나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우리는 상

    대방의 배신행위를 감시할 필요를 느낄 것이며 이는 매우 많은 비용을 들게 할 것이다. 이러한

    윤활유적 기능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거래비용이론가들의 여러 연구에 의하여 입증되어왔다

    (Williamson, 1972:357).

    셋째, 사회자본을 통해 우리의 운명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지각을 갖게 된다. 가족, 친구, 친지 등과 같은 타인과 적극적이며 신뢰하는 관계를 가짐으로

    써 생성되는 심리적 특질(심성, 마음)은 여타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타인과의 교

    제를 함으로써 우리는 서로에 대하여 보다 관용적이고, 덜 냉소적이며, 보다 타인의 불행을 이

    심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서로 연결되지 않았을 경우, 사람들은 가벼운 대화나 혹은 공심적

    토론(deliberation)이건 간에 자신의 진실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연결의 기회

    를 갖지 못했을 경우, 사람들은 충동에 의해 휘둘리게 되기 쉽다. 일례로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총기사고는 대부분 “외톨이(loners)"들에 의해서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

    혀지고 있다.

    사회자본은 또한 유용한 정보의 공급관(conduits)으로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국사회에서

    직업을 구하는데 있어 연결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여러 경제사회학자들의 연구에

    의하여 밝혀지고 있다(Granovetter, 1974). 사회자본은 개인의 심리적 그리고 생물학적 과정을

    통하여 생활을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사회자본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심리적 충격 및 신체적

    질환에 잘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퍼트남은 사회자본이 비록 수면제, 프로지엑(항우울제), 위산

    제거제, 및 비타민 C를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훌륭한 보조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13

    3. 자료 및 변수구성

    1) 자료

    본 분석에서 이용한 자료는 2003, 2004, 2005 3개년에 걸쳐 수집된 한국사회조사를 모두 합

    한 것이다. 개별 년도의 자료보다는 통합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지난 3년 간 신뢰에 관한 동

    일한 질문에 대하여 급격한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비록 본 자료가 18세 이상 성인

    모집단을 대변할 수 있는 전국자료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발견되는 년도별 차이는 크게 다르

    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시작된 이후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신

    뢰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사건이나 이유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체 모집단에 년도별로 시기효과(period effect)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한 것이다.

    2) 변수구성

    타인에 대한 신뢰는 '귀하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을 대체로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

    까, 아니면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다‘, ’신뢰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 다르다‘로 답하였다. 일반적 타인에 대한 신뢰는 이 중 ’신뢰할 수 있다‘에

    응답한 경우의 비율이다. 사회에 대한 일반신뢰는 ‘귀하는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

    는 사회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0(전혀 신뢰하지 않음)에서 10(매우신뢰)점까지의 응답

    으로 측정한 것이다.

    우리사회의 주요 제도에 대한 신뢰는 해당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로 측정하였다. 제도 자

    체의 신뢰와 운영자에 대한 신뢰는 약간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국가별

    비교를 위한 조사에서 통용되는 측정방법 중의 하나이다. 조사대상이 된 기관은 국회, 중앙정

    부부처, 지방정부부처, 청와대, 대법원, 군대와 같은 주요 국가기관과, 신문사, TV방송국과 같

    은 언론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노동조합과 같은 주요 시장기구 및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의

    료계, 교육계와 같은 시민사회기구이다. 아래의 표는 ‘이 기관들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 신뢰합니까?’에 대한 답변을 '매우 신뢰‘, ’다소신뢰‘, ’거의 신뢰하지 않음‘의 세 가지 응

    답지로 물어 ’매우 신뢰‘와 ’다소신뢰‘를 ‘신뢰한다’는 범주로 묶었을 때 나타난 비율이다.

    변수 구성

    변수평균

    (표준편차)구성 비고

    소득 6.77(5.024) 21단계로 구분한 가구소득 (21이상은 22로 재분류)

    교육(재) 3.32(1.580) 서열변수

    여자 .54(.498) 여자=1, 남자=0

    타인신뢰 47.4% 타인신뢰=1, 나머지=0

    사회신뢰 5.07(1.853)

    국가기관 53.42(12.94) 평균

    언론신뢰 58.98(17.94) 평균

    시장신뢰 58.13(13.36) 평균

    시민기관신뢰 63.41(12.81) 평균

    도시 .87(.339) 도시=1, 비도시=0

    세대

    18-25 13.0

    26-35 22.7

    36-45 26.0

    46-55 14.9

    56이상 23.3

  • 14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4. 분석

    1) 세대의 분포

    아래의 에 요약되어있는 세대의 기준은 2005년 현재를 기준으로 재분류한 것이다.

    18-25세대와 46-55세대의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하여 낮은데, 전자는 표본에 포함된 연령집단

    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으나 46-55세대의 경우는 과소 대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대의 분포

    세대 빈도 비율 누적비율

    18-25 548 13.0 13.0

    26-35 959 22.7 35.7

    36-45 1099 26.0 61.8

    46-55 629 14.9 76.7

    56이상 985 23.3 100.0

    합계 4220 100.0

    2) 세대별 대인신뢰

    퍼트남의 유명한 저작인 『홀로 볼링치기』(2000)는 1970년대에 출생한 세대(20%미만)에

    비해 그들의 할아버지 격인 1930년대에 출생한 코호트는 타인에 대하여 무려 두 배에 가까운

    신뢰(50%이상)를 보이고 있음을 통계자료를 통하여 제시해주고 있다(Putnam, 2000;p.253). 그

    이유를 찾아보면서, 퍼트남은 할아버지세대가 손자세대에 비하여 보다 정치에 관심이 많고, 자

    발적 단체에 많이 참여하고, 투표율이 높으며, 공동체의 일에 관여하고 신문을 많이 읽고 있다

    는 사실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즉 타인과의 교류와 공동체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통하여 타인

    에 대한 이해와 관용이 형성되고 이러한 과정은 교류하는 당사자들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일반적 타인 역시 자신처럼 타인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타인에 대한 일반적 신뢰가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 타인에 대한 신뢰는 ’신뢰할 수 있다‘에 응답한 경우의 비율이다. 평균적으로 2003

    년(40%)에 비해서 2005년(60.4%)에 타인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아졌다. 타인에 대한 신뢰는 56

    세 이상세대와 18-25세대에서 가장 높게, 26-35세대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불신

    의 경우는 46-55세대와 56세 이상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56세 이상 세대에서는 신뢰하는 비율

    도 불신하는 비율도 높고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세대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수준별로는 2003년에는 전문대졸업이상의 학력을

    가진 층이37.9%로 가장 낮았으나 2005년에는 56.4%로 가장 높은 대인신뢰를 보이고 있다.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15

    세대별 타인신뢰에 대한 추이 (2003년, 2005년) (신뢰 %)

    0 .0 0 %

    1 0 .0 0 %

    2 0 .0 0 %

    3 0 .0 0 %

    4 0 .0 0 %

    5 0 .0 0 %

    6 0 .0 0 %

    1 8 -2 5 2 6 -3 5 3 6 -4 5 4 6 -5 5 5 6 이 상

    신 뢰 불 신 경 우 에 따 라

    학력별 타인신뢰에 대한 추이 (2003년, 2005년)

    46.3 46.3

    37.9

    52.849.9

    56.4

    0.0

    10.0

    20.0

    30.0

    40.0

    50.0

    60.0

    중 졸 이 하 고 졸 전 문 대 이 상

    2003

    2005

    세대별 타인에 대한 신뢰 (= 37.192, p

  • 16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세대별 이기적 태도와 이타적 태도의 분포

    0 . 0 0 %

    1 0 . 0 0 %

    2 0 . 0 0 %

    3 0 . 0 0 %

    4 0 . 0 0 %

    5 0 . 0 0 %

    6 0 . 0 0 %

    1 8 - 2 5 2 6 - 3 5 3 6 - 4 5 4 6 - 5 5 5 6 이 상

    남 을 도 우 려 함 자 신 만 을 위 함 경 우 에 따 라

    사람들의 이기적 태도여부와 이타적 태도여부에 대한 응답에 있어서도 세대별로 차이를 보

    이고 있다. 56세 이상 세대가 사람들이 남을 도우려한다에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상대적

    으로 젊은 세대에서 이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46-55세 세대에서 사람들이 자신만을 위한다에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세대는 타인에 대한 불신도 가장 높은 집단이다. 외환위기를 겪

    으면서 가장 처절하게 사람들의 배신행위와 불신을 직접 겪은 세대이기 때문일 수 있다.

    2) 사회에 대한 일반신뢰

    사회에 대한 일반신뢰(이하 사회신뢰)는 대인신뢰와 제도신뢰의 하위차원에 의해 구성될

    수 있는 추상적이며 총체적 신뢰이다. 이 총체적 신뢰는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자발적 단체의

    참여, 학교교육, 개인적 접촉 등과 같은 대인신뢰와 한 사회의 기능적 요구에 대한 각 제도의

    수행능력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거하여 형성되는 추상적이며 구성적인 신뢰라고 할 수 있

    다. 따라서 사회신뢰는 대인신뢰와 제도신뢰의 함수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

    한 이론적 수준에서의 정의와 신뢰 간 연관성이 경험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2003년에서 2005년까지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 양태는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을 통해 볼 때 특기할 만한 사항은 2005년도의 경우 평균

    이상으로 신뢰한다는 집단이 약간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3년간의 이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

    의미한 것이지만, 이는 문항배치효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사회에 대한 일반적 신뢰

    에 있어서 지난 3년간 분포와 평균의 안정성을 전제로 하여 집단 간 변이여부를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3년 간 자료 전체(n=4,186)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3년간 사회신뢰에 대한 양상과 변화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17

    연도별 사회신뢰의 변화

    4 .9 7 4 .6 75 .3 0

    0 .0 0

    1 .0 0

    2 .0 0

    3 .0 0

    4 .0 0

    5 .0 0

    6 .0 0

    7 .0 0

    8 .0 0

    9 .0 0

    1 0 .0 0

    2 0 0 3 2 0 0 4 2 0 0 5

    사회에 대한 일반신뢰는 조사년도에 따라 약간씩의 증감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실제 사

    회신뢰가 감소하거나 증가한 결과일수도 있으나 조사 당시의 사회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적 사건 여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특별한 사건으로 인하여 조사시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

    이라는 점을 배제한다면 3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신뢰가 크게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걸친 변화보다는 우리사회의 사회신뢰가 대체로 10점을 기준으로 할 때 평균 5점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각 년도별 분포의 범위나 형태도 매우 유

    사하다는 점이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분포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3년 동안에 수집된 자료를 모두 묶어 분석한 결과 집단별로는

    차별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6-55세 세대는 대인신뢰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신뢰에 있어서도 가장 낮은 집단이었다. 현재 이 사회의 중추세력인 이 세대의 신뢰관은 그들

    이 속한 다양한 조직 내에서의 대인관계와 조직의 규범을 구성하고 이를 집행하는데 있어서

    매우 심대한 기저 자원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불신을 전제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이 다수인 사회는 퍼트남이 말한 신뢰사회와는 전혀 다른 사회이다. 불

    신을 전제로 한 관계맺음은 배신행위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매우 높은 사

    회적 비용을 치러야함을 의미한다. 유독 이 세대에 있어 대인 및 사회신뢰가 낮은 이유가 무엇

    인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교육정도는 사회신뢰와 상당한 연관성이 발견되는데 중졸이하집단과 고등학교졸업의 학력

    을 가진 집단에 비하여 전문대학교 졸업이상의 학력을 가진 집단에서 사회에 대한 신뢰가 크

    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육은 사회에 대한 지식과 긍정적 태도를 생산해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 이라고 한다.(山岸俊男,

    2001)

    세대별 사회신뢰

    5 .1 8

    5 .0 14 .8 8

    4 .6 1

    4 .9 1

    4 .2

    4 .4

    4 .6

    4 .8

    5

    5 .2

    1 8 -2 5 2 6 -3 5 3 6 -4 5 4 6 -5 5 5 6 이 상

    사 회 신 뢰

    사 회 신 뢰

  • 18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학력정도에 따른 사회신뢰

    4.86 4.875.17

    3.00

    3.50

    4.00

    4.50

    5.00

    5.50

    6.00

    중졸이하 고졸 전문대 이상

    집단별 사회신뢰 비교 (N=4,186)

    조사년도 평균 표준편차 학력 평균 표준편차

    2003 4.97 1.856 중졸이하 4.86 2.409

    2004 4.67 2.174 고졸 4.87 1.925

    2005 5.30 1.920 전문대 이상 5.17 1.771

    세대별 사회신뢰 비교

    세대(실제세대) 평균 N 표준편차

    18-25 5.18 547 1.769

    26-35 5.02 959 1.727

    36-45 4.89 1097 1.818

    46-55 4.62 628 1.987

    56이상 4.91 961 2.330

    합계 4.92 4192 1.953

    주. F값=7.066 (p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19

    Munson, 2000, Hooghe and Stolle, 2003). 한편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오랜 경험이 신뢰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분배적 복지정책이 신뢰형성에 긍정적 형향을 줄 수 있다(Uslaner,

    2003). 또한 사회적 승자들이 특권을 독점하고 패자들이 양산되는 사회일수록 신뢰형성이 어

    려움을 지적한다(Newton, 1999). 따라서 사회의 승자와 패자 간의 사회적 기회와 차별을 해소

    할 수 있는 복지제도의 발전 유무는 사회신뢰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동한다.

    저신뢰군(11-16순위)에 속하는 기관운영자집단은 3년 간 변화가 거의 없는데 이 집단에 속

    하는 기관은 순서대로 노동조합, 지방정부, 청와대, 중앙부처 및 국회이다. 국회운영자에 대한

    신뢰는 조사대상 기관 중 가장 낮으며 그 정도에 있어서도 다른 기관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신뢰(20점 정도)를 보이고 있다.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국회의원과 정당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

    이 매우 심각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

    중간신뢰군(6-11순위)에 속하는 기관으로는 군대, 신문사, 대기업, 교육계, 종교계 및 TV방

    송국운영자들이다. 이 집단 중, 종교계, TV방송국 및 군대 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2년 사이에

    낮아졌다. 특히 군대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년간에 걸쳐

    발생한 군입대부정사건, 무기수입 관련 스캔달, 무기탈취 및 군내 사병관리문제 등이 신뢰를

    약화시키는 원인일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TV방송국에 대한 신뢰도 4위에서 6위로 하강되고

    있는데 비해 신문사의 신뢰는 3년간 변화 없이 전체 기관 중 10위를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신뢰군(1-5순위)에 속한 기관은 시민단체, 금융기관, 대법원, 의료계, 및 학계

    이다. 가장 큰 특징은 금융계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최근 더 높아지고 있으나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는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의료계와 학계는 약간의 순위변동은 있으나 우리사

    회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집단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03년~2005년 기관운영자신뢰 비교 (신뢰=매우 신뢰+다소 신뢰)

    기 관2003 2004 2005 변화(2003-2005)

    비율 순위 비율 순위 비율 순위 비율 순위

    국회 21.3 16 27.9 16 20.8 16 -0.5 16→16

    중앙정부부처 41.4 15 42.4 15 47.5 15 6.1 15→15

    청와대 56.3 13 51.6 13 55.2 14 -1.1 ∇13→14

    지방자치정부 46.3 14 46.3 14 55.4 13 9.1 △14→13

    노동조합 58.8 12 58.8 12 58.9 12 -0.1 12→12

    군대 71.7 5 71.7 5 65.7 11 -6.0 ▼5→11

    신문사 66 10 66.0 10 68 10 2.0 10→10

    대기업 60.7 11 60.7 11 70.4 9 9.7 △11→9

    교육계 69.3 8 69.3 8 70.4 8 1.1 8→8

    종교계 67.5 9 67.6 9 71.5 7 4.0 ∇9→7

    TV방송국 71.8 4 71.8 4 75.5 6 3.7 ∇4→6

    시민운동단체 80.3 1 80.3 1 77.7 5 -2.6 ▼1→5

    금융기관 70 7 70.0 7 78.6 4 8.6 ▲7→4

    대법원 71.5 6 71.5 6 79.7 3 8.2 ▲6→3

    의료계 75.3 3 75.3 3 81.8 2 6.5 △3→2

    학계 80.2 2 80.2 2 85 1 4.8 ∇2→1

    ※ 저신뢰 및 고신뢰 구분을 위한 기준년도는 2005년임.

    ∇: 순위하강 ▼: 3단계 이상 순위하강, △ : 순위상승, ▲: 3단계이상 순위상승

  • 20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기관운영자 신뢰에 대한 변화(2003년-2005년)

    21.3

    41.4

    56.3

    46.3

    58.8

    71.7

    66

    60.7

    69.3 67.571.8

    80.3

    70 71.575.3

    80.2

    20.8

    47.5

    55.2 55.458.9

    65.768

    70.4 70.4 71.575.5

    77.7 78.679.7 81.8

    85

    20

    30

    40

    50

    60

    70

    80

    90

    국회

    중앙

    정부

    부처

    청와

    지방

    자치

    정부

    노동

    조합

    군대

    신문

    대기

    교육

    종교

    TV방

    송국

    시민

    운동

    단체

    금융

    기관

    대법

    의료

    학계

    2003 2005

    4) 주요 제도군별 신뢰

    사회의 주요 제도를 최근의 거버넌스와 관련지어, 국가, 시민사회, 시장을 대표하는 제도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국가제도 또한 입법, 행정, 사법으로 세분할 수 있고 그 각각이 신뢰형성

    과 관련하여 상이한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다. 민주적 절차와 투입과 관련된 입법, 사회적 기회

    의 공정한 배분원칙으로서의 행정, 그리고 위반행위에 대한 엄격하며 공정한 법질서의 구축기

    제로서 사법부의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와 정경유착의 제거, 경

    제적 이윤에 대한 투명한 조세제도기능의 작동 등이 신뢰형성에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

    러나 국가와 시장 이 모두는 도덕적 가치를 금과옥조로 삼아 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관료제도에도, 어떤 시장제도에도 이기적 목적을 가진 개인과 집단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기회

    주의적으로 불법과 탈법행위가 발생한다. 정치조직에서의 과두제화, 복잡한 시장거래관계에서

    의 불법성 등은 역사와 함께 존재해왔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객관적 감시와 견제를 필요하며

    그 역할을 주로 언론이 도맡아왔다. 그러나 언론 또한 자본주의나 자본주의 국가 내의 언론으

    로서 정언유착이나 경언유착의 실패를 경험해왔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국가와 시장에 대한 자

    율성이 큰 새로운 영역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시민사회기구이다.

    사회제도를 크게 국가-시민사회-시장으로 대분하고 이를 다시 세분하되 자료에 의하여 조

    작화가 가능한 수준에서 다음과 같이 네 영역의 제도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 측정된 제도

    신뢰는 제도 그 자체보다는 제도를 운영하는 주요 리더에 대한 신뢰로 대신하여 해당 기관군

    운영자에 대한 신뢰지수를 구성하였다.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21

    각 집단별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지수 평균비교

    구분 국가기관 언론기관 시장기구 시민기구

    연도

    2003 53.1 59.4 56.4 63.1

    2004 53.2 53.2 53.2 62.4

    2005 53.9 53.9 60.0 64.5

    교육

    중졸이하 55.7 61.9 58.8 65.7

    고졸 53.2 53.2 58.4 63.5

    전문대 이상 52.5 52.5 57.6 62.3

    ※ 세대와 교육정도에 따른 분석은 3개년 사례 전체를 대상으로 함.

    o 국가기관운영자 신뢰: 중앙정부부처, 지방정부부처, 국회, 대법원, 청와대, 군대

    o 언론기관운영자 신뢰: 신문사, TV

    o 시장기구운영자 신뢰: 금융기관, 대기업, 노동조합

    o 시민사회기구운영자 신뢰: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의료계, 교육계

    ※ 지수 산출공식 ×

    , 범위 33.33 - 100점.

    세대별 제도신뢰지수 비교

    세대(실제세대) 국가기관 언론신뢰 시장신뢰 시민기관신뢰

    18-25

    평균 52.71 57.21 60.03 62.03

    N 497 538 509 508

    표준편차 12.07 18.13 12.68 11.90

    26-35

    평균 51.41 58.11 57.67 62.47

    N 867 933 918 882

    표준편차 11.65 17.18 12.40 11.64

    36-45

    평균 52.69 58.24 57.43 63.02

    N 985 1075 1028 1019

    표준편차 12.12 16.76 13.26 12.00

    46-55

    평균 53.85 59.07 57.06 63.82

    N 563 608 567 553

    표준편차 13.20 18.16 13.06 13.11

    56이상

    평균 56.74 61.81 59.12 65.61

    N 773 880 779 763

    표준편차 14.91 19.50 14.98 15.09

    합계

    평균 53.42 58.98 58.13 63.41

    N 3685 4034 3801 3725

    표준편차 12.94 17.94 13.36 12.81

    F값

    유의도

    19.618

    .000

    7.854

    .000

    5.529

    .000

    8.724

    .000

  • 22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제도신뢰(institutional confidence)를 파악하기 위하여 제도를 국가기관, 언론기관, 시장기

    구 및 시민기구로 구분하여 해당 기관 및 조직 운영자에 대한 신뢰지수를 구성해본 결과 전체

    적으로 평균점 50점을 약간 상회하는 53.4점에서 63.4점 이내의 분포를 보여 전반적으로 제도

    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았으며 시민기구>언론기관>시장기구>국가기관 순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3년에 비해 2005년이 언론기관을 제외하고 여타제도 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약간씩 상승하였다. 언론기관운영자에 대한 신뢰는 3년 사이에 가장 신뢰의 변화폭이 크게 낮

    아졌음을 알 수 있다. 세대별로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신뢰정도가 증가하였으며, 네 부문 모두

    60대 이상 집단에서 가장 높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추세는 3개년 모두에 걸쳐서 확인되

    었다. 시장에 대한 신뢰는 40-50대에서 가장 낮았는데 이는 이 집단이 노동시장에서 가장 많이

    퇴출되는 현상과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다. 시민기구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20대 이하 연령층

    에서 가장 낮은 것이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다. 교육정도에 따른 신뢰는 높은 교육을 받은 집

    단일수록 주요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참고로 추상적 사회에 대한 수

    준은 교육수준이 증가할수록 높아진데 반해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는 더 낮아지고 있음에 유

    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해당 조직이나 제도운영자에 대한 기대가 높은

    데 반해 현실적 수행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

    연도별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지수

    5 3 . 1

    5 9 . 4

    5 6 . 4

    6 3 . 1

    5 3 . 2 5 3 . 2 5 3 . 2

    6 2 . 4

    5 3 . 9 5 3 . 9

    6 0 . 0

    6 4 . 5

    4 0 .0

    4 5 .0

    5 0 .0

    5 5 .0

    6 0 .0

    6 5 .0

    7 0 .0

    국 가 기 관 언 론 신 뢰 시 장 신 뢰 시 민 기 관 신 뢰

    2 0 0 3 2 0 0 4 2 0 0 5

    세대별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지수

    4 5

    4 8

    5 1

    5 4

    5 7

    6 0

    6 3

    6 6

    6 9

    국 가 기 관 언 론 신 뢰 시 장 신 뢰 시 민 기 관 신 뢰

    1 8 -2 5 2 6 -3 5 3 6 -4 5 4 6 -5 5 5 6 이 상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23

    전체적으로 고연령 세대에서 모든 영역에 대한 신뢰가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나이가 들면

    제도를 더 믿게 되는 것일까? 모든 세대에 있어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는 어떤 제도에 대한 신

    뢰보다 낮다. 반대로 시미기구에 대한 신뢰가 가장 높다. 그러나 세대별로 차이는 나타난다.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는 56세 이상의 세대에서 가장 높다. 언론에 대한 신뢰는 연령에 비례하

    고 있다. 시장에 대한 신뢰는 양 쪽에서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46-55세 세대에서 가장 낮게 나

    타나고 있다. 이들이 불안하고 냉혹한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의혹을 보내고 있는 세대이다.

    미취업율이 가장 높은 양 끝의 세대가 시장기구에 대하여 가장 높은 신뢰를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칼하다. 또한 양 끝 세대들은 고용형태에 있어서도 임시직과 일용직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아직 시장의 작동방식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못해서 일까?

    세대별 취업 여부

    세대 18-25 26-35 36-45 46-55 56이상 전체

    취업173

    31.6%

    597

    62.3%

    777

    70.7%

    433

    68.8%

    375

    38.1%

    2355

    55.8%

    미취업375

    68.4%

    362

    37.7%

    322

    29.3%

    196

    31.2%

    610

    61.9%

    1865

    44.2%

    전체548

    100.0%

    959

    100.0%

    1099

    100.0%

    629

    100.0%

    985

    100.0%

    4220

    100.0%

    세대별 취업 형태

    세대 18-25 26-35 36-45 46-55 56이상 전체

    상용직84

    51.9%

    382

    79.3%

    390

    78.0%

    179

    79.2%

    59

    53.2%

    1094

    73.9%

    임시직63

    38.9%

    74

    15.4%

    65

    13.0%

    23

    10.2%

    26

    23.4%

    251

    16.9%

    일용직15

    9.3%

    24

    5.0%

    45

    9.0%

    24

    10.6%

    26

    23.4%

    134

    9.0%

    전체162

    100.0%

    482

    100.0%

    500

    100.0%

    226

    100.0%

    111

    100.0%

    1481

    100.0%

    교육수준별로 볼 때, 학력이 높아질수록 모든 제도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 이

    는 제도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고 현실적인 제도의 수행능력은 낮아 기대와 현실사이의 격차가

    고학력자에 있어서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일 수 있다.

  • 24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교육수준별 제도운영자에 대한 신뢰지수

    5 5 .7

    6 1 .9

    5 8 .8

    6 5 .7

    5 3 .2 5 3 .2

    5 8 .4

    6 3 .5

    5 2 .5 5 2 .5

    5 7 .6

    6 2 .3

    40.0

    45.0

    50.0

    55.0

    60.0

    65.0

    70.0

    국 가 기 관 언 론 신 뢰 시 장 신 뢰 시 민 기 관 신 뢰

    중 졸 이 하 고 졸 전 문 대 이 상

    5) 사회신뢰, 타인신뢰 그리고 제도신뢰

    기존의 학자들이 타인에 대한 신뢰를 주요한 사회자본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계를 중

    심으로 신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자는 오히려 사회전체에 대한 신뢰가 사회자

    본의 총체라고 생각한다. 타인신뢰와 제도신뢰는 집적되어 사회자본으로 구성된다. 사회자본

    으로서 사회신뢰는 구체적 제도나 제도군에 대한 신뢰에 의하여 달라질 수 있다. 한 사회의 국

    가, 시장 및 사회영역의 주요 제도들이 기대하는 바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그 역할수행의

    과정에서 관련된 사회적 기회의 제공이 공정한 원칙과 게임의 룰에 의하여 이루어질 때 해당

    제도에 대한 신뢰가 신장되고 궁극적으로 이는 총체적으로 한 사회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킨

    다. 더 커진 사회신뢰는 그 제도에 의해 집행되는 정책들에 대한 신뢰와 그 제도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따라서 제도신뢰는 개인신뢰와는 약간 차원이 다르나 사회신

    뢰의 원인이자 동시에 사회신뢰의 결과가 되기도 한다. 좋은 제도를 가진 사회의 추상적 사회

    신뢰는 높을 것이다. 사회신뢰가 높은 사회에서의 법집행이 효율적이며 법위반으로 인한 통제

    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며, 좋은 법과 규범을 성실히 준수하고 타인 역시 그러할 것이라는 믿음

    이 확산될 것이다. 이러한 신뢰의 반경(the radius of trust)이 내집단의 범위를 넘어서면 일반

    적 타인에 대한 신뢰, 즉 대인신뢰가 증대되어 마음의 습속(habits of the heart) (Bellah, 1985.

    Habits of the Heart, New York: Harper & Row Publishers.)으로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

    처럼 이 세 종류의 신뢰는 서로 순환적 관계에 놓여있다. 역의 방향으로 작동 또한 가능한 것

    이다. 일종의 악순환을 말한다.

    사회신뢰와 제도신뢰 간 상관관계 (상관계수)

    사회신뢰 국가기관 언론신뢰 시장신뢰 시민기관신뢰

    사회신뢰 1

    국가기관신뢰 .304(***) 1

    언론신뢰 .150(***) .392(***) 1

    시장신뢰 .227(***) .485(***) .417(***) 1

    시민기관신뢰 .267(***) .555(***) .426(***) .535(***) 1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25

    본 연구에서는 사회신뢰는 타인신뢰와 제도신뢰의 함수로 정의하였다. 위의 상관관계 분석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신뢰와 국가기관신뢰 사이에 가장 큰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사

    회신뢰의 근간에 시장이나 시민기관에 대한 신뢰보다도 국가에 의한 신뢰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국가는 한 사회의 주요한 의사결정과 갈등관리, 사회기회의 분배 및 불법 및 탈법행위에

    대한 공정한 관리를 통하여 일부 구성원에 의한 법질서의 훼손에 의한 불신의 확산을 막고 신

    뢰를 원상회복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신뢰를 종속변수로 하여 여러변수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중다회

    귀분석(multiple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개인의 인구사회적 변수를 통제하고, 타인에 대한

    신뢰와 제도신뢰를 모두 포함한 후 세대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모형의 설

    명력은 .155로 사회신뢰분산의 약 15.5%의 을 설명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회에 대

    한 신뢰가 높게 나타났다. 개인적 수준에서도 개인의 경제적 윤택함이 사회신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신뢰수준이 높았다.

    신뢰들 간의 상호관계를 살펴 본 결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사회신뢰 역시 높게

    나타났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커질수록 사회전체에 대한 신뢰가 커지는 것이다. 제도신뢰와의

    관계는 국가에 대한 신뢰, 시장신뢰 및 시민기구신뢰가 높을수록 사회신뢰가 높게 나타났다.

    언론신뢰는 사회신뢰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TV와 신문과 같은 사회감시와 사실의 전달

    을 맡고 있는 제도에 대한 신뢰 그 자체는 사회신뢰의 생성과는 무관하다는 점이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386세대에 해당하는 집단과 비교해서, 더 젊은 세대들이 사회신뢰정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사회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를 보이는 근거가 무엇인지

    에 대해서는 궁금하기 그지없다. 불신을 덜 경험하여서일까 아니면, 386세대보다 사회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이들이 성장한 시기가 보다 풍요롭고 민주적인 사회여서 일

    까?

    사회신뢰에 대한 세대, 타인신뢰, 제도신뢰의 영향(회귀분석)

    변수 비표준화 계수 표준화 계수

    t값 유의확률B 표준오차 베타

    (상수) 1.467 .222 6.608 .000

    소득 .019 .007 .048** 2.859 .004

    교육 .050 .027 .040 1.877 .061

    여자 -.102 .062 -.027 -1.651 .099

    타인신뢰 .665 .065 .166*** 10.211 .000

    국가기관 .030 .003 .206*** 10.186 .000

    언론신뢰 .002 .002 .015 .790 .429

    시장신뢰 .009 .003 .060** 2.986 .003

    시민기관신뢰 .014 .003 .095*** 4.468 .000

    도시 -.180 .102 -.030 -1.756 .079

    세대

    18-25 .231 .101 .042*** 2.288 .022

    26-35 .270 .085 .061*** 3.179 .001

    46-56 -.159 .099 -.030 -1.610 .107

    56 이상 -.068 .101 -.014 -.678 .498

    * p

  • 26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아래의 는 세대별 이념성향을 비교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념성향은 주로 사회의

    변화에 대한 태도를 측정한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46-55세대는 타인에 대한 신뢰, 사회에 대

    한 신뢰가 가장 낮은 집단이다. 이들은 최근의 사회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불신적인 경험을 많

    이 겪은 세대이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집단적으로 사회에서 퇴출을 경험한 세대이며, IMF체

    제에서 개인 간 상호연대보증의 주역이자 신용불량의 주요 대상이기도 한 세대이다. 기업도

    국가도 정당도 이들을 안심시키지는 못한 집단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변화에 대해서는 보수

    적(43.1%)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회변화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세대보다 젊은

    18-35세의 세대에 있어 진보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과격한(?)

    386세대도 역시 젊은 세대에 비해서는 더 보수적이다. 386세대에 있어서도 보수의 비율이 가

    장 높다. 불신의 제거와 관련하여 젊은 세대는 보다 진보적인 정책을 취하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연령층이 되었을 때, 지금의 40-50대의 연

    령처럼, 여전히 이들이 진보적 다수를 형성할 지는 의문이다.

    세대별 이념성향의 분포

    세대 18-25 26-35 36-45 46-55 56이상 전체

    진보192 369 347 167 167 1242

    36.1% 39.9% 32.9% 28.2% 20.8% 31.8%

    중도170 279 298 170 269 1186

    32.0% 30.2% 28.2% 28.7% 33.5% 30.4%

    보수170 276 411 255 366 1478

    32.0% 29.9% 38.9% 43.1% 45.6% 37.8%

    전체532 924 1056 592 802 3906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7. 분석결과와 함의

    이 연구에서는 주요 사회자본의 하나인 신뢰를 사람에 대한 신뢰, 제도에 대한 신뢰

    (institutional confidence) 및 추상적인 사회신뢰로 나누어 세대별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여

    보았다. 흥미롭게도 우리사회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는 46-55세대가 타인에 대한 신뢰, 사회신

    뢰, 시장기구에 대한 신뢰 모두 가장 낮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우리사회의 주요 위치에서 의

    사결정에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을 이 세대의 낮은 신뢰는 모든 개인적 조직적 사회행위가 불

    신을 전제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높은 감시비용과 거래비용을 치루고서

    대부분의 거래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는 매우 비효율적인 것일 수 있다. 이들의 사

    회관은 다른 세대에 비하여 비관적일 수 있다.

    세대론의 등장배경이 무엇이건 간에 세대연구의 양적 팽창은 질적인 발전의 계기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령집단을 넘어 대자적, 관계적 개념으로 발전하고 이를 구체적인 경험

    세계에서 분석해보려는 노력은 이 주제를 위한 연구가 진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시대효과, 생애과정효과 및 동년배효과(cohort effect)로 나누어 세대문제와 관련된 복합적 효

    과의 미분화문제를 제기한 것은 한 층 발전된 논의라 할 수 있다. 또한 386세대(조대엽, 2002),

  • 신뢰와 세대: 대인, 사회, 제도신뢰에 있어 세대별 차이 27

    베이비붐세대(함인희, 2002)와 같은 개별세대의 특징을 포착하기 위한 노력들은 나름대로의 결

    실을 맺고 있다.

    본 연구는 최근의 사회신뢰에 대한 관심과 세대의 관심을 하나로 연결하여 분석하고자 하

    는 시도이다.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은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주제를 연결하는 의미가 무

    엇인지에 대해서 명료한 이론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대인신뢰, 제도신뢰 및 사회신뢰

    를 세대라는 기준에 의하여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약간의 세대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뢰에 있어서 세대 간에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 28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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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 부

    신뢰의 생성과 정부의 역할

    김왕식 [email protected]

    서베이리서치센터

    본 논문은 저자의 허락 없이는 인용할 수 없습니다.

  • 신뢰의 생성과 정부의 역할 31

    1. 머리말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 변혁을 겪은 우리 사회는 현재 안정적 발전의 궤도를 이탈해 사

    회․정치적 위기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많은 학자나 전문가들은 이를 신뢰의 결여와 위기에

    서 도래한 난맥이라 간주하고 그 진원지에 정부가 있다는 것을 문제로 삼고 있다. 문제의 핵심

    이 되는 신뢰의 개념은 1990년대 이후부터 많은 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자발적 결사

    체를 통한 신뢰의 생성은 대인간의 협력을 활성화시키고, 거래비용을 낮추어 효율적인 거래를

    촉진시킴으로써 안정적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토양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중요

    성을 갖고 있다 (Putnam 2000; Dasgupta & Serageldin 1999; Fukuyama 1995).

    특히 신뢰의 연구와 함께, 이의 포괄적 개념인 사회자본이 안정적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촉진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일련의 유력한 연구결과들은 신뢰와 사회자본

    의 연구에 학문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사회자본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성공한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에 그 논리적 토대를 마련, 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발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경제

    적 결과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을 제공한다 (Hall 2002, 1999; Deth et al. 1999; Inglehart 1997,

    1990; Putnam 1995, 1993; Coleman 1988) 최근 들어 사회자본의 긍정적 효과에 반하여 그 문

    제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박형․김학노 2003; Edwards and Foley 2001).

    사회자본론의 대표적 학자인 Putnam의 연구는 신뢰, 규범, 그리고 네트워크와 같은 요소로 구

    성되어 있는 사회자본이 행동의 조화를 촉진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원활한 작동에 기여함을 보

    여주고 있다.

    이렇듯 사회자본의 개념이나 측정방법, 또는 사회자본이 개인이나 사회에 미치는 총체적

    영향력과 결과물에 대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신뢰의 중요성이 일깨워졌지만, 사회자본의 근원

    이나 이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축적과 활용이 다양한 정치․경제․사회문제에 효과적인 해

    결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정책적 측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되어있지 않은 실정이다. 현대

    정책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성숙, 거버넌스의 등장과 함께 이 연결고리의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정부의 대응성과 효과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사회자본과 신뢰의 생성에 대한 연구

    는 시민의 요구에 민감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정부와 행정에 대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회자본의 생성에 관한 체계적 연구는 사회자본의 결여로 정치적․경제적 어려

    움을 겪고 있어 이의 축적과 재생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에게 중요한 정책

    적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의 논의를 위해 본 논문은 KGSS에서 2004년 조사한 자

    료를 바탕으로 신뢰와 사회자본의 이해, 비판적 분석 및 이의 생성․증진을 위한 정부의 역할

    을 한국의 경우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 연구는 신뢰와 정부의 상관관계 이해에 중요한 네 가지 논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

    다. 첫째, 신뢰와 사회자본에 대한 다양한 개념적 차이와 주장을 개관한다. 둘째, 개념의 이해

    를 바탕으로 신뢰를 증진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사회중심적 접근방법과 국가중심

    적 접근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셋째, 신뢰와 정부정책간의 경험적 관계를 한국적 상황

    에서 분석한다. 넷째,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신뢰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련된 방안

    을 제시하고자 한다.

  • 32 세대, 일, 그리고 신뢰: 국제비교

    2. 신뢰와 사회자본의 이론적 배경

    우리는 왜 타인을 신뢰하는 것일까? 이는 인식론적 관점에서 우리가 타인의 신뢰도에 대해

    얼마간의 추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전의 경험이나 타인의 행동을 보고 연역적

    으로 일반화하거나 아니면 상황적 맥락에서 그들의 조직적 동기를 유추하는 것이다 (Hardin

    1998, 11). 타인을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협력의 촉진과 상호호혜의 규범이 강화됨으로써

    공동체적 신뢰의 생성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이러한 규범의 발전은 안정적인 민주주의의 유지

    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Brehm and Rahm 1997; Putnam 1993 Inglehart 1990; Almond and

    Verba 1963).

    세대별 대인신뢰(%)

    56.962.9 61

    74.1

    65.9

    43.137.1 39

    25.9

    34.1

    0

    10

    20

    30

    40

    50

    60

    70

    80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이상

    신뢰안함

    신뢰함

    신뢰가 민주주의의 유지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나라의 국민의 대인신뢰도

    를 알아보았는데, “귀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조심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의 질문을 통해 세대별 대인신뢰를 살펴보면 20대의 43.1%가 ‘신

    뢰한다’로 응답해 다른 세대보다 신뢰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던 반면, 50대는 25.9%가 ‘신뢰

    한다’로 응답해 다른 세대보다 신뢰하지 않는 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특히 20, 30, 40대에

    서는 ‘신뢰함’의 비율이 각각 43.1%, 37.1%, 39%로 50대와 60대의 25.9%와 34.1% 보다 ‘신뢰

    함’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 50대 이상의 연령이 4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