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 오피니언 2016년 9월 12일 월요일 1524호 법륜 스님의 행복 법륜 지음. 서울:나무의 마음, 2016. 즉문즉설(卽問卽說)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행복의 메시지를 전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행복을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 을 끊임없이 일깨워 줍니다. 사회는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고 인간관계 에서 오는 어려움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행 복을 누리기 위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다 양한 예시를 들어 조언합니다. 이화인 여러분이 각자 가지고 있는 행복의 권 리를 충분히 행사하기를 바라며,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가득 담은 이 책을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이화여대 중앙도서관- ※2016학년도 2학기부터 ‘금주의 책’은 “도서관 BEST 대출도서”에서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고 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인기도서 / 4층 일반 294.34 법327행 ]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했던 아리스 토텔레스의 말도 이제 옛말이다. 많은 사람 들이 이제는 인간이 오히려 감성적 동물이 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꼭 합리적인 선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 이외에 여러 요소 에 의한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한다. 2년 전에 유행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단순히 ‘기부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대신 자신의 머리 위로 얼음물을 뒤집어쓰 는 재미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더 빠르고 효 과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넓게 전달할 수 있 었고,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여 본질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는 달리 루게릭 병에 대한 인식도 높이면서 실제로 기부금을 한 화로 약 천억원 이상 모으는 효과를 가져왔 다. 또다른 예시로 석촌호수에 띄워졌던 러 버덕이 있다. 네덜란드 설치미술가 플로렌 테인 호프만은 2007년부터 세계를 돌아다 니면서 거대한 러버덕을 물위에 띄우는 설 치미술을 해왔다. ‘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단 순히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 시작 한 설치미술이다. 우리나라에 러버덕이 입 성했던 한 달 간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란 오 리 풍선을 보러 석촌호수로 모여들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머리에 얼음물을 굳이 뒤집어쓰고 기부를 하는 것보다 그냥 기부 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거대한 러버덕을 보러 석촌호수까지 먼 길을 가는 것도 누군 가에게는 비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기로 선택한다. 인간은 놀이하는 동물, 다른 말로 ‘호 모 루덴스’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많 은 특성 중에는 재미를 찾고 문화를 생성 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우리의 행동을 유 발하는 요인 중 ‘재미’는 생각보다 큰 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러버덕 프로젝트는 이러한 인간의 본질을 잘 이용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해냈 다.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때나 누 군가를 설득할 때는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 지 말고 재미의 요소를 염두에 둬 어떻게 보면 실없어 보일 수도 있는 돌파구를 찾 아보는 것이 어떨까. 이지수(커미15)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교육권 침해하는 폐강 기준 사는 게 팍팍해지면서 일상의 행복을 강 조하는 글들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일 상의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 다. 매일 가는 길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시 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모르고 지냈던 익숙 한 것들의 냄새를 느껴보라고. 비오는 여름 에어컨 아래에서 먹는 수박, 지친 몸을 끌어 안아주는 보송보송한 이불, 이 모두 잠시의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에게는 이런 소소한 행 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다. 사실 일상은 늘 그렇듯 똑같이 반복된다. 공부를 하고 돈을 벌고, 모두 매일 매일 같은 생활을 쳇바퀴 굴리듯 반복한다. 이러한 현 실에서 ‘익숙한 것들로부터 새로움을 느끼 는’ 행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끔 느 끼는 ‘에어컨 아래의 수박이나 보송한 이불’ 과 같은 휴식에서 오는 행복은 너무 순식간 에 지나가버려 우리에게 힘든 현실을 버틸 힘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으 로부터의 도피가 필요하다. 나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자주 계획 한다. 크게는 방학을 맞아 계획한 여행과 가을의 페스티벌, 작게는 가끔 잡히는 친구 들과의 약속, 추석 등이 있겠다. 도피를 앞 둔 나는 1주일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고 과 제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열심히 살면 서 기다리던 그 날을 앞둔 전날 밤의 설렘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날이 되면 누 구보다 재밌고 신나게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사람의 하 루는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다 맛보는 도피의 즐거움은 끊 기 힘들다. 이러한 도피가 의미 있는 이유는 그 자체 가 주는 달콤함뿐만 아니라 그 순간을 생각 하고 계획하면서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기 때 문이다. 공부나 아르바이트, 모두 하기 싫은 것들이다. 하지만 다음 주에 있을 친구들과 의 약속, 곧 있을 페스티벌과 겨울의 여행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그렇게 하기 싫던 일들이, 일상에서 탈출해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듣는 모습이나 여행 계획을 짜놓고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 를 기다리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신기하게 도 견딜만 한 것이 된다. 우리에게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가 필요 하다. 일상에서 충분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 다면 도피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 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우리 대부분은 한 번 씩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 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좋다. 어쩌면 주 말에 혼자 조용한 카페에 가서 영화를 본다 는 작은 계획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 는, 주중의 일상을 버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이 너무 팍팍하고 힘 들다면 이번 학기에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처를 한 번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9월 7일 수요일 3시, 공식적인 수강 정정 기간은 마감되었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수강 과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본인의 수강신청 과목이 ‘추가폐강 교과목 리스트’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폐강이 된 다면 9월 9일 오후 5시까지 수강정정 마감 이후에 여석이 있는 강의를 신청해야 한다. 이번 학기 폐강 교과목 리스트를 확인하는 데, 지난 학기까지 열렸으며 내가 들었던 과 목들이 리스트에 있어서 확인돼서 의아했 다. 과목에 대한 수요는 학기마다 크게 다르 지 않기 때문이다. 수업지원팀에 문의해본 결과, 일반교양 의 경우 폐강 기준은 30명이며 전공의 경우 10명이라고 한다. 이를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들은 많은 강의들이 이번 학 기의 기준으로는 ‘폐강됐을’ 강의라는 것이 었다. 현재 나는 소위 ‘막학기’에 재학 중이 기에 교양과 대부분의 전공을 채워 들었지 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나는 현재도 어떤 과 목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며 수강신청의 늪 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명백한 학습권 침해에 해당한다. 물 론 대학가에서 전체적으로 긴축재정을 위 해 폐강 기준 인원을 낮추고, 강사 채용보 다는 교수 한명 당 강의 시수를 늘리는 것 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이화에 대한 자부 심을 가졌던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의 그러한 신자유주의적 흐름에 따르기 보다는 진리 의 상아탑으로써 ‘학문’을 중시하는 학풍 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 에선 열리지 않는 많은 강의가 제공되고 다 른 학교에선 ‘비인기 전공’ 등으로 매도되 며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전공들 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이화에서는 제공되 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도 20명 내외의 학생 들과 교양수업을 들으며 평소에 잘 만나지 못하는 체육, 무용, 음악, 간호학, 공학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교류 하고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물론 100명, 심하게는 200명이 넘게 듣는 인기 있는 교양 강의도 많이 있다. 하지만 소 수와 함께 듣는 강의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많다. 예를 들어 ‘명작명문읽기와쓰기’ 강의 의 경우 수강정원은 10명 내외로 적은 편이 지만 활발한 토론과 글쓰기 실력 향상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꼭 들어야 하는 강의’ 등 으로 꼽혀 왔다. 과거에 이 강의는 절대평가 로 처리돼 정원이 꽉 찼던 강의지만, 현재는 상대평가로 바뀐 데다 폐강 기준 강화로 인 해 폐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양 과목 의 학습권에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 다. 이번 학기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사 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강의인 ‘사회복지개론’ 역시 높 은 폐강 기준인원 때문에 과사무실에서 수 강을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으며, 자 격증 취득을 위해 학생들은 직접 같이 들어 줄 학생을 찾아다녀야만 했다. 졸업을 앞두고 수강했던 과목들을 회상 해봤을 때, 이화의 많은 강의에서 가르침을 받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소수강의 였다. 고등학교 때 만났던 치열한 관문과 주 입식 교육을 거쳐 상아탑에 들어섰을 때에 가졌던 기대는 ‘대학수업은 무언가 다를 것 이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강 의에서 교수님들의 소통과, 똑똑한 학우들 과의 토론, 그리고 발표에 대한 지적과 피드 백 등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대학 재정을 위한 다양한 ‘절약’의 방법 중 하나가 수업 폐강이라니 매우 역설적인 상황 이다. 대학교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듣고 싶 은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하 며, 이것이 곧 대학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다 양한 절약의 방법 중에서 최후에 고려돼야 하며, 동시에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할 것 은 바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돼야 한다. 김지현 사진부 부장 유가환 사회13 일상을 버틸 힘이 되는 도피의 즐거움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해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의 비합리적인 선택 지난 9일 이화학당 장명수 이사장은 ‘이사장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장 이사장은 편지에서 현재 학내에서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 며 대립하고 있지만, 그런 대립은 모두 ‘이화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본관에서 점거를 계속 이어나가는 학생도, 총시위에 참여 한 졸업생도, 서명한 교수들도, 서명을 하지 않은 교수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화를 사랑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 운 이화를 만들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화를 사랑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게 발현된 데에는 학내 구성원마다 이화의 가치나 비전에 대한 생각이 다르 기 때문 아닐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회학 교수는 이번 사태의 이면에 ‘효율 성을 추구하는 학교와 대학 본연의 전통 적 가치를 추구하는 학생 간의 가치 충돌 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화 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근본적으로 는 이화가 지닌, 또는 마땅히 지녀야 할 가 치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이화인은 인터뷰에서 “최경희 총 장이 130년간 지켜온 이화의 가치를 ‘혁 신’이라는 명목 아래 망치고 있다”며 “이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본관에 간 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말한 이화의 가 치란 학문의 전당인 대학 본연의 가치를 뜻할 것이다. 어떤 학생에게는 이화란 깊 이 있는 학문 탐구의 장이고, 평단사업 이 그러한 가치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해 강하게 반대했을 것이다. 또 어떤 졸업생 에게 이화란 따뜻한 가족 같은 울타리여 서, 그런 울타리 안에 공권력 진입을 허 용한 것을 용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최 총장이라고 해서 이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으로 지난 2 년을 일해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독단적, 비민주적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안팎으로 대학사회 사정이 어려운 때 혁 신이라는 이름으로 이화의 가치를 높이 고 싶었던 선의까지는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최 총장이 생각하는 이화의 가치 가 다수의 학생들과 달랐을 테고,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며 합의점을 찾아가 는 과정 없이 ‘내 생각이 옳다’는 식의 의 사결정 방식은 필연적으로 지금의 사태 를 불러온 것이다. 본관 점거는 풀리지 않고 대립은 제자 리걸음 상태에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 약하게나마 변화의 바람이 느껴진다. 저 마다 이화의 가치를 언급한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논쟁하고, 이해하면서 이화 구성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화의 가치와 비전,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한 과정이 없다면 지금 같은 학내 갈등은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 그래야 장 이사장의 편지에서 말한 것처럼 이 사태가 이화의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화 가치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때 금주의 책 강주영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0810~0908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아도니스: 남혜인 장편소설 남혜인 동아 2015 2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전면개정판] 이원복 김영사 2012-2013 3 구르미 그린 달빛: 윤이수 장편소설 윤이수 열림원 2015 4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촌상춘수 문학동네 2009- 2010 5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Rowling, J. K. 문학수첩 2003 6 아리랑: 趙廷來 大河小設 제2판 조정래 해냄 2004 7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Rowling, J. K. 문학수첩 1999 8 (만화) 토지 박경리 마로니에북스 2015 9 해리포터와 불의 잔 Rowling, J. K. 문학수첩 2000 10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판타지 장편소설 이영도 황금가지 2000- 2001

일상으로부터의 도피pdfi.ewha.ac.kr/1524/152410.pdf5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Rowling, J. K. 문학수첩 2003 6 아리랑: 趙廷來 大河小設 제2판 조정래

  • Upload
    others

  • View
    0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Page 1: 일상으로부터의 도피pdfi.ewha.ac.kr/1524/152410.pdf5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Rowling, J. K. 문학수첩 2003 6 아리랑: 趙廷來 大河小設 제2판 조정래

10 오피니언 2016년 9월 12일 월요일 1524호

법륜 스님의 행복 법륜 지음. 서울:나무의 마음, 2016.

즉문즉설(卽問卽說)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행복의 메시지를

전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행복을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

을 끊임없이 일깨워 줍니다. 사회는 내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고 인간관계

에서 오는 어려움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행

복을 누리기 위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다

양한 예시를 들어 조언합니다. 이화인 여러분이 각자 가지고 있는 행복의 권

리를 충분히 행사하기를 바라며,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가득 담은 이 책을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이화여대 중앙도서관-

※2016학년도 2학기부터 ‘금주의 책’은 “도서관 BEST 대출도서”에서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고 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인기도서 / 4층 일반 294.34 법327행 ]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했던 아리스

토텔레스의 말도 이제 옛말이다. 많은 사람

들이 이제는 인간이 오히려 감성적 동물이

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꼭 합리적인 선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 이외에 여러 요소

에 의한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한다.

2년 전에 유행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단순히 ‘기부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대신 자신의 머리 위로 얼음물을 뒤집어쓰

는 재미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더 빠르고 효

과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넓게 전달할 수 있

었고,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여 본질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는 달리 루게릭 병에

대한 인식도 높이면서 실제로 기부금을 한

화로 약 천억원 이상 모으는 효과를 가져왔

다. 또다른 예시로 석촌호수에 띄워졌던 러

버덕이 있다. 네덜란드 설치미술가 플로렌

테인 호프만은 2007년부터 세계를 돌아다

니면서 거대한 러버덕을 물위에 띄우는 설

치미술을 해왔다. ‘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단

순히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 시작

한 설치미술이다. 우리나라에 러버덕이 입

성했던 한 달 간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란 오

리 풍선을 보러 석촌호수로 모여들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머리에 얼음물을 굳이

뒤집어쓰고 기부를 하는 것보다 그냥 기부

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거대한 러버덕을

보러 석촌호수까지 먼 길을 가는 것도 누군

가에게는 비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기로 선택한다.

인간은 놀이하는 동물, 다른 말로 ‘호

모 루덴스’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많

은 특성 중에는 재미를 찾고 문화를 생성

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우리의 행동을 유

발하는 요인 중 ‘재미’는 생각보다 큰 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러버덕 프로젝트는 이러한 인간의 본질을

잘 이용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해냈

다.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때나 누

군가를 설득할 때는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

지 말고 재미의 요소를 염두에 둬 어떻게

보면 실없어 보일 수도 있는 돌파구를 찾

아보는 것이 어떨까. 이지수(커미15)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교육권 침해하는 폐강 기준

사는 게 팍팍해지면서 일상의 행복을 강

조하는 글들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일

상의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

다. 매일 가는 길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시

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모르고 지냈던 익숙

한 것들의 냄새를 느껴보라고. 비오는 여름

에어컨 아래에서 먹는 수박, 지친 몸을 끌어

안아주는 보송보송한 이불, 이 모두 잠시의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에게는 이런 소소한 행

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다. 사실 일상은 늘 그렇듯 똑같이 반복된다.

공부를 하고 돈을 벌고, 모두 매일 매일 같은

생활을 쳇바퀴 굴리듯 반복한다. 이러한 현

실에서 ‘익숙한 것들로부터 새로움을 느끼

는’ 행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끔 느

끼는 ‘에어컨 아래의 수박이나 보송한 이불’

과 같은 휴식에서 오는 행복은 너무 순식간

에 지나가버려 우리에게 힘든 현실을 버틸

힘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으

로부터의 도피가 필요하다.

나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자주 계획

한다. 크게는 방학을 맞아 계획한 여행과

가을의 페스티벌, 작게는 가끔 잡히는 친구

들과의 약속, 추석 등이 있겠다. 도피를 앞

둔 나는 1주일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고 과

제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열심히 살면

서 기다리던 그 날을 앞둔 전날 밤의 설렘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날이 되면 누

구보다 재밌고 신나게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사람의 하

루는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다 맛보는 도피의 즐거움은 끊

기 힘들다.

이러한 도피가 의미 있는 이유는 그 자체

가 주는 달콤함뿐만 아니라 그 순간을 생각

하고 계획하면서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기 때

문이다. 공부나 아르바이트, 모두 하기 싫은

것들이다. 하지만 다음 주에 있을 친구들과

의 약속, 곧 있을 페스티벌과 겨울의 여행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그렇게

하기 싫던 일들이, 일상에서 탈출해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듣는 모습이나

여행 계획을 짜놓고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

를 기다리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신기하게

도 견딜만 한 것이 된다.

우리에게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가 필요

하다. 일상에서 충분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

다면 도피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

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우리 대부분은 한 번

씩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

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좋다. 어쩌면 주

말에 혼자 조용한 카페에 가서 영화를 본다

는 작은 계획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

는, 주중의 일상을 버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이 너무 팍팍하고 힘

들다면 이번 학기에는 일상으로부터의 도피

처를 한 번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9월 7일 수요일 3시, 공식적인 수강 정정

기간은 마감되었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수강 과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본인의 수강신청 과목이 ‘추가폐강 교과목

리스트’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폐강이 된

다면 9월 9일 오후 5시까지 수강정정 마감

이후에 여석이 있는 강의를 신청해야 한다.

이번 학기 폐강 교과목 리스트를 확인하는

데, 지난 학기까지 열렸으며 내가 들었던 과

목들이 리스트에 있어서 확인돼서 의아했

다. 과목에 대한 수요는 학기마다 크게 다르

지 않기 때문이다.

수업지원팀에 문의해본 결과, 일반교양

의 경우 폐강 기준은 30명이며 전공의 경우

10명이라고 한다. 이를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들은 많은 강의들이 이번 학

기의 기준으로는 ‘폐강됐을’ 강의라는 것이

었다. 현재 나는 소위 ‘막학기’에 재학 중이

기에 교양과 대부분의 전공을 채워 들었지

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나는 현재도 어떤 과

목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며 수강신청의 늪

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명백한 학습권 침해에 해당한다. 물

론 대학가에서 전체적으로 긴축재정을 위

해 폐강 기준 인원을 낮추고, 강사 채용보

다는 교수 한명 당 강의 시수를 늘리는 것

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이화에 대한 자부

심을 가졌던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의 그러한

신자유주의적 흐름에 따르기 보다는 진리

의 상아탑으로써 ‘학문’을 중시하는 학풍

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

에선 열리지 않는 많은 강의가 제공되고 다

른 학교에선 ‘비인기 전공’ 등으로 매도되

며 통폐합이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전공들

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이화에서는 제공되

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도 20명 내외의 학생

들과 교양수업을 들으며 평소에 잘 만나지

못하는 체육, 무용, 음악, 간호학, 공학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교류

하고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물론 100명, 심하게는 200명이 넘게 듣는

인기 있는 교양 강의도 많이 있다. 하지만 소

수와 함께 듣는 강의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많다. 예를 들어 ‘명작명문읽기와쓰기’ 강의

의 경우 수강정원은 10명 내외로 적은 편이

지만 활발한 토론과 글쓰기 실력 향상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꼭 들어야 하는 강의’ 등

으로 꼽혀 왔다. 과거에 이 강의는 절대평가

로 처리돼 정원이 꽉 찼던 강의지만, 현재는

상대평가로 바뀐 데다 폐강 기준 강화로 인

해 폐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양 과목

의 학습권에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

다. 이번 학기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사

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강의인 ‘사회복지개론’ 역시 높

은 폐강 기준인원 때문에 과사무실에서 수

강을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으며, 자

격증 취득을 위해 학생들은 직접 같이 들어

줄 학생을 찾아다녀야만 했다.

졸업을 앞두고 수강했던 과목들을 회상

해봤을 때, 이화의 많은 강의에서 가르침을

받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소수강의

였다. 고등학교 때 만났던 치열한 관문과 주

입식 교육을 거쳐 상아탑에 들어섰을 때에

가졌던 기대는 ‘대학수업은 무언가 다를 것

이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강

의에서 교수님들의 소통과, 똑똑한 학우들

과의 토론, 그리고 발표에 대한 지적과 피드

백 등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대학 재정을 위한 다양한 ‘절약’의 방법 중

하나가 수업 폐강이라니 매우 역설적인 상황

이다. 대학교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듣고 싶

은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하

며, 이것이 곧 대학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다

양한 절약의 방법 중에서 최후에 고려돼야

하며, 동시에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할 것

은 바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돼야 한다.

김지현

사진부 부장

유가환

사회13

일상을 버틸

힘이 되는

도피의 즐거움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해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의 비합리적인 선택

지난 9일 이화학당 장명수 이사장은

‘이사장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장 이사장은 편지에서

현재 학내에서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

며 대립하고 있지만, 그런 대립은 모두

‘이화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본관에서 점거를

계속 이어나가는 학생도, 총시위에 참여

한 졸업생도, 서명한 교수들도, 서명을

하지 않은 교수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화를 사랑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

운 이화를 만들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화를 사랑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게 발현된 데에는 학내 구성원마다

이화의 가치나 비전에 대한 생각이 다르

기 때문 아닐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회학 교수는 이번 사태의 이면에 ‘효율

성을 추구하는 학교와 대학 본연의 전통

적 가치를 추구하는 학생 간의 가치 충돌

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화

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근본적으로

는 이화가 지닌, 또는 마땅히 지녀야 할 가

치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이화인은 인터뷰에서 “최경희 총

장이 130년간 지켜온 이화의 가치를 ‘혁

신’이라는 명목 아래 망치고 있다”며

“이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본관에 간

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말한 이화의 가

치란 학문의 전당인 대학 본연의 가치를

뜻할 것이다. 어떤 학생에게는 이화란 깊

이 있는 학문 탐구의 장이고, 평단사업

이 그러한 가치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해

강하게 반대했을 것이다. 또 어떤 졸업생

에게 이화란 따뜻한 가족 같은 울타리여

서, 그런 울타리 안에 공권력 진입을 허

용한 것을 용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최 총장이라고 해서 이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으로 지난 2

년을 일해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독단적,

비민주적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안팎으로 대학사회 사정이 어려운 때 혁

신이라는 이름으로 이화의 가치를 높이

고 싶었던 선의까지는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최 총장이 생각하는 이화의 가치

가 다수의 학생들과 달랐을 테고,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며 합의점을 찾아가

는 과정 없이 ‘내 생각이 옳다’는 식의 의

사결정 방식은 필연적으로 지금의 사태

를 불러온 것이다.

본관 점거는 풀리지 않고 대립은 제자

리걸음 상태에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

약하게나마 변화의 바람이 느껴진다. 저

마다 이화의 가치를 언급한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논쟁하고, 이해하면서

이화 구성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화의 가치와 비전,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한 과정이

없다면 지금 같은 학내 갈등은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 그래야 장 이사장의

편지에서 말한 것처럼 이 사태가 이화의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화 가치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때

금주의 책

강주영 만평기자 [email protected]

0810~0908 중도 대출순위 제공=중앙도서관

순위 서명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1 아도니스: 남혜인 장편소설 남혜인 동아 2015

2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전면개정판] 이원복 김영사 2012-2013

3 구르미 그린 달빛: 윤이수 장편소설 윤이수 열림원 2015

4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촌상춘수 문학동네2009-2010

5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Rowling, J. K. 문학수첩 2003

6 아리랑: 趙廷來 大河小設 제2판 조정래 해냄 2004

7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Rowling, J. K. 문학수첩 1999

8 (만화) 토지 박경리 마로니에북스 2015

9 해리포터와 불의 잔 Rowling, J. K. 문학수첩 2000

10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판타지 장편소설 이영도 황금가지2000-2001